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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지 않는 13가지”...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경제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를 기록중인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한국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상식’에 거침없는 메스를 들이댔다.  장 교수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가야 할 길은 금융업이 아니라 제조업이며,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편다면 성장여력도 충분하다.”면서 “한·미 FTA가 오히려 성장동력을 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9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장 교수는 <사다리 걷어차기> <국가의 역할>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을 통해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가 파헤친 ‘상식의 오류’를 주제별로 질문·답변 형식으로 구성했다.    ●고도성장은 옛날 얘기일 뿐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말에서 보듯 현재 한국 경제는 지표와 체감이 괴리되는 현상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제는 과거 같은 높은 경제 성장률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주장도 많다. 일각에서는 ‘통큰치킨’ 논란에서 보듯 과거 과감한 설비 투자로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던 재벌기업이 이제는 중소 자영업 영역까지 진출하는 것도 한국경제가 성장여력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제 살 깎아먹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에선 끊임없이 ‘성장동력이 없어진다, 먹을 게 안보인다’ 하는 비관론을 펴면서 ‘제조업 시대는 끝났으니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가야 한다’라고 얘기한다. 근거가 아주 없진 않겠지만, 단순하게 말한다면 성장동력을 찾기 귀찮으니까 자꾸 그런 얘길 하는 것이다. 국가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성장률 자체는 낮아지는게 맞다. 만약 경제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라면 그 추세가 완만해야 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까지 6% 정도였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이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면서 추진한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개혁’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증거다.  ‘중국이 쫓아온다’는 샌드위치론도 말도 안되는 궤변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제일 잘사는 나라와 제일 못하는 나라를 빼고는 세상 모든 나라가 언제나 샌드위치 신세다. 중국이 어려운 경쟁 상대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가령 태국은 1990년대까지 노동집약을 무기로 한국을 추적했지만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임금이 낮은 대신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상대적인 임금 수준도 낮고 기술력도 일정 수준 이상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다고 게임 끝났다고 볼 게 아니다. 왜 쫒아오는 국가만 걱정하고 도망가는 국가는 무서워하지 않는지 반문하고 싶다.  중국 추적 때문에 이제는 금융업과 서비스업으로 가자는 얘기가 많지만 그 분야는 이미 선진국들이 단단히 똬리 틀고 앉아 있다. 금융업이 겉보기엔 좋아보여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실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금융혁신이란 사실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로비를 통해 규제를 완화한 덕분에 생겨난 허상에 불과하다. 그런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더구나 정부가 정말 심각하게 금융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겠다면 과거 고도성장기처럼 수십년짜리 목표를 세우고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금융허브라는게 지금처럼 적당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부나 재계가 ‘금융업 해서 쉽게 먹고 살 수 있는데 우리가 왜 이 고생하나’ 하는 생각하니까 자꾸 제조업 끝났다는 담론을 확산시킨다. 결국 설비투자하고 기술개발하고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게 힘들고 귀찮으니까 성장동력 없어진다는 얘기가 자꾸 나온다. 언제는 경제여건이 쉬워서 경제발전했나? 언제는 선진국들이 낮잠 자는 틈에 경제성장했나? 충분히 할 수 있다. 불과 수십년 전에 우리는 전쟁으로 모든 게 잿더미가 된 속에서도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포항제철 건설할 때를 생각해보자. 전세계가 다 미쳤다고 비웃었지만 결국 해냈다.        ●경제성장을 위해 한미 FTA를 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 등 적극적인 FTA 정책을 추진하면서 FTA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제규모가 비슷한 나라끼리 FTA를 체결하는 것까지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서로 시장도 커지고 경쟁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규모와 수준에서 차이가 큰 나라와 FTA를 하게 되면 문제가 다르다. 한국은 현재 국민소득도 그렇고 많은 분야에서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 한마디로 시기상조다. 한국이 미국이나 EU와 FTA를 한다면 자동차나 전자 등 일부 분야는 이득을 좀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 중소기업이나 농업 등에선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비롯해 한국이 GDP 4만불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들의 성장 잠재력을 꺾어 버릴 것으로 본다. 한국이 언제는 FTA 덕분에 고도성장했나. 남들이 미쳤다고 비웃어도 기를 쓰고 기술개발해서 성장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FTA가 갖는 장밋빛 미래를 홍보하는 글을 읽어봐도 한미FTA가 경제성장에 미미한 도움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온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국책연구기관에서 한미FTA 타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2% 증가라고 했다가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비판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6%로 전망치를 바꾼 전례가 있다. 경제학 예측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가정하고 어떤 모델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조차도 한미FTA 명분으로 삼기엔 한참 부족하다.        ●기업자금조달 위해 주식시장 활성화해야 한다?    ▶돈줄이 막혔다고 하소연하는 중소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시장에서 기업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과거 개발 독재 당시처럼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해주는 간접금융방식도 없어진 지금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외환위기 이전 방식은 은행중심 경제 시스템인 반면 지금은 주식시장 중심 시스템이다 (@@@) ‘기왕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되돌리느냐’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되살려야 한다. 주식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외환위기 이전 은행중심 경제시스템을 되살려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은행은 기업대출을 기피하고 주식시장은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구실을 전혀 못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보자. 우리나라 은행은 기업대출을 엄청나게 많이 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외환위기 이전에는 총대출금 중 80% 정도가 기업대출이었는데 외환위기 이후 몇 년만에 가계대출이 85% 정도가 돼 버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지금 은행들은 엄청나게 손쉽게 돈을 벌고 있다. 소비자한테 주택을 담보로 잡고 대출해준 뒤 문제가 발생하면 차압하는 방식으로 은행이 쉽게 돈벌게 해줘선 안된다.  주식시장도 개편해야 한다. 1972년부터 1991년 사이에 한국의 투자자본 조달에서 주식발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13.4%로 영국(7.0%)이나 미국(-4.9%)보다도 훨씬 높았다. 그런데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기업에서 돈을 빼가는 장치가 돼 버렸다. 거기다 인수합병(M&A)을 자유화하면서 세계에서 M&A가 가장 쉬운 나라가 돼 버렸다. 이제는 대기업조차 과거처럼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진다. 외국자본이 단기간에 몰려왔다 나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M&A를 좀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스웨덴·벨기에처럼 차등의결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독일식으로 노조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을 골고루 참고하면 된다. 구체적인 방법은 더 논의해야 겠지만 기존 선진국 장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산업정책은 관치경제다?    ▶과거처럼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방식은 쉽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정부는 적극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유치산업을 ‘선별’하고 집중 지원했다. 이에 대해 ‘관치경제’라는 비판이 많았다. 선별적 정책이 나쁘다는 얘길 많이 하지만 따지고 보면 기업도 항상 선별을 한다.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지원하는 기업이 어디 있느냐. 정부가 선별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적절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느냐이다. 경제발전 단계와 정책목표에 따라 지원방식이나 지원방향은 달라지게 돼 있다. 개입 방식도 은행을 통할수도 있고 연구개발 지원을 통할 수도 있다. 과거에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대규모 조립가공산업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대기업에게 은행대출을 집중해줬다. 지금 단계에선 부품소재산업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필요한 에너지 같은 분야는 대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중소기업이 ‘상생’해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나 수출 기업은 엄청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내수 기업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보기도 어려워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이 절실해 보인다.  -1966년 상위 10대 재벌 중 세 곳만이 1974년 상위 10위 안에 남았다. 1974년 상위 10위 기업 중에서 1980년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기업은 5곳에 불과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그런 구조변동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는 몇 가지 차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불공정 경쟁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쟁 상대가 될 만한 기업이 성장하는 걸 막는다거나, 하청기업이 기술 개발하면 납품단가를 깎아서 싹을 잘라 버리는 행태가 존재한다. 규제를 통해 그걸 막아야 한다. 단순히 ‘상생하자’고 말만 해서는 아무것도 안된다. 일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이 잘 이뤄지는데 마음씨가 착해서 그런게 아니다. 정부가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규제를 강화해서 대기업 행태에 제동을 건 덕분이다.  그 다음에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제일 취약한게 부품소재 산업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 가운데 일본과 무역하면서 발생하는 적자가 제일 많은데 그 대부분이 부품소재산업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발생한다. 더구나 이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부품소재 수입의존도가 줄어드는 추세였는데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선진국 진입은 어림없다. 문제는 부품소재산업은 고도로 특화되고 전문화된 영역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를 보거나 중소기업들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고급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꼭 개발해야 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해서 기술개발하도록 보조금을 주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세번째, 정치적 차원을 봐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침투하는 현상은 사실 어느 나라에서나 일어나지만 한국은 양상이 더 심각하다. 거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과거 사회통합과 평등을 유지하려는 의지는 있었지만 복지제도에 제약이 많을 때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편 정책이 바로 특정 영역에서 대기업에게 진입 규제를 만드는 것이었다. 한국에 식당이나 치킨집이 그렇게 많은 것도 과거 그런 방식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계 유지를 도모해준 덕분이었다. 이게 나름대로 사회안전망 구실을 해왔는데 그 모델이 무너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예전 방식으로 되돌아가서 재벌들이 특정 업종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버리거나 그게 아니라면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주고 기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지금은 이도 저도 아니다.  서비스업이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재벌이 진출하면 생산성은 높아질지 모르지만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처럼 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선 경쟁에서 탈락하면 끝장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죽기살기로 저항하고 결국 생산성도 못 높이고 갈등만 첨예해지는 것이다. 내 주장은 차라리 대기업에게 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대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거둬 그 재원으로 기본생활권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드는 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것이다. 지금 대기업들은 세금도 내기 싫고 옛날처럼 사업규제를 받기도 싫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은 척결대상이다?    ▶민주화 이후 박정희 정부의 산업정책과 개발계획은 독재시대의 유산으로 취급받으면서 ‘개방과 자유화’가 대세가 됐다. 이를 꾸준히 비판해온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박정희 독재시대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 박정희가 잘했단 말이냐’ 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것 자체가 바로 우리가 아직도 군부독재의 망령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런건 잘했지만 이런건 못했다는 걸 용납을 못하는 자세, 그런 이분법이야말로 박정희와 그 이후 군사독재가 남긴 가장 해로운 유산이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생각해선 안된다. 