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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50 넘으니 덤으로 사는 인생, 의미있는 일 고민”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50 넘으니 덤으로 사는 인생, 의미있는 일 고민”

    탈북민 1세대 강철환 대표가 말하는 ‘한국 생활’“이젠 한국에서 더 오래 살았습니다. 북한에서 24살 때까지 살았고, 한국에서 27년째 살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이 아니라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더 가까워지기는 했는데···. 나이가 들면 고향이 그리워진다던데 그래서인지 북한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북한 인권에 관한 일을 하고 북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보니깐, 그런 것인가 합니다.” 제21회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끝난 다음 날인 27일 서울시 중구에 있는 강철환(51) 북한전략센터 대표 사무실을 찾아갔다. 남북 문제나 통일 이슈에 관한 이야기는 그가 수도 없이 인터뷰했을 터이니 이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와 인터뷰하고 싶어서 찾았다. 그는 “뭐, 인터뷰는 많이 해봤지만 이런 인터뷰는 처음 해봅니다.”라며 말문을 연다. 자연스럽게 이산가족 상봉이 화제에 올랐다. “부모님이나 친지들과 헤어진 실향민들이 금강산에서 이산가족들을 만나던데, 이젠 제가 이산가족이 된 지 25년이 넘었어요. 이분들의 절망 같은 그리움 이런 게 제게도 똑같이 밀려오는 거죠. 북한에 부모님과 동생들도, 많은 친구도 남아 있고···. 절절한 그리움이 어떤 것인지 나이 50이 넘으면서 조금씩 알겠더라고요.” 북송된 재일교포 3세인 그는 9살 때인 1977년 재일 조선총련 간부 출신인 할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리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 이혼한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들 모두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수용소에서 10년간 참혹하게 지내다 풀려났다. 이후 요덕 근처에서 5년가량 지내다 1992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귀순’이 아닌 탈북민 1세대인 셈이다. 한양대를 마치고, 한국전력에서 신입사원으로 들어가 3년 근무했다. 조선일보 기자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2007년부터 북한에 인권과 자유 등을 확산시키는 북한전략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수용소의 노래, 평양의 어항’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는데, 강 대표에게 인생이란.☞ 제가 가장 귀염을 받아야 할 9살부터 11살까지 요덕수용소에서 지냈습니다. 수용소에서 몇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항상 언제든지 죽는다는 생각에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20~40대를 한국에서 보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제 인생의 황금기였죠. 친구들과 만나서 여행도 하고 연애도 하면서···. 저랑 같이 수용소에 끌려갔던 많은 아이 가운데 저만 인생을 이렇게 살고 있으니, 나이 50이 넘어가니깐 이제 덤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이제는 덤으로 사는 인생, 이미 죽었어야 하는 인생인데···, 그래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합니다. 처절한 생활을 했던 그에게 어떤 꿈을 꾸는지를 물었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옛날에는 북한에 잡혀가는 악몽을 자주 꾸었지요. 소스라치게 놀라 깨기도 하고. 한 10년 지나니 꿈에 한국과 북한이 섞여 나오더라고요. 북한에 잡혀 가 고문을 받는데 유엔이 나와서 감시한다든지, 이런 신변안전에 관한 꿈이 섞여 나왔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꿈에도 잘 안 나와요. 꿈도 사회에 적응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생활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전력에 다닐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전기요금을 장기간 내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기 공급을 끊는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 서울 성북동 한 단란주점의 전기를 끊자 업소 주인이 식칼을 들고 ‘다 죽인다.’며 욕설을 난리를 쳤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모두 도망가는데 저는 같이 욕설을 하면서 맨주먹으로 싸우려 했지요. 그때 제 말투가 이상하고 도망을 안 가니 업소 주인이 칼을 내던지고 이야기를 하다 나중엔 친구가 됐습니다. 또 한 번은 금호동에 전기를 끊은 집이 몰래 전기를 훔쳐 쓰나 싶어서 찾아가보니 촛불을 켜고 지내더군요. 그때까지 한국의 좋은 모습만 봤는데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대학 다닐 때 남쪽의 학생들과 통일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갔더니 “반역자”라며 욕설을 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갈 때 자원봉사를 한다는 외국인 두 명과 한국인 여성 직원 한 명이 컴퓨터 작업에 한창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자 외국인 여성 한 명이 더 나와 일하고 있었다.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엔 북한에서 발행한 한반도 지도가 걸려 있었다. 맞은편 서가엔 북한 관련 책들이 꽂혀 있었다. 낡은 책들이 보이기에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북한의 학교 교과서”라며 끄집어내 보여줬다. 바스러질 듯 누런 종이에 적힌 활자의 잉크마저 바래서 글씨를 읽기가 어려웠다. 교과서 위쪽에 성경책이 꽂혀 있기에 “교회에 다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네, 15년 됐습니다.”고 답한다. 부인과 두 자녀와 함께 다닌다고 했다. - 한국 생활에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와서 보니깐 지연과 학연 이런 것이 보기보다 강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고향과 출신 같은 지역주의, 학교와 학벌과 같은 학연, 가족주의 이런 데 탈북자 출신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탈북자들은 더욱 소외되고···. 북한은 독재를 강화하면서 끼리끼리 모여 세력화하는 것을 철저히 방지했습니다. 북한에서 고향이고 나발이고 뭐 다 필요없이 흩어버렸습니다. 지역주의 이런 게 없지는 않지만 상당히 완화됐습니다.북한의 인권 운동을 빼고는 그가 어떻게 지낼까. “대학 졸업한지 20년이 넘었는데 갑자기 친구들이 옛날 찍었던 사진을 단톡방 이런데 올려요. 거칠고 투박했던 시절인데, 이때가 엊그제 같은데 참 빠르게 세월이 지나갑니다.” 학교 친구들 만나서 옛날 이야기하고, 몸무게가 늘어 걱정이라는 고민도 한단다. 해외에는 웬만큼 나가볼 만한 나라는 다 가봤다고 했다. 한국의 평범한 50대 남성의 모습이었다. - 예멘 난민이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한국정부가 난민협약에 가입돼 있어서 난민쿼터를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분단국가기에 한국은 엄청난 난민 발생 가능성을 예상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만큼은 북한 난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유엔을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한에 예멘 정도의 자유가 주어지면 북한주민 절반이 국경선을 넘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도 중국엔 10만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다 난민이지요. 우리 가족, 우리 동포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외국 난민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일의 순서가 맞지 않다고 봅니다. - 탈북자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이 곱지 않다.☞ 북한 사람은 기회가 없어 배우지 못했고, 문화생활을 못 했기에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탈북자들을 이등국민 취급하고, 열등하게 취급하는 어떤 선입견 같은 것이 있어요. 지금이야 한국에 사는 탈북자가 3만명이니 눈에 띄는 분쟁이 없겠지만 나중에 통일이 되면 5000만명대 2500만명이 되면 큰 분쟁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를 깔보거나 무시하고 이등국민 취급하는 그런 선입견 빨리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이 없는 사회에서 살다가 자본주의 무한경쟁은 우리 탈북자들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저는 후배들에게도 당부합니다. 후배들이 북한 출신이라는 자격지심 때문에 누군가의 사소한 한마디의 말에 상처를 입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말에 신경 쓰지 말고, 그 말이 악의적이지 않으면 대범하게 넘겨라.’고 충고합니다. 예전에 제가 밥을 먹는데 “야, 너는 수용소에서 쥐도 잡아먹었다는데, 고기를 남기면 되겠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분은 되게 나빴지만 대수롭잖게 넘겼지요.그는 요즘의 젊은 탈북자들은 한국사회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진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똘똘하고,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후배들도 많아요. 지금은 탈북자를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도 많아졌어요. 우리야 한국에서 기자 한 것이 최고의 사회 진출이었지만, 국제무대에서 활동이 많이 늘어날 것입니다.” 그는 한국에서 정치도 하게 되는 후배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강 대표는 “한국사회가 그동안 통일을 준비한다고 말하면서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 자문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그 회의의 주요 사업으로 ‘DMZ박물관’을 건립하자고 논의하더라고요. 민간 업체에 맡기면 되는 것을 이 위원회가 주요 안건의 논의하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한민국 사진축전 31일부터 서울DDP서 개최

