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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반환점 돈 박근혜 정부, 4대 개혁 성공시켜야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북한의 지뢰·포격 도발에 따른 안보 정국에서 산적한 과제와 함께 집권 후반기를 맞았다. 박근혜 정부의 전반기 공과에 대해서는 정치적 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게다. 애초 기대했던 국정 목표에는 미달했던 여론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이 정부의 4대 국정기조가 중절되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는 당위성에 토를 다는 국민이 누가 있겠나. 청와대를 포함한 당·정·청이 심기일전해 당면한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여세를 몰아 4대 구조개혁에 속도를 낼 때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국정 각 부문에서 적잖은 결실을 거뒀다.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법치주의를 강화하고 전국 17개 창조경제센터를 설립해 미래 성장 기반도 확충했다. 전통의 한·미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한·중 관계도 한 단계 심화시켰다. 이런 국내적·외교적 안전판을 구축했기에 이번에 비정상적 도발을 자행한 북한도 더는 막 나가지 않고 대화 트랙에 머무르고 있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5년 임기의 절반을 끝낸 현시점에서 여론은 그다지 후한 점수만을 주는 것 같지 않다. 세월호나 메르스 사태 등 외생적 악재도 겹쳤지만, 잇단 총리 낙마 사태에서 보듯 인사검증 실패와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현 정부의 자책점도 적지 않았던 탓이다. 물론 야권의 국정 발목 잡기도 문제였지만 말이다. 이런 대내외적 환경은 임기 후반기에도 단시일 내에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개혁에는 늘 고통 분담을 요구받는 계층의 반발과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과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끈 독일의 사민당 정부는 노동 개혁에 성공하고도 정권을 내줬지 않는가. 그렇다면 반환점을 돌면서 박 대통령이 깊이 되새겨야 할 대목이 뭐겠나. 무엇보다 부족하다는 비판을 사온 소통 역량을 강화해 국민의 지지를 동력으로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대국민 담화에서 침체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집권 후반기에는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노동 부문에서의 임금피크제 도입 등 박 대통령이 설정한 각종 개혁의 기본 방향은 시대적 대의에 부합한다고 본다. 엊그제 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거의 7명꼴로 “청년 일자리를 위해 대기업 정규직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했다. 박근혜 정부의 남은 임기는 이제 2년 6개월이다. 컵에 물이 반밖에 안 남았다는 말과 아직 반이나 차 있다는 말은 뉘앙스가 다른 법이다.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국민 각계각층의 이해에 영합해 인기를 얻으려면 아마 시간이 모자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진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꼭 필요한 개혁을 하는 데는 짧지 않은 시간임을 강조한다. 이 정부의 핵심 구성원들이 후자와 같은 긍정적·적극적 사고로 경제 활성화와 남북 관계 정상화 등 단기 과제는 물론 4대 구조개혁에 앞장서기를 당부한다.
  • [뉴스 플러스] 한·중 FTA 품목 ‘가인증제’

    관세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앞서 24일부터 품목별 원산지 인증수출자 가(假)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FTA 특혜관세 대상 품목에 대해 세관장이 원산지 증명 능력을 인증하는 것으로 발효 즉시 정식 인증수출자로 전환된다. 원산지 인증수출자는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첨부서류 제출 및 심사 과정이 생략돼 2시간이면 가능하지만 비인증수출업자는 각종 증빙서류 제출과 현지 확인 등이 필요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가인증은 주소지 관할 세관에서 받을 수 있다.
  • 北 포격 도발 속 대북 억지력 등 논의할 듯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중·일 정상회담의 중국 참석 여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우선 오는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 의사를 확인하고 대북 압박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도발을 감행한 데 이어 20일 대북 심리전 확성기 운영 중단을 요구하며 포격 도발을 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드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 측에 양해를 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하고 어렵게 중국행을 결정한 만큼 시 주석에게 한국이 개최하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중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하반기 최대 외교 과제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시 주석에게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과 관련해 설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오는 10월 미국 방문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TPP 가입 의사를 공식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정상은 또 한·중 FTA 비준 동의 또는 발효 문제에 대한 논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국회에서 한·중 FTA 비준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지난 16일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여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FTA를 공식 타결하고 지난 6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 등에서는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시론]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과 한국 외교/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시론]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과 한국 외교/이희옥 성균관대 정외과 교수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한 것을 기념해 9월 3일 중국에서 열리는 제2차 대전 전승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다. 소극적인 견해는 주로 미국의 불편한 시선,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한 부정적 영향, 한·일 관계 악화, 중국군 열병식 참석에 따른 국내 보수 여론의 부담 등을 들고 있다. 주변국과 우리의 관계는 복잡하다. 10월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에 대해서도 중국과는 달리 ‘절제 있는 비판’을 했다. 한국전쟁 때 사망한 중국군 유해를 인도적 차원에서 송환하면서 역사의 유산을 극복하기도 했다. 사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도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사안별로 신중하게 접근하면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은 우리의 외교 목표와 국가이익을 고려해 결정하면 될 일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의 의의는 행사 그 자체에 있다. 중국은 상하이 임시정부를 비롯한 항일운동의 종심(縱深)이었다. 우리 독립운동가들은 중국의 팔로군, 신사군 등과 함께 중국 전역을 누비며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다. 역사상 최대의 전쟁이었던 제2차 세계대전은 전사자 2700만명, 민간인 희생자 2500만명이라는 엄청난 손실 속에 세계를 대립, 불신의 늪에 빠뜨렸다. 한반도도 이러한 냉전의 희생물이 돼 남북 분단의 비극을 강요당했다. 이런 점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이한 우리가 평화의 소중함을 공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둘째, 인류 보편적 가치와 평화를 발신하면서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전승을 기념하는 것은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자리는 지역의 평화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결의하는 장이다. 이것은 역사를 선택적으로 해석하면서 수정주의의 길을 걷는 일본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 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자연스럽게 한·중 정상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교착상태인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를 만들고 중·일 간 중재자적 역할을 통해 동아시아 협력을 촉진할 수도 있으며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제협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한·중 관계의 내실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중 양국은 이미 양자 관계를 넘어 지역 문제와 국제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표현대로 한·중 관계는 공동 발전의 실현, 지역 평화에 대한 기여, 아시아 발전의 추진, 세계 번영의 촉진 동반자다. 그러나 한·중 정상의 깊은 신뢰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안보 구조에 근본적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등 한·중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 인문교류 확대에 이은 박 대통령의 전승기념식 참석은 양국 관계 내실화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초청을 받은 아베 총리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양국 간에 막바지 조율이 이뤄지고 있어 이번 행사는 한·중·일 정상이 동북아 화해 협력을 위한 주요한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왕 박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결정한다면 문화축제, 분열식, 열병식을 포함해 일련의 행사에 ‘화끈하게’ 참여해 한·중 관계를 고도화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한·중 관계는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참석 형식과 범위 등은 한·중 관계의 위상, 한국의 대중국 외교자산 그리고 국내 여론을 고려해 철저하게 우리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도 중국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고 한·미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한·중 관계가 좋다고 해서 ‘유사 이래 최고의 관계’라는 메시지를 우리 스스로 발신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중 간 국가이익이 충돌할 경우 그 부담은 그대로 부메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미·중 관계가 고착화되기 전에 남북 관계 개선을 포함한 한국형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일이다.
  • [새로운 50년을 열자] 역사 충돌에 교류 올스톱… ‘反아베 vs 혐한’ 속 서서히 기지개

