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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규제개혁이 어려운 이유/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규제개혁이 어려운 이유/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장관회의가 끝장토론으로 진행되면서 규제개혁이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 잡았다. 한편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오래갈까?’라는 의견도 있는 것 같지만, 대통령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상당 부분 성공하리라 생각한다. 다만 끝장토론에서 거론된 ‘푸드트럭’ 사례처럼 금방 결론이 날 수 있는 규제도 있지만 현재 남아 있는 규제 중에는 수차례의 검토에도 불구하고 없어지지 않고 있는 것들이 더 많다. 왜 이리 규제개혁이 어려운 것일까. 우선, 정부의 지원정책과 규제는 동전의 앞뒷면 같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는 관련분야의 산업 진흥을 위해 지원정책을 만들고 이를 시행하고자 관련법을 제정한다. 대표적인 규제부처라 할 수 있는 환경부조차도 환경산업 지원법을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특정 산업 진흥을 위해 제정한 관련법에는 지원정책과 규제가 모두 포함돼 있다. 즉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인증제나 지정제 같은 규제 울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인증 및 지정제는 결국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 진입장벽을 넘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한 기업은 한국사회가 불공평하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무원은 이때부터 기업에 대하여 영원한 ‘갑’이 되는데 누가 그러한 갑의 지위를 놓고 싶겠는가. 둘째, 정부는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주로 산하기관을 설립한다. 처음에는 소규모 사업단으로 시작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예산을 받을 수 있는 독립된 산하기관으로 규모를 키운다. 이들 산하기관은 법령에 근거해 설립되며 법에서 위임한 지원정책이나 규제를 담당한다. 그런데 지금과 같이 규제개혁 바람이 불어 부적절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려면 산하기관을 없애거나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자신의 업무를 수족처럼 맡아서 해 주고 퇴직 공무원을 내보내는 곳으로도 활용하는 산하기관을 없애는 것이 싫을 수밖에 없으며, 산하기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밥줄’이 없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므로 거세게 저항하게 된다. 한 번 만들면 없애기 어렵다는 숨겨진 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 부처들 간의 업무 성격이 달라 충돌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제조업 육성을 위해 공장입지를 공급하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수도권 입지를 관장하는 국토교통부, 그리고 수질과 대기오염을 관장하는 환경부 간의 대립은 무엇이든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게 한다. 이들 부처 공무원은 그곳으로 발령이 난 이후 나름대로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을 갖고 맡은 업무에만 전념해 왔기 때문에 다른 부처의 영역을 고려할 여유가 없다. 또한 자신들의 업무 영역이 넓어져야 더욱 힘 있는 부처가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정책적 규제가 논의 대상이 되면 어김없이 시민단체들이 개입하게 되고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 지난 끝장토론에서 제기된 ‘자정 이후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금지한 셧다운제’도 좋은 사례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보호를 위해 규제하려 하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풀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규제는 경제적 관점과 사회적 관점 간의 갈등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단칼에 해결하기 어렵다. 결국 사회 여론에 휩쓸리는 경향이 높다. 참고로 행정규제기본법은 이러한 중요규제에 대하여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해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과연 이들 부처는 규제영향분석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철저히 했을까. 올바른 규제개혁을 위한 수단으로 규제총량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 베터 레귤레이션(better regulation)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그동안 이런 걸 몰라서 못한 것이 아니다. 규제개혁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집단(민간이든 공무원이든)과의 싸움이기에 어렵고 외로운 것이고 그래서 용두사미가 되기 쉽다. 그래도 꾸준히 시도돼야 한다. 규제개혁의 최종 목표는 정부의 비정상적인 역할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장실패가 없는 한, 레퍼리로 머물러야지 플레이어로 직접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전문가 의견] “일반 복지업무는 행정직에게 맡기자”

    이용규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팀장은 복지사무 전달 체계 개선과 관련해 “업무 과정의 개선 없이 인력만 충원하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영·유아 보육료, 기초노령연금 등 보편적 복지에 가까운 일은 행정직 공무원에게 맡기고, 복지직 공무원은 전문성을 높여 취약계층을 위한 전문적인 관리와 상담, 사후관리 등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 분장 역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복지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복지직은 민원 현장에서 주민밀착형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복지직 공무원의 충원은 급선무다. 정홍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본부장은 “복지직 공무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 사무 체계를 개선한다고 해서 복지 담당의 업무 부담이 눈에 띄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2017년까지 사회복지직 공무원을 7000명 증원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2009년에 수립된 계획이다. 복지직 공무원 수를 현 인원(2012년 기준 1만 2566명)의 두 배 이상인 3만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복지직 공무원의 수가 0.22명으로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24명)에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현재 복지직의 인원을 늘리면서 동시에 사무 체계를 개선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해결책을 고민 중”이라며 “실질적인 업무 경감을 통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현장에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에 전념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의 협업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교과서 독도 오류 292건 수정·보완

    교육부는 30일 최근 초·중·고교 사회과 교과서에 포함된 독도 관련 서술 오류 292건을 수정, 보완했다고 밝혔다. 독도를 무인도처럼 기술하거나 영토선을 잘못 표시한 내용이 무더기로 교과서에 실려 있다는 지적에 따른 후속 조치다. 교육부는 초·중·고교 사회과 교과서(사회, 역사, 한국사, 동아시아사, 한국지리, 각종 부도) 등 100여종의 교과서를 일제 점검해 중학교용에서 174건, 고등학교용에서 117건, 초등학교용에서 1건의 오류를 적발했다. 교육부는 ‘교과용 도서 독도 관련 내용 수정·보완 대조표’를 일선 학교에 보급했다. 적발된 오류 중에는 연도나 면적 등 사실관계를 잘못 쓴 대목과 함께 잘못된 단어를 써서 일본의 억지 주장에 악용될 수 있는 문제도 많았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단어의 뉘앙스 등을 고려해 수정·보완 조치를 내렸다. 예를 들면 교육부는 ‘러·일 전쟁 중 독도를 무인도로 규정하고’라고 한 서술을 ‘러·일 전쟁 중 독도를 무주지로 규정하고’로 바꾸도록 했다. ‘1981년~주민이 생겼다’라는 내용을 ‘65년 최초로 민간인이 독도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81년 독도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독도 주민이 되었다’라는 식으로 내용을 분명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기고] 중국문화적 시각서 본 ‘별그대’ 열풍/박영환 동국대 중문학과 교수

