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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기…’ 신기록 휘날린다…개봉 4일간 180만명 동원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 행진이 연일 화제다. 영화 ‘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가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전국 관객 900만명을 돌파했다.마케팅을 맡은 이노기획은 ‘실미도’가 개봉 45일째인 6일 전국 901만 2000명(서울 264만 7000명)의 관객 기록을 세웠다고 8일 밝혔다.‘실미도’는 지난달 31일 전국에서 827만명을 동원해 2001년 ‘친구’의 기록(819만명)을 경신했다.개봉 7주를 맞은 ‘실미도’는 지난 5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의 돌풍 속에서도 하루 10만명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7일까지 916만 2000명이 관람해 이달 중순내 ‘꿈의 1000만명’ 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개봉 첫날 32만 4000명이 몰려 개봉일 최고기록을 세운 ‘태극기…’는 개봉 첫주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돌풍을 이어갔다.배급사 쇼박스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7일까지 3일간 전국 120만명(서울 38만명)을 동원한 데 이어 8일에도 대부분 상영관에서 1회부터 매진 행진을 펼치고 있어 4일 동안의 관객 수가 18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
  • [일요영화]

    ●오발탄(EBS 오후 11시) 60년대 대표적 감독인 유현목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국영화 최고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작품. 김진규·최무룡·문정숙 주연.한국 전쟁 직후 1950년대의 불안한 시대상을 탁월한 리얼리즘의 시각으로 조명한 문제작.상영 한달만에 반사회적이고 내용이 어둡다는 이유로 1년 이상 상영이 중지됐다. 가난한 계리사로 한 집안의 가장인 철호는 정신착란증을 앓고 있는 노모를 모시고 산다.양쪽에 난 사랑니로 치통을 앓는 그는 충치 뽑을 여유도 없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간다.그의 아내는 만삭의 몸으로 생활의 고단함에 찌들려 산다.전쟁에서 부상당한 남동생 영호는 상이 군인들과 어울리며 울분을 삭인다.그의 여동생은 밤마다 몸을 팔기 위해 거리로 나가며,막내는 빈곤을 견디지 못해 신문팔이로 나선다. 절망에 빠진 영호는 권총을 구해 은행을 털다 경찰에 붙잡히고 철호의 아내는 출산 중에 사망한다.치통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철호는 치과에서 앓던 이를 뽑고 택시에 몸을 싣지만 막상 갈 곳이 없다.그는 완전히 방향감각을 잃은 오발탄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보일러 룸(KBS1 오후 11시25분) 미국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사기 투자 수법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는 사기 브로커 조직에 들어간 젊은이를 그렸다.‘보일러 룸’은 사기 브로커 조직을 가리키는 은어.불법 카지노를 운영하는 19살 세스.어느날 카지노 고객의 소개로 주식 중개 회사인 제이티 말린사에 취업하게 된다.제이티 말린사는 ‘보일러 룸’.전화로 고객을 구워삶는 데 소질을 보인 세스는 한번 주식중개에 성공하자 맹렬히 실력을 발휘하고 큰 돈을 만지기 시작한다.동시에 보일러 룸의 어두운 면을 알아가는데…. ●투캅스3(SBS 오후11시55분) 김보성,권민중 주연.어느덧 고참이 돼 새로운 파트너를 맞게된 이형사.신참 최형사는 이형사처럼 경찰학교를 수석 졸업한 여형사다.이형사는 최형사가 여자라며 험한 일에서 빼주려 하지만 최형사는 고참의 배려를 무시하고 현장으로 뛰어든다.이형사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최형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최형사는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푸대접하는 이형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그러던 중 그들에게 범인 검거를 위해 잠복근무를 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 추억속으로-이소룡의 부활

