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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순천향의료원 노조 해외연수 ‘잡음’…한국노총 단위노조 고소 공방

    [단독] 순천향의료원 노조 해외연수 ‘잡음’…한국노총 단위노조 고소 공방

    병원노조 “의료원노조가 가짜 공문으로 부당한 해외연수 다녀와”의료원노조 “다녀온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인 문제 없어…명예훼손”복수노동조합 사업장인 순천향대학교 병원에서 노조 사이에 때아닌 고소전(戰)이 펼쳐졌다. 노조원들이 가짜 공문으로 부당하게 공가를 받아 해외연수를 다녀왔다는 의혹에 대한 갑론을박이다. 갈등을 빚는 두 노조는 모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소속이다. 4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순천향대병원에는 전국관광·서비스노동조합연맹(전관노련) 소속 ‘순천향의료원노조’(의료원노조)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의료노련) 소속 ‘순천향병원노조’(병원노조)가 있다. 순천향대병원은 전국에 4곳이 있는데 병원노조만 있는 천안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병원(서울·부천·구미)은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최근 병원노조가 의료원노조 조합원들의 비위를 포착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의료원노조 조합원 20명이 지난 6월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앞서 의료원노조는 상급 연맹인 전관노련으로부터 “베트남 다낭에서 해외연수가 열리니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아 사측인 순천향대 총무팀에 제출했다. 총무팀은 조합원들에게 공가를 허가했고 이들은 노조비를 사용해서 다낭에 다녀왔다. 그러나 베트남 다낭에서 전관노련 차원의 해외연수는 없었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 의료원노조의 자체적인 행사였던 것이다. 전관노련 산하 다른 단위노조에는 해당 공문이 내려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원노조가 상급 연맹인 전관노련과 공모해 허위로 작성된 공문을 받았고 이를 사측에 제시했으며 노조비를 유용해 해외연수가 아닌 사실상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는 게 병원노조의 주장이다. 전관노련과 의료원노조 측은 “공문을 주고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의료원노조 관계자는 “잘못된 주장을 하는 병원노조를 명예훼손 혐의로 용산경찰서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병원노조도 의료원노조를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 2일 고소했다. 병원노조 관계자는 “열리지도 않은 해외연수에 다녀오겠다면서 거짓으로 공문을 꾸민 데다가 조합원들이 낸 노조비를 마음대로 유용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정치인과 기업인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만큼 노동계에서도 관행처럼 굳어진 부도덕한 문제가 있다면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순천향대병원 총무팀 관계자는 “(허위 공문으로 공가를 받은 것인지) 경찰 수사가 나오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김성태, ‘이력서 건넸다’에 발끈…“딸 파견직 권하는 부모 어딨냐”

    김성태, ‘이력서 건넸다’에 발끈…“딸 파견직 권하는 부모 어딨냐”

    “딸에게 계약직 권하는 아비가 어딨냐”비정규직·정규직 채용 분리 대응 전략김성태 “KT 내부 자의적 판단이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딸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직접 건넸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이라면서도 딸의 채용 절차 불공정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김성태 의원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비로소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딸아이에게 아비로서 ‘파견 계약직’을 권하고 청탁하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있을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그는 “저나 제 딸이 ‘KT의 부정한 채용’에 연루됐다는 객관적인 정황 자체가 없는 마당에 검찰이 일방적인 주장을 적시하고 있는데 대해, 재판을 통해 그 주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주길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의 객관성을 훼손하는 더 이상의 여론몰이는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소장 내용을 부인하면서도 채용 절차의 불공정성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김성태 의원은 “제 딸아이가 KT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고 불공정한 절차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비로서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면서도 “KT 내부의 자의적인 판단과 결정에 따른 결과였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딸이 정규직으로 채용된 과정이 부정 채용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자신과 딸이 연루되지 않았다는, 어떻게 보면 모순적으로 보이는 김성태 의원의 입장은 딸의 계약직 채용 당시와 정규직 채용 때를 분리해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즉 자신이 청탁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고 검찰이 파악한 계약직 채용 과정은 전면 부인하는 동시에 부정 채용 과정이 명백히 드러난 정규직 채용에 대해선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도 자신이 개입한 부분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김성태 의원이 2011년 3월쯤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가 담긴 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체육스포츠학과를 다니는데 KT스포츠단에서 일할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는 김성태 의원의 딸이 계약직으로 입사했을 때의 일이다.김성태 의원이 불공정성을 인정한 것은 이듬해인 2012년 진행된 KT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딸이 비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입사한 부분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성태 의원의 딸은 2012년 KT 공채 서류 접수가 모두 마무리된 지 약 한달 뒤에서야 지원서를 접수했다. 인성검사도 온라인으로 뒤늦게 응시했으며 이마저도 불합격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으로 조작해 결국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이처럼 정규직 채용 과정이 어떻게 봐도 비정상적이었기에 김성태 의원으로서도 부인하지 못하고 사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김성태 의원은 자신이 직접 관여한 바 없으며 KT 내부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검찰은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던 김성태 의원이 당시 이석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해 준 대가로 김성태 의원의 딸을 부정 채용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석채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돕고 있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딸의 취업 기회를 제공받는 것을 ‘재산상 이득’으로 규정하고 김성태 의원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 김성태 의원은 KT 노조 간부를 역임하고 한국노총 사무총장을 거쳐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제18대, 19대, 20대에 걸쳐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년간 시달린 요금소 고용불안…엄마들의 끝장투쟁

