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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현장] 팹4와 칩4 사이/서유미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팹4와 칩4 사이/서유미 정치부 기자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기사를 쓸 때마다 머뭇하는 지점이 있다. 어떤 약칭을 쓸 것인가다.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후 정부는 ‘팹4’(Fab4)로 지칭했다. 반도체 제조 공장을 의미하는 ‘fabrication’의 약자 fab에 미국·한국·일본·대만 등 참여국 숫자를 붙인 단어다. 미국도 팹4로 부른다. 반도체 설계 능력에 강한 미국이 생산시설을 가진 국가와 협력하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대다수 한국 언론 기사는 ‘칩4’(Chip4)로 표기했다. 반도체 ‘칩’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명칭이다. 정부는 팹4라고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칩4를 이기지 못한 듯했다. 협력체의 첫 실무진 예비회의가 지난달 28일 열렸지만 그 고민은 전혀 덜어지지 않았다. 정부가 전한 회의 명칭은 ‘미·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이라는 긴 단어였다. 참여국 숫자인 ‘4’는 지역명으로 변경됐다.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고 정부는 공식 자료를 내지 않는 등 최대한 로키로 접근하는 모습이었다. 유엔총회 순방 외교참사 논란 한가운데에서 예비회의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협력체가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인재 양성·연구개발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비밀리에 열린 첫 예비회의는 미중 패권 경쟁 사이 한국이 처한 현실을 보여 준다. 정부는 ‘중국 견제 의도는 없다’고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놓고 다투지 않았다면 미국이 우방국을 모아 협력체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중국은 협력체를 견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8월 “한국이 부득이 합류해야 한다면 균형 잡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중국의 이익을 반영하라는 압박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을 향하고 주요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본회의 참여를 결정하진 않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 협력 강화 흐름은 더욱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고 있다. ‘중산층을 위한 외교’를 표방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을 제외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했다. 반도체 지원법에는 미 보조금을 받을 경우 중국에 반도체 제조 공정 투자를 금지하는 ‘가드레일 조항’도 담겼다. 팹4와 칩4. 그 사이엔 국익 추구가 우선이라는 요구가 있는 건 아닐까. 반도체 가격에 따라 주가 등 경제지표가 요동치는 한국 경제 특성상 ‘칩’이 대다수에 더 직관적으로 다가간 결과일 수 있다. 국익을 추구하는 외교의 난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욱 정교한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 “전통·관광 접목, 종로 역사·문화 명성 높일 것”[현장 행정]

    “전통·관광 접목, 종로 역사·문화 명성 높일 것”[현장 행정]

    “종로는 전통문화부터 현대 문화까지 방대한 문화적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문화 관광벨트 사업을 추진해 ‘역사·문화 1번지’ 종로의 명성을 높이겠습니다.”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달 23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자문밖 문화축제’에 참여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종로 곳곳에서는 지역 특색에 맞는 각양각색의 축제가 펼쳐졌다. 예전부터 많은 문화예술인이 거주해 왔고 박물관과 미술관이 모여 있는 자문밖 지역에서는 원로·중견·신인 예술가들과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축제가 열렸다. 이날 가나아트센터에는 패션과 미술, 건축디자인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한쪽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성악 라이브를 감상했다. 종로구에서 새로 지정한 명예도로 ‘이어령길’ 현판식도 열렸다. 구는 자문밖에서 40여년간 거주하며 국내 문화정책의 기틀을 세웠던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을 기리기 위해 가나아트센터 앞부터 평창30길 끝에 이르는 약 700m 구간을 ‘이어령길’로 지정했다. 같은 날 ‘육의전 축제’가 열린 흥인지문 앞 잔디밭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구는 이날 흥인지문 앞에 조선시대에 나라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할 권리를 가진 여섯 종류의 큰 상점을 뜻하는 ‘육의전’을 구현해 냈다. 지전(한지), 어물전(수산물), 저포전(모시·삼베), 선전(비단), 면포전(면포), 면주전(명주) 상점이 잔디밭 위에 펼쳐졌다. 각종 전통놀이 공간도 마련해 주민들이 즐길 수 있게 했다. 행사장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나온 반려인부터 아이 손을 붙잡고 나들이 나온 가족, 외국인 관광객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오가며 전통놀이를 즐겼다. 종로구는 지역 내에 있는 다양한 문화 자산을 시민들이 마음껏 향유할 수 있도록 많은 문화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정 구청장 취임 100일을 맞는 이달 첫 주말인 오는 8~9일에는 우리 전통 옷인 한복을 알리는 대표 축제인 종로한복축제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다양한 한복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한복패션쇼부터 시민들이 직접 한복 맵시를 선보일 기회인 한복뽐내기대회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 정 구청장은 “도심 한가운데 종로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예술 자원을 가진 지역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문화관광벨트 사업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국 갯벌 컨트롤타워’ 누가 품을까

    한국의 갯벌을 통합 관리할 ‘갯벌 컨트롤타워’ 선정 지역에 관심이 쏠린다.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후보지가 충남과 전북, 전남 등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조만간 현지 실사를 거쳐 최종 지역이 결정될 전망이다. 4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설립 공모를 지난달 마감한 결과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등 3곳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수부는 320억원을 들여 갯벌의 체계적·통합적 보전·관리와 지역 방문자센터 등을 총괄하는 ‘갯벌 보전본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본부 유치를 놓고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경쟁에 합류하면서 당초 지난 7월에 예정됐던 선정 절차가 늦춰졌다. 일정이 미뤄지는 동안 항목과 배점 등 공모 평가표가 수정되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달 논평을 내고 “이번 해수부의 결정이 공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쳤다”며 “특정 지역을 위한 꼼수 변경”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서천과 고창은 지리적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서천은 서해안 갯벌의 중간 지점이고, 전 세계 9대 철새 이동경로 및 핵심 3대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상의 주요 중간 기착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창은 2025년 인천 강화와 영종도 등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 추가 등재되면 국내 갯벌 한가운데 있게 되고 만 형태를 가진 유일한 갯벌을 보유한 데다 생태 관련 국립시설이 없는 전북에 대한 국토균형발전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전남은 한국의 갯벌 가운데 많은 부분을 차지한 신안에 본부를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 중 신안 갯벌이 1100.86㎢로 가장 넓다. 광역지자체별로 한 곳만 신청이 가능해 신안만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보성과 순천 갯벌(59.85㎢)을 포함하면 1160.71㎢까지 넓어진다. 해수부는 조만간 현장 실사를 해 이달 중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갯벌 보전본부 1곳을 선정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방문자센터 등 지역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주사위는 던져졌다…한국 갯벌 컨트롤타워 들어설 곳은 어디?

    주사위는 던져졌다…한국 갯벌 컨트롤타워 들어설 곳은 어디?

