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국사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 운전자
    2026-03-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44
  • [책꽂이]

    ●지정학이란 무엇인가(콜린 플린트 지음, 한국지정학연구회 옮김, 길 펴냄) 예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먼 나라가 우리와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정학적 사고란 국제문제에 대한 종합적 시각으로 사건과 구조를 분석해내고 이해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미국 일리노이대학 교수. 지정학 입문서로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1만 8000원.●세상과 소통하는 힘-주역(심의용 지음, 아이세움 펴냄) 주역은 음양이 섞여서 이뤄진 괘의 상징과 그 풀이로 이뤄졌다. 주역 그 자체에는 어떤 점술의 술수도, 우주의 신비한 원리에 대한 설명도 없다. 지은이는 주역을 인간학으로 바라본다. 우주와 인간의 의미를 캐는 진지한 탐구이며, 원래 점술은 그 의미를 캐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이라는 것이다.9800원.●제3의 인생-중년실직시대의 인생법칙(김창기 지음, 행복포럼 펴냄) 언론인 출신인 지은이는 자신의 실직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실직의 실체를 절실하고 설득력 있게 조언한다. 중년에 실직을 당했을 때 겪게 되는 어려움과 대처법을 10가지로 나누어 진솔하게 서술했다. 인생 최대의 위기인 중년실직에 대해 새롭고 깊이있는 시각을 갖게 한다.1만 2000원.●3일만에 읽는 나노의 세계(니시야마 기요시 지음, 임상우 감수, 이정환 옮김, 서울문화사 펴냄) 나노테크놀로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인류의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고, 또 계속해서 바꾸어 나갈 최첨단 과학기술이다. 나노테크놀로지의 개념과 원리, 응용성 및 향후 전망을 이해하기 쉽게 풀이하고 다양한 나노테크놀로지의 세계를 설명한다.9800원.●영화로 배우는 영어-뒤집어지는 영어(안정효 지음, 세경 펴냄) 지은이는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쓴 소설가이자 번역가.300편 남짓한 영화에서 얻은 다양한 분야의 어휘와 살아숨쉬는 대사를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체로 풀어냈다. 우리나라 영어학습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은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원칙을 주제로 잡아 하나씩 소개했다.1만 5000원.●박물관 속의 한국사(최형철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박물관에 가면 수많은 유물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진열되어 있고 설명도 천편일률적이다. 지은이는 박물관의 학예직들을 직접 만나 관람객의 관심과 숨겨진 이야기를 취재하면서 유물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었고,60개의 유물로 한국사를 재구성했다.1만 8000원.●루쉰전-기꺼이 아이들의 소가 되라(왕스징 지음, 신영복·유세종 옮김, 다섯수레 펴냄) 중국인에 의해 최초로 완전하게 기술된 루쉰 전기이다. 이후 출간된 루쉰에 관한 수많은 전기물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중국 사회의 정치적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루쉰이 겪은 개인적 좌절과 극복, 희로애락이 문학적으로 재구성되어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1만 2000원.●나의 꿈, 유럽 미술관에 가다(허은경 지음, 삼우반 펴냄) 미술사학도인 지은이가 60곳 남짓한 유럽 미술관을 다녀온 뒤 그 내력과 소장한 명화들을 꼼꼼하게 서술했다. 그는 “직접 앞에 서보지 않고는 섣불리 말할 수 없다. 예술 작품이 가진 어떤 힘은 눈 앞에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서 대했을 때만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2만 2000원.
  • 종교·시민단체 ‘개신교 선교 문제점’ 토론회

    아프간 피랍사태로 불거진 한국 개신교 선교 문제와 관련해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해법찾기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참여불교재가연대, 제3그리스도교연구소, 우리신학연구소,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활동하는 ‘개혁을 위한 종교인네트워크’가 18일 서울 장충동 만해NGO센터에서 마련한 토론회.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개신교의 공격적 선교를 성토,“교회들이 철저한 반성을 토대로 합리적인 공동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선교형태. 참석자들은 “우리 주류 개신교계는 선교 본질을 등한시한 채 타문화와 현지인들을 인정하지 않는 우월적 배타주의 모순에 빠져 있다.”며 ‘종교를 넘어 인간에 봉사하는 선교’방식을 먼저 찾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단기선교는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장기선교, 혹은 현지교회나 현지인들과의 협력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채수일 한신대 교수는 “선교는 보내는 교회의 자기목적 실현 도구가 아닐 뿐더러 모든 사람의 급진적 평등을 실현하는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선교는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가서 가르치고 도와준다.’는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한국희망재단 사무처장은 NGO활동과 관련,“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에 가입한 56개 NGO 중 55.4%인 31개를 차지하는 개신교 단체들은 선교단체인지 개발 NGO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이에따라 “종단 지도층이 공격적 선교와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철저하게 분리할 것을 천명하고 신자나 후원자들도 이들 NGO의 활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선점과 관련해선 대체적으로 협력과 공존, 인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는 “아프간 피랍사태 때 네티즌 사이에서 쏟아진 저주성 발언을 볼 때 공격적 배타주의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한국사회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면서 개종의 의도를 포기한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 건설 목적의 선교를 제시했다. 박광서 종교자유정책연구원 공동대표도 “기성종교의 자기중심적·전투적 세 확장 전략은 다원적 가치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인류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쾌적한 종교 공존을 위해 종교근본주의와 이를 배경으로 한 공격적 선·포교의 위험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정토론에 나선 정웅기 (사)밝은세상 사무처장은 어깨띠를 두른 신도를 내보내 길거리 포교를 한 불교 포교당과 피라미드식 조직체계를 갖춰 신도를 모은 사찰의 예를 들어 “불교계도 포교방식에서 그렇게 떳떳한 것은 아니다.”면서 “선(포)교는 종교가 아닌 진리를 전하고, 몸소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자성론을 폈다. 이대훈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은 특히 “기독교회의 내적 권력구조의 문제점을 따지지 않은 채 진실된 선교, 진실된 진리, 진실된 믿음만 해법으로 강조함은 상투적인 반성일 뿐”이라면서 “평화-대화-섬김의 신앙을 누가 어떻게 교회 안에서 가로막고 있는지 교회집단 내부의 권력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 국제선원 무상사 주지 무심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2) 국제선원 무상사 주지 무심 스님

