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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영숙 칼럼] 서울신문 다시 보기

    “대한매일신보 100년의 역사가 과연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한국언론학회와 서울신문이 지난주 마련한 ‘대한매일신보 창간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선 한 언론학자가 던진 질문이다.대한매일신보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언론구국운동,애국계몽주의를 실천한 민족언론으로 요약되는데 언론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보내는 그같은 찬사가 지닌 함정을 한번 생각해 보자는 얘기였다.즉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막강한 언론권력으로 비판 받고 있는 일부 신문의 일제 시대 ‘민족지적 성격’도 비슷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역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질문은,그 진의가 무엇이건 간에 한국언론사에서 차지하는 대한매일신보의 ‘전설적인 위치’를 확인시켜 준다.그러나 대한매일신보의 정신을 이어받아 1945년 혁신 속간된 서울신문에 대해서는 일반의 이해가 부족한 듯싶다.4·19의거 때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사옥이 불탄 신문,군사 독재 정권시절 ‘권력의 나팔수’역할을 한 신문으로만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대한매일신보의 민족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민중주의를 실천하는 참신하고 진보적인 신문으로 출발했다.따라서 해방공간에서 가장 권위있는 신문이었다고 평가하는 언론학자들도 있다.당시 서울신문의 초대 사장은 3·1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분으로 끝까지 변절하지 않았던 위창 오세창이었다.한국 근대신문의 효시인 한성순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만세보,대한민보 등 항일민족지를 창간한 언론계의 선구자였다. 또 한국 역사소설의 기념비적 걸작인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가 서울신문 고문으로 참여했고 어문학계의 권위자였던 그 아들 홍기문이 편집국장을 맡았다. 1945년 11월23일자로 처음 발간된 서울신문은 창간호가 아닌 혁신속간호로 나왔다.지령도 1호가 아닌 제13738호였다.대한매일신보와 매일신보의 지령을 이은 것이지만 “일제의 괴뢰였던 매일신보의 성격을 불식하고 구국독립언론이었던 대한매일신보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였다. 좌우이념 대립이 첨예했던 해방공간에서 서울신문은 사설을 통해 ‘일당일파에 기울어지지 않는 공정하고 적확한 보도’를 다짐했다.특정 정치단체의 선전 전단 같은 신문이 난무했던 시절 좌우익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중심을 잡는다는 뜻에서 중립을 표방했다.서울신문의 혁신속간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어느정도였는지는 미 군정장관 아널드,조선인민당 당수 여운형,국민당 당수 안재홍,한국민주당 수석총무 송진우,조선공산당 이현상 등이 축하인사를 보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매일신보가 매일신보로 전락했듯이 서울신문도 이승만 정권 수립 이후 중립적 노선을 지키지 못하고 독자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됐다.이에 대한 뼈아픈 반성에서 서울신문은 1998년 대한매일로 재창간됐고 사원들이 제1대 주주인 민영화를 이룩했다.그리고 5년동안 공정보도를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울신문이 다시 태어났다. 앞서 한국언론사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주문한 언론학자의 지적대로 오늘의 한국 언론은 독자의 신뢰를 잃었다.언론을 신뢰하는 독자는 19.5%,즉 5명중 1명도 안 된다는 것이 한국언론재단의 최근 수용자의식조사 결과이다. 대한매일신보를 뿌리로 해서 창간 100주년을 맞는 서울신문은 그 언론학자의 질문에 대답하고자 한다.초심으로 돌아가 독자의 신뢰를 다시 찾도록 노력하겠다고.그것이 신문의 위기,나아가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것을 대한매일신보-매일신보-서울신문-대한매일-’서울신문으로 이어지는 100년 역사는 깨우쳐 준다고. 주필 ysi@seoul.co.kr˝
  • ‘사립학교법 개정방향’ 대담

    교육계가 또 한 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 같다.사립학교법 개정안이 쟁점이 됐다.교육부가 엊그제 검토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국회에 보고하면서 방아쇠를 당겼다.사립학교 교직원을 법인 이사회를 대신해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임명토록 하고,이사회에서 설립자의 친·인척 비율을 줄이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한국사학법인연합회는 교육의 공공성을 빙자해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것으로 대다수의 건전 사학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그런가 하면 2000년 이래 지금의 사립학교법의 개정을 끈질기게 주장해온 범국민교육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그들대로 아쉬움을 토로한다.전국 중·고교의 32.2%,대학의 85.5%를 차지하고 있는 사립학교의 틀을 다시 짜는 사립학교법 개정 작업은 쟁점도 많고,그 하나하나가 민감한 사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학교법인 상산학원 이사장인 홍성대 한국사립중고교법인협의회 명예회장과 범국민교육연대 상임대표인 박거용 상명대 교수와 대담을 마련해 사립학교법 개정의 핵심을 짚어 보았다.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되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박 교수 우리 교육은 사립학교의 의존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높습니다.국민의 교육기관으로서 위상이 높은 만큼 교육기관으로서 공공성이 요구된다 할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학은 비리와 부정,부패가 구조화되어 있고 관행화되어 있습니다.잘못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도덕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사립학교의 공공성,학교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확보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할 것입니다. -홍 회장 사학의 비리가 침소봉대되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4년 전 일입니다.1998년부터 2000년까지 905개 사립 중·고교가 교육청 감사에서 부정과 비리로 적발됐다고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그러나 실제로는 1.1%만이 문제의 비리였고,나머지는 행정착오나 부주의로 빚어진 실수였습니다.비리 문제도 그렇습니다.전국의 사학 법인이 1300여개,학교가 2000여개에 이릅니다.그 수가 많다 보니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사학을 질타하는 대신에 대다수의 건전한 사학을 격려하고 뒷받침해 주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할 것입니다. 사학 법인들은 이번 교육부 개정안에서 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홍 회장 사립학교의 자산은 사유재산입니다.설립자의 재산은 아니지만 사학을 경영하는 법인의 재산입니다.무릇 재산권이 보호되어야 하듯 법인의 독자적인 재산권 또한 보장되어야 합니다.또 하나 사립학교를 세운 건학이념을 실현할 수 있는 자주성은 확보돼야 할 것입니다.학교 운영에서 인사권,재정권,감사권 그리고 규칙 제정권 등이 침해된다면 사립학교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것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박 교수 사학은 개인 재산의 사회환원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육영사업을 하겠다고,중·고교며 대학을 세울 때에는 이미 개인의 재산이 아닐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학 재단들이 학교를 문어발식으로 거느리고 치부의 수단으로 삼고,세습의 방편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사학이 튼실하게 육성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사학의 특수성을 강조하시지만 사립 초등학교에서 보듯 사립학교의 특수성도 이제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사학 재단의 이른바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선 재단 이사회에 손대야 하나요.무슨 방안이 있을까요. -홍 회장 사학 재단의 이사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공무원법을 준용하여 자격을 제한하고 있고 또 관할청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전체의 3분의1로 제한하고 있는 설립자의 친·인척을 문제 삼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사립학교 이사회는 대개 이사장을 포함해 7명으로 되어 있습니다.최소한 3분의1은 보장을 해주어야 이사장을 제외하고 한명의 이른바 친·인척이 이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가업을 잇는다는 차원에서 한 사람쯤은 이사회에서 활동하도록 보장해야 합니다. -박 교수 사학에서 이사회의 권한은 무소불위입니다.전권을 행사합니다.그 권한을 분산하자는 것입니다.한국 사학의 이사회 내막을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오너 이사라는 실세 이사가 있습니다.실세 이사를 중심으로 그의 뜻을 헤아려 움직이는 거수기 이사 그리고 사학 재단끼리 서로 바꾸어 이사를 맡아 주는 품앗이 이사가 포진합니다.여기에 정·관계 출신으로 이른바 외풍을 막아줄 방패 이사가 자리를 잡습니다.비리가 싹틀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학 비리 관련자가 학교에 복귀할 수 있는 기간을 지금의 2년에서 5년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지요. -홍 회장 사학 비리는 근절되어야 합니다.또 부정을 저질렀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그러나 이사장 개인이 비리를 저질렀다 해서 다른 이사까지 취임승인을 마구 취소하는 관행은 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또 다른 직종과 형평성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공무원이 비리와 관련해 해임되면 3년,파면당했을 경우 5년이면 복귀할 수 있습니다.사학 관련자에게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게 옳은지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박 교수 이사장의 비리를 개인비리 차원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정상적인 이사라면 이사장의 비리를 막았어야 합니다.학교 운영의 모든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데 이사장의 반교육적 행태를 몰랐을 리 없습니다.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복귀 시한의 형평성을 말씀하셨는데 다음 세대 교육을 자임한 처지이고 보면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오히려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직원 임명권을 아예 학교장이나 총·학장에 부여하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요. -박 교수 지금은 대학의 경우 이사회의 임명권을 총·학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학부나 학과의 추천을 받아 인사위원회에서 심의를 하고 총·학장을 거쳐 이사회가 최종 임명토록 하는 방안이 정착되어야 합니다.경영권 침해 논란이 있다면 신사적으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중·고교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이사회에서 임명하는 대신,국·공립학교처럼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 가운데 임명토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홍 회장 먼저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교직원을 임명하면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보장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입니다.또 학교를 대표하는 것은 학교장이나 총·학장이 아니라 법인 이사회입니다.이사회의 책임하에 교직원을 임명토록 해야 합니다.건학이념을 실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사회에서 임명권을 행사해야 맞습니다.학교장 등은 학교를 떠나면 그만이지만 법인 이사회는 영원하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사립 중·고교도 국·공립처럼 임용고시를 통과한 사람 중에서 임용토록 하자는 주장은 이미 교원자격증이 있는 사람의 자격을 또 심사하자는 것으로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학교 운영위원회와 같은 기구들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박 교수 국·공립 중·고교에서 학교 운영위원회가 도입되면서 예산의 규모며 쓰임새 등을 점검해 학교 운영이 크게 건전해졌습니다.재원의 효용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사립학교법을 개정하는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홍 회장 이사회 이외에 다른 기구들을 법제화할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툼이 생기면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그 혼란의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교육은 살아 있는 유기체입니다.교육 활동을 획일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옥석이 가려지도록 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입니다.일부 사학의 잘못 때문에 초가삼간 태우는 사립학교법 개정이 되어선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사회 정인학 교육대기자 ˝
  • 司試장수생 법원행시로 대이동