    대한민국 사진축전 31일부터 서울DDP서 개최

    ‘제5회 대한민국 사진축전-2018 Photo Festival & Art Fair’이 한국사진작가협회 주최로 2018년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알림2관에서 열린다. 이번 ‘제5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에는 제36회 대한민국사진대전 수상작도 선보일 예정이며 참여작가는 초대작가인 서규원, 홍창일 작가를 비롯해 조용철, 한병률 등 현재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도 함께했다. ‘제5회 대한민국 사진축전-2018 Photo Festival & Art Fair’는 Art Fair, 사진기자재전, Festival 그룹전, 관광홍보부스전, 기업홍보관 등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서강대학교, 자기주도형 학교생활보충자료 전면 폐지

    서강대학교, 자기주도형 학교생활보충자료 전면 폐지

    올해 입학정원 1582명 중 수시 모집으로 80%인 1262명을 선발한다. 수시·정시 비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종합(자기주도형)전형에서 지난해까지 선택서류로 제출이 가능했던 학교생활보충자료가 전면 폐지된다. 또 학생부종합(일반형)전형, 학생부종합(사회통합)전형, 논술전형에 적용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2018학년도 국·수·영·탐 4과목 중 3과목 각 2등급 이내(한국사 4등급 이내)에서 2019학년도에는 국·수·영·탐 4과목 중 3과목 등급합 6 이내(한국사 4등급 이내)로 완화됐다. 단 학생부종합(특성화고교졸업자)전형은 국·수·영·탐 4과목 중 3과목 각 3등급 이내(한국사 4등급 이내)로 2018학년도와 동일하다.학부 개편으로 인해 모집단위도 일부 변경됐다. 2019학년도 모집부터 커뮤니케이션학부와 지식융합학부가 하나의 학부로 통합되면서 기존 2개 학부·3개 전공이 1개 학부·4개 전공으로 개편된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자기주도형)에서는 4개의 각 학과단위로, 그외 전형에서는 지식융합미디어학부를 모집단위로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은 882명으로 자기주도형 457명, 일반형 341명이며 고른기회·사회통합전형도 포함된다. 자기주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지 않지만 일반형에서는 적용된다. 논술전형으로는 346명을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 일반형과 동일하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며 논술시험 80%, 학생부교과 10%, 학생부비교과 10%를 반영한다. 자세한 문의는 입학 홈페이지(http://admission.sogang.ac.kr) 또는 전화 (02)705-8621.
  •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든다… 24시간이 부족한 실전 훈련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든다… 24시간이 부족한 실전 훈련

    삶과 죽음이 뒤섞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매일 사람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무원이 있다. 소방관이다. 국민이 위험에 처한 곳이면 물이든 불이든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오늘도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건 어떤 위험에서도 그들이 구해줄 거란 믿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평균 나이 30.9세. 앞으로 소방조직을 이끌어갈 리더 ‘소방간부 후보생’들은 지금 어떤 훈련을 받고 있을까. 서울신문이 28일 충남 천안시에 있는 중앙소방학교를 찾아 이들의 하루를 들여다봤다.●수중에서도 ‘매의 눈’ 감시…수난구조 훈련 “공기주입, 마스크, 입수, 하강.” 검은 전신 슈트에 스노클링 마스크. 발에는 핀(오리발), 등에는 회색 공기통. 스쿠버 장비로 중무장한 후보생 6명이 물 아래로 내려간 뒤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10분이 지나도록 물속에선 보글보글 거품만 올라왔다. 수심 5m의 수영장 바닥까지 내려간 후보생들은 저마다 훈련교관이 내린 ‘미션’을 수행하기 바빴다. 콧바람으로 마스크에 들어간 물을 빼는 훈련인 ‘마스크 클리닝’부터 수중에서 매듭진 로프를 푸는 것까지 후보생들은 차근차근 과제를 수행한다. 물속에서 사람을 구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것. 모든 미션은 대충 진행되지 않는다. 뒤따라 내려온 교관이 ‘매의 눈’으로 후보생들을 지켜보고 있다. 교관이 수신호로 동그라미를 표시할 때 비로소 ‘미션 클리어’다.이날 오전 후보생들은 훈련장 건물 지하에 마련된 수상 훈련장에서 ‘수난구조’ 훈련을 받았다. 육상뿐 아니라 수중에서도 사람을 구해야 하는 소방관에겐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다. 여섯 명이 한 조다. 훈련장 한쪽에선 물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수영법인 ‘인명구조 영법’ 교육이 이어졌다. 다른 한쪽에선 입수 훈련이 한창이다. 공기통을 비롯해 스쿠버 장비로 무장한 후보생들은 “입수”를 외치며 물에 뛰어들었다. 후보생들의 자세를 꼼꼼히 관찰한 교관의 애정어린 지적이 이어진다. “뛸 때 다리를 좀더 앞으로 뻗어라.” ●“체력 약하면 필기시험 1등도 탈락” 소방간부 후보생 제도는 1977년 도입됐다. 2년에 한 번 뽑다가 인력 수요가 늘어 2010년부턴 1년에 한 기수씩 뽑기 시작했다. 한 기수당 정원은 30명. 올해는 901명이 응시해 약 3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후보생들은 지난 3월부터 중앙소방학교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교육 기간은 1년이다. 후보생 전원은 기숙사에서 동고동락하며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일선 현장에서 지휘관으로 활약하거나 소방정책 지원 업무를 맡을 후보생들은 교육이 끝나면 전국에 있는 소방관서로 배치된다. 1년 정도 현장에서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시험은 매년 1월 시행된다. 시·도별로 채용하는 지방직 소방사 시험과는 달리 소방간부 후보생은 국가직으로 소방청에서 직접 뽑는다. 필기시험, 체력검정, 신체·적성검사, 면접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다.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로 나뉘어 시험을 치르는 필기에선 헌법·한국사 등 필수과목과 소방학개론·건축공학개론 등 선택과목이 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했다고 끝이 아니다. 소방관으로서 강인한 체력은 필수다. 필기시험에서 1등을 해도 체력 검정을 통과하지 못하면 ‘탈락’이다. ●“실제라면 목숨 잃었을 만큼 아찔” 훈련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소방관의 주요 업무인 화재·구급·구조 분야의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화재 훈련에선 불을 끄는 작업과 더불어 건물에 있는 사람을 찾아 밖으로 구조하는 과정을 익힌다. 실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하고 후보생들은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채 ‘농연탈출훈련’을 받았다. 화재로 짙은 안개가 발생해 시야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행동 요령을 체득하는 훈련이다. 고대영(25) 후보생은 이 훈련만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다른 후보생들처럼 공기호흡기를 메고 기어가고 있었어요. 교관이 만든 장애물에서 로프를 빼는 과제가 있었는데 자꾸 꼬여서 안 되더라고요. 앞도 안 보이고 ‘패닉’ 상태가 됐습니다. 결국 교관이 도와줬어요. 만약 실제 상황이었다면 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찔했습니다.” 구급대원으로서 기본적인 응급처치 능력도 필요하다. 구급훈련에서 후보생들은 일선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한다. 구급대원들과 함께 구급차를 타고 현장에 출동한다. 일분일초를 다투며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현장에서 후보생들은 구급대원이라는 직업의 무게를 몸소 느낀다. 많은 후보생이 가장 인상 깊은 훈련으로 구급훈련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공군 간호장교 출신으로 구급분야의 전문가가 되길 희망하는 김현수(28) 후보생은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할 때 병원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응급의료체계 개선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소방관의 임무는 불 끄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여러 재난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능력도 소방관에겐 필수적이다. 지난 5개월간 화재·구급훈련을 마친 후보생들은 한참 구조훈련을 받고 있었다. 특히 구조훈련에선 다른 훈련보다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클라이밍(암벽등반)이나 로프를 이용해 맨홀에 떨어진 사람을 구조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업무 특성상 비상 상황이 많기 때문에 후보생들은 종종 야간 비상훈련도 받는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던 후보생들도 비상훈련에서 팔벌려 높이뛰기를 2500번 한 뒤로는 혀를 내둘렀다. 지난 3월부터 고된 훈련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도에 포기한 후보생은 한 명도 없다. 이들이 꾹 참고 견디는 건 훗날 소방조직을 이끌어 갈 리더로서 저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출신 이명주(28) 후보생은 “SSU에서 제대하고 세월호 사건이 터졌는데 수습 과정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으로 일하며 구조 분야에서 뛰어난 지휘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하다가 문득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한 김동근(27) 후보생은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하거나 화재를 진압하다가 파손된 장비를 자비로 해결하는 소방관을 보며 안타까웠다”면서 “앞으로 소방조직에서 구급대원 처우개선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간부후보생 30명 중에서 여성은 4명에 그쳤다. 남성 후보생 사이에서 꿋꿋이 훈련을 소화하는 류진(26) 후보생은 “이오숙 대구 북부소방서장처럼 여성도 훌륭한 소방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천안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스타강사 최진기, ‘댓글조작’ 의혹 방송한 김어준에 공개사과 요구(영상)

