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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김려실 지음

    활동사진 또는 팔딱사진, 움직사진이라고 불렸던 영화는 언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됐을까.‘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김려실 지음 삼인 펴냄)’는 1901∼1945년 한국영화사를 되짚은 기록이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학문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일본 교토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천착하고 있는 연구주제는 식민지 조선에서 상영된 외국영화가 어떤 맥락에서 수입되고 수용되었는가이다. 이 책은 그간 연구의 결실이다. 1919년 콜레라가 유행하자 위생 관념을 보급하기 위해 조선인의 손으로 처음 연쇄극 ‘호열자(콜레라) 예방에 관한 활동사진’이 제작됐다. 연쇄극은 활동사진을 신파극 상영 도중 영사하는 양식으로 ‘연극도 영화도 아닌 통조림 연극’ ‘신파극의 변태’ ‘영화로 보기에는 무리한 연극의 변형양식’ 등으로 불렸다.1945년 일본이 패전할 때까지 조선인은 약 180편의 영화를 제작했으나 해방기의 혼돈과 6·25전쟁을 겪으며 대부분 소실됐다.1998년 일본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필름센터가 전후 소련이 수집한 일본영화 가운데 ‘심청(1937년)’ ‘어화(1938년)’ 등 조선영화를 발견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이후 러시아와 중국에서 ‘망루의 결사대(1943년)’ ‘군용열차(1938년)’ 등을 발굴한다.2005년 2월28일 국회에서 28분간 편집된 발굴영화 하이라이트가 상영되자 한국영화 전공자들은 고분을 발견한 고고학자처럼 흥분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저자는 발굴된 한국영화를 실제로 보고 낙담하고 말았다고 고백한다. 식민지 시대 영화 중 일부가 친일영화란 것은 이미 알고 있있지만, 그 시대의 광기를 스크린으로 마주하는 것은 괴로운 경험이었다고 술회한다. 심지어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고 평가받던 영화에서도 일장기가 게양되고 황국신민서사가 제창됐다. 저자는 이제 한국 영화학자가 해야 할 일은 기억을 날조한 학문적 패러다임을 냉정히 평가하고, 은폐되고 망각된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밝힌다.1937년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고 레코드회사 사장, 기생, 영화배우 등이 경무국장에게 공개탄원서를 보낼 만큼 일제시대에도 문화와 예술에 대한 열망은 뜨거웠다. 꼼꼼한 자료 분석과 사진 등으로 채워진 일제시대 카메라에 담겼던 필름에 대한 기록은 때로 재미있고 때로 한탄스럽다.1만 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리 본 새해 영화계 거장 아니면 찍지 마라

    미리 본 새해 영화계 거장 아니면 찍지 마라

    영화계 관계자들은 “2007년이 거품이 빠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0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두 편이나 나와 겉으론 대박난 것처럼 보이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전체 개봉작의 20%도 안된다. 전반적으로 흥행에 실패한 것. 재미를 못 본 투자사들은 돈줄을 죌 수밖에 없고 제작사들도 편수를 줄이고 내실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아이엠픽쳐스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된 영화는 모두 108편. 한국영화 점유율도 역대 최고치인 60.6%를 기록했다.‘왕의 남자’(1230만),‘괴물’(1301만),‘투사부일체’(631만) 등 흥행에 크게 성공한 몇몇 작품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대박을 터뜨린 소수영화에만 관객이 몰려 전체영화의 80%가 적자를 봤다. 한국영화 편당 평균관객은 27만 5319명으로 2005년에 비해 6.7%나 감소했다. 스크린 수와 개봉영화 편수가 증가한 것 만큼 관객수가 따라가지 못한 것.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져 제작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화시장의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영화제작이 활황을 이뤘던 이유는 원활한 자금유입에 있다. 최근 2∼3년새 쇼박스,MK픽쳐스 등 관련 회사들이 잇따라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SKT나 KT 등 대기업이 영화판에 뛰어든 것도 돈이 많이 풀린 이유다. 그러나 투자성적표는 기대에 못미쳤다. 때문에 올해 투자사들의 돈줄이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산으로 투자하는 과정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 제작편수는 많아야 80편 정도로 예년 수준. 편당 총 제작비도 30억원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제작사들은 안정적인 기획을 통해 작품성에 더욱 치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용을 과도하게 들여 덩치를 키우고 비주얼 효과를 주었지만, 드라마로 승부하지 못해 관객으로부터 외면받았다는 자성에서이다. 지난해 영화계는 신인 감독들의 경연장이었다. 유달리 후해진 영화판에서 “이번에 데뷔 못하면 바보”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그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조적으로 관록 있는 감독들의 복귀가 대거 이뤄질 전망이다.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 ‘천년학’이 상반기에 개봉된다.‘서편제’의 속편 격으로 오정해·조재현이 출연했다. 이명세 감독은 새 영화 ‘엠(M)’으로 관객과 만난다. 전작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동원이 주인공이다. 박광수 감독은 박신양·예지원을 기용해 ‘눈부신 날에’를 들고 나온다. 문화관광부 장관 출신인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송강호 주연의 ‘밀양’으로 화려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김상진 감독의 차기작은 ‘권순분여사 유괴사건’으로 나문희·유해진·박상면 등을 캐스팅해 벌써부터 화제다. 봉준호 감독도 차기작 ‘엄마’의 올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윤현 감독은 송혜교와 손잡고 ‘황진이’를 선보인다. 황정민·임수정이 주연한 허진호 감독의 ‘행복’은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 올 여름 극장가도 할리우드 영화가 휩쓸 것으로 보인다. 새달 개봉을 앞둔 실베스터 스탤론 주연의 ‘로키 발보아’를 필두로 오는 5∼8월까지 대작 속편들의 공세가 이어진다.5월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 해적3’에 이어 6월 ‘슈렉3’ ‘오션스13’ ‘판타스틱포2’ ‘브루스올마이티’의 속편 ‘에덤올마이티’가 관객을 찾는다.7월엔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다이하드4’,8월에는 ‘본아이덴티티’의 속편 ‘본얼터메이텀’이 흥행 바람을 이어간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국민들이 뽑은 2006 최고의 뉴스는 무엇일까? 올 한해 ‘사이언스+’를 통해 방송되었던 핫이슈들을 총망라했다. 한·미FTA, 독일월드컵, 바다이야기 사건, 환경호르몬,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 북한 핵문제. 이 가운데 길거리 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뽑은 최고의 뉴스. 그 이슈들을 알아본다.   ●마이 러브(SBS 오후 8시55분) 미란은 몰래 선물을 놓고 가던 이환을 불러 세우고는 할 말이 있으니 연락하라고 한다. 다음날 미란은 두 사람이 함께 살 경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정리해서 이환에게 건넨다. 이환은 이를 살피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한편 형자는 위약금도 물어주고 홀가분해졌으니 이제 선을 봐서 결혼하라고 재촉한다.   ●시네마천국(EBS 오후 11시55분) 올해 한국 영화계는 무려 100여편이 넘는 작품이 관객들과 만났다. 소재나 장르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더욱 풍성해진 한 해였다. 사회의 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국영화의 다양성과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2006년 개봉됐던 주옥 같은 한국 영화 13편을 감상해 본다.   ●있을 때 잘해(MBC 오전 7시50분) 동규 어머니는 정화를 불러 영조의 과거에 대해 자세히 알려달라고 한다. 정화는 얘기해 주지 않는다. 답답한 동규 어머니는 영조에게 전화해 과거를 다 알았다며 거짓말을 하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한 뒤, 이혼서류를 챙긴다. 한편 동규는 회장과의 면담에서 해외지사로 가는 조건으로 근무를 연장하기로 한다.   ●VJ특공대(KBS2 오후 9시55분) 별나고 이색적인 연말결산이 펼쳐지고 있다.‘부어라 마셔라’를 벗어나 의미있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특별한 자리. 그 현장을 따라가 본다. 매력남의 필수조건, 몸짱. 모델, 연예인은 물론이고 일반 남성들 사이에도 몸짱 열풍이 불고 있다. 몸짱천하를 꿈꾸는 대한민국 남성들의 눈물겨운 도전을 공개한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걷기와 등산, 자전거타기와 같은 운동 열풍이 2006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건강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다. 최상의 운동효과를 얻으려면 근육운동도 함께 해줘야 한다. 근력을 키워주고 노화방지와 부분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는 근력운동. 기본부터 따라해 본다.
  • 해외 영화제 한국영화에 잇단 러브콜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모호필름)가 내년 2월8∼18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57회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박 감독과 주연배우인 임수정, 정지훈은 나란히 레드카펫을 밟고 황금곰상을 노리게 됐다. 박 감독은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에 이어 두번째로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조범진 감독의 ‘아치와 씨팍’(투자배급 스튜디오2.0, 제작 J-Team)도 내년 1월24일∼2월4일 열리는 제3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이 영화제는 새로운 감독과 작품들을 세계 영화제에 소개하는 한편 필름시장 역할도 하는 굴지의 비경쟁영화제다. 한국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이 각각 97년과 2002년 최고상인 타이거상을 받은 바 있다. 애니메이션이 로테르담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말 국내 개봉 당시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았던 ‘아치와 씨팍’은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와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캐나다 판타지아 영화제에도 초청받았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12·14 서비스산업 대책] 눈길 끄는 정책 7가지

