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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사 고발/ 각계 반응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국세청이 29일 6개 중앙언론사와 일부 사주를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적법한 절차에 따라성역없는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고발된 언론사들은 문제 제기에 앞서 먼저 독자들에게 엄중히 사과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방송사를 제외한 6개 신문사만 고발한 것에 대해 고발 기준과 형평성에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高桂鉉) 시민입법국장은 “언론도 법집행의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국세청의고발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해당 언론사가 고발에 대해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권력에 굴종하면 독자들의 외면을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 하승수(河乘秀) 실행위원장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타협등은 한국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고발된 언론사뿐만 아니라 고발되지 않은 언론사들의잘못 역시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최민희(崔敏姬) 사무총장은 “언론사주의 비리에 대해서는 적법한 처벌이 내려져 법 앞에 성역이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정부가만일 이를 선거 흥정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사회적 범죄인 탈세범으로 고발된 언론사 사주들은 반드시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7대 종단대표들도 성명을 내고 “해당 언론사들은 이번 기회에 자신을 새롭게 함으로써 칼보다 강한 언론으로 우뚝서는 계기로 삼아달라”고 주문했다. 대학생 김진세(金振世·고려대 통계학과 4년)씨는 “정권에 비판적인 일부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것이란 비판은 이번 국세청 고발 대상에 다른 언론사가 포함되면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윤영철(尹榮喆)교수는 “정권말기,그것도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세무조사는 언론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언론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장기적이고도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안덕균(安德均·34)씨는 “국세청이 23개 언론사중 6개사만 검찰에 고발한 것은 석연치 않다”면서 “국민들로부터 표적수사나 끼워맞추기식 수사라는 의혹을 받지않기 위해서는 방송사를 포함한 나머지 언론사들의 탈세 규모 등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길상 박록삼기자 ukelvin@
  • 우리 민족 역사 사랑 중진 인사들 나섰다

    역사문제에 관심이 많은 중진급 인사 40여명이 모여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었다.이성무(李成茂)국사편찬위원장의 발의로 시작된 이 모임은 지난 11일 발기인대회를 가진 데 이어 29일 오전 7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조찬을 겸해 창립총회를 가졌다.회장에는 이웅근(李雄根)동방미디어 회장이 선출됐다.이회장은 “조선왕조실록,고려사는 물론 ‘사상계’에 이르기까지 5,000년 한국사를 CD롬에 담는 작업을 하면서 역사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모임에는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했다.학계·문화계인사로 김종규(金宗圭)삼성출판사 회장,김경희(金京熙)지식과산업사사장,김시우(金時佑)독립기념관 사무처장,신봉승(辛奉承)한국역사문학연구소장(작가),이수홍(李秀洪)전국문화원연합회장,이존희(李存熙)서울시립박물관장,이종덕(李鍾德)세종문회회관 사장,조규향(曺圭香)디지털대 총장 등이 회원이다.언론계 인사로는 신우식(申禹植)전 서울신문 사장,이제훈(李濟薰)중앙일보 사장,박현태(朴鉉兌)전 KBS 사장,박용정(朴勇正)전한국경제 사장(아이티맥스 회장),김삼웅(金三雄)대한매일 주필,권영빈(權寧彬)중앙일보 주필,박석흥(朴錫興)전 문화일보 편집국장,김종심(金種心)동아일보 출판국장 등이 포함됐다.신윤식(申允植)하나로통신 사장,원종성(元鍾盛)동양엘리베이터 회장,조건호(趙健鎬)무역협회 부회장 등 재계 인사와,김병일(金炳日)기획예산처 차관,김덕배(金德培)중소기업특위 위원장,조선제(趙宣濟)교원공제회이사장(전 교육부차관),조정무(曺正茂)·황우여(黃祐呂)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도 참여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대한광장] 해외자료 수집 시급하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라고 한다.따라서 각 분야의 정보가체계적으로 수집돼야 한다.그 중에서도 특히 외국에 흩어져있는 한국사에 관한 자료들을 집중적으로 모아야 한다. 우리는 몽고의 침입,임진·병자의 양란,일제침략,6·25전쟁으로 많은 자료들이 없어졌거나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등 강대국으로 흩어졌다.근대 이후에는 다른 나라와의 국제관계를 맺고 있어서 그때그때 생성된 자료들도 많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제발전을 하느라고 여념이 없었다.이제 어느 정도 한국의 경제력도 커지고국제적인 위상도 높아졌다.그러니 지금이라도 외국에 산재되어 있는 한국자료들을 국가적인 관심하에 수집할 때다.정보화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이것은 필수적이고 또 시급한 일이다. 일본만 해도 오래전부터 수천억엔을 들여 해외에 흩어져있는 일본사료를 수집해 왔다.미국 공문서관에는 일본 사람들의 전용사무실이 있고 7∼8명의 인원이 배치되어 용의주도하게 일본자료들을 모으고 있다.미국은 더 말할 것도 없다.다른 나라의 신문 잡지 방송자료할 것 없이 각종 자료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다. 지금의 강국은 군사,경제 강국이 아니라 정보강국이다.정보 없이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남은 우리의 정보를 가지고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이는 바로 패배를 뜻한다.이 점을 의식조차 못한다면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만다.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우리는 지금이라도 장기적,조직적으로 해외에 산재해 있는 한국자료들을 모아야 한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금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매년 1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해외 한국자료 이전사업을 벌이고있다. 그러나 이 정도 규모로는 세계에 산재해 있는 우리의 자료들을 모으는데 턱없이 부족하다.예산을 늘리고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또한 전문요원들을 양성하여 이 사업에 투입해야한다. 그리고 외국 유관기관들과 연대를 강화하여 효율적으로 자료를 모을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가 해외자료를 전혀 모으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각 기관마다 필요에 따라 조금씩 자료를 모아 왔다.그러나자료수집에 통일성이 없어 중복으로 수집하는 사례도있었다.또한 기관마다 경쟁적으로 수집하다 보니 수집 단가가오르고 외국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이것은 국력의낭비이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사료의 수집 및 보존 등에 관한법률’에 의하여 유관기관의 대표들을 모아 단가를 조절하고 중복수집을 방지하는 회의를 한 바 있다.이 사업에는 일정한 협조와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뿐만 아니라 외국의 유관기관들과 협정을 맺어 조직적으로 자료를 수집할 필요가있다. 그런데 공공기관의 자료는 이렇게 모을 수 있으나,개인이가지고 있는 자료들은 여러 통로로 수소문하여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왕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자료들은 목록을 정리,공개하여 다시 찍어 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공개를 꺼리는 자료는 외교채널을 통해 공개를 유도할 필요도 있다.외교문서의 경우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공개하게 되어 있으므로 수집을 단기간에 종결할 수 없다. 자료들이 모이면 이를 정리하여 공개해야 한다.책으로 출판할 수도 있고 인터넷에 띄울 수도 있다.그러려면 전문인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외국어에 능통한 자료관리 전문인력을 구하기란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계획적으로양성해야 한다.한문을 해독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일은 충분한 예산과 유관기관의 협조 없이는불가능하다.예산당국이나 해당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 이성무 국사편찬위원장
  • “보수언론 정권비판 시민 동조안해”