    ■ 빵빵한 뒷모습 내가 누구게? 그가 부활하고 있다. “이소룡이 언제 잊혀진 적이 있었더냐?”고 반문할 맹렬팬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분명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그 조짐을 대중문화의 중심코드로 싹틔운 주역은 스크린이다.국내는 물론이고 상업영화의 종주국인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뒤늦게 그의 오라(aura)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스크린에서 꽃핀 ‘이소룡 팬터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는 ‘이소룡 팬터지’에 기름을 부었다.영화는 지난달 16일 개봉해 2일 현재 전국관객 262만명을 확보했다.1978년을 시대배경으로 잡은 영화에서 주인공 권상우는 ‘이소룡 키드’.첫사랑의 아픔과 학교폭력에 대한 울분을 쌍절곤으로 달래는 억압된 캐릭터다.감독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존경)로 만든 영화”라고 공공연히 밝혔다.그에 앞서 30주기를 맞은 지난해 12월 국내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 빌’은 ‘이소룡 바람’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33세로 요절한 동양의 액션달인이 할리우드에서까지 시대적 문화욕구로 해석되고 있음을 웅변했다.팔등신의 우마 서먼이 맨주먹의 쿵후액션을 신랄하게(?) 구사해 스크린을 달궜다. #곳곳에서 “아뵤∼” 스크린을 통해 되살아난 이소룡은 지금 곳곳에서 “아뵤∼”하고 괴조음(怪鳥音)을 쏟아내고 있다.인터넷 다음카페에만도 관련 사이트가 줄잡아 200여개는 된다.‘이소룡은 무슨 이씨인가’류의 우스갯소리에서부터 ‘이소룡식 트레이닝법’‘쌍절곤 정신 배우기’‘이소룡의 희귀사진방’ 등 관심분야도 나날이 다양해진다.절권도를 어디에 가면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한 문답도 부쩍 많아졌다. 방송이나 관련 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발빠르게 반응한다.지난달 30일 케이블·위성 다큐전문 Q채널에서는 이소룡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 ‘불멸의 신화 이소룡’을 내보냈다.스펙트럼DVD는 조만간 대표작들을 묶은 세트 ‘브루스 리 컬렉션’을 출시할 예정이다.‘당산대형’(唐山大兄) ‘정무문’(精武門) ‘맹룡과강’(猛龍過江) ‘사망유희’(死亡遊戱) 등 4편이다. #왜 이소룡인가? 이소룡의 급부상에는 어떤 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을까.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아무리 억압적인 과거일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노스탤지어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라면서 “이소룡이 활동한 70년대에 한국은 암울한 유신말기였던 만큼 그는 억압에 맞서는 저항적 메시지로 더없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풀이했다. 그런 배경에다 최근 한국영화 소재의 복고주의와 결탁해 붐을 일으켰다.이소룡이 ‘475세대’에겐 아련한 향수로,10∼20대에겐 저항의 상징이 된 것이다.그러나 할리우드 쪽의 관심은 색깔이 약간 다르다.미국의 ‘복고’는 대중적인 소재를 끊임없이 반복해 우려먹는 리메이크 바람과 맞닿아 있을 뿐이라는 시각들이 많다. #동양액션에 홀려버린 할리우드 할리우드의 요즘 관심은 이소룡이라는 액션 아이콘에 국한된 게 아니다.갱스터 무비의 속도감에 쿵후,사무라이 액션을 두루 가미한 ‘퓨전’스타일의 화면 자체에 벽안의 관객들은 꼼짝없이 경도된 분위기다.전국관객 40만명을 확보한 국내와는 달리 ‘킬 빌’은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7000만달러 가까이 벌어들였다.스타감독 에드워드 즈위크가 연출해 세계적 흥행작으로 띄워올린 ‘라스트 사무라이’도 그 흐름을 입증한 사례. 이래저래 ‘이소룡 바람’은 한동안 풍속을 유지할 것 같다.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킬 빌’ 2편이 올봄에 국내 개봉된다.5월에는 우리 영화도 가세한다. 황수정기자 sjh@ ■ 책! 책! 책!도 아뵤~ 출판가에서 이소룡을 다룬 책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꾸준히 팔려왔다. 현재 나와 있는 이소룡 책은 크게 이소룡이 창안한 전설적 무예 ‘절권도’를 다룬 무술 서적과 전기 등 두 종류다.이 가운데 지난해 11월 이룸출판사에서 펴낸 청소년 평전 ‘드래곤의 전설 이소룡’은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다.30,40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추천할 만한 동서양의 인물을 타깃으로 한 이 시리즈를 기획한 최낙영 주간은 “동서양의 인물 가운데 청소년에게 거울이 될 만한 인물을 골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조명한다는 의도였는데 영화의 영향 때문인지 다른 인물에 견줘서 이소룡 책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만든 유하 감독의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게 바친다’(문학동네 펴냄)도 개봉 이후 서점가에서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갈무리 출판사는 ‘성인 이소룡’을 펴낼 계획이다.저자인 웹진 ‘부커스’의 서평기자 이성문씨는 “이소룡의 전기를 훑어보면 그가 단순히 무술인이 아니라 깊은 사상·철학을 갖췄음을 알 수 있다.”며 “그의 삶을 통해 ‘자유와 해방’이라는 핵심 정신을 담을 계획”이라고 말한다.이어 “경제난 때문에 사회시스템에 종속되는 경향이 더해가는 현실에서 몸과 정신의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이소룡이라는 코드는 과거형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한다. 이종수기자 vielee@˝
  • '태극기…’가 남긴 기록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최대’‘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을 기록들도 많다. ●한국최대 제작비 147억 5000만원 마케팅 비용을 뺀 순제작비로만 147억원 5000만원을 투입해 한국영화사상 최고가 작품으로 기록된 것은 소문난 사실.한동안은 국내 투자가 여의치 못해 영화가 ‘엎어질’ 거라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그러나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데모필름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고 일본 쪽에서 프리프로덕션에 참여해 숨통을 텄다. ●한국최초 ‘월드 프리미어’ 대규모 해외배급을 겨냥한 만큼 시사회 이벤트도 국제적 수준이었다.지난 3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극장에서 진행된 시사회는 국내 최초의 ‘월드 프리미어’.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뉴스위크·후지TV 등 주요 외신기자단,UIP재팬·컬럼비아트라이스타·미라맥스 등 세계적 배급관계자들,일본배우 나카무라 도루,‘춤추는 대수사선’의 감독 모토히로 가즈유키 등 해외영화인들이 참석했다.덕분에 극장 입구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수백여명의 예비관객들이 진을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숫자로 따져보니… 기획에서 개봉까지 걸린 시간은 장장 5년.사전기획에 1년 3개월,시나리오 준비에 2년 5개월,시뮬레이션 촬영에 3개월,배우 오디션에 6개월,촬영에만 9개월이 걸렸다. 합천·곡성·경주·인제·양구·순천·아산·전주 등 로케이션 지역만도 18곳.국내 최다다.150여명의 스태프가 촬영장비를 가동시킨 횟수만도 140여회가 넘는다.평양시가지와 종로거리 등 대규모 세트장만 20여개나 되고,극중 주요전장인 낙동강 방어선 진지도 2㎞에 걸쳐 구축됐다.현장에서 쓰인 폭약만 6t.개봉관 수(전국 440개 스크린)도 국내 최다를 기록했다. ●100% ‘메이드 인 코리아’ 영화는 완벽한 ‘메이드 인 코리아’다.당초 오케스트라 녹음만큼은 폴란드에서 해올 계획이었다.그러나 막판에 감독은 전과정을 순수 국내기술로 마무리짓기로 마음을 돌렸다.‘디지털 캐릭터’(모션캡처 카메라로 사람의 동작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실제인물처럼 활용하는 기법)를 도입한 것도 한국 최초.‘반지의 제왕’의 전쟁장면에서처럼 화면을 꽉 채우는 피란행렬 등이 이 기법으로 처리됐다.물론 외국스태프는 쓰지 않았다. 황수정기자˝
  • TV드라마 '스타 모시기’ 안간힘

