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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릭 세상속으로] 김도윤 의료사회복지사의 병동24시

    [클릭 세상속으로] 김도윤 의료사회복지사의 병동24시

    “머리카락이 빠지고 구역질이 나는 것은 약의 부작용이 아니라 나쁜 병이 없어지면서 발악하는 치료과정입니다. 겁내지 말고 용기를 가지세요.”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동. 이 병원 사회사업실에서 일하는 김도윤(30) 의료사회복지사가 폐암으로 막 입원한 30대 남성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료진이 구토나 탈모, 어지럼증 등 치료과정에서 예상되는 증상과 ‘만일의 사태’까지 설명한 뒤끝이라 환자의 얼굴엔 불안과 두려움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김씨가 항암치료의 과정과 효과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자 환자는 30분 만에 “치료를 잘 받아보겠다.”며 잔뜩 긴장했던 얼굴을 폈다. ●“아픔 참지 말고 펑펑 우세요” 김씨는 “몸의 병보다 더 깊은 마음의 병을 돌보고 어루만지는 것이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의사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이 자신들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날 오후 김씨는 40대 간암 환자와 마주 앉았다. 이 환자는 항암치료에 힘들어하면서도 꾹 참기만 하고 있었다. 김씨는 “울고 싶으면 울고, 악쓰고 싶으면 병원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러야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은 ‘종합병원에는…사회복지사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환자의 갱생·재활과 사회복귀를 위한 상담·지도 업무를 담당하는 요원을 1인 이상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1973년 개정된 의료법 시행령에 사회복지종사자의 역할이 명시된 뒤 1983년 사회복지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지난해 12월 퇴원한 30대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지체장애 5급에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골수이식에는 3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이 환자는 1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 환자처럼 사회사업실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받은 금액은 지난해 이 병원에서만 20억원을 웃돌았다. 지원을 원하는 환자는 복지사와 상담을 거쳐 소득 규모나 주거상황, 부채규모, 장애급수, 희귀난치성 여부 등을 담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사회사업실은 심사를 거쳐 각종 후원자나 단체, 관련 기관과 연결해 준다. ●“산소호흡기 떼겠다는 보호자 설득도” 김씨의 한달 평균 상담 건수는 130∼150건이다. 환자의 질병이나 고민에 따라 상담 방법도 다양하다. 보호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김씨는 “한 아버지가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를 못 키우겠다며 산소호흡기를 떼겠다고 고집을 피운 적이 있다.”면서 “몇 차례에 걸쳐 입씨름을 하며 설득한 끝에 결국 그 아버지는 건강해진 아이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퇴원했다.”고 돌아봤다.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 주고 싶어”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산하단체인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에 등록된 회원은 350명을 넘는다. 비회원까지 합치면 5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의료사회복지사가 되려면 각 대학 사회복지학과에서 실습과정을 수료한 뒤 병원에서 1년 동안의 인턴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3월 삼성서울병원이 1명의 인턴을 모집하자 50명이나 몰려들었다. 현재 이 병원 사회사업실에는 김씨를 비롯,7명의 의료사회복지사가 일하고 있다. 급여는 4년제 대졸자의 초임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다. 제 아무리 경험 많은 의료사회복지사라도 고통스러운 환자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씨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이 있어 진심으로 밝은 표정을 지을 자신이 없으면 병동에 올라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보험 혜택 하나도 아쉬운 환자에게 의료사회복지사를 통한 사회사업실의 지원제도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미처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제대로 된 영어한국사 나왔다

    |뉴욕 연합|한국 역사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어판 한국 역사책이 출판됐다. 미국 그린우드 출판사는 브리검 영대 동아시아언어연구소 교환교수와 주 워싱턴 공보공사를 역임한 김준길(65)씨가 지은 영문 서적 ‘한국사(The History of Korea)’를 출간해 시판에 들어갔다고 주 뉴욕 총영사관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에서 나온 영문 한국 역사책들은 한국어 서적을 단순히 영어로 번역한 종류이거나 한국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것들이어서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나마 한국인이 쓴 영문 한국사는 이미 출간된 지 수십년이나 지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김 전 공사가 2003년에서 2004년까지 브리검 영 대학 교환교수로 재직하면서 강의한 내용을 토대로 쓴 ‘한국사’는 서울대 이태진·노태돈 교수와 연세대 유영익·울산대 최정호 교수, 이홍구 전 주미대사 등이 각각 전공 분야를 감수했고 전체적으로 마크 피터슨 브리검 영대 한국학 교수가 감수했다. 이번에 나온 ‘한국사’는 고대사에서 중국과의 ‘사대관계’를 서구와 같은 정복제국의 가신국가가 아닌 동아시아 세계 질서 속에서 중국 본토왕조와 주변 왕국간 외교관계로 설명하는 등 한국의 정체성과 전통성을 강조했다. 또 고구려는 중국에 종속된 지방 정권이 아닌 독립된 왕국으로 대륙의 왕조와 외교관계를 가졌고, 삼국이 신라로 통일되면서 한국 정체성의 일부를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도 미국 교과서 일부에서 잘못 소개되고 있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을 철저히 비판해 한국의 역사를 바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EBS플러스2]

    09:00 중1 국어, 수학7-가 10:20 중1 마스터 수학7-가 11:00 중2 국어, 수학8-가 12:20 중2 마스터 수학8-가 13:00 중3 국어, 수학9-가 14:3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대비 강좌 16:00 경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한국사 박물관 17:50 중1 국어, 수학7-가(재) 19:10 중1 마스터 수학7-가(재) 19:50 중2 국어, 수학8-가(재) 21:10 중2 마스터 수학8-가(재) 21:50 중3 국어, 수학9-가(재) 24:00 공인중개사시험 대비 강좌(재)
  • [송두율 칼럼] 인간자본과 인재(人材)

    [송두율 칼럼] 인간자본과 인재(人材)

    1991년부터 해마다 독일언어 전문가들의 모임인 ‘언어비판적 행동’은 ‘단어 아닌 단어’를 선정하는데,2004년의 최악의 단어로서 ‘인간자본’(Humancapital)을 선정했다. 이 단어는 원래 기업경영에서 직원의 지식, 경험 그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인간자본’은 고객과 조직관리를 근간으로 하는 ‘구조적 자본’과 함께 기업의 ‘지적 자본’을 구성해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어 이 단어가 최악의 단어로 선정되었는가. 인간을 자본증식을 위한 재료나 소재(素材)로서 바라보는 발상은 ‘인간자본’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산업자본주의 선두주자였던 영국의 19세기 중엽의 노동자의 생활참상을 런던에서 한때 기자로 일하면서 목격한 독일의 작가 테오도르 폰타네도 ‘인간소재’(Menschenmaterial)라는 단어를 이미 사용했다.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했던 그의 동시대인 칼 마르크스도 역시 자본주의의 어두운 모습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이 단어를 구사했다. 이 ‘인간소재’라는 단어를 그대로 우리말로 옮기면 ‘인재’(人材)가 된다.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등치(等値)시킬 수 없는 어떤 의미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인재등용’이니 ‘인재양성’처럼 ‘인재’는 다분히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있는데 대하여 ‘인간자본’이나 이의 원조(元祖)라고 할 수 있는 ‘인간소재’는 주로 경제적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지구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강조되고 있는 ‘인재’의 경제적 의의는 한국사회에서도 중시되고 있다. 이른바 ‘지식기반사회’에서 ‘인재’의 중요한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한국의 재벌기업들도 이제는 ‘인재’의 국적조차도 문제삼지 않고 ‘인재사냥’(war for talents)에 나서고 있다. 막스 베버는 동양사회에서 ‘자본주의의 정신’을 발달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요인중의 하나를 동양사회의 인문적인 ‘문화인’에서 찾은 적이 있다.‘선비’가 아마도 이의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서양의 기능적인 ‘전문인’과는 완전히 대립되는 ‘인재’의 이념형이었다. 오래 전부터 이야기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가 보여주는 것처럼 이제 이러한 ‘인재’는 대학사회에서조차 발붙일 틈이 없는 것 같다. 교육은 경제발전에 종속되어야 하고, 대학도 기업체처럼 운영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관철되고 있는 조건에서 위에 말한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는 ‘인재’의 개념도 머지않아 사라질 것처럼 보인다. ‘인간자본’을 최악의 단어로 선정한 배경에는 분명히 사회전체를 곧 시장으로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경제철학에 대한 강한 비판이 깔려있다. 이에 대해서 ‘인간자본’을 옹호하는 측은 자본과 인간을 결합시킨 이 새로운 개념이야말로 소재라는 물질적 개념에 의거해서 ‘인간착취’나 ‘인간소외’를 연상시켰던 과거의 ‘인간소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며,‘지식’의 의미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오늘날의 경제사회에 오히려 더 적합하다고 반박한다. 비물질적인 정보가 주도하는 탈현대적(postmodern)인 사회의 자본과 인간관계를 기존산업사회의 그것처럼 단순하게 보아서는 아니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 이해에도 불구하고 ‘인간자본’은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고 있는 우리의 ‘인재’가 담고있는 내용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우리의 ‘인재’는 단지 ‘학식과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인재’(人才)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사람이라는 재목’을 키운다는 뜻의 ‘인재’(人材)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교육이 단순히 경제의 종속변수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꼬리를 물고 교육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물론, 온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준 엽기적인 사건들이 이러한 의미전화(轉化)의 당위성을 설명해 주고 있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EBS플러스2]

