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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쉬어가기˙˙˙

    일본프로야구 다이에 호크스를 인수한 한국계 재벌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한국드라마 ‘겨울연가’를 벤치마킹하겠다고 선언. 겨울연가가 인터넷에 오른 팬들의 글을 반영해 극 전개를 바꿔 성공한데 빗대 경기장에 선수마다 전용 카메라를 설치,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팬들이 특정 선수나 감독 등과 경기 도중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투수도 가능한 한 팬들이 추천한 선수를 마운드에 세우는 등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 [차이나 리포트 2004] (15) 한류에 비친 중국의 모습

    [차이나 리포트 2004] (15) 한류에 비친 중국의 모습

    ■ ”한국스타 사랑이 곧 나의 행복” |베이징 이효연특파원|“희준이 오빠는 항상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어요.”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옆머리는 길게 늘어뜨려 볼을 가리고 주변머리는 짧게 잘라 비죽비죽 솟게 연출한 ‘리틀 문희준’들.통이 넓은 청바지와 박스 티셔츠를 입어 완벽하게 힙합 스타일로 코디한 학생 서너명이 그의 노래를 들으며 헤드뱅을 한다. 지난 6월12일 토요일 오전 10시 베이징 현대밀레니엄빌딩 5층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60평 남짓한 공간에 한국 가수를 사랑하는 중국 청소년 120여명이 가득 들어찼다.문희준,강타,장나라,베이비복스,신화,JTL,NRG 팬클럽 회원들이 저마다 자신의 스타 사랑을 뽐내고 있었다.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는 2002년부터 비정기적으로 매해 10∼15회 정도 팬클럽 모임 행사를 열어왔다.한국여행을 권장하는 홍보물과 한국가수의 최신 뮤직비디오를 보여주는 것이 행사의 전부이지만,팬클럽 회원들은 한국 스타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한국과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신화 팬클럽 칭사이톈탕(靑色天堂) 회원 뉴팅팅(牛·17)은 “한국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별로 없어 답답하다.”며 한국과 중국의 더 활발한 문화교류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정보미흡… 교류 왕성했으면” ‘사랑이 뭐길래’,‘별은 내가슴에’와 같은 한국드라마를 보고,HOT·NRG에 열광하며 10대를 보낸 한류(韓流)마니아들은 이제 고교 졸업반이거나 대학에 진학해 있다.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이제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장했고 이들의 팬클럽 문화도 그만큼 성숙했다. 지난 2001년 중국정부가 공식 인정한 한류 팬클럽 1호 도래미클럽 이후 중국의 팬클럽은 꾸준히 증가했다.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팬클럽만 총 10개.팬클럽 규모는 천차만별이지만 한 클럽당 보통 온라인 회원 수가 1000∼2000명에 이른다.베이징과 톈진(天津)의 강타팬을 중심으로 지난해 결성된 N-Dream은 한 달에 1∼2번 패스트푸드점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모임 때마다 100∼300위안(1만 5000∼4만 5000원)까지 회비를 걷어 강타 홍보활동에 사용한다.이들은 강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강타의 스케줄을 꼼꼼히 챙겨보며 그와 관련된 모든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N-Dream 회장 류페이(柳佩·23)는 “강타의 음반,사진,잡지 등 그와 관련된 것은 우선 사고 본다.”며 “이제 강타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인의 생활과 문화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한류를 계기로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를 추구하는 중국 젊은이들을 단지 대중문화의 한 현상으로 파악하거나 중국내 한국문화 소비시장으로만 생각한다면 한류는 한때의 유행으로 머물 수도 있다. ●한·중 우호증진 디딤돌로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사무소 안용훈 지사장은 한류 팬들이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내년 안으로 중국에서 한류스타전집 발간을 계획하고 있는 안 소장은 “한류관련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한국 스타들의 초상권 문제나 수억원대의 개런티를 요구하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성형문화 닮을까 우려” 안티한류도 확산 |베이징·상하이 이효연특파원|중국 대륙의 한류(韓流)돌풍에도 역풍은 분다.