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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 지방직 7·9급 공채 “국가직 출제 경향 꼼꼼히 체크”

    슈퍼 지방직 7·9급 공채 “국가직 출제 경향 꼼꼼히 체크”

    ‘슈퍼 지방직(7·9급) 공채’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24일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에서 17만 4580명의 공무원 수험생들이 처음으로 동시에 필기시험을 치른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16개 시·도별로 출제해온 시험문제를 행정안전부가 첫 총괄 출제(서울·경기·경남·경북 제외)해 수험생들의 호기심과 긴장감이 높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에 따라 내년 신규채용 규모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격을 향한 마지막 정리야말로 당락을 가를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국가직과 유사한 형태·난이도 전망 이번 시험의 관건은 국가공무원 시험을 주관해온 행안부가 지방공무원 시험문제를 어떻게 출제했느냐다. 국가직 시험과 유사한 형태일지, 난이도는 어느 정도일지 초미의 관심 대상이다. 결론적으로 행안부는 첫 지방직 출제인 만큼 무리가 없도록 국가직 출제 경향을 기본으로, 지방공무원 업무 특성을 고려한 문제를 가미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3년 뒤인 2011년부터는 공통과목(9급의 경우 국어·영어·한국사·행정법총론·행정학개론,7급은 헌법·경제학 추가) 외에 지방특수성을 반영한 필수과목 2개 중 하나를 선택, 지방자치 관련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당초 계획은 올해부터였지만 수험생 부담을 감안해 잠정 연기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해 각 시·도 의견을 들어 지방특성을 반영한 지역개발론, 지방자치론 등의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선택해 출제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수험생들의 혼란을 고려해 3년 후 적용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지방직 공채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지방관련 시험에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 전문가들은 국가직 기출문제를 최종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국가직 출제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첫 일괄 출제인 만큼, 시비 소지가 있는 문제는 배제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가급적 쉬운 문제부터 풀어 많은 문제를 맞출 수 있도록 시간 안배를 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부행정고시 정채영 국어강사는 “절반 정도는 지방직 유형이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대·고전 문학 등 국문학사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정 이그잼 영어강사는 “국가직에서 나온 어휘 중심으로 기출문제를 다시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한국사의 경우 사료제시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료해석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행정법은 지난 국가직에서도 강조됐던 법령·판례 중심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창교 행정법 강사는 “시비를 없애기 위해 이론적인 문제보다는 명확히 떨어지는 법령·판례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면서 “이번에 새롭게 개정된 법령, 행정심판·정보공개법 등 최근 판례정리집을 확인하고 가면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행정직 경쟁률 132대1 이번 15개 시·도의 총 모집정원은 소방직과 교육청을 제외하고 4714명이다. 행안부 출제로 시험을 치르는 12개 시·도의 7·9급 채용예정인원은 각각 60명,2941명이다.7·9급에는 각 2722명과 9만 5041명이 원서를 내 평균 45대1과 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부산 행정직에는 65명 모집에 8549명이 응시,132대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이명박 정부에 필요한 ‘소통의 기술’

    [김형준 정치비평] 이명박 정부에 필요한 ‘소통의 기술’

    이명박 정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졸속 협상에 대한 국민의 비난 여론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박근혜 전 대표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마리도 풀리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경제침체, 고유가와 고물가 등으로 경제회생을 위한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로 급락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48.7%의 득표율로 1150여만표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대선 후 다섯달만에 250만표 이상이 이탈한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고 민심이반이 가속화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을 꺼내 들었다. 최근에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대통령은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아무리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하더라도 소통할 내용과 자세가 잘못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적대로 정부가 불량한 제품을 만들어 아무리 포장을 잘해서 소통하려고 해도 ‘국민은 물건이 제대로 됐나, 진짜인가’를 구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약해지면 그만큼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은 멀어진다. 그런데, 정부의 신뢰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은 정직, 겸손, 배려이다. 정부가 잘못한 것을 국민에게 정직하게 고백하지 않거나, 오만한 자세로 국민들을 끊임없이 꾸짖고 무시하거나, 야당과 정치적 경쟁자를 배척하면 국민은 정부를 불신하게 되고, 소통은 끊기게 된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진솔한 소통을 통해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직성을 회복해야 한다. 대통령이 대국민 기자회견을 해서라도 왜 쇠고기 협상을 조기에 성사시켜야만 했는지, 협상에서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간과했는지 국민에게 정직하게 밝혀야 한다. 이를 계기로 “한·미 FTA가 체결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겠다.”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둘째, 민심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겸손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 3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미 민심 이반의 징조가 발견되었다.‘이전에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이명박 이탈층’이 12.5%나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나빠졌다.’는 비율도 34.0%로 ‘좋아졌다.’(14.9%)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핵심 지지층이 이탈하고 대통령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현상이 발생한 원인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사전에 대처했다면 국민과의 소통 부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정책에 반대하는 야당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론에 밀려 마지못해 하는 영수회담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의 예우를 갖추고, 야당의 기능과 실체를 인정해야 한다.1992년 미국 대선에서 경제 살리기를 화두로 집권한 클린턴 대통령도 집권 초기에 군대 동성애 허용, 미숙한 의료 개혁 추진 등으로 지지율이 곤두박질했지만,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더구나, 집권 6년 동안의 여소야대 상황에서 업무시간의 70%를 야당 인사와 만나 국가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결과적으로 퇴임 직전 지지도가 정권 출범 직후 지지도보다 높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 정부도 집권 초기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세게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국정 쇄신책이 필요 없다.”는 편의주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청와대와 내각을 대폭 교체해서라도 국민과의 소통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국내전문가들 “인간광우병=전염병”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광우병을 연구해 온 국내 학자들이 “정부의 광우병 관련 해명이 오히려 비과학적이다.”라고 주장했다. 19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서울대 의대 함춘회관에서 개최한 ‘광우병의 과학적 진실과 한국사회의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서울대 수의대 우희종 교수는 “인간광우병이 전염병이 아니라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라면서 “인간광우병은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등재된 식이성 형태의 전염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광우병이 5년 내 사라질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광우병의 잠복기는 5년에서 최대 30년”이라면서 “일본에서는 무증상 광우병 환자가 발견되는 등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고 반박했다. 성균관대 의대 정해관 교수는 “광우병이 발병하고 최단 5년, 평균 7년이 지난 뒤 인간광우병 발병이 보고됐다.”면서 “미국에서 광우병의 최초 발견이 2003년이었던 점에 미루어 볼 때 인간광우병을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그는 “Codon M129V의 유전형질 비교에 따라 한국인의 95%를 차지하는 MM형이 유럽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MV형에 비해 프리온 매개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뼈를 삶은 국물이나 척수 등 SRM 관련 부위를 직접 섭취하는 식습관과 결합돼 한국인이 서양에 비해 인간 광우병의 발병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초중고 교과서 전면 수정 ‘보·혁 마찰’ 부르나