    [기고] 중국문화적 시각서 본 ‘별그대’ 열풍/박영환 동국대 중문학과 교수

    중국의 문호 루쉰은 중국인들의 종교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중국인들은 종종 승려나 비구니, 회교도나 예수교도들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도사는 싫어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치를 깨닫는 사람은 중국문화의 대부분을 이해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교가 중국문화의 근간이라는 것이다. 도교는 중국인들이 무의식중에 갖는 가장 태생적인 관념이며, 불교와 함께 중국인들을 상상력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힘의 원천이다. 흥미로운 것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얼개가 중국의 도교적 정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기층문화의 근간인 초능력, 불로장생, 상상력과 환상, 다른 세계의 개체(신선과 귀신), 남가일몽의 사유 등은 바로 ‘별그대’의 키워드이자, 중국 자생의 도교적 요소들의 집합체이다. 400년 이상을 살아왔음에도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도민준’의 형상은 도교에서 장수의 신으로 추앙하며, 800세까지 살았다는 신화 속 인물 ‘팽조’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404년 전 조선으로 온 외계인과 2014년 여성 ‘천송이’와의 사랑, 위험한 순간마다 초능력으로 구해준다는 설정도 도교문학에서 종종 등장하는 스토리유형이다. 다시 말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서사적 구조와 작가의 동양적인 우주관은 도불적인 요소를 내포한 중국 고전문학의 전형으로 중국인들의 정서에 가장 부합하는 스토리구조이다. 영화로 소개된 ‘천녀유혼’, ‘백사전’등이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전지현이 중화권에 이름을 알린 계기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이다. 중국이나 타이완은 한국사회에 비해 여성들의 활동영역도 넓을 뿐 아니라, 비교적 자유롭다. ‘엽기적인 그녀’나 ‘별그대’에서 보인 전지현의 자유분방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유교관념이 강한 한국보다 친도교적인 중화권 정서에 거부감 없이 잘 부합된다. 게다가 키가 크고 학식을 겸비한 젊은 꽃미남 교수, 엄청난 재력, 위기 때마다 발휘되는 초능력, 400년간 한 여인만을 사랑하는 순애보를 가진, ‘도민준’은 말 그대로 인간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고전소설 속 완벽남의 형상이다. 가장 중요한 인기요소는 작가의 역량과 작품 기획에 있다. 중국문화의 내면을 이해한 토대 위에 광해군 때의 기록을 재료로 신화적 상상력과 탄탄한 스토리의 힘을 현실적인 소재(특히 관중들이 궁금해하는 한류스타의 생활)와 절묘하게 엮은 스토리텔링은 가히 최고수준이다. 다원화, 혼종화를 지향하는 현 시대에 세계화에 기반하는 작가의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작품 기획은 추후 한류의 지속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 [한반도 분단 70년-신뢰의 씨앗 뿌리자] ‘사각지대’ 놓인 통일교육

    통일과 남북 문제는 우리 교육 현장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통일 이슈가 집권세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좌우될 소지가 많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 논쟁의 핵이 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교육 현장에서도 시비의 여지가 적지 않아 통일과 남북 문제에 대해 교과 수업 자체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 교과서의 마지막 단원인 현대사 부분에서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도에 쫓겨 대충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교과서의 남북 문제 관련 서술이 단편적이다 보니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학교 교사 출신 안창모(63)씨는 “교과서상으로 남북 관계의 단편적인 내용만 기술돼 있다 보니 일선 교사들은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찾아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교육원 관계자는 “교사들을 만나면 통일,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는 분들을 적지 않게 본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사 교과서 채택 논란과 함께 현대사의 범위를 어느 정부까지로 정해야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 이유도 이러한 민감성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해 통일부는 통일의 관점에서 근현대사를 조명하는 교과서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매년 제작하는 통일교육원의 관련 교재에 근현대사 관련 범위를 늘리겠다는 의미인데 일각에서는 서술 방향에 따라 또 다른 이념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이념과 사상의 주입을 금지하고 논쟁을 투명하게 해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과 사상을 갖도록 하자는 1976년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논쟁을 피할 수 없다면 학생들이 자유롭게 통일과 남북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황제노역’ 허재호 뉴질랜드에서 “부동산사업 벌이며 호화생활”

    ‘황제노역’ 허재호 뉴질랜드에서 “부동산사업 벌이며 호화생활”

