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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학물질 사고 방재·원인 분석 걱정 싹~

    구미국가산업단지에 5일 안전행정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소방방재청 등 6개 부처가 함께 일하는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가 문을 열었다. 정부는 경북 구미를 시작으로 내년 1월 중으로 시화·울산·여수·익산·서산 등 전국 6개 산업단지에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설치해 범정부적 화학사고 예방·대응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구미를 비롯한 각 센터는 각 부처에서 모인 5개 팀 40여명의 인력으로 구성된다. 안행부는 이날 구미시 이계북로 산업단지 내에서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개소식을 열고 화학사고 대응 합동시범훈련을 실시해 대응역량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합동방재센터에서는 6개 중앙부처와 경북도, 구미시, 가스안전공사, 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11개 기관이 함께 일하며 인력·예산·시스템을 공동 활용하게 된다. 이들은 화학물질 사업장에 대해 합동 실태점검을 하고 특수화학분석차량을 비롯한 각종 장비를 공동 활용하게 된다. 화학사고가 나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화학물질 특성에 맞는 방재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합동방재센터는 화학사고 대응정보시스템을 통해 화학사업장의 취급 물질 정보와 실시간 기상정보를 공유해 피해 범위를 정확히 예측하고 민간 병원과 주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게 된다. 박찬우 안행부 1차관은 “지난해 구미산단의 불산 누출 사고 이후 화학사고 대응을 위해 관련 부처별로 826명의 인력을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합동방재센터의 협업시스템을 통해 138명만 증원하고도 범정부적 화학재난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면서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는 중앙부처와 지자체, 관계기관 간 칸막이를 허문 범정부적 협업 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최루탄 바레인 수출은 인권침해 지원하는 것”

    “최루탄 바레인 수출은 인권침해 지원하는 것”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참여연대 등 23개 국내 인권·시민단체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산 최루탄의 바레인 수출을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들은 “국내 업체 2곳이 바레인 정부에 가장 많은 최루탄을 공급하는 기업”이라면서 “바레인 정부가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3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기업들이 올해 바레인에 판매한 최루탄을 방위사업청의 허가 없이 수출하는<서울신문 11월 26일자 6면>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대한 인권침해에 사용될 수 있는 무기의 수출을 승인하는 것은 인권침해를 사실상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들은 “한국 정부는 바레인으로 향하는 최루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불법적으로 최루탄을 수출해 온 업체를 제재해야 한다”면서 “제3국을 통한 편법적 수출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바레인 인권단체 바레인워치 등은 한국 기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지침을 위반하고 바레인과 같은 인권 탄압국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한국 내 OECD 사무소에 지난달 27일 이의신청을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한-호주 FTA 실질적 타결…車관세 즉시철폐·쇠고기는 단계적

    한-호주 FTA 실질적 타결…車관세 즉시철폐·쇠고기는 단계적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다고 정부가 5일 선언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앤드루 롭 호주 통상장관과 회담을 열어 한-호주 FTA 협상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발표했다. 한국과 호주 정부는 기술적 사안에 대한 협의와 협정문 전반의 법률적 검토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FTA 협정문에 대한 가서명을 추진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에서 국회 비준 절차가 차질없이 이뤄질 경우 이르면 2015년부터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와의 FTA 협상은 2009년 5월 시작해 4년 7개월 만에 실질적으로 타결됐다. 한국과 호주는 3일 WTO 각료회의가 열린 발리에서 제7차 FTA 공식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협정 발효 후 8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는 대다수 품목에 대한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한국의 대(對) 호주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관세율 5%)의 경우 주력품목인 가솔린 중형차(1천500∼3천㏄), 소형차(1천∼1천500㏄) 등 20개 세번(수입액 기준 76.6%)에 대해 즉시 관세철폐에 합의했다. 나머지 승용차(수입액 기준 23.4%)는 3년간 철폐한다.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 조건으로 타결하는 것은 한-호주 FTA가 처음이다. 산업부는 “그동안 다른 FTA에서는 자동차 관세를 보통 3∼5년 후 철폐하는 조건으로 합의됐는데, 이번에는 즉시 철폐로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주요 관심품목인 TV·냉장고 등 가전제품(관세율 5%), 전기기기(대부분 5%), 일반기계(5%) 대부분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자동차부품(관세율 5%)은 3년 내 철폐를 확보했다. 쇠고기에 대해서는 15년간 관세철폐 양허 및 농산물 세이프가드를 통해 시장 개방에 따른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윤 장관은 밝혔다. 2015년 한-호주 FTA가 발효될 경우 매년 2∼3%씩 관세를 단계적으로 낮춰 오는 2030년 현재 40% 수준인 관세를 완전 철폐하는 개념이다. 산업부는 “쇠고기와 낙농품은 한-미 FTA보다도 더 보수적인, 말하자면 더 좋은 조건에서 막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수입쇠고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가 단계적으로는 축소되게 돼 국내 축산물 시장과 축산농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쌀과 분유·과일·대두·감자 등 주요 민감품목들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에게 유리한 조항인 투자자국가소송(ISD) 조항은 관철했다. 호주는 2004년 미국과 FTA를 체결할 때도 ISD 조항을 제외시켰다. ISD는 기업이 투자 상대국의 법령·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중재를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일종의 국제소송으로, 자국기업의 해외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유리하고 반대로 외국기업의 자국투자가 많은 나라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호주는 대표적인 자원부국으로 외국기업의 투자가 많아 줄곧 ISD 조항 삽입에 반대해왔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위한 협의도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합의했다. 6개월 뒤 역외가공위원회를 개최하고 1년에 두 차례씩 열기로 했다. 한국은 호주와 2009년 5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5차례 FTA 공식협상을 진행하다가 ISD, 쇠고기 시장접근 문제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후 3년 6개월 만인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한-호주 통상장관 회담에서 FTA 공식협상 재개에 합의한 뒤 곧바로 6차 협상에 착수했고 3일 7차 협상을 이어갔다. 한편, 정부가 협상 참여에 ‘관심 표명’을 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국인 호주와의 양자 FTA가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한국의 TPP 협상 관련 입장에도 참여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사우디와 에어컨 시험소 구축 계약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사우디와 에어컨 시험소 구축 계약

