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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현대미술관 대표 소장품 한 눈에, ‘소장품 300선집’ 발간

    국립현대미술관 대표 소장품 한 눈에, ‘소장품 300선집’ 발간

    국립현대미술관이 대표 소장품을 엄선해 엮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선집을 발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0주년을 맞아 학술, 전시, 교육 등 다방면에서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소장품 선집 발간도 추진했다. 개관 35주년이던 2004년 119인(팀)의 작품이 수록된 소장품 선집을 펴낸 데 이어 두번째다. 2004년 당시 5360점이었던 소장품이 2019년 10월 19일 기준 8417점으로 확대되는 등 양적, 질적인 성장을 반영해 지난 50년간 미술관이 수집해온 소장품을 대표하는 300인(팀)의 작품을 수록했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면모를 소개하기 위해 미술관 모든 학예직이 참여하는 토론과 회의, 투표 등 다양한 방법을 거쳐 치열한 선정 작업이 이뤄졌다. 또한 소장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술관 학예연구사 35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소장품은 제작 연대순으로 수록돼 20세기 및 21세기 동시대 한국미술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편집됐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미술의 진수를 한 눈에 살펴보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300’의 수록 작품들이 서울관 상설전에도 곧 소개되어 연구와 전시가 함께 이루어진다”면서 “추후 발간될 영문판을 통해 해외 독자들에게도 한국 근·현대미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문화마당] 바벨탑으로부터/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바벨탑으로부터/이양헌 미술평론가

    최근 마틴 제이의 ‘눈의 폄하’(서광사ㆍ2019)가 출간됐다. 시각성에 대한 방대한 이론을 20세기 프랑스 철학을 경유해 종합한 이 책은 오랫동안 많은 전공자와 연구자들이 번역되기를 기다려 온 저작이다. 7명의 번역자가 4년 반에 걸쳐 세미나와 교정을 거쳐 완성했는데, 미국에서 1993년 처음 나왔으니 26년 만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셈이다. 현대미술의 역사는 서양미술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 기원은 18세기 유럽의 낭만주의와 함께 등장한 예술의 자율성에 있으며, 그러므로 현대미술은 유라시아의 특정한 지역에서 ‘발명’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수많은 사조가 부흥과 쇠락을 거듭하며 전개된 현대미술은 이제 전 지구적인 문제에 응답하는 비엔날레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동시에 작품과 함께 발전해 온 비평이나 예술이론 역시 구미(歐美)로부터 생산되고 전파됐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서구권은 번역이라는 복잡한 과정 안에서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미술에 관한 이론들이 수입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 출판된 ‘현대미술비평30선’(중앙M&Bㆍ1987)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한국 미술계의 반응을 잘 보여 준다. 책의 서문에는 “한국에서 자생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주어진” 현대예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출판했다고 적는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서구 담론들이 빠르게 유입되던 당시 이들이 직면한 긴급한 현안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예술이론 앞에서 자각된 담론적 시차와 이를 따라잡으려는 열망, 그럼에도 굴절될 수밖에 없는 로컬리티의 특수성 등을 그들은 고민해야 했던 것이다. 서구에서 생산된 최신 이론이나 경향이 번역을 통해 확산되는 일은 시대마다 그 의미와 기능을 달리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예술 담론이 번역되기 시작한 이래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이다. 먼저 하나의 이론이 세계를 온전히 포괄하고 명징하게 해석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총체적인 구조를 설명하는 거대 담론이 현실의 모든 원리에 적용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특정한 지역 공동체가 축적한 역사와 조건, 맥락을 초월한 이론 대신 각각의 지역성에 기반한 특정 이론들만이 존재할 수 있다. 다음은 서구의 예술 담론에 대한 의존도의 문제다.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는 자신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아직 자생적인 이론을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담론의 외주화라는 오랜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와 연구자들은 서구 이론을 권위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보다 실용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기도 하다. 서구권에서 26년 전에 출판된 책이 이제야 번역된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히 서구중심주의라고 비판하거나 줄여야 하는 이론적 격차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보다는 수용과 번역에 관한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거대한 성탑(聖塔)과 신의 분노, 언어를 잃은 자들의 이야기로 알려진 바벨탑의 신화는 때때로 번역의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탑이 인간의 오만이 아니라 다시 올 대홍수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지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신은 왜 분노하는가? 이는 지식의 확산을 제한하거나 앎의 배타성을 강화하려는 엘리트주의와 그것에 대항하려는 자들의 서사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다른 언어를 통해 지식을 독점하고 위계를 만들려는 경향은 지금도 작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번역은 지식을 생성하고 이를 순환시키면서 앎의 사건을 촉발하는 일종의 공유지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바벨탑은 번역을 통해 이미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 [문화단신]

    오늘 미술사학자 강우방 사진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은 미술사학자 강우방 사진전 ‘강우방의 눈, 조형언어를 말하다’를 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연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지난 40여년간 촬영한 문화재 사진 6만 7000여점을 지난해 11월 국립문화재연구소 기록관에 기증했다. 전시 1부에서는 이 중 500여점을 선별해 회화, 조각, 건축, 공예, 자연 등 5가지 영역으로 나눠 영상으로 보여 준다. 2부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등 동서고금의 문화재 사진과 작가의 카메라와 실측도면, 기록물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한다. 강 원장은 “모든 조형 예술품은 ‘소리 없는 침묵의 언어’인 조형언어로 구성됐다”며 “우주에 충만한 기운인 영기(靈氣)로부터 나온 무늬인 영기문(靈氣文)에서 만물 생명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22일 피아니스트 김유진 독주회 피아니스트 김유진이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공연은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 곡으로 구성했다. 초기 소나타 중 스승 하이든에게 헌정한 12번, 중기 소나타 중 23번 ‘열정’에 이어 심포니 9번을 피아니스트 이선호와 함께 2대의 피아노로 공연한다. 독일 베를린국립예술대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김유진은 서강대, 부산가톨릭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 “김환기 ‘우주’ 100억 시대 열었지만… 감정 시스템 등 손볼 곳 수두룩”

    “김환기 ‘우주’ 100억 시대 열었지만… 감정 시스템 등 손볼 곳 수두룩”