    “쓸 만한 배우들 영화에 다 뺏겨 더이상 드라마 못해 먹겠다.” 4일 모 방송사 제작국.서너명의 드라마 PD들이 모여 서로의 푸념을 늘어놓고 있었다.미니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 한 PD는 “요즘은 스타급 연기자를 캐스팅해야 시청률이 확보되는데 미리 점찍은 3∼4명의 배우들이 모두 ‘영화에 비해 출연료가 낮아 드라마에 관심 없다.’며 거절했다.”고 하소연했다.대하드라마를 준비중인 또 다른 PD도 “드라마의 흡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병헌,원빈 등 중량감 있는 정상급 배우의 출연이 절대적인데 ‘촬영 기간이 길어 영화에 출연하지 못한다.’며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돈 안되는 드라마는 NO! 치솟는 배우 몸값 봄철 개편을 앞둔 요즘 지상파 방송사에 드라마 PD들의 입술 타들어 가는 소리가 가득하다. 주연 배우 캐스팅 작업이 한창이지만,정작 필요한 스타급 연기자들은 영화에만 관심을 가질 뿐 드라마엔 눈길조차 주지 않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한국영화가 승승장구하면서 배우에게 고액의 출연료는 물론 러닝개런티까지 보장하는 사례가 늘자 PD들의 고민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배우들은 영화 출연을 인기있는 수목·주말드라마나 대하 사극의 주인공으로 발탁되기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했다.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배우들은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자마자 곧바로 영화로 ‘점프’한다.영화를 해야 돈이 되기 때문이다.KBS 드라마 제작국 전기상 차장은 “요즘 잘나가는 주연급 배우의 경우 서너달 영화 촬영으로 3억∼4억원 이상의 개런티를 보장받는다.”면서 “1회당 최고 200만원이라 쳐도 TV 16부작 미니시리즈에 출연해 봐야 고작 3200만원밖에 손에 쥐지 못하니 누가 드라마에 관심을 갖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엔 외주 제작사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나면서 드라마 ‘수요’에 비해 배우의 ‘공급’이 더욱 부족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에 따라 연기자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얼마 전 송혜교는 SBS ‘천국의 계단’ 후속으로 방영되는 ‘햇빛쏟아지다’에 출연 계약을 하면서 회당 1500만원의 개런티를 약속받았다.드라마가 16부작이니 총액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2억 4000만원+α가 된다.앞서 신현준도 ‘천국의 계단’에 출연하면서 회당 1250만원을 받았다. ●영화로 가면 다시는 오지 않아 영화의 고액 개런티에 맛을 들인 대부분의 배우들은 드라마 복귀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그동안 대하 드라마 캐스팅 1순위로 꼽히던 배우 유동근의 경우가 그 예다.그는 사극에서 인기를 끌고 ‘가문의 영광’에 출연한 뒤 “드라마로 꼭 복귀한다.”고 공언했었다.하지만 약속과 달리 억대의 개런티를 약속받고 곧바로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에 출연했다.이후에도 오는 3월 개봉 예정인 ‘어깨동무’에 거액을 받고 계약했다.장동건,한석규,최민수,최민식,유오성,고소영,전도연,박신양,이정재 등도 영화로 간 뒤 드라마로 복귀하지 않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PD는 물론 방송사 전체가 합심해 ‘스타 모시기’에 나서야 할 만큼 상황이 급박해졌다.MBC의 한 PD는 “상당수 드라마 PD들이 배우 집으로 꽃과 선물을 보내는가 하면,영화와 겹치는 일정 조정은 물론 최고의 출연료 보장 등 스타 대접하기에 온갖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털어놨다.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방송사들이 자사 드라마 출연 스타 연기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수십개의 상을 남발해 시청자들의 비난을 산 것도 같은 맥락의 해프닝이다. 이영표기자 tomcat@˝
  • ‘쉬리’ 리메이크한 日드라마 방영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일본 드라마가 국내에서 방영된다.MBC드라마넷은 12일부터 매주 수·목 오후 11시에 영화 ‘쉬리’를 모티프로 한 일본 드라마 ‘2000년의 사랑’을 방영한다.‘쉬리’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내용을 수정해 제작한 것으로, 지난 2000년 일본 후지 TV에서 방영하여 화제가 됐다.
  • ‘실미도’ 실제원작자는 총리비서실장?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 ‘실미도’ 사건의 진상을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인물은 김대곤(사진) 국무총리 비서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실장은 시사월간지 ‘신동아’의 기자로 근무하던 지난 93년 실미도의 생존자인 박영철(가명·당시 기간병)씨를 인터뷰해 신동아 93년 4월호에 실었다.지난 99년 소설가 백동호씨의 소설 ‘실미도’보다 6년 앞선 것이다. 당시 김 비서실장은 편집국에 도착한 박씨의 제보 편지를 받고 주소를 추적해 경북 의성에 살고 있는 박씨를 찾아냈다.당시 기간병이었던 박씨의 진술을 토대로 ‘실미도,대북 침투부대의 최후’라는 제목으로 원고지 100여장 분량의 기사를 실었다. 김 비서실장은 2일 “박씨는 684부대 창설부터 마지막까지 지켜본 인물이었으나 사건 당일인 71년 8월23일에는 휴가를 나와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박씨는 인간본능을 무시한 무자비한 훈련,고위층의 무계획적인 부대운영,급식을 비롯한 최하의 보급지원 등이 해소되지 못한데 대한 불평 불만도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인원인으로 장기적 비전없이 즉각 보복을 위해 이런 특수부대를 급조한 정책결정을 꼽았다는 게 김 실장의 회고다. 김 비서실장은 “기사가 나간 뒤 박씨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영화사들의 전화가 쇄도했으나 박씨가 반대해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업무에 쫓겨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김 실장은 조만간 영화를 관람할 생각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영화 ‘실미도’, ‘친구’ 기록 깼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가 개봉 39일 만인 지난달 31일까지 전국적으로 관객 835만명을 유치했다고 제작·배급사 시네마서비스가 1일 밝혔다. 한국영화 관객동원 최다 기록인 2001년 ‘친구’의 818만명을 돌파한 것은 31일 오후 2시쯤으로 추정했다.시네마서비스는 ‘실미도’가 ‘친구’보다 2배 정도 빠르게 관객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실미도’는 개봉 7주를 맞은 요즘에도 평일 하루 1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 이달 중순에는 한국 영화로서는 꿈의 기록인 1000만명 관객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주말매거진We/남규철의 DVD 폐인

    지난해 우리 영화의 점유율이 53%를 넘었다고 한다.최근에는 실미도가 ‘글로벌 흥행대작’이라는 ‘반지의 제왕 3’을 뛰어넘어 개봉 31일만에 7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이런 눈부신 소식을 들으면 굳이 영화팬이 아니더라도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다. 그러나 DVD쪽은 약간 상황이 다르다.우리 영화를 담은 DVD타이틀의 판매성적이 좋지는 않다.그 이면에 우리 영화DVD가 화질이나 음질이 떨어지고 서플도 부실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그런 편견을 깨뜨릴 만한 타이틀을 모았다. ●살인의 추억 5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지난해 최대의 한국영화.화성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와 그 사이에 담긴 봉준호감독다운 유머들,그리고 빼어난 캐릭터들에 대해 평론가와 관객 모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DVD도 매우 뛰어난 퀄리티로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모노톤의 화면위에 담긴 빼어난 디테일과 인상적인 화질,6.1채널을 지원하는 서라운드 효과와 깨끗한 대사들은 영화의 모든 것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18세기말의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새롭게 그려졌다.이재용 감독의 해석은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외화 ‘발몽’‘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등에 견줄 만하다.DVD ‘스캔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화면 곳곳에 펼쳐지는 깨끗하고 선명한 색상.아름다운 원색의 향연이 극장만큼이나 실감나게 펼쳐진다.초판에 한하여 예쁜 보랏빛 상자에 DVD와 함께 엽서와 춘화도 화첩(?)도 주니 미리 구입하면 좋을 듯. 이밖에도 DVD마니아를 자처하는 김지운 감독의 ‘장화,홍련’은 풍성하면서도 세세한 정성이 담긴 부가영상들과 빼어난 사운드를 자랑한다.순박하고 정이 넘치는 백수건달 아들과 형사 아버지의 모습을 푸근한 사투리에 담은 곽경택 감독의 ‘똥개’도 놓치면 아깝다.감독의 꼼꼼한 육성해설과 사투리를 알아듣기 힘든 사람을 위한 표준어 자막이 눈길을 끈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주말매거진We/시네마 천국-믿거나 말거나