    20년간 시달린 요금소 고용불안…엄마들의 끝장투쟁

    10m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 위에는 35명의 해고 노동자가 있다. 이들은 수십년, 혹은 수년간 톨게이트 수납원으로 일하다가 지난달 해고당했다. “자회사로 옮겨가라”는 회사 측 제안을 따르지 않고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주장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신문은 부슬비가 내리던 지난 24일 서울톨게이트를 찾았다.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25일째 되는 날이었다. 29일이면 한 달이 된다. 고공농성장으로 오르는 길은 현재 통제돼 갈 수 없다. 캐노피 아래 동료들은 얇은 줄 하나로 식사와 비상약을 올려주며 농성자들을 챙겼다. 캐노피에 오른 이들은 대부분 ‘초보 농성자’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지난 한 달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캐노피 위와의 대화는 캐노피 아래에서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다.“애들이랑 영상통화 딱 한 번 했어요. 눈물이 자꾸 나서.” 임청미(38·여)씨는 12살 딸, 10살 아들을 둔 엄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에서 지내는 해고 노동자이기도 하다. 지난 한 달간 엄마보다 고공농성자로 더 자주 불렸다. 오전과 저녁에는 ‘자회사 반대! 직접고용 쟁취!’ 피켓을 들고 캐노피 위에서 ‘언니들’과 선전전을 한다. 하루 두 끼, 밑에서 두레박으로 올라오는 밥을 먹는다. 영상통화로 밑에 있는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간단한 집회도 연다. 임씨는 “사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웃었다. 도로공사와의 교섭이 결렬돼 평행선만 달리지만 가족의 든든한 응원 덕에 버틴다. 임씨는 “남편도 ‘이제까지 본 모습 중에 가장 멋져 보인다. 꼭 승리하라’고 응원한다”며 웃었다. 씩씩하게 웃던 그도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이 난다. “이 일(수납원)을 아들 돌 때부터 해서, 애들이 혼자서도 잘 컸다”면서도 “너무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엄마’는 왜 톨게이트 캐노피 위에 올랐나 임씨는 10년간 일하다가 잘렸다. 자회사 전환 문서에 서명을 하지 않아서다. 도로공사는 수납원들에게 “톨게이트 영업소를 자회사(한국도로공사서비스) 형태로 운영할테니 그쪽으로 옮겨가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요금 수납원들은 “직접고용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맞섰다. 사측의 회유가 시작됐다. “자회사 가면 잘해 준다는데 왜 안 가느냐”면서 지사 간부들이 직접 영업소나 집 앞을 찾아왔다. 하지만 전체 6500여명 중 1500명은 끝내 거절했고 용역업체 계약이 끝나면서 지난달 1일, 15일, 그리고 30일에 각각 해고됐다.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 달라”는 이들의 주장을 ‘떼쓰기’로만 보기는 어렵다. 법원도 이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2013년 1·2심 법원은 톨게이트 수납원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잇따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수납원들이 비록 용역업체 소속이었지만 도로공사의 직접 지휘를 받으며 일했기 때문에 파견법 위반이라고 봤다. 이들을 도로공사의 직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수납원들은 해고당했고, 거리로 내몰렸다. 수납원들은 자회사로 옮겨가면 언제든 해고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로공사 측은 자회사를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고용안정을 돕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납원들은 “자회사가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전례가 없다”고 맞섰다. 지정되더라도 1년마다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 도명화 민주노총 톨게이트본부 지부장은 “사측은 우리에게 ‘앞으로 스마트톨링(고속도로 주행 중 자동으로 요금이 부과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수납업무는 곧 없어질 거라 직접고용은 부담스럽다’고 말해 왔다”면서 “결국 (자회사로 가면) 우리를 쉽게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톨링 시스템이 도입된 뒤에도 자회사의 지위를 기타 공공기관으로 계속 유지시켜 줄지 의문이라는 이야기다. ‘투쟁’이나 ‘노동조합’이란 말이 낯설었던 엄마들이 거리로 나온 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겠구나’하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캐노피에 오른 김경남(53·여) 청북톨게이트 지회장도 초보 농성자다. 김씨는 “나이를 생각하면 자회사로 가는 게 몸은 편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계속 바보같이 살 수 없었다”고 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자회사 전환 절차 중 신임 영업소 사장이 수납원들 눈앞에서 붙인 구인공고였다. 청북톨게이트 수납원 14명 중 7명만 자회사 전환에 서명을 한 상황이었다. 당시 비정규직이던 수납원들에게 이 공고는 해고 예고에 다름 아니었다. 김씨는 “불안한 우리 신분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서 살았는데도 대접받지 못해 서글펐다”고 회상했다.다만 가족들이 눈에 밟힌다. 임씨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지금 하는 일의 의미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으로 아이들 급식이 중단됐을 때도 ‘엄마처럼 정당한 일을 위해 싸우러 다니는 분들이니 응원해야 한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농성자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미 5명은 건강 악화로 캐노피에서 내려왔다. 이날 오후 3시, 의료검진을 위해 청년한의사회 김이종 한의사가 사다리차를 타고 캐노피에 올랐다. 그는 “지난주 혈당이 500㎎/dl(정상 수치는 100㎎/dl 미만)을 넘어 최고치를 찍은 농성자가 있었다”면서 “위암 항암 치료를 받으시다가 지난달에야 완치 판정을 받은 분인데 많이 힘드실 것”이라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농성자들은 매연과 소음, 그리고 폭염과 싸운다. 도 지부장은 “매연·먼지 때문에 피부병이 생겼고 바닥이 튼튼하지 않아 차가 지나갈 때마다 진동이 느껴져 불안하다”면서 “요금소에서 일해 소음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도 밤에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석증이 있던 한 조합원은 최근 심한 어지러움증을 느껴 넘어지기도 했다. 임씨는 “얻은 것 없이 내려갈 수는 없다”면서 “1500명의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버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시험 봐서 들어오지 이제와서 정규직 자리 넘보느냐”는 식의 비난을 접할 때는 마음이 아프다. 임씨는 “월급을 많이 달라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하던 일을 안정적으로 계속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정당한 요구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톨게이트 아래서도 투쟁… ‘캐노피 사수팀’ “아휴, 우리는 아래에서 편한 거지. 위에 있는 사람들한테 미안하지···.” 톨게이트 캐노피 아래에서도 투쟁은 이어진다. 일명 ‘캐노피 사수팀’이다. 캐노피팀을 지원하는 이들은 톨게이트 바로 아래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 정문 앞에서 지낸다. 대화를 나눈 지 10분 만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덥다. 13년간 일했다는 청북 톨게이트 소속 김영순(52·여)씨는 “직원들이 교통센터 문을 여닫을 때마다 새어 나오는 에어컨 바람으로 버틴다”며 웃었다. 그러다가 “캐노피 위는 햇빛이 너무 뜨거워 천막 비닐도 녹고, 동료들이 화상을 입을 때도 있다고 한다”면서 “그걸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해진다”며 표정이 숙연해졌다. 6명 1개조씩 모두 5개조로 구성된 사수팀은 3박4일을 주기로 수납원 200여명이 농성하고 있는 청와대 앞을 교대로 오간다. 이들은 캐노피 위로 직접 밥을 지어 공급하고 응급약·생필품도 올려준다. 이날도 캐노피팀이 요청한 혈당계와 소화제를 정보영(52·여)씨가 챙겨 하얀 줄에 매달린 두레박으로 올렸다. 12년간 일했다는 정씨는 8년차에 갑자기 영업소를 옮겨야 했다. “갑자기 ‘재계약 못한다’는 통보를 들었다”고 했다. 정씨처럼 용역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던 요금 수납원들은 수없이 재계약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계약기간도 6개월에서 2년까지, 용역업체 사장 마음대로인 경우도 흔했다. 옆에 있던 10년차 정영애(56·여)씨도 “어떤 조합원들은 회식 자리에 불러 나가 접대부 취급을 받으면서도 재계약 못할까 봐 두려워 제대로 항의도 못했다고 하더라”고 거들었다. ‘갑질 피해’는 일상이라고 했다. 18년 일한 방옥주(57·여)씨는 “도로공사와 민원인들의 갑질에 시달린다”면서 “하지만 더 서러운 건 회사가 우리 편이 아닌 민원인 편이라는 점이었다. 직원으로서 보호받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호소했다. 하이패스 미납금도 수납원들 탓이 됐다. 방씨는 “미납률이 높은 영업소 순으로 순위를 매기고, 영업소 내에서도 직원끼리 경쟁을 시켰다”면서 “실적을 올려야 하는 보험영업사원처럼, 적은 금액은 우리 돈으로 메우기도 했다”고 토로했다.●도로공사와 벌어지는 입장 차… 알 수 없는 끝 고공농성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도로공사와의 의견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파업 현장에서 사측과 만나 교섭 방식 등에 일부 진전을 이끌어 냈지만 갈 길이 멀다. 당분간 직접고용 문제를 두고 입장 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적으로 직접고용의 길은 없고 하루빨리 자회사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수납원들은 사태 해결 때까지 캐노피 아래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미선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사무국장은 “최악의 경우 내년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대법원 판결까지라도 고공농성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직접고용은 하겠지만 수납원 업무를 유지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업무 지시는 사용자 재량”이라면서 “직접고용을 원한다면 수납 업무가 아닌 풀을 뽑거나 시설 관리를 하는 등 기타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경사노위 본위원 9명 집단 사퇴, 2기 사회적 대화 꾸려질까