    09:00 중1 국어, 수학7-가 10:20 중1 마스터 수학7-가 11:00 중2 국어, 수학8-가 12:20 중2 마스터 수학8-가 13:00 중3 국어, 수학9-가 14:30 공인중개사시험 강좌(재) 15:00 9급 공무원시험 강좌 16:00 경력개발(재) 17:00 학습자료실- 한국사 박물관 17:50 중1 국어, 수학7-가(재) 19:10 중1 마스터 수학7-가(재) 19:50 중2 국어, 수학8-가(재) 21:10 중2 마스터 수학8-가(재) 21:50 중3 국어, 수학9-가(재) 23:35 TV영어회화(재) 01:00 경력개발(재)
  •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국내 최고의 과학영재 교육요람을 자부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노벨상 수상자 출신인 로플린 총장이 던진 개혁 방향을 놓고 새해 벽두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로플린 구상’이란 로플린 총장은 지난해 12월14일 30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KAIST 투자전략 제안서’를 발표했다. 핵심은 ▲학사와 석·박사를 합쳐 7000명 수준인 입학정원을 2만명으로 늘리고 ▲연간 600만원의 등록금(현재 학부의 경우 80만원 수준)을 받고 ▲의·법대 예비반과 경영대학원 예비반을 두는 것이다. 로플린은 “탈산업화 현상으로 이공계 기피는 당연한 추세로 시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자신의 구상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 경쟁력을 높이고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등록금을 인상, 재정을 확충해 자립기반을 마련, 창의적 연구가 가능케 하고 대학도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로플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 대다수 교수들은 이에 대해 한국의 현실을 도외시한 ‘미국식 방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장은 비현실적이지만 20년 후 한국상황을 예상하면 이를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교수도 물론 존재한다. 로플린 총장을 데려오는 데 실무를 맡았고, 최근 보직을 사퇴하면서 그의 구상을 비판한 박오옥 기획처장은 “취임하자마자 사립화를 누누이 강조해 한국실정을 설명하면서 설득을 계속해 왔지만 갑자기 이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최근 KAIST이사회가 “현재 대학원 연구중심 및 정부지원 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지만 로플린 총장은 “내 구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맞서 이번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교수들은 기금 등 학교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로플린 구상은 실패한다고 말한다. 전자전산학과 A교수는 “미국 사립대는 기여입학이 가능해 학교재정이 풍부하고 이것이 명문대가 되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기여입학이 가능해지면 자식을 명문대에 못 보내 안달인 이들이 줄을 서 수조원을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반문했다. 이 학교 기금은 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원자력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도 “포항공대가 지방사립 명문대로 계속 유지되는 기반은 많은 기금”이라고 맞장구쳤다. 포항공대는 포스코가 준 7000억여원의 기금에서 나온 이자수입 등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등 기업에서 지원도 받는다. 등록금이 연간 450만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장학금으로 되돌려 받고 있다. 박 기획처장은 “포항공대는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로 4800만원을 투입하지만 KAIST는 24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학생수가 늘면 지출도 늘어나는데 등록금을 올린다 해도 정부지원 없이는 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결국 우수 학생들이 기피, 보통의 지방 사립대로 전락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80%, 대학원중심대학 희망 KAIST신문사가 실시중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응답한 학생 325명 가운데 79.9%가 대학원 중심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답했고,68.9%는 정부지원을 중심으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88.3%는 등록금 도입에 대해 반대하거나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학생수를 2만명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학생수준 하락 등으로 좋지 않다.’(37.8%) ‘시설 등 사전 준비없이는 좋지 않다.’(24.6%) ‘이공계기피 등으로 가능성 낮다.’(25.2%)고 반감을 드러냈다. 교수들의 반발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박 처장은 “제일 잘나가는 전자공학과 교수들이 먼저 반발했고 학부모들도 ‘뭐 우리 애가 실력이 없어 여기에 온 줄 아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학교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은 미국의 명문대학 박 처장은 “총장이 말을 자주 바꾸고 구상이 명확하지 않아 특별한 모델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안팎에서는 미국의 MIT대 등이 로플린 구상의 모델인 것으로 보고 있다. MIT는 사립대로 학생수가 2003∼2004년 기준으로 1만 340명으로 학부와 대학원생이 4대 6 비율의 대학원 중심 대학. 등록금은 연간 2만 9600달러(달러당 1040원 기준 3078만원)이지만 예산에서 등록금 비중은 10.1%이다. 로플린 총장이 교수를 지낸 스탠퍼드대도 사립으로 학생수는 학부 6654명과 대학원 7800명 등 1만 4454명으로 대학원생이 좀더 많다. 등록금은 2만 8563달러로 전체 예산의 14%를 이룬다. 기부금이 많다. 비록 주립대이지만 톱클래스 사립대와 같은 수준인 버클리는 학부 2만 3206명, 대학원 9870명 등 3만 3076명으로 학부중심이라는 측면만 보면 로플린 구상에 들어맞는 학교다. 하지만 등록금이 2만 2912달러로 전체 예산의 16%를 차지한다. 주 지원 예산은 30%를 차지,KAIST와 비슷하다.KAIST는 학부 2978명과 대학원 4328명으로 대학원 중심 대학이다. 연간 기성회비만 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예산의 4.8%에 불과하다. ●기부금 적고, 학생은 수도권에 몰려 한국은 기부문화가 발달돼 있지 않다. 기부금이 학교운영에 큰 도움을 주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대학기부금이 적고 지방 사립대는 기부금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사회는 또 수도권 중심이다.MIT와 스탠퍼드 등 도시마다 명문대가 있는 미국과 또 다른 점이다. 대학진학자들도 서울로 몰리고 있다. 많은 지방 사립대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 지방에선 대부분 국립대들이 주요대로 대접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통합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로플린 총장의 지방 사립대 전환과 관련, 자녀가 KAIST 2학년에 재학중인 김은희(50)씨는 “KAIST 출신들이 국가성장 원동력인 삼성전자 등 한국의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로플린 총장의 구상대로 학교가 사립화됐다면 질이 떨어졌을 것이고, 내 아들도 서울로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안에 반영될지 주목 포항공대 홍기상 교무처장은 “KAIST의 소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립화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로플린 총장이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강박관념 때문에 성급하게 이를 발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평교수 등 18명으로 구성된 ‘KAIST 비전 임시위원회’가 다음달 학교장기발전 계획을 만든다. 이때 로플린 구상을 반영할지, 아니면 아예 무시할지, 또 로플린 총장이 이 계획서를 받고 자기 구상을 넣을지, 아니면 그대로 3월 중순 열리는 이사회에 제출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AIST 어떤 학교인가 KAIST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71년 서울 홍릉동에서 개교했다.1989년 7월 대전으로 이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설립된 연구중심 이공계 특수대학원이다.‘산업화를 뒷받침할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정체성이다. 별도 학교법인을 둬 운영되고 있고, 교육부가 아니라 과학기술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전국 과학고에 재학중인 우수 2년 수료생을 데려올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총장은 이 학교 이사회에서 선출된다. 그동안 내국인을 총장으로 뽑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플린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발, 지난해 7월 취임했다. 로플린 총장은 1억 2000여만원을 받는 내국인 총장보다 훨씬 많은 6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영어능통한 비서가 별도로 채용돼 교내 공관에 함께 머물면서 24시간 보좌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국 불교의 정수 알릴것”