한국문화를 동경하고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흠뻑 젖어 사는 ‘하한쭈’(哈韓族)들은 중국정부의 노골적인 고구려사 왜곡 움직임과는 별개로 거침없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반면 ‘한국’이라면 치를 떠는 ‘안티 하한쭈’들의 한국 대중문화 침투에 대한 반감도 중국사회 저변에서 번지고 있다.2000년쯤 중화권 인터넷에 얼굴만 예쁘고 노래 못하는 한국 댄스가수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안티 HOT’라는 중국어 노래가 유포된 적은 있지만 아직까지 안티 하한쭈들의 중국내 공식적인 모임이나 활동은 확인된 바 없다.‘특정 대상에 반대하기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들이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 소후(www.sohu.com)나 시나(www.sina.com)에 접속하면 한국에 반감을 가진 젊은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취재팀은 지난 6월11일 금요일 오후 6시∼10시 베이징 얼리좡(二里庄) 부근 PC방에서 베이징시전문대 영어과 2학년 재학생 3명과 함께 QQ에 접속,안티 하한쭈들과 대화를 시도했다.중국 젊은이들이 즐겨 사용하는 QQ는 MSN 메신저와 비슷하지만 대화 상대자를 ‘친구’ 목록에 등록하지 않아도 접속 중인 모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안티 하한쭈라고 자처한 세 명의 중국 젊은이들은 한국과 한국의 대중문화에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빙상하이대중자동차 인사부에 근무하는 류즈양(柳志陽·24)은 장사가 되는 모든 소재를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한국대중문화에 진저리를 쳤다.그는 지난 2월 신문에서 이승연의 위안부 누드사건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드라마 ‘첫사랑’을 보고 이승연을 알게 됐다는 류즈양은 “이승연의 단아한 외모와 차분한 연기 실력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위안부 누드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녀는 물론 한국이 싫어졌다.”고 말했다.중국에도 일본 종군위안부 피해자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 그들의 상처를 자극해 한몫 챙기겠다는 발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더 나아가 한국은 일본과 역사분쟁에도 늘 큰소리치며 나서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나서기쟁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안방극장을 강타한 한국드라마에 대해서도 비판을 퍼부었다.그는 “중국의 기성세대들은 어지럽게 머리를 흔들어대는 가수 이정현을 보고 풍기문란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한국드라마는 좋아한다.”며 “한국여성은 드라마에서 순종적이고 가정적으로 그려져 중국의 기성세대에게 참한 이미지를 주지만 젊은이들의 시각에선 한국 사회는 지나치게 가부장적이고 가정내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게 표현돼 드라마 보기가 짜증난다.”고 말했다. 지린성(吉林省) 창춘(長春)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는 조선족 샤위(夏雨·20)는 한국의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했다.그는 “한국 연예인들은 첫눈에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가공된 아름다움에 금방 싫증난다.”며 “이런 성형문화가 중국에도 퍼져 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될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실명을 밝힐 수 없다는 또 다른 조선족 A(21)씨는 한국인의 거만한 태도를 질책했다. 현재 랴오닝성(遼寧省) 다롄경공전문대학에 재학중인 그는 “한국사람들이 이제 좀 잘 살게 됐다고 그들이 중국인보다 우월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사는 것 같다.”며 “무의식적으로 조선족을 무시하는 한국인이 싫다.”고 말했다.