    3일 서울 구로구 디지털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남궁민(왼쪽) 원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민간 인증기관인 ESRA의 칼리드 알아와드 대표가 210만 달러 규모의 에어컨 시험소 구축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KTL은 지난달에도 리야드 현지에서 사우디의 국영기관인 표준청(SASO)과 214만 달러 규모의 에어컨 에너지효율시험소 구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제공
  • 호주와 TPP 첫 개별 양자협의할 듯

    정부가 호주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첫 개별 양자협의 국가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일 “3일부터 6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TPP에 참여 중인 호주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예비 양자협의를 한다”고 밝혔다. 호주와는 WTO 각료회의와 별도로 3일 열리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제7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TPP 참여는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일본 등 기존 12개 참여국의 개별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로선 한국의 참여를 반대할 국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국 가운데 이미 7개국과는 FTA를 맺은 상태이고, 다른 국가들과도 줄기차게 FTA를 논의해 온 관계이기 때문이다. 예비 양자협의를 위한 각국과의 개별 접촉은 7~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예비 양자협의가 끝나는 대로 국회 보고를 거쳐 참여를 공식 선언하게 된다. 이후에는 공식 양자협의를 통해 시장접근 방법 등에 대해 협의하게 된다. TPP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지향하는 복수국가 간 FTA로, 2015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국들 간의 완전한 관세 철폐 등을 목표로 한다. 양국 간 FTA에서 이해가 갈리는 품목별 합의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다자간 성격이 있는 TPP가 원만하게 무역시장 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 호주의 경우 FTA에서 문제를 삼은 ISD(투자자국가소송)를 TPP에서는 포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한국산 공산품 수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호주의 법령 등에 의해 국제소송을 당했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FTA와 마찬가지로 소고기, 곡물류 등 농축수산 분야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TPP에 참여하면 전체 산업적 측면에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플러스 효과가 예상되지만 무역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일본과는 불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 최루탄 수출, OECD지침 어겼다”