    27년째 사경 외길을 걷고 있는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44) 회장이 2월 4일부터 11일까지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전통사경 초대전을 갖는다. 사경(寫經)이란 마음을 집중해 정갈한 종이에 부처의 경전을 한 자 한 자 베껴 쓰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우리 나라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시작된 유서깊은 불교 수행법이다. 전통사경은 장정 형태에 따라 권자본, 절첩본, 선장본 등으로 나뉘며 자색지와 감지, 순지 등에 먹물과 금니, 은니, 경면주사, 명반, 녹교, 호본 등의 천연재료를 사용한다. 김씨가 뉴욕 초대전에서 선보일 작품은 전통사경 10점, 불교미술을 사경과 연계시킨 보살도, 비천상, 만다라, 불족도, 상원사종 비천상, 보현인탑,10바라밀 등 응용사경 30점이다. 이미 20여 차례의 전시로 사경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려온 그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및 직지심체요절 등 우리의 찬란한 인쇄문화를 촉발시킨 사경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세계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립대총장협회장에 김병묵교수

    김병묵 경희대 총장은 21일 고려대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제9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 ‘먼나라 이웃나라’ 완간 이원복 교수

    ‘먼나라 이웃나라’ 완간 이원복 교수

    “시원섭섭합니다. 이젠 우리나라 역사를 재미있게 다룰 계획입니다.”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로 잘 알려진 이원복(59·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교수. 올해로 만화인생 43년째다.‘먼나라 이웃나라’는 지난 1981년 소년한국일보에 처음 연재됐으며,87년부터 단행본 시리즈로 독자들과 만나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만큼 세계적 교양서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편 1권, 유럽편 6권, 일본편 2권, 그리고 최근 ‘미국3-대통령편’(김영사刊)을 펴냈다. 시리즈 12권째로 23년의 대장정을 마무리짓는 결정판이어서 주목을 끈다. 미국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조지 워싱턴에서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까지 최고 권력자 42명의 세계를 그렸다. 완간한 뒤 휴식차 이탈리아에 머물고 있으며, 오는 25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출국에 앞서 “독자들로부터 중국편을 다루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지만 (중국을)잘 알지 못해 그리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김영사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시리즈를 발간하는 동안 세상은 참으로 많이 변했다.”면서 “아마도 만화로써 이처럼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경우는 흔치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알차고 좋은 내용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원래 이 작품은 고려원에서 단행본으로 처음 출간됐으며,98년 김영사에서 개정 출판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초판 출간 이후 국내에서만 1000여만부나 팔렸다.2001년에는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도 수출됐다. 현재 미국과 판매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전 출생인 그는 경기중·고를 나왔다. 고등학교때 어린이신문사에서 그림을 베끼는 아르바이트로 만화와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 후 10년동안의 독일 유학시절 여러나라의 만화를 섭렵하면서 프리랜서 만화가로 활동했다. 독일 일간지 ‘알게마이너 차이퉁’ 창간 150주년 기념호 표지를 그리기도 했다. 84년 귀국 후 대학강단에 선 그는 ‘먼나라 이웃나라’외에 지금까지 ‘부자국민 일등경제’‘나란나란 세계, 도란도란 한국사’‘현대문명진단’‘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등을 펴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행시 첫 PSAT 외시 수준과 비슷

    행시 첫 PSAT 외시 수준과 비슷

    올해 행정고시에 처음 도입되는 공직적성평가(PSAT)는 지난해 실시된 외무고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다. 다만 상황판단영역이 20%로 확대 출제되는 등 새로운 유형이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19일 “행시에서는 PSAT가 올해 처음 도입되는 만큼 지난해 외시의 PSAT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난이도는 지난해 수준에 맞출 예정이지만 새로운 문제유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올해 시험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난이도 문제가 아니라 수험생들이 새로운 문제 유형에 얼마만큼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상황판단영역도 20% 출제 행시 및 외시 1차시험 시간표도 이날 확정됐다. 시험과목으로 표기되지는 않았지만 상황판단영역도 PSAT 과목에 포함돼 20% 정도 출제된다. 올해 시험에서는 PSAT 과목 가운데 언어논리영역과 자료해석영역만이 실시되고, 상황판단영역은 내년부터 본격 도입된다. 그러나 중앙인사위측은 올해 시험에도 일부 상황판단영역 문제를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위 관계자는 “앞서 시험공고 때 상황판단영역 문제도 각 영역에 일부 포함된다고 밝혔었다.”면서 “비율을 20% 정도로 조정해 출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상황판단영역은 공직과 조직생활 중 있음직한 상황을 제시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유형으로 지난 외무고시 PSAT에서도 몇 문제가 출제됐다. ●PSAT, 시간절약이 관건 오는 2월25일 치러질 행시 1차 시험이 이제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수험생들은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서울 신림동의 법학원 관계자는 “PSAT의 출제경향과 난이도에 대해 물어오는 수험생들의 문의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지만 PSAT를 안이하게 생각해 손을 놓고 있는 수험생들도 상당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료해석영역 전문강사인 이승일씨는 “외시에 나온 문제들을 시간적 여유를 갖고 풀면 모를 만한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PSAT는 시간조절이 당락을 결정하므로 안이하게 생각했다가는 큰코 다칠 것”이라고 충고했다. 수험 전문가들은 “실전연습이 중요하고,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는 새로운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는 틀린 문제를 다시 한번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PSAT 시간조정 않기로 인사위는 행시·외시 1차 1교시는 한국사·헌법 등 직렬별 지정과목,2교시는 언어논리영역,3교시는 자료해석영역으로 치르기로 했다.PSAT중 한 영역을 헌법 또는 한국사와 묶어서 120분 동안 치르도록 해달라는 일부 수험생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수험생들은 PSAT 40문제를 80분 동안 푸는 것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간이 적게 드는 헌법이나 한국사와 묶어 120분 동안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만큼 PSAT에 시간할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들은 오는 30일 치러지는 입법고시가 언어논리와 헌법, 자료해석과 한국사를 각각 묶어서 120분 동안 치르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행시에도 입법고시처럼 시험시간 변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사위측은 시험의 성격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종합사고력을 측정하는 PSAT는 원래 주어진 시간내에 문제를 푸는 것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PSAT를 암기과목인 헌법이나 한국사와 함께 보게 되면 언어논리나 자료해석에 대한 정확한 종합사고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사위 관계자는 “PSAT 시험 시간은 수험생들이 요구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면서 “PSAT를 고등고시에 도입한 취지를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강충식 강혜승기자 chungsik@seoul.co.kr
  • 본사 강동삼기자 ‘사진편집상’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박정철)와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강두모)는 19일 2004년 ‘사진기자가 뽑은 올해의 사진편집상’과 ‘편집기자가 뽑은 올해의 사진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사진편집상’은 서울신문 강동삼 기자의 ‘₩oods’와 중앙일보 박태희 기자의 ‘거룩한 ‘합일’…생명은 이렇게 계속된다’가 차지했다.‘…사진상’은 세계일보 이종렬 기자의 ‘저어새의 꿈’과 한국일보 김주성 기자의 ‘낮춤의 행복, 탐욕을 벗다’에 돌아갔다. 시상식은 오는 25일 오후 6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며, 수상작은 24∼29일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제41회 한국보도사진전에 전시될 예정이다.
  • [낮은소리] 화려한 은막뒤 ‘배곯는 스태프’

    [낮은소리] 화려한 은막뒤 ‘배곯는 스태프’

