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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대기업 한계기업 급증

    [한은 금융안정 보고서 ‘온통 잿빗’] 대기업 한계기업 급증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대기업집단도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기업의 도산 위험이 커지면서 소속 대기업집단의 부실로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에 속한 한계기업은 2010년 말 19개에서 2011년 말 22개, 2012년 6월 말 23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기업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집단이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는 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에 미치지 못하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회사다. 즉, 영업활동으로는 이자도 못 갚는 경우다. 계열사 가운데 한계기업이 있는 대기업집단은 다른 대기업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데다 평균 차입금리마저 높았다. 한계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2010년 말 35%에서 2012년 6월 말 41%로 상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상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에 소폭(22%→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장사 중 한계기업은 2010년 말 14%였으나 2011년 말 15%, 2012년 6월 말 18%로 크게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2010년 말 11%에서 2012년 6월 현재 15%로,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7%에서 21%로 늘어났다. 한계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도 나빠지고 있다. 6월 말 현재 한계기업의 단기차입금 비중은 78%다. 정상기업(42%)의 두 배다. 유동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11년 말 91%에서 올 상반기 82%로 낮아졌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졌으나 단기 상환능력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기금·공공자금 5000억 中企대출 지원

    이르면 8월부터 기금과 공공기관의 여유자금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를 최대 2% 포인트 낮출 계획이다. 청년전용 창업자금 상환기간이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나며, 엔젤투자 창업기업 지분을 전문적으로 인수하는 200억원 규모의 펀드가 만들어진다. 정부는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지원방안, 청년창업과 재도전 촉진 방안 등을 확정했다. 현재 공공기관이나 기금이 여유자금을 은행에 넣을 때는 경쟁입찰을 통해 높은 금리(평균 4.05%)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앞으로 20개 기금의 여유자금 3500억원과 10개 공공기관의 1500억원은 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시장평균조달금리(Koribo)로 은행에 예치된다. 이 경우 올 1~3월 코리보 금리가 3.65%인 점을 감안하면 0.4% 포인트의 금리차이가 생긴다. 원금이 5000억원이므로 금리차익이 연 20억원이다. 여기에 이 예금을 유치한 은행이 다시 20억원을 보태는 매칭 방식을 통해 4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원대상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연 10%가 넘는 금리를 내야 하는 중소기업들이다. 정부는 최하위 신용등급을 가진 중소기업을 지원할 경우 한계기업의 생존을 연장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신용등급 중간 수준의 기업에 시설투자자금 위주로 지원할 방침이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연 40억원으로 1000~2000개의 중소기업에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2년간 시범사업을 통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금과 공공기관의 참여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을 고쳐야 한다. 정부는 공공성 투자 항목의 배점을 높여 공공기관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건전성이 높지 않은 공공기관을 활용,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해외 청년창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실리콘밸리 등 해외에 진출한 청년 기업에 투자하는 코러스(KORUS) 펀드가 올 연말까지 5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군 대체 복무가 가능한 산업기능업체 지정요건도 ‘10인 이상 법인’ 이외에 ‘고등학교와 산학협약을 맺은 5인 이상 벤처기업’까지 포함시켜 창업기업의 인력난을 덜어줄 예정이다. 창업 2~3년차에 발생하는 연구개발(R&D) 수요를 감안해 창업 전용 R&D자금(975억원)의 60% 이상이 3년 이내 창업기업에 지원된다. 엔젤투자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회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엔젤이 투자한 창업기업 지분을 전문적으로 인수하는 ‘엔젤지원형 세컨더리(secondary) 펀드’가 하반기에 조성된다. 올해 신설된 청년 전용 창업자금은 만기 도래 3개월 전에 연장 신청이 접수되면 성과평가 등을 거쳐 선별적으로 연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10곳 중 3곳 이자도 못 갚는다

    10곳 중 3곳 이자도 못 갚는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덩치를 그다지 불리지 못했다. 수익성은 나빠졌고, 빚 갚을 능력도 퇴보했다. 늘어난 것은 빚뿐이었다. 그러다보니 장사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국내 주요 1663개(상장 1488개+비상장 175개) 기업의 ‘2011년 경영실적’을 분석해 23일 내놓은 내용이다. 다른 나라보다는 선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지만 한마디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잿빛 성적표’다. ●1000원어치 팔아 54원 남겨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4%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 팔아 54원 남겼다는 의미다. 전년(72원)보다 18원이 줄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11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영업외 벌이도 신통찮아 순이익률(세전)이 2010년 6.5%에서 2011년 5.0%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덩치가 커진 것도 아니다. 매출액(18.7%→15.8%)이나 총자산(10.5%→ 8.3%) 증가율 모두 전년만 못했다. 수입 공백을 메운 것은 빚이었다. 2007년 85%까지 떨어졌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다시 100%에 육박(99.4%)했다. 건설사 등 부채비율이 500%를 넘는 기업수 비중도 2010년 2.4%에서 2011년 2.9%로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24.3%→25.3%)도 덩달아 올라갔다. 빚 등을 늘리다 보니 기업들이 갖고 있는 현금은 업체당 평균 34억원 늘었지만 장사로 번 돈이 적은 탓에 현금흐름 자체는 나빠졌다. 영업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1년 미만 단기 차입금과 이자 비용을 감당할 능력을 말해주는 현금흐름보상비율은 55.4%로 전년보다 7.3% 포인트 떨어졌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도 속출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이 2010년 22.6%에서 지난해 28.9%로 늘었다.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줄었음에도 이 같은 ‘강시’ 기업이 늘어난 것은 경기 부진으로 영업실적이 악화된 탓도 있지만 구조조정 지연 탓도 적지 않다. 장기 저금리의 부작용이 현실화된 것이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도 420.8%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수준(439.7%)으로 떨어졌다. 김영헌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세계경기 둔화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자동차·석유화학은 웃었다 제조업·비제조업, 대기업·중소기업 할 것 없이 경영지표는 뒷걸음질쳤지만 그 와중에도 희비는 있었다. 자동차 업종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8.18%→8.22%)과 순이익률(7.45%→7.87%)이 모두 좋아졌다.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6.34%)과 순이익률(4.97%)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다. 석유화학 업종도 영업이익률(6.34%)과 순이익률(5.04%)이 제조업 평균을 웃돌았다. 매출 증가세(22.23%→32.46%)도 두드러졌다. 반면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 한 해 반도체 가격이 전년에 비해 평균 4% 떨어지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10분의1토막(20.11%→2.59%) 났다. 전기가스업(-0.76%)과 운수업(-3.88%)은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이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숨 짓는 5060세대] 깊어가는 주름, 더 늘어나는 빚