    ‘황제노역’ ‘일당 5억 노역’ 일당 5억원 노역으로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아파트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교민사회에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허재호 전 회장이 노역을 위해 스스로 귀국해 교도소로 들어간 것이 뉴질랜드에 있는 재산을 은폐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뉴질랜드 회사등록사무소에 따르면 대주의 후신이라고 밝힌 KNC 건설은 ‘스콧 허’라는 인물이 주식 100만주를 100%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콧 허는 허재호 전 회장의 아들로 현재 학생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호 전 회장과 관련된 또다른 회사는 2004년에 설립된 KNC 건설엔지니어링으로 이 회사는 주식 100만주의 지분 46%를 허재호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황모씨와 대주 건설엔지니어링이 각각 30%와 24%를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현지 교민사회 소식통에 따르면 대주는 2004년 오클랜드 도심에 10여층 규모의 빅토피아 아파트를 건설한 데 이어 2006년에는 10여층 규모의 홉슨 피오레 1차 아파트를 분양했다. 그러다가 대주는 지난해 KNC로 새롭게 출발해 올해에 홉슨 피오레 2차 아파트, 마운트이든 피오레 아파트 등을 지어 분양하는 등 아파트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KNC는 교민지에 낸 광고에서 뉴질랜드의 ‘강남 학군’으로 통하는 마운트이든에 위치한 피오레 아파트 94세대를 분양한다며 크기는 침실 1∼3개짜리로 최저 분양가가 38만 달러라고 밝혔다. KNC는 특히 최근 뉴질랜드 현지 방송에 피오레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뉴질랜드 교포 골퍼 리디아 고를 광고모델로 한 아파트 분양 광고를 내기도 했다. 오클랜드 한인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도심의 빈터는 모두 허재호 전 회장의 소유라고 보면 된다는 말이 떠돌 정도”라며 허재호 전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해 지금도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땅을 10여곳 정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현재 사는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고급 아파트인 메트로폴리스 아파트의 꼭대기 층과 지난 2007년에 1150만 달러에 사들인 단독주택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주는 KNC로 개명하기 전인 지난 2003년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빈땅을 2550만 달러에 사들여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4억 5000만 달러짜리 주상복합건물 엘리엇 타워 건설을 추진하다가 그만두고 올해 초 이 땅을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에 5000여만 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한 교민은 “허재호 전 회장이 오클랜드에서 사업을 벌이면서 시간이 날 때는 자신이 소유한 2층짜리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거나 스카이시티 카지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재산도피와 관련이 없는지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 대주의 후신이라며 아파트 개발사업 계획 등을 소개했던 KNC의 홈페이지는 26일 온라인에서 더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현지 신문 뉴질랜드헤럴드는 한국 언론을 인용, 뉴질랜드에서 최고층 건물을 짓겠다던 한국의 손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자 허재호 전 회장이 벌금 체납 등의 이유로 노역하기 위해 자진 귀국해 교도소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가기술자격 ○ 공인어학성적 ×

    국가기술자격 ○ 공인어학성적 ×

    대학 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수시 전형의 급속한 확대, 입학사정관제 활성화 등의 요인이다. 더불어 교육 당국의 학생부 관리 지침도 한결 치밀해지고 있다. 학생부에 기록될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해 새로운 사교육 시장이 열렸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몇 년 동안 교육부가 각종 외부활동을 학생부에 기재하지 못하는 조치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나온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고등학생은 재학 중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 국가자격증, 국가공인 민간자격증 중 기술 관련 자격증에 한해 학생부 기재를 할 수 있다. 각종 민간자격증 중에는 학생부 기재 대상의 예외가 많으니 대입을 위해 자격증에 도전하는 학생이라면 미리 따져 봐야 한다. 학생부에 쓸 수 있는 수십 개의 자격증 및 인증 목록은 교육부에서 별도로 고지하고 있다. 공인어학성적은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고 어학 특기형 전형을 제외하고는 따로 제출하는 것도 금지된다. 2015학년도 대입에서는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에도 공인어학성적, 교과 관련 교외 수상실적 등을 포함하지 못하게 돼 있다. 은연중에 이런 내용이 드러나도록 한다면 해당 서류 평가를 0점 처리한다는 방침을 교육 당국이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관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이나 인증시험이라도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자격증과 인증시험은 따로 지정돼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경제이해력검증시험(TESAT)은 학생부에 써도 되지만, 같은 곳에서 주관하는 ‘주니어 TESAT’는 기재할 수 없다. 국가기관이 주관한다고 무조건 기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역시 학생부 기재가 불가한 사안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이사는 “단순히 스펙 쌓기용으로 자격증과 인증을 취득하려 하기보다 지원 학과와 관련된 자격증을 중심으로 학교 공부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이버대는 투자용?… 대학들 설립 경쟁

    올해 5개 안팎의 법인이 사이버대에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덕성여대가 여대 가운데 처음으로 사이버대 설립을 추진한다. 대학 구조조정 등 위기가 확산되면서 미래를 보고 투자하겠다는 의도다. 교육부 관계자는 24일 “이달 말 마감하는 사이버대 설립 신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개 이상의 법인이 신청서를 낼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덕성여대 이사회는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가칭 ‘덕성사이버대’를 내년에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교육부에 설립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모집 정원은 900명쯤으로 8개 학과에 30여개 과목을 개설하는 게 목표다. 덕성여대 법인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글로벌 관련 학과 위주로 설립 계획서를 낼 예정”이라며 “4개 학과를 우선 설립하고 단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사이버대 설립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 모델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는 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현재 사이버대는 모두 21곳으로, 2001년 최초 9개 사이버대가 설립된 후 이듬해 15개까지 늘어나고 매년 1~2개씩 설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매년 5개 안팎의 법인이 사이버대를 설립하겠다고 승인 신청을 냈지만 2012년 건양사이버대 이후 2년 동안 한 곳도 승인을 받지 못했다. 2007년 고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사이버대가 정식 학위수여 대학으로 인정받으면서 설립 조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기존의 사이버대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을 노리기도 한다. 숭실대는 2012년 한국사이버대를 인수해 숭실사이버대를 설립했다. 김은기 숭실사이버대 기획처장은 “한국사이버대 인수는 온오프라인 교육의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면서 “사이버대를 갖추지 못한 오프라인 대학은 향후 도태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사이버대에서도 희비는 엇갈린다. 한양대, 고려대, 경희대를 비롯해 서울디지털대, 서울사이버대 등 입학생 2000여명 이상 대형 대학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초창기 사이버대 중 일부는 부실이 이어져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서울 모 사이버대는 2년 전 인수자를 찾기 전 어려움을 겪었고, 지방의 소규모 사이버대 몇 곳도 인수자를 기다리고 있다. 박상현 경희사이버대 기획처장은 “2001년 사이버대가 처음 설립된 후 지금까지 계속 투자를 한 사이버대와 그러지 못한 사이버대 간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대형 출판사 로비에 교과서 채택 막판 뒤집혀”