    한국의 갯벌을 통합 관리할 ‘갯벌 컨트롤타워’ 선정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후보지가 충남과 전북, 전남 등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조만간 현지 실사를 거쳐 최종 지역이 결정될 전망이다. 4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갯벌세계자연유산보전본부 설립 공모가 9월 말에 마감한 결과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 전남 신안 등 3곳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수부는 사업비 320억원을 들여 갯벌의 체계적·통합적 보전·관리와 지역 방문자 센터 등을 총괄하는 ‘갯벌 보전본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본부 유치를 놓고 지자체는 물론 지역 정치권까지 경쟁에 합류하면서 당초 지난 7월에 예정됐던 선정 절차가 늦춰졌다. 일정이 미뤄진 동안 항목과 배점 등 공모 평가표가 수정되면서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북도의회는 지난달 논평을 내고 “이번 해수부의 결정이 공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쳤다”며 “특정 지역을 위한 꼼수 변경이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 충남 서천과 전북 고창은 지리적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충남 서천은 서해안 갯벌의 중간 지점이고, 전 세계 9대 철새 이동경로 및 핵심 3대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상의 주요 중간 기착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북 고창은 2025년 인천 강화와 영종도 등이 세계자연유산에 추가 등재되면 국내 갯벌 한가운데 위치하게 되고 ‘만’의 형태를 가진 유일한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또 생태 관련 국립시설이 없는 전북에 대한 국토균형발전 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전남은 한국의 갯벌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안에 본부를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 가운데 신안이 1100.86㎢으로 가장 넓다. 광역지자체별로 한 곳만 신청이 가능해 신안만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보성과 순천 갯벌(59.85㎢)을 포함하면 1160.71㎢까지 넓어진다. 해수부는 조만간 현장 실사를 진행, 이달 내 지역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갯벌 보전본부 1곳을 선정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방문자 센터 등 지역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불교 문구에서 가장 가까운 가구로… ‘경상’의 모든 것

    불교 문구에서 가장 가까운 가구로… ‘경상’의 모든 것

    책상에 두루마리 형태의 경전을 올려놓으면 쉽게 굴러떨어진다. 책상의 양 끝인 귀를 올리자 두루마리가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사소한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널리 퍼지면서 생활 깊이 문화로 자리잡게 됐다. 바로 ‘경상’(經床)이다. 서울 종로구 북촌박물관에서 지난달 21일 개막한 전시회 ‘경상, 귀를 올리다’에서는 경상 13점을 비롯해 목가구 60여점을 볼 수 있다. 경상은 한반도에 불교가 전해지면서 사용된 가구로 알려져 있다. 두루마리 경전이 굴러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찰에서 처음 쓰였는데, 불교 국가였던 고려에서는 왕실과 귀족 계층에서도 경상을 사용했다. 이런 흐름은 유교 국가인 조선으로 이어져 부유한 양반 계층도 경상을 사용했다. 전시는 1부 ‘생활로 스며들다’, 2부 ‘중심에 놓이다’, 3부 ‘취향이 드러나다’로 구성돼 경상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1부는 불교 문구였던 경상이 생활 속에 스며든 이야기를 담았다. 양쪽 귀가 없는 일직선 형태의 서안(書案)이 나란히 전시돼 경상 양쪽 끝 곡선의 효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서안에 귀를 붙여 경상으로 만든 것도 있었다. 2부에선 사랑방에 놓인 경상의 역할을 알 수 있다. 다른 가구들은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형태로 배치됐지만, 경상은 방 가운데에 놓여 주인과 손님의 자리를 확인시켜 주는 구실을 했다. 북촌박물관 관계자는 “사랑방 한가운데서 주인과 가장 가까운 가구이다 보니 주인의 취향과 권위를 알려 주는 역할도 했다”고 설명했다. 3부로 가면 ‘전국경상자랑’을 보는 것 같다. 제작자의 필요와 재능에 따라 경상에 더해진 화려함은 책보다 책상에 빠져 과거 공부를 못 했을 양반들을 상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자물쇠가 달려 책을 보는 본래의 용도보다 책을 감추는 부차적인 용도가 더 돋보이는 경상도 눈에 띄었다. 단순하고 크지 않은 물건이지만 다양한 경상은 당시 사람들의 방 안 풍경과 가치관을 보여 준다. 박물관 관계자는 “불교에서 사용한 경상부터 일반 사랑방 경상까지 한 공간에 모아 보여 주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 미국 덴버서 처음 만난 벤츠 순수전기 SUV ‘EQS SUV’[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미국 덴버서 처음 만난 벤츠 순수전기 SUV ‘EQS SUV’[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병풍처럼 산을 감싼 기암괴석에 나무들이 위태롭게 뿌리를 내렸다. 깎아지른 돌산과 푸르른 초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은 초가을 화창한 햇볕 아래 장관을 연출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로키산맥 동쪽 기슭, 콜로라도의 주도(主都) 덴버를 찾았다. 독일 럭셔리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엔드 순수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EQS SUV’를 세계 최초로 시승해 보기 위해서다. 해발고도 1마일(1.6㎞)에 자리해 ‘마일하이시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덴버 시내를 떠나 산맥으로 향하는 길은 심하게 굽이쳤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호흡이 거칠어지고 귀가 먹먹해졌지만, 여정 가운데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아늑한 산정호수가 운전의 멀미와 피로를 가시게 했다.●이음새를 최소화한 심리스 디자인 ‘천의무봉’,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 자국이 없다고 했던가. 탑승에 앞서 길이 5125㎜에 너비 1959㎜에 이르는 웅장함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차체의 이음새를 최소화하려는 벤츠의 디자인 모토 ‘심리스’를 위한 노력이었다. 전면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후면의 리어램프까지 물 흐르듯 곡선으로 이어졌다. 내연기관 시절의 기함급(플래그십) SUV ‘GLS’에 대응하는 모델로 3열까지 7명을 태울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100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성인 5명을 태우고도 골프백을 4개나 실을 정도로 여유롭다. 정숙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최대 토크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엔진 없이 모터로 달리는 전기차 공통의 성질이다. 이 차도 다르지 않다. 차별점은 시속 130㎞ 이상 고속 주행에서 발휘됐다. 노면의 충격이나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저속으로 달리는 듯 안락하게 느껴졌다. 드라이빙 모드나 속도의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도로의 상황을 막론하고 편안한 시스템을 돕는다고 한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앞뒤로 전기모터가 두 대 달린 사륜구동 모델이다. 전기차 주행의 질감을 결정하는 회생제동은 총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뒤에 달린 변속 패들로 조절한다. 도로와 주행 상태에 따라 자동차가 알아서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도 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한 탓에 회생제동을 약하게 걸어 놓고 달리다가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을 활용해 봤는데, 신호등이나 전방 차량을 감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제동이 이뤄졌다.●독일 회사가 만든 미국적인 전기차 시승식의 백미는 로키산맥 한가운데서 경험한 오프로드 코스. 사륜구동 모델에서 지원하는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작동시키니 차체가 살짝 떴다. 약 25㎜ 높아진 것이라고 한다. 벤츠의 전문가가 조수석에 탑승해 길을 안내했다. ‘도저히 무리일 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쯤은 의심한 상태로 나아갔다. 돌을 비롯한 여러 장애물을 지나가며 한쪽 바퀴가 떨어지고 미끄러지는 주행 상황에서도 나머지 바퀴들이 단단하게 중심을 잡으며 막힘 없이 산길을 오르내렸다. 20분간의 주행을 끝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런데 누가 벤츠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리겠습니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여기는 미국입니다”였다. 그렇다. 그의 대답처럼 이곳은 미국이다. 여기서 떠오른 의문 하나. ‘왜 미국인가’다.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 벤츠가 글로벌 시승식을 하필 미국에서 열게 된 경위를 이어서 질문했다. 이에 벤츠 관계자는 “이 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QS SUV는 벤츠의 미국 생산 기지인 투스칼로사 공장에서 생산된다. 차에 탑재되는 107.8킬로와트시(㎾h)짜리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근처에 있는 벤츠의 비브카운티 공장에서 제작된다. 미국이 생산기지로 낙점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미국 소비자들이 크고 웅장한 SUV를 선호하는 데다, 소득 수준이 높아 럭셔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한국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완성차 회사들 사이에 ‘전용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EQS SUV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앞서 출시된 전기 세단 ‘더 뉴 EQS’와 ‘더 뉴 EQE’에 이어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 번째 모델이라서다. SUV 모델 가운데서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이기도 하다. 널찍한 실내 공간과 압도적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600㎞ 이상,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기준)는 전용 플랫폼으로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덕분이다. 2025년에는 세 가지(MB.EA, AMG.EA, VAN.EA)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게 벤츠의 구상이다.
  • 벤츠는 왜 미국 콜로라도에서 ‘EQS SUV’ 시승식을 열었을까[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벤츠는 왜 미국 콜로라도에서 ‘EQS SUV’ 시승식을 열었을까[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