    국내 미술계에선 올해 최고 경매가 경신, 천경자 작품의 진위 논란, 조영남씨 대작 사건 등 화제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김환기(1913~1974)의 작품 ‘우주’가 홍콩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131억원에 낙찰돼 미술계를 술렁이게 했다. 수수료를 제외하고 한국 미술품이 경매에서 100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기념비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국내 미술시장 활성화와 한류라는 과제를 던져 주기도 했다. 아울러 미술계를 포함한 모든 예술인들을 아우르는 노동조합 형태의 조직 설립도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범헌(57)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지난 20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만나 미술계의 현안과 과제들을 짚어 봤다.-올 한 해 미술계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환기의 우주를 통해 미술품 가격 100억원대 시대가 열린 것도 의미가 있지만, 국내 미술시장의 후진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솔직히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에 비해 미술 분야는 해외시장에서 한류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국내 작자 자원의 수준에 비해 작품에 대한 평가와 거래 가격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감정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주로 작가 재단이 진위 감정을 담당하지만, 국내의 경우 화랑가 및 사설 단체가 맡고 있어 진위 판정이 갈리거나 공신력 부족 등이 지적돼 왔습니다. 국가적인 공신력과 권위를 갖춘 감정기관을 설립하고, 이에 필요한 우수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이 필요합니다. 1991년부터 시작된 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논란도 어찌 보면 감정 시스템에 대한 권위의 부재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30년 만에 진품이라는 사실이 법적으로 확정됐지만, 작가의 작품에 대한 데이터베이스화 등 여러 과제를 되새기게 합니다. 조영남씨 대작 사건 또한 미술인들이 경계나 기준을 만들어 우리 사회에 제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시켜 줬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홍콩이나 싱가포르처 거대 자본들을 미술시장에 끌어들이려면 우리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라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술품 구입과 기증 과정에서 세제 혜택이나 자금 출처를 묻지 않는 등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미국·일본 등 소위 문화 선진국들은 미술품 구입과 기증을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측면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미술품에 양도소득세까지 부과하고 있습니다. 실제 징수 효과는 미미하다고 해도 고가의 미술품 경매시장을 끌어들이고, 육성하는 데는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미술품 경매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미술품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미술품을 호당 가격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트페어’와 ‘미술품 온라인 거래’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지요. “지난 11월 20일부터 5일간 대한민국미술축전 아트페어를 일산 킨텍스에서 성공리에 치렀습니다. 기존의 틀을 탈피한 미술 축제로 진행됐는데 한국화, 양화, 조각, 서예, 민화, 공예 등 미술 전 분야를 망라한 작가 부스전이 마련됐습니다. 특히 북한 미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대표 작가전과 해외 유명 작가전이 함께 마련돼 대한민국 미술 축전이 국내외 유수한 비엔날레 등과 차별화된 미술 축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출품된 5000여점의 작품 수준 또한 매우 우수한 데다 북한의 유화, 조선화부터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자수 작품까지 120여점, 유명 사진작가의 남북한 풍경 사진 90여점도 함께 선보여 갤러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이번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 화랑 중심이 아니라 작가 중심으로 전시된 작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 대중 컬렉터의 직접적인 만남이 이뤄지며 궁극적으로 ‘문화 향유의 장’이 됐습니다. 최근 인터넷상의 화랑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갤러리’ 활성화를 위해 서울신문사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국민의 문화 향유 욕구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습니다.” -국민의 ‘문화 향유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소 생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 전문에 ‘국민들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 9조에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문으로 문화예술의 향유권 보장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진흥법 등 관련 법률을 통해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국가는 온 국민이 기본 권리로서 문화예술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현실적으로 문화예술을 제대로 향유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문화 향유권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헌법에는 규정하고 있지만 관련 법률에 부수되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구체적인 정책 수단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습니다. 정치나 행정 하는 분들이 간과한 것입니다. 물론 예술가들의 관심과 노력도 부족했던 게 사실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열악한 문화예술 창작 환경을 바꾸는 것은 곧 향유자인 우리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 창작자인 예술인들을 위한 정책이자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창작하기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작품이 생산될 수 있고, 그 작품을 향유하면서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풍요로움 삶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미술인이나 특정 예술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문화를 느끼고, 즐기고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책적 수단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반 국민과 예술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예술인 복지에서 삶의 향유로’라는 단행본(276쪽·도서출판 빔)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 형태의 기구 설립을 구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인지요. “가칭 ‘대한민국 예술가 유니온’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술노동은 엄밀히 말하면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입니다. 예술가는 그런 공공재를 생산하는 사람이기에 가난이나 낮은 임금 등은 사회적 영역에서 다뤄져야 합니다. 국가나 자치단체가 책임질 부분입니다. 미술인이나 예술인들도 노동자라고 하면 불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는 ‘앵테르미탕’ 제도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프랑스 예술가들 스스로 ‘노동자로서의 예술가 권익’을 인식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예술인들이 노동자로 인정받게 되면 창작활동 중 불시에 당하는 사고도 산재보험을 통해 치료받을 수 있고, 일이 없어 쉴 때는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통한 노후 소득 보장의 혜택도 가능합니다. 예술인들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조합 가입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조세 물납제’ 시행도 미술인의 권리 찾기 차원인지요. “선진국에서는 세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동산에 미술품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도 미술품으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여러 차례 관계 기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에서도 이러한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술인들도 근로소득세, 주민세 등에 미술품으로 세금을 내는 게 가능해지면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같은 4대 보험료를 내고 그에 대한 권리와 혜택을 부여받아야 합니다. 금융권에서도 담보 가치에 대한 법적 지위를 부여받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yidonggu@seoul.co.kr
  • ‘예술은 길다’며 버텼는데…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예술은 길다’며 버텼는데…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전업 예술인 57% 중 프리랜서 76% 지위 불안정해 사회보험 가입률 낮아 10명 중 7명 월수입 100만원 미만 “특수노동자로 보고 안전망 보장을”“바보 같겠지만 ‘작가는 직업을 만드는 사람’, ‘예술이 전부인 것처럼 사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미술작가그룹 ‘옥인콜렉티브’로 활동하다 지난 8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정민(48)·진시우(44) 부부가 사망 직전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일부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를 만큼 촉망받았던 작가들이었기에 지켜보는 미술계의 충격은 컸다. 불과 4개월 뒤인 지난 13일 동해안별신굿 전수자인 김정희(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미련할 만큼 작업에 매달렸던 예술가 3인의 발목을 잡은 건 지독한 생활고였다. 국가는 김씨 가족들을 국가중요무형문화재라고 칭했지만 정작 먹고사는 중요한 문제는 개인의 몫으로 떠넘겼다. 나름 이름이 알려진 예술인조차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 사는 현실은 사실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아사한 이후 예술인복지법이 시행되며 예술인 긴급복지지원도 시작됐다. 하지만 2015년 연극배우 김운하씨가 고시원에서 사망한 지 닷새 만에 발견됐다. 같은 해 독립영화 배우 판영진씨도 가난을 비관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뒤로도 예술인의 삶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4월 공개한 2018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업 예술인은 57.4%였는데, 이 중 프리랜서가 76%에 달했다. 불안정한 지위 탓에 개인 수입과 사회보험 가입률도 낮았다. 예술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개인 수입 연간 평균액은 약 1281만원에 불과했고, 예술인 10명 중 7명은 월수입이 100만원도 안 된다고 답했다.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예술가가 노동자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작가의 삶은 항상 먹고사는 것부터 걱정해야 한다. 전시회를 열려 해도 관련 대출을 받기조차 어렵다”면서 “예술인을 특수노동자로 보고 4대 보험 등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 아트페어 참가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 아트페어 참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2019년을 마무리하는 미국 최대의 아트축제에 한국의 서양화가 최비오(Vio Choe) 작가가 참가한다. 미국 시각으로 12월 3일, 오늘부터 오는 8일까지 6일간 이어지는 이 행사는 마이애미 비치에서 펼쳐지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Art Basel Miami Beach)를 필두로 아트 마이애미, 컨텍스트 마이애미 등 크고작은 세계 최고수준의 아트쇼가 예술축제 형식으로 동시에 열리는 범 지구적인 예술한마당이다. 특히 바젤 아트쇼는 세계에서 3곳 홍콩, 스위스, 마이애미 비치에서 하는데 이곳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여기에 따라 패리스 힐튼이 디제잉하는 파티, 등으로 연일 마이애미 전체가 파티의 장이 된다. 최비오 작가가 참여하는 컨텍스트 마이애미(Context Miami)는 전통적이며 세계 최고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출품 되는 아트마이애미(Art Miami)의 자매 행사로 전시장 역시 서로 마주보고 있으나 아트 마이애미와 달리 신진 및 중진 젊은 작가들과 신흥 갤러리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미술석사학위(MFA)를 받은 최비오 작가는, 한국에서는 공대를 나온 공학도였던 이유로 그의 작품과 사고에서는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체계적인 논리성이 드러난다. 최비오는 세상의 존재와 관계를 섬세하며 밀도있는 표현력으로 나타내는데 이는 양자물리학에서 말하는 사람의 정신, 즉 생각 그것이 인식하는 대상을 현실에서 실체로 만들어내는 주체라는 가설을 마치 입증이라도 하려는 모습이다. 최비오 작가는 지난 11월 24일, 6개월간의 대장정 후 폐막한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으로 현대미술의 중심인 유럽에서 자신만의 미학과 세계관을 치밀하게 표현하는 작품을 통해 한국미술의 실력을 세계인에게 뽐내며 위상을 드높였는데 이어서 참가하는 컨텍스트 마이애미 에서는 인피니트 비오 (Infinite Vio)라는 주제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예술축제에서 다시 한국미술의 현재를 보여주게 된다.작가 특유의 무의식 속에서 강렬한 선으로 감성적인 에너지와 다차원적 시공간을 표현하는 최비오는 내년 2020년 4월에는 한국에서 개인전으로 관객들을 만나볼 예정이며 최신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컨텍스트 아트 마이애미는 마이애미 45,000평방피트규모의 전시관에서 12월 8일까지 진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경리 외동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별세

