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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풍 부는데 스카이워크 갔다가...” 한가운데 고립된 남성 ‘아찔’

    “강풍 부는데 스카이워크 갔다가...” 한가운데 고립된 남성 ‘아찔’

    중국의 한 스카이워크가 강풍에 파손되면서 관광객이 100m 공중에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중국 룽징시 비암산에 설치된 스카이워크가 강풍에 크게 부서지면서 그곳에 있던 관광객 한 명이 고립됐다. 스카이워크란, 산이나 전망대 등에 설치돼 공중을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조물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7일 해당 지역의 풍속은 시속 144km로, 당시 강풍으로 스카이워크의 유리 바닥이 떨어져 나갔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당시 사고 장면이 담긴 사진이 공유되기도 했다. 사진에는 한 남성이 간신히 난간에 매달린 모습이 담겼다. 남성이 있는 자리를 제외하고 바닥의 유리패널이 모두 부서지거나 바람에 날려 사라졌다. 이 남성은 다행히 소방관과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나우뉴스] 개는 되고 돼지는 안 된다? 美서 ‘반려 돼지’ 산책 논란

    [나우뉴스] 개는 되고 돼지는 안 된다? 美서 ‘반려 돼지’ 산책 논란

    미국의 한 공원에서 ‘반려 돼지’를 산책시키던 주인과 공원의 다른 이용자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공공장소에서 돼지와 산책하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현지 최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레딧에 게시된 이 영상에 따르면 한 공원에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돼지를 산책시키기 위해 나온 일행은 돼지가 나무와 흙의 냄새를 맡는 동안 서서 기다리다가 한 백인 여성의 제지를 받았다. 이 백인 여성은 “공원 한가운데에 왜 돼지가 있는지 알고 싶다”며 따지기 시작했다. 돼지와 함께 나온 일행은 “우리에게 신경쓰지 말아 달라”고 되받아쳤지만, 백인 여성의 불만은 계속 이어졌다. 당시 일행이 데리고 나온 돼지에는 목줄이 채워져 있었지만, 백인 여성은 공원 사용 규칙을 언급하며 “개를 데리고 왔다면 목줄을 채워야 한다”, “(돼지가) 너무 크다”며 지적을 이어갔다. 그 사이 나무와 흙냄새를 맡던 돼지는 배변을 시작했고, 이를 본 백인 여성은 더욱 흥분하며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돼지를 데리고 나온 일행이 다른 반려견 주인과 마찬가지로 돼지의 대변을 주워 비닐봉투에 담은 후에도 양측의 갈등은 계속됐다. 돼지의 주인은 “돼지는 개와 마찬가지로 정서적인 지원을 해주는 반려동물”이라고 주장했고, 백인 여성은 “돼지가 정서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영상은 화가 난 ‘반려 돼지’의 주인과 일행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 났고, 영상이 공개되자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 네티즌은 “공원에 왜 돼지가 들어와 있는지 호기심에 물어볼 수도 있는 일”이라며 백인 여성의 편을 든 반면, 일각에서는 “산책을 하다 목줄에 묶인 돼지를 본다면 쓰다듬으며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백인 여성의 지적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상] 개는 되고 돼지는 안 된다? 美서 ‘반려 돼지’ 산책 논란

    [영상] 개는 되고 돼지는 안 된다? 美서 ‘반려 돼지’ 산책 논란

    미국의 한 공원에서 ‘반려 돼지’를 산책시키던 주인과 공원의 다른 이용자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공공장소에서 돼지와 산책하는 것을 두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최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레딧에 게시된 이 영상에 따르면 한 공원에서 반려동물로 키우는 돼지를 산책시키기 위해 나온 일행은 돼지가 나무와 흙의 냄새를 맡는 동안 서서 기다리다가 한 백인 여성의 제지를 받았다. 이 백인 여성은 “공원 한가운데에 왜 돼지가 있는지 알고 싶다”며 따지기 시작했다. 돼지와 함께 나온 일행은 “우리에게 신경쓰지 말아 달라”고 되받아쳤지만, 백인 여성의 불만은 계속 이어졌다.당시 일행이 데리고 나온 돼지에는 목줄이 채워져 있었지만, 백인 여성은 공원 사용 규칙을 언급하며 “개를 데리고 왔다면 목줄을 채워야 한다”, “(돼지가) 너무 크다”며 지적을 이어갔다. 그 사이 나무와 흙냄새를 맡던 돼지는 배변을 시작했고, 이를 본 백인 여성은 더욱 흥분하며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돼지를 데리고 나온 일행이 다른 반려견 주인과 마찬가지로 돼지의 대변을 주워 비닐봉투에 담은 후에도 양측의 갈등은 계속됐다.돼지의 주인은 “돼지는 개와 마찬가지로 정서적인 지원을 해주는 반려동물”이라고 주장했고, 백인 여성은 “돼지가 정서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해당 영상은 화가 난 ‘반려 돼지’의 주인과 일행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 났고, 영상이 공개되자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일부 네티즌은 “공원에 왜 돼지가 들어와 있는지 호기심에 물어볼 수도 있는 일”이라며 백인 여성의 편을 든 반면, 일각에서는 “산책을 하다 목줄에 묶인 돼지를 본다면 쓰다듬으며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백인 여성의 지적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통제불능’ 中 로켓 잔해 모습 최초 포착… “서울에 떨어질 수도”

    ‘통제불능’ 中 로켓 잔해 모습 최초 포착… “서울에 떨어질 수도”

    중국이 쏘아올린 로켓의 거대한 잔해가 통제불능 상태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천문학자들이 해당 로켓 잔해로 추정되는 우주 물체의 이미지를 처음으로 포착해 공개했다. 중국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유인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를 실은 창정 5B 로켓을 쏘아 올리는데 성공했다. 로켓 본체의 일부는 대기권에서 타버리거나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만, 이중 일부가 대기권을 뚫고 주택지나 도심 한가운데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조나단 멕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박사는 “우주 쓰레기의 궤도를 관찰하고 있지만, 만약 대기권에 재돌입한다면 이는 역대 가장 크고 통제되지 않은 우주쓰레기의 추락이 될 것”이라면 “대기권에서 다 타버리지 않고 통과한 로켓의 무게는 약 10t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멕도웰 박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해당 로켓 잔해가 추락할 수 있는 후보 지역으로 미국 뉴욕,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베이징, 칠레 남부와 뉴질랜드 웰링턴 등을 꼽았다. 사실상 지구 어느 지역으로 거대한 로켓 잔해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의 온라인 관측소인 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The Virtual Telescope Project) 전문가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새벽,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를 관찰하던 중 지상에서 700㎞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발견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물체의 속도와 외형 등으로 미뤄 봤을 때, 중국의 창정 5B 로켓의 일부라고 결론내렸다.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를 이끄는 천문학자인 지안루카 마시 박사는 ”태양빛 탓에 ‘거대한 파편’을 촬영한 뒤 매우 극단적으로 보정을 해야 했지만, 우리는 망원경으로 이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공개한 사진은 색보정을 통해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물체를 담고 있다. 정확한 크기와 속도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를 직접 확인한 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 소속 천문학자들은 “매우 빠른 속도”였다는 것에 동의했다.현재 창정 5B 로켓 잔해의 길이는 30m, 무게는 20t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잔해가 떨어질 만한 예상 범위가 북위 41도와 남위 41도 사이라고 밝혔다. 는 서울과 베이징, 뉴욕, 마드리드, 리우데자네이루 등의 대도시가 속한 구역이다. 지난 6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로켓 잔해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곳에 떨어지기를 바란다”며 “중국이 로켓의 궤도 이탈에 대해 태만한 점이 있었다”고 말해 미중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억원 서예작품 올라탄 아이, 아빠는 촬영…작가 “괜찮다”