    [새로운 50년을 열자] 역사 충돌에 교류 올스톱… ‘反아베 vs 혐한’ 속 서서히 기지개

    한·일 간 역사 충돌과 외교 갈등은 경제와 문화 교류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정경분리 원칙도 소용이 없었다. 국내에서는 ‘반(反)아베 현상’이 두드러졌고 일본에서는 ‘혐한’(嫌韓) 감정이 확산됐다. 그럼에도 양국의 꼬인 실타래를 푸는 수단으로 경제와 문화 교류 등을 꼽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교류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가까운 이웃’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교류 움직임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막걸리는 ‘웰빙 바람’을 타고 한때 일본 한류 붐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 관광객의 구매 목록에는 김과 더불어 막걸리가 2대 품목이었다. 일본에서는 ‘막걸리바’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막걸리병이 부풀어 올라 터져서 일본 곳곳에서 막걸리 냄새가 진동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지곤 했다. 그런 막걸리도 악화된 한·일 관계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 실적은 2012년 대비 74%나 급감했다. 올 들어 한·일 경제인 사이에서 이처럼 쪼그라진 양국 교역과 악화된 경제 관계를 풀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2년 6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을 만났다. 재무 당국 수장 사이의 공식 대화 채널이 부활한 것이다. 양국 부총리는 구조 개혁과 고령화 대책, 투자 활성화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정책을 서로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기업인들도 교류 대열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기업인들은 지난 5월 한·일 경제인회의를 열고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의 대학생들에게 기업 인턴십 연수를 추진하고 중소기업 차세대 경영자를 위한 교류회도 열기로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 방안도 찾기로 했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은 지난해 말 경제 교류와 협력은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2007년 이후 중단됐던 한·일 재계회의를 7년 만에 재개했다. 한·일 경제협력의 폭을 더 넓히려면 10년 넘게 협상이 지지부진한 양국 간 FTA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나라와의 FTA에는 적극적인 우리 정부는 한·일 FTA에 대해서는 되레 한발 빼는 모습이다. 양국의 교역량은 2011년 1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3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해 교역량은 860억 달러로 2011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6일 “한·일 FTA를 체결하면 1억 2000만명의 일본 시장이 열린다”며 “최근 일본의 제조업이 예전보다 많이 약해져서 우리 기업도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FTA와 함께 양국 간 비관세장벽을 줄이면서 서로 다른 산업 규제를 맞춰 나가고 한국 경제특구에 일본 기업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화대국 中, 문화강국으로

    영화대국 中, 문화강국으로

    중국 영화의 오늘/강내영 지음/산지니/357쪽/2만 2000원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 국가’가 된 것은 꼭 경제 규모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21세기 들어 중국은 영화대국으로 변모했다. 2012년부터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영화시장 2위가 됐다. 매년 600편 이상의 영화가 제작되고, 스크린 숫자는 2만개를 훌쩍 넘겼다. 2014년 중국 영화관 박스오피스 수익은 296억 3900만 위안(약 5조 5422억원)이었다. 2006년 26억 2000만 위안(약 4899억원)의 ‘작은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수치가 중국 인구 1인당 고작 연평균 0.6편의 영화를 보며 이뤄 낸 수치일 뿐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매일매일 10여개씩 스크린이 늘어나고 있으니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경제, 국방, 외교에서 그러하듯 영화 역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짙다. 중국은 소프트 파워를 갖춘 문화강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문화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투자는 중국이 표방하는 ‘화평굴기’(和平?起·평화롭게 발전한다는 뜻)의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저자는 경성대 연극영화학부 교수이자 아시아영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혹은 유럽에서 영화를 공부한 이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보기 드문 중국 유학파 출신이다. 베이징사범대 예술학원에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정부의 영화정책, 중국 영화시장, 중국 영화계의 안팎에 대해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분석한다. 책의 제목처럼 현재 중국 영화에 대한 시의성 있는 분석을 담은 사실상 첫 책이라 할 수 있다. 사전사후 검열제도, 상명하달식 명령체계 등 ‘정부 주도형 영화발전 모델’을 갖고 있는 중국 영화산업의 특성과 함께 문화예술 측면에서 중국 영화 개별 작품의 경향성 변모 추이도 함께 담았다.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영화산업에 대한 총체적인 조망은 한국과의 관계에서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 중국 자본이 이미 한국 영화계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타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한·중 합작영화 제작 분위기를 부추기는 등 교류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넉넉한 자본의 단물만을 노리다가 자칫 그동안 쌓아 온 영화 제작의 노하우만 빼앗긴 채 영화제작에서 중국의 주변부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한국에 ‘양날의 칼’처럼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던져 주는 상황임을 시사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LNG 폐냉열 에너지로… 인천 신항만에 ‘콜드체인’ 물류 허브

    국내 최초로 버려지는 액화천연가스(LNG) 냉열 에너지를 이용해 커피를 비롯한 식료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저장·수출하는 선진국형 비즈니스 모델인 ‘콜드체인’(저온유통시스템) 물류 기지가 2018년 인천 신항만에 문을 연다. 자유무역지역 내 인천 제2 신항만 배후부지에 냉동·냉장특화존인 ‘콜드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접한 인천국제공항의 공항만 복합물류 운송시스템과 연계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 콜드체인 물류 허브로서 메카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내 신선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반도체, 디스플레이 액정 등 다양한 제품들의 콜드체인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한국과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이용하려는 외국기업들의 투자 유치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서울신문 1월 20일자 11면> 5일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코트라, 인천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한 ‘한국 콜드체인 클러스터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안’에 대해 최종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2017년까지 인천 제2 신항 배후부지를 완공해 2018년부터 LNG 냉열을 이용한 커피, 의료품, 반도체, 화학약품 등 중계가공무역의 부가가치가 높은 콜드체인 단지를 집적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외국기업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8월 말쯤 최종 보고회가 끝나는 대로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해외 홍보활동(IR)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캐나다 물류업체 B사는 부산에 콜드체인을 만든 뒤 세계 각지 신선과일 등을 부산에 집하시켜 분류, 포장, 라벨링 등 부가가치 작업을 거쳐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한국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로부터 1㎞ 내외로 근접한 신항만 배후단지에 6100억원을 투자해 4만 9500㎡(약 15만평) 규모의 콜드체인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체 상태인 LNG를 기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62도의 LNG 냉열을 이송시켜 물류센터에서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전기로 기계식 냉동창고를 돌릴 때보다 전기료가 하루 8시간 기준 연간 40억원에서 13억원으로 70%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냉동설비 간소화에 따른 유지관리비도 연간 9억원에서 2억 7000만원으로 70%, 초기 투자비도 600억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폐냉열을 이용해 창고를 돌리기 때문에 전기료가 거의 안 들어간다”면서 “미주노선 확대에 따른 신선식품, 디스플레이 액정 등에 대한 콜드체인 인프라 설치가 정말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항, 평택항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지원하기보다 인천항과 인천공항에 우선 집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콜드체인 물류기지 확립에 따른 투자 유치 등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연구용역에 따르면 중국의 콜드체인 시장은 지난해 63억 1400만 달러에서 2019년 179억 1000만 달러(약 21조원)로 연평균 23.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육류 소비량은 8000만t으로 우리나라(200만t) 육류 소비량의 40배에 달한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바이오 물류허브를 통해 생명공학 분야 세계 물류시장을 선점했고,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화훼 작물 수출형 글로벌 물류 시장을 창출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기존 한·미, 한·유럽연합(EU) FTA 등을 활용해 무관세로 한국에 원자재, 중간재 등을 반입해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다시 한·중 FTA를 활용해 무관세로 중국에 수출해 관세 절감을 노리는 외국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KMI 등에 따르면 세계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2007년 2069억 달러에서 2017년 3570억 달러(약 242조원)로 73% 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 규모는 올해 10조원대다. 지난해 세계 콜드체인 컨테이너 화물은 10%대 성장세를 기록했고 향후 5년간 관련 물류 수요는 22% 이상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북미(40%), 유럽(30%)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거대 시장 중국이 있는 동북아에서는 이제 시장 형성 초기 단계라 선점이 중요한 상황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용어 클릭]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 농수축산품을 비롯해 식료품, 의약품 등 온도조절이 필요한 제품을 생산, 저장, 운송, 판매,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철저한 온도관리로 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저온 유통시스템을 말한다.
  • 새만금 동서통합도로 ‘첫 삽’