    “모든 것을 내려놓게나.” 몸과 마음을 비우라는 전 화계사 조실 숭산(2004년 입적) 스님의 ‘방하착(放下着)’ 한마디에 미련없이 세상의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한국불교에 귀의한 무상사 주지 무심(無心·49·본명 조슈아 헨리 레아)스님. 미국 보스턴대 화학과를 졸업한 이 미국의 과학도를 한국 땅의 ‘눈 푸른 납자(衲子)’로 변신시킨 건 무엇일까. 이 푸른 눈의 과학도에게 많은 길 중에서도 하필이면 한국불교를 택해 한국 승가에 몸담게 한 것은 불법(佛法)인가, 아니면 거역 못할 인연인가. 언제 어디서건 “나는 전생에 한국사람이었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무심 스님.1984년 처음 한국 땅을 밟아 한국생활을 한 지 23년째를 맞은 그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다. 무상사(無上寺·충남 계룡시 두마면 향한리 산 51의9)는 서울 화계사 국제선원과 함께 한국의 선(禪)불교를 만방에 전파하는 양대 수행도량. 계룡산 국사봉 아래 국제선원과 대웅전, 요사채의 한옥식 건물 세 채를 갖춰 망집을 버리고 ‘참 나’(眞我)를 찾기 위해 물 건너 산 넘어 찾아드는 외국인 스님들을 맞아주는 이색지대이다. 지금은 미국, 말레이시아, 폴란드, 체코, 리투아니아, 홍콩의 스님과 행자 10명이 편하게 살고 있지만 안거 때면 참선 정진하는 20여명의 외국인 납자들로 선풍이 시퍼렇다. 이 무상사에서 4년째 외국인 수행자들을 이끄는 주지 겸 지도법사 무심 스님은 ‘아주 무서운 선생님’이다. 평소엔 웃음 많은 넉넉한 친구이지만 흐트러진 수행승들에겐 어김없이 불호령를 내리는 ‘계룡산 호랑이’인 것이다. ●보스턴대 출신 미국의 과학도 ‘불교 입문´ 무상사(無上寺).‘부처님 앞에선 위도 없고 아래도 없이 모든 게 평등하다.’는 대웅전의 ‘무상사’편액을 바라보는 스님의 각오는 날마다 새롭다. 대학시절 명상과 요가에 빠져 있던 그에게 숭산 스님과의 만남은 세상의 미명을 밝히는 큰 길로 불쑥 다가왔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힌두교 수행자를 따라 간 토굴에 불상이며 십자가며 힌두신이며 여러 종교 상징들이 있었는데 유독 불상에 눈길이 가더란다.“불교를 알고 싶다.”는 말에 돌아온 “불교를 배우려 들지 말고 살아 있는 부처님을 찾아보라.”는 힌두교 수행자의 말에 호기심만 더 쌓일 뿐이었다. 케임브리지 선원을 찾아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도 의심이 풀리지 않아 귀찮을 만큼 끈질기게 수행법을 묻던중 “모든 것을 내려놓아라. 모든 것을 버리는 게 수행이다.”는 말에 눈앞이 밝아졌다. 스님 말마따나 “수행기술이나 방편을 알려줄줄 알았는데 의외의 내려놓으라는 ‘방하착’ 한마디에 눈 귀가 열린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식품회사에 1년반을 다니면서도 ‘방하착’이 내내 머리에 휘돌아 결국 숭산 스님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행자가 됐다. ●수덕사 등 한국의 유명 선원에서 안거 34차례 화계사에 온 게 1984년 4월 말이다. 수덕사, 정혜사, 신원사를 비롯해 전국의 이름난 선원에서 안거에 든 것만 해도 34차례. 숭산 스님의 법문에 감화돼 머리를 깎고 한국으로 출가한 50여명의 외국인 스님 가운데 가장 먼저 조계종 비구계를 받은 인물이다.‘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원을 받아들인 범어사 스님들이 머리를 깎아주었다.‘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로 유명한 현각 스님의 사형이기도 하다. 부산 흥법사 주지 심산 스님과 대구 관음사 회주 우학 스님은 당시 부산 범어사에서 함께 비구계를 받은 한국인 도반들이다. “나를 버리려 했던 내가 무거운 짐을 진 껍데기가 돼있음을 알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남이 해주는 밥을 먹고 남의 생각과 손에만 이끌려 살고 있는 나였지요.” 2001년 화계사 국제선원장 시절이었다. 후배들 눈치도 보이고 해서 “내 손으로 뭔가 하겠다.”는 뜻을 숭산 스님에게 간곡히 알린 뒤 부산으로 내려가 무작정 시작한게 남산국제선원이다. 한국의 외국인 스님 가운데 가장 먼저 일선포교에 나선 것이다. 한국인 신도들을 직접 대한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다. 범어사 밑의 포교당으로 쓰이던 상가 건물의 방 하나를 빌려 ‘남산국제선원’ 간판을 붙이고 나니 신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엿하게 선원의 모양새를 갖춰갈 무렵 무상사의 주지 스님이 사정이 생겨 고국인 폴란드로 돌아가는 바람에 무상사로 옮겨와야 했다. “당시 신도들의 열성과 신심은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어요. 무상사에 와서도 신도들의 요청으로 매주 두번씩 부산에 내려가 법문이며 수행지도를 해야 했지요.” 이후 비구니 스님이 선원을 맡아 어렵게 꾸려갔지만 결국 문을 닫아야 했던 사연은 잊을 수 없는 아픔이다. 무상사에 와선 대웅전도 번듯하게 세워놓았고 지금은 건물들에 단청을 입히느라 바쁘다. 기자가 찾아간 날도 단청 불사에 매달려 손님 맞으랴 건물 손질하랴, 한참 만에야 스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절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처님의 상호를 떠올리게 하는 둥근 얼굴이다. 유난히 푸른 눈만 아니라면 걷는 폼새나 말하는 투며 영락없는 한국사람이다. “이런저런 불사들을 모두 도맡아 하자니 돈도 있어야 하고 사람도 있어야 하고 여간 어려운게 아니에요. 종단 지원 없이 모든 것을 다하려니 더 힘들어요.” 종각도 세워야 하고 숭산 스님 부도탑도 모셔야 하고…. 이런저런 욕심(?)을 주섬주섬 늘어놓는다. “이젠 사판승이 다 되었다.”며 겸연쩍어하는 스님의 말끝을 잡았다.“한국불교에서 무엇을 얻었느냐.”는 물음에 한참의 침묵 끝에 날 선(?) 말을 돌려준다.“한국불교에서 무엇을 구하려는 게 아니라 무엇을 갚고 살아야할지를 고민 중입니다.” 한국의 불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수행전통을 오롯이 갖춘 채 염불과 불경 공부를 겸하는 통(通)불교의 성격을 갖지만 한국의 스님들은 이 ‘귀중한 보물’을 잘 모르고 사는 게 안타깝단다. 한 절집에서 이렇게 큰 일들이 어그러지지 않고 순탄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게 신기하다고 한다. 다그쳐 물었다. 발심(發心) 출가의 화두, 즉 ‘얼마나 내려놓았느냐.’는 미련한 질문에 서슴없는 답이 나왔다.“말에 집착함은 곧 허상에 쫓기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내려놓으라는 숭산 스님의 방하착도 길을 제대로 찾으라는 방편에 다름 아니지요. 끊임없이 묻고 의심하고 노력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무상사에선 남녀구별 없이 한방에서 함께 참선 ‘분별없는 말은 오해를 낳고 큰 화로 이어진다.’는 평범한 경계가 무상사에선 혹독한 묵언수행의 전통으로 서 있다.“묵언수행은 참회의 방편이 아니라 나를 찾는 수행의 큰 길”이라는 무심 스님의 지론을 따르는 무상사의 외국인 스님들은 보름, 수개월, 심지어는 수년간 묵언수행을 계속한다. 수행을 깨는 납자들은 가차없이 쫓겨난다. 구별과 차별 없는 ‘무상(無上)’의 큰 뜻은 수행공간에서 독특하게 살아 있다. 다른 한국의 선방들이라면 비구, 비구니, 남자신도, 여신도들이 각각 다른 방에서 참선에 들지만 이곳 무상사에선 한 방에서 모두가 함께 한다. 역시 무심 스님의 수행방식이다. 포교는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이해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무심 스님. 얼마전 아프간 피랍사건을 의식한 듯 불쑥 말을 꺼낸다.“한국인이 예루살렘에 가서 유대교나 기독교 포교를 하는 것과 내가 한국에 와서 불교 포교를 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인도에서 중국으로 간 달마대사도 처음엔 그곳 불교계에서 박대당했다는 비유와 함께 “나도 한국인들에게 무시와 질시를 숱하게 받았지만 지금 이렇게 한국인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느냐.”며 웃는다. “한국에 언제까지 살겠느냐.”고 물었다. 답은 생각대로였다.“불법을 위해 사는 사람이 어디에 살고 어디에서 죽는 게 무슨 상관이냐.”면서 한국과 인연이 끝나면 본국으로 돌아가 살 수도 있지만 아직 이곳에서 할 일이 많다고 넘긴다. 유대인의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한국불가에 귀의하지 않았으면 나도 역사 교사가 되었을 것”이라는 무심 스님.“깨끗한 물이나 오염된 물이나 모두 허물없이 받아들이는 바다처럼 어머니의 가슴과도 같은 넓은 도량의 한국불교를 택하는 눈 푸른 사람들에게 맑은 정신을 갖도록 하는 게 내 소임”이라며 기자를 배웅했다. ‘내려놓으라.’는 방편과 함께 받은, 스님의 ‘이 뭐꼬.’ 화두풀이는 계속되고 있었다. 계룡산 무상사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무심(無心) 스님은 ●19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 출생 ●1979년 보스턴대 화학과 재학중 숭산 스님 만나 발심 ●1980년 보스턴대 졸업 ●1984년 한국 입국, 화계사에서 법명 ‘무심´ 받음 ●1986년 범어사에서 비구계 수지 ●1985∼1989년 수덕사, 신원사 등에서 안거 ●1997년 화계사 국제선원에서 지도법사 자격 받고 공안지도 ●1999년 화계사 국제선원 수석지도법사 ●2002년 부산 남산국제선원 개원 ●2003년∼ 계룡산 국제선원 무상사 주지 및 지도법사
  • ‘대체복무’ 논란 뜨겁다… “환영” vs “신종 비리 우려”