    1억원 서예작품 올라탄 아이, 아빠는 촬영…작가 “괜찮다”

    한국화 거장 박대성(76) 화백의 전시 작품을 어린이 2명이 만지고 올라타 훼손하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아이들의 아버지는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작품 위에 올라탄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는 등 황당한 관람 태도를 보였다. 6일 경북 경주솔거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박대성 화백의 특별기획전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가 열리는 전시관에 어린이 관람객 2명이 들어와 전시관 한가운데 전시된 작품 위에 눕거나 무릎으로 문지르고 다녔다. 해당 작품은 통일신라 시대 최고 명필로 꼽힌 김생의 글씨를 모필한 것이었다. 가로 폭은 39㎝이지만, 세로 길이가 19.8m에 달하는 대작이다.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돼 액자에 넣어 전시하는 것이 불가능해 길게 미끄럼틀 형태로 펼쳐 전시 중이었다. 작품 가격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술관 측은 관람객과 작품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안전선을 제거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작품 옆에는 ‘눈으로만 감상해주세요’라는 주의 안내가 분명히 있었다. ‘어린이가 올바른 관람을 할 수 있게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라는 관람 예절이 적힌 안내문도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아이들이 올라타고 만지고 그 위에 누우면서 일부 글씨가 번지고, 손자국과 발자국이 그대로 남는 등 작품 훼손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아이들보다 뒤늦게 따라 들어온 아버지는 아이들을 말리키는커녕 사진을 찍어줬다. 작품 훼손 사실을 발견한 미술관 측이 폐쇄회로(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해 해당 가족을 찾아 항의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작품을 만지면 안 되는지 몰랐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이처럼 황당한 작품 훼손 사실과 아이 부모의 말을 박대성 화백에게 전했다. 아이 부모 측은 미술관을 통해 박대성 화백에게 여러 차례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이에 박대성 화백은 어린이가 그랬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고 했다고 미술관 측은 전했다. 아이가 악의 없이 한 행동인 만큼 선처해 달라는 것이었다. 박대성 화백은 “우리 애들도 그런다. 애들이 뭘 압니까, 어른이 조심해야지. 그래서 더 이상 얘기할 것 없다고 했다”고 JTBC에 말했다. 작품도 복원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박대성 화백은 “그것도 (작품의) 하나의 역사”라면서 당장 복원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시를 마친 뒤 작품을 약간 손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성 화백의 기획전은 오는 6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들어라! 잊혀진 황금왕국의 포효

    나라 안에 고대국가 유적지가 몇 곳 있다. 가야연맹의 맹주였던 경남 김해, 고령 등 널리 알려진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편적인 역사의 조각으로만 남아 있다. 그 비밀의 고대국가를 찾아 나선 여정이다. 경남 합천 다라국, 경북 의성 조문국과 경산 압독국이 목적지다. 푸른 봉분 사이를 서성이며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사실 고대국가란 매우 모호하고 방대한 표현이다. ‘고대’와 ‘국가’란 개념만으로도 사학계의 논쟁이 뜨거울 지경이니 말 다했다. 이번 여정에선 덜 알려졌으되 유물, 박물관 등의 볼거리가 남은 곳, 주변에 묶어 돌아볼 만한 경승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돌아봤다. 고대국가의 흔적이라 해봐야 고분과 출토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 볼거리의 거의 전부다. 허다하게 빈 공간은 여행자의 상상력으로 채워야 한다. 머리를 싸매야 하는 여정이긴 해도 가정의 달에 ‘거리두기’ 지키며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이만 한 곳도 없지 싶다.경남 합천으로 먼저 간다. 다라국(多羅國)을 찾아서다. 4~6세기쯤 쌍책면 일대에서 번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야의 한 나라다. 다라국은 흔히 ‘황금칼의 나라’라고 불린다. 다라국의 존재를 증명하는 옥전고분군(사적 326호) 출토 유물 가운데 가장 이름난 것이 ‘용봉문환두대도’(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 등의 칼이라서 붙은 별명이다. 옥전고분군을 둘러보기 전에 합천박물관부터 들르는 것이 순서다. 다라국을 테마로 고분 바로 앞에 세운 박물관이다. 다라국의 뛰어난 문화 수준을 보여 주는 용봉문환두대도, 말투구, 귀걸이 등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종류의 칼들이 인상적이다. 대표적인 용봉문환두대도는 손잡이 끝의 둥근 고리(해를 상징한다는 견해도 있다) 안에 용과 봉황을 새겨 넣었다. 병권을 틀어쥔 소장자의 압도적인 권위가 황금빛 문양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경남 합천 ‘황금칼의 나라’ 다라국 박물관 뒤는 옥전고분군이다. 다양한 크기의 고분 20여기가 야트막한 구릉에 산재해 있다. 살랑대는 봄바람 맞으며 고분 사이를 걷는 느낌이 아주 독특하다. 옥전고분군은 다라국 지배자의 무덤떼로 추정된다. 고분군 초입에 ‘다라국의 뜰’, 꽃밭 등을 조성했다. 다리쉼하기 맞춤하다. 고분군 너머엔 옥전서원이 있다. 규모는 작아도 시간이 켜켜이 쌓인 건물이 무척 고풍스럽다. 요즘 합천에서 가장 ‘핫’한 곳은 황매산(1113m)이다. 봄에는 철쭉으로, 가을에는 억새로 명성이 높다. 철쭉 군락지는 해발 700~900m 고지에 집중돼 있다. 규모가 무려 축구장 140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한다. 1, 2군락지는 만개했고, 정상 부근 군락지는 부처님오신날(19일)을 전후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황매산은 ‘황매평전’으로도 유명하다. 산꼭대기에 펼쳐진 평지가 매우 이국적이다. 너른 초원 위로 자작나무 몇 그루와 키 낮은 철쭉들이 듬성듬성 어우러져 있다. 황매평전에 이는 바람만으로도 ‘코로나 블루’는 저 멀리 떨쳐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철쭉 군락지 바로 아래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다만 철쭉 시즌엔 찾는 이들이 많아 정상 주차장은 이른 오전에 꽉 찬다. 차가 정체되면 맨 아래 은행나무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오르는 편이 낫다.●경북 의성 ‘고분의 왕국’ 조문국 경북 의성의 조문국(召文國)도 미스터리 왕국이다. 의성조문국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조문국은 의성 지역에 있었던 초기국가형태(읍락국가)의 나라다.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 전까지 21대 왕을 거치며 약 370년간 존속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벌휴이사금(왕) 2년(185년)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각각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정벌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 문구가 조문국의 실재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근거다. 조문국의 역사를 현실에서 엿볼 수 있는 곳은 대리리의 조문국사적지다. 경덕왕릉(신라 경덕왕과 다르다)이라 전해지는 고분을 비롯해 지배층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40여기의 고분들이 분포돼 있다. 의성은 사실 ‘고분의 왕국’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대리, 학미리 등에 걸쳐 있는 ‘금성산 고분군’(사적 555호)이다. 이 지역에만 324기의 고분이 산재해 있다. 5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되는 윤암리 고분 60여기, 금성산 고분군 외곽의 미발굴 고분 50여기 등은 제외한 숫자다. 봉분의 숫자로만 보면 국내 어느 고분군에도 뒤지지 않는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를 통해 고대 강력한 집단이 이 일대에 웅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문국사적지엔 팔각전망대, 봉분 모양의 고분 전시관, 작약꽃밭 등의 볼거리가 있다. 봉분 사이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조문국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독특한 형태의 금동관, 금동 귀걸이 등의 화려한 장신구와 철제 무기류 등이 출토됐다. 이 땅의 이름인 ‘금성’(金城)에 상응하는 유물인 듯하다.부처님오신날을 앞뒀으니 의성 여정에서 고운사를 찾는 건 당연한 순서겠다.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금강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천년숲길’, 최치원이 승려들과 함께 지었다는 가운루(駕雲樓) 등 볼거리가 많다. 양반마을이라 불리는 산운마을, 얼음 구멍 빙혈(천연기념물 527호) 등이 있는 빙계계곡 등도 둘러볼 만하다. ●7세기까지 존속한 경북 경산 압독국 경북 경산에는 압독국(押督國)이 있었다.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존속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산 일대의 패자다. 신라에 복속돼 자치권을 인정받아 이어 갔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7세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실재했다. 이 고대국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가 드라마틱하다. 압독국의 존재를 대표하는 유적지는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이다. 10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축적된 고대 경산 사람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이 안에 녹아 있다. 일제강점기 이후 지속적인 도굴에 노출됐던 임당 유적은 1982년 도굴 유물들이 해외로 밀반출되기 직전 적발됐고, 서울신문(1982년 1월 15일자) 등에 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압독국 유적은 임당동과 조영동, 압량면 등의 얕은 구릉 위에 분포돼 있다. 다만 지속적인 개발 탓에 규모가 많이 줄었다. 압독국의 유물을 볼 수 있는 경산시립박물관은 아쉽게도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6월 중 재개장 예정이다. 대신 압량읍의 ‘경산병영유적’(사적 218호)은 찾아볼 만하다. 선덕여왕 때인 642년에 압독 군주로 임명된 김유신이 군사들을 조련하던 훈련장이다. 병영유적은 공장 지대 한가운데 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은 없다. 흙을 쌓아 만든 유적은 지름 80m, 둘레 270m의 원형이다. 유적 남쪽에는 지휘소였을 법한 토루(흙으로 쌓아 올린 망루)가 있다. 병영유적 인근의 마위지는 기마훈련을 위해 조성했다는 저수지다. 영남대에서 발행하는 ‘영대신문’에 따르면 “아낙네들은 여기서 말의 귀를 씻어 주며 남편과 아들의 무사귀환을 빌었다”고 한다. 글 사진 합천·의성·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초파리는 울트라 마라토너?…몸길이의 600만 배 이동 (연구)