    ‘박경리 외동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별세

    대하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의 외동딸이자 김지하 시인의 부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이 25일 별세했다. 73세. 연세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생전 국제대, 서강대, 연세대에서 교편을 잡으며 ‘조선시대 불화연구’, ‘신기론으로 본 한국미술사’, ‘한국불교미술사’ 등의 저서를 남겼다. 1973년 김지하 시인과 결혼했으며 이듬해 김 시인이 민청학련 주모자로 기소돼 사형 선고를 받고 1980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되기까지 옥바라지를 했다. 1980년 무렵 강원도 원주에 정착, 2008년 박 선생의 타계 이후 토지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며 국내 문학 발전에 힘써 왔다. 2011년에는 박경리문학상을 제정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현대조각공원에 박 선생의 동상을 세웠다. 지난 6월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박경리 문학제를 열었다. 유족으로 남편 김 시인과 2남이 있다. 빈소는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9시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한국미술사 새로 쓴 김환기 ‘우주’… 예술성·희귀성에 132억 ‘韓 최고가’

    한국미술사 새로 쓴 김환기 ‘우주’… 예술성·희귀성에 132억 ‘韓 최고가’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1913∼19 74) 화백의 대표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8800만 홍콩달러(약 131억 8750만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구매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거래가는 153억 4930만원에 이른다. 지난 23일 홍콩컨벤션전시센터(HKCEC)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온 ‘우주’는 가장 귀한 작품을 소개하는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 하이라이트 작품 중 하나였다. 1971년 완성된 후 경매 시장에 처음 나온 데다 예술성, 희귀성을 모두 갖춰 관심이 집중됐다. 1971년작 푸른색 전면점화인 ‘우주’는 김 화백 작품 가운데 가장 크다. 254×127㎝짜리 그림 두 점을 합친 전체 크기는 254×254㎝로, 유일한 두폭화이기도 하다. ‘환기 블루’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파란색은 김 화백을 대표하는데, ‘우주’에는 이 빛깔이 특히 광범위하게 쓰였다. 그는 1970년대 들어 얇은 서예 붓으로 수묵화를 그리듯 점을 찍는 기법(전면점화)을 작품에 활용했다. 대부분 화가들이 이젤에 캔버스를 세워 그림을 그렸지만 김 화백은 캔버스를 내려다보면서 한 점씩 찍어 나가는 작업을 했다. 이로 인해 척추신경이 손상될 정도였다. 특히 그의 기량이 최고조에 이른 말년 뉴욕 시대에 그린 ‘우주’는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려고 한 그의 예술 사상과 미학의 집성체로 평가된다. 작품은 김 화백의 후원자이자 친구, 주치의였던 김마태(91) 박사가 소장하고 있었다. 둘은 1950년대 초반 부산 피란 시절 우연히 만나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 각자 미국과 프랑스로 유학을 가면서 헤어진 뒤 1963년 김 화백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재회했다. 김 박사는 ‘우주’ 이외에도 김 화백의 작품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박사가 40년 만에 ‘우주’를 내놓기로 하고 지난여름 여러 경매사 중 크리스티를 선택하자 에블린 린 크리스티 홍콩 아시아 20세기&동시대 미술 부문 부회장은 “‘우주’를 큰 무대에 내놓는 날을 오래도록 꿈꿨는데 이뤄졌다. 운명적이었다”고 당시 감격을 전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낙찰자는 크리스티 뉴욕을 통해 경매에 참여한 외국 컬렉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미술작품의 직전 최고가는 김 화백이 1972년에 그린 붉은색 전면점화 ‘3-II-72 #220’으로,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 낙찰가가 6200만 홍콩달러(약 85억 3000만원)였다. 린 부회장은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는 경매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늘 새로운 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 작품만이 김환기 기록을 다시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19 대한민국 미술축전 KAFA 아트페어’, 일산 킨텍스에서 성황리 진행

