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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관계 로드맵’ 새틀짜기] 복수노조·전임자 급여 최대쟁점

    [‘노사관계 로드맵’ 새틀짜기] 복수노조·전임자 급여 최대쟁점

    현대자동차의 12년 연속파업,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불법점거 농성 등 올해도 노사의 극한 대립은 어김없이 나타났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갈망하고 있다. 정부도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두 만족하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판단,2003년 9월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일명 노사관계 로드맵)’을 마련해 노사정위원회에 부쳤다. 노사정위의 논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이제 입법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노사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이 법안의 쟁점들을 짚어본다. ■ 경총 입장 들어보니 경영계 역시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와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를 노사관계 로드맵의 핵심사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노사관계 로드맵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교섭창구 단일화와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만큼은 도저히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경총은 이들 2가지 사안이 노사간 대립과 갈등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믿고 있다. 경총은 우선 ‘1사 1교섭 1단체협약’을 원칙으로 해 사업장 내 모든 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섭권은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를 교섭 당사자로 인정하고,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투표를 통해 조합원 다수의 찬성을 얻는 노동조합을 교섭당사자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또 근로자간 근로조건의 통일을 위해 단일화의 대상 및 교섭단위는 근로조건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장을 기준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소수 노조의 난립방지, 실질적인 단결체로서의 요건 미비로 인한 잦은 해산 및 이합집산 방지, 대표성 여부에 대한 논란방지 등을 위해 단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노조의 설립요건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근로자 20인 이상의 동의’ 또는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있는 근로자 10% 이상의 동의’ 등의 규정 도입을 바라고 있다. 특히 경영계는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는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내년부터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조 규모별로 노사협의로 최소한도의 전임자 급여 지원에 대해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예외규정은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 원칙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법제화는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동계 입장 들어보니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조활동을 묶고 부당노동행위 요건의 완화를 통한 고용 유연화에 초점이 모아진 정부의 독단적인 안에 가깝습니다.” 이민우 한국노총 정책국장은 노사관계 로드맵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노동계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국노총은 그동안 정부가 제시한 노사관계 로드맵이 노사를 배제한 채 정부가 독단적으로 내놓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노사관계 로드맵이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의 요건을 완화하는 고용 유연화를 강조한 나머지 파업을 최소화하고 노조활동을 저해하는 등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와 노동 3권의 실질적 보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국제기준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최대 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복수노조 허용,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제기준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노조 문제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기준인 ‘결사의 자유’ 원칙에 따라 하나의 기업단위에서 복수의 노조가 설립된다 하더라도 노조설립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복수의 노조가 설립된다 해도 과반수를 확보한 노조든 여러 개의 노조끼리 연합해 단일화한 노조든 단체교섭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복수의 노조가 조직된다 해도 노동3권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완강했다. 이 국장은 “ILO에서도 해당 국가가 입법적으로 관여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수차례에 걸쳐 권고했다.”면서 “이 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대표자에 대한 임금지급 문제는 “앞으로 노사관계에 있어서 대화와 참여의 동반자적 노사관계로 나아갈 것인지, 대결과 갈등의 대립적 노사관계로 갈 것인지에 바탕이 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조 전임자 급여 ·복수 노조 설립 참여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 노사관계법과 제도를 국제기준과 우리의 현실에 맞게 개선하자는 것이 국정과제의 하나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2003년 5월부터 12월까지 노사관계 전문가 15인으로 ‘노사관계제도 선진화 연구위원회’를 구성,‘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조정법, 노동위원회법,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근로기준법 등 4개법 분야의 34개 개선과제를 담고 있다. 정부는 2004년 6월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구성, 이를 논의한 뒤 2007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 대표들의 불참으로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다 지난 5월부터 입법화를 위한 논의가 다시 진행돼 노사정이 막바지 합의안 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합의 시도, 하지만 전망은… 노사정은 10일 열리는 제8차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로드맵의 주요 항목에 대해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민주노총에서 열린 제7차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영 경총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상수 노동부장관, 조성준 노사정위원장 등이 약속한 것이다. 이들은 이미 7차 회의에서 실업자 조합원 자격 부여, 쟁의행위 규제 합리화 등 17개 과제에 대해 결론을 도출키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합의가 도출되는 항목부터 입법화를 추진,9월쯤 예고를 거쳐 연내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특히 노동계는 오는 29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ILO 아태총회와 전임자·복수노조 문제 등에 대한 내부 논의에 시간이 소요된다며 논의 시한을 또다시 연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영계는 외형상 로드맵의 입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논의에는 다소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노동계가 반대하는 전임자 급여 금지규정이 개정될 경우 로드맵 자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자 문제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가 관건 로드맵 34개 과제 가운데 현재 입법화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24개 과제다. 여기에는 실업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는 것 등을 비롯해 긴급조정제도, 직권중재제도, 부당해고제도, 경영상 해고제도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한마디로 노동운동, 나아가서는 노사관계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새로운 법·제도가 만들어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최대의 분수령은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 금지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문제가 어떻게 합의돼 조정되느냐에 달려 있다. 이 부분은 노사 모두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조 전임자 급여지원은 노사자율로 정할 사항”이라면서 “급여지원을 중단하면 노조존립을 위협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원은 잘못된 관행이며 이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 복수노조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계는 노조의 힘 분산과 노동3권의 훼손 등을, 경영계는 교섭상의 혼란을 각각 우려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복수노조 허용은 노사관계에 일대 변화를 초래할 사안인 만큼 공정한 대표와 단체교섭의 효율적인 진행 등을 고려, 과반수 대표제나 비례 대표제 등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포스코는 지난달 21일까지 8일 동안 포항 본사를 점거농성했던 포항지역건설노조 및 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손배 청구액은 재물손괴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산정해도 대략 18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노조나 노조원들의 불법적인 쟁의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의 인정범위와 사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포스코 손배 청구액 18억원 될 듯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쟁의행위가 불법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법당국이 현재 노조원 58명을 무더기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 등 불법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에 대해서는 민사책임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불법쟁의로 인한 책임은 철저히 묻고 있다. 특히 노조와 함께 노조원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93년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91년 6월 발생한 불법쟁의에 가담한 대구의 한 병원노조 간부들에게 500만원의 공동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불법 쟁위행의를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한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 쟁의행위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 모든 손해로 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2004년 판결에서 서울시지하철공사 노조와 노조간부 68명에게 “노조는 물론, 간부들도 개인자격으로 연대해 4억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불법 쟁의행위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5일에도 철도노조의 2003년 불법파업에 대해 40%의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이어지면서 불법 노사분규와 관련, 노조 또는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2004년에는 7개사가 67억 2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비해 2005년에는 16개사가 187억 25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특히 노조위원장 등 개인을 상대로 186억 4000만원을 손배 청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 등 사례처럼 특정 분규사업장이 장기간 불법 점거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판결은 법적근거 불과” SK㈜ 울산컴플랙스는 현재 울산건설플랜트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과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3월17일부터 5월27일까지 SK정유탑 등을 점거하며 71일간 농성을 벌였다. 이에 회사측은 정유탑 점거자 3명에게 2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노조간부 3명과 집행부 4명에게는 22억여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경제적 능력으로 볼 때 실제 배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법적 책임을 묻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노조원 대부분이 배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실제로 배상을 받은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압류 조치가 전부였다. 가압류 신청은 14개사 30억 11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형 사업장 노조의 경우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노동조합비를 압류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확정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변해 회사측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노조를 상대로 24억 40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철도공사 관계자도 “판결은 법적 근거에 불과하다.”면서 “가압류 문제 등을 노조와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교육원 원창희 박사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이 노사양측의 협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박경호기자 yidonggu@seoul.co.kr ■ 손배訴 보는 노사 입장 법조계 일각에서는 노조 또는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이 확정하는 추세에 반발하고 있다. 엄격히 규정돼야 할 파업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재야 법조계의 상당수 변호사들은 법원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주고 있어 파업권 등 노조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권두섭 변호사는 “손해배상 판결이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회사측이 판결 자체를 노조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고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 노조원의 재산을 가압류 상태로 묶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정길오 한국노총 선전본부장은 “90년대 후반부터 불법쟁의에 대해 형사소송 이외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면서 “쟁의행위의 원인과 배경을 같이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노조의 불법성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일용직 노동자들인 포항지역건설노조원에게 배상능력이 있겠느냐.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노조를 압박하려는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사용자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입장은 다르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한데 유독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노조와의 막판협상 단계에서 당장의 손실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가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상조건에 동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합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노조, 정부 모두가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회적 지지 이끌어내는 노동운동으로 변화하라 노동조합은 법으로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조직이다. 노조활동에 회사측이 개입하려 하거나,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돼 있다. 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을 하더라도 노동조합은 파업피해를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법은 전적으로 노동조합 편이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해 국가가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노사관계의 법치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매우 불편한 환경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노동조합에 이는 최상의 활동조건이다. 미국과 일본의 노조가 한가한 이유 중에 하나는 노동자들의 개별소송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법제도를 통한 갈등조정이 단체행동을 대체해 가는 추세인 것이다. 유럽의 노동조합들이 매우 강력한 교섭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는 이유는 노사가 모두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이해다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리 노사관계가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하나의 증거는 법치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해진 법과 원칙이 노동계에 매우 불리한 때가 있었다. 한때 법과 원칙이 공안적 대처를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법과 제도는 정비되었고 이제 활용하기에 따라 노동운동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왜 재계와 정부만의 바람이어야 하는가를 노동계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OECD국가 중 유일하게 많은 구속자와 손배·가압류가 매년 발생하지만 우리 노사관계는 아직도 불법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포항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건물 점거농성 사건은 불법을 불사하고 힘의 논리로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잘 보여 준다.1500명이 넘는 결코 젊지도 않은 노동자들이 10여일씩 좁은 건물 내에서 농성할 때는 무엇인가 절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이들이 왜 분노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침묵했다. 절차와 방식 면에서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법적인 여러 구제수단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이 절차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할 때 이를 지지하고 변호할 사람은 많지 않다.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는 집단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관용하려 하지 않는다.1987년 이후 국민들은 그런 행동에 너무나 지쳐 있다. 짜증내고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노동운동은 이제 좀 낯설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정책역량과 사회적 지지를 동원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그리고 여러 법·제도적인 보호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논리의 힘”을 믿지 않고 “힘의 논리”에 계속 매달려 있을 때 그 조직은 발전하기 힘들다.
  • 경총 “反FTA 총파업 중단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환율하락, 유가인상, 내수·설비투자 위축,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노동계가 한·미 FTA 협상 반대를 내걸고 총파업을 하려는 것은 산업활동을 마비시키고 국가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게 함으로써 결국 일자리를 없애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작년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령 28세

