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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대표영화/이용원 논설위원

    영화에 관계하는 이들과 함께 한 어제 점심 자리에서 화제는 단연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였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블레어 총리에게 한국영화 네편의 DVD를 선물했다는 뉴스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A가 먼저 말을 꺼냈다.“한국영화를 선물하자는 아이디어를 누가 냈을까. 한 국가사회를 이해하는 데 영화처럼 쉽고 편한 매체가 없잖아. 노 대통령만이 아니라 역대 어느 대통령도 우리 영화를 외국 정상에게 선물한 적은 없었을걸. 아무튼 대단해.” 동의하는 말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B가 불쑥 내뱉었다.“그래도 작품 선정에는 문제가 많아. 기왕 외국 정상에게 영화를 선물하려면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을 고르는 게 상식 아닌가.”노 대통령이 선물한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박하사탕’‘오아시스’이다. 갑자기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네편 가운데 세편이 한 감독의 작품이면 편향된 것 아닌가.‘취화선’과 ‘오아시스’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상 받은 작품이니 당연하다 쳐도 ‘초록물고기’‘박하사탕’을 꼭 넣어야 할까. 국제영화계에서 한창 각광받는 김기덕·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왜 빠졌어 등등 저마다 몇마디씩 했다. 결론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를 뽑는 데도 ‘코드’가 작용했다.”라는 의구심이었다. 논의를 듣다 보니 청와대의 설명이 궁금해져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기저기 전화한 끝에 청와대의 한 인사와 통화가 됐다. 그는 “부속실에서 준비한 것으로 안다. 순방길에 동행했으니 현지에 연락해서 과정을 알아 보겠다.”고 했다. 몇시간 뒤 그가 전한 선정 과정은 이랬다.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선정 대상으로 했다, 이창동 감독 작품을 일부러 세편 넣은 것은 아니고 세 작품이 한 세트로 나온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김기덕·박찬욱 감독 작품은 DVD로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더라 등이었다. ‘코드 선정’이 아니라니 다행이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우리 영화는 이제 외연이 넓어져 다양한 장르에 수작(秀作)이 존재한다. 멜로영화 한편,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 한편쯤을 추가해도 선물보따리가 그리 무거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자폐증 청년 마라톤 도전기 영화 ‘말아톤’ 촬영현장

    자폐증 청년 마라톤 도전기 영화 ‘말아톤’ 촬영현장

    어디를 바라보는지 알 수 없는 초점 흐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한 청년.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듯도 하고,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두리번거리는 듯도 하다. 배우 조승우(24)가 다섯살 지능을 가진 스무살 자폐증 청년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말아톤’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를 통해, 자폐증 청년의 해맑은 순수를 슬쩍 들여다봤다. #자폐증 청년으로 완벽 변신 “동물백과 초원이 줬어.357종의 동물, 올 컬러 어린이 동물백과… 세연이 보고싶어.” 감독의 슛사인과 함께 터져나온 조승우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고음의 가성이 섞인데다 제멋대로인 억양. 뮤지컬 스타이기도 한, 한국 최고의 목소리를 자랑하는 배우 조승우의 목에서 나온 소리가 맞나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날 촬영분은 초원(조승우)과 어머니 경숙(김미숙)이, 초원의 초등학교 시절 친구인 세연과 오랜만에 재회하는 장면. 초원은 세연을 마주하고도 누구인지 몰라 멀뚱멀뚱 주변만 바라보고 있다.“그 세연이가 나야.” 그제서야 세연을 뚫어져라 보더니 긴 손가락을 뻗어 반복해 탁자를 치며 “세연이 입에 점 있다. 왕점…”이라며 흥분된 어조로 말을 이어간다. 짧은 머리 위에 흰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파란 체크무늬 남방을 바르게 차려입은 조승우는 그 모습만으로도 지극히 평범한 아이 같았다. 거기에 약간은 경직된 몸동작, 벌어진 입, 초점없는 눈빛까지 더해지니 영락없는 자폐증 환자였다. 홍보관계자가 “자폐증 환자 사이에 있으면 분간을 할 수 없다.”고 귀띔할 정도. #“닫혀있는 게 아니라 순수한거죠.” 영화 ‘말아톤’(정윤철 감독)은 엉뚱하고 순수한 자폐증 청년의 좌충우돌 마라톤 도전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다. 춘천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2시간57분 만에 풀코스를 뛴 배형진씨를 모델로 했고, 조승우 역시 그를 자주 만나 함께 뛰면서 연기의 영감을 얻었다. 지난 9월에는 강화 해변 마라톤대회에서 함께 10㎞를 완주했다. “촬영전에는 몇백m만 뛰어도 헉헉댔는데 지금은 6·7㎞정도는 거뜬히 뛸 정도로 중독됐다.”는 조승우. 달리기는 이제 어느정도 자신있지만 자폐증 연기는 여전히 그에게 어려운 과제다.“한국영화에서 이런 역할이 흔하지 않잖아요.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거고, 외국 영화에서 멋있는 배우들이 이미 보여줬고…. 하지만 저 나름대로 나만의 초원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가 표현하고 싶은 초원은 “자폐(閉)아가 아닌 자개(開)아”란다.“닫혀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는 순수함에 초점을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영화 ‘하류인생’,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거쳐 ‘말아톤’까지,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내면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조승우.“운좋게도 소중한 작품들을 만났다.”는 그는 앞으로도 뮤지컬,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싶단다.‘말아톤’은 초원이 그림일기에 ‘내일의 할 일 말아톤’이라고 쓴 데서 아이디어를 얻은 제목. 이달 중순 크랭크업해 새달 말 개봉한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중년탤런트 스크린 점령

    중견 탤런트들의 농익은 연기에 맛을 들인 영화계가 아예 이들을 복수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하지만 TV 드라마에서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중후한 영화’로 지레 짐작했다간 오산.‘여태 저런 끼를 어떻게 감추고 살았을까.’싶게 몸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는 난다긴다하는 젊은 배우들도 울고 갈 정도다. 3일 개봉하는 영화 ‘까불지마’(제작 JU프로덕션)가 대표적. 최불암, 오지명, 노주현 등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기파 중견 배우 세명이 주인공으로 뭉쳤다. 동료의 배신으로 옥살이를 한 벽돌(최불암), 개떡(오지명), 삼복(노주현)이 감옥에 갇힌 배신자의 딸을 위해 팔자에 없는 보디가드를 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줄거리.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단연 세 배우의 코믹 연기다. 대한민국 대표 아버지상으로 각인돼온 최불암이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차림의 보디가드로 변신한 것 자체만으로도 웃음이 터진다. 시트콤에서 이미 코믹 연기의 진수를 선보인 오지명은 일명 ‘호나우두 머리’라는 우스꽝스러운 헤어스타일까지 서슴지 않았고,‘잔머리의 대가’로 등장하는 노주현도 원없이 망가졌다. 그중에서도 세 배우가 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압권이다. ‘까불지마’가 중견 남성배우들의 개인기에 방점을 찍었다면 지난주 촬영을 마치고, 내년 1월말 개봉 예정인 ‘마파도’(제작 코리아엔터테인먼트)는 한껏 물오른 다섯 여배우의 앙상블에 힘을 실은 작품이다. 마파도라는 수상한 섬에 살고 있는 다섯명의 ‘할매’와 어느날 이 섬에 찾아온 두명의 젊은 남자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작품을 끌고 가는 기본 축. 여운계, 김을동, 김수미, 김형자, 길해연 등 개성 강한 여배우들이 펼치는 엽기적인 캐릭터 연기가 관람 포인트다. 스크린에서 조연에 머물렀던 중견 탤런트들의 당당한 주연 차지는 꽃미남, 꽃미녀 주인공 일색의 천편일률적인 영화판에서 그 자체로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이노기획의 김은 팀장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영화계 속성과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중견 배우들의 영역 파괴 욕구가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들어 스크린에 자주 나들이를 하고 있는 노주현은 “우리같은 배우들이 나와야 나이 든 관객들도 극장에 오는 걸 덜 어색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중견 탤런트들의 스크린 공략이 관객층을 넓히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적인 예가 지난 3월 개봉한 ‘고독이 몸부림칠 때’. 주현, 송재호, 양택조, 김무생, 선우용녀, 박영규, 진희경 등 중견 배우 7명이 단체 주인공으로 출연한 이 영화는 노년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는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영화의 흥망은 여전히 20∼30대 관객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아무리 중견 배우들이 주인공이더라도 주요 마케팅 대상은 여전히 젊은 층이다.‘까불지마’는 그룹 UN의 김정훈을 비롯해 임유진, 이진성 등 신세대 스타들을 출연시켜 그들의 또래 문화를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마파도’에서도 젊은 관객들에게 인기있는 이정진, 이문식 등 두 남자배우를 투톱으로 가세시켰다. 중견 배우들의 주연 등장이 한때의 유행으로 스쳐지나갈지 한국영화 시장의 다양성을 넓히는데 한몫을 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 마이 God 연기자 윤계상

