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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과도한 정치행보가 부른 한국노총 파열음

    한국노총이 엊그제 열려던 정기 대의원 대회가 무산됐다. 1946년 창립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대의원 대회는 예산안 및 4·11총선기획단 발족 등 한국노총 지도부의 정치행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672명의 대의원 가운데 272명만 참가하는 바람에 의결정족수가 미달됐다. 이용득 위원장의 지도노선에 조합원들이 제동을 건 것이다. 노조의 정치 참여는 정치활동 금지조항이 삭제됨으로써 가능해졌지만 무한정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조건 개선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일정 범위 내일 때 정당성을 가진다. 그래서 개정된 노동관계법도 정치활동을 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노조로 보지 아니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용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민주통합당 발족에 일조하며 지명직 최고위원, 또는 상근·비상근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당에 깊숙이 관여해 반발을 샀다. 이 위원장은 대회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무산사태를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태는 노조의 과도한 정치 참여는 조합원들로부터 외면받는다는 것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경종을 울려준다. 노조가 정당성과 자주성이 훼손될 정도로 정치에 매몰되면 노조의 독립성은 손상될 수밖에 없다. 조합원이 72만명에 이르는 최대의 노동자 단체가 정치 참여를 놓고 내부 분란에 빠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노총이 총선, 대선 등 선거를 앞두고 근로자의 목소리를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고 사분오열되면 손해는 결국 근로자에게 되돌아오고 말 것이다. 이 위원장은 내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독선적인 행태를 보여온 것에 대해 반성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나아가 정치 참여, 노동운동 등 거취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노동계 인사들은 정치와 노동운동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조합원들의 뜻을 새기길 바란다.
  • 한국노총, 대의원대회 사상 첫 무산

    정치 참여를 둘러싼 한국노총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기 대의원대회가 설립 66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된 데 이어 향후 임시 대회가 열릴지도 불투명하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예산안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4·11 총선 지원 방침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전체 대의원 672명 중 270명만 참여해 과반수를 넘지 못했다. 한국노총 산하 27개 연맹 중 민주통합당 참여를 반대해 온 항운노련과 자동차노련, 섬유노련, 택시노련 등 9개 연맹 대의원이 대부분 불참했다. 이들은 “정치와 노동운동은 분리돼야 한다.”는 취지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도 이용득 위원장에게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을 그만두고 노총 위원장직에 전념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노총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것은 1946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일부 연맹의 불참 결의 소식을 듣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김두관 “MB 심판론 보다 정책 승부로…민주,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를”

    김두관 “MB 심판론 보다 정책 승부로…민주, 통큰 양보로 야권연대를”