    국세청이 29일 언론사 사주와 법인을 조세범처벌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법인및 사주 일가의 소득을 누락, 탈루하는 과정에서 수백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비리수법이 재벌을 흉내낸듯 해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장경섭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곧 출간될 ‘한국의 언론권력’에서 한국언론의 권력화 현상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장 교수에 따르면,최근 일부 보수신문의 현정권에 대한 정치투쟁은 야당보다 더 적극적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김대중 정권의 실정과 비민주성에 대해 나름대로 비판의식을 갖고 있지만 이같은 보수언론의 정권비판에 대해서는 정극 동조하지 않는다고 장교수는 분석했다. 오늘날 한국언론은 정권과의 일전을 불사할 정도로 막강한 권력집단이 돼 있다.장교수는 한국언론의 이같은 권력화배경으로 ▲한국사회 변화의 급속성 및 다양성 ▲대외종속·모방적 근대화 ▲행정부의 권력독점 ▲냉전질서에 따른 이념적 다원성의 억압과상황논리의 지배 ▲이중적 법질서를 전제한 탈법적인 정치·경제적 지배구조 등을 들었다. 이같은 사회적 여건은 한국언론으로 하여금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폭넓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 언론인·언론사·언론사주가 비정상적인 이익과 권력을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여지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 언론과 같은 감시·견제장치의 활성화가 긴요하지만 언론이 현실정치에 깊숙이 개입,그 자체로 정치적 이해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한국언론은 공정보도가 심각하게 손상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장교수는 “언론권력의 통제와 언론기능의 정상화가 우리사회의 정치·사회적 발전의 핵심적 조건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정운현기자
  • [씨줄날줄] 반도체 불황

    “당신의 이웃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둔화,당신이 실직하면 불황”익살을 떨지만 불황이 어디서 오는지 그 원인을 캐기는 쉽지 않다.간단하게 말하면 100개를 생산해 10개가 안팔리면 경기둔화,절반이 팔리지 않으면 불황이라고 봐도 된다.마르크스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과잉생산과 과소소비는 주기적인 불황의 주범이다.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끊임없이 물건을 생산하고 꾸준히 소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들이 불황을 피하는 기법은 두가지다.첫째 잘 팔리지않는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다.‘생산 단종(斷種)’모델을 만드는 것이다.둘째 늘 새로운 패션,디자인과 기능을 내놓아소비를 촉진시킨다.요즘 자동차나 컴퓨터가 정말 ‘고물’이 돼서 버리는 예는 드물다.새 모델 자동차의 물결속에 혼자낡은 차를 모는 데 따른 눈치,심리적인 위축과 싫증이 새 차를 사게 만든다.컴퓨터 역시 속터지게 느린 정보처리 속도를 못참아 버리게 된다.양복 앞 단추 3개짜리가 유행하면 그동안 잘 입었던 단추 2개짜리 양복이 왠지 촌스럽게 느껴지는것이다. 물론 반도체의 기술 혁신 속도자체는 더욱 빠르다.‘18개월마다 정보처리 기능이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마저 도전받는다.지난해 최고 18.2달러이던 128메가 SD램 가격이 엊그제 10분1인 1달러대로 급락할 정도로 고물이 됐다. 전 세계적인 정보통신 붐의 냉각으로 PC수요가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이다. 심지어 세계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들은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시장규모가 20%이상 감소해 사상 최악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반도체 구제품의 몰락이 우리 업체들이 주도한 판촉전략의 하나라면 괜찮지만 그저 당하는 입장이라면 심각하다.우리나라 수출액 가운데 반도체는 이미 15%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에 미칠 파장도 심상치 않다. 어느 대기업 회장이 “반도체 업계의 기술변화를 생각하면등에 식은 땀이 흐르기 일쑤”라고 토로했던 말이 생각난다. 모 주한 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반도체에서 한국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그런데도 한국은 스스로 중진국으로 생각하고 대충대충 현실과 타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반도체 기술 혁신과 달리 한국사회는 여전히 답보상태이니 답답하다.격동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 사회도 뭔가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성곡학술문화상 수상자 선정

    성곡학술문화재단은 20일 성곡학술문화상의 인문사회과학부문에 서울대 김경동(金璟東)교수,자연과학 부문에 고려대김창환(金昌煥)명예교수를 각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경동 교수는 사회학 분야의 선구적인 이론과 실증적인 연구 성과들로 한국사회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김창환 교수는 동물발생학 분야의 개척자로 곤충변태와 관련된 독보적인 연구로 평가를 받았다.
  • 22일부터 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

    사진은 그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온 측면이 없지 않다.영화나 텔레비전 등의 영상매체가 사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의 미학적 측면이라든가기능에 대한 논의는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사진은 ‘가능성의 예술’ 정도로 인식됐으며,사진을 한다는 사진작가들 또한 ‘일요사진가’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그러나 최근 들어 젊은 비평가들을 중심으로 사진에 관한담론들이 생산되고 역량있는 사진작가들의 작품전이 이어지는 등 한국사진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22일부터 7월22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 전관에서 열리는 제1회 사진·영상 페스티벌은 사진예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세계사진계의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다.가나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이행사에는 국내외 작가 30여명의 작품 90여점이 출품된다. 국내작가는 구본창 김대수 김아타 배병우 오형근 황규태 김상길 문형민 등 모두 16명.외국작가는 안드레스 세라노,안드레아스 구르스키,토마스 루프,로버트 매플소프,다니 레히쉬,앙리 카르티에 브레송,리처드 미즈락,신디 셔먼,로리스 체치니,쉬린 네샤트 등이 작품을 낸다.이들의 작품은 정물·조각·풍경과 같은 사실적인 이미지의 작품에서 개념적인 추상이미지와 소외된 계층에 대한 시사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사진평론가 이영준씨가 국내부분의 커미셔너를 맡았다. 서구에서는 이미 19세기 말에 사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주목했다.20세기 초에는 스티글리츠,앗제 등의 작가에 의해 순수사진의 전통을 극복하려는 여러 실험들이 진행됐다.이에비해 우리는 사진의 유통구조가 사회적으로 확립된 것이 불과 50년도 안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사진의 국제경쟁력을 확인하고 국내사진시장의 잠재가능성을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02)720-1020. 김종면기자 jmkim@kdail.com
  • IFJ 서울 총회 결산 특별 좌담

