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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 톡! talk 공무원]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 단순 묘역 아닌 역사 교육의 장 됐으면”

    [톡! 톡! talk 공무원]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 단순 묘역 아닌 역사 교육의 장 됐으면”

    충남 천안 서북구 성거읍에는 일제강점기 수난을 겪다 해외에서 숨진 동포들의 작은 묘역이 있다. 묘비에 새겨진 이름 하나하나가 한국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들이다. 1976년 조성된 이곳 ‘국립 망향의 동산’에는 일본과 러시아 사할린의 탄광, 토목공사장 등에서 가혹한 노동을 강요받다 숨진 강제징용 피해자가 잠들어 있다. 보건복지부 오양섭(58) 서기관은 2011년 1월 국립 망향의 동산 관리원장으로 부임해 고향을 그리다 죽어서야 고국 땅에 묻힌 고단한 넋들을 5년째 돌보고 있다. ●일제 침탈·민족 수난사 ‘생생’ 청소년들에게 일제강점기는 그저 역사책 속 이야기지만, 오 원장에게 일제 침탈과 민족 수난사는 매일 마주하는 생생한 ‘현장’이다. 지금도 러시아 사할린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한국인의 유골이 망향의 동산으로 끊임없이 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사할린 현지에서 발굴된 유골 13위(位) 가운데 11위가 망향의 동산 봉안당에 안장됐다.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희생자 유골 봉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숨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39명도 이곳에 묻혔다. 망향의 동산에선 매해 10월 2일 유족과 재외동포가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위령제가 열린다. 재일동포 유해 212기가 처음 안장된 날이다. 오 원장은 “70년 이상을 떨어져 살아생전 만나지도 못하고 유해로서 부모 자식, 배우자 간 상봉하는 것을 볼 때 그 마음은 말로 표현 못 한다”고 말했다. 이곳 직원들의 주 업무는 위령제 준비와 묘역 관리, 안장, 방문객 안내 등이다.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를 지킨다는 생각에 사명감으로 일하지만, 복지부 본부와 떨어진 탓에 주목을 받진 못한다. 복지부 초임 직원 중에는 망향의 동산이 복지부 관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망향의 동산은 1970년대 중앙정부가 천안시(당시 충남 천원군)로부터 관리 업무를 넘겨받을 당시 재외동포 국립묘지라는 특성 때문에 장사 법규와 행정을 주관하는 복지부가 맡게 됐다. ●“역사 교육관 건립하고파” 오 원장과 관리원 직원들의 바람은 망향의 동산이 그저 묘역이 아니라 역사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망향의 동산 이름을 본떠 만든 경부고속도로 ‘망향 휴게소’는 알아도 망향의 동산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 원장은 “광복 70주년을 되돌아보며 참혹한 고난을 겪은 분들도 기억해야 한다”며 “후손에게 국권 상실의 아픔과 교훈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근대사를 축약한 역사 교육관을 망향의 동산에 건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金 “좌편향 검인정 몰아내야” 文 “국민 통제하려는 독재 발상”

    金 “좌편향 검인정 몰아내야” 文 “국민 통제하려는 독재 발상”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놓고 7일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여당은 이념적으로 균형 잡힌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려면 국정교과서가 바람직하다가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이로 인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을 우려하며 대치하고 있다.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 발표가 다음주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발표 전까지 정치권의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현행 검인정 교과서를 좌편향적이라고 규정하며 비판에 나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출판사별로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 있다”며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서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중고교 학생들의 마음속에 올바른 역사관·국가관·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은 하얀 종이 위에 새로 그림을 그리는 것과 똑같다”며 “처음에 잘못 그려지면 바로잡기가 너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편향된 의식을 가진 몇몇 집필진들로 인해 검인정 교과서의 취지와 목적이 완전히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에 대한 새누리당의 집중 공세는 이번 주 들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언론 앞에서 발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가 왜 좌편향적인지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국정교과서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정화 여부 발표를 코앞에 두고 여당이 앞장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화에 대해 “국민의 역사 인식을 통제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국정교과서 시도가 과거 독재 정권을 미화시키려는 청와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비판의 칼날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들이대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역사 국정교과서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정부·여당을 유신 잠재 세력으로 규정짓고 강력한 저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현 정권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이유는 딱 하나”라며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기홍 의원도 “일제의 항공기 선납을 선동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부친 문제를 덮고, 다카키 마사오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가계 문제를 덮기 위해 추진하는 불순한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청년희망아카데미 설립… 정보 제공부터 취업까지 ‘한번에’

    정부는 이달 중에 ‘청년희망펀드’를 운영하는 재단을 설립해 취업 정보 제공부터 실제 취업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청년희망아카데미’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에 취업까지 연계하겠다”며 청년희망펀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청년희망재단(가칭)의 사무실을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건물 6층에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추진하는 청년희망아카데미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곳에선 민간 기업과 공기관의 고용 수요를 발굴한 뒤 취업 정보 제공에서 교육·훈련, 멘토링 서비스와 궁극적으로 취업에 이르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합격한 인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교육을 강화해 전문가형 관광 가이드로 육성하고 여행사와 연계해 취업에 이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문예창작과, 국문과 학생에게 애니메이션 등의 교육과정을 제공해 영화나 게임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편 청년희망펀드에는 지난달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가입을 시작으로 현재 5만 5219명이 44억 7190만원을 기부 약정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이종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발표 중단, 공청회 개최” 요구