    지난해 취직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령은 28.2세, 평균 학점은 3.55점(4.5만점), 토익 점수는 700점 이상으로 조사됐다. 또 출신학교는 서울소재 대학이 43.9%, 지방소재 대학이 54.9%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종업원 100인 이상 기업 37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평균 연령은 28.1세, 학점은 3.52점이었으며, 지방 대학교 출신 비율이 64.8%, 토익은 700점대가 37.9%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비제조업은 평균 연령 28.3세, 학점은 3.61점이었으며, 서울 4년제 대학교 출신 비율이 66.7%, 토익 800점 이상이 45.5%를 차지했다.이는 제조업의 경우 주요 생산라인이 지방에 분산돼 있어 적응에 어려움이 적은 현지 인력의 채용을 선호하는 반면 본사가 서울에 집중된 금융·보험·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울소재 대학교 출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경총은 분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내년부터 노조전임 급여금지 경총 단협 지침

    대기업 임금동결을 주문했던 재계가 단체협약에서도 ‘강수’를 두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골자로 한 ‘2006년 단체협약 체결지침’을 전국 사업장에 배포했다. 경총은 올해 임단협에서 노조전임자의 처우와 관련한 기존 내용을 삭제하고 전임자 급여 지급금지를 단체협약에 규정토록 했다. 특히 기존 단협의 개정 여부와 관계없이 노조전임자 급여 관련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1월부터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전면 금지토록 했다. 경총은 또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 및 채용 문제는 사용자의 고유권한인 만큼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재확인했으며, 기간제 근로자 사용과 관련한 사유제한 규정을 단협에 명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동일노동 동일임금’ 명시 요구 등도 받아들여서는 안되고 조합원의 범위에 비정규직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도록 제안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총, 올 임금인상률 기준 제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3일 ‘2006년 경영계 임금조정 기본방향’을 통해 올해 임금인상률 기준으로 2.6%를 제시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체나 고임금(평균 임금의 1.5배 이상) 대기업은 동결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대기업 임금인상률은 8.8%로 예상됐다. 경총은 지난해의 경우 근로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동결, 나머지 사업장은 3.9% 인상안을 제시했었다. 한편 한국노총은 자체 조사한 생계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근거로 올해 정규직 임금인상 요구율을 월고정 임금총액 기준으로 9.6%, 비정규직은 19.2%를 각각 제시한 바 있어 임금인상폭을 둘러싼 경영계와 노동계의 갈등이 예상된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성장 과실 경영진만 챙기나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중 주총을 개최했거나 계획을 밝힌 63개 상장사의 이사 1인당 평균 보수한도가 지난해보다 16.7%나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임금을 2.6% 올리되 수익성이 떨어지는 업체나 고임금의 대기업은 동결토록 사용자측에 권고했다. 환율 강세와 유가 급등, 노사관계 불안 등으로 저성장 함정에 빠져들 수 있는 만큼 당장의 성과배분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경총의 임금인상 자제 논거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성장의 과실은 경영진이 챙기고 경영 위험비용은 근로자가 모두 전담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재계는 지금까지 국제경쟁력 약화나 반기업 정서 심화가 노조의 과도한 내몫 챙기기 때문인 양 매도해왔다. 비정규직의 차별 역시 정규직 노조의 양보 거부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대주주 배당 또는 이사 보수한도 확대 등으로 자신들의 배부터 불린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반시장’‘반자본’이라는 용어를 동원하며 비난했다. 이러고도 어떻게 비상경영을 운운하며 근로자에게 임금 동결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지금의 기업 경영구조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카지노 경제’라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 ‘아니다’라고 맞설 수 있겠는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풍조와 더불어 중산층이 몰락하면서 빈곤층은 급속히 확산돼 왔다. 대신 극소수의 가진 자들은 ‘파이’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당면 현안으로 대두된 양극화 심화의 원인이다. 청와대가 올 들어 연속기획물로 연재하고 있는 ‘비정한 사회, 따뜻한 사회’에서 ‘비정한 사회’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이처럼 도덕적 균형감각을 상실한 배분논리로는 사회통합은커녕 불안만 키울 뿐이다. KT&G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외국계 펀드 아이칸측은 근거가 불충분한 이사의 보수한도 인상을 문제삼고 있다고 한다. 주주 이익보다 경영진의 배부터 불린 결과다. 경영진들은 늘린 보수한도로 내 주머니를 채우려다가 더 큰 것을 잃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길 바란다.
  • 경총 이수영회장·서울상의 손경식회장 재선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이수영 회장과 김영배 상근 부회장을 재선임했다. 지난 2004년 2월 김창성 전 회장 후임으로 경총 회장에 오른 이 회장은 재선임됨에 따라 2008년 2월까지 경총을 이끌게 된다. 경총은 또 이날 올해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을 가졌다. 대기업 부문 대상은 SK케미칼, 우수상은 호남석유화학, 중견·중소기업 부문 대상은 한국후지필름, 우수상은 서희건설이 수상했다. 또 서울상공회의소는 이날 정기의원총회를 열고 손경식 현 회장을 제19대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선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다음달 22일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제 19대 회장을 선출한다. 대한상의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이 맡는 것이 관례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민노총 파업땐 공장 해외로” 경총회장의 ‘압박’

    “민주노총이 파업을 한다면 기업인들도 ‘스트라이크(파업)’를 할 것이다.” 비정규직 법안, 노사관계 로드맵 등 노동입법을 둘러싸고 노사간 대치가 첨예한 가운데 ‘경영계 수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기업인들의 파업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공장 이전’을 내세워 정치권과 노동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9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직 정부로부터 비정규직 법안을 공식 통보받은 바 없지만 현 정부안은 재계의 요구보다는 노동계의 의견을 많이 받아 들인 것”이라면서 “그것마저도 싫어 파업한다는 것은 경제시스템을 혼란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민노총 파업 등으로 비정규법안이 너무 노동계쪽으로 편향되면 기업인들도 파업을 할 것”이라면서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국내 공장을 접고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로 가는 등 파업이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노동계 못지 않게 정치권으로도 화살을 날렸다. 이 회장은 “민생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정규직법, 노사관계 선진화법 등은 표를 의식하지 말고 경제사회적인 측면만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포스코 ‘투명경영 大賞’ 수상

    포스코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주는 ‘제2회 투명경영 대상’을 받았다. 경총은 8일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제2회 투명경영 대상’ 시상식을 갖고 대상에 포스코, 우수상에 한진해운, 한국서부발전, 동부화재를 각각 선정했다. 포스코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사외이사 비중 확대 및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운영, 집중투표제·서면투표제 도입 등에 따른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시 및 견제기능 강화, 중소기업 상생경영, 사회공헌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끊임없는 경영혁신과 함께 경제적 수익성, 환경적 건전성 및 사회적 책임성을 균형있게 추구해 전세계에서 ‘가장 투명한 모범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총 연찬회서 본 한국경제의 갈길

    환율불안, 고유가 등으로 인해 그 어느 해보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8일 서울 조선호텔에 가진 ‘제29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볼프강 클레멘트 전 독일 경제노동부 장관이 제시한 국가·기업·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소개한다. ■ 클레멘트 獨 前경제장관 “獨, 건보료등 고용비용 낮추기 나서” 한국이 분단으로 인한 긴장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독일의 ‘상호접근을 통한 변혁 정책’을 상기하게 된다. 독일도 이 과정에서 많은 참을성을 가져야 했지만 결국 성공했다. 독일은 15년 전에 통일을 이뤘지만 옛 동독지역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재건을 위해 옛 동독에 투자하는 비용은 연간 국민총생산(GDP)의 4%인 800억유로에 달한다. 이런 배경에서 독일은 매우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도 1.5%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때문에 ‘어젠다 2010’ 개혁프로그램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데 폭넓은 합의가 이뤄졌고, 어젠다 2010을 통해 국민과 기업의 세부담이 대폭 경감됐고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에서 가입자의 자기부담률을 높여 임금외 비용의 상승을 막았다.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근로시간이 다시 유연하게 조정됨으로써 주당 근로시간이 최고 42시간까지 늘어났다. 독일정부의 새 과제는 2008년부터 기업들에 최대 30%의 과세기준을 도입하고 고용보험료 및 건강보험금을 인하해 임금외 비용을 총 급여의 40% 미만으로 낮추는 것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과 기업에게 신뢰할 수 있으면서도 경제적이고 또 친환경적인 에너지 공급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국내총생산 중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다. 중국은 매년 연구개발비를 20%씩 늘리고 있는 반면 EU회원국들의 연구개발투자 비중은 국내총생산의 0.2%에 불과하다. ■ 한덕수 부총리 “국민연금 적정부담·급여체제로” 최근 세제개편 방향과 관련해 양극화 해소와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민과 기업에 넘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의 정부주도 개발연대 이후 유지돼온 재정지출 구조를 먼저 조정할 계획이다. 세입에서도 여러가지 조세감면 제도를 재검토하고 음성 탈루소득에 대한 세정을 강화하며 현행 조세체계 내에서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미래의 재정소요를 충당할 수 있는 방안을 금년 중 마련하겠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정부는 올해 6.5%의 투자 증가를 예측하고 있으나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던 과거 성장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부진이 문제인데,3월과 5월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형 중소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내용의 단계적인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의 경우 공영형 혁신학교 제도를 도입하고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대하고 의료 역시 영리법인의 필요성과 보충형 민간건강보험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교육·의료·보육 등 사회서비스업의 성장동력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저부담·고급여’ 체제를 ‘적정부담·적정급여’ 체제로 바꿔나갈 것이다. 경제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필요하지만 시장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할 방침이다. ■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기업 사회적 책임·윤리경영 해야”포천이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할 때 빠뜨리지 않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윤리경영을 하면 종업원들의 존경심과 충성심이 강해진다. 소비자들도 윤리경영으로 이미지가 좋은 기업의 제품을 선호한다.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은 또 기업의 이익과도 연관이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조사 결과 사회적 책임을 다한 기업의 주주이익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도 전경련 조사결과 윤리헌장을 가진 기업의 1999∼2002년 주가상승률이 46%인 반면 윤리헌장이 없는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22%에 그쳤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가끔 너무 지나치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때가 있다. 과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데도 학교에 거금을 기부하는 기업을 본 적이 있다.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방 부도가 났다. 유럽이나 미국·일본기업과 우리기업의 사회공헌도를 비교하는데, 미국이나 영국은 개인주의 영향으로 기업보다 개인 기부가 많고 유럽은 과도한 조세부담으로 기업이나 개인보다 국가가 책임지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 대기업들의 사회공헌비는 경상이익의 3% 수준이다. 요즘 재벌에 대한 비판은 지배구조문제, 분식회계, 협력업체 관계 등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반기업 정서에 따른 비판 측면도 있다. 대선자금 수사 때 나타났듯이 윤리경영은 기업에만 강조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경총 “OECD 국가중 노동소득분배율 한국 최상위”