    ‘대체복무 허용’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논쟁이 뜨겁다. 정부가 18일 대체복무 허용을 위해 내년까지 병역법을 비롯해 사회복지 관련법,향토예비군설치법 등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이동현’이란 네티즌은 “드디어 한국도 양심의 자유를 인정하는 인권 선진국이 되었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Tech-Adviser’도 “한국사회의 소외 계층을 돌보고 힘든 곳에서 일하면서 대체복무하는 것도 군복무 못지 않게 힘든 것”이라며 “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감옥보다는 나을 듯 싶다.”고 말했다. 네티즌 ‘카스’도 “소수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게 대체복무라 생각된다.”고 동조했다. 반면 ‘클릭’이란 네티즌은 “국민 대다수의 여론은 무시하고 철저히 자기들 가치관대로만 나라를 망쳐가는 현 정부를 개탄한다.”며 “소수의 인권도 중요하지만,대다수의 가치관을 무너뜨리면서까지 그들을 보호할 명분이 과연 있는가.”라며 반대했다. ‘sonny’ 또한 “국민적 합의가 없는 결정”이라며 “양심적 병역거부는 극히 소수의 맹신적 종교단체 신도들만이 주장하는 것이다.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도외시하는 사람들은 국민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거들었다.‘보글’이란 네티즌은 “앞날이 뻔하다.저런 시설에 권력·부유층 입김 들어갈 것이고 대체복무를 위한 특정 종교인이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하지만 ‘neoneo’는 “대체복무제 자체에 대해 감정적으로 찬성 또는 반대하기보다는 병역기피자와 병역거부자를 잘 구분해 낼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데 여론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서는 ‘대체복무 찬반’에 대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다.오후 2시 현재 중간집계 결과 ‘다음’에선 찬성(836명·50.7%)이 반대(797명·48.3)를 약간 앞섰으나,‘네이버’에서는 반대(1899명·57.06%)가 찬성(1429명·42.94%)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뉴스부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음력 8월15일)인 추석. 하지만 뉴스를 보면 추석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에 대한 의견은 늘 판에 박혀 있는 듯하다. 좋아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서”가 많고,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친척들이 자꾸 결혼하라고 독촉해서”라는 대답이 늘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교실 속 빛바랜 태극기처럼 틀에 박힌 이같은 대답만이 추석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아닐 터이다. 추석을 바라보는 2030 세대들의 다양하고 솔직한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달콤한 휴식´ 재충전 시간으로 안성맞춤 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황모(26·여)씨는 누구보다 추석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잠시나마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16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는 황씨는 이번 추석연휴 동안 태국에 건너가 마사지를 받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한국사회가 좀 피곤한 사회인가요?날마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학원강사가 며칠씩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기간은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 말고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남들은 억대연봉자라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사실 40대를 넘겨서까지 강사로 일하는 분들이 드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참 힘들거든요. 쌓이는 피로와 늘 엄습하는 불안감을 잠시나마 물리칠 수 있는 때가 바로 추석 같은 연휴가 아닌가 해요.” 공무원 김모(28)씨는 고향이 제주도라서 추석 쇠러 가는 것이 곧 놀러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김씨는 남들이 고속도로에서 이틀을 허비해야 하는 시간에 이미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제주도 특산품인 흑돼지나 다금바리도 양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단다. “추석이 왜 좋냐고요? 고향에서 오래 쉴 수 있잖아요. 고향이 관광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명절을 보내러 갈 때마다 늘 여행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물론 어려서부터 늘 봐오던 곳이라서 처음 온 사람들보다는 재미가 덜하긴 하겠죠. 태풍 ‘나리’의 피해가 워낙 커서 올 추석 분위기는 좀 우울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늘 추석은 기대되고 재미나요.” ●팍팍했던 주머니 사정 “반갑다! 추석 상여금” 2년 전 결혼한 공무원 김모(28)씨는 이번 추석 때 시댁에 찾아갈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례를 준비하는 동안 시부모가 첫 돌을 갓 넘긴 아들을 돌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부모 입장에서는 며느리에게 차례준비에 전력을 100%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겠지만 김씨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날마다 아이 때문에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씨로서는 며칠만이라도 아이를 다른 사람이 돌봐준다는 게 다행스럽다. “다른 사람들은 명절기간 동안 차례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전 명절증후군 같은 것은 없어요. 그래서인지 명절기간 동안 시부모님께서 아이를 봐 주시는 게 정말 기쁘더라고요. 물론 저를 위해 그러시는 게 아니라는 건 잘 알지요.”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정모(32)씨는 이번 추석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최근 잇따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구입한 아파트 대출이자 갚기가 버거웠던 정씨는 이번 회사 추석 상여금 덕분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올 추석의 경우 성과금 200%, 일시금 200%, 추석 상여금 50% 등 총 900만원 정도를 받게 됐다.“남들은 강성노조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집을 살 때 빌린 빚의 이자를 갚느라 정신 없던 차에 뜻밖의 추석 상여금이 고마운 게 사실이죠. 집도 있고 이자 갚는 것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으니 이제 아내만 있으면 되는데…하하하.” ●‘일용할 양식´에 자취생활 반찬 걱정 뚝 직장인 이모(23)씨는 몇 년 전부터 추석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한다. 추석 특수를 노리고 영화관에서 수많은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듯 개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요즘에는 TV에서도 정말 괜찮은 추석특선 영화들을 많이 방영해 준다는 거예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에는 정말 구닥다리 영화들만 틀어줬거든요. 작년 추석에는 TV로 ‘웰컴투동막골’을 봤는데 다시 봐도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외화도 우리 성우들이 더빙한 것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서 좋아요. 연휴 내내 극장과 TV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명절이 끝나 버리죠.”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 김모(24·여)씨에게 추석은 몇 달치 반찬을 한꺼번에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3년째 혼자 생활하고 있는 김씨에게 반찬을 만드는 일은 번거로운 것 중 하나. 하지만 추석 때 차례를 지내고 남은 전이나 꼬치 등을 곧바로 냉동실에 넣어 얼린 뒤 자취방에 가져와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동안 먹을 수 있는 ‘일용할 양식’이 된다고 좋아한다. “얼려놓은 차례 음식들을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전자레인지로 녹인 뒤 곧바로 먹으면 돼요. 고향 집에서 차례 음식 처리하느라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저 역시 반찬 만드느라 시간 낭비 하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죠.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같은 자취생에게는 큰 힘 안 들이고 반찬을 구할 수 있어서 추석이 좋아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친척들과의 형식적인 만남 부담스러워 대학원생 박모(25·여)씨는 평소 왕래도 거의 없던 친척들을 만나러 매년 고생을 감수하며 아버지 고향인 부산까지 내려가야 하는 현실이 부담스럽다.“지난번에는 젊은이들 생각대로 대통령을 뽑았지만….”으로 시작되는 ‘경상도식 대선담론’을 서울토박이인 박씨에게까지 강요하는 상황도 추석을 싫어하게 만든다. “친척들하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왜 꼭 고생을 해 가면서 보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올해도 어른들은 다들 ‘고스톱’이나 치면서 시간을 보낼 텐데…. 명절에 고속도로로 부산에 가려면 10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그렇게 힘들게 가서 나누는 이야기라는 게 ‘이번에는 정권 한 번 바꿔보자.’는 식의 이야기들뿐이니 추석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법조인 염모(35)씨는 3년 전 결혼 뒤부터 명절이 되면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 부모님께 ‘장남이 제사도 안 지내고 뭐하는 짓이냐?’며 꾸지람도 들었지만 염씨가 보기엔 명절 때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을 찾으려고 하는 우리네 세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명절 자체가 솔직히 허례허식 아닌가요? 옛날이야 교통·통신이 어려우니까 1년에 한두 번 그렇게라도 사람들이 모여 조상의 고마움을 생각하자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꼭 음력 8월15일이라는 날짜에 맞춰 이동을 하고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극히 의례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봐요. 평소 조상과 가족의 의미가 그리도 소중하다면 시간 날 때마다 조상을 기리고 친척들을 만나면 되잖아요.” ●백화점·놀이시설 모두 문닫아… 심심하고 지겨워 대학생 장모(23·여)씨는 아버지가 ‘장손’이라서 추석이 되면 친척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또래 친척들을 봐도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봐서 그런지 함께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이라도 살까 해서 백화점이라도 찾을라치면 문을 닫은 곳들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단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추석이나 설날 같은 연휴가 저같은 20대에게는 정말 재미 없는 때예요.TV에서도 만날 특집프로그램이라며 마술이나 트로트 노래자랑처럼 아줌마들이나 좋아할 만한 것들만 하죠. 백화점이나 놀이시설 같은 곳들은 명절이라고 휴업하기 일쑤고요. 친한 친구들은 전부 고향 내려가 버리죠.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불러모아 영화나 보며 술 한 잔 하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직장인 백모(34)씨의 추석은 ‘쓸쓸함’ 그 자체다. 유산 싸움으로 시작된 집안 내 분쟁이 친척 간에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앙금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백씨의 집이 ‘큰집’이지만 명절이 돼도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 늘 사람들로 북적대며 웃음꽃이 피는 TV속 차례 풍경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저희 집안처럼 돈 문제로 친척들끼리 갈등을 겪는 곳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갈등이 심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때는 친척이 남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명절 때 인사차 사촌들과는 연락을 하기도 하는데 어른들 사이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그리 유쾌하지는 않더라고요.” ●남녀 차별하는 추석…차라리 없는 게 나아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모(29)씨는 추석을 무척 싫어한다. 추석에 내포된 전형적인 남녀차별의 논리가 너무도 맘에 들지 않아서라고. 어려서부터 늘 엄마 혼자서만 차례 준비를 도맡아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인지 명절만 다가오면 늘 불안해하며 한숨짓는 엄마의 모습에 마음 아팠다고 한다. “요즘이야 덜 그렇지만 예전만 해도 차례 지낼 때 여자들은 절도 하지 못하게 했잖아요. 성묘도 아버지 고향으로 가지, 어머니 고향에 찾아가지는 않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명절이라는 것 자체에 엄청난 ‘남녀불평등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녀평등사회를 지향하는 현대에 추석 같은 명절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사는 아닌 것 같아요.” 직장인 최모(27·여)씨는 추석이면 고향에 내려가는 부모님과 달리 바닷가를 찾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할 일이 없어도 고향에는 내려가지 않는다. 최씨는 이것을 우리사회 가부장제도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저항’이라고 믿는다. “저라고 혼자 있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아직도 우리 고향에 가면 남녀간 겸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남녀차별의식이 강해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런 전근대적인 생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추석은 아직도 우리 사회 내면에 흐르는 보수적 사고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 같아서 싫어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中언론 “신정아 불길, 청와대까지 번져”