    오! 마이 God 연기자 윤계상

    티끌 하나 묻지 않은 해맑은 웃음부터 날카로운 눈매의 섬뜩함까지. 윤계상(26)의 얼굴에 그렇게 많은 표정이 숨어있는지는 그를 마주하기 전까지 미처 몰랐다. 사실 영화 ‘발레교습소’를 보는 내내 깜짝 놀라긴 했다. 스타 윤계상이 아닌, 영화 속 어수룩한 청년 민재가 스크린 속에서 자연스러운 청춘의 날갯짓을 보여줬으니까. 그를 몰랐다면 ‘어쩜 저렇게 평범하게 생겼을까.’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우리 시대 고3의 자화상을 담아낸 윤계상. 한국영화계의 대단한 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는 단숨에 ‘배우’의 대열에 올라섰다. # 생각 또 생각하면서 캐릭터에 푹∼ 빠졌죠. 그의 숨겨진 ‘배우의 끼’를 먼저 발견한 건 신혜은 프로듀서. 방송 토크쇼에 나와서 딴 짓을 하는 엉뚱한 모습에 반해 “특이한 캐릭터”라며 2년전부터 ‘찜’해두었단다.‘발레교습소’의 민재 역을 찾으면서 신 프로듀서는 윤계상을 떠올렸고,‘혹시 만나보고 아니면 3일만에 바꿔버리자.’며 변영주 감독과 그를 찾았다. 그런데 반응은? “제가 너무 민재랑 비슷해서 놀라셨대요.”(웃음)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의 공을 모두 감독에게 돌렸다.“뭘 물어봐도 ‘글쎄, 민재라면 어땠을까.’라며 질문만 던지시죠. 그러면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고, 캐릭터에 빠져 있다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와요.”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이모네 집에서 온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다가 울컥 감정을 쏟는 장면. 암에 걸린 친구의 동생이 보기 흉하다며 아파트에서 쫓겨나자 민재의 감정이 갑자기 폭발한다.“처음엔 시비조로 ‘이모, 연판장에 서명했어?’라고 연기를 했죠. 감독님이 ‘과연 민재라면 그럴까?’라고 묻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민재의 캐릭터는 그런 게 아니었어요.” 짝사랑하던 수진(김민정)과 관계를 맺는 장면에서도 처음엔 ‘뽀뽀’정도를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이건 키스신이 아니라 섹스신이야.” 감독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결국은 작품의 의도대로 순박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청춘의 솔직한 사랑을 연기해냈다.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연기를 터득하는 이번 과정이, 그에게는 스스로를 배우로 자리매김하는 확고한 계기가 되었던 것. # 10대땐 민재와 정반대인 문제아였어요. 실제 그의 10대는 어땠을까.“민재랑 정반대였어요. 오히려 침 뱉고 때리는 양아치쪽에 가까웠죠. 고2때는 가출한 적도 있어요.” 가수활동을 할 때는 이 모든 걸 감추고 싶었는데 이제는 “연기자로서 도움이 되는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는 그. 이젠 이를 포용할 만큼 성숙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영화 속에서처럼 10대 시절엔 아버지에게 대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단다.“제가 하두 말썽만 피워서 god 활동을 할 때부터 아버지께서 ‘저런 끼가 있었나. 어허 참’이라며 신기해하셨어요.” god 3집으로 KBS 가요대상을 수상했을 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네가 내 아들인게 자랑스럽다.’는 칭찬을 들어 “모든 것을 얻은 것처럼 기뻤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두웠던 청춘의 긴 터널을 통과한 지금,10대들에게 할 말도 많을 듯싶다.“고교 시절엔 말하지 않고도 부모가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아요. 자신을 닫아버리지 말고 대화로 벽을 허물었으면 해요. 부모님들도 전체를 다 경험한 건 아니니까 자식들에게 보다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하고요. 영 아닌 길이라고 생각돼도 그 길이 그 아이에겐 행복일 수 있잖아요.” 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연기는 내사랑~ 그는 god 활동을 하면서도 “내 것을 가지고 싶었고 그게 연기였으면…”이란 생각을 막연히 해왔다. 무명시절때 혁이형(장혁)이 3∼4시간동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며 말하는 걸 보면서 신기하면서도 부러웠다는 그는 그 때부터 연기의 꿈을 남몰래 품어왔는지도 모른다. 가수에 대한 미련은 안 남았을까.“god의 명예에 금가는 일은 안 할 거예요.” 그럼 god라면? “군대 갔다와서 불러주면 또 모르죠. 그래도…연기가 너무 좋아요.” 모든 스태프들이 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바라볼 땐 왕자가 된 기분이었고,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돼가는 과정에선 “내가 예술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는 그. 첫사랑의 설렘처럼 들뜬 모습을 보니, 그는 정말 연기와 사랑에 빠진 듯 했다. ■ 저 군대가요~ 영화 ‘발레교습소’는 새달 3일 개봉하고, 윤계상은 그로부터 나흘 뒤 군대를 간다.1급 현역 판정을 받고 춘천 102보충대대로 입소할 예정. 이번 영화로 연기력을 인정받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서 주인공 이영애의 상대역으로 캐스팅이 거의 확정된 때라 더욱 아쉬움이 클 듯.“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날 영장이 날아왔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도 많을테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단다. 군대가기 전날까지 영화 홍보로 스케줄이 빽빽히 차 있다. 그래도 오히려 이렇게 정신없이 보내다가 군대에 가는 편이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가수였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지 않아서 지금까지는 제 연기를 좋게 봐 주셨지만,2년 뒤에는 아니겠죠.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연기 공부를 해서 놀랄 정도로 변한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윤정희 “나이떠나 멋있게 늙고 싶어요”

    윤정희 “나이떠나 멋있게 늙고 싶어요”