    경사노위 본위원 9명 집단 사퇴, 2기 사회적 대화 꾸려질까

    문성현 위원장, “계층별 위원 3명 해촉 대통령에 건의”개점휴업 상태 1기 체제 접고, 활동가능한 2기 출범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문성현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9명의 집단 사퇴 이후 2기 사회적 대화 체제 구성을 추진한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상태로는 본위원회 정상화 전망이 전혀 없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본위원회가 성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달라고 다음주 중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 등과 함께 이른바 ‘6인 대표자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의 본위원회 위원은 18명이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현재 17명이다. 17명의 위원 가운데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위원 3명은 지난 3월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에 반대하면서 회의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계층별 대표 3명의 불참으로 넉 달간 경사노위 본위원회는 열리지 못한 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돼 왔다. 게다가 탄력근로제, 국민연금 개혁,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등 경사노위에서 대타협을 추진해 온 노동 현안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잇따라 무산됐다. 문 위원장은 “당연직 위원 5명은 법적으로 사퇴할 수 없고, 청년·여성·비정규직 근로자위원 3명은 사퇴를 거부했다”며 “나를 포함한 9명은 사임서를 작성했으며, 계층별 대표 3명을 해촉할 것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당연직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을 전부 교체한 뒤 의결이 가능한 2기 경사노위 체제를 출범시킨다는 의미다. 문 위원장은 “해촉과 관련한 규정은 없지만, 관례 등을 살펴보면 엄중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위원을 위촉한 대통령이 해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소수의 불참으로 인해 본위원회 운영이 전면 중단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베트남인 168명 불법 취업 알선한 노조 간부

    관광비자로 입국한 베트남인을 건설 현장에 불법 취업시키고,임금 일부를 가로채는 수법으로 7000여만원을 챙긴 노조 간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 유동호)는 출입국 관리법·근로기준법 위반,배임증재,범인도피 교사 혐의로 한국노총 연합노련 한국연합건설노조 부·울·경 지부 부본부장 A(39)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노조를 탈퇴했다. 또 배임수재 혐의로 모 건설사 현장 소장 B(53)씨,범인도피 혐의로 일용직 C(53)씨도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부산, 울산 건설 현장 3곳에 베트남인 168명을 일용직으로 불법 취업시킨 뒤 이 중 103명의 월급 통장을 직접 관리하면서 735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베트남 일용직 한 명당 일당 21만원을 받으면 숙박비 등 부대 비용을 제외하고 알선비 명목으로 5만원씩을 빼돌렸다. B씨는 A씨가 베트남 노동자를 건설 현장에 불법으로 취업시킨 것을 묵인하는 대가로 1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외국인 불법 취업 알선 행위를 일용직 노동자인 C씨에게 대신 진술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검찰 영장 청구를 두 차례 기각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안전 외친’ 포스코, 노동자에겐 지옥이었다