    범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민주통합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내세운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대해 완곡하게나마 제동을 걸었다. 상대방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좇는 네거티브 전략 대신 민주당의 정책을 내세워 승부하는 포지티브 선거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민주당에 입당한 김 지사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MB(이명박) 정부 실정에 기대어 비판하면서 집권하려고 하는데 우리의 정책을 제시해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파상 공세에 나선 한명숙 대표, 문재인 상임고문 등 민주당 지도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이다. 김 지사는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간 총선 연대 논의에 있어서도 “국민들은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 즉 20석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보당의 손을 들어줬다. 민주당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대선 가도에 있어서 잠재적 경쟁자인 문 고문과는 다른 색깔의 정치를 펼쳐 나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뷰는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장, 군수, 행자부 장관, 도지사로 도전한 원동력은 뭔가. -군수, 도지사 등 도전해 볼 만한 일이라면 즐겁게 도전했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일에 즐겁게 도전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을 좋게 평가해 주는 것 같다. →민주당 입당이 도지사 출마 때의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받아들인다. 그러나 정치에 있어서 집단지성은 당이다. 집단지성을 모아 국정을 이끄는 거다. 정당이 신뢰를 못 받는 면도 있지만 참여 정치가 중요하다. →민주당 입당이 결국 대선 도전의 길 닦기 아닌가. -민주통합당이 시민사회와 한국노총, 혁신과 통합, 기존 민주당 등 여러 정파와 세력들이 함께하는 것이어서 이 흐름에 함께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핵이라고 봐 함께하게 됐다. →대선 도전 기회가 오면 죽을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는 주간지 보도가 있다. -아무리 김두관이 모자란 사람이지만 주간지 기자와 둘이 마주앉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는가. 언론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따뜻해야 하는데 시골 촌놈이라고 그렇게 야박하게…. 한 대 패주고 싶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시대 정신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치 민주화가 일부 후퇴했지만 1987년(개헌) 이후 정치의 민주화는 완성됐다. 하지만 경제 민주화가 이뤄져야 내용 면에서 완성이 된다. 신(新) 3균(均)주의에 관심이 많다. 지역균등 발전, 사회균등 발전, 남북균등 발전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그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내의 유력 대권주자는. -손학규 전 대표와 문재인 고문, 정동영 전 최고위원, 정세균 전 대표….밖에 있지만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참여한다면 민주 진영의 유력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총선을 통해 주목 받는 정치인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김 지사가 경제나 복지에는 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만이 특별하게 하는 노인틀니보급사업이 있다. 너무들 좋아한다. 다른 곳에서 벤치마킹도 한 걸로 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 16개 시·도립 병원에 대해 간병인 사업도 하고 있다. 병원도 좋고, 환자도 좋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내 자랑 같지만 복지만큼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 경제에 있어서도 기업 하기 좋은 경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제도 잘하는 도지사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참여정부 실정에 대해 공동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고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도 했다. 참여정부의 공과에 일정 정도 책임 없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느냐. 성찰과 반성을 통해 참여정부를 뛰어넘어야 한다. 민주진보진영이 총선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 참여정부의 공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이나 새누리당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는 게 아니라 우리의 정책으로 지지를 받아야 한다. 실정에 기대어 집권하고, 이를 비판하면서 또 집권하는 악순환의 흐름을 끊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큰 나라다. 국정을 분담해야 한다. 내각책임제로 가야 하지만 국민들이 동의를 안 하니 적어도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 권력구조가 바람직하다. →개헌이 가능한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정동영 후보가 다 임기 내 개헌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못 지켰다. 개헌해서 당연히 권력구조도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지만 차기 정부를 만드는 대통령과 당이 1년 내에 개헌을 해야 한다. →대선주자 문재인 상임고문의 자질을 어떻게 보나. -민주진보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선 주자다. 총선을 잘 마치고 대선까지 잘 마쳤으면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안철수 원장과도 같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 살아온 과정이나 철학, 가치관이 상당히 달라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철수 원장과 힘을 합칠 용의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누구보다 바란다. 정치권에서 자꾸 정치 참여 여부를 밝히라고 하는데 역할을 할 때가 온다면 안 원장이 참여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바깥에서 도와줄 수도 있다고 본다. 야권에 직접 참여하면 더 좋고, 직접 참여할 수 없다면 민주진보진영이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거들어 줬으면 한다. →최근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 논의를 어떻게 보나. -진보 진영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야 이해관계, 현안을 모을 수 있다.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즉 20석 확보가 중요하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통 큰 양보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열에 일곱을 내줘서라도 야권이 단일화해야 한다.’는 유지를 남겼다. 대통합은 나중 일이고 총선에서는 야권 연대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 →총선에서 부산·울산·경남의 성적표를 점친다면. -부·울·경에서는 15석을 희망하는데 쉽지 않다. 야권이 10석 정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명숙 대표가 원내 1당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열심히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썩어도 준치라고 기반이 워낙 좋다. 기득권도 있고 인물 면에서도 앞선다. 새누리당이 쉽지는 않은 당이다. →정치권이 대오각성할 일이라면. -도지사를 하면서 보니 공약하지는 않았지만 훨씬 중요한 게 있더라. 그 일을 우선 열심히 하는 게 맞다. 이익집단의 요구에 의해 만든 공약도 있는데 이는 실천하기 어렵다. 여기에 매이면 유권자의 기대치만 높여 놓는 결과가 된다.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 있는데 우리 정치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이 정도라는 솔직한 고백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 기대치만 너무 높이면 정치에 대한 불신만 낳게 된다. 복지 공약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한다. 국민적 기대 수준을 매우 높이는 게 된다. 기대 수준을 높이고 실천적으로 담보가 안 되니, 이런 나쁜 놈들, 사기꾼 이렇게 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이후 솔직하게 우리 정치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이 정도라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국민의 기대수준을 낮춰야 한다. 이춘규 선임기자·이현정기자 taein@seoul.co.kr
  • “정치의 하위 파트너化” “근로자 권익향상 수단”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와 노사관계학회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노동조합의 정치참여-현실과 과제’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이른바 ‘정치 노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노조의 전면적 정치참여가 가져올 정치적, 사회적 왜곡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지만 노조 측은 정치와 노동의 결합이라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근로자의 권익 강화를 위한 가장 현실적 접근이라고 반박했다. ●“사회 주체 소통·대화 기능 약화 가능성” 일부 토론자들은 한국의 복잡한 정치구조를 볼 때 노조의 정치참여는 결국 기존 정치세력 득표 전략의 하위 파트너가 되거나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법적인 측면에서 한국노총이 정당통합의 당사자로서 참여하고 정당의 고위당직을 겸직함으로써 노조의 주된 목적에 혼돈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헌법과 노조법 규정 취지에 따라 법률상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운동의 정치 참여는 노사관계의 정치화로 이어져 노사관계는 물론 법과 제도를 왜곡하고 혼란과 분쟁을 일으켜 우리 노사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정치가 노조에 개입하고 노조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승민 노사정위 수석전문위원은 “노조의 정치세력화는 궁극적으로 국회와 행정부의 정책결정, 입법 예산배분 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러나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사회 각 주체의 소통과 대화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동정책 위주 활동… 정체성 문제없어” 노동계를 대표한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노조의 정치참여는 정치 과잉구조인 한국사회에서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라며 “우리가 정치권에 들어가더라도 노동정책 위주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기 때문에 자주성과 정체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미래 정권론 vs 정권 심판론… 여·야 ‘프레임 전쟁’ 본격화

    4·11 총선 공천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여야가 ‘프레임(구도)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프레임이 어떻게 짜이고 작동하느냐가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총선에서) 과거를 갖고 싸울 사람이냐,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면서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을 제대로 공천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위원장은 전날 라디오 정당대표 연설에서도 “저와 새누리당은 잘못된 과거와 깨끗이 단절하고 성큼성큼 미래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과거 대 미래’ 구도는 반(反)MB(이명박 대통령) 정서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미래 정권론’ 또는 ‘신구 교체론’을 승부수로 띄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총선이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정권 차별화 전략인 것이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민주통합당이 총선 공천자 면접 때 ‘노무현 정신’에 대해 묻는데 무슨 ‘유훈정치’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훌륭한 일도 많이 했지만 신격화도 아니고, 정당이 스스로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의 정신만 계승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 노무현’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된다. 이 대통령의 실정을 덮을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전면에 등장할 경우 반노(反)에 비노(非) 진영까지 흡수할 수 있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해볼 만한 선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대 김대중·노무현’ 구도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한명숙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넘어 박 위원장을 겨냥한 ‘동반 책임론’까지 꺼내들었다. 한 대표는 전날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4월 총선 전략의 ‘바로미터’가 될 생방송에서 한 대표는 발언의 절반 이상을 이명박 정부의 무능과 부패를 꼬집는 데 할애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죄론’ 등을 내세운 새누리당과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현 정부에 대해 ‘무능의 극치’ ‘식물 정부’ 등의 거친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는 새누리당을 자극하고 반박 성명을 끌어내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결국 ‘동색’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6일에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은 사상 최악이고 구제불능”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부패하고 무능한 내각을 총사퇴시키고 전원 교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한국노총과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목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박 위원장이 현 정부와 차별화를 꾀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총선까지 ‘MB·박근혜 심판론’에 초점을 맞춘 파상 공세를 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이현정기자 shjang@seoul.co.kr
  • 이채필 장관-한국노총 ‘노조 정치참여’ 신경전