    ‘2019 대한민국 미술축전 KAFA 아트페어’, 일산 킨텍스에서 성황리 진행

    북한 산하의 사진과 조선화, 자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미술 축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경기 일산 킨텍스 3홀에서 진행되는 ‘2019 대한민국 미술축전 KAFA 아트페어’는 미술인과 시민의 직접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예술인의 위상 제고와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운동으로 기획됐다. 전시회는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주관한다. 크게 ▲KAFA 아트페어 ▲남북미술 사진전 ▲초대작가 대작전 ▲국제교류전 ▲지회지부 산하단체전 ▲기업특별전으로 구성됐다. 문인화 휘호대전 등 다채로운 특별행사를 통해 미술인과 관람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자세한 전시 내용은 온라인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회원가입 시 무료 초대권을 준다. 전시회 관계자는 “미술과 더불어 산하풍경, 북녘에서 바라본 백두산 등 북한의 사진전을 함께 개최해 미술과 사진을 아우르는 종합미술의 장을 마련했다”며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국내외 넘어 북한 작품까지… 미술축전 개막

    국내외 넘어 북한 작품까지… 미술축전 개막

    대한민국 미술계의 가장 큰 축제인 ‘2019 대한민국 미술축전 KAFA 아트페어’가 20일 개막했다. 이 행사는 미술인과 시민의 직접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예술인의 위상 제고와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대중문화예술운동으로 기획됐다. 오는 24일까지 경기 일산 킨텍스 3홀에서 진행되는 아트페어는 회화, 조각, 공예, 조소, 서예 등 미술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외 미술가와 대중예술 작가 등 500여명이 참여하고, 5000여 작품이 소개되는 매머드급 전시로 구성됐다. 전 세계 25개국 60여점의 해외 작가 작품이 전시되며, 특히 유화와 조선화를 포함해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자수작품 등 120여점의 북한 작품도 공개된다. 중국촬영가협회 회원인 류재학 작가 등 사진작가들이 카메라에 담은 남북한 풍경 사진 90여점도 볼 수 있어 미술을 통한 남북 교류의 의미도 높였다. 전시회는 크게 ▲KAFA 아트페어 ▲남북미술 사진전 ▲초대작가 대작전 ▲국제교류전 ▲지회지부 산하단체전 ▲기업특별전으로 구성됐으며, 문인화 휘호대전 등 다채로운 특별행사를 통해 미술인과 관람객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교류의 장도 마련됐다. 미술축전을 주최한 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은 “이번 미술축전이 어려운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미술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북한 작가의 유화, 조선화, 자수, 북한 사진전을 통해 남북 문화의 동질성 회복의 단초를 제공하고, 남북 문화 교류의 물꼬가 트이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도규 작가 초대전, 이달 5~20일 ‘갤러리41’서 열려

    이도규 작가 초대전, 이달 5~20일 ‘갤러리41’서 열려

    ‘이도규(상효·相孝) 초대전’이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갤러리41’에서 시작해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리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부교수인 이도규는 홍익대 미술대학과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스페인 국립 마드리드대 조형예술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8년 이후 개인전 21회, 국제전 및 단체전에 170여회 참여했다. 2004년 제14회 한국미술작가상과 2006년 한국미술문화상 추천작가상을 받았다. 미술평론가 서성록은 “이전 이도규의 작업이 ‘고적한 전통미의 여행’이었다면 근작은 ‘내밀한 의식으로의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며 “어느 때보다 순수하고 응축된 조형언어를 내면의 세계에 접목시켜 표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작품이 훨씬 더 순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고상한 아취(雅趣)까지 머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가의 수많은 손길이 닿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정하고 정제된 화면 분위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년 오롯이… ‘광장’에 나온 한국미술