그는 “한류는 유행처럼 지나가는 바람일 뿐 한국인의 문화적 우수성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인은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를 보고 항상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belle@seoul.co.kr ■ 브랜드 가치 인기 편승 ‘짝퉁 한국산’ 기승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유흑복장’,‘날씬하미인’,‘홍미동 립그로스’.그동안 한국언론에 한류 열풍지대라고 소개돼온 베이징 시돤(西端)하웨이 빌딩 6층 한국시티와 우다우커우(五道口) 복장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짜 한국 옷과 화장품 브랜드다. 한국대중문화의 영향과 한국상품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베이징 번화가 곳곳에는 한국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성황을 이루고 있지만 진짜 한국상품을 찾기는 어렵다. 시돤 하웨이 빌딩 6층 ‘르한(日韓)구역’.일본과 한국의 최신 패션을 모방한 상품을 팔고 있는 곳이다.오로지 한국상품만 취급한다는 T매장에서는 한국 최고급 브랜드라며 ‘유흑복장’의 ‘ATTRACT BATT 청바지’를 190위안(2만 8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우다우커우 복장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한국에서 수입했다는 화장품들이 매장 곳곳에 진열됐지만 모두 가짜다.중국화장품 단품이 7∼20위안(1050∼3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반면 한글상표가 붙은 상품은 고가에 판매된다.‘한국직수입 에멀전 세기려인’이라고 표시된 로션은 20위안(3000원),‘아연미백분 BOB시로란 화장품’은 50위안(7500원),색이 곱고 지워지지 않아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사랑받는다는 ‘홍미동 립그로스’는 60위안(9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belle@seoul.co.kr
  • “한국드라마에 빠져 직업까지 바꿨어요”드라마 기자 아베 유코 씨

    |도쿄 황성기특파원|한국 드라마 붐의 뿌리를 키운 자양분이라고 할까.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면 그의 이름 넉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카리스마적 존재라 불러도 괜찮을 법하다. NHK가 위성방송을 통해 방송한 ‘겨울연가(KBS 제작·일본 제목은 겨울 소나타)’로 폭발한 한국 드라마 인기의 이면에는 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월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는 전문기자로 변신한 아베 유코(安部裕子·36)가 한국 드라마를 만난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구를 좋아해 위성채널을 계약했는데 덤으로 아시아 방송을 보게 됐어요.그때 방송됐던 게 ‘별은 내 가슴에’(MBC 97년 방송)였는데 드라마에 출연한 안재욱을 보고 “이 사람 뭐야?” 했어요.일본에는 없는 헤어스타일이나 생김새였으니까요.그렇지만 궁금해도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호기심은 맹렬한 정보 욕심으로 이어졌다.재일동포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스스로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궁금증을 채워 나갔다.그러나 혼자만 그런 알찬 정보를 알고 있기엔 성이 차지 않았다.이듬해 한국 드라마를 알리고 정보를 교환하는 홈페이지 ‘한국 드라마 팬(www.fureai.or.jp/~juve10/)’을 개설한다. ●촬영지 관광 가이드 활동도 당시 50건 정도에 불과하던 하루 조회 건수는 지금 1만건에 이를 만큼 개인 사이트로는 대인기다.총 조회 건수도 최근 200만건(25일 현재 201만 4127건)을 돌파했다. 작년 3월 위성채널을 통해 방송됐던 ‘가을동화’(KBS 제작)가 일본인들의 한국 드라마 인기에 불을 붙인 뒤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작년에 이어 올해 낸 ‘한국 TV & 시네마 LIFE’는 4만 5000부를 찍어냈다. 주부,인재파견회사의 면접관을 겸하고 있던 그녀는 “밀려드는 한국 드라마 일거리에 전념하기 위해” 곧 회사를 그만둔다.지금은 기자 일과 한국 드라마를 찍었던 촬영지를 여행하는 일본인 투어의 전문해설가로서 한국을 드나들고 있다. ●드라마로 한국문화와 친해져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즘 일본인들에게 인기있는 드라마는 ‘대장금’.“시대극이라 꺼리는 팬들도 ‘옛날에는 한국은 저랬구나.’고 말할 만큼 알기 쉽게 조선시대를 그리고 있고,한 편의 드라마에 반드시 극적인 위기 구출의 스토리가 있어 재밌어 한다.”고 설명한다. 일본 드라마에는 공공연한 불륜이나 혼전 동거의 소재가 작년부터 한국 TV에 본격 등장한 점이 흥미롭다고 한다.