    노조의 정치 세력화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이 민주통합당에 참여해 정치 활동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이 볼 때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과의 정책 연대를 선언한 한국노총의 자주성, 정체성 문제에 전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연일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 장관은 “정권 획득이 목적인 정당과 근로자 이익 단체인 노조는 정책 지향점이 다르다.”며 “정부도 (특정 정당과 연대한 한국노총과) 노사관계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노조로서 자주성과 주체성을 잃어버릴 경우 정부의 대화 상대로서 부적격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법적 문제를 거론하며 “1997년 노조 정치 활동 금지 조항이 삭제됐지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는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한 노조는 노조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한국노총 위원장이 특정 정당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사례는 외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장관은 “노동 문제를 주관하는 정부로서 특정 정당과 연계된 노조를 지원하는 문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노총의 반발 기류도 거세지고 있다. 이 장관이 노·사·정 파트너십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데 대해 “판을 깨자는 것이냐.”는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노사정위에 유일한 노조 대표로 참여 중인 한국노총을 대신해 제3노총을 표방한 국민노총을 대화 파트너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노총은 투쟁 중심인 기존 노조와의 차별성을 앞세워 지난해 11월 창립했으며 대화와 타협 위주의 노사 교섭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 이정식 사무처장은 “지난달 6일 노·사·정 신례 하례식 당시 정연수 국민노총 위원장이 노조 대표로 축사한 것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적 흐름인 노조의 정치 세력화 문제를 이 장관이 계속 문제 삼는 것은 이번 총선에서 집권 여당을 간접적으로 돕겠다는 음모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 한명숙號 출범 한달…선거 앞두고 과제 산적

    민주 한명숙號 출범 한달…선거 앞두고 과제 산적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15 전당대회에서 모바일투표와 대의원 투표 모두에서 승리, 즉 민심과 당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권을 거머쥔 뒤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초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합당해 출범한 ‘한명숙호(號)’는 위력적이었다. 당 지지율은 단번에 40% 가까이 치솟아 새누리당을 앞섰다. 4·11 총선 제1당은 당연시됐다. 환호는 짧았다. 인사 파열음이 터졌다. 재판 중인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은 오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미경 의원을 총선기획단장에 임명하고 공천심사위원도 동문인 이대 출신들을 다수 임명하며 논란을 불렀다. 486 친노 중심 당직 인선도 뒷말이 무성했다. 소외세력의 불만이 커졌다. 정권탈환을 노리면서도 운동권적 행태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 지역 한 예비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지적할 수는 있다. 그러나 당대표가 직접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가 FTA 발효 정지 서한을 전달한 것 등은 과격한 인상을 줘 중립적 시민들이 민주당을 등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지율 급등에 들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측근·권력형 비리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비등, 지지율이 올랐는데 민주당 지지로 착각해 오만한 행보를 반복하며 지지가 식어 가고 있다는 것. 총선 대승이 아니라 자칫 1당 자리도 위험하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지지율에 취해 야권연대 없이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착시 현상으로 연대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백~수천표로 당락이 갈리는 수도권에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많이 낼 예정인데 연대를 안 하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할 수 있다는 것. 결국 공멸을 피하기 위해 14일 통합진보당이 제안한 총선 연대에 민주당도 적극 응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다소의 불협화음은 불가피했겠지만 이제부터라도 계파 간 실질적인 화학적 통합을 이뤄 내야 한다. 공천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 감동을 줘야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언론, 계파 간 밀월 기간이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한 대표는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보여 줘야 한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 석패율제 도입 혼란, 여성 15% 의무 공천 등 정책 현안에 대한 혼선을 되풀이할 여유가 없다. 한 대표가 15일 취임 한 달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당 혁신 구상을 밝힐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이채필 장관 ‘정치노조’에 직격탄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노총과 민주통합당의 정책연대를 놓고 “일부 노총 간부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장관은 ”노총 간부가 정당 고위당직을 겸직한 것은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지적한 뒤 “결국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한국노총이 팽을 당할 것이고, 우리 노동운동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정치의 계절을 맞아 노동계가 정치적인 접근을 하고 있고 정치권도 노동자 표를 의식해 가까이 가려는 측면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장관은 “1997년 노조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이 삭제됐지만 노조법 제2조는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한 노조는 노조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한국노총과 같은 정당활동의 방식과 절차는 국민이 볼 때 도를 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을 겸직하는 것은 결국 노조가 정당에 예속돼 노조의 정체성과 자주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법 재개정 요구에는 “재개정 주장은 일부 노조 간부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퇴행적 현상”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선심성 노동·고용정책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 장관의 한국노총 비판 발언을 들은 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 장관의 한국노총 비판 발언에 대해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경제프리즘] 양담뱃값 올려 이익만 챙기다니…