    초파리는 울트라 마라토너?…몸길이의 600만 배 이동 (연구)

    초파리는 여름철 과일이나 음식물 쓰레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곤충이다. 그런데 이 작은 곤충은 과연 얼마나 먼 거리에서 온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Caltech) 연구진은 초파리가 생각보다 상당히 먼 거리에서 날아왔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초파리는 한 번 비행에 최대 12~15㎞를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초파리 몸길이의 600만 배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다. 초파리가 매우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20세기 중반에 등장했다. 1940년대 미국 남서부의 초파리를 수집해 연구한 과학자들은 의외로 초파리의 유전적 변이가 적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초파리가 꽤 먼 거리를 이동해 서로 교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후 과학자들은 야생 초파리에 대한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작은 크기와 달리 초파리의 장거리 비행 능력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형광 물질로 표시한 초파리를 풀어 놓고 다음 날 주변 지역에서 초파리를 포획한 결과 무려 15㎞ 떨어진 지점에서도 형광 물질로 표시된 초파리를 찾을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공대의 마이클 디킨슨 교수와 케이트 리치 박사는 초파리의 비행 능력을 좀 더 확실하게 알아내기 위해 모하비 사막 한가운데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바람이 거의 없는 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초파리를 풀어준 다음 1㎞ 떨어진 장소에 원형으로 배치한 10개의 초파리 덫에 도달하는 시간을 조사했다. 초파리는 비행 능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후각도 뛰어나 매우 먼 거리에서도 과일 냄새를 맡고 날아온다. 연구진은 초파리 덫에 사과 주스와 샴페인 효모를 섞은 사료를 넣고 초파리를 유인했다. 예상대로 풀어준 초파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초파리 덫에 도달해 맛있는 사료를 먹었다. 10번에 걸친 실험 결과 초파리는 1㎞를 비행하는 데 16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으로 치면 천천히 걷는 정도이지만, 초파리의 몸길이를 생각하면 매우 빠른 비행 속도다. 연구진은 초파리가 최대 2시간 정도 먹지 않고 비행할 수 있기에 1회 최대 비행 거리가 12~15㎞ 정도라고 추정했다. 몸길이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사람이 한 번에 1만㎞를 이동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물론 다리로 걷는 것과 하늘을 비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지만, 연구진은 인간으로 치면 초파리는 42.195㎞의 일반 마라톤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하는 울트라 마라톤 선수에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유전자 연구에 사용되는 실험동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는 초파리 자체도 정말 놀라운 생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다. 이 놀라운 능력의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과학자들의 다음 과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칠 뻔’…밤중 도로 위에 나타난 3세 어린이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칠 뻔’…밤중 도로 위에 나타난 3세 어린이

    어둠이 짙게 내린 도로 한가운데서 방황하던 어린이가 지나가는 차에 치일 뻔한 상황에서 운전자의 신속한 대처로 구조되는 일이 발생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9뉴스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일 밤 7시 10분쯤 외식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 칼리드는 시드니 남서쪽 파나비아의 톰슨 도로를 운전하던 중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에 나타난 아이의 모습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이는 마치 놀이를 하듯 혹은 마치 춤을 추듯 팔을 흔들며 도로 한가운데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안으로 들어왔다. 양쪽 차선에서는 차가 오고 있는 상황으로 운전자가 신속하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운전자는 “당시 도로는 매우 어두운 상태였는데 갑자기 아이가 차의 헤드라이트 안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쪽에서도 차가 오고 있었고 내 뒤에서도 차가 오고 있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즉시 차를 세웠다”고 덧붙였다. 이 운전자는 아이를 도로에서 안아들어 즉시 도로밖으로 나왔다. 십여분이 지난후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찾기위해 왔고 아이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아이의 이름은 네이슨으로 올해 3세 아이였다. 아이는 엄마가 가구를 차에 싣는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집밖으로 나와 도로 한가운데에서 방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의 형 마이클은 해당 운전자에게 “너무 감사하다”라는 말을 수차례 남겼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본 아이어머니는 매우 놀라며 “아이를 무사히 구해준 운전사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어린 자녀들 둔 부모들은 잠시라도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면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거대한 中 로켓 잔해, 지구 어디에 추락할 지 몰라”…우려 제기