    “흥행에도 어느 정도 성공한 영화의 조명 스태프로 일했습니다. 혹독한 겨울에 사지가 덜덜 떨려서 수십도까지 오르는 열로 사경을 헤매는 일도 많을 만큼 고생했는데 아직도 잔금을 못 받았습니다.” “기획 시나리오 집필 제의를 받고 몇 달 동안 썼습니다. 영화사는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엎었고, 고료 지급을 요구했지만 작품을 의뢰한 적이 없다는 대답뿐입니다.”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가 지난해 6월 개설한 ‘영화인 신문고’에는 애달픈 사연이 넘쳐난다.‘관객 1000만 시대’를 만든 숨은 주역들인 이들이, 실제로는 최저생계비도 못 벌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영화계에서 스태프들의 처우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른 지는 오래됐지만, 개선의 속도는 한국사회의 어느 영역보다 더디다. 최근 조수연대회의가 한 영화사를 상대로 3억 4000여만원 상당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내는 등 스태프들의 단합된 힘이 커가고 있지만 아직은 ‘낮은 소리’일 뿐이다. 영화를 향한 열정과 꿈을 저당잡힌 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영화 스태프들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최저생계비도 못 버는 허울뿐인 프리랜서 7년동안 연출부를 거쳐 3편의 영화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김모씨는 그동안의 총수입이 3000만원도 안 된다. 지금은 그나마의 벌이도 포기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감독 데뷔를 준비중이다. 그는 “경제적인 문제로 떠나간 사람이 수없이 많다.”면서 “그래도 아직까지 남아있는 나는 행복한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왔지만 3년째 조감독으로 1000만원을 번 것이 전부라는 강모씨는 “부모님이 용돈을 쥐어주시면서 우시더라.”면서 “감독의 꿈만으로 버티기에는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영화 스태프들이 당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생활이 불가능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스태프 1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월 평균 61만 8000원을 벌었고 50만원 이하의 소득자도 47%에 달했다. 대부분 생계 유지가 어려워 부모나 배우자에게 의지하거나(39%) 아르바이트를 병행(36%)하고 있었다. 이에 비해 노동시간은 길었다. 하루 평균 13.9시간을 일했고 18시간 이상도 10%나 됐다. 불안정한 계약으로 그나마의 임금을 못 받는 경우도 많다. 임금 계약은 보통 ‘통계약’이라는 형태로 맺는다. 제작사가 각 파트 정상급(퍼스트급) 스태프들과만 계약을 맺으면, 퍼스트급이 이하 스태프들에게 분배하는 형식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받지 못해도 법적으로 대처하기가 힘들다. 촬영 종료 뒤 임금의 절반가량을 지급하는 관행 때문에 흥행에 실패한 영화의 경우에는 잔금을 떼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영화현장스태프의 근로조건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구’공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72%가 임금체불이나 미지급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작품 한 편당 얼마’식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작품당 계약’ 관행도 저임금을 촉발시키는 큰 원인이다. 한 영화가 기획에 들어가서 극장에 걸리기까지 보통 1∼3년이 걸린다. 캐스팅, 투자, 촬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해 질질 끈다면 스태프들은 기약없이 노동력과 시간만 축내게 된다. ●‘영화 향한 열정’ 이용한 노동착취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인력이 넘쳐나는 이유는 뭘까. 감독으로 성공하리라는 꿈과 영화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국감자료에서도 전직을 희망한 응답자는 21%에 불과했고, 전직을 원하지 않는 이유로 67%가 “영화가 좋아서”라고 대답했다.‘영화판’에서 일을 배우며 한단계씩 나아가야 하는 스태프들은 그렇기에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대부분 넘어간다. 소위 B급 영화사에서 조감독까지 했지만 지난해 A급 영화사로 옮겨 연출부 스태프로 일한 이모씨는 임금을 거의 받지 못했으면서도 “고급 인력과 친분을 갖게 되고 일을 배운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를 제기했다가 기껏 쌓은 인맥을 잃을까 두렵다는 것. 하지만 조수연대회의의 자문을 맡고 있는 이종구 노무사는 “어느 사업장이나 돈을 버는 것과 일을 배우는 것이 함께 이루어지는데, 일을 배운다는 이유로 저임금을 받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감독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확률적으로 드물다. 대부분 ‘죽도록’ 일만 하다가 젊은 시절을 허비한다.‘조폭 마누라2’의 장동현 조감독은 “제작비도 못 건지는 영화가 많다는 것은 잘 알지만 모든 희생을 스태프들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면서 “자원봉사자가 아닌 만큼 전체 파이를 나누는 데 있어 일한 만큼의 몫을 받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이상필 조수연대의장 더이상 한국영화 스태프들은 숨죽이고만 있지 않다. 조감독·제작부·촬영조수·조명조수 협회로 구성된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의장 이상필)는 ‘영화인 신문고’(filmunion.ivyro.net)에 접수된 22건의 체불임금 관련 사안에 대해 중재에 나섰고, 한 영화사를 상대로 3억 4000여만원의 채권가압류 신청을 냈다. 스태프들의 공식적인 첫 법적대응으로 기록될 ‘사건’을 이뤄낸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의 이상필 의장은 “신문고에 올라온 사안의 진위를 가린 뒤 권고안을 제시하는 등 우선적으로 중재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면서 “하지만 ‘법대로 하라.’는 제작자들도 있어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이들의 ‘레이더’에 걸린 영화사는 70% 정도 촬영이 진행된 뒤 영화를 엎었고, 임금을 거의 지불하지 않은 채 3년을 끌었다. 이 의장은 “그래도 이 영화사는 수입·배급사업을 하고 있어 가압류 신청이 가능했다.”면서 “신문고 안에는 제작사가 임금을 주지 않은 채 파산한 뒤 1년이 지나 법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사안도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당장 스태프들이 못 받은 임금을 챙겨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의장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세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스태프들의 임금·고용·복지와 함께 제작시스템을 개선하는 일, 현장 영화인 재교육과 라이선스 제도화, 영화관련협회의 영화정보 공동 데이터베이스화 등이 그것이다.“투자자가 전권을 쥔 기형적인 영화산업구조와, 산업화과정에서 제대로 규정짓지 못한 채 굳어져온 관행이 원인인 만큼, 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영화계 스스로가 체질 개선을 해야 합니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스태프도 근로자… 근기법 적용을” 한국영화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근로기준법을 적용시켜 노동자로 대우받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정기적인 영화 일의 특수성 때문에 아직은 스태프들을 프리랜서로 보는 시각이 많아 당장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한국영화 조수연대회의는 영화 스태프들을 근로자로 인정받게 하기 위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중이다. 현장에서 다쳤을 경우 산재보험을 청구한다든지, 회사가 부도날 경우 3개월치 임금을 보전해주는 체당금을 신청하는 등의 방법으로 ‘영화스태프는 근로자’라는 판례를 이끌어내겠다는 것. 박형섭 변호사는 “법적인 선례가 생긴다면 스태프들이 일한 만큼의 추가수당을 받고 노동시간을 조절하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해결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영화인들이 자발적으로 ‘근로환경 규정’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와 조수연대회의는 이 문제로 협상을 진행중이다. 영진위는 임금, 계약기간·방식, 노동시간의 기본틀과 함께 4대보험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내용의 ‘스태프 처우개선을 위한 권고안’을 제안한 한편, 조수연대회의는 연구원이 만드는 ‘선험적’인 권고안이 아닌 실질적인 주체인 스태프들이 적정수준을 제시하고 제작가협회와 협의한 뒤 영진위와 권고안을 논의하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조수연대회의 최진욱 사무국장은 “영진위가 국감의 결과물을 내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면서 “영화인 신문고에도 최소한의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진위 국내진흥부의 김보연씨는 “3년전부터 스태프의 처우개선을 위한 연구사업을 지원해왔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사업을 입안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으로 진통이 예상되지만 3자가 협의해서 의견을 모아보자는 데는 이견이 없는 만큼 조만간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제작가협회와 조수연대회의도 첫만남을 갖고, 새달초 영화인 근로환경과 제작시스템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기로 합의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영화 스태프의 처우 개선을 위한 첫삽은 뜬 셈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方外之士1,2/조용현 지음