    새만금 동서통합도로 ‘첫 삽’

    새만금에서 전주를 잇는 ‘동서통합도로’가 건설된다. 새만금개발청은 28일 새만금방조제 바람쉼터에서 황교안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서통합도로 건설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20.4㎞, 4차로로 건설되는 동서통합도로는 새만금 내부를 동서로 잇는 2개 간선도로 가운데 하나로 새만금 간선도로 기능뿐만 아니라 서해안과 동해안을 잇는 시발점 역할을 하게 된다. 새만금~전주고속도로와 서해안·호남고속도로, 익산~장수고속도로와 연결된다. 또 현재 계획 중인 무주~대구고속도로와 연결한 뒤 이미 개통된 대구~포항고속도로를 거쳐 동해안으로 이어진다. 동서관통도로 착공은 새만금방조제 내부공사가 본격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새만금 지역의 접근성 향상으로 내부용지 조성비용이 절감되고 한·중 경제협력단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업단지 등을 위한 새만금 내부개발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동서통합도로는 새만금 내부개발의 본격화를 의미하며, 국책사업으로서 새만금 개발을 촉진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은 방조제 도로 외에 내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도 건설할 계획이다. 동서통합도로가 완공되면 영호남 내륙지역도 새만금 신항만을 통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의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황 총리는 치사에서 “동서통합도로 착공을 계기로 새만금 용지개발이 한층 탄력받을 것”이라며 “새만금을 사람과 기업의 진출과 활동에 불편이 없는 세계적 수준의 경제특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기고] 새만금의 ‘실크로드’를 꿈꾸며/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기고] 새만금의 ‘실크로드’를 꿈꾸며/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대한민국의 지도를 새롭게 바꿀 새 땅 새만금이 새만금~포항 간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동서 통합고속도로 건설을 시작함으로써 희망찬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도로는 국가의 영토를 확장하고 지역을 개발하는 데 접근성을 향상하고 지역 간 물류수송 등을 원활하게 하는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옛날 로마인들은 동쪽 어딘가에 황금 섬(중국)이 있다고 믿었고, 중국 또한 서역에 대해 궁금해했다. 긴 세월 궁금증으로만 꽁꽁 묶여 있던 동서양이 비단길이라고 일컫는 실크로드가 열리면서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은 물론 정치, 경제, 문화를 이어 주는 계기가 됐다. 한마디로 동서양을 이어 준 기원전 고속도로가 ‘실크로드’인 것이다. 새만금은 국내적으로는 서울, 부산, 인천공항과 자동차로 3시간 거리에 있으며 국제적으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거대 시장과 인접해 있고 중국 연안 경제특구와 최단 거리에 있다. 또한 우리 정부가 새만금개발청을 설립해 국책사업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바다를 매립하는 개발방식으로 지역주민과의 이해관계 충돌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새만금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산업단지로 선정되는 등 동북아시아의 가장 매력적인 투자 지역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정작 새만금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은 ‘물밖에 없는 이곳에서 무엇을 한단 말인가’라는 의문을 가진다. 물론 현재 산업단지와 농업용지 등 새만금 사업 지역 가장자리에 있는 일부 지역의 개발은 진행되고 있다. 중심에 있는 국제협력도시구역 등은 노출된 땅이 있지만 내부 개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도로를 건설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새로운 땅 새만금도 도로망이 확충되지 않고는 개발은 물론 인적·물적 교류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간선도로 계획을 보면 남북 방향으로 3개의 노선, 동서 방향으로 3개의 노선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경계에 있는 동서 1축, 동서 3축 및 남북 1축은 구축돼 있지만 내부 중앙을 동서 방향, 남북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동서 2축과 남북 2축 등은 아직 만들어져 있지 않다. 동서 2축과 남북 2축 도로는 용지 조성을 위해 우선 구축돼야 할 기반시설이다. 이 길을 통해 용지 조성 공사 시 자재 운반이 쉬워져 조성 비용도 절감되는 등 투자 환경이 개선된다. 지난해 9월 개발을 위한 8대 선도과제 중 하나로 동서 2축과 남북 2축 도로 등 조기 조성을 선정했다. 특히 동서통합도로는 새만금~포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시발점으로 동서 간의 화합과 교류 및 상생 발전의 틀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내부 지역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주고 신항만을 통해 대중국 교류 등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향후 포항은 물론 구미 등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과의 교류를 위한 서해의 관문을 갖게 된다. 더불어 무주, 성주 등 경제적으로 성장이 필요한 지역에는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동서통합도로와 더불어 도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드넓은 새만금 호수 위에는 배가 아닌 자동차가 달릴 것이다. 고대 동서양을 이어 준 ‘실크로드’처럼 새만금에서 동서통합도로가 그런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 1조 달러 IT 시장 개방… 한국 中企, 수출에 ‘날개’