    “거대한 中 로켓 잔해, 지구 어디에 추락할 지 몰라”…우려 제기

    중국이 유인 우주정거장의 핵심 모듈인 ‘톈허’ 발사에 성공한 가운데, 모듈을 싣고 나아간 창정 5B 로켓 잔해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나단 멕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박사는 최근 우주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탑재 용량 22t에 달하는 창정 5B 로켓의 잔해가 수일 내에 지구에 추락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맥도웰 박사는 해당 로켓 잔해가 추락할 수 있는 후보 지역으로 미국 뉴욕,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베이징, 칠레 남부와 뉴질랜드 웰링턴 등을 꼽았다. 사실상 지구 어느 지역으로 거대한 로켓 잔해가 떨어질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로켓 잔해의 일부는 대기권에서 타버리거나 바다에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만, 이중 일부가 대기권을 뚫고 주택지나 도심 한가운데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사람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할 가능성은 수 조 분의 1정도로 매우 낮다. 맥도웰 박사는 “우주 쓰레기의 궤도를 관찰하고 있지만, 만약 대기권에 재돌입한다면 이는 역대 가장 크고 통제되지 않은 우주쓰레기의 추락이 될 것”이라면 “대기권에서 다 타버리지 않고 통과한 로켓의 무게는 약 10t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안전프로그램 사무국장인 홀거 크래그 역시 스페이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창정 5B의) 통제할 수 없는, 잠재적인 추락 가능성을 알고 있다”면서 “이전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통상 전체 질량의 20~40%가 대기권에서 전소되지 않고 지상에 추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로켓 잔해물 추락으로 인해 전 지구가 긴장에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중국이 창정 5B 로켓을 발사했을 당시 약 30m의 잔해물이 아프리카와 미국 뉴욕, 호주 등지에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행히 사람이 살지 않는 아프리카 대륙 서부 연안에 추락해 피해는 없었지만, 여러 국가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로켓 잔해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상공을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4월에는 역시 중국의 톈궁 1호가 지구로 떨어졌다. 당시에도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태평양과 인도양, 대서양, 남미, 호주, 아프리카, 한국 등 매우 넓은 영역이 추락 지점 범주에 들었었다. 전문가들은 추락하는 인공 우주물체 대부분이 제어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꾸준히 우려를 제기해 왔다. 로켓 잔해가 추락하는 궤적을 미리 예측할 수는 있지만, 지구의 대기가 태양활동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각국에서는 감시체제를 운영해 추락 지점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83년 1월 소련의 코스모스 1402호 추락 때부터 위성추적상황실을 운영하며 우주쓰레기 추락 등 우주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신한 줄 몰랐다” 하와이행 비행기 화장실서 20대 출산

    “임신한 줄 몰랐다” 하와이행 비행기 화장실서 20대 출산

    탑승한 의사·간호사들이 출산 도와건강한 상태로 착륙해 병원으로 이송 20대 여성이 하와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출산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자신이 임신 27주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의 라비니아 문가(22)는 최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호놀룰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진통이 시작돼 출산을 하게 됐다. 그의 여동생은 “언니는 자신이 임신한 줄 몰랐기 때문에 조카가 태어났을 때 우리 역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승무원이 인터폰으로 승객들에게 “의료 지원을 요청한다”고 방송했고,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던 몇몇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라비니아의 출산을 도왔다. 다행히 아기와 산모는 건강한 상태로 호놀룰루에 착륙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간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행기 화장실에서 그것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간호사와 의사들이 3시간 동안 출산을 도왔다”며 “이후 마침내 아이와 산모는 잘 해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라비니아의 출산 소식은 같은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이 틱톡에서 “비행기에서 갓난 아기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 전역에 퍼졌다. 이날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출산을 축하하며 다 같이 박수를 보내는 영상이 촬영되기도 했다. 이번 출산과 관련해 델타 항공의 대변인은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우리 승무원들은 많은 의료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잘 훈련되어 있고 모든 항공기는 의료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블루홀, 만년설, 외딴 밀림… 태초의 자연을 만나다

    블루홀, 만년설, 외딴 밀림… 태초의 자연을 만나다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 뜨거운 태양 아래 살아가는 순수한 사람들. 코로나19 이후 그리워지는 풍경들이다. EBS 1TV ‘세계테마기행’은 3~7일 파푸아뉴기니, 타히티, 뉴질랜드, 보르네오, 바누아투를 조명하는 ‘남태평양 파라다이스´에서 태초의 자연을 선사한다.첫 여행지는 인류 최후의 원시 문명을 간직한 파푸아뉴기니(3일)다. 산호섬 마누스 군도에서 남태평양 최고봉 빌헬름산까지 팔색조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북단에 있는 마누스 군도는 아이들의 천연 놀이터가 된 에메랄드빛 잔잔한 바다를 볼 수 있다. 하일랜드에 사는 우마이 부족과 조상 대대로 해 왔다는 해골 분장을 하면서 춤을 추고, 얌과 고구마, 돼지고기를 야자 잎에 싸서 쪄 내는 전통요리 무무도 맛본다. 타히티 편(4일)에서는 배우 예지원이 바다를 놀이터로 삼아 살아온 폴리네시아인들의 땅,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로 둘러싸인 타히티를 즐긴다. 파페누 벨리에서 고사리 화관을 선물받고 마타바이 만으로 향해 검은 모래 해변에 빠져 본다. 화산암이 오랜 시간 잘게 부서져 보석처럼 반짝이는 검은 모래 해변에서 머드팩도 하고, 물놀이까지, 그야말로 놀이 천국이다. 타히티섬에서 북서쪽으로 약 240㎞ 떨어진 곳에 있는 지상 최고의 낙원 보라보라섬을 보트로 누빈다.뉴질랜드(5일)는 남태평양 여느 곳과 다른 느낌을 준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져 뜨거운 화산과 빙하가 공존하는 ‘반전의 땅’이기 때문이다. 러셀에서 자신이 만든 특별한 복장으로 차가운 바다에 뛰어드는 뉴질랜드 최고의 겨울 축제, 러셀 버드맨 축제 현장을 간다. 지옥의 문,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도시, 로토루아에서는 크고 작은 활화산의 분화구와 형형색색의 연못을 볼 수 있다. 서던알프스산맥을 따라 만년설이 쌓인 거대한 얼음의 땅, 폭스 빙하에서 대자연의 장엄한 속살을 들여다본다.다음 여행지는 ‘지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낙원’이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는 별명이 붙은 바누아투(6일)다. 산토섬의 명소 중 하나인 천연동굴 밀레니엄 케이브를 구경하고, 때 묻지 않은 섬 에스피리투 산토에서 지반이 움푹 꺼지면서 푸른빛을 띠는 블루홀에서 즐기는 다이빙은 이색적이다. 마지막 편(7일)에서는 에메랄드빛 남태평양, 그리고 신의 축복을 받은 풍요로운 섬인 보르네오를 만난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세 나라가 함께 존재하는 보르네오의 황금 어장이라 불리는 어촌 마을, 탄중 바투에서 바다 한가운데에 설치된 독특한 모양새의 오두막 바강에서 멸치 낚시를 즐긴다. 첩첩산중 깊고 외딴 밀림 속에 사는 다약족의 간식 도돌을 맛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美군함, 中 항모전단 진형 깨고 한복판서 노골적 도발