“한국 드라마에는 선악의 대결,빈부의 차,신데렐라 스토리가 많아요.일본인들 눈에는 마치 한국에는 재벌 아들과 고아의 사랑밖에 없는 듯 느끼게 하는 요소예요.” 한국 드라마 붐이 일본인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아직도 한국이 ‘무섭다.’는 일본인들이 생각보다 꽤 많아요.이런 분들이 ‘겨울연가’를 보고 배용준에 관심을 갖고 배용준을 좋아하다 보니 한국에 흥미를 느끼고,한국말을 배우고 한국에 가고 싶다는 분들도 있어요.문화로 접하는 한국이,다른 무엇보다 쉽게 한국을 받아들이게 해주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한국측에서 드라마 판권료를 너무 올려 일본 방송국들이 구입을 꺼리는 점이 아쉽다는 아베는 “한국 드라마 인기가 지속됐으면 하는” 소박한 꿈의 소유자이다. marry04@
  • 베트남은 지금 ‘유리구두’ 후유증 / 한국드라마 종영후 시청자들 허탈

    하노이 호치민 연합| 지난 1개월여 동안 매주 화∼목요일 저녁 2000만명이 넘는 베트남인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던 한국 드라마 ‘유리구두’의 방영이 최근 끝나면서 상당수 베트남인들이 후유증에 빠졌다. ‘유리구두’의 인기는 방영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지 않은 실정이다.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대학가 근처의 노천카페는 물론이고 시장,음식점,직장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이 드라마의 열기가 뜨겁다. 미 하버드 대학원 유학파인 퇴직공무원 부 리엔 밍(60·여)씨는 “이 드라마에 출연한 연기자들의 신선한 연기와 의상도 좋았지만 한국인의 정서가 베트남인들과 비슷하다는 사실 때문에 흥미를 갖고 시청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저녁시간에는 ‘유리구두’만큼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없어 허탈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베트남 최고의 명문대 가운데 하나인 하노이 외상대학(FTU) 2학년생인 푸엉 앙(20)양은 “방영기간에는 물론이고 종영 이후에도 친구들과 이 프로그램에 대해 내용 등을 놓고 여러차례 토의를 했다.”면서 “아무래도‘유리구두’의 후유증이 상당기간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동안 한국 드라마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유리구두’ 시청 뒤 인식을 새로 했다는 하노이 사범대 영어강사 위엔 응옥 란(25·여)씨는 “요즘에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드라마 종영에 대해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 잊혀진 베트남 전쟁의 진실은?

    ◆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김현아 지음/책갈피 펴냄). 정신대 할머니의 고통에 분노하던 사람도,노근리 민간인학살 참상에 사과를 요구하던 사람도 베트남전을 입에 올리면 불편해 한다.베트남전쟁은 ‘민간인 학살’의 피해자였던 우리들을 한순간 가해자로 돌변시키는 주제인 것이다.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김현아 지음,책갈피)은 고통스럽지만,진실을 찾아나선 시민단체 ‘나와우리’의 발걸음을 기록한 책이다.책은 한국사회에서 잊혀진 베트남전의기억을 더듬어 99년부터 네차례 베트남전의 현장을 발로누비고 현지 생존자와 참전군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있다. 현장에서 본 것들은 충격적이다.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사실을 기록한 채 30년의 세월도 아랑곳없이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는 ‘증오비’들.시력을 잃고 학살현장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도안 응히(36),온 가족 몰살의 와중에서 뇌손상을 입고 고아로 살아남은 탕 티 카(36·여),만삭 상태에서변을 당해 “한국드라마를 보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치를 떠는 릉 티 퍼이 할머니의 증언들. 이들에게 전쟁은 고통스런 기억으로, 그리고 육체의 상처로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이들은 결단코 “우리들은 베트콩이 아니라 민간인이었다.”며 “한국군의 학살작전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많은 참전군인들과 한국인들은 이런 증언을 부인하고 의심한다.그렇다면 진상은? 책은 사실 확인의 필수조건인 ‘증언’과 한국군의 전투기록,참전군인의 고백 등 삼각 퍼즐 맞추기가 완성되는 사례로 퐁니마을 민간인 학살을 지목하고 미 국방부 비밀보고서까지 동원하여 진실 밝히기를 시도한다.여기에 참전군인 3명과 함께한 눈물과 참회의 현장답사기는 진실의 그림을 선명하게 그려준다. 