    이번 ‘서비스산업 종합대책’에는 눈길을 끄는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모두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일반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개선 방안들이다.먼저 문화접대비 도입이 눈에 띈다. 오는 2008년부터는 기업이 접대를 목적으로 전체 접대비 한도액의 5%를 초과해 연극·오페라·전시회·운동경기 등 공연관람권으로 지출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받아 추가 손비 혜택을 볼 수 있다. 전체 접대비의 10%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손비로 인정된 접대비가 5조원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 이 제도 도입으로 매년 5000억원의 손비가 추가로 인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법적 근거없이 관광호텔 식음료에 부과되는 ‘10% 봉사료’도 폐지되는 쪽으로 추진된다. 봉사료라기보다는 사실상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급여로서, 가격 상승만 초래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수용했다. 정부는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폐지하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차이나타운 활성화 방안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천 중구를 차이나타운으로 지정하고 ‘지역특화발전지구’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여름휴가 분산제’도 실시된다.7∼8월에 휴가가 몰리면서 교통혼잡과 숙박난, 바가지 요금은 물론 관광 업체도 기회비용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무원·정부투자기관 종사자부터 우선 실시된다.식품유통기한 표시 규제도 바뀐다. 유통기한 품목 가운데 품질 변화가 느리고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아 먹어도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는 품목은 기존 유통기한 표시 이외에 ‘품질유지기한’을 함께 표시한다. 내년부터 시범 실시된다.아울러 골프장내 숙박시설 설치 구역과 숙박시설 규모에 대한 제한을 완화한다. 골프장내에서 체류하도록 유도해 수익 증대를 꾀한다는 취지다. 골프장 거리 단위도 야드가 아닌 미터로 통일된다.또 최근 스크린쿼터 문제가 불거지면서 극장과 제작투자사간에 의견 대립을 빚고 있는 극장부율, 즉 ‘입장수익 배분비율’도 개선된다. 한국영화와 외화가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유도된다. 현재 한국 영화의 경우 극장 대 제작사가 6대4, 외화는 5대5로 수익을 배분한다. 이밖에 오토캠핑장을 2010년까지 32곳으로 확대하고,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궁 등의 야간개장 시간도 연장한다. 국내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도로교통표지판 제도도 개선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안티 팬들과 대화할 생각 전혀 없어요”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007 카지노 로얄’에서 새로운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대니얼 크레이그는 11일 “나의 캐스팅에 대한 안티 팬들이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 “하지만 그들과 논쟁을 벌이거나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크레이그와 마틴 캠벨 감독,‘본드걸’ 카테리나 뮤리노 등 ‘007 카지노 로얄’의 주요 배우와 감독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영화의 한국 개봉을 앞두고 방한 기자회견에 나섰다. 크레이그는 “나의 캐스팅을 비난하는 안티 팬들이 인터넷 등에 올린 글들을 모두 읽어보기는 했지만 이내 무시했고 영화를 찍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그들이 그런 비난을 한 것은 내가 싫어서는 아니었을 테지만, 그들과 대화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감독·배우들과의 일문일답.▶한국에 온 인상이 어떤가.-“어제 뮤지컬 ‘명성황후’를 관람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 안무와 의상, 노래 모두 완벽했다.(카테리나 뮤리노)”-“나는 뮤지컬을 관람하지 않고 절을 방문했다. 기도가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대니얼 크레이그)”▶처음 제임스 본드 역으로 캐스팅됐을 때 비판여론이 많았다는데.-“맞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그런 비판이 많았다. 아마 기존 007 팬들이 제임스 본드라는 인물에 대한 애정이 넘쳐서였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싫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 논쟁을 벌이고 싶지는 않았다. 인터넷 등에서 나를 비난하는 글들을 모두 읽어봤다. 그러나 무시하고 영화를 진행했다.(크레이그)”▶‘카지노 로얄’은 어떤 점들이 이전 007 시리즈들과 차별화됐나.-“무엇보다 이언 플레밍의 원작 소설에 최대한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책 내용을 읽어보면 매우 현실적이다. 그 때문에 본드의 캐릭터를 (이전 시리즈들보다) 훨씬 더 인간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마틴 캠벨 감독)”-“첫번째 시리즈이기 때문에 본드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완전히 완성되기 이전이다. 본드걸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인간적이고 실수도 하는 약한 면이 있는 캐릭터란 걸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크레이그)”▶007은 영국 입장에서 보면 유능한 첩보원이지만, 제3세계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많은 인물이다.-“좀 어렵고 복잡한 문제에 대한 질문인 것 같다. 본드는 어쨌든 실수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런데 분명 알아야 할 것은 그는 살인이 직업인 사람이란 것이다.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 살인을 한다. 본드 영화의 틀을 보면 나쁜 사람을 쫓아가고 잡는 그런 형태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픽션이고 판타지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다.(크레이그)”▶이전 시리즈의 본드 중 역할 모델이 있었는지.-“이전 본드들과 비교는 안했다. 개인적으로 역대 007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숀 코너리다.(크레이그)”▶한국 영화를 본 적이 있나. 이전 시리즈인 ‘어나더데이’에서 한국에 대해 왜곡해 묘사한 부분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한국영화 팬이다. 감독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올드 보이’와 ‘친절한 금자씨’(이상 박찬욱 감독)를 재미있게 봤다.‘어나더데이’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뭐라고 코멘트 못하겠다.(크레이그)”-“제목은 잘 모르겠지만 6·25를 주제로 한 한국 영화(아마도 ‘태극기 휘날리며’를 지칭하는 듯)를 봤다. 두 형제간의 사랑이 감동적이었고, 매우 완성도가 높았다.(캠벨)”-“나도 한국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지금 파리에 살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영화를 접할 기회가 많이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의 영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뮤리노)”연합뉴스
  • 극장가 ‘경품 이벤트’ 쏟아진다