    스타강사 최진기, ‘댓글조작’ 의혹 방송한 김어준에 공개사과 요구(영상)

    사교육업계에서 유명한 강사 최진기(51)씨가 인터넷 댓글조작 연루설을 방송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게 공개사과와 정당한 반론권 보장을 요구했다. 최씨는 지난 27일 인문학 온라인 강의사이트 오마이스쿨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전날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29회: 삼성, 삽자루 그리고 표창원 편’ 내용을 정면 반박했다. 최씨는 가만히 있으라는 주위 만류에도 반박 동영상을 만든 이유에 대해 “다스뵈이다 구독자 40만명 중에는 고등학교 시절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다스뵈이다’에는 스카이에듀 수학강사인 ‘삽자루’ 우형철(54)씨가 출연해 최씨를 비롯한 온라인 사교육계 유명 강사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자신을 홍보하고 경쟁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최씨는 “방송 내용만 봤으면 최진기가 댓글 작업 지시 명령내렸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는지 알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이미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이라는 시민단체는 최씨와 한국사 강사 설민석씨를 댓글 조작에 따른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1월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씨와 설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두 강사가 이투스교육과 계약하고 강의만 제공했을 뿐 홍보는 회사에서 한 것”이라며 “강사들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투스교육 김형중 대표 등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최씨는 당시 고소는 강용석 변호사가 주도한 것이라며 “강 변호사로부터 ‘사우나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최씨는 ‘삽자루’ 우씨에 대해서도 “무단 이적으로 120억원 규모의 소송에 피소된 인물”이라며 “댓글 작업 자료를 근거로 이투스에 퉁치자고 요구했지만 이투스가 받아들이지 않자 최진기를 물고 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댓글 공작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당사자는 바로 나일 것”이라면서 “2015년 7월에는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서 자신에 대한 비방댓글 작업을 하는 모 회사 정직원을 현장에서 적발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김어준씨, 사실을 확인하고 방송해주기 바란다”면서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없겠지만 (다스뵈이다)는 40만, 100만명이 보고 그 안에는 제 제자가 수도 없이 많다. 당신은 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키아밸리즘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이 다 정당화될 수는 없다”며 “몰랐다 해도 이건 김어준씨가 책임져야 한다. 삽자루와 앞에 앉은 분들과 같이 웃을 때 그 웃음 속에 오마이스쿨 10만명 회원의 눈물과 제 제자 70만~80만명의 눈물이 있다. 그렇게 조롱당할 인생을 살지 않았다”라며 울먹였다. 최씨는 “김어준씨는 큰 권력을 가졌고 나는 거기에 짓밟힐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공개적인 사과와 정당한 반론권의 기회를 꼭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남북한 평화와 공존의 시대 보건의료교류방향 모색위한 심포지엄 열려

    남북한 평화와 공존의 시대 보건의료교류방향 모색위한 심포지엄 열려

    지난 8월 23일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립 서북병원(원장 박찬병) 주관으로 ‘북한결핵 및 보건의료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서울시의회 김혜련 보건복지위원장, 나백주 시민건강국장, 이영문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이사 등 서울시의 보건복지분야 주요 관계자들 외에 대북한 전문가인 통일부 하나원 임병철 원장을 비롯한 대북교류협력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보건의료 분야 남북한 간 교류’에 대한 토론과 의견 교환 진행되었다. 서울시립 서북병원 박찬병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2018년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 간의 판문점 회동으로 남북대화가 시작된 후 다종다양한 교류협력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보건의료분야에서는 구체적인 교류안이 다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면서, 북한 주민들이 결핵 등 감염병과 관련한 보건 환경에 관련되어 있는 상황을 이해하고, 북한의 보건의료체계와 상호 협업하면서 남북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교류협력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혜련 위원장(더불어 민주당, 서초1)은 축사를 통해 “앞으로 남북한의 보건의료 교류는 지원이 아닌 교류와 협력이라는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라는 어려움이 있으나 인도적 내용의 경우에는 대북제재의 예외사항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남북한 간의 보건의료분야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정부기관인 하나원과 서울시립 서북병원 간에 ‘북한이탈주민 의료지원 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하여 “북한이탈주민의 결핵 유병율이 높게 나타나 건강상의 문제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며 “북한이탈주민이 성공적으로 한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서북병원 이외에 다른 시립병원들도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을 이끌어 가겠다. 특히,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나원을 나선 이후에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시립병원의 북한이탈주민 지원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책 방향을 밝혔다. 김혜련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대북교류협력 사업은 단기적 과제와 장기적 과제 논의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며, 관주도가 아니라 민관협력을 통해 정책적·제도적 틀을 만들어 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앞으로 서울시 의회차원에서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성공단·DMZ서 남북영화 동시상영할 날 곧 오겠죠”

    “개성공단·DMZ서 남북영화 동시상영할 날 곧 오겠죠”

    새달 39개국 144편 역대 최다 규모 참가 관객 만나기 힘든 구조 개선할 TF 운영“이제 비무장지대(DMZ)는 분단과 상흔이 아닌, 파격과 용기, 평화의 이름이 됐어요. 세계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현장이 된 만큼 다양한 남북 문화 교류를 상상하고 추진해 보려 합니다. 개성공단과 DMZ에서 남북한 영화를 동시에 상영하고 남북 청소년들이 영상캠프에서 함께 어울리면 어떨까요. 남북한이 영화를 통해 함께 공명하는 순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여러 로드맵을 시도할 생각입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DMZ국제다큐영화제가 꿈꾸는 가까운 미래다. 영화제를 이끄는 홍형숙(56) 집행위원장은 26일 서울신문과 만나 “지금 분위기로 보면 꿈이 아니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라며 눈을 빛냈다.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다음달 DMZ에서는 평화, 소통, 생명을 키워드로 한 영화 축제가 펼쳐진다. 9월 13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파주·고양 일대에서 열리는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역대 최다 규모인 39개국 14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과 교감한다. ‘한국 다큐멘터리계의 대모’로 통하는 홍형숙 위원장은 지난 2월 조재현 전 위원장이 성 추문으로 사퇴하면서 이달 6일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그는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통해 이념적 광기에 붙들린 한국사회를 보여준 ‘경계도시’, ‘경계도시2’ 연출자로 유명하다. 그가 말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본질은 선명하다. “어제를 규명하고 오늘을 질문하고 내일을 제안하고 상상하는 것”. 홍 위원장은 “당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각성을 이끌어내는 문화 콘텐츠인 다큐멘터리 영화로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 축제를 꾸려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DMZ국제다큐영화제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 경향과 담론을 주도하는 장이 됐으면 합니다. 이곳을 찾지 않으면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뒤처질 수 있겠다는 긴장감을 가질 정도의 ‘머스트 플레이스’로 만드는 게 목표죠.” 수작을 만들어도 대작 쏠림 현상이 심한 영화산업의 특성상 개봉을 통해 극장가에서 관객과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게 다큐멘터리 영화계의 오랜 고민이다. 이는 DMZ국제다큐영화제가 함께 짊어지고 해결해 나갈 숙제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 우리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보면 인력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성해지고 작품의 화법이나 주제, 소재도 매우 다양해졌다”며 “이 시기를 잘 포착하고 담아내야 영화 발전, 관객과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는 극 영화와 달리 제작 이후 배급, 상영 등을 통해 관객에게 선보여질 수 있는 선택지가 지극히 좁다. 홍 위원장은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영화인, 영화 행정 전문가 등으로 꾸린 태스크포스를 꾸려 잘 만든 작품이 시장 논리에 사장되지 않고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선순환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다음달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운영할 미래비전TF를 통해서다. 영화제는 올해 열 돌을 맞아 심상정 정의당 의원, 건축가 승효상, 발레리나 강수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소설가 장강명 등 명사 10인이 꼽은 ‘내 생애 최고의 다큐 10편’을 소개한다. 페르난도 솔라나스(아르헨티나), 아비 모그라비(이스라엘) 등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거장들도 방한해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In&Out] 산으로 가는 정부의 디지털 성범죄 대책