    올해 사법시험 응시자가 영어 대체제(토익·텝스 등)의 여파로 40%가량 줄어들면서 9월5일 치러질 법원행정고시 경쟁률이 높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12∼16일 인터넷 접수를 마감한 뒤 19일부터 21일까지 일반접수한다.법원행시는 응시자격이 20세 이상 35세 이하다. ●경쟁률 어떨까 법원행시는 일단 사법시험과 시험과목이나 출제 방향이 대체적으로 겹친다.전통적으로 법원행시는 그 자체만 따로 공부하는 수험생들보다 사시나 행시를 준비하다 응시하는 수험생들이 더 많다. 여기에다 사시의 대체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법무사의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가 많다.법원행시도 올해 시험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영어시험을 토익·텝스 등의 점수로 대체한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출원자 증가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그러나 선발인원이 20여명 안팎이어서 폭발적인 출원자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수험 전문가들은 “아무래도 사법부 소속이다 보니 행정부처 사무관보다 보수나 승진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소수를 선발하다 보니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법 과목은 기본서 위주로 법원행시의 시험 과목은 사시와 행시의 중간형태다.1차 시험에 헌법·민법·형법 등 기본법 과목이 들어가되,2차 시험에는 사시와 달리 헌법·형법이 빠지고 행정법이 특별히 추가된다.등기사무직렬 2차 시험에 형사소송법 대신 부동산등기법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수험전문가들은 법원행시에서 법학과목은 기본서 위주로 공부하라고 입을 모은다.H학원 관계자는 “사시와 차별성 때문인지 몰라도 법원행시에서 민법 몇 문제 정도를 제외하고 법 과목이 까다롭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따라서 법 과목은 기본서 위주로,정확한 개념 위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S학원 관계자 역시 “법원행시에서 중요한 법과목을 꼽으라면 민법과 형사·민사소송법”이라면서 “법원행정직이 되려면 기본개념과 절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외 과목은 큰 개념과 굵직굵직한 판례만 알고 있어도 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는 한국사와 영어,2차는 구체적인 절차와 케이스 위주로 대신 1차 시험의 당락은 한국사와 영어에서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최근에는 판례문제 분량이 늘어나는 등 법학과목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추세지만 한국사와 영어가 여전히 대세다. 지난해 1차시험 합격선이 올라간 것도 영어와 한국사가 덜 까다로웠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이면 한국사는 폐지되고 영어는 토익이나 텝스 등으로 대체될 예정이어서 올해가 마지막 시험이다.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바뀌는 과목마다 마지막에는 어렵게 출제되는 바람에 수험생들이 골탕 먹었던 경험이 많다.”면서 올해 한국사와 영어가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란 예상이다.H법학원 관계자는 “문제가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평소 공부량으로 시험을 볼 수밖에 없다.”면서 “키워드 형식으로 정리한 서브노트를 갖고 다니면서 반복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차시험은 실무 테스트가 많은 편이다.이 때문에 법조문 자체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연결시켜 이해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특히 등기사무직렬의 경우 부동산등기법을 철저히 대비해야 합격권에 무난히 들 것이라고 충고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개혁 경제력 집중 심화… 효과 못봐”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14일 한국사회가 마치 개혁 조급증·강박증에 걸린 것처럼 넘쳐나는 개혁주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며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개혁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좌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26회 한경연포럼에서 ‘한국경제의 희망찾기’라는 강연을 통해 “참여정부의 개혁이 지난 87년 개헌 이후 균형,형평,경제민주화를 지향해온 이전 정부의 개혁정책과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균형,형평,경제민주화를 지향한지 15년여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또다시 똑같은 개혁의 깃발을 드높이고 있는 셈”이라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참여정부의 주요 개혁과제들도 사실은 형평의 논리위에서 더 균형된 경제·사회를 지향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5년여동안 한국경제가 걸어온 개혁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사회적 형평과 균형,평등의 이상을 지향한 정책들이 그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는 결과의 평등을 추구하는 개혁목표 자체가 경제발전의 원리와 상충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력 집중 억제와 균형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력 집중은 더 심화되고 지역 균형발전 정책속에서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 됐으며,노사평등 및 화합을 강조해온 경영민주화 정책속에서 노사관계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좌 원장은 “올바른 분배정책은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것이지,누구에게나 똑같은 결과를 부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예컨대 성공한 정치인이나 공직자,사회지도층,대기업이나 부자,심지어 강남사람들까지 소위 잘나간다는 이유만으로 기득권층이라는 이름 아래 폄하하게 된다면 어떻게 사회가 역동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건승기자 ksp@seoul.co.kr˝
  • [길섶에서] 선 물/오풍연 논설위원