    方外之士1,2/조용현 지음

    잡지사 기자 하다가 사표를 내고 주머니에 달랑 300만원만 가지고 무작정 지리산에 뛰어든 시인 이원규. 산이 그렇게 좋았던 것일까. 그의 한 달 생활비는 20만원. 이 돈만 조달하면 그는 굶어 죽지 않는다. 지리산에선 굶어 죽는 사람 없고, 자살하는 사람 없다고 그는 말한다. 처성자옥(妻城子獄)의 서울을 버리고 지리산에서 얻은 것은 오토바이 하나 타고 바람처럼 싸돌아다니는 대자유다. 국내외에 수전(水戰) 전문가로 알려진 윤명철. 동국대 사학과 겸임교수이기도 한 그는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황해바다를 들락거리며 ‘뗏목은 태풍에도 뒤집히지 않는다.’란 철학을 터득한 사람이다. 밤이 되면 캄캄한 바다위의 일엽편주에서 별을 바라보며 명선일체(命禪一體)를 체험한다. ●사표내고 300만원 들고 지리산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다 하는 취업을 거부한 채 시골에서 고택을 지키며 살아가는 광주 너브실의 강처사. 그는 이름하여 ‘백수의 제왕’이다. 뚜렷한 직업이 없지만 아직까지 굶어 죽지 않았다.‘눈먼 새도 공중에 날아다니면 입에 들어오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는 신조를 가진 그는 너브실의 대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서 인생을 음미한다. 그의 가장 큰 일은 노는 일. 일생을 일만 하며 사는 서울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낀다. 언제 직장에서 밀려날까 조바심 속에 하루하루를 사는 월급쟁이들에게 이들은 우상 같은 존재다. 속된 말로 ‘또라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더 이상 먹고 사는 문제만 걱정하다가 한 세상 끝낼 수 없다.’며 반복되는 일상의 바깥으로 나온 사람들이다. 불교철학자인 조용헌씨는 이 사람들을 우리 시대의 진정한 삶의 고수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고수들의 삶을 담은 책 ‘方外之士1,2’(정신세계원 펴냄)를 냈다. 저자에 따르면 ‘방’(方)은 테두리, 경계선, 닫힌 공간, 즉 고정관념과 조직사회를 뜻한다. 방외는 이러한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를 가리킨다. 그동안 방내에서만 살아 보았으니, 방외에도 한번 나가 보자.‘방외에 나가면 정말 굶어 죽는 것인가? 잘 사는 것이란 무언인가?’ 란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한국사회는 그동안 과도하게 방내에만 집중되는 삶을 고집해 왔다. 그러다 보니 모든 분야에서 한 줄로만 서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줄로 늘어선 단조로운 사회라서 재미도 없고 탈출구도 없다. 인생엔 한 길만이 아니라 여러 길이 있다. 이같은 시각으로 지은이는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살아 보자는 신념을 실행에 옮긴 13인의 방외지사들의 삶을 집중적으로 탐색한다. ●텃밭 먹을거리로 자급자족 “밥걱정 없어요” 먼저 밥 걱정을 뛰어넘은 귀거래사 이야기. 박태후씨는 전남 나주시 금천면에 있는 죽설헌(竹雪軒)에 산다. 말단으로 시작한 20년의 공무원 생활을 박차고, 손수 짓고 가꾼 벽돌집에서 신선처럼 산다. 그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차경(借景)의 원리가 돋보이는 방에서 뒹굴며 창밖 가득한 대나무숲을 감상하는 것이다. 이 노릇이 슬슬 지루해지면 대나무 숲길 산책에 나서 마음을 식히고, 집 뒤편 밭으로 나가 과일을 따거나 상추를 뜯는다. 밭에선 배, 사과, 감, 매화, 복숭아, 포도, 딸기 등이 봄부터 가을까지 줄줄이 열매를 맺는다. 고구마, 감자, 채소도 지천이라 하루 1∼2시간만 꼼지락거리면 밥 굶을 염려는 없다. 그에게 농사가 삶의 하부구조라면 그림은 상부구조다. 직장생활 때부터 사군자를 그린 그는 화단 데뷔 후엔 그만의 독특한 그림들을 그린다. 그의 수입은 공무원연금으로 받는 130만원이 전부다. 그 돈으로 두 아이 학교 보내고, 그림재료까지 사고, 승용차도 굴린다. 가끔 부인과 맥주집에 들러 술도 한 잔씩 하고 조금씩 저축도 한다. 먹을거리는 대부분 집 앞 텃밭에서 나온 것들로 자급자족한다. 지리산의 여러 계곡을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사는 시인 이원규씨가 궁극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것은 자유로운 삶이다. 집착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바로 오토바이다.125㏄ 80만원짜리 부터 시작해 목돈만 생기면 업그레이드한 것이 지금은 1455㏄ 중고 할리데이비슨까지 왔다. 그에 의하면 할리는 현대판 말이다. 엔진 소리가 말발굽 소리 같이 들린다.“두-둥 두-둥 두-두-둥.” 할리를 타고 아름다운 섬진강변을, 특히 봄에 매화가 필 때 달리면 천하에 부러울 것이 없다. 계룡산에 사는 박사규씨는 전통무예 기천문(氣天門)의 장문인이다. 고구려 연개소문이 연마했다는 이 권법을 수련하며 민족의 혼맥을 바로 세우기 위해 기도한다.5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매일 아침 3시간씩 계룡산의 영봉(靈峯)들을 나는 듯이 올라갔다 내려오는 그의 삶이 눈부시다. ●고택 지키며 사는 ‘백수의 제왕’ 이밖에도 전국의 강들을 오로지 두 발로 걸어다닌 신정일, 의사는 부업이요, 도학(道學)이 주업인 인생을 살아온 전주의 내과의사 이동호,70평생을 지리산에서 살아오며 스님들의 목발우를 만들어온 김을생 등은 모두 방외의 삶을 행복하게 누리는 방외지사들이다. 이들 중 하나인 품명가 손성구씨. 매일 50여잔의 차를 마시며 20년간 차맛을 감별해온 그는 “차 맛을 아는 사람은 돈이 없고, 돈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바빠 차 맛을 모른다.”고 인생사의 아이러니를 말한다. 방외지사들의 삶을 넘겨다 보는 일이 단순히 구경을 넘어 참고가 되고, 참고가 못되면 위로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은이의 작은 소망이다. 그러나 지은이가 방외지사들을 삶의 ‘고수’라고 표현했듯, 고수의 경지에 이른 그들의 삶이 평범한 ‘방내지사’들에겐 여전히 멀어 보인다. 각권 9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성매매 여성들 “갈 데라곤 외국밖에 없어요”

    대표적 집창촌인 서울 청량리 588의 업소 가운데 20% 안팎이 최근 들어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9월23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다소 느슨해진 단속을 피해 ‘눈치 영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손님은 극소수에 불과하고,‘한파’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나가는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손님 하루 1~2명 밖에 안돼 11일 ‘청량리 588’에는 30여곳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147개나 됐다.14년 동안 성매매업을 했다는 업주 정모(36)씨는 “특별단속 기간이 끝나고 혹시나 싶어 문은 열었지만 손님은 1주일에 서너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주 최모(57)씨는 “아가씨 2명이 영업을 하고 있지만 손님은 하루 1∼2명 밖에 안 된다.”고 귀띔했다. 이곳에서 6년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35·여)씨는 “특별법 시행 이전에는 단골 여성이 100여명이었지만 요즘은 많아도 10명 정도”라고 전했다. 관할 청량리경찰서 관계자는 “단속은 계속하고 있지만 특별단속기간처럼 5∼6팀이 골목 구석구석을 집중 단속하지는 못한다.”고 밝혔다. ●브로커 통해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당초 300명을 넘던 성매매여성 가운데 남아 있는 사람은 60∼70명. 떠난 여성의 절반 이상은 일본, 사이판, 괌, 태국 등 해외로 나갔다. 성매매여성 김모(24)씨는 “브로커들이 4∼5명씩 팀을 꾸려 내보낸다.”면서 “일본은 1000만원, 사이판은 1100만원 하는 식으로 ‘정가’가 매겨져 있다.”고 털어놨다. 사이판 등에 업소를 차려놓고 아가씨들은 초청하는 업주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업주 김모(42)씨는 “브로커에게 들어가는 돈을 선불금으로 처리하는 여성들은 고스란히 빚을 안게 돼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기고 반감금 상태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남자친구와 결혼해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던 김모(25)씨도 20여일 전 일본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빚을 다 갚고 손을 털었다던 한모(28)씨도 일본행을 택했다. 용산 집창촌 출신 정모(24)씨는 “브로커는 외국에서도 한국사람만 상대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더라.”면서 “말도 안통하는 곳에서 외국인까지 상대해야 하는 것이 두려워 선뜻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73일째 농성하고 있는 성매매여성 5명의 심경도 비슷하다. ●성매매여성 80%가 가족생계 책임 성매매 여성의 모임인 ‘한터여성종사자연합’ 회원 10여명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성매매특별법 시행을 3년 동안 유예해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말부터 평택, 용산, 포항 등 전국 8개 지역 집창촌 여성 515명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백서도 함께 냈다. 이들은 청원서에서 “성매매 여성 대부분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생계수단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유예기간 동안 성매매 여성과 업주가 함께 재활교육을 받고 ‘종사자 등록제’를 실시해 자율관리를 하면서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 대표 김모(31·여)씨는 “백서를 분석해보니 515명 가운데 가족부양의 책임을 진 여성이 82%인 426명으로, 부모와 동생의 치료비·학비 등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효용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올 입법고시 PSAT가 좌우