    교사들에게 준 수업 자료 비용을 교과서 원가에 반영해야 하는지를 놓고 교육부와 출판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교과서 가격 논란이 리베이트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발간한 출판사 리베르스쿨은 30% 안팎의 채택률을 기록한 경쟁 출판사 두 곳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리베르스쿨은 지난해 처음으로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집필했지만 같은 해 11월 출판사 8곳 중 유일하게 교육부 수정 명령을 받지 않은 곳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리베르스쿨은 분쟁조정 신청서에서 “교과서 검정 심사에서 최고점을 받았기 때문에 채택률이 30%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채택하기로 공표한 학교에서도 막판에 출판사를 바꾸는 상황이 벌어져 우리 교과서의 실제 채택률이 4.7%에 불과하게 됐다”면서 “대형 출판사인 경쟁 업체들이 학교에 무상으로 교사용 지도서, 학습 자료, 해설서, 홍보물뿐 아니라 금품까지 제공하며 채택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리베르스쿨은 이어 “대형 출판사들이 할당된 학교 수를 채우지 못하면 총판을 바꾸겠다는 식으로 압력을 넣어 학교마다 수백만원씩을 지출해 저인망식 영업을 펴는 동안 교육부는 시정 조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리베르스쿨은 또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당초 출판사 희망 가격(1만 3800원)을 교육부 권장 가격(5490원)으로 내릴 수 없다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리베르스쿨은 “일선 학교 배포를 위해 교과서를 대량 생산하면 1권당 인쇄비와 종이값이 2149.4원이지만 대량 생산 이전 가제본을 하려면 9만 2290원이 들어간다”면서 “한국사 교과서 이념 논쟁 때문에 국회와 교육부 및 유관 단체에 제출한 교과서는 총 234권으로 1564만여원이 들었다”고 공개했다. 이어 “짜장면과 같은 가격에 교과서를 공급하는 방안은 60만~70만권을 단일종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국정 교과서 체제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F35 스텔스기 생산기지 美 록히드마틴 공장 가보니

    F35 스텔스기 생산기지 美 록히드마틴 공장 가보니

    미국 록히드마틴이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FX) 단독 후보인 F35A의 대당 가격이 2019년쯤 9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위사업청이 선행 연구로 예상한 대당 185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국방부 공동취재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F35의 생산기지가 있는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생산 공장을 찾았다. 미 공군 예비역 대장 출신인 개리 노스 부사장은 취재진에게 “미 공군에 납품하는 F35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2017년 이후 본격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 대당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현재는 F35 한 달 생산량이 3.5대지만 모든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포트워스 공장에서만 연 179대의 F35가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랜디 하워드 한국사업 담당 이사는 “F35A의 대당 가격이 (2019년이면) 8000만∼8500만 달러(약 860억∼91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록히드마틴의 이 같은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 록히드마틴 측의 추정치를 적용하면 우리 군이 도입할 F35 40대의 도입 가격은 3조 6000억원 수준이다. 군수지원, 무장 등의 추가 비용이 전체 사업비의 30% 수준임을 감안하면 총사업비는 5조원 수준으로 우리 정부의 총사업비 추정치 7조 4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적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향후 3200대 수준의 F35 판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를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F35 전투기의 도입 시기를 2018년으로 보고 있다. F35 전투기의 가장 큰 강점은 스텔스 기능이다. 이 기능은 지그재그 형태의 독특한 동체 형상을 통해 적의 레이더파를 분산시키고 특수 도료와 흑연이 가미된 외장 복합 소재로 레이더파를 흡수한다. F35 전투기 표면은 두께가 평균 1.5㎝다. F35의 또 다른 장점은 비행기 이·착륙 등의 조작이 쉬워 조종사가 전술비행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리 노스 부사장은 “기동성과 무장도 중요하지만 센서 융합 등 항전장비에서 F35는 단연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 같이 고성능을 갖춘 F35 전투기 제작 현장은 어떨까. 길이 1.8㎞(1.1마일), 너비 30m로 기다란 형상의 F35 조립 공장은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 데만 40분이 걸릴 정도였다. 작업 중인 생산 인력은 1500여명. 공장에서는 F35를 세 기종으로 세분화해 공군용 F35A, 해병대용 F35B, 해군용 F35C를 동시에 제작한다. A, B, C 각 기종의 생산 과정은 80% 정도 유사하지만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C형은 날개가 연료탱크 기능도 갖추고 있어 20% 더 크다. 협소한 공간에서도 수송하기 쉽도록 날개 접힘 기능도 있다. 이날 한 조립라인에서는 호주에 이양될 F35A 첫 전투기가 생산되고 다른 라인에서는 이탈리아에 다섯 번째로 이양될 F35A가 제작되고 있었다. 포트워스 국방부 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회복지 9급 22일 필기시험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이 22일 전국 3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가운데 올해 경쟁률은 15.3대1을 기록했다. 안전행정부는 20일 시도별로 1870명을 뽑는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 채용에 2만 8608명이 응시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쟁률은 21.7대1로, 올해는 선발 인원이 늘면서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모집인원 1870명 가운데 전일제는 1764명, 시간제는 106명을 뽑는다. 사회복지직 선발 숫자는 복지수요 증가에 따라 해마다 늘고 있는데 2012년 1439명, 2013년 1505명을 선발했다. 지역별 경쟁률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뽑는 서울시는 363명 선발에 전국 평균보다 높은 15.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336명을 선발하는 경기도는 13.7대1, 144명을 뽑는 부산시는 12.4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역별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54명을 선발하는 광주시로 25.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전시도 35명 선발에 24.7대1을 기록해 광주시 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경쟁률은 낮은 지역은 42명을 선발하는 울산시로 9.4대1이다.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 선발에 지원하려면 사회복지사 3급 이상의 자격증이 필수다. 자격증 소지자는 필수 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선택과목인 사회복지학개론, 사회, 과학, 수학 등 6과목 가운데 2과목을 골라 모두 5과목의 객관식 시험을 치르게 된다. 필기시험 날짜는 모든 시도가 같지만 합격자 발표와 면접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는 시도 별로 모두 다르다. 합격자 발표는 4월 중에, 면접시험은 4~5월에 시행되며 최종 합격자 발표는 5~6월에 이뤄진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화보] 美 F-35 생산공장을 가다