    미군 구축함이 필리핀해에서 중국군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 진형을 깨고 한가운데까지 밀고 들어가는 이례적 상황을 연출했다. 이달 초 지휘관이 난간에 다리를 올리고 랴오닝함을 바라보던 사진을 공개한 머스틴함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대만 등을 상대로 군사 활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아시아는 미군이 통제한다’는 사실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다. 28일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세계 각지 군함의 동향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OSINT-1’은 미군이 대만 인근 필리핀해에서 랴오닝함을 뒤쫓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미군의 구축함 한 척이 랴오닝함 등 6척으로 구성된 중국 항모 전단의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사진이 촬영된 곳은 대만 동부 해안에서 200㎞쯤 떨어진 필리핀해 영역이다. 대만군 장교는 빈과일보에 “이것은 고수의 행동”이라며 “미국 군함이 (중국군에) 실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도 “미국 군함이 대놓고 랴오닝함 항모 전단으로 들어갔다”며 “(랴오닝함을 지켜야 하는) 중국 호위함의 임무 실패”라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는 “많은 누리꾼이 랴오닝함 항모 전단 한복판에 들어간 미군 구축함을 머스틴함으로 추측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 해군은 동중국해에서 머스틴함 지휘관이 선박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랴오닝함을 바라보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미군이 이 사진을 통해 ‘중국이 자랑하는 항모 전단을 깔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신경전이 가열돼 우발적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본다. 미군에게 망신당한 중국 인민해방군이 언제고 일본이나 대만을 상대로 분풀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태평양에 진출했다가 동중국해 쪽으로 돌아가던 랴오닝함이 영토 분쟁 지역에 일부러 헬기를 띄워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랴오닝함과 미사일 구축함, 고속전투지원함 등 총 6척의 중국군 함정이 26일 밤 미야코지마 남쪽 약 160㎞ 해상에서 북동쪽으로 항해했다. 그런데 27일 오전 랴오닝함에 있던 조기경계 헬기 1대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부근을 비행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출동했다. 이곳은 일본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다리 뻗고 보기’보다 더한 굴욕…中항모 또 우롱한 美해군 [이슈픽]

    ‘다리 뻗고 보기’보다 더한 굴욕…中항모 또 우롱한 美해군 [이슈픽]

    美·中 대만 일대 등서 해상 신경전美구축함, 中항모 전단 가운데서 항해中 “조만간 전쟁 일어날 것” 경고도미 해군 구축함이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 진형 한가운데까지 밀고 들어간 위성 사진이 공개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해군은 최근 유도미사일 구축함 머스틴함 지휘관이 선박 난간에 다리를 올린 채 랴오닝함을 근거리에서 바라보는 사진을 공개해 중국군에 굴욕을 안긴 바 있다. 28일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세계 각지 군함의 동향을 추적하는 트위터 계정 ‘OSINT-1’은 미 해군 구축함이 필리핀해에서 중국의 랴오닝함을 바짝 뒤쫓는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미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1척이 랴오닝함 등 5척으로 구성된 중국 항모 전단의 한복판에 들어가 항해하고 있다. 사진이 촬영된 곳은 대만 동부해안에서 200여㎞ 떨어진 필리핀해 해역이다. ●“대만 인근에서 항모 전단 뚫고 들어가” OSINT-1은 랴오닝함이 필리핀해에서 동중국해로 이동하는 관문인 미야코 해협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 사진에 찍힌 미국 구축함은 정확히 식별되지 않았지만, 홍콩 명보는 네티즌들이 이 함정을 랴오닝함을 근거리에서 추적해 굴욕을 안긴 머스틴함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호위함의 명백한 임무 실패’로 보고 있다.한 대만의 군 장교는 빈과일보에 “이것은 고수의 행동”이라며 “미국 군함이 (중국군에) 실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카오의 군사 전문가 황둥은 “미국 군함이 눈에 띄게 랴오닝함 항모 전단에 뛰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중국 호위함의 명백한 임무 실패”라고 지적했다. ●中 전문가 “미군 행동은 도발적” 발끈 반면 중국에서는 미군의 도발적 행동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군사 전문가 량궈량은 “미군의 행동은 도발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왜 이런 행동을 벌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미중 신냉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대만 일대 등 여러 해역에서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으로 군사 활동의 빈도와 강도를 높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해군 지휘관이 머스틴함 선상에서 랴오닝함이 항해하는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는 사진을 공개해 중국군을 경악하게 했다. 일본도 가세해 지난 19일에는 해상자위대의 소형 구축함이 랴오닝함을 미행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13일 ‘미국과 대만의 여론전은 중국에 통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대만 당국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무모한 행동에 나서게 한다면 조만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런 신경전을 의식한 듯 최근 미 워싱턴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쥐랑의 격납고 위에 서 있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연록이 대신한 당신의 봄, 페라나칸 자기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연록이 대신한 당신의 봄, 페라나칸 자기

    4월 산과 들은 연록으로 물든다. 개나리, 진달래에서 벚꽃, 목련으로 이어지는 꽃의 향연이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우리네 마음을 달래 주지만 그도 잠시, 흐드러지던 꽃들이 질 무렵 연록의 어린 잎들이 기지개를 켠다. 화사한 꽃송이에 멀었던 눈이 신록의 푸르름으로 차분해지는 때다. 그렇게 우리는 봄을 보낼 준비를 한다. 마른 나뭇가지에서 막 돋아난 어린잎처럼 화사한 연두색 찻주전자가 우리 눈길을 끈다.딱딱한 원기둥 모양의 연두색 찻주전자는 중국 광서 연간(1875~1908)에 제작된 도자기다. 얼핏 보면 촌스러운 듯하다. 밝고 화사한 색들이 앞다퉈 자기를 드러내며 뽐내기 때문이다. 연두색, 분홍색, 노란색, 초록색 등 명도 높은 색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낸다. 높은 소프라노의 음성을 듣는 듯하다. 어디에 내놔도 눈에 띄는 이런 도자기를 ‘페라나칸 자기’, 혹은 ‘뇨냐 자기’라고 부른다. 페라나칸은 동남아에서 출생한 이주민의 후예들을 말한다. 외부인이 동남아에 이주해 낳은 후손들을 통칭하므로 부모의 출신지에 따라 인도계 페라나칸, 아랍계 페라나칸, 일본계 페라나칸이 모두 있지만 가장 인구가 많았던 것은 중국계 페라나칸이다. 중국인들의 동남아 이주 역사가 오래됐음을 입증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페라나칸 자기로 불리는 까닭은 중국계 페라나칸이 본토에 주문해 가져온 도자기들이기 때문이다. 중국계 페라나칸을 말레이시아에서는 ‘바바뇨냐’라고도 부른다. 바바는 남성이고 노냐는 여성이다. 그러니 주로 여성들이 쓰는 물건이라고 해서 뇨냐자기란 이름도 얻게 된 것이다.중국계 페라나칸 중에는 중국과 동남아를 오가며 사업을 해서 돈을 번 사람이 많았다. 남편이 사업차 중국에 가면 부인이 취향대로 도자기를 주문해 사 오도록 했는데 동남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게 바로 알록달록 페라나칸 자기다. 우선 색깔부터 어둡고 탁한 그릇은 절대 쓰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세월 인기를 끌었던 청화백자도 페라나칸 자기 앞에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쨍하고 선명한, 그러면서도 매우 여성적인 색으로 그림을 그린 페라나칸 자기는 당대 동남아에서 부의 상징이었으니 너나 할 것 없이 사 왔다. 유럽에서 인기 있었던 중국 자기는 보통 청화백자였고, 때로 붉은색으로 그림을 그린 자기도 있었지만, 정원에 핀 꽃처럼 화사하고 발랄한 색으로 동남아 뇨냐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바로 이 페라나칸 자기였다.그릇의 디자인은 중국식과 유럽식이 뒤섞인 형태였지만 바뀌지 않은 것은 중국적인 상징과 문양이다. 중국계 이주민의 후예이니 중국의 상서에 익숙하기도 했지만 중국의 화공들이 무늬를 그렸기 때문에 자신들의 화법으로 고유한 상징을 담았기 때문이다. 한가운데 봉황과 학, 원앙이 연못에서 노닐고, 어울리지 않게 연꽃과 모란도 있다. 그 위로 복을 상징하는 박쥐가 날개를 펴고 거꾸로 매달려 있다. 중국인들은 복이 자기 집에 쏟아져 들어오라는 의미로 ‘복’(福) 자를 대문에 거꾸로 붙이는데, 여기 박쥐가 거꾸로 매달린 것도 이와 같은 의미다. 연두색 그릇 바탕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작은 나비들을 그렸다. 이 그림들은 복과 장수, 부부의 금실을 상징한다. 오랜 뱃길을 감내하며 중국에서 자기 부인에게 사다 준 명징한 연두색 찻주전자처럼 봄날은 가도, 꽃은 져도 연록의 잎이 다시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연록은 부활이요, 재생이니.
  • 32년 동안 이탈리아 섬에서 홀로 산 81세 노인 마침내 “세상으로”