    초중고 교과서 전면 수정 ‘보·혁 마찰’ 부르나

    10년간의 진보정권이 끝나고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예상됐던 일이지만 정부가 초·중·고교 사회교과서의 내용 전반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에 들어갔다. 교과서 개편과정에서 수구 보수세력과 경제단체 등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진보진영과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강조돼 왔던 좌파성향의 서술을 걷어 내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민감한 한국근현대사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권교체에 따라 교육의 근간이 될 교과서 내용을 섣불리 바꾸려는 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역사·경제 교과서 내용에 대한 수정요구가 많아 사회 교과 전반을 대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도연 장관은 지난 14일 “현행 역사교과서가 지나치게 좌편향적인데 대책을 마련하라.”는 질문이 나오자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근현대사가 폄하되지 않도록 (수정)검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의 “시장경제 등 337건 왜곡·오류”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3월 초·중·고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경제, 사회, 국사, 근현대사 등 4개 과목의 교과서 60종을 분석한 결과 왜곡·오류 등 337건의 문제점을 찾아 냈다며 교과부에 개선의견을 냈다. 특히 시장경제, 기업활동, 세계화에 대한 편향적인 서술이 많다며 문제를 삼았다. 예를 들어,‘경제 안정면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보다 우위’(고교 경제),‘시장경제하에서 정부의 간섭이 없다면 경기변동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고교 경제),‘대기업 위주의 수출증대 정책은 중소기업의 발전을 막는 요인이 되었다.’(고교 사회)는 내용 등이다. 또 ‘38도선 곳곳에는 국군과 북한군간에 크고 작은 충돌이 쉴새없이 일어났다.’(고교 근현대사)는 6·25 전쟁이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음을 암시하며 북한의 침략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학자 “정권차원의 해석은 잘못” 반발 이같은 비판에 대해 진보진영의 학자들은 “있었던 사실조차 없애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는 “지금의 교과서가 좌편향했다는 것은 1987년 이후 한국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뉴라이트 단체들이 그렇게 나오는 것은 대한민국의 기득권 세력이었던 친일파와 독재자들이 비판을 받는 것을 막아 보려는 시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지현 한양대 역사학과 교수는 “친시장적 집단에서는 당연히 예전 노동자 계급에서 국가 발전이나 경제발전을 이뤘다는 말을 빼고 싶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생각에 맞춰 교과서를 성향에 맞게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새달 의견 수렴… 내년 1학기 반영 교과부는 지난달 말 ‘교육과정·교과서 발전협의회’를 열어 이해단체의 의견을 수렴했다. 정부 각 부처, 관련단체 등이 6월 중순까지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다시 모아 8월말까지 수정·보완을 한다. 이어 9·10월 두달간 집필자의 수정작업을 거쳐 11월 인쇄에 들어가 12월부터 책이 나와 내년 1학기 교과서부터 반영된다. 김성수 이경원기자 sskim@seoul.co.kr
  • [책꽂이]

    ●영어고수는 영어고전을 읽는다(전2권)(조중걸·정태균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시대적 문제의식이 담긴 고전을 골라 전체 내용을 소개한 뒤 실제 영문 텍스트를 제시하고 문법적인 설명까지 덧붙였다. 마르크스의 ‘독일 이데올로기’,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에릭 홉스봄의 ‘혁명의 시대’ 등이 소개됐다. 각권 1만 3000원.●서사의 숲에서 한국영화를 바라보다(박유희 지음, 다빈치 펴냄) ‘소설과 카메라의 눈’을 펴내는 등 영화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저자가 한국영화의 서사구도와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했다.‘디워’‘괴물’‘음란서생’ 등 평단의 쟁점이 됐던 최근 국내 대표작들의 사회적 함의를 짚었다.1만 2000원.●우주인 이소연 그 끝나지 않은 도전(박희범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우주인 만들기 프로젝트’를 밀착취재한 과학전문기자가 700여일 동안의 취재일지를 생생한 사진자료와 함께 공개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이 우주를 다녀오기까지의 모든 기록들을 한권에 다 모았다.1만 2000원.●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오창익 지음, 삼인 펴냄)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인 저자가 한국사회 곳곳에서 인권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짚었다. 재소자에 대한 흡연 금지조항,0.18%에 불과한 형사사건 무죄율, 법무법인들의 행태,24시간 영업하는 가게주인들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인권, 무노조주의를 내세우는 기업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1만 1000원.●윤광준의 생활명품(윤광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사진가이자 오디오칼럼니스트가 자신을 둘러싼 생활용품 60가지를 소개하며, 시간의 켜가 쌓일수록 쓸모와 가치를 더해가는 사물의 이치를 새삼 돌아봤다. 몰스킨 수첩, 빌링햄 카메라백 등의 진짜 ‘명품’은 물론이고 전기장판, 골뱅이 무침, 포스트잇도 얼마든 생활의 명품으로 자리잡는다.1만 2000원.●고대 세계의 70가지 미스터리(브라이언 M. 페이건 엮음, 남경태 옮김, 역사의아침 펴냄) 인류가 풀지 못한 70가지 고대 문화유산들의 비밀을 천연색 사진을 곁들여 설명한 화보집. 에덴동산이 실제 있었는지, 투탕카멘은 어떻게 죽었는지 등의 해답을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종교학 분야의 최고 전문가 28명을 통해 찾아봤다.4만 5000원.
  • 자연과 인간의 조화 현실속서 대안 모색

