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국사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우주 산업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한미 동맹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단체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 히로시
    2026-03-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42
  • 대기업 하반기 공채 시즌 ‘스타트’

    대기업 하반기 공채 시즌 ‘스타트’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각 대기업이 하반기 공개 채용에 나섰다. 대부분 추석을 전후한 다음달 초중반부터 공채를 준비하는 모습이지만 경기 하락의 우려 속 대기업조차 신규 채용인원을 늘리는 곳은 드물어 하반기 취업은 여전히 좁은 문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20일 전략지원과 개발·플랜트 분야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공계를 중심으로 뽑는 개발부문은 신입사원 모집은 정기 공채형식으로 진행된다. 지원서 접수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HMAT), 핵심역량면접과 직무역량면접으로 구성된 1차 면접과 종합면접, 영어면접으로 이뤄진 2차면접, 신체검사 순이다. 인문계가 중심인 전략분야는 상시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다. 단 상시 채용 지원자의 불안감 등을 없애기 위해 하반기부터는 서류전형 결과를 매달 한 차례씩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선발인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약 2500명을 뽑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그룹도 추석 이후인 다음달 중순부터 하반기 대졸공채를 시작한다. 상반기와 비슷한 40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채용 일정과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필기시험 격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일은 오는 10월 12일로 정했다. 상반기와 엇비슷한 1000여명의 대졸공채 사원을 채용할 예정인 SK그룹도 다음달 1~22일 원서를 접수한다. SK는 입사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을 위해 다음달 17~18일 이틀간 ‘SK탤런트 페스티벌’을 계획 중이다. 프레젠테이션 참가자는 서류전형이 제외된다. 인적성검사(SKCT)는 오는 10월 19일이다. LG그룹은 올해 채용방식을 크게 바꾼다. 14년간 유지한 계열사별 채용이 그룹 채용으로 변경된다. 한 지원자가 최대 3개 계열사까지 중복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언어이해, 언어추리, 수리력, 도형추리, 도식적추리 등에 한국사와 한자가 포함된 인문역량이 올 하반기 공채부터 추가됐다. 직무와 관련 없는 단순 스펙쌓기를 지양하겠다는 뜻에서 인턴, 봉사활동, 자격증, 공모전, 어학성적 등 일체 자격증은 받지 않기로 했다. 모집인원은 2000명으로 다음달 1~17일 통합 채용사이트를 통해 원서를 받는다. 하반기 대졸공채 900명, 인턴 400명 등 1300명을 채용할 계획인 롯데그룹도 다음달 2~16일까지 원서를 받는다. 롯데는 올 하반기부터 여성인력 채용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한다. 두산그룹 역시 다음달 1일 채용사이트를 열어 1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인적성 시험을 없앤 한화는 계열사별로 채용을 진행한다. 채용규모는 400~50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개 계열사에서 900명을 뽑을 예정인 CJ는 다음달 15~25일 원서를 받는다. 유영규 기자·산업부 종합 whoami@seoul.co.kr
  • [여행 가방]

    27일 일산 ‘아쿠아플라넷 콘서트’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오는 27일 ‘아쿠아플라넷 콘서트’를 연다. 비발디의 ‘사계’ 등 클래식과 가요 ‘거위의 꿈’ 등 다양한 음악을 선사한다. 당일 관람객 중 선착순 30명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오는 9월부터는 유료공연으로 전환된다. 아쿠아플라넷 페이스북과 한화리조트 페이스북에서 관객 초대 이벤트를 22일까지 진행한다. 에버랜드 ‘詩 콘서트’ 함께 즐겨요 에버랜드는 오는 23일 오후 6시부터 ‘별빛요정의 비밀정원’에서 ‘시(詩) 콘서트’를 연다. 시인 나희덕 등이 관객들과 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다. 인디밴드들의 버스킹 공연(거리 콘서트)도 즐길 수 있다. 오는 30일 오후 8시 50분부터는 ‘박칼린의 주크박스 콘서트’ 공연에 이어 멀티미디어 불꽃쇼가 펼쳐진다. 관람객은 무료다. 김해 롯데워터파크 할인 이벤트 경남 김해의 롯데워터파크가 지난 18일부터 오는 10월 5일까지 김해, 부산, 울산 및 경남 지역 거주 주민을 대상으로 본인 및 동반 3인까지 입장료를 40% 할인한다. 이 기간 제휴카드로 입장권 구매 시 본인은 50%, 동반 3인은 40% 할인받을 수 있다. 1661-2000. 곤지암리조트 ‘늦여름 패키지’ 판매 서브원 곤지암리조트가 이달 24일부터 내달 6일까지 주 중(일~목요일)에 이용할 수 있는 늦여름 패키지를 판매한다. 프라임 객실 1박, 화담숲 입장권 등이 포함된 화담숲 패키지는 16만원, 패밀리스파 입장권 등이 포함된 패밀리스파 패키지는 19만원(각 세금포함)이다. (02)3777-2100. 새달 26일 ‘노르웨이 워크숍’ 개최 노르웨이관광청이 오는 9월 2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연례행사인 ‘노르웨이 워크숍’을 개최한다. 핀에어, 대한항공, 스칸디나비아 항공 등 북유럽 취항 항공사와 호텔 등 노르웨이 전역의 23개 관광 업계 대표들이 참석해 정보 공유의 장을 펼친다. 올해는 특히 덴마크 관광청에서 참가해 눈길을 끈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 12개 부문 석권 페루관광청 한국사무소는 에콰도르에서 열린 ‘2014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 페루가 12개 부문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미식과 문화유산, 숙박 부문 등에서 고르게 수상했다고 페루관광청은 덧붙였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는 전 세계 호텔, 항공 여행산업 전반에 걸쳐 최고를 가리는 상으로 ‘여행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린다.
  • 제주대에 또 30억 기부 재일동포 김창인씨… 총 200억

    제주대에 또 30억 기부 재일동포 김창인씨… 총 200억

    재일동포 사업가 김창인(85)씨가 20일 제주대에 대학발전기금으로 현금 30억원을 또 내놓았다. 김씨는 2008년 ‘재일제주인센터’ 건립에 써 달라며 현금 30억원을 제주대에 전달한 이래 꾸준히 기부와 나눔을 이어 그동안 모두 200억원을 제주대에 기부했다. 김씨는 “세계는 물론 한국사회가 금전·권력 중심의 물질주의에 기인하는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이 진심을 최우선하는 성심주의를 자각해 공평무사심·봉사심·공존공영심을 가져야 하며 제주대에 대한 지원은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김씨가 낸 발전기금은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본관동 건립 등에 쓰일 예정이다. 그동안 김씨가 기부한 발전기금은 재일제주인센터 운영과 연구사업 지원, 문화교류비 건립과 외벽 공사비, 재일본제주인사 연구와 편찬 등에 사용됐다. 제주대는 김씨의 기부·나눔의 뜻을 기려 현재 교수와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김창인회장 실천철학’의 정규강좌, 특별연수회 등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에서 태어나 한림초를 졸업한 뒤 16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기업가로 큰 성공을 이뤘다. 그는 현재 오사카에서 남해회관 등 다수의 기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공적 영역 붕괴로 수많은 희생 망각 않고 다음세대에 전해야”

