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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이문열 소설 ‘선택’ 뜨거운 논쟁(’97문화계 결산)

    ◎내면소설·신세대 문학에 관심/이청준씨 등 중진 활발한 활동 97년 문학계의 최대 쟁점으로는 이문열의 소설 ‘선택’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을 들 수 있다.조선조 중기에 살았던 정부인 장씨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위대성과 진정한 페미니즘을 알리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집필의도.그러나 이 작품은 문학의 영토를 넘어 여성계를 들끓게 할 정도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의 속내를 조선조 여인의 점잖은 어법속에 감춘 채 문학이라는 외피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교활하기까지 하다는 것이 여성계 일각의 반응.이같은 페미니즘에 관한 논쟁은 결과적으로 소모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말았지만‘선택’은 한국문학의 입장에서 볼 때 일정한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야기와 연설이 혼합된 행장의 양식을 처음으로 소설화했으며,전업주부가 긍정적인 주체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신경숙·윤대녕 등의 이른바 ‘내면소설’이나 ‘신세대문학’에 대한 팽팽한 논의 역시 우리 문단의 논쟁적 풍토를 조성하는 데 한 몫 했다.이와 관련,윤대녕 소설의 신비주의를 비판한 이남호의 ‘은어는 없다’와 신경숙 소설의 독백적 폐쇄성을 지적한 이성욱의 ‘내면,타자의 복원과 타자의 배제’ 등의 평문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편 올해 문학계는 소설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도 중진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평소 판소리와 서도민요에 애착을 보여온 이청준씨가 ‘테마가 있는 판소리 소설 시리즈’로 ‘놀부는 선생이 많다’‘토끼야,용궁에 가자’‘심청이는 빽이 든든하다’등의 작품을 냈으며,한승원씨는 장편 ‘연꽃바다’와 ‘해산 가는 길’을 펴냈다. 또 김원일·서영은씨 등은 그동안 발표한 중·단편들을 전집형태로 묶어냈다.반면 젊은 작가들로 비교적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인물로는 엽편소설집 ‘재미나는 인생’과 시집 ‘검은 암소의 천국’,작품집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등을 펴낸 성석제,장편 ‘베두윈 찻집’과 작품집 ‘사랑이나를 만질 때’를 펴낸 강규,장편 ‘전함 큐브릭’‘슬픈 가면무도회’와 작품집 ‘궤도를 이탈한 별’을 펴낸 김이태씨 등을 꼽을 수 있다.
  • 수필가 전숙희(이세기의 인물탐구:154)

    ◎새벽 집필로 하루를 여는 ‘문단의 거목’/반세기 걸쳐 한국문학 세계화 앞장선 ‘여걸’/문학관·여고­전문대 설립한 육영사업가 겉으로 나타난 활약상만으로 전숙희 전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장은 대단한 여걸이요 당당한 남성적 위풍을 지닌 것으로 짐작될 수 있다.과연 지난 반세기동안 전세계를 누비며 한국의 세계화,한국의 문화운동에 앞장서온 거목답게 그는 지금도 만모의 기색이 없는 예용의 풍모를 지킨다.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끓이고 음악을 듣고 맑게 열려있는 시선으로 글을 써야만 ‘살아있는 보람을 느끼며’ ‘독자를 의식해서가 아니라 나의 실존을 확인하기 위해’ 한줄이라도 읽고 써야만 비로소 하루일과를 시작한다.그의 글은 청량한 운율을 지니거나 번뜩이는 기지,감각의 범람은 찾아볼수 없다.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는 여성적이고 화사한 내용과 그가평생을 몸담았던 한국펜클럽에 대한 발전모색을 곡진하게 이루어내고 있다.그런중에도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각하고 불화가 불식된 휴머니즘을 그려내는 것이 그의 글의 특징이다. ○54년첫 수필집 펴내 그는 해방후 지식사회에서 우리 여성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독립해왔는가를 몸소 실천한 귀감일 수도 있다.이른바 신교육세대로서 이화여전시절에는 작가 이태준,시인 김상용에게 시와 소설론을 배웠고 졸업후엔 연세대 출신인 의사 강순구 박사를 만나 결혼,부군이 함북 무산의 철도병원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깊은 산속마을에서 서울에 두고온 가족과 친구를 그리워하던 평범한 주부이기도 했다.그러나 그의 운명은 월남후 해방과 더불어 반전되어 경북 안강에 정착하면서 포항의 미군정청 책임관의 비서관,상경후 신문기자로 활약했으며 54년 첫번째 수필집 ‘탕자의 변’을 출판하자 그의 이름앞에 ‘수필가’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었다.‘사람이 한평생 한권의 책을 써낸다는건 얼마나 값진 일인가’.수필가의 길로 정진하기로 결심했으나 수필은 해박한 지식과 사색과 철학없이는 어려운 장르임을 깨닫고 ‘수필에 가장 가까운 글을 성취하기 위해 마음에 감동이 넘칠때마다 샘물을 길어올리듯’ 문학에 접근해 나갔다. 그는 자라난 환경부터가 특별히 남다르다.부친 전주부 목사는 어느날 부흥회에 다녀오는 길에 5녀1남등 여덟식구가 살던 서울 종로의 계동집을 하루아침에 교회에 헌납하는 바람에 어머니 계성옥 여사가 ‘저 어린자식들을 길거리에다 버리란 말이냐’고 망연자실하던 모습이 가슴의 오랜 멍으로 남아 그때의 충격이 문학의 모태가 되었다고 말한다. ○문학지 ‘동서문학’ 창간 본래는 함남 원산출신이지만 일찍이 집안이 서울로 이전하여 해운업을 하던 조부 덕분에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과정을 마쳤고 결혼후엔 문학을 이해해준 부군이 문학활동을 할 수 있게 물심으로 지원해주었다.문인으로서의 위치가 확보되자 이번엔 ‘문학은 소수의 선택된 자만의 특권이 아니라 1만명이 평등하게 누릴수 있는 인격적 수단’임을 천명하여 그는 순수문학지 ‘동서문학’ 창간을 서두르게 되었다.그때도 ‘한권의 좋은 문학잡지에서 한페이지의 좋은 글을 읽는다면 그사람은 배부를 것’이라는 신앙심이 그에게 책을 낼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이다.이 책은 나의 고지식한 집념이요,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며 내가 문화로부터 받은 은혜를 문화애호가들에게 되돌려준다’는 헌신 봉사와 휴머니즘이 지난 27년간 잡지를 이끌어온 힘이 되고있다. 그의 성품은 기운이 맑고 깨끗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모두 누리며 살아왔다고 할수 있다.방대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는 선배들에게 극진하고 상대방의 장점을 자상하게 돌보고 어루만진다.문단에서는 소설가 강신재,시인 김남조씨와 절친하고 정·재계를 비롯한 여러 각층과의 교분을 트고 있다.자녀는 2남2녀(장남 영국씨는 전자공학박사,차남 영진씨는 구조역학박사고 장녀 은엽씨는 조각가,차녀 은영씨도 화가).평소에는 그가 설립한 계원예고와 전문대인 계원조형예술학교가 있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으로 출근하고 1주일에 두번 중구 장충동의 동서문학 편집실에 나온다. 지난 11월,계원 캠퍼스에 ‘동서문학관’을 개관했을때 문학평론가 이어령씨(이대 석좌교수)는 ‘우리주변에는 얼마나 많은 구슬들이 꿰지지 못한채로 그냥 뒹굴고 있는가.그러나 이번 전숙희 선생님이 튼튼한 실이 되어 한국문학의 구슬들을 꿰어놓으시니 여기 한국에서 처음으로 문학관이 열리게됐다’고 축사를 보냈다.이 문학관에는 그가 전생애 동안 일념으로 모아온 희귀장서와 초판본의 시집,문인들의 육필과 서예 도예품 등 국제펜클럽과 관련된 모든 자료가 집대성되어 있다.어렵고 가난하고 서러운 시대를 살아온 문인들이 오랜유랑끝에 천년의 사리탑처럼 머물곳을 찾게된 셈이다. ○국제 펜클럽 종신부회장 그를 따라다니는 수많은 직함중에서도 한국펜클럽의 1세대인 모윤숙에 이어 83년 회장에 피선된 이래 국제펜클럽 종신부회장에 선임된것과 동서문학발간,계원학원 설립,이번 동서문학관은 그만의 지대한 업적으로 평가된다.그러나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좋아서,하고싶어서 자청한 일이었고 그때마다 재력이 뒤따라주었다.그리고 그런 일을 통해 기쁨에 도취될 수 있었음을 신에게 감사하기를 잊지 않는다.‘그대신 주부노릇 부모노릇 등 오상의 도리를 지키지 못했으나’ 공인으로서의 삶을 후회해 본적은 없다. ‘가을이면 주렁주렁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 나무’들이 많지만자신은 아직 ‘작은 대추나무만도 못하다’는 그는 지금도 ‘목마른 이들에게 샘이 되고 허기진 영혼을 채워주는 한그루 튼실한 나무’가 되고싶은 것이 소원이다.제펜이라는 지적 무대를 통해 우리 문학과 문화를 세계에 알려왔고 세계적인 시인 작가와 교류하면서 비풍이나 격랑이 없이 그는 자신의 주변에 문화의 힘을 임립시킨 것이다.지칠줄 모르는 정열과 샘솟는 활력으로 만사에 책임지는‘전숙희’라는 이름은 우리 문화사에 금박으로 기록되어도 손색이 없는 푸른 거목에 틀림없다. □연보 ▲1919년 함남 원산 출생 ▲1939년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54년 첫번째 수필집 ‘탕자의 변’출간(연구사) ▲1955년 아시아재단파견 미국체류중 컬럼비아대학 비교문학과 특강 ▲1960년 국제펜클럽 한국대표 ▲1970년 월간 ‘동서문학’대표 ▲1976년 한국여류문학인회회장 ▲1977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문화위원 ▲1979년 계원예술고 재단이사장 ▲1983년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회장 ▲1985년 방송심의위원회 위원 ▲1988년 국제펜 서울대회개최 ▲1989년 예술원 정회원 ▲1991년 국제펜클럽 종신부회장,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장 ▲1992년 계원조형예술학교설립,문화부 도서관발전위원회 위원 ▲1993년 모파상100주기추모행사참가 현재­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명예회장,계원학원재단이사장,동서문학대표 ‘이국의 정서’(56년) ‘여수상 인디라 간디’(63년)‘밀실의 문을 열고’(69년) ‘삶은 즐거워라(72년) ‘영혼의 뜨락에 내리는 비’(81년)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87년) ‘전숙희의 소련기행에세이’(90년) ‘펜이야기’(92년)‘해는 날마다 새롭다’(94년) ‘문학 그 영원한 기쁨’(95년) 등 17권 대한민국문학상(89년) 대한민국 예술원상(94년) 독일연방공화국 문화훈장서훈(95년)
  • 박경리의 ‘토지’ 사전으로 나왔다