    지난 11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서울총회는 새천년 첫 총회이자,정보화시대라는 문명사적전환기에 개최된 ‘언론인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국내외언론계의 관심을 끌었다.폐회를 하루 앞둔 14일 IFJ는 총회에서 ‘한국언론 발전을 위한 결의문’‘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서울선언’등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사실상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대한매일은 이날 저녁 고건 서울시장 주최 만찬이 끝난 후 크리스토퍼 워런 IFJ회장,카브랄 블레이아미히어 IFJ집행위원(가나 ‘더 인디펜던트’ 편집위원,서아프리카기자협회장),하타 슈(畑 衆)일본신문노련 중앙집행위원장(아사히신문 편집미술 담당)과 서울총회의 총평,신문의 미래,한국의 언론상황 등을 주제로 단독 특별좌담을 마련했다.김영모 한국기자협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은 오후 10시30분부터 두시간 가량 영어·일어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이번 서울총회를 자평한다면.또 특별한 성과·의의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워런 회장)언론인의 ‘평등’문제를 주요의제로 끌어올리고,언론노동운동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자리가 됐다는 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이번 총회에는 여성회원이 전체의 40%에 이를 정도로 많이 참여했다.한국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정신을 세계 언론동지들이 어떻게 계승해 나갈 것인가가 향후 과제라고 본다. (카브랄 집행위원)예년 총회와 달리 이번 총회에서 다룬 주제가 다양하고 폭넓어서 상당히 인상적이고 고무적이었다. 총회 기간동안 한국언론노조가 보여준 ‘구체적 행동’은 IFJ의 국제적 연대를 보여준 좋은 기회였다고 본다. (하타 일본신문노련 집행위원장)이번 서울총회에 일본신문노련에서는 여성회원이 22명이나 참여했다.총회 사상 가장많은 숫자다.‘평등’문제를 의제로 다룬 것이 실감이 난다.현재 일본은 저널리즘의 ‘질적 저하’로 인한 위기감이팽배해 있다.이번 총회를 통해 젊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위기의식을 고조시킨 점이 가장 큰 성과다. ◇이번 서울총회의 주제인 ‘정보화 시대의 언론’에 대해참가자들은 어떤 의견을 모았나?(워런)현재 전세계적으로 언론계가 불확실한 상황이다.젊은 기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열정을 보이면서 이를 ‘새로운기회’로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아직 무엇 하나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6개월 뒤면 뒤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카브랄)아프리카출신인 나로서는 이번 주제가 참으로 유익했다고 본다.우선 ‘디지털’로 상징되는 신문명이 아프리카와 유럽을 경계로 어느 쪽에는 있고 다른 한 쪽에는 거의 없다.이런 상황에서 문명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총회가 아주 유익했다고 본다.비록 디지털 문명의 빈부 격차는 있으나 신기술은 전세계 언론인을 하나로 묶는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하타)신기술 혁신으로 일본 언론계도 순식간에 정보화·세계화 물결에 휩싸여 있다.그러나 세계화로 인해 저널리즘의 질 저하와 노동자 권리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신문노련 차원에서 한창 논의 중이다. 인터넷시대를 맞아 신문의 생존·발전전략을 무엇이라고 보는가?(워런)‘신문의 죽음’에 대한 논의는 신문의 역사 만큼이나 오래 됐을 정도로 결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인간생활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신문은 살아남아 계속될 것이다. (카브랄)인류의 문명이 시작될 때부터 ‘문자’가 있었다. 뉴미디어시대에도 문자기록은 살아남을 것이다. (하타)일본에서는 의외로 신문의 장래문제가 심각하다.현재 일본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의 총부수는 5,400만부 정도다. 점차 부수가 감소하고 있어 언론경영자와 노동자 모두가 걱정이다. ◇오늘 총회에서 ‘한국 언론발전을 위한 결의문’등 3건의 결의문을 채택했는데 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한 국제언론계의 이해 정도는 어떤가?(워런)총회의 ‘결의문’채택과정에서 의외로 참가자들이한국의 언론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사건의 경우 아시아지역 회원들만 이해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모두 잘 알고 있었다.특히한국의 언론개혁문제는 ‘현장교육’을 통해 각국 대표들이 체감했을 것으로 안다. (카브랄)우선 총회에서 3개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점이 인상적이었다.서로 배경과 관심이 다른 각국의 언론인들이지만 이들을 묶는 하나의 고리는 ‘기자’라는 공통의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이해도 의외로 빠르다고 본다. (하타)한국에서의 신문개혁운동은 언론노동자들이 독자의입장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알고 있다.오늘(14일)한국 언론노동자들이 보여준 행동(‘6월투쟁’선포식 및 가두시위 등)은 일본의 동지들이 배워야 한다.돌아가 보도를 통해 널리 알리겠다. ◇현재 한국의 언론개혁 논쟁은 여당-야당,신문-방송,신문-신문,신문경영진-현장언론인 등 이해당사자간에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해결책이 뭐라고 보나?(워런)이 문제는 언론의 영구적 우려사항이다.한국은 언론사가 재벌의 일부여서 더욱 문제라고 본다.언론사가 독립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아니다.게다가 신문사가 커지면언론인에 대한 압력이 점차 커져 언론의 독립을 해치는 것이 문제다.언론노조의 단결과 투쟁만이 이를 해소할 수 있다. (카브랄)정도 차이는 있지만 모든 국가에서 비슷한 현상이라고 본다.아프리카에서는 사주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고 있으며,특히 정부의 언론 독점도 큰 문제다. (하타)일본은 법적으로 신문사 사주가 주식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세습경영을 하고 있다.그러나 재벌 수준은아니다.대표적으로 무라야마계(村山系)와 우에노계(上野系)를 들 수 있다. ◇한국에서는 몇몇 족벌사주가 언론사의 경영과 편집권을장악,매체를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이같은 사례는 국제언론계에서 더러 있는 일인가?(워런)갈등은 세계 어디서나 존재하며 대체로 직업·문화·산업적 갈등의 형태일 것이다.그러나 신문업에서는 경영주와 언론노조간에 공통점도 마땅히 존재한다고 본다.그러나지난 10년간 신문사들은 회사 이익 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언론자유를 무시해 왔다.특히 신문사 중간 간부들이 언론자유 쟁취보다는 회사의 이익 추구 세력에 편입돼 활동해왔다.이제 그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본다. (카브랄)CBS노조가 만든 비디오를 보고 언론사 최고경영자가 정치권력자에게 ‘충성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놀랐다.언론인이 그럴 수는 없다.한국에서의 언론개혁은 언론인이 중심이 돼 시민·NGO는 물론 IFJ의 정신까지 되살려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하타)산별노조로 전환한 한국 언론조의 경우 중간 관리직을 좀더 많이 끌어들이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언론계에도 ‘전문기자제’가 점차 도입,정착돼 가고 있다.국제 언론사회에서 전문기자에 대한 필요성 정도는,또 전문화가 필요한 분야는?(워런)전세계적으로 증가추세다.갈수록 정보유통이 많아지면서 전문분야의 한계가 없어지고 있다.그러나 이럴수록 독자의 관심분야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여론조사를 해보면 독자들은 정치보다는 의외로 교육·건강·사회문제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브랄·하타)워런 회장의 의견에 동의하면서 하나 덧붙인다면,‘국제적 식견’을 갖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는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언론인들은 고용불안,신변위협 등 각종 위협에 직면해 있다.언론인들의 가장 큰 ‘적’은 무엇이라고 보는가?(워런·카브랄)지난 20년간 전세계적으로 언론인들을 위협해 온 것은 독재 정치권력이었다.그러나 그동안지구 곳곳에서 민주화의 진전으로 이같은 상황은 많이 변해 있다.아직도 정치권력의 위협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고용주로 상징되는 거대자본이 가장 큰 위협요소로 부상했다.IFJ는 이를 중점사항으로 파악하고 언론노조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하타)좀 수준낮은 얘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일본의 경우 ‘돈’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일본의 경영자들은 디지털화 추세가 진전되면서 돈벌이에 급급하다.이는 거대신문의 경영자,편집국장들도 마찬가지다.신문의 질보다는 돈에모든 것을 건 인상이다. ◇남북문제를 놓고 한국의 신문간에 의견대립이 있듯이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아사히·마이니치신문-산케이·요미우리신문간의 의견 대립이 인상적이다.일본독자들의 이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하타)우선 이같은 대립현상은 최근 들어서는 드문 일이다. 나 자신이 아시히신문에 속해 있지만 이같은 현상은 일본사회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미디어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일반 독자들의 관심도는 82년 당시의 ‘교과서 왜곡사건’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분명하다.아사히의 논조를 지지하는독자 가운데는 아사히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반대하면서도 산케이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가질 것으로 본다.산케이나 요미우리신문의 보도자세는 ‘일본인끼리만 뭉쳐 살자’는 식의 편협한 역사관이다.앞서 언급한 국제적 식견이 부족한 탓이라고 본다. ◇한국방문 소감이나 인상적인 일 하나씩을 소개한다면. (워런)한국 언론노조의 투쟁성이 가장 인상적이었다.오랫동안 언론노조에서 활동한 한 언론인도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오늘 저녁 CBS노조와의 ‘직접적 연대활동’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이같은 노조활동이 한국사회를 바꿔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카브랄)첫 방한이어서 감회가 깊다.한국이 아려운 여건속에서도 수십년간 민주화운동을 해온 국가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이에 경의를 표한다.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정부군으로부터 습격을 받았을 때 내가 몰고가던 차가 ‘티코’여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새롭다.한국인의 친절,언론노조의단결된 투쟁이 인상적이었다. (하타)작년 11월에 이어 세번째로 방문했다.최근 한·일 양국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한국은 10여년에 걸친 민주화운동으로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이상을찾은 반면,일본은 새로운 비전을 찾지 못해 안타깝다.양국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참석자]◇크리스토퍼 워런(IFJ 회장,호주 언론노조연합 위원장)◇카브랄 블레이 아미히어(IFJ 집행위원,가나 ‘더 인디펜던트’편집위원)◇하타 슈(畑 衆,일본 신문노련 중앙집행위원장,아사히신문 편집미술 담당)◇ 사회 김영모(한국기자협회 회장)
  • 북한 인사행정 ‘성분’ 최우선