    中언론 “신정아 불길, 청와대까지 번져”

    ‘신정아 게이트’가 바다 건너 중국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중국 유력일간지 ‘광저우르바오’(广州日報)는 13일 “한국이 학력위조 사건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의 비밀관계가 폭로되면서 정부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사회는 과거부터 학력이 매우 중시되어 왔다.” 며 “지난달 30일에는 6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학력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002년 수십명의 중국 공무원들이 학력위조로 적발되었을 때를 예로 들며 “당시 중국 사회는 그들을 ‘타락수구(打落水狗·우물에 빠진 놈을 돌로 친다. 헤어나지 못할 궁지에 몰아넣다는 뜻) 까지 몰아넣지는 않았다.” 고 말한 뒤 “한국사회는 한가지에 몰두하면 끝까지 파헤치고야 마는 끈질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사회는 예로부터 죄를 지은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은 전통이 있다.” 며 “거짓말과 부적절한 관계가 들통난 신정아가 ‘환골탈태’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일간지 ‘난팡자오바오’(南方朝報)는 “학력위조로 시작된 불길이 청와대까지 번지면서 한국사회와 언론이 끊임없이 불타고 있다.” 며 “변양균의 거짓 발언이 청와대의 위신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마당] 단일민족의 신화 넘어서기/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양학부장

    얼마 전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는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사회·문화적 인식이 다양한 인종들 간의 이해와 우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국 사회의 다(多)인종적 성격을 인정하고 이에 걸맞은 적절한 조치를 사회·문화·교육 분야에서 취하라는 권고를 한국정부에 전해왔다.“단일민족 국가인 한국에서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은 존재하지 않지만 단일민족이란 생각이 빚은 ‘순혈’에 대한 자부심이 ‘혼혈인’ 차별을 유발하고 있다.”는 한국정부의 보고서에 대해 “순혈과 혼혈이라는 단어가 인종적 우열주의를 퍼뜨린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우리 역사는 몇 년이지요?”라는 질문에 “반만년”이란 답이 스스럼없이 입에서 튀어나오듯이, 한국인 모두는 단군의 자손으로 단일민족이란 오랜 관념이 우리 뇌리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다. 허나 오늘 한국사회는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접어든지 이미 오래이다. 요즘 농촌지역 신혼부부 열 쌍 중 두 쌍 이상이 국제결혼으로 맺어지고, 코리안 드림을 품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도 50만명을 상회한다. 더 이상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른 이들은 낯선 타자가 아니라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신화화된 단일민족 관념과 아직 충분히 자각되지 못한 다인종 사회의 현실이 서로 부딪치고 있는 오늘 한국인의 내면 깊숙한 곳을 지배하는 것은 복제 오리엔탈리즘일 수도 있다.R와 L을 본토인처럼 발음하게 하려고 어린 아이들의 혓바닥을 절제하는 수술을 서슴지 않으며, 서구인의 생김새를 흉내내 콧날을 세우고 쌍꺼풀을 성형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들은 하얀 가면 너머로 세상을 보는 데 너무도 익숙하다. 이주노동자라도 피부색과 생김새에 따라 하늘과 땅 정도로 차이 나게 대우하며, 양첩과 천첩의 소생을 서자(庶子)와 얼자(孼子)로 차등을 둔 조선시대 사람들처럼 오늘의 우리도 부모의 피부색을 기준으로 혼혈인을 갈라 세운다. 그러나 우리 의식 속 깊이 깔려 있는 타자에 대한 깔봄이 인종주의에서 유발된 것만이 아님은 같은 혈통의 고려인, 조선족, 재일동포, 재미동포에 대한 서열화된 차별대우에서 알 수 있다. 그것은 분명 단일민족의 신화가 빚은 인종적 차별이 아니라 돈의 유무에 기반을 둔 물신주의의 산물임에 진배없다. 사람됨을 재는 척도를 재물의 많고 적음에 둘 수 없듯이, 인종과 문화가 다른 이들을 그들이 속한 사회나 국가의 물질적 풍요와 빈곤의 정도에 따라 내려 보고 올려 보는 것은 너무나 천박하다. 우리도 다른 선진 산업사회와 마찬가지로 3D업종 기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이주노동자들로 채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종과 문화가 섞일 수밖에 없는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우리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타자들에 대한 개방성과 포용성을 키워야만 한다. 하인스 워드나 타이거 우즈의 사례가 웅변하듯이 ‘잡종 강세’는 인간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빈곤과 차별에 노출된 혼혈인, 그리고 이주노동자와 그 자녀들이 교육받고 생활하고 시민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가슴을 펴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데 머리를 맞대고 손을 마주 잡아야 한다. 국가·민족·인종·계급·성차(젠더) 등 모든 사회·문화적 울타리를 넘어 우리와 지향·이해·처지가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열린 민족의식과 건강한 시민의식을 창출해내는 것이 오늘 우리 시민사회에 주어진 시대적 책무가 아닐까? 베트남에서 온 산업연수생들의 한국어 교재에서 “우리도 사람이에요. 함부로 때리면 안돼요.”라는 낯 뜨거운 표현이 사라질 날이 어서 오길 소망하며 글을 맺는다. 허동현 경희대 사학 교양학부장
  • 심상정은 누구