    #퀴즈 하나.최근 회갑나이를 전후해 더욱 완숙된 모습으로 새로운 스크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멀리 떠나 있어도 늘 가까이에 있는 여인이다. 비록 10년 가까이 영화출연을 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대스타’로 인정받는 불멸의 여배우다. 사람들은 그를 ‘은막의 영원한 꽃’이라 부른다.1976년 두살 연하의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와 결혼해 당대 최고의 로맨스를 뿌린 주인공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윤정희씨. 그는 60∼70년대 문희·남정임씨와 함께 국내 영화계의 1세대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스크린을 휩쓸었다.‘청춘극장’‘눈꽃’‘안개’‘위기의 여자’ 등 300편의 영화에 출연, 청순한 이미지로 수많은 남성과 여성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남편 국내 공연 위해 잠시 귀국 최근 그의 복귀소식이 조심스럽게 들려왔다. 지난 25일 문득 서울 여의도에 있는 윤씨의 친정집에 전화를 걸었다. 때마침 윤씨가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달 중순 남편 백건우씨의 국내 공연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가 모 영화상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들었다. 26일 오전 서울 용산역의 한 극장라운지에서 윤씨를 만났다. 인터뷰를 완강하게 거절했지만 고국의 팬들을 위해 짬을 내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기꺼이 수락했다. 회색 목도리와 긴 드레스형 옷차림, 늦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와 조화를 이루는 옷맵시였다. 특히 깨끗한 얼굴색 피부와 특유의 미소는 옛날 스크린에서 봤던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얼른 연상케 했다. 정말 올해가 회갑인 1944년생이 맞느냐고 물었다. 망설임도 없이 그는 “아녜요,44년생이 아니라 44살로 해주세요.”하며 소녀처럼 수줍게 웃는다. 회갑잔치는 어떻게 했느냐고 거듭 묻자 그는 “얼마 전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둘이 손을 꼭 잡고 오붓하게 지냈다.”고 대답했다. 그는 원래 해마다 가을쯤이면 이런저런 남편의 행사를 뒷바라지 해주려고 잠시 서울을 다녀간다. 스크린 복귀여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제가 스크린을 떠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심사숙고할 뿐이죠.”라면서 국내 복귀의사를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영화에 출연하고 싶어도 무작정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 않으냐며 여지를 두었다. 그는 또 최근 시나리오 4편을 손에 쥐고 천천히 읽어 보며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복귀시기에 대해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럴 때면 국내 팬들에게 ‘배우 윤정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바로 이때 오는 2006년이면 데뷔 40년을 맞는 소중한 해라고 말꼬리를 살짝 흐렸다. 아직 구체적으로 대답할 때가 아니라고 여러번 강조하는 바람에 되묻지는 못했지만 늦어도 1∼2년후에는 국내팬들과 만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배우는 악기다. 악기는 녹슬지 않아야 좋은 소리가 난다.”면서 “요즘 우리 영화는 너무 젊어졌다. 정치도 물론 그렇지만. 모든 것이 세대간 조화가 있어야 아름답다. 부잣집 며느리 역할이든, 가정부 역할이든 매너있고 깨끗한 역할이라면 만족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영화배우라는 것은 가장 자랑스럽고 불안하지 않은 인생의 직업이지요. 또 영화는 한 시대를 담아내고 인생을 치열하게 그려내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는 나이가 필요없지요. 젊으면 젊은 대로, 늙으면 늙은 대로 나이에 걸맞은 역할이 다 있는 것입니다.” ●2006년 영화데뷔 40주년 요즘 한국영화의 수준에 대해 그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영화를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영화는 요즘 르네상스라고 할 정도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윤씨 자신도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프랑스 지인들에게 ‘한국의 배우’로서 덕을 많이 보고 있다며 웃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예술가나 평론가들로부터 김기덕을 아느냐고 물어와요. 이때마다 ‘나도 팬이다.’고 대답하면 그들도 아주 좋아해요.” 일반 관객의 경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을 시작으로 한국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김기덕 감독 외에 이창동·홍상수·박찬욱 감독 역시 인기반열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윤씨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영화는 ‘8월의 크리스마스’‘집으로’‘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이라고 했다. 특히 ‘집으로’ 같은 여성영화는 자주 선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허진호·송해성·봉준호 감독 역시 좋아하는 감독이라며 웃었다. 자신이 출연했던 300편의 영화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데뷔작인 ‘청춘극장’, ‘안개’ 등을 꼽았다. 강신성일씨는 최근 윤씨를 만난 자리에서 함께 출연한 ‘위기의 여자’가 최고의 작품이 아니냐고 거들기도 했다. 윤씨는 강씨와 모두 99편의 영화를 촬영했으며 지금도 남편과 함께 만날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고 말했다. 남정임씨와의 안타까운 추억담도 자연스럽게 떠올렸다.1993년 어느날, 윤정희·문희·남정임씨 등 셋은 평소 아는 선배와 저녁식사를 마쳤다. 그러자 남씨가 불쑥 2차를 가자고 고집부렸다. 평소 같으면 1차가 끝나면 집으로 가던 남씨였다. 이날따라 2차가 조금 길어졌다. 그런데 남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옮겨 한잔 더 하잔다. 윤씨는 속으로 “오늘따라 얘가 왜 이렇지?”하면서도 거듭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셋은 남씨 집으로 가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며칠 후 남씨는 유방암으로 입원하게 됐고 얼마 못가 세상을 뜨고 말았다. 남씨가 자신의 병을 알고 나서 이들 둘을 집으로까지 초청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윤씨는 국내에 올 때마다 문씨와 고은아씨 등과 만나 안부를 묻고 왕년을 회고한다. ●72년 뮌헨올림픽때 남편 만나 “우리 부부는 아름다운 들꽃만 봐도 너무 감동하고, 구름과 달,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려도 흥분을 잘 합니다. 결혼은 인생의 아름다운 조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집에는 가정부를 한번도 둔 적이 없어요. 제가 직접 반찬도 만들고 과일도 깎고 그러지요. 이런 부엌의 사랑이 조금씩 쌓이면 나중에 아름다운 큰 조각이 되지 않겠어요.” 윤씨와 남편,27살된 딸 등 세식구가 25년째 파리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식구들은 모두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윤씨는 요리할 기회가 하루에도 몇번씩 있단다. 남편이 유럽으로 연주회를 떠날 때면 그는 김치와 된장을 반드시 챙긴다. 딸은 바이올리니스트로 활약 중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영화 ‘효녀심청’이 맺어주었다.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제 때 영화 ‘효녀심청’이 초청됐다. 주연배우였던 윤씨는 이때 신상옥 감독과 함께 뮌헨에 도착했다. 때마침 윤이상씨의 오페라 ‘심청’이 초연됐다. 윤씨는 오페라 공연을 보게 되면서 백씨와 처음 만났다. 이후 백씨는 74년 파리에 정착했다. 이때 윤씨도 파리로 유학가면서 둘은 운명처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윤씨 부부는 결혼 후 지금까지 한번도 자가용을 두지 않았다. 택시를 타거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게 버릇이 됐기 때문이다. 또 미용실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 이 역시 집에서 거울보며 직접 머리단장을 했던 습관 때문이다. “멋있게 늙고 싶어요. 나이를 떠나 멋과 매력이 있게 말이에요.” km@seoul.co.kr ■ 주요 출연작품 ▲1966년 합동영화사 신인모집으로 영화계 데뷔 ▲67년 ‘청춘극장’ ▲71년 ‘분례기’ 대종상 여우주연상수상 ▲이후 ‘청춘만세’‘안개’‘장군의 수염’‘화려한 외출’‘감자’‘독짓는 늙은이’ 등 300여편 출연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봄이 오면 산에 들에’ 출연 ▲전남여고와 우석대 졸업. 중앙대 석사. 프랑스 파리3대학원 석사
  • [시네마 천국]귀여워