그건 마치 북한에 대해 한 가지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친북 낙인을 찍는 식이다. 그것부터 벗어나야 한다. 박정희식 경제정책의 ‘성공’을 말하는 건 독재를 찬양하는게 결코 아니다. 사실 민감한 문제라는 건 잘 안다. 당시 투옥되는 등 피해를 본 분드링 많다. 선뜻 용납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이분법을 극복할 때만이 군부독재 유산이 청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 위해 주주중심 경영해야한다?    ▶재벌을 비판하는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가 ‘극히 일부 주식만으로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꾸준히 주주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며 참여연대 등이 벌인 소액주주운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최근 ‘회사 돈 빼돌리는 총수를 고발하는 시민단체 활동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일까’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나는 지금까지 재벌 총수의 횡령을 막자는 걸 비판한 적이 한번도 없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가 강조하는 건 소액주주운동은 국제적 맥락에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버는 펀드매니저들이 ‘우리도 끼워달라’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1980년대부터 주주자본주의와 소액주주운동이 강화됐는데 그 이후 기업이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비율이 계속 높아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처음에는 전문경영인들을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운동의 명분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이 미국이라는 점이다.  한국에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사회운동으로 승화시키면서 많은 성과를 거뒀다. 주주자본주의 시대에 주주자본주의 논리를 써서 재벌을 비판하니까 특히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주주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역효과를 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주자본주의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그걸 조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비판을 한 건데, 박정희 문제 못지않게 재벌문제도 민감하니까 재벌옹호론자로 오해를 산다. 내 입장은 참여연대가 좋은 일을 했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 해로운 논리를 정의로운 논리로 잘못 인식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걸 비판하는 것이다.        ●사회적대타협은 물넌거갔다?    ▶노무현 정부 시절 <쾌도난마 한국경제> 등을 통해 국가·자본·노동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성장과 복지국가를 달성하자는 주장을 펴왔다. 그 제안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는지.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 얘길 처음 했던 때는 외국 투기자본이 한국 경제를 잠식하고 재벌조차도 경영권에 위협을 느끼던 때였다. 지금은 그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 재벌들 자체도 금융자본화 경향이 가속화됐고 정부도 그런 흐름에 동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6년 전 <쾌도난마 한국경제>에서 복지국가를 목표로 제시했을 때 개혁·진보진영에서도 많은 이들이 현실성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어떤가. 복지국가는 기본 전제로 깔고 방법론을 갖고 논쟁하고 있다. 그걸 지렛대로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 당시 구상했던 사회적 대타협은 힘들겠지만 정신 자체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본다. 물론 구체적인 방식은 계속 바뀌는 조건 속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재벌들 예뻐서 이러는게 아니다. 지금같은 식으로 그냥 놔두면 재벌들이 제조업은 버려둔 채 금융자본으로 변신하거나 외국 금융자본에게 다 먹히게 된다.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면 자본의 출처가 러시아 마피아인지 이탈리아 마피아인지도 불분명한 투자자본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다. 그때는 누구와 싸워야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것보다는 정씨 재벌 이씨 재벌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과 싸우는게 낫다. 자본을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재벌들과 타협하는게 낫다. 재벌들 미우니까 재벌 해체하고 외국자본 들여와 견제하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다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된다.        ●복지제도가 경제성장 가로막는다?    ▶‘더 나은 자본주의’로서 ‘복지국가’를 강조하기만 그 길로 가기 위한 ‘동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복지국가의 주체 혹은 동력은 구체적으로 누구인가.  -그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은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시나리오를 얘기해주길 바라시겠지만 내가 보기에 동력은 말 그대로 모든 국민이라고밖에 얘길 못하겠다. 현실적 조건을 봐야 한다. 한국에서 진보정당이 복지국가 담론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건 높이 평가해야 하지만 정치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이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80%를 웃도는 나라도 아닌 상황에서 노동 중심으로 복지국가 하자고 해서는 얘기가 먹히질 않는다. 특정집단이 논의 끌어갈 상황이 아니고, 둘째로 논의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도 우리가 주체다 하는 식으로 얘길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다. 중요한 건 국민들이 마음만 바꾸면 안 될 일도 된다는 점이다. 그게 민주국가가 위대한 점 아니겠는가.        ●복지정책은 빈곤층만 대상으로 해야 한다?    ▶무상복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3+1 복지정책을 발표했고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포퓰리즘과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일단 ‘무상’이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낸다. 반면 의무급식에 대해 ‘부자복지’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부자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내니까 부자들도 엄연히 복지 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다. ‘부자복지’를 문제삼으려면 왜 의무교육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는지 묻고 싶다.  용어 문제를 빼고 민주당이 내세우는 3+1 복지정책은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 나는 보편적 복지확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부와 여당은 빈곤층을 대상으로한 복지정책만 얘기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결국 부자한테 돈을 뺏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는 식이 되기 때문에 미국처럼 복지에 대한 거부감과 조세저항만 높아지게 된다.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복지를 잘해야 개인도 더 잘 살 수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가령 복지가 안 돼서 미래가 불안하니까 우수한 인재들이 안정성 높은 직업을 갖기 위해 의대와 법대로 몰리면서 이공대 기초학문 분야가 어려움에 빠졌다. 복지제도가 없으면 장기적으로 국가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복지가 안되니까 저출산문제가 가중되고, 복지가 안되니까 자녀들에게 엄청난 사교육을 시키려는 과열 경쟁이 벌어진다. 복지가 안되니까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다.        ●대처 총리가 영국병 고쳤다?    ▶영국은 석유산업과 금융업, 프리미어리그를 빼고는 제조업 기반이 무너졌다. 특히 대처 총리의 감세와 복지지출 삭감 등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논쟁의 논거로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을 중시하는 입장에서 영국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시장근본주의, 이른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분들이 ‘대처리즘’을 많이 얘기한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영국병’이란 것은 영국병이란 건 그들이 만들어낸 신화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영국병은 실체도 없고 역사적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 당장 경제성장률을 보자.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영국 경제성장률이 1인당 2% 안팎이다. 대처 총리 등장 이후인 1990년대 평균 경제 성장률이 2.2%이다. 변화가 없다.  대처가 과감하게 복지 삭감했다거나 세금을 엄청나게 깎았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대처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봐도 복지지출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최고소득세율을 엄청나게 깎은 건 맞지만 그건 극히 일부 고소득자에게만 해당될 뿐이고 또 간접세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세수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 특별히 더 작은 정부가 된 것도 아니다.  대처가 노조를 꺾고 세금은 깎고 금융업 키운 것을 두고 영국을 살렸다고 하지만 따지고보면 대처야말로 영국병의 원인이다.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는 유럽에서 가장 뒤진 철도시설과 설비투자 기피로 나타나고 있다. 빈부격차도 대단히 악화됐다. 영국의 소득분포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1975년에 5.37%였는데 1998년에는 9.57%가 됐다. 대처 총리 정책으로 제조업은 다 무너지고 금융 분야만 강해졌지만 그마저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영국은 지금 앞으로 뭐 먹고 사나 걱정하는 신세다. 물론 대처 이전에 영국 노조에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순 없다. 가령 산업별 노조가 아니라 직능별 노조가 많다보니 한 직장에 노조가 대여섯 개씩 있는 경우도 있었다. 경영진이 노조들과 협상을 마무리해도 노조 하나만 거부해도 파업이 터지는 식이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말했듯이 노조가 강했을 때와 노조가 약해진 이후 경제성장률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처가 노조를 희생양삼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제와서 어떻게 하느냐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 속표지에 쓴 “200년 전에 노예해방을 외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메모가 화제다. 이 메모에서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는 계속 발전합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여도 대안이 무엇인가 찾고 이야기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계속 이야기하고 싶은’ 것 두세 가지를 꼽아달라.  -먼저 우리나라에 우선 한정시켜 보자면, 우리나라가 부끄러운 세계 1위 (최소한 OECD 1위)를 하고 있는 남녀 임금격차, 주당 노동 시간, 복지 지출(OECD 꼴찌에서 2위, 꼴찌는 국민소득이 우리의 반도 안 되는 멕시코) 등 분야에서도 앞으로 변화가 오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자동으로 오는 것은 아니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겠지만, 10년 전만 해도 정말 깨질 것 같지 않던 한국의 남아선호 현상이 깨진 것을 보면 앞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꼭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자면, 이전에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진국이 후진국을 압박하는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겠다. 지금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 속에서 선진국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그런 속에서 후진국 지위를 방금 벗어나 아직도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 두 세계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 문제에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의 역할을 떠맡는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좀 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다. 분발을 촉구하고 싶다.        ●경제학은 계량분석만 잘하면 된다?    ▶한국 사회과학계는 미국식 영향으로 계량분석에만 치중하면서 현실 현실 설명력을 잃고 대중들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그런 고민은 한국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온다. 너무 수학이나 통계 쪽으로만 발전하니까 방향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열심히 배우긴 하는데 왜 배우는지 잊어버린 셈이다. 영미 경제학계에서도 교육방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논의가 있다. 왜 배우는지도 모르면서 계량분석만 배워서는 나중에 길을 잃어버린다. 뭘 배울지 목표를 정하고 큰 그림을 배우고 시작을 해야 하는데 테크닉만 배우니까 그것에 빠져 버리는거다.    ▶그동안 제도경제학에 입각해 한국과 세계 경제를 분석하는데 천착해 왔다. 한국에선 낯선 분야인 제도경제학을 소개해달라.  -쉽게 말해 ‘덜 추상화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주류경제학은 지나치게 일반화하고 추상적인 논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제도경제학은 현실을 좀 더 복합적인 제도의 망과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본다. 기업을 놓고 보면 국가별 차이와 역사적 맥락에 따라 조직형태나 사회속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접근한다. 역사적 비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는 얘기가 현실을 봐야지 이론만 보면 상상력을 제약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많이 드는 예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을 중시하면서도 모든 토지가 국가 소유고 대부분 주택을 국가가 공급하고 GDP에서 공공부문 비중도 엄청나게 크다. 어떤 단일한 경제이론으로도 싱가포르를 설명하지 못한다. 현실을 보지 않으면 특정 이론에만 빠지게 되고 그런 눈으로 싱가포르 보면 제대로 설명을 못하게 된다.  사실 제도경제학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제도가 무엇인가를 두고 논쟁할 정도로 대단히 범위가 넓다. 일반적인 흐름은 제도가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는지, 제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제도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 미치는가를 많이 보려고 한다. 개인은 물론 자유의지가 있고 개인 선택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영향 미치는 건 어떤 제도적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스웨덴과 한국에서 똑같이 정부 역할 축소를 말하더라도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같은 환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관념 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14년 침묵을 깨고 40일만에 써내려갔죠”