    12월에 극장을 찾으면 영화도 보고, 이벤트 당첨의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고객선점을 위해 극장가가 펼치는 치열한 경쟁에서 고객은 즐기기만 하면 된다.# CGV 창립 10주년 이벤트 창립 10주년을 맞은 CGV는 내년 2월28일까지 ‘한국영화 컬렉션’ 티켓을 판다. 지난 1998년부터 연도별로 CGV의 최다 관객 동원 영화 10편과 10주년 기념 디자인 등 총 12종의 티켓이 있다.5종을 모으면 내년 1월1일부터 ‘광수생각’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선착순).10종을 모은 관객 중 20명에게는 추첨을 통해 감독 사인이 있는 의자를 증정한다.# 메가박스, 무비시즌권 경매 스키장 시즌권처럼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영화 시즌권이 생겼다. 메가박스는 M관 개장을 기념매 오는 25일까지 옥션(www.auction.co.kr)에서 ‘메가박스 무비시즌권’ 45매를 경매한다. 코엑스, 신촌, 목동 등 세 지점별로 내년 1∼3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낙찰가의 10%를 메가포인트로 적립하고, 이은결 매직쇼 2매와 하프펜션 1박 무료이용권, 옥션 할인쿠폰 5종 세트 등이 경품으로 따라온다.# 프리머스시네마, 멤버십 선물꾸러미 프리머스 시네마는 31일까지 오프라인 멤버십인 ‘서포터스’에 가입하면 영화관람권을 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주말에 가입하면 프리몽 핸드폰 클리너와 가입 축하 마일리지 5000점이 추가로 제공한다.서포터스에 가입후, 프리머스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신규가입 회원번호를 입력하면 PDP, 노트북 등을 주는 경품에 참가할 수 있다.전체 가입자 중 1만번부터 ‘숫자+0’의 회원번호를 받은 고객에게는 영화관람권 10매가 묶인 ‘무비팩’을 발송할 예정이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한국 고전·세계 화제작 재상영 잇따라

    한국 고전·세계 화제작 재상영 잇따라

    영화의 재개봉은 영화팬들에게는 기회의 제공이다. 뜻밖의 소득이거나, 애타게 바라던 열망의 결실이기도 하다. # 한국의 고전을 만나자 한국영상자료원은 12월 한달간 ‘2006 고전영화관 어게인(again)’전을 연다. 올 한해 고전영화관을 통해 선보인 작품 중 관객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을 모았다. 영상자료원이 지난해 수집한 한국영화의 초기작인 양주남 감독의 ‘미몽’(1936년)과 이병일 감독의 ‘반도의 봄’(1941년)이 눈에 띈다. 문예봉이 연기한 파격적인 여성상과 세련된 연출로 유명한 작품이다. 유현목 감독의 ‘춘몽’(1965년)과 이두용 감독의 ‘최후의 증인’(1980년)은 검열로 인해 삭제된 장면들을 복원했다. 공포영화의 고전인 고영남 감독의 ‘깊은 밤 갑자기’(1981년)와 김영한 감독의 ‘목없는 여살인마’(1985년), 독립영화의 고전격인 ‘닫힌 교문을 열며’(1992년)와 배용균 감독의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1995년)도 만날 수 있다.12월 마지막주를 제외한 매주말 오후 2시,4시30분. 관람료는 2000원.(02)521-2101. # 다시 만나는 화제작 스폰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타계한 독립영화의 거장 로버트 앨트먼 감독의 유작 ‘프레리 홈 컴패니언’을 매일 한차례씩 서울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에서 상영한다.30년 전통의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 ‘프레리 홈 컴패니언’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 라디오 프로그램의 마지막 극장 라이브쇼 현장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앨트먼 감독의 다른 작품 ‘고스포드 파크’도 같은 장소에서 주말(토·일) 특별상영 형식으로 1∼2회씩 보여준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음악상을 받은 ‘이사벨라’는 12월7일부터 서울 명동 CQN에서 만날 수 있다. 중국 반환을 앞둔 마카오를 배경으로 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당시 정치상황에 빗대어 풀어낸 작품이다.10월26일∼11월8일의 입장권을 가지고 오는 관객은 매일 마지막회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40분) 지구의 기름, 석유를 인류가 앞으로 쓸 수 있는 기간은 40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 동안 인류 발전을 위한 명목으로 고갈된 자원을 다시 채울 수 없다. 지금 차세대 에너지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핵융합에너지는 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막 한 걸음을 내디딘 핵융합 에너지 개발 정책을 점검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현대미술,美를 벗어나 의식을 담는다’라는 주제로, 예술이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시대의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본다.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또 다른 숨은 코드를 통해, 낯선 현대미술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본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의 실제 촬영소를 찾아가본다.   ●눈꽃(SBS 오후 9시55분) 한 사내에게 쫓기던 여진과 다미. 이때 여진은 다미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리자 깜짝 놀란다. 병원을 들러 다미의 머리를 응급조치한 뒤 지하철을 타게 된 둘은 사람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웃고 떠든다. 그러다 옆 남자가 펼친 신문에서 건희 사진을 발견한 다미는 가슴이 뛰고….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7시45분) 선주와 헤어지겠다는 동수의 갑작스러운 통고에 가족들은 놀라 굳어진다. 선주는 가족들 앞에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별을 결정했다는 동수를 충격으로 바라본다. 한편, 필두는 우연히 귀녀와 선주의 대화를 듣고, 선주가 모든 걸 알면서도 동수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지체장애 3급의 김석종씨. 복지관에 제빵기술을 배우러 다니는 그는 지각대장. 하지만 빵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 열정이 결과물로 탄생한 케이크는 생크림 반, 버터 반의 이중케이크.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석종씨는 첫 창작품이 자랑스럽다.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식구들이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귀가하지 않은 가운데 국화만이 뜻하지 않게 명혜의 생일을 축하하게 된다. 명혜는 쓸쓸해져서 포도주를 마시며 국화를 상대로 신세한탄을 한다. 식구들은 나중에서야 명혜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윤후는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 국화를 소개시켜 주기 위해 나간다.
  •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하재봉의 영화읽기] 타짜