    병풍처럼 산을 감싼 기암괴석에 나무들이 위태롭게 뿌리를 내렸다. 깎아지른 돌산과 푸르른 초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은 초가을 화창한 햇볕 아래 장관을 연출했다.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로키산맥 동쪽 기슭, 콜로라도의 주도(主都) 덴버를 찾았다. 독일 럭셔리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엔드 순수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더 뉴 EQS SUV’를 세계 최초로 시승해 보기 위해서다.해발고도 1마일(1.6㎞)에 자리해 ‘마일하이시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덴버 시내를 떠나 산맥으로 향하는 길은 심하게 굽이쳤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호흡이 거칠어지고 귀가 먹먹해졌지만, 여정 가운데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아늑한 산정호수가 운전의 멀미와 피로를 가시게 했다. 이음새를 최소화한 심리스 디자인‘천의무봉’, 선녀의 옷에는 바느질 자국이 없다고 했던가. 탑승에 앞서 길이 5125㎜에 너비 1959㎜에 이르는 웅장함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차체의 이음새를 최소화하려는 벤츠의 디자인 모토 ‘심리스’를 위한 노력이었다. 전면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부터 후면의 리어램프까지 물 흐르듯 곡선으로 이어졌다. 내연기관 시절의 기함급(플래그십) SUV ‘GLS’에 대응하는 모델로 3열까지 7명을 태울 수 있다.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2100ℓ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성인 5명을 태우고도 골프백을 4개나 실을 정도로 여유롭다.정숙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최대 토크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엔진 없이 모터로 달리는 전기차 공통의 성질이다. 이 차도 다르지 않다. 차별점은 시속 130㎞ 이상 고속 주행에서 발휘됐다. 노면의 충격이나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아 마치 저속으로 달리는 듯 안락하게 느껴졌다. 드라이빙 모드나 속도의 하중에 따라 각 휠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이 도로의 상황을 막론하고 편안한 시스템을 돕는다고 한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앞뒤로 전기모터가 두 대 달린 사륜구동 모델이다. 전기차 주행의 질감을 결정하는 회생제동은 총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뒤에 달린 변속 패들로 조절한다. 도로와 주행 상태에 따라 자동차가 알아서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하는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도 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로한 탓에 회생제동을 약하게 걸어 놓고 달리다가 에코 어시스트 시스템을 활용해 봤는데, 신호등이나 전방 차량을 감지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제동이 이뤄졌다.독일 자동차 회사가 만든 미국적인 전기차시승식의 백미는 로키산맥 한가운데서 경험한 오프로드 코스. 사륜구동 모델에서 지원하는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작동시키니 차체가 살짝 떴다. 약 25㎜ 높아진 것이라고 한다. 벤츠의 전문가가 조수석에 탑승해 길을 안내했다. ‘도저히 무리일 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쯤은 의심한 상태로 나아갔다. 돌을 비롯한 여러 장애물을 지나가며 한쪽 바퀴가 떨어지고 미끄러지는 주행 상황에서도 나머지 바퀴들이 단단하게 중심을 잡으며 막힘 없이 산길을 오르내렸다. 20분간의 주행을 끝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런데 누가 벤츠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리겠습니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여기는 미국입니다”였다.그렇다. 그의 대답처럼 이곳은 미국이다. 여기서 떠오른 의문 하나. ‘왜 미국인가’다. 독일을 대표하는 브랜드 벤츠가 글로벌 시승식을 하필 미국에서 열게 된 경위를 이어서 질문했다. 이에 벤츠 관계자는 “이 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EQS SUV는 벤츠의 미국 생산 기지인 투스칼로사 공장에서 생산된다. 차에 탑재되는 107.8킬로와트시(㎾h)짜리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근처에 있는 벤츠의 비브카운티 공장에서 제작된다. 미국이 생산기지로 낙점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미국 소비자들이 크고 웅장한 SUV를 선호하는 데다, 소득 수준이 높아 럭셔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한국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완성차 회사들 사이에 ‘전용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EQS SUV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앞서 출시된 전기 세단 ‘더 뉴 EQS’와 ‘더 뉴 EQE’에 이어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 번째 모델이라서다. SUV 모델 가운데서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이기도 하다. 널찍한 실내 공간과 압도적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600㎞ 이상, 유엔 유럽경제위원회 기준)는 전용 플랫폼으로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덕분이다. 2025년에는 세 가지(MB.EA, AMG.EA, VAN.EA)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이후 새롭게 선보이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게 벤츠의 구상이다.
  • 해리스 DMZ 메시지 주목, 尹대통령 접견해 북핵·IRA 해법 논의

    해리스 DMZ 메시지 주목, 尹대통령 접견해 북핵·IRA 해법 논의

    29일 한국을 찾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짧은 하루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이 비무장지대(DMZ) 방문이다. 앞서 지난 27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국장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해리스 부통령과의 면담 도중 “DMZ 방문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한 핵무력 법제화와 지난 25일과 28일 탄도미사일 연속 발사 등으로 더 엄중해진 한반도 정세의 한가운데 DMZ를 찾는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이던 지난 2013년 12월 7일 손녀 피네건과 함께 DMZ를 찾아 망원경으로 북측 초소를 살펴봤다. 현직 미국 부통령이 한국을 찾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2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 한국을 찾은 데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지난달 찾아왔는데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찾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으며 한국산 전기자동차 차별 우려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양국 최고위급 인사의 회동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가 최근 완성됐다고 보고하며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 무력 도발에 맞서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접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의 해소를 위한 행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재차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한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지속적 협의를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기업의 우려를 불식할 만한 해법을 당장 내놓기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날 접견에서는 미국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이슈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 방어에 나설 것이라면서 한국이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는 의중을 내비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CNN 방송 인터뷰를 통해 “최우선 과제는 북한 도발 대응”이라고 우회적으로 물리치는 모양새를 취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 밖에 한국 여성들과의 만남 등을 소화한 다음, 늦은 오후 귀국길에 오른다.
  • 반려동물 천국 선도하는 강동