    선물은 언제 받아도 기분이 좋다.크든,작든 상대방의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주는 기쁨은 더하다.그래서 선물을 고를 땐 고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꼭 필요한 것을 전해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하지만 그게 쉬운 일인가. 물건 자체에 의미가 담긴 선물도 많다.연인들 사이에 주고받는 ‘반지’.영원한 나의 것이 되어달라는 의미일 법하다.‘흰색 손수건’은 이별,‘빨간 손수건’은 정열을 뜻한다고 한다.성공을 빈다면 ‘만년필’을 선물해도 좋을 듯하다.못 이룰 사랑엔 ‘종이학’을 보낸다.특히 여성들은 ‘초콜릿’을 선호한다.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 때문 아닐까.시집과 책은 고상한 축.시간적 여유를 선사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얼마 전 출판사를 통해 책을 선물 받았다.한국사회와 경제위기에 대한 긴급처방전을 담은 지인의 저서였다.첫 장을 넘기면서 유쾌함을 맛보았다.정성스러운 글씨로 ‘촌평’을 부탁했다.마침 무슨 책을 볼까 찾고 있던 터라 더욱 반가웠다.올여름 휴가를 떠나는 가까운 이들에게 책 선물을 하면 어떨는지…. 오풍연 논설위원 poongynn@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관계의 지식 인프라/이근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

    우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지식을 우리의 입장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종합하여 활용하는 데 매우 약하다.이번 이라크 김선일씨 납치 사건을 계기로 한국의 정보력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에 장기적으로 진짜 중요한 것은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능력뿐만이 아니라 우리 정보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지식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앞으로 한국이 아랍세계에 더욱 깊이 관련하게 된다면 한국의 입장에서 정보처리를 가능케 하는 아랍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지식 인프라가 필요할 것이다.아랍세계의 테러리즘,종교,역사,국제정치,문화 등과 관련한 전문가들이 모여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설사 중요한 정보가 스쳐간다 해도,그것이 중요한지,그리고 정작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정보기관에 정보요원 몇 사람 있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취약한 지식 인프라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한·미관계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특히 지금과 같이 한·미관계가 중요하다고 인식되는 시기에도 지식 인프라는 전혀 가동되지 않고 있다.단적인 예로 한국에서 한·미간에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이에 대응하여 한·미간의 신뢰의 의미가 무엇인지,미국인이 생각하는 신뢰란 무엇인지,미국 사람과의 신뢰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깨지는지에 대한 연구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는가? 그러한 연구에 기반하여 한·미간에 신뢰를 회복할 방안과 정책을 만들거나 권고한 사례가 단 한 건이라도 있었는가? 신뢰는 인간관계의 다각적인 모습이 담겨있는 문제인데,한·미간의 신뢰문제를 연구하는 역사학자,사회학자,인류학자,지리학자,교육학자,그리고 경제학자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가? 왜 한·미관계는 미국정치학자나 안보전문가,외교관,언론인,군관계자들만이 추상적인 국가이익이라는 개념만을 가지고 분석하고 처방을 내 놓아야 하는가? 한·미관계는 국가간의 관계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사람과 미국사람과의 관계이다.따라서 한·미관계를 잘 만들어 가려면 우리가 상대하는 미국사람을 잘 알아야 한다.이는 미국정치에 관련한 단편적인 지식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미국 신문과 TV 뉴스만을 열심히 본다고 알 수 있는 일도 아니다.미국의 사회,미국의 지리,미국의 문화,미국의 다양한 거시 및 미시사,교육 시스템,그리고 사회심리 등에 대한 총체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미국은 엄청난 경쟁의 사회이다.그야말로 최고의 베스트만이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있다.그러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낙오자로서 매우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말하자면 사람이 경쟁시스템이라는 사회적 구조 속에 매몰된 매우 잔인한 사회가 바로 미국이다.따라서 이러한 시스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엄청나게 전문적이지만 동시에 지독히도 경쟁적이다. 한국이 중요하게 상대하는 미국사람들은 주로 이러한 시스템의 한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이다.그래서 이들과 업무적으로 만나서 한국사람과 같은 인간미를 느끼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미국의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언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최고가 될 때까지는 겸손할 수 없다.” 이러한 미국 사람을 상대로 할 때 신뢰를 어떻게 쌓고,어떻게 유지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는가? 우리는 미국 사회에서 말하는 신뢰에 대해서 연구해 본 적이 있는가? 정치학자와 외교관 몇 사람이서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미간의 신뢰를 말한다면 지금이야말로 미국에 대한 다각적인 지역전문가를 양성하고 모아서 미국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지식 인프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정치학 교수 ˝
  • [자문위원 칼럼] 희생양을 찾는 사회/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중세 유럽에 한때 무서운 대역병이 번져 나갔다.무고한 사람들이 원인 모를 흑사병에 죽어나가고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져 갔다.신에게 기도도 하고 나름대로 의학적 해법을 찾아 봤지만 속수무책이었다.이때 중세 유럽인의 성급한 사회심리가 선택한 묘책은 바로 희생양 찾기였다.유대인들이 독극물을 우물에 타고 다닌다는 악성 루머가 나돌기 시작했고,역병보다 무서운 유대인 학살이 시작됐다.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가 ‘희생양’이라는 책에서 들려주는 엉뚱하고도 처절한 여론의 사회심리학이다. 2004년 한국사회는 사회적인 재난을 엉뚱한 희생양으로 해결하려는 사회심리로부터 자유로운가.건실한 청년 김선일씨가 이라크 땅에서 테러리스트의 포로가 되어,죽고 싶지 않다는 외침이 무색하게 속절없이 죽임을 당했다.그러나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허탈과 분노에 사로잡힌 게 고작이었다.정작 피살의 진짜 원인을 추적하는 데 실패했고 그 해결방식도 세련되지 못했다. 누가 뭐라 해도 김선일씨를 살해한 주체는 테러리스트였다.살인자가 이렇게 명확한 마당에 억울하게 피살된 김선일씨와 그의 가족,가나무역,정부,그리고 국민 모두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살인자인 테러리스트를 잡거나 단죄할 능력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는 안타깝게도 같은 피해자인 우리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괴롭히고 있다. 물론 정부나 가나무역이나 김선일씨 본인 모두 실수를 줄이고 예방대책에 좀더 만전을 기했으면 억울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적어도 그들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이다.피해자를 비난하는 사회는 그 순간 문제해결은커녕 오히려 갈등과 불신의 늪에 빠지는 법이다. 올봄에는 예상치 않았던 수십년만의 폭설이 쏟아졌다.고속도로가 순식간에 마비되고 농가의 비닐하우스와 축사가 어이없이 무너지자 언론들은 정부의 늑장대응을 일제히 비난했다.한 방송사는 러시아 특파원을 연결해 러시아는 ‘게발식’ 제설기를 항시 배치해 폭설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를 힐난했다.일년에 한두 번 사용할 게발 제설기를 정부예산으로 구입하라는 얘기인가.물론 정부의 기상예측은 어설펐고 대응도 신속하지 못했다.그러나 폭설은 누구나 속수무책일 정도였으며 그게 아니라면 언론 자신도 예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정부를 희생양으로 삼은 보도 이후 기상예측 시스템이나 정부의 재난 대응 체계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뉴스를 접하지 못했다.시스템 개혁없이 일회성 여론 무마용으로 끝나는 것이 희생양 메커니즘과 그 보도의 속성이다. 크고 작은 정치적 스캔들이 폭로되지만 그때마다 몇몇 정치인이나 공무원,기업인들이 희생양으로 등장했다가 풀려나기만 하고 정작 정치 개혁은 없다.일련의 시끄러운 사건들이 발생하면 내각개편을 해 보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인 멤버교체만 있지 정작 사건의 해결은 없다.불량만두 파동으로 몇몇 업체들이 책임도 지고 피해를 입었지만 그로 인해 불량음식을 먹지 않게 되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모두 희생양을 제물로 삼아 어려운 고비를 넘겨보려는 사회심리의 부산물이다.성급하게 재난의 원인이나 탓을 규정해 버리는 사회나 언론은 특히 이런 희생양 메커니즘에 취약하다.조급성은 하루빨리 희생양을 찾고 싶어 하고,희생양을 죽임으로써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착각한다.불행하게도 우리에겐 조급증과 희생양 찾기에 너무나 익숙하다.조급증이야말로 인간을 낙원으로부터 추방시킨 주범이라고 했거늘.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외시합격자 PSAT 첫경험담