    1조 달러 IT 시장 개방… 한국 中企, 수출에 ‘날개’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 협상 타결로 내년 7월까지 1조 달러(약 1100조원) 규모의 정보기술(IT) 시장이 추가로 개방될 전망이다. 세계 경기 침체로 정체기를 맞은 세계 교역은 물론 최근 뒷걸음질 중인 우리나라 수출 역시 활기를 띨 것이란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직접적인 수혜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이란 점도 반가운 대목이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최종 타결된 두 번째 ITA 무관세화 품목은 201개다.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진 일부 반도체와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를 비롯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방송수신기, TV 카메라, 비디오 카메라 레코더, 헤드폰·이어폰, 카스테레오, 초음파 영상진단기, 심전계, 광학현미경 등이 무관세 대상에 추가된다. 전 세계 IT 제품의 연간 교역량인 4조 달러(약 4600조원)의 4분의1인 1조 달러에 해당하는 IT 제품이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는 이들 품목을 1052억 달러나 수출해 381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거뒀다. 전체 수출액의 19%에 해당하는 데다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중국과의 교역에서도 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기기, 인쇄기·복사기·팩스 부품, 특수 목적용 TV 카메라 등 25개 품목은 양국 간 경쟁력 격차가 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관세 양허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던 품목들이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무역협회도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역협회는 “우리 수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IT 제품의 수출 확대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자업계의 반응은 담담하다. 반도체의 경우 이미 1996년 체결된 1차 협정으로 메모리 반도체 등 품목 대부분을 무관세로 거래해 온 데다 정작 국내에서 만들어 생산, 판매하는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이 이번 무관세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또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 일부 품목 등은 이미 현지화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막판까지 LCD와 OLED, 2차전지 등 우리의 메이저 품목을 무관세 대상에 넣으려 했지만 중국과 대만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점이 다소 아쉽다”면서 “하지만 이번 협상으로 우리 중소 부품업체들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세계적으로 1조 달러라는 교역 증대 효과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전반에서 얻는 것이 많았던 협상”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IT 201개 품목 ‘무관세’ 타결… 1조 달러 시장 열린다

    세계무역기구(WTO)가 반도체, 자기공명장치(MRI) 등 201개 품목을 무관세화하기로 했다. WTO는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한국,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 52개국 대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정보기술협정(ITA) 확대 협상 전체회의를 열어 기존 무관세 품목인 컴퓨터, 휴대전화 등에 반도체 및 201개 정보기술(IT) 관련 품목을 무관세 품목에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201개 품목 리스트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WTO 역사상 18년 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관세폐기 협상이 타결됐다는 의미다. 이번 협상 타결로 전 세계 IT 관련 제품의 연간 세계 교역량인 4조 달러(약 4600조원)의 4분의1에 해당하는 1조 달러(약 1150조원) 규모의 IT 제품 시장이 무관세 적용을 받게 된다. 무관세 대상에 추가된 품목은 반도체와 MRI를 비롯해 위성위치확인 시스템(GPS) 장비, 프린터 잉크 카트리지, 셋톱박스, TV카메라, 비디오카메라레코더, 헤드폰, 이어폰, 초음파 영상진단기, 심전계, 광학현미경 등 201개다. 한국은 IT 관세철폐 품목 확대로 1000억 달러 이상의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되며 TV·카메라·라디오·모니터 부품과 광학용품, 셋톱박스, TV·비디오 카메라 등의 수출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한·중 FTA에서 제외됐던 26개 품목이 이번 ITA 무관세화 품목에 포함되는 등 총 94개 품목에서 한·중 FTA보다 빨리 관세가 철폐돼 중국시장 진출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애초 경쟁력을 가진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2차 전지 등도 관세철폐 대상에 포함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 등의 강력한 반대로 무관세 품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교역 390배 증가… 정경분리로 日 활용 ‘잃어버린 20년’ 넘어야

    [새로운 50년을 열자] 교역 390배 증가… 정경분리로 日 활용 ‘잃어버린 20년’ 넘어야

    한·일 수교 50주년인 요즘 이젠 추격을 멈추고 일본을 넘어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을 따라가다가 주요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관계에까지 이르렀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인구구조나 경제발전 단계상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이젠 반면교사와 정경분리를 통해 일본을 적극 활용해 동아시아 경제통합과 우리 경제의 추가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끼리밥솥, 소니 워크맨. 1970∼80년대 일본에 여행을 가면 반드시 사 와야 할 물건 목록이었다. 이젠 잊혀진 이름이 됐다. 국내에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은 쿠쿠밥솥을 사 가고, 음악이나 어학공부는 워크맨 대신 갤럭시로 듣는다. 일본을 따라가던 우리가 거둔 성과다.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양국 간 무역은 연평균 13.6% 성장했다. 1965년 2억 2000만 달러였던 무역 규모는 지난해 859억 5200만 달러로 390배가 됐다. 수교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의 2위 수출국이자 수입국이었다. 현재 수입은 여전히 2위국이지만 수출은 3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미국과 함께 무역의 중요한 파트너인 것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일본은 중요하다. 일본과의 무역 확대는 우리에게 대일 무역적자라는 딜레마를 안겼다. 소재부품 수입이 많아서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대일 무역적자가 커지는 구조였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품목이 일본은 186개이지만 우리가 65개에 그친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한다. 지난 50년간 누적된 대일 무역적자는 5164억 달러(약 581조원)다. 50년 동안 한 번도 대일 무역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나마 최근 들어 무역적자가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우리가 일본을 따라잡은 것 같지만 기초 실력 측면에서는 한참 뒤인 것이다.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이 4조 9196억 달러(2013년 기준)로 우리나라의 4배에 가깝다. 일본의 외환보유액 또한 1조 2605억 달러(2014년 기준)로 우리나라의 3.5배다. 양국 간 무역은 2011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1년 1080억 달러였던 무역 규모가 2013년 946억 9000만 달러, 2014년 859억 5000만 달러로 빠르게 줄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혐한(嫌韓) 분위기까지 겹쳐 올 1~4월 무역규모가 250억 9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현재 수준의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무역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무역협회가 지난 4월 일본 바이어 26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과의 거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46.7%, 한·일관계가 개선된다면 한국과의 거래를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64%였다. 정경(政經) 분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양국 간 관계에 못지않게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의 맹주다. 언론에 종종 보도되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에서 추가되는 세 나라는 우리와 일본, 그리고 중국이다. 또 한국과 일본은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의 금융안정을 위해 구성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주요 활동국가이다. 두 나라가 지역 공동체 관련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은 서로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CMI의 큰 틀에서 2001년부터 유지되던 한·일 통화스와프(맞교환)는 지난 2월 종료됐다. 통화스와프는 작동된 적은 없지만 위기 상황 발생 시 교환하기로 한 돈의 액수 자체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 양국 관계 악화에 따른 정치적 요인으로 종료됐다는 것이 보편적 시각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체결됐지만 한·일 FTA는 2004년 11월 6차 협상을 끝으로 10년간 협상조차 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농산물이 우위인 우리나라와 제조업체가 우위인 일본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FTA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했으나 여전히 지지부진이다. 아세안과 싱가포르와는 FTA가 발효 중이지만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과는 전혀 진척이 안 된 ‘볼썽사나운’ 상태인 것이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TPP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TPP의 개방 수준은 양국간 FTA보다는 차원이 높은 수준이 될 거라는 예상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TPP 협상이 시작되면 양국 간의 특징이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요소 등을 담아낼 여지가 사라진다”며 “한·일 FTA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의 일본에 대한 정서는 나쁘지만 두 나라는 많이 닮았다. 두 나라는 세계사에서 보기 드물게 고도 성장을 했고 그 결과 소득불균형이 심하다. 노인층의 빈곤율이 높고 고용 불안과 청년 실업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도 우리보다는 덜하지만 ‘프리터’(자유와 아르바이트의 합성어) 등 비정규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산업구조의 공동화 현상도 비슷하다. 우리는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 넘어선 고령화사회에 들어섰다. 197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도 넘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2006년 진입했다. 다만 우리는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간이 일본보다 훨씬 짧을 전망이다.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각각 24년과 12년이 걸렸다. 한국은 18년과 8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을 중시하던 정책으로 발달한 제조업은 국내 임금의 상승을 견디다 못해 해외 공장 건설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은 그나마 1억 2천만명이라는 내수 시장이 있다. 우리 인구 5000만명은 내수 시장만 바라보기에는 규모가 어중간하다는 분석이다. 두 나라가 직면하는 공통점 문제에서 일본은 우리보다는 조금 사정이 낫거나 경험해봤기 때문에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 김 교수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한 투 트랙 전략으로 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활짝 열린 법률시장… 국내 진출 中기업 노려라