    영국과 미국의 유명한 인권 변호사들이 ‘한국 기업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침을 위반해 바레인과 같은 인권 탄압국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다’며 국내 OECD 사무소에 이의신청을 했다. 2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에 따르면 해외 변호사 5명으로 꾸려진 국제 법률팀은 지난달 29일 OECD 한국연락사무소(NCP)에 “한국 기업 A사가 OECD의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고 바레인에 최루탄을 수출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이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OECD 절차에 따라 A사 등의 과거 최루탄 수출 기록과 향후 수출 계획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번 이의신청에는 1997년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와 연인 도디 알 파예드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을 맡았던 유명 인권변호사 마이클 맨스필드와 인권단체인 ‘바레인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미국인들’ 소속의 제임스 수자노 변호사 등 5명이 참여했다. 맨스필드는 “바레인으로 향하는 한국산 최루탄 선적이 멈춰지지 않으면 우리 법률팀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 정부를 겨냥한 이의 제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국적 기업 가이드라인은 OECD 회원국의 기업들이 수출 활동을 할 때 타국의 인권 상황을 악화하지 말아야 하고 기업 자체의 인권보호 정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지침은 국제 사회에서 다국적 기업의 인권·노동·환경권 침해 등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 기준으로, OECD 회원국은 반드시 연락사무소를 설치해 이의신청된 사건을 조사, 중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돼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의 제기가 접수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 사무소가 다룰 내용인지 판단해 조사 착수 여부를 한 달 내 진정인에게 회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사에 착수하면 사무소 소속의 정부·민간 위원 7명이 사실관계 등을 검토해 기업과 진정인 간 중재를 시도하고 중재에 실패하면 기업에 수출 유보 등을 권고할 수 있다. 또 외교부와 방위사업청 등 관계 부처가 해당 결정을 회람한다. 위원회 결정에는 강제성이 없지만 ‘수출 유보’ 권고가 내려진다면 기업이나 정부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중동국 바레인에서는 2011년 이후 민주화 시위가 불붙어 진압 과정에서 지금껏 최소 93명의 시민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살라 압둘라흐만 바레인 인권부 장관은 지난달 25~29일 방한해 제정부 법제처장과 현병철 인권위원장 등을 만나 인권정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천에 ‘명장 회관’ 짓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기능인들이 ‘명장(名匠) 회관’을 건립한다. 2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대한민국명장회는 2015년 7월까지 경기 이천시 유네스코 관광단지내 3000㎡에 50억원을 들여 전용 회관 신축을 추진한다. 이천시가 최근 명장회 측에 3.3㎡당 분양가격이 80만원인 유네스코 관광단지를 무상 임대해 주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면서 전용회관 건립에 탄력이 붙었다. 명장회는 회관에 귀금속 공예와 자수, 도예, 석공예, 섬유가공 등 명장들의 대표작을 전시하는 동시에 중·고생 체험 이벤트를 1주일에 2~3차례 열어 고급 기능직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전북 완주군 삼례읍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을 낀 삼례읍은 조선시대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 최대의 역참지. 1894년 동학 농민군이 운집해 2차 봉기를 했던 저항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대상이 됐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전주시의 위성도시로 전락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이곳이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군과 문화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예술적 생명을 불어넣은 조그만 읍지역이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건설했던 철도 역사와 양곡 보관창고들은 예술적 주제를 풀어내는 장소로 변신했다. 옛 삼례역은 막사발미술관으로, 양곡 보관창고는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났다. 전라선 복선화로 철로가 옮겨가면서 기능을 잃은 옛 건물들을 군이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2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지은 창고 5동과 1970~80년대 지은 창고 2동으로 구성됐다. 2010년 이후 기능을 잃은 이 창고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끝에 예술촌으로 재탄생했다. ‘삼삼예예미미’라고 이름 붙였다. 예술촌은 건물의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변신을 꾀해 근현대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는 현대 미술로 채웠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낡은 벽체, 녹슨 함석지붕 등은 어느 유명한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신 높은 천장을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을 세우고 통풍과 습기 제거를 위해 내부 벽면에 ‘W’자 모양으로 둥근 기둥을 설치했다. 또 ‘H’자 모양 사각 나무 기둥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이 때문에 예술촌은 밖에서 볼 때는 낡고 거대한 창고에 지나지 않지만 안은 완전 딴판이다. 허름한 양곡창고가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대반전에 보는 이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예술촌은 책박물관,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미디어아트 갤러리, 김상림 목공소, 문화카페, 서점 등이 어우러져 있다. 책박물관은 서울과 강원 영월에 있던 박물관과 서점을 옮겨왔다. 책의 시대별, 주제별로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어린 학생에게는 책에 대한 흥미를, 전문 연구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전시를 연출한다. 1999년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했던 시절부터 삼례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옛 교과서, 교과서 삽화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무인 서점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정직한 서점’으로 헌책방이다. 책값은 한 권에 2000원 이상 내키는 대로 내면 된다. 정직한 서점에서 종종 열리는 고서, 헌책, 문방구를 사고파는 재활용 벼룩시장도 인기다. 정직한 서점은 가정과 기관에서 푸대접받는 책 기부를 연중 환영한다. 책 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책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책의 인쇄와 제본, 제책작업 등 책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하는 인파들이 줄을 잇는다. 직접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스크랩북, 티셔츠 인쇄, 가족앨범북 만들기 등 초·중·고생을 위한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자인 뮤지엄은 삼례문화예술촌 탄생의 논의가 시작된 자리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수상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예술인들이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한 게 예술촌 탄생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패션 디자인, 학생들의 졸업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디자인의 시대적 변천사를 정리해 놨다. 김상림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의 전시, 제작 체험 공간이다.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자목상, 못을 사용하지 않은 짜맞춤 가구,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목수교실, 목공교실도 운영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 미디어, 설치·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란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 인성교육도 한다. 예술촌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옛 삼례역사는 막사발미술관으로 꾸몄다. 김용문씨 등 작가 20명이 제작한 막사발과 해외 작품 등 300여점이 전시됐다. 이곳에서는 세계막사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막사발 도예교실을 운영하는 등 막사발 연구와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막사발을 굽는 재래식 불가마도 있다. 이같이 지자체가 사라질 위기를 맞은 애물단지 시설물을 예술촌으로 재생시키면서 삼례읍은 이제 완주군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할 정도다. 삼례읍 외곽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만경강을 굽어보는 비비정(등록문화재 221호) 옆에는 전망대를 겸한 휴게 공간 ‘비비낙안’이 들어섰다. 삼례와 익산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옛 양수장 옆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년 동안 한지를 만들어 왔다고 전해지는 소양면 대승리 한지마을에 공예공방촌을 개관했다. 내년에는 구이면에 주류박물관을 열고, 국내 최초의 담배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담배박물관 건립사업은 관련 자료 8만여점을 모은 소장자와 협의를 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1일 “과거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여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옛것들을 오늘에 되살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풀어내고 이를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우리집 보일러 시공업자가 무자격자라니…