    [화보] 美 F-35 생산공장을 가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전투기(KFX)개발사업이 창조경제를 이끌 유망주로 떠오르는 가운데 우리 군이 2018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차기전투기(FX)의 단독후보 F35 전투기도 관심사다. 특히 2019년이 되면 이 기종의 대당 가격이 1500~1700억원에서 9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방부공동취재단은 지난 12일(현지시간) F35의 생산기지가 있는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의 록히드마틴 생산공장을 찾았다. F35전투기의 가장 큰 강점은 스텔스 기능이다. 이 기능은 지그재그 형태의 독특한 동체형상을 통해 적의 레이더파를 분산시키고 특수도료와 흑연이 가미된 외장 복합소재로 레이더파를 흡수한다. F35 전투기 표면은 두께가 평균 1.5㎝다. F35의 또 다른 장점은 비행기 이·착륙 등 조작이 쉬워 조종사가 전술비행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 공군 예비역 대장 출신인 래이 노스 부사장은 “기동성과 무장도 중요하지만 센서 융합 등 항전장비에서 F35는 단연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 같이 고성능을 갖춘 F35 전투기 제작 현장이 궁금해졌다. 길이 1.8㎞(1.1마일), 너비 30m로 길다란 형상의 F35 조립공장은 카트를 타고 둘러보는데만 40분이 걸릴 정도였다. 작업중인 생산인력은 1500여명. 공장에서는 F35를 세 기종으로 세분화시켜 공군용 F35A, 해병대용 F35B, 해군용 F35C를 동시에 제작한다. A, B, C 각 기종의 생산과정은 80% 정도 유사하지만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C형은 날개가 연료탱크 기능도 갖추고 있어 20% 더 크다. 협소한 공간에서도 수송하기 쉽도록 날개 접힘 기능도 있다. 이날 한 조립라인에서는 호주에 이양될 F35A 첫 전투기가 생산되고 다른 라인에서는 이탈리아에 5번째로 이양될 F35A가 제작되고 있었다. 개리 노스 부사장은 취재진에게 “미 공군에 납품하는 F35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어 2017년 이후 본격 양상 체제에 돌입하면 대당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현재는 F35 한달 생산량이 3.5대지만 모든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포트워스 공장에서만 연 179대의 F35가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랜디 하워드 한국사업 담당 이사는 “F35A의 대당 가격이 (2019년이면) 8000만∼8500만 달러(860억∼91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록히드마틴측의 추정치를 적용하면 우리 군이 도입할 F35 40대의 도입가격은 3조 6000억원 수준이다. 군수지원, 무장 등 추가비용이 전체 사업비의 30% 수준임을 감안하면 총사업비는 5조원 수준으로 우리 정부의 총사업지 추정치 7조 4000억원보다 2조 이상 적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향후 3200대 수준의 F35판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가장 낙관적인 추정치를 제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트워스 국방부 공동취재단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앗 물이다!… 22일 세계 물의 날

    앗 물이다!… 22일 세계 물의 날

    22일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앞두고 한국사진기자협회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1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개최한 기념 사진전에서 홍인기(왼쪽부터) 한국사진기자협회장, 한규범 K-water 경영지원본부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고중석 K-water 홍보실장이 서울신문 안주영 기자의 ‘앗 물이다!’ 작품을 보고 있다. 이 작품은 전국 사진기자들이 출품한 400여 점의 물 사진 가운데 금상을 받았다. 행사는 31일까지 진행된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1차 순경채용 필기시험 분석

    1차 순경채용 필기시험 분석

    올해 제1차 경찰공무원 순경 채용 필기시험(일반공채·경찰행정학과 특채)이 지난 15일 시행됐다. 경쟁률은 이전 시험보다 높아졌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일반공채 남성 부문(2070명 선발)에는 총 3만 8253명이 몰려 1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공채 여성 부문(512명 선발)의 경우 1만 1807명이 지원해 23.1대1을 나타냈다. 경쟁률만 보면 모두 지난해 제2차 순경 채용 필기시험(남 10.2대1, 여 16.1대1)보다 높아진 수치다. 이는 올해부터 일반공채 필기시험 과목 체계가 바뀌면서 나타난 변화로 분석된다. 필수과목으로 분류된 한국사·영어와 선택과목에 편입된 형법·형사소송법의 출제상 특징을 ‘경단기’를 통해 알아봤다. 문동균 강사는 “고대사(삼국시대~남북국시대) 영역에서 난도가 높은 문제들이 출제되면서 지난해 시험보다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고대사 비중이 높은 출제 경향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최근 역대 왕이 이룩한 여러 업적들의 ‘순서’를 묻는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 업적 내용을 단순히 암기하는 방식으로는 풀기 어려운 유형이다. 문 강사는 “보기로 주어진 지문과 문항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묻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평소 역사적 지식을 정확하게 학습하는 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영어 담당인 안미정 강사는 “문법 문제의 비중이 줄고 어휘 문제 수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면서 “독해 지문 길이도 지난해보다 짧아져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낮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어휘·문법 영역에서는 알맞은 전치사를 선택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warrant(영장), custody(구금), victims of crime(범죄 피해자) 등 경찰 관련 어휘 역시 눈에 띄게 등장했다. 안 강사는 “빈칸 추론 형태의 어휘 문제는 문장을 분석하는 논리력이 필요한 문제들로 평소에 예문을 많이 접하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순경 일반공채 기출 경찰 어휘에 대한 학습은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형법 과목의 경우 지난해 시험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중근 강사는 “배임죄, 유추해석, 사기죄 등과 관련한 문제가 나왔는데, 배임죄를 제외하면 늘 강조됐던 개념을 활용한 문제가 주를 이뤘다”고 진단했다. 형법은 판례 학습이 기본이다. 그렇다고 해서 판례 내용만 공부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게 김 강사의 설명이다. 그는 “판례만 보고 시험장에 가는 것은 ‘사상누각’이라 할 수 있다”면서 “우선 형법을 제대로 이해한 뒤 형법에 따라 판례를 공부하면 고득점도 가능하다. 두께가 얇은 판례 요약서보다는 판례 전문을 읽는 공부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형법과 달리 형사소송법 난도는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제기된다. 김 강사는 “주어진 문항 중 옳은 문항을 선택하라는 문제가 다수 나왔고, 형사소송법과 함께 수험생들이 잘 공부하지 않는 형사소송규칙 조문을 묻는 문제도 출제돼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거조사의 이의 신청’을 활용한 문제가 형사소송규칙과 관련된 문제 중 하나다. 또 형사소송법 영역(수사·재판·증거) 중 공판 이후의 증거와 관련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왔다는 점도 이번 시험의 특징이었다. 김 강사는 “형사소송법도 형법과 마찬가지로 판례와 법 조문을 종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면서 “형사 사건 처리 절차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권익위, 경남지역 이동신문고 운영