    활짝 열린 법률시장… 국내 진출 中기업 노려라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 지 한 달이 됐다. 국회 비준 절차가 남아 있지만 향후 양국 간 교역 규모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양국 거래가 활발해지는 만큼 기업들이 현지 내수 시장 진출을 위해 각국 법률 자문을 구하거나 소송전에 대비할 일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한국과의 FTA에서 사상 처음으로 자국과 외국 법률회사(로펌) 간 공동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현지 진출한 한국 로펌이 한국법 관련 사건 외에도 중국법과 한국법이 혼재된 사건을 중국 로펌과 공동 수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말이 안 통하는 타국에서 우리 기업들이 짊어질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 진출해 한국법을 알고자 하는 중국 기업인들의 수요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학적성시험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포화 상태인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에 한·중 FTA가 기업인들은 물론 법조인들과 예비 법조인들에게 새로운 취업 기회와 또 다른 미래를 품을 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법률서비스 수지는 지난해 기준 6억 1780만 달러(약 7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2007년(1억 3070만 달러) 이후 해마다 증가해 2013년에는 7억 2190만 달러에 달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로펌(변호사)에 지급하는 비용은 지난해 8억 2070만 달러로 7년 전보다 43.3% 증가에 그친 반면, 국내 기업이 외국 로펌(변호사)에 지급하는 비용은 지난해 14억 3850만 달러로 104.5%나 늘었다. 정부는 포화 상태에 있는 한국 법률 시장과 법률서비스 수지 개선을 위해 중국의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법률서비스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연매출액 84억 달러(약 9조 3700억원)로 2009년 이후 연평균 9.7%씩 증가하고 있다. 한·중 FTA 타결로 양국 간 무역 및 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로펌의 적극적인 중국 시장 진출은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에 대표사무소를 설립한 한국 로펌(현재 세종·태평양·광장 등 9개)은 상하이자유무역지구 내 중국 로펌과 공동 운영과 수임이 가능해져 중국 전역의 기업 등을 상대로 업무 영역이 확대돼 수임 건수가 대폭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언어 장벽과 영업 기밀 유출 등을 이유로 한국 로펌을 외면해 왔다. 중국 로펌과 변호사 상호 파견도 가능해져 ‘관시’로 통하는 중국 사회의 인맥 관리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 현지 최용원 변호사(세종)는 “로펌 입장에서는 업무량 증대와 비용 절감 혜택을 볼 수 있고 현지 한국 기업들도 신뢰 속에 편하게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수가 2만명으로 3년 전보다 41% 늘어난 가운데 취업난을 겪는 국내 법률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등에 따르면 올 초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연수생(44기)의 취업률은 43.4%, 로스쿨 2기생의 취업률은 66%에 그쳤다. 중국어 구사가 가능하거나 중국법 관련 전문성을 가진 국내 변호사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베이징 최고급 백화점에 한국수산식품 홍보 매장 中 프리미엄 시장 공략

    중국 베이징에 한국 수산식품 전문 앵커숍이 생긴다. 입점 장소는 중국 고소득층이 몰려 사는 지역 내 최고급 백화점으로 현지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오는 28일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대중 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중국 베이징에 한국 수산식품 앵커숍을 연다고 25일 밝혔다. 앵커 숍은 수출 판로 개척과 현지화를 위해 닻(anchor)을 내린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인 수산식품 단기 홍보매장이다. 앵커숍이 들어서는 주어잔백화점은 교통 접근성이 좋고 인근에 고급 주택단지, 유명 브랜드 매장, 식당가 등이 몰려 있다. 고품질·고가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최적이란 평가다. 참치, 김, 어육소시지 등 수출 주력품목 외에도 벌꿀명란젓, 냉동 곰장어, 즉석 북엇국, 액젓류, 명태코다리 등 199개 신규 품목이 입점한다. 같은 수산식품이지만 한국산 가격은 최대 2~3배 비싸 고급 음식으로 통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 내륙은 유통과정에서의 위생 문제와 물류비 등으로 인해 비싼 해산물을 꺼리는 반면 한국 수산물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이 높다”고 말했다. 제품 시음·시식, 조리 체험 행사 등도 한다. 앵커숍은 6개월간 운영하지만 시장성을 시험하고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하기에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7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앵커숍을 개장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한국-중국 비관세 장벽 해결… 품질검역 장관급 협의체신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교역량 증대가 예상되는 한국과 중국이 비관세 장벽 해결을 위해 한국과 중국 간 품질검역 장관급 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보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산업부와 중국 품질시험 검사기구인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한·중 FTA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관세장벽 협력을 위한 채널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협의체 신설을 위해 지난 4월 양해각서(MOU) 초안을 제안했고 지난 16일 중국 측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연내 중국 측과 MOU를 체결하고 내년 1분기에 첫 한·중 품질검사검역 고위급 회의를 열기로 했다. 장관급 협의체가 신설되면 비관세 장벽 문제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한 품질검역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한·중 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새만금에 한·중 산업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산둥(山東), 장쑤(江蘇), 광둥(廣東) 등 3곳 중 1곳에 중·한 산업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은 100년 전 고래들 속 새우 아니다…돌고래 정도로 성장”

    [새로운 50년을 열자]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은 100년 전 고래들 속 새우 아니다…돌고래 정도로 성장”