    우리집 보일러 시공업자가 무자격자라니…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사는 주부 김성희(54)씨는 지난달 월동 준비로 보일러를 교체하기 위해 인근 시공업체에 전화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같은 모델의 보일러 설치를 부탁했는데 A업체는 44만원, B업체는 56만원을 불렀다. 더 높은 값을 부른 업체 측에 이유를 물었더니 “싼 업체는 분명히 싼 이유가 있다”는 근거 없는 답변만 돌아왔다. 보일러 대리점을 운영하는 최영조(54)씨는 28일 “일부 보일러 대리점이 판매와 설비 건수를 늘리기 위해 사설 시공업자 측에 가스시설시공업 면허를 빌려주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사설 업자들은 면허 대여 비용을 보통 소비자에게 떠넘긴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다가오는 가운데 무자격 보일러 시공·수리업자들이 기승을 부려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무자격 시공업자들은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가스시공업자로부터 면허를 빌려 소비자를 안심시킨다. 무자격 업자들이 정식 시공업자에게 면허를 빌리는 비용은 건당 1만원 수준이다. 대여 횟수가 잦아 무시 못할 금액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정용 가스보일러를 시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가스 기능사와 온수온돌 기능사 면허를 딴 뒤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가스시설시공업 3종과 난방시공업 2종을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시공업자의 자격과 등록 유무를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무자격 시설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지자체에 등록하지 않고 시공업을 하면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별도의 신고 없이는 이들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스 설비의 특성상 안전 관리도 문제다. 현행 도시가스사업법은 보일러 시공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공업자에게 의무적으로 가스사고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소비자에게 보험증권을 교부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무자격 업자들은 비용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이현희(37·여)씨는 지난가을 고장난 보일러의 순환펌프를 교체한 뒤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를 해당 시공업체에 물었지만 “보험 기간이 만료돼 보상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정식 시공업자에게 빌린 보험증권을 보여줄 때도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 보상을 전혀 받을 수 없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열관리시공협회 관계자는 “무자격 시공업자들은 시공비에 면허와 보증보험증권을 대여하는 비용을 얹어 부르는 사례도 많아 되레 비싼 값에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시공을 할 수 있다”면서 “가스 시공은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검증된 전문 기술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출경쟁력 뚝! 뚝! 뚝! 원高 경기회복에 ‘찬물’

    수출경쟁력 뚝! 뚝! 뚝! 원高 경기회복에 ‘찬물’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복병으로 지목돼 온 ‘원고’(높은 원화가치)의 충격이 기업경기 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경기호전 체감도가 뚝 떨어졌다. 주된 이유는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등 대비 원화 환율의 하락이다. 특히 주요 수출무대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가운데 원·엔 환율의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한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엔저 돌격대’로 불리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의 11월 업황 BSI는 78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업황 BSI는 지난 6월 79에서 7월 72로 떨어진 뒤 8월 73, 9월 75, 10월 81 등으로 석 달 연속 상승하다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아래이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기업 유형별로 수출 기업이 86에서 78로 떨어지면서 하락을 이끌었다. 내수기업은 78에서 79로 소폭 상승했다. 앞으로 수출 기업의 심리는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업황에 대한 전망 BSI도 수출 기업은 11월 86에서 12월 75로 11포인트나 하락했다. 내수기업의 업황 전망 BSI가 81에서 79로 2포인트 하락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21개월째 경상수지 흑자에다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튼튼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내년 상반기 중 1050원대를 하향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원·엔 환율에 영향을 주는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는 갈수록 낮아져 우리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가치는 오르는데 엔화 가치가 내려가면 원·엔 환율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날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45.52(오후 3시 기준)로 지난해 11월 27일 1317.25원보다 271.73원(20.6%)이나 떨어졌다. 지난해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에 이어 구로다 일은 총재가 올 3월 취임하면서 통화완화 정책을 적극 펴 온 결과다. 최근 원·엔 환율 1050원대가 무너진 것도 구로다 총재가 “일본의 양적완화(시중 자금을 늘리는 것) 규모가 과하지 않다”고 한 발언이 빌미가 됐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현재의 엔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보다는 일본이 끌고 가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그 결과 실효환율도 역전됐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원화와 엔화의 실효환율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역전됐다고 보도했다. 26일 엔화와 원화의 실효환율(닛케이통화인덱스·2008년 100 기준)은 각각 100.5와 101.6으로 지난 20일부터 5영업일 연속 엔화가 원화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이미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월 월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1~10월 수출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3분기 상장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세 둔화가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SK브로드밴드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SK브로드밴드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하라.” SK브로드밴드(SKB)의 고객중심 경영 철학은 안승윤 사장이 강조하는 이 말 한마디에 담겨 있다. SK브로드밴드는 ‘긍정적인 경험이 충성고객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서비스 품질 제고에 힘써 국가고객만족도(NCSI) 1위, 서비스품질지수(KS-SQI) 1위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산업 고객만족도(KCSI) 평가에서까지 1위를 차지했다. ‘고객서비스 평가 3관왕’을 달성한 셈이다. 이런 성과의 원동력은 이 회사가 자랑하는 ‘찾아가는 서비스’(Before Service)다. SKB는 고객 시스템을 고도화해 고객이 서비스 장애로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먼저 장애 징후가 있는 고객에게 서비스 제공,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서비스 기사가 고객 집을 방문해 단순히 인터넷이나 전화를 설치해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무료로 PC 등을 점검해 주는 ‘B타민 서비스’도 여기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다. 지저분한 배선을 정리해 주는 프리미엄 배선 서비스도 반응이 좋다. 더불어 낯선 기사가 방문할 때 생기는 고객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기사가 방문 전에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실명을 보내는 ‘행복기사 스마일 사진 서비스’를 3년 전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아파트 단지에 상주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일 현장 다이렉트 서비스’도 하고 있다. 안 사장은 “고객만족도 평가 3관왕 달성은 고객의 긍정적 경험 관리를 위해 헌신한 전 구성원들의 노력이 낳은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객이 가장 신뢰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 동대문구 시대 열린다