    충무로에는 징크스가 많다.기획되는 영화 편수만큼이나 다양하다.충무로를 울리고 웃기는 징크스는 어떤 게 있을까. #1●귀신을 보면 대박? 촬영장에서 귀신소동이 일어난 영화가 잘 된다는 속설은 오래됐다.귀신과 맞닥뜨려 숨이 넘어갈지언정 대박을 터뜨리고 봐야 한다는 영화인들의 간절한 염원 때문일까. 어찌된 영문인지 양수리 서울종합촬영소에서는 귀신 목격담이 줄기차게 이어진다.7세트장에서 한 스태프가 귀신을 본 ‘광복절 특사’는 기대대로 흥행재미를 톡톡히 챙겼다. 지난해 흥행한 코믹사극 ‘황산벌’은 부여세트장에서,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도 실미도 세트장에서 제작진이 귀신을 봤다 해서 뒷말이 무성했다. #2●동물영화는 찍지 않으리? 온갖 소재들이 한국영화에 다 등장하는데,왜 본격 동물영화는 선보이지 않을까.따져본즉 동물이 주요소재로 쓰인 영화가 흥행몰이한 선례가 없다.‘플란다스의 개’‘고양이를 부탁해’‘송어’‘초록물고기’‘꼬리치는 남자’‘별’ 등이 하나같이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친구’에 이은 곽경택 감독의 야심작 ‘똥개’마저 ‘곽경택-정우성’카드에 걸맞은 성적을 내진 못했다.그래도 이 징크스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 아닐까.때는 바야흐로 죽은 애완견 앞으로 조화까지 보내는 시대. #3●영화제 수상작은 돈 안 된다? 거장 반열에 올라선 임권택 감독도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본 적은 없다.최근 신작 ‘하류인생’의 제작발표회에서 농반진반으로 “이번엔 돈 좀 벌어야겠다.”고 말했는데,기실 그럴만도 하다.‘춘향뎐’‘취화선’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속시원히 대박을 터뜨린 적은 없으니까. 지난해 ‘지구를 지켜라’‘질투는 나의 힘’ 등도 유수 국제영화제에서 상복을 푸지게 누렸다.그러나 정작 관객동원 성적은 형편없었다.물론 가뭄에 콩나듯 징크스를 비켜간 사례가 있긴 하다.베니스·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인 ‘바람난 가족’은 관객몰이에 이례적으로 성공했다. #4●제목 바꾸면 ‘꽝’? 참 요상한 일이다.징크스를 아무리 무시하려 해도 중간에 제목을 바꾼 영화치고 잘된 영화는 보질 못했으니.지난해 흥행참패한 로맨틱 코미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촬영 막바지에 제목을 바꿨다.원래는 ‘밑줄긋는 남자’.역시 흥행빛을 못 본 ‘대한민국 헌법 제1조’,‘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도 각각 ‘588 치치올리나’,‘사랑’에서 제목을 바꾼 사례.차태현·손예진 주연의 흥행작 ‘첫사랑사수 궐기대회’도 딱딱한 어감 때문에 한때 제목변경을 심각하게 고민했다.바꿨으면 어땠을까.개봉 후 제작자는 몇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 같다. #5●해외촬영하면 김 샌다? 해외촬영에는 모든 면에서 곱배기의 공력이 들어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 건너 촬영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실패하는 징크스는 ‘징할’ 정도.사하라 사막이 배경인 ‘인샬라’,중국 올로케 촬영한 ‘비천무’‘무사’가 그런 사례다.흥행메이커 한석규도 체코 프라하에서 ‘이중간첩’을 야심만만히 찍었으나,끝내 무릎을 꿇었다. 안됐지만 그 징크스는 새해에도 힘을 얻는 분위기다.중국 올로케로 찍어 지난해 말 선보인 ‘천년호’가 엉거주춤 주저앉더니 역시나,캐나다 빙하지대에서 촬영해 지난 16일 개봉한 ‘빙우’도 성적이 영 신통찮다. #6●상진아,고사상을 부탁해! 개인적인 징크스도 더러 유별나다.강우석 감독은 신작의 제작발표회 때마다 절친한 후배인 김상진 감독을 꼭 대동한다.“고사상의 돼지머리에 상진이가 돈을 꽂아야 일이 잘 풀리더라.”고 강 감독은 말한다.배우 이성재는 징크스를 의식해 기술시사(완성필름 전단계의 시사)는 보지 않는다. 아예 영화출연 자체가 극복못할 징크스인 스타 리스트도 돈다.김희선,고소영,배두나,김민종,차인표,안재욱 등.이상하게도 스크린에만 나오면 맥을 못 추는 얼굴들이다.믿거나∼말거나! 기록이 그렇듯 징크스도 깨보라고 만든 거니까!! 황수정기자 sjh@
  • 설특집 We/연인과 영화 한편

    ‘샌드위치 데이’(24일)까지 합치면 이번 설연휴는 무려 닷새.황금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에 간판을 건 한국영화만도 3편이나 된다.연휴동안 가장 잘 나갈 영화 5편을 박스오피스에서 골랐다.뭘 볼까.‘영화자랑 가상인터뷰’에 주인공들을 불러냈다. ●‘말죽거리 잔혹사’ 권상우 “‘말죽거리 이소룡’이라고 들어보셨는지.TV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한 터프’하는 내가 이번 영화로 연기파 배우로 발딱 일어설 거란 칭찬들이 짜하더라고요.70년대말 서울의 한 남자고교를 무대로 사랑과 우정,학원문제 등을 담은 영화인데요.내 쌍절권 솜씨를 꼭 한번 보세요.패거리 싸움장면에서도 대역이나 와이어를 쓰지 않았답니다.아 참,극중 ‘연적’인 이정진도 장동건 뺨치는 카리스마를 보였다는 호평들이고요.”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 액션/유하/권상우·이정진·한가인/15세 ●‘내사랑 싸가지’ 하지원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데다 도발적인 제목 때문에 입소문을 많이 탄 작품인 거 아시죠? ‘다모폐인’을 낳은 내가 갈래머리 ‘고딩’이 되어 명품족 ‘대딩’과 엎치락뒤치락 사랑게임을 벌이죠.솔직히 기자시사회의 반응은 좀 썰렁했어요.하지만 10,20대 네티즌팬들만은 성원해주리라 믿습니다. 잊지마세요.‘살인미소’의 김재원이 상대역이란 사실!”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 로맨틱코미디/신동엽/하지원·김재원/12세 ●‘빙우’ 김하늘 “이렇게 고생해서 찍은 영화는 처음이에요.캐나다 유콘주 빙하지대까지 가서 찍었거든요.오죽했으면 함께 출연한 송승헌씨는 ‘고생한 걸로 치면 관객 1000만명은 들어야 된다.’고 말한다니까요.이성재·송승헌씨가 설산(雪山)을 오르고 빙벽을 타는데,손에 땀을 쥘 만큼 아찔해요.산악영화의 대담한 스케일에 애잔한 멜로가 결합된,국내 최초의 ‘산악멜로’예요.전개가 너무 느린 게 흠이라지만,‘이런 멜로영화가 있구나’ 감탄할 걸요.”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 멜로/김은숙/이성재·김하늘·송승헌/12세 ●‘실미도’ 정재영 “‘반지의 제왕’을 누른 화제작인데 아직도 못 보셨다고요? 북파공작원들의 실화,그러니까 ‘실미도 사건’을 다룬 영화라는 건 다 아실 테고.짐승처럼 펄밭을 기고 온종일 바닷물에 빠져 살다시피 하는 특수훈련 장면들이 극사실적으로 그려져 남성들이 특히 좋아하더군요.훈련장면이 장난 아니거든요.촬영때 감독이 입에 달고다닌 말이 “연기 잘하라.”가 아니라 “몸조심들 하라.”였다니까요.설경구씨야 워낙 스타였지만,이 영화에서 의외로 제가 좀 떴어요.의리와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연기가 완벽했다나 어쨌다나….”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 액션드라마/강우석/설경구·정재영·안성기/15세 ●‘라스트 사무라이’ 톰 크루즈 “‘실미도’와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네요.그래도 자신 있습니다. 권상우가 이소룡 키드로 변신했다 한들 제가 말 달리는 사무라이가 된 충격만 할까요. 일본 메이지 유신시대에 벽안의 군 대위가 신식 전술을 가르치러 왔다가 사무라이 정신에 감화해 그만 목숨걸고 사무라이로 ‘전향’하는 줄거리죠.왜색에 할리우드 오락정신이 뒤섞인 퓨전시대극인데,오묘한 즐거움을 어찌 말로 다 하겠습니까.”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 액션/에드워드 즈윅/톰 크루즈·와타나베 겐/15세 황수정기자 sjh@ ■또 볼만한 영화는 ●피터팬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팬터지드라마/P.J.호건/제이슨 이삭스·제러미 섬터/전체 (내용)=원작에 가장 충실하다고 평가받는 피터팬.피터팬이 사랑과 눈물의 비밀로 연인 웬디를 구한다. ●브라더 베어 (장르/감독/관람등급)=애니메이션/애론 블레이즈·로버트 월커/전체 (내용)=곰이 돼버린 인간과 아기곰이 나누는 우정과 사랑.유쾌한 웃음에 훈훈한 감동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팬터지액션/피터 잭슨/일라이저 우드·비고 모텐슨/12세 (내용)=난쟁이 호빗족인 프로도가 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나선 마지막 모험길.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된 전투장면 압권.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장르/감독/배우/관람등급)=코믹드라마/세드릭 클래피쉬/로맹 뒤리스·오드리 토투·주디스 고드레쉬/15세 (내용)=스페인의 한 기숙사 아파트가 배경.다양한 국적의 20대 유학생들이 엮는 유쾌한 해프닝과 우정.
  • 주말매거진 We/빙우