    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는 “한·일 국교정상화는 양국 모두 경축해야 할 역사의 마디”라며 “국교정상화 이후 50년간 양국은 서로 윈윈한 사이였으며 최근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양국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바뀐 것에 대한 상호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과 지난 21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은 더이상 100년 전 강대국이라는 고래 틈바구니에서 허우적대던 새우가 아닌 돌고래 정도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일 관계를 진단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1965년 이뤄진 한·일 국교정상화 협정은 두 나라가 함께 경축해야 할 역사의 마디다. 그런데 정작 두 나라는 경축해야 할 시기에 정상회담도 열지 않고 국민 간 호감도도 오히려 나빠졌다. 일본 내 혐한론도 돌이키기 힘들 정도다. 직접적인 원인은 분명히 역사 인식과 과거사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지만 그 배경에는 한·일 관계의 구조가 바뀐 내력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 1910년 한국은 주변의 열강인 고래의 싸움에 휘말려 자기 몸도 지키지 못한 새우 신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이상 새우가 아닌 돌고래 정도로 성장했다. 한·일 관계 역시 오랫동안 지속됐던 수직적 관계가 수평적 관계로 바뀌었다. 양국 모두 이런 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 국교정상화 협정의 의의와 기여한 사람을 굳이 꼽는다면. -세계사에서 식민지와 지배국이 과거사를 사죄하고 배상하며 대등한 조건에서 국교를 맺은 사례가 없다. 없는 모델을 만들다 보니 한국과 일본은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나 배상을 애매하게 처리하고 국교를 정상화했다.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으로서는 민생과 안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경제 협력 방식의 국교정상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냉전이 격화되자 일본에도 한국은 안보와 경제 면에서 중요했다. 누가 뭐래도 한국에서는 최고 권력자였던 박정희를 기여자로 꼽을 수 있다. 또 기본 틀을 만든 김종필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는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를 들 수 있다. 전 총리 기시 노부스케는 사토의 친형이자 현 아베 신조 총리의 외조부로서 막후에서 도왔다.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와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한 사람들은 국익이 뭔지를 알고 있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 -국교정상화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한국에 이득이 됐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일본은 더 큰 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얘기해야 한다. 일본인들은 한국이 어려울 때 많이 도와줬는데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한국이 받은 자금은 현금이 아닌 노무와 물자 및 서비스 등이었다. 그것을 통해 떼돈을 번 것은 일본 기업이었다. 박정희 시대에 일본에서 들어온 공적 자금은 13억 달러 정도인데 일본은 무역에서 2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남겼다. 그런 조건 속에서도 한국은 부단히 자본과 기술을 축적해 경제 발전을 이룩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양국이 모두 득을 봤다. 1965년 당시 1년에 1만명이 두 나라를 왕래했는데 지금은 550만명이 넘는다. 무역액도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런 수치를 보면 한·일 관계가 생각보다 훨씬 깊고 넓게 진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 한다. →식민 지배 가해자로서 일본의 책임은 이제 끝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한국병합조약(1910년)의 불법·무효, 합법·유효 여부를 놓고 논쟁을 계속했다. 평행선을 달리다 보니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이 조약에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일본이 처음으로 ‘일본’이라는 주어와 ‘한국’이라는 상대를 지칭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문서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공동선언이었다. 2010년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한국병합조약 100주년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면서 ‘한국인의 의사에 반한 식민지 지배’라는 표현을 사용해 한국병합조약이 강제로 이뤄졌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그때가 과거사에 대한 가해자로서의 역사 인식이 절정에 달한 시기라고 본다. 지금도 일본은 국교정상화조약으로 과거사 문제는 영원히 그리고 완전히 해결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할린에 버려둔 한국인이나 원자폭탄 피폭자 등에 대해서는 인도적 견지에서 나름대로 보완 조치를 취해 왔다. 한국으로서는 성에 차지 않지만 일본이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닌 만큼 한 것은 한 것대로 평가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라고 지적하는 것이 좋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해법은 무엇일까. -한·일 양국 정부가 국장급 회담을 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어떤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가의 책임과 배상을 둘러싸고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양국의 주요 운동단체가 논의해 제시한 의견도 참고가 될 것이다. 일본군이 위안소를 만들고 통제했으며 ‘위안부’를 본인의 의사에 반해 모집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선이다. 그런 후에 적절한 사죄와 보상 및 기념 등의 후속 조치를 하면 해결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당사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양국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사안은 무엇인지. -한국은 자유, 민주, 지력, 기술, 평화, 인권, 환경 등에서 일본에 상당히 근접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세계의 관점에서 보면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성취다. 한국의 강인한 개척정신과 일본의 뛰어난 노하우 등을 합치면 서로 도움이 되는 분야가 많다. 환경이나 에너지 및 사회안전망 등은 더욱 배울 만하다. 중국의 부상 속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 적당히 손잡고 가는 것은 플러스가 된다. 남북 통일을 전망하면 더욱 그렇다. →21세기 동북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양국이 노력해야 할 일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이 유럽연합(EU)과 같은 공동체를 만드는 일은 20~30년이 지나더라도 어려울 것이다. 현실적으로 3국 간 국력 차이가 너무 크다. 중국의 국토는 한국의 100배, 인구는 30배에 달한다. 다행히 한·일 간 국력 차이는 줄어들었다. 20년 전만 해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12배였으나 지금은 5분의1로 줄었다. 따라서 3국이 동아시아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되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남북 통일의 분위기를 형성해 가야 한다. →동북아 지역 협력을 위한 화해의 실마리를 무엇으로 풀어야 할까. -우선 경제적으로 한·일 간 상호 이익을 심화시키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빨리 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사 문제는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해 볼 수 있다. 과거사와 관련된 주요 행위자, 곧 한·일 양국의 정부와 기업 등 4자가 공동으로 출연하는 재단(가칭 한일미래재단 또는 한일우호신뢰재단)을 만들어 식민지 지배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것이다. 이의 출범과 함께 양국의 수뇌가 역사 문제를 더이상 정치외교의 현안으로 삼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그런 후에 역사 인식의 개선은 연구자, 교육자, 시민의 역할에 맡겨야 한다. →양국 시민사회 간 연대 강화가 두 나라 관계 발전과 협력의 대안이 될 수 없을까. -양국 시민사회 간 교류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본격화됐다. 그 전만 해도 양국은 경제나 안보 면에서 가까웠지만 일본인들은 한국을 군사독재국가라는 시각에서 바라봤다. 한국이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민주사회를 이룩함에 따라 일본 시민사회와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역사 분야만 해도 한·일 간 공동 연구가 진척돼 공통 교재 개발에까지 이르게 됐다. 양국에서 동시 출판한 것이 5종류나 된다. 시민사회의 교류는 두 나라의 관계 발전에 기여했고 앞으로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는 유럽연합(EU)처럼 될 수 없나. -우리와 중국은 이미 FTA를 맺었다. 일본이 그 장점을 이용하기 위해 한국을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한·일 양국은 이미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의 젊은 정보기술(IT) 인력이 일본에 많이 진출해 있다. 내가 가르친 학생 중에도 더러 있다. 앞으로 한·일은 경제 통합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고 보는데, 중국은 여러 문제 때문에 힘들 것이다. 한·중·일이 EU처럼 되는 것은 멀고 먼 이야기다. →미·일 동맹 강화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에 어떤 영향을 줄까. -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남북 통일이 되기까지 미국과의 동맹을 버릴 수 없다. 따라서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 맞는다고 본다. 중국도 한국의 처지를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스스로 줏대 있는 자세를 견지하는 게 좋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일본에 설명을 요구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는 중국에도 쓴소리를 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흔들리다가는 또 새우 신세가 된다. →양국 지도자에 대한 바람이나 제언이 있다면. -양국의 지도자가 한·일 관계를 너무 단편적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양국은 2000년 이상의 역사 속에서 전쟁 등의 불행한 일도 겪었지만 교류를 통해 자신의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서로 강한 영향을 주고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겪고 있는 갈등은 극복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일본이 고대문명을 형성하는 과정에 한반도에서 건너간 이른바 도래인이 큰 역할을 했고 한국이 근대화 과정에서 일본이 소화한 서양문명을 받아들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이웃 간에 사이가 좋지 않으면 이사를 가면 그만이지만 국경을 맞댄 나라 사이는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교류 협력해 상호 발전에 이바지하는 관계를 맺는 게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면 한국과 일본이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정재정 교수 정재정 교수는 1951년 9월생으로 충남 당진 출신이다. 1974년 서울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한국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에서 한·일 관계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4년부터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제1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9년에는 제2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과 일본의 왜곡된 역사 교과서 채택 및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일본과 중국의 역사 왜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6년 9월에 설립된 교육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다.