    북한의 인사행정은 파벌의 배격, 노·장·청의 배합,남녀평등, 노동계급 우대라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는 것으로밝혀졌다.이 원칙은 물론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충성심확보라는 대전제하에 이뤄진다. 신규채용에 있어서도 북한은 능력보다 철저히 성분에 따라 당에서 인사를 결정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정부가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행정체계를 정확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한국사회과학연구협의회에 ‘북한의 관료제 및 인사제도’란 주제로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에 의해 밝혀졌다. 대한매일이 14일 단독으로 입수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북한의 인사원칙과 기준은 분명한 선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든 인사기준은 출신 성분과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간부의 특권의식과 세도를 엄중히 경계하고있다.친척이나 친우,동향,동창,사제 관계와 같은 정실·안면관계에 의한 인사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또 북한은 성분위주의 인사정책을 지속적으로 채택한 결과 고도의 동질성은 유지하고 있으나 당·정 조직의 비대화 등 부정적인 영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동일 보직에서의 장기간 근무,노(老)간부 비율의 증가,인센티브의취약 등으로 인사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적재적소에 인사를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사권은 철저하게 당에서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당은 자체의 인사뿐 아니라 전 국가 및 사회에 대한 당의 통제를 유지하는 차원으로 인사권을 활용하고 있다.이때 각계 각층의 압력과 간섭은 생각할 수 없고 심지어 선출직인 당중앙위원이나 최고인민위회의 대의원도 당(비서국)에서 작성한 명단에 의해 입후보하고 선출되는 것으로알려졌다. 중앙인사위원회 김명식(金明植)인사정책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북한의 인사행정 전반을 집대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북한을 연구하는 데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역사학자들 日 왜곡교과서 수정 촉구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시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한국사연구회와 역사학회,한일관계사학회 등 국내 역사학연구단체를 망라한 23개 학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한글회관에서 ‘한국의 역사학관련 학회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정부에 대해 왜곡된 역사교과서의 재수정을 촉구했다. 역사학자들은 “한·일 양국은 상호 이해와 협조를 강화해미래의 선린우호 협력관계를 확고히 하고,아시아와 인류사회에 공동으로 노력할 책임이 있다”면서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교과서를 검정한 일본정부에 있다”고지적했다. 우리나라 정부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적인 대응과 역사 교육의 강화를 주문했다. 유준기(劉俊基)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은 대정부 건의문을 통해 “학술적 차원의 검토작업과 국제 역사학계의 공동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강구하고,역사교육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최병헌 한국사연구회장은 “지난 4월 영국에서 열린 한국학대회에서 세계 학자들을 대상으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은 결과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역사학자들은 이밖에 조만간 유럽에서 열릴 일본학대회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는 등 국제학계에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의 부당성을 적극 알릴 방침이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두 국가 떠도는 영원한 이방인”생후 6개월때 獨입양 애니 크루쉐씨

