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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서 통일염원 한국영화제

    올해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기념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한국영화제가 25일부터 31일까지 파리에서 열린다. ‘한국:역사의 상처’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한국전쟁의 비극과 분단의 아픔을 담은 영화들이선보인다. 한국 문화관광부가 후원하고 프랑스의 한국문화원이 주관하는 한국영화제는 파리 시내 6구 예술영화 전용극장인 ‘악시옹 크리스틴 오데옹’에서 개최된다. 상영될 작품은 ‘아름다운 시절’(이광모 감독),‘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배창호 감독),‘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이장호 감독),‘길소뜸’(임권택 감독),‘지옥화’(신상옥 감독),‘이 생명 다하도록’(신상옥) 등 6편으로 5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소재와 스타일을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파리 연합
  • 충무로 산책/ 삐걱거리는 ‘한국영화 축제’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제1회 한국영화축제는 출발모양새가 영어정쩡하다. 출범선언 당시 행사가 주목받았던 것은 무엇보다 ‘범영화계 축제’를 내건 모토 덕분.영화계 신·구세력으로 엇갈려 대립해온 영화인회의와 영화인협회가 모처럼 공동주최하기로 한 행사다.그러나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난 17일의 최종 기자회견때도 반쪽짜리 축제의 기미가 그대로 감지됐다.이날 참석자는 정지영 영화인회의 이사장과 이춘연 부이사장,이은 기획위원장,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등 영화인회의 관계자 일색이었다.“영화인회의가 실무를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정지영 조직위원장의 설명은 왠지 궁색했다. 어렵사리 신·구세력이 의기투합키로 한 행사가 제모양새를 못 갖춘데 대한 안타까움에 덧붙여 지적되는 문제는 또 있다.영진위로부터 1억원을 지원받은 프로그램치고는 턱없이 무성의하고 졸속으로 기획됐다는 점.지난 1년간 제작된 한국영화를 다시 본다는 근본취지야 나무랄 수 없지만,이미 비디오숍에서도진빠진 영화들을 새삼 극장에 거는 작업(개막작은 ‘쉬리’)이 얼마나 생산성있는지는 한번쯤 따져봄직하다. 일각에서는 영화제 무용론까지 들먹거린다.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의 영화행사들이 중복기획되는 사례가 많아서다.여성영화인모임이 다음달처음 막올리는 ‘여성영화인축제’의 경우.특별히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없어 인력·예산낭비란 지적이 흘러나온다.이들 행사에 영진위로부터 지원되는 돈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고만고만한 단체홍보성 행사에 인력과 예산을 분산하기보다는 하나라도 압축미있는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들이 어느때보다 높다. 황수정기자
  • 5회 부산국제영화제 막내려

    지난 14일 막내린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유일한 경쟁부문 ‘뉴커런츠(새로운 물결)’상의 영광을 이란의 여성감독 마르지예 메쉬키니의 ‘내가 여자가 된 날’로 돌렸다.아이와 숙녀,할머니를 주축으로 한 3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이란 여성의 억압적 현실을 그린 영화로,마르지예 감독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부인이기도 하다.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에는 잃어버린 사랑을 감상적으로 표현한 일본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해바라기’가 선정됐다.또 지난 1년동안제작된 한국영화들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1천만원의 기금이 주어지는 선재·운파펀드상은윤영호의 단편 ‘바르도’와 김소영의 다큐멘터리 ‘하늘색 고향’이 각각 차지했다.이번 영화제의 성과는 무엇보다 상영작들의 수준이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점이다. 영화평론가 김시무씨는 “55개국의 초청작 207편 가운데 어떤 작품을 봐도 좋았을 만큼 수작이 많았다”고 평가했다.반면,두드러진 화제작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이기도 했다.칸·베니스영화제에 출품한작품들이 다시 나온 사례는 국제영화제 본연의 위상을 깎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외형적 성과로는 마켓기능이 강화된 점이 첫손에 꼽힌다.3회째인 프리마켓 PPP(부산프로모션플랜)가 비로소 ‘시네마트’로서의 제기능을 시작했다는 호평을 얻었다.사흘간의 행사에 참여한 국내외 제작사및 투자자는 500여명.상담은 지난해 160건보다 90건이 늘어난 250여건이 이뤄졌다.한국영화의 해외판로개척을 위해 신설된 ‘인더스트리 스크리닝’도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관계자들은 “중국과 일본에 치우쳤던 해외투자사들의 관심이 올해는 한국프로젝트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뚜렷했다”고 파악했다. 9일동안 부산을 다녀간 관객은 18만명(유료관객 16만8,000여명),해외 게스트만 3,000여명(지난해 800여명)을 웃돌았다.관객의 성원부족으로 힘을 잃어가는 도쿄나 홍콩영화제에 견준다면,관객참여도나 해외인지도면에서는 국제영화제로서 손색없는 기반을 다진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확에도 불구하고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았다.‘전시용’으로만 그치지않고 좀더 성의있게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자세가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PPP에서 일찍이 화제가 됐던 ‘삼형제’ ‘기억과 비망록’ ‘아버지’ 등이 필름수급 차질로 갑자기 상영취소된 점은 단적인 사례.지아장케의 ‘플랫폼’도 프린트가 늦게 도착해 한글자막없이 상영하다환불소동을 빚었다.뤽베송 감독의 방한이 소리소문없이 무산된 것도잔뜩 기대하던 팬들을 맥빠지게 만들기는 마찬가지. 현장운영에서의 허점 역시 적잖았다.입장권 예매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해 첫날부터 서버불통으로 이용자들은 애를 먹었다.매표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관객들이 상영 직전까지 매표소앞에 장사진을 치는 ‘원시적’풍경도 여전했다.해마다 반복되는 이같은 운영상의 문제점들은 주최측의 성의부족으로밖에 설명될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 황수정기자 sjh@
  • 충무로 창립작품 ‘전성시대’