    “제품은 그대로인데 가격만 올리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 아닙니까.” 미국계 다국적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가 지난 10일 말버러와 팔리아멘트 등의 가격을 갑당 200원 올렸다. 이로써 국내에 진출한 외국 담배 3사는 최근 1년 사이 가격을 모두 인상했다. 토종 담배회사인 KT&G가 담뱃값을 동결한 것과 대조적이다. 12일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는 양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1만명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국회와 정부과천청사에서는 담뱃값 인상에 항의하는 1인 시위도 진행 중이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단지 국내 기업은 담뱃값을 동결했는데 외국 기업만 올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외국 담배사들이 해마다 거액의 이익을 내면서도 재투자 등 경영개선 노력은 뒷전인 채 ‘가격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의 영업이익은 2008년 848억원에서 2010년 1332억원으로 2년 사이 5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23.8%에서 27.2%로 늘었다.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다. 외국 담배사들이 순이익 대부분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도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2008~2010년 순이익의 95.5%인 2196억원을 해외에 배당했다. 지난해 담배 가격을 인상한 BAT도 2010년 순이익 122억원 전액을 해외에 배당했다. 외국계 담배 기업은 잎담배와 재료를 100% 수입하고 있어 국내 농가에 기여하는 측면도 없다. 한국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성명을 내고 “국민 경제를 압박하는 다국적 기업의 횡포에 소비자의 합리적이고 현명한 선택으로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담배판매인회가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필립모리스 제품을 피우는 소비자의 56.6%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꾸겠다.”고 응답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잡겠다.”며 국내 기업은 옥죄면서도 외국 기업 앞에만 서면 무기력해지는 정부를 비꼬는 냉소도 적지 않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정책연대로 정권교체 꿈꾼다, 렌고처럼”

    “정책연대로 정권교체 꿈꾼다, 렌고처럼”

    “한국노총을 한국의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 총연합회)로 만들겠습니다. 렌고는 일본 민주당과의 정책 연대를 통해 54년 만의 정권교체에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우리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노동계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노동계의 정치세력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이용득(60) 한국노총 위원장을 7일 서울 여의도 노총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달 초 가벼운 뇌경색 증세로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했지만 목소리에는 여전히 힘이 실려 있었다. 지난달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를 성사시킨 뒤 현재 당 최고위원을 겸하고 있는 그는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전략적 차원에서 민주통합당과 연대를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무위원회나 대의원회의에 15%까지 진출할수 있는 지분을 활용해 정책 입안 단계부터 우리의 영향력을 행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유럽은 노조 정치세력화 일반화 →노동계가 정치세력화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용자들과 싸워서 물적 배분만 요구할 게 아니다. 보다 큰 차원의 복지가 정치권과 정부의 전유물은 아니다. 영국 노동당의 구호인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당시 영국 노총의 요구 사항이었다. 노동조합은 임금투쟁만 하는 조직이 아니다. 정책 자체에 노조의 영향력을 행사해 노동자의 권리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동계의 정치세력화 움직임에 불안한 시각도 있는데. -정부와 재계에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경제발전 수준에 비춰 노동과 정치의 직접적인 결합이 늦은 편이다. 선진 외국들은 다 노조와 기존 정당이 밀접한 관계다. 한마디로 노동의 세력화가 이뤄진 것이다. 110년 전에 영국노총(TUC)이 노동당을 만든 전례가 있다. 북유럽의 경우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는 일반화돼 있다. 일본의 경우 렌고는 원래 정치권과 직접 연계가 없었다. 간헐적 연대를 하다가 민주당을 재창당하는 2008년에 렌고와 정치 연대를 했고 일본 노총 출신들이 대거 정치권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노동계의 정치세력화가 되고 나니까 오히려 노사 현장에서 직접적인 마찰과 갈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한국노총의 모델은 렌고다. 일본 집권당인 민주당은 중의원 480석 중 308석을 얻었는데 이 중 41명이 렌고 출신이다. 렌고는 민주당 집권 후 관방장관과 경제산업상, 문부과학상 등 각료 7명을 배출할 정도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민주와 진보개혁 성향 맞아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는 정치세력화의 출발점인가. -5년 전인 2007년에 한국노총은 정치세력화에 대한 장기 플랜을 세웠다. 2012년 대선에서 과도기를 거쳐 2017년 대선에서 특정 정당과 영구 정책 연대를 한다는 청사진이었다. 2008년 일회성으로 한나라당과 정책 연대를 했지만 실패했다. →민주통합당을 택한 이유는. -세부적인 정치 문제는 사실 잘 모른다. 그동안 사안별로 민주당과 협의를 해 보니 우리의 진보개혁 성향과 맞았다. 여론조사를 했더니 현장에서 민주당 지지가 60% 이상이 나왔다. 이런 판단으로 한국노총과 민주통합당이 연대했다. 노동 문제에 관해서는 민주통합당이 진정성을 가진 전문 정당이 될 것이다. →과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도 정책 연대를 하지 않았나. -한나라당에 한국노총이 배출한 의원은 4명이지만 현실적으로 당론을 따른다. 시집을 가면 시부모 말을 듣지 노동계 말을 안 듣는다. 그래서 한국노총은 이번에 당 조직속으로 들어가 정책과 당론을 직접 만드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 조직 속으로 스며들 것인가. -우선 민주통합당의 취약 지구에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조직적으로 당원으로 가입하는 방안이다. 당 노동위원회를 확대 강화하고 친노동 중진급 인사가 위원장을 맡아 노동이 존중받는 정치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사무처에도 노동국을 신설해 노동 관련 당의 현안들을 밑바닥부터 취급하도록 하겠다. 당원과 사무처, 노동위원회라는 3박자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노동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노동계 몫으로 약속받은 15%의 지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이번 총선의 예비후보로 노동계 출신이 10여명 뛰고 있다. →민주노총과 정치세력화를 위해 협력할 것인가. -물론이다. 최근 민주노총 수뇌부와 만나 야권 연대를 위해 각자 소속된 정당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노동계 10여명 총선 도전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선. -지난달 11일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대책은 2년 이상 계속 고용된 기간제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핵심인데, 이는 당연한 법적 의무의 이행 수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차별 개선과 임금,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주목할 만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장기근로 근절 대책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12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지침을 통해 장시간의 휴일근로를 묵인하다 갑자기 법을 개정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덮으려는 일종의 꼼수에 불과하다. 대담·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세 규합 나선 ‘시민통합’ 진영… 공심위 인선갈등은 전초전?