    자연과 인간의 조화 현실속서 대안 모색

    격월간 ‘녹색평론’이 100호(2008년 5·6월호)를 냈다. 창간호를 찍은 게 1991년 11월이다. 동구 사회주의권이 무너진 직후였고, 강경대의 죽음으로 촉발된 분신정국이 전개된 해였다. 창간사 제목은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였고, 첫 문장이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였다. 녹색평론은 민주와 반민주,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대결 속에서 생명의 가치를 이야기한 국내 최초의 잡지였다.‘고르게 가난한 사회’ 혹은 ‘공생공락(共生共樂)의 가난’을 외치는 녹색평론의 목소리는 ‘대박신화’를 꿈꾸는 사회에서 나직하면서도 강렬했다. 녹색평론이 한국사회에서 일군 성과는 독특하다. 지역(대구)에서 출발해 전국성을 확보한 유일한 잡지이고, 전국 주요 도시에 독자모임을 가진 하나뿐인 잡지다. 제대로 된 홍보 한 번 없이 입소문에만 의지해 정기구독자 5000명의 잡지로 성장했고, 창간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지속가능한 사회’란 말을 일반명사화했다. 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웬델 베리, 사티시 쿠마르, 리 호이나키 등 녹색평론이 아니었다면 국내에 알려지지 않았을 필자도 부지기수다. 김종철(61) 발행인은 “100호란 숫자에 특별한 감회는 없다.”고 했다.“100호 발행을 평가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녹색평론의 가치는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주변적인 언어일 뿐”이라고도 했다.4년 전 영남대 영문학과 교수직을 그만 둔 뒤 잡지 만드는 일에만 전력해온 그를 14일 서울 필운동 ‘녹색평론 자료실’에서 만났다. 그는 “17년 전 창간 때보다 더 절박하다.”고 했다.100호 발행을 기념한 독자모임 대상 전국 순회강연도 ‘시국강연회’라 이름 붙였다. ●“17년 전보다 더 절박하다” ▶‘시국강연회’를 열 만큼 다급한 상황인식은 무엇인가?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을 보면서 일부러 시국강연회란 표현을 골랐다. 지금 정부는 1%를 위한 정부이지 99%를 위한 정부가 아니다. 다수 국민이 재협상을 원하는 데도 못하겠다는 정부의 태도는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보다 국민의 뜻을 억누르는 게 쉽다고 생각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결말이 어떻게 나느냐에 민주주의의 쇠퇴와 진전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본다.” ▶쇠고기 협상 전에 발간된 지난해 11월 잡지(97호)에서 이미 광우병 논란을 예고하는 듯한 글(‘공생공락의 가난을 위하여’)을 쓴 바 있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육골분이라는 이름으로 육식을 강요한 결과 광우병이라는 전례 없는 괴질이 발생했고, 광우병이야말로 이윤추구를 위해 생명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오늘날 인류의 위기를 상징한다고 썼다. 사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놓고 벌어지는 지금의 논란은 문제의 일부분만을 보는 것이다. 경제논리 때문에 벌어지는 생명에 대한 폭력이 진짜 원인이다.” ▶창간 때와 지금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달라졌나? -“동구 사회주의권 몰락 후 진보 지식인들이 사상적으로 방황하는 걸 보면서 보수든 진보든 성장논리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새로운 사상논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녹색평론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이 왜 중요한가를 말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시작한 잡지다. 지금은 유사 매체가 많이 생겼고, 환경위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이젠 당위적 논리를 되풀이하기보다 현실 속에서 실천적 변화를 도모해야 할 때다.” ▶원론적·영성적 성격의 글이 많았던 초기에 비해 첨예한 현안을 다루는 글이 많아진 것도 그래서인가? -“맞다. 오래된 독자일수록 영성적인 글을 원하는 게 사실이다. 현실 비판적 글이 많아지면서 구독을 중단하는 독자가 생기고 있지만, 지식인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녹색평론을 환경 또는 생태잡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녹색평론은 정론지를 지향한다. 정론지는 우리 삶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를 도외시할 수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천” ▶100호를 발행하는 동안 어떤 점이 특히 힘들었나? -“필자 기근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녹색적 관점에서 글을 쓸 수 있는 지식인이 여전히 드물다. 재정 문제도 심각하다. 너무 힘들어 휴간이나 폐간도 많이 생각했다. 오직 독자들 힘으로 버텼다. 중앙집중화된 사회에서 지역에 터를 둔 잡지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높디높은 장벽이었다. 조만간 녹색평론 사무실을 서울로 옮길 계획이다. 나도 17년 만에 서울에 항복한 셈이다.” ▶김 발행인을 근본주의자로, 녹색평론의 대안을 현실적합성 없는 주장으로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어정쩡하게 생각해서는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한편으론 녹색평론처럼 현실적인 잡지도 없다. 자연이 사라지고 농촌이 붕괴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줄곧 해왔다. 그걸 비현실적이라고 하면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현실적인가.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근본주의자라고 하는 것 같다.” ▶향후 녹색평론이 나아갈 방향은? -“한 마디로 실천이다. 말과 이론만으론 이제 한계가 있다. 삶 속에서 대안 시스템을 실험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 절실하다. 지역통화운동부터 강화하려고 한다. 지역통화는 현재의 금융자본 지배질서에 의미 있는 틈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단이다. 실천의 연대를 위해 녹색평론을 중국과 일본의 뜻 맞는 사람들과 함께 펴내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독자모임도 독자들끼리의 단순 친목 모임이 아닌 무언가를 함께 실천하는 연대체로 바꿔볼 생각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학술플러스] ‘1948년 남북한 건국’ 학술대회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용덕)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연구소(소장 정태헌)와 공동으로 16일 고려대 100주년기념관 원격회의실에서 ‘1948년 남북한 건국과 동북아열강들의 인식’을 주제로 건국60주년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1부 ‘남북한 건국과 열강에 대한 인식’과 2부 ‘남북한 건국에 대한 열강의 인식’으로 구분해 진행되며,‘대한민국 수립 전후 한국인의 아시아 구미 인식’(임종명),‘북한의 건국과 열강에 대한 인식’(이주철),‘미국의 남북한 정부수립에 대한 인식’(고정휴)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02)2012-6070
  • “전문성 살려 건전대안 제시에 더 노력”