    충무로가 창립작품 전성시대를 맞았다.최근 개봉작이나 새로 크랭크인한 작품목록 중에는 신생제작사의 처녀작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띈다.당장 이달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4편도 모두 충무로에 신고식을 치르는 제작사들의 데뷔작이다.‘청춘’(감독 곽지균·14일 개봉),‘물고기 자리’(김형태·21일),‘하면 된다’(박대영·28일),‘싸이렌’(선우엔터테인먼트·28일)이 그들. 의욕넘치는 창립작답게 소재나 장르도 다양하다.‘청춘’은 원필름이신세대 스타 김정현,김래원과 진희경을 간판으로 내세운 성장영화이고,‘물고기 자리’는 제이원프로가 이미연의 이미지를 밑천삼아 순제작비 13억원을 들여 만든 멜로물이다. 현재 후반작업중인 ‘하면 된다’는 아톰스엔터테인먼트가 아이엠픽처스의 투자로 순제작비 12억원을 들인 엽기코미디.신현준,장진영을주인공으로 세운 ‘싸이렌’은 국내 최초로 ‘파이어(Fire) 액션블록버스터’를 표방했다. 올 연말이나 내년초를 목표로 한창 작업중인 작품들도 줄줄이다.‘번지점프를 하다’(눈엔터테인먼트),‘자카르타’(시네마제니스),‘천사몽’(주니파워픽처스),‘천사일’(천사일엔터테인먼트),‘광시곡’(씨네아이) 등이 모두 창립의 명예를 걸고 제작되는 작품들.기획전문이던 청년필름도 제작쪽으로 눈을 돌려 러브스토리 ‘쿨’을 만든다. 이같은 배경은 뭐니뭐니해도 ‘풍부해진 돈줄’에 있다.돈이 없어 영화를 못만든다는 얘기는 더이상 충무로에서는 안 통한다.원필름 정현심 기획실장은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독특하거나 모험적이면 투자자들이 외면했다.그러나 ‘쉬리’로 한국영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마인드가 급반전했다”면서 “아이템만 좋으면 금융투자사들은 언제든 돈을 댈 준비를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분단을 소재로 한한계를 무릅쓰고 ‘공동경비구역’에 거액을 내준 KTB(한국종합기술금융)의 투자사례는 대표적이다. 정작 문제는 시나리오와 캐스팅.“쓸만한 시나리오와 배우만 잡고나면 영화는 다 찍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충무로의 우스개다.마루앤닷컴이 제작하려던 한중합작 ‘게이머’의 경우 중국에서 자금까지확보해놓고도 배우가 없어 ‘엎어질’ 위기다. 제이원프로의 한 관계자는 “참신한 시나리오를 확보하고서도 톱스타들의 스케줄에 맞추느라 맥놓고 기다리는 영화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스타배우에 의존하는 제작시스템을 극복하는 것 말고는 현재로선 달리 방도가 없다는 얘기다. 황수정기자 sjh@
  • 50대부부, 꽃동네 노인에 생일잔치

    50대 부부가 매달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외로운 노인들에게 생일잔치를 마련해주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형주(金亨柱·53·서울 보광운수 관리부장·경기도 광명시 철산2동 주공아파트 852동 401호),정진숙(鄭鎭淑·50)씨 부부는 지난 83년 충북 음성군 맹동면 부랑인 수용시설인 꽃동네와 인연을 맺은 뒤 17년동안 매달 2차례씩 이곳을 찾아 오갈데 없는 이들의 다정한 벗이되어 주고 있다. 당시 택시운전을 하던 김씨는 친구 누님이 경영하던 양품점을 정리하면서 남은 옷을 전해주기 위해 꽃동네를 처음 찾았다가 뜻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김씨는 이후 매달 부인 정씨와 함께 케이크와 떡·선물 등을 정성스레 준비한 뒤 꽃동네를 방문했다. 김씨 부부는 사랑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문횟수를 월 2차례로 늘려 정신질환자와 알코올 요양원도찾기 시작했다.부인 정씨도 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2년간 전자오르간을 배워 잔칫날이면 사회를 보는 남편 김씨를 도와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같은봉사활동이 알려져 김씨는 최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나 김씨는 “불우한 이웃들을 틈나는 대로,힘닿는 대로 돕는 것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아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겸손해 했다. 지난 10일 꽃동네 애덕의 집에서는 꽃동네와 김씨 부부가 공동으로올해 9순과 8순,7순,회갑을 맞은 22명의 할머니들을 위한 생일잔치를 마련하고 200여 수용자들에게 술과 떡·과일 등을 대접한 뒤 한국영화 ‘비천무’를 상영해 줬다. 이날 잔치에는 김씨 부부 외에도 향토사단 장병들과 자원봉사 나온청주 원봉중학생들이 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할머니들과 함께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음성 김동진기자 kdj@
  • 부산국제영화제 오늘 개막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6일 오후 7시30분 부산시 해운대구 우1동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간의 행사일정에 들어간다.이번 영화제에는 7개 부문에 걸쳐 전세계 최초로개봉되는 월드 프리미어 18편을 비롯,인터내셔널 프리미어 8편,아시안 프리미어 108편 등 55개국 209편의 영화가 출품됐다. 아시아의 역량있는 감독들과 세계의 제작자를 연결시켜주는 사전판매시장(Pre-market)인 제3회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는 국내 작품 5편을 비롯,11개국 22편의 공식 프로젝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주목받는 한국영화를 따로 묶어 판매시장에 선보이는 ‘인더스트리얼 스크리닝’이 올해 신설됐다.13편이 출품됐으며 전용관인 씨네시티4관에서 7일부터 상영된다.행사기간동안에는 독일의 빔 벤더스·일본의 오시마 나기사·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프랑스의 뤽 베송·폴란드의 크지쉬토프 자누시 감독 등이 작품과 함께 영화제를 찾으며,왕자웨이 감독과 장만옥,왕가위 등 폐막작 ‘화양연화’팀도 13일 오후 4시 PIFF 야외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황수정기자
  • [데스크시각] ‘아리랑’필름찾기