    “14년 침묵을 깨고 40일만에 써내려갔죠”

    벌써 십수년이 넘도록 하루에 두 번씩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바리움’을 먹어야 한다.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무너진 탓이다. 조금만 집중하거나 앉아 있으면 현기증이 나며 무기력해지고 온몸이 쑤신다. 의사는 “가능하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젊은 시절과 똑같은 온도로 뜨겁디뜨겁게 끓고 있는 피는 아무리 더디더라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문명사적 전환의 시기, 예언자적 역할도 결코 놓지 않는다. ●“민족의 공멸을 피해야 하는 이유 알려야…” 지난 1일 소설가 남정현(78)을 만났다. 그가 200장 가까운 꽤 긴 단편 소설을 발표했다. 1996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단편소설을 발표한 이후 무려 14년을 훌쩍 넘겨 내놓은 ‘편지 한 통’이다. 국가보안법이 화자(話者)가 돼서 미국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띠고 있다. 1965년 그를 일약 유명인사로 만든 단편소설 ‘분지’와 마찬가지로 ‘편지 한 통’ 역시 남정현 특유의 풍자적 문체와 함께 냉철한 세계사적 인식이 어우러져 있다. 이 작품은 이달 하순 발행될 계간지 실천문학 2011 봄호에 실린다. “어휴, 소설 같지도 않은 것을 썼는데, 뭐하러 만나요.”라며 손을 내젓던 남정현이었지만, 막상 찾아가자 자그마한 체구로 환히 웃으며 따뜻하게 맞아주고, 열정적으로 얘기했다. 45년 넘게 살고 있다는 서울 쌍문동 집에 들어서니 거실에 걸린 신학철 화백의 그림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국가보안법(당시 반공법) 위반 혐의를 받으며 ‘분지’ 필화사건으로 법정에 섰을 때 당시 수사검사를 쳐다보던 그의 얼굴을 담아냈다. 30대 초반의 남정현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정신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음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세상 어떤 것도 거칠 것 없다는 듯 도발적인 얼굴 속에 검사를 향해 마치 “당신 참 안됐수.”하는 심드렁함도 엿보인다. 40여년 세월의 주름살만 덧붙이면 딱 지금의 남정현이다. 십수년의 침묵을 깨고 작품을 다시 쓴 이유를 물었다. “외세에 빌붙어 목숨을 유지해 온 수구세력들에 인류사적 평화의 가치, 민족의 공멸을 피해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꼭 쓰고 싶었고, 40일 만에 썼죠.” 건강상태 등 버거운 조건을 감안하면 벼락같이 써 내려간 셈이다. 컴퓨터 자판을 한 자 한 자 더듬더듬 눌러 가다 힘겨우면 가끔 놀러오는 열네 살 손자에게 구술해서 써 내려갔다. 그동안 주변에서는 악화되는 건강을 봤을 때 더 이상 작품을 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편지 한 통’이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물론 남정현은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구상한다. 그는 “동학의 입장에서 우주의 중심축이 바뀌는 ‘인내천’(人乃天)을 구현하는 작품을 써 보고 싶다.”면서 “시장의 원리가 인간의 원리로 바뀌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지’ 사건 당시 공안 “손목 잘라 버리겠다” ‘분지’는 그를 유명한 소설가로 만들었지만, 수사당국으로부터 “다시 소설을 쓰면 손목을 똑 잘라 버리겠다.”는 공포를 함께 심어줬다. 등단 3년차에 동인문학상(1961년)을 받는 등 전도양양한 청년작가의 입에는 그렇게 재갈이 물려졌다. ‘분지’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 작품으로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 일가족을 통해 근현대사에 대한 파천황적 인식을 보여 줬다. 독립투사 아버지, 미군에 강간당한 뒤 미쳐 죽고만 어머니, 미군의 첩이 된 누이, 그리고 그 미군의 아내를 강간한 홍만수 등 당대 한국사회와 역사를 파격적으로 그려냈다. 이후 ‘손목 절단’에 대한 실제적인 공포와 끊겨 버린 외부 원고청탁에 의해 본의 아닌 절필이 시작됐다. 그러다 1973년 오랜만에 ‘문학사상’에 ‘허허선생’을 쓰는 등 조심스레 창작활동에 들어가던 중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다시 남산 중앙정보부 지하실로 끌려갔고, 과작(寡作)의 길이 이어졌다. 야만의 시대가 찍어 낸 화인을 몸 곳곳에 남긴 그이지만 문학을 바라보는 눈은 더욱 그윽해졌다. “문학이라는 것은 어디 특별한 형식에 한정된 것이 아니죠. 굳이 시나 소설을 읽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문학 속에 묻혀 살고 있습니다. 성경, 불경, 논어, 도덕경 등 모든 것들이 이미 문학입니다. 문학은 우주처럼 큰 것이죠.” 후배들에 대한 당부의 얘기 또한 절절하다. “문명의 축이 바뀌는 바람소리가, 굉음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이 시대에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이 문인입니다. 우리 후배들도 기술뿐이 아닌 철학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얘기가 두 시간 가깝게 이어지니 그가 몹시 힘겨워 한다. 이렇듯 아픈 시대가 남긴 상처는 몸이 가장 나중까지 기억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사랑잇는 전화·봉사로 고독사 없는 노인사회 만들 것”