    100년 오롯이… ‘광장’에 나온 한국미술

    과천·서울·덕수궁 3곳서 동시 연계 진행 이한열의 낡은 운동화·김환기 작품 등 1900~2019 시대별 대표작 450여점 전시 “격동의 현대사에 대응해 왔던 미술 담아”가을 햇살이 드는 통유리 앞으로 빛바래고 군데군데 얼룩진 흰색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 있다. 낡은 천막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청년이 피 흘리며 축 늘어진 다른 청년을 부축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 모습 아래에는 짧고 강력한 구호가 적혀 있다. “한열이를 살려내라!”시선을 바닥으로 내리면 짝 잃은 낡은 운동화가 눈에 들어온다. 운동화에 적힌 상표는 ‘TIGER’. 걸개그림 속 쓰러진 청년이 당시 신고 있던 운동화다. 오른쪽 벽면에는 노동해방과 투쟁을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담긴 가로 17m, 폭 21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도 있다. 최루탄 가스 매캐한 1980년대 서울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중앙홀이다.지난 20일로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과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를 과천과 서울관, 덕수궁 등 3곳에서 동시에 연계 진행하고 있다. 1969년 10월 20일 경복궁 뒤뜰 옛 조선총독부 미술관 자리에서 처음 문을 연 현대미술관이 3개 관에서 통합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100년 개화와 일제강점, 해방, 한국전쟁, 군부독재, 민주화, 그리고 시민의 촛불집회로 ‘살아 있는 정권’까지 끌어내리는 등 말 그대로 격동의 시대를 지나왔다. 그러나 지금도 국민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으로 갈려 한쪽은 서울 서초동 사거리로, 또 한쪽은 광화문광장에 몰려 저마다의 ‘정의’를 외치고 있다. 권력에 맞선 민중의 저항은 언제나 광장에서 출발했다. 현대미술관이 광장을 주목한 이유다. 현대미술관은 광장을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주는 거울”이라고도 정의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점의 작품을 시대별로 구성했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조명한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2019년 현재 광장과 개인의 의미에 집중한 3부는 서울관에서 각각 펼친다. 지난달 개막한 3부 전시는 2020년 2월 9일 막을 내리고, 1·2부는 지난 17일 동시 개막했다. 각각 내년 2월 9일과 3월 29일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1부 전시에서는 개화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이라는 역사 속에 ‘의로움’을 지켰던 인물과 그들의 유산을 소개한다. 을사늑약이 강제로 맺어지자 낙향해 우국지사 초상 연작을 그린 석지 채용신(1850~1941)과 독립자금 마련을 위해 그림을 그린 의병 출신 화가 박기정(1874~1949) 등 작가 80여명의 작품 130여점과 자료 190여점을 선보인다. 이중섭과 비견됐으나 월북하면서 평가절하된 작가 최재덕의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예술가들의 눈으로 본 전후 50년을 다룬 2부 전시는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1)에서 따온 ‘한길’, ‘회색 동굴’, ‘시린 불꽃’ 등 7개 주제로 구성했다.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와 동백림 간첩 조작사건으로 수감됐던 작곡가 윤이상과 화가 이응노가 각각 옥중에서 쓰고 그린 ‘이마주’(image·1968) 육필 악보와 그림 ‘구성’(1968) 등 작가 200여명의 작품 300여점과 자료 2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3부 전시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광장의 의미와 개인, 또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청년의 정체성과 욕망을 다룬 작품을 비롯해 젠더, 난민 등 타인과의 공존을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띈다. 도시와 거주지를 주제로 회화, 영상, 설치 작업 등을 선보여 온 송성진 작가는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로힝야 난민촌을 방문한 경험을 우리 사회의 상황과 연결한 작품 ‘1평조차’(1平潮差)를 선보인다. 작품은 개인의 생존 투쟁이 일상화된 시대를 이야기한다. 저마다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됐다. 윤범모 관장은 “20세기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미술은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했는지를 오롯이 미술관에 담았다”고 이번 대규모 기획전을 설명했다. 글 사진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박수근·이우환·하정우…민주화 격랑 속 홍콩 미술계 두드린다

    박수근·이우환·하정우…민주화 격랑 속 홍콩 미술계 두드린다

    국민화가 박수근과 현대미술 거장 이우환, 추상미술 선구자 김환기까지 한국 대표 작가들이 ‘민주화 시위’로 잔뜩 움츠러든 홍콩 미술계를 두드린다. 영화배우 하정우의 그림도 이들의 작품과 함께 홍콩 미술 애호가들을 맞으러 건너간다.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이 오는 10월 5일 홍콩 센트럴 에이치퀸즈 빌딩에서 진행하는 제30회 경매에 오르는 미술품은 모두 55점. 전체 경매 추정가는 저가 기준 90억원에 이른다. 홍콩은 세계 미술시장의 아시아 허브로 떠올랐지만, 최근 ‘범죄인 중국 인도법안’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 여파가 미술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세계 경매업계가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를 주목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서울옥션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경매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이우환(83)의 1984년 작 ‘동풍’을 홍콩 컬렉터들의 입찰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풍’은 힘있게 그어 나간 이우환의 거친 흔적과 푸른색 붓 자국들이 캔버스에 율동감을 선사한다. 서울옥션 추정가는 22억원이다. 이우환의 또 다른 출품작 ‘점으로부터’(1978년 작)는 추정가 4억~7억원으로 새 주인을 찾는다.박수근(1914~1965)의 ‘공기놀이하는 아이들’과 김환기(1913~1974)의 ‘산월’, 고영훈(67)의 극사실화 ‘달항아리’ 등 한국 고유의 정서가 녹아든 작품도 주목할만하다. 세계 미술시장에 한국 화풍을 전하기 위해 구성됐다. 1960년대 초반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기놀이하는 아이들’은 작품 오른쪽 하단 외에 뒷면에도 작가의 친필 서명이 있다. 옥션 추정가는 25억원이다.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외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영국 팝아티스트 데이비드 호크니의 ‘무제1번 요세미티 스위트’, 배우 하정우가 그린 ‘I Love Film’ 등도 눈에 띈다.호크니가 미국 요세미티의 한 숙소 주변 풍경을 아이패드로 그린 이 작품의 경매 추정가는 4000만~6000만원이다. 하정우의 작품 경매 추정가는 300만~8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50세 국립현대미술관, 한국미술 100년 돌아본다

    오는 10월 20일 개관 5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덕수궁·과천을 잇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전을 연다. 일정 기간엔 무료로 개방할 계획이다. 1969년 10월 20일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 국립미술관으로서 한국미술의 연구·수집·전시 및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해 왔다. 미술관은 지난 5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한국미술과 미술관이 나아갈 미래를 그려 보기 위해 ‘광장’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미술문화 행사를 준비했다. 20세기 시작부터 현재까지 ‘광장’을 뜨겁게 달군 한국 근현대미술을 조명하는 기획전은 덕수궁(1부), 과천(2부), 서울(3부)에서 시대별로 각각 진행한다.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570여점을 총망라하는 대규모 전시다. 전시에선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라고 질문한다. 광장이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집회를 통해 역사성과 시의성을 모두 지니며 장소성을 뛰어넘는 특별한 단어가 됐다고 해석하면서 오형근·송성진·함양아·홍승혜·에릭 보들레르·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소설가 7명(윤이형, 박솔뫼, 김혜진, 이상우, 김사과, 이장욱, 김초엽)이 전시를 위해 광장을 주제로 쓴 단편 소설 7편을 묶은 소설집 ‘광장’도 개막일에 맞춰 출간한다. 3부에 해당하는 서울관 전시가 오는 7일 가장 먼저 개막하고, 1부와 2부는 10월 17일 동시 개막한다. 추석연휴(12~14일)와 2019 미술주관(25일~10월 9일), 개관 50주년 당일에는 무료 개방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본사·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

    본사·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열린 서울신문·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에서 고광헌(오른쪽) 서울신문 사장과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 기관은 대한민국미술축전아트페어 개최와 성공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미술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미술아카데미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본사·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