    [한숨 짓는 5060세대] 깊어가는 주름, 더 늘어나는 빚

    5060 은퇴 세대의 가계 빚이 ‘주름살’보다 더 빨리 늘고 있다. 직장에서 밀려난 뒤 너도나도 창업에 뛰어들고, 부동산 호황기(2005~2007년) 때 빚을 내 집을 산 게 부메랑이 됐다. 앞으로 가계 빚 부실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에서 50세 이상의 대출자 비중은 지난해 말 현재 46.4%로 나타났다. 2003년(33.2%)에 비해 13.2% 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구는 8%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인구 고령화 속도보다 노령인구의 빚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는 의미다. 특히 비은행권에서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권 대출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은 여전히 40대(2011년 말 기준 34.5%)인 반면, 비은행권은 40대(29.2%)에서 50대(32.4%)로 정점이 옮겨갔다. ‘50~60대 비중도 은행권은 2003년 30.5%에서 지난해 42.2%로 11.7% 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비은행권에서는 14.8% 포인트(38.4%→53.2%)나 늘었다. 주된 증가 요인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부진,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의 은퇴 등이 꼽혔다. 부동산 활황기 때 수도권에서 담보가액 6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절반 이상(53.5%)이 50대 이상 연령층이었다. 그랬다가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주(住) 테크’가 어려워지자 아예 집을 처분해 대출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에 가세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창업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족쇄가 됐다. 지난달 신설법인 수는 6604개로 넉 달 연속 6000개를 웃돌았다. 50대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은 2008년 47.1%에서 2011년 53.9%로 높아졌다. 이광준 한은 부총재보는 “고연령층 대출자는 원리금 분할상환보다 이자만 내다가 원금을 갚는 일시상환을 선호해 대출원금 상환도 지연되고 있다.”면서 “소득 창출 능력이 취약한 고연령층의 가계부채 증가는 앞으로 부실위험 및 주택시장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처분할 경우 주택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고령자들이 대출금 상환과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실물자산(집, 땅, 귀금속 등 실체가 있는 자산)을 잇따라 처분, 장기 경기 침체를 부채질했다. 이 부총재보는 “우리나라는 50세 이상 인구의 실물자산 비중이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아 앞으로 주택 매도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 둔화도 베이비부머 창업주들에겐 큰 걱정거리다. 소규모(매출액 100억원 미만) 중소기업 가운데 세 곳 중 하나는 ‘한계기업’이다. 한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2006년 16.6%이던 한계기업 비중이 2011년 34.4%로 크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 음식숙박업 등이다. 베이비부머들의 창업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업종이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 이들의 부도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측은 “고연령층 대출의 장기 분할상환 전환 유도, 고용기회 제공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면서 “한계기업도 과감히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구·경북 섬유수출 지난해 15%증가

     대구·경북 섬유산업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수출이 계속 늘고 기업은 기술 집약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와 대구시, 경북도 등은 지난해 지역 섬유류 수출은 33억달러로 지난해의 28억5600만달러보다 15.5%인 4억4400만달러가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세계 금융위기란 특수상황을 맞은 2009년을 빼면 2007년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본격 돌아서 해마다 두 자리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9년을 포함하면 2007년부터 연평균 7.8% 늘어났다. 지역 섬유 수출은 2000년 29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뒤 중국을 비롯한 후발 개발도상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이같이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구조조정을 통한 한계기업 정리, 신제품 개발, 품질 개선, 경영 체질 강화 등으로 끊임없이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또 대구 섬유기업들은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해 투자를 늘려 기술 집약형 산업으로 변화를 꾀했다.  대구·경북 섬유패션업계 기업부설연구소는 2005년 38곳에서 2007년 79곳, 2009년 122곳, 2010년에는 132곳으로 연평균 34% 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국 섬유기업 연구소 268곳 중 49.3%를 차지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전세계 바이어를 향한 적극적인 공략이 먹혀 들어갔다. 지역 섬유기업의 해외마케팅 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전문기관인 한국섬유마케팅센터는 섬유업계의 해외 판매시장 확대를 지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북 섬유산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로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며 “섬유산업이 신성장 동력으로 거듭나도록 대구시·경북도·섬유기관과 고부가가치 패션소재 개발,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 추진 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FTA비준 이후] 국제통상 전문가 2인 긴급 좌담