    조물주가 요지경 같은 인간세상을 내려다 본다면 끌끌 혀를 차며 이런 역설적인 멘트를 날리지 않을까.“귀엽다, 귀여워∼” 26일 개봉하는 ‘귀여워’(제작 튜브픽쳐스)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며 아득바득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순을 국외자의 입장에서 물끄러미 들여다보는 독특한 영화다. 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세 아들이 흑심을 품는다는, 말할 수 없이 불경한 상황설정부터 상식선을 넘어서고 본다. 허물어지기 일보 직전인 낡은 아파트에 ‘배다른’ 아들 셋이 사이비 무당인 아버지(장선우)와 함께 모여산다. 퀵서비스맨인 장남 후까시(김석훈), 출소 뒤 오갈 데가 마땅찮은 한심한 깡패 뭐시기(정재영), 레커를 모는 막내 개코(선우). 아버지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개코가 거리의 여자 순이(예지원)를 데려오면서 집안에는 야릇한 기류가 흐른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은 순이는 세 부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끊임없이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이쯤만으로는 질척한 섹스드라마로 오해하기 십상이겠으나, 의외로 영화는 담백하다. 영화는 마치 ‘이런 캐릭터를 한국영화에서 본 적 있냐?’고 으스대는 듯 별나고 재미난 캐릭터들을 그려내느라 온힘을 다 쏟아붓는다. 순이와 손만 잡고 자는 아버지, 순정한 사랑에 눈떠 고민하는 후까시, 느물느물 애정공세를 펴는 뭐시기, 무심한 척하면서도 순이에게 계속 집적거리는 개코…. 출생에 얽힌 개운찮은 사연들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아무런 관심이 없는 인물들이다. 창녀나 다름없는 순이의 캐릭터는 이들 모두를 합한 것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를 뿜는다. 성에 탐닉하는 남자들 사이를 거침없이 떠도는데도 신기하게도 여자에게서는 화끈거리는 욕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온건한 시각의 잣대로 보면 영화 속 인물들이 엮어가는 에피소드들은 맹랑하고 초라하고 꺼림칙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영화는 가슴 밑바닥을 울렁이게 하는 신통한 재주를 부린다. 거칠고 쓸쓸한 인생들, 그들의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野性)에 조금씩 동정이 실려간다.‘실미도’ 이후 번번이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정재영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보이는 영화이기도 하다. 장선우 감독의 대표작들을 조연출했던 김수현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318’ 타깃 영화 붐붐붐

    ‘1318’ 타깃 영화 붐붐붐

    한국영화가 어려진다. 영화시장의 주요 소비자층인 청소년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눈높이를 사정없이 낮추고 있는 것.10대,20대 초반 관객들을 의식해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색소재들을 제작현장에 경쟁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추세다. 얼마전까지는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도 보통 관객들에겐 낯설었다. 그런데 이제는 중학생 커플 이야기다. 내년 2월 개봉예정인 ‘제니, 주노’는 딱 한번의 실수로 아기를 갖게 된 15세 중학생 커플이 뱃속 아기를 지키려고 갖은 해프닝을 겪는 코미디. 영화의 주요 대목을 담은 예고편이 이미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교복을 입은 앳된 여주인공이 남자 짝꿍에게 자신의 배를 살짝 가리키며 당돌하게 속삭인다.“이 안에 아기 있어.” 점잔빼던 어른 관객들이 귀를 의심할 만한 대목임에 틀림없다. 주인공 캐릭터를 ‘소년소녀 취향’에 정조준한 작품들은 요즘 극장가에서 큰 흐름을 이룬다. 지난 12일 개봉한 코미디 ‘여선생 vs 여제자’. 총각 선생님을 놓고 노처녀 담임선생님과 삼각관계를 이룬 주인공은 다름아닌 초등학교 4학년짜리 여학생이다. 초등 여학생이 담임선생님을 빤히 쳐다보며 “시집 못가 안달인 노처녀”라고 또박또박 말대꾸한다. 어린 주인공들을 부각시키는 영화들은 갈수록 소재도 다양해진다. 내년 4월 개봉예정으로 한창 촬영 중인 ‘댄서의 순정’은 고교생 스타배우 문근영을 내세웠다. 그의 역할은 천진한 열아홉살 옌볜소녀. 조선족 최고의 스포츠 댄서인 언니를 대신해 한국에 들어와 순수한 사랑에 눈떠가는 독특한 캐릭터다.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동갑내기 과외하기’ 이후 고등학교 교실에 카메라를 들이댄 영화들은 줄줄이다. 정초신 감독의 ‘몽정기 2’가 전작 ‘몽정기’에서 청소년들의 못다 푼 성적 호기심을 풀어줄 태세다. 남자 중학생들이 전작의 주인공이었다면, 이번엔 3명의 여고생들이 교생 선생님을 두고 화끈하고 도발적인 섹스팬터지를 엮는다. 또 여고 2년생과 노총각, 남자 ‘고딩’과 아홉살 연상의 여인이 엮는 사랑이야기 ‘순정만화’, 불치병에 걸린 남자친구를 떠나 보내는 여고생의 슬픈 러브스토리 ‘내 남자친구에게’ 등이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영화의 연소화 경향은 꾸준히 이어지리라는 게 영화가의 전망이다.‘내 남자친구에게’를 제작하는 아이비젼 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청소년 관객은 박스오피스를 움직이는 제1 세력”이라면서 “그들을 발빠르게 포섭할 수 있는 소재, 즉 유쾌한 웃음과 약간은 불량스러운 로맨스 등 10대의 소구점을 꿰뚫은 다양한 소재의 영화들이 앞으로도 극장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거리마다 한글안내판 설치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거리마다 한글안내판 설치

    |기쿠치시(구마모토현) 이춘규특파원|일본 서남부 규슈 한 가운데에 위치한 인구 2만 7000명의 구마모토현 기쿠치시는 아주 특별한 도시다. 기차도 없고, 직행버스도 없어 교통이 불편하지만 외딴 이 도시는 한국과 중국 등 해외세일즈를 통해 관광수입 증대를 꾀하는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온천과 농업 외에 내세울 변변한 산업도 없는 기쿠치시는 해외관광객 유치에 시의 사활을 걸고 있다. 그래서 후쿠무라 미쓰오 시장과 시의회, 지역 국회의원 등이 발벗고 나서 해외 세일즈에 여념이 없다. 거리안내판은 한국어, 중국어가 기본이고 시장과 시직원, 시의회 관계자들도 한국어 등 외국어 명함을 갖고 다닌다. 특히 올 들어 한국인 수학여행단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수학여행단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인을 촉탁직원으로 채용, 시직원은 물론 숙박업소와 택시업체 직원들을 상대로 한 한국어 강좌를 개설했을 정도다. 기쿠치시는 지난달 30일로 온천 용출 50주년을 맞이해서는 현지 한국인 기관장 등을 초청했다. 기념식에서 이 지역 우오즈미 히로히데 참의원 의원은 “한·일 교류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기쿠치시가 ‘한국인 무비자 운동’의 고장임을 재삼 강조했다. 한글 명함을 가지고 다니는 요코다 데루오 시의회 의장은 “기쿠치시와 한국, 한국과 일본이 점점 더 가까워지길 기대한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마모토현과 결연관계인 충청남도의 특산물 판매장도 개설돼 인기를 끌었다. 후쿠무라 시장은 기념식과 별도로 열린 한국인 잉꼬부부 초청 만찬행사에서 “한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면서 “작은 시이지만 매우 오랜 역사를 가졌고, 한국과 인연이 있는 고대 성터(백제유민이 지휘해 완공한 기쿠치성)도 계속 정비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기쿠치시는 올 들어서만도 여러 건의 한국 관련 행사를 성사시켰다. 지난 8월27일부터 3일간 ‘실미도’‘집으로’ 등 한국영화를 상영하는 ‘한국영화제’를 열었다. 당시 영화제에는 시민 10명 중 1명이 참여할 정도로 뜨거운 한류 열기를 보여주었다. 상호 방문도 활발하다.8월 초 기쿠치 시민 90여명이 서울 관광을 다녀온 데 이어 8월말에도 120명이 서울과 충남을 방문했다. 경주와 충남 대천의 중학생 150여명이 여름방학을 이용, 기쿠치시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부산시 검도단체 회원 29명도 지난 7월 기쿠치 관광을 했다. 후쿠무라 시장 등 시 간부들은 오는 28일부터 한국을 방문, 청원군 청주시 등 지방자치단체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등 수시로 한국을 방문한다. 이렇게 해서 올 들어 3000명 이상의 한국인이 기쿠치시를 방문했다. 기쿠치시의 해외교류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9일엔 중국 남부지역 고슈의 관광대표단 41명이 기쿠치시를 방문했다.12월 1,2일엔 상하이 잡지사 기자 8명이,12월중 중국인 관광객 250여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기쿠치시 관계자들은 중국과의 교류확대를 위해 최근 들어 중국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내년엔 교류국가를 더욱 확대한다. 각국과의 해외교류 프로그램에서 유창한 영어로 통역과 공보를 담당하는 쓰루 게사토시는 “한국은 물론 중국 등 해외 관광객 유치는 기쿠치시에는 아주 중요하다.”면서 “한국,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와의 관광, 문화교류 활성화로 조용하던 기쿠치시가 활기를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taein@seoul.co.kr
  • [도심 미관해치는 전깃줄] 뒷골목 전봇대 뒤엉킨 전기·통신선 ‘흉물’