    <범죄의 재구성>으로, 최근 한국영화에서 가장 성공적인 데뷔를 한 최동훈 감독의 두 번째 작품 <타짜>는, 허영만 김세영의 만화를 영화화 한 것이다. 《스포츠 조선》에 4년 동안 연재되었던 방대한 스케일의 4부작 원작 만화(1부 지리산 작두, 2부 신의 손, 3부 원 아이드 잭, 4부 밸제붑의 노래) 중에서 최동훈 감독은 주인공 고니의 욕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1부를 영화로 옮겼다. 그러나 각색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타짜, 화투를 가지고 노는 노름판 세계에서 최고수를 일컫는 은어인 이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단순히 화투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세상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종의 장인 영화, 가령 로댕의 연인이며 그 자신 뛰어난 조각가였던 <까미유 끌로델>이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라이벌 의식에 초점을 맞춰서 내러티브를 풀어간 <아마데우스> 혹은 판소리 장인의 비장한 삶을 그린 임권택의 <서편제>처럼, 최고의 경지에 오른 전문도박사 <타짜>에는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어 뛰어난 성취를 이룬 장인들의 치열한 혼을 담으려는 야망이 숨겨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의 야망은 부분적으로만 성공을 거두었다. <타짜>는 화투, 꽃으로 하는 싸움이라는 뜻의 전통적인 노름에 몰입해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보여주는 진짜 장인 영화는 되지 못한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에 비해 여유 있는 편집(<범죄의 재구성>은 1시간 58분, <타짜>는 2시간 25분)으로 훨씬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지만, 장인들의 삶과 어떤 경지를 보여주겠다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은 실현되지 않는다. 4부작 원작만화 중에서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장중한 3부나 4부보다는, 이야기의 시작이 되는 1부 지리산 작두를 영화화 한 최동훈 감독은, 타고난 승부사인 고니와 그의 스승인 전설적 타짜 평경장, 그리고 고니의 길동무인 서민형 타짜 고광렬, 도박의 꽃이자 설계자인 정마담 등 4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특히 원작에 비해서 팜므파탈 분위기를 강조한 정마담의 비중이 늘어났다. 그리고 원작만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1960년대와 7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으로 옮겨 놓았다. 시대상이 충실히 반영된 원작만화에 비해서 골프와 BMW 승용차 트렁크에 돈을 숨기고 다니는 내용으로 바뀌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타짜>는 늘어난 런닝 타임만큼 웃음과 재미는 물론 김혜수의 풍만한 젖가슴 노출까지, 팬서비스 정신에 입각해서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하며 대중성은 확보했지만, 노름판의 꾼들이 아니라, 한 분야를 파고 드는 장인들의 치열한 삶은 형상화하는 데 실패했다. 허영만 김세영 원작만화는 인간의 허황된 욕망이라는 주제가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 그러나 최동훈 감독은 타짜들의 장인의식에 더 애정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었다. 가구공작 직원인 고니는 가구공장 한켠에서 박무석 일행이 벌이는 화투판에 우연히 끼어든다. 그는 삼 년 동안 일하면서 모아 두었던 돈을 섰다판에서 전부 날린다. 나중에는 이혼하고 돌아온 누나가 장롱 깊숙이 넣어둔 위자료까지 모두 들고 화투판에 갔다가 모두 날린다. 그것이 전문도박사들의 짜고 친 한판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집을 나와 박무석 일행을 찾아다니는 고니는, 우연히 전설적 고수인 평경장을 만나고 그의 제자가 된다. 자신이 잃었던 돈의 다섯 배를 따면 화투를 그만두겠다고 그는 스승과 다짐을 한다. 스승으로부터 비법을 물려받고 수많은 훈련 끝에 타짜가 된 고니는 지방을 돌며 원정게임을 하다가 장마담과 만나게 된다. 고니는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스승인 평경장과 헤어져서 정마담과 한 팀이 되기로 한다. 그러나 고니와 헤어져 기차를 타고 가던 평경장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고니는 경찰의 도박 단속을 피하던 중 입담의 최고수인 고광렬을 만나게 되고, 정마담과는 헤어진다. 욕망에 사로 잡힌 고니와는 달리 고광렬은 직장인 마인드로 화투를 하는 타짜. 두 사람은 함께 전국을 돌며 도박판을 휩쓸고 다닌다. 고니는 빚에 시달리는 술집주인 화란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또 자신을 화투판으로 끌어들였던 박무석과 그의 보스인 곽철용을 찾아내 복수를 한다. 곽철용은 전설적 타짜이며 평경장의 라이벌이었던 아귀를 끌어 들여 고니와 대결케 한다. 아귀는 정마담을 이용하여 화란과 안정된 삶을 살아가려는 고니와 고광렬을 화투판으로 유혹한다. 잔혹한 죽음의 타짜 아귀와 고니는 이제 마지막 한판을 벌인다. 평범한 가구공장 직원인 고니(조승우 분)가 이 시대 최고의 타짜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인생 여정을 그리고 있는 <타짜>의 재미는, 새로운 소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군상의 충돌에서 발생한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유해진이다. 그 자신 최고의 타짜 중 한 사람이며 고니의 친구 고광렬로 등장하는 유해진은, 미워할 수 없는 수다와 입담, 뛰어난 개인기로 살벌한 노름판의 긴장감을 풀어헤친다. 그것은 영화 속의 역할이면서 동시에 영화 밖의 관객과의 싸움에서도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고니 역의 조승우가 발휘하는 놀라운 카리스마와 탄력성 있는 매력, 깊은 내면 연기는, 그가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등 빅3의 뒤를 잇는 한국 남자 배우의 정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또 <얼굴 없는 미녀>로 연기자로 거듭난 김혜수의 깊은 내공과 농염한 연기는 그녀가 평범하게 세월을 보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준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팜므 파탈 역으로 등장한 염정아와는 또 다르게, 김혜수만의 매력과 넉넉함, 그리고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포용력으로 상황을 끌고 가는 장마담 역을 수행하고 있다. 노름판의 설계자이면서 영화 전체의 내러티브를 큰 그림으로 끌고 가는 김혜수 역은 보여지는 것 이상이다. 그리고 50이 넘어 배우로 재발견 된, 고니의 스승 평경장 역의 백윤식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로 우리를 충족시켜 준다. 그러나 가장 빛나는 사람은 유해진이다. 그는 조승우의 옆에서 그의 카리스마가 돋보이도록 양념 구실을 하고 있으며, 극의 긴장과 이완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유해진이 없는 <타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한 사람의 눈에 들어오는 배우는, 영화의 후반부에 커다란 비중으로 등장하는 아귀 역의 김윤석이다. <천하장사 마돈나>에서는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권투선수 출신이지만 지금은 중장비 기사이며 알콜중독자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아버지로 등장해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는, 무서운 내공으로 조승우의 반대편에서 영화의 힘을 균형 감각 있게 받쳐주고 있다. 4부작 중 1부만을 어렵게 각색해서 영화화 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타짜>는 시리즈물을 계산하고 만들어진 것이다. 흥행 여부에 따라서 속편이 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화의 마지막을 보면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라스베가스로 건너간 고니가 공중전화를 하는 마지막 씬은 속편이 만들어질 경우, 화투가 아니라 카드를 갖고 노는 포커가 등장할 수 있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결국 문제는 욕망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갖는 허무함을 표현하기 위해 최동훈 감독은 노름판에 경찰이 들이닥치자 황급히 삽으로 현금다발을 자루에 퍼 담는 모습이라든가, 노름에 중독된 여자들이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 수치심도 잊고 휴지통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오줌을 누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얼마나 인간성을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한국인의 영화’ 1위 ‘왕의 남자’