    “전문성 살려 건전대안 제시에 더 노력”

    백승헌 민변 회장은 “민변이 민주화에 이바지한 것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사회 곳곳에서 민변을 필요로 하는 공익활동이 여전히 많다.”면서 “이름 그대로 민주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는 전문단체로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변 20년이 한국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자평한다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민변이 같이할 수 있었다는 것은 민변에게도 행운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반면, 우리 사회에 당시와 다른 새로운 도전이 일고 있다. 민변은 이름 그대로 ‘민주사회를 위한’ 조직이다. 실질적인 민주화를 위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성찰과 다짐이 필요하다. ▶민변이 겪고 있는 도전이 적지 않다. -도전은 항상 있어 왔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시장만능주의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다. 법조계라고 예외는 아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건전한 민주주의 상식에 근거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민변의 존재이유다. ▶사회참여 방식에서도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 -민변은 전문가단체이자 시민사회단체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시민단체로서 다양한 연대활동을 해야 한다. 관행적인 연대를 뛰어넘어 각 단체의 고유한 역할을 살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기자회견이나 성명서에 이름만 올리는 연대활동은 지양하려 노력한다. 삼성특검을 예로 들어보자. 시민단체들이 다양한 활동을 했고 민변은 장점을 살려 법률적 문제를 주로 맡았다. ▶쇠고기 협상과 대운하 추진에 대한 반대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국가가 명백한 실수 혹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돕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쇠고기 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민변 차원에서 국정조사 요구를 했다. 지금은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대운하에 대해서도 민변 차원에서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다. ▶신입회원들과 세대차이를 느낄 때는 없나. -내가 처음 민변 활동을 할 때는 개인사무소 위주였다. 때문에 선후배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의외로 적었다. 선후배가 한 팀을 이뤄 시국사건 변론을 하면서 훈련도 많이 됐다. 사무실 운영 등 여러 고민을 나눌 기회도 됐다. 지금도 그런 장점은 있다. 젊은 변호사들과 세대차이를 느끼지는 않는다. 오히려 젊은 변호사들이 자기 업무에 바빠 사회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억압받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민변이 회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민변의 재생산과 조직적 생존은 거기서 좌우될 수도 있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변에 많은 요구를 해주기 바란다. 그것이 민변과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부고]

    김종목(남방에프씨 전무)종렬(한양대 교수)씨 부친상 이광필(경북대 교수)최현수(삼성SDI 전무)씨 빙부상 김승길(남방CNA 대표)씨 형님상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410-6914조재호(광남일보 사회부장)씨 모친상 10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12일 오전 9시30분 (062)227-4381오규식(전 스포츠투데이 사장)씨 별세 민우(시티신문 기자)수진(한국사이버결제)씨 부친상 10일 경희의료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958-9548공성식(오륜교회 목양 국장 목사)씨 별세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36정우현(전 서울예술고 교장)씨 별세 준(쏠리테크 대표)씨 부친상 홍범교(조세연구원 부원장)씨 빙부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후 1시 (02)3410-6915
  • 英타임즈 “韓 광우병시위 인터넷광이 주도”

    英타임즈 “韓 광우병시위 인터넷광이 주도”

    “한국 네티즌들이 광우병에 겁을 먹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영국의 대표언론 ‘타임즈’가 “인터넷광들이 미국발 ‘광우병 공포’를 분출하고 있다.”(South Korean internet geeks trigger panic over US ‘tainted beef’ imports)는 제목으로 한국의 미국 소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대해 보도했다. 아시아 통신원발로 9일 보도한 이 기사에서 타임즈는 이번 반대 시위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됐다는 점과 상당수의 학생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타임즈는 “TV 프로그램과 일부 과학 논문, 그리고 ‘루머 제작소’(rumour-mill)인 인터넷이 학생들을 촛불 집회에 나서게 만들고 있다.”면서 “온라인 매체가 주축이 돼 미국을 ‘저주’하고 정부에게 재앙이 벌어지기 전에 행동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시위 참가자들은 미국에서 수입되는 쇠고기가 광우병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고 특히 한국인들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이끌었던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이번 시위의 참가자는 대부분 ‘인터넷에 중독된’ (internet obsessed) 학생들”이라면서 휴대폰으로 전송된 ‘휴교 메시지’ 등을 예로 들어 이번 시위가 ‘학생중심’이라고 보도했다. 또 타임즈는 “‘외국 친화적인’(foreigner-friendly)인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지만 주요 ‘안티 아메리카 정서국’으로 변하고 있다.”고 국내 여론에 대해 전하면서 “이 대통령이 달콤한 두달을 보낸 후 지지율이 30%이하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인터넷판에 게재된 이 기사에는 “한국사람은 원래 과장을 잘하는 성질이 있다.”(Cole younger) “그럼 원래대로 개를 먹어라”(Broasca) 등 미국 네티즌들이 비난 댓글이 이어져 민감한 여론을 반영했다. 사진= 타임즈 온라인 캡처 (timesonline.co.uk)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보수화, 분야별 불균등 진행