    본사·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사에서 열린 서울신문·한국미술협회 업무협약식에서 고광헌(오른쪽) 서울신문 사장과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이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양 기관은 대한민국미술축전아트페어 개최와 성공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미술문화 저변 확대를 위한 미술아카데미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미술협회 “일본 물감 쓰지 않겠다” 불매운동 선언

    미술협회 “일본 물감 쓰지 않겠다” 불매운동 선언

    한국미술협회(미협)와 산하단체들이 일본 내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에 반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미협과 산하 17개 시·도 지회, 153개 지부, 118개 산하단체는 지난 13일 ‘평화와 문화예술을 파괴하는 일본 아베정권의 퇴진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협은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의 삼권분립을 부정하고 있다”며 “한국 행정부는 사법부와 독립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는 역사·정치적 보복”이라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미협은 또 “이런 흐름 속에 일본 정부는 부당한 압력행사를 통해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 행사중 하나인 ‘표현의 부자유, 그 이후’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를 중단시켰다”며 “국가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반민주적인 사건을 일으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협은 “전시 중인 작품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중단시킨 일본 정부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표현의 자유와 세계평화에 대한 확고한 보장 등을 단호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바른 역사인식과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반성과 사죄, 정당한 배상이 이뤄지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표현의 자유, 창작발표의 자유 보장을 요구했다. 끝으로 미협은 “아베 정권의 퇴진을 강력히 주장하며 노(NO) 아베, 불매운동을 단호히 전개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물감과 먹은 한국화에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의 필기구 업체 제품도 미술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한국미술협회, 지하철 스크린 도어와 미술 작품의 만남… 6호선 3개역에 미술 이미지 전시

    (사)한국미술협회, 지하철 스크린 도어와 미술 작품의 만남… 6호선 3개역에 미술 이미지 전시

    이동을 위해 찾는 공간으로만 여겨지던 지하철 역사가 멋진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한국미술협회는 서울 시내 지하철역 3곳에서 ‘PSD(Platform Screen Door) 미술창작 이미지 전시’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공간인 지하철역을 문화공간으로 바꿈으로써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을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는 31일까지 디지털미디어역, 합정역, 삼각지역에서 진행되며 총 29명 작가의 유명 작품 32점이 전시된다. 한국미술협회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외국인을 통한 한국 순수미술의 세계화와 한류의 새로운 패러다임 형성이 기대된다며 추후 대형 전시회 및 포스터와 대표작품 등도 기획 전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범헌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은 “앞으로도 공공시설을 적극 활용해 예술문화를 선도하고 대국민 문화향유권을 확대하겠다”며 “지하철 공간의 문화적 가치 상승효과를 통한 복합문화 콘텐츠의 세계적 인지도 형성에 첫걸음이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모나미 환경사랑 어린이 미술대회 개최

    모나미가 43회 환경사랑 어린이 미술대회를 연다. 17일부터 9월 6일까지 접수하고 10월 15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환경 보호의 중요성 인식 제고를 목적으로 한 미술대회는 환경부와 한국미술협회가 공동 후원하고 빈폴키즈 협찬으로 개최된다.만 3~12세부터 참가할 수 있으며 환경에 대한 소중함과 경험, 추억, 생활 실천방안 등을 8절 도화지에 그려 표현하면 된다. 학생과 지도자로 나눠 시상하며 대상인 환경부 장관상 1명 등 총 2만 758명에게 상을 수여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한국산사가 간직한 고귀한 단청빛…이젠, 그 아름다움 드러낼 방안 고민할 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한국산사가 간직한 고귀한 단청빛…이젠, 그 아름다움 드러낼 방안 고민할 때”