    반려동물 천국 선도하는 강동

    ‘2013년 자치구 최초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2017년 전국 최초 직영 유기동물 분양센터 건립·2022년 전국 최초 ‘반려견 순찰대’ 출범.’ 서울 강동구는 앞서가는 동물복지 정책을 내놓으며 동물권을 선도하는 자치구로 꼽힌다. 구는 변모하는 도시민들 삶의 방식과 향상된 동물복지 의식에 발맞추고자 ‘반려견 놀이터’를 추진해 정책 수준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유기견 보호시설이 악취가 심한 혐오시설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도심 한가운데 설립된 카페형 유기동물 공공분양센터 ‘리본센터’는 타 지자체와 주민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이 시설은 유기견 248마리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 줬다. 구는 반려견 행동전문가 양성, 반려견 순찰대 등도 추진했다. 지난 24일 열린 ‘제5회 강동 동물사랑축제’도 서울 대표 반려동물 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공약인 ‘반려견 놀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반려견 놀이터에는 펜스를 두른 놀이공간에 음수 시설, 배변봉투함, 놀이기구와 함께 견주가 쉴 수 있는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구는 민원 발생의 소지가 적고 주택가로부터 멀리 떨어진 한강 근처의 공원이나 하천변에 설치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며 동물과 함께 살기 좋은 강동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평창이 예술 도시로” 강원작가트리엔날레 이번주부터

    “평창이 예술 도시로” 강원작가트리엔날레 이번주부터

    오대산 월정사 한가운데 저항 문화의 상징인 ‘그라피티‘가 내걸렸다. 문화재 훼손이나 낙서가 아니다. 시각예술축제인 강원작가트리엔날레 2022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강원문화재단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9일부터 11월 7일까지 강원 평창에서 강원작가트리엔날레 2022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3년간 강원도 개최지를 순회하며 열리는 강원트리엔날레의 첫 행사로, 내년과 내후년 강원키즈트리엔날레, 국제트리엔날레가 각각 이어진다. 올해는 ‘사공보다 많은 산’을 주제로 강원도에 연고를 둔 작가 164개팀의 작품 25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에 사전 행사로 선보이는 월정사 그라피티는 팔각구층석탑의 보수 구조물 외벽에 작가 제바(유승백)와 평창 진부중 2학년 학생 100여명이 함께 작업한 것이다.월정사뿐 아니라 얼음이 얼지 않아 쓸 수 없었던 송어축제장, 진부시장, 게이트볼장 등 ‘버려진‘ 공간을 재활용한다는 게 특히 눈에 띈다. 언뜻 현대 미술과 접점이 없어 보이는 공간이지만, 유휴 공간을 메인 전시장으로 활용해 접근성과 독특성을 끌어올렸다. 태백의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모아 작업하는 황재형 작가, 30m 높이의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를 가로 6m 길이의 그림으로 담은 최선길 작가, 산과 강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촬영한 박홍순 작가의 작품 등이 전시된다. 김필국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군사시설이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학교 같은 공간을 활용해 강원도를 대표하는 작가와 지역민,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시각예술축제로 계획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사공보다 많은 산’이라는 주제에는 예술가와 관객 모두가 제각기 다른 방향을 지향하며 확장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전시를 기획한 차재 예술감독은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것은 흔히 안 좋은 상황에 쓰이지만, 예술가에겐 영역을 확장하고 넘어서는 일이자 지향점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모든 사공이 단 하나의 배에 타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생각해 ‘사공보다 많은 산’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과 예술가, 관객 모두가 각자의 배를 타고 각자의 물을 좇아 각자의 산에 오르고 각자가 산이 되는 과정을 응원하는 것을 트리날레의 기본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강원작가트리엔날레는 강원도가 주최하고 평창군,강원문화재단,평창문화도시재단이 주관한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며, 매주 화·수요일은 쉰다.
  • 성녀도 영웅도 아닌, 마녀도 죄인도 아닌… 인간 조앤의 신념

    성녀도 영웅도 아닌, 마녀도 죄인도 아닌… 인간 조앤의 신념

    잔 다르크 영웅화 걷어 낸 원작 타락한 정치·종교 속 여인 얘기 金 “인간적 모습 드러내려 애써” 白 “주인공 힘·신념·믿음에 주안”李 “샤를 7세 역사 배제하고 접근”평범한 시골 소녀가 프랑스의 영웅이 되기까지, 또 휘몰아치는 질투와 시기가 그를 절벽으로 몰아세울 때까지 영웅의 가면에 가려져 있던 잔 다르크의 진짜 얼굴을 추적하는 공연이 찾아온다. 국립극단이 다음달 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세인트 조앤’을 무대에 올린다. 세계적인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1856~1950)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희곡으로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광보 국립극장 단장 겸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백은혜, 이승주가 각각 조앤(잔 다르크) 역과 샤를 7세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역 인근에서 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이 작품이 기존과 다른 시선으로 인물을 그린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연출은 “우리가 익히 아는 잔 다르크 얘기지만 버나드 쇼는 잔 다르크를 영웅이나 성인으로 그리지 않고 그의 인간적 모습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뒀다”며 “신념이 어떻게 무너지고 좌절되는가를 추적하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백은혜는 “항상 연출님이 ‘이 작품을 하는 이유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며 “잔 다르크가 어떻게 그렇게 큰일을 해냈을까, 리더가 됐을 때 그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힘, 신념, 믿음 등에 주안을 뒀다. 버나드 쇼도 그렇게 희곡을 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어 이승주는 “(샤를 7세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로 접근하다 보면 갇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사료는 배제하고 희곡에서 샤를 7세를 어떻게 그렸는지, 좀더 선명하게 관객에게 전달할 방법은 뭘까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여년 전 쓰인 고전이지만 이념의 양극화가 심화돼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물음을 던진다. 작품은 정치, 종교가 타락한 시대의 한가운데 서 있던 ‘병사의 복장을 한 여성’으로, 별난 여인 취급을 받는 조앤이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까지 불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연출은 “조앤이 진실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그 진실이 어떻게 오도되고 망가지며 화형에 처하는지 보여 줌으로써 동시대성을 획득할 것”이라며 “개인의 신념이 사회 구조나 타인에 의해 배제되고 짓밟히면서 가치가 전도되는 상황은 인간 사회에서 지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지금 이곳에서도 형상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20년 11월 김 연출은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임명되며 문화행정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임기 동안 연출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랬던 그가 다시 연출에 나서게 된 이유는 뭘까. “‘왜 연출을 하지 않느냐’는 주변 이야기도 있었고, 제가 생각하는 작업을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년 만의 연출인 데다 예술감독으로 하는 첫 번째 작품이라 너무 부담스럽지만 다시 연출가로서 서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고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요.” 김 연출은 이 작품을 ‘숨겨진 카드’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언젠가는 꼭 도전하고 싶었던 작품”이라며 “우리 사회가 여전히 비범한 인물을 두려워하고 맞아들일 준비가 덜 돼 있는 것은 아닌지 연극을 통해 질문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불미스러운 일, 책임 통감” 곽도원 음주운전 사과