    동대문구는 충남 아산시로 옮긴 경찰수사연수원 휘경2동 부지에 내년 10월 안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본부가 들어온다고 27일 밝혔다. 공단은 한국산업인력공단법에 의해 설립된 공공 법인이다. 기술사, 기사기능사, 공인중개사 등의 자격시험 검정을 비롯해 근로자 평생학습 지원, 직업능력개발훈련, 기능올림픽 관련 업무, 근로자 고용 촉진 사업 등을 시행한다. 연수원 부지는 대지 7217㎡(2183평), 건축 연면적 1만 4415㎡(4360평) 규모다. 공단 서울본부는 1~2층에 사무실과 필기시험실, 3∼4층에 컴퓨터실과 채점실, 5층에 조리시험실, 지하 1층에 동포취업교육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마포구 공덕동 공단 본사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따라 울산시로 옮긴다. 서울본부는 기능을 확대하고 경찰수사연수원 건물 리모델링을 거친다. 서울본부는 새 청사에 열린 쉼터, 회의실 무료 개방 등 주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는 서울지역본부와 협력해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역 학생들을 위한 직업·진로교육, 기능 봉사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공헌 등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덕열 구청장은 “서울본부엔 공단 직원(62명), HRD고객센터(58명), 한국기술자격검정원(12명) 등 132명의 인력을 배치하게 된다”며 “이전이 마무리되면 상권 활성화 등 지역 발전에 견인차 몫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바레인 시위 진압용 한국산 최루탄 제조업체 2곳 방사청 허가 없이 수출

    바레인 시위 진압용 한국산 최루탄 제조업체 2곳 방사청 허가 없이 수출

    최근 바레인과 터키 등에서 반(反)정부 시위대의 무차별 진압 때 한국산 최루탄이 사용돼 국제적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국내 진압용품 제조업체들이 적법한 절차 없이 최루탄을 수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허가권을 갖고 있는 방위사업청은 뒤늦게 상황 파악에 나섰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신문이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김광진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방위사업청의 ‘최루탄 수출 허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올해 7개국에 최루탄 77만 3975개, 1134만 5584달러(약 120억 4300만원)어치를 수출했다. 국가별로는 터키에 43만 5030개를 수출해 가장 많았다. 인도네시아 13만 1050개, 방글라데시 13만개, 사우디아라비아 6만 7350개, 부르키나파소 1만개, 몰디브 500개, 요르단 45개 등이었다. 하지만 방사청의 최루탄 수출 허용 국가 중에는 지난 수년간 민주화 시위대 진압 때마다 한국산 최루탄을 다량으로 사용한 중동 국가 바레인은 없었다. 업체들이 방사청의 허가 없이 수출한 것으로 보인다. 바레인에서는 2011년 12월 15세 소년 사예드 하시엠 사에드가 정부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면서 국제적 논란이 일었다. 바레인 인권단체들은 2011~2013년 한국산 최루탄 150만개 이상이 수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 최루탄 수출업체 2곳이 지방경찰청의 허가만 받고 방사청의 허가 없이 2년간 수출해 온 사실을 최근에 확인했다”면서 “최루탄 같은 군용 전략 물자를 허가 없이 수출하면 현행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최루탄을 수출할 때는 대외무역법상 방사청 허가와 동시에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에 따라 경찰청 허가도 받아야 한다. 해당 업체 측은 “방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경찰청으로부터 관련 서류 등을 전달받는 대로 검찰에 해당 업체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문제가 된 기업 중 한 곳은 방사청으로부터 ‘DQ 마크’(우수 방산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 품질을 정부가 인증한 마크)를 받기도 했다. 이 회사 측에 무허가 수출에 대해 질의하자 “최근에는 중동국에 최루탄 수출을 거의 못하고 있다”면서 “방사청에 허가를 받았는지 등은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방사청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군용물자 수출에 대한 감독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 관계자는 “경찰이 지역 방산업체에 군용물자 수출 허가를 내줄 때 이런 내용을 방사청에도 전달해 주면 감시가 쉬웠을 텐데 법적 의무가 아니어서 협조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최루탄, 사실상 살상무기”… 국내선 15년째 시위현장서 사용안해