    이종걸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발표 중단, 공청회 개최” 요구

    다음 주로 예정된 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 확정 발표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8일 국정화 추진 발표 중단 등 3대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이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에 ?국정화 방침 발표 중단 ?여야정 합의로 중립적 인사로 구성된 공청회 10월중 개최 ?‘공론조사’ 방식의 여론조사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제도개선 방안 마련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아버지는 친일파 중용, 딸은 극우파 중용, 아버지는 군사쿠데타, 딸은 역사쿠데타’라는 말은 대통령에게 꼭 들려 드리고 싶은 시중의 정직한 여론”이라며 “중립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교과서 문제를 졸속 처리한다면 극소수 친일·독재 옹호자를 제외한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교과서 국정화가 역사관 획일화냐 다양화냐, 국가중심주의냐 국민중심주의냐, 사상에 대한 국가독점이냐 자유경쟁이냐는 근본적 문제”라며 “국정화 문제는 반드시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국정화) 금지입법도 검토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기국회까지도 보이콧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실상만 안다면 다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무덤 속에 갇혀버린 사실들을 다시 끄집어내는 듯한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어떤 절차도 다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우리가 장외집회 같은 것들을 굉장히 자제하고 있지 않았냐”면서 “그런데 이는 국민적 측면에서 어떤 것보다 강하게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Mining Cities of Slovakia 유서 깊은 채광 도시들 슬로바키아에는 금의 도시, 은의 도시, 동의 도시가 있다. 중부의 험한 화산 암반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크렘니차Kremnica에서는 금이,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에서는 은이,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에서는 동이 채광되었던 것. 물론 수백년 전의 일이니 자원은 고갈되었지만 부의 흔적은 도시 곳곳에 형형하게 살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이 아깝지 않았던 신앙심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 전성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광산도시였다. 채광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1627년에는 세계 최초로 채광작업에 화약을 사용했으며 1763년에는 반스카 아카데미라는 유럽 최초의 광산대학이 설립된 곳. 당시 채광기술이나 규모가 상상 이상이었음을 광물학 박물관Berggerich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산주들의 집에는 안뜰을 통해 직접 광산으로 연결되는 터널이 있었을 정도. 비탈진 광산지대 위에 호화스러운 도시가 세워진 셈이었다. 광산주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을 깔고 자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도시의 부유함을 극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캘버리Calvary, 즉 골고타 언덕의 장관이다. 1744년부터 1751년 사이에 예수회 사제의 제안으로 도시 뒤쪽의 가파른 언덕Scharffenberg 위에 19개의 채플, 2개의 교회와 성모상 등을 세우는 대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광산주와 귀족들의 후원으로 자금난을 겪지 않았다. 이 밖에도 바로크양식의 삼위일체상이 서 있는 광장과 화려한 장식이 빠지지 않는 교회, 크고 작은 성 등을 돌아보고 있으면 이 도시가 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민족 봉기의 발원지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 반스카 스티아브니차에서 불과 30km 거리에 위치한 반스카 비스트리차는 구리로 번성한 도시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여행 내내 따라붙었던 먹구름이 비로소 물러나고 구리빛 햇볕이 충만했었다. 단 하나의 광장을 중심으로 모든 중요한 건물들이 둘러서 있는 도시의 구성은 시민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1944년 8월 슬로바키아 민족봉기SNP, Slovenske Narodne Povstanie가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 반스카 비스트리차였다. 처음에 성공적이었던 반란은 독일군에 의해 곧 진압되어 반란군은 산으로 피신해야 했다. 다음해인 1945년 소련군에 의해 해방되었지만 이는 공산정권으로 편입되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광산의 흔적보다는 혁명의 흔적이 더 생생하다. 16세기에 세워진 시계탑에 올라서 봐도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면 SNP 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시계탑 뒤편의 바비칸Barbican은 너무 클래식하고 견고해서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그저 레스토랑일 뿐이니 성큼 들어가 구경을 해도 좋다.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성모마리아 승천교회에는 거장 파볼Pavol의 성모자상이 보존되어 있다. ●내가 숨을 쉴 때, 눈을 감을 때 Tatransky Narodny Park 타트란스키 국립공원 뭐 그리 민감한 몸뚱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에서는 ‘공기가 맛있다’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들이마신 숨을 다시 내쉬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꼭꼭 눌러 담아 오고 싶었던 공기, 그 깨끗한 자연이 눈을 감으면 다시 떠오르곤 한다. 동유럽의 알프스에서 슬로바키아의 자연에는 두 가지가 없다. 바다와 빙하다. 바꾸어 말하면 이 두 가지를 빼고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이다. 평지가 적고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나라의 풍광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파노라마 영상이다. 총 9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타트란스키 국립공원이다. 동유럽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n Mountains은 알프스의 동쪽 줄기로 슬로바키아 국토의 3분2를 차지한다. 2,000m 고지로 이어지는 하이 타트라High Tatras(비소케타트리 Vysoke Tatry)와 그보다 낮지만 더 다채로운 자연을 품고 있는 로우 타트라Low Tartas(미츠케 타트리 Nizke Tatry)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액티비티의 무대가 되고 있는 낮은 산군들이 다이내믹하다. 하이 타트라의 총면적은 342km2인데 그중 260km2가 슬로바키아에 속하고 나머지는 폴란드와 체코에 속한다. 가장 높은 봉우리인 게르라호브스키Gerlachovsky가 2,655m이니 높은 산은 아니지만 2,500m가 넘는 봉우리 25개가 이어진 풍경은 슬로바키아인들의 자랑이다. 스키, 트레킹 등 다양한 레포츠의 무대로 이용되고 있으며 타트라 주변으로는 스트릅스케 호수Štrbské Pleso,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 등 맑은 호수들도 있어서 휴양지로도 이름이 높다. 1993년부터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알고 보면 알프스의 둘레길 말라 파트라 국립공원The Mala Fatra National Park 기대치 않았던 무릉도원이었다. 슬로바키아 서부 테르초바Terchova에 위치한 말라 파트라는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립공원이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를 흐르는 계곡과 바위들, 그 사이를 힘차게 뛰어내려오는 폭포들, 숲과 능선 그리고 무엇보다 맑은 공기까지, 이 멀리까지 와서 산행인가 싶지만 원시림의 깊이가 다르고, 숲의 기운이 다르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 중에서 우리가 올랐던 것은 야노시코브 디에리Jánošíkove Diery 코스 중에서도 일부분Dolne Diery이었다. 호텔 디에리Hotel Diery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초반길은 철 난간과 사다리가 이어지는 모험 코스. 계곡을 벗어나서 길이 편안해지는가 싶었지만 750여 미터 고지에서 그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왕복 3시간 정도의 산행이었지만 아직 정상인 벨키Veľký Rozsutec, 1,610 m까지절반도 오르지 못한 셈이었다. 고백하자면 트레킹이 고되고 길어질까 두려웠던 마음으로 시간에 제한을 둔 것이었는데 후회가 몰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더 걷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Hrnčiarska 197 Varín 013 03 Slovakia +41 507 14 11 www.npmalafatra.sk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백색 연봉들의 숨바꼭질 하이 타트라 국립공원High Tatras National Park 할 수만 있다면 행운을 함께 태우고 싶었다. 며칠째 하늘은 흐렸고, 새하얀 연봉이 장관을 이룬다는 하이 타트라의 모습은 그 턱 밑에 도착한 그날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높이 올라가면 나아지려나, 타르란스카 롬니카Tatranska Lomnica, 850m에서 4인용 첫 번째 케이블카를 탔다. 1,169m에서 다시 15인용 대형 케이블카로 환승하여 한참을 올라가서야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에서 멈춰 섰다. 잔잔한 호수 하나가 거기에 있었다. 날이 맑았다면 우리가 올라갈 롬니츠키 정상Lomnický štit을투영했을 호수의 반영은 그리다 만 그림 같았다. 그러나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가능성이라는 줄을 타고 다시 2,634m 정상까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지점까지 올라갔다. 정상은 백지 같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안개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 물기 가득한 차가운 공기는 눈썹 끝에 성에를 끼게 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백색 허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의 데도카페Dedo Cafe에 앉아 와인을 한잔 마셨다. 타트라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좋으면 알프스까지 보인다는 이 정상의 파노라마 풍경을 위해 건배. 손쉽게 케이블카를 탔으니 어쩌면 아쉬움도 그 만큼이었는지 모르겠다.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감히 추천하지 못하겠고, 호수부터 아랫마을까지의 2.5km 내리막길은 멋진 풍경을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천국의 산책을 보장한다. 케이블카 8:30~17:10, Tatranska Lomnica↔Skalnate Pleso, Skalnate Pleso↔Lomnický štit www.gopass.sk (패스 구입 가능) 종유석의 숲을 가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anovska Cave of Liberty 후배 중에 대학에서 ‘동굴부’라는 동아리 활동을 한 이가 있다. ‘동굴부라니!’ 처음에 뭔가 뜨악했던 나의 반응은 여행을 통해 점점 더 크고, 더 넓은 지구상의 동굴들을 견학하면서 바뀌어 왔다. 내가 딛고 선 땅이 결코 견고하지고, 영원하지도 않으며 지상보다 더 다이내믹한 지형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배우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이제 다시는 동굴을 보고 감탄할 일은 없으리라 믿었는데, 이 생각은 슬로바키아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änovská Cave of Liberty(Demänovská jaskyňa Slobody Cave)은 메데노브스카의 돌리네 계곡에 위치해 있다. 로우 타트라저산지대에 속하는 카르스트 지형이다. 어디서 들어 본 듯한(물론 교과서에서) ‘돌리네’라는 말은 석회암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탄산칼슘이 녹은 빗물이 스며들어 땅이 움푹 꺼진 지형들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싱크홀’이다. 그 싱크홀로 스며든 수량이 많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이 다량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데메노브스카 지역은 그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추울 것임! 그리고 젖을 수 있음!’이란 두 가지 경고를 품고 들어간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종유석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수천만 년 동안 형성된 웅장한 규모의 석순과 석주, 화려한 석화들과 기이한 곡석들은 마치 빽빽하게 자란 고대로부터의 원시림 같다. 냇물이 졸졸 흐르다가 푸른 물이 고인 호수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웅장한 폭포수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명이 겨우 통과할 만한 좁은 길이있는가 하면 오페라 공연도 할 수 있는 만큼 큰 높이 41m, 폭 35m, 길이 75m의 돔Grat Dome도 있다.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하얗고, 노랗고, 붉고, 검고, 누런 침전물들이 황홀한 색의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어쩌란 것인지, 동굴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1921년 발견된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총6,450km 중 1,600m를 1924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데메노브스카강에서 물이 유입되어 동굴이 계속 확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슬로바키아 전역에는 6,200여 개의 동굴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카르스트 동굴은 44개이고 그중 일부는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 일반에게 공개되는 동굴은 12개다. 미지의 땅속 세계가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얼음이 가득하다는 도브시나Dobšiná 동굴도 궁금하니, 이참에 슬로바키아에도 ‘동굴부’가 있는지 검색해 봐야겠다. Demanovska Dolina, 032 51 Demanovska Dolina, Slovakia 9:00~16:00 60분 투어 성인 8유로, 100분 투어 성인 15유로 +421 44 559 16 73 ▶travel info Slovakia airport 슬로바키아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공항으로의 기능은 미미하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비엔나까지의 거리가 70km, 1시간 정도라서 대부분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비엔나 국제공항을 이용한다. 대한항공이 비엔나 직항편을 운행 중이다. Transportation 국영철도가 운영 중이지만 고속철이 아니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제2의 도시 코시체까지 400km를 이동하는데 5시간 정도 걸리는 완행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주유비는 리터당 1.5유로.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대중교통으로는 버스, 트램, 트롤리버스 등이 있다. Language 작은 도시로 가면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간단한 슬로바키아어를 알아두면 유용하다. ‘아호이’는 Hi, ‘도브레라노’는 Good Morning, ‘자퀴엠’은 Thank you!라는 뜻이다. spa 라이애츠케 테플리체Aphrodite Lajecke Teplice 온천욕을 즐긴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호텔과 공공스파로 이뤄진 대형 온천장. 500m 거리에 있는 원천에서는 17세기부터 알칼리성 온천수가 나오고 있는데, 온도가 미지근하지만 류마티스 등에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이름답게 욕탕들을 로마풍으로 꾸몄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터키탕 콘셉트의 열탕도 준비해 놓았다. 7:00~22:00 www.spa.sk 포푸라드 아쿠아시티Poprad Aqua City 하이타트라의 아랫마을인 포푸라드에 깜짝 놀랄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오픈한 물놀이시설. 총 13개의 다양한 실내 풀장과 50m 규격 수영장, 야외 온천욕장, 사우나와 워터 슬라이드까지 갖추고 있어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는 컨퍼런스센터와 2개의 호텔까지 갖춘 복합리조트 단지다. Sportova 1397/1 058 01 Poprad, Slovakia 종일권 성인 22유로, 청소년 19유로, 3시간 이용권 성인 19유로, 청소년 16유로, 가족 종일권(15세 이하 자녀 포함) 3인 가족 47유로, 4인 가족 52유로. 10:00~21:00 +421 52 7851 111 www.aquacityresort.com wine 샤또 토폴치안키Château Topoľčianky 역사는 172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 설비를 갖춘 것은 1993년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초대 대통령이 토폴치안키 성을 여름 별장으로 삼고 방문하면서 지역의 인기가 치솟게 되었다고. 현재 시간당 400병의 와인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슬로바키아 최대 규모의 와인 공장이다. 600만 헥타르의 농장에서 30여 종의 포도 품종을 재배 중인데 아이스와인용 품종은 이동 중에 녹지 않도록 와이너리 건물과 가장 가까운 땅에 심어서 재배한다. 이곳 외에도 헝가리와의 국경 지대인 토카이Tokai가 가장 유명하다. Cintorínska 886/31, 951 93 Topoľčianky, Slovakia 7:30~15:30 +421 37 630 11 31 www.chateautopolcianky.sk Hotel 흐비에즈도슬라브 호텔Hotel Hviezdoslav 흐비에즈도슬라브는 슬로바키아 시인의 이름이다. 그리고 호텔은 그의 집을 포함해 이웃한 4채의 집을 연결해서 부티크 호텔로 개조한 것이다. 별채들을 연결하다 보니 미로 같은 구조가 되었지만 레스토랑부터 스파까지 4성급 ‘부티크’라는 이름값을 해낸다. 이 호텔의 압권은 지하의 볼링장. 밤 문화가 없는 슬로바키아 작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Hlavné námestie 95/49 060 01 Kežmarok, Slovakia +421 52 788 7575 www.hotelhviezdoslav.sk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슬로비카아관광청 www.sacr.sk 슬로바키아관광청 한국사무소 02 2265 2247 슬로바키아대사관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vak.Embassy.Seoul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10월 유신 지나고 국정 1종 첫 등장… 5·16 ‘혁명’ 미화