    역시 한국 영화의 강세가 확연하게 드러났다.‘한국인의 100대 영화’를 선정하기 위해 영화전문 케이블채널 OCN이 진행한 온라인 투표 결과 ‘왕의 남자’(8724표),‘괴물’(7208표),‘태극기 휘날리며’(6986표)가 각각 1·2·3위를 차지했다.10위권에 한국영화는 8편이나 올랐지만, 외화는 ‘타이타닉’(5위)과 ‘러브 액추얼리’(8위) 2편에 그쳤다.1인당 5편의 영화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온라인 투표의 참가자는 4만 525명, 이들이 행사한 표는 20만 2625표였다.
  • [Seoul in] 충무로, 한국영화 테마 축제

    중구(구청장 정동일) 24일 오후 2시 한국 영화의 본고장인 충무로에서 ‘2006 충무로 영화의 거리 축제’가 열린다. 행사는 충무로 3가 대원빌딩 앞 특설무대에서 한국영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에서는 전통타악 공연팀 아작의 ‘퓨전난타 공연’과 주부가요스타 대상 수상자들이 영화 삽입곡을 부르는 ‘주부가요스타 OST퍼레이드’, 칵테일쇼, 매직쇼, 스포츠댄스, 칵테일쇼 등이 진행된다. 오후 5시에는 충무로 일대 4만 2000평을 영화의 거리로 조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충무로 영화의 거리’ 조성 계획을 발표한다. 문화예술팀 2260-1095.
  • “한·일 문화 잇는 ‘끈’ 되고 싶어”

    “한·일 문화 잇는 ‘끈’ 되고 싶어”

    “영화를 매개로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3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19일까지)의 개막작 ‘편지’의 홍보차 한국을 찾은 다마야마 데쓰지(玉山鐵二·26). 아버지의 나라이기도 한 한국에 세번째 왔다는 그를 지난 1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났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수염을 기른 다소 터프한 모습과 다르게 조근조근 말을 이어갔다. 그가 말하는 영화 ‘편지’는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다. “아마 다케시는 인생을 사는 데 서투른 사람일거에요. 어쨌든 죗값을 치르고, 보상하길 바래요. 그게 더 큰 상처가 된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죠.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이용했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차별, 괴로움, 평생 짊어질 아픈 기억 등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영화가 아닐까 싶어요.”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받게 된 다케시. 그의 하나뿐인 동생을 이어주는 끈은 오직 편지뿐이다.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오명 때문에 꿈, 희망, 사랑을 빼앗긴 동생은 형과 멀어지려 하지만, 결국 가족의 사랑이 진정한 행복임을 깨닫게 된다.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는 그는 ‘나나2’‘프리지어’를 통해 국내팬과 만날 준비를 끝냈다.‘나나2’에서 연기한 로맨틱한 베이시스트 다쿠미 역할은 전편보다 비중이 커졌다. 또 컬트영화 ‘프리지어’에서는 감정이 없는 살인자로 나온다. “한국영화에는 형제, 가족, 연인 등의 끈끈한 감정이 살아 있다.”고 말한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클래식’ 등을 좋아하는 영화로 꼽았다.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 역.“관객들이 영화 속의 다마야마를 알아보지 못했으면 좋겠어요. 작품 속에서 배우가 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가 아닐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10년지기 신동일 감독 - 배우 김재록

    10년지기 신동일 감독 - 배우 김재록

    “내 영화 보고 배우 지망생들이 희망을 갖는대. 형 같은 사람도 주연을 한다면서…”“야야, 인상 좀 펴라. 어째 그렇게 표정변화가 없냐.”지난 14일 만난 영화 ‘방문자’(제작 LJ필름)의 신동일(38) 감독과 주연배우 김재록(41)씨. 이 십년지기 감독과 배우는 시종 농담을 섞어가며 허물없이 대화를 이어갔다.“13년 전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제가 만든 단편영화에서는 모두 주연을 해 준, 저한테는 주연배우죠.”(신 감독)“근데 다음 영화에서는 안쓰더라고요.(웃음)” 어울리지 않는 듯 은근히 조화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방문자’의 주인공 호준, 계상과 연결된다. 영화속 호준(김재록)은 사회적 외톨이다. 이혼남에다 불만이 가득한 386세대이자 ‘안팔리는’ 시간강사이다. 좋지 않은 수식어를 모두 가진 그를 찾는 것은 잘못 걸린 전화나 외판원뿐이다. 늘 욕실문이 말썽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고장이 나 호준은 욕실에 갇히고 만다. 우연히 그의 집에 들러 그를 구해준 방문전도사 청년인 계상(강지환). 모든 것이 불만인 호준은 순수 청년 계상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차 세상과 소통해 간다.“영화는 사실 지난해에 완성됐어요.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국내 개봉이 늦어졌죠.”(신 감독) 하지만 개봉 지연이 악재만은 아니었다. 그 사이 영화는 해외에서 많은 이슈를 낳았다. 신 감독은 시애틀영화제에서 최고의 신인감독에게 주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앞서 베를린영화제에서는 ‘한국의 우디 앨런’이라는 극찬이 이어졌다. 유쾌한 유머 속에 숨겨놓은 날카로운 비판의 시선이 비슷하다는 뜻이다.“제가 87학번 386세대예요. 말이 앞서고, 실천을 못하는, 뭐 그런 부분이 있잖아요. 강렬하게 사회를 비판하던 열정이 사라지는 듯한…. 일상에서 느낀 그런 것들을 너무 무겁지도, 또 가볍지도 않게 표현해 봤죠.”(신 감독) 또 다른 386세대(85학번)인 김재록이 그래서 그렇게 호준에 잘 녹아 들었을까.“실제는 호준처럼 스스로 적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자기모순에 빠진 386세대의 모습을 표현할 만큼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죠. 확실히 이전에 치열했던 고민과 열정은 퇴색되고 있잖아요.”(김재록) 이들의 생각은 영화 곳곳에 포진해 있다. 미국 대통령 얼굴에 던져진 휴지조각이나 머리에 얹은 라면 면발, 아무리 달려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와 같은 산책로 장면이라든지. “정치적 성향이나 문제의식은 의도해서 억지로 밀어넣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진짜 원하는 것은 사람 냄새가 나는, 진실을 품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죠.”(신 감독) “신 감독은 뚝심이 있는 사람이에요.10년 이상 지내오면서 가장 열려 있고, 다른 사람을 아우르며 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배우는 아무리 잘나도 좋은 감독을 만나야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신 감독이 있으니 이제 저도 배우로서 만개할 수 있지 않을까요.”(김재록) 두 사람의 바람은 하나다. 영화 ‘방문자’를 보면서 관객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스스로 모순에 빠져 있거나, 일종의 안티소설(비사교적)이나 괴팍하고 이기적인 사회적 자폐아(소설 ‘배려’에서 나오는)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영화 ‘방문자´는 현재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상영 중이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OUR STORY] 11월 극장가 특별한게 있다