    민주노동당 심상정(48) 의원은 학창시절부터 노동운동의 길을 걸었다. 심 의원은 지난 1978년 서울대 역사교육과에 입학했다. 상아탑에 머무르지 않고 입학 이듬해 구로공단에 취업하면서 노동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1983년 대학을 졸업하고는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1983년 대우어패럴노조 결성에 이어 1985년 구로동맹파업에 참여했다. 이때 파업 주모자로 지명수배되기도 했다. 이후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을 거쳐 1990년 전노협 쟁의국장,2000년 금속산업연맹 사무차장,2001년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잇달아 맡아 남성 중심의 노동 현장에서 앞장섰다. 남편 이승배씨도 노동운동을 함께하다 만났다. 출판사를 하던 남편은 지금은 외조에 전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항상 과격한 별명이 따라 다녔다. 전노협 쟁의국장 때 지금은 문화재청장인 유홍준씨가 ‘무력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현대·대우 등 대공장 조합원들을 상대하는 금속노조 사무처장을 연임하면서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4년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뽑은 ‘비례대표 1번’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심 의원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 초선이지만 눈부신 의정활동으로 각광을 받았다. 국정감사나 재경위원회 등에서 핵심을 찌르는 ‘송곳질문’으로 정부 관료들에게 ‘경계 1호’로 꼽힌다. 언론매체가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최고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2005년과 2006년 연거푸 여성 의원 중 의정활동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내며 대선 후보 반열에 올랐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가장 스페인사람 같은 한국사람” 장대건

    지난 6일 이 시대 기타 음악계를 이끌어 갈 연주자로 평가 받고 있는 클래식기타리스트 장대건씨를 만났다. 국내에서 ‘장대건’이라는 이름이 처음 알려진 계기는 2001년 인터넷 클래식 기타사이트에 스위스 바젤에서의 실황연주가 소개되면서 였다. 2003년 국내에서 첫 독주회를 가진 그는 히나스테라(Alberto Ginastera) 소나타의 피날레에서 보여준 격렬함과 파워, 페르나도 소르(Fernando Sor)의 장송 행진곡에서 보여준 처절한 아름다움, 소프라노 누리아 리알(Nuria Rial)과의 협연에서 세련된 반주와 호흡은 국내 기타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 기타계 최초로 메이저 국제 콩쿠르 입상을 시작으로 2003년 스페인 밀란 국제 콩쿠르 우승, 멕시코 쿠쿨칸 국제 콩쿠르 우승 등을 거머쥔 그의 음악세계와 연주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철도공기업 취업문 두드려라

    철도공기업 취업문 두드려라

    철도 공기업이 취업준비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서울 지하철공사의 인력 수요가 줄지 않고 있는데다,KTX는 물론 수도권 경전철, 서울지하철 9호선 등에서 신규 수요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오는 13∼14일 3배수로 추려진 필기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시험을 실시한다. 공사는 올해 사무·차량·전기 등 10개 분야 117명을 채용하기로 했는데,5000명 이상이 몰려 45대의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480여명이나 뽑아 올해는 인원을 조절했으나, 내년에는 다시 늘리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565명을 새로 선발했다. 합격자들은 현재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있다. 다만 43명이 어렵게 합격하고도, 채용 시기가 겹친 수자원공사 등으로 뒤늦게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철도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은 갈 곳이 많다는 얘기다. 두 지하철공사의 모집분야는 전기·전자·건축 등 이공계 전공이 다른 공사보다 많은 편이다. 이공계 전공자는 인문계인 행정직의 경쟁률(도시철도공사)이 최고 161대의1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관문을 뚫기가 훨씬 수월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함께 수도권 경전철 사업도 서울, 용인, 의정부 등 10개 노선이 우선 확정되면서 몇년 안에 철도 인력의 대이동을 예고하고 있다.㈜서울지하철9호선도 최근 운영법인을 등록하고 본격적인 인력선발 작업에 들어갔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서류전형 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를 일종의 논술 형식으로 요구했다. 지원동기 1000자, 공사의 좋은 점 1000자, 나쁜 점 1000자 등의 형식이다. 아울러 토익 등 영어점수의 비중을 낮추고 필기시험으로 치른 한국사를 중시했다. 전공선택 과목도 거의 만점 가까운 능력을 요구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쿵칭둥 著 ‘한국 쾌담’

    쿵칭둥 著 ‘한국 쾌담’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외국 언론이 우리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늘 궁금해하고, 비판에는 얼굴 가득 서릿발을 세우는 우리에게 ‘한국 쾌담(쿵칭둥 지음, 김태성 옮김, 올림 펴냄)’은 웃음과 함께 얼마간의 분노도 자아내는 책이다. 톈안먼 사태 당시 학생회장을 지낸 저자는 베이징대 10대 우수교수 가운데서도 최고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잡역부같은 몰골과 꽤죄죄한 옷차림 때문에 그의 수업엔 들어가려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았다. ‘한국 쾌담’은 저자가 이화여대에서 2000년부터 2년동안 교환교수로 가르친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다. 비판과 풍자가 가득하다. 한국인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쿵칭둥(43)의 기본적인 생각의 틀은 ‘귀여운 한국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책을 덮고 나면 유익한 생각거리들이 생긴다. 저자는 6·25전쟁을 어떻게 볼까. 한마디로 중국인의 견해를 대변한다. 남침이냐, 북침이냐에 관해서는 6·25전쟁이 ‘내전’이기 때문에 절대 ‘침략’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6·25이전 남한과 북한 사이에는 무수한 군사적 충돌이 있었고, 북한이 남한을 범한 게 수백번이었다면 남한이 북한을 범한 사례는 천번이 넘는다는 것. 6·25전쟁에 관한 저자의 견해는 사뭇 도발적이다. 책에 따르면 김일성은 남북 단일총선을 제안한 반면, 이승만은 ‘무력을 이용한 북진’과 ‘군사적 방법을 통한 통일’을 주장했다. 또 김구 선생의 명망을 시기해 암살한 이승만은 전쟁을 발동해야만 정치생명을 위한 새 기회를 만들 수 있었고, 광복 이후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서울의 중국어 표기와 관련, 저자는 ‘서우얼’은 중국인들에게 ‘얼굴이 검은 사람’,‘써워얼’은 ‘비밀 색정의 장소’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한국과 중국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한성’으로 하는 것이 한국 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Korea’도 ‘대한민국’이 아니라 ‘커리야(喀利亞)’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한다. 책에는 성형수술 때문에 한국에 진짜 미인이 없다거나, 한국사람들이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거나, 중국인의 10배에 이르는 한국인의 애국심이 때로 이익보다 폐단을 더 많이 낳는다는 등의 쓴소리도 실려 있다. 저자가 한국에서의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 것은 중국에선 ‘소년 강태공’이라 불리는 이창호와 대국을 벌인 일. 물론 여섯 점을 깔고서도 졌다. 한국의 중국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중국인이 한국에 관해 쓴 책은 숫자도 적고, 학생들의 감상기나 여행기처럼 견문록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퇴마록’‘국화꽃향기’부터 ‘토끼전’‘조선왕조실록’까지 섭렵한 저자의 도발적 한국론은 가시가 들어있지만 한번 귀기울여볼 만한 ‘농담’이다.1만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도전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의 도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 후보 손학규의 도전은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워밍업이었다. 예비 경선에서 1위를 했든, 안 했든 중요하지 않다. 이제부터는 절체절명의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40일간의 혈투에서 당의 대통령후보로 당선되느냐가 1차 도전의 종착역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흥행의 ‘불쏘시개’에 그치지 않을까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린다. 상대 후보들의 주요 공격 소재인 한나라당 탈당 전력은 일종의 ‘원죄’에 해당한다. 이것 말고도 손학규는 녹록지 않은 현실에 부딪쳐 있다. 국민들의 무관심이 가장 먼저 꼽힌다. 한나라당 경선 때는 이명박이 될 것이냐, 박근혜가 역전할 것이냐를 놓고 그렇게들 관심을 기울이더니만 대통합민주신당 예비 경선에는 관심들이 도통 없었던 것 같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원내 제1당이다. 그런데 당 지지율은 제2당인 한나라당의 5분의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누가 예비 경선 1위를 했고 누가 통과하고 탈락했는지 알려고들 하지 않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조사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대한 관심도를 보면 67.4%가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제1당의 대선후보 경선치고는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국민 3명 중 2명은 경선 과정이나 그 결과를 알고 싶지 않다는 얘기다.1만명의 예비 경선 선거인단 중 최종 투표에 응한 사람이 절반도 안 되는 현실은 대통합민주신당의 현주소를 웅변적으로 설명한다. 손학규 입장에서는 경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되살리지 않고는 대선 후보가 된들 이명박 후보에 맞서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치기 어렵지 않을까. 외면했던 시선을 되돌리는 길은 국민들에게 감흥을 주는 것이다. 감동의 정치가 될 때 대통합민주신당은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멀리 하고 명실상부한 신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손 후보 캠프의 핵심 인사는 “치열한 경선 과정과 누가 당의 간판이 되느냐에 따라 신당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두번째는 이명박 후보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손학규는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제 이미지를 내세운다. 경기도지사 시절 상당한 경제 업적도 이뤘다. 그러나 경제 이미지는 이명박 후보가 선점했다. 손학규는 후발 주자나 같다. 이명박 서울시장 때에 비해 일자리를 더 늘렸고(74만개 vs 12만 2000개) 높은 경제성장률(7.5% vs 2.8%)을 달성했다고 외치지만 국민들은 잘 모른다. 바로 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각인시키느냐가 손학규의 경선 승부도 좌우할 것이다. 친노 후보간의 단일화 파고를 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예상대로 친노 3인방인 이해찬·유시민·한명숙은 모두 컷오프를 통과했다. 이들이 약속대로 후보단일화를 할 경우 상당한 위협요소가 된다. 지금도 세 사람의 지지율을 합치면 손학규의 지지율보다 2배가 넘는다. 지지율이 결코 산술적 합계가 되지 않으리란 게 중론이지만 경선 진행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튈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손학규 입장에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친노 세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적절히 활용하지 않을까 싶다. 동국대 박명호(정치학) 교수는 “손학규씨가 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대통합민주신당의 도로 열린우리당 논란은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가도에서 누구보다 풍파를 많이 겪은 손학규. 그가 어떤 열매를 따낼까. jthan@seoul.co.kr
  • 공무원 10급 기능직도 있어요