    현재 시행 중인 교과서 제도는 크게 ‘국정’, ‘검정’, ‘인정’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국정교과서는 국가적 통일성이 필요한 교과목에 대해 국가가 편찬하고 저작권을 갖는 교과서를 말한다. 국정을 쓰면 전국 모든 학교가 한 가지 교과서로 수업하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1, 2학년의 모든 교과서와 3~6학년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도덕 교과서가 국정이다. 검정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해 출판한 도서 중 국가의 검정 심사에 합격한 도서로, 현재 한국사를 포함한 중·고교 사회, 도덕, 국어 및 국정을 제외한 초등교과서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인정교과서는 민간에서 개발한 도서 중 교육부 장관이 인정하고 시·도 교육감이 승인한 것으로, 국어, 사회, 도덕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고교 교과서가 인정교과서다. 우리나라가 원래부터 국정과 검인정제를 혼용했던 것은 아니다. 해방 이후 1973년 이전까지는 검정교과서를 사용했다. 당시 ‘국사’ 교과서는 중·고교 각각 11종으로 모두 22종이었다. 하지만 1972년 10월 유신 이후인 1974년 2월 박정희 정권은 국사 교과서를 1종의 국정교과서로 전환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국정교과서로 자신들이 일으킨 5·16 군사반란을 ‘혁명’으로 치켜세우고, 10월 유신의 정당성을 적극 홍보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정부가 구성했던 ‘국사교육강화위원회’ 소속 학자들은 경직된 역사인식 등을 우려해 대부분 국정화에 반대했다. 이후 국사 국정교과서는 독재 옹호 논란을 빚어 오다 2002년 국사에서 ‘근현대사’가 분리돼 검정으로 바뀌었고, 2010년 기존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가 다시 합쳐져 ‘한국사’가 되면서 검정 체제로 일원화됐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프레지던츠컵 개막] 스피스·데이의 ‘골프 용품’ 궁금하다

    [프레지던츠컵 개막] 스피스·데이의 ‘골프 용품’ 궁금하다

    올림픽은 아디다스와 나이키, 그리고 푸마의 삼파전이지만 골프대회에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용품 브랜드가 저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세계적인 골프잔치를 더욱 후끈 달구고 있다. 2015 프레지던츠컵 공식 후원업체·단체는 인천시청을 비롯해 대회 코스를 제공하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풍산그룹, 코오롱, 포스코, 아시아나항공, 현대자동차 등이다. 여기에서 골프채를 비롯한 용품을 제작 판매하는 업체들은 공식 ‘글로벌 파트너’ 명단에서 빠져 있지만 모처럼 맞은 흥행 이벤트에 잔뜩 기대를 거는 눈치다. 캘러웨이와 테일러메이드, 타이틀리스트 등 3개 업체는 한국사무국과 글로벌 매니지먼트 업체인 IMG의 제안을 수락해 한 동에 1억 5000만~2억원에 달하는 VIP 텐트를 임대했다. 물론 운영비는 별도다. 이들은 피팅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대형차량인 ‘투어밴’을 대회장에 투입해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골프채 등 각종 장비들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이 후원하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서 하루 예상 2만 5000명의 갤러리를 대상으로 순도 높은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드라이버의 브랜드는 캘러웨이로, 한국의 배상문(29)을 비롯해 패트릭 리드(25·미국) 등 6명의 선수가 사용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조던 스피스(22·미국)를 비롯해 애덤 스콧(35·호주) 등 7명이 사용 중이다. 아이언의 경우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골프 제품을 각각 7명이 사용 중이다. 스릭슨과 테일러메이드, 핑골프는 각각 2명이 사용하고 있다. 우드와 아이언 겸용인 하이브리드와 유틸리티를 사용하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미국팀에서는 스피스와 짐 퓨릭, 잭 존슨(39), 크리스 커크(30)가, 인터내셔널팀에서는 마쓰야마 히데키(23·일본)와 마크 리슈먼, 스티븐 보디치(32·이상 호주), 아니르반 라히리(28·인도), 배상문이 사용 중이다. 타이틀리스트와 캘러웨이, 브리지스톤골프, 아담스 등 골고루 분포돼 있다. 퍼터와 볼은 타이틀리스트가 초강세다. 24명 중 11명은 타이틀리스트의 스코티카메론 퍼터를 사용 중이고, 캘러웨이의 퍼터 브랜드 오디세이가 7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골프공은 12명의 선수가 타이틀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캘러웨이가 6명, 테일러메이드와 스릭슨은 각각 2명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김무성 “역사교육 정상화 더 미룰 수 없어”

