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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팍팍한 대한민국] 자식 한명 키우려면…대학 졸업까지 양육비 3억

     부모가 자녀 한 명을 대학까지 졸업시키는 데 3억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양육비용의 4분의1은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데 지출되고 있었다. 20~30대들은 취업난과 전세난 등을 겪으며 결혼에 대한 인식도 낮아지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20~44세 미혼 남녀와 기혼 여성, 15~64세 기혼 여성 등 총 1만 3385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결혼 및 출산동향조사’와 ‘전국 출산력 및 가족 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및 조부모 등을 조사한 결과, 자녀 한 명을 대학 졸업(22년)까지 양육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3억 896만 4000원으로 추정됐다. 2009년 조사에서의 2억 6204만 4000원보다 5000만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대학교 4년간의 양육비용이 7708만 8000원으로 25.0%를 차지해 대학 등록금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부담하는 자녀의 월평균 양육비는 118만 9000원으로 2009년 조사에서의 100만 9000원에 비해 18만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사교육비가 22만 8000원(19.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30대들 사이에서는 불안한 직장, 치솟는 집값 등으로 인해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도 약해지고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미혼 남녀들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편이 좋다’ 등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미혼 남성의 경우 2009년 69.8%에서 67.5%로, 미혼 여성의 경우 63.2%에서 56.7%로 감소했다. 특히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남성은 25.8%, 여성은 13.3%로 남성보다 여성 사이에서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 낮았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이유를 복수 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가지지 못해서 ?집 장만 등 결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아서 등의 응답이 미혼 남녀 모두에게서 80%의 응답률을 보였다. 2010~2012년에 결혼한 신혼부부의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은 남성이 7545만 6000원, 여성이 5226만 6000원으로 나타났다. 2009년 조사에 비해 남성은 245만 8000원, 여성은 1963만 4000원이 올라 여성의 결혼비용 부담이 더 큰 폭으로 늘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 100조원 시대’의 복지 현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복지 100조원 시대’의 복지 현실/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민 60% 이상이 ‘사회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응답했다. 불안정 사유로 불충분한 소득, 직업 불안정, 사회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비정규직 비중이 큰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확대, 소득 계층 간 심각한 교육 격차에 기인한 빈곤의 대물림 우려, 480만명에 달하는 최저생계비 미만의 절대빈곤 인구는 사회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환경이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국민들의 복지 욕구 분출 원인일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복지 지출이 너무 적다는 비판이 많다. 2009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복지 지출이 9.4%여서 OECD 평균인 22.1%의 4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퇴직금 등 민간 지출을 포함하면 우리의 복지 지출은 OECD 평균의 49%까지 증가한다. 특정 국가의 복지 지출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국민부담률, 국민소득 수준, 노인인구 비중, 지출 비중이 큰 연금제도의 성숙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의 76%이고, 노인인구 비중이 72%, 연금 지출은 OECD 평균의 27%에 불과하다. 현재는 적으나 향후 수급자 수가 증가하면서 연금 지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OECD 평균 대비 70% 정도의 복지 지출이 적절하다는 주장의 논거들이다.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복지 지출이 증가하는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4∼5년의 시차가 있는 국제기구 지표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3년 중앙정부 복지예산 추정치는 이미 GDP의 9%에 달한다. 정부 재정통계 기준에 따른 97조 4000억원의 복지예산에 5조 5000억원의 주택부문 재정융자를 포함하면 복지예산이 103조원(중앙정부 총지출의 30%)으로 늘어난다. OECD 기준에 따라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포함하고 주택부문을 빼면 복지예산은 121조원까지 증가한다. 복지예산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국민의 복지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복지 혜택 양극화가 주범일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집중된 공공부조와 안정된 직장 중심의 사회보험제도로 인해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다수의 취약계층은 아무런 혜택도 보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은 전체 취업자 2500만명의 56%인 약 1400만명이 이런저런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 역시 일용근로자, 저소득 자영자, 특수형태 근로자 상당수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실직·소득 단절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보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집단이 정작 제도에서 빠지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 지출이 급증함에도 사회구성원의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상승하고, OECD 국가 중 빈곤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사회보장 지출이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상자별 맞춤형 복지’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대폭 해소하겠다는 복지부의 올해 업무계획은 의미가 크다. 엄격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과 잠재 빈곤층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을 통해 빈곤정책 대상자를 414만명까지 확대하려 하기 때문이다. 사회보험을 가장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저소득층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인 ‘두루누리 사회보험’의 적용 대상자를 저소득 자영자 등에게도 확대하겠다는 업무계획 역시 반드시 실천에 옮겨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복지 재원의 70%가 보육, 기초노령연금 등 일부 사업에 집중되고 있는 점은 고민거리다. 2013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소득상위 30%의 영·유아 보육 지원을 위해 인구 3%에 해당하는 극빈층의 의료비 2800억원이 삭감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일선 복지공무원을 자살까지 하게 만든 과중한 업무부담, 즉 복지전달체계의 ‘깔때기’ 현상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다. ‘복지 100조원 시대’, 늘어난 복지 지출에 걸맞은 성숙한 제도 운용이 시급한 이유들이다.
  • 늘어나는 복지 수요 감당하려면