    [In&Out] 산으로 가는 정부의 디지털 성범죄 대책

    지난해 9월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에 포함된 대책 중 지금까지 제대로 효력을 갖고 이행된 사안이 많지 않다. 정부는 정보통신사업자가 불법 영상물의 유통 사실을 명백히 인지했을 땐 삭제와 접속 차단 등의 조치 의무를 다하고, 이를 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또는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까지 개정한다던 전기통신사업법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지난 5월 전국 5만 2718개의 공중화장실 중 1만개(19%)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합동으로 불법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했지만 발견 건수는 0건이었다. 여전히 화장실 불법 촬영물이 활발하게 유통·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춰 보면 기이할 정도로 성과가 없었다.불법 카메라 탐지기 구매와 탐지 인력에 막대한 비용을 쏟는 것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 카메라를 만들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화장실 자체를 폭력과 범죄가 스며들 수 없는 공간으로 다시 바꾸거나, 가해자가 왜 이런 영상을 찍고 유통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유의미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계를 보면 불법촬영 신고 건수와 심의 건수가 비슷한 규모로 발표된다. 2016년 8월 기준 성행위 영상신고 건수가 7356건이고 시정 요구가 7325건이다. 이 수치만 보면 거의 모든 신고 건수에 제대로 심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방심위 심의 처리의 의미는 삭제 완료가 아니라 심의가 완료됐다는 것에 불과하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가 실제 피해 촬영물을 신고했을 때 약 10%만 차단 조치가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센터의 신고 게시물은 삭제나 혹은 제재 요청을 넣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다 시도한 다음 처리되지 않는 것만 추린 것이어서 일반인의 신고 건보다 차단 비율이 낮을 수 있다. 그럼에도 피해 지원 현장에서는 방심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플랫폼과 관련한 주요 정책 중 하나로 방심위 자율심의협력시스템이 있다. 거칠게 비유하자면 조직 폭력배들이 “착하게 살자”라고 문신을 한 격이다. 여태까지 피해 촬영물을 통해 수익을 얻어 왔던 사업자들을 ‘자율협력시스템’이라는 그룹에 들어오도록 한 뒤 앞으로는 피해촬영물이 없도록 하자고 약속하는 방식이다. 어떤 강제성도 없는 이런 방식은 플랫폼 내의 유통을 근절할 수 없다. 사이버성폭력 촬영물을 유통하는 플랫폼은 기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같은 수준으로 처벌해야 한다. 유통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믿음을 줘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제라도 관점을 바꿔야 한다. 사업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갈 게 아니라 명확한 성폭력으로 인식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강간할 자유를 허락하지 않듯이, 온라인 공간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 그들의 ‘성게’는 어디로?…몸 사리는 ‘남초 커뮤니티’

    그들의 ‘성게’는 어디로?…몸 사리는 ‘남초 커뮤니티’

    음란물 유포의 공범으로 지목된 ‘남초 커뮤니티 사이트’ 중 일부가 경찰 수사를 앞두고 게시판 관리에 나서며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성단체는 커뮤니티를 통해 음란물을 소비·유통·교환하는 방식 자체가 여성에 대한 인격을 없애는 성차별적인 놀이문화라며 비판해왔다. 지난 16일부터 대표적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 중 하나인 ‘보배드림’에 “성인게시판 없앤 이유가 뭐냐”, “성인게시판 다시 복구하라”, “보배에 접속하는 이유가 없어졌다” 등 항의성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45분쯤 성인게시판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이 게시판은 회원들끼리 여성 신체 일부가 노출된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달거나, 성인 영상물·성매매 업소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었다. 보배드림 운영자에게 게시판을 없앤 이유를 묻자 이메일로 “아직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아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음 카페 랭킹 1위, 회원 수가 52만명에 달하는 종합게임커뮤니티인 ‘도탁스’에도 지난 17일 ‘엄빠주의 게시물 올리지 마세요’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엄빠주의는 ‘엄마아빠 주의’의 줄임말로, 노출 수위가 높은 게시물을 일컫는다. 카페지기는 “다음클린센터에서 권고를 받은 이상 일정 수위의 게시물은 모두 제재 대상”이라면서 “대신 가벼운 연예인 게시물 위주로 올려주시면 좋겠다”며 단속에 나섰다. 다음 관계자는 “경찰이 다음 측에도 수사 협조 요청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 수사를 방해할 여지가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청은 지난 13일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신설해 11월 30일까지 100일간 사이버 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음란물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된 음란사이트와 웹하드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33곳도 수사 대상으로 정해졌다. 이에 일부 커뮤니티들이 부담을 느끼고 게시판 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단체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지적한 사이트는 도탁스, 보배드림, 일베저장소, 디시인사이드, 루리웹, 아이러브사커, 엠엘비파크, 오늘의유머 등이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음란물 삭제를 지원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웹하드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한다”면서 “커뮤니티에 음란물이 올라올 때는 성적인 모욕이 담긴 댓글도 함께 유포된다”고 말했다. 물론 커뮤니티 운영진을 현행법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경찰청 관계자는 “커뮤니티 자체로는 현재 법위반성이 없다”면서 “커뮤니티 자체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게시판에 몰카 촬영물 등을 올리는 사람들을 수사한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게시판에 올라온 불법 음란물을 그대로 방치하면 커뮤니티 운영진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시인사이드, 엠엘비파크, 루리웹 관계자들은 서울신문과의 통화 및 이메일에서 “법을 위반하는 음란물이 올라오면 삭제하는 등 게시물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지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경찰 수사가 이뤄진다고 하니 일단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서서히 경각심을 가지는 단계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웹하드나 포르노사이트를 제대로 수사해 엄중히 처벌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법적으로 규제되지 않지만 암묵적으로 음란물을 공유하고 소비를 독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온 커뮤니티 운영자들에게도 분명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우리 문화재, 우리 손으로 파괴한 것 많아 통탄스러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우리 문화재, 우리 손으로 파괴한 것 많아 통탄스러워”