    ‘여성감독이 찍은 한국최초의 산악영화’.16일 개봉하는 김은숙 감독의 데뷔작 ‘빙우’(氷雨·제작 쿠앤필름)에 따라다닌 수식어다.거대 빙산을 캔버스삼아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붓질해낸 영화에 제작사가 붙인 장르는 ‘산악멜로’. 험산이 뿜어내는 역동적 외연과 주인공들의 순애보로 충만한 내실이 조화를 이뤄 감상포인트가 신선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설산(雪山) 베이스캠프에 모인 해외원정 등반대원들을 접하는 순간,관객들은 ‘전에 보지 못했던 한국영화’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만하다.중현(이성재)과 우성(송승헌)은 알래스카 아시아크봉을 오르는 주요 등반대원.두 남자가 왜 하필이면 그 봉우리를 오르려 하는지,영화는 한뼘한뼘 그 사연을 풀어주는 것으로 드라마의 살을 붙인다.지리한 여행길의 길동무가 그렇듯 둘 모두 별 뜻없이 자신의 지나간 사랑을 추억한다.그러나 뜻밖의 조난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내몰릴 즈음,둘이 한 여자를 추억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중현과 우성의 기억 속 교차점에 서있는 여자 경민(김하늘)은 두 남자의추억을 통해 캐릭터가 완성돼간다.여주인공의 캐릭터가 시종 ‘과거형’으로 복기되는 이같은 접근방식도 색다른 맛이다. 영화는 멜로관객들에게 모처럼 ‘온탕냉탕’의 이색처방을 내렸다.산악영화를 방불케 하는 아찔함과 애절한 멜로의 정서 사이를 쉼없이 들락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산악 멜로’라는 노림수는 오히려 어정쩡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는 평가도 있다.이루지 못한 연애담의 애상에 빠져보기엔 암벽등반의 위험요소들이 아찔하게 부각되고,그렇다고 대담한 스케일의 등반드라마를 즐기기엔 토막 회고담이 너무 자주 끼어든다.이렇게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 탓일까. 영화의 붓터치는 채도높은 수채화보다는 덧칠된 유화쪽에 가깝다.이렇다 할 전후설명도 없이 중현이 유부남이란 이유만으로 경민과의 사랑이 깨지는 대목 등은 요즘 관객들에겐 설득력이 모자란다.멜로의 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 건 그래서이다. 빙산 등반 장면들은 캐나다 유콘주 빙하지대에서 찍었다. 황수정기자 sjh@
  • [시네 드라이브] TV는 영화홍보 전용?

    눈치빠른 TV시청자들은 요즘 뜨악해질 때가 있을 것 같다.‘김하늘이 웬일로 방송에 다 나왔을까? 그것도 저렇게 한가한 사담(私談)들을 주고 받다니….’ 방송을 떠나 영화에만 전념하던 스타 연예인이 갑자기 TV화면에서 보이기 시작하면 십중팔구 같은 이유를 갖고 있다.개봉을 앞둔 출연작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개봉을 1∼2주쯤 앞둔 영화 주인공들의 ‘방송오락프로 순례’는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TV풍경이다.하지만 속이 빤히 보이는 낯뜨거운 홍보전략은 생각있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지난 1일 개봉한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그 대표적인 사례.사정을 이해하는 영화홍보 담당자들조차 “저런 프로그램에까지 나가야 하나 싶다.”며 혀를 찼다.개봉 열흘전쯤인 구랍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같은 차원에서 배우들이 얼굴을 내민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은 무려 5개.주인공 정준호·공형진의 얼굴이 아침저녁으로 방송을 타다시피 하더니 방송가 안팎에서 간접광고 논란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영화 홍보담당자들의 방송프로그램 막후선점경쟁은 불꽃이 튄다.개봉 1∼2주전쯤인 ‘적기’에 주요 오락프로에 주인공들을 노출시키는 게 초반 흥행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6일 개봉하는 ‘말죽거리 잔혹사’의 홍보담당 손복희씨는 “SBS ‘야심만만’(이 프로가 배우들 사이에 최고인기다.)에 배우들을 출연시키려고 3개월 전에 방송섭외를 해뒀다.”면서 “며칠만 늦었어도 16일 개봉하는 다른 한국영화들에 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영화도 지난 5일 ‘야심만만’을 시작으로 SBS ‘최수종쇼’,KBS2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해피투게더’를 거쳐 15일 SBS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까지 모두 5개 프로그램에 주인공 권상우를 내보냈다. 스크린에서 뛰는 배우들을 모처럼 안방극장에서 만나는 건 당장엔 반갑다.그러나 시청자들을 향해 환히 웃고 있는 배우들의 속내를 알고 나면 씁쓸해진다.배우들의 ‘겹치기 반짝 출연’은 영화사의 홍보전략과 방송사의 시청률 경쟁이 손잡아 낳은 일그러진 부산물인 셈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속수무책으로 훼손된다면 결국 그피해는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당장은 방송심의위원회가 ‘교통정리’에 좀더 적극 나서야 할 것 같다. 황수정 기자
  •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장동건 원빈 친형제 같아 그거면 게임 끝입니다