    ‘안전 외친’ 포스코, 노동자에겐 지옥이었다

    최정우 회장 1주년 노동부서 노조 집회 “작년 5명 사망 이어 올해에도 4명 숨져” 취임서 밝힌 ‘안전한 포스코’ 유명무실 “특별근로감독 통해 부당노동행위 시정”최정우 회장 취임 1년을 맞은 포스코의 노동자들이 자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1년 새 4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칠 정도로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데다 20명이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징계받는 등 노동 조건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포항지부와 포스코지회는 24일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산업재해 실상을 은폐하고 무더기 징계로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려고 한다”며 “지난 1년간 포스코는 노동자에게 지옥이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오는 27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이들은 “포스코 원·하청 노동자 4명이 산재 사고와 돌연사로 목숨을 잃고 34명이 다쳤다”며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정직·감봉 징계를 받은 노동자가 8명이고, 추가로 12명이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포스코에서는 산재 사고로 하청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고용부는 포항제철소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414건을 적발했다. 하지만 포스코에서는 올해도 사망 사고가 잇따르며 ‘죽음의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된 ‘산재 사망 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에서 선정한 ‘최악의 살인기업’ 3위로 꼽히기도 했다. 1위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이 차지했다. 쏟아지는 비판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 15일에도 포스코 포항제철소 3코크스공장 4기 코크스 보관시설 인근을 청소하던 협력업체 소속 30대 노동자가 약 5m 아래로 떨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계속되는 산재 사고로 최 회장이 취임 직후 제시한 ‘기업 시민’, ‘안전한 포스코’ 비전은 헛구호가 됐다. 포스코 지회는 “끊임없는 중대 산재에도 공식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오히려 노조 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징계에는 두 손 걷고 나선다”며 “공동체와 함께 발전하겠다는 기업 시민 모델은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장은 “산재 예방을 위해선 인력을 충원해 2인 1조 작업을 해야 하고, 노조 참여를 보장하는 산재 근절 논의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며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금속노조 탈퇴 회유 협박, 특정노조 가입 강요 등 부당노동행위도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스코는 노사 및 협력사가 참여하는 안전혁신 비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공공부문 정규직화 90%… 19%가 자회사 고용 ‘노·정 갈등’

    공공부문 정규직화 90%… 19%가 자회사 고용 ‘노·정 갈등’

    5명 중 1명꼴로 자회사로 소속 바뀌어 노동계 “고용 불안” 정부 “안정 보장” 도공 톨게이트 1500명 집단해고 투쟁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1호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싸고 노정 사이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정부가 지난 2년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18만 50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내년까지 목표한 인원(20만 5000명)의 90%를 달성했다고 강조하지만 노동계는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겉포장”이라고 지적했다. 전환 방식 중 하나인 자회사 전환을 둘러싼 이견도 있어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운데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인원(18만 4726명) 중 실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원은 15만 6821명(84.9%)이다.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 인원과 실제 전환된 인원이 차이가 나는 것은 기존의 용역계약이 끝나지 않아서다. 나머지 2만 7905명도 계약만료 시점에 맞춰 순서대로 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거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이 끝난 인원을 전환 방식으로 분류하면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 인원이 12만 6478명(80.7%)이고 자회사 전환으로 고용한 인원이 2만 9914명(19.1%)으로 조사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5명 중 1명은 자회사로 소속이 바뀌어 정규직이 된 것이다. 나머지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제3섹터로 고용된 인원은 429명(0.3%)으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전환 방식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비정규직을 기관의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해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은 진정한 정규직 전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노동계의 생각이다. 정부는 자회사 전환이라도 노동자의 실질적인 처우가 개선되며 고용안정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노동계는 결국 간접고용이기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고용 상태를 이어 가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1500명 집단해고 사태가 대표적이다. 도로공사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해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노동조합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집단해고 사태로 이어졌다. 노조원들은 도로공사에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 가고 있다. 이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톨게이트 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로공사에 1500명 집단해고 사태에 책임을 지고 교섭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지난 22일 “일부 공공기관에서 정규직 전환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면서 “(고용 안정을 위해)자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환 방식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회사 방식의 전환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절절한 체험이자 지적”이라면서 “자회사는 또 다른 용역회사일 뿐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는 노동자의 절규에 귀 닫은 정부가 실적을 부풀려서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직장인, 주민자치회 활동 공가 인정

    행안부, 유급휴가 여부 노사협약 따라 자치회 위원 구성 때 추첨제 도입 권장 앞으로 직장인들은 회사에 공가(公暇)을 내고 주민자치회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23일 충남 당진에서 열리는 ‘주민자치 정책박람회’에서 충청남도·한국노총 충남서부지부·현대제철 등 12개 기관과 주민자치회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교환한다고 22일 밝혔다. 노동자가 주민자치회 활동에 참가할 때 공가를 보장하는 게 골자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읍면동 단위로 설치하는 주민자치 조직이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주민총회를 열어 의사결정을 한다. 보통 추첨 등을 통해 20~50명가량 선정한다. 하지만 지금껏 공가로 인정받지 못해 노동자들이 주민자치회 활동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최근 고용노동부에서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법)에 따른 주민자치회 활동은 근로기준법상 ‘공(公)의 직무’에 해당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놨다. 사업주는 노동자가 공의 직무를 위해 공가를 신청하면 이를 보장해 줘야 한다. 다만 공가는 법적인 유급휴가는 아니다.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 등에 유급으로 한다고 명시할 때만 인정받는다. 현재 지방분권법에 따라 주민자치회가 운영되는 읍면동은 모두 214곳이다. 행안부는 또 주민자치회 위원을 구성할 때 추첨제 도입을 권장하기로 했다.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지 않고 결혼이민자·귀농귀촌자·청소년 등 지역 내 소수자도 참여시키기 위한 취지다.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발현된 민주주의의 근본 취지에도 부합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정우 취임 1년간 시총 8조 증발…포스코 ‘날개없는 추락’ 어디까지