    공무원 10급 기능직도 있어요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몇년을 투자하면서 허송세월하는 것보다는 10급 기능직 공무원으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시험과목 수가 적어 9급 시험보다 시험 준비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 합격하면 9급과 거의 비슷한 대우를 받아 9급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 ●10급 기능직이란? 10급 기능직은 각 기관의 행정, 민원, 회계업무나 전산, 통신, 운전, 기계 업무의 지원을 담당하는 공무원이다. 직렬은 크게 사무, 조무, 운전, 위생, 속기 등 5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기계, 전기, 통신 업무 등을 하는 조무분야와 사무 분야가 모집인원도 많고 지원자들도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다. 10급의 장점은 준비 기간이 짧으면서 9급과 거의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점이다.5년 이상 재직하면 퇴직연금과 근무연수에 따라 퇴직수당이 나오고 중·고생 자녀 학자금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공무원 임용시행령에 따라 10급에서 1년6개월 이상 근무하면 승진후보대상자가 되고 6년 이상 근무시 9급으로 근속 승진이 가능하다. 고시넷 관계자는 “9급과 비교해 월 6만∼7만원 차이가 나는 것 외에 다를 것이 없다.”면서 “최근에는 공무원의 후생복리제도, 근무여건, 각종 수당 등 여러가지 처우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어도 1년 안에 합격” 10급은 각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에서 수시로 뽑기 때문에 연중 수시채용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매년 채용 규모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는 전국에서 700명 이상을 뽑았다. 경기도 교육청이 상·하반기 각각 200여명씩을 뽑아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다. 10급 시험과목은 모집기관과 직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상식과 국어 혹은 한국사를 치르고 기계직이나 보건, 간호직 등에서 전공 관련 1과목을 추가로 치르기도 한다. 나이 제한도 18세 이상,40세 미만으로 9급보다 폭이 넓다. 직렬에 따라서는 45세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10급을 준비하기에 앞서 자격증 준비가 필수다.7·9급과 달리 가산점이 아니라 보통 사무직은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조무직은 기술 관련 자격증을 필수항목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미리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고시넷 관계자는 “자격증이 있으면 두세 달만에 합격하기도 하고 길어도 1년 안에는 대부분 합격하는 추세”라면서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뒤늦게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10급 선택 신중히 결정해야 최근에는 9급 공무원 시험이 살인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9급 시험과 병행하거나 아예 10급으로 옮기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한 네티즌은 “검찰 청원경찰을 모집하는 데 32살의 육군 대위 출신이 뽑히는 걸 봤다.”면서 “10급이든 9급이든 합격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격만을 목표로 무턱대고 준비했다가는 오히려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수험생은 “월급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연간 실수령액에서는 꽤 차이가 난다.”면서 “10급에 만족하지 못해 9급에 다시 도전하는 공무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 (1) 천주교 前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 (1) 천주교 前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