저자는 베트남 문제는 정치적 사과와 망각,경제교류만으론해결될 수 없다며 진정하게 그들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방법,즉 ‘베트남과 친구되기’를 제안한다.그 첫번째는 피해자들의 영혼을 치유하는 문제.민간인 학살지역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는것이다. 둘째는 한국사회 내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진실찾기를 해나가는 것이다.이것은 단순한 과거사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반공이데올로기,군사문화,가부장제,국가폭력의 문제가 얽혀 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베트남전에 대해 말하는것은 이 모든 문제를 광장에서 토론하고 논의하는 열린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싸움으로 확장된다. 과거에 대한 진정한 성찰 없이는 우리들의 미래 역시 폭력과 야만으로 얼룩질지 모른다.타자와의 공존을 통한 근대적 주체로서 바로서기는 진실과의 대면에서 시작되며 이책은 생생한 증언으로 그 작은 발걸음을 떼어놓았다고 할수 있다.1만3000원. 신연숙기자 yshin@
  • KBS 北서 첫 드라마 촬영

    분단이후 최초로 북한에서 한국드라마가 제작되고 있다. 2월 말 종영될 KBS-1TV ‘태조왕건’의 후속 대하사극 ‘제국의 아침’의 제작진·연기자 9명을 포함한 KBS 관계자 16명이 지난 21일 북한을 방문,백두산 일대와 평양에서촬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한국 방송이 북한에서 다큐멘터리와 뉴스 등을 제작해 방영한 적은 여러번 있었으나 직접 드라마를 촬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국의 아침’ 주인공인 고려 광종역의 김상중,대목왕후역의 전혜진,정종역의 최재성 등 탤런트 3명과 안연동책임 프로듀서 등은 현재 타이틀 화면과 자료화면 등을 촬영하고 있으며 홍성규 특임본부장을 비롯한 다른 방북단은 각종 다큐멘터리 제작 문제 등을 북측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송하기자 songha@
  • [해외사설] 중국에 부는 韓流열풍

    중국 및 동남아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韓流’)이 괄목할 정도로 증대된 가운데 중국 인민일보는 지난 4일사설을 통해 중국의 한류 열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바람(韓風)이 분 후에’란 제목의 사설을 소개한다. 최근 몇년간 한국문화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TV에서는 한국드라마를 즐겨 방송하고 영화자료관에서도 한국영화전 행사를 가졌으며,극장에서는 한국 연극,음악,무용을 공연하고 있으며 체육관도 한국의 유명 미남·미녀 연예인들의 자유분방하거나 아름다운 목소리들로 가득하며,이들에대한 갈채와 성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관계자들은 이를 ‘한국바람’‘한국물결’‘한류’ 등 다양하게 부르고 있으며,이는 최근 베이징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무대’위의문화경관이 되었다. 중국에서 일기 시작한 한국문화는 대부분이 대중문화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는 어떤 면에서는 이웃나라문화의 자랑할 만한 성공을 말해주는 것이며,우리도 이를기쁘게 생각한다.한국문화의 열기는 한·중 양국문화교류의업적을 나타내주는것이기도 하므로 우리도 이에 축하를표하는 것은 물론 의심할 바 없다.그러나 이 ‘한국바람’이 분 후 관중들은 중국의 당대예술은 어떠냐고 묻지 않을수 없다.최근 몇년간의 ‘한국바람’은 확실히 사람들이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들을 적지 않게 남겼다. 한국문화 열기는 표면적으로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신선감,혹은 신비감을 감상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한국문화의 인기는 이국적 생활장면,아름다운 청춘남녀의 모습과 화려한 예술적 화면에 의존하고 있다기보다는 사회에 대한 관심,인생에 대한 관심에 뿌리를 둔 농후한 생활의 맛을 시종일관 표현해 내고 있다는점에 있다.이것이 바로 그들의 특출한 매력이 내재된 부분이다.이밖에 민족적 멋의 재현과 민족전통문화 자원의 발굴은 칭찬할 만한 ‘한국바람’의 또 다른 부분이다.한국은전형적인 동양전통문화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한국 드라마에서 나타난 유행과 휴머니즘,세태의 반영 및 문화적 취향은 사람들로 하여금 확실히 동방문화 특유의 멋과 끝없는매력을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 ‘한국바람’열기가 중국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한 원인이다.