  •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새로운 50년을 열자]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 “韓·日은 美·中 사이 캐스팅 보트 쥐고 있어…해법 모색해야 할 때”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한·일 관계는 타협은 있었지만 완전한 화해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 연구의 태두인 오코노기 명예교수를 한·일 수교 50주년을 앞둔 21일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에서 만났다. 그에게서 한·일 관계 개선의 해법과 전망, 중국의 부상 등 국제 환경 변화에 따른 두 나라의 역할과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수교 50주년을 맞는 두 나라 관계는 그동안 어떻게 변했나. -양국 관계는 지난 50년 동안 국제 환경의 변화,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영향을 받았다. 크게 세 번의 시기로 나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수교 이후 냉전 붕괴까지다.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그대로 둔 채 식민지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이뤄진 게 1965년 한·일 기본관계조약이다. 냉전이라는 질서 속에서 이뤄진 타협의 산물이었다. 1910년 한국병합조약이 불법이고 부당했다는 한국 주장에 대해 일본 측은 합법적이며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냉전이라는 국제 환경 속에서 안전 보장과 경제 발전이라는 확실한 공동 이익과 목표가 있었다. 수교 결과는 좋았다. 한국은 그 사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했다. →화해를 위한 노력에 어떤 진전이 있었나. -1989년 냉전 붕괴를 거치면서 동구권이 열리고 국제 협력의 영역이 확대되는 새로운 국제 환경을 맞았다.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협력 확대가 필요한 시대였다. 1993년 11월 호소카와 모리히로 당시 총리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 강제 징용 등을 거론하며 “가해자로서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의 본격적인 첫 반성인 셈이다. 이는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사과 발언으로 이어졌다. 당시 오부치 총리의 사과를 김대중 대통령이 받아들였고, 양측은 파트너십 공동성명을 내며 미래지향적인 데까지 손을 내밀었다. 두 나라가 화해에 가장 근접했던 때였다. →이 같은 노력은 왜 화해의 결실로 이어지지 못했나. -90년대는 과거사 반성과 사과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화해를 모색한 때였다. 아쉬운 점은 이 같은 화해의 노력이 구조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과 비교하면 모자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평양 방문 및 남북 정상회담, 그보다 일찍 가네마루 신 전 부총리의 방북 등 북·일 정상화 시도 등이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의미에서 1990년 이후 20년은 절반밖에 성공하지 못한 시기였다. 당시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독일 및 프랑스, 폴란드와의 화해 등이 이어졌고 이를 기초로 유럽공동체가 급진전했다. 한편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새 시대의 특징은 중국의 강대국화와 영역이 확대된 무역자유화 등이다. 2010년 중국은 국민총생산(GNP)에서 일본을 넘어섰다. 중국 부상 등의 국제적인 구조 변화가 한국 외교에 영향을 줬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중 관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임기를 시작했고, 한국의 중국 중시 외교가 본격화됐다. 한국은 미국에 이어 중국을 앞에 놓았다. 일본은 그 뒷전으로 밀렸다. 일본에서는 반감이 컸다. 대중, 대미 외교의 성공을 통해 일본에 역사 문제 등을 압박하려는 것으로도 여겼다. →세 번째 시기의 한·일 관계는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한 지 일주일이 흐른 3·1절 연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1000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취임 일주일 만에 일본에 역사를 바로잡으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미국 방문에 나섰다. 앞서 아소 다로 부총리가 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역사 해석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는 말을 꺼냈다. 양측의 신경전과 대립이 두드러졌다. 중국 중시 외교에, 아베 신조 총리와의 리더십 충돌까지 겹쳤다. 아베 총리도 잘하지 못했다. “침략의 정의는 확정된 게 없다”는 발언도 했다. 야스쿠니 신사까지 참배하면서 지도력 충돌은 두드러졌다. 한·일 두 리더십의 충돌은 역사 인식의 충돌이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국제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한 외교 전략의 부딪침도 있었다. 정체성 충돌, 민족 감정 및 전통문화의 대립도 얽혔다. 한국은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관계에 더 힘을 기울였고, 아베 총리도 미·일 관계를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한국 관계는 나중에 하면 된다는 식이었다. →앞으로 한·일 관계는 어떤 상황을 맞겠나. -세 번째 시대를 맞았지만 한·일 관계는 아직 이렇다 할 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시대 흐름에 맞는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때다. 시스템 변동에 따라 한국도, 일본도 하고 싶은 대로 외교를 하고 있다. 그래서 충돌이 생겼고 관계도 나빠졌다.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국 부상과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확산되면서 보다 광범위한 경제 통합 시대에 맞게 양국 관계의 틀과 규범을 만들어 나갈 때다. 긍정적인 것은 두 나라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미들 파워’(중급 파워) 국가라는 점도 그렇다. 둘 다 국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유사한 산업구조로 경쟁도 치열했지만 생산 과정의 공유 및 분업의 심화로 두 나라 협조 관계는 더 커지는 추세다. 제3세계의 인프라 건설 참여 등에서 보듯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자금력, 정보력의 장점을 서로 나누며 함께 참여하는 예가 늘고 있다. 앞으로도 경제 협력이 두 나라 관계를 선도할 것이다. 서로 더 의존적이고 더 얽히는 상호 의존 관계가 진행될 것이다. 양측의 장점을 합치면 시너지가 배가된다. →두 나라 관계가 진전될 것이라고 낙관하나. -두 나라는 비슷한 현안에 직면해 있다. 대립하는 미·중 사이를 어떻게 중재하고 갈등을 완화할 수 있을까 하는 점도 같다. 미·중 간 가교 역할과 시장·경제 통합에서 한·일은 손을 잡고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중 입장은 대립 속에 고정돼 있다. 중간에 있는 한·일이 어떻게 생각하고 유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방향과 내용이 결정된다.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한·일 어느 한 나라만으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 아세안과 힘을 합쳐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 ‘중간국’들이 동북아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한·일이 서로의 대미, 대중 정책을 상의할 수 있을 때 두 나라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의 문제다. 급진전하는 대중 관계를 유지하는 한국과 미국에 밀착한 일본, 두 나라의 장점과 이점을 잘 조화하고 활용해 나갈 수 있다. 그런데 역사 마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력과 힘을 잃어 버리면서 ‘불임의 외교’만을 거듭하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새로운 관계를 이끌어 내려면 박 대통령이 중점을 두는 위안부 문제에서 진전을 거둬야 한다. 새 시대에 맞는 해법을 모색해서, 국제적인 룰에 근거해, ‘전쟁시대의 국제 문제’라는 점에 기반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한·일 간 문제로 국한해 풀려고 해서는 입장 차이 때문에 해법을 내기 어렵다. 전쟁 상황에서의 성폭력 조사와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유사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며 해결하기 위한 기금 설립 등도 생각해 봄 직하다.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해법의 틀 속에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보자. 일본 정부의 사과를 포함해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되면 된다. 양국 관계 진전의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한·일 관계 진전의 출발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려운 점은 한국 비정부기구(NGO)들의 역할이다. 한국 정부가 이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 국내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고 중지를 모아 여기서 종결시키겠다” 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일본 측이 “이렇게 하면 어떠냐”고 안을 내놓아도 한국 정부는 NGO 등 주변 불만이 크다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는 일본 정부도 무엇을 선뜻 내놓기가 어렵다. 한국 측도 이번에는 매듭짓고 받아들이겠다는 준비와 결의가 필요하다. →아베 총리가 8월에 종전 70주년 담화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걱정 어린 시각이 많다. -한국인을 만족시킬 만한 아베 담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의회에서 아베 총리가 말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종전 70주년 담화라는 게 왜 필요한가. 동양권에서 50주년 등은 중시되지만 70주년이 주목받는 것은 아베 총리 스스로가 담화를 하겠다고 해서였다. 그것은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 등에 대해 불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70주년 담화가 나오고 난 뒤에 한·일 관계는 정상화를 향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출발점에 서게 될 것이다.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의 틀이나 다자회담의 틀을 빌려 한·일 정상이 만나고 그 장을 빌려 한·일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외교부 사이트에서 한국과 관련해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말까지 빼 버렸다. -불만이 있어도 그러면 안 되는데…. 내년에는 다시 들어가지 않겠나. 이는 오해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한국이 진짜 민주주의를 하나” “법의 지배를 받나” 하는 의문이 일본에서 생겼다. 산케이신문 기자에 대한 기소나 법원의 대일 관련 판결, 중국에 대한 한국의 자세 등이 얽혀 있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한·일 관계의 토대다. 한국인은 앞으로 나올 70주년 담화에 실망하고 불만이 크겠지만 그 뒤에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새 시대에 맞는 한·일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 과거사는 한·일 관계의 일부, 한 조각일 뿐이다. 양측이 다투면서 서로 얼마나 많은 것들, 소중한 기회들을 잃어 버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서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화해가 가능하다. 한·일은 1965년 큰 타협을 이뤄냈지만 서로 이해하는 공감대는 모자랐다. 완전한 화해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자. 실현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꾸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옳은 길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오코노기 교수 일본의 대표적인 지한파 학자다. 1945년생으로 그가 재직하는 게이오대를 중심으로 일본 전역에 ‘오코노기 학파’가 퍼져 있다. 그만큼 많은 한반도 전문가를 배출했다.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 프로젝트 위원장으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청사진 마련을 주도했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자문기관인 ‘대외 태스크포스’ 위원,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의 자문기구인 ‘외교정책연구회’ 위원 등을 지내며 일본의 한반도 정책 결정에 관여했다. 1972년부터 2년여 동안 연세대에 유학하면서 ‘7·4남북공동선언’ ‘10월 유신’ ‘김대중 납치사건’ ‘민청학련사건’ 등을 지켜봤다. ‘한국 오코노기 연구회’가 있을 정도로 국내에 지인과 친구들이 많다. ‘조선전쟁’(중앙공론사), ‘일본과 북조선’(PHP연구소) 등의 저서가 있다.
  • 車·휴대전화·건설 등 새 시장 개척