    2007년 대선 직후 선거결과를 놓고 다양한 원인분석 작업이 이뤄졌다.2002년 대선에 비해 유권자들이 보수화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민주화세력의 대안창출 실패,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의 득세, 사회적 양극화와 경제불안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근 출간된 반년간지 ‘시민과세계’는 이 같은 단정적인 결론과는 거리를 둔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화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견해와 주장을 검토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과연 한국사회가 진정 보수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사실적 차원에서의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는 보수화되었나?:의식과 이념의 변화’라는 기고문에서 보수화 여부를 규명하기 위한 경험적 분석을 시도한다. 그동안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유권자의 보수·진보 성향을 평가한 조사는 적지 않았으나,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비슷한 질문을 던져 답변의 변화 추이를 살펴본 연구는 흔치 않다. 한 교수는 2002년 이후 실시된 각종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수화 정도를 분석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2002년,2004년,2006년,2007년에 각각 실시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중도로 평가하는 사람이 증가한 반면 보수라고 답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004년과 2007년에 측정한 이념성향 조사결과에서도 자신이 진보에 가깝다고 말한 사람이 2007년 들어 소폭 늘어났다. 성향 조사만으론 한국사회가 보수화됐다고 단정짓기 힘들다는 얘기다. 한 교수는 경제, 정치·외교, 사회, 문화 분야로 나눠 보수화를 분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했다. 그 결과 경제와 정치·외교 분야의 보수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성장보다 복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2003년 76%에서 2007년 34%로 감소한 반면, 경제성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6%에서 37%로 늘어났다. 경제성장을 위해 노조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은 같은 시기 32.2%에서 48%로 증가했고, 재벌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답은 62.5%에서 52.4%로 감소했다. 미국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은 거부감(41.2→20.6%)과 호감(24.5%→42.9%)의 비율이 역전됐다. 반면 남아선호에 대한 태도와 직업 여성의 가사전담 문제,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정착에 대한 의견은 큰 변화가 없거나 완만하지만 개방적·진보적으로 바뀌었다. 한 교수는 “한국사회의 보수화는 불균등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주도하는 것은 주로 경제 및 외교 분야의 쟁점들”이라고 요약했다. 정작 한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는 국민의 현실인식과 문제해결 방식 간의 괴리다. 한 교수는 “다수 국민이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이 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해법으로는 복지 확대가 아닌 성장 드라이브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율배반적 보수화는 2007년 대선 시기에 유독 확대된 것이라기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적 흐름 속에서 줄곧 강화돼온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지도층이 선비정신 계승을”

    “그 옛날 선비가 가장 먼저 자기를 닦고 솔선수범했듯이 지식인과 지도층이 수신제가(修身齊家)하는 것이 선비정신을 이어받는 길입니다.” 김병일(64)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선비정신 전도사로 나섰다. 김 전 장관은 7일 퇴계학진흥협의회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샹제리제 웨딩홀에서 개최한 월례 조찬모임에서 ‘21세기 한국사회와 선비정신’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선진사회의 덕목으로서 ‘선비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주주의의 뿌리 공화정 의미 재점검

    역사학회가 30,31일 서강대에서 ‘역사상의 공화정과 국가 만들기’란 주제로 ‘2008 전국역사학대회’를 개최한다.역사학회가 공화주의를 대회 주제로 택한 것은 현 시기 한국사회에 대한 학회 나름의 진단에 근거했다. 조병한(서강대 사학과 교수) 역사학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이룬 듯하지만 민주주의의 뿌리가 되는 공화주의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해본 적이 없다.”면서 “한국사회가 세계화란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공화정의 학문적 의미를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공화주의를 집중논의하는 것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종종 거론되는 ‘사회공공성 위기’ 논의와도 무관치 않다. 그동안 경제제일주의와 실용주의가 시대정신으로 부상하면서 시민공동체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조 회장은 “사회공공성에 뿌리를 둔 서구 시민사회는 공화주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공동체와 공화주의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각의 발제문도 공화정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짚어보는 데 초점을 맞춰 구성됐다.‘역사상의 공화국과 공화주의’(조승래 청주대 교수)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서양의 공화주의 개념을 밝히고,‘미국 혁명과 근대 공화국의 건설’(정경희 탐라대 교수)은 현 시대 세계화의 중심인 미국의 근대 공화정을 탐구한다.‘해방 직후 건국노선의 초기분립:즉시 건국론과 대기론의 대립’(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은 해방 후 남북대립 상황에서 공화주의가 어떻게 변질됐는가를 다룬다. 대회 이틀째는 각 분과학회별 발표가 이뤄진다. 한국사연구회는 ‘동북아시아에서 바라본 한국사상의 국가 만들기와 민족’, 서양사학회는 ‘스페인 제2공화국 몰락에서 스페인 파시즘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등을 주제로 토론한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넓고 깊게 평생 배우세요”

    “넓고 깊게 평생 배우세요”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송파구가 문화원 평생교육원에서 대학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학점은행제를 운영한다. 또 구청 문화회관에 평생교육연구센터를 설치하고, 학부모 교육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수혜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평생학습도시 조성’을 목표로 이같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김영순 구청장은 “모든 역량은 사람에서 나오기 때문에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면서 “평생학습도시를 지정하는 것은 이것을 실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점까지 잡는 문화교육 송파문화원은 최근 평생교육원을 개설해 문화·예술 분야 특화교육을 진행하고, 일정 학점을 취득하면 학사학위를 주기로 했다. 송파문화원에서 운영하는 50여개 교양강좌 중 기초연기, 디지털편집, 문예창작, 문화관광론, 서예, 스포츠댄스, 영어회화, 일본어회화, 중국어회화, 판소리, 한국무용, 한국사상사, 현대회화, 요가 등 14개 학과가 대상이다. 등록금은 학점당 7만원으로 일반대학 등록금의 절반 수준이다. 전공·교양·선택 등 분야별로 최소 80학점을 이수하면 2년제,120학점은 3년제로 인정받는다.140학점 이상이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명의의 학사학위를 받고, 물론 대학원 진학도 가능하다. 황대성 교육지원과장은 “단순한 취미나 교양이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학점은행제를 도입했다.”면서 “궁극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학습 환경을 제공해 열린사회교육과 평생학습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생학습도시 지정이 목표 고객 지향 교육지원사업을 위해 ‘교육지원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발족한다. 교육서비스의 최대 고객인 학부모가 교육현장에서 보고 느낀 의견을 모아 분기별로 분석하고, 학교지원 시책에 반영하도록 했다. 지역 초·중·고등학교에 재학생을 둔 학부모 77명(각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선발)으로 구성해 이달 중에 활동을 시작한다. 송파구는 지난 2월 교육지원과를 신설하고 교육지원사업 예산을 101억원으로 늘려 77개 학교에 도서·과학실 등을 설치하고 영상장비 교체, 화장실 개선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한국체육대, 강동교육청과 관·학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물적·인적자원의 교류와 상호지원 체계 구축, 학습 프로그램 연구개발, 평생학습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와 함께 이달 중에 평생학습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구 문화회관에 평생학습센터를 만들어 전문인력인 평생교육사 채용, 평생학습정책 개발, 평생학습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이달 중에 서울시교육청에 평생학습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구민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 모든 학습자원을 동원해 이상적인 평생학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의원님 과거 “묻지 마세요”