    최정우 취임 1년간 시총 8조 증발…포스코 ‘날개없는 추락’ 어디까지

    국내 철강산업을 이끄는 포스코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주가 폭락과 영업이익 감소, 대내적으로는 잇따르는 사망 사고와 노조 와해 논란에 직면했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 노동자들은 직업병 보상 투쟁을 장기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임 1주년(27일)을 맞는 최정우 회장이 이런 ‘사면초가’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7월 27일 최 회장 취임 이후 주가 내리막길 포스코 주가는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27일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8월 1일 시가총액은 29조 1639억 9600만원, 종가는 33만 45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5월 24일 시가총액 19조 9657억 8500만원, 종가 22만 9000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기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9개월여 만에 31.5% 급락한 것이다. 시가총액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영 실적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최 회장이 취임한 시점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 5311억원이었으나 4분기에 1조 2715억원으로 17.0% 하락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2029억원으로 다시 5.4%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1% 하락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7.6% 감소한 1조 111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는데 경기 침체로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값싼 철강 제품이 국내로 들어와 전반적인 철강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기 둔화까지 겹쳐 철강 가격은 더욱 하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철강의 질이 향상되면서 포스코가 내세우는 ‘프리미엄 철강’의 차별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도 철강 기업이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철강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최 회장은 지난해 ‘2차 전지’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미래 신성장을 견인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 전지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글로벌 철강산업의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내적으로는 최 회장의 공격적 투자에 대한 재무적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최 회장이 취임 이후 밝힌 공격적 투자 계획에 따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아직 집행되지 않은 투자 계획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잇단 사망 사고… 경영 실적보단 ‘사람이 먼저’ 최근 잇따른 사망 사고로 최 회장의 ‘안전경영’ 천명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안전다짐대회를 열고 형식보다는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라는 ‘3실(實) 기반’의 안전 관리 해법을 제시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안전은 회사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안전사고 방지 예산을 3년간 기존의 2배 수준인 1조 105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안전 관련 분야 예산 3820억원 가운데 1571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데 이어 올해에도 벌써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회사 측이 사고가 났다 하면 내부 직원 입단속에만 치중하고 ‘안전 캠페인’은 보여 주기식에 그치고 있다”면서 “사측이 거액의 안전 예산을 투입해도 실제로 작업장이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노동자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은 작업표준서를 근거 삼아 ‘작업자가 이런 규정을 지키지 못했다’며 늘 사고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려는 시도를 해 왔다”면서 “포스코는 법 위에 서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지회는 또 직업병 보상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달 26일부터 폐암, 심근경색, 백혈병, 진폐증, 피부질환 등 직업병 의심 사례를 제보받고 있다.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을 본보기로 삼아 포스코를 상대로 업무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장기 투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에서 2년 사이 9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것은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며 “회사는 안전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 회장은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놓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포스코 측은 “연이은 사고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외 안전전문기관과 합동팀을 구성해 제철소의 모든 공장을 점검하고 발견되는 위험요소를 즉시 개선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죽음의 외주화’ 끊지 못하는 ‘포스코건설’ 포스코의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에서도 노동자 사망 사고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10명이 사망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8년 산재 확정기준 사망 사고 다발 건설주체 명단’에서도 포스코건설은 1위에 올랐다. 산업재해 발생이 아닌 확정 시점이 기준이어서 숨진 10명에는 2015년 사망자까지 포함됐고, 이들 모두 하청업체 직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노조 관계자는 “김용균법의 통과로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개정된 법률안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 문제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는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 공사 현장에 다단계 불법 하도급이 만연하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이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 불법 하도급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조 “군대식 조직 문화 속 ‘노조 와해’ 시도 여전” 주장 포스코가 노조 와해를 시도했다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9월 “포스코 사측이 강성노조가 근로자의 권익과 무관한 활동을 다수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작성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포스코지회 관계자는 “문건에는 사측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직원을 선동한다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이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노조를 비방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만 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협박한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와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포스코 노조파괴 중대범죄자 직위 해임과 부당노동행위 재발 방지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계속 이어 오고 있다. 조합원들은 포스코 제선부 소결공장 공장장과 부공장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에 고소하기도 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노조를 용납하지 않는 포스코의 조직 문화는 ‘군대식’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박태준 초대 회장의 경영 철학에 50년에 걸친 ‘무노조 경영’ 과정이 더해지면서 군대식 기업 문화가 뿌리내리게 됐고, 그 잔재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조 관계자는 “포스코에는 군대처럼 내부 전산망을 통해 통제하는 노무관리 시스템이 발달했다”면서 “사측은 근속연수가 오래되지 않고 직급이 낮은 직원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암암리에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취임 100일째인 지난해 11월 공개한 100대 개혁과제에서 “회사의 자랑인 노사 화합 전통을 지속 계승,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 직원은 “최 회장이 무노조 시절 때를 떠올리는 것 같다”면서 “대화와 타협으로 모범적인 노사 문화의 전형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공언도 빈말에 불과한 것 같다”고 했다. 사측은 이런 노조의 입장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주가 급락, 노조 압박, 사망 사고… 포스코 ‘3대 악재’ 휘청

    주가 급락, 노조 압박, 사망 사고… 포스코 ‘3대 악재’ 휘청

    시총 1년새 28% 빠지고, 노조 와해 의혹 올 직원 4명 사망… 노조 ‘장기 투쟁’ 예고국내 대표 철강 기업인 포스코가 주가 하락, 사망사고 다발, 노조 와해 논란 등 3대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앞에도 초라한 성적표가 놓였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직업병 보상을 위한 장기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1년 사이 30% 가까이 폭락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20조 6196억 8600만원, 종가는 23만 6500원을 기록했다.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27일 기준 시가총액 28조 6844억 6900만원, 종가 32만 9000원에서 28.1% 급락한 수치다. 1년 사이 시가총액이 8조원 넘게 증발하면서 순위도 6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영업이익도 꾸준히 하락했다. 23일 발표되는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안팎 감소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의 국제 가격이 오르고 업황이 나빠진 것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원인”이라면서 “올 하반기 철광석 가격 안정과 판매 가격 협상이 주가 반등을 위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이 취임 후 내세운 ‘Safety With POSCO’(안전한 포스코)라는 구호도 말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작업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해 5명에 이어 올해도 벌써 4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노총 포스코노조는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포스코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에 대해 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면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직업병 보상을 위한 장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회 관계자는 “현재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에서 근무하거나 퇴직 후 질병으로 치료 중 혹은 사망한 지 3년이 안 된 노동자를 대상으로 직업성 질환 제보를 받고 있다”면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 지원단체인 ‘반올림’의 사례를 참고해 작업장에 대한 종합진단을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불거진 ‘노조 와해’ 논란으로 포스코는 노동 적대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지난해 9월 포스코지회가 출범했을 때 노조 측은 “포스코 노무협력실 쪽에서 지회를 강성노조, 정치집단으로 규정하고 노조의 정치적 행위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지침을 담은 문건을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포스코 측은 “회사는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으며 노조 와해 목적의 문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박능후 복지장관 “건보 국고지원률 내년 14%로 인상”

    박능후 복지장관 “건보 국고지원률 내년 14%로 인상”