    국민권익위원회는 26일 함안군청을 시작으로 27일 사천시청, 28일 하동군청을 찾아 경남지역 ‘이동신문고’를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동신문고는 권익위가 직접 각 지역에서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해 주는 현장 민원 상담제도로, 복지노동·농림수산·재정 세무 등 각종 행정 분야와 생활법률 분야 전문 조사관들이 상담반을 구성해 실시한다. 진주, 남해, 고성, 창원, 의령 등 인근 주민은 물론 다른 지역 주민들도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이동신문고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이동신문고에서는 공공분야 예산낭비와 각종 부패행위, 국민 건강·안전과 소비자의 이익 등에 대한 신고·접수도 병행한다. 아울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의 복지 분야 상담사도 함께 참여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비수급 빈곤층을 발굴, 지원을 연계할 예정이다. 또 26일 오후 2시에는 함안군 산인 농공단지에서 중소기업의 고충 해소를 위해 입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도 개최한다. 이동신문고에 제기되는 민원은 현장에서 즉시 해결하거나, 고충 민원으로 접수해 정밀조사 및 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쳐 처리하게 된다. 권익위는 지난해 전국 51개 지역에서 이동신문고를 운영해 총 1748건의 민원을 상담하고, 그중 633건의 민원을 즉시 해결했다. 올해는 32개 지역에서 지역형 이동신문고를 운영하며, 외국인 근로자, 소상공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맞춤형 이동신문고도 18차례 운영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선행학습 금지법’ 대로라면 수능 미뤄야할 판

    교육부가 선행학습을 금지하겠다며 내놓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법’(선행학습 금지법)이 학교 교육과정과 대입수학능력시험 등과 상충하는 부분이 많아 또다시 논란이 일 전망이다. 1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선행학습 금지법 시행령을 이달 말 입법예고하기 위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의견을 내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수능과 연합학력평가, 경시대회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수능 출제범위는 고교 3학년 과정까지이지만 11월 둘째 주에 시행되는 까닭에 선행학습이 불가피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수능 일정 조정도 검토해 봐야 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했다. 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현 수능 체제에서는 수능을 치르기 이전에 모든 교과목 진도를 나가야 한다. 이에 따라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능을 뒤로 미루는 일정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전국연합학력평가도 문제로 거론됐다. 학교마다 선택 과목을 마치는 시기가 각각인 탓에 시험 출제범위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만 해도 고2에 배우는 학교와 고3에 배우는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연합학력평가에서 선행학습이 공공연히 용인됐지만, 선행학습 금지법 시행령이 마련되면 연합평가의 시험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학년 구분 없이 출제되는 경시대회에도 학년별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일반고보다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사고와의 형평성도 문제로 거론됐다.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사고는 그동안 2학년 2학기까지 수학 과목을 모두 배우는 등 선행학습의 우려가 제기돼 왔다. 선행학습 금지를 위해서는 자사고에도 손을 대야 한다. 선행학습을 가르치는 학원에 대한 제재와 처벌도 시행령으로 만들 수 없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시교육청 학원정책팀 관계자는 “법으로는 규정하고 있지만 처벌 규정은 없는 상황”이라며 “상위법에 처벌 규정이 없어 시행령에서도 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선행학습 광고를 하면 적발을 하고 이를 또다시 어길 시 세무조사를 하는 등 ‘변칙적 단속’에 대한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이러한 의견을 모아 이달 말 입법 예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대학지원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수능 일정을 변경하기 어려워 3학년은 시행령에서 예외로 두는 방법 등도 나오고 있다”면서 “입법 예고 이후 부작용 등 의견을 5월 초까지 수렴해 9월 12일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학술원 회장에 권숙일 명예교수 선출

    학술원 회장에 권숙일 명예교수 선출

    대한민국학술원은 14일 총회를 열어 권숙일(79) 서울대 명예교수를 35대 회장으로, 이성무 한국역사문화연구원장을 부회장으로 선출했다. 권 회장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 한국과학재단 이사, 한국물리학회장, 과학기술처 장관 등을 역임했다. 공동 저서인 ‘강유전체 입문’과 여러 연구 논문을 썼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국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 부원장, 국사편찬위원장, 한국사학회장 등을 맡았다.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 우리는 언제 누구와 왜 접속하고 단절하는가

    우리는 언제 누구와 왜 접속하고 단절하는가

    단속사회/엄기호 지음/창비/308쪽/1만 5000원 사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 살고 있으면서도 사회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은 변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점이 생겨나는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정보사회’ ‘양극화 사회’ ‘고령화 사회’ 등 시대에 따라 사회를 규정하는 이름도 끊임없이 달라진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등을 통해 한국사회 청년담론을 연구해 온 저자가 최근의 한국사회를 읽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 ‘단속사회’를 출간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전적 의미의 ‘단속’(團束)이 아니라 부제에서 보듯 ‘차단과 접속’(斷續)의 관점에서 사회현상을 꼼꼼하게 짚어 나간다. ‘우리는 언제 누구와 접속하며 또 언제 누구와 단절하는가’란 질문을 던지면서 지난 10여년간 중산층 밀집지역, 노동조합 등 시민사회에서의 현장사례 연구를 통해 그 답을 차근차근 풀어낸다. 그러면서 한국사회의 시민 대다수가 자기가 속한 가족, 직장 내에서 소통이 매끄럽지 않음을 호소하면서도 정작 불통의 당사자와 1대1로 소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런 스트레스를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인 또 다른 힐링 공간에서 해소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과 다른 남의 생각을 단절하고 소통에 무력하며 자신과 친밀한 ‘취향의 공동체’에만 접속하는 것이 ‘단속사회’의 대표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 ‘곁’에는 말을 듣는 사람은 점점 사라지고 자기 말만 들어달라는 사람만 가득해지고 있으며, ‘곁’을 파괴하고 ‘편’을 강요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편’만 남고 ‘곁’이 파괴된 사회를 과연 바람직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반문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앱 덕분에 학원 안 보내도 되겠네~