    “우리는 늘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죽음을 잊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왔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전진하는 것만이 살아있음의 징표라고 생각해 왔죠.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서서 (세월호 참사와 동일본 대지진으로 희생된 이들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돌이켜볼 시간입니다. 죽은 이가 남긴 것을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게 살아남은 자들이 앞으로 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재일교포 2세로 일본에서 비판적 지식인, 스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상중(64) 세이가쿠인대 총장이 처음 소설에 도전한 이유다. 그간 다수의 학술·인문서로 주목받아 온 그가 2010년 아들의 죽음에 이어 이듬해 동일본 대지진에서 마주한 수많은 죽음을 성찰한 소설 ‘마음’(사계절)을 펴냈다. 그는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는) 전혀 치유되지 않았다. 아들의 죽음을 다뤘기 때문에 소설이란 장르를 택하지 않으면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고 소설가로 변신해야 했던 또 다른 이유를 설명했다. 주인공 ‘나오히로’는 아들의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30만부가 팔릴 정도로 화제를 모은 소설은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 청년과 선생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나누는 삶과 죽음, 구원과 치유, 절망과 희망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실제 시신 인양 자원봉사자로 나섰던 그의 학교 졸업생을 모델로 했다. 강 교수는 소설이 한창 번역 중이던 지난 4월 세월호 참사를 보며 동일본 대지진과 ‘닮은꼴’임을 목도했다. 두 사건 모두 공적 영역이 붕괴됐음을 보여 주는 사례였던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우리는 일본의 국가, 공적 영역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저 역시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300여명의 학생들이 산 채로 물에 빠져 방치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걸 바라본 한국인들도 국가, 공적 영역의 붕괴를 실감했을 테지요. 이제 인간은 개인이 스스로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처음 소설을 썼을 때만 해도 그는 대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1923년 간토 대지진 이후 한국인을 학살하고 군국주의의 길로 내달린 당시의 일본처럼 현재의 일본 역시 극우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베 정권은 도쿄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며 비극을 지워내고 있다.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망각하는 사회’다. “가장 두려운 것은 3년 뒤 이 비극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의 일본 아베 정권처럼 동일본 대지진을 망각하고 올림픽을 향해 나가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그가 기대하는 것은 문학의 힘이다. 강 교수는 몇 년 뒤 한국에서도 세월호 사건에서 출발한 문학 작품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와 달리 경제적, 물질적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극복이 더 힘들 겁니다. 정치가나 경제인들의 말이 모두 공허하게 들릴 테죠. 눈에 보이지 않는 걸 눈에 보이게 하고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결국 문학의 힘입니다. 세월호 사건 이후 여러 문학 활동들이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거라 기대합니다.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상속 체계가 이 사회에 존재해야 하니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열린세상] 프란치스코 정신과 중간광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프란치스코 정신과 중간광고/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면담하고 난 직후여서 그랬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각보다 늙고 힘들어 보였다. 지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는 그를 제대 앞 지척에서 뵈었을 때 순간 너무나 힘들고 지친 인간적인 모습에 놀랐다. 미사에 참석한 나를 포함한 5만여 가톨릭 신자는 ‘비바 파파(viva papa, 교황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고, 언론들도 그의 방한을 대서특필하며 환영과 기대를 표시하고 있었지만 정작 교황은 초라하기까지한 소탈한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날도 그는 입버릇처럼 하시던 “나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했다. 이후 생방송되고 연일 신문의 1면을 장식했듯이 그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한 그는 4박5일간의 방한 기간 동안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근본적 메시지와 성자적 실천을 전파해 사람들을 놀라서 깨어나게 했다. 한 신문의 기고문에서 신달자 시인은 교황의 한국방문 “100시간이 갖는 의미는 100년을 느끼고 재생하는 그리스도의 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두고두고 되새길 100년의 가르침을 주고 가셨다는 것이다. 짧은 방한기간 동안 교황이 주신 말씀과 실천은 최소한의 ‘들을 귀’가 있는 사람들에게 저마다 나름대로 공감과 울림, 성찰적 반성과 감동적 치유, 가난한 마음과 실천적 의지 등으로 새겨졌을 터다. 100년의 가르침에 해당된다는 교황의 방대하고도 깊이 있는 메시지들을 요약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게다. 다만 ‘사랑하는 한국땅, 한국사람’들에게 남긴 그의 소중한 메시지들을 그것의 영향력과 파급력의 크기, 교황의 인기, 심지어 경제적 효과나 정치적 이해관계 등 속물적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건 경계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진정 되새길 것은 ‘프란치스코 효과’가 아니라 가난한 성자이신 교황이 남기고 간 ‘프란치스코 정신’이다. 그는 성직자들이 부와 명예, 권력 등 속세의 욕망에 어느새 사로잡힐 수 있음을 경계하며 “목자에게는 양 냄새가 나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최고위 가톨릭 성직자가 아니라, 초라하고 가난한 양치기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셔서 100시간 동안 머물다 가셨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값비싼 향수냄새가 아니라 불편할 수도 있는 소박한 인간 교황의 양 냄새에 울고 웃고 치유도 받을 수 있었다. 스스로 낮추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챙김으로써 영육 간에 건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 있음을 새삼 되새기게 됐다. 프란치스코 정신이 특히 가진 자와 있는 자에 깃들어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을’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먼저 돌보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교황이 그랬던 것처럼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사랑으로 품어 세월호 문제를 속 시원하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참혹한 세월호 참사에서도 체험한 바 있지만, 프란치스코 정신을 되새기며 우리 사회가 물질보다 생명, 정신, 영혼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로 거듭날 수는 없는 것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교황 방한 중이던 지난 17일 문화방송(MBC)이 한 탐사프로그램에서 자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려고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방송을 하는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 됐다. 방송통신위가 지난 8월 초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검토를 발표하면서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종합편성채널 등 케이블채널과 같이 중간광고 허용을 주장해 왔고, 일부 학자들도 지상파업계의 편을 들고 있다. 명분은 시청자 복지 향상, 한류콘텐츠 제작비 마련 등인데 진실은 종편 채널처럼 프로그램 도중에 광고를 넣어 돈을 더 벌자는 것이다. 프로그램 중간에 강제로 광고를 봐야 하게 생겼는데 무슨 시청자 복지란 말인가. 중간광고는 프로그램 중간에 살짝 끼워 넣는, 그저 그런 광고가 아니다. 중간광고는 시민이 자유롭게 향유해야 할 방송문화의 파괴자이고 국민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매국노다. 미국 지상파 등도 중간광고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거대한 황무지’(vast wasteland)로 전락했다는 미국 상업방송이 우리의 모델이 돼선 안 된다. 진짜 문화 선진국인 유럽의 공영방송은 광고를 아예 금지한다. 지상파 방송 지원책도 좋지만 죄 없는 시청자의 정신을 혼란하게 하는 중간광고 허용은 ‘정신 나간’ 정책이다.
  • 노란리본 단 파파, 고통받는 한국을 위로하다

    노란리본 단 파파, 고통받는 한국을 위로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광복절과 천주교 성모승천대축일을 맞아 한국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거듭 축원하면서 고통과 아픔 치유에 천주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방한 이틀째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나 아픔을 위로했고, 유가족이 건넨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사목 행보를 이어갔다. 가톨릭계에 따르면 교황이 성직자 옷인 수단이나 미사를 집전할 때 입는 제의에 성물(聖物)이 아닌 다른 상징물을 부착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교황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천주교 신자와 시민 등 5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인들은 국가의 역사와 민족의 삶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모님의 사랑과 전구를 인식하면서, 전통적으로 성모승천대축일을 거행한다”면서 “하느님의 계획대로 세상을 변모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이끌어 주시도록 간청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고 밝혔다. 교황은 또 “고귀한 전통을 물려받은 한국 천주교인으로서 여러분은 그 유산의 가치를 드높이고, 이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해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예정됐던 헬기 대신 KTX를 이용해 대전으로 내려간 교황은 이날 미사를 마친 뒤 대전과 충남 당진 등을 찾았고, 가는 곳마다 신자와 시민들이 몰려들어 축복과 은혜를 청했으며 교황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교황은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 초기 순교자 124위에 대한 시복식 미사를 집전하며 미사가 끝난 뒤 충북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장애인들과 수도자, 평신도들을 잇달아 만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오늘 69주년 광복절] “한·일 정상회담 개최 필요… 과거사-외교문제 분리 대응을”