    민간정책연구기관인 한국사회서비스정책연구원의 박태순 연구이사는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8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학력과 재산 등 개인 신상정보가 담긴 후보등록 신청서류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박 이사는 이번 총선 전반의 특이점을 연구하다 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원 선출 과정에서 밀실 공천과 계파 나눠 먹기 공천 등의 의혹이 잇따르자 정보공개를 통해 좀더 정밀한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개인신상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공천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보니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졌고 선거 냉소주의가 팽배해져 국민 입장에서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 것인데 기초자료가 없으니 난감하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지난 4·9총선에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후보자 시절 공개했던 후보등록 신청서류의 개인 신상정보 열람을 허용치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선관위는 실정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장관 등 다른 공직 후보자들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공개돼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형평성 문제가 일고 있다. 선관위가 제시한 근거 조항은 공직선거법 제49조 12항이다. 이 조항은 선거기간 동안에는 선관위에 등록된 국회의원 후보자의 학력, 병역, 재산, 최근 5년간 납세와 체납 실적, 전과기록 등을 공개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이후에는 관련 서류를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2002년 2월28일 개최된 16대 국회 제8차 본회의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제안으로 신설됐다. 당시 정치개혁특위 간사로 제안 설명을 맡았던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감추고 싶은 과거가 있을 수도 있을 텐데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과도한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을 다루는 국회의원들이 다른 공직 후보자들에겐 모든 것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자신들만 쏙 빠져 치부를 가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인 한국외대 법대 이장희 교수는 “선거법은 의원 발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각 상임위원회에 전문가들이 있다고 하더라고 의원들끼리 논의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서 “국회의원은 공인인데 스스로 자기 권리 보호에만 민감하고 다른 공직자나 일반인과 차별화하려는 시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글로벌 시대] 숭례문과 지적재산권/마크 러셀 문화비평가·미국인

    [글로벌 시대] 숭례문과 지적재산권/마크 러셀 문화비평가·미국인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 2월10일 69세인 한 남자가 토지보상 문제를 놓고 정부와 벌인 분쟁의 결과로 한국의 국보1호인 숭례문을 불태워버렸다. 단 한 사람의 사소한 이기심 때문에 너무나 아름답고 국가적으로 특별한 보물이 파괴된 충격적이고 끔찍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실은, 이러한 일은 한국에서 매일 일어난다. 수백만 국민이 이기심 탓에 한국문화를 파괴하고 있다. 나는 저작권 침해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음악·TV·영화·소프트웨어 등을 훔치는 것은 한 노인이 숭례문을 불태운 것과 마찬가지로 파괴적인 일이다. 이런 비교를 가볍게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산업에 끼친 피해는 정말로 그만큼 심각하다. 지난 6년간 한국의 음악 CD 판매액은 3430억원에서 920억원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작년에 한국사람들은 영화관에 약 1조원을 지출했지만,DVD 구입액은 겨우 600억원에 불과했다(미국에서 사람들은 극장보다 DVD에 훨씬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 저작권 침해는 제작자들이 돈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더 적은 수의, 덜 재미 있는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한국 영화산업을 위축시키고 국제경쟁에 더 취약하게끔 만들게 된다. 음악산업은 더 이상 음악에 관심이 없다. 훨씬 더 많은 돈을 TV광고나 연기를 비롯한 음악 외적 분야에서 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지적재산권(IP·Intellectual Property)이 별 의미를 갖지 못하던 시기를 겪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19세기에는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그러나 국가들이 부유해짐에 따라서 각국은 지적재산권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상황이 바뀌게 되었다. 자국에서 IP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에 자국의 IP를 존중해달라고 얘기할 수 없는 것이다.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서 갑자기 한국 TV프로그램과 영화를 보고, 한국음악을 듣고, 한국 만화책을 읽는 현상을 지칭하는 ‘한류’에 관해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한국이 세계화됨에 따라 한국의 창조적인 산업 또한 세계화된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콘텐츠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이것은 동시에 한국의 이야기·노래·아이디어 등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대학교 경제학 시간에 배우는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다. 보다 많은 기업들에게 이는 생존을 의미한다. 나는 이 문제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선 안 될 파일들을 다운받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음악을 들으며, 한국에서 개봉되지도 않은 영화를 본다. 나 또한 여기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다행히도 최근 한국 정부는 100일간의 저작권 침해 관련 집중단속을 시작하였다. 나는 이것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도움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그러나 한국은 집중단속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짧고 집중적인 단속으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정작 필요한 건 장기적이고 규칙적이며 철저한 법의 실행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법과 정책, 그리고 정부기관들이 저작권 침해 문제가 단순히 몇몇 ‘가난한’ 상인들이 ‘부유한’ 기업들에게서 이익을 취해 생계를 유지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진정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만약 한국 사람들이 (보통 사람과 정부기관들 모두) 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서지 않는다면, 머잖아 한국은 자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숭례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때 매우 특별했던 어떤 것에 대한 씁쓸한 기억과 잿더미만이 남게 될지도 모른다. 마크 러셀 문화비평가·미국인
  • ‘여운형,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융화주의자’/이정식 교수 지음