    흔히 ‘국군의 날’로 우리에게 익숙한 10월1일은 일제강점기에는‘시정(始政) 기념일’이었다.1910년 8월29일 대한제국의 국권을 찬탈한 일제는 이 해 10월1일부터 총독정치를 시작하면서 이 날을 이렇게 불렀다.‘시정기념일’ 16주년인 1926년 10월1일 오전 10시30분. 지금은 헐리고 없는,조선총독부 청사(구 중앙청 청사) 낙성식이 청사 1층 중앙홀에서 열렸다.해방후 대한민국 국회 개원식과 정부수립을선포했던 바로 그 자리였다.당시 조선총독 사이토(齋藤實)를 비롯해일본 등 내외의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공사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완공한데다 조선총독부의 위용을 상징하는 청사의 준공식이어서 그들로서야 큰 잔치였다. 그런데 일제로서는 더없이 경사스런 이날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불경스런 ‘사건’ 하나가 터졌다.오후 5시 춘사(春史) 나운규(羅雲奎)는 일단의 악대를 거느리고 안국동 로터리를 휘돌아 단성사에 이르러 자신의 대표작이자 ‘민족영화 제1호’로 꼽히는 ‘아리랑’을개봉했다.항일영화인 ‘아리랑’의 개봉은 그 자체가 일제에 대한 항거였다.아니나 다를까 일제는 개봉 당일로 주제가 노랫말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음반 판매를 금지시키고 선전지를 압수했다.또 극장내에일경을 임석시켜 변사의 해설을 감시했으며,필름의 일부를 잘라내기도 했다.그러나 영화상영 이후 ‘아리랑’은 특유의 저항정신과 자생력으로 제2,제3의 ‘아리랑’을 낳았고 문학,연극,가요,창극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돼 일제하 한국인들의 민족혼에 불을 지폈다.나운규가 ‘아리랑’ 개봉일을 시정 기념일이자 총독부 청사 준공식이 열린‘10월1일’로 잡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어제는 나운규의 바로 그 ‘아리랑’이 첫 상영된 지 74주년이 되는 날이다.그동안 국내에서는 ‘아리랑 필름 되찾기’ 운동이 몇 년째계속돼 오고 있으나 올해도 별 소득 없이 그냥 지나가는 모양이다.놀랍고도 부끄러운 것은 국내에는 ‘아리랑’은커녕 초창기 극영화 필름이 단 한편도 소장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아리랑’은 영원히 입수가 불가능한가.꼭 그런 것만은아닌 것 같다.지난 80년대 초반 ‘아리랑’(제1편,1926년 제작) 필름이 일본에 소장돼 있다는 얘기가 돌다가 90년대초 한·일 양국의 언론에 대서특필돼 한국영화계를 흥분시킨 바 있다.소장자는 오사카에거주하는 올해 일흔다섯살의 아베씨로 알려졌다.그는 우리에게는 단한편도 없는 초창기 극영화 60여편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4년 국내에서는 ‘아리랑필름되찾기백인회’가 결성됐고,이듬해에는 (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측이 가세해 아베씨를 설득해 왔다.이들은 그동안 아베씨에게 읍소,애원은 물론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그가 수집한다는 우표·담배포갑 등을 사다 바치기도 했다고 한다.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베씨는 반환은커녕 ‘아리랑’ 필름의 실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베씨는 자신이 소장한 필름들이 처음에는 조선총독부 경찰 의사로 근무한 부친이 수집한 것이라고 했다가 95년에는 “패전후 (정부기관으로부터) 불하받았다”고 실토한 적도 있다.한국측 관계자들은 그가 소장한 필름들은 일제가 패전직전 폭약제조용으로 대거 수거해간것 가운데 일부로 보고 ‘아리랑’ 필름 반환문제는 ‘민족문제’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씨의 처분만 기다리다 지친 한국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제2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아베씨의 소장여부도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설사 그가 소장하고 있다고 해도 그를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에서다.그리고 또 하나는 중국에 대한기대 때문이다.또다른 ‘아리랑’의 주인공 김산과 항일 빨치산투쟁을 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중국땅에서 영화 ‘아리랑’을 봤다는 기록을 남긴 바 있다.‘제2의 길’에서 조만간 반가운 소식을 기대해본다. 정 운 현 특집기획팀 차장
  • 국내영화 9편 영국서 상영

    [런던 연합] 런던영화제와 이에 앞선 문화관광부의 한국전쟁 50주년 기념 한국영화제 행사로 런던에서 한국영화가 잇따라 상영될 예정이다. 한국전쟁 기념 영화제는 오는 10월 16일부터 30일까지 국립영화관등에서 열리며 ‘아름다운 시절’ ‘오발탄’ ‘돌아오지 않는 해병’‘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그 섬에 가고 싶다’ 등 5편의 한국영화가 상영된다. 또 오는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44회 런던영화제에서도 ‘박하사탕’‘반칙왕’‘주유소 습격사건’‘오! 수정’등 4편이 상영된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런던에서의 한국영화제는 당초 한국전쟁 50주년을 맞아 기획됐으나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참전용사 등 한국을 기억하는 영국인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대통령 訪日 이모저모

    [도쿄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날인 22일 밤늦게까지 ‘문화·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한·일 문화인 간담회 김 대통령은 숙소인 뉴오타니호텔에서 국악인 김성녀씨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150여명의 한·일 문화계 인사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입장,연설을 통해 “긴자(銀座)의 최신 유행이 불과 며칠안에 서울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고 동대문시장 패션이 매일 일본으로 직수입되고 있다”면서 양국 대중문화 교류의 현주소를 적시했다.이어 “한국영화 ‘쉬리’가 일본에서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고,일본의 인기 듀엣 ‘차게와 아스카’는 서울공연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다”고 소개했다. 간담회에는 우리측에서 연극인 손숙·시인 고은·소설가 황석영씨,일본측에서 문화청 장관을 지낸 미우라 슈몬 일·한 문화교류회의위원장,에비사와 가쓰지 NHK 회장,가수 아무로 나미에,도리이 야스히코게이오대 총장, 일본 다도 문화의 원조격인 ‘우라센케’의 15대 전수자 센 소우시쓰씨 등 문화계 대표 인사 90여명이 참석했다. 하스미 시게히코 도쿄대총장이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한다”며 한국어 강좌 개설 등 교류의사를 밝히자 김 대통령은 “대학간 교류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대답했다. 김 대통령은 또 히라야마 이쿠오 유네스코 친선대사의 ‘북·일관계개선을 정치와 문화를 분리해 진행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일 문화교류가 남북을 포함한 삼각 문화교류로 발전돼야 한다”고대답했다. ●한·일 경제인 만찬 김 대통령은 이어 오쿠다 히로시 일경련 회장,후지무라 마사야 일·한경제협회 회장,미야하라 겐지 일본 무역협회회장 등 일본 경제계 대표 200여명과 간담회 및 만찬을 함께 하며 대한(對韓)투자 유치활동을 폈다. 김 대통령은 만찬연설에서 “지금이야말로 일본 기업들도 더욱 적극적으로 한국에 투자해야 할 최적기”라며 투자를 유도했다.이어 질의응답에서 미야하라 겐지 스미모토회장이 ‘자유무역협정 체결 필요성’을 제기하자 “장기적으로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적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으니 수지균형에 노력하고 일본의 더 많은 대한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이이지마 히데타네 도레이부사장이 ‘안정된 노사관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자 “한국의 노동운동이 안정되어 있다”면서 99년과 2000년 최루탄이 없었던 한국의 노사문화와 합법적 시위,집회,파업을 허용하고 있는 정부정책을 소상히 설명했다. ●재일동포 간담회 김 대통령은 재일교포 대표 4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외상에게도 재일 한국인의 지방참정권에 대해 얘기했다”며 23일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논의할 뜻임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 5회 부산국제영화제 새달6일 개막