    ◎등장인물·사건·남부사투리 총정리/평론가 임우기씨 등 1명 3년간 작업 해방후 한국문단이 거둔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사전이 솔출판사에서 나왔다.국내에서 단일 문학작품에 대한 사전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지난 69년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되기 시작한 ‘토지’는 25년만인 94년 8월15일 5부 16권으로 완간됐다.‘토지’에 대해서는 그뒤 학계와 비평계의 본격적인 연구와 평가작업이 이뤄져 ‘토지와 박경리문학’(한국문학연구회 엮음),‘토지를 읽는다’(최유찬 지음) 등 비평집만 네 권이나 나왔다. 94년 봄 기획돼 3년여에 걸친 작업끝에 나온 ‘토지’사전은 문학평론가 임우기씨(솔출판사 대표)가 책임편집을 맡았으며,집필작업에는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국문학연구자 등 11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토지’에는 수많은 등장인물·사건·장소·시간들이 복잡하고도 치밀하게 얽혀 있으며 경상도 남부지방의 사투리를 비롯한 방언·속담 등 관용구와 풍속어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어휘,속담,풍속 및 제도,인물,사건,연대표 등으로 구성됐다.평사리 마을의 위치,최참판댁 가옥구조,하동 평사리 일대와 남해안 지도,작품 당시의 만주 지도,소설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가계도,작가연보 등을 부록으로 정리했다.2만9천원,332­1526.
  • 이탈리아서 한국문학통사 발간/나폴리 동양학대 리오토 교수

    ◎고대가요서 향가·현대문학까지 망라/자료수집만 5년… 유럽내 최초 단행본 한 이탈리아 학자가 우리 문학을 개괄적으로 다룬 한국문학 통사를 발간,한국문학을 이탈리아에 본격적으로 알릴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동양학대학 한국어·한국문학 교수인 마우리치오 리오토씨(39)가 그 주인공으로 한국문학 역사를 통관한 연구서 ‘STORIA DELLA LETTERATURA COREANA(한국문학통사)’를 최근 이탈리아에서 펴낸 것.통사가 유럽에서 단행본으로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출판사는 미술관련 서적을 주로 펴내 명성을 얻고 있는 이탈리아의 노베첸토사.한국의 대산문화재단 후원으로 출간됐다. “이탈리아에서 한국문학은 아직 낯선 ‘변경의 문학’에 불과합니다.그런 만큼 한국문학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사적 성격의 문학사 책은 더욱 필요하죠.이탈리아에 한국문학의 혼을 심어가는 파이어니어의 심정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한명뿐인 한국어·한국문학 교수라는데 자부심을 느낀다는 리오토씨는 이번 ‘STORIA…’의 출간으로 이탈리아에서의 한국문학 연구는 적잖은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책은 현재 나폴리대학의 한국문학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또 외국어판도 곧 내 서구에서의 한국문학사 정전으로 삼는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 책은 ‘공무도하가’등 고대가요에서부터 향가,시조,90년대 현대문학에 이르는 한국 문학사 전반을 다루고 있다.한국문학 작품 중에서도 특히 향가는 “한민족 고유의 심성을 엿볼수 있는 매력있는 장르”라는게 리오토씨의 설명.그는 “향가설화문학의 고대사상사적 혹은 문학사적 배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이차문헌조차 거의 없어 집필에 어려움이 컸다”며 “자료수집에만 꼬박 5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유럽의 경우 한국문학은 프랑스의 파리 7대학,독일의 훔볼트 대학,체코의 찰스 대학 등에서 동아시아 문화강좌의 일부로서 실험적으로 개설되어 있는 것이 고작이다.그것도 지극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이탈리아에서의 한국문학 연구 역시 걸음마 단계다.리오토씨는 “중국이나 일본의 문학연구가해외에서 거두어들이고 있는 성과에 비하면 한국문학은 초라하기 짝이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는다. 리오토씨는 한국문학의 이탈리아어 번역작업을 도맡아 왔다.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금시조’‘그해 겨울’‘시인’,이균영의 ‘어두운 기억의 저편’,조정래의 ‘유형의 땅’,김승옥의 ‘무진기행’ 등은 그가 이탈리아에 번역 소개한 대표적인 작품들.지금은 우리의 고대소설인 ‘이춘풍전’과 ‘인현왕후전’을 이탈리아어로 옮기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그는 원래 이탈리아 로마 국립대에서 동양고고미술사 박사학위를 받은 고고학자다.지난 87년에는 서울 석촌동 백제고분 발굴작업에도 참여했다.한국문학 특히 한국 고대문학에 대한 그의 깊은 소양은 어떤 의미에서는 무사독학의 산물인 셈이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관련,리오토씨는 문학작품의 외국어번역에만 신경 쓰는 것은 절름발이 세계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전통미술이나 민담,인형극 등 한국문화의 기층을 이루는 다양한 분야의 번역작업이 병행되어야만 한국문학은 진정한 세계화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문학의 세계화는 문화교류의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그럴때 비로소 한국문학도 노벨상 등 국제적인 문학상을 탈 수 있어요” 그는 이문열 서정주 고은 등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았다.부인의 나라인 한국에 잠시 들른 리오토씨는 이번 주초 고향인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팔레르모로 돌아갔다.
  • “일본 현대문학을 읽자”/문학비평지 ‘포에티카’가을호 특집 실어