    “사랑잇는 전화·봉사로 고독사 없는 노인사회 만들 것”

    “고독사(孤獨死) 없는 노인사회를 만드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집무실에서 만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를 민·관이 힘을 모아 막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진 장관은 기업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을 제시했다. 사랑잇는 전화와 마음잇는 봉사가 이 운동의 요체다. 전화 한 통화가 외로운 노인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진 장관은 “그렇다.”고 명료하게 답했다. 진 장관은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관건은 공동체 문화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로 이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외부행사가 대한노인회 방문이었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사회는 이른바 ‘고령화 쇼크’를 얘기하며 어두운 미래를 전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입니다. 고령화와 베이비부머 은퇴자 문제 등 고령사회에서 등장하는 여러 악재를 타개할 장관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노인복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노인복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복지부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 왔던 노인복지 기본 인프라와 성과를 기반으로 현 세대 취약노인에 대해 빈틈없이 지원하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지난 24일 발표한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과제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은 일과 함께하는 활기찬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노인은 안전하게 보호해 드리고 전문직 은퇴자들은 자원봉사와 사회참여를 대폭 활성화해 나가겠습니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 관련 각종 정책과 사업을 경쟁이라도 하듯이 쏟아 내는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기존 사업의 문제점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등 국고지원 사업 외에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독거노인 보호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서울시나 경기도의 사업 중에서는 중앙정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좋은 복지정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추진해 왔던 독거노인 안부서비스 사업은 대상 노인이 지역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연락두절이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사후관리 체계가 미흡했다는 점입니다. 부족한 사후관리 체계로 인해 지속적인 사업추진 또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취임과 함께 몇 개의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 문제를 위해 별도의 TF팀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확히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8일 복지부 내에 ‘서민희망본부’를 발족하고, ‘나눔정책 TF’를 포함해 4개의 TF를 신설했습니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혼자 외롭게 사망하는 ‘고독사’하는 노인 문제는 통계로도 정확히 잡히지 않고 집중화된 정책도 부족했다는 판단 아래 ‘독거노인 사랑잇기 TF’를 구성했습니다. TF팀을 통해 민·관 자원을 결집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책 대안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취지입니다. 독거노인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TF팀이 중심이 된 사업이 기존의 독거노인 지원 사업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정부 주도의 지원이 아니라 민간기업과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원하고 책임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부의 재정지원 방식만으로는 전체 독거노인을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간기업과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정부는 이들이 연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번에 개소한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는 이들을 연계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쪽방촌 등 현장방문을 통해 독거노인을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노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독거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 물질적인 지원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의 관심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의 핵가족화 현상, 부양의식 및 가치관 변화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과제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의 회복입니다. →이 사업이 어떻게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이 사업은 장관이 바뀌면 없어지는 성격의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앞으로 궤도에 오르면 복지부 고유의 일상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대상 범위와 질 문제도 함께 신경을 써 사업의 품질이 관리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도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좋은 사업입니다. 서로 격식을 따지지 않고 지방정부가 함께한다면 중앙정부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는 고독사 노인이 단 한명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장방문에서 독거노인을 직접 만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취임하자마자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어르신은 어릴 적 학대받은 경험과 사기로 피해를 입어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상당했고 장관인 저조차도 믿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좁은 집에는 채무자에게서 돈 대신 받은 쓸모없는 물건들로 가득 쌓여서 제가 앉을 자리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지자체가 나서서 저렴한 공공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는 보고를 받고 안심은 했지만 진작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 노인의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대담 심재억 부장급 정리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한국사 고교 필수과목 지정만으론 안 된다

    고교 과정에서 선택과목으로 바뀐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서 위상을 되찾게 됐다. 어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는 역사 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하고, 먼저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키로 했다. 또 신규 교원 채용에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3급 이상을 딴 사람에게만 응시 자격을 부여하는 한편 학생들이 역사 수업에 관심을 갖게끔 쉬운 교과서와 토론 중심의 수업 진행 등 개선책을 세우기로 했다. 우리는 역사 교육 강화 방침을 환영하면서 한 가지 요구를 덧붙이고자 한다,. 비록 선택 과목이라고는 하나 현재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이미 한국사를 가르친다. 그러므로 필수과목 지정이 기분 좋은 소식이긴 해도 고교 교육현장에서 한국사 과목의 비중을 실제로 높이는 데는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대학입시가 고교 교육 내용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는 각 대학에서 한국사 성적을 필수로 반영해야 고교 교육이 이를 따라간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서울대만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 성적을 필수적으로 요구할 뿐 다른 주요 대학들은 한국사를 사회탐구 선택과목의 하나로만 대우한다. 그 결과 오히려 한국사를 입시 과목으로 택하는 학생의 숫자는 아주 적어졌다. 한국사를 선택하면, 학업 능력이 뛰어난 서울대 지망생들과 경쟁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사 과목의 학업량이 다른 사회 과목의 2~3배에 이르고 암기할 분량 또한 매우 많기에 수험생 대부분이 기피하는 실정이다. 그래서 일선고교에서는 한국사 시간에 교사가 학생 서너명을 놓고 수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려면 고교 필수과목 선정만으론 미흡하다. 교과부가 적극 나서고 각 대학이 그 뜻을 받아들여 대학입시에서 한국사 성적을 꼭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신규 교원 채용은 물론이고 공무원 공채와 공공기관 입사시험 등에서 한국사시험 반영 정도를 높여야 한다. 백암 박은식 선생이 누누이 강조했듯이 제 나라 역사는 바로 민족과 국가의 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2년만에 막 내린 ‘박연차 게이트’…정·관계 인사 21명중 17명 유죄