    김무성 “역사교육 정상화 더 미룰 수 없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정부의 국사교과서 국정 체제 전환 방침과 관련해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에 호도된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유일 분단국이자 여전히 이념 대립의 상처가 남은 우리나라 특수 상황에서 균형 있는 시각에서 바라본 올바른 국가관 확립이 더없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현행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6종에서 1948년 남·북한 건국을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으로, 북한은 ‘국가 수립’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일각에서는 역사 교과서 변경은 다양성을 파괴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획일화된 역사관을 주입한다고 하지만, 우리 역사교육 현실을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은 오히려 현행 검정 체제에서 더욱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체제가 친정부적 성향의 획일적 역사관을 조장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역사교과서가 단지 정부 입맛에 좌우될 것이라는 주장은 국민의 역량, 민족의식을 폄하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특정한 정치적 편향성에 의해 역사관이 왜곡되는 지금의 교육 현실을 바로잡으려는 게 역사 교육의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공천룰을 놓고 대치 중인 친박계 최고위원들도 김 대표에 동조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일부 국사학자들이 국민 역사를 사유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오도된 역사로 국민통합을 와해하는 정치적 선동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교과서 문제를 정치 이념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미래를 위해 균형잡힌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를 당부한다”고 야당에 요청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국민통합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어떻게 이런 교과서가 나오게 됐는지 편향교과서, 국론분열교과서가 만들어진 경위에 대해 국정조사를 국회 차원에서 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이미 당내 역사교과서개선특위를 띄우고 김을동 최고위원에게 위원장을 맡기는 등 적극 대응 채비에 나섰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②낡은 성들의 유혹 캐슬과 샤또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②낡은 성들의 유혹 캐슬과 샤또

    ●낡은 성들의 유혹 Castles & Chateaux 캐슬과 샤또 슬로바키아는 숱한 전쟁의 무대였다. 헝가리와 합스부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는 동안 몽골 타타르족과 투르크족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음을, 슬로바키아의 남은 성들이 증명하고 있다. 성의 파괴가 적에 의해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세금이나 관리비를 부담할 수 없어서 성주가 일부러 불을 놓 는 경우도 있었고, 세월이라는 파괴자의 위력도 대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슬로바키아에는 100 여 개의 성과 2,100여 개의 대저택들이 남아 있다. 차에서 졸다가 깰 때마다 새로운 성과 성터들이 보이는 이 유다. 용도 폐기된 성들의 운명은 제각각이다. 세계적인 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전히 폐허 로 방치되는 곳도 있다. 운이 좋으면 새로운 주인을 만나 호화스러운 호텔로 변신하기도 하고 정부에 귀속되어 박물관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역사의 부침이 컸던 만큼 중세에 우후죽순처럼 불어났던 슬로바키아의 성들은 아 직 각자의 운명을 시험 중이다. 로맨틱한 중세의 유혹 보이니체 성Bojnice Castle 로맨틱한 외관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성이다. 1113년 문헌에 처음으로 존재를 드러낸 보이니체 성은 목재 요새에서 시작하여 차례로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이 더해진 우아한 레지던스로 변신했다. 현재 모 습대로 네오고딕 양식의 로맨틱한 성이 완성된 것은 성의 소유가 장 팔피Jan Frantisek Palfi, 1829~1908년 백 작에게 넘어가면서다. 최고를 추구했던 탓에 공사가 무려 22년이나 걸렸고, 팔피 백작은 완성된 성을 보 지 못하고 후손 없이 죽고 말았다. 이후 유산을 둘러싸고 일어났을 친척들의 분쟁이야 뻔한 이야기. 황금의 방 Golden Hall, 주방, 사무실 등 호사스러운 내부를 깨알같이 설명해 주는 가이드 투어가 매일 진행된다. 지하의 거대한 동굴과 성 뒤쪽의 공원을 둘러보는 시간도 꼭 확보할 것. Zamok a okolie 1, 972 01 Bojnice, Slovakia 8유로(가이드 투어 포함) 5~9월 9:00~17:00, 10~4 월 10:00~15:00 +421 46 543 06 24 www.bojnicecastle.sk 중부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요새 스피슈 성The Spiš Castle(Spišský Hrad)​ 해발 634m 높이의 고지에 4만1,426km²가 넘는 요새가 우뚝 솟아 있다. 1780년 세금을 피하기 위한 성주의 고의 화재로 소실된 성은 그 뼈대와 터만 남아 있지만 중부 유럽 최대 규모의 중세 요새라는 위용은 여전하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일품.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촬영지인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 잔해일 뿐이 지만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바로크, 고딕양식의 흔적이 모두 찾아질 뿐 아니라 신석기 시대의 유골이 발견되 기도 했다. 주방, 화장실 터 등도 흥미롭지만 지하의 감옥이나 무기저장고, 중세의 식사예절을 설명해 놓은 전 시 등 보기보다 볼거리가 풍부하다. Žehra, Slovakia 성인 6유로 9:00~16:00(5~9월 9:00~18:00, 4월, 10월 9:00~16:00, 11월 10:00~15:00, 12~3월 폐쇄) +421 53 454 13 36 www.spisskyhrad.com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 트렌친 성Trenčín Hrad 트렌친은 서로마 제국의 국경에 위치했던 도시이자 발칸반도에서 북유럽으로 이어지던 무역로 상에 자리잡은 도시다. 그 위치의 중요성 때문에 많은 침략을 받았지만 같은 이유로 항상 재건되곤 했던 곳이다. 일찌감치 9 세기 모라비아 왕국 때 타워가 세워졌고, 11세기에 성을 쌓기 시작하여 13세기 마테 카사크Mate Csak 성주의 통치 아래에서 가장 번성했다. 지금도 슬로바키아의 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인근에 50개의 성을 소유했던 마테는 바강Vah River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비탈을 거슬러 성 입구로 올라가면 바강을 끼고 형 성된 트렌친과 이웃 도시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터키의 귀족 오마르와 파티마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사랑의 우물을 포함해 여러 개의 궁전으로 구성된 성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가이드 투어가 필수다. Mierove namestie 46 912 50 Trenčín, Slovakia 그랜드 투어 | 성인 5.1유로, 미니 투어 | 성인 3.6유로 +421 32 743 56 57 www.muzeumtn.sk 로마 가톨릭의 화려한 유산 니트라 성Nitra Hrad 니트라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5세기경 카르파티안 산맥을 넘어온 슬라브족이 처음 자리를 잡 은 곳이 바로 니트라였기 때문. 상인 출신의 사모Samo가 7세기에 첫 번째 통합국가를 건국하였고 830년경 프리 비나Pribina 왕자가 슬로바키아 최초의 교회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833년에 이르러 모라비아의 왕자 모이미 르 3세가 프리비나 왕자를 몰아내고 대 모라비아 제국을 세웠다. 첫 번째 교회의 유적은 니트라 성 아래 묻혀 있다. 성 에머람 성당Cathedral-Basilica of St. Emeram, 주교궁전, 교구 박물관 등으로 운영 중인 니트라 성 은 니트라 교구의 관리를 받고 있는 중요한 가톨릭 박물관이다. 내부에 전시된 성물들의 화려함은 입이 쩍 벌 어질 정도.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끌어안을 듯 팔을 벌리고 있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동상도 인상적이다. Nám. Jána Pavla II. č. 7, P. O. Box 46/A, 950 50 Nitra, Slovakia 10:00~14:00(11~3월은 17:00까지 오픈) +421 37 772 1747 www.nitrianskyhrad.sk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Articular Churches 슬로바키아 목조 교회 목조 건축의 단점은 명확하다. 쉽고 저렴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로 교회 를 세울 때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18세기 초 세워졌던 목조 교회에는 놀라운 탄생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슬로바키아는 가톨릭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의 70% 가까이가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 863년 데살로니카에서 온 키릴로스St.Cyril와 메토디우스St. Methodius의 포교 이후 그 주류가 바뀐 적은 없었다. 그 한결같음에는 어쩔 수 없이 타 종교에 대한 배타가 포함되어 있을 수밖에. 16세기 유럽에는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바람이 불었다. 이 영향으로 유럽 전역에 프로테스탄트로의 개종이 급 증하기 시작했다.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해 교회의 분열을 가다듬은 가톨릭의 반격은 특히 합스부르크 영토에서 활발했는데, 신교도에 대한 박해와 순교까지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케즈마록 출신의 백작이 오 스트리아 황제 레오폴드 1세로부터 부분적인 종교의 자유를 얻어냈고, 당연한 수순으로 프로테스탄트들은 교회 를 세우고 싶어했다.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프로테스탄트 교회는 반드시 마을 외곽에 자리잡아야 하고 도로쪽으로는 문도 낼 수 없었다. 건축 재료로는 나무만을, 심지어 못 조차도 나무못을 사용해야 했으며 그것도 1년 안에 완공하는 조건이었다. 눈에 띄는 첨탑 등을 세울 수 없는 것은 물론이었다. 이런 조건 아래 완공된 목조 교회들을 ‘아티큘라 교회Articular Church’라고 한다. 계약Article이라는 이름의 ‘미션 임파서블’에도 불구하고 1718년에서 1730년 사이 38개의 교회들이 건립되었다. 현존하는 5 개 중 3개Kežmarok, Hronsek, Leštiny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놀랍지 않을 정도. 현재 슬로바키 아에는 로마 가톨릭과 신교도 교회를 포함하여 총 60여 개의 목조 교회가 남이 있고 그중 유네스코세계문화유 산으로 지정된 것은 총 8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케즈마로크의 목조 교회와 흐론섹의 목조 교회를 차례로 방문했었다. 목재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대리석 교회 부럽지 않은 성상과 장식은 정성이라는 말로밖에 표현되지 않았다. 교회들은 낡았지만 규모가 컸고, 여전히 예 배를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흐론섹 교회에 대해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었던 팔순의 노파도 교회처럼 정정했다. 교회 마당으로 나온 가이드 마틴이 옆집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여기 사세요?’라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웅. 운이 나쁘지!”였다. 모두 한바탕 웃었다. 시도 때도 없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을 찾아오는 방문객들을 상대하는 일이 노파에게는 얼마나 성가신 일이겠는가. 하지만 막상 설명에 나서면 작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알려 주는 그녀의 열정은 직업이 아니라 신앙에 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 불가능할 것 같은 조건에서 탄생한 목조 교회들이 수백년 뒤에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 이 되어 슬로바키아의 자랑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스칸디나비아 스타일로 흐론섹 목조 교회Dreveny Artikularny Kostol Hronsek 땅부터가 척박했다. 흐론섹 목조 교회는 강가의 습지에 세워졌다. 1725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했다는 것뿐, 건 축가의 이름도 완공 날짜도 알지 못한다. 건축양식에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엿보이기에 당시 스칸디나비아 에 있는 루터 교인들의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기둥의 배열이나 지붕을 지탱하는 빔 등의 기술 은 빠른 시일 내에 완공해야 했던 제약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고. 이례적으로 2층의 네 면에 모두 좌석을 두어서 중앙의 제단을 내려다볼 수 있는데, 총1,100여 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Augusta Horislava Krčméryho 8 976 31 Hronsek, Slovakia 9:00~17:00 +421 48 418 81 65 스웨덴 선박을 닮은 창 케즈마로크 목조 교회Dreveny Artikularny Evanjelicky Kostol 건물 외벽에 회반죽을 발라 놓은 케즈마로크Kežmarku목조 교회는 1688년 세워졌고 1717년에 재건축된 것이다. 4면으로 뻗은 팔의 길이가 똑같은 그리스 십자가의 형태로 설계하는 과정에 스웨덴 선원이 참여했다는 이야기 가 전해지는데, 교회 창의 모양이 선박의 둥근 창과 매우 흡사하여 이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리석처럼 보이기 위해 세심하게 조각하고 색칠한 제단에서 교회를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던 간절함 마음이 엿보인다. Hviezdoslavova, 060 01 Kežmarok, Slovakia 9:00~12:00, 14:00~16:00 +421 52 452 22 42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슬로비카아관광청 www.sacr.sk 슬로바키아관광청 한국사무소 02 2265 2247 슬로바키아대사관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vak.Embassy.Seoul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내주 ‘한국사 국정교과서’ 발표… 집필 기간 5개월도 안 남아