    [도심 미관해치는 전깃줄] 뒷골목 전봇대 뒤엉킨 전기·통신선 ‘흉물’

    “수도 서울, 그것도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말이나 됩니까” “말끝마다 국가경쟁력을 들먹이는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9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충무로4가 돈화문로 뒷골목. 인쇄업체, 영화산업 관련 단체 등이 몰려 한때는 ‘문화 특구’로 이름 높았던 곳이다. 주민들은 하늘을 뒤덮을 듯 둘러쳐진, 까맣고 굵은 전기선을 손가락질하며 혀를 내둘렀다. 그럴 만한 까닭은 한눈에 보였다. 흔히 전봇대로 일컬어지는 전신주에 줄이 어지럽게 내걸렸다. 과연 이곳이 국민소득 2만달러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인지 의구심이 들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버스에 닿을락 말락 위험천만 전깃줄은 5∼6m 높이로 건물 한층 반에 걸쳐 바로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언뜻 살펴봐도 열 가닥은 되는 듯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몇 가닥만 아래로 축 처져 내렸거나, 둘둘 말린 채 전신주에 내걸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도 많았다. 돈화문로 인근 충무로3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강모(49)씨는 “바로 옆에 있는 전신주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기 그지없다.”면서 “마음이 안 놓여 건물 전체를 화재보험에 들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인근 상인으로부터 언젠가 옆으로 기울어지는 바람에 와이어로 끌어당겨 붙들어 맸는데도 어느 새 비스듬해졌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광경은 진양상가 쪽에서 돈화문로를 가로질러 서울중앙우체국까지 300여m나 이어졌다. 밤의 치맛자락도 이같은 부끄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같은 날 오후 7시쯤 돈화문로를 지나다니는 시내버스의 지붕과 전선이 닿을락 말락 곡예를 하듯 지나가고 있었다. 한국영화의 메카임을 알리는 ‘영화의 거리’ 현수막이 둘러쳐진 충무로3가 번창1길 쪽부터 전깃줄은 3∼4m쯤 더욱 낮아져 덕수중 앞 소공원 아름드리 나무들을 관통했으며, 수표다리4길에 이르러서는 금방이라도 네온사인을 터뜨려버릴 기세였다. 다른 한 상인은 “혹시 전신주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나 하고 한국전력에 문의한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공기업으로 국민안전 지키는 일이 본연의 임무인 한전 등에서 나서야 할 텐데 왜 방치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웃었다. 또 “단골로 찾아오는 일본인들이 가게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봤는데, 그들이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처럼 대도시의 경우 영화 속 한 장면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하게 전깃줄이 얽히고 설켜 거미줄같이 뻗어나가기는 강남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인근에 시민의 숲이 자리한 서울 서초구 양재근린공원 옆 양재동 271의7 서초 꿈나무 보금자리에도 스파이더맨이 날아다닐 법한 거미줄 같은 전선이 건물을 위협하고 있다. ●충무로 지중화 사업비부담 커 골치 서울 중구는 한국영화산업의 메카였던 충무로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영화의 거리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극장과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중앙극장을 비롯한 영화 관련 업체, 단체가 밀집한 충무로 2·3·4가 일대를 청계천, 남산골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구조로 조성된다. 그러나 간단히 말해 각종 전선을 땅에 묻는 ‘공중선 지중화’ 사업 때문에 엄청난 골치를 앓고 있다. 그냥 쳐다보기에도 심상찮은 전깃줄을 그대로 둔다면 영화의 거리 조성이 의미를 잃어버릴 것이고, 지중화하자니 돈 문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사업비는 주택가냐, 도심 번화가냐에 따라 다른데 충무로의 경우 100m당 1억 3000만원∼1억 6000만원이라는 거액이 들어간다. 이 가운데 자치단체가 적어도 3분의1을 내야 한다. 그나마 충무로와 같이 자치단체에서 긴급히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절반을 도맡아야 겨우 착수할 수 있다. ●지하화 비용 10배 더 들어 애로 따라서 영화의 거리만 1.6㎞에 이르는 공중선 구간엔 최소한 20억 8000만원, 많게는 25억 6000만원이 든다는 얘기가 된다. 중구청 부담은 지중화 구간이 아니라 공중선 기준으로 해도 6억 9400만∼12억 8000만원이다. 영화의 거리 사업을 위한 1차 모금액이 20억원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중선에 대한 점용료 규정도 간단찮은 문제다. 쉽게 말해 전봇대 하나에 한전 등이 내는 점용료는 1350원이다. 반대로 땅에 묻을 경우 전선 175㎜짜리 기준으로 대략 1만 7500원이다. 지상에 두는 것보다 10배 이상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대기업인 한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같이 공중선을 이용하는 케이블방송, 컴퓨터 관련 업체 등에서 지중화 공사를 달가워하지 않는 까닭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한국영화 집중적 연구 올해 총 200여편 제작”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한국영화 집중적 연구 올해 총 200여편 제작”

    |베이징 오일만특파원|“개혁·개방 이후 중국 영화계에도 민영자본들이 들어오고 있어 침체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습니다.” 중국 영화인협회(電影家協會) 캉젠민(康健民·49) 부주석은 1990년대부터 시작된 미국 할리우드 대작들의 공세와 TV, 컴퓨터 게임 열풍 등으로 영화산업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영화산업 육성에 대한 중국 정부의 확고한 정책으로 중국 영화계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중 영화합작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영화인들은 왜 중국인들이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 영화계 현황은. -전국적으로 영화산업 종사자는 약 30만명이다.90년대 매년 평균 100편 정도의 영화가 제작됐으나 지난해는 146편, 올해는 200편이 넘을 것 같다. 그동안 국영기업에서 영화를 제작했지만 2000년부터 민영기업에서 영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현재 3분의1 정도가 민영기업에서 제작된다. 앞으로도 국영기업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매표 수입은 10억위안(1500억원)이다. 중국 영화의 특징은. -한마디로 민족성과 전통 문화에 기반을 두고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보면 된다. 관중들의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한국 영화가 역동적이라면 중국 영화는 문화·예술성을 강조해 왔다. 최근 들어 ‘관중과 현실에 접근한다.’는 원칙이 중국 영화의 새로운 제작 방향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이머우(張藝謀) 등 5세대를 잇는 6세대 신예 감독들은 개성과 현실을 추구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심사 기준은. -국유기업의 경우 상급기관에서 기획해 작가들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이를 국가심사위원회에 제출, 심의를 통과해야 영화가 만들어진다. 제작자가 허가증을 받고 나서 감독과 배우를 모아 영화를 찍고 일반인들에게 상영되는 수순을 밟는다. 심사위원회에서 체제와 성(性)·폭력의 표현 정도 등에 따라 상영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영화를 ‘지하영화’라고 하는데 외국시장에 유통되거나 상영될 경우 책임자를 엄격하게 처벌한다. oilman@seoul.co.kr
  • ‘여주인공 영화’ 찾기 힘드네