    올해 외무고시 1차 시험에 처음 도입된 공직적격성평가(PSAT)에 대해 최종 합격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합격자들은 다른 고시 과목처럼 크게 힘들여 공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꾸준히,반복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동시에 나이 많은 수험생들은 확실히 PSAT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박경진(29)씨는 “적응이 안돼 상당히 고생했다.”면서 “그나마 헌법과 한국사가 있어서 겨우 1차 시험을 통과했다.”고 털어놨다.5∼6년 외시를 준비했지만 PSAT 문제를 처음 접하고는 “내 체질이 아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다.본인이 수능세대에 속했는 데다 와닿지도 않았다. 그는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풀 때 지문 한번 읽기도 벅차다 보니 겨우 30문제 정도 밖에 풀지 못했다.”면서 “이 때문에 지난해말 감을 익히기 위해 PSAT만큼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지난해 11∼12월 PSAT를 집중적으로 공부한 뒤 올해 들어서는 주중에 2차 시험,주말에 PSAT 공부에 시간을 투자했다. 강지현(27·여)씨는 상대적으로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았던 케이스.몇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문제 유형을 파악한 뒤 혼자서 꾸준히 공부하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물론 점수가 잘 나오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나의 경우 많이 공부한다고 점수가 무한정 올라가는 시험은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그 때문에 PSAT는 남들 하는 정도의 점수만 얻으면 충분하다고 봤고,주로 2차 위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하루에 30분씩은 꼭 시간을 내서 PSAT문제를 꾸준히 풀었다고 소개했다. 박지웅(26)씨는 언어논리영역에 대해 폭넓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박씨는 “지문이 길고 다른 과목처럼 답이 똑 떨어지지 않는 과목이 바로 PSAT”라면서 “한 문제를 볼 때 바로 느낌이 와서 답을 적지 못하면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모의시험 때마다 허덕였다.”고 말했다. 특히 언어논리 영역에 대해서는 “정말 어떤 방법이 있다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지문과 문제가 나왔다.”면서 “틈틈이 시간내서 단순 교양서 수준 이상의 책을 봐야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쪽지통신]

    ●서울대 해양연구소는 오는 8월10∼16일(화∼월) 강원도 동해시 동해 해양연구소에서 초등학교 5·6학년과 중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제1회 해양여름학교’를 연다.스킨스쿠버 강의와 해양연구기관 견학,신비한 바다 이야기 강의,해양학 실험,자연탐방 등을 체험할 수 있다.초등학생과 중학생 각 20명씩,모두 40명 모집.신청마감 31일(토).(02)880-5730. ●국립중앙과학관(www.science.go.kr )은 10∼11일(토∼일) 대전 유성구 구성동 중앙과학관 일대에서 ‘2004 여름 사이언스데이’를 진행한다.병아리와 달팽이,귀뚜라미의 부화과정 등을 배우는 ‘생명과학여행’과 과학 교사와 함께 극저온의 세계와 과일전지,도깨비 매직쇼 등 40여개 주제를 직접 실험해보는 ‘열린 실험실’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모래시계와 사이다 등을 만들어보는 기초과학 실습실과 영화 속의 과학을 탐구하는 체험 과학실도 경험할 수 있다.한지와 염색을 해보는 전통생활과학 체험마당과 프라모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축소모형)을 볼 수 있는 창작놀이 마당,가족끼리 참가하는 ‘가족 과학경진대회’도 열린다.무료.(042)601-7907∼11.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13일(화) 오전 9시∼오후 5시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 호반나루터에서 서울 시내 초등학생 13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0회 통일 기원 서울 학생 한강 헤엄쳐건너기’ 행사를 개최한다.(02)399-9405. ●서울시교육청은 9일(금) 오후 3∼6시 종로구 신문로2가 본청 11층 강당에서 ‘제8회 유치원 교사 동화구연대회’를 연다.지역 교육청을 대표해 공·사립 유치원 교원 11명이 참가한다.(02)399-9351∼2. ●서울시 교육과학연구원(www.sesri.re.kr)은 11일(일)까지 중구 회현동1가 소월길에 있는 연구원 13층 회전전망대 전시실에서 ‘2004년도 제38회 교육자료전 및 제14회 유아교재교구전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교육자료전과 유아교재교구전에서 특상,우수상 입상작 79작품을 볼 수 있다.같은 기간 연구원 2∼5층 실험실에서는 ‘제25회 과학전람회 및 제26회 발명품 전시회’ 우수작 135점이 전시되며,교육자료전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02)311-1210. ●서울 정독도서관(www.jeongdok.or.kr)은 26∼30일(월∼금) 초등학교 3·4학년 40명을 대상으로 종로구 화동 북촌길 도서관 부설 서울교육사료관에서 ‘전통천자문 교실’을 운영한다.사자소학과 전통예절,한국사 특강,민속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7일(수) 오전 9시부터 전화로 선착순 40명 모집.무료.(02)736-2859.
  • [쪽지통신]

    ●서울대 해양연구소는 오는 8월10∼16일(화∼월) 강원도 동해시 동해 해양연구소에서 초등학교 5·6학년과 중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제1회 해양여름학교’를 연다.스킨스쿠버 강의와 해양연구기관 견학,신비한 바다 이야기 강의,해양학 실험,자연탐방 등을 체험할 수 있다.초등학생과 중학생 각 20명씩,모두 40명 모집.신청마감 31일(토).(02)880-5730. ●국립중앙과학관(www.science.go.kr )은 10∼11일(토∼일) 대전 유성구 구성동 중앙과학관 일대에서 ‘2004 여름 사이언스데이’를 진행한다.병아리와 달팽이,귀뚜라미의 부화과정 등을 배우는 ‘생명과학여행’과 과학 교사와 함께 극저온의 세계와 과일전지,도깨비 매직쇼 등 40여개 주제를 직접 실험해보는 ‘열린 실험실’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모래시계와 사이다 등을 만들어보는 기초과학 실습실과 영화 속의 과학을 탐구하는 체험 과학실도 경험할 수 있다.한지와 염색을 해보는 전통생활과학 체험마당과 프라모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축소모형)을 볼 수 있는 창작놀이 마당,가족끼리 참가하는 ‘가족 과학경진대회’도 열린다.무료.(042)601-7907∼11. ●서울시교육청(www.sen.go.kr)은 13일(화) 오전 9시∼오후 5시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 호반나루터에서 서울 시내 초등학생 13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10회 통일 기원 서울 학생 한강 헤엄쳐건너기’ 행사를 개최한다.(02)399-9405. ●서울시교육청은 9일(금) 오후 3∼6시 종로구 신문로2가 본청 11층 강당에서 ‘제8회 유치원 교사 동화구연대회’를 연다.지역 교육청을 대표해 공·사립 유치원 교원 11명이 참가한다.(02)399-9351∼2. ●서울시 교육과학연구원(www.sesri.re.kr)은 11일(일)까지 중구 회현동1가 소월길에 있는 연구원 13층 회전전망대 전시실에서 ‘2004년도 제38회 교육자료전 및 제14회 유아교재교구전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교육자료전과 유아교재교구전에서 특상,우수상 입상작 79작품을 볼 수 있다.같은 기간 연구원 2∼5층 실험실에서는 ‘제25회 과학전람회 및 제26회 발명품 전시회’ 우수작 135점이 전시되며,교육자료전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02)311-1210. ●서울 정독도서관(www.jeongdok.or.kr)은 26∼30일(월∼금) 초등학교 3·4학년 40명을 대상으로 종로구 화동 북촌길 도서관 부설 서울교육사료관에서 ‘전통천자문 교실’을 운영한다.사자소학과 전통예절,한국사 특강,민속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7일(수) 오전 9시부터 전화로 선착순 40명 모집.무료.(02)736-2859.˝
  • ‘아리랑’ 프랑스어 희곡집 ‘분노의 세월’ 한국어로 출간 조정래