    “최루탄, 사실상 살상무기”… 국내선 15년째 시위현장서 사용안해

    2010년 말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뒤덮은 ‘아랍의 봄’(아랍권 국가들의 반정부·민주화 시위)에 이어 올해 터키와 바레인 국민의 민주화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한국산 진압용 최루탄이 다량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루탄의 해외 수출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고 있다. 국내 기업이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에 방위사업청의 허가를 받고 수출한 진압용 최루탄은 올해만 모두 77만개 이상이다. 또 바레인 등에는 허가 없이 지난 2년간 150만개 이상의 한국산 최루탄이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는 최루가스(CS가스)의 위험성과 시위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999년부터 시위 현장에서 ‘무(無)최루탄 원칙’을 지키고 있지만 해외 수출길은 열어뒀다. 국내외 인권단체들은 “최루탄이 사실상 살상 무기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수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부는 “최루탄 수출이 현행 국내법과 국제법상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5일 국내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2011년부터 민주화 시위가 그치지 않는 바레인과 지난 5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불붙은 터키 등의 인권단체들이 최근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 등 국제 인권단체에 “한국산 최루탄 수출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바레인에서는 15세 소년 사예드 하시엠 사에드가 2011년 12월 31일 정부 진압군이 쏜 한국산 최루탄에 얼굴을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대의 분노를 샀다. 지금껏 바레인에서는 민주화 시위 진압 과정에서 최소 93명이 최루탄 등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해 터키 수도 앙카라의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도 한국산 최루탄이 발견돼 논란이 일었다. 국내 업체명이 뚜렷이 적힌 이 최루탄 사진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 세계로 퍼졌다. AI 한국지부와 민주노총 등 인권·노동단체들은 “한국산 최루탄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시위 현장에서 계속 쓰이면 국제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즉각 수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한국지부 관계자는 “바레인 등에서는 최루탄이 시위대 해산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의 얼굴과 몸을 향해 발포됐고 심지어 민간인 주거 지역에도 투척됐다”고 말했다. 2011년부터 수출된 국산 최루탄이 인권 탄압에 악용되는데 우리 정부가 팔짱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현행 방위사업법상 방사청장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 등에 필요하다면 중요 방산물자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반면 방사청 등 정부부처는 최루탄 수출을 금지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유엔이 지정한 인권 탄압국 등에는 현재 최루탄 수출을 허가하지 않고 지정국이 아니라도 최루탄이 인권 탄압에 악용된다고 판단하면 허가를 잠정 유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레인 등에 대해 최루탄 수출을 불허할 것인지는 외교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과 협의해 결정할 문제로 현재는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美 ITC “한국산 전기강판 덤핑” 예비판정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등에서 수입하는 전기강판 제품의 덤핑으로 자국 업계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예비판정했다. 최종 판정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확정될 경우 국내 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ITC는 지난 19일 개최한 회의에서 위원 6명의 만장일치로 이같이 판단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ITC는 공고문에서 “중국과 체코, 독일, 일본, 한국, 폴란드, 러시아 등 방향성 전기강판(압연 방향으로 자성을 띠도록 만든 전기강판) 제품 수입으로 미국 업계가 실질적인 피해를 봤다는 합당한 증거가 있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미 상무부도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월 미국 철강업체 AK스틸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독일, 일본 등 7개국산 전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상무부와 ITC에 제출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 타이완 등 3개국에 대해서는 수출국이 은밀히 보조금을 지급해 수출 상품 가격을 낮출 경우 수입국이 해당 상품의 보조금 액수만큼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계관세 조사도 함께 요청했다. 국내 피소 업체는 포스코와 현대종합상사 등 2개사로, 미국 업체가 요청한 덤핑 관세율은 40.45~210.13%다. 국내산 방향성 전기강판의 미국 수출은 2010~2012년 사이 6배 늘었다. 현지 비중은 10.6%로 일본(42.3%)에 이어 두 번째다. 미 상무부도 지난달 말 한국 등 7개국에서 수입되는 전기강판에 대한 덤핑 및 정부보조금 혐의 조사를 시작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쨍~ 뜬다, 태양광 발전설비자격증