    [OUR STORY] 11월 극장가 특별한게 있다

    너도나도 자칭타칭 영화마니아인 시대. 하지만 진정한 영화마니아의 성립조건에는 이게 들어가야 옳을 것 같다. “순도 100%의 마니아들은 비수기를 탓하지 않는다∼.” 한겨울 방학시즌을 겨냥해 국내외 할 것없이 블록버스터들을 꽁꽁 묶어놓고 있는 지금은 영화 비수기. 그러나 따져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성수기를 기다리는 이 11월에 ‘작지만 다양한’ 영화들이 얼마나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지, 눈밝은 관객이라면 이미 감잡고 있을 터. 11월 극장가엔 블록버스터 맹위를 피해 눈치껏 개봉하는 ‘라이트급’ 영화들이 줄섰다.16일에 개봉하는 영화만도 6편이나 된다. 다양한 소재로 미각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골라보는 재미를 보장한다. 나만의 느낌표를 찍게 해줄 작품이 뭘까. 큰 욕심없이 소박하게 개봉하는 영화들이라, 예매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니 더 좋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16일 보따리를 푸는 영화들은 모두 6편. 그 중에서도 한국영화가 4편이나 된다. 호들갑 떨 것 없는 조촐한 규모의 드라마들이지만, 다양한 소재들이 관객을 유혹한다. ‘백윤식+봉태규’ 조합이 덮어놓고 호기심을 건드리는 영화,‘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김성훈 감독). 두 남자의 티켓파워가 흥행에 미칠 영향(?)까지 궁금해지는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이다. 조연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공동주연으로 호흡맞췄으니 이들 배우로서도 영화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듯.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이야기 색깔부터 독특하다. 반사회적인 기업비리를 고발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아버지(백윤식)와 그런 아버지 밑에서 성장한 탓에 어딘가 괴상해져버린 아들(봉태규), 이들 부자의 집에 이사온 여자(이혜영) 사이의 엎치락뒤치락 삼각관계를 코믹하게 그렸다. 새로울 것없는 화장실 유머에 크게 의존했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맞춤옷을 입은 듯 좔좔 풀어내는 백윤식, 봉태규의 입담은 압권이다. 전혀 고민할 것 없어 좋은 팝콘무비로는 ‘누가 그녀와 잤을까(사진·김유성 감독)’가 있다. 규율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고등학교에 ‘쭉쭉빵빵’ 여자 교생이 부임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섹시코미디. 박준규, 하석진, 하동훈 등이 김사랑을 사이에 놓고 벌이는 코믹드라마로, 은밀한 농담처럼 그저 한바탕 웃고 즐기기엔 부담없다. 작은 규모에 이렇다할 기대없이 영화를 본 후 기자시사회장에서 의외의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이 ‘후회하지 않아’(이송희일 감독)이다. 부잣집 아들과 게이 호스트바의 남자가 나누는 운명적 사랑을 그린 이른바 퀴어멜로. 일반적이지 않은 소재여서 국내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채 개봉하기도 전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예비 마니아’를 낳고 있는 화제작이다. 세계적 배급사 포르티시모가 해외배급을 맡는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해 홍콩, 카를로비바리, 시애틀, 시드니 등 유수 국제영화제들에서 먼저 인정받은 영화 ‘방문자’(신동일 감독)는 15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단관개봉 한다. 강지환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386 세대의 지식인(김재록)이 신실한 청년(강지환)을 만나면서 서로의 인생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 담겼다. 모처럼 386세대들이 그들의 인생을 통찰하기에 좋은 영화이다. 온화한 자연광, 아스라히 펼쳐진 길이 인상적인 로드무비를 좋아한다면,‘트랜스 아메리카’를 놓치면 안 된다. 여자가 되고 싶어 성전환 수술을 앞둔 아버지와, 어느날 갑자기 그 앞에 나타난 스무살 아들이 함께 여행하며 엮는 에피소드들에 유머와 감동이 조화롭게 녹아있다.TV시리즈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한 펠리시티 허프만이 흠잡을 데 없는 트랜스젠더 연기로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작품이다. 겨울 초입, 계절도 잊고 호기롭게 개봉하는 공포영화 ‘그루지2’도 볼만하다. 할리우드가 시미즈 다카시 감독을 불러 ‘주온2’를 리메이크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요영화] 부패경찰과 마약판매상 ‘이상한 조합’

    ●사생결단(캐치온 오후2시10분) 부패한 경찰과 야비한 사기꾼 사이에서 벌어지는 협잡은, 그래서 세상에 제대로 된 놈 하나 없다는 냉소는,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에서 넘쳐날 대로 넘쳐난 소재다. 그러나 한국영화에서는 드물다. 있어봤자 코믹한 방식으로 그려지거나, 어쨌거나 결국엔 정의사회 구현에 기여한다는 식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올해 개봉해 화제를 모았던 ‘사생결단’은 아마 이 틀을 벗어난 첫 영화로 기록될 것이다. IMF 사태 직후 부산을 배경으로 삼은 ‘사생결단’에는 크게 두 개의 먹고 먹히는 관계가 그려진다. 부패경찰 도 경장(황정민)과 중간급 마약판매상 상도(류승범)는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다. 도 경장은 상도에게서 정보를 받아 적당히 실적 올리고, 상도는 도 경장에게 정보를 흘려 마약시장의 경쟁자들을 처리해나간다. 또 하나의 관계는 마약계 거물 장철(이도경)과 부산지검 마약부 검사(신현국)다. 장철 역시 검사와 적절히 협조해 사업을 ‘스무스’하게 풀려 하고, 검사도 적당한 ‘건수’ 몇개 올려 얼른 서울지검으로 부임하는 게 소원이다. 방식은 같지만 수준과 차원이 다르기에 각자 놀던 물에서 놀면 될 것을, 도 경장이 장철을 건드리면서 이 고리가 엉킨다.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호연이다. 황정민·류승범은 말이건 욕설이건 주먹이건 간에 주고받는 것마다 척척 맞아떨어지는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조금 전형적이다 싶은 감도 있지만 캐릭터 그 자체에 몰입한 뽕쟁이 추자현, 마약제조창 김희라, 거물마약상 이도경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압권이지만, 스토리의 템포 조절은 부족해보인다. 중간에 느긋해진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듯 후반 들어 몰아치기에 나서는데 관객들이 따라잡기엔 조금 빠르다.2006년작,115분.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용원 칼럼] ‘왕의남자’ ‘괴물’ ‘타짜’ + α