    올 입법고시 PSAT가 좌우

    오는 30일 치러지는 제21회 입법고등고시에 처음 도입되는 PSAT(공직적성평가)는 지난해 외무고시의 PSAT와 유형이 사실상 같다. 입법고시를 주관하는 국회사무처가 외무고시 기출문제를 토대로 입법고시 PSAT를 출제해줄 것을 출제위원들에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법고시 PSAT의 시험시간 배정은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험시간 배정 조정될 듯 입법고시 1차는 PSAT 가운데 언어논리영역과 자료해석영역, 헌법, 한국사 등으로 치러진다. 영어과목은 토익이나 토플 등 영어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된다. 시험과목만 놓고 본다면 외무고시와 똑같다. 국회사무처는 올해 처음 도입되는 PSAT 유형과 외무고시의 유형이 같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입법고시는 국회사무처에서, 외무고시는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각각 출제하지만 출제유형은 같게 하겠다는 것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지난해 외무고시 PSAT 출제위원과 올해 입법고시 PSAT 출제위원이 일부 중복될 뿐 아니라 지난해 외무고시 PSAT를 토대로 문제를 출제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범주는 사실상 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험시간 배정은 수험생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 국회사무처측의 설명이다. 외시는 오전에 각각 40문제씩 출제되는 헌법과 한국사를 80분 동안 함께 푼 뒤 오후에 언어논리영역을 80분 동안, 자료해석영역을 80분 동안 풀어야 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PSAT의 경우 1문제당 2분씩 배정을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다면서 시간조정을 요구해 왔다. 이를 반영, 국회사무처는 헌법과 언어논리영역을 120분 동안 한꺼번에 치르고, 한국사와 자료해석영역을 120분동안 한꺼번에 치르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1문제당 1분씩 배정된 한국사와 헌법의 경우 상대적으로 빨리 풀 수 있어 그 시간만큼 PSAT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는 오는 15일쯤 시험시간 배정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실전처럼 시간배분해 PSAT 푸는 연습이 필요 PSAT는 난이도보다는 워낙 지문이 길어 주어진 시간 안에 푸는 것이 관건이다. 이 때문에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정해두고 문제를 푸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법학교육원 관계자는 “문제를 빨리 풀기 위해서는 문제유형을 한눈에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문제유형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시전문학원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PSAT에 대한 준비는 다른 과목만큼 안 하는 편”이라고 지적한 뒤 “PSAT는 암기해서 될 과목도 아닌 만큼 지난해 외무고시 기출문제를 기본으로 연습문제를 지속적으로 풀어 감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까지 마감된 입법고시 원서접수 결과 25명을 뽑는 행정사무직(5급)에 3979명이 대거 지원해 15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309대 1보다는 하락한 것으로, 선발인원이 지난해보다 6명이 늘어난 데다 PSAT 시행에 따른 수험생들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직렬별로는 일방행정직이 8명 채용에 무려 2170명이 지원,27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예산정책처 재경직이 133대 1, 사무처 재경직 103대 1, 법제직 72대 1의 순이었다. 강충식 강혜승기자 chungsik@seoul.co.kr
  •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김성남 지음

    전쟁으로 보는 한국사/김성남 지음

    시오노 나나미의 히트작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보면 흥미로운 점을 하나 찾을 수 있다. 주관적인 해석이 짙게 배어 있다는 점도 그 하나지만 다른 역사책에 비해 전쟁의 양상이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전투지역의 지형이 어떠했는지, 양측 군대의 수는 얼마나 되고 병참과 보급 형편은 좋았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장군은 어떤 작전을 세우고 병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시켜놨는지 등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로마인들이 전쟁에 대해 자세하게 기록해뒀다고는 하지만 로마사를 쓰는 시오노 나나미가 전문 전쟁사가처럼 책의 많은 부분을 전쟁에 할애한 것은 다른 이유에서였다. ●역사상 전쟁에 군사학을 접목 ‘All or Nothing’의 극한 상황인 전쟁을 치른 방식에서 바로 로마인의 ‘현실적 실용주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로마군의 숙영지가 20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럽의 주요 대도시로 번성하고 있다는 점은 로마군의 실용주의를 증명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역사책에서 그런 식의 전쟁 서술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전쟁 장면 묘사는 흡사 삼국지나 무협지 수준이다. 무술이 뛰어난 장수가 하나 나서서 창이나 칼 한번 번쩍 휘두르면 적장은 죽고 적군은 혼비백산해서 달아나 버린다. 아무리 수세에 몰려 있어도 용맹한 장수가 나서서 ‘우리 임금과 민족을 지키자.’고 독려하면 군사들은 사기가 부쩍 올라 적진을 돌파하기 일쑤다. 실제 전쟁이 그런 식이라면 율곡 이이 선생의 주장처럼 10만대군을 양성할게 아니라 100명 정도의 무술인만 키우면 국방은 해결된다. 엉성한 서술만 남은 까닭은 간단하다. 우리는 역사상의 전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보다 민족주의로 분칠한 ‘영웅사관’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반해 우리 역사상 전쟁에 군사학을 접목, 실제적인 관점에서 다룬 책이 나왔다.‘전쟁으로 보는 한국사’(김성남 지음, 수막새 펴냄)가 그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19개의 전쟁다뤄 이 책은 고조선과 한나라간의 왕검성전투에서 일제시대 청산리전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19개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살수대첩, 황산벌전투, 귀주대첩, 한산도대첩 등은 물론, 주필산 전투·일리천 전투 등 잘 알려지지 않는 전쟁도 함께 실려 있다. 기존 역사책과는 달리 실제 전투상황을 당시 지형과 함께 컴퓨터 그래픽으로 묘사해둔 덕분에 전쟁터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글로만 보던 ‘방진’이니 ‘학익진’이니 하는 진법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종 컬러 그림이 시원시원하게 편집되어 있는 데다 글도 쉽게 씌어져 있어 중·고등학생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우리 사료에는 충분한 기록이 없어 중국측 사료를 많이 참고했다거나 그나마도 사료가 풍부하지 못하다보니 외국 전쟁사 서적에 비해서 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대목은 아쉽다. 미국 버클리대와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군사학을 연구해온 34살의 신진 연구자가 쓴 책이다.1만 9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광복 60년-국민여론조사] ⑤ 전문가 좌담