  • 김한길 문화장관 단독인터뷰/ 정보 인프라 최강...이젠 콘텐츠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20일 “중국 등 아시아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한류(韓流)열풍은 한국대중문화의 국제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문화의 해외 진출을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김장관은 이날 대한매일 박재범 문화팀장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그는 또 “이제는 정보화 정책의중점이 하드웨어인 인프라 구축에서 소프트웨어인 문화콘텐츠 개발로 옮겨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휴가 때 내 나라를 둘러보는 게 애국하는 길이라며 무분별한 해외관광의자제를 촉구했다. ■중국으로부터 한국 방송영상물의 진출 확대를 약속받는등 성과가 컸습니다. 중국에서는 한국 방송드라마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습니다.서구 드라마가 선정·폭력성 등으로 중국 정서에 맞지 않는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중국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습니다.쉬광춘(徐光春)광파전영전시총국장(라디오·영화·TV 장관)으로부터 한국 드라마 수입을 규제하지 않고,8월부터 CCTV에서 더 많은 한국드라마를 수입방영하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그동안 중국정부는 영상물의 한국편중을 우려하는 등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온 것이 사실입니다.그러나 이제는 한국영상물의 중국시장 진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 것이죠. ■대중예술의 중국 진출 길도 확대됐습니다.정부의 지원계획은. 이번 ‘한국관광주간’행사가 열린 베이징의 왕푸징(王府井)거리는 서울의 명동과 같은 장소로,외국문화행사를 위해 개방한 적이 없는 곳입니다.이번이 처음이죠.중국정부와 국민들의 한국문화에 대한 호의와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말해줍니다.입추의 여지 없이 꽉 들어차 한류 열풍을실감할 수 있었습니다.지난해 10월 안재욱 등의 중국 공연이 표까지 판 상황에서 무산된 이후 중국정부는 우리 대중문화 공연을 일체 불허해왔습니다.이걸 푸느라고 무척애를 먹었죠. 정부는 92년 한·중수교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교류를 추진해왔습니다.오는 10월 베이징,충칭,청두,상하이 등4개 도시에서 ‘한국문화의 달’이란 종합 문화행사를 열예정입니다. 문화포럼,국립예술단 공연,전시회,뮤지컬,우리영화 회고전,패션쇼,대중음악가수 콘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문화가 소개됩니다.한·중수교 10주년이 되는내년은 ‘2002 한·중 국민교류의 해’로 지정,양국에서각종 문화행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여러 분야에서 교류가더욱 확대될 수 있는 사업을 발굴,추진할 계획입니다.한국의 미래는 향후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한류열풍이 불고 있습니다.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류는 의상,헤어 스타일,분위기,일상용품 등 다방면에서각국 젊은이의 의식구조와 생활문화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한국 대중가수들의 노래를 익히기 위해 한국어학원에 등록하는가 하면,한류에 대한 호감도가 세대를나누는 기준이 될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이같은 한류열풍은 타이완,베트남,싱가포르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입니다.이는 아시아지역에서 일본·미국문화가차지하던 독점적 지위를 우리문화가 서서히 무너뜨리면서아시아인들의 문화적 유사성과 우리문화에 대한 친근감을바탕으로 반만년 역사 속에 농축된 한국문화의 저력이 세계를 무대로 활발히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것입니다.이런 한류는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현지에서 젊은 대중음악 가수 및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각종 의류,신발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베트남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이 쓴다는 이유로 한국산 화장품이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날개돋친 듯 팔립니다.한국 중고차의 최대시장도 베트남이죠.홍콩에서도 900달러나 하는 국산 휴대전화가 재고가 없을 정도로 인기입니다.한류 열풍을 수출과 직결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한·중 베이징올림픽 지원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는데.