    ‘여운형,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융화주의자’/이정식 교수 지음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융화주의자’. 지난 50여년간 몽양 여운형(1886∼1947) 선생의 생애를 추적해온 이정식(77)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가 그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경희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이 교수는 지난해 몽양 서거60주기 추모 학술심포지엄에서 “몽양이 박헌영 계열에 의해 암살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산주의자, 독립운동가 연구에 몰두해 온 이 교수는 새 책 ‘여운형, 시대와 사상을 초월한 융화주의자’(서울대학교 출판부)로 몽양의 사상과 삶을 재조명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여운형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도 없다. 진취적인 민족운동가였다고 극찬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공산주의에 도취됐던 기회주의자였다고 폄하하는 쪽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많은 사람들은 모호하고 실속 없는 ‘팔방미인’이라고 말한다. 여운형은 한·중·일 현대사의 어떤 페이지에도 자리하고 있다. 독립운동에 이어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산파역을 맡았고 해방 이후에도 건국준비위원회, 인민공화국, 좌우합작, 미·소관계 등에 관여했다. 그러나 ‘평화와 융합’을 고수하던 그는 좌익과 우익의 공세 속에서 1947년 암살됐다. 이 교수는 우리의 척도에 맞춰 몽양을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몽양은 20세기 초반의 사람이지만 20세기 사람이라기보다도 21세기에 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시대와 사상을 뛰어넘어 평등하고 착취 없는 사회를 꿈꿨던 사람이지요.” 이 교수는 몽양의 이른바 ‘동양평화론’이 시대를 앞서나간 사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평화학의 창시자 요한 갈퉁이 1970년대에 말한 ‘긍정적인 평화’가 바로 몽양의 평화와 같은 개념이라는 것. 현실정치에서는 실패했지만 이러한 몽양의 자취는 오늘날 한국사회에 사뭇 의미있게 다가온다.“한국의 정치문화는 대화를 하려 하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양반들도 자기 파가 아니면 대화조차 않으려 했죠. 지금 한국사회 내부도 친북과 반북, 보수와 진보로 갈려 있습니다. 몽양은 자신과 견해가 다른 사람과도 찾아다니며 의논을 한 사람이에요. 그게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 아니겠어요. 그가 염원하던 평화는 아직도 이루지 못한 이상이지요.” 책은 여운형이 소련을 등진 이유에 대해서도 밝힌다. 과거의 소련은 제국주의를 반대한 나라였지만 해방 후 소련은 제국주의국가였기 때문이라는 것. 몽양 자신이 ‘변절자’가 아니라 ‘정치적 강간’을 당했다는 게 이 교수의 지적이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박헌영 계열에 의한 암살 가능성’에 대해서 이 교수는 “하나의 가설로 제기한 건데 확대해석됐다.”는 견해를 밝혔다.“몽양 자신은 암살의 배후가 누구냐는 질문에 쓸데없는 얘기라고 웃었을 겁니다. 겨레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미움을 살 수도 있고 위험이 수반될 수도 있는데 그걸 따져본들 뭐하냐는 것이죠.”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신간 ‘아메리카나이제이션’

    신간 ‘아메리카나이제이션’

    한국사회에서 미국은 단순히 특정 국가 하나를 의미하지 않는다. 해방 이후 미국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핵심 변수이자 삶의 화두가 됐다. 이제 미국을 빼고는 한국의 평화도, 경제도, 문화도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토플대란과 영어몰입교육은 교육·문화의 미국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쇠고기 수입조치 논란은 ‘경제의 미국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0세기 초반 미국의 다양한 제도와 가치가 새로운 자본주의 질서 재편성과 (정보)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토대로 세계 각 지역에 다양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그 결과 수용 지역에서 자발적이거나 강요에 의해 그런 것을 베끼고 따라잡는 현상과 과정.” 최근 출간된 ‘아메리카나이제이션―해방 이후 한국에서의 미국화’(김덕호·원용진 엮음, 푸른역사 펴냄)가 정의하는 ‘미국화’(Americanization)의 개념이다. 책은 미국이 한국사회에서 절대적 지위를 점하게 된 역사적 과정을 분석한다. 책을 집필한 한국아메리카학회 연구자들은 우리가 친미와 반미의 이항대립 구도에 갇혀 미국의 실체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모두 8편의 논문은 ‘우리 안의 미국화’ 양상을 정치, 언론, 종교, 학문, 대중문화 등 다방면에서 분석한다.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대한제국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 시기 미국화’)은 식민지 조선인들이 식민 지배국이 일본이었음에도 미국을 구원자이자 근대성의 시혜자로 받아들였다고 분석한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한국 대중문화, 미국과 함께 혹은 따로’)는 대중문화 전반에 드러나는 미국화 흔적을 일방적인 주입이 아닌 수용, 포섭, 저항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진구 호남신학대 초빙교수(‘해방 이후 남한 개신교의 미국화’)는 한국의 미국화에 개신교가 어떻게 개입했는지를 살핀다. 최성희 경희대 영미어학부 교수는 한국전쟁 직후 미국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을 관람한 남녀의 입장차에 주목한다. 가부장적 사회에 저항하는 여성들은 여주인공의 ‘자유부인’적 캐릭터에 열광한 반면, 남성들은 여성관객들의 반응을 미국의 소비주의 및 물질주의와 동일시하며 비판했다. 성별에 따라 미국을 수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편협한 中華’에 편협한 대응