    “12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아리랑’을 177페이지의 희곡으로 압축하느라 애쓴 게 느껴진다.피에르 앙드레 테르지앙은 프랑스인이면서도 한국사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인지 ‘분노의 세월’은 한국인의 분노·서러움을 잘 표출했다.” 소설 ‘아리랑’의 프랑스어 희곡집 ‘분노의 세월’의 출간을 위해 프랑스에 다녀온 작가 조정래(61)씨가 5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분노의 세월’ 한국어판 번역 출간 기념도 겸한 이 자리에서 작가는 “지난달 19일 프랑스 프라안제리코 극단의 배우 8명이 희곡집 한 대목을 낭독하는 것을 들었는데 평면적이지 않고 연극과 비슷한 분위기여서 느낌이 좋았다.”며 “주 프랑스 한국대사 등 참석 인사들이 무대에 올리자고 해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너무 축약하다 보니 소설만의 구체적 실감이나 묘사가 전달이 덜 돼 공연 전에 수정할 것”이라고 원작자다운 비판도 곁들였다. 이를테면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학살할 때 심장부위에 흰 표적을 붙여서 마치 사격연습하듯 만행을 저지른 대목,송수익과 필녀 등 등장인물이 손도 잡지 못하고 나누는 절제된 사랑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키스했다’로 묘사한 장면은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조씨의 희곡집은 지난해 ‘아리랑’의 프랑스판을 낸 아르마탕 출판사에서 7개월 동안 교열을 본 극작가 겸 시인 테르지앙이 ‘아리랑’은 내게 폭탄”이라고 원작자에게 말할 정도로 감동을 받고 지난해 5,6월 쓴 작품.‘아리랑’에 담긴 내용을 3일 동안의 사건으로 응축시킨 그는 책의 해제(解題)에서 “무려 300명에 달하는 인물들을 몇몇 극중인물로 간추리고,숱한 사건들로 수놓아진 이야기를 한정된 무대 위에 추려 내놓는 일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피눈물나는 역사를 복원하고 긍지의 함성을 이끌어내는 기회로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자신의 작품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면서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테르지앙이 ‘일본의 포악함에 대해서 ‘아리랑’을 읽고 처음 알았다.우리(프랑스)도 식민지를 지배했지만 이처럼 잔혹하지 않았는데 이를 알리지 못한 것은 한국의 책임’이라고 말할 때는 창피했다.”며 “‘아리랑’을 번역했던 지겔 메이어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은 겹경사를 안겨주었다.‘아리랑’의 반응이 좋자,출판사 두 곳에서 다른 작품을 번역하자고 제의했다.조씨는 “낭독회 때 러시아와 독일측 인사들이 참여해 ‘아리랑’ 번역의 뜻을 밝혔다.”며 “스페인어와 영어로도 곧 번역될 예정”이라고 말했다.또 미국에서 유리비스 오페라단을 운영하는 재미교포 최상균 단장이 프랑스에서 공연 도중 조씨를 찾아와 “‘아리랑’을 꼭 오페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3일 TV하이라이트]

    ●찾아라!맛있는TV(MBC 오전 11시5분) 두부에 포함된 영양을 알아보고 두부전골,두부부침,두부보쌈 등 두부요리를 만나본다.‘스타의 맛집’에서는 견미리와 그녀의 가족이 함께 선택한 가족외식 메뉴로 안성맞춤인 오리요리를 맛본다.이번 주는 맛 남매가 쇠고기 맛 좋기로 유명한 고장 강원도 홍천을 찾아가 본다. ●씨네 24(YTN 낮 12시25분) 자신의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이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는 내용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특히 현대인들의 필수품인 휴대전화를 소재로 한 이색 일본 공포영화 ‘착신아리’를 소개한다.또한 감각적이고 비주얼한 면모를 갖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주목받았던 이명세 감독에 대해 살펴본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3인조 포크그룹 ‘자전거 탄 풍경’의 이번 무대에서는 따뜻한 통기타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그렇게 너를 사랑해’,‘꽃과 어린왕자’ 등의 노래를 부른다.1990년대 포크 음악의 기수 이정열도 만나본다.‘소낙비’,‘서른 즈음에’,‘그대 고운 내 사랑’ 등의 노래를 부른다. ●뮤직($)조이(iTV 오후 6시) 지난 80년대 초반 ‘Hey’로 뭇 여성들의 심장을 녹였던 로맨틱 라틴 발라드의 황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공연과 프랑스 샹송가수 파트리샤 가스의 무대를 만난다.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등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제 3세계 음악을 라이브 공연으로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파리의 연인(SBS 오후 9시45분) 한 회장은 태영이 기주의 부탁으로 회사에 들어온 사실을 윤아에게 전해 듣고 김 이사를 불러서 꾸짖는다.한편 기주는 최 이사가 소액 주주들을 모아서 어떤 계획을 꾸미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기주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태영을 불러서 지금 당장 회사를 그만두라고 말한다. ●애정의 조건(KBS2 오후 7시50분) 한걸은 정한에게 금파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가 금파가 선을 보았다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하지만 금파는 이런 한걸의 생각에 대해,힘들지만 이혼녀로 살겠다며 강하게 반발한다.이혼 사정을 모르는 복실은 피자가게로 금파를 찾아가 싫은 소리를 한다. ●한국사회를 말한다(KBS1 오후 8시) 지금 신문은 위기다.그 근본적인 원인은 신문이 환경 변화에 대해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이제 신문은 정치적 영향력에 기생하던 버릇을 버리고 경영과 제작,영업,판매 등에 남아 있는 전근대적이고 비민주적인 요소를 제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
  • [사고]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7월 1일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고정 칼럼 ‘열린세상’의 필진이 바뀝니다.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여성 등 각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28명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6개월간 지면을 꾸며 나갈 것입니다.서울신문은 합리적 중도 개혁노선을 이념적 좌표로 삼아 신문을 제작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오피니언면만큼은 다양성의 원칙에 입각하여 진보·보수 성향 할 것 없이 개방적으로 운영합니다.그것이 공존과 수평의 시대를 여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우리 사회는 지금 격변기에 놓여 있습니다.정치·사회적 변동과 함께 경제적 어려움도 겪고 있습니다.다양한 시각에 의한 현실 진단과 처방,세계의 변화를 ‘열린세상’에서 만나 보십시오.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분야별 필진 명단 ●정치·외교·행정 김영호(성신여대 교수·정치외교학) 신율(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 도중만(목원대 교수·사학) 강형기(충북대 교수·행정학) 이종수(연세대 교수·행정학) 임춘웅(언론인) ●국방·남북관계 이근(서울대 교수·국제정치학) 현인택(고려대 교수·국제정치학) 박영호(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통일안보) ●경제·과학 이영선(연세대 국제학 대학원장·경제학) 김정남(성균관대 교수·경영학) 현오석(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경제학) 송종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이공주(이화여대 교수·생물리화학) ●사회·법학·의학 임현진(서울대 교수·사회학) 박상기(연세대 법대학장·법학) 김장호(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노동경제)이정옥(대구가톨릭대 교수·사회학) 이성규(서울시립대 교수·사회정책학) 유중원(변호사) 신의진(연세대 교수·소아정신과) ●문화·언론·여성 도정일(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심영희(한양대 교수·사회학) 김민숙(소설가) 이영호(인하대 교수·한국사) 이덕일(역사평론가) 김정기(한양대 교수·신문방송학)김진석(인하대 교수·철학)˝
  • 외교부관리“AP서 김선일 이름 언급 기억없어”