    강제규(42) 감독을 한국영화판을 움직이는 ‘큰 손’으로 꼽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러나 연출작품 편수를 따져보면 놀랍다. 그의 연출작은 단 2편.1996년 ‘은행나무 침대’로 감독데뷔했고 99년 한국영화사를 다시 쓰게 한 흥행대작 ‘쉬리’를 내놓은 게 전부다.전국관객 597만명이라는 ‘쉬리’의 당시 전례없는 성취 덕분에 본의아니게 ‘값진 오해’를 사온 셈이다. 그가 세번째 연출작품을 내놓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한국전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애증을 그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제작 강제규필름)가 2년여의 산고 끝에 새달 6일 개봉한다.순수제작비로 든 돈만 무려 147억 5000만원.한국영화사상 최고다.그와 충무로 캐스팅 0순위의 주인공 장동건·원빈의 시너지효과가 얼마만큼 풍속(風速)을 높일지,충무로가 숨죽일 만하다.후반작업을 하느라 경기도 양수리 종합촬영소에 갇혀 “숨쉴 시간도 없다.”는 감독을 만났다. 왜 이렇게 공백이 길어야 했나. - 무슨 이유가 있겠나.게을러서 그렇다.(웃음) 근년들어 블록버스터들이 하나 같이 실패했다.투자심리가 위축된 터라 기대만큼 우려도 큰 게 사실이다.‘태극기…’가 무너지면 향후 몇년 동안 한국영화는 가사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걱정이 많다. - 물론 그런 시선을 감지한다.하지만 내수시장만 보고 그 큰 돈을 끌어들일 만큼 무모하진 않다.해외배급 등 ‘쉬리’의 노하우를 십분 살려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에게 취약한 시장을 새롭게 공략해 보고 싶었다.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영화의 본류시장쪽으로 덩치 큰 배급을 할 작정이다.모험의 원동력은 바로 그것이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블록버스터의 소재가 왜 하필이면 6·25전쟁인가. - ‘쉬리’는 해외에서도 성공했다.그러나 그저 ‘재미있다.’는 반응말고는 돌아온 게 없었다.미국·유럽시장에서 영화외적 파장,즉 사회적 흔들림을 얻어낼 소재는 한국전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보편적 정서를 건드릴 소재로 전쟁 이상이 있을까.6·25전쟁을 잊어가는 건 우리뿐,그들은 여전히 ‘한국전’을 기억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자금을 모으느라 어려움이 무척 컸다는데. - 소재주의에 빠진 영화판의 편견 때문에 더 힘들었다.이제 와서 무슨 전쟁영화,그것도 낡고 닳은 6·25이야기로 승산이 있겠느냐는 식이었다.강제규가 오랜만에 사고치는가 싶었던 모양인데,일면 이해도 한다.담보잡히고 융자내서 일단은 자비로 찍어 ‘물건’을 보여주는 수밖엔 도리가 없었다.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20% 촬영분을 들고나가 승부수를 띄웠다.일본쪽 사전판매도 그때 이뤄졌고,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위험부담을 떠안고 꼭 블록버스터를 만들어야 했는지. - 관객은 유기적인 생명체다.끊임없이 다양성과 변화를 갈구하는 생명체라고 할까.블록버스터는 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하나의 대안일 뿐이다. 영화의 특성상 제작전에 국방부의 협조를 얻으려고 많이 노력했다.국방부에서 협조했더라면 제작비 절감효과를 봤을 것 같다. - 대단히 아쉬웠던 부분이다.당시에 쓰인 무기 등에 대한 지원을 국방부에서 받았다면 20억원은 족히 절감했을 것이다.극중 주인공들이 강제징집령을 받고 군에 들어가는 설정이 있는데,육군측이 군수물량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시나리오 수정을 요구했다.강제징집이 일반적 사실처럼 비쳐지면 군의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이유에서였다.잠시도 고민하지 않았다.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제작비 때문에 얼버무릴 순 없었다.결국 탱크나 장갑차 등을 견본제작한 뒤 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복제해서 화면을 채워야 했다. ‘태극기…’는 외형적 규모도 규모려니와 한국영화의 기술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듯하다.이를테면 디지털 캐릭터(모션캡쳐 카메라로 사람의 동작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이를 컴퓨터그래픽으로 실제인물처럼 활용하는 기법)를 도입한 것도 국내 첫 시도다. - 처음엔 외국스태프 동원을 놓고 고민했다.그러나 곧 생각을 바꿨다.우리 힘으로 이런 실험과 탐색을 해볼 기회도 많지 않다고 판단했다.필름 전체를 디지털 작업했다.찍은 필름을 디지털로 바꿔 다시 필름으로 출력하는,까다로운 기술력과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다.유대인 학살을 다룬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화제작 ‘피아니스트’에 순제작비 3500만 달러가 들어갔다.그 영화의 어디에 그 돈이 들어가 보이는가.(뜸을 들이다 확신에 찬 듯) ‘태극기…’를 보고나면 오히려 147억원이 모자랐겠다 싶을 것이다. 그래도 성에 차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 한국전에 대한 가장 선연한 이미지의 하나가 평양시가전 전의 B-29 공중폭격이다.5억원쯤 들어가는 평양시내 미니어처를 못 만든 게 두고두고 아쉽다.그 미니어처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전쟁의 사실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 처음에 장동건과 원빈을 나란히 카메라에 잡을 때는 조화가 안될까 내심 걱정했다.그런데 30%쯤 찍었을 즈음엔 둘이 진짜 친형제처럼 뭉쳐졌다.시쳇말로 ‘게임 끝’이다.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가 브레이크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자신이 형님 뻘이라는 강우석 감독은 ‘태극기…’보다는 ‘실미도’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객이 들어야 한다고 농담하던데. - 바빠서 ‘실미도’를 아직 못 봤다.그러나 여자 한 명 안 나오는 영화를 누가 보겠느냐는 소재주의의 편견을 보란 듯이 깬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흥행에서야 나도 양보 못한다(웃음).‘태극기…’의 제작비가 그쪽보다 근 2배나 많이 들었으니 관객도 그에 비례해야 하지 않겠나. 황수정기자 sjh@
  • 스크린+α

    ●‘태극기…' 피하려고 16일 개봉작전 “16일을 잡아라!” 신년 벽두부터 충무로에 주판알 튕기는 소리가 요란하다.새달 6일 개봉할 강제규 감독의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사진·제작 강제규필름)를 피하기 위해 너나없이 눈치작전을 펴고 있어서다.그렇게 해서 ‘간택’한 날짜가 16일. 새로 간판을 올리는 영화들은 극장의 스크린 확보에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한국영화만도 무려 3편.권상우 주연의 학원액션 ‘말죽거리 잔혹사’,송승헌·이성재·김하늘 주연의 멜로 ‘빙우’,하지원·김재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내사랑 싸가지’가 동시에 개봉한다.하나같이 관객 동원력이 대단한 스타들이 주연한 작품들이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위력이 클 것 같아 2월 개봉은 피해야겠고,설연휴 대목을 보려면 그 전주인 16일 개봉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외화 ‘런어웨이’,‘피터팬’도 16일 극장가에 합류한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줄기차게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실미도’가 스크린을 줄일 기미가 없는 것도 16일 개봉을 손꼽아 준비해온 영화사들로서는 ‘복병’인 셈이다. ●‘반지의 제왕' 1~3편 연속상영 행사 영화채널 MBC무비스는 개국 1주년 기념으로 14일 서울 신사동 씨네시티 극장에서 화제작 ‘반지의 제왕’ 1∼3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색행사를 갖는다. 11일까지 홈페이지(www.mbcmovies.com)로 신청을 받아 네티즌 300명에게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시리즈를 모두 감상하는 기회를 준다. 1편 ‘반지원정대’,2편 ‘두개의 탑’,현재 개봉중인 3편 ‘왕의 귀환’까지 모두 볼 수 있으며 참가자들에게는 점심식사와 추첨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MP3플레이어 등의 경품을 준다.
  • 신상옥부부 동아방송대 석좌교수에