    경북 의성군 봉양면 도원리 586-1 봉양마을 주민들에게 두봉(78·본명 렌 뒤퐁) 주교는 ‘웃기는 괴짜 할아버지’로 통한다. 언제나 넉넉한 웃음으로 누구에게나 문을 활짝 여는 맘씨 좋은 푸른 눈의 프랑스 선교사. 목사님이나 스님이나 거리낌없이 방 안에 들어가 허물없이 이야기를 꺼내도 껄껄 웃으며 들어주는 외국인.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문화마을에 두봉 주교는 없어서는 안 될, 그야말로 ‘분위기 메이커’인 것이다.2004년 11월 이 봉양마을에 왔으니 올해로 4년째. 한국인보다 더(?) 한국말을 잘하며 거침없이 ‘나는 한국사람’이라고 말하는 두봉 주교에게 한국은 ‘하느님이 명령한 선교 임지’에 앞서 어쩔 수 없는 ‘인연의 땅’이다.1954년 11월 한국 땅을 밟은 뒤 53년간 단 한번도 한국 땅을 떠나지 않은 채 서슴없이 ‘한국 땅에 묻히겠다.’는 두봉 주교. 그에게 과연 한국은 무엇일까. “하느님의 뜻대로 살다 보니 이곳까지 왔습니다.” 왜 이토록 한국을 고집하느냐는 물음에 ‘능력있을 때까지 그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라.’는 파리외방전교회의 지침을 따른 선교사일 뿐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어쩔 수 없는 선교사의 사명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대답에 ‘한국은 나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절절한 심중이 읽힘은 왜일까. 프랑스 오를레앙, 그러니까 잔 다르크의 전설로 유명한 그 고장에서도 한참 벗어난 궁벽한 농촌 마을의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두봉은 저 멀찍한 한반도의 부름에 이끌려 왔던 것으로 보인다. 다섯 형제, 아니 사촌형제 두 명까지 모두 7형제가 한 집에서 살며 어렵게 어린시절을 보냈던 두봉은 형제 중에 유일하게 ‘성소’의 뜻을 밝혀 신학자, 목회자의 길을 밟았다. 한국이라는 동양 끝 저쪽 나라의 이름조차도 알지 못한 채 신학교에서 신학수업을 쌓았던 그가 털어놓는 한국과의 인연은 거의 필연으로 다가온다. 오를레앙 신학교 2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해 병영생활을 하던 말미에 한국전쟁이 터졌다.“당시 한국전쟁에 참전한 동료들이 거의 다 전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내가 한국에 가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그였다. 당시만 해도 ‘위험지역에 선교사를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한국은 신학생인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먼 나라일 뿐”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참에 6·25전쟁으로 성직자들이 거의 전멸하디시피 한 상황에서 한국 교회가 파리외방전교회에 지원을 요청해 5명의 신부가 배정됐던 것. 휴전 한 달 전인 1953년 6월 발령을 받아 교육을 받고 일본을 거쳐 인천 땅을 밟은 게 1954년 11월. 처음부터 “한국에 올 생각이 전혀 없었다.”던 그에게 “한국인으로 한국땅에 묻히겠다.”는 변함없는 소신을 준 것은 과연 믿음일까, 삶일까. 전쟁의 끝자락에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폐허만 눈에 띌 뿐” 어느 한 곳 번듯한 게 없었던 한국 땅. 용산 성심여자고등학교 터에 있던 파리외방전교회 거처에서 6개월을 보낸 뒤 대전교구 대흥동본당 보좌신부를 맡은 게 한국 사목의 시작이다. ‘두봉’(杜峰)이란 이름은 당시 대흥동 본당 주임이었던 오기선 신부가 지어준 이름. 두봉 주교의 프랑스 이름자에 맞춰 지었다고 하는데 두봉 주교는 “중국의 두보와 같은 성씨”라며 은근히 이름 자를 치켜세운다.“두견새가 큰 봉우리에서 우니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 않겠느냐.”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중등학교 시절 ‘가톨릭노동청년회(JOC)’활동을 했던 때문일까,‘눈에 밟히는 가난한 이들’을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한다. 대전 선화동 다리 밑에 50명쯤 되는 어려운 집 아이들이 집을 나와 움집을 짓고 살았는데 대전 JOC 청년회원들이 1년 넘게 같이 어울리며 살아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일은 지금도 감동으로 남아 있다. 당시 대전 MBC 라디오를 통해 진행한 ‘5분명상’ 프로그램은 대전 지역 가난한 이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대구대교구에서 안동교구가 분리돼 초대 교구장을 맡을 무렵 “바늘방석에 앉는 것 같았다.”고 당시의 심정을 털어놓는다. 두달 뒤 주교서품을 받았는데 주교 서품 때 응당 정하는 문장(紋章)과 사목표어를 내세우지 않아 당시 화제가 되었다. 주교라면 12사도 후손의 반열에 오르는 천주교의 큰 명예인데 굳이 문장이며 사목표어를 마다한 까닭은 무엇일까.“문장은 귀족이나 갖는 것이지 서민인 내가 무슨 문장을 가져.” 한사코 문장이며 사목표어를 내세우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외국인 사제는 한국인 뒷바라지만 하면 됐지 뭐 교구장 자리까지 차지하느냐.”며 안동교구장 자리를 고사했지만 교황청의 내리누름에 밀려 할 수 없이 눌러앉았다. 지난 1990년,22년 만에 안동교구장 자리를 내놓을 때까지 “한국인 사제를 교구장으로 임명하라.”며 네 차례에 걸쳐 로마 교황청에 탄원을 낸 인물이다. 전통 문화의 고집이 센 ‘유림의 땅’ 안동에서 22년간이나 큰 탈 없이 천주교 교구장을 지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안동지역 최초의 문화회관을 만든 것을 비롯, 함창에 상지 여중·고를 세운 일, 한국 최초의 전문대학인 가톨릭상지대학을 설립한 일…. “지금 생각해도 그 의롭고 큰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유교와 불교의 전통이 강한 한국에서도 안동은 전통이 살아있는 유별난 지역이었지요. 그런데 유림들은 양심에 따라 인간관계를 아주 중시하는 성격을 지녔더군요. 천주교 교회가 추구하는 것이나 나의 가치관이 잘 맞았지요. 내가 부딪칠 이유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럼에도 1979년 ‘안동농민회사태’, 이른바 ‘오원춘 사건’은 잊지 못할 큰 사건으로 가슴에 남아 있다. 영양군이 알선한 불량감자씨를 심은 농민들이 감자농사를 망쳐 피해보상을 받았는데 보상운동에 앞장선 오원춘이 정부기관에 납치되어 폭행당한 사실을 안동교구와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들고 일어서 전국에 폭로한 것. 서슬퍼런 군사정권이 교구장 두봉 주교의 출국명령을 내렸지만 로마 교황청이 나서 추방명령이 철회됐다. 두봉 주교에게 ‘한국 농민사목의 대부’라는 별명을 붙여준 역사적 사건이다. “이젠 한국인 사제가 교구장을 맡아야 한다.”는 탄원이 받아들여져 교구장에서 은퇴한 게 1990년. 정년을 15년 앞둔 채였다. 고양시 행주외동의 조립식 가건물인 행주공소에서 능곡성당 신부를 도와 성직자와 수도자 신도들의 피정 지도를 14년간 하다가 지난 2004년 안동교구의 주선으로 이곳 봉양마을로 이주해 살고 있다.“고향격인 안동 지역에서 살게 해달라는 주문이 받아들여져 이곳에서 살게 됐는데 너무 잘 살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사는 집에 따라 마음가짐은 물론 삶을 대하는 자세마저 달라진다.”며 한사코 번듯한 집을 마다했던 그다. “한국 천주교 성인 반열에 오른 103위 중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 10명은 나의 모범 선배”라는 두봉 주교. 그 10명은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라고 강조한다. 사목표어는 만들지 않았지만 마음속 표어는 있지 않으냐는 짓궂은 물음에 마지못해 떠듬떠듬 말한다.“기쁘고 고맙고 떳떳하게….” “기도 많이하고 남과 함께 살다가 주님의 뜻이 뚜렷해지면 주님 뜻대로 하겠다.” 신부로 15년, 주교로 21년 한국에서 40여년을 선교한 끝에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지금도 한 달에 절반은 피정에, 강의에 아주 바쁘다. 인터뷰를 마친 뒤 고추며 가지며 텃밭에서 손수 키운 푸성귀들을 주섬주섬 챙긴 주교가 거실 벽에 걸린 문구를 가리킨다. 두봉 주교 은퇴 후에 안동교구 사제들이 뜻을 모아 만든 사목표어란다. ‘우리는 이 터에서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나누고 섬김으로써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일군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두봉 주교는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 출생 ▲1949년 오를레앙 대신학교 철학과 졸업 ▲1951년 파리외방전교회 대신학교 신학과 졸업 ▲1954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신학교 대학원 신학과 졸업 ▲1953년 사제 서품 ▲1954∼1955년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 ▲1955∼1965년 대전교구 대흥동 본당 보좌신부 ▲1967∼1969년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1969년 초대 안동교구장 임명. 주 교 서품 ▲1982년 프랑스 나폴레옹훈장 ▲1990년 안동교구장 사임, 은퇴 ▲1991∼2003년 행주외동 행주공 소 피정 지도 ▲2004년∼ 봉양문화마을 거주
  • 신봉호·김태동 교수등이 정책개발 맡아

    신봉호·김태동 교수등이 정책개발 맡아

    문국현 전 사장을 돕는 사람들은 ‘즐거운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정치경력 열흘 남짓의 그를 행동으로 지지하기란 그리 현실적인 선택이 아니다. 그야말로 ‘베팅’이다. 그러나 즐겁다고 했다.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그를 도울까. 문 전 사장 캠프의 면면은 특이하다. 직업 정치인은 적다. 학계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 자발적으로 캠프에 가담했다. 문 전 사장이 다양한 사회운동을 하며 알게 된 사람들이다. 신봉호 서울시립대 교수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 조우현 숭실대 교수 등이 정책 개발을 맡고 있다. 모두 경제학 교수들이다. 문 전 사장의 견해와 콘텐츠에 공감해 모였다. 신 교수는 “문 전 사장의 중소기업 우선 철학과 뉴패러다임 경영에서 가능성을 보았다.”고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운동을 진행하며 인연을 맺은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캠프 고문으로 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도 최 대표와 함께 캠프 전반에 조언을 한다. 이근성 전 프레시안 대표와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각각 정무와 선거전략을 맡고 있다. 김 전 소장은 문 전 사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다. 그는 “새 패러다임으로 대결해야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데 적임자는 문 전 사장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현역의원으로는 원혜영 의원과 이계안 의원이 뜻을 함께 한다. 정범구 전 의원도 캠프에 합류했다. 공보담당인 고원 전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은 “모두 문 전 사장의 철학과 가치를 보고 모인 사람들이라 열정에 가득차 있다.”고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일어] 銀行で 1 (旅行42)