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올림픽 관련자료와 노하우들이 2008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활용될 수 있도록 양국간 지원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지원협의회를 통해 올림픽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기술과 관광산업 등이 베이징 올림픽에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어 매우바람직한 일이라생각합니다. ■지난 12일 정부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일본대중문화의 추가 개방 중단 방침을 밝혔습니다.이 문제가어떻게 진전될까요. 정부의 조치는 교과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알리기 위한 것입니다.일본도 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봅니다.이번 1단계 조치는 시작에 불과합니다.앞으로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양국간 우호관계가 1998년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정보화의 하드웨어는 빨리 갖췄지만 거기에 담을문화콘텐츠 개발에는 신경을 덜 썼습니다.머지않아 방송채널이 수백개가 되는데 국내 콘텐츠는 부족합니다.이런 상태라면 저급한 외국 콘텐츠가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밖에없습니다.게임산업 하나가 이미 반도체시장을 능가했습니다.우리 시장을 지키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정부가 문화콘텐츠 육성을 집중 지원해야 합니다.이런 사실을 모두가 아는데도 예산은 없습니다.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내 나라 먼저 보기 운동’을 펴고 있는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우리가 43억달러의 관광흑자를 기록했습니다.지난해에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사상 최대인 535만명이나 됐습니다.그러나 출국자는 550만명으로 2년 사이에 250만명이나 늘었습니다.올들어 이미출국자가 22%나 증가해 관광수지 적자가 예상됩니다.관광때문에 경제가 부담을 느낄 정도입니다.보신·쇼핑 등 무분별하고 비정상적인 해외관광을 자제해야 합니다.휴가 때내 나라를 둘러보는 게 애국하는 길이죠.방학철 어린이들의 해외 조기언어연수도 문제입니다.방학 때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주눅들 게 아니라,국내를 돌아본 어린이들이 어깨를 펼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합니다. ■대한매일 소유구조 개편을 위한 실질가치 평가작업이 한창입니다.앞으로 방침은. 정부가 반드시 언론사를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입각해 대한매일의 소유구조 개편 과제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습니다.현재 공신력있는 평가기관에 맡겨 주식 실질가치의 평가와 유상 증자를 위한 재원 확보방안의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평가기관의 검토결과가 이달 하순 제출되고 대한매일측의 경영혁신안 등이 마련되면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바로 진행시켜나갈 예정입니다. 대담=박재범 문화팀장. 정리 김주혁기자 jhkm@
  • [대한칼럼] 통일 베트남 26년과 한국

    “총칼을 들고 오면 적으로 싸우지만,악수하자고 손내밀면 서로 친구가 되지요”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트란 둑 루옹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집무실에서 필자를 포함한 한국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만나 외세와의 항쟁에 이은 통일베트남의 남북 갈등 극복과 국가발전 과제를 얘기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근 100년간 프랑스와의 식민투쟁에 이어 20년에 걸친 월남전을 승리로 이끌어 통일을 성취한 지 26년이 된 지금,베트남의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최대 화두는 ‘도이 모이’(쇄신)지속과 경제 건설이다. 수도 하노이에서 그리고 옛날 사이공인 호치민시의 전쟁기념관을 각각 찾았을 때 월남전 당시 참전했던 한국군에관련된 기록사진,이른바 ‘양민학살’에 관한 전시물이 있는지를 눈여겨 살펴봤다.그러나 한국군에 관한 단 한 장의 사진도 발견할 수 없었다.미군과 함께 참전한 한국군 부대명이 나열된 조그마한 도표 한 장만 있을 뿐이다.몇년전만 해도 ‘인간이기를 거부한 미 제국주의’ 군대의 잔혹행위와 함께 참전한 국군의 ‘활동상’도 전시돼 있었지만지금은 자취를 감췄다.베트남 정부는 이처럼 한국에 관한 문제는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그만큼 한국과의 교류·협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군의 참전 등 ‘과거사’문제에 대해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의 정책 기조는 “과거는 제쳐두고 미래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이다.