    정부는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맞춰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지자체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복지 담당자가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결국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충원된 인력이 복지서비스 확충에 고스란히 배치될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들의 인식 변화와 동시에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자체들은 공무원 인건비를 묶어 놓은 ‘총액인건비제’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국민행복연금 도입, 기초생활보장 급여 확대 등 내년부터 업무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 대비해 필요 인력을 추가로 충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행정안전부로부터 내려받은 인건비 총액의 한도 안에서 정원을 관리하는 총액인건비제를 적용받고 있다. 인건비 총액이 정해져 있어 한 분야의 인력을 늘리면 그만큼 다른 인건비를 줄여야 한다. 2014년까지 충원되는 복지 공무원들은 정부가 인건비를 50~70%까지 부담하지만 이는 3년간 한시적 지원이다. 김이배 부산대 사회복지학 박사는 “총액인건비제에서 복지공무원은 예외로 하거나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키면 지자체에서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업무를 중심에 둔 지자체의 인사 행정도 중요하다. 인력이 충원된다 해도 지자체가 복지 업무에 전진 배치하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선수경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장은 “지자체들이 복지업무의 중요성과 전문성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인력 배치를 해야 한다”면서 “복지 인력 충원이 현장에서의 업무 경감 효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복지에 대한 지자체장의 인식과 태도”라고 덧붙였다. 지자체의 인력 배치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저 지자체의 자율에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혜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복지부와 행안부, 기획재정부 등 복지공무원과 관련된 부처들이 함께 지자체의 복지인력 배치 및 조직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독려해야 지자체도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담뱃값 5000원이면 저소득층만 손해?

    담뱃값 인상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애초 담뱃값을 5000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담뱃값 인상이 ‘서민 증세’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담배는 서민의 기호품이라는 문제가 있다”면서 “물가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칫 흡연율은 낮추지 못한 채 가격인상에 따른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의 2010년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조사 대상을 월가구소득에 따라 상, 중상, 중하, 하 등 4개 계층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계층의 성인 남성 흡연율(54.2%)이 상위 계층(43.5%)보다 높았다. 정부는 가격에 민감한 저소득층과 청소년에게서 담뱃값 인상의 흡연율 하락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은 고소득층에 비해 금연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자칫 저소득층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지역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등록자 중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수급자는 2009년 3068명, 2010년 2927명, 2011년 1334명으로 2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체 등록자 중 의료급여 수급자의 비율 역시 2008년 5.2%에서 2011년 2.6%로 줄었다. 저소득층은 흡연율은 높지만 정작 이용할 수 있는 금연 지원 인프라는 많지 않다. 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금연클리닉은 시간과 거리의 제한이 있고, 저소득층 밀집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금연서비스는 서울시에만 있다”고 말했다. 최은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건강부담금을 저소득층 금연 인프라 확충에 투자해야 저소득층의 반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복지공무원 손톱 밑 가시 빼줄 방안 찾을 때

    복지업무를 담당하는 경기도 성남시 여성 공무원이 그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복지재원 부담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맞서는 등 복지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빚어진 불상사다. ‘일하기 힘들고 어렵다’는 유서를 남겼다니 일단 업무 과중에 따른 부담을 못 이겨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가 도입된 이후 과중한 업무 부담을 이유로 복지공무원이 자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진단을 거쳐야 하겠지만, 자살에 이를 정도로 업무가 과다하다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업무가 과중하면 복지도 부실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지가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전환되면서 복지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는 크게 늘어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간 복지재정 정책은 45%, 복지제도 대상자는 157.6% 증가했으나 복지담당 공무원은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결혼 3개월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성남시 공무원만 하더라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90명, 장애인 1020명, 보육료 양육수당 대상자 2659명, 기초노령연금 대상자 800명 등 20여 가지 사회복지 업무를 맡아왔다. 임용된 지 1년이 채 안된 9급 공무원으로선 수습직원 1명, 임시직 도우미 5명과 함께 4만 9000여 주민들의 복지업무를 담당하기에는 힘에 부쳤을 것이다. 특히 연초인 1, 2월에는 복지업무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복지 공무원은 또 상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대민 접촉이 많은 궂은 업무인 데다 복지 혜택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의 거친 항의와 반발에 수시로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새내기 공무원은 목숨을 끊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복지공무원을 올해 1800명 등 내년까지 7000명을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 계획이 지난 2011년에 만들어진 만큼 적절한지 점검해 보길 바란다. 선거 등을 거치면서 복지업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정 부담으로 인력 확충이 어렵다면 업무 조정, 전환배치 등의 방법을 통해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 차제에 복지정책을 총점검해 중복된 업무를 통합하거나 복지전달체계를 개선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 82% “계층 갈등 심각”… 국회신뢰도 5.6% 최저