    ‘여주인공 영화’ 찾기 힘드네

    “‘여배우 영화’ 찍기 힘드네.” 영화계에서 이런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여배우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속속 제작·개봉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남자배우 원톱 영화의 수와는 비교가 안 된다. 게다가 여배우를 최고 위치에 턱하니 세워두면, 이를 보조하는 남자배우를 톱스타급에서 캐스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여성 원톱 영화에 캐스팅할 만한 톱스타급 여배우가 별로 없는 것도 제작자들에게는 골칫거리. 한국영화계에서 ‘여배우 영화’는 영화의 다양성을 향한 힘든 도전임에 틀림없다. ● 여배우 “여성 원톱 영화 별로 없어” “촬영하면서 이렇게 내 분량이 많은 영화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매번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안 한다.” 영화 ‘S다이어리’의 여주인공 김선아의 말이다.17일 개봉하는 ‘여선생 vs 여제자’의 염정아 역시 영화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여자가 혼자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점을 꼽았다. 그만큼 여배우들에게 ‘여배우 원톱 영화’란 아주 드물고도 귀한 기회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여배우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간 영화는 장르적 성격이 강한 공포영화를 제외하고는 ‘얼굴없는 미녀’(김혜수)와 위의 두 영화 정도. 굳이 끼워넣자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전지현),‘어린 신부’(문근영),‘인어공주’(전도연)가 추가로 포함된다.‘여배우 영화’가 전체의 십분의 일 수준이다 보니 대부분의 여배우들은 남자배우들의 보조자 역할에 만족해야 할 처지다. “여자는 왜 누구의 동생, 딸, 여자친구, 엄마로만 존재하는가. 한국영화에서 여배우가 설 자리는 뻔하다.” ‘밀애’의 김윤진은 이런 상황에 답답함을 느끼다 아예 미국으로 진출했다. 이달 크랭크인하는 ‘10월의 일기’로 다시 한국영화에 얼굴을 내밀게 됐지만, 이 작품이 본격 여형사물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능했다. 전도연 역시 “한국영화에서는 여배우가 나이를 먹어서도 맡을 만한 큰 역할이 거의 없다.”며 남성 편향적인 한국영화계를 비판했다. ● 제작자·감독 “여배우들과 일하기 불편” 여배우들은 ‘여배우 영화’가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제작자들은 “맡길 만한 여배우가 없다.”고 말한다. 한석규, 정우성, 송강호, 최민식, 장동건…. 사실 혼자 내세워도 관객 100만명쯤은 거뜬히 모을 남자배우는 많다. 하지만 여배우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연, 심은하, 고소영 등은 소식이 없고 전도연, 전지현, 김하늘, 장진영, 이은주, 김정은 정도가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대부분 남자배우들에 비해 ‘메가톤급’이라고 보긴 힘들다. 김선아, 염정아, 손예진 등도 새롭게 여성 영화배우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인기를 얻은 기간은 짧은 편이다. 톱스타급 여배우가 적다는 것도 문제지만, 여배우의 태도를 지적하는 스태프나 감독들도 많다. 한 영화 스태프는 “대다수의 여배우들은 연기보다는 의상이나 헤어 등 외적인 것에 민감하고 까탈스러워 함께 일하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 여배우 옆자린 싫다-남자배우 캐스팅 난항 여배우를 원톱으로 설정하면 이를 보조하는 남자배우의 캐스팅도 어려워진다. 보조역할에 익숙하지 않은 남자배우들이 여배우가 이끌어가는 영화의 캐스팅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주홍글씨’에서는 한석규가 있었기에 이은주, 성현아, 엄지원을,‘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는 이병헌과 함께 최지우, 추상미, 김효진 등 주연급 여배우를 캐스팅했지만, 여성 원톱 영화의 사정은 180도 다르다. ‘S다이어리’의 세 남자배우 김수로, 이현우, 공유는 영화 초년병이거나 조연급 배우들이고,‘여선생‘은 크랭크인하고 2·3주가 지나서야 이지훈의 캐스팅이 결정됐다. 내년 1월 개봉예정인 ‘사과’는 지난 2월 문소리의 캐스팅이 결정된 뒤에도 5개월 동안 상대역을 캐스팅하지 못하다가 김태우에게 돌아갔다.‘공즉시색’역시 이효리를 캐스팅한 뒤 두달여 만에 신인급 이완이 낙점됐다. 여성 원톱 액션영화의 대명사 ‘조폭 마누라’는 1편때 남자배우의 캐스팅에 애를 먹어 2편에서는 아예 주연급 남자배우는 물망에도 올리지 않았다. 결국 ‘여배우 영화’의 어려움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자배우, 남자배우, 제작자 모두의 잘못에서 초래된 것이다. 한 영화 감독은 “사회가 다양해질수록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기 마련”이라면서 “여자·남자배우 모두 비중보다는 역할이나 작품에 무게를 둬야 하고, 제작자들도 열린 시각으로 여배우를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올드보이 모르면 영국선 촌놈”

    “상업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젊은 한국 영화를 평범한 일반 관객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3년째 영국에서 ‘한국영화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영국 셰필드대 동아시아학부 이향진(42) 교수가 이화여대 국제교육원 주최로 지난 2일 막을 올린 ‘제1회 이화 국제영화제’에서 주한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영화를 적극 알리고 있다.4일까지 열리는 영화제에서 이 교수는 영화선정과 프로그램 운영 등을 총괄 책임진 디렉터. 이 교수의 영국 현지활동을 전해 들은 주최측이 참여를 제의했다. 이 교수는 영국에서 독립영화 자문위원으로 일하던 2001년부터 ‘코리안필름 페스티벌’을 열어 한국 영화를 홍보하고 있다. 이 교수는 올해도 ‘이화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영국 셰필드, 런던, 멘체스터, 에든버러, 브리스톨 등 5개 도시를 순회하며 영화제를 진행한다. 이 교수는 “해외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영화만으로 한국 영화의 진수를 알리기에 부족하다고 느껴 직접 나섰다.”면서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올드보이’‘태극기 휘날리며’‘파이란’‘오아시스’‘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등 흥행성과 예술성을 갖춘 영화들을 적절히 섞어 외국인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해외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결국 비평가와 프로듀서 등 전문가 위주라는 한계가 있다.”면서 “한국영화가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닦으려면 예술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영화로 동네 극장을 찾는 현지인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영국에서 ‘올드보이’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극장들은 요즘 한국 영화를 상영하지 않으면 유행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라면서 “앞으로 남미 등 다른 나라에도 한국 영화가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충무로 “옛 영광 다시 한번”