    조만간 닥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대는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파로 다가온다. 두 나라의 관세장벽이 허물어진 상태에서 우리 경제력의 10배에 달하는 미국의 거대자본과 고기술 상품들이 한국으로 봇물처럼 밀려들 것이란 두려움도 적지 않다. 한·미 FTA로 기대한 성과를 거두고 무역강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가계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정인교(50·경제학) 인하대교수와 허윤(48·국제 대학원) 서강대 교수의 긴급 좌담회를 통해 향후 한·미 FTA 시대를 어떻게 맞아야 할지를 짚어봤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의 의미는. -정인교 교수 FTA 상대국으로서 미국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상대국에 주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거대 선진경제시장이라는 점에서 탁월한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한·미 FTA가 타결되면서 다른 국가와의 FTA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세계경제가 어려운 시기지만, 경제 통상학적 측면에서는 지금이 가장 FTA가 필요한 시기다. -허윤 교수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0월 한·미 FTA 로드맵이 나오고 8년 1개월이 지나 비준됐다. 한·미 FTA 비준으로 한국은 왼쪽으로 유럽연합(EU), 오른쪽으로 미국, 뒤쪽으로 아세안이라는 삼각 무역편대를 구축했다. 독수리처럼 웅비하는 동북아의 명실상부한 허브 국가가 된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른 FTA 사례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FTA가 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허 교수 정부는 한·미 FTA로 인한 농업 분야 대책으로 22조 1000억원+알파(α)를 제시했다. 그러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부터 우루과이라운드(UR) 대책으로 농가에 쏟아부은 돈은 엄청나다. 2013년까지 206조원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농업과 축산업에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 정부의 방식을 계속하면 농업은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 비교열세에 있는 분야를 혈세로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능성 높은 농가와 업체를 발굴해 인센티브 제공 중심으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보상에만 몰두하다 보니, 우리 농가의 정부 의존적 경향이 심화됐다. 또 정부의 지원 대부분이 도로개설 등 토목사업에 그친 것도 문제였다. 예산을 얼마만큼 배정한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낭비없이 내실있게 쓰였는지 점검하고 실제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 한·미 FTA 비준으로 우리 경제는 전면 개방체제에서 작동하는 구도가 됐다. 이에 따른 기업과 국민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동반성장 등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부분은 계속 필요하겠지만, 경쟁의 미덕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경쟁 없이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개방에 따른 경쟁이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등급을 한 단계씩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와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제고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하고, 민간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비 부분의 합리성이 경제 수준에 비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일반적인 만큼, 루머에 휩쓸려 소비구조가 왜곡되거나 불필요하게 치우치는 모습은 개선해야 한다. →피해가 우려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책은. -정 교수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 살아남기 위해 고부가가치와 차별화된 제품을 찾아야 한다. 뒤처지는 기업이 문제인데, 경제수준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구조조정을 꼭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된다. 구조조정의 정확한 의미는 상황에 따라 맞춰 나가는 것이다. 정부가 시행 중인 무역조정지원제도(TAA)는 미국과 한국 정도만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그러나 TAA는 자칫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와 예산낭비를 부를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부도난 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TAA는 살아있는 기업에 적용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TAA 혜택을 받은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은 FTA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내년부터는 환경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지금까지 쌓은 경험을 현실에 접목시켜야 한다. 코트라 역시 FTA관련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하고,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 -허 교수 미국은 TAA 예산 대부분을 근로자에 대한 사회안전망 유지에 쓰고 있다. 의료보험 지원을 실시하고, 50세 이상 근로자가 재취업했을 경우 전 직장과의 월급 차액을 일정부분 지원한다. 반면 한국은 TAA가 중소기업 지원 위주로 활용하고 있다. 한계기업에 설비자금과 운영자금을 저리로 융자하고 있는데, 한계기업의 자생을 유도한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 대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 피해 기업에 대한 지원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개방의 최종 피해자, 즉 실직 근로자와 소득이 줄어든 농어민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 힘써야 한다. 혈세가 새는 각종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유망한 농가나 영농기업에 물류 기반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 또 중소기업을 위한 시장조사를 실시하고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마케팅 기술을 전수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역량의 한계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전담기구를 둬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한·미 FTA로 인해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앞으로는 국내 대기업 위주, 직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통경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확대일로에 있는 온라인 유통시장과 미국의 저가 유통매장 등을 공략해야 한다. 한국은 EU 및 아세안과도 FTA를 맺고 있는 만큼, 생산 네트워크 구축도 새롭게 찾아야 한다. →한·미 FTA로 인한 국제 무역 환경 변화는. -허 교수 미국은 국제 무역에서 자국 경제가 좋을 때는 역내 균형전략을 썼다. 직접 나서서 세계 균형을 잡았다. 지금처럼 불황일 때는 역외 균형전략을 취한다. 미국은 중국 경제가 확대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FTA를 체결할 때 경제적인 측면도 중시하지만, 외교 전략적 요소를 더 고려한다. 미국의 첫 FTA 국가가 이스라엘이었고, 9·11 이후 중동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도 ‘모범적’ 국가와만 FTA를 맺는다. 한·미 FTA 체결도 중국의 진격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 실제로 미국 문서를 보면 FTA 국가 선정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적 양립가능성이다. 체결국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만큼 미국을 지지하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미국은 중국과 FTA를 맺을 가능성은 없다. FTA 체결 의미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및 EU와 FTA를 맺었기 때문에 향후 다자간 무역에서도 여유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만간 타결이 예상되는 호주, 콜롬비아, 중국 등과의 FTA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 세계 경제는 통합의 길로 갈 것이다. 통합의 속도는 과거 10~15년만큼 빠르진 않겠지만 결국 이뤄질 것이다. 경제 통합과 관련한 세계 지도에서 대격동이 일어날 지역은 동아시아다. 이미 중국은 동아시아에서 정치·경제·군사적 리더십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의지가 여러모로 보인다. 위성을 발사하고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간 일본은 이를 알면서도 적극 나서기가 어려웠으나,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동아시아에서 리더십과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위축됐는데, 일본과 미국의 처지가 맞물릴 것이다. 우리는 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국제 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일본과 중국, 미국 사이에서 우리는 ‘숟가락’만 올리기만 하면 됐으나, 한국도 몸집이 많이 커지면서 ‘플레이어’가 됐다. 외교와 통상, 국방, 인적자원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현안으로 떠오른 한·중 FTA 전망은. -허 교수 한·중 FTA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 한·중 FTA를 통해 경제적으로 과연 우리가 무엇을 얻을까 의문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경쟁력 있는 부분은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인데 중국의 제도 및 법률이 복잡하다. 중국의 제도적 변화를 우리가 유도해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얼마만큼 약속하고 이행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또 경제 외적인 요인인 외교와 안보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 북한이라는 변수가 있다. 우리가 동북아시아에서 어떤 위상을 적립해야 하는지 국민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 정리 오달란·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동아시아비전그룹(EVAG) 사무국장 ▲한국통상학회 회장 ▲DDA FTA 농업통상포럼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국제위원회 위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세계은행 정책연구부 컨설턴트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FTA 교수연구회 이사 ▲한국국제통상학회 이사 ▲고등교육지원 아시아네트워크 대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지역연구소장)
  • 은행 BIS비율 더 강화… 中企 내년에도 ‘가시밭길’