    “불미스러운 일, 책임 통감” 곽도원 음주운전 사과

    배우 곽도원(49·본명 곽병규)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적발된 것에 대해 소속사가 이를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25일 곽도원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5시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어음초등학교 부근 한 도로에 자신의 SUV를 세워 둔 채 차 안에서 잠들어 있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은 ‘신호가 바뀌었는데 앞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차 안에서 자는 그를 깨워 음주 측정을 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 당시 그는 순순히 경찰의 측정에 응했다. 곽씨는 경찰에서 한림읍에서 애월읍까지 차를 운전해 이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한림 금능리에서 적발장소인 봉성리 어음초등학교 인근까지 차를 몰았다는 진술을 토대로 경찰은 그가 술에 취한 채 대략 10㎞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그가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 잠이 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가 멈춰 서 있던 곳은 초등학교 부근 편도 1차선 도로 한가운데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다른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은 단순 음주운전이다”라며 “추후 그를 다시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소속사 ‘마다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드린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곽도원과 소속사는 변명의 여지 없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곽도원을 지켜봐 주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곽씨는 영화 ‘변호인’, ‘곡성’,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등에 출연했다. 제주에 이주해 살고 있으며,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의 제주살이 모습을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제주도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그는 주연 영화 ‘소방관’의 개봉을 앞뒀으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빌런즈’를 차기작으로 확정한 상태다.
  •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중2 때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그의 독서력이 그의 음악을 심화시킨다. 그의 빛깔로 해석해 낸다. 세계를 무대로 삼아 전문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의 작은 도시 원주에서 태어났다. 그에게 책과 독서는 그의 음악을 성장시키는 근원 같은 것이었다. “우리 아파트 상가에 있던 ‘글방터’라는 작은 책방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저는 그 책방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글방터에 비치돼 있는 어린이·청소년 책들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 내외분은 글방터에 없는 책들은 서울로 주문해 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이, 책의 세계가 그렇게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문학이란 게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했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었나,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는데 엄청 강렬했어요. 우리 언어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했습니다. 두 번이나 읽었어요.” 손열음의 독서는 넓고 깊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역은 넓어졌고, 의미는 더 깊어지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저도 어렸을 적에 헤르만 헤세를 좋아했습니다. ‘데미안’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리알 유희’를 펼쳤다가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책을 덮었습니다. 한참 뒤에야 마저 읽었습니다. 중3 때 어머니가 권한 릴케와 마르틴 부버를 읽었습니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역사가 좋았다. 역사는 신비로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국사대사전’이란 엄청 큰 책을 사 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ㄱ’부터 순서대로 다 읽었습니다. 황현 선생의 ‘매천야록’ 같은 책도 특유의 시대정신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도 좋아했습니다. 라벨, 스트라빈스키, 거슈윈, 쇤베르크, 슈트라우스 등 개성 있는 사조를 창출해 내는 음악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근현대사, 인류문화사에서 그 개개인이 빛을 발하는 시대이기에, 음악을 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그를 존재하게 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문학가를 당연히 탐독한다. 홍명희의 ‘임꺽정’뿐 아니라 채만식의 ‘탁류’를 읽었다. 김유정·이광수를 읽었다. 박경리의 큰 소설 ‘토지’를 가슴 졸이면서 읽었다. “문학엔 경계가 없지요. 중국현대사에 우뚝 서는 루쉰도 좋아합니다.” ●토마스 만 음악소설 ‘파우스트 박사’ 우리에게 ‘마의 산’으로 널리 알려진 토마스 만은 ‘파우스트 박사’라는 불멸의 음악 소설을 써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서술한 대목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철학가 아도르노의 자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책을 다 읽은 후에야 알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제가 지금까지 읽은, 음악을 글로 표현한 작품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것을 꼽으라면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라고 말하겠습니다.” 수많은 철학자·사상가·문학가들이 그의 독서목록에 들어 있다. 니체, 사르트르, 한나 아렌트, 아도르노,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들이다. 괴테, 프루스트, 마르그리트 뒤라스, 슈무엘 아그논 같은 문학가들이다. 독일음악은 기본적으로 철학과 종교에 맞닿아 있다. “‘신약성경’의 네 복음서를 정말 좋아합니다. 문학과 철학을 좋아하지만, 저는 다소 종교적인 것 같아요.”●그를 키워 낸 이강숙의 음악철학 손열음은 ‘순 국산’이었다. 한국에서 공부해 세계에 서는 피아니스트가 됐다. 지금은 더 많은 ‘국산 연주자’가 탄생하고 있지만, 손열음은 서울도 아닌 저 원주에서 공부해 국제무대에 당당히 서고 있다. 이런 손열음의 뒤에는 이강숙이라는 걸출한 음악교육가가 있었다. 2015년 손열음이 써낸 음악에세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에 한예종 이강숙 총장이 ‘축하의 글’을 붙였다. “손열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교수에게서 배웠다. 순 국산이 국제콩쿠르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울었다. 손열음을 불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를 뵙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셨길래 저를 이렇게 기쁘게 하십니까’라고 물었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강숙 총장은 이 기쁜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우리 예술교육의 장래를 위해, 손열음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썼다. 저 1980년대부터 나는 이강숙 선생을 만났고, 한예종을 준비하는 이야기와 자신의 음악교육철학을 들었다. 그때 나는 세계가 연주·연구하는 우리 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이 왜 자기 조국에서는 연주도 안 되고 연구도 안 되느냐면서 베를린으로 갔다. 선생을 뵙고 선생의 음반을 펴내려 했다. 그때 한 신문사는 선생의 귀국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국의 불허로 음반도 음악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나는 이강숙 선생과 함께 음악회에 즈음한 ‘윤이상 귀국’을 의논하기도 했다. 이강숙은 손열음에게 ‘영웅’이다. 그의 예술영혼에 언제나 살아 있다. 그와의 만남은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등에 짊어지고 견인해 주신 프로메테우스 같은 영웅에 비견해야 할 것 같아요. 어렸을 적 매일매일 역사책을 붙들고 다니던 때는 잘 몰랐는데, 때때로 세상은 한 사람에 의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는 것, 그분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계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를 누비는 피아니스트의 뒤에는 역시 어머니가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어머니의 ‘가르치는 일’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했던 딸 손열음을 사랑과 이성으로 키워 낸 최현숙 선생이다. “어릴 적 열음이가 하는 일은 딱 두 가지, 책 읽기와 피아노 치기였습니다.” 손열음도 말했다. “원주에서 레슨을 받으러 서울로 다니는 차 안에서도 책 없이는 살 수 없었다”고. 그런 독서의 덕택이었을까. 그는 빼어난 글쓰기의 ‘작가’가 됐다. “어린 시절 제가 책에서 받은 선물들을 돌려드릴 마음으로 설렌다”고 ‘음악 편지’ 머리말에 쓰고 있다. 손열음은 참 의미 깊은 이야기도 한다. “제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 음악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처럼 경쟁적인 대도시, 뭐라도 빨리빨리 해야 하는 속도의 사회에서 음악이 과연 가능할까. 제가 어렸을 때 책을 덜 읽었다면 30분, 40분 소요되는 클래식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젊은 감독 2018년 32세의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정명화·정경화 자매가 이끌던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을 이어받는다. 그의 고향 강원도가 그를 선택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손열음의 젊은 예술정신으로 새로워지고 있다. “원주와 강원도는 저의 근원입니다. 고향의 산과 들, 나무와 숲과 꽃이 저의 가슴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강릉 외삼촌 댁에 놀러 갈 적에 넘어야 했던 그 대관령이었다. 그는 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 속의 음악제’로 만들고 싶다. 고향의 산하에서, 고향의 숲에서 펼쳐지는 음악제를 위해 헌신하는 손열음이 아름답다. “평창대관령을 스위스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꿈은 그렇게 꿔야지요. 제가 해외 연주를 가면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와 보고 싶다는 음악 팬들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돼요.” 2021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이 연주됐다.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더 많이 연주돼야 할 것이다. 우리 연주자들이 더 참여해야 할 것이다. “당연합니다. 윤이상 선생의 곡은 편성이 큰 곡이기 때문에 악기 편성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많이 연주되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돼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에 내놓으려면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속돼야 한다. 연륜과 역사가 중요하다. “평창대관령은 음악제를 하기 위한 지형적 조건이 참 좋다고 생각됩니다. 산하가 아름답고, 기본적으로 조용합니다.” 1년에 세계 무대에서 50여회 연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논어’를 읽으면서 세계의 음악인들과 호흡을 맞춘다. 열려 있는 클래식 피아니스트. 그는 이미 인기 있는 대중적 스타가 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강단에 서기보다는 연주자로 남고 싶어 한다. “아르헨티나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1941년생이지만 지금도 힘찬 연주를 해내고 있습니다. 20세기의 남성 연주자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도 80~90대까지 연주했지요. 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지는 연주자로 오래오래 남고 싶어요.” 나는 학창 시절부터 책방을 드나들었다. 지인들과 함께 ‘숲속의 책 읽는 마을’의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1995년부터 북녘땅이 건너다보이는 파주의 통일동산에 예술마을 헤이리를 건설하는 일에 나섰다. 그 한가운데에 책의 집, 책을 위해 존재하는 ‘북하우스’를 지어 개관했다. 책방이 그 중심공간이고, 전시와 공연이 함께 펼쳐진다. 나는 헤이리의 북하우스 프로그램에 이어 숲과 산악의 땅 강원도를 주목하고 있다. 평창과 대관령의 고원지대 숲속 어딘가에 책방을 개설한다면, 이 책방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연계한다면 어떨까. 이름하여 ‘손열음 책방’이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 깊은 밤 적막강산의 책방을 밝히는 달빛과 별빛. 작은 음악회와 시 낭독회가 열린다. 작은 미술 전시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좋아요. 저도 그런 거 하고 싶어요.” 책과 음악이 하나 되는 작은 책방, 도시문명에 지친 우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힐링공간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는 저 숲으로 울창한 강원도의 고원지대에 ‘손열음 책방’을 친구들과 손잡고 개설해 보고 싶다. 인문예술의 장르와 공간의 확장운동이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는 일입니다. 우리 함께해 봐요.”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도로 한가운데서…” 8년 커플 김우빈♥신민아 데이트