    한반도는 2015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내년은 2차 세계대전 종전으로 벼락같이 왔던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해방과 한반도 분단의 비극이 시작된 지 70주년이 되는 역사적 시점이다.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1965년 국교 정상화로 관계 복원의 반세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이를 둘러싼 갈등은 청산되지 않고 있다. 70년 전만 해도 세계의 전략적 중심선에서 비켜나 있던 한반도는 이제 글로벌 경제의 주요 축이자 동북아 각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신문은 14일 광복 69주년을 앞두고 서희외교포럼(대표 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과 공동으로 ‘한반도 해방과 분단 그리고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주제의 좌담을 마련했다. 장 대표, 신복룡 건국대 석좌교수, 여인곤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과 시정 조치는 최근까지도 전 세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인류의 시대정신’의 발로로 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추구하는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는 결코 시대정신이 될 수 없으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관계에 대해서는 과거사와 외교 문제의 분리 대응을 주문했고,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컸다. 좌담에서는 한반도 분단의 일차적 책임은 김일성 주석에게 있으며, 향후 그에게 6·25 전쟁 피해뿐 아니라 통일을 지체시킨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정권 교체 때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우리의 ‘시계추 대북 정책’이 안정적인 남북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도 제기됐다. →아베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의 악화 문제는 무엇인가. -도시환 위원(도 위원):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등 현재 진행형의 과거사 문제는 일본의 불법적인 강점에 의한 식민주의 범죄로 반인도적 범죄 행위다. 국제사회의 철학이 인권 등 인류보편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고, 2001년 서구 노예제도와 식민지 지배의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한 더반선언에 이어 아주 최근인 지난해 6월과 9월에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각각 식민통치를 사죄하고 배상을 하는 등 역사적 과오에 대한 시정 조치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이 됐다. -최동주 교수(최 교수): 군 위안부 문제가 국제노동기구(ILO)의 의제로 제시됐다는 건 중요한 문제다. 위안부를 강제 노동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일본은 1932년 11월 강제노동협약을 비준했고, 1944년 11월까지 효력이 유지됐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ILO에서 의제로 논의해야 하지만 일본 정부의 강력한 로비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ILO에서 위안부 문제를 의제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우리 스스로가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아베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도 위원: 일본은 1905년 러일전쟁을 통해 독도를 자국 영토로 침탈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카이로 선언(1943년)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1951년)을 통해 독도는 일본의 행정적 지배 범위에서 제외됐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한반도에 대한 점령지 권리 즉,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으로 한국의 독립을 부인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신복룡 교수(신 교수): 독도는 일본 국익에 치명적이지 않다. 절박하지도 않으면서 ‘정치적 제스처’만 하고 있다. 한 일본 학자는 “한국은 독도가 한국 영토를 입증하는 일본 측 자료를 갖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도 일본 영토임을 입증하는 한국 측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말이 사실이라는 데 있다. 독도 문제는 한·일 양국 학계 간의 전쟁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과 한반도 분단에 대한 우리 안의 인식 차이도 커 우려된다. -도 위원: 식민지근대화론의 핵심은 일제강점기의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해방 이후 산업화의 토대가 됐다는 주장이다. 매우 자의적 해석으로 조선 후기의 위기도 과장했을 뿐 아니라 식민 체제에서 우리 경제는 대단히 불평등했다. 생산수단은 소수 일본인이 장악했고, 조선인의 인적 자본 형상은 제한적이었다. -여인곤 위원(여 위원): 한반도의 학교 설립과 신문 창간, 전기·전차·철도 개통, 항만 건설 등 한국의 근대화는 일제의 식민 지배 이전인 19세기 말부터 서양의 투자나 자생적으로 시작됐다. 일제가 경인선, 경부선, 경의선, 경원선 등 철도를 부설하고 항만 등을 건설한 건 한국의 근대화가 아니라 식량과 자원 수탈, 그리고 만주와 중국 침략의 교두보 확보 차원이었다. -신 교수: 한국사학사의 기본적인 함정은 망국에 대한 자기 성찰과 회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망국의 일차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지만 식민지근대화론의 경우 그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 친일 사학이 아닌 바에야 식민지 시대가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말하는 학자는 없다. 다만 식민지 시대를 거쳐 한국의 산업화가 진행되었다고 말할 뿐이다. -여 위원: 해방 후 한반도의 38선 분할은 일본군 무장해제를 목적으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이 제안하고, 소련 스탈린이 동의해 획정된 미·소 양국의 합작품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분단의 책임은 김일성 주석과 소련에 있다. -최 교수: 38선은 미국 입장에서 소련의 일본 군정 참여를 저지하기 위해 일본 본토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소련군 진격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가 작용했다. 결국 38선이 한반도를 지리적, 이념적으로 둘로 나누고 전쟁의 불씨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 -신 교수: 김일성 주석은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오판하고 개전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의 오판으로 300만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통일은 70년이 지나도록 미뤄지는 어리석은 결과마저 초래됐다. 나는 김 주석에게 6·25전쟁의 일차적 책임뿐 아니라 분단과 통일을 지체시킨 책임도 크게 물어야 한다고 본다. →남북관계와 북핵, 한·일 갈등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 위원: 북핵 위기가 20년이 됐지만 해결 전망이 매우 어둡다. 박근혜 정부가 북핵 폐기를 목표로 하되 우선 차선책으로 북핵 개발부터 동결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 및 핵 동결과 우리의 5·24 대북 조치 해제를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 -장철균 대표: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정권 교체 때마다 대북 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과 이로 인한 ‘안보 공회전’이 반복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대북 정책은 정권에 상관없이 일관적이어야 한다. -도 위원: 아베 총리가 지난해 ‘침략의 정의’를 부정한 데 이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건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군국주의 부활의 궤적으로 봐야 한다. 아베 총리의 의도를 경계하며 주시해야 한다. -신 교수: 일본의 우경화는 시대정신이 아니다.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오히려 오랜 경제 침체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우경화가 발현되는 측면으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일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최 교수: 중장기적으로 볼 때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대일 외교를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정상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 위원: 현재와 같은 과거사와 외교 문제를 연계하는 방식으로는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갈 수가 없다. 두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서는 자위대의 개입 조건과 범위를 반드시 우리 정부가 미국과도 미리 협의해야 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문화마당] 황사영 백서/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황사영 백서/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조선 후기에 탄압받던 천주교도들이 보인 대응 중에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사례로는 ‘황사영 백서’ 사건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 순조 원년인 1801년에 발생한 대규모 박해로 천주교도들은 체포되거나 흩어져 피신했다. 시골에 잠시 몸을 숨긴 젊은 선비 황사영(1775~1801)은 빛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북경에 주재한 프랑스인 주교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비단에 썼으므로 흔히 백서로 불린다. 그러나 도중에 발각되었고, 자신도 체포돼 처형당함으로써 황사영의 의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백서의 대부분은 황사영이 그동안 보고 들은 순교자들의 이야기를 개인별로 상세히 적어 보고하는 내용인데, 백서의 말미에서 주교에게 제시한 난국의 타개 방안이 문제가 됐다. 그 핵심은 무고한 백성(천주교도)을 잡아 처형하는 조선 정부를 제어하도록 청나라 황제에게 청원해 달라는 것과 신부들을 태운 서양 군함을 조선에 파견해 시위함으로써 조선 정부가 탄압을 중지하도록 압력을 가해달라는 것이었다. 바로 이 때문에, 조선왕조가 망한 후에도 황사영은 외세를 끌어들이려 한 매국노 내지는 민족반역자로 두고두고 비난받았다. 이는 황사영의 절박한 호소를 ‘민족국가’라는 근대 이념의 잣대로 재단한 결과다. 민족이 거의 절대적 가치로 군림하던 20세기 한국사회에서는 황사영에 대한 재평가 시도조차 쉽지 않았다. 그런 일방적인 낙인찍기를 지양하고 백서의 내용을 다양하게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최근에 활발하지만, 황사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 또한 여전하다. 그러나 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잠시 내려놓고 인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생각해 보면, 황사영의 행위는 지극히 일반적인 인지상정(人之常情)의 한 사례일 수도 있다. 국가의 일방적인 폭력 앞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상황이라면 굳이 황사영이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국가 권력보다 위에 존재하는 보편적 권위에 호소할 것이다. 황사영이 청나라 황제에게 부탁해 달라고 건의한 것은 바로 당시 조선의 종주국으로 존재하던 청나라의 위상을 정확히 꿰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세계를 교황이 주도하는 ‘지구촌’으로 이해한 황사영이었기에 군함 파견을 제안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일은 대한민국에서도 적지 않았다. 반독재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국가의 폭력(탄압)에 내몰린 이들은 종종 미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에 한국의 암담한 현실을 호소하곤 했다.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정권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주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닷새 동안 머문다. 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즐겨 만나는 교황이기에, 벌써부터 눈물 어린 각종 호소가 줄지어 기다린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로부터 세월호 유가족에 이르기까지 숱한 억울한 사연들이 교황에게 전달될 것이다. 한국 내에서는 말(상식)이 제대로 통하지 않으니,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더 상위의 ‘보편적 존재’에게 호소하려는 것이다. 누군가 정치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지체없이 나는 억울한 사람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요즘 한국사회에는 억울한 사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만 가는데, 호소할 길은 오히려 좁아져만 간다. 그러니 교황에게 호소하며 눈물짓는다. 이번 교황의 방한을 맞아 우리 한국사회의 상식 문제를 진지하게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출범 황우여호, 진보교육감과 충돌 불가피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가 지난 8일 취임함에 따라 6월 중순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교육부 장관 공백 상태가 해소됐다. 교육부 내에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받는 황 장관의 취임으로 각종 교육 정책에서 시·도 교육감들과의 갈등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이 강한 황우여호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시·도 교육감 17명 중 진보 성향 교육감이 13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들의 협조 없이는 교육정책을 원활하게 펼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1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전환 여부가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정부와 새누리당 등은 친일과 독재 미화 등으로 ‘우편향’ 논란을 빚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사태를 계기로 검정 체제의 국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황 신임 장관은 평소 “객관적인 역사 교육을 위해 국정교과서를 채택해야 한다”고 공언해 왔고, 지난 7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같은 소신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 교육 진영은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국정교과서가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 현실에 맞지 않고 우편향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일부 교육감은 “국정교과서가 채택될 경우 대안교과서를 만들어 보급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황 장관은 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문제와 관련해 인사청문회에서 “신중하지만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자사고 지정 취소 권한에 대해 “‘교육감과 교육부의 협의’라는 것은 합의에 준하는 실질적인 협의라는 개념”이라고 밝혀 필요에 따라서는 자사고 폐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반면 교육감들은 자사고 지정 취소는 교육감의 권한이라고 보고 있다. 당장 이번 주 경기 안산 동산고 지정 취소에 대한 교육부의 입장 발표가 전초전이 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조건부 재지정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문제 역시 교육부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황 장관 역시 “(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한) 법원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교육감들이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직권면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 등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황 장관은 “시·도 교육감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타협 가능성을 열어뒀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황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시절부터 보수적인 성향이면서도 여러 차례 융통성 있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교육감들과 대립하기보다는 원활하게 해결하는 방향을 선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명량’ 천만 관객 돌파에 인터넷 강의 영상도 ‘후끈’