    이맘때쯤 영화팬들은 습관적으로 부산 수영만의 대형스크린을 떠올리게 될 것같다. 부산국제영화제 다섯번째 무대가 10월6일부터 14일까지 막오른다.55개국 210편을 상영하는 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창 ▲새로운 물결▲와이드 앵글 ▲월드시네마 ▲한국영화 파노라마 등으로 섹션을 나눴다. 두드러진 특징은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유난히 많다는 점이다.유명작품들을 일찍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프리미어(최초 상영)작품을 확보하는 국제영화제 본연의 취지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소지도 안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책임프로그래머 김지석씨는 “제작과 프로그램 선정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꼬집어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작들이 많다.‘아시아영화의 창’에서는 이시이 소고 감독의 ‘고조’,프룻 챈의 ‘두리안 두리안’,지아 장커의 ‘플랫폼’,자파르 파나히의 ‘순환’ 등 29편이 준비됐다.‘새로운 물결’에서는 왕슈오의 ‘아버지’를 비롯해 류승완변혁 김희진 등 한국감독들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인터뷰’‘범일동 블루스’ 등 12편이 선보인다. 7편이 나오는 ‘오픈시네마’에는 라스 폰 트리에의 ‘댄서 인 더 다크’,알렉산드르 프로슈킨의 ‘대위의 딸’이 돋보인다.63편이 확보된 ‘월드시네마’ 목록중에는 파트리스 르콩트의 ‘생 피에르의 미망인’,빔 벤더스의 ‘밀리언달러 호텔’,코스타 카파카스의 ‘페퍼민트’가 화제를 모은다. ◆개·폐막작= 개막작은 인도 뉴웨이브 대표감독 부다뎁 다스굽타의올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레슬러’.보통사람과 난쟁이들을 오가며 사회비판 메시지를 우화적으로 담은 휴먼드라마다.폐막작 왕자웨이의 ‘화양연화’는 칸영화제 이후 재편집됐다.수영만 야외상영관에서 상영된다. ◆초청 게스트=초청 게스트 면면의 정도가 국제영화제의 위상을 그대로 말해주는 법.올해 게스트 명단은 전례없이 화려하다.빔 벤더스,뤽 베송,왕자웨이,부다뎁 다스굽타,크지스토프 자누시,지앙웬,자파르파나히,에릭 로샹,파트리스 르콩트,프룻 챈,차이밍량,이와이 순지,장위엔 감독 등.장만옥,양조위도 온다. ◆상영장소=대영시네마,부산극장,국도극장,씨네씨티 부산,수영만 야외상영관 등 총 15개관.대영시네마와 부산극장은 금·토일 심야상영◆예매=22일부터 시작됐다.개·폐막작은 예매 한 시간만에 매진된 상태.부산은행 지점(전국),서울극장(서울),대영·부산극장 야외상영장(부산).폰뱅킹·PC뱅킹·인터넷 예매 가능.편당 4,000원.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piff.org)에서 볼 수 있다. 황수정기자
  • 신간 맛보기

    ■청사(淸史)(임계순 지음,신서원 펴냄)는 만주족이 통치한 중국이란부제와 함께 1616년부터 약 300년간 만주족의 흥기부터 멸망까지를저술한 단대사.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750여쪽에 걸쳐 청왕조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및 대외관계 변천을 세밀히 정리·분석하고 있다. 중국 25왕조중 마지막 왕조로서 동북지방에 거주하던 소수민족에 의해 건립된 청조가 다수 한족을 268년간이나 통치할 수 있었던 시스템설명이 관심을 끈다. 50여개의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19세기 중반이후의 몰락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으며 청대에 관한 중국과 일본의 자료와 함께 서양에서출판된 많은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3만2,000원■국제금융·외환정책론(이재웅 지음,다사랑 펴냄)은 대학이나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이 일차적 독자인 전문서적이지만 학생이 아닌 경영·무역 실무종사자와 일반인들도 관련 부문의 최근 흐름을 익히기위해 읽을만 할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하고 있다. 환율 및 외환정책을 귀납적인 방법으로 일본, IMF위기의 동남아 및한국을 예를 삼아 분석한다.은감원 부원장보와 고려증권 부사장,고려종합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서강대 초빙교수로 있는 저자의 14편 논문을 싣고 있는데 국내외 금융정책,외환정책, 국제 재무전략과 기업 지배구조 분야순으로 정리했다.2만2,000원■논어의 문법적 이해(류종목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논어’에는노(魯)논어와 제(齊)논어,고(古)논어의 세 가지가 있다. 노논어는 지금의 ‘논어’와 마찬가지로 20편이고,제논어는 22편,고논어는 21편이었다고 전한다. 이 책은 ‘학이(學而)’에서 ‘요왈(堯曰)’에 이르는 20편의 내용을 문법적으로 분석,설명한 교양서다.사서오경을 읽을 때 번역문에만의존하거나 원문의 몇몇 중요한 어휘들을 통해 문장의 대의를 파악하는 데 그치는 한글세대들도 이해하기 쉽게 문장의 얼개를 밝혔다. 아울러 ‘논어’가 철저한 인간중심의 성경임을 일러주는 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2만5,000원■투덜이의 영화세상(이대현 지음,다할미디어 펴냄) 열에 아홉은 ‘영화마니아’를 자처하는 세상에 영화에 관한 글을 쓴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한국일보 문화부 차장으로 재직중인 이대현씨는 평면적 평론 대신영화담당기자로서 현장감 넘치는 영화가의 크고작은 이슈들을 글로정리했다. ‘우리 영화,우리 감독’ ‘시네마 천국을 꿈꾸는 사람들’‘시네마천국은 없다’ ‘이대현의 스크린파일’ 등 책은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최근 한국영화의 작품성과 제작경향, 주요 영화인들의 현주소 등을두루 짚어보기에 좋은 책이다.9,800원
  • 추석연휴 시청률 조사 KBS1 ‘좋은걸 어떡해’1위