    보건복지부가 현재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3.6% 수준인 국민건강보험 국고지원율을 내년에 14.0%로 약 1조원가량 올리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국고보조금이 13.6%인데, 목표는 0.4% 포인트 올려 14.0%로 만드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올해보다 1조원가량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재정당국도 수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정부는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14%)와 건강증진기금(6%)에서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지원 규정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정부가 미납한 금액은 24조 5374억원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가입자 단체들은 정부가 건강보험 국고보조금은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 건강보험료율만 올리려 한다며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 논의를 거부한 바 있다. 박 장관은 또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케어’ 시행 이후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10월 이전에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박 장관은 “상급종합병원이 경증질환을 진료하면 손해를 보도록 해 자연스럽게 중증질환자만 진료하도록 할 것”이라며 “경증환자가 1차(동네의원)·2차(병원)의료기관만 가도록 강제하기보다 상급종합병원에 경증환자가 오면 병원 측이 알아서 1·2차 의료기관으로 회송하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나의 감으로는 연말에도 기자들과 (장관으로서) 식사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복지부 장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임기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포스코 노조 “더는 노동자 죽음 내몰지 마라”

    “회사가 사망 사고 예방대책 요구 묵살 최정우 회장 사퇴 각오로 대책 나서야” 포스코노동조합이 최근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 등에 대해 회사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노동조합은 18일 성명을 내고 “포스코 노동자를 더는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최정우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으로 포스코 내 복수 노조 가운데 교섭 대표노조다. 노조는 성명에서 “이달 11일 새벽 포항제철소 3코크스 공장에서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고 1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노동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포스코에서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이는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는 안전 관련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고책임자인 최 회장은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함구하고 있다”며 “또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 등 사고의 철저한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 보장, 분기별 위험성 평가 조사, 상시 현장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선택·유연근로제 여야 이견… 환노위 파행

    한국당 “의사일정 합의 땐 회의 열겠다” 민주당 “원내대표 간 결정… 핑계 그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18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고 선택근로제 등 유연 근로제를 논의했으나 여야 간 입장차로 결국 파행됐다. 고용소위는 이날 회의 개최에 앞서 노동계와 재계 관계자들을 불러 근로기준법상 유연근로제 확대와 관련해 의견을 청취한 뒤 회의를 이어가려 했다. 재계에서는 한국경총 김영완 노동정책본부장, 한국IT서비스산업회 채효근 전무가, 노동계에서는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 한국노총 김상일 IT사무서비스연맹 부장이 참석했다. 재계는 일본이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3개월로 연장한 사례를 들어 “일본과의 경쟁을 위해 우리도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없던 선택근로제 사안을 왜 새로운 안건으로 올리느냐”며 맞섰다. 자유한국당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 3개월에서 당정안인 6개월로 늘리는 대신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도 3∼6개월로 확대하는 ‘패키지 딜’을 제안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거부 입장으로 양측 간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이렇듯 노사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데다 탄력근로제뿐만 아니라 본회의 의사일정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예정됐던 법안 논의는 무산됐다. 특히 법안 내용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본회의 의사일정 합의에 발목이 잡힌 셈이 됐다. 고용소위 위원장인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노사 의견 청취 후 “더불어민주당에서 18~19일 양일간 본회의를 열자고 해놓고 안 받아주고 있다”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때문인 것 같은데 의사일정을 합의해주면 바로 회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본회의에 상정) 하겠다는 데 그것을 여당이 보이콧하고 있다”며 “여당이 먼저 풀면 순전히 다 가는 부분인데 왜 그것을 안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본회의를 양일간 열지, 하루만 열지는 원내대표 간 결정사항”이라며 “본회의를 핑계로 법안소위 자체를 거부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포스코 노조 “더는 노동자 죽음 내몰지 마라”

    포스코노동조합이 최근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 등에 대해 회사 경영진의 책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포스코노동조합은 18일 성명을 내고 “포스코 노동자를 더는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최정우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으로 포스코 내 복수 노조 가운데 교섭 대표노조다. 노조는 성명에서 “이달 11일 새벽 포항제철소 3코크스 공장에서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고 1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노동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포스코에서 지난해 5명, 올해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는데 이는 안전에 대한 투자와 예방대책 요구를 회사가 묵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회사는 안전 관련 대책이 미비하다는 의견을 무시한 채 탁상행정에만 의존했고 최고책임자인 최 회장은 사망사고와 관련해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함구하고 있다”며 “또다시 사망사고가 난다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사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원가절감을 위한 1인 근무 등 사고의 철저한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관련법 위반이 드러나면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조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 보장, 분기별 위험성 평가 조사, 상시 현장 감시 체계 구축 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최저임금에 화난 노동계 “최저임금위 위원 전원 사퇴”

    최저임금에 화난 노동계 “최저임금위 위원 전원 사퇴”

    한국노총 추천 최임위 노동자위원 5명 사퇴민주노총이 추천한 위원들도 “그만 두겠다”한국노총 이의제기서 제출 및 재심의 요구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추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노동자위원이 전원 사퇴했다. 민주노총 추천 최임위 위원이었던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최임위 노동자위원이 전원 사퇴하게 됐다.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 장관에 “최저임금 결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이의제기서를 제출하고 재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17일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이 추천한 노동자위원(5명) 모두의 동의를 얻어 즉각 (최임위 노동자위원) 총사퇴하기로 결의를 했다”면서 “현재의 최임위 구조에서 노동자위원들은 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어떠한 역할도 할 수 없으며 단지 사회적 합의라는 구색 맞추기 용도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최저임금 결정 안이 절차와 내용에 심대한 하자가 있어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청한다”면서 “정부가 이의제기를 수용한다면 총사퇴를 재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소속 최임위 노동자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표결 과정 전과 후의 내용과 절차상의 문제는 매우 잘못되고 불공정했다”라면서 “특히 공익위원의 역할이 매우 아쉬웠다. 최임위 공익위원으로서 법이 정한 결정기준에 부합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함에도 내용·절차상 많은 문제와 하자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위원회 27명 위원이 전원 참석해 표결을 통해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결정했지만, 최저임금법이 정한 목적과 취지, 결정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공익위원들이 사용자위원의 삭감안 제출을 방조해 실질 삭감안으로 결정됐기에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의를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이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할 때 ‘경제 상황’, ‘국민의 여론’,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제도개선’,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이 마치 결정기준인 듯 언급하였지만 이는 현행 최저임금법에서 규정하는 최저임금 결정기준이 아니다”라면서 “위원장이 언급한 결정기준으로 2020년 적용 최저임금을 심의하였다면 최저임금법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제4조에서는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이의제기서를 제출하면서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최임위에서 지금껏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적은 없다. 다만 최임위 노동자위원이 전원 사퇴한 상황에서 경영계에서 요구하는 최저임금 업종·규모별 차등적용 문제를 논의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50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한 무거운 책임감과 최임위 운영에 대한 항의를 담아서 민주노총 소속 3명은 최임위 노동자위원을 사퇴한다”면서 “최저임금 논의를 부당하게 이끌어간 공익위원 역시 9명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한국노총 역시 공익위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최임위 노동자위원은 9명이다. 민주노총 추천 4명과 한국노총 추천 5명으로 구성된다. 최임위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하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양대 노총 최임위 노동자위원 전원사퇴로 이어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일학습병행제·아우스빌둥 강화… 일자리 수급 불균형 해결 매진”