    “도로 한가운데서…” 8년 커플 김우빈♥신민아 데이트

    배우 신민아와 김우빈의 데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일본의 한 네티즌은 지난 19일 트위터에 김우빈과 신민아가 길거리에서 데이트하는 영상을 찍어 올렸다. 영상에서 신민아는 김우빈의 팔을 잡고 꼭 껴안은 채 이동하고 있었다. 영상을 찍은 네티즌은 “김우빈은 정말 상냥한 것 같다. 한결같이 신민아와 사귀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며 글을 남겼다. 앞서 웨이보에서도 신민아와 김우빈이 프랑스 파리에서 데이트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신민아와 김우빈은 지난 2015년 공개 연애를 하면서 8년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다.
  • [체험기]눈 가리고 홀로 서니 섬뜩…안내견 지니가 ‘눈’ 되어줬다

    [체험기]눈 가리고 홀로 서니 섬뜩…안내견 지니가 ‘눈’ 되어줬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보행체험 르포지난 20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선언 직후인 1993년 세워진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인 이곳에서 눈을 가리고 안내견과 보행하는 체험을 직접 해봤다. 안내견과 온전한 신뢰 속에 ‘안전 보행’ 안대로 눈을 가리고 인도 한가운데 서니 오감이 마비되는 섬뜩한 기분이 몰려 들어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살면서 한 번도 눈을 가린 채 야외에 내던져진 적이 없었다. 딛는 바닥 외에 느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끝없는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안식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안내견 ‘지니’뿐이었다. 잔뜩 긴장한 손으로 하네스를 꽉 쥐고 “지니야 앞으로 가”라고 말했다. 기자의 말을 알아들은 지니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길이 익숙한지 지니의 속도는 다소 빨랐지만 따라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내가 똑바로 서 있는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감각을 상실한 상태에서 지니에 몸을 의지해 한 발 한 발 내디뎠다.걷는 도중에 장애물이 나타나자 지니는 잠시 길에서 벗어나는 경로로 기자를 인도했다. 발에 다른 감각이 느껴져서 흠칫했지만, 이내 지니를 신뢰해 자신 있게 나아갔다. 계단이 나타나자 지니는 스스로 멈춰 서서 기자에게 알렸다. 기자가 손으로 계단 난간을 짚어 확인한 후 조심스럽게 오른발을 올리자 지니는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평지를 빠르게 걷던 것과 달리 기자를 배려하는 것이 느껴졌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구간이었지만 지니에 의지하니 아무런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계단을 내려온 이후에 순간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원래 지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그런 심정을 이해하듯이 지니는 묵묵히 기자의 몸을 어느 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다시 한번 지니에 의지해 나아갔고, 도중에 장애물도 만났지만 결국 원래 시작점에 도착했다. 안내견과 함께 한 생애 첫 보행 체험은 무리 없이 마무리됐다. 시각장애인이 일상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안내견의 필요성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안내견에겐 일이 아닌 놀이…“일반견보다 오래 살아”이곳 안내견학교에선 ‘선배’ 지니와 같은 안내견이 되기 위해 훈련 을 받고 있거나 받을 예정인 30여마리의 리트리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종의 ‘기숙사’인 견사는 아직 훈련을 받지 않는 일반 견사와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는 훈련 견사로 나뉘어 있었다. 훈련을 받는 후보견들은 1주일에 5번, 하루에 30~40분 정도 훈련사와 기본훈련, 복종훈련, 위험대비훈련 등을 수행한다. 외부에 나가 인도, 지하철 등을 훈련사와 다니기도 한다. 생후 8주의 안내견 후보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인절미 같은 새끼 리트리버들이 꼬리를 흔들며 취재진을 반겼다. 보행 중인 안내견은 만져선 안되지만, 안내견 후보생들은 일종의 사회화 과정을 위해 취재진도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이날 취재진의 안내견학교 체험을 도운 유석종 프로는 안내견들이 ‘재미’를 느낀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내견 임무가 ‘일’이 아닌 ‘놀이’라는 것이다. 유 프로는 “리트리버 반려견이 사람과 길을 걸으면 ‘산책’이라고 하고, 시각장애인과 걸으면 ‘일’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안내견에게 (반려인이) 시각장애인인지 아닌지는 전혀 상관없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지 시각장애인과 걷기 위해 약간의 훈련 과정이 더해지는 것뿐이다. 실제로 안내견은 일반견보다 빨리 죽는다는 편견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리트리버 안내견의 평균 수명은 13.9세로, 동일 견종에 비해 12개월 정도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996년 태어난 보은은 18년 이상 가장 오래 생존한 은퇴견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유 프로는 “특히 안내견에서 은퇴한 이후 매년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병이 있어도 상대적으로 빨리 발견할 수 있다”면서 “시각장애인 본인도 안내견과 살기 위해 한달간 교육을 받기 때문에 전문가급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떠나간 안내견 그리는 추모비…“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안내견학교 부지 한켠에는 추모비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사회에 나선 뒤 세상을 떠난 안내견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추모비 옆에 새겨져 있었다. 최근에 떠나간 안내견들을 기리며 남녀놓은 문구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유리 장한 그림 미래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아빠 엄마 형아 언니가.”
  • [서울포토] 일반에 처음 공개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관