    추석 연휴동안 시청자들은 어떤 프로를 즐겨 봤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 늘 보던 드라마가 우선이고 그 다음은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이뛰어난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다.방송3사가 많은 시간을 들여 제작한다큐멘터리는 평범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실 이번 방송사의 추석특집 프로에서 다큐물은 몇 되지 않는다.그동안을 보면 방송사는 추석 연휴중 프로 편성에 많은 품을 들이지 않았다.다큐물 한두개에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오락물,그리고많은 수의 영화가 추석편성의 특징이다.일반적으로 연휴 때 시청자들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프로는 외면한다.대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식을 만들면서 잠깐잠깐 볼 수 있는 프로에 눈길을 준다.시청자의 이런 행태가 추석편성을 규정한 것이다. 전국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 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추석연휴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는 13일 방송된 KBS1의 일일극 ‘좋은걸 어떡해’(32.7%)다.또 9일과 10일 방송된 KBS1 사극 ‘태조 왕건’,KBS2 주말극 ‘꼭지’,SBS 주말극 ‘덕이’등은 모두 20%가 넘는시청률을 기록했다.이는 ‘그동안 본 드라마는 관성상 계속 본다’는방송가의 속설을 증명한 것.반면 추석때 고향에 가지 못하는 형제의사연을 다룬 특집극 MBC ‘갑수씨의 보름달’은 15.8%의 비교적 높은시청률을 나타냈다. 영화중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KBS2가 13일 방송한 ‘에어포스원’(24.4%)이다.다음은 13일 MBC ‘인디펜던스 데이’(17.2%),12일 KBS2 ‘볼케이노’(16.2%),11일 KBS2 ‘페이스오프’(16.4%) 등의순이었다. 나머지 외화들은 10% 안팎에 그쳤다.이를 보면 외화는 전반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대부분의 한국영화들은잦은 방영 탓에 10%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반면 이번 연휴기간에 SBS에서 13일 처음으로 TV로 방송된 ‘주유소 습격사건’은 20.6%의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12일 방송된 MBC ‘컴백스페셜 서태지’는 15.8%를 기록,다른 쇼·오락프로보다 다소 높은 성적을 나타냈다.특히 ‘…서태지’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시청률이 높았다.오락프로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13일 MBC ‘세친구쇼’(20.9%).MBC의 인기 시트콤‘세친구’의 출연진이 등장,‘‘세친구’를 너무 우려먹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그밥에 그나물’을 선호한 셈이다. 전경하기자
  • 방화 ‘JSA’ 돌풍… 서울 4일간 32만 관람

    추석연휴에 맞춰 지난 9일 개봉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제작사 명필름측은 13일 “‘공동경비구역JSA’가 개봉 첫날 서울 관객 9만명이라는 국내 영화사상 신기록을세운 데 이어 12일까지 4일동안 서울 32만명,지방 35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전국 110개관 120개 스크린에서 상영중인 이 영화는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13일에도 매진 사태를 빚어 개봉 5일만에 서울 42만명,지방 45만명의 흥행기록을 세운 것으로 추산됐다.판문점 총격사건을 담은‘공동경비구역 JSA’는 한국영화로는 가장 많은 상영관수와 매회 95%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역대최고인 ‘쉬리’(244만명)의 기록에도 도전해 볼 만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 부산국제영화제 새달6일 ‘팡파르’

    제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린다.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확정된 프로그램과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은 세계 55개국의 211편(한국 40편 포함)으로 지난해에 이어 편수가 늘었다.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예술성과작품성,미래가능성을 두루 갖춘 영화를 초청하려고 노력했다”고 작품 선정기준을 밝혔다.그러나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던 북한영화 코너는 필름을 확보하지 못해 끝내 마련되지 못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초청작들은 ▲뉴커런츠(새로운 물결) ▲아시아영화의 창 ▲오픈시네마 ▲와이드 앵글 ▲월드시네마 ▲특별프로그램▲한국영화 파노라마 등 모두 7개 섹션으로 나뉘어져 상영된다. 처음 소개되는 화제작들이 많다.지앙 웬 감독의 ‘귀신이 온다’,지아 장커의 ‘플랫폼’,켄 로치의 ‘빵과 장미’,라스 폰 트리에의 ‘댄서 인 더 다크’ 등 108편이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된다. 빔 벤더스,뤽 베송,왕가웨이,지아 장커,이시이 소고,프룻 챈,자파르파나히 등 세계적감독들도 영화제를 찾게 된다.유난히 여성영화인의약진이 두드러지는 점도 특징이다.월드시네마 부문 초청작 63편 가운데 여성감독의 작품은 12편.이들 감독중 6명이 게스트에 포함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으며 아시아권 대표 프리마켓으로 주목받는 PPP(부산프로모션플랜)행사는 10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동안 열린다.개막작은 인도 부다뎁 다스굽타 감독의 ‘레슬러’,폐막작은 홍콩 왕가웨이 감독의 ‘화양연화’. 황수정기자
  • 제57회 베니스영화제 오늘 伊 리도섬서 개막

    제57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오늘부터 다음달 9일까지 11일간의 일정으로 베니스 리도 섬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는 김기덕 감독의 장편 ‘섬’과 이상열 감독의 ‘자화상 2000’,하기호 감독의 ‘내사랑 십자드라이버’ 등 단편 2편이 각각 장·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영화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지난 봄 칸영화제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영화가 크게 줄어들고 그 여백을 아시아와 유럽영화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장편 경쟁부문에 나온 총 19편 가운데 미국산은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닥터T와 여자들’과 줄리앙 슈나벨의 ‘어둠이 내리기 전에’ 등 2편뿐.이들도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할리우드산이 아니라 인디산이다. 대신 ‘섬’을 비롯한 아시아영화가 몇년새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추이다.지난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장이모(張藝謨)·장유엔(張元) 등 중국출신 감독들에게 돌렸던 영화제는 올해에도 4편의 아시아산을 공식경쟁작 목록에 올려놓았다. ‘섬’은 청각장애를 앓는 여자의 광적인 사랑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이낳는 병적인 집착과 애욕을 그린 작품.홍콩 프루트 챈 감독의 ‘두리안,두리안’은 중국 창녀를 이야기의 중심부에 세운 멜로드라마이며,이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서클’은 이란의 여성들과 아이들의 거친 삶을 담았다.이밖에 인도 붇하뎁 다스굽타 감독의 ‘레슬러들’도 아시아 대표작으로 꼽힌다. 역량있는 유럽감독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일람할 수 있는 것은 이영화제의 변함없는 미덕.포르투갈의 거장 마뇰 드 올리베이라의 신작 ‘팔라브라 에 유토피아’,영국 스티븐 프리어스의 ‘리암’,프랑스 사비에 보부아의 ‘셀롱 마티유’ 등이 상영된다. 흥미와 완성도를 겸비한 이탈리아 영화들도 4편이나 나와 주목된다. 가브리엘 살바토레의 초현실적 블랙코미디 ‘이빨들’을 위시해 시실리아 마피아를 다룬 ‘백발자국’,2차대전 말엽 레지스탕스 투쟁을그린 ‘빨치산 자니’,‘성자의 혀’ 등이다. 개막작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스페이스 카우보이’,폐막작은 토니 갓리프의 뮤지컬 ‘방고’. 지난해 ‘거짓말’(장선우 감독)에 연이은 본선경쟁부문 진출로 올베니스영화제에는 한국영화 홍보도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영화진흥위원회가 파견한 대표단이 베니스 현지에서 우리 영화의 현주소를 알리는 ‘한국영화의 밤’을 여는가 하면,스크린쿼터문화연대는 ‘문화의 종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기구’ 출범을 제안하는 공식기자회견을 개막일 오후 공식행사장내에서 개최한다. 황수정기자 sjh@
  • 북한 영화는 한국영화인가