    [광복 60년-국민여론조사] ⑤ 전문가 좌담

    광복 6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이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기획해 정치·경제·역사·통일 등 4개 분야로 나눠 보도한 국민 여론조사 결과는 우리의 현 주소를 다시금 확인케 했다. 우리 사회의 성숙함에 기반한 북한 포용의 필요성,5·16를 평가하는 인식,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적 기대, 정치적 무당(無黨)층의 확산 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토대로 학계 전문가들의 좌담을 통해 지나간 6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조명해봤다. ●경제 재도약과 강한 리더십 갈망 김형준 KSDC 부소장 근현대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예상과 다르게 5·16을 꼽은 것은 정치심리적으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추구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명진 국민대 사회과학부 교수 5·16이 가져온 메시지는 경제적인 함의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경제가 어렵다보니, 경제 재도약에 대한 갈망이 담긴 것 같다. 노재봉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 사무국장 최근 경기가 침체돼 있고, 어렵다보니 우리 사회를 발전시킨 중요한 계기로 5·16을 꼽은 것 같은데 이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연결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 68%가 장래가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우리가 앞으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지금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해도 이런 긍정적 평가를 한 것은 의미가 있다. 김 부소장 현재 우리 사회는 리더십의 위기다.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변혁적 리더십의 출현이 절실하다. 이 교수 국민들은 현재 ‘사자형 정치 지도자’를 원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 맥락에서 5·16을 꼽은 것으로 보인다. 노 국장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치의 기능이 사회에서 원활하게 작용해야 다른 모든 사회 부분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다. 다양성의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싸움의 긍정적 측면’을 살펴보는 고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장·분배의 조화로운 병행 필요 노 국장 경제는 심리적 요소가 크다. 낙관하면 낙관적 결과가, 비관하면 비관적 결과가 나오곤 한다. 미래에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의 비율이 높게 나온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기업가들이 수익을 내면서도 투자하지 않은 채 뭔가 리스크를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중산층의 붕괴가 가장 큰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경제가 회복되고 국가 경제는 그럭저럭 갈지 몰라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이 교수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경제 기반이 옅어졌기 때문이다. 안정된 중산층을 키우는 문제에 소홀하게 되면 모든 상황이 극단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김 부소장 빈부 격차 문제와 함께 반부패 문제가 중요하다. 얼마전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 150여명이 모여서 반부패사회협약을 발표했다. 선진한국의 지향점도 ‘강소국’인데, 강소국으로 가기 위한 전제로서 ‘부패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 우리 사회 부패도가 그리 나쁜 정도는 아니지만 너무 절대적인 기준만을 생각하며 칭찬에 인색한 것 아닌가. 노 국장 투명하게 돈을 벌고 그렇게 쌓은 재산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에서 성취한 것에 대해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가가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 부소장 작년 경제 키워드는 ‘성장과 분배’였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했지만 국민들은 병행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러한 국민적 인식을 끌어안아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이 교수 국가 정책이란 것이 실질적으로 성장만 할 수도 없고, 분배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김 부소장 성장과 분배의 필요성과 문제점이 동시에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의 강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책임성이 함께 병행되어야지 성장과 분배의 동시 추구가 가능할 것이다. 노 국장 삼성의 이재용씨가 백몇십 억을 상속받으며 세금을 제대로 물지 않는 것은 잘못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기 이전에 원래 해야 할 최소한의 상식적이고 투명한 경영이 필요하다. 이후에 사회적 책임까지 덧붙여진다면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소모적 논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위협 아닌 지원의 대상 노 국장 한·미관계 설정에서 잘 하고 있다는 평가와 잘못 하고 있다는 평가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평가의 세부적인 원인이 궁금하다. 이 교수 젊은층은 미국과의 관계를 매우 평등한 관계로 인식하고 싶어한다. 그 심리가 현실과 관계없이 긍정적 평가로 나타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우려스럽다.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보는 것 같다. 김 부소장 친미도 반미도 아닌 용미(用美)로 가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잘·잘못 평가가 비슷하게 나온 점은 실용적 노선과 자주적 노선을 병행하는 우리 정부의 이중적 외교에 대한 평가다. 이는 여야가 따로 없는 부분인 만큼 초당적으로 대처해주기를 주문하고 싶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마저도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이다. 유아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 하나 특이할 만한 점은 북한에 대한 인식이다. 위협으로 느낀다는 평가보다는 지원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평가가 훨씬 많았다. 노 국장 더 이상 친북에 대한 거부감이 우리 사회에서 없어야 할 것이다. 통일 방식에 있어서는 남측이 주도권을 갖고서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친북을 과거와 같이 용공의 인식으로 볼 필요가 없다. 서로 평화롭게 살고 통일 시대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져야 할 것이며, 국제사회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일종의 친북 아니겠는가. ●대선 후보 검증 과정 개선 필요 이 교수 인기투표 방식이 아니라 어젠다, 정책 내용 등 정치지도자에 대한 검증 과정을 강화하면서 일반 국민의 참여 제도를 보완해야 할 필요는 있다. 관훈토론, 여론조사 등은 첫 단계다. 더 나아가서 정책을 명확히 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 검증이 필요하다. 김 부소장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 과정을 통해 정치적 리더십도 강화될 수 있다. 정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는 점에서 볼 때 잠재성 및 실현 능력에 대해 검증을 위한 검증이 아니라 내용 있는 검증이 필요하다. 노 국장 여론조사를 보니 정책 등 구체적 사안에서 보수적 사고를 하면서도 진보적이라고 스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김 부소장 이념은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네 개의 이슈를 놓고 두 개는 진보고, 두 개는 보수일 경우 이는 중도가 아니라 이념이 없는 무정향이다. 지난 대선 때 보면 일관성 있는 진보가 일관성 있는 보수보다 많았다. 최근에 보니 일관성 있는 진보의 비율이 더 많아졌다. 우선은 이념 정당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이후 정책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념이 바탕이 되지 않는 정책은 공허하다. ●2005년 우리 사회는 이렇게 김 부소장 정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자기방어적 리더십에서 벗어나 국민과 같이 갈 수 있는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여당은 야당의 기능을, 야당은 여당의 기능을 인정해야 한다. 선진화의 요체는 인물과 우연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시스템에 의해 지배될 때 선진화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 관용과 화해가 필요하다. 노 국장 모든 경제 정책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움직여야 한다. 지속적 성장과 함께 기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상위 20% 계층의 지갑을 열 수 있는 소비진작 정책을 펴주기 바란다. 이 교수 이때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 인식은 자기방어적이었다. 집권 3년차에 어떤 세력이나 정당의 리더가 아니라 국민의 지도자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권으로부터 소외된 집단 계층을 감싸안는 것은 어느 정도 해왔고, 이제는 국민 전체를 통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리 전광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열린세상] 2005년의 한류와 반일은?/임춘웅 언론인

    이른바 ‘한류(韓流)’와 관련해서 요즘 일본에서 전해오는 뉴스들은 한국사람들까지 놀라게 한다. 그래서 가끔 우쭐해지는 느낌을 갖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혹스럽기도 하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19일 일본의 NHK 위성방송은 무려 8시간에 걸쳐 한류특집방송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어떤 교수는 한류가 일본인, 특히 일본여성들을 ‘꿈의 포로’로 만들어 버렸다고 쓰고 있다. 이제는 미국·캐나다는 물론 유럽에서까지 일본의 한류바람을 보도하고 있다.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 한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일이다. 한데 일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여러 면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는 나라이고 또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반적으로는 한국을 매우 비판적으로 보았던 나라이기 때문이다.60∼70년대 일본 지식사회에서 한국은 차라리 혐오의 대상이기도 했던 것이다.‘혐한론(嫌韓論)’이 그것이다. 혐한에서 한류까지, 반전이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참으로 극적이다. 그 배경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대체로 바뀌고 있는 변환의 시점임을 지적하는 이가 있다. 그것은 2001년 도쿄 지하철역에서 일본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은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군의 의로운 행동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켰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2002년 월드컵때 길거리 응원에서 보여준 한국인들의 결집력과 활력에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터에 ‘겨울연가’가 다시 일본인들의 마음에 산뜻한 감상을 안겨주었다는 얘기다. 그럴듯한 설명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일본의 ‘욘사마 열풍’을 설명하는 데는 60여년 전 미국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연구보다 적절한 설명은 없을 듯하다.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않고 쓴 ‘국화와 칼’은 아직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데 그만한 책이 없을 만큼 일본연구의 고전에 속한다. 베네딕트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명예를 매우 중시해서 자기 명예를 더럽혔다거나 상대로부터 모욕을 받으면 기필코 복수를 하거나 죽음으로라도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 갓푸쿠(割腹)가 많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45년 일본의 항복을 받아 본토에 상륙한 미군은 일본에서 패전의 굴욕을 참지 못한 나머지 집단 자결이 이어지고 요즘 이라크에서처럼 미군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에서 맥아더 사령부는 한때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사람들은 미군을 따뜻하게 환영해주었다. 미군 혼자 길거리를 다녀도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미군 당국은 이런 뜻밖의 현상에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을 제대로 몰라 혼동이 있었을 뿐 일본인들은 일본인의 방식대로 일관성을 유지했고 명예를 지켰다고 베네딕트는 지적하고 있다. 당시 일본이 명예를 지키는 길은 미국을 환영하고 미국을 배움으로써 가능하다고 일본인들은 즉각 발상을 전환했다는 것이다. 졌으면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에게서 배우는 게 일본문화의 뿌리라는 설명이다. 지금 일본에서 일고 있는 한류를 이해하는 데 베네딕트의 연구를 상기시키는 일이 적절한지는 의문이 없지 않지만, 그의 연구는 한류로의 반전을 이해하는 데는 참고가 될 것이다. 현실을 있는 대로 즉각 받아들이는 일본문화의 개방성과 현실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2005년은 한·일관계에서 매우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광복 60년이 되는 해이고 을사조약 100년이 되는 해이다. 또 한번 캘린더 저널리즘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다. 광복과 을사조약을 되새기자면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다시 떠오르게 될 것이다.2005년이 시작됐다. 올해 한국에서 일본을 되돌아보는 일과 일본의 ‘욘사마 열풍’은 어느 지점에서 교차하게 될지 궁금하다. 임춘웅 언론인
  • [6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순은 불안감에 흐느끼고, 병원에 가자는 민섭의 말에 몸서리를 치며 거절한다. 진국은 고소 취하 대가로 금괴를 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영실과 덕배는 진국의 의중이 무엇인지 떠보기로 한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5분) ‘비둘기 합창단’에서는 2004년을 뜨겁게 달구며 열풍을 몰고 온 리마리오의 더듬이춤. 한층 업그레이드된 더듬이춤의 새 버전을 공개한다.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 문세윤과 장재영의 귀족 개그, 동남아 보이즈의 ‘고향의 봄’, 김늘메와 깜찍이, 끔찍이가 열연하는 70년대 개그 등을 선보인다. ●생방송 쟁점토론-희망 2005, 한국사회를 말한다(YTN 오후 3시10분) 희망찬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의 2005년, 세계 일류로, 동북아 중심으로 우뚝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토론해 본다. 또 정치가 바로 서고 경제가 살아나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주력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마당놀이에는 사실적인 소품 대신, 기발한 유머나 아이디어가 배어 있는 소품 등이 많이 등장한다.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기도 하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런 소품이 이용되는데, 마당놀이에서만 볼 수 있는 소품들을 찾아본다. 또 마당놀이만의 연출 비법을 마당놀이 연출가 손진책씨에게 듣는다. ●왕꽃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무빈이 자꾸 초원을 만나자 무빈의 어머니는 아예 짐을 싸들고 무빈의 오피스텔로 온다. 무빈이 화를 내며 나가자 무빈 어머니는 초원을 찾아가 제발 좀 떠나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초원은 자신의 운명이 무빈과 함께하는 거라며 더 이상 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세찬이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안방에 들어가 옷장을 정리하던 인영은 옷장안에 있던 점퍼를 발견하고는 순복을 의심하게 된다. 순복은 형숙을 통해 인영이 자신 때문에 세찬이가 감기에 걸린 걸로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발끈한다. 수민은 되살아 난 형우의 기억들 때문에 괴로워한다.
  • [광복60년 국민여론조사] (4)경제 회복은 언제