    세 규합 나선 ‘시민통합’ 진영… 공심위 인선갈등은 전초전?

    민주통합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에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가 배제된 것에 반발, 빚어졌던 당내 갈등이 문 위원이 6일 한 발 물러서며 봉합됐다. 하지만 앞으로 비례대표 후보 공심위 구성, 시·도당 인사 등에서 언제든지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다. 시민통합당 진영은 본격 세대결에 앞서 당 안팎에서 세 규합 움직임도 있어 주목된다. 전당대회에서 2위를 한 문 위원의 이번 반발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지난주 문 위원이 반발하자 한명숙 대표는 홍영표 비서실장을 문 위원에 보내 유감을 표하고, 총선기획단에 시민통합당 출신을 추가하는 성의도 보였다. 한 대표는 이날 문 위원을 별도로 만나 “통합 정신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 출석, 공천 문제에 대해 “특별히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붙지 않도록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두고 보겠다는 것이다. 공천이 본격화되고, 기타 당직 인선 때 언제든지 화약고가 폭발할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과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이 통합한 민주통합당의 화학적 결합이 멀었음을 보여준다. 문 위원을 필두로 시민통합 세력은 당 내에서 “통합 정신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통합에 기여한 인사, 통합 효과를 극대화할 신진인사를 전략공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문 위원과 가까운 전문가그룹도 당 밖에서 세력화를 통해 신인 진출 장벽 철폐와 강도 높은 공천 쇄신을 촉구하고 있다. 8일 발족할 ‘희망코리아정치연대’(정치연대)가 중심이다. 법조, 정계, 노동 등 분야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 진입에 실패한 이학영 YMCA 전 사무총장이 고문을 맡는다. 정치연대 창립대회에는 손학규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두관 경남지사와 민주당 문성근·박영선·이용득 최고위원 등이 축사를 한다. 정치연대 회원 40여명은 대부분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를 희망하기 때문에 이들의 공천 탈락시 갈등도 예고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문성근 “통합 실종… 전면 재구성해야”

    문성근 “통합 실종… 전면 재구성해야”

    민주통합당이 3일 4·11 총선을 위한 공천심사위원단을 구성하고 총선체제에 돌입했으나 시민통합당 출신 진영에서 공심위원 전면 재구성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민통합당 출신의 문성근 최고위원은 3일 “오늘 발표된 공심위 구성을 보면 통합의 정신을 찾을 수 없다.”면서 공심위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공심위원에 시민통합당 출신이 배제됐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자신이 추천했던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동생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등 2명이 탈락한 데 대한 불만도 엿보인다. 다른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도 “당내 공심위원 7명이 모두 옛 민주당 출신 의원들로 구성됐다.”며 “내부 회의를 한 뒤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해 집단대응도 불사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들의 주장대로 이날 구성된 공심위원 중 당내 인사 7명은 모두 옛 민주당 출신이다. 지역별 안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빗발치고 있다. 이와 관련, 장세환 의원은 “비(非)친노그룹과 영호남을 배려한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특정 계파와 특정 지역만을 위한 불균형 인사”라며 “당직 독식에 이어 공천도 독식하겠다는 이기심의 발로이자 몰염치한 행태”라고 정면으로 비난했다. 당 통합의 3대 축 가운데 하나인 한국노총 출신 인사가 빠진 부분이나 한명숙 대표, 이미경 총선기획단장, 최영희·최영애·문미란 공심위원이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라는 점도 향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경민 대변인은 부랴부랴 기자간담회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신 대변인은 시민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배제된 데 대해 “뭔가 착오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면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민사회계는 이번 일로 통합의 정신이 훼손되고 계파별 나눠 먹기가 이뤄졌다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문 최고위원의 아쉬움을 이해한다.”면서도 “재조정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론스타 먹튀 방조했다”… 민주, 勞心 잡고 정부 때리기

    “론스타 먹튀 방조했다”… 민주, 勞心 잡고 정부 때리기

    민주통합당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매각과 관련, 30일 규탄대회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고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해임과 감사원 감사 등 정부의 재조사를 촉구했다. 론스타의 국부유출을 방조했다며 정부에 파상공세를 펴는 한편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반대해 온 외환은행 노동조합 노동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당 관계자들과 한국노총 금융노조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부유출 론스타 먹튀 매각승인 규탄대회’를 열고 “론스타펀드에 대해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한 잘못된 결정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또 “론스타 펀드에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리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신청을 즉각 취소하라.”며 “국정조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론스타 먹튀 게이트’ 불법매각 승인의 총체적 실체를 명백히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부도덕성을 철저히 규명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정부를 정조준했다. 이에 앞서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금융위가 서둘러 론스타의 먹튀를 허용한 것은 2월 5일이 지나서도 승인을 받지 못한 론스타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제소할 경우 총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피하기 위한 한나라당 정권의 꼼수”라고 비난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론스타 청문회 등을 통해 반드시 책임소재를 규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택 간사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대한 실정법 문장을 왜곡하면서까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허용한 정부의 책임 문제를 다음 주부터 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민 앞에 명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우제창 의원은 “향후 금융위와 관련된 모든 법안 심사는 보류하겠다.”며 “한나라당도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면 론스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무위는 다음 달 7일 전체회의를 열고 외환은행 지분매각과 관련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한명숙 대표는 이날 민주노총 사무실로 김영훈 위원장을 찾아가 “앞으로 힘을 합쳐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함께하고 싶다.”며 노심(心) 끌어안기에 나섰다. 한 대표는 “민주노총이나 우리나 같은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 등 시대 흐름을 함께 공유하는 정책적 연대가 가능할 것”이라며 “조만간 의사를 결정해 연대를 통한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근로시간 단축 검토’ 반응