    은행 BIS비율 더 강화… 中企 내년에도 ‘가시밭길’

    중소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3%대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내년에 돈줄까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10월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늘렸지만 높은 연체율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를 통해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을 압박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부실 우려가 큰 중소기업의 대출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위기상황분석 실행기준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 산정방식을 강화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14.4%였던 시중은행의 BIS비율을 더 높이려는 의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 변수보다 내년 경기가 둔화되는 국내 경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테스트”라면서 “은행의 입장에서는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불안한 중소기업의 대출 관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장들은 최근 금융협의회에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 추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중기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2∼3년 뒤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0월 27일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달에 비해 2조 7786억원 증가한 215조 2418억원에 달한다. 대출 증가는 금융당국의 요청 때문이어서 은행들은 내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이미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1.85%로 대기업(0.59%)의 3배가 넘는 데다가 한국은행의 신용위험지수 역시 대기업이 -3인 반면 중소기업은 19에 달해 신용위험도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사 5곳 중 1곳꼴로 6개월 만에 현금성 자산(예·적금 등)이 절반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이 중 92%가 중견·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 돈줄이 막히는 삼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소기업 평균가동률은 72.3%로 전달과 같았다. 하지만 8월에는 휴가 때문에 조업일수를 줄인 기업들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진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0개 제조사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올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2009년 2분기(66)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 이하인 94를 기록했다.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여전하고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은 자금 사정이 원활한 반면 일반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은 힘든 양극화도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재정위기는 내년 1분기를 넘겨 해결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성장률 역시 불안요인”이라면서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나서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될 듯

    국내 시중은행장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21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일부 은행장들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효과 외에 주택공급 물량 축소, 소형주택 선호 등의 요인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 현상이 어느 정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은이 전했다. 참석자들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 추세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중기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2∼3년뒤 연체율이 크게 상승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행장들은 또 “대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자금 사정은 원활한 반면 영세업체들은 어려움이 지속되는 등 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국내은행의 외화차입 문제에 대해 행장들은 “각 은행이 외화자금을 상당 규모 확보해두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채권발행 등을 통한 중장기 외화차입에는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협의회 시작에 앞서 김 총재는 “언론을 보니 한쪽에서는 ‘재스민 혁명’으로 경직된 나라가 자유화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월가 점령 시위’로 너무 자유화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면서 “세계가 양극화가 없어지고 가운데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유동성 확보 비상] 중소기업들 “돈, 씨 말랐다 돌아버릴 지경”

    일본에서 세라믹을 수입·가공한 후 도료로 파는 이종원(44·경기 파주)씨는 원·엔 환율 급등으로 이윤의 20%가 감소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4월 1270원대에서 지난달 1560원대까지 300원가량 급등했다. 그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건설경기도 어려운데 엔고까지 덮쳐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상자를 만드는 김영수(50·경기 성남)씨는 저축은행의 대출상환 압력에 공장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김씨는 “재고 물량은 쌓이는데 제2금융권에서 대출금 상환 압박까지 거세져 공장을 정리하고 귀농을 할까 생각 중”이라고 토로했다. 환율 상승 및 금융기관의 대출 제한으로 중소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중견·중소기업 5곳 중 1곳꼴로 비상금에 해당하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암울한 전망을 고려할 때 이런 상황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상장사협의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유가증권시장) 가운데 지난해 말과 비교할 수 있는 632개사(금융사제외·개별재무제표 기준)의 6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모두 48조 1330억원으로 작년 말의 52조 940억원보다 7.6%(3조 9610억원)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만기 3개월 이내에 현금으로 자동 전환되는 예금, 적금 등 자산을 말한다. 주식 등 증권은 가격 폭락 때 현금화가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회계상 현금성 자산에서 제외된다. 632개사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0% 이상 줄어든 상장사는 34.0%(215개)에 달했다. 50% 이상 감소한 회사는 20.3%(128개), 70% 이상 줄어든 회사는 9.3%(59개)였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0% 이상 감소한 128곳 가운데 대기업은 10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18곳(92.2%)은 중견·중소기업이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부품회사가 대다수인 중소기업은 원자재 수입 물가 급등과 대기업 수주 감소 등으로 경영여건이 힘들어졌다. 중소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100 이하(부정적 전망)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조달도 어렵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8월말 중소기업 대출잔액이 전월보다 4490억원이 줄었고, 국민·우리·외환·하나·산업은행 및 농협도 축소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정도만 늘렸을 뿐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8월과 9월 유상증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문제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유동성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에는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하지만 한계기업의 경우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준규·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요동치는 금융시장] 지칠줄 모르는 환율 뜀박질… 은행·기업·국민 ‘경제 3주체들의 3難’

    [요동치는 금융시장] 지칠줄 모르는 환율 뜀박질… 은행·기업·국민 ‘경제 3주체들의 3難’