    ◎무라카미 류 등장 등 시대흐름 조명 도서출판 민음사가 펴내는 계간 문학비평 전문지 ‘포에티카’ 가을호가 나왔다.이번 호에는 한양대 윤상인 교수의 ‘탈식민주의 시대의 일본문학 읽기’를 비롯 ‘탈근대라는 이름의 허구’‘일본의 현대 작가들’‘한국문학 속의 일본문학,그 영향과 수용을 넘어’ 등 4편의 일본문학론을 특집으로 꾸몄다. 한국문학도 이제 ‘민족문학’이라는 닫힌 이념에 매몰되어 있기 보다는 좀더 적극적으로 세계문학의 다양한 조류와 교감하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이번 특집은 일본이라는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 위에서만 한국 문학의 정체성에 관한 추구도 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윤상인 교수는 “일본 문학이야말로 탈식민주의적 글읽기를 권유하는 흥미진진한 텍스트”라고 말한다.지난 100여년간 일본문학의 변천과정에서 볼 수 있는 순혈과 혼혈,중심과 변경,수렴과 방사라는 이항대립 구도는 드라마틱하기조차 하다는 것이 윤교수의 주장.나아가 최근 무라카미 류나 하루키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부분에서 전체로,변경에서 중심으로,해체에서 구축으로의 중심이동은 일본문학이 1980년 이후 15년 이상 지속해온 유목민적 유랑끝에 다시 정주의 울타리안으로 회귀하는 것을 예고하는 조짐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호에서는 일본 현대문학의 흐름과 족보도 소상히 살핀다.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문학은 소설의 흐름과 정치의 흐름이 괴리현상을 빚고 앙가주망 문학은 소멸의 길을 걷는다.평론가 오다기리 히데오는 이 시기에 등장한 새로운 작가군,곧 후루이 유기치·구로이 센지·고토 아키오 등을 ‘내향의 세대’라고 불렀다.이들은 사회적인 문제나 정치상황 보다는 자아와 개인적인 상황속에서 작품의 진실을 추구하려고 한 ‘탈이데올로기’ 문학세대다.그러나 1979년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등장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출현은 무라카미 류의 등장과 더불어 ‘내향의 세대’의 세대교체를 의미하는 사건이었다.1980년대로 넘어가면서 일본의 문학아카데미즘은 기호론과 오컬티즘을 수용하게 된다.1990년대 일본 문학계의 가장 큰 충격중의 하나는 92년 나카가미 겐지의 죽음이다.일본문학의 등줄기를 이뤄온 그의 죽음은 이른바 ‘하루키현상’‘바나나현상’에 묻혀있던 시마다 마사히코나 신예 오쿠미스 히카루,다와다 요코 등에게 길을 터주는 계기가 됐다.이번 호에는 일본 문학계의 진보적 입장을 이끌어온 가라타니 고진(병곡항인)과 냉철한 이성주의자의 입장에서 우리 사회와 문화를 비판적으로 성찰해온 고려대 김우창 교수의 대담을 싣고 있어 관심을 끈다.
  • 비평이 지켜야할 참다운 자리/조남현 서울대교수 비평선집 출간

    ◎20여년간 써온 대표적 평문 23편 엄선/90년대 우리문학의 나아갈 길 제시도 “창작의 위에도 밑에도 아닌 옆에 있는 비평,옆에 있으면서도 일정한 거리를 둔 비평,문자 그대로 연구하는 비평,작가나 작품의 본질적 국면을 외면하지 않는 비평이 바로 우리가 지켜나가야할 참다운 비평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문학평론가 조남현 교수(49·서울대 국문과)가 20여년동안 써온 평문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을 엄선한 비평선집 ‘조남현 평론문학선’을 냈다.제7회 김환태 평론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이 책에는 지은이 특유의 비평철학과 문학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조 교수는 이 선집을 통해 자신의 비평작업을 냉철하게 되돌아 본다.소아병적인 비평이나 뇌동비평에 빠져든 적은 없는가.주례비평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인 체하는’ 비평태도를 보인 글을 쓴 적은 없는가…. 그는 “계도비평,원론비평,거시비평에는 무능했거나 무관심했던 측면이 있지만 비평으로서의 독자성과 객관성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왔다”고 스스로를진단한다.이 책에는 지은이의 이같은 비평정신을 압축한 23편의 글이 실렸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이루어져 있다.1부에서는 현상학적 시론,순수·참여논쟁,문학사회학의 수용양상,우리 문학의 나아갈 길,근대비평의 자취 등을 다루며 2·3·4부에서는 50년대 이후 우리 문단의 흐름과 문학사적인 성과를 검토한다.우리 문학의 시대별 특성과 과제를 살핀 평문 ‘우리 문학이 나아갈 길’은 특히 현장비평가로서의 날카로운 시각이 돋보이는 글이다.조 교수는 이 글에서 70,80년대 한국문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90년대 우리문학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한다. “70년대에는 문학의 상업화와 상업적인 문학이 문제가 되었지만 80년대에는 아예 상업이 문화가 되고 광고기술이 곧 예술로 대치되어 버리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불거졌다”는게 그의 견해.특히 80년대 키치(Kitsch)화,개그(Gag)화,비속화 등의 경향을 보인 작가들과 작품들은 고급문학,본격문학 등을 소외시킬뿐 아니라 고사시키려고까지 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90년대 우리 문학의 지향점과 관련해 조 교수는 무엇보다 이데올로기를 보수­진보,좌­우의 이분법으로 좁게 파악하는 것을 경계한다.나아가 탈이념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음을 역설한다.‘문학은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것’이라는 명제에도 주목,이데올로기가 안고 있는 긍정적 속성을 적극적으로 살려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책 끝부분에는 ‘문학연구와 비평의 조화로움을 위해’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도 실려 눈길을 끈다.“대부분의 강단 비평가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문학연구와 비평의 조화라는 문제에 부심해온 편이다.그러나 두가지 일을 다 잘 해내기란 쉽지 않다.앞으로의 내 비평작업의 지향점 역시 그 둘의 조화로운 만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조 교수는 말한다.
  • ‘페미니즘과 소설비평’ 출간