    82% “계층 갈등 심각”… 국회신뢰도 5.6% 최저

    국민이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갈등은 계층갈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갈등 해소를 위해 가장 많은 역할을 요구받는 주체는 정부였다. 21일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의 2012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사통위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전국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계층, 노사, 이념, 지역, 세대, 문화, 남녀, 환경갈등 등 8개 영역별로 갈등이 얼마나 심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계층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이 82%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이 많은 영역은 이념(63.8%), 노사(63.7%), 수도권-지방(56.1%), 세대(65.1%)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가 가장 시급히 대응해야 할 갈등 역시 계층갈등이 57.5%로 1순위를 차지했다. 정부, 언론 등 각종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5.6%로 가장 낮았다. 그 밖에 법원(15.7%), 정부(15.8%), 언론(16.8%), 금융기관(28.5%) 등의 순으로 신뢰도가 낮았다. 사회통합 강화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는 경제적 약자 배려(26.9%), 기회균등(25.8%), 시민의식(20.2%) 등의 순으로 꼽혔다. 갈등 해소를 위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1순위 주체로 정부(65.2%)를 꼽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보고서는 “계층갈등의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는 인식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소득분배의 개선과 사회안전망의 강화 등 계층 간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에 대한 수요가 계속 분출할 것”이라면서 “주요 갈등을 완화시키는 데 정부와 국회 등 공공영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라리 1억원씩 현금으로 줘라/이동구 메트로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차라리 1억원씩 현금으로 줘라/이동구 메트로부 부장급

    가끔 엉뚱한 상상을 즐긴다. 답답함이나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면 ‘기발한 아이디어’랍시고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는 엉뚱한 상상들을 지인들에게 내뱉는다. 물론 지금까지 나의 상상력에 동조해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최근 자치단체들이 부족한 복지예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에서는 빈곤층이 되면 쉽게 벗어나지 못해 빈곤이 고착화될 우려가 높다’는 보고서를 보면서 다시 한번 엉뚱한 상상력이 발동했다. ‘왜 우리는 한 해 100조원이 넘는 복지예산을 사용하는데도 빈곤층이 줄어들지 않을까’, ‘차라리 복지예산을 각종 지원사업으로 복잡하게 사용하지 말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목돈을 나눠주면 오히려 효과가 커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지금처럼 월 몇십만원 정도의 정부 지원이 아니라 한 가구당 1억원 정도의 거액을 줘야 어려운 이웃들이 자립하는 데 발판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터무니없는 제안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 번쯤은 이런 발상의 전환도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름대로의 제안 이유를 풀어 보면 동조자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는 103조원이 복지예산으로 풀린다. 이를 1억원씩 나누면 무려 100만 다발이 넘는다. 한 가구에 1억원씩 나누어 준다고 해도 100만 가구 이상이 혜택을 볼 수 있다. 여기에다 연말 또는 사회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불우이웃을 돕자며 각종 성금이 모아진다. 또 기업들과 종교단체들도 불우이웃을 위해 연간 수백억원씩 기부한다. 그런데 정부 수립 이후 매년 이런 엄청난 돈이 사용됐는데도 왜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어려운 이웃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걸까. 물론 복지예산의 사용 범위가 워낙 광범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사용해도 눈에 확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 많은 복지예산이 인건비를 비롯해 각종 복지관 건립 등 복지인프라 확충에만 집중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사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에 사용된 복지예산은 따져 보면 그 사업을 떠맡은 건설업자, 각종 현물 공급업자들의 수중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 진짜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인데, 서비스와 허기를 채우기에 급급한 양식만이 제공됐을 뿐이다. 어려운 정책을 만든다고 고민하지 말고 도움이 절실한 가정의 우선순위만 제대로 정해서 현금 지원을 늘린다면, 시쳇말로 그것이 ‘100% 리얼 복지 정책’이 아닐까. 1억원이 안 되면 한 가구에 5000만원씩 나눠준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복지정책의 효과가 크지 않을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의 50% 수준도 안 되는 가구를 빈곤층이라 규정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5637가구를 대상으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빈곤 탈출률이 2005~2006년 35.4%에서 2008~2009년 31.3%로 계속 떨어졌다. 보고서는 “이들의 빈곤 탈출을 위해 장기적인 소득 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려운 가구에 1억원씩 지원해 주자는 생뚱맞은 생각이 어쩌면 ‘가장 확실한 사다리’가 되지 않을까? yidonggu@seoul.co.kr
  • 빈곤탈출 갈수록 어려워진다