    ■은행들 외화차입 전쟁중 8월 20억弗 긴급 확보… 외환 2차 저지선 비상 커미티드(마이너스 통장 성격의 외화차입선) 라인이 외화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은행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8월 한 달 동안 시중은행들은 20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을 추가로 확보, 현재 31억 4600만 달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9억 5100만 달러, 올해 6월 말 10억 2000만 달러의 3배 규모다. 커미티드 라인은 해외 금융기관에 수수료를 내고 유사시 외화자금을 우선 빌릴 수 있는 권한을 말하며, 통상 외화 차입 수단인 크레디트 라인 계약보다 구속력이 강하다. 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회 이성남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8월 말 현재 34억 6900만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을 확보했고, 이 가운데 시중은행이 주체인 계약은 31억 4600만 달러어치라고 26일 밝혔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색된 지난달 초부터 당국이 커미티드 라인 확보를 독려한 결과다. 2008년 리먼 사태 당시 한·미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이 자금 조달 경색을 뚫는 ‘마중물’이 됐다면, 이번에는 커미티드 라인에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커미티드 라인이 위기 상황에서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크레디트 라인에 비해 구속력이 강하기는 하지만, 시장이 붕괴될 경우에는 커미티드 라인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단기간에 국내 은행권 수요가 몰리면서 50bp 이상 높아진 수수료도 문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커미티드 라인에 거는 기대는 높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신용경색 국면이 되면, 얼마만큼의 가산금리를 무는지보다 자금 조달 가능성 자체가 문제가 된다.”면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가능한 조달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기업 원자재값 급등 비상 영업이익 급속 악화… 이자마저 못갚아 애간장 호주와 러시아 등에서 연간 40만~50만t의 유연탄을 수입하는 한 시멘트 업체는 최근 환율 급등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시멘트 제조를 위해서는 유연탄이 필수인데, 국내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아 비싼 값을 주고 수입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수익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수입처 다변화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속화되면서 기업 환경이 악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융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91개 조사업체 가운데 올해 2분기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30.2%로 지난해 같은 기간(26.1%)보다 4.1%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으로, 100%에 못 미치는 기업은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다는 의미다. 한계기업의 비중은 2009년 평균 32.3%에서 2010년 27.3%로 줄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나지 않아 이자를 한푼도 갚을 수 없는 이자보상비율 0% 미만인 기업은 지난해 2분기 19.2%에서 올해는 2.3% 포인트 늘어난 21.5%로 나타났다. 신용보증기금이 거래하는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의 보증 규모도 증가 추세다. 올해 8월 말 현재 1조 2011억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전체 규모(1조 2202억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환경이 악화된 것을 한계기업의 증가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대출을 조이고 있고 환율마저 급등, 한계기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기러기 부모들의 피눈물 월 40만원 추가부담… 이러다 귀국시켜야 할 판 2년 전 초등학교 3학년 딸과 아내를 미국으로 보낸 뒤 기러기아빠로 지내는 은행원 조모(42)씨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원·달러 환율 때문에 며칠째 잠을 설치고 있다. 매달 학비와 생활비로 300만원을 송금해 온 그는 “지난달 초만 해도 1050원대였던 환율이 1200원 가까이 올라서 한달에 40만원은 더 부쳐야 할 것 같다.”면서 “연말에 환율이 1500원을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딸만 미국에 남기려고 아내와 상의 중”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기러기아빠를 비롯해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와 신세대 가정주부 등이 환율에 직격탄을 맞았다. 다음 달 22일 결혼하는 김모(31)씨는 26일 여행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난달 말 하와이 신혼여행 상품을 1인당 300만원 정도에 계약했는데 환율이 오르고 있으니 추가 비용을 내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출발일 전날 환율이 1200~1249원이면 1인당 10만원의 추가요금을 내고 1250~1299원이면 15만원을 내는 ‘변동환율’ 방식으로 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해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 ‘다이퍼스’ 등에서 유명 브랜드 유아복과 장난감 등을 시중보다 싸게 구입해온 20~30대 주부들은 국내 쇼핑몰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양모(28)씨는 “두 달에 한 번씩 다이퍼스를 통해 베이비로션, 물티슈, 아기옷 등을 100달러어치 주문했는데, 환율이 10% 정도 올라 쇼핑 매력이 떨어졌다.”면서 “지마켓 등 국내 쇼핑몰에서 싼 물건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조준희 기업은행장 “中企 자금난에 빠지면 대출규모 늘려서 지원”

    조준희 기업은행장 “中企 자금난에 빠지면 대출규모 늘려서 지원”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9일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그랬듯이 이번 위기로 인해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빠진다면 기업은행이 충분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먼 사태 이후 1년 동안 기업은행은 전체 19조 3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91.2%를 떠맡았다. 조 행장은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돕는 게 기업은행의 사명”이라면서 “올해 총 28조원을 중소기업 대출에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필요할 경우 하반기 대출 규모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 있다. 총평은. -실물경제의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 문제가 부각된 것 같다. 영원할 줄 알았던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니 심리적 충격이 컸다. 미국 기업 가운데에서도 애플이 760억 달러의 현금을 내부에 유보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를 하기에 불투명한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과 같다. 실물경제까지 무너질까 걱정이지만, 아직은 냉정하게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번 사태가 끝난 뒤 또 배우면 된다. 보통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어리석은 짓에 빗대 쓰지만, 사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조직은 성공한다. ‘설마 또 소를 잃겠어?’라고 생각하는 조직이 실패한다. 우리는 여러 차례의 금융위기에서 소를 잃었지만 그때마다 정신을 차리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중은행 5곳은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을 2조 8941억원 늘렸는데, 2009년 4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회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상반기에 기업은행 내부적으로 위기가 찾아왔을 때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유지하고 늘릴 수 있는 준비를 취해 왔다. 리먼 사태 이후 위기가 다시 발생할 상황에 대비해 한계기업을 집중관리하고 리스크 관리 전문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넘어 최근에는 중소기업 간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서 한계기업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호수에서 오리가 평온하게 떠 있는 것 같지만 수면 아래에서 물갈퀴는 1분, 1초도 쉬지 않는다. 바깥에서 보기에 평온하더라도 쉬지 않는 리스크 관리를 해 왔고, 하반기 핵심 목표로 건전성 관리와 내실균형을 세워 뒀다. →금융위기 국면에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여력을 평가해 달라. -우리 사회가 제일 걱정하는 게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가 심화된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1차 하청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유보금을 쌓을 여력이 거의 없다는 게 걱정스럽다. →시중은행 유동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 1조원 안팎의 많은 이익을 냈다. 그만큼 유동성 측면에서 여력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단, 금융기관의 근본은 예금과 대출이다. 기업이나 개인이 어려움을 겪어 예금을 빼내면 금융기관도 어려워진다. 우리 금융기관이 ‘나무’라면 글로벌 경기는 ‘숲’과 같다. 나무가 튼튼해도 숲에서 불이 난다면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외환관리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단단히 다져야 하는 게 옳고, 기업은행도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 →중장기 경기침체로 인해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데, 기업은행의 역할은 무엇인가.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로 낮은 저소득층을 위한 대출을 취급하는 미소금융 지점을 올해 연말까지 19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에 5곳을 신설했고, 하반기에는 9곳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특히 지점 바로 위층에 미소금융 지점을 낸 곳이 많다. 미소금융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사업이 번창해 가게를 늘리면 기업은행을 이용해 줄 것이라는 마음에서다. 홍희경·오달란기자 saloo@seoul.co.kr
  • 이순우 우리은행장 취임 40일 ‘고객 제일·현장경영’ 강조