    ◎페미니즘 시각서 본 여 작가 8명 작품세계 임옥인 손소희 강신재 한무숙 박경리 송원희 한말숙 정연희 등 8명의 여성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조명한 연구서 ‘페미니즘과 소설비평’(한국문학연구회 지음) 현대편이 한길사에서 나왔다.지난 70년대까지 지속적인 활동을 벌인 이들의 작품은 가정과 남성,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사랑,여성에 있어서의 진정성 문제 등을 주로 다룬다.그러나 이 작가들의 작품에는 현실의 모순을 적극적으로 타파해 나가려는 전형적인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는다는게 이 책의 지적.이덕화 평택대 교수의 ‘비극적 세계와 여성의 운명:‘토지’이전의 박경리론 등 무게있는 논문이 실렸다.
  • 김동리 2주기/평론·에세이집 나란히 출간

    ◎문학과 인간­문학사 전환의 징후 예리한 포착/나를 찾아서­담백한 문체에 유년시절 등 담아 한국문학사의 큰 봉우리인 소설가 김동리의 2주기를 기려 그의 평론집 「문학과 인간」,자전적 에세이집 「나를 찾아서」가 민음사에서 나왔다.이 책들은 「무녀도」에서 「을화」에 이르기까지 장·단편소설을 모은 1차분 6권에 이어 「김동리 전집」 2차분으로 출간된 것.유종호 연세대 석좌교수,김윤식 서울대 교수,소설가 이문구씨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김동리 문학은 우리 근대 소설사에서 시금석의 의미를 지닌다.일제 강점기의 순수문학을 거쳐 해방이후 이른바 「구경적 생의 형식」 또는 「문협정통파」로 이어지는 우리 소설의 가장 유력한 흐름을 대표하는 존재가 바로 김동리이기 때문이다.그는 지난 90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5년에 걸친 투병끝에 95년 83세로 작고했다. 김동리는 우리 문단내의 대표적인 논쟁인 「신세대 논쟁」「순수문학 논쟁」「본격문학 논쟁」 등에서 날카롭고 치밀한 논리로 상대를 제압했던 논객이었다.「문학과 인간」은김동리의 유일한 평론집으로 문학사의 고비마다 시대적 전환의 징후를 예리하게 포착해낸 「작가적 비평」의 진면목을 엿볼수 있다.김동리는 이 책 후기에서 『나는 지금까지 「인간」을 떠나 문학을 생각하고,인간을 떠나 문학을 논의한 적이 없다.나에게 있어서는 시고 소설이고 평론이고 일체의 문학이란 다만 인간을 인식하고 인간을 정화하고 인간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한 것』이라고 자신의 문학관을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유의 담백한 문체로 작가의 개성적인 감각과 취향을 드러내는 「나를 찾아서」는 김동리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기전,그동안 발표했던 470여편의 에세이중 자전적 성격이 강한 70여편을 손수 고른 책.「김동리 자서전」이라고도 할만한 이 책에서 김동리는 유년시절 이야기에서부터 집안이야기,미당 서정주와의 만남·등단시절 이야기 등 문단이면사,만해 선생과 「등신불」,화개장터와 「등신불」 등 창작의 은밀한 기원과 관련된 단서 등을 털어놓고 있다.
  • 문화예술진흥원,「96 한국문학 작품선」 발간

    ◎시·소설 등 망라 454편 수록/시·시조­강은교 「겨울 또다시」·신경림 「돌 하나,꽃 한송이」 등/소설­고 김소진 「자전거」·윤대녕 「상춘곡,1996」 등/평론­권영민씨 「천일문학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아동­강수성·김병규씨 「지난해 각 부문별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을 뽑는다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문덕수)은 지난해 문학작품 가운데 문학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모은 「96 한국문학작품선」을 발간했다. 95년 4월부터 96년 8월까지 현대문학 등 52종의 문예지에 발표된 시·시조·소설·평론·희곡·아동문학 등 각 부문의 문학작품은 1만8천987편에 달한다. 「96 한국…」에는 이 가운데서 454편을 뽑았다.시 254편,시조 38편,소설 26편,평론 18편,희곡 4편,동시 75편,동화 39편이 실려있다. 소설분야에서는 단편소설에 지난 4월 34세로 요절한 김소진씨의 〈자전거〉 등이,중편소설에 윤대녕의 〈상춘곡,1996〉·신경숙의 〈감자먹는 사람들〉 등이 뽑혔다. 시·시조는 강은교의 〈겨울 또 다시〉·박성룡의 〈꽃나무 곁에서〉·박재삼의 〈다시 느끼면〉·신경림의 〈돌 하나,꽃 한송이〉 등이 자리했다. 아동문학에서는 동시에서 강수성의 〈새와 나무〉 등이,동화는 김병규의 〈하늘만한 창문〉 등이 각각 뽑혔다.평론분야는 권영민 교수의 〈친일문학의 청산문제와 소설 「민족죄인」 등이,희곡분야는 김준영의 〈겨울 버마재비〉 등이 실렸다. 이번 선집의 출간은 문단에서는 매우 뜻깊은 일로 받아들여진다. 사실상 문단에는 문단전체를 포괄하는 문학선집이 거의 없다.장르별 문학단체가 문예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출판비를 일부 부담하는 회원을 중심으로 단체용 선집을 내는 것이 고작이다. 그나마 지난 91년부터 공공기금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문예진흥원의 선집이 유일하다시피 했다.이 마저도 「문학의 해」라는 지난해 무산될 위기에 처했었다.문화체육부에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시큰둥한 이유로 예산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이에 강력히 항의했고 결국은 문학상을 제정하려던 예산을 전용(전용)해 선집을 내게 되었다.덕분에 예산도 2억원으로 늘었고 95년 선집에 비해 작품수도 2배정도 늘어났다. 시인인 문덕수 문예진흥원장은 이러한 사정을 『활자매체가 첨단 영상매체에 밀려나고 독자대중으로부터 외면당해 시장경제의 변두리로 내몰리고 있는 문학적 위기상황의 한 반영』이라고 발간사에 적었다.
  • 요절작가 김소진 추모특집 잇따라

    ◎한국문학,미완성 유고 단편 등 실어/도서출판 「강」,가상 통일소설 등 소개 지난 4월 34세로 요절한 소설가 김소진씨의 49제를 앞두고 추모특집과 추모집이 잇따라 나왔다. 계간 「한국문학」 여름호는 김소진 추모특집을 마련했다.김소진씨는 세상을 뜨기 전까지 「현대문학」의 편집위원으로 일했다. 그의 미완성 유고인 단편 「내마음에 세렌게티」를 비롯해서 소설가 김성동씨 등 3인의 조사,안찬수씨 등 시인 7명의 추모시를 비롯해 서울대 영문과 후배인 조형준씨 등 5인의 추모산문이 실려있다. 정호웅씨의 「쓸쓸하고 따뜻한 비관주의」 등 문학평론가 2인의 평론도 함께 실려있다. 도서출판 「강」도 곧 김씨를 추모하는 유고 소설집 「눈사람 속에 검은 항아리」를 내놓는다. 이 유고집에는 김씨가 지난 해부터 세상을 뜨기전에 발표한 11편의 소설이 실려있다.특히 「자유공론」지에 연재되어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상 통일소설도 실려있어 이채를 띠고있다. 미완의 소설 「내 마음…」는 150매 정도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으나 130여매로 끝나고 말았다.김씨는 죽기전 병석에서 부인에게 『마무리짓지 못하는 것이 가슴아프다』며 안타까워 했다고 한다.
  • 희곡작가 이현화(이세기의 인물탐구:129)