    32년 동안 이탈리아 섬에서 홀로 산 81세 노인 마침내 “세상으로”

    이탈리아 사르데나 섬에 딸린 부델리 섬은 아침마다 해변이 핑크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 섬에서 무려 32년을 혼자 살며 당국의 추방 압력에도 꿋꿋이 버텨 온 81세 노인이 마침내 세상으로 나온다. 18세기 영국 작가 대니얼 디포의 소설 주인공 로빈슨 크루소가 이탈리아에 나타났다고 해서 화제가 됐던 마우로 모란디가 은둔의 삶을 마치고 세상으로 걸어나올 뜻을 밝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1989년 지중해 라 마달레나 제도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섬에 들렀다가 반해 이곳에서 지내왔다. 지난해에 섬의 주인이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는데 이제야 거처를 옮기겠다고 손을 들었다. 최근 소셜미디어로 세상과 연결돼 아름다운 섬의 풍광을 소개해 온 그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내가 32년 동안 지켜온 대로 앞으로도 부델리 섬이 보호받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떠날 것”이라고 알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는 라 마달레나 제도의 근처 섬에 있는 조그만 아파트로 이사할 것이라면서 “내 삶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바다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체육교사로 일했던 그는 두 딸을 낳아 가정을 일궜지만 소비 만능 세태와 이탈리아 정치에 환멸을 느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자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2018년 BBC 인터뷰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세상에 불만이 많은 반항아였다”면서 “아홉 살에 집이 싫어 처음으로 가출을 했을 정도”라고 돌아봤다. 그가 처음에 가려고 마음 먹었던 곳은 태평양 한가운데 폴리네시아 제도의 외딴 섬이었다. 여러 친구들과 배를 타고 폴리네시아를 향해 출발해 라 마달레나 제도에서 돈을 모아 항해를 이어갈 요량이었다. 하지만 부델리 섬의 아름다운 풍광에 반한 데다 관리인 겸 관광 가이드 일을 하던 노인이 곧 은퇴한다는 얘기를 듣고 그의 뒤를 잇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오랜시간 아름다운 섬에 묻혀 살다보니 세상에 품어온 불만과 분노는 사라지고 인상도 부드럽게 변했다. 지난 2016년 이탈리아 정부가 부델리 섬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쫓겨날 신세가 됐다. 2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통신시설을 오두막으로 개조한 것을 트집잡았다. 그러자 한때 다시는 보지 않으려 했던 세상 사람들이 그의 딱한 사정을 알고 7만명 가까이 지방정부에 탄원해 계속 머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정부가 섬에 환경 관측소를 설치하는 등 새 단장한다며 섬을 나가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질질 끌려 나가는 한이 있어도 이 섬에 머물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면서 “이곳에 내 삶이 있으며 고향으로 돌아가 카드놀이나 하는 내 삶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를 지키고 관광객들을 통제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면서 “내가 없어지면 부델리 섬도 끝장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섬의 주인마저 등을 떠밀자 더 비빌 언덕이 사라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76세 아이’의 낙서… 요즘 것들을 위로하다

    ‘76세 아이’의 낙서… 요즘 것들을 위로하다

    검은색 화면에 1부터 10까지 숫자 행렬이 빼곡하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교실 칠판이다. 그 위에 꽃송이가 피었다. 누군가 산수 문제를 풀다 장난이라도 친 걸까. 숫자로 가득한 노란색 화면과 파란색 화면에도 낙서 같은 기호들이 눈에 띈다. 단추, 차숟가락, 종이 같은 일상의 오브제들도 화폭에 달렸다.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미소를 짓게 되는 풍경들이다.오세열 화백은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캔버스에 펼쳐 온 예술가다.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올해 76세가 됐지만 여전히 동심을 품고 있다.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은유의 섬’에선 아이의 마음과 노인의 마음이 공존하는 노화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회화 24점을 만날 수 있다. 붓으로 숫자를 쓰고, 기호를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단색화 같은 바탕을 만든 뒤 못이나 면도날 같은 뾰족한 도구로 긁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는 “붓으로 물감을 찍어 그리면 바탕 색과 뒤엉켜 색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면서 “배경과 선을 명확하게 구분 짓는 효과를 위해 택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숫자에 대해선 “특별한 의미가 없다”면서도 “우리는 살면서 늘 숫자에 파묻혀 있지 않나. 떨쳐 내고 싶어도 떨쳐 낼 수 없기에 계속 반복해서 적는다”고 했다. 콜라주 오브제로 활용하는 소품들은 주변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길을 걷다 땅에서 주운 돌멩이, 단추 등이 훌륭한 작업 재료로 변신한다. 그는 “누군가 버린 것들을 주워 역할을 주고, 특별한 존재감을 찾도록 돕는 일이 재미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전쟁의 폐허와 상흔 한가운데서 보낸 유년기의 기억은 작가의 예술적 원천이다. “어린 시절 하루 중 그림 그리는 시간이 제일 소중했다”는 그는 급격한 산업화의 폐해와 물질주의 세태에 실망해 점점 더 내면의 순수함을 탐색하는 작업에 매진했다. 그가 그린 인물들이 하나같이 평범한 외양이 아닌 것도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 마음이 어두운 아이들을 봐 왔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담은 인물 그림들은 각박한 현실을 사는 요즘 세대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정교하지 못하고, 아이가 그린 듯 서툴러 보이는 회화는 의도한 것이다. “인물이든 추상화면이든 작업을 시작할 때 어떤 걸 그리겠다는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는 그는 “그리다 보면 인물이 되기도 하고, 그냥 선으로 남기도 한다”며 웃었다. 즉흥적인 작업처럼 들리지만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바탕 색을 칠할 때도 수없이 붓질을 덧칠한다. 그는 “화가는 기술자가 되면 안 된다. 볼 때마다 작품이 다르게 느껴지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면서 “묵은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깡통·딸랑이·틴케이스… 일상서 스쳐간 ‘두드림’ 무대의 주인공이 되다