    한국영화계의 산 증인인 영화감독 신상옥·배우 최은희 부부(사진)가 동아방송대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동아방송대는 신씨와 최씨가 2004년 봄 학기부터 연극영화계열 학생들에게 영화연출과 연기를 가르친다고 6일 밝혔다.1950∼6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를 이끌어오다가 80년대 북한과 미국에서 활동하기도 한 두 사람은 “50여년 영화인생의 연륜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모두 쏟아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문화 이제 내가 만든다/생산 소비 함께하는 참여 文化활짝

    그동안 문화 소비자가 생산에 참여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비평을 통하여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전부였다.그러나 이젠 달라지고 있다.소비자와 생산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 부터가 어려워진 데다,메시지의 전달도 일방적이라기 보다는 쌍방향적이다.이는 인터넷 등 쌍방향 매체와 매스 미디어와 구별해 퍼스널 미디어로 부를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 등의 보급과 활용으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전문가들의 독과점이 깨졌기 때문이다.인터넷을 통해 힘을 합친 동호인들이 생산자 못지 않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적극적인 자기표현과 참여로 이어져 한국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사례들을 통해 ‘이제 내가 한다.’의 모습을 살펴본다. ■공연기획 나선 ‘팬 카페' ‘젊은 소리꾼’ 김용우는 지난해 12월5일 서울 홍대 앞 라이브공간 ‘사운드홀릭’ 무대에 초청됐다.이 공연의 기획자는 다름 아닌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김용우 팬 카페’.김용우와 아카펠라 그룹 ‘더 솔리스트’를 묶어 하나의 공연을 만들었다. 1000명이 넘는 카페 회원 가운데 공연기획 전문가와 홍보 전문가 등 10여명이 “우리가 즐길 공연이라면,우리 뜻대로 한번 엮어보자.”면서 앞장섰다.이날 공연에 티켓값 1만원을 내고 참여한 사람은 300여명.이들은 김용우와 더 솔리스트가 주고받는 동서양 음악의 대화를 즐긴 다음,생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스타’와 ‘팬’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혔다. 김용우는 “팬들과 하나가 되어 호흡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면서 “내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이 불러주었다는 사실 자체도 고맙지만,같이 가야 할 음악생활의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용우 팬 카페가 공연기획에 나선 것은 홍대앞 공연이 처음은 아니다.2002년 12월14일에는 연강홀에서 김용우의 표현처럼 ‘신나는 콘서트’가 열렸다.당시 김용우는 일본공연에 나서 장기간 국내무대를 비웠다. 팬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한동안 만날 수 없었던 소리꾼을 불러낸 셈이다.당시 공연에는 더 솔리스트는 물론 가수 안치환도 참여하여 3시간 넘게 음악적 교감을 나누었다. 김용우 팬 카페 운영자의 한 사람인 편집디자이너 이승한(30)씨는 국악을 전혀 알지 못했던 어느날 TV에서 ‘김용우의 소리기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우리 소리에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국악이 좋아지니까,여기저기 공연장을 쫓아다녔고,강습회에도 나가 판소리와 민요를 직접 배웠다.이렇게 국악을 체험하고 나니 직접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음악가를 초청하여 음악회를 만들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이씨는 “소리꾼과 팬들을 이어주는 계기를 계속해서 마련하면 국악을 대중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힘이 되지 않겠느냐.”면서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뮤지컬 마니아모임 ‘베사모' ‘뮤지컬 마니아’였던 전경환(38·사진)씨는 이제 ‘뮤지컬 제작자’가 됐다.뮤지컬기획사 MIP의 운영팀장으로 지난 연말을 극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보냈다.12월 중순 서울 논현동 시아트 뮤지컬 전용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때문이었다.제작과 기획홍보 마케팅을 모두 해내느라 몸이 몇개라도 모자랐다. 사실 몇달전까지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한해에 30편가량의 공연을 즐기고,뮤지컬배우 이혜경 팬클럽에서 활동하는 적극적인 관객에 불과했다.어느 날 2000년 이혜경이 주연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다시 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젊은…’은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베사모(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모임)’라는 마니아 모임이 만들어졌다.전씨를 비롯한 20여명의 베사모 회원들은 쌈짓돈을 모아 3억원을 마련했다.은행 중역인 한 회원은 거액을 내놓았다.이 돈을 가지고 극단 갖가지의 심상태 대표를 찾아갔다.심대표는 투자만 하려고 했던 이들에게 직접 제작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이렇게 해서 지난 8월말 엉겁결에 뮤지컬전문 기획·제작사인 MIP가 탄생했다.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니 쉽지 않더군요.회원들이 회사원,웹디자이너,프로그래머,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직장인이나 대학생이라 전적으로 일에 매달릴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고요.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제가 나섰습니다.” 전씨는 본업인 유통업을 접고,회사를 떠맡았다.처음 해보는 일이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지난 10월 연강홀에서 첫공연을 올렸다.12월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했고,19일부터 시아트 전용극장에서 장기공연에 들어갔다. 모든 것이 낯설어 어려움을 겪을 때면 ‘그냥 관객으로 남을 걸’하는 후회를 안 하는 건 아니다.하지만 열심히 땀흘리는 배우와 스태프를 지켜보면 그런 투정은 금세 눈녹듯 사라진다.“배우를 사랑하고,작품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 만큼 뮤지컬을 만들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다만 우리가 좋아하는 공연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면 그걸로 충분히 보람을 느낄 것 같아요.” 이순녀기자 coral@ ■저자·독자·기획 ‘삼위일체' 출판 독자는 더이상 책의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다.이제 저자와 독자,그리고 출판사가 삼위일체가 돼 함께 책을 만드는 세상이다.출판계에도 바야흐로 ‘프로슈머(prosumer)’시대가 온 것이다.독자는 책의 소비자이기 전에 어엿한 생산자다.책을 사 읽기만 하던 사람이 직접 편집을 하고 제작을 하고 홍보까지 하는 멀티 플레이형 독자가 출판·독서계에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출간된 추둘란(사진) 씨의 수필집 ‘콩깍지 사랑’이 바로 그런 예에 속하는 대표적인 책이다.소나무 출판사와 인터넷 북 커뮤니티 ‘리더스 가이드(www.readersguide)’가 공동 기획해 만든 이 책은 한마디로 독자가 저자요 또 기획자다.그동안 강연회나 출판기념회 등으로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경우는 있었지만 독자가 책이 출판되기 전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소나무 출판사는 초고를 ‘리더스 가이드’ 홈페이지에 올리고 설문을 부탁했다.설문 내용은 책의 컨셉트부터 홍보까지 편집과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망라했다.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 독자들은 꼼꼼하게 설문지를 적어 냈고 출판사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책의 기본개념,목차,디자인,판형,지질 등을 결정해 책을 펴냈다. 독자로서 지적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출판사측 표정 또한 고무적이다.“책을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것은 컨셉트를 잡는 일입니다.그런데 독자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나이나 성별,직업에 따라 어떤 글을 선호하는지 분명히 알 게 됐죠.” 앞으로 ‘독자 참여 도서’ 제작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편집·제작·홍보 수준이 아니라 독자가 기획에 참여하고 직접 저자가 되기도 하는 명실상부한 ‘지식정보 네트워크’ 시대가 눈앞의 현실이 되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인터넷 펀드' 제작 영화 만들어진 영화를 관객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시대는 진작에 갔다.제작현장 깊숙이 예비관객들의 쌈짓돈이 들어오는 인터넷 펀드는 몇년새 충무로의 익숙한 제작관행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최고 화제작의 하나인 ‘바람난 가족’(명필름)에는 530명의 네티즌 투자자가 20억원을 투자했다.이들은 3개월의 상영기간을 거쳐 투자금액의 179.4%를 회수했다.한 제작자는 “요즘 관객들은 흥행 가능성 있는 영화를 귀신같이 알아차린다.”면서 “영화산업의 덩치가 커질수록 관객과 제작사간의 이같은 ‘윈-윈 전략’은 빛을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객들의 참여는 개봉 이후에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박하사탕’‘파이란’ 등은 개봉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파사모’라는 자발적 동호회를 통해 다시보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지난 3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한 ‘지구를 지켜라’는 관객들 스스로 ‘지구수호단’이란 모임을 만들어 여전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영화사 필름매니아의 마케팅 관계자는 “엑스트라가 대거 동원되는 장면에는 극중 주인공의 팬클럽이 자청해서 무료로 출연하기도 한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사들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관람객을 사실상의 ‘심사위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요즘 영화의 흥행을 주도하는 관객은 10∼20대 네티즌 세대.최근 제작중이거나 제작예정인 주요작품을 일별해보면 이들이 시나리오의 흐름을 주도하는 ‘숨은 손’이란 사실이 한눈에 감지된다. 인기를 검증받은인터넷 소설들이 앞다퉈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오는 16일 개봉하는 ‘내 사랑 싸가지'(사진) 를 비롯해 인터넷 스타작가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그녀를 믿지 마세요’‘내 사랑 일진녀’‘그녀를 모르면 간첩’ 등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1020세대가 한국영화판을 로맨틱코미디 마당으로 둔갑시키는 막후주역”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황수정기자 sjh@
  • ‘실미도’ 개봉 첫 주말 최다 관객