    문화재 수난사 연구하는 정규홍씨가 말하는 ‘문화재’“우리 문화재의 과거사를 정리하다보면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가슴 아픈 일이 많아요. 예를 들면 일제 강점기 골동품상 이희섭(李禧燮)은 1934년부터 1941년까지 일본에서 조선대공예전람회를 7차례 엽니다. 전람회 한 번에 우리 문화재 1500점에서 3000점을 도쿄와 오사카에서 전시하고 모조리 팔아치웁니다. 이희섭은 도록을 7권 만들었지요. 도록에 실린 문화재 일부가 일본 국보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7차례 전람회에 진열된 문화재가 1만 4516점입니다. 이뿐 아니라 이희섭은 서울에 ‘문명상회’라는 본점을 두고 도쿄와 오사카에 지점을 개설해 우리 문화재를 상설 전시해 팔아먹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으로 팔려나간 문화재가 최소 3만점에서 5만점에 이를 겁니다. 한 나라의 문화재가 통째로 옮겨진 것인데요, 한 개인이나 상인이 그렇게 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습니다. 통탄할 일이지요.” ●“조씨 문중, 가전 서적 700여권 일본에 스스로 갖다바쳐” 우리 문화재 수난사를 30년째 연구해 정리하는 정규홍(62)씨는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알아본 일본이 빼앗아 간 것도 있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 스스로 갖다바친 것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완용(1858~1926)은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갑옷과 투구를 바쳤다는 기록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어느 조씨 가문에서는 일본 도쿄대박물관에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서적 700여권을 아주 싼 값에 넘겼다는 기사가 고고학 잡지에 나옵니다.” 어느 문중이냐고 묻자 정씨는 “기사에서 그것은 언급되어 있지 않고, 한자로 조나라 조(趙)가 적혀 있더라.”고 소개했다.정규홍씨는 1981년 교직 연수를 받으면서 석굴암에 대한 일본인들의 참담한 취급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 후 헌책방 등을 돌아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문화재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 문화재 수난일지와 우리문화재 수난사, 유랑의 문화재 등을 펴낸 수난 문화재 전문가다. 문화재 수난사를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 중학교 교사직도 그만뒀다. 그동안 정부나 관계당국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경북지역 문화재 수난사를 쓰면서 용역 의뢰받은 것이 당국의 지원 전부였다. - ‘돈 안 되는’ 우리 문화재 역경사를 정리하는 이유는.☞ 무슨 엄청난 사명감이나 그런 것이 있어 하는 건 아닙니다. 이 일이라는 게 희한하게도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희열감도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자존감이랄까 자존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측면도 있고···. 일종의 중독성이 있어요. 한번 빠져들면 잠자면서도 술마시면서도 그 생각이 들고, 꼬투리가 잡히면 잊으려해도 그게 안돼요. 강단에 있는 사람들은 강의 때문에 중도에 끊기는데, 난 그런 것도 없기에 이것 하나만 파고 들어갑니다. ●“문화재 수난사 정리 이유?···중독성에 희열감이죠”- 많이 힘들겠다.☞ 돈 안되는 일을 하니깐 무엇보다 집사람에게 미안하죠. 교직에 있을 때 월급받아 상당액을 이것 연구에 쏟아부었으니깐. 지방에 한번씩 현지 조사 다니면 교통비에 숙박비도 만만찮죠. 책도 사고, 도서관에서 자료 복사도 엄청 합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때 복사비가 한장에 3원이었는데 이젠 50원으로 16배가 됐어요. 문화재 수난사에 관한 책을 냈는데, 잘 팔리는 분야가 아니라서···.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책 몇 권 주고 그걸로 끝이예요. 그래도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하니 시간은 잘 갑니다. - 그만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이번에 ‘요것만 정리하고 손 떼야지’하는 생각이 들 때도 가끔 있지요. 그런데 한 건을 정리하다 보면 다른 게 파생되어 나오고, 그기에서 또 다른 게 파생되어 나오고···. 그러다보면 숙제처럼 이만치 쌓입니다. 그러니깐 계속 손을 놓지 못하고 이러고 있습니다.- 수난 문화재가 그동안 왜 공식적으로 정리가 안 됐나.☞ 1945년 해방 직후에 박물관 관계자들이 우리 문화재에 대해 정리해 뒀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이 우리 문화재와 관련된 고적조사와 유적연구 등에 한국인의 근접을 못하게 했어요. 일본인들이 독점했거든. 해방 이후 이 분야에 관한 지식을 가진 한국 사람이 없었어요. 일본이 떠나고 나니깐 총독부박물관과 경주박물관에 남은 고적조사, 발굴보고서 등의 정리를 전혀 못한 채 박물관에 쳐박혀 있었던거지요. 아직도 다 정리가 안 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유물 목록과 실물과의 대조가 정확하게 안 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인력 부족 탓이지만 국가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서라도 빨리 했어야 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예요. ●“일제시대 한국인 유적연구 차단···유몰 목록과 사료 대조 못 해”- 문화재 수난 분야, 처음 연구는 어떻게 했나.☞ 처음엔 마땅한 자료가 없으니 헌책방을 많이 기웃거렸죠. 1981년 이후 헌책방에 다니면서 문화재 관련 책을 사모았죠. 그리고 황성신문과 대한매일신보 축쇄본을 돋보기로 보면서 자료를 모았죠. 또 일본인이 남긴 조사자료와 잡지 이런 것을 위주로 연관지어 보죠. 연관성이 있으면 메모를 해두는 거죠. 예컨대 발굴사업 보고서가 나오면 이게 당시 신문 기사에도 나옵니다. 기사와 고적조사 보고서가 약간 차이가 날 경우가 있거든요. 무덤 발굴의 경우 일본인들이 1차적으로 유물명을 기록하고 바로 박물관에 수장시키지 않고 1년간은 걔네들이 연구를 해요. 그 기간 유물이 분실될 수가 있어요. 실제로 분실이나 망실 그런 문헌이나 문서가 나와 있어요. 이를 비교해서 불법적인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지요. - 당시 일본이 얼마나 우리 문화재에 혈안이 됐나.☞ 일본의 각 대학이 잔치를 벌이듯이 우리문화재를 진열해 놓고 경쟁적으로 전람회도 가졌지요. 낙랑 유물부터 그때까지. 도쿄대 공과대와 문과대가 별도로 진열할 정도였으니. 당시 전람회 도록이나 기록들이 감춘 게 없이 매우 정확해요. 일본이 우리나라를 영구 통치할 줄 알았던 게지. 식민지 정착을 위한 하나의 사료로 삼기 위해 우리 문화재를 무자비하게 파괴하고 수집해 가져갔지. 그때 조선에는 1908년 설립된 ‘이왕가박물관’ 뿐이었거든. 1915년 12월에서야 조선총독부 박물관이 생기면서 법으로 유물 반출이 금지돼 있었지만 자신들이 보고서 작성을 핑계로 얼마든지 일본으로 가져갔지. 이런 단체로는 조선고적연구회가 대표적이지요. 당시 일본 도굴꾼들이 대거 몰려들어 우리나라 무덤을 다 파헤쳤죠. 1908년 이전에 고려 무덤의 경우 거의 다 파괴됐다고 보면 됩니다. 조선실록을 보면 수시로 어느 무덤이 파괴되고, 어떤 무덤은 4~5회에 걸쳐 도굴됐지요. 심지어 대낮에 총칼을 갖다놓고 후손들이 보는 앞에서 도굴하고···. ●“고려 무덤 마구 도굴···日대학들, 우리 문화재 진열 경쟁도”- 해방이 되면서 문화재 수난이 줄었나.☞ 1945년 9월8일 미군이 인천에 진주합니다. 그리고 9월20일 미군 300명이 부산항에 들어오지요. 미군은 가장 먼저 일본 군인의 무장해제와 퇴출이예요. 미군이 부산에 들어오기 전에 눈치빠른 일본인들이 문화재를 잔득 가지고 일본으로 나갔던 거죠. 미군이 10월 말쯤부터 일본 민간인을 퇴출시키죠. 그때 귀국 일본인에게 돈 1000원과 작은 옷보따리 정도만 허용하고 귀중품은 모두 압수했든거죠. 그러니깐 일본인들은 어선같은 것을 빌려서 밀항을 합니다.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와 이치다 지로(市田次郞), 공주에 있던 가루베 지온(輕部慈恩) 같은 이들이 어마어마한 유물을 가져간 것이지요. 이들에 빌붙어 밀한을 도운 게 한국사림이예요. - 미군에 의한 문화재 유출도 있었나.☞ 일본인들이 자신들의 귀국을 원활히 하기 위해 ‘세화인회(世話人會)’이라는 것을 만들었죠. 일본인들의 물품 같은 것을 맡아서 일본으로 보내는 일을 맡은거지요. 당시 서울역에서 화물을 부산으로 보내면 중간인 대전역에서 미군이 화물을 압수해 물자영단(物資營團)에 넘겨버리는 것이지. 그 물자영단 창고를 미군이 관리했는데, ‘우리 문화재나 귀중품은 박물관에 넘기고 나머지는 P.X에 넘긴다’고 말하지만 미군들이 마음대로 가져가거나 처분해버린 경우도 많았죠. 해방전후 골동계에서 유명한 이영섭이 부산에서 미군들과 친하게 지내며 물자영단에 있는 그림 1000점 이상을 싼 값에 샀지. 그가 샀던 그림들이 어떻게 흩어졌는지 알 수 가 없어. 또 한때 현재 심사정(1707~1769)의 그림으로 잘못 알려진 ‘맹호도’ 출처는 흥미롭지. 1946년 한 미군이 골동품 상인 두명을 일본인 창고로 데려갔지요. 골동품 상인들에게 감정을 요청해 감정해 주니 미군이 그 댓가로 주었던 게 맹호도이지요. 나중이 국립중앙박물관이 거금을 주고 사들였지만 미군에 의해 흩어진 문화재도 부지기수예요. ●“미군정기와 6·25 전쟁서 문화재 수난도 어머어마”- 6·25 한국전쟁 때도 문화재가 많이 파괴·유출되었다.☞ 6·25 때도 어마어마하게 많이 파괴됐지. 성보문화재(불교문화재) 파괴가 가장 심했지요. 유엔군이 주민 소개령을 내리고 초토화작전을 펼쳤던거죠. 소개령이 떨어지니 사찰에선 중요 유물들을 갖고 나옵니다. 작전이 끝나고 돌아가보면 절은 없어지고 재만 남은 거예요. 그러면 그 유물들이 절로 들어가지 못하고 흩어진 것이죠. 전국을 돌아다녀보면 오래된 절인데 건물만 새로 짓고, 유물이 없는 사찰이 많아요. 또 부산으로 피난 간 문화재는 극히 일부인데, 이마저도 용두산 대화재로 많이 불타버렸지요. 미처 피난하지 못한 우리 문화재는 미군들이 찾아내 저희들끼리 나눠 가졌습니다. 예를 들면 종묘에 있는 옥새와 금보(金寶·선왕이나 선비에게 올리는 추상존호를 새긴 도장) 이런 것이 상당히 분실됐지요. 1952년 신문을 보면 미군들이 옥새와 금보를 금은방에 가져와 감정해달라고 하다가 다른 미군에 의해 검거되는 그런 기사가 몇건 나옵니다. - 그 이후엔 문화재 수난이 더 없었나.☞ 1960~70년대에는 왠 도굴이 그렇게 많았는지 모르겠어요. 그때, 일본인 밑에 따라다니면서 도굴을 배운 기술자들이 그렇게 많이 도굴을 해요. 일재 잔재지요. 심지어는 집 짓는다하고 장막을 두르고 밤에 도굴을 하기도 했어요. 이런 유물은 1970년대엔 이삿짐으로 위장해 미국에 갖다나르다 적발된 경우가 많지요. 유물을 모조품처럼 가장해서 밀수출하다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 밀수전문가들과 한국의 중간 브로커들하고 짜고 가져간 것도 감당을 못할 정도로 많지요.- 지금까지 수난당한 문화재는 몇 점이 되나.☞ 1981년부터 올 4월까지 조사해 파악한 국외유출 문화재는 17만 2300여점에 이릅니다. 이것은 관공서·도서관·박물관 등 공식기록을 비교 조사한 것입니다. 임진왜란 당시를 포함한 것으로 낙랑시대부터 구한말까지의 유물입니다. 제 조사는 관공서 위주여서 개인소장은 거의 포함돼 있지 않거든요. 오구라가 반출한 문화재의 경우에는 극히 일부인 1100여점만 도쿄박물관에 기증됐고, 나머지 수천점은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어요. 이런 식으로 개인이 소장한 것을 포함하면 100만점이 해외에 떠돌고 있지 않겠느냐고 추산합니다. ●“파악된 수난 문화재 17만 2300여점···실제론 100만점 넘을듯”- 국외 유출 문화재를 환수하려면 어떻게.☞ 현재 파악된 17만 2300여점은 물론이고 앞으로 소재가 확인되는 문화재에 대해 정부와 민간단체가 합심하여 경로 추적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개인이 하기엔 너무 벅차지요. 어떤 과정을 거쳐 발굴해 소장했느냐는 경로 파악을 위해 고적 조사자료, 잡지에 실린 논문, 신문기사 한 줄까지도 축적해 종합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이렇게 계속 쌓아나가다 보면 불법성 드러날 것입니다. 불법성이 드러난 것은 환수 운동을 펼칠 수가 있는 것이지요. 한일협정 때의 ‘청구권 포기 규정’ 때문에 정부가 일본에 공식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 환수 부분은 민간단체가 적극 나서야지요. 정씨는 “문화재는 미래 세대에 전해야 할 귀중한 유산”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혼이자 공동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남아 있는 문화재 가운데 우리 손으로 파괴하는 것 즉, 함부로 관리하고 방치한 것은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민간 시험과 호환성 높여 ‘공시만 올인’ 낭인 줄인다