    [서울포토] 일반에 처음 공개된 엘리자베스 여왕의 관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떠나 에든버러에 도착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대중에 24시간 공개됐다. 열흘간의 장례식 중 사흘째인 이날 오후 여왕의 관을 앞세운 장례행렬은 홀리루드 궁전에서 로열마일을 따라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향했다. 장례행렬의 선두에는 새 국왕 찰스 3세와 부인인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가 인사들이 섰다. 장례행렬은 도보로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장례행렬을 지켜보기 위해 이날 이른 오전부터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모여든 시민 수만명은 장례행렬을 지켜보고 여왕에 작별 인사를 했다. 성 자일즈 대성당에서는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 여왕의 삶을 추억하는 추도 예배가 열렸다. 영국 참나무로 만든 여왕의 관은 대성당 한가운데 관대 위에 자리했다. 예배 후인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여왕의 관은 일반에 처음 공개됐다. 여왕의 관이 대성당에 머무는 13일 오후 3시까지 일반인들은 줄을 서서 여왕의 관을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 뒤 14일 웨스트민스터 홀로 옮겨져 장례식 전날까지 나흘간 대중에 공개된다. 이후 공휴일로 지정된 19일에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 AP·로이터 연합뉴스
  • [영상] “인증샷 좀”…국왕 막아선 男, ‘1000분의 1초’ 차이로 죽음 면해

    [영상] “인증샷 좀”…국왕 막아선 男, ‘1000분의 1초’ 차이로 죽음 면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96세로 서거하면서 장례 절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증샷’에 목숨을 건 무모한 남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제의 남성은 12일 새 국왕 찰스 3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도로에 난입했고, 이 모습은 현지 언론인 스카이뉴스의 생방송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당시 찰스 3세 국왕은 여왕의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미스터홀을 떠나 이동 중이었고, 그가 탄 롤스로이스 차량 주변에는 수십 명의 보안요원이 탄 호송차량이 함께 이동 중이었다.그때 멀리서 카메라를 든 남성이 찰스 3세 국왕의 차량을 쫓아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인도에서 내려와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왔다. 국왕의 뒤를 따라 이동하던 근접 보호 요원들은 문제의 남성이 도로로 뛰어든 순간, 바로 총을 겨누며 남성을 향해 다가갔다. 다행히 요원들은 이 남성이 ‘위협 요소’가 아니라고 빠르게 판단하고 상황을 정리했지만, 자칫하면 국왕의 인증샷 하나 때문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 SAS(영국 특수부대) 소속 필 캠피온은 데일리메일과 한 인터뷰에서 “문제의 남성은 거의 미친 짓을 한 셈이다. 그는 단 ‘밀리초’(millisecond, 1000분의 1초) 차이로 죽음을 피한 것”이라면서 “국왕의 근접 보호 요원들에게는 눈앞에 있는 사람이 위협적인지 아닌지를 알아낼 만한 시간이 많지 않다. (문제의 남성은) 머리에 총을 맞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영국 보안당국은 오는 19일 여왕의 장례식을 앞두고, 장례 행렬이 이동하는 곳곳에 저격수를 포함한 특수 요원 및 경찰들을 배치하는 역사상 최대 작전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작전에는 SAS와 현지 경찰, 영국의 3대 정보기관인 GCHQ(영국 정보통신본부), MI5(영국 자국 내 정보를 담당하는 보안국), MI6(해외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비밀 정보국) 등이 대거 투입됐다. 이들은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테러리스트 및 크고 작은 활동 단체들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전 군사정보장교인 필립 잉그램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 지도자 대부분이 런던에 올 것”이라면서 “GCHQ는 동맹 스파이기관과 함께 특정 위협을 감지하고, MI5 및 MI6은 위협에 동참하려는 조직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례 없는 규모의 고위 인사, 외국의 왕족, 국가 원수들이 장례식을 위해 영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역사상 최대 작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지에서 공개되는 사진에서는 여왕의 시신이 머무는 에든버러 홀리루드궁전 옆 건물 옥상에 무장한 SAS 요원들이 배치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찰 소속 저격수도 완전 무장한 채 엘리자베스 2세의 관을 실은 영구차가 도착하기 전후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또 제복을 입은 경찰뿐만 아니라 사복 경찰들도 군중들 사이에 섞여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치러질 장례식에 참석할 계획을 밝혔고, 나루히토 일왕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장례식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연방 국가 및 유럽 지도자, 왕실에서도 대거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
  • 벤츠 몰고 온 카푸어, 폰 맡기고 소액 급전 전당포가 돌아왔다

    벤츠 몰고 온 카푸어, 폰 맡기고 소액 급전 전당포가 돌아왔다

    서울 강남에 사는 A(28)씨는 얼마 전 전당포에 들러 고가의 시계를 맡기고 200만원을 빌렸다. 그가 찾아간 전당포는 소설과 영화에서 보던 뒷골목 공간이 아니었다. 쇠창살 사이로 돈과 물건만 오가던 모습은 사라지고 깔끔한 소파 옆에 명품백 등이 전시된 진열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카톡으로 시계 사진을 보내 1차 감정을 마친 상태여서 돈을 받고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A씨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전당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 속 전당포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구석진 골목이 아닌 도심 번화가 한가운데 예쁜 간판까지 걸어 두고 홍보하고 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카톡이나 앱으로 물건을 감정하고 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된다.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최근 전당포의 모습이다. 전당포 특수의 가장 큰 원인은 불황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대출이 어려워진 은행권 혹은 제2금융권 대신 전당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에 영향 없이 단기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전당포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 주식이나 코인 시장이 무너지면서 BMW, 벤츠 등 고급차를 탄 젊은 카푸어들이 소액 급전 마련을 위해 전당포를 드나드는 풍경도 더이상 새롭지 않다. 업계에선 신분증만 있으면 중고시세의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이자도 월 1.66%로 단기간 빌려 쓰는 데 큰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B씨는 “정확한 수치 비교는 어렵지만 코로나19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40대 자영업자가 대부분이고, 요즘 들어 고급차를 타고 와서 100만원 이하 소액을 빌려 가는 젊은 친구들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업계에서도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전당포 등)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대부업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부업체 담보대출은 7조 5390억원으로 신용대출(6조 9751억원)을 처음 추월했다. 과거 60%를 훌쩍 넘겼던 대부업 대출 금리가 최고 20% 이하로 낮아지고 이마저도 돈을 못 받는 사례가 늘자 그동안 신용대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 왔던 대부업체들이 담보대출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담보 역시 귀금속이나 가방, 시계 등 처분이 쉬운 물건을 주로 받고 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담보대출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대부업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에서 담보대출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 벤츠타고 와서 소액 급전…불경기 틈타 전당포가 돌아왔다