    [이용원 칼럼] ‘왕의남자’ ‘괴물’ ‘타짜’ + α

    추석 연휴에 맞춰 선보인 한국영화 ‘타짜’가 개봉 34일만인 지난 30일까지 622만 관객을 동원,‘쉬리’를 제치고 한국영화 역대 흥행기록 7위에 올랐다. 관람등급이 ‘18세이상’이어서 관객 동원에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인기몰이이다.‘타짜’는 지금도 상영중이고 관객 또한 꾸준히 들어 6위인 ‘웰컴 투 동막골’(800만명)을 따라잡을지가 관심거리로 남아 있다. 한국영화는 올해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그 결과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0위 안에 새로 4편을 올려놓았다. 대박 행진은 ‘왕의 남자’에서 비롯되었다. 지난 연말 개봉한 이 영화는 올 4월까지 모두 123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종전 흥행 1위인 ‘태극기 휘날리며’의 기록, 영화인들조차 한동안 깨지지 않으리라고 믿었던 숫자 1174만명을 불과 2년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나 ‘왕의 남자’의 영광은 길지 않았다.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한 ‘괴물’이 그 기록을 가뿐히 제치면서 1300만 관객 시대를 열었다.‘왕의 남자’가 신기록을 세우는 데 112일 걸린 반면 ‘괴물’은 38일만에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이 영화는 경이로운 관객동원의 힘을 보여주었다. ‘괴물’‘왕의 남자’‘타짜’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진 못했지만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투사부일체’ 또한 610만명을 동원해 역대 9위에 올라섰다.‘투사부일체’의 성적은 코미디 영화로서는 사상 최고이다. 한 해에 개봉한 영화가 역대 흥행순위 10위 안에 넷씩이나 자리잡는 일은, 예전엔 물론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일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국영화의 활력은 현재 최고조에 달해 있다. 그리고 그 활력을 이끄는 것은 영화의 높은 완성도이고, 그 완성도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한다. 먼저 ‘왕의 남자’를 보자.‘왕의 남자’는 흥행에 생태적 제약이 있다는 사극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선조 연산군 시대를 무대로 하면서도 현대인이 공감하는 인간관계의 애증, 무자비한 권력과 그에 대한 저항 등 다양한 코드를 갖추었다. 거기에 탄탄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 관객에게 지적인 만족감까지 선사하는 시나리오가 조화를 이뤄 대여섯번 보았다는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괴물’은 외형상 괴수영화이다. 따라서 관객이 원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공포이다. 그렇지만 막상 관객 눈 앞에 펼쳐진 영화 ‘괴물’에는 공포말고도 가족사랑, 나아가 인간사랑이 있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가 있고 권력에 대한 조롱이 있다. 심지어는 반미영화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래서 ‘괴물’은 국내외 평단이 인정하듯이 괴수영화 장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수작이자, 가족영화·풍자영화가 된 것이다. ‘타짜’ 역시 도박꾼들의 세계와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도박에 으레 따르기 마련인 섹스·폭력·배신 등을 과감하게 담아냈다. 액션 누아르의 멋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이 영화는, 청소년 관객을 포기한 대신 성인 관객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재미를 가장 높은 수준에서 제공한다. 한국영화는 힘이 세다. 영화 감상이라면 집에서 TV의 주말영화나 비디오로 만족하던 중장년층을, 한국영화는 이제 주말마다 영화관으로 이끌어낸다. 지금은 11월 초, 올해는 아직도 두달 남았다. 해를 넘기기 전에 어느 영화가 또 혜성같이 등장해 역대 흥행순위를 뒤집어 놓을지, 우리는 그같은 반란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한국영화 만만세다. 이용원 수석 논설위원 ywyi@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음란서생(캐치온 오후 2시10분) 화면 위에 생생한 색채감과 질감을 구현해 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의 또 다른 성취를 보여줬던 영화. 사대부 명문가의 자식인데다 글솜씨 하나 모자랄 것 없는 윤서(한석규)는 사헌부 고위직에까지 앉아 있지만, 정치 생각은 없다. 당파싸움에 멀쩡한 사람조차 병신되는 그 놈의 판에 무슨 미련 있으랴. 그러다 왕이 총애하는 후궁 정빈(김민정)의 명을 받아 어떤 사건 수사에 나서게 되고 이 와중에 도성 내에 음란서적을 유통시키는 황가(오달수)를 알게 된다. 이 때 받은 충격을 잊지 못한 윤서는 스스로 음란소설을 쓰게 되고, 반대 당파의 의금부 도사 광헌(이범수)도 끌어들여 삽화까지 그려넣는다. 이로써 가을에다 달까지 겹쳐 음란요상한 기운이 마구 샘솟는 ‘추월색(秋月色)’이라는 의문의 작가가, 그리고 그 작가가 썼다는 검은 계곡의 은밀한 이야기 ‘흑곡비사(黑谷秘事)’라는 전대미문의 베스트셀러가 탄생한다.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흑곡비사의 명성은 정빈의 귀에까지 들어가는데…. 완벽에 가까운 의상·미술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촬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즐겁게 해주고, 혀 짧은 소리 내는 배우가 득시글하는 판국에 한석규와 이범수의 풍성한 성량은 귀를 즐겁게 해주고,‘댓글’·‘동영상’·‘폐인’ 같은 요즘 인터넷 문화를 유머스럽게 녹여낸 재치는 머리를 즐겁게 해준다. 그러나 1000만명 시대를 연 사극영화 ‘왕의 남자’에 비해 드라마의 힘이 다소 모자란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는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정빈과 윤서의 금지된 사랑이나, 왕(안내상)과 내시(김뢰하)와 정빈간에 성립하는 또 다른 물고 물리는 관계에 집중하는데 왠지 뜬금없이 겉도는 느낌이 강하다. 결정적인 대목은, 정말 음란하겠지 기대하는 시청자는 그 기대를 한참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2006년작,139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오르페브르36번가(KBS2 밤 12시25분) 지난 주 ‘늑대의 제국’에서부터 주말 안방을 찾고 있는 ‘KBS프리미어페스티벌’ 영화의 두번째 작품. 지난해 프랑스에서 흥행 1위를 차지했고, 베를린영화제에서도 호평받았다. 제랄르 드파르디유가 경찰서장이 될 욕심에 친구를 배신하는 악질 경찰 ‘클랑’을, 다니엘 오테유가 클랑 때문에 아내를 잃고 감옥에까지 갇히게 되는 형사 ‘레오’를 연기했다. 같은 사건을 수사하던 동지에서 점차 적으로 바뀌어가고, 또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이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일품으로 꼽힌다.2004년작 110분.
  • 만화·소설 원작 영화들 잇따라 흥행 ‘대박의 새 법칙’