    휴일근무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일자리를 늘리고 장시간근로 관행을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맞물리면서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법개정을 위한 내부검토는 끝났지만 입법절차를 위해선 적어도 3개월 정도의 노사 의견 수렴 기간이 필요하다.”며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현행 국회보다는 19대 국회에서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5일근무(주 40시간)와 연장근로 한도(주당 12시간) 등 주 52시간 근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편법적인 휴일근로 관행이 만연되면서 현행법이 무력화된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킬 경우 휴일 대체근무 등 일자리 나누기 효과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근로기준법 개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보전 문제가 걸려 있고 사측은 일자리 나누기(신규 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가 남아 있다. 고용부 측은 “장시간근로 관행을 개선한 기업의 사례를 보면 초기 근로시간이 줄어든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들지만 생산성이 향상돼 결국 매출액이 늘어나 소득보전이 이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계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대통령의 발언을 대놓고 반대하기도 부담스럽고, 기업의 고용 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무턱대고 찬성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근로시간만 단축되고 임금 조정이 되지 않으면 회사 노무 비용이 늘어나고,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재계는 잡셰어링(jop sharing) 정책에 따른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정책 추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기존 근로자가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을 적게 받아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종남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원론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너무 급격하게 일자리 나누기를 추진하면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기업 경영에 줄 충격을 줄여 나가면서 신중하게 일자리 나누기가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계 역시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근로시간 단축 및 일자리 나누기에는 공감하지만 이것이 자칫 노동강도 강화 및 임금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남아 있다. 한국노총 이정식 사무처장은 “임금의 급격한 감소 없는, 장시간근로 관행 개선을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만·이두걸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 “돈봉투 사실땐 엄정처리”

    검찰이 민주통합당 경선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설 연휴를 앞둔 20일 오후 교육문화회관을 압수수색하자 민주당 측은 당혹감에 휩싸였다. 그러면서도 수사 결과에 따라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 민심 악영향 우려… 신속수사 요구 민주당 신경민 대변인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진 직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당혹감을 표한 뒤 “설 연휴라서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당은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를 오래 끄는 것은 당으로서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신속하고 정확한 수사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신속하게 밝힌 이유는 설 연휴를 앞두고 제기된 의혹이 설 민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대전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돈 봉투 논란과 관련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대전시민과 충남도민에게 설 인사를 전하며 중산층을 위한 정책 실현을 약속했다. 돈 봉투 논란에 대한 섣부른 대응으로 문제가 커질까봐 말을 아끼는 듯한 인상이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지만 검찰 수사가 이뤄지자 민주당에서는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연초 불거진 돈 봉투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진상조사단을 꾸렸지만 빈약한 자체 조사로 ‘보여주기식 조사’라는 빈축만 샀기 때문이다. ●이용득·남윤인순 지명직 최고위원에 한편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과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를 각각 노동과 여성을 배려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했다. 또 전략홍보본부장에는 당 대변인을 역임한 우상호 전 의원을, 전략기획위원장에는 참여연대 출신의 김기식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를 임명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제3노총 ‘공무원 노총’ 뜬다

    공무원들의 통합노조 ‘대한민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가칭·이하 통합노총)이 다음 달 정식 출범한다. 7만명 가까운 조직으로 한국노총, 민주노총에 이은 사실상 ‘제3노총’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정부와의 노사관계에서 힘이 강하게 실릴 뿐 아니라 총선, 대선 등 선거공간에서 정당의 파트너로 정책협의를 진행하는 등 본질적인 변화가 예고된다. ●국회 등 개별노조 추가 참여 주목 통합노총을 준비하고 있는 핵심 관계자는 16일 “공무원노조총연맹(공노총)과 전국광역자치단체공무원연맹,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 등 합법노조 3개를 중심으로 통합노총을 만들면 7만명 가까운 조직으로 재편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직장협의체에 머물러 있는 경북지역기초단체들과 국회, 선관위 등의 개별노조들이 추가로 통합에 참여하게 되면 10만명의 거대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3년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대정부 교섭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 광역자치단체공무원연맹과 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가 통합노총 설립신고를 마친 뒤 서울 광화문에 실무추진단을 꾸린다. 6개월 이내에 통합대의원대회를 갖고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지만 지난해 말까지 실무적인 준비를 사실상 마쳤기 때문에 다음 달 중순 곧바로 통합대의원대회를 열 예정이다. 통합노총은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기 전까지 3개 노조 대표들이 공동위원장을 맡는 체제로 꾸려진다. ●다음달 통합위원장 선출 통합노총은 합법노조를 모두 아우르는 한편 공무원노조의 양대 축이면서도 아직 법외노조로 남아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통합 논의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17~18일 전공노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만큼 통합논의가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노총 탈퇴 등 선행조건이 쉽지 않지만 두 조직이 통합에 성공할 경우 20만명에 가까운 거대 조직이 탄생한다. 최장윤 공노총 정책국장은 “전공노의 민주노총 탈퇴 여부, 공무원의 정치활동 보장 문제 등 여러 난제들이 있음에도 궁극적으로 공무원들의 단일대오를 만들기 위한 통합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면서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와 실무적인 논의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정당과 정책협의도 추진 최 국장은 “현재 한국노총 등이 각종 정부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통합노총 역시 정부 쪽에 우리가 노조로서 갖고 있는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공무원 보수 교섭, 근속 승진 문제 등 각종 절실한 현안들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교섭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합법적인 틀 내에서 선거 국면 때 특정 정당과 정책협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승섭 행정안전부 노사협력담당관은 “정부로서는 공무원노조가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재편된다면 합법의 틀 안에서 정부와의 노사관계가 더욱 합리적으로 변화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선거의 해…노동계도 격랑 예고