    빈곤탈출 갈수록 어려워진다

    해가 갈수록 저소득층이 빈곤에서 탈출해 상위 소득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번 빈곤층이 되면 쉽게 벗어나지 못해 빈곤이 고착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한국복지패널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이 2005~09년 5637가구의 소득 추이를 분석한 결과,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빈곤탈출률은 2005~06년 35.4%에서 2008~09년 31.3%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였다. 빈곤탈출률은 특정 시기에 소득이 빈곤선 이하에 머무르던 가구가 빈곤선 이상으로 올라가는 비율을 말하며, 보고서는 중위소득의 50%를 빈곤기준선으로 정했다.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한 빈곤탈출률 역시 2005~06년 32.6%에서 2008~09년 28.8%로 떨어졌다. 전체 소득계층에 걸쳐서 계층 간의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기준연도와 비교연도의 소득 연관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를 산출한 결과 2005~06년 0.646에서 2008~09년 0.841로 높아졌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소득이동성이 낮고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동성이 높다. 보고서는 “단순한 소득보조를 통한 일시적 빈곤탈출보다 빈곤가구가 장기적인 소득이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이탈리아와 노르웨이의 엇갈린 행보/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대표적 복지 공약인 기초연금과 중증질환 보장 범위에 대한 엇갈린 해석과 이행 여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두 나라가 있다. 이탈리아와 노르웨이다. 찬란했던 로마제국의 후예인 이탈리아. 반도국가이며 오페라·칸초네로 대표되는 음악과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감성에 민감하다는 측면에서 우리와 유사점이 많다. 노르웨이도 우리와 공통점이 여럿 있다. 오랜 기간 주변국으로부터 피해를 보며 살아왔다는 점, 산악지대가 많아 대구 무역이 번성했던 항구 도시 베르겐 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민의 삶이 풍족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슷하다. 두 나라는 20세기 후반 이후 복지정책, 그중에서도 후세대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연금·재정 정책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상당수 남유럽 국가들은 방만하게 운영해 온 국가재정이 지속불가능해짐에 따라 특급 소방수를 투입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역이용하는 정치세력을 의미하는 ‘P의 공포’(Politics, 정치의 공포)가 나타나고 있다. 이탈리아 ‘P의 공포’의 장본인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다. 총리 재직 시절 온갖 기행을 일삼던 그가 회생을 위해 몸부림치는 마리오 몬티 정부에 비수를 들이댔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몬티 정부가 추진 중인 구조조정을 원위치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을 얻겠다고 나선 것이다. 연금제도 개혁 경험만 따지자면 이탈리아는 세계 챔피언 감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7차례나 연금제도를 손봤는데도 제대로 된 개혁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앞날이 온통 잿빛이다. ‘P의 공포’ 주도 세력이 사태를 악화시킨 전직 총리란 점은 아이러니다. 구조조정이 고통스러워 옛날이 그리운 것은 이해되나, 이탈리아의 장래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의 행보는 이탈리아와 대조적이다. 노르웨이는 과거에 풍족하게 살지는 못했으나 버려진 땅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면서 돈방석 위에 올라앉았다. 갑자기 천문학적 규모의 천연자원이 발견되면 축복보다는 저주가 되기 십상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로 자원을 차지하려고 동족 간 갈등이 심화되고 끝내는 내전으로 치달아 무수한 인명이 살상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사례는 신선하다. 매년 막대한 석유 수입이 있음에도, 정부 예산편성 시 적자 폭이 5%를 넘지 않도록 준칙화했다. 당장의 욕심을 버리고 고령화 등으로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질 것에 대비해 석유자원 대부분을 남겨두고 있다. 덧붙여 향후 도래할 고령화·저성장 사회에서도 지속가능할 수 있게 연금제도를 고쳤다. 반면에 자신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은 높은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평균 소득세율이 45% 안팎이다 보니,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고 있음에도 국가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선을 약간 웃돌 정도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물론 부채비율이 GDP 대비 200%가 넘는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우리와 공통점이 많은 두 나라의 대조적인 행보가 관심을 끄는 이유가 있다. 복지정책의 원칙과 지향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제도의 운영 원칙과 목표 지향점을 명확히 하여 사회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서 더욱 그러한 것 같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튼튼한 사회 안전망 구축, 취약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복지제도, 열심히 보험료를 낸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는 연금제도, 그리고 후손에게 큰 부담을 지우지 않는 복지제도 설계를 우리가 추구하는 복지국가의 원칙과 목표로 설정한다면 사회적 합의 도출이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복지문제, 특히 연금과 관련한 많은 논쟁이 결국은 인구 고령화에 기인한다는 인식 하에 정쟁을 자제하며 정치권이 합심해 지속가능한 제도로 바꾼 노르웨이. 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연상시키며 ‘P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탈리아. 두 나라는 복지 확대를 추진 중인 우리에게 중요한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 [사설] ‘4대 중증’ 공약 수정 논란, 공약 현실화 계기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4대 중증질환 무료진료 공약의 원안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언론이 4대 중증질환 공약이 대폭 수정된다고 보도하자 이를 부인하는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공약 이행은 국민들로선 반길 일이지만 과연 뒷감당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어설픈 공약들은 현실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비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에서 암·뇌·심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올해 85%에서 2016년까지 100%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 공약은 국가 재정 부담이 큰 데다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로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온 것도 사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4대 질환이 모두 건보 부담으로 될 경우 22조원의 막대한 재원이 더 들어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인수위는 특진료,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과 본인부담금 등은 애초부터 지원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약 후퇴나 수정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좀 궁색해 보인다. 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기술돼 많은 사람들이 100% 무상진료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지예산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여기에 135조원에 이르는 대선 공약 이행비용(새누리당 추산)까지 얹어지면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인수위와 정부가 비과세 혜택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수 확대에 부심하고 있는 이유다.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선거 공약은 기본적으로 지키는 게 옳다. 물론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도 여러 차례 공약 이행을 다짐했다. 그러나 선거과정에서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짚지 않은 공약까지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 공약이 정책으로 집행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수정될 수밖에 없다. 공약 이행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고 재정의 왜곡을 가져오는 등 문제가 생긴다면 그 공약은 실정에 맞게 정비하는 게 순리다. 일례로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준다는 공약만 해도 적지 않은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금을 해약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로 인해 새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국민과 야당의 공격을 받는 등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박 당선인은 공약 수정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252개의 공약을 점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은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외려 국민들에게 더 신뢰를 받는 길이다. 차제에 여야 등 정치권도 복지공약은 신중하게 내놓기를 바란다.
  • “올 출생자 수령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유지하려면 20년 동안 보험료 44% 올려야”