    ‘사찰 사진 30년’ 노재학 작가가 말하는 단청의 세계사찰 사진만 30년 가까이 찍어온 노재학(56) 작가의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고귀한 빛’이란 주제의 사진전이 11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기에 6일 그를 만났다. 지난 2월 부산에서 첫 전시를 한 이후 세 번째로 전국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 전시회는 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이 주최했다. 지난해 한국 산사 7곳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전시회다. 전시회는 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때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한국미술과 불교 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마련됐다. 노 작가는 “사찰은 건립 당시 최고의 건축과 회화, 문양, 조형이 결집된 미술관이자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불화, 조선민화의 전통이 면면히 흐르는 보물창고”라고 강조했다. - 절집 사진, 얼마나 많이 찍었나. “글쎄요, 약 30년간 사진을 찍었으니 대충 1억 컷이 넘을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는 기준의 작품 사진은 3000컷에 하나 정도이니 작품 사진은 아마 3000장 남짓 보유하고 있습니다. 1년에 집에 있는 날이 50~60일 정도입니다. 보통은 한 절에서 2박3일 정도 머물며 사진을 찍습니다만, ‘내일이면 빛이 좋겠다’ 싶으면 하루 더 머물기도 합니다. 2박3일 머물며 찍어도 작품을 한 장도 못 건질 때가 더 많습니다. 1년에 자동차로 5만km 이상 달립니다. 지구 한 바퀴와 반지름 거리가 더 되지요.”  “절집 사진 대충 1억컷…작품 사진 3000장 정도1991년 제주교도소 출소 이후 자유찾아 돌아다녀1년에 300일가량 나가…자동차 5만km 거리 주행절집 방문횟수 몰라…부처님만 내발걸음 아실 것사진찍을 때 정장차림에 구두光…등산복 안입어”- 그러면, 절집을 얼마나 많이 갔나. “절집을 몇 번이나 갔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저도 사실은 모릅니다. 그렇지만, 부처님은 제 발걸음 소리를 기억하실 겁니다. 제가 새벽에 가면,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잖아요.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에는 어림잡아 1000번 이상 갔을 겁니다. 방방곡곡의 개들이 최소한 한 번쯤은 저를 보고 짖었을 겁니다.”  - 사진을 찍을 때 정장 차림이라고 들었다. 불편하지 않나. “천정의 저 세계가 숭고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몸가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등산복이나 청바지 차림으로 가지 않습니다. 최대한 예경을 갖춰야겠다고 싶어서 촬영을 나갈 때마다 집에서 가장 깨끗한 정장차림에 신발도 구두에 광을 내서 신고 갑니다. 절에서 만나는 일반 사람들은 제가 사진 찍는 줄도 모릅니다. 법당에서 기도하거나 예불 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사진 쵤영 작업을 멈춥니다. 예불이 끝날 때까지 다른 데로 가지 않고 그 절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아침, 점심, 저녁때 빛의 방향과 길이를 관찰하고 확인합니다.”   노 작가는 인터뷰 내내 ‘천장(天障)’이라는 말 대신 ‘천정(天井)’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다. 국립국어원은 천장을 표준어를 취하고, 천정을 북한어라면서 버린다고 밝혀두고 있다. 그러나 그는 천장은 낮고 좁은 건물의 내부공간 위를 평평하게 막은 개념이라면 천정은 궁궐이나 사찰 건축물 등과 같이 넓고 높은 내부공간을 우물 정(井)자 격자 칸을 짜서 층급으로 위엄있게 꾸민 형태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사찰의 천정은 하늘을 막는(障) 단절의 개념이 아니라 하늘의 세계를 구현하기에 천정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그의 표현대로 천정으로 표기한다.  - 절 사진, 언제부터 찍었나.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망설여집니다만 1991년 제주교도소에서 출소하고 나서부터입니다. 한라산 자락 해발 300m 위치에 있던 제주교도소 시설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4중창으로 공기가 소통되지 않아 메케한 냄새가 지독했습니다. 제가 있던 감방이 0.75평이었는데 구더기가 일렬로 구석을 따라 기어가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 미쳐버리기 직전이었죠. 그런데 저녁 무렵이면 한라산 자락에서 소와 말 울음소리가 창살 너머로 들려왔습니다. 내가 나가면 푸른 하늘을 무한정 보며 들판을 끝없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자유의 소중함을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소하자마자 들판을 쏘다녔습니다. 그게 결국 사찰로, 단청으로 이어졌습니다. 29년째인가요.”- 교도소, 왜 갔나. “아내는 알지만, 아이들은 아빠가 뭘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말을 해야 하는지도 사실 머뭇거려집니다만 제가 부산대 82학번입니다. 당시, 많은 학생이 정권을 향해 돌을 던지고 할 때였으니, 저도 시국사건에 연루된 것입니다. 안양교도소 있다가 제주교도소로 이감되었습니다. 80년대 말이었습니다. 그때 제주교도소장이 ‘내가 알기로 뭍에서 제주도로 귀양온 사람은 네가 세 번째’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처음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고, 다음은 서울대 학생, 그다음은 저라고 농담 같은 말을 했습니다.”  - 들판을 쏘다닌 것이 어떻게 단청과 연결되나. “자유를 만끽하고, 마음을 다스리려 들판을 쏘다닐 때 처음엔 빈 절터만 찾아다녔습니다. 버려진 절터에는 역사가 무너져 있고, 바람이 있고, 푸르름이 있었습니다. 역사의 잔해가 깊은 감동을 주더군요. 덧없고, 자연만 푸르구나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필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의 절터를 5년간 기행했습니다. 그러다 절터의 석탑이 보여서 석탑만 찾아서 사진을 찍다가, 그다음엔 마애불을 촬영하러 온 산을 오르내렸습니다. 제 성격이 한 곳에 필이 꽂히면 그것에 집중하거든요. 석등만 보이다가 어느 날 절집의 노거수, 고목만을 보려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절집의 창호, 문짝의 꽃살무늬를 보게 됐어요. 점점 법당으로 가까이 가게 된 것입니다.”  - 그래서 법당문을 열었나. “꽃살문을 여는데, 법당 안의 천정 세계가 완벽한 좌우대칭으로 되어 있는 거예요.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제가 수학을 전공했는데, 수학의 본질이 자연이나 현상에서 패턴의 통일성이나 규칙성을 찾는 것인데, 그것을 법당 천정에서 발견한 겁니다. 수학에선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대칭으로 남는 순간을 무한으로 해석합니다. 경북 안동 봉정사와 전북 부안의 내소사에서 이런 미학적 인식을 하게 됐습니다. 절집 천정의 단청이 이런 형식으로 무한을 의미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처음엔 빈 절터 찾다가 마침내 법당안 천정 봐좌우대칭에 패턴 반복…전공인 수학 본질 느껴법당 천정 컴컴…촬영시 플래시, 사다리 안 돼필름 10통 찍어도 작품 못건져…디지털로 바꿔”- 이번엔 절집 천정에 빠졌겠다.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의 천정에 이런 패턴의 단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습니다만 자료나 책이 없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어서 데이터를 구축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전국의 사찰을 돌아다니는 것은 습관처럼 해왔기에 한 2~3년이면 작업이 끝날 줄 알았습니다. 그때가 2003년이었습니다. 소임 스님으로부터 사진 촬영 허가 조건이 플래시를 터트리지 말고, 법당이니까 삼각대를 쓰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절집 천정은 등에 가려 있고 어두워서 필름 10통을 써도 작품 사진 한 장을 건지지 못했습니다. 비용이 만만찮아서 디지털로 바꿨습니다. 천정 사진부터 디지털로 쵤영했습니다.”  - 스님들 반응은. “사진은 빛의 예술입니다. 스님들도 평소 육안으로 천정을 올려다보면 어두컴컴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제가 찍은 사진을 보면 ‘어떻게, 이렇게 밝게 나왔느냐’고 감탄합니다. 