    “결국…,김선일씨를 구하지 못한 책임은 있지만….AP가 정황만 말해줬어도 그냥 그렇게 전화를 끊었겠느냐.” 25일 외교부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요약하는,한 관계자의 말이다.자책과,원망과 억울함이 혼재돼 있다.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문득 “비겁한 AP….”라고 내뱉었다.“이제라도 AP가 모든 것을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외교부가 서울신문의 첫 보도이후 공개한 것에 따르면 공보관실의 한 사무관은 이달 초,‘이라크에서 실종되거나 억류된 한국사람이 있느냐.’는 내용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이 사무관은 전화를 건 사람은 “우리말을 사용하는 한국인 외신기자 같았다.”고 진술했다.그래서 상대적으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고 한다.AP의 주장대로 전화를 건 사람이 ‘김선일’이라는 이름을 언급했는지는 “거의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밑도 끝도 없는 질문인 탓에,이 실무자는 한국인 외신기자에게 ‘(납치나 실종같은) 그런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이 사무관은 통화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진술과정에서는 ‘(모든 게) 애매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또 한사람 아·중동국 사무관도 자신이 전화를 받았던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시기나 전화내용 등이 워낙 불분명해 외무부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정을 내렸다.외교부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사실을 감사원 감사발표에 맡길지,아니면 먼저 자체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할지를 고민했다는 후문이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불쑥 누군가가 전화를 해서 전후 설명없이 ‘한국에 김선일이라고 발음되는 사람이 이라크에서 납치된 사실이 있느냐.’고만 물었을 경우,감각이 부족한 실무자가 ‘없다’는 답을 하는 것 말고 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가나무역 실질적 선교단체” 한편 한 정부인사는 가나무역의 성격과 관련,“실질적으로는 선교단체인 것 같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았다.그는 “겉은 무역업체이지만,돈도 벌면서 선교활동을 하러 (이라크에) 들어간 것 같다.직원 모두가 전도사다.”라고 말했다.상호인 가나무역의 ‘가나’는 성경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 ‘가나안’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명이다.때문에 현지 대사가 김천호 사장을 수시로 불러서 “직원이 모두 기독교인이므로 특별히 조심하라.”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가나무역의 원청업체인 AAFES(미국 육·공군 복지관)와 관련,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미군의 PX 같은 것이며,외교부는 김선일씨의 안전을 위해 사건 초기에 가나무역이 미군 군납업체라는 사실을 적시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우리당 진상조사단, 김천호사장과 국제통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25일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피살된 김선일씨의 실종 사실을 지난 3일 알았고,15일쯤부터 무장세력과 접촉했다고 밝히고 “최대한 빨리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김선일씨 피살사건 진상조사단(단장 유선호 의원)은 25일 저녁 국회기자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조사단이 김 사장 및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와 나눈 국제통화 내용을 소개했다.유 단장과 조사단원인 정의용·최성·윤호중·이화영 의원은 오후 3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국회방송실내 스피커폰을 이용해 이라크 한국대사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 대사 및 김 사장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아무런 요구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열린우리당 진상조사단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선일씨의) 행방이 묘연해졌음을 안 것이 6월3일부터였고,10일까지는 경찰이나 병원을 찾아다녔다.”고 말하고 “이런 사실을 한국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6월14일에서 16일 사이 김선일씨의 억류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됐고,납치 사실은 이라크 현지 직원들과 변호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협상은 억류 무장세력들과 한 것이 아니라 팔루자에서 가장 큰 무장세력을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김 사장은 지난 23일 연합뉴스 바그다드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는 “6월10일께 김씨가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중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었다. 김 사장은 “15일부터 무장세력과 2∼3회 정도 만나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협상 과정에서 그들은 ‘곧 풀어줄테니 가서 기다리라.’고 했고,금전 등 요구 조건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무장단체로부터 ‘절대 무사하니 안심하라.그 대신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는 말을 들었고 끝까지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그래서 20일까지는 김씨가 납치된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납치사건이 잘 해결될 줄 알고 대사관에 신고를 하지 않아서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상 대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매우 당황했다.”며 “태도가 바뀐 이유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와 이라크 현지 직원 2명으로 구성된 협상팀과 함께 팔루자에서 (협상측) 단체를 접촉했다고 밝히고 “(상대측에서) 여러 명이 나왔는데 높은 사람이 와서 우리를 조용한 곳으로 안내해 얘기했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김 사장은 “처음에는 협상측 무장단체가 김선일씨를 납치한 단체와 상하관계라고 했는데 나중에 상하관계가 아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직속세력이 아닌,관계가 없는 다른 세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해 사실상 엉뚱한 세력과 협상을 벌이다 구출 시기를 놓쳤을 가능성을 내비쳤다.그는 또 “팔루자의 (협상) 단체에서는 ‘한국사람들이 (자기들과) 별 상관이 없으니까 일이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고,우리는 지금까지 그쪽 단체를 믿었으나 하루아침에 뒤집혔다.”고 말하고 “그 이후에는 경황이 없었고 변호사가 (상대측과) 계속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안됐다.”고 덧붙였다.그는 “(김씨가) APTN의 비디오 테이프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이 나오지만 아마 억류한 측이 그렇게 시켰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 그는 “최대한 빨리 (한국에) 들어가겠다.정리하고 난 이후 들어가겠다.”고 말했다.그는 “(현지)대사관으로부터 귀국을 막는 압력을 받은 일은 전혀 없고,오히려 빨리 한국에 들어가 자초지종을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내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김선일씨가 고인이 됐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이루 다 마음을 표현할 수가 없다.”면서 “김씨는 이라크에서 봉사하려는 마음에 아랍어 공부도 했는데,기금을 조성해 김씨가 당한 일을 김선일의 이름으로 이라크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복수’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홍재 주 이라크 대사는 우리당 조사단과의 통화에서 “지난 20일 김천호 사장에게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피랍사건을 알게 됐고,21일 아침 7시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긴급 협조를 요청했으며 다국적군 사령부에도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고구려의 정체성’ 학술대회 여는 JC 박상용 회장

    “한·중 양국이 벌이고 있는 고구려사 논쟁의 핵심은 바로 고구려의 정체성 문제라고 봅니다.지금 우리사회의 정체성 문제는 비단 역사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청년의 애국심과 민족적 자긍심을 강조해온 한국청년회의소의 입장에서 당연히 관심을 갖고 천착해야 할 중대한 사안입니다.” 오는 28∼30일 고구려연구회(회장 서길수)와 함께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과 소회의실에서 ‘고구려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박상용(38)씨.‘조국의 미래,청년이 책임’이라는 한국JC의 대명제를 거듭 강조하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6월 중국 광명일보에 ‘고구려는 중국의 역사’임을 주장하는 기사가 실려 파문이 인 직후부터 고구려연구회와 접촉해 구체적인 사업으로 구상했습니다.역사왜곡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에 맞닥뜨려 정체성 찾기에 젊은이들이 앞장서 불씨를 지펴보자는 뜻에서 적극 매달렸습니다.” 학술대회는 ‘사서에 나타난 고구려의 정체성’ ‘연구사를 통해서 본 고구려 정체성’ ‘한국사에 나타난 고구려 정체성’ ‘대외관계를 통해서 본 고구려 정체성’ ‘고고미술사를 통해선 본 고구려 정체성’이란 소주제 아래 모두 84명이 참가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각국의 학자들이 똑같은 자료를 갖고 해석해도 각기 다른 관점과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토론을 거쳐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다는 생각에서 전체 37명의 발표자 가운데 12명을 외국학자로 구성했다. 한국JC는 올해 주요 사업인 ‘고구려 역사찾기 운동’의 하나로 마련한 이 학술대회 말고도,중국에서 입수한 고구려사 관련 사료들을 번역해 학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 학계의 고구려사 연구 환경이 아주 열악하다고 들었어요.학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관련 자료가 한정되어 있고 데이터베이스조차 갖추어져 있지 않은 실정입니다.학자들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미공개 자료들을 입수해보자는 것이지요.단발성이 아닌 지속사업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한국JC는 전국 16개 지구,368개 지방회의소를 갖춰 정회원 2만여명과 40세 이상 명예회원 3만명 등 5만여명의 총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청년 기업조직.세계 110개 회원국 가운데 세번째로 많은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17대 국회의원으로 17명이 진출했으며 39명의 기초단체장,100여명의 광역의회 의원,300여명의 기초의회 의원들이 한국JC 출신이다.지난 1월 제53대 중앙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을 JC운동으로 재건하자.’는 숭고한 이념 아래 창립된 한국JC가 본질과는 다르게 비쳐지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앞으로 이미지 개선과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경악… 분노… “不容”