    [광복60년 국민여론조사] (4)경제 회복은 언제

    2005년 새해를 맞은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경제 회복이다. 지난해 극심한 내수경기 침체로 잔뜩 허리띠를 졸라맸던 국민들은 새해엔 자신의 돈지갑이 조금이라도 두둑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국민 모두의 마음 한편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히 내재돼 있는 것도 사실임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5년이내 회복” 45.3% 경제가 5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았다. 이는 서울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제의 회복 시기와 관련한 조사에서 ‘5년 이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인 45.3%에 달했다.‘10년 이내’가 18.7%,‘1∼2년 이내’가 9.1%였다. 이를 통해 국민 가운데 대다수는 우리 경제가 단기적으론 회복되지 못하지만 5년 이내에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KSDC 김형준 부소장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부소장은 “5년내 경기 회복 전망이 제일 많이 나왔지만 이는 전망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5명 중 1명,“회복 불가능” 이런 기대감 뒤에는 불안감도 상당히 자리잡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응답자의 17.0%가 ‘회복 불능’이라고 답했다. 즉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현 경제불황이 극심해 이미 회생불능 상태에 있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경제 올인’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불신을 보내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변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발한 17대 국회가 기대와는 달리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한몫을 했다. 여야는 지난해 마지막날까지 민생·경제법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혹시나’했던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KSDC측도 예상보다 훨씬 높은 ‘회복불능’ 응답이 나오자 당황했다. 김 부소장은 “경제적 효율성이 배제된 정치권의 싸움이 중단돼야 한다는 일종의 신호”라면서 “이것이 ‘민심의 쓰나미 현상’으로 나타나 정치권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성이 더 비관적 특히 여자(20.1%)가 남자(13.7%)보다 더 미래 경제를 비관적(회복불능)으로 바라봤다. 나이별로는 예상대로 나이가 들수록 비관적인 답이 많았다.20대는 9.2%가 회복 불가능이라고 답한 반면 50대 이상은 배가 넘는 20.1%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특이한 것은 1∼2년 내 빠른 회복이라고 답한 50대 이상이 11.5%로,20대(7.0%)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50대 이상이 현 불황에 대한 빠른 회복 갈망과 함께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학력일수록 경제에 비관적이었다. 중졸이하 학력층 가운데 23.4%가 회복 불가능이라고 답해 대재 이상(10.1%)보다 배가 넘었다. 물론 소득별로도 비슷했다.150만원 미만은 21.9%가 회복 불가능이라고 답해 300만원 이상(10.5%)의 배가 넘었다. 이는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일수록 경제회복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24.0%가 회복 불가능으로 답해 가장 높았다. ●남녀평등이 가장 관심 ‘평등이라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20.1%가 남녀평등을 꼽았다. 경제적 빈부격차(8.7%) 기회평등(4.1%) 자유(3.3%) 불가능(3.0%) 불평등·차별(2.9%) 순이었다. 특히 지역별 조사에서는 전통적인 남성중심적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대구·경북 응답자 가운데 24.8%가 ‘남녀평등’이라고 답했다. 남녀평등이 다른 항목에 견줘 높게 나온 것을 두고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 모두가 가능하다. 일단 긍정적인 면은 호주제 폐지와 관련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사회 지도층이 강조하고 있는 경제적 평등이나 기회평등 등을 아직은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모름·무응답층이 38.0%에 이른 것도 평등에 대해 국민의 인식이 절실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KSDC는 분석했다. 정리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성장·분배 동시에” 37% 경제정책과 관련, 성장과 분배는 과연 병행할 수 있을까. 경제살리기를 위해 성장우선과, 경제우선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질문에 37.3%가 ‘동의’(적극 동의 15.8%, 대체 동의 21.5%)를 나타냈다.‘동의 안함’은 이보다 낮은 32.3%(전혀 동의 안함 10.2%, 별로 동의 안함 22.1%)로 나타났다. 이는 성장과 분배를 대립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국민이 상당수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시에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거나,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별로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성장과 분배의 동시 시행에 높은 점수를 줬다. 남성은 동의(36.9%)와 동의 안함(35.5%)이 비슷하게 나왔다. 그러나 여성은 동의(37.7%)가 동의 안함(29.1%)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성장과 분배를 별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20∼40대 모두 동의가 많았지만 50대 이상에서는 동의 안함(35.2%)이 동의(28.9%)를 크게 앞질렀다. 또 가정 소득별로는 역시 월 15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에서 동의 안함(32.3%)이 동의(29.2%)보다 높게 나왔다. 향후 우리 사회의 전망과 관련, 좋아질 것(46.3%)이라는 응답이 나빠질 것(32.3%)이라고 말한 사람보다 많아 국민 다수는 향후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남성은 51.3%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반면 ‘나빠질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27.6%에 그쳤다. 여성은 낙관(41.5%)과 비관(36.4%)이 비슷하게 나왔다. ■공무원43% “현 수입 만족” 극심한 불황 속에서 공무원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입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절반 가까운 국민들이 현재 수입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에 견줘 보면 불황 속에서 신분의 안정성과 고정 수입을 보장받고 있는 공무원의 자기만족도가 올라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와 함께 전문직 종사자들도 불황 태풍 속에서 ‘무풍지대’로 분류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국민 47% “수입 너무 적다” 수입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7.6%가 부정적으로 답한 반면 긍정적인 답은 28.7%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직업군에서 수입의 적정성에 긍정보다는 부정적 답이 많았다. 그러나 공무원·전문직과 화이트칼라는 반대로 긍정적 답이 많이 나왔다. 공무원·전문직 종사자들의 수입에 대한 불만은 31.9%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화이트칼라로 33.7%였다. 만족도에서는 공무원·전문직이 43.6%, 화이트칼라가 43.5%로 각각 1·2위를 달렸다. 예상대로 1차 산업인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강했다. 농림어업 종사자 가운데 부정적인 답을 한 사람은 64.3%로 평균(47.6%)을 훨씬 웃돌았다. 특히 이 가운데 ‘전혀 적당하지 않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낸 사람이 33.0%로 ‘별로 적당하지 않다.’(31.3%)는 응답보다 많게 나오는 등 불만의 강도가 높았다. 수입에 대한 불만은 나이가 많을수록, 저학력층일수록, 저소득층일수록 많이 나타났다.20대는 42.5%,30대는 46.6%,40대는 47.3%, 그리고 50대 이상은 절반이 넘는 51.8%가 현재 자신의 보수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결혼과 출산 등으로 지출이 느는 데 반해 수입은 이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 데 따른 불만인 것으로 해석된다. 중졸 이하의 경우 자신의 현 수입에 대해 ‘전혀 적당하지 않다.’면서 강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 27.1%에 달했다. 이는 대학재학 이상 고학력층(13.4%) 불만의 배를 넘는 것이다. 가정소득별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월 150만원 이하 소득자는 59.9%가 소득에 불만을 표시했고 반면 300만원 이상의 소득자는 불만이 34.2%에 그쳤다. ●“일한만큼 보상받아” 34%에 그쳐 또 경제의 공정성에도 불만이 높았다.‘열심히 일해 지금은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나중에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7.8%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동의한다.’는 응답은 33.8%에 그쳐 우리 경제의 건전성 및 공정성에 대해 국민들의 믿음이 높지 않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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