    대한민국 ‘영화 1번지’인 충무로에서 영화축제가 열린다. 신성일과 남궁원, 윤일봉, 엄앵란, 김가인, 박상민, 박준규 등 ‘신·구 청춘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울 중구는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추진협의회’와 한국영화인협회, 한국영화배우협회와 함께 5일 오후 4∼8시 충무로 3가 극동빌딩 뒤 은막길에서 ‘충무로 영화의 거리 페스티벌’을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경찰청 악단의 축하공연과 영화계 원로들의 축사, 퍼포먼스 등이 펼쳐지며 전문 엔터테이너가 펼치는 마술쇼와 매직쇼, 스타들과 함께 하는 영화퀴즈 등의 공연도 다양하게 선뵌다.OB,YB스타들의 팬 사인회와 배우들이 열창하는 노래자랑 무대도 준비됐다. 한국영화 85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영화 기자재, 궁궐의상 등 영화 의상 및 소품, 한국영화 명작 포스터 등을 감상할 수 있는 ‘한국영화 100년사 전시회’도 식전행사로 열린다. 영화의상과 소품을 직접 착용하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191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영화 5400여편 가운데 명작 100선과 키스 명장면 100선을 담은 영상물도 선보인다. 중구는 한국영화 산업의 메카였던 충무로의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대한극장과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중앙극장을 비롯한 영화관련 업체, 단체가 밀집한 충무로 2,3,4가 일대를 ‘영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계천∼충무로∼남산골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구조로 조성된다. 주요 도로에는 회화나무 등 다양한 가로수를 심고 조경도 설치하며 극동빌딩 옆 대형벽면에는 핸드프린팅 조형물과 영화관련 홍보전시장도 설치할 예정이다.20년 이상 된 전통 영화관련 업소에 인증마크를 수여해 전통명가로 육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충무로는 한국영화의 개화기인 1955년 한국전쟁 직후 영화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기 시작해 ‘춘향전’이 수도극장(현 스카라극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뒤 영화계의 메카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후 충무로 3가의 대원빌딩∼극동빌딩 앞거리에 영화관련 단체가 밀집했으나 80년대 이후 이들 단체들이 서울 강남지역 등으로 옮겨가면서 퇴락의 길을 걷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힐 美대사“한국 경제 역할, 북핵보다 중요”

    크리스토퍼 힐(52) 주한 미국 대사는 1일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발돋움하려면 더욱 적극적·개방적 자세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대사는 이날 고려대 LG-포스코 경영관에서 ‘FTA를 향한 로드맵’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중국, 일본에 둘러싸인 한국은 향후 어떤 경제적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가 북핵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힐 대사는 “한국의 영화산업은 아시아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도 상영일 중 40%를 한국영화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불필요한 조치”라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은 한·미 FTA와 스크린쿼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스크린쿼터 외에도 양국의 FTA 논의 과정에서 노동, 환경, 의학, 과학기술 등 모든 부분이 협상 테이블에 놓여야 한다.”면서 “한국은 개별산업 보호에만 치중하지 말고 일부 품목에 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기고] 한류와 문화 선진국/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외국여행을 하다가 상점에 전시된 한국 상품을 발견하고 감격하던 시절이 한때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외국의 거리에서 한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 광고간판을 마주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경험이 되었다. 한류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는 문화선진국이라는 우월감에 젖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과연 한국 문화가 무엇인지 의문이 생긴다.5000년 역사를 가진 단일민족이라면서도 한국적 전통이나 문화를 일상에서 발견하기 어렵다. 매일 먹는 김치를 빼고 나면, 한국인에게 전통문화라는 것은 대부분 의례용이거나 전시용이다. 한복은 결혼식 때 입는 것이고, 한옥은 관광객을 위해 지은 건물이며, 국악이나 민요는 외국인이 많이 가는 식당에서나 들을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국처럼 일상에서 고유문화와 관습이 사라진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이고, 일본만 하더라도 수백년 이어온 각종 생활관습과 전통축제가 풍성하다. 대형 백화점이 즐비한 홍콩 시내이지만 도심 곳곳의 시장에 가보면 수천년간 이어져 내려온 중국인들의 삶의 양식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전통문화와 관습을 경시하게 된 것은 지난 한 세기 동안 겪은 역사적 질곡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근대화의 시기와 일제 식민지 지배가 겹치면서, 외국의 것은 합리적이고 좋은 것이지만, 고유한 것은 낡고 불합리하다는 식민지 사고가 한국인들에게 강요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가난하고 배고팠던 과거로부터 탈피하려 경제성장에 몰두하면서 전통적인 것을 외면하는 사고방식이 또다시 체질화되었다. 전통문화와 관습의 급격한 퇴조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기도 하다. 지독할 정도로 나이 서열을 중시하던 사회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나이많은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사회로 바뀌었다. 이혼을 금기시하던 한국사회가 어느새 세계 최고의 이혼율을 기록한 나라가 되기도 했다. 너무나도 쉽게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는 한국사회인 것이다. 문화적 뿌리가 허약한 한국사회는 정체성 위기를 겪으며 혼란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고, 정치적 자유가 증진되고,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긴 했지만, 사회 구성원간의 소통을 돕고 유대를 형성하는 문화적 공통분모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역사적 뜀박질에서 숨을 조금 돌리고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사회가 형성한 새로운 전통문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혹한 정치적 격랑을 겪으면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문화적 전통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식민지 지배로 인해 친일도 우리의 문화였고, 반일독립도 우리의 문화였다. 공산주의와 반공이데올로기 모두 우리의 문화였고, 독재정권과 민주화 투쟁 모두 우리의 문화유산이 되었다. 그 결과 서로 상충하고 모순되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독특한 한국적 문화가 형성되었다. 아시아에서 한류 열풍이 일고, 한국영화들이 세계적인 호평을 받는 것은 이러한 상호모순적인 가치들, 특히 아시아의 유교적 전통과 서구 개인주의적 가치가 충돌하고 공존하는 한국사회의 역동성에 외국인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와 경험을 토대로 고유문화를 재정립해 나아갈 때 진정한 문화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영화계에 한국 배우기 바람

    요즘 생존 위기에 직면한 중국 영화계의 화두는 ‘한국 배우기’로 집약된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빈사상태’를 헤맸던 한국영화가 어떻게 세계 영화산업의 총아로 변신했느냐가 중국 영화인들의 최대 관심거리인 것이다. 인민일보는 최근 평론을 통해 “중국보다 역사가 늦은 한국영화가 국제적인 상을 휩쓰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고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김기덕 감독의 ‘빈집(空房間)’ 등을 예로 들며 무한한 창조성과 다양한 소재, 선명한 배우 캐릭터 등을 비결로 꼽았다. 반면 빈약한 창조공간과 소재 빈곤, 모호한 인물 창조 등을 이유로 중국 영화가 관중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근 한국에서 연인(燕人)이란 타이틀로 상영된 장이머우 감독의 ‘십년매복(十年埋伏)’ 등 대작들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 영화계의 사양길은 뚜렷한 추세이다. 영화 이외에 별 오락거리가 없었던 90년대 초반엔 22억위안(3300억원)의 매표소 수입을 올렸지만 지난해는 10억위안 이하로 떨어졌다. 컴퓨터 TV 등 다양한 매체의 성장과 불법 DVD의 난무, 틀에 박힌 소재 등으로 중국영화가 관중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다.2002년의 경우 9억위안의 매표소 수입 가운데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英雄)’이 2.5억위안을 차지했고 그나마 수입영화가 절반이 넘는 5억위안이 넘는다. 중국영화 협회 우이궁(吳貽弓) 주석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모든 면에서 중국영화는 최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하소연하면서 “이런 의미에서 관중들을 끌어모으는 한국 영화는 우리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중국인 1인 평균 5년에 한번꼴로 영화관을 찾는다고 소개한 우 주석은 지난해 320편의 중국산영화가 제작됐지만 100편만이 상영됐고,220편은 함량미달로 신고식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oilman@seoul.co.kr
  • 프랑스 가을, 한국 문화에 물들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에서 한국 영화 붐을 일으키기 위한 ‘한국영화축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파리 시내 르플레 메디시스 극장에서 개최되는 등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주불 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 파리 지사가 공동 개최하는 한국영화축제는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프랑스에서 호평 속에 상영되는 분위기에 맞춰 세계 영화의 중심지에서 감성을 통한 한류 바람을 일으키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상영작은 ‘공동경비구역 JSA’,‘강원도의 힘’,‘서편제’,‘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박하사탕’ 등 20여편. 임권택,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등 프랑스에서 일정 팬을 확보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선정됐다. 상영작이 대부분 90년대 이후 작품이지만 이두영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내시’ 같은 80년대 작품도 소개되고 코미디물인 ‘엽기적인 그녀’와 애니메이션 ‘마리이야기’처럼 한국의 발랄한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영화도 포함됐다. 스위스와 접경지역인 소도시 모르토는 올해 영화 페스티벌 주제국으로 한국을 선정해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한국영화 23편을 상영하고 한국 춤 공연, 한국 음식 시식회 행사도 갖는다. 26일 오후에는 아시아 전문 박물관인 기메 박물관에서 한국 전통건축의 우수성을 주제로 강연회가 열린다.1999년 ‘한국의 정자와 사찰’을 출간한 박물관 수석 학예연구관 프랑시스 마쿠앵이 한국 목재건축 양식의 영구 보존성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밖에 카루젤 뒤 루브르 전시장에서 22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미술 전시행사인 ‘아트 파리 2004’에 방혜자, 곽수영, 임동락씨 등 작가 6명이 참가한다. 또 박수관 명창이 이끄는 한국예술단이 재불 한인회 주관으로 21일 오후 생 자크 교회에서 ‘한국의 소리’ 공연을 갖고 동부 민요를 선보인다. lotus@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썸’ 송지효