    27일 이광재 강원도지사 등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끝으로 한동안 한국사회를 흔들었던 ‘박연차 게이트’는 역사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됐다. 이 수사로 검찰은 사회지도층 인사 21명을 법정에 세우는 개가를 올렸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해 검찰 내부에서도 수사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검찰 수사는 2008년 11월 말 처음 시작됐다. 국세청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혐의를 고발하면서 비롯된 수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씨를 삼켰고, 이듬해 곧 초대형 정·관계 로비 수사로 번졌다. 이인규 당시 대검 중수부장의 ‘잔인한 4월’ 발언이 암시하듯 4월에는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유력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기소됐다. ●노 前대통령 서거로 수사 종료 노 전 대통령 측근 수사도 이때 본격화되면서 아들 건호씨 등이 조사를 받고 급기야 노 전 대통령이 직접 검찰에 출두한다. 한창 탄력을 받던 수사는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중단된다. 이어 ‘정치검찰’ ‘사법살인’이란 여론의 질타 속에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퇴했고 수사는 사실상 종료된다. 이후 사정 칼날이 날카롭던 대검 중수부도 긴 침묵에 들어간다. ●박연차·천신일 판결만 남아 하지만 그 파급력은 매서웠다. 기소된 정·관계 고위인사 21명 중 이날까지 총 17명이 유죄를 확정받았고,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과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지사는 무죄로 확정됐다. 박 전 회장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판결만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 내부에도 수사에 대한 평가는 소극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 서거한 사건이라 결과만 놓고 평가하는 건 검사들조차도 꺼린다.”며 “조현오 경찰청장 수사 등 관련 사건이 남아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국史, 고교필수 지정

    교육과학부는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한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또 2013년부터는 한국사 능력 인증 취득자에게만 초·중등 교원 신규임용시험 응시 자격을 주기로 했다. 교과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역사 교육 강화를 위한 검토안’을 확정, 27일 열리는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보고한다. 회의에는 정부 측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한나라당에서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교과부의 검토안은 “국가 정체성 및 민족의식과 관련된 국사 교육의 특수성 및 독도 문제 등 주변국과의 지속적인 역사 왜곡 분쟁이 심화되는 정세를 감안해 고등학교의 한국사 과목을 필수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토안은 또 “교과부가 고등학교의 한국사 필수 개설을 적극 독려한 결과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가 100% 한국사를 필수로 개설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사 미편성 학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 필수과목이 추진될 경우 수학능력시험 과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6일 교과부가 발표한 2014년 수능시험 개편안에 따라 국어와 영어의 문항 수가 줄어들고 탐구영역의 선택과목 수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한국사 과목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교과부 검토안은 “초·중등 교원의 역사관 함양을 위해 2013년부터 모든 교과의 신규 교원 임용시험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3급 이상’ 인증 취득자에 한해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국사에 대한 기초 소양을 갖춘 교사를 임용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 주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교과부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 및 일반 교사를 대상으로 역사 관련 연수를 강화할 방침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 B형 최대 2과목… 국어B+수학B 동시선택 못해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 B형 최대 2과목… 국어B+수학B 동시선택 못해

    올해 고교에 들어가는 신입생들이 치르게 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국어·영어·수학 모두 수준별 시험을 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리(수학)영역만 수준별 시험을 치렀다. ●이름 바꾸고 교과중심 출제강화 현재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과목 명칭이 ‘국어·수학·영어’로 바뀐다.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항 출제도 교과 중심 출제가 강화된다. 이기봉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선진화정책관은 “그동안의 수능이 범교과적 출제를 강조하다 보니 학교에서 수능을 준비하는 게 힘들었다.”면서 “이를 실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맞추자는 것”이라고 개편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국어 A형의 경우 다양한 소재의 지문을 활용할 수 있지만 출제 내용은 국어Ⅰ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또 수험생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EBS교재와의 연계율 70%도 계속 유지된다. 교과부는 수능과목별 출제 범위나 내용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시험 계획을 발표할 때 구체 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수준별 시험은 이번 개편안의 핵심이다. 국어·수학·영어 세 과목 모두 A·B형으로 나뉜다. A형은 출제 범위가 좁고 쉬운 수준이고 B형은 현행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험생이 각자 A·B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더 어려운 B형은 최대 2과목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B와 수학B는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상위권 학생을 원하는 대학들이 국·영·수 모두 B형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수험생이 인문계열 수준의 국어와 자연계열 수준의 수학을 동시에 준비할 경우 수험 부담이 늘어나고, 고교 교육과정 운영에도 무리가 온다는 점도 감안됐다. 수준별 시험응시의 경우 인문사회계열 진학 희망자는 국어B, 수학A, 영어A 또는 B, 이공계열 진학 희망자는 국어A, 수학B, 영어 A 또는 B를 선택하면 된다. 예체능계열이나 특성화고 진학 희망자는 국·수·영 모두 A형을 선택하면 된다. ●과목별 문항수·선택과목 변경 출제문항 수와 배점도 상당부분 바뀐다. 5개 문항인 국어의 듣기평가는 지필평가로 대체된다. 모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어와 영어는 문항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 50개인 문항 수를 5~10개 정도 줄이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탐구영역은 3과목을 선택하던 것에서 2과목 선택으로 선택과목 수가 1과목 줄어든다. 사회탐구는 현재 11과목 중에서 3과목을 선택하는 것에서 10과목에서 2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과학탐구는 8과목 중 2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과학과목은 현재와 변함이 없지만 사회과목의 경우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경제지리가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2과목으로, 한국 근·현대사와 국사가 한국사로 합쳐졌다. 세계사는 세계사와 동아시아사로 구분됐고, 윤리는 생활과 윤리가 윤리와 사상으로 나뉘었다.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 학생들이 응시하는 직업탐구영역은 앞으로 개발될 예정인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유사하게 성격이 바뀐다. 총 17개이던 과목 수도 농생명산업, 공업, 상업정보, 수산·해운, 가사·실업 등 5개로 줄어든다. ●전문가들 “B형 목표로 준비하라” 2014학년도 수능개편안에 대해 입시업체 관계자들은 예비 고1들의 철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영·수에 수준별 시험이 도입됐지만 대학들이 보다 어려운 B형 시험을 필수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예를 들면 인문사회계열에서는 국어B, 수학A, 영어B를, 이공계열에서는 국어A, 수학B, 영어B를 필수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때문에 수험생들이 우선 B형을 목표로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B형의 경우 고난이도 형태가 아닌 현행 수준의 난이도이기 때문에 일단 B형을 준비하면서 성적 변화를 지켜본 다음 2학년에 올라가서 응시할 시험 유형을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올해 62개 공공기관 장애인 채용

    공공기관들의 장애인 채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올해 공공기관의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286곳 중 62곳이 가산점 부여와 구분 모집 등을 통해 장애인을 뽑는다. 특히 국민연금공단 등 9개 기관은 90여명의 장애인을 일반인과 구분해 채용할 방침이다. 기관별로는 국제방송교류재단(2명), 한국사회서비스관리원(1명), 국민연금공단(32명), 독립기념관(1명), 중소기업은행(10명), 한국항공우주연구원(5명), 한국수력원자력(14명), 한국소비자원(5명), 한국거래소(20명) 등이다. 업종의 특수성 때문에 장애인 고용이 저조했던 병원이나 연구기관도 장애인 고용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대병원 등 5개 병원은 교수, 의사, 간호사 등의 분야에서 장애인을 우대해 채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원 등 연구기관 11곳은 장애인에게 전형별 가산점을 줄 계획이다. 한국남동발전 등 14개 기관은 청년인턴제를 통해 장애인을 일정비율 이상 채용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은 최근 몇년간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 때문에 채용을 거의 동결했다.”면서 “공공기관의 장애인 우대채용 방침은 민간부문의 장애인 고용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한국사능력 시험 어찌하오리까