    ◎조직속에 마멸되는 소시민 아픔 고발/냉소적인 풍자로 날카로운 현실비판/겸손한 신사지만 할일과 할말은 다해 이현화는 조용한 사람이다. 모션이 크지 않고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상대방의 심층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친밀한 존재로 끝까지 남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괴팍스러움을 과시하지 않지만 범상한 인물 또한 아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이 대단하다.시시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책임지고 자신의 세계를 펼친다고 믿는다.그래서 그의 작품을 선택하려는 연출가들은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이현화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만 그는 연출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협의 과정에서도 연출가의 의도를 이해하여 작품을 왜곡시키거나 관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영합하지 않는다. 그와 많은 작품을 해온 연출가 채윤일은 『일류교육을 받은 정상적인 직업인에다 손색없는 연극인,훌륭한 가장이지만 그에게는 원만한 구석이 없어보이고 자신의 작품을 보호하는데 편집광적」이라고 했다.그러나 일단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면 배우와 연출가의 몫으로 모든 것을 돌린다. ○연극반 후배와 화촉 그는 언제봐도 겸손하고 예의바른 신사다. 어떤 일에서는 한 템포 뜸을 들이고 어눌한 편이지만 할말은 다하고 할일은 다하고야 만다.그의 작품만 봐도 알수 있다.작품속에 담긴 작의에는 임의성과 작의성이 도사리지만 그 모든 진행에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뒷받침하고 있다. 이른바 무대위에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형식을 떠나 생생하고 직접적인 실체험과 생체험으로 관객에게 접근하여 감정에 충격을 가하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두 쌍의 기이한 남녀가 벌이는 「쉬­쉬­쉬­잇」이나 「누구세요?」는 언뜻 보면 일상적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사랑의 부재를 그리고 있는것 같지만 실은 거대한 조직사회에서 마멸되어가는 소시민의 아픔을 파헤치고 있다.문제작 「0.917」역시 성인들의 일상적 삶의 무의미함에 의표를 찌르고 있지만 인간의 무의식속에 잠재된 원천적 리비도를 표출하여 그 시대를 살고있는 사람들의 정신적 육체적 억압을 그리고있다.이른바 수면에 떠오른 민초의 존재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그속에 잠재된 무진장의 힘이 수면에 떠오를 때의 예측할수 없는 위기감과 돌발사태에 대한 경고다.0.917이란 빙산이 잠수되어있는 부분과 수면위에 나타나있는 부분의 비율이다. 「불가불가」나 「카덴짜」같은 역사극도 논리적 전개와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기 이전에 「훼절을 요구하는 왕」과 「절개를 굽히지 않는 신하」의 고문을 반복적으로 감행하여 작품전체에 「가학성」을 부각시키는 독특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그리고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에서 역사의 흐름이 잘못되게한 책임은 「그것을 저지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있으며 그것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자신」임을 신랄하게 고발한다. 이현화는 날카롭다.「연극은 더이상 거짓되고 피상적 현실의 사실묘사일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평론가 심정순은 「그 기법과 개념이 프랑스의 앙토낭 아르토의 잔혹극과 흡사하다」고 지적한다.연극평론가 김방옥도 지난 75년이래 지속적으로 공연되어온 그의 「누구세요?」를 보고 「아직도 이만한 작품이 다시 나오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현화에게는 다행인지 모르나 우리 연극계로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한탄한 적이 있다. 그의 희곡을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성장과정이 기묘하게 맞물려 있음을 짐작할수 있다. 그는 먼저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월남한 실향민이다.한글교육 1세대에다 초등학교 3학년때 6·25를 만났으며 중학교입시로 상급학교에 진학했고 고교 3학년때 4·19,대학 1학년때 5·16,군입대무렵에 6·3사태 등 시대의 고비고비를 가장 섬세한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맞고 있다.그래서 초기에는 냉혹한 사회구조속에서 소멸되어사는 현대인의 자아상실문제와 정체성의 불확실성에 주력하고 80년대에 접어들자 부도덕한 조직에 짓밟히는 민초의 삶,짓밟혀도 짓밟혀도 일어서는 끈질긴 생명력에 조명하고 있다. 서울 효자동에서 운수업을 하던 이문호씨의 3남2녀중 넷째.서울중학시절 누님이 권해준 「한국문학전집」속에 실린 유치진의 희곡을 읽고 「소설이나 시보다 더 재미있는 문학장르」에 반해서희곡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1970년」이란 어느때보다 행운의 해였다고 기억한다.그해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당선했고 한국방송공사(KBS)에 입사했으며 군제대후 연세대에 복학해서 연희연극회에 영어연극반을 신설,스트린드 베리히의 「이스터(부활제)」를 연출하다가 여주인공 엘리노어역을 맡았던 후배 이영자씨를 만나 결혼했다. 작품의 숫자는 많지않지만 그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질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수많은 상을 휩쓸게 된 것은 다양한 주제와 창작적 흥미에도 불구하고 사회성이나 역사성보다 개인적 삶의 의미를 심층있게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언어사용은 간결하고 함축적이면서 약간의 냉소적 풍자와 함께 운문적이고 명료한 산문적 대사를 구사하고 있다.그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차원에서 이성적 논리에 호소하기 보다는 감각적·심리적 충격에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품마다 숱한 화제 독창성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전통연극에서 얻어낸 영감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해내는 능력도 그만의 가공할 극작술과 무대의 실제를 잘 터득하고 있는 노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50대중반인 지금도 서정성과 낭만을 잃지않고 만년 소년같은 심성과 취미를 지키는 그는 새 작품을 쓸 때마다 반드시 새 만년필을 사고 그린색 잉크를 고집하여 컴퓨터나 노트북이 아닌 육필로 작품을 탄생시킨다.언젠가부터 수면속에서도 자신의 창작생활을 연장시키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여전히 조용하다.그러나 그의 사고는 앙칼지고 그의 실천성은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짚고 넘어갈 것은 반드시 짚어내면서 상대방의 가슴에 스미듯 접근하여 가장 진실한 정과 진리의 빛을 남겨준다.연극계의 비범한 존재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한 그는 눈부신 계절에 또 하나 새롭고 신선한 충격을 위한 그 시작을 서두르고 있다. □연보 ▲1943년 황해도 재령 출신 ▲61년 서울고 졸업 ▲67년 연세대 영문과 졸업 ▲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요한을 찾습니다」 당선, 극단 광장공연(이진순 연출),KBS(한국방송공사) 입사,드라마PD ▲75∼80년 희곡 「누구세요?」 극단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1976년 중앙일보 창간10주년기념 문예작품모집에서 희곡 「쉬­쉬­쉬­잇」 입상,극단 자유극장공연(김정옥 연출),KBS 쇼PD ▲78년 희곡 「카덴짜」 극단 민중극장공연(정진수 연출) ▲78∼84년 희곡 「0.917」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79년 희곡 「우리들끼리만의 한번」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 ▲81년 희곡 「산씻김」동랑레파토리극 극단 공연(유덕형 연출) ▲82년 KBS 교양PD,교양다큐멘터리 및 「문화가산책」 창설 ▲87년 희곡 「불가불가」 극단 쎄실극장공연(채윤일 연출),대학극 「오스트라키스모스­도편추방」(서강대 연대 등 전국대학연극부에서 공연) ▲90년 희곡 「넋시」 국립극단공연(강영걸 연출),「산씻김」(이윤택 연출) 일본공연,KBS교양국제부장 ▲91년 「카덴짜」(정진수 연출) 일본공연 ▲96년 희곡 「키리에­위대한 위증」 극단 여인극장공연(강유정 연출),KBS위성방송부장 ▲97년 「키리에」 미주지역 순회공연,현재 한국방송공사 심의위원 〈수상〉 문학사상신인작품상(77년) 영화연극상·한국연극영화예술상·서울평론가그룹상(78년) 현대문학상(79년) 대한민국문학상(84년) 대한민국연극제및 서울극평가그룹 희곡상(87년) 동아연극상작품상·백상예술대상(88년) 〈저서〉 희곡집 「누구세요?」(예문관 79년) 「0.917」(청하출판사 85년) 불어판 「Unpossible,impossible(불가불가)」(프랑스 르밀러드줄 출판사) 등
  • ‘국문학의 원형’ 설화문학 총서 내/김동주씨