    경총 “OECD 국가중 노동소득분배율 한국 최상위”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소득분배율이 높다는 것은 근로자가 노동의 대가로 지급받는 소득, 즉 근로자 보수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 근로자들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경영자총협회 부설 노동경제연구원이 7일 발표한 ‘우리나라의 보정 노동소득분배율의 추이와 국제비교’ 보고서에 밝혀졌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선진국들에 비해 낮다.’는 한국은행, 노동사회연구소 등의 기존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정 노동소득분배율이란 자영업 비중이 30%대에 달하는 국내 노동시장의 특성을 반영해 계산한 노동소득분배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5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의 보정 노동소득분배율은 평균 75.2%로 OECD 국가 중 포르투갈(77.9%)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72.4%, 영국 69.5%, 독일 68.2%, 프랑스 67.0%, 미국 63.5%를 기록, 우리나라의 노동비용이 주요 선진국들보다 높았다. 반면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2년 기준 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8.2%로 일본 72.7%, 미국 71.4%, 독일 72.9% 등 OECD 국가보다 약 10%포인트 이상 낮고, 경쟁국인 타이완의 58.9%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이경범 노동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존 노동소득분배율은 자영업자의 노동소득이 분모인 국민소득에는 포함돼 있지만 분자인 노동소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노동소득에 자영업자의 소득을 보정하지 않을 경우 자료의 적정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코오롱그룹-이웅열 회장家