    내주 ‘한국사 국정교과서’ 발표… 집필 기간 5개월도 안 남아

    교육부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를 다음주 확정 발표한다고 7일 밝히면서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는 국정화 결정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입장을 고수했지만, 여당의 강한 발언과 그동안 교육부의 행보로 미뤄 볼 때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진보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등은 이날 전국 8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뜻을 밝혔다. 이미 5만여명을 넘어선 교수와 학생, 시민단체의 반대 서명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정화의 포문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열었다. 취임 1주년인 지난 8월 초 “역사가 하나인 만큼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하면서 군불을 지폈다. 하지만 야당의 공세와 진보 진영의 격렬한 반대가 이어지자 교육부는 ‘2015 교육과정 개정안’의 총론·각론 고시가 이뤄지는 9월까지도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정화가 힘을 얻었다. 황 부총리가 “8일 국정감사가 끝나고서 발표하겠다”고 한 만큼 다음주 13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거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왜 논란이 될까. 논란의 핵심 키워드는 ‘오류’와 ‘이념’으로 요약된다. 논란의 발단은 2013년의 ‘교학사 교과서 파동’이다.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를 테러 활동을 한 사람으로 표현하고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교과서의 객관성 논란에 불이 붙었다. 전교조 등 진보 진영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을 압박하자 보수진영에서 국정화 교과서의 필요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뿐 아니라 다른 교과서로 화살을 돌렸다. 당시 검정을 통과했던 8종 교과서에서 오류가 829건이 적발됐다. 검정 교과서의 오류가 많으니 국정화를 검토해 보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반대하는 쪽은 국정교과서 역시 완벽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의 첫 국정교과서인 ‘초등 5학년 2학기 사회(역사)’에서는 누각인 보신각을 ‘종’이라고 표현하는 등 사실관계나 표현이 틀린 오류가 30여곳 발견됐다. 결국 한국사 교과서 논란의 핵심은 ‘이념’으로 귀결된다. 검정 교과서를 집필한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교육부가 집필진을 고르면 결국 뉴라이트 계열 학자만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찬성하는 쪽은 “투명한 공모 절차로 객관적이고 우수한 필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야당은 8일 교육부 국감 파행 등 보이콧을 예고했다. 진보진영 역시 사력을 다해 이를 막겠다고 선언한 터다. 이런 후폭풍을 넘어 국정화가 결정되면 학생들은 2017학년도부터 국정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교육부는 국정화가 확정될 경우 국사편찬위원회에 편찬을 위탁할 예정이다. 교과서 집필이 적어도 1년 전에 끝나야 하는 점을 볼 때 교과서 집필은 내년 3월까지 완료돼야 한다. 국정교과서 제작 시간이 5개월밖에 안 되는 셈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⑥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온다고?

    [김성호 기자의 종교만화경] ⑥ 달라이라마가 한국에 온다고?