    이순우 우리은행장 취임 40일 ‘고객 제일·현장경영’ 강조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고객을 직접 찾아 뵙겠습니다. 기업가치 1등 은행을 만들겠습니다.” 취임 40일째를 맞은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2일 “고객 제일·현장경영”을 거듭 강조했다. 이 행장은 서울 회현동 본점 강당에 지점장·영업본부장 600여명이 모여 열린 월례조회 성격의 ‘CEO 경영FOCUS’에서 “취임 뒤 주요 고객을 찾아 뵙고 짬짬이 영업점 직원을 만나 점심을 먹으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며 결과물로 10개 혁신방안을 선보였다. ●10대 혁신방안 선보여 혁신방안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본점 사업부서 권한이던 금리결정권의 많은 부분을 일선 영업점으로 넘기기로 했다. 지점장의 금리결정 재량권을 확대, 본점 승인 없이 지점장이 전결금리를 초과해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은 또 영업점 근무를 선호할 수 있도록 본부 인원을 줄이고 영업점 근무 경력에 가중치를 두는 인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점주나 영업점 특성을 반영해 지점 배치도 차별화할 계획이다. 이 행장은 “우량고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량고객 유치’는 이 행장이 꼽은 올해 목표와도 일치한다. 그는 “올해는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부실자산을 확실히 털어내고, 더욱 더 우량고객 위주로 자산을 늘려야 한다.”면서 “민영화를 앞두고 기업가치 1등은행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영업경쟁 구도가 ‘양’에서 ‘질’로 옮겨가는 추세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PF대출 등 건전성 관리 지적도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5075억원. 이와 관련, 이 행장은 “매우 흡족하지는 않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외환실적과 방카슈랑스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탄력을 받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한계기업의 부실 가능성이 더 커지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각별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아침회의 석상에서 명패를 없애고, 연차에 관계 없이 영업담당 임원을 옆자리에 배석시키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도 영업력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고 이 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경영FOCUS 회의 석상에서도 이 행장은 “올해는 연수 관련 교육·훈련 예산을 대폭적으로 늘려 직무별 핵심전문인력을 키우는 데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가정의 달을 맞아 은행에서만 칭송받지 말고 가정에서도 1등아빠·1등엄마 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며 취임 뒤 처음 가진 경영FOCUS를 마무리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포커스人] 노학영 코스닥협회장 “한계기업 퇴출 많을수록 코스닥시장 더 좋아져”

    [포커스人] 노학영 코스닥협회장 “한계기업 퇴출 많을수록 코스닥시장 더 좋아져”

    “투자자에게 신뢰 받는 ‘클린 코스닥’이 되려면 퇴출 기업은 끊임없이 나와야 합니다. 성숙하기 위해 겪는 진통입니다.” 사업보고서 공시 마감으로 22개 코스닥 기업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 지난 1일 노학영(56) 코스닥협회장을 만났다. 디지털 무선통신과 키플링, 이스트팩 등 패션브랜드 사업을 하는 리노스의 대표이사인 그는 지난 2월 7대 코스닥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서울 서초동 집무실에서 만난 노 회장은 코스닥 반복 퇴출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사람의 몸에서는 매일 10~20g의 죽은 세포가 떨어집니다. 나무도 묵은 껍질이 떨어지면서 성장합니다. 퇴출을 부정적으로 보지 말고 ‘한계기업들이 나가면 앞으로 코스닥 시장이 더 좋아지겠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노 회장은 코스닥이 미국이나 영국의 신(新)시장보다 기업 퇴출비율이 낮은데도 퇴출이 과도한 것처럼 알려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계거래소연맹에 따르면 2009년 미국 나스닥에서는 전체 상장사 2952개 중 11%인 302개 기업이 퇴출됐고 영국 에임(AIM)에서는 1293개 중 32%인 417개 기업이 퇴출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1026개 중 65개 기업이 상장폐지돼 퇴출비율이 6%에 그쳤다. 잦은 퇴출을 막기 위해 코스닥 상장 문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 노 회장은 강하게 반대했다. “저도 20년째 회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영 환경이 워낙 변화무쌍해서 우량기업만 골라서 상장 기회를 주더라도 언제 실적이 악화될지 모릅니다.” 그는 또 코스닥에 우량기업만 가득하면 오히려 시장 매너리즘에 빠져서 퇴출 기업이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공격적인 상장과 퇴출’이다. 코스닥의 존재 이유가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등 새로운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에 자금 조달의 기회를 주는 것인 만큼 상장심사를 할 때 재무상태 등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 진입을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퇴출심사는 엄격하게 해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 100대 기업 명단을 보십시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무형가치가 높은 기업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코스닥기업이 이들과 어깨를 견주려면 특허권, 기술개발 솔루션 등 재무제표상에 드러나지 않은 무형자산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코스닥 기업의 어두운 면으로 지적되는 횡령, 배임 등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노 회장은 감독당국의 철저한 감시도 필요하지만 경영자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이공계 출신 CEO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 기술만 중요시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돈에 대한 유혹에 쉽게 흔들려서 코스닥 사장을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CEO를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 등 기업 철학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할 생각입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부실기업 ‘유상증자 꺾기’… 투자 주의보