    코오롱의 역사는 한국 섬유산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이 땅에 가장 먼저 나일론을 들여와 의생활에 혁명을 가져왔으며, 한때는 수출 한국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성숙산업에 따른 한계로 인해 코오롱은 재계서열이 점점 밀려났다. 섬유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양새와 별반 다르지 않다. 코오롱의 3세 경영이 닻을 올린지 올해로 10년째. 이웅열(49) 회장은 올해를 그룹경영의 ‘터닝포인트’로 만들기 위해 낮은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해 노후화된 주력 사업에 다시 기름을 칠하고, 쪼이고, 닦고 있는 것이다. 혹독한 외환위기를 거치며 체질을 바꾼 코오롱이 재도약을 위한 또 한번의 체질 개선 시험을 치르고 있다. ●풍운아 이원만 창업주 코오롱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과 이동찬(83) 명예회장은 부자간이면서도 사업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이 창업주가 그룹의 외연을 넓히고 사업의 ‘바람막이’가 돼 줬다면, 이 명예회장은 그룹의 안살림을 챙겼다. 부자는 동업자로서 40년 가까이 함께 일하며 코오롱의 기틀을 만들었다. 이 명예회장이 2세이면서 창업 1.5세대로 불렸던 까닭이다. 부자는 사업 파트너로서 환상의 듀엣이었지만 가정적으론 한때 애증의 관계였다. 기업가보다 정치가로서 더 알려진 이 창업주는 워낙 풍류를 즐기는 성격인 데다 이 명예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남은 전답마저 처분하고, 사업을 위해 훌쩍 일본으로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이 명예회장은 어린 나이에 모친과 누이동생을 돌보며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선친은 이 명예회장에게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선친의 호방한 성품과 능숙한 화술 등은 당시 정·재계에서 유명했다. 이 창업주는 술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술자리에선 재담으로 좌석을 압도했으며,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는 ‘문화재’로 불리울 정도였다. 이 창업주는 193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 기반을 닦았으며, 해방 후에는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들여와 국내 섬유산업을 개척했다.1957년엔 국내 첫 나일론사 제조 공장인 한국나일론(현 ㈜코오롱)을 설립했으며,63년엔 나일론 원사 공장을 지었다. 그는 또 한국산업수출공단 창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오늘의 구로공단과 구미공단을 조성하는 산파역할을 했다. 이 창업주는 정계에도 발을 들여 대한민국 초대 참의원과 6,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인맥 만들기에 탁월한 수단을 발휘했다. 이 때문에 이 창업주는 1960∼70년대 정·재계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혔다. ●1.5세대 창업주 이동찬 명예회장 “이 명예회장은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 항상 비서와 한 방에서 잡니다. 비서들에게 해외 출장은 그야말로 곤욕이었죠. 회장이 바로 옆에서 주무시는데 잠이 편히 옵니까. 출장에서 돌아오면 몸무게가 3∼4㎏은 그냥 빠져요. 그렇다고 1달러가 아쉬운 나라에서 잠자는 곳에 돈낭비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씀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요.” 코오롱 비서 출신의 한 임원 얘기다. ‘가장의 짐’을 일찍 떠안은 탓에 이 명예회장은 근검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한 번은 이 명예회장이 1947년부터 50여년 이상 신었던 슬리퍼를 비서실에서 새 것으로 바꿨다가 된통 야단을 맞고, 쓰레기통을 뒤져 간신히 찾았던 적도 있다. 또 이 명예회장의 점심 메뉴는 주로 된장찌개와 칼국수, 수제비 등이었으며, 삼복 더위도 부채와 선풍기로 보냈다. 그는 15세 때 경리사원으로 부친의 사업을 도운 지 35년 만인 1977년 코오롱 회장에 올랐다. 그는 등산식, 마라톤식으로 표현되는 꾸준한 내실 경영으로 그룹의 체질을 다져놓은 이후 섬유와 무역에 치우친 사업구조를 건설과 화학으로 확대했다.1980년대는 전자소재와 합성섬유 등 신업종으로 영역을 더욱 넓혔다. 이 명예회장은 과외 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1974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직을 맡은 이후 1975년 농구협회 부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사 등으로 다양한 단체에서 활약했다.1980년에는 대한농구협회 회장을 맡았으며,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서 스포츠 외교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경총 회장은 82년부터 무려 14년간이나 했다. 1996년 1월 이 명예회장은 10년 이상 경영수업을 받은 장남인 이웅열 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물려주고 선친처럼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3박4일’ 이웅열 회장 이웅열 회장은 5명의 누이들 속에서 컸지만 성격은 대단히 남성스럽다. 특히 스포츠를 좋아해서 축구와 야구, 테니스, 탁구, 당구, 골프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또 시작하면 프로(?)수준이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의 별명이 ‘3박4일’로 불린 이유는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때문이다. 그의 학창 시절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그다지 풍족하지 않았다. 부친인 이 명예회장이 박하지 않을 정도의 용돈만 줬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재벌 아들이 ‘짜다’는 소리를 수시로 들었다.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이 회장은 활달하고 사교적이다. 전경련 e비즈니스 위원장을 맡아 재계 2∼3세의 리더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부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가깝게 지낸다. 그의 이같은 사교적인 성격은 조부인 이원만 창업주의 성품과 닮았다. 호방하고 풍류를 즐겼던 이 창업주는 사업가보다 정치인으로 이름이 더 잘 알려졌다. 1989년 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이 회장은 이동통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그룹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파고로 계열사 매각과 신세기통신(현 SK텔레콤) 지분(1조 700억원어치)을 팔아야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당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미래를 팔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침통해 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오롱의 어려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화섬산업이 고유가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올해를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과감한 구조조정과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권 장자 승계 코오롱 가문은 재계에서 보기 드물게 아들이 귀한 집안이다.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은 슬하에 2남4녀를 뒀지만 이 명예회장은 1남5녀, 이웅열 회장도 1남2녀다. 그룹 경영은 장남만 참여하고, 딸들과 사돈가의 경영참여는 철저히 배제한다. 장자일계(長子一系)의 경영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 코오롱가의 특징이다. 다른 그룹들이 사돈을 비롯한 친인척들로 방대한 족벌 경영체제를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명예회장과 숙부인 이원천 전 사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친인척 배제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 창업주가 그룹경영을 맡고 있을 때는 사위들의 경영 참여가 적지 않았지만, 이 명예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이같은 장자 승계의 원칙이 정해졌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 ‘벌기보다 쓰기가 살기보다 죽기가’에서 “우리 집 여자들은 아버지 사업이나 남편이 하는 일에 개입하는 법이 없다. 사위들이 처가 덕을 보고 한자리 하겠다면 득보다 해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문경영인에게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잘 해내는 경우에도 열등감이 생긴다. 능력이 없다고 ‘백년손님’이라 쫓아낼 수는 없는 일이니 난처해질 것이고, 훗날 내가 일선에서 물러날 땐 조용해지기 어렵다.”고 했을 정도로 철저히 장자일계의 경영구조를 갖춰 경영권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나 다툼을 미리 차단했다. ●김종필 전 총재와 한때 사돈 이원만가(家)의 혼맥은 국내 재벌가의 최정점 가운데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화려하다. 이 창업주의 넓은 정계 인맥과 국내 굴지의 섬유그룹인 코오롱을 기반으로 정·관·재계 곳곳에 혈연 관계를 맺었다. 이 창업주와 이위문(작고) 여사는 2남4녀를 뒀다. 이 창업주의 영향력이 정·재계에 미치기 전에는 자녀들을 평범한 집안과 통혼시켰지만, 사업 성공에 이어 정치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던 시기엔 국내 내로라하는 집안을 사돈으로 맞았다. 이 때문에 정략 결혼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장남 이동찬 명예회장은 1944년 ‘학병으로 끌려가기 전에 장가부터 들라.’는 부친의 강요로 맞선을 본 지 1주일 만에 평산 신씨가(家)의 무남독녀 덕진(82)씨와 결혼했다. 이 명예회장 부부는 지난해 1월 결혼 60주년을 맞아 회혼례를 올리기도 했다. 장녀 봉필(72)씨는 54년 고향 인근 임병진씨의 아들 승엽(작고)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승엽씨는 삼경물산 사장을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차녀 애란(63)씨는 노영태(63)씨와 혼인을 치렀다. 3녀 미자(61)씨는 포항지주인 박문학가(家)의 장남 성기(66)씨와 결혼했다. 성기씨는 한국바이린 사장을 역임했다. 차남 이동보(56) 전 코오롱TNS 회장과 막내딸 미향(51)씨의 결혼으로 코오롱가는 재계 혼맥도의 핵심으로 올라선다. 이 전 회장은 74년 제3공화국의 2인자였던 김종필 전 총재의 장녀 예리(54)씨와 결혼했다. 이를 통해 코오롱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한 다리 건너 사돈이 됐으며, 최고 권력가와 혈연의 끈으로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은 육영수 여사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성격 차이로 갈라섰다. 이동보 전 회장은 1988년 코오롱그룹으로부터 분가했지만 부도와 구설수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 막내 미향씨는 삼립식품 창업자인 허창성 집안으로 출가했다. 식품종합그룹인 SPC의 허영인(56) 회장이 그의 남편이다. ●정략결혼과 3세 혼맥 코오롱가의 혼맥은 3세로 내려가면 더욱 빛이 난다. 이 창업주가 자신의 입지와 뜻을 펼치기 위해 손주들을 정략 결혼시킨 경우가 있어서다. 이 명예회장과 신 여사는 슬하에 경숙, 상희, 혜숙, 은주, 웅열, 경주씨 등 1남5녀를 뒀다. 장녀인 경숙(59)씨는 1969년 당시 공화당 의장 서리였던 고 이효상 전 국회의장의 3남 문조(65)씨와 화촉을 밝혔다. 이 전 국회의장은 도쿄대를 나와 경북대 교수로 있다가 1960년 정치에 투신해 5선 의원을 지냈다. 정계에선 대구·경북(TK) 인맥의 대부로 통했다. 국회의장을 비롯해 공화당 총재, 영남학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문조씨는 현재 영남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차녀인 상희(56)씨는 국내 대표적 ‘송상(松商)’으로 불렸던 고홍명 한국빠이롯드 회장 집안으로 출가했다.1973년 고 회장의 장남 석진(작고)씨와 결혼했다. 석진씨는 코오롱제약(옛 삼영신약) 사장을 거쳐 빠이롯드전자 회장을 지냈다. 하지만 부도로 인해 고통을 겪다가 98년 별세했다. 3녀인 혜숙(53)씨는 고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주의 장남인 동혁(58)씨와 결혼했다. 현재 고려해운 회장인 동혁씨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학 석사 출신이다. 해운선사로서는 처음으로 타이완과 홍콩 등 동남아 항로에 진출해 해운업계의 프런티어 경영인으로 이름이 높다. 4녀인 은주(51)씨는 테니스 인연으로 신병현 전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의 장남 영철(55·의사)씨와 결혼했다. 