    “올 출생자 수령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유지하려면 20년 동안 보험료 44% 올려야”

    올해 출생자가 연금을 받을 무렵인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20년에 걸쳐 보험료를 44%가량 올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보험료 인상 시기가 10년 후로 미뤄지면 인상 폭은 이보다 약 17%포인트 더 높아져 지금의 청년세대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3일 ‘국민연금 적정부담수준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재정 추계를 내놨다.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수급자는 2010년 약 140만명에서 2020년 398만명, 2030년 804만명, 2040년에는 1272만명으로 늘고 2050년에는 1587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 949조원(2010년 가치 기준)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급격하게 하락, 2059년에는 곳간이 완전히 비게 된다. 보사연의 이번 재정 추계에 따르면 수급액을 그대로 둔 채 2080년 기준으로 재정이 고갈되지 않게 하려면 필요한 보험료 인상 폭은 약 44%. 즉 보험료 인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20년에 걸쳐 5년마다 서서히 올린다고 할 때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까지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 추진하는 국민연금 3차 개혁이 무산돼 인상 시기가 2023년으로 10년 미뤄진다고 가정하면 그 시점부터 20년간 보험료를 약 61% 올려야 2080년에 기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00세 시대’를 가정하면 재정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 2차 개혁에선 평균수명을 2070년 기준으로 남녀 각각 82.87세와 88.92세로 설정했다. 보사연이 이번 보고서에서 평균수명 연장 추이를 반영, 2070년 남녀 각각 87.99세와 93.36세로 높게 잡아 재정을 추계한 결과, 2080년에 기금 유지에 필요한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5.85%로 올라갔다. 보험료를 지금부터 20년간 총 76%가량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 목표대로 2030년부터 합계출산율을 1.7명으로 끌어올린다면 재정 안정에 필요한 보험료율을 1.5%가량 낮출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역차별 논란’ 기초연금 20만원의 딜레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구상하고 있는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게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을 감안하면 월 20만원의 연금도 부족한 상황이다. 현 세대의 노인빈곤 해소와 미래 세대의 국민연금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한 연금 시스템의 혁신이 과제로 떠올랐다. 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드러난 박 당선인의 기초연금제도는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고, 국민연금 가입자는 연금 급여액의 소득 균등부분이 20만원에 미달할 경우 부족분을 채워 지급하는 방식이다. 가령 국민연금의 소득 균등부분과 비례부분이 각각 월 15만원으로 총 30만원을 받는 노인은 소득 균등부분에 대해 5만원을 기초연금으로 더 받는다. 박 당선인의 구상이 알려지자 국민연금 저소득 가입자들을 중심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가입자들은 국민연금을 붓지 않아도 월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돈 내는 사람들만 억울한 것 아니냐고 반발한다. 월 9만원씩 10년간 납부해 월 15만원을 받을 수 있는 임의가입자(주부, 학생 등)들도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가입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기초연금의 도입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애초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에 가입할 기회조차 없었던 노인들을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국민행동 관계자는 “2028년까지 2배로 인상하기로 했던 기초노령연금은 6년 동안 오르지 않았다”면서 “기초연금 도입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 세대의 노인빈곤 해소와 미래 세대의 국민연금 지속을 동시에 충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의 빈곤 해소라는 취지를 살려, 준보편복지로 하되 차등 지급을 통해 저소득 노인을 좀 더 지원하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자는 줄여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도록 해 가입자들의 국민연금 이탈을 막고 후세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박근혜표 복지에 4년간 105조 더 든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4년간 105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열린 ‘신정부 복지정책 추진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최병호 보사연 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최 원장은 박 당선인의 보건복지 공약을 이행하는 데에 내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26조 4000억원, 4년간 총 105조 5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중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에 내년 9조 7300억원, 2017년까지 총 44조 5130억원이 추가 소요된다.