    ‘편협한 中華’에 편협한 대응

    중국 유학생들이 지난 27일 베이징올림픽 성화 서울봉송 행사에서 보여준 폭력 시위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비난하는 한국인들의 대응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학생들의 무분별한 폭력 행위를 국내법에 따라 엄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왜곡된 ‘중화 민족주의’를 편협한 민족주의로 맞대응하는 것도 성숙한 자세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중국인 유학생 살생부 떠돌아 폭력 시위 이후 인터넷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살생부 명단’까지 떠돌고 있다. 살생부에는 봉송행사에 참여한 중국 유학생들의 이름과 학교, 이메일, 심지어 휴대전화 번호까지 적혀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폭력 시위를 주도한 당사자들이 아니라 행사장에서 언론 인터뷰에 응해 기사에 이름이 실린 유학생들이다. 중국인 유학생 A씨는 “개인정보가 공개되면서 수십통의 협박전화와 이메일이 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살생부에는 국내 10여개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유학생 20여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네티즌들은 ‘이들과 수업을 같이 듣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이들을 모두 추방하자.’는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자성의 목소리를 낸 중국 유학생도 ‘사이버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서울 K대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학내 게시판에 “한국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친구의 은혜에 보답하기는커녕 만행을 저질러 어이가 없다. 중국인들이 반대 의견을 포용하는 도량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며 ‘사죄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은 “가해자가 평화를 운운하는 모습이 가소롭다.”며 수십개의 악플(악성 댓글)을 달았다. 중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이 기회에 중국인 노동자를 모조리 몰아내자.”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중국인 노동자의 집 조호진 소장은 “차별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감정적 대응땐 우리도 공범”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는 “중국의 민족주의가 한국사회에서 폭력적으로 표출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면서 “그러나 한국 국민이 ‘폐쇄적 민족주의’로 대응한다면 중국 유학생들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한국도 중국과 같은 ‘공범’이 된다.”면서 “만일 중국 유학생들이 실제 폭행이라도 당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사태의 본질인 ‘티베트 인권’ 문제는 쑥 들어가 버렸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의 티베트 인권 탄압 문제를 잊고 유학생들의 과잉 행동만 비난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면서 “이런 자세는 보편적 인권 문제에 대한 중국 당국과 우리 사회의 성찰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김정은기자 leekw@seoul.co.kr
  • [열린세상] ‘환경상’ 없는 나라를 소망한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열린세상] ‘환경상’ 없는 나라를 소망한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수백만 마리의 가축들이 ‘살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생매장되고 있을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퇴진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부시의 허리를 감싸고 ‘값싸고 맛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한국인들이 마음껏 먹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어이 ‘광우병 동맹’이 완성되자 축산업자들은 처절한 절망에 빠졌다. 잠시 전 여당 시절만 해도 자유무역협정(FTA)을 그토록 맹렬하게 밀어붙이던 야당은 다른 당과 공조해 ‘쇠고기 청문회’를 하자고 선회했다. 언제나 그랬긴 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캄캄한 뉴스들뿐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22일 ‘지구의 날’ 저녁 무렵, 세종문화회관 별관 세종홀에서는 제10회 ‘교보생명 환경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10년이라면 짧은 시간이 아니다. 상금 액수가 곧 상의 권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환경판 사람들로부터 이 나라 환경상 중에서 교보생명 환경문화상이 아마 가장 주목을 받고 있지 않겠나 싶다. 그것은 상을 받은 이들의 면면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다. 역대 수상자 중에는 전부라고 말할 수야 없겠지만, 망가진 자연 환경이 자신을 이 사회의 주류로 편입하게 하거나 세속적 출세의 밑거름이 되는 것을 거부하거나 부끄러워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환경상 시상식장으로서는 다소 화려한 곳이긴 하지만, 시상식장에 온 사람들의 얼굴들이 또한 그것을 말해준다. 청바지에 점퍼 차림이기 일쑤인 환경판의 활동가들이 모인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그것도 아닌데, 다른 시상식장과 달리 분위기가 뜨겁다. 올해도 그랬다.10년 넘게 강화도 갯벌을 지켜온 섬사람들이 오셨다.“새만금 갯벌이 죽었다.”고 과거형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새만금 사람들이 오셨다. 동강 아래로 이어 흐르는 서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셨다. 거기 시멘트공장 주변의 후두암 발생률 전국 1위인 마을 사람들이 오셨다. 그래서 ‘쓰레기 발암 시멘트’를 사용하는 한국사회를 알고 있느냐고 질문하셨다. 수십년째 우이령을 지키는 사람들도 오셨다. 환경부장관의 축사가 검토되었지만, 이번 장관께서는 그 자리에 있는 한 죽었다 깨어나도 발화될 수 없는 노골적인 운하건설 찬성론자이기에 역대 수상자들이 거칠게 반대해 다른 분이 축사를 하셨다. 나는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인 데다 오십이 훨씬 넘었건만 타고난 질투심과 시기심을 아름답게 극복하지 못해 시상식장에는 별로 안 가는 사람이다. 하지만 교보환경상 시상식장에는 얽히고 설킨 인연으로 대개 참석하게 된다. 내가 아는 한, 그 시상식장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보다 감동적인 연설을 나는 알지 못한다. 올해에도 새만금 다큐 연작으로 문화예술 부문을 수상한 이강길 감독은 수상 연설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방조제가 메워진 지 2년째 되는 오늘은 결코 기뻐할 수만은 없는 날”이라고. 자원재활용이라는 명분으로 산업쓰레기를 시멘트 제조과정 속에 다량으로 넣고 있는 현실을 아느냐고 최병성 목사는 피울음을 토해냈다. 강화도 갯벌을 지켜온 분들은 갯벌처럼 조용하게 10년 노고를 서로 치하했다. 언론 부문 수상자 남준기 기자는 운하 걱정으로 수상소감을 다 채웠다. 수상자들 모두 국토가, 마치 ‘자기 소유물’인 양 포기하지 않는 망국적인 운하 망집을 약속이나 한 듯이 성토했다. 환경상 시상식장은 그것이 만약 엄정한 심사를 거쳐 정말 받아 마땅할 이들이 받았다면 기쁨의 장소가 아니라 고통스럽게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장소이기도 하다. 역대 수상자를 대표해 건배 제의를 한 고승하 선생은 “환경상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외쳤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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