    벤츠타고 와서 소액 급전…불경기 틈타 전당포가 돌아왔다

    서울 강남에 사는 A(28)씨는 얼마 전 전당포에 들러 고가의 시계를 맡기고 200만원을 빌렸다. 그가 찾아간 전당포는 소설과 영화에서 보던 뒷골목 공간이 아니었다. 쇠창살 사이로 돈과 물건만 오가던 모습은 사라지고 깔끔한 소파 옆에 명품백 등이 전시된 진열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미 카톡으로 시계 사진을 보내 1차 감정을 마친 상태여서 돈을 받고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A씨는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필요한 자금을 빠르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 전당포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 속 전당포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구석진 골목이 아닌 도심 번화가 한가운데 예쁜 간판까지 걸어 두고 홍보하고 있다. 젊은층을 타깃으로 카톡이나 앱으로 물건을 감정하고 딜리버리 서비스도 제공된다.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최근 전당포의 모습이다. 전당포 특수의 가장 큰 원인은 불황이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경우, 대출이 어려워진 은행권 혹은 제2금융권 대신 전당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신용등급에 영향 없이 단기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전당포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 주식이나 코인 시장이 무너지면서 BMW, 벤츠 등 고급차를 탄 젊은 카푸어들이 소액 급전 마련을 위해 전당포를 드나드는 풍경도 더이상 새롭지 않다. 업계에선 신분증만 있으면 중고시세의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이자도 월 1.66%로 단기간 빌려 쓰는 데 큰 부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B씨는 “정확한 수치 비교는 어렵지만 코로나19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라며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40대 자영업자가 대부분이고, 요즘 들어 고급차를 타고 와서 100만원 이하 소액을 빌려 가는 젊은 친구들도 꽤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업계에서도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전당포 등)을 더 선호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대부업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부업체 담보대출은 7조 5390억원으로 신용대출(6조 9751억원)을 처음 추월했다. 과거 60%를 훌쩍 넘겼던 대부업 대출 금리가 최고 20% 이하로 낮아지고 이마저도 돈을 못 받는 사례가 늘자 그동안 신용대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 왔던 대부업체들이 담보대출로 눈을 돌린 것이다. 담보 역시 귀금속이나 가방, 시계 등 처분이 쉬운 물건을 주로 받고 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담보대출(전당포)을 선호하는 게 사실”이라며 “대부업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상황에서 담보대출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말했다.
  • 엄마는 집 왔는데 못돌아온 ‘껌딱지’ 아들… 기적 속 비극에 눈물바다

    엄마는 집 왔는데 못돌아온 ‘껌딱지’ 아들… 기적 속 비극에 눈물바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엄마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아들의 목숨만 앗아 갈 수 있습니까.” 지난 6일 발생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현장에서 엄마 김모(52)씨는 목숨을 건졌고 아들 김모(14)군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7일 유족들의 말을 종합하면 비극은 김씨가 사고 당일 오전 6시 30분쯤 관리사무소의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방송을 듣고 집을 나서자 아들이 엄마를 보호하겠다며 뒤따라 나서면서 시작됐다. 이들이 지하주차장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주차장은 순식간에 완전히 침수됐다. 차량 블랙박스 등으로 확인한 침수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8분이었다. 엄마는 이날 밤 9시 41분쯤 생존해 들것에 실려 나왔지만 아들은 다음날 새벽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엄마는 주차장 상부 배관 위 공간에 엎드려 ‘에어포켓’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아들에겐 이런 천운이 따르지 않았다. 북구 경북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는 김군 등 희생자 7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오열이 끊이지 않았다. 김군의 유족들은 “우리 ○○야… 얼마나 착하고 말도 잘 들었는데, 마지막 가는 길 얼굴이라도 봐야지…”라고 통곡했다. 한 지인은 “인근 포항성모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아이 엄마는 아직 아들의 죽음을 모른다”며 난감해했다. 옆에 있던 김군의 친구들은 “엄마를 유독히 좋아하고 잘 따랐던 친구”라고 기억했다. 장례식장 3층 허모(53)씨의 빈소는 아들을 잃은 노모(75)와 허씨의 여동생이 지키고 있었다. 삼남매의 맏이인 허씨는 20년 전쯤부터 침수사고가 잦았던 아파트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고 했다. 같은 층 VIP실에는 남모(71)·권모(65)씨 부부의 빈소가 함께 마련됐다. 영정 속에는 이들 부부가 다정한 모습으로 앞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친인척들은 “이런 날벼락이 어디 있냐”며 억울해했다. 사고 현장인 인덕동 아파트를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내비게이션에 아파트 이름을 입력하니 ‘도로 유실로 안내 불가’ 팝업창이 떴다. 포항 도심에서 현장으로 가는 길은 사막 한가운데 도로를 지나는 듯했다. 5호 광장에서 형산큰다리를 지나 포스코 앞 도로에 들어서자 차량들이 일으키는 먼지로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였다. 형산강에서 떠내려온 자재들과 나뭇가지, 쓰레기들이 인도 울타리에 뒤엉켜 있었고, 도로 곳곳에는 고장 난 승용차가 방치된 채 도로 중앙을 막아섰다.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보닛이 열린 채로 방치돼 있는 차량 내부는 진흙투성이였다. 도로는 진흙으로 뒤덮여 장화를 신지 않으면 걸어 다니지 못할 만큼 질퍽거렸다. 차재화 입주자대표는 “이게 ‘차무덤’이지 주차장이라고 할 수 있냐”고 했다. 소방당국이 지하 현장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해 공개한 사진은 사고 발생 당시 급박했던 순간을 그대로 알려 주고 있었다. 주차장 벽면 곳곳에는 흙탕물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침수 당시 물이 얼마나 들어찼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뒷바퀴 쪽이 들린 채 다른 차 위에 올라가 있었다. 몇몇 차량은 창문이 열려 있었고, 일부는 문도 열려 있어 침수 당시 지하주차장에 들어왔던 일부 주민들이 차량 이동을 포기하고 대피하려 했던 정황을 짐작하게 했다. 차 대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을 ‘관리사무소 안내 방송’에서 찾으려 하는데, 맞지 않다”면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는 하천 범람이다. 형산강 범람에 대한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대통령께서 밝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들도 “해마다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고 이번처럼 큰 피해만 세 번째다”, “당국에 여러 번 역할을 못 하는 배수 펌프장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는데 딱히 조치해 주는 게 없었다”, “천재지변이 아닌 분명한 인재”라고 울분을 토해 냈다. 태풍 ‘힌남노’는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만 7명의 목숨을 앗아 갔고 전국적으로는 사망 11명, 실종 1명의 인명 피해(7일 오후 6시 기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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