    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봐야 할지의 여부를 놓고 충무로가 목하 고민중이다. 문화관광부가 “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인정하되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잠정 정리해놓고 있지만,이에 대해 영화계는 여전히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영화계 내부의 관점은둘로 엇갈려 있다.감독협회,영화제작가협회,영화인회의,스크린쿼터 문화연대 등 대다수 관련단체들이 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인정하는 쪽으로 의견조율한 반면 영화인협회는 ‘절대불가’ 입장이다.거기에 극장주협회는 스크린쿼터 적용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태.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인정하기 앞서 법적,제도적 걸림돌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는 게 영화인협회의 주장이다. 영화인협회의 비상대책위원회 유동훈 위원장은 “북한영화를 이적표현물로간주하는 현행 국가보안법 하에서는 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인정하는 자체가 법에 저촉된다.남북 문화교류를 위한 선언적 의미도 중요하지만,현실인식을 먼저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차후 영화계의 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단적인 예로,조총련계 작가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 영화진흥법상의 제작후원 자격을 얻은 다음 북한의 이념영화를 만든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는 지적이다. 간단히 마무리될 문제는 아니라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영화인협회는 북한영화를 한국영화로 보겠다는 개인입장을 정식의견 수렴절차를 밟지 않고 문광부에 전달했다는 이유로 이두용 이사장 직무대행을 최근 해임했다. 황수정기자
  • 문화스냅-2000여름/ 엽기母子

    자,일품 ‘엽기요리’에 도전해본다. ◆재료=생라면과 구분이 안되게 똑 닮은 과자 ‘뿌셔뿌셔’.떡볶이,치킨,딸기,멜론,초코맛나는 5가지의 갖은 재료를 준비하면 더 좋다. ◆요리법=따로 순서랄 것도 없다.겉봉에 적힌 ‘끓여먹지 마시오’란 경고를 싹 무시하고,끓는 물에다 준비한 재료와 갖가지 맛의 뿌려먹는 수프를 풀어넣기만 하면 되니까. 맛이 어떤가? 국적불명의 그 맛을 어떻게 설명할 참인가?“??!!…엽기” 달리 뾰족한 답이 없을 거다.이 뿌셔뿌셔 요리는 인터넷 엽기마니아들 사이에서 한창 화제다(실제로 끓여먹어보는지야 모르지만 조회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사냥할 엽(獵)에,기이할 기(奇).본디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다니는 일’이다. 그러나 2000년 버전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모르긴 해도 이렇게 새로 개념정의돼야 하지 않나 싶다.‘“깬다,깨”를 연발하게 만드는 썰렁한 이야기나상황’쯤으로. 불과 몇달전까지 난리법석이던 ‘허준’이나 ‘삼행시’신드롬을 온데간데없이 주저앉히고 있는 게 엽기.그럴 수밖에 없다.트렌드 문화를 떡주무르듯 하는 신세대들은 여차하면 “엽기적”이란 말을 쓴다. 정상에서 조금이라도 비켜나있거나 유머요소가 엿보이는 경우에는 말할 것도 없다.엽기가 황당무계한 우스개쪽으로 어의(語義)확장되고 있는 현장은 PC통신 대화방에서 당장 목격된다.이런 식이다. [어느 엽기가족]#(절벽으로 낑낑대며 차를 밀고 있는 엄마와 아들)“엄마,이 차 왜 미는거야?”“쉿! 아빠 깨시겠다!”#“엄마,오늘 저녁메뉴는 뭐야?”“입닥치고 오븐에서 나오지나 마!”#“엄마,늑대인간이 뭐야?”“잔소리 말고 얼굴이나 빗어”‘엽기 만발’하는 마당은 뭐니뭐니해도 인터넷 사이트다.검색엔진에 들어가면 관련 웹사이트는 수천개를 넘어선다(야후코리아의 경우 3,260여개).이들속에서 엽기는 본래적 의미에서 한참 벗어나있다.그만큼 차용되는 범위도 넓고 깊다.일본만화나 애니메이션,엽기적 글모음 정도야 기본.스타크래프트 같은 컴퓨터게임의 전략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사이트(www.swreviews.com/yg)가 있는가 하면,“일본 현지에서 퍼온 일본 여자들의 생생한 방귀만 모았다”고 유혹(?)하는 망측한 사이트(www.ggame.net)도 얼마든 눈에 띈다. 최근의 엽기열풍에는 특징이 몇 대목 짚인다.뭣보다,철저히 배타적으로 끼리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예를 들면 일본만화 ‘봉신연의’사이트(www.hz01.com.ne.kr). 작품에 대한 설명이라고는 단 한줄도 없이 만화컷만 잔뜩 올라와 있으니,생각없이 들어갔다가는 왕따설움을 당할 수밖에 없다.신세대들에게 수용된 엽기는 마니아적 소통언어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요즘의 엽기는 잡식성이다.섹스 똥 방귀 등 공론화되기에 께름칙했던 소재들을 닥치는대로 끄집어낸다.똥이야기를 적나라하게 하기로 소문난 사이트 ‘두다이’(www.doodie.com).초기 화면부터 당혹스럽다.변기에서 굴러떨어진사내가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누운 채 실례(?)하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쇼킹한 본론의 예고편을 띄운다.그리고 클릭해 들어가면….차마 그 이상은 언급하기가 뭣하다. 그렇다고 엽기가 말장난만 늘어놓고 있냐면 그건 아니다.사회의 비루한 모순에 일침을 가하는 기특한면도 있다.역시 무대로는 국회,등장인물로는 정치인이 엽기패러디의 최고 메뉴.그 점,한때 대단한 풍속을 자랑했던 ‘딴지일보’류의 패러디 열풍과 많이 닮았다. 어느새 엽기는 생활속 깊숙이로 스며들어와 있다.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젊은층에게 그건 패션소품 그 자체다.서울 압구정동의 가면가게 ‘원더월드’. 2평 남짓한 가게에는 온종일 20대 커플들이 들락거린다.꿈에 나올까 끔찍한프랑켄슈타인,좀비 같은 가면들이 그들에겐 깜찍한 선물아이템이다. 근데,왜 하필 엽기일까.가려져 있던 이야기를 까발리고,금지된 장난을 하는순간에는 짜릿짜릿한 전율을 얻는 법이다. 오늘이 오늘이고 내일이 내일인 밍밍한 일상속에 파격적 자극이 그리운 사람들,마약같은 엽기….“좀더 저열하고,좀더 기괴해져라”고 주문걸며 열심히‘클릭’해대는 당신은 혹,엽기인간? 이 여름이 가고 찬바람이 일어도 엽기열풍이 그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엽기적’이다. 황수정기자 sjh@. *엽기와 영화는 ‘찰떡 궁합'. 엽기는 영화를 좋아하고,영화는 엽기를 사모한다? 엽기가 ‘문화적’인 코드로 옷을 갈아입는 마당은 아무래도 영화쪽이다.그곳에서 엽기는 멀쩡한 사람들을 ‘한통속’으로 꼬드겨낸다.한여름 눅눅한 등줄기를 썰렁하게 만드는데 엽기는 최고 처방전.직직 난도질해대는 ‘슬래셔’에,뚝뚝 사지를 잘라내는 ‘스플래터’에,지치지도 않고 장르를 개척해왔다.‘이보다 더 엽기적일순 없는’ 영화들은 어떤 게 있었나?근작들 중에는 ‘아메리칸 파이’가 배꼽잡는 엽기를 연출했었다.성년식을치르기 전에 총각딱지를 떼려고 벼르던 제이슨은 파이속에다 자위를 하고,그의 친구 스티플러는 또 친구의 정액을 맥주로 알고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 정도는 점잖은 축에 낀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벤 스틸러와 함께 연기한 카메론 디아즈는 정액을 무스삼아 앞머리를 세우고 다녔고,‘오스틴 파워’에서 마크 마이어스는 설사를 한입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성(性)적인 부분에 집착한 엽기로는 ‘샤만카’를 빼놓을 수 없다.남녀 주인공들은 딥키스로도 모자라 서로에게 침을 뱉는 엽기키스를 나누더니,끝내 여자는 애인의 생골을 파먹었다. 영화속 엽기를 찾는 작업은 온종일도 모자란다.그러고 보면,인간의 피나 빠는 뱀파이어 영화는 엽기축에도 못 낀다.시체를 구워 뼈를 발라먹고(데드맨),100% 실제상황처럼 맛있게 인간의 내장을 꺼내먹거나(홀로코스트),사람의살갗으로 옷을 해입는(양들의 침묵) 영화들이 다종다양한 계보를 만들어왔다. 엽기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는 한국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최근의 우리영화들에는 ‘전에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흥행메뉴로 끼어든다.‘텔미썸딩’에서는 토막난 시체를 담은 비닐봉투들이 난무했고,‘신장개업’에서는 인육으로 만든 자장소스가 등장했다. 엽기는 여전히 충무로의 인기소재다.최근 개봉한 ‘가위’와 ‘하피’에 이어 ‘해변으로 가다’(12일 개봉) ‘찍히면 죽는다’ ‘공포택시’ 등이 “어떡하면 더 엽기적일 수 있을까?”를 고민중이다. 황수정기자
  • 김기덕 감독 ‘섬’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섬’(제작 명필름)이 8월 30일 개막하는 제57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가 영화제 경쟁부문초청작에 선정됐음을 제작사에 공식 알려왔다고 명필름이 25일 밝혔다. 한국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지난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99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이어 3번째다.
  • [문화도시 문화거리](2)’新신명’을 여는 전주