    월 정액을 내면 260만곡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음원 사이트 ‘멜론’처럼 월정액을 내면 EBS 문제집 15권 분량의 영어 듣기평가 문항과 해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나왔다. 잘 안 풀리는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30분 안에 누군가 풀이법을 답해주는 ‘소셜러닝 학습 서비스’도 있다. 정보기술(IT)이 사교육비를 절감시키는 방향으로 선순환을 이뤄낸 사례다.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업체인 에듀터틀은 10일 “EBS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월 5900원에 활용할 수 있는 ‘EBS 스마트 리스닝’ 앱을 개발했다”면서 “등하굣길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해 영어 듣기평가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근일 에듀터틀 개발팀장은 “멀티미디어 매체인 스마트폰은 듣기평가 학습에 최적화된 기기라고 판단해 듣기평가 관련 앱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현직 교사인 전국 영어교사 모임에서 EBS 문제를 검토해 매달 콘텐츠를 업데이트한다”고 말했다. 앱은 EBS 문제집 15권 분량, 6000여개 문항을 탑재했다. 상, 중, 하 난도에 따라 1200~3000원의 패키지를 활용하거나 6000~8000원을 내고 모의고사 20~40회 분량을 활용할 수도 있다. EBS 스마트 리스닝은 학생용뿐 아니라 학교용 앱으로도 개발됐다. 학교용은 교사가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조절해 학생들에게 출제하는 기능을 탑재시켰다. 학교용은 사용 신청 절차에 따라 학교 인증을 받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강남구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인 ‘강남인강’ 역시 1년에 3만원을 내면 500여편의 강의 동영상을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목별 강의 동영상과 함께 공부법에 대한 강의도 제공한다. ‘바로풀기’란 말을 줄인 ‘바풀’(www.bapul.net) 앱에서는 안 풀리는 수학 문제에 답을 아는 누군가가 풀이 답변을 달아주는 소셜러닝 학습 서비스다. 질문의 90%가 30분 안에 해결되고, 카테고리와 태그로 수학 문제 유형을 정리했다. 예를 들어 ‘확률’에 특히 취약한 학생이라면, 확률에 관한 문제를 모아서 볼 수 있다. ‘바풀’은 앱프랜차이즈 형태로 유명 학원강사와 개인 고객에게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별도 플랫폼을 제공하는 수익모델을 채택하고, 수학 문제 질문·풀이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을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배포한 ‘역사여행’ 앱은 삼국시대 지역과 문화재에 대해 안내한다. 넷스코가 개발한 무료 앱인 ‘타임라인-한국사’는 한국사 연표를 정리하고, 인물과 사건별 검색 기능을 갖췄다. 같은 회사의 무료 앱 ‘타임라인-미술관’은 시대별 화가와 작품 소개에 특화되어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서울은 넓고 그리고 깊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장기연재한 ‘서울택리지’가 서울의 윤곽을 더듬는 도시학적 탐사였다면 이번에 후속으로 선보이는 ‘서울택리지-테마기행’은 서울의 속살을 찬찬히 살펴보는 풍물적 탐사의 성격을 띨 것입니다. 먼저 세계 최고,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의 아파트와 아파트 문화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 서울의 극장, 백화점, 호텔, 공원, 시장의 명멸사(明滅史)를 추적할 작정입니다. 서울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지하상가와 지하도, 고가도로와 육교의 부침이나 한강 다리와 나루의 변천도 들여다보기의 대상입니다. 물난리와 하천복개, 전차, 판자촌과 달동네, 다방·댄스홀 같은 유흥업소에 얽힌 흘러간 추억도 되새김해 볼만할 겁니다.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이내믹이 지배하고 있는 서울의 변화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어쩌다 아파트가 서울의 압도적 주거문화가 됐을까 아파트는 서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한국사회를 읽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서울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 도시경관을 아파트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여성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교수가 2007년에 출간한 ‘아파트 공화국’은 파리의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줄레조는 1990년 서울 방문길에서 공룡처럼 군림하고 있는 아파트와 아파트단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주저 없이 ‘서울의 아파트’를 박사학위 논문의 연구주제로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서울의 아파트 건설 이유와 한국인들의 아파트에 대한 열망을 분석해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10년 넘게 걸린 긴 조사과정을 통해 그녀는 왜 아파트가 서울의 지배적인 주거형태가 됐으며, 한국의 중산층은 왜 아파트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다. 이방인의 눈에는 희귀한 이상현상이었지만 한국사람들은 덤덤했다. “그런 것도 연구대상인가”라는 조롱 섞인 핀잔을 극복하고 줄레조는 200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아파트문화 분야연구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받는다. 유수 기관들이 그녀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다. 줄레조의 의문에 한국사람들의 답은 한결같았다.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아파트라는 거주형태의 선택이 불가피했다고. 우리가 알고 생각하는 대로다. 그러나 줄레조의 연구결과는 달랐다. 한국사회에서 아파트는 ‘압축된 현대성’(compressed modernity)의 반영이었다. 아파트는 돈이나 주식과 비슷한 환금성을 가진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1970~80년대 산업화를 담당한 권위주의 정권과 재벌, 중산층이 맺은 ‘3각 동맹’이 아파트를 상위 계급화했다고 주장한다. 아파트는 서울사람, 나아가 한국인 욕망의 상징이며 3각 동맹이 건재하는 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아파트와 아파트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비평한다. 영화평론가 이형석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집의 역사’와 다름없다”라면서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갖는 것을 중산층 평균적 삶의 실현으로 봤다. 