    ◎고전 53권서 주제별 뽑아 한국문학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설화문학을 집대성한 총서가 발간됐다.중견 한학자 김동주씨(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전문위원)는 설화문학 고전적 53책에서 애정,우정·우애,충효·적선보은,풍수지리,일화 등 주제에 따라 이야기를 가려 뽑은 「설화문학총서」(전10권)를 기획,1차로 5권을 펴냈다. 우리 민족은 옛부터 이야기를 즐겨 많은 신화와 전설,민담 등이 전해 내려온다.이 이야기들은 구전되는 구비설화와 필전되는 문헌설화로 나뉘어지며,15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동안 적잖은 설화집들이 편찬됐다.그러나 설화문학은 일반적으로 야담이라 일컬어지며 저속한 읽을거리로만 인식돼 이에 대한 연구나 정리는 미흡했던 것이 학계의 실정. 이번에 설화집들을 분류·번역해 총서로 꾸민 김위원은 『설화문학은 문학뿐만 아니라 문화·사회·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며 『숨겨진 우리 문학의 발굴이야말로 새로운 민족문학의 텃밭을 일굴 수 있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총서발간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에 나온 5권의 책은 애정편인 제1권 「밝은 달아 수놓은 베개를 엿보지 말아다오」·제2권 「밤바람아 무슨 일로 비단 휘장을 걷느냐」·제3권 「매화는 피리소리에 취하여 향기롭구나」,우정·우애편인 제4권 「사립문 앞에서 친구를 맞아오네」,충효·적선보은편인 제5권 「남아가 한번 눈물을 훔친 뜻은」 등.대부분 권선징악을 강조한 내용으로 우리 민족의 알려지지 않은 생활상을 엿볼수 있다.이들 설화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대소설과 이야기구조를 같이 하는 작품들도 꽤 많다.의리와 정절을 지킨 여성의 이야기인 「춘향전」처럼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숱하게 발견되며 충효편에는 「심청전」과 닮은 이야기도 있다. 한국문학의 뿌리인 설화문학을 집대성한 「설화문학총서」.
  • 도서출판 「해냄」 5개장르 압축 「한국문학총서」내

    ◎상고시대∼1990년대 대표적 문학유산 상고시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우리의 대표적인 문학유산을 장르별로 압축한 「한국문학총서」가 도서출판 해냄에서 출간됐다. 「고전시가」「고전소설」「구비문학」「현대시」「현대소설」 등 모두 5권으로 이뤄진 이 총서는 각 영역별로 문학적 갈래의 특성과 역사적 전개양상을 살피고 원문에 대한 상세한 주석을 붙인 것이 특징.특히 우리 고전소설에 대한 유형분류와 해제는 한국문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이 총서에서는 한국 고전소설을 10개의 유형으로 분류한다.판소리계 소설,영웅·군담류 소설,가정윤리소설,몽자류소설,염정소설,우화소설,송사소설,여류소설,장편대하소설,한문소설 등이 그것이다.소개된 작품은 「춘향전」「유충렬전」「금방울전」「창선감의록」「양산백전」「서동지전」「두껍전」「화산중봉기」「완월회맹연」「이생규장전」 등 18편.서울대 권영민 교수(국문과)·미국 하와이대 마샬 필 교수(동아시아어문학과,96년 작고) 등 10명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이 총서는 올해말 미국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문으로도 출간돼 한국문학 전공 학생들의 교재 및 외국인들의 한국문학 입문서로 활용될 예정이다.
  • 소설가 윤흥길(이세기의 인물탐구:122)