    지난 6일 열린 노사정 신년인사회에서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과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이 불참했다. 연초 노사정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노사 간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에 양대 노총 책임자들이 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올해 노동계의 풍향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우선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겹친 정치의 해다. 노동권과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노동계의 친(親)정치화, 정치권의 친(親)노동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세력화를 선언한 노동계의 ‘노동정치’가 어느 해보다 요동을 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의 정치 참여를 선언한 한국노총은 물론 향후 노선 결정을 둘러싼 민주노총 내부에서 권력투쟁이 격화, 일사불란한 정치세력화가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한국노총은 이미 법적 소송에 휘말린 상태고 민주노총 역시 통합진보당 지지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2월 8일 대의원 대회를 열고 ‘야권통합정당(민주통합당) 연석회의 참석 결과 보고 및 참여’ 안건을 의결했다. 그러나 한국노총 산하 항운노련, 자동차노련, 우정노동조합 등 일부 연맹 위원장 등은 “대의원대회에 무자격자들이 참석해 실제로는 의결 정족수에 미달했다.”며 같은 달 23일 서울남부지법에 대의원대회 무효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는 법적 당위성을 잃게 된다. 한국노총 내부에서 정당정치 참여 여부 놓고 한바탕 거친 폭풍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9일 “11일쯤 법원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 무자격 대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한 것이 사실”이라며 “법원도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지난해 12월 31일 대의원대회에서 총선과 대선 참여 여부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기존에 민주노동당을 지지해 왔으나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와 함께 통합진보당을 만들면서 혼선이 생겼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통합진보당에 기울고 있는 김영훈 위원장 등 현 집행부와 반대파 사이에서 치열한 기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출범한 제3노총(국민노총)은 현재 ‘정치적 중립’을 선언한 상태지만 내심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양대 노총 사이에서 아직 ‘세불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의 내홍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 노동계의 정치세력화는 더욱 거셀 것이란 게 관계자의 관측이다. 노동계는 현안인 노조법 재개정은 물론 모성보호·근로시간·비정규직·최저임금 문제 등과 관련해 ‘정치적 해결’의 전략을 갖고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 올 4월 총선에서 노총 출신들을 대거 국회 진출시키려는 계획도 이런 맥락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은 노동계 통합 정당이 총선에서 두 자릿수의 의석을 확보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올 12월 대선에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참여해 자신들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월요 포커스] 민주통합 선거인단 80만명… 정당정치 발전? 위협?

    [월요 포커스] 민주통합 선거인단 80만명… 정당정치 발전? 위협?

    민주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해 선거인단을 모집한 결과 무려 80만명에 육박하는 시민과 당원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됐다. 과거 1만~2만명의 당원들만이 체육관에 모여 투표하던 것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쌍방향 소통의 새로운 정치행태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민주당은 “시민들의 자발적 정치 참여 확대이자 정당정치 발전의 징표”라며 한껏 고무돼 있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선거인단 구성이 특정 계층이나 집단에 편중될 경우 그 자체로 또 다른 표심의 왜곡이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정당정치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민주당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1·15 전당대회 선거인단은 79만 2273명이다. 신청 없이 자동으로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진성당원(당비 납부 당원) 12만 7920명과 대의원 2만 1000명이 포함됐다. 선거인단 신청 일반 시민은 64만 3353명으로, 당초 민주당의 예상 30여만명보다 2배 이상 많다. 민주당은 이번 지도부 경선이 흥행 측면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자평한다. 오종식 민주당 대변인은 “당비 납부 당원보다 5배나 많은 일반시민이 선거인단을 신청한 것은 정당정치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라며 “최근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지적됐는데 민심과 소통하는 정당정치 변화의 신호탄이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9일부터 14일까지 선거인단 모바일투표를 진행하는 사상 초유의 실험에 나선다. 모바일 투표 결과는 14일 투표가 끝나면 집계하지 않은 상태로 이동식 디스크(USB)에 보관한다. 결과는 15일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가 끝나면 함께 집계돼 공개된다. 시민선거인단은 88.4%가 모바일투표, 11.6%는 투표소 투표를 한다.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이 드높은 현실에서 이 같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는 정당 발전, 정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한국 정당들의 전당대회는 지금까지 그들만의 리그였다.”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 방식이 진화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참여는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정당의 비민주성, 전근대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러나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세대의 편중, 이념의 편향을 걱정한다. 시민 선거인단의 경우 88%가 모바일 투표를 하는데, 모바일 투표의 주종을 이루는 SNS 활용자는 대부분 2040세대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이념적으로는 SNS 이용자들의 70~80%가 진보라는 통계도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SNS가 20대, 진보 진영에 편향돼 있다며 “편향된 과잉 대표의 문제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사람, 당원도 아닌 사람들이 선거에 참여해 진성 당원들의 인센티브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진짜 당원들이 사라질 우려가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대의정치의 실종과 정당정치의 위기로 이어지고 정치의 포퓰리즘을 강화하게 된다는 것이다. 김형준 교수나 김민전 교수도 ‘디지털 디바이드’를 우려하며 세대 간 불균형을 보정하는 기술적인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한국노총, 국민의 명령 등 특정 단체가 조직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춘규선임기자·강주리기자 taein@seoul.co.kr
  • 2040·노동계 표심잡기 한목소리… ‘9인1색’ 민주통합 서울 TV토론회