    “일학습병행제·아우스빌둥 강화… 일자리 수급 불균형 해결 매진”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형마트에는 무인계산대가 속속 들어선다. 제조업에선 모든 공정을 기계가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가 주목받는다. 기계에 자리를 내준 인간의 노동이 이대로 종말을 맞이할 거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2017년 12월 취임한 김동만(60)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 요즘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이유기도 하다. 김 이사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 전반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명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산업이 신기술로 바뀔 것이기 때문에 일자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1978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그는 30여년간 노동운동에 몸담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위원장을 거쳐 제25대(2014~2017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노동운동을 할 때와는 어떻게 다른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많은 노동자가 양질의 일자리를 갖도록 일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다만 과거에는 ‘일자리를 지키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자리에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사람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느꼈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있다. 아무리 창의적인 정책이라도 신뢰가 없으면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 현장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일자리 서비스를 실행하는 게 목표다.” -일자리 문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말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보다도 국민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청년 일자리만큼은 정부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던 시기에는 대학만 졸업해도 원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나라에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일자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는 청년들은 중소기업으로 잘 가지 않으려고 한다.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단에서 하는 일은. “‘일학습병행제’가 있다.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길러 내는 공단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기업이 특성화고나 전문대 등에 다니는 청년을 ‘학습 근로자’로 채용한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청년은 학교에선 이론, 현장에선 실무 교육을 받는다. 과정이 끝나면 평가를 통해 자격 또는 학위를 받는다. 도입한 지 5년 만에 참여자가 8만 3000명, 학습기업이 1만 4000곳을 넘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융합형 고숙련 일학습병행제’(P-TECH)도 지난해 13개 전문대학에서 올해 30여곳으로 확대했다. 2022년까지 6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훈련 프로그램 개발이나 운영에서 기업에 자율성을 최대한 주는 민간자율형 일학습병행제인 ‘아우스빌둥’도 도입했다. 올해 300명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확대한다. P-TECH와 아우스빌둥은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정책이다. 자부심을 가지고 추진하겠다.” -전 정권의 유산인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은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 “좋은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NCS가 그렇다. 채용·교육·평가·승진 등 인적자원체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NCS를 체계화하면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등 장기적으로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가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권이 교체된 직후에는 NCS를 부정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NCS 기반 채용 시험 문제를 외부 민간기관에 위탁하는데 이 과정에서 질 나쁜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단은 앞으로도 이런 문제를 없애면서 NCS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샘플 문항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NCS에서 제시하는 능력 분류를 개발하거나 폐지할 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겠다. 산업계와 노동계의 참여를 제도화하며 현장의 활용도를 고려해 등급을 부여하는 등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하겠다.” -4차 산업혁명에 공단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노조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러미 리프킨의 저서 ‘노동의 종말’은 필독서다. 기업이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공장에 가 보면 다 스마트팩토리다. 사람을 뽑지 않는 것이다. 마트에서도 무인계산대가 많아진다. 계산원을 점점 줄이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 전반에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앞으로 노동시장은 더욱 변화무쌍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쁜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기존 산업이 신기술을 활용한 산업 분야로 대체돼 오히려 생산성과 일자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미국 노동통계청은 2016~2026년 정보통신(IT) 직종에서만 54만 60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과 노동자는 함께 성장해야 한다. 공단은 생산성 증대는 물론 국민의 평생 고용역량을 높이고자 신산업과 신기술 훈련 기반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단지별로 신기술 훈련 수요를 반영해 전문 공동훈련센터를 지원한다. 3차원(3D)프린터·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유망한 분야의 국가기술자격도 새로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신기술 분야와 관련된 교육·훈련과정을 이수하면 기존에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에 신기술 분야 능력을 추가로 기재하는 ‘융합형 자격제도’(가칭)도 도입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240원 후폭풍 맞은 최임위 “아바타 공익위원 사퇴하라”

    240원 후폭풍 맞은 최임위 “아바타 공익위원 사퇴하라”

    민주노총 소속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노동자위원 3명이 내년 최저임금 의결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공익위원들의 전원 사퇴도 촉구했다. 공익위원들이 정부의 ‘아바타’ 역할을 하면서 근거도 없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이 표결로 정해져 별도의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50만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한 무거운 책임감과 최임위 운영에 대한 항의를 담아서 민주노총 소속 3명은 최임위 노동자위원을 사퇴한다”면서 “최저임금 논의를 부당하게 이끌어간 공익위원 역시 9명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임위는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했다. 백 사무총장은 “(최임위는) ‘답정회’(답을 정해 놓고 하는 회의)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면서 “(공익위원들은) 처음부터 초지일관 정부의 아바타 역할을 했던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결정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경제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만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주호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최저임금법 4조 ‘최저임금의 결정기준’에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네 가지를 고려해 정해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법적 근거와 기준 없이 사측 안이 일방적으로 관철됐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위원들은 공익위원들이 사회적 대화인 최임위를 진행하는 방식에 더 분노했다. 백 사무총장은 “노동자위원들이 14일까지 의결 연기를 요청했음에도 공익위원들은 12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노동자위원들이 응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표결하겠다고까지 했다”고 성토했다. 이 정책실장은 “사회적 대화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민주노총의 대화 참여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임위 노동자위원은 모두 9명으로, 민주노총 추천 4명(내부 3명, 외부 1명)과 한국노총 추천 5명으로 구성된다. 민주노총 추천인 청년유니온 김영민 사무처장은 사퇴를 위한 내부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16일 상무집행회의에서 논의 후 (사퇴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임위 부위원장인 임승순 상임위원(고용노동부 당연직)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출 근거 논란을 해명했다. 그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가 제시한 최종안에서 표결로 정해졌기 때문에 별도로 산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얼마가 적절한지 합의한 적은 없었다”면서도 “최근 미중 무역 마찰이나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점에서 공익위원들이 사용자위원 안에 더 지지를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공익위원 전원 사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주노총 최저임금위원 전원 사퇴… “공익위원도 사퇴하라”