    독일인 애니 크루쉐(Anya Krusche·29·컴퓨터컨설팅)씨는 ‘김양심’ (가명)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다.생후6개월 나이에 애니는 독일로 입양됐다.애니는 출생 직후 서울 청량리 근처에서 발견됐고,73년 4월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대한매일뉴스넷(www.kdaily.com)은 애니로부터 지난 가을첫 이메일을 받았다.그녀는 한국의 생모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지만,안타깝게도 기억해내는 것은 거의 없었다.너무 어린 나이에 입양됐기 때문이다. 그 애니가 올해 초 인제대학교의 입양인 프로그램에 참석차 한국땅을 밟았다.한국을 떠난지 꼭 29년만의 일이다.최근 어렵사리 서울에서 그녀를 만났다.그녀는 자신은 ‘독일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니다’고 운을 떼면서,독일 생활을 회상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국은 너무 멀게만 느껴졌어요. 주변에서 동양인은 저 혼자였습니다. 저는 일부러 동양사람과도접촉을 피했지요”라고 말했다. 한국에 와서 한국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가 요즘 가장 고민하는 문제는 자신의 정체성.“저는 한국사람도 그렇다고 독일사람도 아닙니다.이 고민은 아마 모든 해외 입양아들이 평생토록 풀지 못할 숙제가 아닌가 합니다” 지금 그녀는 생모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입양자료를 토대로 거꾸로 시간을 뒤집어 보기도 하고,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저는 생모를 영원히 못 찾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저는 영원히저의 정체성을 찾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고 그녀는 생모를 원망하지는 않는다.“독일로 건너가 그곳에서 어엿한 사회인이 됐습니다.제 생모는 저에게이런 기회를 준거죠” 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영원한 이방인이 바로 해외입양아”라는 애니는 반드시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녀에게는 아직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풀어야할 많은 숙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허원 kdaily.com기자
  • [씨줄날줄] 性 리포트

    우리 사회의 성(性)담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최근단국대에서는 ‘여성과 성’이라는 교양과목 강사인 한국성폭력상담소 연구원 유 모씨(여)가 1,2,3,4학년 112명의 수강생들에게 ‘첫 성경험이나 앞으로의 성관계 계획’에 관해 리포트를 써내도록 한 뒤 이중 몇개를 골라 익명으로 처리해 발표하고 토론하도록 했다.남녀학생이 반반인 이 클라스의 대부분 수강생들은 결혼 첫날밤의 계획을 밝혔으나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겪은 성경험을 솔직히 기술해 교내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결혼도 안한 학생들에게 성관계 계획을 써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한 수업이 아니라며 학교측에 항의하겠다고 벼른다는 것이다. 대학생이면 거의 성인인 만큼 자신의 성문제에 관해 함께연구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올바른 성 의식을 확립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유교적 전통과 가부장적 인습이 강하게 배어있는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그동안 성에 관한 문제를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점잖지 못한 것으로 치부해왔다. 그래서 성문제는 더욱 밀폐되고 음지에 파묻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돼왔다. 특히 여성의 시선에서 보면 우리 사회의 성문제는 남성 우위의 한 단면을 드러낸 징표로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수많은 성폭력 피해사례가 음습한 그늘에 방치되어있고 성문제의 공개가 금기시되는 풍토에서 최소한의 법의보호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실정이다.물론 근년에 들어 성폭력·성희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이에 대한 예방 및 구제 조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는 있으나아직도 미흡한 구석이 많다. 유 강사는 학생들에게 진지한 성 담론을 통해 잘못된 성의식을 깨우쳐 주는 것이 수업의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그녀는 이 수업의 전 시간엔 ‘낙태와 피임’을 주제로 강의를 했으며 이번 수업도 그 연장선에서 이뤄졌다고 했다.특히 한국 여성의 경우,성과 관련된 문제는 평생동안 아내로서,어머니로서,며느리로서 항상 수동적인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취급되기가 일쑤였다.여성들도 이같은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성문제를 주체적으로 대처하고 개척하는 것이남녀 양성평등이라는 인권적 차원에서나 여성 인적자원의사회적 활용 측면에서도 권장할 일이다.다만 일부 학부모의 항의는 가족의 프라이버시라는 차원에서 문제 제기는 할수 있겠으나 이해부족의 측면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시청자 향수 자극 정통코미디 인기

    ‘개그맨’이 아닌 ‘코미디언’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은요즘 밤 11시가 즐겁다.정통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각 방송사의 밤 11시 대에 속속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개그맨’들의 말 장난에 지쳐 있던 30대 시청자들은 가뭄끝에 단비를 만난 것처럼 유쾌하다. MBC TV의 ‘코미디 하우스’(일요일 오후 11시30분)‘오늘밤 좋은밤’(월요일 오후 10시55분)과 KBS-2TV의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수요일 오후 11시)등이 그것.이 세 프로그램은 과장된 연기,우스꽝스러운 분장,멍청한 캐릭터 선정을 골자로 하는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다.그러나 80년대유행하던 코미디로의 회귀에 그치지만은 않는다.신세대의발랄한 감각,세태를 풍자하는 촌철살인의 유머,또 웃음 뒤에 눈물짓게 하는 감동까지 3박자를 모두 갖췄다. 그중에서도 특히 봄개편 때 신설된 막내 ‘오늘밤 좋은밤’은 군계일학이다. 현실을 코미디화한 영국의 80년대 정치풍자 시트콤을 표방했다는 ‘총리일기’, 한국사회의 다양한현상을 영화로 패러디하는 ‘월요시사회’코너는 강한 시사성으로 코미디의 지적 수준을 한차원 높였다.여기에 ‘추억은 방울방울’은 코미디 역사상 유례가 없는 새로운 기법으로 70년대 흔한 학창시절의 기억을 무척이나 세련되게 끄집어 냈다.출연자들은 과장된 표정으로 정지된 동작을 취하고촉촉한 목소리의 아나운서가 나레이션을 읊는다. 지난해 11월부터 선보인 ‘코미디 하우스’도 인기다.상궁으로 분장한 남자 코미디언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구중심처’코너와 신세대들의 발랄한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허무개그’코너는 정통 코미디를 부흥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유행 때문에 버라이어티쇼 형식이던 KBS-2TV의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도 지난 봄개편 때 정통 코미디로 돌아섰다.지난 30일 방영된 한선교 아나운서의 ‘뉴스펀치’는 김병조가 진행하던 ‘일요일 일요일밤에’처럼 시사적이다. ‘오늘밤 좋은밤’의 이응주 PD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오락 프로그램보다 2∼3배의 노력이 든다”면서 “정통 코미디가 부흥하는 때일수록 출연자들이 더욱분발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고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EBS ‘모닝스페셜’ 진행 아이작 덜스트