    ‘명량’ 천만 관객 돌파에 인터넷 강의 영상도 ‘후끈’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명량’이 9일 개봉 11일 만에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970만을 넘어섰다. 이어 10일 명량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 측은 10일 오전 8시, 개봉 12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를 알렸다. 최단기간 가뿐하게 1000만 영화가 된 ‘명량’은 그야말로 파죽지세 형국의 인기를 달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명량대첩을 소개하는 한국사 전문 설민석 강사의 영상이 동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설 강사의 영상은 명량 스페셜 인강 1탄과 2탄 두 개의 영상 클립으로 이뤄져 명량대첩과 이순신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는 강의 형식으로 담아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페셜 인강 1탄에는 명량대첩에 나서기 전, 혼란스러웠던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과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왜 명량대첩이 이순신 장군의 가장 드라마틱한 전쟁인가’에 대한 물음을 시작으로 임진왜란, 정유재란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이순신 장군과 당시 조선의 임금이었던 선조의 관계까지 섬세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냈다. 이어 공개된 2탄에는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이순신 장군이 불가능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명량대첩’의 전후 전투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순신 장군의 업적과 활약 외에 역사의 무대 위에 홀연히 서 있었던 그의 모습, 왜군 용병 장수 구루지마 인물의 뒷이야기, 오직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과 조선의 수군이 싸울 수밖에 없었던 명량대첩 승리 요인인 놀라운 전술에 대한 설명도 담고 있다. 설 강사의 이 인터넷 강의는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 내며 ‘명량’의 흥행에 일조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세계 역사에서 꾸준히 회자될 만큼 위대한 전쟁으로 손꼽히는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은,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뒤섞여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스러져 가는 조선 수군들을 이끌고 전장으로 나가야 했던 성웅 이순신의 깊은 고뇌를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스펙터클한 전투 안에 숨어있는 작은 영웅들까지 담아낸 점 또한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며 거센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진·영상=CJ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밖에서 본 교황의 방한

    천주교 바깥에서는 교황의 방한을 어떻게 볼까. 종교계는 나름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선과 기대를 가질 것이다. 이웃 종교인들이 서울신문에 보내온 기대와 제언을 요약한다. ■낮은 자를 향하는 교회의 사명 기대 김대선 원불교 평양교구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교 시절 작은 아파트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노숙자를 만나러 잠행하고 피부병 환자를 안고 입을 맞추며 청소년과 격의 없이 셀프 카메라를 찍는 등 소탈을 넘는 겸손과 인간적인 행보가 수없이 많다. 작금의 우리 사회는 사회적 갈등과 분열로 시끌벅적하다. 이러한 국가적 혼돈 속에 한 줄기 샘물처럼 교황 방한에 따른 요구가 많다고 한다. 생명, 평화, 통일, 노사 간 문제점을 일소시켜 달라는 종교적 행위로 생각된다. 한국사회가 존경받는 어른이 없다는 불행한 사회의 단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황이 오신다고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대전, 음성, 명동과 광화문의 동선이 전부인데도 국민의 마음은 축복받은 자의 기쁨으로 충만한 듯하다. 교황 순방이 주는 교훈 또한 명백하다. 교황의 품성인 겸손과 인간적인 심성뿐 아니라 낮은 자를 향한 행보를 바랄 것이다. 한편 세계 종교 지도자의 혜안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천주교 틀 속에 명예를 채우는 축복행사보다는 교회 밖 가난과 낮은 자를 향한 행보와 교회의 사명을 바란다. ■교황의 청빈한 삶 확산되기를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세상의 불의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다. 그는 12억 가톨릭인의 수장이지만 가톨릭 울타리를 벗어난 세계인의 지도자다. 청빈한 삶, 사랑의 실천, 불의의 배격이라는 기독교 전통이 훌륭히 되살아나 사회 변화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넓게는 그 물결이 다른 종교로, 세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렇게 교황의 삶이 주는 의미를 한국사회에 접목하는 쪽으로 나라가 떠들썩했으면 좋겠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단을 꾸려 여러 편의를 돕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그래도 지자체들의 태도는 과해 보인다. 교황의 소박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 방한 프로그램이 대부분 가톨릭 내부 프로그램으로 짜인 것도 아쉽다. 짧은 방한 일정이라지만 세월호 참사 등 고통받는 시민들과의 만남도, 남북 긴장과 빈부격차 심화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그분의 혜안을 접할 기회도 거의 없는 듯하다.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온 그분의 삶을 통해 한국사회와 종교계에 성찰과 전환의 좋은 자극을 기대했던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정직·겸손이 미덕 되는 사회 되길 정정숙 천도교중앙총부 교화관장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활에서 묻어나는 겸손과 소박, 검소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동과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한국가톨릭교회가 교황 방문으로 인해 한바탕 요동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단지 교황의 직위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가난한 자에게 희망을’, ‘배고픈 자에게 먹을 것을’, ‘외롭고 소외당한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다. 이번 방한 행보에도 그 마음이 오롯이 담긴 것 같다. 꽃동네 방문,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뿐 아니라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도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고 한다. 교황은 행보 하나하나에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과 베품을 이뤄 내고 있어 사람들에게 종교지도자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황의 기도와 메시지는 평화를 희망하는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대신해 줘 더욱 빛난다. 생명의 존엄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 교황 방문으로 물질보다는 인간이 존중되는 사회, 정직과 겸손이 미덕이 되는 사회, 갈등을 넘어 이해와 포용이 넘쳐나는 사회가 되도록 종교인들이 앞장서 나가기를 기대한다.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교회로 희망 강석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홍보실장(목사)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우리가 이전 교황들로부터 봤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그런 모습들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며 종교에 커다란 기대를 거는 고단한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파격으로 다가온다. 그분의 말들도 세상의 관심이다. “세계화는 여러 국가를 노예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은 교회가 공산주의를 반대한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날의 통제되지 않은 경제적 자유주의도 마찬가지로 반대한다.” 파격적인 말들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팽배한 배척의 정치와 불평등의 경제가 분명히 잘못된 것임을 강조하는 모습에 신뢰가 더해진다. 그분의 행보와 말씀을 되뇌어 섬기는 이유는 그 ‘파격’ 뒤에 숨은 메시지 때문이다. 그분의 ‘파격’에는 줄곧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의 메시지가 있다. 그리고 고단한 현대인들은 그 메시지를 종교의 참된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종교 전반에서 근본화·세속화의 우려가 있고, 사회로부터 걱정의 소리를 듣는 지경까지 왔다. 하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교회” 여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 ■이웃 종교끼리 우정 나누는 출발점 되길 변진흥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사무총장 ‘로마에서 시작해 세상 끝까지’ 울려 퍼진다는 가톨릭 교황의 목소리. 그 가운데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과 목소리는 특별해 보인다. 그런데 한국 가톨릭은 그의 방한이 우리 사회, 특히 이웃 종교에 어떤 의미를 지닐지에 대해 무심한 듯해 안타깝다. 교황의 방한이 단순히 가톨릭만이 아닌 이웃 종교와 우리 사회에 던지게 될 시대적 의미를 함께 짚어 내고 새로운 희망의 싹을 움트게 하기 위한 노력을 심화할 대화 계기의 마련에는 눈을 돌리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준에서 방한이 마무리된다면 단순한 행사 참여의 들러리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지 우려된다. 교황의 방한은 “프란치스코는 우리에게 평화의 영을 주는 가난한 사람입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오늘의 한국 종교계 전체를 향한 울림이어야 한다. 이웃 종교 사이의 ‘빛과 우정과 기쁨’을 나누어 우리 사회 전체를 ‘공존의 대화’로 이끌어 내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l.co.kr
  • D-24 순경 공채·특채 대비법