    “내년부터 한국사능력 검정시험을 도입하기로 이미 관련 규정까지 변경했는데 갑자기 올해 시험에 당장 국사를 도입하라니 난처할 따름입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국사 과목을 각종 공무원 시험에 의무화할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 입법고시(5급 국회사무관 선발)를 담당하고 있는 국회사무처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통령의 ‘국사 의무화’ 발언에 이어 박희태 국회의장이 지난 18~19일 진행된 국회사무처 업무보고에서 올해부터 당장 입법고시에 국사 과목을 포함시키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이미 지난해 5월 2012년 시험부터 응시자격을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급 이상으로 제한하기로 ‘국회공무원 임용시험 규정’을 변경했다. 이 때문에 내년이면 변경되는 시험 제도를 올해 당장 바꾸는 것은 비합리적이며 대통령의 한마디에 충분한 검토 없이 공무원 채용제도까지 변경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박 의장의 지시와 관련해 “내년부터 입법고시 응시자격을 한국사능력 2급 이상 등으로 제한하기로 했지만, 국회의장이 직접 지시한 사항인 만큼 실무자로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입법고시와 함께 국회 8, 9급 공채에도 국사를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입법고시는 통상 2월 초 시험계획을 공고해 3월에 시행하지만 국사를 추가하려면 또다시 임용시험규정을 고치고, 국사 문제 출제 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시험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고등고시 전문 합격의법학원 이재권 실장은 “변경되는 제도가 변경되는 해에 바로 시행된다면 수험생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시험과목 변경과 같은 제도 변경은 통상 2~3년 정도의 시행 유예기간을 두는 만큼 올해 시험부터 국사가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의 한 유명학원 관계자는 “국사를 고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공무원 시험에 도입하는 것은 그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선발하는 국가직과 지방직 7, 9급은 이미 한국사를 시험과목으로 두고 있고 행정고시에도 내년부터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도입된다.”면서 “일부 언론이 거론한 사법시험은 공무원 선발 시험이 아닌 변호사 자격시험에 가까우며, 법조 실무능력과 한국사 지식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치인들이 성급하게 공무원 채용제도를 변경하려 한다.”며 “무엇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회사무처 주관의 입법고시와 국회 8, 9급 공채 외에도 법원행정고시와 사법시험도 국사를 평가 과목으로 두지 않고 있다. 두 시험을 각각 주관하는 법원행정처와 법무부는 국사 도입 여부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교과내용 20% 축소… 英·數 수준별 교과서 도입

    교과내용 20% 축소… 英·數 수준별 교과서 도입

    지금까지 학년별로 구분되던 교육과정이 학년군(群) 단위로 바뀐다. 기존에는 초등학교 1~6학년, 중학교 1~3학년 등 9개 학년별 교육과정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초등학교 3개 학년군, 중학교 1개 학년군 등 4개 학년군별 교육과정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학년별 연계가 더욱 강화되게 된다. 학년별로 배워 그동안 중복되던 내용을 줄일 수 있어 전체 교과내용이 20% 정도 줄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이런 내용의 ‘초·중등학교 교과 교육과정의 주요 개정 방향’을 발표했다. 개편된 내용은 2014년부터 초1·2, 중1, 고1 학생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학년군 단위로 바뀌면서 다른 교과·학년과 중복되는 내용은 없어진다. 이렇게 줄어드는 양이 전체 교과 교육 내용의 20% 정도 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예를 들어 현재는 중학교 1학년 사회과목에는 ‘국가별 기후 특징’을 배우고 있다. 중학교 3학년 과학과목에서는 ‘기상’을 따로 배우고 있다. 사실상 같은 내용을 배우고 있지만 내용 간 연계도 부족하다. 앞으로는 중복된 내용은 줄이면서 사회과목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과학시간에 배우는 게 되는 등 교과별 연계를 강화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년군 단위로 바뀌면서 각 학년이나 발달 정도에 맞는 교육이 가능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세분화되거나 중복된 과목은 축소·폐지·통합된다. 이에 따라 현재 총 261과목인 주요 교과 과목 수는 198과목으로 줄어든다. 사회과목의 경우 사회와 도덕 과목이 없어진다. 다만 존폐 논란을 불러왔던 한국사 과목은 그대로 남는다. 많은 선택과목을 배우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일선 학교가 과목을 재구성하거나 신설할 권한을 갖는다. 학교가 학생들이 배울 과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교가 과도하게 많은 선택과목을 제시하면 학생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 때문에 교과부 관계자는 “과도한 선택과목의 나열·제시를 지양하고 보통 교과와 전문 교과 선택과목 간에는 내용이 중복되거나 유사한 경우 내용 범위의 수준을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영어와 수학 과목에 기본과목이 생긴다. 교과교실제 등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가능한 일이다. 이에 따라 기초가 부족한 학생은 기본과목을, 보다 높은 수준의 내용을 배우려는 학생은 일반이나 심화과정을 배우게 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그동안 학생별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학교에서 이를 해결할 방법이 부족해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영어와 수학에 수준별 과정이 생기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현상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학의 경우 기본과목인 기초수학이 생긴다. 수학적 지식이 부족한 핵생들을 위한 과목이다. 일반과목은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6과목으로 바뀐다. 심화과정은 기존의 고급수학을 고급수학Ⅰ, 고급수학Ⅱ로 세분화해 통계학, 미적분학, 기하학, 선형대수학 등을 배우게 된다. 영어의 경우도 기본과정인 기초영어가 생기고 일반과정은 실용영어Ⅰ, 실용영어Ⅱ, 실용영어회화, 실용영어독해작문, 영어Ⅰ, 영어Ⅱ, 영어회화, 영어독해작문 등 일반과정에서는 영어로 실생활에서 말하고 쓰는 것을 강조한다. 반면 기존 외국어고와 국제고 등에서 배우던 전문과정이던 심화과정은 심화영어, 심화영어회화Ⅰ, 심화영어회화Ⅱ, 심화영어독해Ⅰ, 심화영어독해Ⅱ, 심화영어작문 등을 배우게 된다. 교과부는 이런 기본방향을 올해 2월부터 정책연구 공모과정을 거쳐 교과별로 구체적인 내용 기준 개발을 시작한다. 올 하반기 공청회와 심의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올 12월에 확정 고시할 계획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사회, 외국인 품을 정도로 성숙”

    “한국사회, 외국인 품을 정도로 성숙”

    정부 수립 이후 63년 만인 24일 ‘10만 번째 귀화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인도 출신 로이 알록 쿠마르(오른쪽·55) 부산외국어대 교수. 그는 이날 법무부에서 열린 ‘귀화자 10만명 기념행사’에서 “한국이 외국인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 품을 정도로 마음이 넓어졌고, 나 역시 이제 한국을 조국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한국과 나의 관계가 성숙하고 발전했다는 것이 국적 취득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쿠마르 교수는 1980년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처음 입국한 이후 31년 만에 귀화증서를 받았다. 인도의 명문 델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직후 동북아 정치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서울대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과 인도를 오가다 아내를 만났고, 두명의 딸까지 낳아 가정을 꾸리면서 한국 땅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게 됐다.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사립대총장협의회장 박철씨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박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을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박 신임 회장은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한 후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돈키호테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법원직 9급 정원 150명 늘어… 전문가가 말하는 학습전략