신 전 부총리는 한국은행 총재와 상공부 장관, 무역협회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이들 부부 결혼식은 신 전 총재가 직접 주례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웅열 회장은 큰 누이 경숙씨의 소개로 1983년 황해도 출신인 서병식 동남갈포공업 회장의 장녀 창희(45)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서 회장은 1962년 고급벽지의 대명사인 갈포벽지를 만들어 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인물이다. 부인 창희씨는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이 회장 부부는 규호(21)와 소윤(18), 소민(16) 등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규호씨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5녀인 경주(46)씨는 개인사업을 하는 최윤석(46)씨와 결혼했다. ●딸·며느리 모두 이대 동문 장자 경영과 친인척 경영 배제의 원칙 때문인지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잘 벗어나지 않는다. 대외 활동보다 가정주부로서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애쓴다. 이 명예회장의 부인인 신 여사는 지금껏 바깥 사교모임에 한번도 참석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신 여사는 집안에서 살림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한다.3세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는 이 명예회장의 모친인 고 이위문 여사가 남편인 이 창업주의 호방한 성격과 바깥 활동으로 마음 고생이 매우 심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고, 자식들을 바르게 키운 선례 때문이다. 코오롱가의 딸과 며느리들은 또 모두 이화여대 동문들이다. 장녀 경숙씨가 생활미술과를 나왔으며, 상희씨는 기악과, 혜숙씨는 가정학과, 은주씨는 도서관학과를 나왔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에 딸들을 이렇게 평했다고 한다.“장녀는 걷는 모양부터 급한 성격까지 나를 제일 많이 닮았으며, 둘째는 시댁에서 살림만 하는 편이지만, 항상 밝고 착한 데다 쓸데없이 친정에 오는 일이 없다. 셋째는 공부도 제일 잘했고, 바른 소리도 잘했다. 악바리면서 의리가 강하다. 넷째는 활동적이고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덜렁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 며느리 창희씨도 코오롱가의 여자답게 대외 활동보다 조용히 집에서 자녀 교육과 남편 내조에 열심인 한국적인 주부다. 사교 모임에 나서기를 싫어하는 창희씨지만 코오롱그룹 간부 부인들로 구성된 ‘코오롱가족사회봉사단’ 활동엔 적극 나서고 있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의 ‘李트리오’ 지금의 코오롱그룹 토대를 쌓은 주역 가운데 한 명이 고 이원천 전 한국나일론(현 ㈜코오롱) 사장이다. 창업주인 고 이원만 회장의 동생이며, 이동찬 명예회장에겐 숙부가 된다. 이 전 사장은 일제시대 때부터 일본에서 형님인 이 창업주의 사업을 도왔다.1957년에는 한국나일론 사장직에 추대돼 코오롱의 ‘섬유시대’를 이끌었다. 당시 이원만-이원천-이동찬 3인은 코오롱에서 ‘이 트리오’로 불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 전 사장은 조카인 이 명예회장과 회사 분할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나중엔 경영권 분쟁에 빠졌다. 이 전 사장은 결국 1976년 한국나일론의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지분을 챙겨 원진레이온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1년만에 쓰러졌다. 이 창업주는 이후 장남인 이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겼고, 회장에 오른 이 명예회장은 동생인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을 분가시켰으며, 매제들도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떼게 했다. 이 명예회장은 그의 자서전에서 “숙부에 대한 회한이 커지는 요즘에도 회사 분할에 반대한 것은 옳은 일이 아닌가 싶다…. 숙부와의 경영권 분쟁은 결국 조카가 숙부의 세력을 완전히 퇴치해 버린 것 아니냐는 평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그룹을 살리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이라면 나는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사업엔 실패했지만 이원천가(家)의 혼맥은 어디에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다. 형님인 이원만 창업주가 제3공화국의 실력자 김종필 전 총재와 인연을 만들었다면, 이 전 사장은 또다른 실세였던 정일권 전 총리와 혈연관계를 맺었다. 이원천가(家)는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국무총리와 국회의장을 지낸 정일권 집안과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딸 희경씨가 이 전 사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또 이원천가(家)와 영풍그룹은 한 다리 건너 사돈간이다. 고 정 총리의 장남인 세훈씨가 장병희 영풍그룹 창업주의 딸 현주씨와 인연을 맺었다. 영풍그룹은 또 60년대 박정희 정권에서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김세련씨 가문과도 연이 이어진다. golders@seoul.co.kr ■ 코오롱 이끄는 전문경영인들 ‘코오롱호’를 이끄는 대표 최고경영자(CEO)는 누가 있을까. 한광희(56) ㈜코오롱 대표는 코오롱그룹의 간판 CEO다. 그는 요즘 한계사업 정리와 차세대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1976년 코오롱에 입사한 이후 기획관리 등 주요 사업부를 두루 거쳤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한 대표는 책상에 앉아 숫자놀이를 하는 것보다 현장 영업을 더 즐기는 실물형 CEO에 속한다. 민경조(62) 코오롱건설 대표는 23년간 건설에서만 근무한 전문경영인으로 위기관리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사내에선 따뜻한 집안의 가장 같은 CEO로 불린다. 수시로 사내 메신저를 통해 막내 직원과 대화를 나눌 정도로 상하간 의사소통을 중시한다.“똑똑… 민경조입니다, 야근 힘들죠, 문제되는 게 뭔가요, 오늘 팀원들과 저녁 같이 합시다.”로 유명해 먼저 다가서는 CEO로 통한다. 논어를 1000번 이상 읽을 정도로 고전에 관심이 많다. 제환석(59) FnC코오롱 대표는 현장주의자다.2003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800개에 이르는 매장을 서울에서 제주까지 하나하나 찾았다. 지금도 주말을 이용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제 대표는 또 CEO 명함 외에 ‘열사모’의 방장 직책을 갖고 있다. 열사모는 제 대표가 만든 모임으로 오프라인의 단체나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인 사원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가상의 모임이다.“스스로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원 모두가 열사모의 열사”라고 말하는 제 대표는 열사모 방장의 이름으로 직원들과 곧잘 의견을 교환한다. 배영호(61) 코오롱유화 대표는 엔지니어로서는 드물게 미국 뉴욕지사 근무를 했다.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 해외 영업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죽기살기로 부딪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배 대표는 당시 직원 가운데 한국으로 되돌아온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첫 직장에 대한 그의 신의와 열정은 특유의 사업감각과 합쳐져 코오롱유화를 종합화학 회사로 도약시켰다. 김종근(55) 코오롱글로텍 대표는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 이름을 기억하고, 애로와 고충을 들어주며, 중요한 정보는 경영에 곧바로 반영한다. 또 직원들에게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을 돌면서 문제와 해결방안을 찾으라고 한다.“사장님은 오늘도 지방사업장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바로 대표와 직원들간의 간담회 때문이죠. 간담회라는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직원들과 허심탄회한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61개 사업장인데 올해만 해도 벌써 세번째 라운딩입니다. 연초에 전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바쁜 일정에도 사업장을 순회하고 계십니다.”한 직원의 이러한 설명에서 올 상반기에 비상장 5개사를 합병, 덩치가 커진 코오롱글로텍을 외형만큼이나 건실하게 키우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노사대화 ‘물꼬’는 텄는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노동계와 경영계가 6일 공동으로 마련한 ‘노사대토론회’에서 노사는 노사정간 대화 복원, 비정규직법안 처리 등 노동현안에 대해 이견을 노출하며 치열한 논리대결을 벌였다.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노동계는 극심한 대결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노사정 관계에 대해 정부와 사용자측에 무한책임론과 부분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장관 퇴진 등 이념·정치투쟁을 그만두라며 노동계에 쓴소리로 맞받아쳤다.●노사정 관계 시각차 여전 이석행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 병원노조의 직권중재에서 보듯 정부가 반노동자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동부가 이같은 반노동정책을 선도함으로써 노정관계의 파탄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운동이 이념·정치투쟁 지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치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받아쳤다. 이 총장은 “불법파견 및 노조탄압 해소를 위해 사용자도 노력해야 한다.”며 재계에도 화살을 날렸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정부가 자본편향적이라는 노동계의 주장에 대해 “재계도 개별 노사관계를 놓고 정부와 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부회장은 주제발표 자료를 통해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도 있고 근로자가 있어야 노조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노동부장관 퇴진 등 이념 및 정치투쟁 지향적인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전체 근로자와 함께 하는 노동조합·노동운동이 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노동계는 ‘불법도 밀어붙이면 합법이 된다.’는 의식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어떤 이유로도 불법이 합법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사간 상설적 대화협의체 구성과 노동현안에 대한 정기적인 노사대화를 갖자는 노동계의 제안에 대해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상설협의체는 노사정 개편방향과 맞물려 있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비정규직 등 현안 해법도 달라 유재섭 한국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비정규직 보호입법, 노사관계 제도 및 노사정 개편방안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유 부위원장은 “정부의 비정규직 입법안은 실질적인 보호법안이 아니다.”면서 “비정규직 남용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한 사용사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내용이 포함된 비정규보호입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연내 입법을 추진 중인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로드맵)에 대해서는 “노동기본권의 지나친 제약과 개입에 따른 비민주성을 해소하도록 방향을 재검토하고 노사가 참여하는 논의구조 속에서 핵심쟁점부터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같은 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초청강연회에서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 대한 입법을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일하고 싶은 장애인(상)] 의무고용 기피하는 대기업