     불교계에 달라이라마 방한(訪韓) 설이 쏠쏠 흘러나온다. 전국 각 지에서 달라이라마 방한을 위한 법회며 서명운동이 줄기차게 이어진데 이어 최근 달라이라마의 환생 스승인 7대 링 린포체가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준비위원장 금강스님)를 방문해 격려하는 등 부쩍 분주해진 모습이다. 일부 불교 신자들은 ‘후년 봄쯤 달라이라마가 방한할 것’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낙관론까지 퍼뜨리고 있다. ● 추진위 방한 서명운동 등 전개... ’2017년 봄 방한’ 낙관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따져보면 불교계 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인도 동북부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끄는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의 정치적 지도자이자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영적 각성과 새로운 삶을 이끌어주는 정신적 리더이기도 하다. 1950년 중국의 침공으로 120만 명 이상이 희생된 티베트. 그곳의 사람들은 지금도 그저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를 보기 위해 몇 달씩 걸리는 희말라야의 험한 순례 길을 오체투지로 넘는다.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은 그의 사진 조차 제대로 눈을 마주쳐 바라보지 못할 만큼 달라이라마의 위상과 영적 힘은 위대하다.  그래서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도 방한의 목적을 불교계에 국한하지 않고 있는 눈치다.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한국사회의 각성과 발전에 대한 멘토겸 대화자라는 거시적 명제를 방한의 동기로 삼았다고 한다. 조만간 그 목적에 맞춘 달라이라마 추진위의 구성과 방한일정을 공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 과거 몇차례 불발... 외교적 이해관계 얽혀 성사여부 불투명  그런데 지난 2000년의 일을 비롯해 이미 몇 차례의 방한 추진이 불발에 그쳤던 과거사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열망과 열기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외교적으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정부의 단골격 방한 불허 이유가 우선 떠오른다. 중국과 한국 정부의 밀월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도타운 상황이고 보면 이번 방한 추진의 결과 또한 장밋빛 보다는 어두운 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진다. 그런데도 불교계는 “종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낙관적이다. 양국간 신뢰가 충분히 쌓인만큼 양국 정부의 양해가 있을 것이란 기대가 우선 크다. 여기에 방한추진회를 이끌고 있는 구성 인원들이 정치적, 종파적 특색을 띠지않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국과 한국 정부에 방한 불허의 빌미를 제공할 요소를 미리 차단했다는 주장이다. 현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불교계의 상황도 곁들인다. ●불교계 ‘필생의 과업’ ... 실추된 한국불교의 각성도 과제  지금 상황을 종합해보면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향한 불교계의 입장은 ‘낙관’을 넘어 ‘반드시 성취해야 할 필생의 과업’이다. 그리고 그 과업에는 명예와 위상이 실추된 한국불교의 각성과 개선이란 큰 과제도 얹혀있다. 그 과업 달성의 이유며 과제 청산이란 의욕이야 탓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8월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때처럼 ‘티베트 승왕(僧王) 달라이라마에도 신경 써 달라’는, 정부를 향한 간절한 요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해와 공감의 한 켠에 자리를 틀고있는 묵직한 덩어리가 자꾸 걸린다. 돈과 권력에 휘둘리는 출가자들이며 절집의 세속화, 그런 것들 말이다. 그래서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가 들먹여질 때마다 ‘왜 달라이라마여야만 하는가’라는 의문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곤 하는 것일까. 김성호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주자(주희·1130~1200)는 공자와 맹자의 유학을 집대성해 새로운 사상, 주자학으로 탄생시킨 송대의 학자다. 조선으로 건너 와서는 성리학의 이름이 붙여졌고, 공맹의 실천적 사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에 다다른 주자학은 중국에서보다 더 화려하게 꽃피고, 주자는 중국에서보다 훨씬 더 숭상받는 사상가로 자리매김됐다. 지금까지도 그가 한국사회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받거나 고리타분함의 상징처럼 됐음에도 여전히 우리네 일상 구석구석에 그 흔적이 흩뿌려져 있다. 주자의 삶, 사상과 관련된 서적 2종이 최근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둘 다 한국이 아닌 주자의 본향, 중국 연구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주자평전’(김태완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은 총 2400쪽의 방대한 분량을 상·하권으로 담은 책이다. 숱한 주자학 연구 저서들이 철학과 사상으로 박제화시켜 학문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나 개인 삶의 이력을 따라간 인물 평전류와는 달리 주희의 문화심리 상태에 주목했다. 인성의 도야라는 점에서 현재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10년에 걸쳐 노작을 완성시킨 수징난(束景南) 저장대 교수는 “주자학의 전파와 교류는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끌고 영향이 매우 심원한, 성공적인 사례”라면서 “주희의 사상은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자를 공부해야 하는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주희가 직접 행한 인성 구속(救贖·인류의 죄를 대신 갚음으로 구원함)과 인성 완성의 사상 체계는 현대 사회의 인성 소외, 정신적 위기, 도덕 상실을 반성할 수 있는 촉매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희의 역사세계’(이원석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저자의 이력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위잉스(余英時)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중국공산당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현대 신유학자다. 송대 정치문화 구조 형태를 사대부의 정치 활동 중심으로 파악하고, 당대에 이학파 사대부들과 관료 집단 사이의 복잡한 정치공학 관계를 서술해냈다. 송대 사대부의 전형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상징과도 같은 주희의 학술과 사상을 중심축으로 삼되 정치, 문화, 사회 각 분야에 유학이 미친 영향과 관계성에 더욱 집중했다. 위잉스는 “주희는 내성외왕(內聖外王·개인적으로는 성인이 되고, 바깥으로는 어진 지도자가 되는 것)을 강조했지만 자나 깨나 생각한 것은 ‘외왕’의 실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사 집필진 상고에 교육부는 비난 브리핑

    고교 한국사 6종 교과서 집필진이 법원의 수정명령에 불복해 1일 대법원에 상고하자 교육부가 “사회적 논란을 지속하기 위한 처사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송 맞상대의 상고 행위에 대해 브리핑까지 열어 비난을 쏟아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이달 고교 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을 앞두고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 의도적 퍼포먼스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사 교과서 집필진이 재량권을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한 것은 교과서를 교육교재가 아닌 자신들의 연구물이나 저작물로 편협하게 생각하고 자신들의 사관과 해석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대응에 대해 집필진 측은 “논란을 만들려 하는 것은 오히려 교육부”라고 반박했다. 집필진을 대리하는 정민영 변호사는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수정 작업은 절차적인 엄격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교육부가 상고에 대한 브리핑까지 이례적으로 해가면서 집필진을 비난하는 것은 논란을 만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통일한국사회의 여성·가족정책 과제” 해외학자 초청 국제컨퍼런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이명선)은 오는 5일 오후 2시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통일한국사회의 여성·가족정책 과제”를 주제로 해외학자 초청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 高1부터 수능영어 90점 이상이면 1등급

    현 高1부터 수능영어 90점 이상이면 1등급

    현재 고1 학생들이 치르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영어가 9등급 절대평가로 바뀐다. 현재와 같이 100점 만점에 10점 단위로 등급이 달라지게 된다. 원점수가 90점 이상이면 1등급, 80~89점이면 2등급, 70~79점이면 3등급, 60~69점이면 4등급이 되는 식이다. 원점수가 다르더라도 같은 구간에 있으면 같은 등급을 받는다. 91점을 받으나 99점을 받으나 똑같이 1등급이라는 얘기다. 교육부는 영어 영역의 절대평가 전환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1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2018학년도 수능에서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은 누구나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겠다”며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 갈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상대평가로는 전체의 4% 안팎의 학생이 1등급을 받지만, 절대평가에 따라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1등급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점수 1~2점을 더 받기 위한 불필요한 경쟁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를 제외한 다른 영역은 현재 고2 학생들이 보게 될 2017학년도 수능과 같다. 영어와 한국사(2017학년도부터 절대평가)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의 성적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으로 등급이 정해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원점수 달라도 같은 구간이면 동일 등급… 도입 첫해는 문항 유형 등 현행 체제 유지