    대사습놀이가 펼쳐지는 5월의 전주를 찾는 사람은 인상적인 경험을 한다.대사습은 최고의 판소리 명창을 배출해온 ‘광대’들의 경연대회.시김새 좋은소리꾼이 무대에 오르면 구경꾼들도 덩달아 추임새로 흥을 돋운다.추임새는여간한 공력을 쌓지않으면 장단을 타기가 쉽지 않은 일.그러나 소리판이 벌어진 곳이 전주이고,더구나 대사습놀이라면 청중이 수천명이라도 ‘좋지’‘얼씨구’‘잘한다’는 추임새에 흐트러짐이 없다.소리의 내력을 분별할 수있을 정도의 ‘귀명창’들이 소리판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장원이 누구이고차상이 누구인지는 객석에 흐르는 분위기만 읽으면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주는 그런 곳이다.시내에 들어설 때부터 고풍스런 ‘호남제일문’이 손님을 맞고,전주부성의 남대문인 ‘풍남문’과 ‘전주객사’,태조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 등 조선시대 건축물들이 당당하다.교동과 풍남동의 한옥지구를 둘러보노라면 전통을 존중하는 이곳 사람들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주가 대표적 전통문화도시로 각인된 것은 이렇게 옛 건물들이 아취를 불러일으키는데다,대사습이나 부채에 담긴 풍류에서 나타나듯 가슴으로 이어온생활문화예술이 더해졌기 때문이겠지.예향(藝鄕)으로 불리고 싶어하는 도시는 적지않지만 이처럼 문화적 전통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기는 쉽지않겠어. 이런 생각을 하며 콩나물과 미나리·청포묵 등 ‘전주팔미(全州八味)’가 들어간 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에 과하주나 모주 한잔을 곁들이면 어느덧 전주는 떠나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되어있다. 그러나 문화적 전통이란 옛모습을 고집스럽게 잇는 것 만으로는 결코 확대재생산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주사람들은 깨닫고 있는 듯 하다.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앞서 오는 10월 ‘프레 페스티벌’를 여는 등 전통을 바탕으로 한 현대적 문화예술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이 낳은 결과일 것이다.판소리나 산조의 명창·명인들이 선배로 부터 물려받은 더늠을 가다듬는 노력을거듭하여 대표적 공연예술로 자리잡게 한 것 처럼 물려받은 전통을 시대적상황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하여 새로운 문화전통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이 읽혀진다. ‘영화도시’로 발돋움하려는 전주의 노력은 결코 허장성세가 아니다.전주에서는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모두 15편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피아골’은 1950년대의 화제작이었고,‘선화공주’는 한국 최초의 컬러영화였다.고인이 된 명배우 최무룡과 허장강도 전주영화로 영화계에 데뷔했을만큼 한국영화의 중심지였다.호남평야에서 비롯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시인·묵객·명인·명창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지역유지들이 해방에서 전쟁으로 이어진 혼돈 속에서도 영화라는 새로운 예술장르에 창작 공간을 제공하는 노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영화도시 전주’가 아직까지는 다소 생경하게 들린다면,‘소리축제’는 매우 친숙하게 다가온다.그러나 친숙한 만큼 진부하게 들릴 수 있는 ‘소리’와 ‘전주’의 이미지를 이 축제를 통해 확실하게 바꾸어놓겠다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생각인 듯 하다. 여기서 ‘소리’는 그동안 처럼 ‘한국적’이라는 경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우리 소리의 세계화’라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결코 우리 것의 우수성만을강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를 받아들이는 쌍방통행식이다.올 가을 예비행사의 프로그램은 ▲한국음악의 변천을 담은 ‘소리역사를 찾아서’ ▲한중일 전통음악의 명인 ▲정명훈이 지휘하는 이탈리아의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초청공연 등이다.소리축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최근 전주시는 교동의‘전통문화지역’에 세울 쌈지박물관 4곳의 설계안을 공모했다.쌈지박물관은 부채와 한지·자수·전통술을 각각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그런데 응모작 가운데 ‘무늬만 전통적’인 한옥지붕은 모두 탈락시켰다.한때는 공중전화박스에도 한옥지붕을 씌웠던 전주.이제는 전통문화도시로 가꾸려면 어떻게해야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깨닫고 있기에 앞날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전주 서동철기자. [이렇게 가꿉시다] “문화사업 연계 지역 정체성 표출 긴요”. 전주에 가면 칠규(七竅)가 만족스럽다.맛갈스런 음식이 입을,소리예술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사계절 축제와 볼거리가 즐비해 눈을 감동시키고,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코마저 즐거움을 느낀다.아마도 전주는 얼굴위의 일곱구멍을 모두 감동시키는 ‘칠규감동 문화전략’을 펼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개발연대 내내 한켠에 밀려나 있었던 전주는 사실상 ‘박제된 문화도시’였다.이제 문화시대에 들어서면서 문화를 지역발전의 견인차로 삼아 ‘생동하는 문화도시’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한옥과 음식이 대표하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의 창조적 문화예술이 함께꿈틀댄다.지역이 지닌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영화나 게임같은 문화산업에도 관심을갖고있다.대사습놀이 현장에서 볼 수 있듯이,시민이라면 누구나 한자락씩 흥얼거리는 이지역 특유의 ‘소리’는 지역선도 예술(leading art)의 역할을한다.컨벤션 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여 여론주도층에 대한 지역이미지 확산을 꾀하는 것도 색다른 접근이다.다시말해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편안하고 쾌적한 도시로 발전해가고 있는 것이다.자전거타기의 보급이 상징적으로 이를 잘 나타내준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이다.우선 단기간 내에 펼쳐놓았던 문화예술 사업들을 일맥상통하게 연결시켜 전주의 개성과 독창성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문화산업도 이제까지의 관심차원에서 벗어나 지역 실질소득 창출과 경제활성화로 연결시킬 수 있는 세부전략이 준비되어야 한다.연중 볼거리를 제공하는 외부지향적인 행사가 산만하지 않은지 챙겨보고,지역문화 정체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전개시켜야 한다. 자치시대의 부산물이랄 수 있는 행정권 단위의 문화사업 전개로 인한 인근지역과의 사회심리적 격차를 좁혀,전라문화권 차원의 문화를 이끄는 맡형 역할을 잘 해내고 자치단체간 문화협동의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소리를 산업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컨벤션산업을 예술과 접목시켜 자연관광지컨벤션산업과 차별화시키는 문화중심적 컨벤션산업 전략을 구상해봄직 하다. 추진주체인 시장과 도지사의 리더십과 문화마인드는 타 지역의 모범이 되지만,지속적 추진을 위해 조례화를 소홀히하지 말아야 한다.재정출연을 통해문화재단을 만들어야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아울러 지역문화의주체인 시민들이 참여하고,문화단체와의 문화협동 폭을 넓히는 참여적 문화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참된 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민들이생활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 더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흥재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실장
  • 김영준 감독 ‘비천무’오늘 개봉