    매일 아침 8시부터 1시간동안 영어로 싱싱하게 아침을 깨우는 목소리가 있다.EBS FM ‘생방송 모닝스페셜’을 이보영과 함께 진행하는 미국인 아이작 덜스트(35). 아이작은 87년 미국 UCB(캘리포니아 버클리대)재학 중 연세대에서 1년동안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처음 배운 한국어를 이제 아주 유창하게 한다. 그가 한국어를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재혼한 한국인 어머니 때문이었다. ‘내 새끼’라며 아이작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셨던 한국인 외할머니가 영어를 전혀못 했기 때문에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국어를 열심히 배웠다. 아침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아이작은 매일 오전 5시면일어난다.그 날의 중요한 영어 뉴스를 뽑아서 청취자들이듣기 쉽게 정리하는 등 방송 진행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모닝스페셜은 매일 생방송이다.심지어 설날·추석 때도 생방송을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모닝스페셜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이작은 영화배우 짐 캐리처럼 입을 쫙 벌려보인다. 경기대 등에서 영어 강사로도 일하는 그의 별명은 짐 캐리.배우처럼 다양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항상 연극을 하듯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아이작은 벌써 7,5,3살인 세 아이의 아버지다.요즘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교육 이민을 많이 가는 현상에 대해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도 아이들을 가르치기에아주 좋아요. 미국은 한국만큼 음악·미술학원이 보편화 돼있지 않죠. 우리 애들이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꼭 배웠으면 좋겠고 ‘밥상머리 교육’도 아주 중요합니다”라고답했다. 아직 스스로 한국말이 미숙하다고 생각하며 압구정동,신촌등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자주 들러 최신 유행어를 익힌다. 또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영어질문을 던지면 항상 농담을 섞어 성실히 답변해준다. “영어 공부를 하려면 무엇보다 외국인과 대화하는 데 자신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또 친구들과 영어로만 말하는 시간을 정해 한국어가 튀어나오면 벌금을 매기는 등 ‘에듀테인먼트’처럼 재미있게영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모닝스페셜을 진행한 지 1년이 넘은 아이작은 이보영을 받쳐 주는 그늘이라고 스스로의 역할을 정의했다.자신의팬클럽 친구들이 생일을 맞으면 케익을 사서 선물하기도 한다며,앞으로 동양과 서양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음성인식시장 주도권 쟁탈전

    ‘공격경영만이 살 길이다’ 국내 음성인식 솔루션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세계시장을 주도해 온 대규모 외국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하면서 음성인식 시장의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이 예상된다.국내업체들은 적극적인 시장공략과 사업다각화를 통해 정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업체 진출 봇물 세계 음성인식 시장의 48%를 점유하는 뉘앙스는 뉘앙스코리아를 설립,지난달 코오롱정보통신·예스테크놀로지와 제휴를 맺고 솔루션 판매에 나섰다. 미국 스피치웍스는 지난 3월 한국사무소를 열고 협력사㈜메텔과 함께 음성인식 증권거래시스템 ‘보이스 스톡’을 선보였다.컨버세이·포닉스·버발텍 등도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며,한국IBM·필립스 등도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국내 음성인식 시장을 장악해 온 L&H코리아가 최근 회계상의 문제로 파산하면서 빈 자리를 차지하려는 외국업체들의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도권 놓고 경쟁 국내 연구소나 대기업에서 독립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외국업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LG종합기술원팀이 설립한 보이스웨어는 음성인식·합성 엔진인 ‘보이스 이지’·‘보이스 텍스트’를 비롯,음성포털 솔루션을 개발,시장확대에 주력하고 있다.증권사·유무선 통신업체 등을 상대로 올해 60억원의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보이스텍은 음성인식 엔진과 솔루션을 결합한 ‘딕테이션(구술)’ 응용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200단어 정도를처리할 수 있는 소용량 음성인식칩도 개발,PDA(개인휴대단말기)·모바일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들이 세운 SL2는 뛰어난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음성ARS·예약시스템 등 컴퓨터통신통합(CTI) 분야에서보이스포털·음성도메인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KAIST교수진이 세운 보이스피아도 속도가 빠른 대화체 언어까지인식할 수 있는 ‘연속어 인식기술’ 사업화에 나섰으며,삼성종합기술원에서 최근 독립한 ㈜HCI랩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응용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시장 나선다 음성인식 전문업체 ㈜심스라인은 지난달미국 캘리포니아에 현지법인인 ‘심스디지털’을 설립,미국 음성인식시장 공략에 나섰다.음성으로 인식된 데이터를 프린터와 연결,출력할 수 있는 녹음기 ‘보이스펜’과음성인식 전자상거래 솔루션 ‘헬로숍퍼’ 등을 수출할 계획이다.왕상주(王相周) 사장은 “올해 미국에만 200만달러규모를 수출할 예정이며,헬로숍퍼는 일본어·중국어 버전도 개발,수출시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휴·M&A 활발해질 듯 외국업체의 국내진출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업체와의 기술제휴나 인수합병(M&A)도 활기를 띨전망이다. 외국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갖췄지만 자체검색엔진을 한글화하는 데 있어서 인식률이 국내 업체에못미칠 뿐더러 응용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국내 업체와의제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다수의 음성기술 관련특허를 출원한 상태여서 자본력이부족한 업체를 중심으로 외국업체와의 M&A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굄돌] 100년후에 되돌아 본 현재