    민간 시험과 호환성 높여 ‘공시만 올인’ 낭인 줄인다

    단순 암기 문제 없애 수험생 부담 완화 3차 면접 탈락 땐 다음해 1차 시험 면제 내년 문제유형 공개… 2020년 모의평가인사혁신처가 20일 공개한 2021년도 7급 공채 1차 필기시험 개편안의 핵심은 공무원시험을 민간기업 채용 시험과 비슷하게 바꿔 호환성을 높이고 단순 암기형 문제를 모두 없애 수험생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현행 1차시험 과목(국어·한국사·영어)은 1996년 도입돼 문제 유형이 단순 암기지식 위주로 짜여 있다. 지식과 정보의 응용·융합능력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 시험이 10여년 전부터 적성검사 위주로 바뀐 것과도 다르다 보니 수험생의 진로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도 컸다. 공직적격성평가(PSAT)는 2004년 5급 공채(외무)에 처음 도입돼 현재는 5급 공채·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5·7급 민간경력자 채용 시험 등에 널리 활용된다. 지난해 5급 공채 면접자 432명을 대상으로 PSAT 공부 방법을 묻자 독학(스터디 포함)이 65%를 차지했다. PSAT 준비 기간 또한 ‘3개월 미만’이 69%에 이르렀다. PSAT가 단순 암기 지식을 지양하고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다 보니 비교적 짧은 시간에 혼자서도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인사처는 설명했다. 시험 과목이 달라지면 일시적으로 수험생들이 새 문제 유형과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내년 하반기에 PSAT 문제 유형을 공개하고 2020년 두 차례 모의 평가를 치르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기업과의 호환성이 높아지면 공무원시험 지원자가 더욱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인사처는 “2차 전문과목 시험이 남아 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사처는 우선 1차 시험만 개편하고, 2차 전문과목(헌법·행정법·행정학·경제학) 시험, 3차 면접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앞으로 공무원 직렬·직류 개편(2020년 목표)이 이뤄질 때 2차 시험 과목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인사처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1961년 이후 57년 만에 처음으로 직렬·직류 개편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차 면접에서 불합격한 수험생에게는 5급 공채 시험과 마찬가지로 다음해 1차 PSAT를 면제해 주는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사처는 9급 공채에도 PSAT를 도입할 것인지에 대해 “현장업무 위주의 9급 공무원을 선발하는 데 있어 PSAT가 과연 그 취지에 맞는 시험인지에 대한 회의적 의견이 있다”며 “7급 공채 도입 효과와 타당성 등을 따져본 뒤 적절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21년 7급 공채에 국어 대신 PSAT 도입

    2021년부터 국가공무원 7급 공채 시험에 국어 대신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도입된다. 그간 시험 때마다 일었던 ‘지엽적 문제’ 출제에 대한 논란을 없애고 ‘공시 낭인’(사회와 격리돼 공무원시험만 준비하는 사람들)도 줄이려는 취지다. 인사혁신처는 7급 공채 필기시험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21일 입법 예고한다. 1차 시험은 지금의 국어, 한국사, 영어검정시험에서 PSAT,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영어검정시험으로 바뀐다. 국어가 사라지는 대신 PSAT로 언어 논리 능력을 평가한다. PSAT는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삼성, LG,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에서 실시하는 적성검사와 비슷하다. 한국사는 인사처가 출제하는 시험을 없애고 국사편찬위원회가 주관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2급)으로 대체된다. 영어는 지금처럼 토익(700점)과 토플(PBT 530점) 등 영어검정시험 성적을 제출하면 된다. 인사처 측은 “이번 개편으로 수험생들의 수험 준비 부담을 줄이고 PSAT와 한국사·영어 검정시험 점수를 민간 기업 취업에 활용할 수 있어 직업 선택의 폭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7급 공무원 시험 2021년부터 PSAT 도입

    7급 공무원 시험 2021년부터 PSAT 도입

    2021년부터 국가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에 5급 시험과 같은 유형의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도입된다. 국어 과목은 폐지된다. 한국사 과목은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의 공무원임용시험령 개정안을 21일 입법예고하겠다고 20일 밝혔다. 300개가 넘는 시험 목을 줄이고, 공무원 시험에 떨어져도 민간기업 취업을 준비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공무원 시험을 개정하는 취지다. 이에 따라 7급 공채 1차 시험은 ‘국어·한국사·영어검정시험’에서 ‘PSAT·한국사검정시험 2급 이상·영어검정시험’으로 바뀐다. 앞서 작년부터 영어시험은 토익(700점), 토플(PBT 530점) 등의 영어검정시험 성적으로 대체됐다. PSAT는 암기지식이 아닌 이해력, 추론과 분석, 상황판단능력 등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대기업 공채시험인 삼성 GSAT와 LG 직업적합성검사, 현대자동차 HMAT 등의 적성검사나 공공기관의 직업기초능력평가와 유사하다. 인사처는 이번 개편으로 수험생들의 국어·한국사 과목 수험 준비 부담을 줄이고, PSAT를 준비하면서 쌓은 역량과 한국사검정시험·영어검정시험 점수를 민간기업 취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7급 공채에 도입되는 PSAT는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등 3개 영역별로 25문항, 시험시간 60분으로 검토 중이다. 인사처는 시험과목 개편에 따른 수험생 편의를 고려해, 내년 하반기에 문제유형을 확정·공개하고, 2020년에는 두 차례 모의평가를 할 예정이다. PSAT는 2004년 5급 공채(외무)에 처음 도입돼, 현재는 5급 공채·외교관후보자 선발시험·5급과 7급 민간경력자채용 시험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인사처는 일단 2021년부터 1차 시험만 개편하고, 2차 전문과목(헌법·행정법·행정학·경제학)시험, 3차 면접시험은 그대로 치른다. 다만, 3차 면접시험에서 불합격한 수험생에 대해서는 5급 공채시험과 마찬가지로 다음해 1차 PSAT를 면제해 주는 규정을 신설한다. 9급 공채시험 개편은 2021년 7급시험 개편 후 시행 효과·타당성 등을 따져 검토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여주박물관 9월1~29일 ‘미술로 보는 인문학’ 강의 열어