    깡통·딸랑이·틴케이스… 일상서 스쳐간 ‘두드림’ 무대의 주인공이 되다

    오케스트라 맨 뒷줄을 지키던 타악기 연주자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나온다. 팀파니나 마림바, 북 등 흔히 볼 수 있는 타악기뿐 아니라 깡통, 사이렌, 라디오, 딸랑이 등 모든 물체가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음악이 된다. 2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펼쳐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타악 앙상블은 다양한 타악의 매력으로 초대한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는 타악 수석 에드워드 최, 부수석 스콧 버다인과 단원 김문홍씨가 ‘우리 안의 신조’ 리허설에 몰두했다. 현대음악 거장 존 케이지가 거리의 소음마저 음악으로 꾸며낸 재치 있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 오프닝곡이다. 최 수석이 현에 이물질을 넣어 둔탁한 소리를 내는 프리페어드 피아노 건반으로 선율을 잡고 버다인 부수석은 스틱으로 크기가 다른 깡통들을 열심히 두드렸다. 문홍씨는 스테인리스 볼을 뒤집은 듯한 틴케이스와 징처럼 원반형으로 생긴 공(gong)을 눕혀 놓고 박자를 맞췄다. 반복되는 두드림 사이에 라디오 소리와 교향곡이 함께 흐르며 마치 분주하게 길을 걸을 때 귀에 스친 소리들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들렸다.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케이지의 말이 타악기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준다.” 버다인 부수석의 말이다. 선율이 중심이 되는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 주자들은 그야말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얼핏 뒤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겨우 몇 번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음악 전체 구조를 꿰뚫어 본 뒤 딱 알맞게 찰나에 울림을 내는 일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타악기 주자들이 다른 포지션을 맡는다면 지휘를 가장 잘할 것”이라는 문홍씨의 설명은 그만큼 무대 뒤에서 모든 선율과 리듬을 책임지고 있는 타악기 주자들의 무게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아무것이나 악기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악기를 칠 수 있다”는 것도 연주자들이 꼽는 타악기의 매력이다. 문홍씨는 조지 벤저민 작품에서 신문지를 북북 찢었고, 버다인 부수석은 탄둔 무협영화 3부작 공연 때 물에 손바닥을 내리치거나 손에 적신 물방울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무궁무진한 타악기 덕에 연주자들은 무척 바쁘다. 최 수석은 언제나 ‘악기 찾아 삼만리’이고 모든 주자들이 함께 악기를 개발하고 다진다. 고전음악에선 타악기 주자가 30분 가까이 기다리기만 하거나 한 곡에 악기 한 종류만 사용하기도 했다면, 현대음악에선 한 명당 10~15개, 많게는 40개 악기를 한 곡에서 사용할 만큼 타악기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팀파니, 마림바, 스네어 드럼 독주를 비롯해 ‘손으로 하는 발레’로 불리는 맨손 테이블 연주, 8명의 주자들이 30여개 악기를 연주하는 등 두드림이 주는 소리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최 수석은 “타악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 현대음악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문홍씨는 “일상적으로 듣는 현악기와 목관 앙상블이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준다면 우리는 다양한 장르와 여러 가지 색깔로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을 기다렸다. 글 사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파도에 휩쓸린 서핑보드, 망망대해 떠돌다 4년만에 주인 품으로

    파도에 휩쓸린 서핑보드, 망망대해 떠돌다 4년만에 주인 품으로

    파도에 휩쓸린 서핑보드가 남태평양 바다를 돌고 돌아 4년 만에 다시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20일(현지시간) BBC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잃어버린 서핑보드를 2700㎞ 떨어진 퀸즐랜드 지역에서 되찾은 대니 그리피스의 사연을 전했다. 그리피스는 2017년 태즈메이니아 남쪽의 작은 외딴섬 페드라브랑카로 서핑을 나갔다가 아끼는 보드를 잃어버렸다. 근처 바다를 한참 동안이나 뒤졌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전문업자에게 특별 주문제작한 보드라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새로 마련한 보드도 썩 마음에 들지가 않았다. 두고두고 보드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던 그리피스에게 기적이 일어난 건 지난 3월. 퀸즐랜드주 출신의 한 노부부가 태즈메이니아를 방문했을 때였다. 지역 서퍼 몇몇과 대화를 나누던 노부부는 몇 해 전 아들이 건져올렸다는 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노부부는 낚시를 나간 아들이 보기 드문 커다란 보드 하나를 건져왔는데, 주인을 찾아주려 해도 도통 나타나지를 않아 집에 전시해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건졌다는 보드의 사진도 건넸다. 사진을 받아든 서퍼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진 속 보드는 4년 전 그리피스가 잃어버린 바로 그 서핑보드가 분명했다. 그리피스 역시 한눈에 자신의 보드임을 알아봤다. 그는 “내 보드가 맞더라. 따개비가 잔뜩 붙어 있었지만 곧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이 호주에 몇 없는 ‘빅웨이브 서퍼’(20피트 이상 높은 파도를 즐기는 서퍼)라 보드도 다른 사람들 것에 비해 큰 걸 쓰는데, 사진 속 보드는 크기뿐만 아니라 특유의 밝은 녹색까지 잃어버린 것과 똑같았다고 덧붙였다.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 서핑보드의 행방은 이렇게 4년 만에 밝혀지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서핑보드가 발견된 곳은 분실 지점인 페드라브랑카섬에서 2700㎞ 떨어진 퀸즐랜드주 마그네틱섬 해안이다. 발견 시점은 2018년경이다. 분실 이후 보드가 16개월 넘게 남태평양 바다를 떠돌다 호주 해안으로 되돌아왔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이에 대해 호주 최고 해양수산분야 연구기관 IMAS의 에드워드 도드리지 박사는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도드리지 박사는 “동호주 해안을 따라 유입되는 큰 해류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른다. 그런데 남쪽에서 사라진 서핑보드가 거꾸로 북쪽에서 발견됐다는 건 보드가 분명 먼 길을 돌아왔다는 걸 의미한다”고 전했다. 박사는 서핑보드가 뉴질랜드를 경유한 게 틀림 없다고 말했다. 도드리지 박사는 “서핑보드가 해류를 거슬러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거친 뒤 퀸즐랜드주 해안에 도달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태즈메이니아섬 동쪽으로 흘러갔다가 뉴질랜드를 경유, 남태평양 한가운데를 거친 뒤 북태평양을 지나 동호주 해안으로 되돌아왔다는 가설만이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했다.한마디로 뉴질랜드에서 발견되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서핑보드가 16개월 동안 망망대해를 떠돌다 다시 주인 품으로 돌아온 놀랄만한 사건이라는 말이다. 아끼던 보드를 되찾은 그리피스는 보드의 특성이 이런 행운을 가져다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보드 무게가 15~20㎏ 정도로 꽤 무겁다. 유리섬유 소재 등으로 만들어져 내구성도 좋다. 거친 파도와 빠른 물살을 견딜 수 있도록 로켓만큼 튼튼하게 제작됐다. 이런 조건 때문에 보드가 온전히 되돌아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흥분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일상 모든 소리가 음악”… 주인공 된 타악기들이 보여주는 울림의 매력