    D-24 순경 공채·특채 대비법

    올 하반기 경찰공무원 순경 공채시험은 경찰관 2만명 증원 계획에 따라 일반공채 1790명(여경 558명), 경찰행정학과 특채 370명 등 모두 3560명을 선발한다. 선발인원이 늘고 있는 데다 필기시험 과목에 고교 이수 과목이 편입되면서 역대 최다 인원인 6만 1297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사, 영어, 헌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등 필수 5과목으로 치러졌던 순경 필기시험은 지난 상반기 시험부터 한국사와 영어만 필수 과목이고 형법, 형사소송법, 경찰학개론, 국어, 사회, 수학, 과학 7과목 가운데 3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경찰행정학과 특채 필기시험 과목은 그대로 유지된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순경 일반공채 및 경찰행정학과 특채 필기시험에 대비해 시험 과목별 학습법을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들의 도움으로 짚어봤다.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안전행정부에서 출제하는 기존의 공무원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우빈 강사는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치러진 6차례 순경 시험에 출제된 문제들은 대부분 기존 공무원 시험에 출제된 기출문제”라며 “정치사 50%, 경제·사회 30%, 문화사 20% 정도 비율로 출제되는 점 등을 감안해 2014년 공무원 시험 기출문제를 풀면서 실전감각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올 상반기 순경 시험에서 고대사(삼국시대~남북국시대) 영역의 비중이 높아진 데다 역대 왕이 이룩한 여러 업적들의 순서를 묻는 다소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는 등 난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선우 강사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원인 및 결과를 두루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영어는 올 상반기 시험 유형을 분석해보면 어휘 문제 수가 늘어나고 독해 지문 길이가 지난해에 비해 짧아졌다. 수험생들은 기본적으로 빈칸 추론 형태의 어휘 문제, warrant(영장), custody(구금), victims of crime(범죄 피해자) 등 경찰 관련 어휘 숙지, 주요 문형과 관용표현 등을 복습해야 한다. 특히 영어 기본을 배우며 정리했던 서브노트를 남은 기간에 반복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정철호 강사는 “새로운 것을 머릿속에 넣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그동안 공부해온 어휘와 개념들을 정리하는 마무리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모의고사를 풀고 난 뒤 오답을 확인해 실수를 줄이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은 최신 판례와 법 조문은 물론 형사 사건 처리 절차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우선이다. 김승봉 강사는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되고 내용도 어렵다”며 “단권화 교재를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읽고, 기출문제와 최신 판례를 점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피의자 신문, 압수수색, 고소, 구속 등 수사 관련 핵심 개념들은 다시 한 번 들여다봐야 한다. 또 올해 실시된 검찰(7급·9급), 교정, 법원 공채 시험 및 경찰 승진, 간부 기출문제를 꼭 한 번씩은 풀어봐야 한다. 형법 과목은 지난해 두 차례 시험에서 20문제, 올 상반기 시험에서도 19문제가 판례 문제로 출제된 만큼 빈번하게 출제되는 판례와 최신 판례 정복이 핵심이다. 강기주 교수는 “형법은 판례를 정리하지 않으면 결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며 “특히 최신 판례 비중이 높은 출제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사실의 착오, 우연방위,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등 이론 및 학설과 미수 처벌규정, 과실범 처벌규정 등 법 조문에 대한 학습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부부강간을 인정한 판례(2012도14788) 등 최신 판례와 함께 지난 5월부터 개정된 형법 내용도 숙지해야 한다. 강 교수는 “특히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을 때는 형법 조문을 일독하는 것이 시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찰학개론은 기출문제 지문을 조합·응용하거나 주요 경찰법규 등에 대한 법조문을 지문으로 활용한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올 상반기 시험에서는 총론 파트 8문제, 생활안전론·경비·교통·정보·보안·외사(각 2문제) 등 각론에서 12문제가 출제됐다. 총론은 이해를 위주로 기본서를 빠르게 읽고, 기출문제를 푼 뒤 틀린 문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공병인 교수는 “각론의 경우 자칫 수험생들이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해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암기로 웬만한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다”며 “과목의 특성을 감안해보면 승진, 간부, 채용 시험의 기출문제 지문과 경찰법규 등에 대한 법조문을 다시 한 번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상반기부터 순경 필기시험에 편입된 국어는 공무원 9급 시험 유형과 유사한 형태로 출제된다. 정채영 강사는 “음운론이나 형태론에 관한 문제, 표준어와 맞춤법, 표준발음법, 로마자 표기법 등 문법과 국어 순화용어, 고유어, 속담 등 어휘의 출제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9급 공무원 시험 기출문제 풀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책임감도 자의식도 없다… 軍은 흉포화된 ‘한국사회 자화상’

    [윤일병 구타사망 파문] 책임감도 자의식도 없다… 軍은 흉포화된 ‘한국사회 자화상’

    요즘 우리 병사들은 왜 이렇게 잔인해졌을까. 육군 28사단 윤모 일병 폭행 사망 사례에서 드러나듯 최근 군대 내 가혹행위가 갈수록 잔인성을 더해가고 있다. 과거 구식군대에서도 구타와 얼차려가 횡행하긴 했지만 2000년대 이후 일어난 가혹행위 사례는 특히 성기와 항문을 학대하고 인분을 먹게 하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엽기적 양태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신문이 5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청취한 결과 다양한 원인 진단이 나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재의 20대가 살아온 환경은 물질적 여건은 개선됐지만 우리 사회 폭력의 잠정적 수위는 더 흉포화됐다”며 “인터넷 등 각종 매체의 발달로 해외의 엽기적인 사례가 여과 없이 전파되면서 폭력의 수위가 높아지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학습·모방 효과가 커졌다”고 말했다. 또 “일상의 재미가 없는 군 조직 자체의 폐쇄적인 특성과 특유의 계급구조 속에서 선임병은 후임병을 괴롭히는 데서 쾌감을 느끼고 인간의 본성인 ‘왕따’를 극대화하는 구조”라면서 “가정에서 귀하게 자란 아들들은 군 조직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범죄사회학) 교수는 “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학교폭력과 가정폭력의 연장선상에서 우리 사회가 그만큼 폭력에 둔감해졌다는 뜻”이라며 “효율성을 강조하는 사회구조 안에서 업무 효율을 올리기 위해 아랫사람을 각성시켜야 한다는 논리와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작용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1980~90년대 군대 내 가혹행위는 치약 뚜껑이나 철모에 머리를 박는 정도로 가래를 핥게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면서 “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내 교육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인들이 표를 얻는 수단으로 군 복무 기간을 21개월로 단축시킴에 따라 만성적 병력부족 현상이 나타나 예전 같으면 징집 대상에서 제외돼야 할 (질 낮은)인력들이 대거 입대한 측면도 있다”면서 “관심 병사 증가 추세도 결국 병력 부족에서 오는 현상으로 복무기간을 다시 24개월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0년대 후반 군 생활을 했다는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한국사회의 교육과 공공성 부족을 반영한다”면서 “사회에서는 유별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막상 군에 와 보니 히틀러가 유대인을 미워했듯 상식적인 행위 범주를 벗어나는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학자는 “괴롭힘 현상은 대부분 사회문화적 규범이나 책임감, 자의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인분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는 극단적인 행동이 나온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개인이 아닌 집단의 군중심리 비슷한 자의식이 형성돼 책임감이 분산돼 나타난 현상으로 약자를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청년들이 폭력에 많이 노출됐고 군 조직이 가진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속성과 결합해 나타난 사회병폐로 봐야 하겠으나 이 현상이 일반화된 것인지는 좀 더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복 입은 아기예수·성모상…교황은 4괘 새긴 의자에

    한복 입은 아기예수·성모상…교황은 4괘 새긴 의자에

    오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시복식에는 한복을 입은 아기예수와 성모상이 등장한다. 교황이 미사 중에 앉을 의자에는 ‘건곤감리’ 4괘를 새긴다.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16일 오전 10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의 구체적인 그림을 공개했다. 미사에는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단 60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이 참석한다. 사제 1900여명과 천주교 신자들, 행사를 지켜볼 시민들까지 많게는 1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이 집전하는 시복식은 그의 뜻에 따라 최대한 소박하고 간소하게 진행한다. 봉헌예식은 전례에 필요한 것 이외에 다른 봉헌을 일절 하지 않는다. 제단은 광화문을 배경으로 1.8m 높이로 설치하고 그 위에 가로 7m, 세로 1.5m, 높이 0.9m 크기로 제대를 만든다. 방준위는 “낮은 곳을 향하는 교황의 성품을 존중하고 광화문 모습을 가리지 않기 위해 무대 높이를 낮췄다”고 말했다. 신자들과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어 했던 교황의 뜻에 따라 시민과의 거리도 최대한 좁힐 예정이다. 제대에는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한국관구 수녀가 조각한 한복을 입은 성모상 ‘한국사도의 모후상’이 놓인다. 비녀를 꽂은 정갈한 머리를 한 성모 마리아가 복건을 쓴 아기예수를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를 띤 모습이다. 단 위에 세울 십자가는 가로 3.6m, 세로 4.6m 크기에 주물로 만들었다. 십자가엔 한국 순교자의 영성이 세계에 알려지기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방준위는 설명했다. 제대 양옆을 비롯해 곳곳에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24대를 설치, 멀리서도 미사 진행 상황을 볼 수 있다. 한편 행사 당일 수도권 지하철은 오전 4시 30분부터 운행한다. 오후 1시까지 시청역과 경복궁역, 광화문역 등 행사장 구역 안 모든 역에서 열차가 서지 않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콜래보 대한민국” – EA기반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대한민국을 개조하자