    9월은 법이 정한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이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상 5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근로자의 2% 이상을 장애인으로 채워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 고용의 열쇠는 기업, 특히 대기업이 쥐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장애인고용과 관련, 대기업들의 태도는 냉랭하다. 장애인고용에 대한 대기업의 실태와 우수사례, 대안 등을 3차례에 나눠 싣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사회정책팀 L씨는 “같은 사무실에 장애인이 있으면 불편하고 거부감이 드는 것이 장애인고용을 꺼리는 진짜 이유일 것”이라며 “사회적 의식이 개선되지 않고는 아무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을 외쳐도 장애인고용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느니 차라리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거부감 커 고용보다 부담금 내 장애인고용을 늘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말 현재 30대 기업의 장애인고용률은 0.97%로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5대 기업의 장애인고용률은 장애인에 대한 대기업의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초일류 기업인 삼성의 경우 장애인의무고용률은 지난해 말 현재 0.28%로 5대 기업 중 꼴찌다. 전년도 0.26%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 다음으로는 LG(0.49%),SK(0.50%), 롯데(0.60%) 등의 순이다.5대 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만 2.02%로 장애인의무고용률 2%를 겨우 넘겼다. ●삼성 장애인 고용 겨우 0.28% 이 같은 대기업의 저조한 장애인고용률은 정부기관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5일 노동부에 따르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 87개 정부기관의 지난해 말 장애인고용률(공무원)은 평균 2.04%를 기록했다. 의무고용률 달성 기관도 전년도 39개 기관에서 54개 기관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힘’있는 기관의 장애인고용률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0.44%, 대검찰청은 0.75%였다. ●장애인 직업훈련등 여건 형성돼야 지난해 300인 이상 기업이 장애인의무고용을 지키지 않아 정부에 낸 부담금은 총 1184억원이다. 부담금 총액은 2001년 717억원,2002년 888억원,2003년 1039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대기업이 장애인고용을 기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경총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못지않게 장애인에 대한 직업훈련 등 직접고용을 위한 여건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장애인고용 데이터베이스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법만 강화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퇴직급여 손비인정 축소 반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6일 재정경제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한 손비 인정 한도를 줄이기로 한 것은 기업의 자금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이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노조가 퇴직연금제로 전환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손비 인정 혜택 축소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에 전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기업들에 추가로 발생하는 자금 부담 규모가 약 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경총은 재경부의 결정은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의 경영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등 기업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 나온 처사라고 비난했다.또 퇴직연금제 도입 논의 과정에서 있었던 노사정간 협의의 기본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기업90% 연공서열형 임금제