    쨍~ 뜬다, 태양광 발전설비자격증

    우리나라는 ‘자원 빈국’으로 통한다. 에너지 자원 대부분을 해외에 기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6%에 달한다. 전 세계적으로 천연자원 매장량이 감소하는 만큼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 전부터 정부가 주목한 것이 신재생에너지다. 현재 우리나라는 총 11개의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하고 있다. 연료전지·수소 등 신에너지가 3개,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8개다. 이와 관련한 자격시험이 올해 새로 등장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 자격시험’이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을 이용하는 발전 설비에 관한 공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발전소, 건축물과 시설 등을 설계하고 운영·유지와 관련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격증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국내 및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통한 전문가 육성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11개 신재생에너지 분야 중) 태양광 발전 및 관련 분야의 취업을 위한 첫 단계로 (태양광 분야) 자격시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정부는 현재 그린홈 100만호 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린홈이란 태양광을 비롯해 태양열,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설비를 설치해 화석연료 사용을 최대한 줄인 친환경 주택을 가리킨다. 태양광 분야 자격시험이 등장한 만큼 앞으로 그린홈을 비롯해 태양광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태양광 관련 관급공사를 수주하려는 회사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시장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앞으로 지열,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전문 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 자격시험은 지난 9월 28일 처음 시행됐다. 발전설비기사의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발전설비 산업기사 자격시험도 같은 날에 진행됐다. 그러나 제도 도입 첫 해라 두 자격시험의 합격률은 30%대에 불과했다(표). SG인재개발원 측 관계자는 “기존 전기 회사 등에 다닌 경력자들이 많이 응시했는데, 대부분 2~3개월 정도만 관련 지식을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합격을 위해서는 아무리 경력자라 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기사 및 발전설비 산업기사 자격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는 이어 “태양광 또는 전기 분야에서의 근무 경력이 없는 사람의 경우 기능사 자격시험을 보고 일정 기간 경력을 쌓은 후 발전설비 산업기사, 더 나아가 발전설비기사 자격증을 딸 수 있다”면서 “최근 청년 실업이 큰 사회 문제로 대두될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자격시험은 취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미 FTA후 美 자동차 빅3 수출 늘어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로먼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협의회 연차총회에 참석해 한·미 FTA의 수출 증가 효과에 대한 미 일각의 회의론에 대해 “이(수출 증가)는 확실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동차 부문을 예로 들면서 “협정 이전 한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설명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있지만 (발효 이후) 50%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자동차 빅 3’ 업체들의 수출이 상당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미 FTA로 인한 통상 이익을 주장하고 있으나 미 정치권 안팎에서는 협정에 대한 비판론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리베카 블러멘스타인 WSJ 부편집장은 프로먼 대표에게 “한·미 FTA가 수출을 크게 늘렸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시 캡터(민주) 하원의원은 최근 하원 전체회의에서 “한·미 FTA로 인해 미국은 일자리 4만개를 추가로 잃었고 수출도 약 8억 달러(약 8500억원) 줄었다”며 “특히 협정 발효 이후 한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이 한달에 44대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한국산 자동차 수입은 2만대나 늘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캠핑 열풍 값비싼 텐트 기준 미달 싸구려 텐트

    캠핑 열풍 값비싼 텐트 기준 미달 싸구려 텐트

    시중에서 팔리는 스포츠·레저용 텐트 10개 중 7개는 외부 충격에 찢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염(防炎), 방수(防水) 기능이 떨어지는 제품도 상당수였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소비자 선호도를 바탕으로 5개 텐트 제조업체의 4인용 거실형 텐트 10종을 선정해 품질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한국산업표준(KS) 인증을 받은 제품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인열강도(찢어짐에 견디는 힘), 내수도·발수도(방수 기능) 등에서 KS 기준에 못 미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여럿 있었다. 7개 제품은 인열강도가 KS 기준에 못 미쳤고 3개 제품은 방염 성능이 소방방재청 기준에 미달했다.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내수도, 빗물 등이 흡수되지 않고 흘러 내려가도록 하는 발수도 등을 조사한 결과 내수도는 6개 제품, 발수도는 4개 제품에서 1주일 이상 사용할 경우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아웃웰(덴마크)의 ‘몬타나6’는 소금물에 기둥이 부식되기도 했다. 8개 제품은 제조 연월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텐트와 관련된 가장 큰 불만은 크기가생각보다 작다는 것이었다. 텐트를 2개 이상 구매한 소비자 중 36.6%가 더 큰 제품이 필요해 추가로 텐트를 구입했다고 응답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산책] 제품 시험인증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의 카메라산책] 제품 시험인증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을 가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제품의 사용이 늘고 있다. 최근 과도하게 온도가 올라 화상 위험이 있는 불량 전기 찜질기 제품이 무더기 리콜 조치됐다. 제품이 시판되기 전에 받는 시험인증 안전도 검사 때와 달리 값싼 부품을 쓰거나, 아예 온도 상승을 막는 핵심 부품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제품의 질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시험인증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출고 전에, 수입제품은 통관 전에, 일정한 기준의 시험인증을 거쳐야만 팔 수 있다. 해외로 수출하려는 제품은 해당 국가나 해당 기관의 인증마크를 취득하기 위한 시험과 제조공장에 대한 공장심사가 필요하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국내 대표적인 시험인증기관이다. 처음 안내를 받은 곳은 시험원의 기계역학표준센터.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시험장비들 사이로 이방인을 바라보는 연구원들의 표정이 부담스러울 만큼 기계적이다. 압력조절로 대기 중의 먼지를 밖으로 날려버리는 시스템을 갖춘 이곳에서 제품의 길이와 힘, 각도, 소음 등을 측정한다. 음향파워측정실에서는 로봇을 이용한 신제품 헤드폰의 음색과 음압을 측정하고 있었다. 마치 녹음실에서 신곡을 취입하고 있는 가수처럼 보인다. 실험실에서는 전자파 발생량도 측정한다. 가시처럼 튀어나온 사각뿔 모양의 탄소 스펀지로 둘러싸인 ‘실드룸’(shield room)은 외부의 방해전파를 완벽히 차단한다. 어쩐지 새로 산 휴대전화가 내내 불통이다. 로봇에게 CD를 틀어 주던 이선경 연구원은 “정밀한 데이터를 재기 위해 기계를 쓰고 있지만 꽤나 낭만적인 연구실”이라며 웃었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등 물을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방수 및 방전 테스트를 하는 방이다.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업무특성상 주부습진까지 걸렸다는 문상헌 연구원은 “내 아내와 어머니가 쓸 수 있는 제품이라 더욱 꼼꼼히 검사한다”고 말했다. 안내를 맡았던 강전일 연구원은 “안전도, 표준화, 환경테스트 등 각종 시험인증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제품에 인증마크가 부착된다”고 설명했다. 시험인증산업 분야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아기들이 물고 빠는 장난감에서 수은 성분이 얼마나 검출되는지, 장애인 전동차가 몇 도의 경사각에서 구르는지, 형광등은 일생 몇 번이나 깜박거리다가 수명을 다하는지 등등 공산품 분야에서부터 환경, 농업, 정보, 원자력 등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인증(認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문서나 행위가 정당한 절차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공적 기관이 증명하는 것’이다. 각종 취업이나 입시에서 토익이나 토플 등 공인어학인증시험성적표가 필요한 것처럼, 시험인증은 제품 및 서비스가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지 공인기관이 시험하고 인증해서 성적표를 발급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이외에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시험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표준인증제도와 소비자제품 안전정책을 총괄 운영하는 정부 주무부처다. 기술표준원에서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및 한국의류시험연구원 등 6개의 민간심사기관에 시험인증을 위탁하여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연 130조원 규모의 숨겨진 ‘황금어장’인 시험인증산업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가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4조~5조원대인 국내 시장은 스위스의 SGS 그룹 등 외국 시험인증기관이 60~70%를 점령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험인증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조업 강국=시험인증산업 강국’인 점에 비춰볼 때 제조업에 강한 우리나라는 시험인증산업을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글 사진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生과 死 선택권 쥔 인류, 그만큼 책임감도 크죠”