    법원직 9급 정원 150명 늘어… 전문가가 말하는 학습전략

    법원직 9급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2011년은 기회의 해로 떠올랐다. 법원행정처가 공고한 올해 법원행정고시 및 공채 시행 계획에 따르면 법원사무직렬은 지난해보다 무려 139명 늘어난 323명을 선발하고, 등기사무직렬은 11명 늘어난 57명을 선발한다. 수험생들은 전체 모집 정원이 150명이나 늘어나는 만큼 올해 꼭 합격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웅진패스원과 함께 법원직 주요 공통과목의 학습 전략을 알아봤다. ●헌법 지방자치제 출제 빈도 높아 법원직 9급 공채는 1·2차 필기시험과 3차 면접 전형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며, 1·2차 시험은 같은 날 함께 시행된다. 1차 시험은 100분간으로, 두 직렬 모두 헌법, 국어, 한국사, 영어 평가를 실시한다. 2차 시험에서는 민법, 민사소송법을 공통 평가하고, 사무직렬에는 형법과 형사소송법이, 등기직렬에는 상법과 부동산등기법이 각각 추가된다. 헌법의 출제 범위는 크게 헌법 조문, 헌법 이론 및 판례, 관계 법률로 나뉜다. 김당현 한교고시학원 헌법 강사는 “헌법 조문과 이론은 서로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암기해야 하고, 특히 헌법재판소의 판례 암기는 필수”라고 말했다. 김 강사는 최근 시험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관한 문제와 지방자치제도에 관한 문제 출제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출제 경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학습 전략으로, 서로 다른 법률 간의 유기성을 찾아 함께 정리하면서 혼동하기 쉬운 법률은 차이점을 비교하며 공부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법 흐름 파악 뒤 법률 암기 민법은 해가 갈수록 문제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문이 점차 길어져 문제 파악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특히 2007년부터 문제를 공개해 이의신청을 받고 있는 만큼 오답 시비를 피하기 위해 판례 위주의 문제가 늘고 있다. 홍성철 민법 강사는 “민법은 법원직 시험 과목 중 공부해야 할 분량이 가장 많은 과목”이라면서 “초급자들은 처음 접하는 법률용어의 뜻조차 알기 어렵고, 대학에서 법을 전공한 수험생들은 필요 이상으로 깊게 공부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민법을 처음 접하는 수험생은 처음부터 법률의 세세한 내용까지 외우려는 욕심을 버리고 민법의 큰 틀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어느 정도 흐름을 파악한 뒤부터는 법률 암기와 기출문제 풀이를 병행하는 방법을 권했다. 어느 정도 기본을 다진 수험생은 총칙, 물권, 채권, 친족, 상속 등 5개 분야 중 재산법과 가족법을 중심으로 공부할 것을 추천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민사소송법 기출문제·기본서 학습 병행 민사소송법은 민법에 본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민법과의 유기적 학습이 필수적인 과목이다. 이 때문에 초급자들이 민법 이상으로 힘들어하는 과목이 민사소송법이다. 이희억 민사소송법 강사는 “초급자는 민법과 동시에 민사소송법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수험생 상당수가 공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적어도 두번 이상은 전문 학원의 기본 강의를 들어야 어느 정도 갈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급 단계의 수험생은 기출문제, 모의고사 등과 함께 기본서를 다시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 강사는 “시험은 이해를 통한 암기와의 싸움”이라면서 “문제를 통해 기본서를 더 정확히 이해하고, 기본서를 통해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문과 판례를 통해 이론을 다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시험에서 고득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응시 원서는 오는 24일부터 대법원 시험정보 사이트(http://exam.scourt.go.kr)에서 접수할 수 있으며, 장애인 응시자는 응시 원서 접수 시 장애 유형에 맞는 편의를 신청할 수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도움말 웅진패스원
  • 김영길 한동대 총장 대교협 차기 회장에 내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영길(72) 한동대 총장을 차기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현 이기수 회장은 다음 달 말 고려대 총장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대교협 회장직에서도 물러나게 된다. 김 총장은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공대, 미국 미주리대 대학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RPI공대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거쳐 1978년부터 1995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에 임명됐다. 작고한 김호길 포항공대 초대 총장의 동생인 김 총장은 현재 대교협 부회장 및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직을 함께 맡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국사회 ‘정의란… ’ 샌델 교수에게 말하다

    한국사회 ‘정의란… ’ 샌델 교수에게 말하다

    지난해 출판계 최대 화두는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돌풍이었다. 1쇄 1000부만 나가도 많이 나간다는 인문출판 현실에서 70만부 넘게 팔렸으니 경악할 법도 하다. 여기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한편으로는 정의에 대한 타는 목마름이 있었다는 얘기여서 반갑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의에 대한 국내의 수많은 고민들은 외면당하기 일쑤인데 물 건너 유명대학 교수의 논의에 열광하는 기현상에 대한 냉소도 나온다. ‘무엇이 정의인가-한국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마티 펴냄)는 ‘정의란’가 불러일으킨 이런 돌풍에 대한 한국인들의 대답이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장정일 소설가를 비롯해 정의론과 법철학 분야를 공부해온 이양수, 김도균, 최원 등 젊은 법철학자와 정치학자, 필명 ‘로쟈’로 유명한 서평블로거 이현우 등 10명의 필자가 참가했다. 먼저 이택광 교수의 결론은 “누구도 이 정의 없는 현실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지금 여기서 ‘정의란’이라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정의란’을 읽는 것은 부(不)정의한 세상에 홀로 탈색된 채 서 있고자 하는 욕망이 낳은 일종의 알리바이, 즉 부재증명이라는 것이다. 단적으로 “막걸리보안법 시대도 아닌데 이명박 정권이나 삼성그룹에 대해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하려면, 상당한 오해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은 알지만 앞장서서 외칠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책으로 대리만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어린 시선이다. 장정일은 더 신랄하다. 그는 “창의적 논문과 정리성 논문이 있다면 샌델의 책은 정리성 논문에 가깝다.”고 정의한 뒤 “도덕에 대한 고민을 잠재적·정치적 가능성에 연결짓지 못하고 너무 일찍 법을 불러낸다.”고 비판한다. 샌델은 자유주의를 비판하면서 그 근거로 공동체 도덕에 기반을 둔 법을 내세운다. 이런 까닭에 한국의 맥락에서 샌델은 법 질서 확립이라는 명분으로 남용될 위험이 있다. “법치를 통한 정의사회-공정사회도 좋다-구현은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기가 아니던가.”라고 장정일은 반문한다. 비판론자 못지않게 중립적 태도를 취하는 이들의 주장에도 귀 기울일 만하다. 이들은 대체로 샌델이 ‘정의란’를 통해 결론적으로 도출해 내는 공동체주의와 그 이후 샌델의 주장을 미국식 애국주의와 접합한 공동체주의 운동으로 세심하게 구분하는 쪽에 서 있다. 자유주의에 대한 샌델의 공격을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대립으로 파악하기보다 자유주의의 부족한 점을 공동체주의가 보완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한 예다. 또 이들은 샌델이 끊임없이 제시하는 사고실험을 그 자체로 비윤리적인 것으로 거부하기보다 철학적인 판단을 압축해서 보여 주는 도구로서 받아들인다. 서평블로거 이현우는 이런 입장에서 ‘정의란’의 돌풍이 불러올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자고 제안한다.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를 언급하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샌델 열풍이 아니라 깨어 있는 시민의 반부패 혁명”이라는 김용철(‘삼성을 생각한다’의 저자)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이현우는 되묻는다. “시민들의 의식을 어떻게 깨울 수 있을까.” 이현우는 “내기를 건다면 나는 아직도 우리에겐 더 많은 도덕적 사고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쪽에 걸고 싶다. 70만 독자로도 깨어 있는 시민이 부족하다면 필요한 것은 700만의 독자이고 시민”이라고 단언한다. 이제 막 도덕적 사고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결과를 조금 더 두고 보자는 얘기다. 김도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예 다른 차원을 지적한다. 정치학자 샌델이 정치적 공공선에 대해 언급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사회경제적 차원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치적인 부분에서는 자유주의 철학을 비판하면서도 사회경제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는 것은 자유주의 원리를 적극 수용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해 본다.”면서 “교육, 의료, 주거, 보육, 노후, 기초소득 보장 같은 복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은 이권우 출판평론가의 언급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책 읽기의 사회학을 검증하는 현장에 서 있다. 책 읽는 한국 사회가 과연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의란’ 열풍이 또 한번 휩쓸고 지나간 ‘선진’ 미국의 유행에 그치고 말지 아닐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는 의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7·9급 공채시험 영어·한국사 공인인증제 도입… 공시족들의 생각은?

    7·9급 공채시험 영어·한국사 공인인증제 도입… 공시족들의 생각은?