햇빛이 법당 바닥에 들어와 반사되어 천정이 밝게 보이는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지요. 한 절에 2~3일씩 머무는 것도 법당 마룻바닥에 비친 자연빛이 언제 가장 길고, 어디 쪽으로 가는지 관찰합니다. 그리곤 그 빛의 시간에 가서 찍었기 때문에 화사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그 빛이 피사체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야 5분 정도, 보통은 2~3분 만에 슬그머니 사라집니다. 그리고 저는 기계적 메카니즘이 저의 몸에 맞아 니콘카메라를 쓰는데, 아주 낡고 허름합니다. 이걸 한 스님이 보더니 ‘이런 낡은 구닥다리 카메라에서 이렇게 좋은 사진이 나오다니’ 하고 놀라더군요. 그래서 ‘빛이 언제, 어느 벽화에 들어오는지 그 순간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해줬습니다.” 노 작가는 조계종 소속 전통사찰 1000여곳 가운데 100년 이상 된 전통문양과 벽화를 가진 사찰은 140곳이고, 법당은 200여 곳이라고 단정했다. “어디 나온 통계는 아니고, 제가 30년 가까이 발품을 팔면서 샅샅이 조사한 결과입니다. 대다수 사찰은 고전의 빛을 간직한 법당이 한 곳인데, 통도사는 대웅전 영산전 용화전 등 11곳이나 있습니다. 마곡사처럼 서너곳인 경우도 있지요. 정말 놀라운 것은 사찰마다 법당 벽화 표현이 다 다릅니다. 하나도 같은 게 없습니다.” “법당천장 촬영 노하우?…마룻바닥 반사빛 관찰사찰 가면 2박3일 머물러…기도 하면 촬영 안해산사 유네스코 등재, 단청·벽화 아름다움 빠져단청작가 이름 없는 이유?… 無我 사상과 연결”- 사찰 단청과 벽화, 유네스코가 인정하지 않았나. “작년 6월에 한국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만, 그것은 가람의 배치, 법당의 역사 등 기록 위주로 되어 있습니다. 산사, 그 내부 세계 소개는 대단히 제한적이었습니다. 2011년부터 유네스코 등재를 준비했는데 불경스러운 이야기이겠지만 사찰에 있는 벽화와 문양 등에 대해 이야기는 하는 분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한 사찰에서 등재심사 실사를 나온 이코모스 조사단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사찰을 둘러보기는 했지만, 법당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세밀히 살피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사찰 내부 장엄을 뺀 것은 시스티나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같은 천정벽화를 제외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산사의 진정한 아름다움, 법당 내부에 있는 아름다움이 알려줬으면 합니다.”  - 작가 이름도 전하지 않는데, 그렇게 가치가 있나. “작가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고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 사찰 중건 과정에선 거의 모든 것을 사찰 스스로의 역량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러니 단청도 당연히 스님 장인인 승장(僧匠)이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청에 불교와 불교 철학이 깊이 투영된 것이지요. 단청을 한 사람이 이름 전하는 것은 전남 해남군 미황사의 대웅보전에 ‘무등산인단확야(無等山人丹艧也·무등산 사람이 단청을 했다)’는 기록이 유일합니다만 불교 철학이 무아(無我) 즉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을 주장하지 말라는 가르침인데, 스님이 그 이름을 드러내겠습니까. 개인이 아니라 조직인 사찰의 힘으로 한 것이니 이름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노 작가는 일 년 중 거의 300일을 길 위에서 보낸다. 사찰뿐만 아니라 고택, 궁궐도 그의 피사체다. 불교 매체인 현대불교에 ‘사찰천정 화엄의 빛’, ‘한국산사의 단청문양 세계’, ‘그 절집의 빛’을 연재했다. 저서로는 ‘한국산사의 단청세계, 불교건축에 펼쳐진 화엄의 빛’을 내기도 했다. 그는 주지 스님의 성격이 다소 괴팍해 촬영허가를 해주지 않은 사찰에도 어떤 전통의 빛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카메라에 담고자 하고있다. “한국불교 習合사상… 태극·신선·민화 등장 이유한국 사찰 단청·벽화 지역적으로 미세한 차이 감지영남사찰 고전주의적 정형성…안동은 유교 요소도서남해안 사찰 낭만주의·자유분방… 20세 탈종교적통도사 ‘봉황 탄 문수보살’…고구려 고분벽화 원리”- 단청에 불교가 아닌 태극 등의 문양도 보인다. “한국 불교의 수용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유교의 태극, 도교의 신선, 사군자, 약리도, 화조도, 책가도 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해학적인 그림들, 민화적 요소들도 들어와 있지요. 시대 상황에 따라 여러 문화요소가 관습처럼 합쳐지는 습합(習合)이 큰 특징입니다. 지역적 차이점도 보입니다. 조선시대 유교의 본향 같은 안동에서는 태극을 비롯한 성리학적 요소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봉정사 봉황도의 경우 사찰이 아니라 궁궐에 있을 법한 벽화도 보입니다. 범어사나 통도사의 조형미술은 고전주의적 정형성이 엄격합니다. 반면에 내소사, 미황사, 대흥사와 같은 서남해안 산사 단청은 대단히 세련되고 낭만주의적 경향으로 자유분방하고 정겹습니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사찰 공사도 거의 민간이 맡아서 하게 됩니다. 벽화도 종교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나지요. 해남 대흥사 대웅보전의 불단에 보이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청룡, 황룡 조형이 그런 산물일 것입니다.”  - 가장 감동이 있는 단청 사진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2013년 통도사 대웅전을 보존처리 할 때였습니다. 비계를 설치하고, 위에서 뭔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천막을 쳐둔 상태입니다. 천정 쪽에 뭔가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허락을 얻어 높이 10m의 비계에 올라갔습니다. 너무 어두워서 휴대폰 조명을 켜보니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너무 감격스럽고 놀라서 비계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미술조형 원리가 드러난 작품으로, 봉황을 탄 문수보살이었습니다. 휴대폰 조명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습니다. 통도사의 적멸보궁은 1640년대에 중수한 것입니다. 300여년 전의 빛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깊은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유일한 사진일 겁니다.”  - 애지중지하는 사진을 든다면. “역시 양산 신흥사 대광전 후불벽 뒷면에 있는 관음삼존도 벽화입니다. 옷 의습에 베푼 문양을 보면 고려불화의 전통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다른 후불벽화가 백의 수월관음도인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검은 먹 바탕에 백묘로 그린 관음삼존도입니다. 수월관음과 함께 어람관음을 배치한 대단히 독창적인 벽화입니다. 어람관음은 중생구제를 위해 한 손에 물고기 바구니를 들고 맨발로 저잣거리에 나투신 보살니다. 어둠에서 빛이 나오듯 정말 숭고합니다. 양산 신흥사는 효종 8년(1657년)에 건립됐습니다. 어람 관음보살은 경주 불국사 대웅전 후불벽에서도 적외선 촬영결과 존재했다는 사실이 발견됐지만, 현재는 신흥사가 유일합니다.” “아름다운 벽화·단청, 등·불전함에 가려져 안타까워연등·불전함 재배치해 아름다움 공유, 고민할 시기” - 이런 벽화나 단청의 아름다움, 사람들이 잘 모른다. “산사 벽화와 천정의 세계가 말 그대로 부처님의 세계를 드러낸 것인데, 연등이나 불전함 등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볼 수 없으니 참 안타깝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세계인들이 다 공유할 수 있게 연등이나 불전함 배치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산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만큼 종단차원에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젠 불교미술의 정수인 벽화와 단청, 천정의 세계를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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