    기업들의 90%가량은 아직도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100명 이상 396개 기업을 조사해 23일 내놓은 ‘2005년 정기승급 실태’에 따르면 근속연수에 따라 매년 정기적으로 승급해주는 정기승급제도를 시행하는 곳이 86.9%였다. 정기승급제도 도입 기업은 제조업(87.6%)이 비제조업(85.5%)보다 2.1%포인트, 대기업(89.7%)이 중소기업(83.5%)보다 6.2%포인트 높았다. 직종별로는 생산직(80.3%)이 사무직(66.7%)보다 13.6%포인트 높아 사무직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비롯한 성과주의 임금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노조 조직률이 높은 생산직의 경우 아직도 연공서열제가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대기업 생산직의 정기승급 도입률은 88.8%로 중소기업(70.3%)보다 18.5%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사무직에서는 노조가 있는 사업장과 무노조 사업장의 정기승급 도입비율이 각각 66.9%, 65.7%로 차이가 작았다.반면 생산직의 경우 노조가 있는 곳(90.1%)이 무노조 사업장(62.5%)에 비해 27.6%포인트나 높았다. 정기승급에 따라 매년 자동적으로 인상되는 임금효과(정기승급률)는 통상임금 기준 2.05%, 총액 기준 1.96%로 나타났다.이는 일본의 정기 승급률(총액 기준 1.7%)보다 높은 것이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협약, 승급, 최저임금 등 3중 구조의 임금 인상방식의 적용을 받아 과중한 인건비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임금결정 방식을 단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대졸취업 하반기 호전될듯