    [눈에 띄네~ 이 얼굴] ‘썸’ 송지효

    톱스타 군단이 스크린을 독식하는 게 한국영화판의 현실. 새 얼굴을 발견하는 기쁨은 그래서 더 크다.22일 개봉하는 미스터리 액션 ‘썸’(제작 씨앤필름)은 그런 즐거움을 보장해주는 영화다. 장윤현 감독이 5년만에 메가폰을 잡으면서 낙점한 여주인공은 신인 송지효(23). 어느 구석에선가 일본배우의 이미지를 풍기는 그녀는 지난해 개봉한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으로 스크린 데뷔했다. 여우계단의 저주에 떨며 공포물의 결을 생생히 살려냈던 바로 그 얼굴이다. ‘썸’의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그녀는 화제였다. 몇편의 CF 말고는 TV 드라마 출연작조차 없는 ‘왕초보 배우’에게 치밀하기로 정평난 감독이 주인공을 맡긴 속내가 궁금할 밖에.“데자뷔(旣視感)라는 낯선 소재의 영화에는 깔끔한 이미지의 신인이 제격이었고, 그 조건을 충족시킨 송지효가 3000대 1의 오디션 경쟁을 뚫을 수 있었다.”고 영화사측은 귀띔했다. 그녀는,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신비의 여인이 됐다. 교통방송 리포터 유진. 마약사건을 수사중인 강력계 형사 강성주(고수)를 우연히 만나지만, 그와 어디서 만난 것같은 데자뷔를 경험한다. 강성주에게 닥칠 앞일을 데자뷔를 통해 점치며 그를 위기에서 빠져나오게 돕는다. 6개월의 촬영기간 동안 그녀는 스태프들에게 ‘독종’이란 별명을 얻었다. 컨테이너 창고에 감금된 처절한 마지막 시퀀스를 찍는 일주일 내내 그칠 줄 모르는 눈물연기에 스태프들이 혀를 내둘렀다. 장윤현 감독은 ‘접속’의 전도현,‘텔미썸딩’의 심은하를 번번이 빅스타로 띄워올렸다. 송지효는 어떨까?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꽃이 된 남자

    최근 70년대 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청순하고 출중한 외모의 여자 주인공에 비해 남자 배우는 그저그렇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당시에도 원조 꽃미남이 있긴 했지만요. 대부분의 영화에서 남자 주연은 후줄근한 차림에 평균 이하 외모, 거기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 걸쭉한 입담으로 여주인공의 사랑을 쟁취하지요. 이런 영화가 요즘에 개봉된다면 과연 인기가 있을까요. 영화 ‘슈렉’도 아니고 요즘 열광하는 남자의 외모와 거리가 한참 멀어서 개봉 즉시 간판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트로섹슈얼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사는 젊은 남자가 상업적인 취향과 감각을 가지고 도시적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때 쓰는 말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메트로섹슈얼의 다각적인 면보다는 외모를 표현하는 말로 그 의미가 축소된 것 같습니다. 얼굴은 여성적이면서 몸은 남성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죠. 사실 메트로섹슈얼적인 남자들을 보면 얼굴 외에도 여성적인 면이 많습니다. 미용, 패션, 웰빙 등에 지대한 관심을 쏟거든요. 예전에는 남자들이 이런 분야에 관심을 보이면 남성답지 못하다고 말하며 안 좋은 시선을 보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아, 이 사람은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보는 거죠. 자신을 치장하는 것이 절대로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시각이 생긴 겁니다. 남자들도 여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자신을 꾸며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메트로섹슈얼에 있어서 외적인 부분이 전부가 아닙니다. 이러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은 감성도 여자들과 비슷한 경향이 있거든요.70년대 한국영화의 남자 주인공처럼 자신의 남성성을 부각시키는데 혈안이 돼 있지 않은 거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그 감정을 남들과 공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을 흘리고 가족, 친구, 애인의 감정을 배려하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고요. 여자들과 비슷한 관심사에 비슷한 감정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트로섹슈얼한 남자가 상종가를 달리고 있나 봅니다. 여기에 한가지 이유가 더 있죠. 바로 섹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메트로섹슈얼한 남자들은 남성성이 거세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입니다. 헤어스타일과 피부에 신경 쓰고 꽃무늬 프린트 셔츠를 입고 화장을 한다고 해서 70년대 영화의 남자주인공보다 잠자리에서 부실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죠. 오히려 섹스할 때 무식하게 힘을 자랑하기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섬세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 환상적이죠. 이러니 메트로섹슈얼한 남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소위 여성적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감추지 않고 당당한 자세가 멋진 남자. 자신을 가꿀 줄 알고 감정에 솔직하고 무엇보다 침대에서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남자, 겉도 속도 메트로섹슈얼한 남자가 좋습니다.
  • [따끈따끈 DVD]장동건·원빈 ‘태극기 …”

    [따끈따끈 DVD]장동건·원빈 ‘태극기 …”

    11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작 ‘태극기 휘날리며’가 3장의 DVD로 출시됐다.DVD는 극장에서 주는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풍성한 부록으로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선사한다.우선 필름으로 찍어 디지털로 저장해 놓은 소스에다 색보정 작업을 거쳐 2.35:1 화면비로는 드물게 최상의 화질을 만들어냈다.원본음향을 새롭게 수정한 음향소스를 담아 음질 역시 최상으로 재현했다.191분에 달하는 부록에는 다양한 부가영상이 담겼다.영화를 추진하게 된 계기와 비화 등을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원빈의 코멘터리로 듣는 ‘발상과 창조’,조연과 조연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태극기인들의 마음가짐’,전국의 촬영장을 돌아다니며 담아낸 ‘그들의 발자취’,스태프들의 인터뷰 ‘보이지 않는 사람들’ 등이 실렸다.소비자가 3만 3000원.KD미디어.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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