    민주노총 최저임금위원 전원 사퇴… “공익위원도 사퇴하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추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전원 사퇴한다고 밝히고 공익위원들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5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의 최저임금 노동자위원 전원 사퇴는 부당함에 대한 항의와 함께 준엄한 자기비판과 무거운 책임을 절감한 당연한 결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9명 가운데 민주노총 추천 위원은 4명이다. 나머지 5명은 한국노총 추천 위원들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공익위원 또한 9명 전원 사퇴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회의 과정에서 공익위원은 사실상 ‘최저임금 구간 설정’을 시도했고 회의 날짜를 바꿔 논의를 좀 더 이어가자는 민주노총과 노동자위원 호소는 거부했으며 퇴장하면 바로 표결하겠다는 협박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했다. 노동계는 이를 사실상 ‘소득주도성장 폐기’로 간주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민주노총 “노정교섭 파탄” 한국노총 “노동존중사회 물 건너가”

    업종별 차등적용 땐 노사 갈등 극대화 민주노총, 18일 전국 동시 총파업 추진 ‘최저임금 참사’(한국노총), ‘소득주도성장 폐기 선언’(민주노총).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240원)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된 직후 양대 노총이 각각 내놓은 비판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기대를 걸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늬만 정규직’인 공공부문 자회사 전환에 이어 최저임금까지 사실상 삭감됐다며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4일 “비정규직에 대한 정부의 기조가 ‘반동’으로 돌아섰다고 본다”면서 “사실상 노정교섭은 파탄 났다. 정부는 여당과 합심해 7월 국회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부 주도의 사회적 대화에 적극 참여해 온 한국노총도 “최저임금 1만원을 통한 양극화 해소와 노동존중사회 실현은 불가능해졌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도 인정했듯이 이번 결정으로 대통령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어려워졌다. 노동계는 내년에 6.4%는 인상해야 202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이 금액을 제시했지만, 공익위원들은 경영계의 안을 받아들였다. 특히 올해부터 확대된 최저임금 산입범위가 적용되고 있어 저임금 노동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산입범위란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더하는 급여의 항목을 뜻한다. 지난해 국회는 최저임금액의 25%(올해 기준 월 39만 3000원)를 초과하는 정기상여금과 7%(월 11만원)를 넘는 복리후생비도 최저임금에 포함하기로 해 올해 1월부터 적용됐다. 산입범위에 포함되는 비율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게 돼 있다. 배동산 민주노총 교육공무직지부 정책국장은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 이미 교통비와 급식비(월 6만 8000원)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돼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내친김에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의 업종·규모별 차등적용까지 관철하려 한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으로 참여한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만약 주휴수당이 폐지되면 노동계 전체가 투쟁사업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전국 동시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15일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연다. 이달 국회에서 노동계가 우려하는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관련 법이 통과되면 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약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않아 노동계가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소장은 “소득주도성장이나 임금격차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지 대안이 나와야 노동계를 설득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 선거 때에는 저임금 노동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이런 논의 자체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 대통령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못 지켜…송구스럽다”

    문 대통령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못 지켜…송구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이었던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이번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으로 사실상 물 건너감에 따라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한 지난 12일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달성할 수 없게 됐다. 경제환경, 고용상황, 시장 수용성 등을 고려해 최저임금위가 고심에 찬 결정 내렸다”며 이같이 언급했다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책실장이 진솔하게 설명해 드리고 경제부총리와 상의해 보완대책을 차질없이 꼼꼼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김 실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언급을 소개한 뒤 “대통령 비서로서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다만 정책실장으로서 간곡히 양해를 구한다”며 “경제는 순환이다. 누군가의 소득은 다른 누군가의 비용이다. 소득·비용이 균형을 이룰 때 국민경제 전체가 선순환하지만, 어느 일방에 과도한 부담이 되면 악순환의 함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표준 고용계약 틀 안에 있는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상시 근로자 비중이 느는 등 고용구조 개선을 확인했고 이런 성과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임금노동자와 다를 바 없는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 등 표준 고용계약 틀 밖에 있는 분들에게 부담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건보료 지원 등을 통해 보완 대책을 마련하고 충격 최소화에 노력했으나 구석구석 다 살피기에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단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더구나 최저임금 정책이 을과 을의 전쟁으로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정쟁의 빌미가 된 것은 가슴 아프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번 결정은 갈등관리의 모범적 사례가 아닌가 한다”며 “전문가 토론회 민의 수렴과정 등을 거쳤고 그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며 “예년과 달리 마지막 표결 절차가 공익위원뿐 아니라 사용자 위원 근로자 위원 전원이 참석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 것은 최저임금 문제가 더는 갈등과 정쟁의 요소가 돼선 안 된다는 국민 모두의 공감대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자리를 빌어 최저임금위원장과 많은 어려움에도 자리를 지킨 근로자 대표 위원들, 한국노총·민주노총 위원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사노위 중심으로 노사관계의 여러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변함없는 원칙”이라며 “전제조건 중 하나가 정부와 노조 간 상호신뢰를 다지는 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며,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번 결정이 노정관계의 신뢰를 다지는 장기적 과정에 장애가 안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최근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 소재·장비·부품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모든 주체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환경을 만드는 데 노사정이 의지와 지혜를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차제에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김 실장은 “이번 최저임금 결정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나 포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이런 오해는 소득주도성장이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좁게 해석하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인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은 현금 소득을 올리고 생활 비용을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넓히는 다양한 정책의 종합 패키지”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결정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 기대를 넘는 부분이 있다는 국민 공감대를 반영한 것이며, 최저임금뿐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넓힘으로써 포용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는 국민명령을 반영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명령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정책 패키지를 세밀하게 다듬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아가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공정경제와 선순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경제부총리와 협의해 정부 지원책을 촘촘하게 마련하고 내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에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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