    “콜래보 대한민국” – EA기반의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대한민국을 개조하자

    우리는 협동·협력(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정신이 가슴에 살아있는 민족이다. 이것은 시대의 고비마다 믿기 어려운 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만들어 줬다. 예를 들면 1970년대 한국사회의 최대 이슈였던 ‘새마을 운동’은 6·25 이후 황폐했던 나라 전체를 재건하는데 엄청난 기여를 했고, 우리나라의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가능케 한 국민들의 정신적인 힘이 되기도 했다. ‘새마을 운동’이 품앗이, 두레 등과 같이 조상에게 물려받은 우리민족의 DNA에 숨어 있는 협동·협력 정신을 잘 이끌어내어 절실했던 시대에서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이다. 그리고 1997년 IMF의 국가적인 위기일 때 온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은 우리나라를 경제위기 속에서 탈출하게 하였고, 2002 월드컵 당시 광화문 광장 붉은 악마의 물결은 한국축구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쓰게 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것들이 우리민족의 DNA에 숨어 있는 협동·협력 정신의 단면들이다. 콜래보레이션은 사전적으로 공동작업·협력·합작이라는 의미로, 이종 기업 간의 협업을 뜻한다. 최근에는 마케팅에서 각기 다른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나 소비자를 공략하는 기법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채택되고 있다. 즉, 협력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출범 초기부터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창조경제, 정부3.0의 핵심 키워드는 모두 협업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강조되고 있는 국가 재건의 기반요소도 협업이다. 현재의 경제위기 속에서 초일류 국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은 우리 민족의 숨은 역량을 극대화 하여 부처간, 국민과 부처 간의 벽을 허물고 민간의 창의성을 받아들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협업의 기본 틀을 다시 짜야 한다. 그것은 현 정부의 기본 취지이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전략과 정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하면서 UN 평가에서도 검증된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기술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부처와 부처 간, 민간과 부처 간 협업을 촉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범정부EA에 대한 기반환경을 가지고 있다. 범정부EA에는 국가 정보화 관련 기획 단계부터 집행 이후 도입된 정보자원까지, 공공데이터포털에는 전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기관 간, 기관과 민간 간 협업 활성화와 창조경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우리나라가 UN 전자정부평가에서 3회 연속 1위를 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위와 같은 우리민족의 장점과 범정부EA를 활용하여 우리나라가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넘어 디지털 강국으로 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범정부EA와 같은 국가정보화의 입체도를 정책에 적극 활용하자. EA는 정부의 기능과 서비스적인 측면, 정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시스템적인 측면, 국가 전체 시스템의 현재와 계획적인 측면을 입체적으로 모두 볼 수 있게 함으로 콜래보래이션을 활성화시켜 줄 수 있다. 이런 입체도를 통해 현황 파악과 정책의사결정이 필요한 사람에게 국가 전반의 정보를 새의 시야처럼 한눈에 보여 줌으로써 가야할 방향과 유연성을 갖게 해준다. 따라서 이런 수단을 정책에 활용하면 유용할 것으로 믿는다.   둘째, 범정부EA를 지속가능한 협업을 설계하고 지원하는 도구로 사용하자. EA는 방대한 정부서비스를 지원하는 정보자원 전체에 대하여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하여 협업의 수요와 공급을 서로 연결시켜 준다. 또한 시스템적인 협업 활성화를 촉발시킴으로 단발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한 콜래보래이션이 가능하게 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이것의 사용은 지속가능한 협업 설계와 지원을 강력히 지원해 줄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이 될 것이다.   셋째, 범정부EA기반 수요자 맞춤형정부서비스를 구현하여 다시한번 경제부흥을 하자. 과거 새마을 운동과 같이 지금은 우리나라에 제2의 경제 도약을 가능하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강력한 경제부흥 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서비스에 협업이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중심으로 기관간, 기관과 민간간 협업이 결합되면서 그 과정에 많은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범정부EA기반 수요자 맞춤형정부서비스 구현은 그 해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우리민족의 DNA에 숨어 있는 협동정신과 세계에서 검증된 우수한 우리나라 전자정부와 범정부EA에 대한 기술을 융합하여 지속가능한 민관 협업의 기본 틀을 다시 짠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속의 초일류국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세월호 특별법은 희생자 유족 아닌 국민 안전 위한 것”

    “세월호 특별법은 희생자 유족 아닌 국민 안전 위한 것”

    “세월호 특별법은 희생자 가족이 아닌 국민 안전을 위한 것입니다.”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를 주제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환경재단 주최 ‘생명을 살리는 안전사회포럼’(안전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별법 제정은 세월호 유족의 외침이라기보다는 국민들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해달라고 외치는 목소리”라면서 “정부 불신이 이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수사권·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제정해 투명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삼풍백화점 붕괴와 대구 지하철 화재에 이어 세월호 침몰 참사 때도 정부는 똑같은 대책만 내놓았다”면서 “국가안전처를 새로 만들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현장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15일째 단식투쟁 중인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씻으러 목욕탕에 들어가면 물이 무섭다고 소리치며 나오는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어제부터 떳떳하게 증언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법정에 나선 것은 친구들이 왜 죽어가야만 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기 때문”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유족들에게 왜 금수원에 가지 않느냐고 묻는데 우리는 유병언이 모든 사고의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침몰이 청해진해운의 잘못이라면 참사는 정부의 잘못”이라면서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일어날 수 있는 더 큰 재난의 징후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완화에서 비롯된 기업윤리 부재는 세월호 참사 같은 공적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운사들은 이익추구 외에 어떤 규칙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폼락쿤 ♥ 한국·한국어”

    “폼락쿤 ♥ 한국·한국어”