실제 1992년 한국과 수교한 이후 베트남의 고위인사들도 “과거 양국간에는 불행한 일이 있었으나 이는 양 국민의 뜻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고 한국군이라고 부르는 대신 여러 문서에도 ‘박정희 용병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지금의 한국과는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호치민 시내 시장통을 돌아보다 우리나라 탤런트 차인표와 이영애가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코팅된포스터가 진열대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았다.베트남의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연예인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는가 하면,베트남의 주요 방송국은 저녁 시간대에 한국드라마 ‘불꽃’을 방영하고 있다.이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호치민 방송국의 팜 칵 사장은 “‘젓가락 사용’ 등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이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충분한 답변같지는 않았다. 한국이나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받았고 식민통치를 경험했으며 남북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베트남은 비록 ‘통일조국’을 이룩했지만 폐허의 땅에남은 것은 가난뿐이었다.이런 가운데 일본을 배우기는 너무 발전의 격차가 크고 대신 한국의 발전 모델을 원용하고 싶은 ‘염원’이 깔린 것이 아닌가 한다.내년이면 한·베트남 수교도 10주년을 맞는다.근년 들어 우리 업체들의 진출도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이곳의 풍부하고도 근면한 노동력과 결합할 여지는 아직도 많다. 애국심이 강한 베트남 국민들은 자존심이 매우 높다.호치민시 북서쪽 80㎞ 지점에 있는 ‘베트콩’의 지하 갱도 ‘구치터널’을 돌아보고는 미군의 가공할 현대무기들이 왜이곳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 것만 같았다.작은체구의 베트남 사람만이 이동할 수 있는 땅굴이 총 연장 250㎞에 걸쳐 거미줄처럼 이어진 이터널은 5,000∼6,000명의 병사들이 장기적으로 게릴라전을 펼 수 있는 공간이었다.갱도 곳곳엔 작전회의,외과 수술,공동 취사까지 할 수있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아무리 융단폭격을 하고 화염방사기로 밀림을 태우고 고엽제로 초토화시켜도 이들의땅굴을 무력화시킬 수는 없게 돼 있었다.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베트남 국민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한국군 증오’의 과거사가 양국 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돼서는안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민들이 하노이 중심부에 있는 호치민옹의 묘소를 지금도 매일 수백·수천명이 참배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이들의 독립정신과 민족자존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협력을 심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경형 논설위원 khlee@
  • [인물 포커스] 한국인으로 첫 베트남훈장 받은 조원일 대사

    [하노이 연합]조원일(趙源一) 주베트남대사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10일오전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이 수여하는 우의훈장을 전수했다. 92년 12월의 한·베트남 수교이래 8년만이며 외국인으로서는 스웨덴과 쿠바대사에 이어 3번째다. 베트남 외교부에서 훈장을 받은 조대사는 “베트남과 한국이 인간적으로 가까워진 것”이라고 훈장의 의미를 평가했다.다음은 조대사와의 일문일답. ◆소감은. 25년전만해도 적대관계였던 베트남으로부터 훈장을 받으니 한국민 전체에 수여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 뿌듯하다. ◆훈장을 받게 된 이유라면. 지난해 베트남 중부지방 물난리때 외국대사로 가장 먼저 달려가는 등 베트남이 어려울 때마다 꾸준히 도왔다.97년 부임초기 우리 기업들과 베트남 근로자간 노사분규가 잦을때 세미나 등으로 수습해준 데도 고마워하는것 같다. ◆양국간 공감대를 어떻게 마련했나. 특수관계를 감안,정치·경제보다 문화와 인적교류에 신경썼다.코베트(KOVIET) 등 민간단체의 인적 물적 지원,문화예술단 교류,한국드라마 상영,언론기관간 상호 홍보 등이다. ◆베트남에서 못다 한 일은. 미수금 해결 등 사소한 문제며 후회없이 3년 임기를 보냈다.베트남이 보다과감한 개방정책으로 선회,한국과 더욱 활발히 교류하기를 바란다. ◆베트남 한국인들에게 당부할 말은. 베트남인들은 무작정한 물적지원보다 인간적 상호이해를 원하고 있다.계산기만 두드리지 말고 베트남인들과 인간적 관계를 먼저 맺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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