    ◎불행한 시대를 증언하는 서민의 양심/날카로운 현실비판·화해의 정서 공유/능란한 사투리 구사로 해학의 멋 더해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다가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가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면서」 소설 「장마」의 무대에는 불행의 그림자가 서서히 스며든다.「악의에 찬 빗줄기」는 「손가락으로 그저 꾹 찌르기만」해도 「선명한 물기가 배어」나오고 후렴처럼 내리는 빗줄기속에서 처연한 슬픔이 치렁치렁 이어진다.윤흥길 소설은 토속적인 사투리를 능란하게 구사하면서도 문장마다 판소리의 사설조가 절조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단순히 장대비가 줄기차게 내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둡고 질퍽한 당대적 배경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가 치밀하게 직조되어 평론가 천이두는 이를 「문학의 백미」로 평하고 있다. ○등장인물 심리묘사 치밀 76년 그의 첫번째 창작집 「황혼의 집」이 나왔을때 그 속에 실린 「장마」를 읽으면서 소설가 이문구는 「언젠가 반드시 나오리라고 기대한 제대로 쓴 소설」에 감동하여 「혼자 웃다 울다 하느라고 담배 한갑을 다 태우고는」 자신도 모르게 「왔구나!」하는 탄성을 질렀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빗소리처럼 구슬프게 가슴에 파고드는 이 한편의 소설은 발표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명문의 명문」「명편중의 명편」으로 꼽힌다. 평론가 김치수는 「도중에서 그만둘 수 없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의 소설을 읽고 나면 「방금 읽은 소설의 여운이 한동안 가시지 않는 것이 다른 작가와 구별되는 윤흥길만의 매력이자 독창성」이라고 했다. 윤흥길이라고 하면 우선 「장마」와 「황혼의 집」「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장편 「에미」「완장」「밟아도 아리랑」 등 문체가 일렁이는 눈부신 주옥편을 얼마든지 들 수 있다.그리고 어느 소설을 읽던 「음험한 세력의 위협 아래 놓인 소시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은 비극으로 치닫는 중에도 「인간적인 면」과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는다.사회저변에 산재된 모순과 비리를 파헤치는 과정에서도 그것이 소설인 이상 그는 「글만의 묘미」를 완벽하게 살리는 미점을 지킨다. ○「반신마비」로 집필 주춤 79년 일본의 젊은 세대의 문학적 기수이던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교분이 계기가 되어 「장마」가 「나가자메(장우)」라는 타이틀로 일본문단에 소개됐을때 요미우리·아사히신문 등은 「지적소설」로 이를 일제히 호평하고 특히 평론가 아키야마 도시(추산준)은 「인간을 응시하는 철저한 작가정신」과 「곳곳에 번뜩이는 세태풍자와 야유의 직재성」을 특필한 바 있다.두번째 창작집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가 그해 연말과 연시 2개월동안 3판매진,이후 일본어로 동시출간된 장편 「에미」와 「완장」이 현대문학상·한국창작문학상을 한꺼번에 수상하던 83년 무렵에는 문단의 시선이 온통 그에게 집중되어 「윤흥길 전성시대」를 맞기도 했다.그러나 베를린에서 열린 제3세계 문학축제 참가후 예상치못한 「반신마비」증세를 일으키면서 그는 왕성하던 집필을 잠시 주춤거리지 않을수 없었다. 윤흥길은전북 정주에서 식산은행에 다니던 윤상오씨의 2남4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풍요로운 환경에서 「도련님」으로 불리던 어린시절이 있었고 「사세에 따라 적당히 굴신하면서 영달을 도모하는 직장생활에 적응치 못한」 부친의 무능탓에 「가난이 점철된 어두운 사춘기」를 보냈다.전주사범 졸업후 익산군 소재 국민학교 교사시절에 「소설을 통해서만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각」에서 뒤늦게 문학에 입문했다. ○한때 초등교 교사지내 그와 절친한 이문구에 의하면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대로 그냥 남아 있는 별종이 곧 윤흥길」이며 「서너마디는 건네야 한마디 넘어올지말지한 더디고 무딘 입」「아무리 말쑥한 옷을 걸쳐도 반찬 없이 밥먹고 나온 사람처럼 멋적은 표정」이 그의 겉모습이다.그러나 어눌하되 호불호가 선명하고 경거부박을 경계하여 자신이 하기 싫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에 타협이 없다. 최근의 새 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 역시 찬란한 어휘구사와 풍자의 범람으로 한번 소설을 손에 들면 끝까지 놓지 못한다.또 이미사어가 돼버린 「자닝하게」「툽상스럽게」「옴나위없이」「왜장치는 소리」며 「방짜」와 「행짜」,「우두망찰」「족탈불급」 등 우리의 고유어를 소설문맥속에 되살려 익살과 해학의 맛을 톡톡히 실감시킨다. 그의 절제력은 주목할 만한 사상적 메시지를 전개하는 자리에서도 「관념을 극구 피하고 구체적인 스토리와 주변묘사」로 작가의 의도를 투영한다.「인간심리의 섬세한 기미를 포착하여 이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그의 뛰어난 능력」일 것이다.가족은 오늘날까지 끝없는 기도로 감쌀 뿐만 아니라 진솔한 호남사투리의 출처인 어머니 조옥성 여사(74)를 모시고 있고 부인 유경순씨와의 사이엔 남매,과기대를 졸업한 아들 아람은 현재 예일대 재학중이고 딸 예니는 이대에 다니고 있다. 그의 최근의 소설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문학적 응전이며 작가적 문제의식을 강렬히 환기시키기 위해 「사실주의 작가가 드러내게 마련인 안이한 평판성」 대신 「사실주의적 세계를 비사실주의적 시각으로 전화」하려는 의지가강하다.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 윤흥길은 이제 「한국문학사라는 넓은 체계속에 편입되어」 작가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이룩한 위치다.그래서 작가는 「어떤 형태로든지 불행한 시대를 증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밝음 저쪽에 가려진 어둠 가운데서 진실을 끄집어내는 것이 작가가 수행하지 않으면 안될 중대한 역할」임을 실천하는 시기다. 「아무날 아무데서 보더라도 본디 생긴 그대로」「더디고 무딘 입」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정통적인 소설관과 그 기법을 견고히 지키고 「독자의 평균에 부합하지 않는」 자신만의 명철한 창락의 글을 쓰고 있다. 현실에 도사린 환부를 날카롭게 도려내고 우리의 정체성을 지향하는 중에도 「따스한 해조」와 「화해」의 정서를 함축하는 그의 소설은 독자의 언 가슴을 훈훈하게 녹여주면서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시대 우리만의 작가」로 언제라도 풋풋하게 이곳에 서 있다. □연보 ▲1942년 전북 정주출생 ▲61년 전주사범학교 졸업 ▲68년 한국일보신춘문예 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 당선 ▲73년 원광대 국문과 졸업 ▲76년 첫창작집 「황혼의 집」(문학과 지성사) 출간 ▲78년 첫장편 「묵시의 바다」(문학과 지성사) 출간 ▲79년 중편 「장우(장마)」(동경신문출판국),「황혼의 집」일어판 출간 ▲81년 나카가미 겐지(중상건차)와의 문학대담집 「동양에 위치하다」 출간 ▲82년 장편「에미」(한국방송사업단),일어판 「모」(일본 신조사) 출간 ▲84년 베를린 제3세계문학축제 참가 ▲89년 전작장편소설 「낫」(일본 각천서점) 출간 ▲95∼현재 한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대표작품집〉 창작집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77년 문학과 지성사) 「무지개는 언제 뜨는가」(79년 창작과 비평사),장편 「순은의 넋」(80년 도서출판 은애),중단편집 「장마」(민음사),창작집 「완장」(83년 현대문학사),문학수상록 「문학동네 그 옆동네」(83년 전예원), 장편 「백치의 달」(85년 삼성출판사),중편집 「꿈꾸는 자의 라성」(문학과 지성사),장편 「묵시의 바다」(87년 문학사상사) 「밟아도 아리랑」1·2권(91년 문학과 지성사) 「산에는 눈 들에는 비」(93년 세계사),에세이집 「텁석부리 하나님」(95년 문학동네」,장편 「빛 가운데로 걸어가면」1·2권(97년 현대문학사)등 다수 〈수상〉 한국문학작가상(77년) 한국창작문학상·현대문학상(83) 요산문학상(95년)
  • 다방 애환(외언내언)

    차를 마시는 장소로서의 다방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겨난 것은 신라시대로 추정된다.경주 창림사지에서 출토된 와당에 새겨진 「다연원」이란 명문이 그 근거다. 다방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기록에 등장하는 것은 고려시대.이 때의 다방은 「진다」의식 등 차에 관한 모든 일을 주관하는 국가기관의 이름이었다.「진다」의식이 「다례」로 이름이 바뀐 조선조 후기엔 국가기관으로서의 다방은 유명무실해진다. 커피를 마시는 현대적 의미의 다방이 처음 선보인 곳은 독일계 여인이 1902년 고종이 하사한 땅에 세운 손탁호텔.고종은 처음 커피를 마신 한국인이기도 하다. 한국인이 꾸민 최초의 다방은 「장한몽」을 연출한 영화감독 출신의 이경손이 1928년 관훈동에 개점한 「카카추」.이후 1930년대 천재시인 이상이 「제비」 「식스나인」 등을 열어 화제가 된바 있듯이 한동안 다방은 연극영화인·화가·문인 등 예술가들이 경영하기도 하고 주요 고객이 돼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명동의 「갈채」다방 같은 곳은 한국문학사가 생생하게 만들어지던 현장이었다. 다방이 예술가나 특별한 사람들의 장소에서 대중적인 만남의 장소로 바뀐 것은 60∼70년대.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차 한잔값을 들고 세월을 보내는가 하면 연인을 기다리는 남녀가 출입문을 초조하게 지키기도 하고 가난한 대학생이 가정교사 광고를 내고 전화 오기를 기다리던 곳이었다.그당시 달걀 노른자가 들어간 「모닝」,도라지 위스키를 한두방울 떨어뜨린 「위티」 등 비싼 차를 시킨 손님은 마담과 레지의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카페와 레스토랑에 밀리면서 다방은 쇠퇴기를 맞는다.90년대 들어서는 넓은 유리에 탁 트인 공간의 커피전문점이 등장하고 기존 다방들은 갈곳 없는 노인들의 장소가 돼버렸다.다방업중앙회가 「다방」이란 간판을 「휴게실」로 바꾸기로 했다 한다.한국만의 독특한 다방문화가 이렇게 막을 내린다.세태 변화의 결과지만 최소한의 여유마저 잃은듯 해 섭섭하다.
  • 가장 이상적인 활동 작가 도스토예프스키/한국문학평론 창간 설문