    2101년 5월 어느날.엄마와 어린 딸은 모처럼 돌아온 아빠와 함께 저녁을 보냈다.그는 서울 집에서 잠시 쉬었다가 지구 밖으로 다시 나가서 일하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하지만 그는 백년전 유전자 염색체에 결함이 있는 고 조지 W 부시 ‘막가파’ 미국 대통령 덕택에 최첨단 신종직업을 얻은행운아였다. 그는 호전적이었던 부시 대통령이 우주발사 미사일방어체제를 구축한다고 쏘아 올린 온갖 우주쓰레기들을분해폐기하는 ‘우주 환경미화원’인 것이다. 오랜만에 한가족이 ‘온라인 가상현실’ TV 앞에 모였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구현된 이 TV는 과거의 것과는 엄청달랐다. 이제는 그냥 앉아서 시청만 하지 않는다.간편한 안경스크린,데이터 옷,장갑을 끼고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화상정보 속에 직접 들어가 돌아다닐 수도 있다.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뉴스는 물론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엄마와 아빠는 똑똑한 딸의 교육을 위해 ‘1818 닷컴’에서 제공하는 ‘역사스페셜’ 정보에 접속해 들어갔다.백년전,광화문 앞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진짜 현실처럼 펼쳐졌다.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 점잖은 사람이 교육부에 항의하는시위피켓을 목에 걸고 비장하게 서 있었다.딸이 물었다. “아빠,저 아저씨 왜 저기 서있어?” 아빠가 안경스크린 한켠에서 정보를 검색하며 말했다.“2001년 3월 덕성여대 사학과에서 재임용 탈락한 남동신 교수란다.교수를 자기집 화장실 휴지쯤으로 여긴 재단이사장이 사용하다가 껄끄러워서다른 교수들과 함께 내쫓았다는군. 한데 실력없다고 내쫓긴저 분이 한국사상사학계의 권위있는 ‘올해의 논문상’을받았다는구나.” 엄마도 거들었다.“할아버지가 그러셨는데,옛날 우리나라에선 실력있고 소신있는 학자들이 대학 밖으로 쫓겨나는 이상한 풍조가 있었대.” 광화문 네거리에 이르렀을 때,한 건물벽에 부착된 대형전광판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고 K대통령이 고 H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게 “실력없는 교수는 퇴출시켜라”라고 말했다는 보도였다. 총명한 어린 딸이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엄마,아까 저 아저씨는 저 할아버지들이 퇴출시킨거야? 아!그래서 그때 싸이코의 준말 ‘싸이’란 가수가 엄청 인기를끌었구나.”▲김민수 디자인문화비평 편집인
  • [굄돌] 초판 700권 시대

    최근 친구가 운영하는 출판사를 들렀을 때 초판을 700권으로 하느냐 1,000권으로 하느냐를 놓고 고뇌하는 모습을 보았다.초판을 전부 팔 자신이 없고,결국 창고 보관료만 지불하는 난감한 입장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고민이라는 것이었다.더 놀라운 것은 몇년이 걸려서 초판이 팔려나간다하더라도 재판은 대다수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가뭄에콩나듯이 팔려나가는 걸 지켜보기 보다 아예 사장시키는 것이 마음 편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잖느냐 하고 무심히 지나쳤지만 수년간 각고 끝에 완성된 원고를 출판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모 교수의 독백을 듣고는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가 자탄하게 되었다. 대중적인 소설류나 아동물을 노리고 뒤늦게 뛰어드는 출판사가 적지 않고,정가의 50%까지 할인하겠다는 온라인서점들이 서점가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가운데,그 친구처럼 최후의 등대지기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 출판인들이 얼마를 버틸 수 있을지…. 미국 하버드대학의 장서가 1,340만권 정도이며,일본의 초등학교 학생 월간 독서량이 7권을 넘는다는 말은 그저 꿈같이 들리더라도 기초학문을 지켜온 학자들의 자조섞인 한숨은 바로 우리의 미래에 대한 한탄으로 이어진다.하기야 전국 공공도서관 400곳의 연간 도서구입비가 200억원에 그치면서도,도서관정보화에 3,000억원을 들인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을 정도이니 무슨 말을 더하겠는가. 치열한 취업난과 두뇌한국사업 등 실용학문 지원추세에 밀려 전통학문이라는 말은 아예 꺼내보지도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제 만화나 게임 문화가 제국과 같이 커졌구나 하는 데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것이 아동이나 청소년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모든 것을 경제논리로 간주하려는 전환기의 오류는 이 순간에도 서서히 우리의 자아와 나아가서는 범국가적인 정체성의 붕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초판 700권의 시대,그나마 기회를 갖는 학자들은 행복하다.왜냐하면 그들은 적어도 논의에 뛰어들 기회를 잡은 행운아들이기 때문이다. ▲최병식 경희대교수 미술평론가
  • [우리 지자체 최고] (16) 서울 광진구청 자원봉사행정