    이라크 테러단체에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파병에 반대하던 국민의 상당수가 파병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반인류적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저지하겠다는 이라크 테러단체의 의도가 오히려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23일 “당장이라도 자원입대하겠다.”는 글이 오르는 등 파병에 찬성하는 여론은 급속히 결속했다.이라크의 평화유지와 재건이라는 파병부대의 임무를 바꾸어서 김씨를 살해한 테러단체를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크게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원웅,한나라당 이재오,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여야 의원 50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를 위한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하지만 몇몇 의원들은 격앙된 국민감정을 우려하여 “결의안 제출 시기를 하루라도 늦추자.”며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파병을 일관되게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는 이날도 촛불집회를 열어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이라크 파병은 한국 국민의 가장 고귀한 인권인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은 이날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살해됐다.이라크 파병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이 여론조사에는 오후 11시 현재 36만 20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네티즌이 참여했다.그 결과 ‘파병을 찬성했으나,이제는 반대한다.’는 응답은 12.2%인 4만 3927명에 그친 반면 ‘파병을 반대했으나,이제는 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20.6%인 7만 4019명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는 파병 반대가 55.7%인 20만 449명,파병 찬성이 41.0%인 14만 7435명으로 나타났다.반대가 여전히 찬성보다 많지만,반대에서 찬성으로 마음을 바꾼 사람이 하루사이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이에 앞서 김씨의 피랍소식이 알려진 지난 21일 다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자국민 보호가 우선,당장 추가 파병을 철회해야’라는 응답이 79.3%로 ‘파병추진’의 14.2%를 압도했다. 23일 조사 결과는 극도의 불안감 속에 파병 반대 여론이 세를 얻고 있던 21일보다 찬성 여론이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피랍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인 지난 7일의 여론조사보다도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미디어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추가 파병 찬성’이 41.0%,‘반대’가 57.5%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지난 21일부터 추가파병을 놓고 여론조사를 벌였다.41.71%인 1만 757명이 ‘찬성-정부 방침대로 추진’이라고 답했고,54.63%인 1만 4090명은 ‘반대-추가 파병 저지해야’라고 답했다.김씨의 피랍과 살해 시점을 구분하지 않은 조사였지만,네이버 관계자는 “23일 0시를 기준으로 7% 정도가 파병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파병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네티즌 ‘nuimiral44’는 “김선일씨가 피살된 이상 반미·친미를 따질 때가 아니다.미국의 주구가 되기 위해 파병하라는 것이 아니라,이라크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급격한 여론의 변화에 대해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70) 소장은 “김씨가 살해됨에 따라 파병에 찬성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라면서 “감당하기 힘든 죽음이나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상대에 대한 증오와 공격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유지혜기자 dcsuh@seoul.co.kr ˝
  • [김선일씨 살해] 국제여론 비난 한목소리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황장석기자|유엔(UN)과 국제인권단체 등 국제사회는 이번 사건이 “잔혹한 범죄행위”라며 김씨를 살해한 단체를 비난하며 처벌을 요구했다.해외 주요 언론들도 이번 일을 긴급뉴스로 다루며 한국의 추가 파병에 미칠 영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유엔 “정당화할 수 없는 잔혹행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이번 일을 접하고 “경악했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냉혹한 범죄행위를 가장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그는 성명에서 “(숨진)김씨의 가족과 한국 정부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라크에 억류돼 있는 모든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안전한 석방을 호소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긴급 성명을 통해 “정치적 강요나 다른 어떤 명분으로도 인질로 붙잡는 것은 극악한 국제법 위반이며 김씨를 납치·살해한 범인들은 스스로 최악의 범죄자라는 것을 드러냈다.”며 이라크 당국에 범인 처벌을 촉구했다. ●외국언론 “추가 파병 어찌되나” 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한국사회의 애도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사건이 한국의 추가 파병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추가 파병을 둘러싼 납치단체와 한국 정부의 협상 과정이 원만하지 않았다는 점이 김씨 피살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한국 현지 보도 내용을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 내의 파병 반대 여론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고,NHK방송은 한국 정부가 김씨의 피살에도 불구하고 추가 파병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언론들은 22일 저녁(현지 시간) 이번 사건을 긴급뉴스로 전했다.르몽드와 르피가로,리베라시옹 등 주요 신문들도 22일 저녁(현지시간) 김씨 피살 소식을 일제히 인터넷판 주요 뉴스로 다뤘다.신문들은 “한국 정부가 이라크에서 최소 인원만 남기고 자국민을 조만간 철수시킬 계획이지만 추가 파병 방침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23일 김씨의 죽음이 해외 분쟁경험이 거의 없는 한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그의 죽음은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에 군대를 보낸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치적 타격이라고 전했다. lotus@seoul.co.kr˝
  • [Seoullites]독일인 서울시 공무원 크라이젤

    [Seoullites]독일인 서울시 공무원 크라이젤

    “서울은 1000만이 넘는 거대 인구가 모여 사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별탈 없이 운영되는 게 신기해요.버스체계 개편이나 청계천,뉴타운 등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 나가는 것도 놀랍고요.” 서울시의 ‘건강도시 만들기’ 프로젝트에 합류한 독일인 카트린 크라이젤(30·여)은 22일로 서울시 공무원 100일째를 맞았다.지난해 4월부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방문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3월15일자부터 비전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지난 2월부터 국제협력과에서 근무중인 미국인 레슬리 벤필드에 이어 시의 두번째 ‘마르코 폴로’인 셈이다. “한국 사람들은 만사를 매우 빨리 처리합니다.전형적인 독일사람들은 먼저 자세하게 계획을 세운 뒤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키죠.청계천 프로젝트가 만일 독일에서 추진됐다면 2010년이나 2050년쯤에야 비로소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일처리는 ‘빨리 빨리’에 익숙한 한국인의 민첩함과 독일사람 특유의 꼼꼼함을 섞는 ‘퓨전형’이 적당하다고 말했다.공무원으로뿐만 아니라 서울 살이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언어 장벽을 꼽았다. “지난 직장에서는 독일에서 유학한 한 동료가 통역사 역할을 톡톡히 했주었어요.시에서는 ‘콩글리시’로 의사소통을 하죠.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도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언어의 장벽을 느껴요.”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시나 공무원들의 직무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뭐라 말하기 어렵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다만 열린 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이 처음에는 이상했다고 말했다.같이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도 함께 갖는 문화가 개인주의에 익숙한 유럽사람에게 낯설었던 모양이다.친밀한 동료애나 끈끈한 인간관계는 한국인의 장점으로 평했다. “한국사람의 건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정신 건강이에요.일이나 가정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술로 이어져 육체적인 건강을 해치기 마련이죠.지하철에서 자살이 증가하는 것에는 정신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죠.” 남자 친구의 직장을 따라 한국에 왔다는 그는 사실 서울 살이가 처음은 아니다.세계보건기구에 근무하는 아버지를 따라 1977년부터 6년동안 서울내기를 경험했다.당시 서울국제학교에 함께 다닌 한국인 친구들은 지금까지 만난다. “독일인의 모임에는 안 갑니다.여기서는 한국 사람들과 더 친해지고 싶어요.외국인 공무원이 됐다는 기사가 실리자 아버지의 한국 친구들이 전화를 많이 해왔어요.” 그는 서울의 명소로 남산과 고궁을 꼽았다.매일 조깅장소로 애용하는 남산은 같은 장소만 위아래로 왕복하는 탓에 아쉽다고 했다.또 복잡한 도심의 한 가운데 외딴 섬처럼 위치한 고궁이 한적한 분위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태어난 크라이젤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과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와 영양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세계보건기구에서 인턴근무를 시작으로 빈의 ‘건강도시 프로그램’ 등에 참여했으며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연구원과 대학 강사 등 국제적인 실무경험을 갖춘 재원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대학강의에 푹 빠진 ‘4060’