    A:いらっしゃいませ.何をお手傳いしましょうか.(어서 오세요.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B:新しい口座を開きたいんですが…私は韓國人ですが…可能でしょうか.(새 계좌를 열고 싶은데요…저는 한국사람입니다만…가능할까요?)A:もちろん可能です.新規口座を開設なさる場合は,こちらの申 み用紙をご記入下さい.(물론 가능합니다. 새 계좌를 개설하시려면 이 신청서를 작성해 주세요.)B:はい,分かりました.(네, 알겠습니다.)A:パスポ-トを見せていただけませんか.(여권을 보여 주시겠습니까?)B:はい,ここにあります.(네, 여기 있습니다.)A:こちらにパスワ-ドをご記入下さい.(여기에 비밀번호를 적어 주세요.)B:ところで,どのくらい經ってから引出せますか.(그런데, 어느 정도 지나면 인출이 가능하죠?)A:はい,すぐ引出せます.(네, 바로 가능합니다.)▶한자읽기:お手傳い(おてつだい),新しい(あたらしい),口座(こうざ),開き(ひらき),可能(かのう),新規口座(しんきこうざ),開設(かいせつ),場合(ばあい),申 み(もうしこみ),用紙(ようし),記入(きにゅう),經って(たって),引出せ(ひきだせ). 세종외국어학원 일본어담당:윤병일 02)720-8587
  •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사건이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다른 이들의 학력 위조문제로 일파만파 번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늘인 학벌사회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사람을 처음 소개받거나 알게 됐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그 사람, 어느 대학을 나왔어?”라고 묻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출신 대학에 따라 능력은 물론 교양과 인품까지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에서 자유로운 한국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학벌이 부재한 사회는 없다. 오랫동안 대학평준화를 이뤄온 독일에서도 어느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했는가는 자연스러운 관심사다. 다만 우리 사회처럼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벌사회라는 말 자체가 문제를 웅변한다. 산업사회·자본주의사회라는 말처럼 학벌이 구조화돼서 전체사회의 재생산 메커니즘이 돼있는 것이 학벌사회다. 학벌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벌이 개인의 사회적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튼튼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학벌을 기준으로 내(內)집단과 외(外)집단을 나누어, 내집단에는 더없이 관용스러운 반면 외집단에는 대단히 냉정한 사회가 학벌사회이자 바로 한국사회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중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자리잡은 경향은 이후 일류대 입학에 모든 것을 거는 교육의 무한경쟁을 낳았고, 이는 다시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왔다. 학벌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가는 이른바 결혼시장에서도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개인의 주요 자산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벌사회를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정책들이 제시돼 왔다. 어떤 이는 직접적 원인인 대학간 서열을 해체하기 위한 대학평준화를 주장하고, 어떤 이는 국립대학들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학벌사회의 폐해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이는 학벌사회의 정점인 서울대학교를 해체하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제안들이 세계화시대에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수백년간 대학평준화를 유지해 온 독일도 최근 엘리트 대학들을 선정해 대학간 경쟁을 부추기는 등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럼에도 학벌사회를 이대로 놓아둘 수 없다. 학벌사회가 아닌 능력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사회조직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학력기재란을 삭제하거나 공직의 경우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금지법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의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공적 영역에선 비판하면서도 사적 영역에선 학벌을 따지는 우리의 이중의식이 학벌사회를 재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지도 모른다.10대 후반에 선택한 대학이 삶의 너무도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학벌의식과의 결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패자부활전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현대판 신분사회로부터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나하나쯤’ 안전 불감증도 문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 악몽이 40여일 만에 끝났지만 많은 과제들을 남겼다. 미숙한 정부의 초기대응에서부터 국민들의 안전불감증, 기독교계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해외선교 등이 지적됐다. 특히 이같은 과제를 일과성으로 흘리지 말고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 유사한 사태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는 반성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크게 보면 정부가 떠안은 과제가 적잖다. 우선 “테러집단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불문율을 어겼다는 점에서 부담을 안게 됐다. 이같은 선례속에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어떻게 테러집단에 대응할지 그 수위와 원칙을 정하는 데 처신이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솔솔 나오는 거액의 몸값 지불 여부, 테러와의 전쟁 속에서 동맹국들과의 공조유지, 향후 재외국민 보호 등도 과제다. 샘물교회에 대해 구상권을 발동, 소요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정부 입장도 향후 유사사례에 대한 원칙을 세우려는 자세로 보인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 정부가 상황에 맞게 유연성을 보여준 끝에 석방을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인에 대한 유사테러 촉발 등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는 앞서 “이라크에서 살해된 김선일 사건을 겪고도 미리 대책을 내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고 정부의 허술한 대책을 꼬집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기독교계의 공격적이고 준비성 없는 해외 선교에 대한 자성이 이어질지 관심이다. 선문대 이원삼 교수는 “기독교계의 선교가 이슬람권에 대한 이해는 물론 현지인들과의 교감 없이 이뤄지고 있어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에선 현지인들의 거부감과 저항까지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기독교계 내부의 성찰 없이는 유사한 사례가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기독교 전문가는 “팽창일변도를 추구하는 한국기독교가 이슬람권에 대한 선교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명충돌시대’에 21세기의 화두로 등장한 이슬람에 대해 한국사회가 너무도 무지하고 준비되어 있지 않았음을 이번 사태는 보여줬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도 “학계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해 이슬람 권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언어는 물론 역사, 정치 등 이슬람권에 대한 가교가 될 수 있는 전문가와 네트워크를 어떻게 정부·민간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인질사태 주요 일지 ▲7.19 아프간 탈레반, 분당 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 납치. ▲7.23 탈레반 아프간정부와 협상 실패, 한국정부와 직접대화 요구. ▲7.25 탈레반, 한국인 인질 배형규 목사 살해. 추가 살해 경고. ▲7.31 탈레반, 인질 22명 중 심성민씨 추가 살해. ▲8.10 한국 협상단-탈레반 대표, 가즈니서 첫 대면접촉. ▲8.13 탈레반, 여성인질 김경자·김지나씨 석방. ▲8.28 한국-탈레반 대표, 가즈니 적신월사 건물에서 대면접촉 재개.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 ▲8.29 탈레반, 세차례 걸쳐 12명 단계석방. ▲8.30 탈레반 “오늘 나머지 7명 모두 석방”
  • 단국대 죽전캠퍼스 시대 개막

    단국대 죽전캠퍼스 시대 개막

    단국대학교가 50년 한남동 시대를 마감하고 용인 죽전캠퍼스에 새 둥지를 튼다. 단국대학교는 30일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산 44의1 센트로캠퍼스(죽전캠퍼스)에서 준공식과 함께 이전기념식을 갖고 본격적인 학교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박석무 이사장과 권기홍 총장의 기념식사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영상축사)을 비롯한 외부 인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기념 영상물 상영, 오케스트라 및 사물놀이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정문 및 상징탑 제막식에는 정진석 추기경과 손병두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서강대 총장), 김문수 경기도지사, 서정석 용인시장, 박해춘 우리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권기홍 총장은 축사에서 “창학 60주년과 죽전 센트로캠퍼스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10년간 5400억원을 투입,2017년까지 ‘대한민국 톱5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죽전 센트로캠퍼스는 부지매입비를 포함 3000여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으며 101만 6026㎡의 교지에 대학본부인 범정관 등 23개동이 지어졌다. 용인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예언가 우리역사를 말하다’/푸른역사 펴냄

    [내 책을 말한다] ‘예언가 우리역사를 말하다’/푸른역사 펴냄

    1990년대 초반부터 나는 한국 역사상에 보이는 예언을 눈에 띄는 대로 수집했다. 예언서의 사료적 가치에 주목한 것이다. 어떤 예언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물론 재미있다. 하지만 예언이 담은 역사적 의미를 캐내는 작업은 더욱 흥미롭다. 가령 고려시대에는 어째서 도선국사를 최고의 예언가로 떠받들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도선비기’의 예언이 적중했는지를 알아보는 것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예언서에는 정사의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역사적 인식이 살아 숨쉰다. 불사이군(不事二君)은 유교 국가의 중요한 정치적 이념이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늘 그랬다. 아무도 드러내 놓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그야말로 절대적인 가치였다. 하지만 예언서의 뚜껑을 열어젖히면 이런 불변의 가치는 뒤집힌다. 예언의 세계에서는 반란의 획책이 정당하고 일상적이다. 예언서는 역사의 이면을 기록한 또 하나의 역사책으로 보아 무방한 것이다. 나의 책 ‘예언가 우리 역사를 말하다’는 수년간 매달린 문제의 일부를 정리해 본 것이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예언가로 평가되는 십여명의 대표 저작이 차례로 시험대에 오른다. 도선을 비롯해 무학대사, 서산대사, 이지함과 남사고 등의 예언을 망라한다. 조선 후기에 출현한 ‘정감록’의 골자를 주된 해부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잘 몰랐던 여러 사실이 밝혀진다. 도선의 저술로 알려진 많은 예언서가 사실은 후대의 위작이라든지,‘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이 사실은 사람들이 점술에 현혹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조되는 점은 따로 있다. 예언서를 통해 익명의 저자와 독자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를 따져보자는 외침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한국 문화의 깊은 내면 또는 주류 문화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심지어 비주류 문화의 흐름까지도 파악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의 역사인식은 풍성해질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 역사학계는 예언서에 대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예언을 일종의 미신이라 치부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역사상의 어두운 그림자로만 인식되었다. 알다시피 광복 이후 한국사회는 오직 근대화만을 추구했다. 역사학도 한국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명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주제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어 자본주의 맹아론, 사회적 모순의 해소 과정에만 관심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제 그런 일방적이고 편향된 역사에서 벗어날 때가 왔다. 역사는 중층적이다. 백승종 경희대 겸임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