    101개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광진구에선 해마다 40만명이 혜택을 받는다. 의사와 한의사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에서부터 통·번역,응급 지원,이삿짐 운반,이·미용,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문화봉사단체까지 21개 분야에서 1만 3,648명이 바쁜 생활속에틈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중이다. 광진구 전체 인구는 39만여명.전 구민이 최소 1곳 이상의봉사단체로부터 덕을 보는 셈이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 등 주변의 어려운이웃 돕기에도 자원봉사의 손길은 빠지지 않는다. 노력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구 정수사업소 공무원 오용택(吳龍澤·광장동)씨는 “일주일에 두번씩 야근 뒤나 휴일에 거동이불편한 무의탁노인들에게 목욕을 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봉사단에서 활동중인 전상기(錢相基·자양2동)씨는 “전문분야의 기능인 41명이 봉사활동에 참여,만성질환자나무의탁노인·소년소녀가장 등에 대한 병원 이송과 난방 관리,보일러 수리,도배,가옥 안전진단 등 이웃으로서 온기를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은 ‘참사랑 봉사단’으로,한의사들은 ‘허준 진료봉사단’의 이름아래 노인과 저소득 주민들에게 정기·부정기적으로 무료진료의 인술을 펼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중곡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수지침 기능보유자 12명의 ‘사랑의 약손 봉사단’시술이 펼쳐진다.봉사단원인 정장식(丁長植·자양동)씨는“적당한 봉사조직을 찾지 못해 개별적·간헐적으로 활동해오다 구청 주선으로 지난해 가을 봉사단을 결성,정기적인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각 분야의 자원봉사 가능인력을 구에서 찾아 데이터뱅크화한 뒤 서로를 연결해주고 봉사정보를 주는 것이 광진구 자원봉사 체계의 특징이다. 구청은 봉사가 가능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띄워 활동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는 한편 비슷한 관심이나 전문기술을 갖고있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사랑의 빵 나누기 운동본부’를 설립,결식아동에게 빵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는 오규섭(吳圭燮·중곡안식일교회) 목사는 “구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제과제빵 기술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을 수월하게 모을 수 있었고 수혜자인 결식아동들도 쉽게 파악,결식어린이 돕는 일을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있었다”고 말했다. 정영섭(鄭永燮) 구청장은 “관이 나서서 모든 것을 다 하려는 과거 행정의 틀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자발성과 참여를 효율적·지속적으로 지원하자는 것이 우리 자원봉사센터의 기본 개념”이라며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공공예산 절감,주민들의 활발한 구정 참여,지역공동체 의식 형성 등의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기자 swlee@. *광진구 자원봉사 외국인도 동참. 광진구의 자원봉사에는 외국인도 18명이나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통역과 번역은 물론 외국의 선진행정을 조언하는 자문역할도 하고 있다. 일본인이 10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인 등 영어권 6명,중국인 2명 등이다.30대 주부인 일본인 사카모토 나나에씨(능동 거주)는 “한국인 남편을 따라 서울에 온 지 9년째 된다”며 “구청에서 보내온 봉사활동 소개편지를 보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중곡동에 사는 마르사와 준코씨나 구의2동 주민 나카노 마유미씨(구의2동)도 남편을 따라 한국에 정주한 30대 주부들.이들도 구청이 보낸 안내편지를 보고 가입했다. 준코씨는 “남편과 아이들의 나라를 더 잘 알고 한국사람들을 도우면서 더 많은 교류를 가질 수 있을 것같아 참여했다”고 말했다.이들은 일본어 회화교육과 번역 등을 돕고 2002년 월드컵에 올 일본인들의 안내도 준비하고 있다. 세종대 영문과 교수인 캐나다인 자키니씨 부부는 영문 번역일도 돕지만 구의 행정 전반을 살피고 조언해주는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2년 이상 구 관계자들에게 교통,어린이 안전,구 영문 홈페이지 제작,월드컵 준비 등 행정서비스 전반을 조언한다.또 시내 호텔과 관광 안내소를 점검하는일도 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 [오늘의 눈] 日 왜곡 교과서 전시는 당연

    일본 역사교과서의 한국사 왜곡을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이독립기념관 주최로 15일 서울 광화문 갤러리와 독립기념관에서 동시에 개막됐다.매우 뜻깊은 행사다.전시물 중에는 문제가 된 검정본 8종 등 일본의 역사왜곡 실상을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들이 많다.1870년대의 교과서를 보면 임나일본부설등 역사왜곡이 오래전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당초 10일 개막될 예정이었다.그러나 관계당국이 “일본정부와 대화를 하는 중인데 괜히 국민들을 흥분시키기보다는 관망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만류’하는 바람에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독립기념관측은 “할 말은 해야 하는 것이고,독립기념관마저 이 일을 안하면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열들에게 할 도리가 아니며,우리 자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안타까운 일이다. 상대방이 있는 외교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나 매사를 그런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면 자칫 국가위신을 해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82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당시국민적 공분에서 태동됐다.온 국민의 참여로 4년여에 걸쳐모인 성금 500여억원을 토대로 87년 8월15일 문을 열었고 4개월 동안 400만명이 관람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개관 당시 연구직이 32명이었고 자료수집예산은 1억2,000여만원이었다.그러나 14년이 지난 지금 연구직은 8명,자료구입예산은 1,960만원으로 줄어들었다.독립운동사를 연구하기에는 담당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반면 일본은 82년 교과서 왜곡 파동 당시 주변국들의 비난을 무마한 뒤 최고액권인 1만엔짜리 지폐의 인물을 쇼토쿠 태자에서 제국주의침략이론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로 바꾸는 등 의뭉스러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한반도가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장이 됐던 19세기 말을,세계화의 물결이 거세게 몰아치는 요즘에 비교하는 시각이 많다.대비하지 않으면 역사는 반복될수 있다.“거짓역사를 가르치는 나라는 망한다”지만 역사를 경시하는 나라도 어찌 흥할 리가 있겠는가. 김주혁 문화팀 차장 jhkm@
  • 신간 맛보기

    ◇하나의 역사,두개의 역사학(정두희 지음,소나무 펴냄)개화기로부터 시작하는 근대 역사학의 성과와 북한 역사학계의 흐름을 살핀 연구서.일제시대 식민주의 사학을 체계화한 미시나 쇼에이(三品彰英)를 역사학자 이기백의 사관과대비한 대목은 식민주의 사관의 형성과 극복이라는 한국사학사의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한국사학계의 거목’으로 일컬어지는 이병도,한우근 등에 대한 학문적 비평도새겨 들을 만하다.1만3,000원. ◇아주 작은 차이(알리스 슈바르처 지음,김재희 옮김,이프 펴냄)독일 여성운동의 대모이자 페미니스트 전사인 저자의 1975년도 저작.전통적인 성행위와 이성애를 가부장적인 정치적 음모로 단정한 파격적인 성담론으로 화제를 모았던 책이다.저자는 말한다.“질 오르가즘의 신화와 삽입은여자들의 발목을 잡는 간교한 수단이다.이 신화를 바탕으로 남자들은 성 통제권을 확보하고 여성을 지배하는 남성사회의 기반을 지켜 가는 것이다.”8,000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이윤정 옮김,문학사상사 펴냄)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를 여행하고 쓴 위스키 기행기.하루키가 맛본 것은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섬의 ‘싱글 몰트’위스키와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위스키다. 특이한 것은 두 곳 주민들 모두 얼음을 넣어 마시지 않는다는 것.위스키 본래의 맛과 향을 해치기 때문이다.부인무라카미 요코가 동행하며 찍은 사진들이 함께 실렸다.7,800원. ◇마르틴 루터 킹의 리더십(도널드 T.필립스 지음,김광수옮김,시아출판 펴냄)마르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20세기의 가장 감동적인 연설로 꼽힌다.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위대한 리더십의 자질은 어떤 것일까.저자는 킹 목사가 민권운동이라는 역사의 장에서 추구한 리더십의 이상을 제시한다.그것은 ▲경청하라 ▲창의성과 혁신을 도모하라 ▲참여를 유도하라 등으로 요약된다.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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