    대졸취업 하반기 호전될듯

    꽁꽁 얼어붙었던 취업시장이 풀릴 전망이다. 기업들의 투자분위기가 서서히 되살아나면서 신규 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리크루팅 업체 전문가들이나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총 관계자도 올 하반기 채용시장을 매우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코리아리크루트㈜ 이정주 대표는 22일 “지난해에 비해 취업시장이 훨씬 좋아질 것 같다.”면서 “이같은 징후가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리크루트가 지난달 말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리서치한 결과, 전체의 절반 정도인 246개 기업이 1만 7700여명을 하반기에 뽑기로 확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채용기업 수와 인원 면에서 2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대표는 “기업들의 신규 인력 채용확정 시기가 매우 빨라졌다.”면서 “지난해만 해도 경기가 불투명해 채용 관련 문의를 해도 잘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8월 말이나 9월 초쯤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취업문은 지난 몇 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크루팅 관계자는 특히 전기·전자·제조업 분야의 강세를 전망했고 건설과 유통의 고전을 예상했다. 디지털 가전과 IT 등의 인력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의 사정도 마찬가지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취업시장에서는 이공계 출신의 강세가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경총 김동욱 경제조사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사람을 적게 뽑았지만 올해는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계획을 세우면서 인력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이라고 보기는 이르지만 좋은 조짐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잡코리아 변지성 홍보팀장은 “일부에서 정확한 통계에 근거하지 않은 비관적인 취업전망을 내놓는데 이는 구직자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동양제철 ‘3세 경영’ 정지작업

    동양제철화학 이수영(63) 회장의 장남 우현(38)씨가 경영에 전격 합류함으로써 ‘3세 경영’ 체제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강하게 일고 있다. 얼마전 2세 분가 구도를 사실상 마무리지은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런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이기도 한 이 회장이 경총 일에 여느 때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일 동양제철에 따르면 우현씨는 이날자로 전략기획본부장(전무)으로 발탁됐다. 장손이면서도 그는 동생과 달리 회사 일에 참여하지 않아왔다.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딴 뒤 줄곧 CSFB·체이스 맨해튼 은행·서울Z파트너스 등 외국계 투자회사에서 일했다. 그런 그가 아버지 회사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기에, 쏟아지는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업계는 3세 경영 체제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고 있다. 우현씨는 잘 알려진 대로 동양제철 창업주인 이회림(88)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우현씨의 동생 우정(37)씨는 형과 달리 일찌감치 그룹에 입사했다. 계열사인 ㈜불스원의 영업담당 상무이다.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을 나와 독일 화학업체 ‘데구사’에서 마케팅·영업 실무를 익힌 뒤 2001년 동양제철에 합류했다. 한 관계자는 “우현씨가 다른 회사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것은 금융과 신사업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아버지(이수영 회장)의 권유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합류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해석했다. 때맞춰 2세 구도도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됐다. 이 명예회장의 차남 복영씨가 동양제철화학 사장에서 계열사인 ㈜삼광유리공업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고,3남인 화영씨는 계열사인 유니드 사장을 맡았다. 이렇듯 2세간 계열 분리가 확정된 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회장의 장남이 그룹의 주력사 임원직을 맡게 되자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 작업이라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대두되고 있는 것. 이 회장이 계열분리 논의가 오가기 시작한 시점부터 부쩍 대외활동을 강화한 것도 이같은 작업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회사측은 이 회장이 아직 정정하다는 점을 들어 3세 경영 얘기를 꺼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부인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주5일 근무’ 시대] 문제점과 대책

    [‘주5일 근무’ 시대] 문제점과 대책

    주 40시간 근무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해 7월 1000인 이상 대기업과 금융·보험업, 공기업에 이어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과 국가 및 공공기관으로 확대 시행된다.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실질적인 주 5일 근무시대를 맞은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바라보는 경영계와 근로자의 시각은 확연히 대비됐다.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에 따른 문제점과 대책 등을 짚어본다. ●정부 “작업환경 개선등 1300억 지원” 정부는 29일 이와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노동부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귀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생산성본부 및 한국노동연구원과 연계해 생산성 향상 기법과 정보를 제공하고 각종 컨설팅을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생산현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97억원을 지원하고, 클린사업장 조성 자금 1000억원도 올해 투입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농어촌 보건지소의 경우 근무시간을 조정하거나 인근지역과 연계 등을 통해 긴급환자 발생시 대비하도록 토요근무체제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서울 서초구보건소 배은경(49) 소장은 “대도시 병·의원의 경우 토요일 오후까지 정상진료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료공백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어촌지역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달았다. 토요 휴무제를 하기로 한 만큼 상황이 예전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기업들 “인건비 가중… 신규채용 줄것”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팀 양진석 전문위원은 “주 40시간 근무제 확대 시행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는 기업인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심지어 어떤 사업주는 단체교섭을 대신 해달라고 푸념한다.”고 밝혔다. 양 위원은 이런 사태는 처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이 제도가 30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면서 해당 기업의 ‘지불능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기업 규모별로 이익창출(수익성) 능력의 격차가 크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반발의 강도는 셀 것”이라고 양 위원은 전망했다. 그는 “올해 유가와 환율 등 경제환경이 나빠 기업부담이 훨씬 커질 것”이라며 “이는 곧 인건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일하는 시간이 기존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주 4시간 줄어들었는데도 임금은 이전과 똑같다는 얘기다. 이같은 인건비 상승은 기업의 신규채용 억제로 이어질 것으로 경총은 내다봤다. 현재 고용인력에 대한 구조조정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양 위원은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노사가 상생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면서 “단체협약도 노(勞)의 입장만 고수할 게 아니다.”고 조언했다. ●적용 제외 근로자 상대적 박탈감 클 듯 주 40시간 근무제가 300인 이상 사업장과 일반 공무원으로 확대되면서 189만명이 추가로 혜택을 보게 된다. 지난해부터 적용받는 178만명을 포함하면 367만명이 이틀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영세기업 근로자와 자영업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사회 양극화를 부추겨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남대문시장에 근무하는 J(39)씨는 “대기업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데 월급도 적고 쉬지도 못한다.”면서 “조건 좋은 직장인들을 보면 괜히 화가 치민다.”고 자괴감을 표출했다. 또 1일부터 적용되는 기업 가운데 20%가량이 근무조건 변화에 따른 임금조정 등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등장했다. 월차휴가 폐지, 생리휴가 무급화, 휴가사용촉진제 등을 둘러싸고 노사간의 마찰도 예상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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