    “일상 모든 소리가 음악”… 주인공 된 타악기들이 보여주는 울림의 매력

    오케스트라 맨 뒷줄을 지키던 타악기 연주자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나온다. 팀파니나 마림바, 북 등 흔히 볼 수 있는 타악기뿐 아니라 깡통, 사이렌, 라디오, 딸랑이 등 모든 물체가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음악이 된다. 24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에서 펼쳐지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타악 앙상블은 다양한 타악의 매력으로 초대한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는 타악 수석 에드워드 최, 부수석 스콧 버다인과 단원 김문홍씨가 ‘우리 안의 신조’ 리허설에 몰두했다. 현대음악 거장 존 케이지가 거리의 소음마저 음악으로 꾸며낸 재치 있는 작품으로 이번 공연 오프닝곡이다. 최 수석이 현에 이물질을 넣어 둔탁한 소리를 내는 프리페어드 피아노 건반으로 선율을 잡고 버다인 부수석은 스틱으로 크기가 다른 깡통들을 열심히 두드렸다. 문홍씨는 스테인리스 볼을 뒤집은 듯한 틴케이스와 징처럼 원반형으로 생긴 공(gong)을 눕혀 놓고 박자를 맞췄다. 반복되는 두드림 사이에 라디오 소리와 교향곡이 함께 흐르며 마치 분주하게 길을 걸을 때 귀에 스친 소리들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들렸다. “‘모든 소리가 음악이 될 수 있다’는 케이지의 말이 타악기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 준다.” 버다인 부수석의 말이다.선율이 중심이 되는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 주자들은 그야말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얼핏 뒤에서 한참 기다렸다가 겨우 몇 번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음악 전체 구조를 꿰뚫어 본 뒤 딱 알맞게 찰나에 울림을 내는 일은 그다지 간단하지 않다. “타악기 주자들이 다른 포지션을 맡는다면 지휘를 가장 잘할 것”이라는 문홍씨의 설명은 그만큼 무대 뒤에서 모든 선율과 리듬을 책임지고 있는 타악기 주자들의 무게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아무것이나 악기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악기를 칠 수 있다”는 것도 연주자들이 꼽는 타악기의 매력이다. 문홍씨는 조지 벤저민 작품에서 신문지를 북북 찢었고, 버다인 부수석은 탄둔 무협영화 3부작 공연 때 물에 손바닥을 내리치거나 손에 적신 물방울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와인글라스를 던지고 프라이팬 뒷면이나 빨래판처럼 생긴 워시보드, 소 목에 거는 모양의 소 방울(카우벨) 등 그야말로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이 악기다.무궁무진한 타악기 덕에 연주자들은 무척 바쁘다. 최 수석은 언제나 ‘악기 찾아 삼만리’이고 모든 주자들이 함께 악기를 개발하고 다진다. 고전음악에선 타악기 주자가 30분 가까이 기다리기만 하거나 한 곡에 악기 한 종류만 사용하기도 했다면, 현대음악에선 한 명당 10~15개, 많게는 40개 악기를 한 곡에서 사용할 만큼 타악기의 존재감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팀파니, 마림바, 스네어 드럼 독주를 비롯해 ‘손으로 하는 발레’로 불리는 맨손 테이블 연주, 8명의 주자들이 30여개 악기를 연주하는 등 두드림이 주는 소리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타악기로만 꾸려진 앙상블에서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 장난감 피아노, 사이렌, 하모니카 등도 다양하게 쓰인다. 모든 악기가 각 작품의 흐름 속에서 그 순간 빠져선 안 되는 쓰임이 있다는 깨달음도 얻는다. 최 수석은 “타악기가 중심이 되고 있는 현대음악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무대”라고 소개했다. 문홍씨는 “일상적으로 듣는 현악기와 목관 앙상블이 아름다운 선율로 감동을 준다면 우리는 다양한 장르와 여러 가지 색깔로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관객들을 기다렸다. 글·사진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동심 가득한 화폭에 깃든 묵은지 같은 깊이와 여운

    동심 가득한 화폭에 깃든 묵은지 같은 깊이와 여운

    검은색 화면에 1부터 10까지 숫자 행렬이 빼곡하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교실 칠판이다. 그 위에 꽃송이가 피었다. 누군가 산수 문제를 풀다 장난이라도 친 걸까. 숫자로 가득한 노란색 화면과 파란색 화면에도 낙서 같은 기호들이 눈에 띈다. 단추, 차숟가락, 종이 같은 일상의 오브제들도 화폭에 달렸다.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미소를 짓게 되는 풍경들이다. 오세열 화백은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캔버스에 펼쳐 온 예술가다.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올해 76세가 됐지만 여전히 동심을 품고 있다.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은유의 섬’에선 아이의 마음과 노인의 마음이 공존하는 노화가의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회화 24점을 만날 수 있다. 붓으로 숫자를 쓰고, 기호를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단색화 같은 바탕을 만든 뒤 못이나 면도날 같은 뾰족한 도구로 긁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는 “붓으로 물감을 찍어 그리면 바탕 색과 뒤엉켜 색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면서 “배경과 선을 명확하게 구분 짓는 효과를 위해 택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주요 소재인 숫자에 대해선 “특별한 의미가 없다”면서도 “우리는 살면서 늘 숫자에 파묻혀 있지 않나. 떨쳐 내고 싶어도 떨쳐 낼 수 없기에 계속 반복해서 적는다”고 했다.콜라주 오브제로 활용하는 소품들은 주변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길을 걷다 땅에서 주운 돌멩이, 단추 등이 훌륭한 작업 재료로 변신한다. 그는 “누군가 버린 것들을 주워 역할을 주고, 특별한 존재감을 찾도록 돕는 일이 재미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전쟁의 폐허와 상흔 한가운데서 보낸 유년기의 기억은 작가의 예술적 원천이다. “어린 시절 하루 중 그림 그리는 시간이 제일 소중했다”는 그는 급격한 산업화의 폐해와 물질주의 세태에 실망해 점점 더 내면의 순수함을 탐색하는 작업에 매진했다. 그가 그린 인물들이 하나같이 평범한 외양이 아닌 것도 전쟁통에 부모를 잃고 방황하는 아이들, 마음이 어두운 아이들을 봐 왔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의 외로움과 쓸쓸함을 담은 인물 그림들은 각박한 현실을 사는 요즘 세대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정교하지 못하고, 아이가 그린 듯 서툴러 보이는 회화는 의도한 것이다. “인물이든 추상화면이든 작업을 시작할 때 어떤 걸 그리겠다는 목표를 정하지 않는다”는 그는 “그리다 보면 인물이 되기도 하고, 그냥 선으로 남기도 한다”며 웃었다. 즉흥적인 작업처럼 들리지만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는 오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바탕 색을 칠할 때도 수없이 붓질을 덧칠한다. 그는 “화가는 기술자가 되면 안 된다. 볼 때마다 작품이 다르게 느껴지는 깊이가 있어야 한다”면서 “묵은지처럼 깊은 맛을 내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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