    여주박물관 9월1~29일 ‘미술로 보는 인문학’ 강의 열어

    경기 여주시 여주박물관에서는 9월 1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에 박물관 강의실에서 ‘미술로 보는 인문학’을 주제로 시민 인문학 강의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인문학 강좌는 ‘사람중심, 행복한 여주 만들기’의 일환으로 주말에 시민들이 인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위해 ‘중앙대·한국외대 접경인문학연구단’과 연계하여 동서양 미술세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조명한다. 강의는 1강, 한국사 속의 미술과 화가들 2강,동양미술의 아름다움 3강,미술분야의 테크놀리지4강,르네상스의 예술과 건축 5강,고구려 고분벽화의 세계 등 5개의 소주제로 진행한다. 여주박물관 관계자는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하여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인문학적 소양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대한 폭 넓은 이해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가 신청은 24일 오전 10시부터 여주박물관 홈페이지(www.yeoju.go. kr/msuem)을 통해 접수하거나, 전화(031-887-3583)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설]공론 뒤에 숨은 김상곤 교육부, 결국 어정쩡한 대입 개편안

    현재 중 3부터 적용될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방안이 어제 발표됐다. 교육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을 30% 이상 늘리도록 각 대학에 권고하고,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어와 수학을 공통 및 선택 과목 체계로 바꾸기로 했다. 수능 상대평가 기조는 유지하되 현재 절대평가인 영어와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와 한문을 절대평가 과목에 추가한다. 폐지하려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입시 개편안은 이쪽 저쪽의 여론을 어정쩡하게 엮어 놓은 모양새다. 수능 정시 확대와 축소를 주장했던 여론 모두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올해 고 2들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4년제 대학들의 수능 위주 전형은 19.9%다. 80%가 수시 전형이니 정시로 대학을 가려면 낙타가 바늘구멍을 뚫는 실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 초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던 대안은 정시 비중 45% 이상 확대였다. 적어도 40%선까지는 정시 확대를 기대했던 학부모들은 “공론화위의 의견을 무시하고 교육부가 마음대로 생색내기만 하고 말았다”고 성토한다. 절대평가를 확대해 수능의 비중을 계속 줄일 것을 주장했던 쪽에서도 불만은 적지 않다. 점수로 줄을 세우는 평가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교육부는 과단성 있게 추진해야 할 핵심 정책들은 사실상 다음 정부로 넘겼다. 정부의 공약인 전과목 고교학점제는 오는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미뤘다. 사정이 이러니 진보·보수 시민단체들이 모두 이번 입시안을 엉터리라고 비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입제도 개편안이 ‘돌고 돌아 제자리’로 결론난 데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무책임과 무능 탓이 무엇보다 크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발표했어야 했던 개편안을 여론 눈치를 살피느라 ‘공론화 하청’ 논란만 거듭했다. 처음부터 교육부가 확고한 교육 비전을 갖고 일관된 논리로 정책을 입안하고 교육현장을 설득했더라면 지금 상황은 달라져 있을 것이다. 계층과 단체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입시안을 시민 공론에 떠넘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심각한 한계였다.  1993년 현행 수능제도가 도입된 이후 입시 개편은 19차례나 이어졌다. 그때마다 몸살을 앓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몫이었다. 정권에 따라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교육정책의 한계는 이제 더 드러낼 바닥도 없다. 악순환을 멈추려면 점진적으로라도 대학에 자율권을 넘겨 주는 쪽으로 정부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에서도 재정 지원을 조건으로 대학들에 30% 이상 정시확대를 권고했다. 말이 좋아 권고이지 당장 돈줄이 막히는데 교육부의 권고를 무시할 대학은 거의 없다. 애매한 결정은 공론 뒤에 숨고, 정책 성과를 내려고 대학의 돈줄이나 죄는 이런 방식은 교육부가 뼈가 아프도록 반성할 문제다.
  • ‘폭탄 돌리기’ 대입 개편안…교육부 “2022학년도 수능으로 최소 30% 선발”

    ‘폭탄 돌리기’ 대입 개편안…교육부 “2022학년도 수능으로 최소 30% 선발”

    “학생부교과 전형 비율 30% 이상이어도 OK”서울대·고려대 등 일부 대학, 정시 확대될 듯기하·과학Ⅱ도 수능 과목 포함정부가 1년간 눈치만 보며 결정을 미뤄온 새 대입제도 개편 방향은 결국 현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 때 각 대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 또는 학생부교과 전형 비율을 최소 30% 이상으로 하는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수능 전형 비율이 현재 20.7%(2019학년도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3년 뒤 10%쯤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 중심으로 수능 선발 비율을 이미 늘려가는 추세였기에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수능 전형 비율이 대폭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 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됐던 대입 전형 간 비율에 대해서는 각 대학이 수능 전형으로 정원의 30% 이상 뽑을 것을 권고(학생부교과 전형으로 30% 이상 뽑는 대학은 예외)했다. 교육부가 ‘권고’라고 표현했지만, 이 조건을 맞추지 않은 대학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고교 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의 지원 자격을 얻지 못한다. 개별 대학이 정부 시책에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모든 대학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수능 전형 확대는 “재수생·만학도 등의 재도전 기회를 위해 수능 비율을 지금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결과를 반영해 결정됐다. 또, “지방 대학들은 현실적으로 수능 전형으로 전체 신입생 정원의 30%를 채우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고교 내신 성적으로 뽑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30% 이상 뽑으면 수능 전형 최소 기준은 맞추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론화 조사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의 68.5%가 수능 전형의 적정 비율로 ‘30% 이상’을 선택한 점 등을 고려해 수능 전형 최소선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최저 비율 ‘10% 룰’이 적용되게 되면서 서울의 일부 대학들은 대책 마련에 바빠지게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2가 치를 2020학년도 대입에서 수능 또는 학생부교과 전형 비율이 30%가 되지 않는 학교는 모두 35곳이었다. 서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등이 대표적으로 이 대학들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서울대는 수능 중심 정시 전형으로 20.4%를 뽑고 교과전형으로는 전혀 선발하지 않는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는 79.6%이었다.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 참가했던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수능 위주 전형에 대한 입시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만큼 대부분 대학에서는 수능 전형을 30%대까지 높이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수능 과목에서 제외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기하와 과학(물리Ⅱ·화학Ⅱ·생물Ⅱ·지구과학Ⅱ)는 수능 선택 과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2학년도 수능 과목 시안에서는 기하와 과학Ⅱ를 필수선택과목에서 제외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공계 지망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우려한 과학계·수학계 등의 반발이 커지자 포함하는 쪽으로 돌아섰다.아울러 수능 과목 중 절대평가 과목으로 기존 영어와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한문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결정됐다. 국어와 수학, 탐구 영역 등은 지금처럼 상대평가로 남는다. ‘수능 최저 비율 30%’ 도입에 대해 입시업계에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지금보다는 약간 줄어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2학년도에는 2019학년도보다 수능으로 뽑는 대학 신입생 수가 3만~5만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면서 “대학 중에는 서울대 등 수능과 학생부교과 전형이 적은 학교 일부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능 전형 비율 45% 이상을 주장했던 일부 학부모 단체와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제 도입을 주장했던 교원·교육 단체 등은 교육부의 이번 결정에 크게 반발해 향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남북 공동 연구하면 잊혀진 우리 역사 바로 설 것”

    “남북 공동 연구하면 잊혀진 우리 역사 바로 설 것”