    “원작을 옮겨 올 것!”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최근 극장가에서 잇따라 흥행하면서 새삼 충무로를 흔드는 제작 매뉴얼이다. 원작에 대한 영화가의 관심이 부쩍 더 커진 계기는 허영만의 인기만화와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타짜’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의 연속 흥행. 지난달 27일 개봉한 뒤 20일 만에 전국관객 500만명을 돌파한 ‘타짜’는 이번 주말로 600만명선을 넘을 전망이다.18세 관람등급을 고려한다면 이 성적은 기록적이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우리들의….’도 지난 주말까지 전국관객 315만여명을 불러모았다. 이 역시 국산 멜로장르로는 최고 흥행기록이다. # 흥행은 원작을 타고… 이처럼 원작을 각색한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먼저 “원작이 가진 탄탄한 드라마의 힘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압축한다.“대부분의 감독들은 원작 인지도에 대해 심한 부담감을 갖게 마련인데 ‘타짜’와 ‘우행시’의 경우 각각 최동훈·송해성 감독의 연출특장과 원작의 묘미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라는 해석도 많다. 두 작품 모두 복잡하게 얽힌 원작의 캐릭터와 사건들을 영화의 특성에 맞도록 압축해낸 게 흥행포인트로 직결됐다는 것.‘우행시’의 제작사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오리지널(순수창작)시나리오를 힘들게 발굴하기보다는 완성도와 대중성을 검증받은 원작을 대중의 구미에 맞게 각색하는 쪽이 흥행의 지름길로 통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국산 순수소설로 눈 돌릴 충무로? 충무로 제작자들이 만화나 소설 원작 시장으로 소재발굴에 나선 것은 2∼3년 전부터.“국내외 인기만화나 소설(특히 일본)을 몇번씩 안 읽어본 제작자는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한 제작자는 “일본 만화원작의 ‘올드보이’가 국제적 대박을 터뜨린 이후로 일본 작품들의 판권이 급상승했다.”며 “한국영화 제작자들이 원작 판권사재기 경쟁에 나선 분위기를 감지한 일본시장에서 턱없이 판권을 높여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연말에 이어 내년까지 개봉할 주요작 목록만 봐도 소설·만화 원작이 줄줄이다. 일본 TV드라마를 영화화한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전은강의 동명소설 원작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당장 새달 9일과 16일 개봉한다. ‘우행시’의 흥행 이후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산 (순수)소설 원작의 영화화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무기의 그늘’, 홍석중의 ‘황진이’,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각색한 ‘천년학’,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 김탁환의 ‘리심’‘방각본 살인사건’ 등이 한창 제작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타짜’를 제작한 싸이더스FNH의 조윤미 마케팅 실장은 “스타와 트렌드에 의존하는 기획영화 시대가 가고, 드라마의 힘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충무로에 새 흐름을 이루는 분위기”라며 “그런 만큼 탄탄한 이야기 짜임새를 갖춘 국산소설에 주목하는 경향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화시장도 지금 원작 리메이크 중 원작을 스크린용으로 리모델링하는 추세는 특히 소재 고갈에 허덕여온 할리우드 쪽에선 더하다. 최근 극장가에는 베스트셀러 소설·만화 원작을 다듬은 외화들이 유난히 많다. 화려한 패션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Devil Wears Prada)는 로렌 와이스버거가 쓴 동명소설이 원작.2003년 발간된 뒤 지금까지 27개 언어로 번역된 세계적 베스트셀러의 힘으로 미국 현지에서만 1억20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냈다. 영화의 최고 미덕은 눈앞에 펼쳐지는 휘황찬란한 패션스타일.‘섹스 앤 더 시티’‘프렌즈’ 등을 접하며 패션 스타일에 민감한 세대에게 어필하기 딱 좋은 눈요깃감이다. 큰 인기를 끈 두 편의 일본만화도 각기 다른 모양새로 스크린에 걸린다.‘데스노트’(새달 2일 개봉)는 일본 현지에서만 단행본이 1500만부가 팔린 오다 츠구미의 동명만화가 원작. 이름이 적히면 죽음에 이르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손에 넣어 어긋난 정의를 실현하는 대학생과 그를 막는 사설탐정의 두뇌싸움이 촘촘하고 긴장감있게 묘사됐다. 만화를 그대로 재현해 사설탐정 ‘L’이나 사신(死神) ‘류크’는 원작의 캐릭터와 닮았다. 원작을 보며 “만약 이 장면을 영화로 만든다면…”이라고 생각해본 팬이라면 영화에서 한층 더 큰 재미를 챙길 법하다.1,2편으로 나누어진 영화의 후편은 내년 1월에 개봉한다. 현재 상영중인 ‘원피스’는 오다 에이치로의 동명만화를 옮긴 애니메이션.7편의 극장판 중 가장 최근판인 ‘기계태엽성의 메카거병’편이다. 원작과 다른 새로운 에피소드로 꾸며졌다. 케이블TV에서는 심의 때문에 가려졌던 칼싸움이나 액션이 생생히 살아있다. 황수정 최여경기자 sjh@seoul.co.kr
  • 佛지한파 4인방, 한국을 말하다

    올해는 한·불수교 12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아리랑TV에서 지한파 프랑스 인사 4명을 통해 한국 이야기를 들어보는 특별대담 프로그램 ‘프랑스, 한국에게 말하다’를 마련했다.10월30일∼11월2일 나흘간 오후 10시30분에 방영된다. 1부에서는 성철 스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가톨릭 신부 베르나르도 스니칼이 나와 한국 불교의 매력을 얘기한다. 서명원이라는 한국이름까지 있는 스니칼 신부는 한국불교에 대한 연구가 자신의 가톨릭 신앙에 끼친 영향도 설명하면서 불교와 가톨릭간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다.2부는 프랑스 문화부장관 출신으로 내년 대선의 유력한 승리자로 꼽히는 자크 랑을 초대했다. 그는 국가예산의 1%를 문화예산으로 확보, 박물관·미술관·공공도서관에 대한 대대적인 신축과 증·개축을 단행했다. 특히 외규장각 도서반환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밝히고 한·미FTA협상으로 도마 위에 오른 스크린쿼터제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3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프랑스식 교육을 하는 서울 혜화동 하비에르 국제학교의 설립자 엘렌 르브랭을 소개한다. 엘렌은 한국에서 30년 동안 교수로 지낸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식 입시제도에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낸다. 익히 알려졌듯 “책 내용은 잘 외우는데 자기 말은 할 줄 모른다.”는 것. 이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들어본다.4부는 유력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편집장 장 미셸 프로동과 만난다. 그는 한국영화의 매력과 장·단점을 짚으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 그는 1984년 한국영화를 처음 접했는데, 임권택 감독을 최고의 감독으로 꼽았다. 또 남북분단에서 오는 애통함을 잘 담은 한국영화에 깊은 관심을 드러낸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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