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등의 공약이 포함된 의료보장에도 2017년까지 30조 306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최 원장은 재원 조달을 위해 ▲비과세 및 감면항목 정비(연간 4조 8000억원) ▲지하경제 양성화(연간 8조 5000억원) 등 기존 조세 제도 내에서 연간 14조 2000억원을 충당하고 부가가치세율 인상과 주류, 담배부담금 인상 등으로 사회보장세를 신설해 연간 12조 2000억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복지재원 조달을 위한 증세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복지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이기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장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박 당선인의 4대 중증질환 100% 보장 공약에 대해 형평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진료비를 전액 보장해 주는 정책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의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4대 중증질환만을 선별한 정책은 다른 질환으로 고액의 진료비를 지출하는 환자를 보호할 수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 지속성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되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전체적인 계획 안에서 조화롭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노령연금, 공적부조화냐 기초연금화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기초연금 도입’ 공약을 둘러싸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상하는 기초연금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기금 활용’ ‘부자 노인에게도 2배 지급’과 같은 단편적인 사실만 난무하고 젊은 층의 반발이 심해지자 새누리당은 한발 물러서는 자세마저 취하고 있다. 기초연금 도입에 관한 논쟁은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되던 2007년부터 시작됐지만 누구도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재정뿐 아니라 기초노령연금의 성격, 국민연금 급여액 조정 등 전반에 걸친 사회적 합의가 없었던 탓이다. 기초노령연금은 국민연금이나 각종 직역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노인들의 빈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저소득층만을 선정해 지급하는 공공부조와 모든 노인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사회수당 사이의 애매한 지점에 놓여 있었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 소득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는 노인 빈곤을 해소할 수 없다는 비판과 소득 하위 70%에까지 지급하는 노령연금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기초노령연금을 재설계하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국민연금을 받지 않는 저소득 노인을 중심으로 지급하는 선별적 공적부조화 방안, 다른 하나는 모든 노인이 연금을 받고 그 위에 국민연금을 받는 2층 구조의 보편적 기초연금화 방안이다. 기초연금화 방안은 노인 간의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재정 부담이 크고 국민연금의 지급액 축소와 맞물리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반면 공적부조화 방안은 기초노령연금의 급여액을 크게 높이지 못하는 한 노인 빈곤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8년 구성한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통합 및 재구조화 소위원회는 위의 두 가지 방안을 바탕으로 4개의 구체적인 모형을 제시했다.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을 소득 하위 40%로 축소하고 급여 수준은 5%에서 10%로 인상하는 공공부조안,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되 급여 수준을 10~15%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현행 40%로 유지하거나 25%, 30%로 낮추는 기초연금안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내지 못했고 2011년 구성된 국회의 연금특위에서도 논의가 구체화되지 않았다. 인수위가 구상하는 기초연금이 모든 노인에게 2배 인상된 금액을 지급하는지, 젊은 세대가 노후에 지급받을 국민연금 급여액의 축소와 맞물리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을 끌어다 기초연금을 충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만 난무하다. 이에 따라 세대 간 갈등만 심해지고 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사회적 파급력이 크고 연금보험료를 부담하는 사람과 지급받는 사람이 달라 이해 당사자도 많다”면서 “연금제도 개선은 다양한 효과와 영향을 꼼꼼히 따져 가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회보험’ 국민연금이 노령연금 곳간으로… 가입자 반발 불보듯