    이달 말인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이 다가오면서 코스닥 시장에 퇴출 공포가 커진 가운데 일부 한계기업이 변칙 유상증자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20일 퇴출 벼랑에 몰린 일부 부실 코스닥 상장기업이 순간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큰손 투자자’를 유치한 다음 이들에게 다시 증자금을 돌려주는 일명 ‘유상증자 꺾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A사는 2009년 7월 투자자 3명을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100억원을 조달했다. 최대주주가 된 3명은 대표이사 등으로 취임해 이사회를 장악한 다음 2개월 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77억원어치 발행하고 자신들 앞으로 253억원을 대여했다. A사는 결국 대여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지난해 4월 최종부도로 상장폐지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전 대여, 자산 양수 등에 대한 공시심사를 강화하고 횡령·배임 혐의가 있는 유상증자 참여자는 검찰에 통보조치하기로 했다. 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부터 코스닥시장의 관리종목 기업이 유상증자 이후 6개월 내에 꺾기 행위를 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기로 규정을 바꿨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내년 경제운용방향 어떻게…“체질개선·위기대응” 두 마리 토끼 잡기

    내년 경제운용방향 어떻게…“체질개선·위기대응” 두 마리 토끼 잡기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 계획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난 만큼 가계·기업에서 공공 부문에 이르기까지 경제 전반을 선진화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데다 우리 경제 내부의 추진 동력도 일정부분 약화되고 있어 정부의 뜻대로 흘러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기극복 체제로부터의 정상화 정부는 2008년 이후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이름을 바꿨던 경제정책조정회의를 내년 1월부터 원래 이름으로 환원시킨다. 위기극복 체제로부터의 정상화를 의미한다. 정부는 가계와 기업, 금융의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기로 했다. 최근 증가하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내년 8% 안팎으로 추정되는 경상 성장률을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금융 당국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과 채권단을 중심으로 한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예고했다. 지방재정에서는 지방채 발행한도 관리를 강화한다. 하지만 체질개선 중에도 위기에 대응할 여력은 남겨 둔다는 방침이다. 대외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내년 경제정책 방향 브리핑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경기, 고용, 물가 등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거시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 상반기중 60% 집행 재정은 내년 상반기에 55~60%를 집행하기로 했다. 상반기에 나랏돈을 몰아서 쓰는 조기집행의 기조를 유지하되 강도는 낮췄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의 재정집행률은 각각 64.8%와 61.0%였다. ●“농산물 가격 잡아라” 안전장치 강화 내년 주된 목표 중 하나는 물가관리다. 올해 호되게 당한 농산물 물가와 관련해서는 계약재배 물량과 면적을 확대하는 등 안전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관측 주기도 월 1회에서 3회로 늘려 기초자료의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밀과 옥수수 등 국제가격이 상승한 수입곡물에 대한 관세를 없애는 한편 학교급식 재료에 대한 전자조달도 250개교에서 1000개교로 늘린다. 주요 생필품에 대해서는 국내외 가격차 조사를 분기별로 실시하고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www.kca.go.kr)를 통한 가격정보 제공 대상도 80개에서 100개로 늘린다. 또 가격안정이 필요한 농업 원자재와 생필품 등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품목도 세제, 설탕, 밀가루 등 67개로 확대된다. ●실업고·대학 5년제서 4년 축소 추진 부동산 시장에서는 불안요인이 보이면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대한 규제도 완화한다. 교육 분야에서는 선도 전문대 육성 등 전문대학 발전방안이 상반기에 마련된다. 6곳에 산업단지 캠퍼스를 조성하고 기술인재의 조기취업을 위해 현행 5년제(전문계고 3년+전문대 2년) 과정을 4년 안팎으로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공기관과 금융회사의 전문계고 졸업생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가 제언] 우한·청두선 한류마케팅 활용을

    [中 소비시장 공략을 위한 전문가 제언] 우한·청두선 한류마케팅 활용을

    중국의 경제 전략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고 환경을 훼손하는 수출산업은 대폭 줄이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예컨대 환경오염 산업인 철강의 경우 수출세를 매기면서까지 한계기업들을 도태시키는 억제전략을 펴고 있다. 현재 중국 내륙진출을 위해서는 1990년대의 1기 중국진출 전략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중국의 저임금 때문에 먹고 살았지만 내륙도 인건비가 보험료 등 간접비를 포함해 2000위안(약 34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홀로 와서는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그나마 갖고 있는 고급기술들도 중국기업들의 ‘짝퉁’(가짜) 공세로 고스란히 넘겨줘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집단적으로 현지에 와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생산·투자 기지가 필요하다. 일종의 ‘코리아 경제개발구’ 등 공단을 건설하고 여기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이 마케팅과 매니지먼트는 물론 법률, 특허 등의 지원을 받아 중국 시장의 장벽을 뚫을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권고한다. 아직 우한이나 청두 등 중서부 지역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달리 ‘코리아 프리미엄’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우한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美 경제시스템 약화 中에 책임전가 급급”

    [新 차이나 리포트] “美 경제시스템 약화 中에 책임전가 급급”

    “미국은 자신들의 잘못된 경제 시스템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키고 경기 침체에 빠져들었으면서도 마치 중국 때문에 미국과 세계 경제가 잘못되고 있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쉬밍치(徐明棋) 중국 상하이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관련, “미·중 간 무역 불균형은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시스템의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며 단순하게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지난 10년을 돌아볼 때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높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000달러가 안 되는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 6월 관리변동환율제를 재도입해 위안화가 시장의 가치와 부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장 가치로 볼 때 위안화가 어느 정도 평가절상돼야 하는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올해 안에 지금보다 4~5% 절상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위안화가 현재 40% 가까이 평가절하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중국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중국보다 임금이 싼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의 신흥 개도국들이 생겨나면서 중국 역시 도산 직전의 한계기업들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급격한 위안화 절상은 이 중소기업들의 대량 부도사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크다.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상땐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률 8%를 유지하는 ‘바오바(保八) 정책’을 펴고 있다. 7억명에 달하는 중국 농민들 가운데 매년 2000만명 이상이 도시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경제에 타격을 받으면 실업률이 급격히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외부에서는 중국을 주요 2개국(G2)이라고 치켜세우지만 선진국으로 가려면 아직 멀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과 서방의 위안화 공격을 중국의 성장을 막으려는 일종의 음모론으로 보고 있다. 상하이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다시 경제다] 기업구조조정 서둘러라