    “生과 死 선택권 쥔 인류, 그만큼 책임감도 크죠”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은 주변에 도와줄 존재가 없다는 걸 일찌감치 깨닫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간 나라입니다. 제 소설의 주인공들도 처음에는 어려움에 맞닥뜨렸다가 스스로 키를 쥐고 운명을 극복해 나가죠. 한국 국민들과 닮은 주인공들의 역동성 때문에 한국에서 제 작품이 더 잘 읽히는 게 아닌가 싶네요(웃음).” 벌써 여섯 번째 방한이다. 한국 독자들의 ‘팬심’이 남다르고 그만큼 한국 사랑이 유별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52) 얘기다. 그가 키 17㎝의 초소형 난생인류 ‘에머슈’로 인류의 진화를 내다본 신작 ‘제3인류’(열린책들) 출간과 ‘개미’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프랑스보다 훨씬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지녀 나를 이해하는 분들이 (고국에서보다)더 많은 것 같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제3인류’에도 현대자동차 등 한국산 제품이 등장한다거나 로봇공학을 연구하는 인물이 서울로 떠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작가는 ‘제3인류’가 “지금까지 집필한 작품 중 가장 대규모의 프로젝트”라며 “‘개미’와 ‘신’에 이어 완전한 세계를 완성시키는 작품으로 집필했고 지구에서의 새로운 인류를 진화라는 관점에서 다뤄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류의 진화가 여성화, 소형화, 연대감 강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 아이디어를 가장 압축해서 보여주는 문장은 ‘예전에는 우리가 진화를 받아들였지만 현재는 우리가 진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상들은 질병이나 기후조건을 통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죽느냐 사느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 세대는 환경오염, 산업화, 인구문제 등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이렇게 선택권을 손에 쥐게 된 것은 인류의 큰 행운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인류의 책임감은 커졌고 양심의 모험에 직면해 있다. 때문에 작가는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양심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가 어떻게 변할지 자문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기술지향적인 작가’라 일컫지만 그는 역설적으로 ‘아날로그’에 깊은 향수와 믿음을 품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책에 대한 찬양과 영적인 것으로의 회귀가 앞으로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작가는 “책이야말로 가장 천재적인 발명품”이라고 꼽으며 “책이라는 매체 하나로 전 세계에 생각을 전파시킬 수 있고, 책은 사람들을 더욱 지성적, 양심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는 영적인 것, 자연, 고요함으로의 회귀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생의 목적은 권력을 갖는 것도 아니고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불교의 불상들을 보면 평온함의 경지를 보여주는 미소가 있잖아요. 그런 평온함이야말로 개인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최상의 목표일 것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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