    ‘사회보험’ 국민연금이 노령연금 곳간으로… 가입자 반발 불보듯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노인 빈곤 대책으로 추진을 검토 중인 기초노령연금(이하 기초연금) 확대 공약이 대표적인 ‘선심성 정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의 생활비를 주겠다”는 것이 공약의 핵심인데 벌써부터 재원 마련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 당선인 측에서 일부 재원을 국민연금에서 마련할 것이란 언론 보도도 심상치 않다. 젊은 층들이 “우리가 낸 국민연금으로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하냐”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기초연금 확대 논란은 세대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마저 보인다. 게다가 고령화 시대에 기초연금 예산이 매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복지 전문가들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기초연금 제도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선 재원 충당 방식이 문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같은 ‘연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운영의 성격이나 재정 원천이 전혀 다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고 노후에 돌려받는 사회보험이다. 기초연금은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으로 지급되는 공공부조 내지는 사회수당에 해당한다. 때문에 돈을 낸 사람이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할 국민연금을 곳간 삼아 기초연금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에 가입자들의 반발이 불가피한 것이다.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혀 내지 않은 노인이 기초연금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면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꼬박꼬박 납부할 이유가 사라진다. 더구나 기초연금 2배 인상 공약이 노인 표를 의식한 박 당선인의 선심성 공약이라는 눈총을 받아온 터라 세대 간 갈등도 빚어질 조짐이다. 회사원 김모(27·여)씨는 “국민연금으로 매달 10만원 가까이 월급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도 아깝지만 적금을 든다는 생각으로 참아 왔다”면서 “노인의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한 공약을 하고 젊은 층이 낸 보험료로 충당하겠다는 발상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간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은 재정 주머니가 완전히 다르다”며 난색을 표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추후에 돌려받아야 할 보험료에 손을 댄다는 점에서 재산권 침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구 고령화로 매년 소요 예산이 눈덩이 불어나듯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기초연금 확대 방안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올해 소득 하위 70%까지의 노인에게 월 9만 7100원이 지급되는 기초연금에 배정된 예산은 4조 3120억원이다. 이 70%의 수혜 비율을 100%로 확대하고 금액도 약 2배 수준인 20만원으로 늘리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공약이다. 그러나 제도 시행에 드는 예산은 내년 11조원, 내후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령화까지 겹쳐 기초연금 예산은 시간이 갈수록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현재 전체 인구의 11% 수준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50년이면 40%에 도달할 텐데 인구 고령화에는 장사가 없다”면서 “복지 선진국들이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로 모두 폐지한 기초연금을 지금 와서 확대하는 것은 노인 빈곤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이어 “그리스·이탈리아가 1970~80년대에 연금을 흥청망청 늘리다가 저 꼴이 됐고, 뉴질랜드는 (기초연금 제도를) 폐지하고 싶은데 정치권의 반대에 부닥쳐 막힌 상황”이라면서 “북유럽 복지 선진국들은 기초연금의 문제를 이미 인식하고 당대의 빚을 후대에 전가하지 않기 위해 재정 곳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노후 빈곤 완화를 위해 재원 조달도 가능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곤한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생계지원이 되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일단 65세 이상 70%에게 지급되는 현행 기초연금은 그대로 지급하고, 쪽방촌에 살며 연탄 살 돈도 없는 취약층 노인들에게 주거급여나 의료급여 등을 주되 현금이 아닌 선물 방식이 적합하다”면서 “무엇보다 후세대에 재원 부담을 넘겨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민연금, 미가입자도 혜택 추진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장애인연금, 기초노령연금 인상 공약과 관련해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 방식의 ‘2층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이후 ‘가입자 혜택’이라는 대전제가 미가입자도 기초연금을 받는 것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공적부조’의 개념이 가미되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연금 수령액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의 공약 핵심은 ‘장애인연금’(4월부터 월 9만 7100원)과 ‘기초노령연금’(9만 7100원)을 기초연금화하고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한다는 것이다. 또 기초연금의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노인과 중증 장애인에게 현재의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의 두배 수준으로 인상 지급한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이후 첫 공식 행보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했을 정도로 이 공약에 애정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11일 “국민연금제를 일본, 네덜란드, 뉴질랜드와 같이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의 ‘2층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개편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최저 생계와 관련된 부분을 기초연금화하고 나머지 부분을 소득비례화하는 ‘2층 구조’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법의 법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제는 당장 두배로 올릴 장애인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재원을 충원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할 경우 가입자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이 지금까지 낸 보험료로 운영되고, 장애인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은 정부가 지급하는 사회 수당으로 재원의 원천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연간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이날 인수위 첫 업무 보고에서 국민연금과의 통합운영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은 “국민연금을 2층 구조로 만들어 모두에게 혜택을 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자살 위험’ 정신건강 고위험자 368만명