    태국은 동남아 한류와 한국어 열풍의 출발점이다. 태국을 통해 한류가 이웃 국가에 전파되고 확산돼 왔다. 태국 정부와 함께 특히 친한파인 마하 차끄라 시린톤 공주가 한국어 교사 파견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 와 2011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한국어 교육 봉사자를 파견했다. 현재 방콕·치앙마이 등에서 23명의 한국인이 우리말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나도 외국인 노동자예요. 알고 있죠~.” 태국 방콕의 노동부 건물 9층 강의실. 태국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을 위한 한국어 강좌’의 교사 류현수씨가 말을 건네자 학생들이 깔깔대고 웃었다. 한국어능력시험을 대비하는 학생 전원이 한국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정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한국행이 가능한 까닭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눈들이 반짝인다. 농촌 출신이 많아서 방콕에 숙소를 얻어 지내거나 매일 5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강의실에 오갈 정도로 수강 열기가 뜨겁다. ●숙소 얻고 5시간 통학할 만큼 불타는 학구열 국내 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해 교사자격증이 있고, 학원에서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는 현수씨는 “수강생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강생 나이는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했고 여성도 40%가량 된다. 한국 현지에서 일하면 태국 노동자 평균임금의 5~6배를 버는 덕분에 이들의 한국행에 대한 바람은 간절하다. 한국어 배우기는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코리안 드림’의 출발이다. 수강생 대부분은 농촌 출신이거나 도시에서 건설 막일 등을 하던 사람들이다. 태국 정부는 실업 문제를 풀면서 자국 노동자들이 외화를 벌어들여 송금해 오니 좋고, 우리는 3D 업종의 일손을 얻을 수 있어서 환영한다.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태국 노동부 요청에 화답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한국어 교사를 파견했고, 현수씨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이 일을 해 왔다. 그는 한국 취업을 위한 ‘고용 한국어(PBT)반’과 컴퓨터를 활용해 수시로 한국어 시험을 보는 ‘상시 시험반’을 맡고 있다. 올해 말 코이카와 계약한 봉사 기간이 끝나는 그에게 태국 정부가 먼저 “한국어를 가르치는 노동부의 정식 직원으로 일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하며 그의 소매를 붙잡으려 하고 있다. 취업반 수강생 30여명 대부분은 한국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이제 한국어를 배워서 제대로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 가서 제조·건설·농축산업 등 주로 3가지 업종의 4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게 된다. 수강생 릿사(25), 유핀(25), 벤자맛(32) 등은 이구동성으로 “최근 한국어 시험이 어려워져서 합격이 그리 쉽지 않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한국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고, 깨끗하고 안전한 한국 생활이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태국 노동자들은 예의와 예절을 중시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한국 사업주의 채용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우후죽순 부실한 사설학원 점검도 취업 목적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K팝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한국어 배우기 열풍 속에 방콕 시내에서는 수준 낮은 사설 학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전공하지 않은 한국인 강사나 한국어가 서툰 태국인들이 돈벌이를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부작용도 일고 있다. 현수씨는 태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무자격, 부실 학원들을 점검하는 일도 한다. 그는 “학생들이 스펀지처럼 가르친 것을 빨아들인다”면서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제도 구축과 노력을 더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방콕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한 고도(古都) 아유타야의 아유타야 라차팟 국립사범대에서 2012년 8월부터 한국어를 가르쳐 온 강열 코이카 시니어 봉사단원, 방콕의 테크노 라차몽콘 따완억 왕립대에서 2013년부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정희정 봉사단원. 두 봉사단원은 “한류의 힘 속에서 한국어가 더 뜨고 있다”면서 “한국 노래와 드라마가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국에서 국어 교사로 일했다. 그는 한류를 타고 8곳의 대학에 한국어 전공학과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최근 코이카 단원들은 태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잇따라 만들어 내는 등 한국어 열풍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한류 호기심 충족할 투자 필요해” 이곳에 와서 살아 보니 한류 열기와 위력이 대단했다. 한류를 타고 화장품 등 한국 상품 선호도가 매우 높았다. 2년 동안 아유타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느낀 것은 태국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접촉면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인터넷과 TV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노래를 배우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운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한국 친구들을 사귀는 학생도 봤다. “한국으로 유학 가고 싶은데 장학금을 얻을 수 있냐”고 문의해 오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부쩍 늘었다. 한류와 한국어 열풍이 그저 지나가는 신기루가 되지 않게 하려면 이들의 열기와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충족시켜 줄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 김치 등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다. 중소 도시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다. ●“가보고 싶은 곳 남이섬·한국사 질문 많아” 교양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수업에 오는 학생 대부분이 어떤 특별한 목적보다는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한국 문화에 끌려서 오는 예가 많았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 노래를 들은 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알고 싶어 수업에 들어온다. 태국어는 우리와 어순이 다르고 조사가 없는 등 언어 구조가 아주 다르다.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우리말을 이해한다기보다는 통째로 외우는 수준이지만 K팝과 드라마 등에 이끌려 한국어에 도전하고 있다. 태국 학생들에게 겨울연가의 배경인 남이섬은 잘 알려진 곳이고, 가 보고 싶어 하는 장소다. 한국을 잘살고 좋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고 삼겹살·소주 등에 대한 관심도 많다. 젊은이들답게 인터넷을 통해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한다. ‘이산’ 등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고 수업 시간에 한국 역사를 많이 물어본다.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경제 발전의 시동을 건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도 한국어는 한류 열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현지에서 두 나라 젊은이들에게 한류와 한국 이야기를 들어 봤다. 미얀마 등에선 드라마에 더빙을 하지 않고, 자막을 달아 방영하는 덕분에 한국어 대사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드라마 많이 봐서 대사 외울 정도 캄보디아에서 한국어 팬들을 만났다. “K팝 가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신나는 리듬과 재미있는 춤 때문에 자꾸 듣는다. 특히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가 좋다.”(리하이), “한국 드라마의 러브 스토리가 최고다. 드라마 ‘상속자’를 가장 재미있게 봤다. ‘김탄’(극중 이름)이 너무 잘생기지 않았나? TV를 통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쉽게 접한다. 한국 가수들의 공연과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어 TV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됐다.”(판야), “한국 가수들은 늘 독창적이고 파워풀한 댄스를 보여 준다. 메이크업과 의상도 매력적이다.”(스레이몬), “한류를 모르는 캄보디아 사람은 거의 없다. TV만 틀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 어린 세대들은 한국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한다. 한류 때문에 한국은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아주 가깝고 친근한 나라다.”(스루) 미얀마에서도 한국어 팬들의 반응은 대단하다. “드라마 ‘풀하우스’ 등은 하도 많이 봐서 대사를 외울 정도다.”(아웅네묘), “많은 미얀마 젊은이들이 ‘아이리스’를 재미있게 봤다.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틴웨이), “한국 가수 ‘비’를 좋아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복도 입어 보고 싶다.”(히야산웅) 방콕·프놈펜 글 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통도사·법주사 등 7개 산사 세계유산 등재 본격 추진

    한국의 전통 산사(山寺)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문화재청·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한국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발족식을 연다고 24일 밝혔다. 발족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나선화 문화재청장, 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도 등 5개 광역단체장, 7개 자치단체장, 전통산사 주지 스님 등 추진 단체장이 참여해 협약식을 갖는다. 국회 정각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및 해당지역 소속 국회의원 등 관계자들과 조계종 본사 주지 스님들도 초청된다. 추진위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대상으로 선정한 사찰은 양산 통도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등 7개 사찰. 2011년 5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세계유산 등재 작업을 시작해 이듬해인 2012년 6월 전문가 협의회가 전통사찰 45곳을 실사해 잠정목록 대상으로 지정한 곳들로 2013년 12월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모두 등재됐다. 이들 사찰은 중국과 동아시아적 요소를 갖췄으면서도 한국의 독창적인 선·교 융합의 통불교 사상을 간직한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의식·생활·문화 등 종합적인 기능을 유지·계승해 생명력을 지닌 유산이란 점에서 세계유산의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자문위원회 존 허드 회장은 2012년 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사찰은 인도로부터 불교가 전파되는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치면서도 하나의 핵심 원칙과 종교철학이 올곧게 전승돼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추진위는 8일 발족식을 시작으로 2018년 등재 목표로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대회를 열어 유네스코 현지 실사를 준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조계종과 각 지자체가 MOU를 체결, 해당 기관 간 업무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등재 사업에는 7개 지자체가 각 1억원씩, 조계종이 1억원을 출연해 조성된 연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조계종 총무원은 “전통사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한국사찰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질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전통사찰을 찾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전통사찰이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로슈진단 안은억 대표 ‘마이스터 정신’ 한국에 심다