주거지역과 평형, 아파트 건설회사의 브랜드가 신분을 드러내고, 재개발이나 뉴타운 공약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고, 아파트 정책이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이다. 2004년에 출현한 초고층 최첨단 주상복합 아파트는 또 다른 성공과 신분을 상징하는 ‘욕망의 바벨탑’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칼럼리스트 우석훈도 줄레조의 분석에 동의하면서 중산층의 욕망과 개발독재의 획일성이 결합된 부동산정책과 아파트공화국의 파국을 예고했다. ‘아파트 한국사회’를 펴낸 건축가 박인석(명지대)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라고 비판의 대상을 좁혔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담장을 둘러친 ‘단지’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는 아파트를 열악한 도시환경이라는 사막 속에 자리 잡은 ‘사설(私設) 오아시스’라고 명명하면서 오아시스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임대아파트 단지, 분양아파트 단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처럼 아파트 단지가 재산가치에 따라 계급화하면서 계층적으로 폐쇄성을 띤다고 보았다. ‘단지 해체’가 왜곡된 아파트문화를 바로잡는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정아파트부터 와우아파트까지… 아파트의 부침 아파트가 서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였다. 일제는 회현동에 3층짜리 공동주택(미쿠니아파트)을 지은 데 이어 1932년 충정로에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충정아파트(도요타아파트)를 지었다. 혜화동과 적선동 등에도 아파트가 선보였다. 주로 일본인 임대·거주용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8층짜리 반도호텔(지금의 롯데호텔)이었으니 충정아파트는 당장 도시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아파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 르 코르뷔지에가 주창한 미래주택 개념에 따른 획기적 건축물이었다. 이 아파트는 한때 호텔(트레머호텔, 코리아관광호텔)로 개조됐다가 다시 아파트(유림아파트)로 되돌아갔다. 1979년 충정로 8차선 확장으로 건물 절반이 뜯겨나가는 곡절을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충정아파트를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로 공인, ‘100년 후의 보물, 서울 속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정부 수립 이후 지어진 최초의 민간아파트는 1958년 중앙산업이 성북구 종암동에 세운 종암아파트였다. 17평짜리 4층 건물에 152가구가 살았다. 정식명칭은 ‘종암 아파트먼트 하우스’였지만 ‘종암아파트’로 줄여 부르면서 ‘아파트’라는 용어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잘나가는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들이 입주했으며 최초의 옥내 수세식 화장실과 입식 부엌이 장안의 화제였다. 특히 양변기로 대변되는 화장실 문화의 대혁명을 알린 옥내 좌식화장실은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같은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해괴망측한 서양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돌이 깔린 침실이 현관이나 주방, 거실보다 한 단이 높은 특이한 구조였다. 1995년 종암선경아파트로 재건축됐다. 1962년 안양으로 이전한 마포형무소 자리에 대한주택공사가 최고급 마포아파트(도화동 삼성아파트)를 건립하자 서울의 모던보이와 모던걸 사이에 아파트는 일약 선망의 대상이 됐다. 입주 초기 연탄보일러 중독사고가 연발하고 부유층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아파트주변에 담장을 쌓아 외부와 격리시키는 ‘자폐적 공간’을 조성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세계 유일의 ‘한국형 아파트 단지’의 모델등장이었다. 서울로의 ‘광적인’ 인구유입은 주택난을 부채질했다. 도심과 가까운 지역의 산비탈과 국공유지변 하천부지를 꽉 메운 토막집과 판잣집을 밀어내고 시민아파트를 지었다. 당시 지은 낙산 시민아파트 등 대부분 시민아파트는 경관훼손 사례로 낙인 찍혀 1990년대 철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김현옥 시장(1966~70년 재임)이 주도한 시민아파트는 본래 철거민 수용용이었다. 시민아파트 1호는 천연동 금화아파트였다. 한 서울시 공무원이 해발 203m의 산꼭대기에 아파트를 짓는 이유를 묻자 김 시장은 “이 바보야 높은 데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 볼 것 아니냐”라고 답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전해진다. 1968~69년에 지은 시민아파트는 어김없이 산허리 또는 산등성이에 지어졌다. 전시행정의 표본이었다. 그래서인지 경관 하나는 끝내주는 금화아파트는 아직도 살아남아 개발연대기의 암담함을 나타내는 영화촬영장으로 쓰인다.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 뚫린 물길은 막을 수 없었다 도심재개발 차원에서 이뤄진 세운상가와 낙원상가, 청량리 대왕코너(롯데백화점 청량리점)는 요즘 주상복합아파트의 원조격이다. 특히 세운상가 아파트는 1960년 후반부터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이 들어서는 1970년대 초까지 상한가를 쳤다. 18~25평의 작은 평수였지만 대규모 상가와 엘리베이터를 갖춘 이 아파트에 사회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입주했다. 사대문 안에 밀집된 직장에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상류층 집결지였다. 세운상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집창촌으로 알려졌던 ‘종삼’과 무허가 판자촌 철거로 얻어진 1만 3000평의 공지 위에 종로~청계천~을지로~퇴계로까지 무려 1km를 8개의 건물이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심의 괴물이었다. 아파트의 고급화는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에서 처음 시도됐다. 대한주택공사가 1970년에 지은 한강맨션은 중앙집중식 난방을 채택한 첫 호화 아파트였다. 시민아파트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으려고 ‘아파트’ 대신 ‘맨션’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계약 1호는 27평형을 구입한 탤런트 강부자였다. 고은아, 문정숙, 패티 김 등 연예인들이 줄지어 입주했다. 분양이 대박 나자 당시 현대건설 정주영 사장이 장동운 주공 총재에게 “아파트 사업 그거 돈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를 비롯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아파트사업에 뛰어드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1970년 4월8일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의 붕괴로 위기를 맞았지만 뚫린 물길을 막을 수 없었다. 바야흐로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의 문턱을 막 넘어섰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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