    정신건강 고위험자가 3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신건강 고위험자 관리체계 정립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2011년도 건강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산한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368만 1943명에 달한다. 복지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기분장애,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최근 1년간 겪은 확률인 정신장애 1년 유병률은 10.2%로, 여성(14.3%)이 남성(6.1%)보다 높았다. 이를 남성과 여성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남성은 109만 8847명, 여성은 258만 5955명으로 추정된다. 정신건강 고위험자는 각종 사회·경제적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에 대한 이용률이나 인식도는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해 6월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평소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응답이 22.5%에 달했다. 그러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받아 봤다고 응답한 828명 중 92.9%는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으로는 친구 및 가족 등 주변사람(52.0%)이 가장 많았으며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35.2%였다. 조사 대상자 중 82.8%가 정신과 병의원 외에 이용 가능한 정신건강서비스 기관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지역사회의 정신보건센터는 정신 질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에 중심을 두고 있어 지역사회에서의 정신건강 고위험자에 대한 관리가 미비하고 일반 국민의 인식도 부족하다”면서 “정신건강 보건사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정신보건센터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것은 물론 다른 기관 등과의 연계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출산은 행복 아닌 짐’… 육아 부담부터 덜자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는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행복’이 아닌 ‘짐’인 사회가 됐다. 저출산 대책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지만 젊은 부부들의 피부에는 와 닿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기에는 기업 문화의 변화가 더디고 연간 몇 조원을 쏟아붓는 무상보육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올해부터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이 시행되지만 정작 부모들은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쥐여 주는 것이 출산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해 7월부터 전국 125개 지역 영·유아 3392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보육료 및 교육비 지원책이 출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한 영·유아 부모는 39.7%였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을 공약했고 국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이를 지지하고 있어 차기 정권에서도 전면 무상보육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보육 현장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어린이집 부족과 맞벌이 가정 아동 기피 현상 등의 부작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의 공약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다. 만 0~2세를 대상으로 지급되는 양육수당은 만 5세까지로 확대됐지만 액수는 월 10만~20만원으로 그대로인 탓에 외벌이 가정의 어린이집 수요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신규 설립 계획도 연간 50개, 5년간 250개에 그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육아정책연구소의 서문희 실장은 “보육정책에 대한 장기적인 그림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가정 양육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 맞벌이 가정에 대한 추가 지원 등이 필요한데 여기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통해 부모의 수요에 맞춘 세밀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일터의 변화 없이는 힘들다. 그나마 대기업에서는 일, 가정 양립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여성들에게는 육아휴직마저 ‘그림의 떡’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여성 2241명 중 절반 이상(51.8%)이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는 있지만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정책연구센터장은 “육아휴직 기간의 급여가 통상 임금의 40% 수준인데 이걸로는 실질적인 소득 보장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남성의 육아휴직을 유도하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육아휴직 기간의 급여 수준을 높이고 중소기업 등으로 확대하며 직장에서의 인력 대체 시스템을 원활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근무제 실시,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등 기업에 의무를 부여하는 저출산 대책이 많은데 불황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자살률 올라가면 자살 검색량도 늘었다

    자살률 올라가면 자살 검색량도 늘었다

    자살률이 늘면 인터넷에서 ‘자살’, ‘suicide’(자살을 뜻하는 영어 단어)와 같은 단어의 검색도 동시에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송태민 연구위원은 검색엔진 ‘구글’을 분석한 결과 2005~10년 ‘자살’ 등 단어의 검색량이 같은 기간의 국내 자살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고 7일 밝혔다. 송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04년 29.5명에서 2005년 29.9명으로 증가하다 2006년 26.2로 감소한 뒤 다시 2007년 28.7명으로 증가해 2010년 33.5명에 달했다. 구글에서 총 검색 수 대비 ‘자살’ 및 ‘suicide’의 검색 수를 나타내는 ‘자살 검색량’의 증감도 이와 같은 추이를 보였다. 송 연구위원은 “2005년(고 이은주)과 2008년(고 최진실)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자살률과 자살 검색량이 동시에 증가, 모방자살 위험이 실제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또 집단의 자살률과 상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트레스’, ‘음주’, ‘운동’의 검색량과 ‘자살’의 검색량을 비교해 본 결과 ‘스트레스’와 ‘자살’의 검색량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연구위원은 “이용자의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자살 징후를 예측하고 이용자에게 적합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면 자살충동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숙아 늘어… 0세 의료비 10년간 2배로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춰지면서 미숙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조산이나 저출생 체중(출생 당시 체중 2500g 미만)으로 인한 영아들의 의료비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출산율이 떨어짐에도 영아의 연간 총 의료비는 2배로 증가했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영아기 의료 이용 및 의료비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10년 건강보험통계연보의 질병별 입원 및 외래 진료실적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산과 저출생 체중으로 진료를 받은 1인당 의료비는 2001년 5만 5000원에서 13만 8000원으로 2.5배 늘었다. 그런 가운데 0세아의 의료비는 지난 10년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0년 총 출생아수는 2001년 대비 8.5% 줄었지만, 0세아의 연간 총 의료비는 2001년 1787억원에서 2010년 3580억원으로 2배 이상이 됐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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