    로슈진단 안은억 대표 ‘마이스터 정신’ 한국에 심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CEO로 꼽힌다.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던 ‘치료’의 자리에 ‘진단’의 가치를 새롭게 이식하는가 하면, 대졸 고학력자가 홍수를 이루는 한국 사회에다 유럽의 융성을 이끌었던 전문직업인 제도인 ‘마이스터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땀을 쏟고 있다. 단순하게 마이스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목청만 높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 마이스터 육성프로그램을 도입해 미래형 인재를 키우고 있다. ‘입신양명(立身揚名)’ 의식이 강해 ‘대학은 나와야 사람 노릇 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우리의 묵은 의식에 과감하게 혁신의 메스를 들이대는 사람. 바로 한국로슈진단(주) 안은억 대표다. 그를 이해하려면 그의 개인사를 먼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배를 곯지 않기 위해 스위스로 떠난 소년  그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궁핍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던 1978년에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다. 그 시절에 ‘돈으로 다리를 놓는’ 귀족성 조기유학이 아니라 스위스의 페스탈로치 장학재단이 빈곤국의 고아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유학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이다. 그는 “한국전쟁 후 이미 폐인이 되다시피 한 아버지는 우리 4남매를 부천의 한 보육원에 맡겼다. 여섯살 나던 해 어머니마저 돌아가신 뒤라 막막하기만 했다”면서 “그런 가운데 먹여주고, 공부까지 시켜 준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의 삶은 이렇게 반전을 이뤘다.  안은억 대표의 아버지는 해방공간을 살았던 여느 지식인들처럼 열렬한 좌파였다. 좌파에 대한 해석은 시대적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데, 당시의 좌파 경향은 독립운동사에서도 나타나듯 현실 속 지식인의 뇌리 속에 박힌 뿌리 깊은 항일의식의 발현이기도 했다. 경기도 수원의 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 성장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좌파적 성향에 빠져들었고, 한국전쟁이 터지자 인민군에 자원입대했다. 당시 작은 아버지는 국군으로 싸우다 전사했으니, 불행한 역사가 만든 슬픈 가족사로밖에 설명되지 않는 비극이었다. ■비극적 역사가 투영된 가족사  그러나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이명훈이 그랬듯 그도 인민군 생활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탈출했다가 종전 후에 그런 사실이 밝혀져 옥살이를 해야 했다. 연좌의 악폐가 당연시되던 시절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옥살이를 마친 뒤에도 그런 사상범이 겪을 수밖에 없는 ‘배제’와 ‘억압’의 굴레를 견디지 못해 술에 빠져들었다. 그 무렵 어머니를 만나 누이 셋 등 4남매를 두었으나 어머니는 안 대표가 여섯 살 나던 해에 돌아가셨고, 현실에 절망해 술에 빠져 사는 아버지에게는 자식들을 돌볼 여력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여덟살 나던 해에 보육원에 맡겨져 고아 아닌 고아로 살아야 했고, 그의 스위스행은 이렇게 이뤄졌다.  그는 “그 때 내가 스위스행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아마 동네 불량배쯤 되지 않았을까”라며 웃었다. 혈혈단신 스위스로 향한 그가 정착한 곳은 취리히에서 북동쪽으로 100k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샹트 갈렌(St.Gallen)이라는 도시였다. 섬유산업으로 기반을 닦아 스위스에서도 손꼽히는 부유한 도시였다.  스위스에서 그는 새로운 세계와 만났다. 물론 페스탈로치 장학생들이 모두 순탄하게 자신의 삶을 열어간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이 프로그램으로 유학길에 오른 50여명 중 더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도 있었고, 더러는 마약에 빠져 스스로를 무너뜨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신산의 역경을 온몸으로 겪어내며 생의 초반을 산 그에게 스위스는 기회의 땅이었다. ■한 세대의 종언 그리고 또다른 시작  그에게 가족, 특히 아버지와의 재회는 삶의 이유였으나, 비운의 역사에 온몸으로 맞섰던 아버지는 그가 스위스로 떠난 뒤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고 말았다. 누나들은 어린 동생에게 이런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고, 그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열여덟 살 때에야 뒤늦게 아버지의 운명을 알았다. 그로서는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살아온 희망의 축 하나가 사라져버린 셈이었다. 이 때 그가 받았을 충격은 상상하고도 남는다. ‘가난한 나라, 불행한 아이’로 살면서도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의지 하나로 버틴 그에게 비록 힘에 부치게 살았지만 아버지의 부재는 곧 희망의 소실 아니었을까.  그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아버지 때문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아버지와의 이별을 안 그는 다니던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 귀국했다. 그러나 그런 귀국이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는 좌절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 다시 스위스로 돌아가 고등학교와 상트 갈렌대를 마쳤으며, 경영학 박사 학위까지 딴 뒤 스위스 회사의 한국지사에 지원해 마침내 금의환향 길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또다른 시작이었다. 학연과 지연이 지배하는 고국에서, 가족이라고는 세 누이 뿐이고, 지연은 이미 의미가 없었으며, 학연조차 없는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은 능력 뿐이었다. 글로벌 기업에서 힘을 기른 그는 2009년 로슈진단에 터를 닦아 생명과학 분야 본부장을 거친 뒤 2012년 드디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나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다”면서 “그래서 몸담은 조직에서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했고,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나의 유일한 빽그라운드는 내 회사의 직원들 뿐”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가 겪은 성공 체험을 한국에 이식하다  그의 경영철학은 철저하게 소통 지향적이고, 상향식이다. 그것이 조직의 힘이라고 믿고 거기에서 새로운 발상과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그가 한국의 변혁을 기대하며 주창한 것이 바로 ‘마이스터 시스템’이었다. 의료 진단 분야에서 진단기기를 보급하는 회사의 목표와 함께 추구하는 그의 마이스터 정신은 많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착을 시작했고, 그런 이상의 현실화를 목도하면서 그는 고국에서 색다르지만 의미 있는 씨앗 하나를 발아시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안은억 대표는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했다. 마이스터 정신의 실천자 자격으로였다. 그가 로슈진단의 수장이 된 이래 경영 측면에서의 성과가 눈부신 것이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마이스터 정신을 보급하면서 얻는 보람도 컸다. “학력 과잉의 한국사회에서 국가적 경쟁력을 기르는 일이 마이스터 정신에 있다”는 믿음을 그는 지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 아시아 최초로 조직검사용 첨단 샘플트렉킹 시스템인 ‘밴티지’를 설치해 병리 진단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는 그로서는 경영상의 수익이라는 기업적 지향과 다른 측면에서 한국 사회를 바꾸는 일에 스스로를 던진 셈이다. ■가장 자유롭고 가장 엄격하게  로슈는 현재 연간 매출액이 70조에 이르며, 특히 진단과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공고하게 세계 1위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매출 규모가 1700억원을 넘어서 진단 분야에서 단연 톱의 자리에 올라있다. 어느 분야에서든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 1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도 역시 신뢰 기반을 존중한다. 그가 더욱 특별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인민군의 아들로 태어나 먼 이국에서 고아로 살아야 했으며, 그래서 고국이 더없이 값지고 귀한 그에게 역사는 그를 살아 숨쉬게 하는 자양분이며, 현실은 반드시 바꾸고 바뤄야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그는 과거에도 그렇게 살았고, 지금도 그런 눈으로 세상을 주시하며, 앞으로도 그런 지향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런 그의 진정성은 그를 만나봐야 아는 것이기는 하지만, 만나지 않아도 그를 알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 자유분방하면서도 자신에게 엄격하고 투철한 ‘열린 사람’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인 것은 가장 한국적인 그의 정신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고] 세월호 특별법 재발방지 초점 둬야/이학춘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세월호 특별법 재발방지 초점 둬야/이학춘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 교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세월호 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한결같이 기존 법률을 무효화한다는 점에서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첫째, 국가배상법에 의해 국가가 배상하기 위해서는 해당 공무원 또는 공무수탁 사인(私人)이 고의 또는 법령에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야 한다(동법 제2조). 세월호 침몰사건의 직접책임은 청해진 해운에, 간접책임은 국가에 있다. 국가는 사건 발생 이후 인명구조행위의 무능 또는 업무태만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이러한 국가의 간접책임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피해보상을 해야 할까. 만일 2차적인 피해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면, 정부는 모든 민간재해의 책임을 지게 돼 파산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를 확대하면 자연재해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 발생하면 사고 예방의무를 소홀한 정부가 역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둘째,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간접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해도 국가배상법 제3조에 보상기준이 명백히 규정돼 있다. 즉 피해자의 상속인(유족)은 사망 당시의 월급액이나 월실수입액 또는 평균임금에 장래의 취업 가능 기간을 곱한 금액의 유족배상, 장례비, 요양비 휴업배상, 장해배상 등을 배상하며(제2항), 나아가서 사망하거나 신체의 해를 입은 피해자의 직계존속·직계비속 및 배우자, 신체의 해나 그 밖의 해를 입은 피해자에게는 피해자의 사회적 지위, 과실의 정도, 생계 상태, 손해배상액 등을 고려해 그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배상해야 한다(제5항). 세월호 특별법으로 이러한 보상기준을 무효로 할 수는 없다. 셋째, 현재 시중에는 세월호 피해자에 대한 보상액에 대해 수많은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사망자 개인에게 각각 일시보험금 4억 5000만원, 청해진선박회사 별도의 보상금(1억~3억원), 대기업 거출금 1000억원의 성금 보상이 합법적으로 주어진다. 나아가 사망자가 의사자로 지정될 때 1~2억원 등을 총액으로 따져보면 1인당 국가 배상액은 5억원이며, 환산하면 총 1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참고로 연평도 2차해전 순직자에게는 5000만원의 보상금이 주어졌다. 만일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지나친 국가 배상이 이루어지는 경우 유사사건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해 피해자는 투쟁할 것이며 이는 곧 기존 경제질서의 붕괴를 초래한다 넷째, 세월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주장 역시 국가의 기존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 경우 사적인 사건영역에서 국가기능이 마비된다는 엄청난 선례가 된다. 세월호 사건은 비정상의 정상화로 인해 발생된 것인데, 이 해결방안이 비정상적인 특별법이라면, 유사사건 재발 시에 국가는 기능정지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결론적으로 세월호 특별법은 기존의 법률체제를 준수하면서 재발방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정부가 민간책임에 대해 직접책임을 부담하고, 또한 배상문제에서 형평성을 잃게 되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정부의 배상을 요구할 때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게 돼 세월호 특별법은 한국사회에 혼란의 방아쇠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런 불행한 사태 전개는 세월호 유족들도 결코 원치 않을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