    대학강의에 푹 빠진 ‘4060’

    “잠자는 영혼을 깨워주는 것 같아 아주 행복합니다.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또 감사합니다….” 광진구 주민들이 ‘늦바람’이 났다.그것도 ‘공부 바람’이다. 40대의 가정 주부,50대 아저씨,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때늦은 면학열풍에 푹 빠져 더위를 잊고 있는 것이다. 광진구와 한양대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개설한 ‘지방자치대학원 고위정책과정’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관학(官學)’협동의 모범사례로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학생 못지않은 열의로 ‘후끈’ 지난 16일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에 위치한 정보도서관내 문화동지하 영화관.오후 6시를 넘기면서 메모장과 필기구 등을 손에 쥔 주민 250여명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이미 익숙한 절차인 듯 강당입구에서 나눠주는 강의서와 빵,우유 등을 받아들고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았다.오후 6시30분 강의가 시작되자 곧 여느 대학의 강의실 못지않은 진지한 분위기로 빨려들었다.배불뚝이 아저씨도 서릿발이 듬성듬성한 아주머니도 졸거나 한눈팔새 없이 뚫어져라 강사의 말에 귀 기울였다.밤 9시30분까지 무려 3시간 동안 계속됐지만 모두들 귀를 쫑긋 새우고 눈을 비벼가며 강의에 흠뻑 젖어 들었다.박우서 연세대 사회과학대학장과 신복룡 건국대교수가 각각 1시간 30분씩 강의를 맡았다.박 교수는 ‘동북아 국제관계 변화에 따른 우리의 준비’,신 교수는 ‘잘못 배운 한국사’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 다소 딱딱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수강생들의 눈빛은 더욱더 빛나기만 했다.모두들 지난 5월12일부터 시작된 강의에 참석한 고위정책과정 2기생들로 한주에 두번씩 벌써 일곱번째날이 됐지만 열의는 식지 않아 보였다. 주부 최현옥(43)씨는 “강의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어 고등학생,중학생 자녀들과 시사성 대화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의내용 너무 좋아 김기섭 구의원(68·자양3동)은 “지방자치 이론을 쉽게 설명해주는 강의를 찾기 힘들었는데 고위정책과정을 통해 의원의 역할이나 의회활동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며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분야를 수강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마련한 고위정책과정이지만 대상이 일반 주민들인 만큼 강의주제(표)는 그리 어렵지 않게 꾸며져 있다.‘웃기는 리더가 성공한다’,‘성공하는 사람들의 인상학’,‘한국음악의 이해’,‘창업과 재테크의 노하우’ 등 실생활에 필요한 주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간혹 이날처럼 ‘잘못배운 한국사’,‘국제경쟁력과 영어’ 등 시사성과 전문성이 가미된 다소 어려운 강의도 있다.하지만 주민들은 이런 어려운 강의도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뿌듯함과 진지함으로 소화한다.지난 9일 ‘전통문화속에 어우러진 한민족의 삶’을 주제로 강의했던 김효정 탈무드원장은 예정된 강의시간보다 무려 30분이나 더 열변을 토해내 수강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애진(48·여·광진문화원 연극분과위원장)씨는 “잊고 지내던 부분들을 강의를 통해 알게 된다.”며 “수박겉핥기식의 강의보다는 점차 집중적이고 전문화된 내용으로 꾸며지길 바란다.”며 의욕을 보였다. ●몰래 듣는 청강생도 많아 마을금고 이사장인 최복수(56)씨는 요즘 부인 안기분(53)씨와 함께 강의에 참석한다.최씨는 정식 2기 수강생이지만 부인은 몰래 강의를 듣는 ‘도강생(盜講生)’이다. 최씨는 “강의내용이 너무 좋아 부인을 동반하게 된 것인데 요즘은 부인이 더 적극적이다.”며 “레크리에이션 등 일부 과목은 자녀들과도 함께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청강생들이 많아지면서 자리가 모자라 보조의자를 비치하고 있을 정도다.지난 1기 때는 자리를 잡기 위해 수강생들이 1시간 전부터 진을 쳤다고 한다. 청강생들 가운데는 한번 과정을 거친 선배(?)들도 많다. 손종락 광진구 자치행정팀장은 “청강생뿐 아니라 과정을 이수한 분들이 또다시 수강 등록을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아 곤혹스럽다.”고 토로했다. ●모든 것은 공짜,하지만…최고 수강생들은 학비로 단 한푼도 부담하지 않는다.구청이 한 기수(학기)마다 4800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대신 지불한다.강의 때마다 강의내용을 담은 소책자와 저녁시간대에 진행되는 만큼 빵과 우유 등 간식거리가 제공된다.수강생들은 필기구만 들고 참석하면 된다. 하지만 교수나 강의실의 시설 등 학습여건은 최고수준이다.이날처럼 국내 유수대학의 내로라하는 교수들이 직접 강의에 나서 주민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박응격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장,노동은 중앙대 음대학장 등 학계를 비롯해 언론사 사장,연구소소장,기업체대표 등 각계 전문가들이 대거 강사로 나서고 있다.23일에는 최근 전세계를 놀라게 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유전공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 주부 고순녀씨는 “수업료가 주민들의 세금이니만큼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듣고 있다.”며 “현실감 넘치는 강의로 3시간이 피곤한 줄 모른다.영혼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문의전화 02)450-1425~9.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광진구 정영섭 청장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 주민들에게 대학원 과정의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평범한 행정서비스가 아니다.9번이나 자치단체장을 경험,‘구정(區政) 9단’인 정영섭 광진구청장의 행정 노하우임에 틀림없다.그에게서 고위정책과정에 주민들을 수강케 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본다. 고위정책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킨 취지는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자치행정은 주민의 참여와 지지로 발전하는 만큼 주민들에게 이론적 바탕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경비부담은. -주민들을 한양대에 위탁 교육하는 방식인 만큼 이에 대한 경비는 전액 구의 예산으로 지급한다.매기당 4800여만원 정도 부담한다.개인별로 신청할 경우 200여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하나 장소를 구청이 제공하고 단체로 등록하는 것이라 1인당 20만원 수준으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앞으로 점차 위탁인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교과과정은 어떻게 운용되나. -강사진구성과 교과과정 편성,교재개발 및 제작,학사관리,수료식 등은 학교측이 맡고 구청은 교육생 선발과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수강기회가 적다는데. -시행초기인 만큼 평소 구정에 적극 참여하는 봉사자나 관련 단체 회원 등에게 기회를 많이 주는 편이다.하지만 강의를 듣고 싶어하는 일반 주민들에게 점차 그 기회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강의실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의 강의실은 160석 규모의 영화관이다.지금도 180여개의 간이 의자를 추가해 강의를 듣고 있다.올 연말 광진문화예술회관이 개관되면 300석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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