    교육부가 1일 영어영역의 절대평가 전환을 골자로 한 ‘2018학년도 수능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영어 절대평가는 어떤 방식인가. -기존 상대평가는 응시자들을 일렬로 세워 순위를 매기는 식이다. 반면 절대평가는 10점 단위로 끊어 9개 그룹을 만들어 놓고 응시자가 어느 그룹에 속하는지를 따진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상대평가에서는 원점수가 같아도 다른 응시자의 성적에 따라 등급과 점수가 달라진다. 반면 절대평가는 원점수가 달라도 같은 구간이면 같은 등급을 받게 된다. →수능 성적표에는 어떻게 표기되나. -현재 수능 성적표에는 전체 응시자 중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낸 ‘표준점수’와 이를 백분율로 나타낸 ‘백분위’가 표기된다. 또 백분위 상위 4%를 1등급, 4~11%를 2등급으로 구분하는 방식을 쓴다. 절대평가에서는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무의미하다. 응시자의 등급에 대해서만 1에서 9까지의 9개 중 하나가 표기된다. →1등급을 맞는 학생이 늘어나나. -1등급 수험생은 문제가 어렵게 출제되면 상대적으로 줄고 반대로 쉽게 출제될 경우 많아진다. 현재 1등급은 전체 학생의 대략 4% 안팎이다. 지난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모의평가에서 상위 4% 수준인 1등급 비율은 2만 3000명 정도였다. 하지만 원점수 기준으로 90점을 넘은 학생은 23.5%(13만여명)나 됐다. 지금까지 100명 가운데 4명이 1등급이었다면 현재의 난이도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했을 때 1등급이 100명 가운데 23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절대평가를 한다는데. -교육부는 절대평가로 과도한 사교육이 어느 정도는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능이 지금처럼 대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영어 사교육이 줄더라도 다른 과목의 사교육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수능 영어를 될 수 있으면 일찍 끝마치려는 영어 조기 사교육 열풍도 우려한다. →세부 방안은 언제 나오나. -대학별 2018학년도 전형 시행 계획은 내년 4월쯤 발표된다. 절대평가 도입 첫해에는 문항 유형, 문항 수, 배점 등의 시험 체제를 현행과 같이 유지한다. 다만 2018학년도 시행 결과를 토대로 필요하면 점진적으로 개선이 추진될 수 있다. →다른 영역의 절대평가 도입 계획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장기적으로 수능이 절대평가 체제로 갈 것임을 시사했다. 수학을 비롯해 다른 영역에도 절대평가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영어, 한국사 이외 영역에서 추가로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수능 영어 절대 평가,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2018년 수능영어 어떻게 달라지나

    수능 영어 절대 평가,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2018년 수능영어 어떻게 달라지나

    수능 영어 절대 평가,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 2018년 수능영어 어떻게 달라지나 ‘수능 영어 절대 평가’ 2018년 수능부터 영어 절대 평가가 도입될 예정이다. 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따르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게 되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수능 영어 성적은 총 9개 등급으로 나뉘며 등급 간 점수 차이는 10점이다. 1등급은 100~90점, 2등급은 89~80, 9등급은 19~0점이다. 문항 유형과 문항 수, 배점은 변화 없다. 교육부는 “불필요한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영어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한편 영어를 제외한 모든 영역의 시험체제는 2017학년도 수능과 같다. 한국사가 필수화되고 국어와 수학의 수준별(A·B형) 시험이 폐지된다. 국어는 공통으로 45문항, 수학은 문·이과를 구분하기 위한 가·나형으로 각각 30문항, 영어는 45문항, 한국사는 20문항이 출제된다. 또 사회·과학·직업탐구는 선택한 영역 중 2과목에 응시할 수 있으며 20문항씩 출제된다. 제2외국어와 한문은 한 영역만 선택할 수 있으며 30문항이 출제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잣거리 포교 10년’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저잣거리 포교 10년’ 열린선원장 법현 스님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2층에는 허름한 불교 선원이 하나 있다. 산속의 고즈넉한 선방 분위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곳. 그래서 선원이라기보다는 종교든 무엇이든 가리지 않은 채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는 ‘만남의 장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수 있는 공간. 2005년 종교계의 이름난 마당발인 태고종 법현 스님이 저잣거리 포교를 시작한다며 이곳에 자리를 틀어 줄곧 지역 주민들과 부대끼며 도심 속 포교원 역할을 해온 곳이다. 지난 12일 개원 10주년을 맞은 열린선원을 찾아 선원장 법현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침 기자가 찾은 열린선원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이 지역 어른 100여명을 초청해 공양(식사)을 대접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 행사는 어떻게 열게 됐나요. -열린선원 열돌 기념 잔치를 연다는 소식을 들은 조계종 적문 스님이 직접 사찰음식을 제공해 어르신들을 모실 수 있었습니다. 10년을 맞아 지역 주민들께 식사 한 끼 대접하며 얼굴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열린선원의 신도들이 정성껏 끓인 미역국과 송편을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합니다. 적문 스님은 원래 사찰음식 전문가로 바로 이 자리에서 사찰음식을 오래 하셨는데 저에게 장소를 물려주신 고마운 분입니다. 제가 그 자리를 담마(法) 요리 장소로 탈바꿈해 놓은 셈이지요.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담마를 요리하는 ‘열린선원’이란 어떤 의미를 갖나요. -1990년대 후반 인터넷카페에서 ‘열린 절’을 운영하다가 오프라인 사찰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와서 불교공부를 하다 보면 깨달음이 송송 열리게 된다는 뜻을 갖고 있지요. 한자로 덧붙여 보자면 이웃을 즐겁게 한다는 뜻도 되고요. 물론, 이웃은 모두를 뜻합니다. 음식을 잘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처럼 담마를 잘 먹으면 건전해져서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다가 괴로움을 영원히 떠나게 되지요. 요즘 말로 하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50년 된 재래시장 안에서 선원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시장은 상인들 입장에선 가게 지키느라 여유가 전혀 없고, 손님은 물건 사서 돌아가기 바쁜 곳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역촌중앙시장은 골목이 좁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더 복잡하고 사람들이 자주 엉키는 곳입니다. 평상시 누구도 절이나 스님에겐 관심이 전혀 없기 마련이지요. 처음에는 천도재를 지내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시끄럽다 고함치는 이도 있었고, 기도 시간 겹치지 않게 하라는 목사님, 개종을 약속해 달라는 목사님도 계셨지만 이제는 모두 정답게 지내고 있어요. 문 열고 고함쳤던 그분은 신도가 되어 잘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신자 아닌 분들도 거의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눕니다. 10년 동안 정이 들어서지요. 주민들의 복지 사각을 줄이고 보다 행복한 마을로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복지두레위원회라는 단체에, 저도 종교인이 아니라 주민의 일원으로 참여합니다. 차상위 계층이나 어르신, 청소년들을 연결하기도 하고,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 별도의 복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활동합니다. →스님의 명성과 위상이라면 번듯한 공간에서 포교도 가능할 텐데 굳이 저잣거리로 뛰어든 이유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산속에 있지 말고 저잣거리로 나가 전법활동을 하라는 대승불교 선사들의 말씀을 오래전부터 새기고 살았어요. 비단 그 말씀이 아니더라로 청년시절부터 생활 속 불교를 위해 뭘 할지를 고민해 왔습니다. 저잣거리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언제 깊은 산중에 들어갈 수 있겠어요, 그리고 집중 수련을 얼마나 해야 열반을 체험하고 견성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에게나 열려 있는 선원이라면 불교 신행의 유지가 어렵지 않을까요. -바르게 아는 것을 전제로 한 바른 명상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열린선원에서는 아는 불교, 깨닫는 불교를 지향합니다. 누구든 찾아드는 이를 반갑게 맞지만 4개월 과정의 참선문화아카데미를 수료한 이들을 정회원, 나머지를 준회원 불자로 부르지요. 수료하면 정회원이라는 의미에서 불명(계명)을 주는데 불명은 남녀 모두 두 글자로 평등하게 합니다. 수료자들이 복습을 겸해 함께 참선하고 공부하는 ‘마음닦는 수요모임’도 진행하고 있고요. →열린선원에서 한글 법요집을 만들었다는데. 한글법요집이 굳이 필요한가요. -불교의식문이 인도 말과 한문으로 돼 있어 불자들은 물론, 진행 스님들도 뜻을 제대로 아는 이가 드물어요. 이것을 개선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한글로 편성하되 원문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우리말, 제대로 된 뜻을 담은 우리말로 구성했고 필요한 경우 법회와 불공 성격에 맞는 경전을 읽도록 했어요. 열린선원의 신도들은 아주 좋아합니다. →스님은 차례에 술 대신 차를 올리자는 운동도 벌여 화제가 됐는데. -돌아가신 조상님을 위한 명절 차례는 그 이름에 차(茶)가 들어 있으므로 당연히 차를 올려야 합니다. 그래야 차례(茶禮)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는 종교, 전통에 관계없는 일입니다. 특히 불자라면 불교식 차례를 올리자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한순간도 쉬지 않고 급하게 돌아가는 시대에 조금 천천히 차를 올리는 차례는 더욱 필요하다고 봅니다. 1990년대부터 삼국유사 등 자료를 근거로 제가 제안해 20여년 운동을 펴왔고 이제 꽤 많은 가정에서 차를 올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쁜 일이지요. →얼마 전 탈핵과 관련해 강한 입장을 펴 주목받았는데 불교에서 탈핵은 어떤 의미인가요.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그 어느 존재라도 다른 존재를 불행하게 하면 안 됩니다. 그럴 권리도 없고 결과적으로 그 불행이 자기에게도 돌아오게 된다는 게 인과의 법칙이지요. 대표적인 것이 원자력입니다. 불교사상은 원자력 발전을 반대합니다. 불교에는 모든 존재에 무한 사랑을 보내는 자비관(메타바와나)이라는 수행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현실에서 실천하는 게 바로 불교의 소통이고 생태사상입니다. →최근 펴낸 수상집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속 벼슬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많은 출가자들은 중 벼슬이 닭 벼슬보다 훨씬 화려하고 좋은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 자리에 걸맞은 마음과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봉사하는 정신으로 소임을 맡아야 하고요. 책임은 언제든지 맡을 수 있고, 권한은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면 어느 소임이라도 좋지 않겠나 하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추워도 향기를 팔아서는 아니되지요. →종교계에서 스님은 마당발이란 별명으로 유명한데, 이웃종교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불교 안에서 먼저 소통, 화합하고 이웃종교에까지 관심을 넓혀야 한다고 봅니다. 2005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세계종교평화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인도의 힌두교 대표가 말하더군요. ‘모든 전쟁의 원인은 아가씨 하나 때문이다. 그 아가씨의 이름은 미스언더스탠드(오해)이다.’ 우스갯소리지만 시사하는 점이 있어요. ‘하나만 아는 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라는 말처럼 내 종교를 제대로 알려면 이웃종교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이웃종교라는 이름을 쓰는 세계 유일의 나라입니다. 이웃종교를 이해하는 것은 내 종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분쟁지역마다 종교갈등이 자리하는 것을 보면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알아 보자, 함께 먹어 보자, 머물러 보자, 부대껴 보자’는 것이 종교 교류의 실질적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린선원의 저잣거리 포교를 통해 스님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게 무엇인가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가 제 캐치프레이즈입니다. 무엇을 해도 쉽고 재미있게 해서 삶에 유익하게, 내게도 이웃에게도 유익하게 하자는 것이지요. 물론, 저의 분야는 모든 삶을 다루는 불교입니다. ‘쉬운 불교 여는 도량, 바른 불교 닦는 도량, 밝은 불교 펴는 도량, 모두 함께 웃는 도량’으로 가꿔 가고자 합니다. 바라기는 ‘선교방편(善敎方便)연구소를 만들어 전법의 방법을 개발하고 전하는 일도 하고 싶고,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경전과 법요의식, 찬불가를 함께 엮은 불교성전을 만들어서 널리 보급하고 싶기도 합니다. 이뤄 놓은 것도 없고 수행결과도 보잘것없는 저와 열린선원에 대중들이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열심히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전법하겠습니다. →새 도량을 꾸밀 계획이 있다고 들었는데. -열린선원은 선원 안에 화장실도 없어서 시장이 문을 닫는 밤이나 휴무일 때는 옥상의 화장실이나 공원에 있는 화장실을 써야 해요. 주차장도 없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춥지요. 신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환경에서 수행하고 전법할 수 있도록 새 도량을 마련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 자리가 시장이냐 산속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불편하고 어려운 이들이 많은 곳이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시장 주변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도저히 선원 자리를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변두리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사찰이나 교회에서 ‘한 평 사기’운동이라는 것을 많이 하지만 저희는 엄두가 나지 않아요. 그래서 ‘한 뼘 불사’라는 이름으로 성금을 모아 볼까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무상(無相) 법현 스님은 교무·기획국장, 총무·교무·사회부장, 교류협력실장, 교무부원장 등 한국불교 태고종단의 주요 소임을 두루 거친 종교계의 소문난 마당발. 2005년부터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에서 저잣거리 포교를 주창하며 열린선원을 운영해 오고 있다. ‘마당발 스님’이란 별명 그대로 종교 간 대화와 협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님. 종단협의회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 불교종단 종무행정 활동을 하면서 불교생명윤리협회 집행위원장,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 종교간대화위원장을 맡거나 맡아 왔다. 대사회 활동으로도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살림홍보대사, 국가인권위원회 생명인권포럼위원, 생명존중헌장 제정위원, 한국사찰림연구소 이사 등을 맡아 학술, 사회활동을 하면서 전법활동에 치중하고 있다. ‘연기설의 입장에서 본 불안정성(엔트로피 증가)원리 연구’, ‘틀림에서 맞음으로 회통하는 불교생태사상’, ‘불교의 관점에서 본 원자력과 생명, 그리고 평화’ 등 논문과 ‘놀이놀이놀이’, ‘부루나의 노래’,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등의 저서가 있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하게’를 신행과 전법의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오래전부터 레크리에이션 포교로 명성을 떨쳤다. 2001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사무국장 시절 한림대 정무형 교수의 제안을 받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해 템플스테이를 처음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 영어 1등급 23%… 수학·논술 비중 커질 듯