    지난 24일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가 28일까지 개봉 닷새 동안 전국관객 159만명을 동원,한국영화사상 첫 주말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국산 영화가 개봉 첫 주말에 전국관객 100만명을 넘기기는 지난 10월 개봉 나흘만에 전국 112만여명을 동원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 이어 두번째다. ‘실미도’는 남한 내 북파 특수부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개봉 첫날 전국 30만 10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 되돌아본 한국영화 50년/‘자유부인’서 ‘친구’까지 54편 회고전

    한국영화 50년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대규모 회고전 ‘열정,대한민국 영화 1954-2004’가 새해 1월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허리우드극장에서 열린다. 회고전에서는 1950년대 ‘자유부인’을 비롯해 60년대 ‘미워도 다시한번’,70년대 ‘겨울여자’,80년대 ‘깊고 푸른밤’,90년대 ‘서편제’,2000년대 ‘친구’ 등 각 시대별 흥행작 총 54편이 상영된다.61년작 ‘오발탄’에서 ‘하녀’‘삼포가는 길’‘아름다운 시절’‘파이란’ 등을 거쳐 2003년작 ‘오구’에 이르기까지 대중적 인기와 평단의 호평을 받은 화제작들도 포함된다. 상영횟수는 모두 96회.허리우드극장 3관(블루관)에서 매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6회씩 상영하며,토요일 밤에는 철야상영도 한다.외국인 관객을 배려해 모든 상영작에 영문자막을 앉혔고 감독ㆍ배우와의 대화도 한국어-영어 동시통역으로 진행한다. 회고전 준비위원회는 영화 스틸사진과 포스터 전시회를 곁들이는 한편 영화관 입구에 각 시대별로 유행하던 음악과 추억의 군것질 거리들을 마련해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전용택 준비위원은 “한국영화에 관심을 가진 외국인들을 위해 행사를 기획했으며,장소도 외국인이 많이 찾는 인사동 근처를 고려해 허리우드 극장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3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85편의 한국영화가 350여회 상영된 것을 제외하면 한국영화 회고전으로는 이번 행사가 최대 규모다.http://panorama.nkino.com (02)745-4231. 황수정기자
  • [시네 드라이브] 관객수 ‘부풀리기’ 사라질까

    “A배급사는 그런대로 믿을 만하지만,B배급사가 발표하는 수치는 번번이 몇만명씩 부풀려지기 일쑤고,C배급사는 웬만해선 관객수 자체를 공개하지 않으려 들고” 매주 주말이후 일제히 공개돼온 극장관객수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영화관계자는 드물다.주먹구구식 계산에다,배급사들이 대외홍보용으로 너나없이 부풀려 관객수를 발표하기 때문.이런 잡음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꾸준히 ‘극장 통합전산망 운영’이 거론돼왔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통합전산망이 새해엔 과연 제대로 운영될지 영화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최근 통합전산망의 사업주체인 영화진흥위원회가 연말까지 전산망사업자 인증을 거쳐 내년 1월1일부터 통합전산망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한 때문이다. 현재 인터파크,시네매드,시네시스,CJ시스템즈,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6개 전산망사업체들은 회선연결을 위한 실험을 마친 상태다.극장주들의 참여를 유도할 보다 적극적인 방안도 마련됐다.현행 영화진흥법 규정에 따르면 통합전산망에 가입한 극장은 스크린쿼터(한국영화의 무상영일수)를 20일 범위 안에서 감경받을 수 있다. 그러나 영진위가 제시한 일정대로 사업이 순탄히 진행되리라고 기대하는 영화인들은 거의 없어보인다.앞으로 이 제도에 가입한 극장은 매일 오전 7시까지 영진위에 전날 상영한 영화들의 관객수·발권시각 등의 상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멀티플렉스의 한 관계자는 “한국영화가 선전하는 요즘같아서는 스크린쿼터를 감경받을 필요성이 그다지 크지도 않다.”면서 “영업기밀을 완전공개해야 하는 제도가 반가울 극장이 어디 있겠냐?”고 떨떠름해했다. 관객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언제쯤이면 100% 신뢰해도 좋은 관객수 집계표를 볼 수 있을까.어떤 영화에 얼마만큼의 관객이 들었는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대단히 큰 ‘영화정보’다. 황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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