    [다시 경제다] 기업구조조정 서둘러라

    6·2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지각 변동으로 각종 경제정책과 현안들이 제대로 추진될지가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거시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민감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들은 여야 간 정쟁의 대상으로 변질돼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2008년 글로벌 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회복가도를 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기로 했던 일들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지 않으면 또 다른 ‘악순환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건설업계 재무 건전성 우려할 수준” 여러 현안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특히 건설·조선업 부문의 해결이 급선무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금리인하 등 부양책들이 잇따르면서 국내 산업계는 제대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 위기의 불길을 어느 정도 잡은 다음에는 문제가 있는 부분을 도려내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정부는 수술(구조조정)보다는 한계기업들에 영양주사(보증 등 지원책)를 놓는 데 급급했다. 지난해 건설업체 대출 만기연장을 위한 대주단이 꾸려졌고, 회생기업의 신속한 지원을 돕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시행됐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부 보증이 이뤄진 것도 이때다. 국내 4개 보증기관의 보증잔액은 2008년 말 50조 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2조 4000억원으로 22조 3000억원(44.5%)이나 늘었다. 기업들이 망하지 않도록 공공기관들이 돈으로 부실을 틀어막아 준 셈이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초체력이 바닥난 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면 수많은 기업들이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한계기업을 봐주다가는 경제가 악순환의 덫에 걸릴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임경묵 한국개별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건설 부문은 고용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부실을 정부 지원으로 막아주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면서 “하지만 더 이상 지원으로 문제를 해결할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KDI는 최근 건설업계의 실제 부채비율이 500%까지 급등해 업체 전체의 재무 건전성이 우려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산업계의 부실이 금융계로 전이되는 것이다.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건설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25%까지 불어났다. ●방치하면 화 더 키운다 건설 등을 제외한 다른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김필현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서민의 생계를 보장한다는 정치적인 판단 때문에 정부가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면서 “날로 악화하는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늘어나는 부채, 확대되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는 그간의 지원책이 적절치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제 중소기업 지원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미 드러난 부실 외에 구조조정의 폭과 깊이를 심화하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조정은 부실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성장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 “단순한 부실 해결의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진단과 처방을 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면 다시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경고도 잇따른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유럽 재정위기라는 악재가 있기는 하지만 1년 전에 비하면 경제 상황이 많이 좋아져 구조조정을 하기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면서 “때를 놓친다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영규 이경주기자 whoami@seoul.co.kr
  • 다시 불붙은 금리인상 논쟁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에 기준금리 인상을 권고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면서 가뜩이나 뜨거운 금리 논란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수비르 랄 IMF 한국과장은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의 성장세가 강하고 전반적인 경기둔화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고 조정과 시설투자, 민간소비 등을 볼 때 한국 경제의 체력이 탄탄한 만큼 금리를 점차 올려도 충격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전망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4.5%를 조만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IMF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9%에서 4.2%로 높이면서 아시아 신흥국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로 시차는 있겠지만 출구전략 단행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부 국가는 이미 금리 인상에 나섰다. 호주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4.25%로 0.25%포인트 올렸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도 이달 들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선진 7개국(G7) 중에서는 처음으로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 20일 기준금리를 상반기 안에 인상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까지 경기 회복세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고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돼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금리를 올려도 좋을 만큼의 수준에 진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용이 많이 어렵고 민간의 자생적인 회복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우려도 있고 국제금융 시장에 아직 불안요소도 잠재하고 있어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시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특히 출구전략 문제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까지 논의할 문제라고 말해 기준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늦춰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은도 지난 1일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에는 정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수출뿐 아니라 내수가 중요한데 건설투자가 좋지 않아 가장 걱정”이라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리 인상론의 주요 근거인 가계부채 문제도 빚보다 자산이 더 빨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위험한 수준이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1년 맞는 ‘경제 구원투수’ 윤증현號

    1년 맞는 ‘경제 구원투수’ 윤증현號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지 10일이면 어느 새 1년이다. 야구로 치면 8회 절체절명의 위기에 기용돼 급한 불을 무난하게 껐다는 평가다. 하지만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윤 장관 자신도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할 만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간의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않은 데다 고용 창출도 쉽지 않다. 연초부터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융규제안,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 악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험난한 9회 승부가 예고된 상황이다. ●성장률 급상승… 외환보유 치솟아 윤 장관은 취임식에서 “하루아침에 정상궤도로 올려놓을 요술방망이는 없다.”고 밝혔다. 첫 조치로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종전 목표치(3% )보다 5%포인트 낮춰 잡았다. 정부의 상황 인식에 대한 신뢰를 높여 시장의 믿음을 되찾겠다는 의지였다. 이어 28조원이 넘는 ‘슈퍼 추경’을 편성하고 상반기에 재정의 65%를 조기 집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전기 대비 성장률이 2008년 4·4분기에 29위였던 우리나라는 2009년 1~3분기에 각각 3위, 2위, 1위로 급상승했다. 극적인 회복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3월 초 157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1100원대로 떨어졌다. 바닥을 보이던 외환보유액은 1월에 2736억 9358만달러로 사상 최대치. 대외신용도의 잣대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3월 465bp(bp는 0.01%)까지 치솟았지만 5일 현재 125bp로 떨어졌다. ●구조조정 등 여전히 남은 숙제들 정부는 ‘25만명+α’로 올해 고용 목표를 높여 잡았다. 고용투자세액공제 등 진작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좀처럼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PIIGS의 위기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6%, 재정적자 비율은 2.7%로 주요 20개국(G20) 평균치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악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2001년 18.7%였던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5.6%까지 뛰는 데 8년밖에 안 걸렸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늦춰진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걸림돌이다. 곳곳에 ‘잔불’이 남아 있는 격이다. 영리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산업 선진화도 커다란 숙제다. “내수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답은 결국 서비스업”이라면서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발과 청와대의 제동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구원투수로 투입된 특수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회복 기반을 다지고 고용구조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최대 과제”라면서 “노동유연성을 제고하는 게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증현 경제팀이 위기를 관리하고 회복세를 이끈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위기국면에서 드러난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하는 데는 미흡했던 만큼 단기적 성과보다 구조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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