    영어 1등급 23%… 수학·논술 비중 커질 듯

    올해 고1 학생들이 치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 과목이 9등급 절대평가로 바뀌면 상위권의 경우 영어에서 다른 학생들과의 차별성을 기하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 자체가 쉽게 나오는 상황에서 원점수 기준으로 90점 이상만 되면 다들 똑같이 1등급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2018학년도 수능 영어가 2015학년도 수준의 난이도로 출제될 경우 상위 16%까지 1등급을 받게 된다. 수능 응시자 60만명 가운데 9만명 정도로, 거의 6명 중 1명꼴이다. 더 쉬웠던 2016학년도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된다면 4분의1에 육박하는 23%(13만여명)가 1등급이 된다. 영어 1등급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모집 인원(7만 8000명)보다 많아지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수능에서 영어는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한국사와 함께 일종의 ‘자격고사’가 되는 셈이다. 반면 변별력에 주안점을 둘 경우에는 2011학년도 수능처럼 상대평가의 절대평가 변환 뒤에도 1등급 인원은 늘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교육부가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교육비 경감’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 사교육비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이라며 “절대평가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렇게 영어에 과도하게 투입되는 사교육비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위권을 고려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종서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절대평가 실시에 따라 1~2등급 학생들에게는 영어 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은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며 “각 대학들이 수시 전형에서 영어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1등급이 많아지면 대학의 입학 전형 과정에서 영어가 사실상 ‘없는 과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동시에 학생들의 영어 실력 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영어 교사는 “기존에도 상당수가 영어에서 만점을 받아 온 외고에서는 영어를 대신해 수학, 국어 등 다른 과목 시간을 늘려 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영어 평가의 세계적인 추세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4가지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수능은 듣기와 읽기밖에 할 수 없다”며 “말하기와 쓰기 등은 고교 현장에서 학습과 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이미 대학들은 수능뿐만 아니라 학생부를 통해 지원자의 영어 실력을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수학과 국어, 탐구 영역의 변별력 비중이 특히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 수능은 어디까지나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다. 사교육비의 ‘풍선 효과’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영어를 빨리 마스터하려 하는 조기교육 현상과 수학 등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논술, 구술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이 학생부 중심의 전형을 늘리기를 원하지만 이미 전체 대입 전형 중 학생부 중심의 선발 비율이 56%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대학들이 논술고사에 영어 지문을 출제하거나 영어 심층 면접 확대, 영어 특기자 전형 부활, 내신 영어 가중치 부여 등으로 수능 영어를 대체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주제 연세대 ‘인문학 아고라’ 개최

    연세대는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와 공동으로 오는 6일부터 12월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강당에서 대중강연 프로그램 ‘인문학 아고라’를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이 프로그램에는 신학계 원로 유동식 전 연세대 교수, 유학자 이기동 성균관대 교수, 문화비평가 진중권 동양대 교수, 경제학자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 국내 학자 10명이 강연자로 나서 한국사회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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