    공무원 시험 공무에만 전념하는 수험생들은 시험제도 변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최근 행정안전부에 국가직 7급 공채시험도 5급 공채시험처럼 영어와 한국사 공인인증시험을 도입하라고 통보한 사실<서울신문 1월 7일 11면>이 알려지자 수험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서울신문은 에듀스파와 함께 7, 9급 공채 수험생으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 ‘9급 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 회원 550명을 대상으로 공인인증제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감사원 “7급 도입 권고… 9급도 적용될 듯” 감사원은 시험제도 변경에 따른 파급력을 고려, 7급 공채시험에 공인인증제 도입을 권고하면서 9급 공채시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12일 행안부에 따르면 국가직 7급 공채시험에는 매년 3만여명이 응시하고, 9급은 3배 더 많은 10만여명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감사원은 응시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7급에 대해서만 공인인증제 도입을 권고했지만, 7급에 적용할 경우 9급도 형평성에 따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수험생들의 반응은 저마다의 입장에 따라 달랐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6%(196명)는 두 과목 모두 공인인증제 도입 없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두 과목 모두 필기시험을 폐지하는 대신 공인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33%(180명)를 기록, 현행 유지를 원하는 의견이 3% 포인트 많았다. 한국사는 현행을 따르고 영어만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20%(111명), 그 반대의 의견은 11%(58명)로 나타났다. 두 과목 모두 도입과 부분적인 도입까지 포함하면 찬성 의견은 64%로, 반대 의견보다 약 30% 포인트 더 많았다. 두 과목 모두 도입 찬성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7, 9급 공채 시험에 출제되는 영어와 한국사 문제보다 토익 및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의 문제가 훨씬 더 쉽다는 평가다. 반면 도입을 반대하는 수험생들은 공인인증제는 토익 2년, 한국사 3년 등 유효기간이 있어 유효기간 내에 시험에 합격하지 못할 경우 또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 등 공부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영어만 도입 20%… 한국사만 11% ‘공인인증제도가 도입되면 수험생들의 필기시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24%(130명)가 ‘매우 그렇다’, 19%(107명)가 ‘그렇다’고 답하는 등 모두 43%가 인증제 도입으로 시험공부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매우 그렇다’고 답한 한 수험생은 “7급 필수과목 중 한국사는 출제 난이도가 해마다 들쭉날쭉해 수험생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면서 “공무원 시험 한국사보다 쉬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점수부터 먼저 받아 놓으면 다른 과목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 등 부정적인 답변을 선택한 수험생은 모두 42%로 긍정적인 답변보다 불과 1% 포인트 낮았다. 두 과목 모두 필기과목에서 폐지되더라도 또 다른 두 과목이 신설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7, 9급 시험에서 영어와 한국사가 폐지된다면 각각 일반행정직 기준으로 필기 필수과목은 5, 3과목밖에 남지 않는다.”면서 “나머지 과목만으로 공무원을 선발하기에는 시험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폐지하는 과목을 대체할 새로운 과목을 발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이 지적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시험제도 변경에는 다양한 의견과 변수 등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변경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회복지협의회장에 차흥봉씨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10일 오후 3시 서울 공덕동 한국사회복지회관 대강당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회장 등 정관계 및 사회복지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사회복지계 신년 인사회를 갖는다. 이날 차 회장은 제30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 [시론] LH 경영 정상화, 새 발전패러다임 계기로/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시론] LH 경영 정상화, 새 발전패러다임 계기로/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출범 후 1년여 만에 사업조정과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앞으로 LH의 재무 개선과 지속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익사업에 대한 정부의 손실보전으로 재원 조달에 숨통은 트였지만 11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와 하루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가채무의 30% 수준을 넘어선 LH의 부채는 국가적으로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LH는 그동안 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인사, 조직 혁신, 자산매각, 전사적 판매촉진 활동, 입찰시스템 전면개혁 등의 노력을 추진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는 24%의 인력 감축, 비리 연루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모든 임직원의 급여 10% 반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집단에너지, PF사업, 중대형 분양 등 그동안 민간과 경합하던 사업에서도 과감히 철수하고, 공익사업에 대한 구분회계제도를 도입하여 사업관리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정상화를 위한 진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정상화 방안을 지금의 급박한 재무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에 그치지 말고 새로운 개발 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사실 LH가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무엇보다도 통합 이전의 무분별한 사업영역 확장 경쟁 등 그 원인은 LH 자체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클 것이다. 이외에도 공공임대주택사업이나 공익사업과 같은 복지사업에 국가재정을 적절하게 투입하지 않고 자체 토지개발이나 주택사업을 통해서 수행하려는 사업방식도 한 원인이다. 아울러 각종 선거공약을 손쉽게 이행하려는 정치권의 개발지상주의 성향, 개발에 따른 불로소득을 향유하려는 일반 국민의 행태도 한몫 했다고 봐야 한다. 총체적으로는 한국사회 발전전략으로서 대규모 개발지상주의가 가져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 결과 LH의 사업영역은 끝없이 넓어지고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LH가 현재 공사 중이거나 검토 중인 사업장은 총 414개나 되며, 이들 사업에 들어가는 돈도 무려 42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재원 조달이 다소 개선되었다고 해서 이들 사업을 과거와 같은 패러다임으로 수행해서는 부실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인구·가구 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인구·주택총조사 잠정집계 결과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나홀로’ 가구는 5년 전보다 27.4%나 증가하여 이미 전체 가구의 23.3%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개발에서 기후변화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과제도 급박하며, 스마트워킹시대의 도래에 따른 도시공간의 변화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사회경제 환경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단순히 과거의 건설주도형 개발체제를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국가발전과 후속세대를 위한 미래형 국토공간을 만드는 데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따라서 사업영역이나 사업지구의 조정은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이러한 미래지향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사업조정은 지역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에 구체적인 조정대상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알맹이가 빠진 대책이라는 비판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특히나 지역주민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와 LH가 키운 부실을 더는 지역주민이 떠안지 않도록 충분하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전문가나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조정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모쪼록 이번 경영 정상화 방안을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패러다임 구축의 발판으로 삼기 바란다.
  • [서울플러스] 초등생 ‘드라마 속 한국사’ 특강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이화동 자치회관에서 1월 한달 동안 매주 월요일 초등학교 3~5학년생을 대상으로 ‘알면 더 재미있는 드라마 속 역사이야기 한국사 특강’을 한다. 선사시대, 청동기·철기시대를 시작으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문화 발달 등을 가르친다. 드라마 속에 나오는 사화(士禍), 당쟁, 교육·신분제도도 알아본다. 이화동주민센터 731-1772.
  • 7·9급 영어·한국사 공인인증제 검토

    7·9급 영어·한국사 공인인증제 검토

    7·9급 공무원시험의 영어와 한국사 과목이 공인인증시험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고시인 5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은 공인인증시험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다. 6일 감사원은 현행 7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영어와 한국사 시험방법을 개선토록 행정안전부에 최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어의 경우 토플, 토익, 텝스 등 다양한 공인인증시험이 있고 한국사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두 과목이 공무원으로서의 기본적인 교양정도를 파악하는 성격인데다 영어와 한국사 시험을 별도로 시행하는 데 따른 출제 및 채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난이도에 따라 매년 시험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감사원은 분석했다. 감사원이 2009년도에 시행된 7급 공무원 공채 시험을 분석한 결과 한국사의 경우 과락률(만점의 40%미만 득점비율)이 69.5%(응시자 2만 8957명 가운데 2만 132명이 해당)나 됐다. 영어도 과락률이 34.7%(1만 63명)에 이르렀다. 결국 공인인증시험을 활용하면 과락에 해당하는 인원은 응시자격이 없어 채점 등 시험관리에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응시자들로서는 시험과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실제로 5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행정고시)의 경우 2001년부터 영어과목은 공인인증시험으로 대체해 일정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은 수험생에 한해 공개경쟁채용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토익 700점 이상, iBT 토플 71점 이상, 텝스 625점 이상 등이다. 또 오는 2012년 공개채용시험부터는 한국사를 신규 시험과목으로 채택했지만 필기시험은 없다. 대신 영어와 마찬가지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2등급 이상 획득자에게만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행안부는 감사원의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대국민 토론회, 수험생 공청회 등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시험 제도 변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9급 공채시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여론수렴 뒤 7급 또는 9급 공채시험 제도를 변경할 경우 기존 수험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2~3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2012년부터 5급 공채에 시행되는 한국사능력시험은 2009년 초 도입 방침을 발표, 3년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이동구·박성국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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