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 위기극복 대타협]‘기업 잉여금’ 놓고 신경전
23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타협안을 이끌어낸 노사는 합의서명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대측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며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합의 도출 못지않게 합의 이행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음은 이영희 노동부 장관, 이세중 노사민정 비상대책회의 의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의 일문일답.
→임금 동결, 반납, 삭감 여부를 놓고 고민했는데 ‘삭감’이 없어진 배경은.
-(이 의장) 노동자 측에서 반발이 있어 ‘임금동결·반납 또는 절감’으로 바꿨다. 이는 경영자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니다. ‘삭감’과 ‘절감’의 용어 차이는 있지만 대량해고를 막기 위해 고통분담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는 같다.
-(장 위원장) ‘임금 삭감’이라는 단어는 민감하다. 경영여건이 어려운 사업장에 한해서 임금을 동결, 반납하고 이행 시기도 일자리 나누기 할 때 하자는 것이다.
→합의문에 기업 잉여금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문구가 있다. ‘U’자형으로 위기가 계속되면 어떻게 할 건지.
-(장 위원장) 대기업에 취약계층을 위한 성의를 보여달라고 한 것이다. 기업은 일자리 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일부 사업장에서 임금삭감이 이뤄지고 있다. 지금은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는 약속을 기업에 요구한 것이다.
-(이 회장)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통을 분담한다는 데 기업도 약속했다. 근래에 ‘잉여금 얼마 있다.’고 자꾸 언론에서 나오는데 기업은 어디까지나 투자를 해야 하는 운명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투자의 대상이 없어서 좀 미진하고 세계 경제가 악화돼서 더 어렵다. 선언적이고 일반적인 의미에서 그런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강요나 강력한 약속 같은 의미는 아니다.
→임금 절감, 반납이 올해 임단협 지침에 포함되는가.
-(장 위원장) 잘되는 기업까지 임금을 동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올해는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다.
-(이 회장) 올해 노총과 경총에서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서로 이해했다.
→합의문 이행 방안은 어떻게 점검하나.
-(이 의장) 국무총리실 안에 이행점검단 같은 기구를 만들어 정부 부문의 역할을 점검하고, 민간단체들은 정부가 제대로 이행방안을 실천하는지 점검할 것이다.
-(이 회장)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고용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대전제는 당장 우리에게 걸려 있는 고용안정을 위한 고통분담이다.
→취약계층, 비정규직 문제를 위한 재정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 장관) 비정규직뿐 아니라 취약계층 등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많은 재원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지금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단계다. 추경의 규모를 미리 맞춰서 할 수 없는 현실적 문제를 이해해 달라.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