    김영준 감독 ‘비천무’오늘 개봉

    김혜린의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무협멜로 ‘비천무’(飛天舞)는 현란한 특수효과 자체가 영화의 한 맥락이 되다시피했다.40억원이라는 한국영화사상최고의 제작비를 밀어넣은 흔적은 영화 초입부터 외피에서 다 드러난다.떠들썩한 겉치레가 영화의 속을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를 봉쇄해버렸다면,제작사쪽으로서는 난감해야 할 일이다. 중국 올로케 촬영으로 대륙의 풍광을 한껏 끌어들인 덕분에 웅장한 스케일은 돋보인다.몽고가 지배하던 중국 원나라 말기.몽골인,한족,고려인을 세 축으로 힘겨루기가 끊이지 않던 격동의 시대가 시간적 공간이 됐다. 영화가 시작되면 안개 자욱한 강물위로 일군의 검객이 떠오르면서 물위를 뛰어다니고 장풍(掌風)으로 땅을 가르는 무림의 세계가 맛보기처럼 선보인다. 신기의 무예를 자랑하는 이 검객단은 주인공 진하(신현준)가 이끄는 정예요원 ‘철기십조’.오프닝 장면이 ‘한국형’ 무협영화가 펼쳐낼 스케일을 귀띔해주고 넘어간다. 권력암투에 멸망한 고려인 가문의 아들 진하는 몽골 장수 타루가(김학철)의딸 설리(김희선)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한족 권문세가의 아들 준광(정진영)을 끌어들인 타루가의 음모에 진하는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그와중에 진하가 죽은 줄로만 안 설리는 준광과 정략혼인을 한다. 고려인의 도움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난 진하가 ‘자하랑’이란 자객으로 변신했을 때부터 무림의 액션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부모의 원수를 갚아야 하는 비운의 무사가 빼앗긴 여인의 주위를 서성대며 펼치는 무림검법은 볼거리로서는 괜찮은 장치다. 하늘을 나는 권법인 ‘비천신기’를 장악하려 암투를 반복하는 한켠에,영화는 멜로적 장르의 특성까지 움켜쥐려 했다.진하의 복수심이 설리를 향한 애틋한 사랑과 뒤섞이고,진하에게 한때 생명의 은인이던 준광은 비운의 연적이 됐다가 다시 강호의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엎치락뒤치락 비극을 엮는다.설리를 맴돌며 가슴앓이하는 이복오빠 라이(장동직)도 비극의 한 축을 지탱한다. 그러나 빤한 수순을 밟는 시나리오로는 극적 반전이나 치밀한 스토리 텔링을 기대할 수가 없다.그 점,영화로서는 큰 부담이다.김영준감독은 “공을 많이 들인 영화라는 것만 기억해달라”고 당부했지만,그가 장편 데뷔작으로 통속 무협만화를 고른 건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같다.‘동방불패’나 ‘천녀유혼’식 영화는 관객들이 이미 오래전에 ‘마스터’했다는 사실을 잊었던 것일까. 99년 10월부터 중국 저장성의 세트장에서 찍은 영화는 2천여명의 엑스트라를동원하기도 했다.1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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