    ◎90년대 후반 주목할 문인 유하·신경숙씨 국내 평론가들은 국내외 작가중 가장 이상적인 문학활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 작가로 도스토예스프키를,90년대 후반기 한국문단에서 주목할 시인·소설가로 각각 유하·신경숙씨를 가장 많이 꼽았다.이는 현역평론가 163명을 대상으로 한 계간 「한국문학평론」창간호의 특집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상적 작가로는 도스토예프스키(9명)이외에 ▲이청준·황순원(6명) ▲박경리·이문열(5명) ▲노신·신경림·황석영(4명) ▲서정주·엘리어트·이상·조정래(3명) 등의 순으로 꼽혔지만 없다는 응답(27명)이 더 많았다. 주목할 시인은 유하(8명) 다음으로 ▲장석남(7명) ▲백무산(6명) ▲나희덕(4명)의 순,작가는 신경숙(14명)다음으로 ▲윤대녕(13명) ▲김소진(8명) ▲이순원(6명) ▲은희경·최윤(5명)순이었다.
  • 재미 의사 마종기씨 새시집 「이슬의 눈」

    ◎일곱번째 길어올린 「모국어 사랑」/6년만에 선보인 고국에 대한 그리움 기록/이국적 소재 곳곳에 묻어나는 삶의 희망 30년을 넘게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면서 변함없이 모국어로 시를 써온 시인 마종기씨(57)가 또 한권의 신작시집을 내놓는다.내주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올 「이슬의 눈」은 지난 91년 「그 나라 하늘빛」에 이어 6년만에 선보이는 마씨의 일곱번째 개인시집이다.하지만 단순한 작품연대기를 넘어 끊어질듯 가느다란 모국어와의 직통라인을 「악착같이」 틀어쥐어온 시인의 그리움의 기록으로 읽힌다. 시인이 모국어에 핫라인을 대고 있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국내 문학잡지에 작품을 발표해대는 그의 열성은 나라안에 사는 문인들의 게으른 얼굴을 붉어지게 한다.이국에서 국어로 시를 쓰는 시인들이 더러 있지만 모국어의 깊이와 울림을 자연스레 길어올리는 바래지 않는 마씨의 친화력은 특별하다.미국 거주자답게 그의 시들은 패터슨시,동생이 묻힌 외국 공원묘지 등을 떠돌고 소아시아와 이오니아해까지 원정 나가기도 하지만 이국적 소재도,이방의 격절감도 국어의 원천에서 솟는 시의 풍요로움을 덮지 못한다. 〈…국적이 불분명한 강가에 자리 마련하고/자주 길을 잃는 내 최근을 불러모아/뒤척이는 물소리 들으며 밤을 지새면/국적이 불분명한 너와 나의 몸도/깊이 모를 이 강의 모든 물에 젖고/아,사람들이 이렇게 물로 통해 있는 한/우리가 모두 고향 사람인 것을 알겠구나.//마침내 무거운 밤 헤치고 새벽이 스며든다./수만 개로 반짝이는 눈부신 물의 눈,/강물들 서로 섞여서 몸과 몸을 비벼댄다./아,그 물빛,어디선가 내 젊었을 때 보았던 빛,/그렇게 하나같이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우리./길 잃고도 쓰러지지 않는 동행을 알겠구나.〉(「이 세상의 긴 강」중) 시인특유의 예리한 관찰력은 다음처럼 척박한 삶에 희망을 전하는 작품들을 낳기도 한다. 〈아침 면도를 하며 고개 돌리는 남자를 본다/…/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부끄러운 날들 지나고/(그렇게 쌓인 산들은 소리내며 무너져내리지.)/가위눌린 얇고 불안한 풋잠의 한기 속에서도/내 주름살의 피부에서는 검게 일어나고 있었구나./…/그 하루의 성긴 틈에서 생기고 있었구나.//…/눈 덮여 얼어버린 겨울 벌판에서도/함께 떠들어대며 까실까실 고개 드는 보리싹./내 나머지의 혼이 무성하게 부르고 있었구나.…〉(「아침 면도를 하며」 중) 외국거주 시인으로는 드물게 지난 76년 한국문학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한 마씨는 올해엔 편운문학상 수상자로 내정돼 4월쯤 고국에 들른다.
  • 시집에도 없는 1945∼55년 작품/잊혀진 미당의 시 15편

    ◎국문학자 최현식씨,「밤」·「눈」·「통곡」 등 논문서 소개 「민족 방언의 요술사」「어떤 말이나 붙잡아 놀리면 그대로 시」라는 한국시의 최고봉 미당 서정주씨(82)의 시가운데 시집을 통해 접할수 없었던 시들이 새롭게 발굴됐다.국문학자 최현식씨(연대 박사과정)가 2월 창간될 계간 「한국문학평론」에 기고한 논문 「전통의 변용과 현실의 굴절」을 통해 지난 1945∼55년 발표된 미당의 시가운데 시집에 수록되지 않은채 잊혀진 15편을 소개한 것. 이 시들은 「개벽」「현대문학」 등 당시 잡지나 신문등에 수록됐으나 스크랩 등 자료로 남지 않아 그의 시집이나 전집 등에 실리지 못했던 것. 새로 발굴된 작품은 「밤」「눈」「통곡」「피」「저녁노을처럼」「선덕여왕찬」「춘향옥중가(3)」「백옥누부」「곰」「그날」「깐듸송가」「팔월십오일에」「영도일지(대)」「일선행차중」「산중문답」 등.이 작품들은 41년 발표된 첫시집 「화사집」의 원죄의식에서 60년대 「신라초」「동천」 등의 동양적 윤회와 영원성으로 이행한 미당 시세계를 이해하는데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 있을것을…… 서 있을것을……//구부러져 내리는 나무 그늘에/맨발 벗고 서 있을것을//푸른 지식의 잎사귀들이/하늘에서 처럼 소근거리는/나무 그늘에 서 있을것을/오르 내리는 맥박을 세며/높았다 낮아지는 숨결을 세며/물이랑 위에 떠서 있듯이/호수운 사람으로 서 있을것을 //금줄의 근네위에 서 있을것을//누었을 것을…… 누었을것을……/어둡고 무거운 밤하늘 아래/누른 소같이 누어 있을것을/입에다 너을 여물도 풀도 없이/아귀 삭이고 누었을것을/이리도 쉽게 헤어져야할/우리들의 사랑이었더라면/만나서 반가워 소리쳐 우던 날의/통곡을 통곡을 그치지말것을!〉(통곡전문.46년 12월 「해동공론」 수록)
  • 방송위원 6명 임명/김창렬 위원장 연임

    정부는 방송위원회 위원으로 김창열(63·전 방송위원회 위원장)·하용출(48·서울대 외교학과 교수)·이호철(71·한국문학 주간)·원우현(55·고려대 신방과 교수)·신정휴(65·전 MBC전무이사)·권성(56·서울고법 부장판사)씨 등 6명을 18일자로 임명했다.이 가운데 하용출·이호철씨 등 2명은 새로 임명됐으며 나머지 4명은 연임이다. 한편 임명된 위원들은 20일 임시회의를 갖고 신임 위원장에 김창열,부위원장에 원우현씨를 각각 호선했다.
  • 55년 창간 독 계간문예지 「디 호렌」/한국문학 특집호 꾸며

    ◎황동규·이문열씨 등 문인 23명 작품 소개 지난 55년 창간된 독일의 유서깊은 계간문예지 「디 호렌」겨울호가 한국문학특집호로 꾸며진다.한국문예진흥원의 출판지원을 받아 발간된 이번호는 번역문학가 김미혜씨와 전 연세대 독문과 객원교수 실비아 브레젤의 기획으로 황동규·오규원·정현종·고은·신경림 등 시인 11명,오정희·이문구·이문열·이청준 등 작가 10명의 작품을 비롯,김병익의 평론,이강백의 희곡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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