    “광저우 독립운동가를 남북한이 공동 연구하고 잊혔던 우리 역사도 바로 섰으면 좋겠습니다.”1920~1930년대 중국 광저우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33명을 발굴한 재중 연구가 강정애(60)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같은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공산주의자라는 낙인 때문에 치열한 항일 투쟁을 했음에도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한 이들을 이제는 남북한이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바람이었다. 강씨는 2009년 11월 광저우에 있는 황포군관학교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한국인 김근제, 안태의 묘를 보게 됐다. 1927년 이십대 젊은 나이에 죽은 이들은 입학도 하지 못한 예비학생 신분이었다. 이들은 왜 꽃다운 나이에 광저우까지 오게 됐을까. 강씨는 의문이 생겼다. 자료를 찾아본 강씨는 독립운동가들이 1924년 쑨원의 국공합작 이후 광저우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1924년 1월 중국 국민당 전국 대표대회에 의열단 김원봉과 권준 지사 2명이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다. 김원봉은 이듬해인 1925년 의열단 12명을 황포군관학교에 데려온다. 이런 식으로 1927년 봄까지 광저우에 온 독립운동가는 8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1927년 4월 국공합작 결렬 이후 다시 여러 지역으로 흩어진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 역사에 그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강씨는 발품을 팔아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광저우 지역에서 사들인 중고 서적, 중국 중산대학의 역사 자료, 당시 기사와 현장 방문으로 자료를 모았다. 그리고 이 자료를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자료, 그리고 독립기념관의 자료들과 비교, 대조했다. 회사를 마친 뒤 자료에 나온 곳을 찾고 후손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자료를 정리했다. 전문 연구가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현지에서 10년 동안 모은 자료는 방대하고 촘촘하다. 이렇게 1차로 33명의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냈다. 신해혁명에 참여한 첫 한국인인 범재 김규흥을 제외하고, 거의 모두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다. 분명한 발자취가 있음에도 우리 역사에는 왜 이들에 관한 자료가 없었을까. 알려지지 않은 이들 대부분이 중국 공산당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란 게 강씨의 주장이다. “당시 독립운동가는 나라를 되찾을 힘이 필요했습니다. 공산주의와 상관없이 중국을 돕고, 중국의 도움을 받아 독립을 이루자는 의도였습니다. 이승만을 비롯해 상하이나 미국 등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잘 알려졌지만 (광저우의 독립운동가들은) 공산당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모두 잊혔습니다.” 강씨는 자신이 이렇게 얻은 방대한 자료를 내년까지 책으로 낼 예정이다. 이 자료에 관한 검증과 활용은 남북한이 함께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구 결과가 맞는지 틀리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식으로 바로잡아야 하는지는 결국 후대의 과제라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은 시기입니다. 체육이나 예술 교류는 활발하지만 다른 분야는 미진합니다. 이런 점에서 광저우 독립운동가는 남북이 함께 연구하기에 아주 좋은 소재라 생각합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한국어 배우며 정체성 혼란 극복… 한국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심장병 치료·부모님 따라 이주 등 다양 “말 통하지 않아 집에만 갇혀 지내기도” 서울온드림센터, 3년간 638명 교육 공교육 진입 등 한국사회 적응 도와외국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한국으로 오게 된 ‘중도입국 청소년’은 국내 이주민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힌다. 어른과 달리 미성숙한 상태에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낯선 나라에 정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어 배우기’다. 또래 한국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다.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서울온드림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해 내는 ‘중도입국 청소년’을 만났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의사소통’을 꼽았다. 허량(14)군은 2016년 심장병을 치료하고자 부모와 함께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으로 넘어왔다. 허군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편의점에 갔는데 가격을 물어보지 못해 그냥 집에 돌아온 적이 있다”면서 “병을 고쳐 준 의사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도 직접 못하고 아버지를 통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압둘라이브 바히전(19)군도 “이슬람교를 믿어서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는데, 한글을 몰라 음식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읽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한국어가 익숙하지만 처음 왔을 때에는 ‘가격이 얼마예요’라는 말도 못해 집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했다. 바히전군은 “금방 모국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체류기간이 길어져 온드림센터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면서 “1년 만에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글을 읽고 쓰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허군과 바히전군은 “한국어를 배운 후에는 서먹서먹했던 한국인 친구들과 급속도로 친해졌고 심리적인 안정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중국에서 온 이승현(17)군도 “말이 통하지 않을 때에는 먼저 중국에서 이주해 온 친구의 도움이 절실했다”면서 “이제 혼자서도 영화관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은 이런 중도입국 청소년들의 한국 정착을 지원하고자 2015년 9월 영등포구 대림동 서남권 글로벌센터 건물 3층에 온드림센터를 개소했다. 온드림센터는 서울에서 유일한 중도입국 청소년 지원기관이다. 지금까지 638명의 중도입국 청소년이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운 뒤 사회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수영 센터장은 “중도입국 청소년 대부분이 한국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한국으로 오고 있다”면서 “심리적으로 민감한 사춘기 시절에 이주를 경험하기 때문에 다른 이주민보다 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을 공교육에 진입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돕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도입국 청소년을 공교육으로 편입시키는 데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본국에서 각종 증명 서류를 떼어 와야 하는 등 서류상의 절차가 복잡한 것이 원인이었다. 이런 사정으로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곧바로 국내 중고교에 다니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진학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센터장은 “검정고시에 합격하더라도 학교장이 학생을 받아들여 줘야 입학할 수 있다”면서 “입학이 세 차례 거절당한 끝에 겨우 학교에 들어간 청소년도 있었다”고 전했다. 허군은 지난 4월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해 한국 중학교에 입학하는 기회를 얻었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한국 땅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바히전군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 모국어로 한국을 소개하고 한국인에게는 한국어로 우즈베키스탄을 소개할 수 있는 관광가이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인에게는 사마르칸트라는 우즈베키스탄의 유적지를 알려주고 싶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에게는 밥을 먹으면서 게임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PC방을 소개해 주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허군은 “제가 심장병 때문에 한국으로 왔기 때문에 저처럼 아픈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의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군은 “항공 정비사가 되고 싶다”면서 “김포공항이 집에서 가까워 이사하는 데 돈이 적게 들 것 같다”며 우스꽝스러운 이유를 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역사문화·미술사 교육과정 인기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역사문화·미술사 교육과정 인기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의 역사문화 및 미술사 교육과정이 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의 형식의 강좌에서 벗어나 교강사, 수강생들이 함께하는 답사를 통해 강의실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직접 보고 느끼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역사문화 교육 중 한국문화 강좌는 30년째 수강생들의 발길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문화 강좌는 한국사의 흐름과 중요한 역사적 쟁점을 중심으로 학습하고 이해함으로써 체계적으로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이번 교육과정은 한국 여성의 생활과 역할, 지위 변화의 변천사 등 여성이 역사의 주체로서 발전해 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서양문화 강좌는 시대별, 역사적 사건과 쟁점을 통해 서양사를 학습한다. 이번 교육과정은 아메리카 대륙의 정착 과정과 발견 과정부터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발전하는 역사적 전개과정을 살펴본다. 중국역사 강좌는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명에 큰 영향을 끼친 중국 역사를 거시적인 시각에서 살펴본다. 중국인의 오랜 역사적 경험을 파악함으로써 오늘날의 중국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가 진행된다. 서양근현대미술사와 직장인을 위한 서양미술사 강좌는 미술의 흐름을 역사적 문맥에서 의의를 살펴보고 작품을 이해하며 미술관련 전문교양을 쌓아볼 수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미래교육원 역사문화 교육과정은 오는 9월 8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하며 교육과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숙명여대 미래교육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년 헛바퀴… 現중3 대입, 수능전형 확대

    현재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의 입학전형이 지금보다 확대된다. 수능 절대평가 과목도 현재 영어와 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와 한문이 추가된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대학입시제도 개편 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수능의 비중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등 진전된 내용이 없어 이달 말 교육부의 대입개편 최종안 발표 때까지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동안 실시된 공론화 과정에 대한 무용론과 애초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들고 나왔다가 철회하는 등 혼란을 부채질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수능의 중요성이 오히려 커지면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는 사실상 실현이 어려워졌고, 절대평가를 전제로 작동하는 내신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고교학점제 등의 공약도 힘들어졌다. 국가교육회의는 권고안에서 대학들의 학생 선발 방법과 관련, “수능위주 전형의 비율은 정하지 않되, 현행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2019학년도 기준 수능위주 전형은 전체 입시의 20.7%다. 수능 절대평가 과목은 현행 영어·한국사에 추가로 제2외국어와 한문을 포함하라고 권고했다. 통합사회·과학 과목이 포함될 경우 이들 과목에도 절대평가를 도입하라고 덧붙였다. 수능최저학력기준 활용 여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이날 권고안에 대해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국가교육회의의 권고안은 지난해 대입 개편을 1년 유예한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시민참여단의 민의를 왜곡한 권고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교육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이달 말쯤 최종 대입개편안을 발표한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결과를 존중한다”면서 “권고안을 중심으로 (2022 대입개편) 최종안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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