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개발 전망과 한국 역할」/가나모리 히사오
◎러 자원·중 노동력·한일 기술력 상환 보완/연변의 80만 한인도 경제발전의 활력소
가나모리 히사오(금삼구웅)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이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의 공동초청으로 1일 롯데호텔에서 「동북아 개발전망과 한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세계경제의 부침」「안정적인 일본경제」등 20여권의 저서를 낸 가나모리 이사장은 UNDP(유엔개발계획)가 주관하는 「두만강 개발」프로젝트에 초창기부터 참여하는등 동북아 개발협력문제에 많이 기여해온 국제적 권위자이다.
동북아경제권에 대한 자금조성과 관련,한국측이 제안한 「동북아개발은행」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어 구상단계에서 실행단계로 접어든 느낌이다.미국도 석유,천연가스개발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호주도 진출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도 현재 포화상태인 동남아지역에서 「동북아경제권」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이는 최근들어 동북아지역의 정치적 관계가 개선됨으로써 경제권이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북아경제권은 동해연안을 중심으로 한 6개국,즉 러시아의 극동지역,중국의 동북지방(흑룡강성·길림성·요령성),몽고,북한,한국,일본등 6개국에 의해 형성되는 경제권을 말한다.이 경제권은 지리상 가까운 이질적 국가들간에 서로 부족한 것을 교환해 발전하자는 자연발생적 성격이 강하다.이들 지역의 경제규모는 5조달러 정도로 EU(유럽연합),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NAFTA(북대서양자유무역협정)등과 대등하거나 우월한 위치에 있다.
일본에서는 특히 동해연안의 지방자치단체가 동북아경제권에 대한 관심이 높다.이는 태평양전쟁 이후 일본의 경제가 태평양연안을 위주로 발전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치가와,니가타등 동해연안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제적 번영을 꾀하기 위해서이다.역사적으로도 동해연안지역은 한국,중국,러시아등 주변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동북아경제권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러시아의 천연자원,중국의 노동력,한국과 일본의 기술과 자본력등 강점이 서로 달라 경제적으로 상호보완성이 강하기 때문에 협력이 구체화되면 커다란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북아경제권 구상이 발표된지 7년이 지남에 따라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그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중국인과 러시아인간의 비자없는 국경무역이다.하바로프스크를 중심으로 과열조짐을 보이자 양국이 제재를 가해 최근들어 주춤한 상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이와함께 합작기업의 설립도 사회간접자본의 미비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
가장 흥미있는 것은 두만강 지역 개발계획으로 이것도 지난 90년에 발족된 이후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다.현재 중국의 방천에 항구(두만강변의 항구)를 조성하는 방법,두만강 하구에 홍콩과 유사한 국제도시를 만드는 방안 등이 나오고 있다.이것 역시 인프라의 미비,자금부족,시장경제에 대한 경험부족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두만강지역 개발에 대한 UNDP의 추계에 의하면 앞으로 20년간 3백억달러,중국측은 50년간 1천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북아경제권의 형성은 경제 뿐만아니라 문화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므로 각국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막대한 경제력을 갖고있는 일본은 동북아경제권 형성을 위해 자금,기술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할 것이다.
한편 한국에 대한 기대도 크다.이 지역 두만강 북쪽에 위치한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구에는 80여만명의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는데 과거 화교들이 동남아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것처럼,동북아 경제권형성에 조선족들이 적극 참여토록 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