    2040·노동계 표심잡기 한목소리… ‘9인1색’ 민주통합 서울 TV토론회

    민주통합당 당권주자들이 시민선거인단 마감을 하루 앞둔 6일 가장 많은 참가자들의 거주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지역 TV합동토론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모바일 선거인단의 주요층인 2040세대와 노동계의 표심에 적극 호소했다. 그러나 후보 9명 모두가 2040세대와 노동계 공략에 집중하며 한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후보 간 변별력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구구동성(九口同聲)의 토론회가 된 셈이다. 후보들은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SBS 주최 TV토론에서 젊은 층으로 추정되는 모바일 시민 선거인단(전체 선거인단의 93%)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정치권 대폭 참여와 청년 실업 해소, 공천·인적 쇄신을 하나같이 외쳤다. 이날 시민 선거인단은 54만명을 돌파했다. 시민 선거인단 지지 기반이 취약한 호남 출신 이강래 후보는 “대대적인 물갈이로 인적 쇄신을 이뤄내야 한다.”며 호남권 내 금기어로 분류되던 ‘물갈이’를 직접 언급했다. 박지원 후보도 “파벌을 없애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정당을 추진해 젊은 층과 소통하겠다.”며 일 안 하는 대표 등에 대한 ‘당원 소환제’ 도입을 시사했다. 박영선 후보는 “직능별 비례대표를 모시고 모바일 투표로 비례대표 순번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명숙 후보는 “모바일 투표는 내가 처음 제안했다. 소수 실세들의 밀실공천을 과감히 없애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성근 후보는 “40대 이내 후보들에게 가산점을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0명의 대의원과 100만명에 이르는 조합원을 보유한 한국노총 등 노동계에 대한 후보들의 애정 표시도 남달랐다. 김부겸 후보는 “죽어가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 일자리 없는 청년을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후보는 “노동 존중, 복지국가로 가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학영 후보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이인영 후보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함께 “재벌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며 고위 공직자 재산 형성 과정 공개법 도입을 주장했다. 후보들은 한노총의 노동정책 수용과 ‘론스타 먹튀’ 국정감사, 농협 신경 분리 유예 추진에 대해서도 입을 맞췄다. 유력 후보에게 견제구도 날렸다. 이학영 후보는 “호남 의원과 국회의원 오래한 분들은 후배들을 위해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라.”고 말했다. 이강래 후보는 참여정부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찬성했던 박영선 후보에게 “투자자국가소송제(ISD)나 역진방지조항은 처음부터 문제였다.”며 비판했고 박 후보는 “당시 비자 면제국 문제가 걸려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굴욕적인 재협상을 했기에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고 맞섰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민주 선거인단 모집 10일만에 30만명… 그들은 누구인가

    민주 선거인단 모집 10일만에 30만명… 그들은 누구인가

    민주통합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의 수가 4일 오전 30만명을 돌파했다.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한 지 10일째이지만 증가세는 오히려 가팔라지고 있다. 전날에는 선거인단 등록 인원이 지난달 28일에 이어 두 번째로 하루 5만명을 기록했다. 선거인단 접수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됐을 정도다. 20~40대 젊은층의 참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하기 위해 선거인단을 접수했을 때보다 많고, 수도권 선거인단은 10만여명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기존의 정당 선거 구도를 뛰어넘는 이변에 민주통합당은 선거 흥행을 기뻐하면서도 뜻밖의 변수 도출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당원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의 정당선거가 불특정 시민들의 정치 참여로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오자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무섭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30여만명의 절반을 각 후보 측에서 조직한 ‘조직표’라고 가정해도 나머지 15만명의 표는 어디로 향할지 예측불허다. 당 관계자는 “심지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선거인단이 후보들의 명줄을 잡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들도 제어할 수 없는 규모의 선거인단을 ‘적극적 참여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범야권 지지층이라고만 추측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 박왕규 대표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욕구, 특히 20~40대의 참여 욕구가 굉장히 증가하고 있고, 참여해야 바뀐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의 큰 담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로지 참여하는 자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라는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메시지도 반향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모바일 투표로 손쉽게 정당의 지도부를 뽑을 수 있다는 점도 선거인단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선거인단의 93% 정도가 스마트폰이나 일반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 투표를 신청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의 본격적인 도입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도 선거인단 결집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기존 정치권이 포용하지 못했던 시민사회가 통합을 계기로 정당정치에 발을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 경선 당시 선거인단에 가입했던 5만~6만명과 한국노총 조합원, 문성근 후보와 함께하는 ‘100만 민란’, YMCA의 시민운동가 등이 선거인단에 등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부겸·박영선·박지원·이강래·이인영·한명숙 등 기존의 정당 정치인들이 조직한 선거인단도 후반부에 대거 몰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시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 기류들이 실제로 주목할 만한 폭발력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종욱 동국대 교수는 “아직까지는 민주통합당에 희망을 걸고 변화시켜 보자는 적극적인 흐름보다는 열린 장에서 소극적으로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는 정도로 보인다.”며 “이를 여론으로 형성하려면 대중의 여론을 선도할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 섰지만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대세론’을 형성할 만한 어젠다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공천과 관련한 혁명적 발상과 공략이 있어야 역동적인 선거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후보가 현실에 안주하며 인적쇄신에 소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로는 선거인단의 폭발적 결집도 한시적 이벤트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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