    車·휴대전화·건설 등 새 시장 개척

    성장잠재력이 큰 중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가 중미 6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본격 시작했다. 중미 6개국은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 등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중미 6개국 통상장관과 회담을 열고 한·중미 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이들 6개국은 1960년 맺은 ‘중미경제통합 일반협정’에 따라 관세통합과 무역활성화를 서로 지원하는 사실상 하나의 경제단일체다. 6개국의 총인구는 지난해 기준 4350만명, 총국내총생산(GDP)은 2098억 달러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중미 6개국의 교역 규모는 50억 달러 정도로 수출액수는 37억 6400만 달러, 수입액수는 12억 3800만 달러다. 이는 중남미 교역 가운데 9.2%를 차지하지만 우리나라 전체교역의 0.45%에 불과하다. 중국, 베트남 등 최근 우리와 FTA를 체결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교역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단 지난 10년 사이 교역 규모가 2배가량 늘었고 국내 기업 200여곳이 현지에 진출해 15만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경제협력이 꾸준히 늘고 있다. 정부는 양측의 FTA가 타결되면 중미 수출은 1억 4000만~7억 1000만 달러, 수입은 2억 3000만~4억 7000만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효과면에서는 GDP는 0.0257%, 소비자 후생은 8234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코트라는 한·중미 FTA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휴대전화, 의약품 및 의료기기, 건설자재, 식·음료품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중 FTA 발효 앞두고… 중국 상표 몰려온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중국의 상표출원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표의 한국 출원은 양국 정부 간 협상이 시작된 2010년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 광고 right -->10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에서 한국에 출원한 상표는 1만 782건으로 집계됐다. 2009년 987건이던 출원건수는 2010년 1246건을 기록한 뒤 2013년 2347건으로, 2000건을 처음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2622건에 달했다. 특히 올 들어 4월 현재 1126건을 출원해 일본(1015건)을 제치고 미국(2003건)에 이어 처음으로 2위 출원국에 올랐다. 중국과 달리 일본은 2012년(4302건) 이후 출원이 감소하는 추세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출원하는 상품은 전기·전자기기 및 게임저작물이 189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류·신발·모자 등 패션분야(1663건), 비누·화장품류(874건), 광고 및 도소매업(851건), 가방 등 가죽제품(70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FTA를 통해 게임저작물의 권리보호가 강화되고 한국드라마와 케이팝, e-스포츠(컴퓨터 게임) 등 한류 열풍을 감안해 한국을 마케팅 전략지로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상표출원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한국에 직접 출원하거나 마드리드 국제출원을 통해 출원할 수 있는데, 2011년까지는 하나의 국제출원서로 다수의 협정 가입국들에 출원할 수 있는 ‘마드리드 출원’이 많았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직접 출원이 증가했다. 2014년 기준 마드리드 출원은 794건인데 비해 직접 출원은 1828건으로 2.3배 많다. 최규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중국의 상표출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진출을 계획하는 사업자는 상표를 선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기고] 박근혜 외교의 공백, 한·일 관계/윤덕민 국립외교원장

    [기고] 박근혜 외교의 공백, 한·일 관계/윤덕민 국립외교원장

    국립외교원은 3년 전 차기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가장 어려운 외교안보 환경 속에서 출범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등에서 모두 새로운 정권이 출범해 어느 때보다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며, 중국의 부상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의 재균형 정책으로 우리 외교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다. 현실은 예측 이상이었다. 주요 국은 편협한 자국 이익에 매달려 문제를 대화보다는 힘으로 풀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83%, 일본인의 85%가 지역에서의 무력 분쟁을 우려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신뢰외교’를 바탕으로 탄탄한 포석을 두어 왔다. 외교의 핵심축으로 한·미 동맹 관계를 굳건히 다졌다. 한·미 동맹 60주년에 즈음해 포괄적 전략동맹을 글로벌 파트너로 강화했다. 외교적 수사에 연연할 필요는 없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최상급의 ‘핵심축 관계’로 표명했다. 중국과도 최상의 전략 동반자 관계를 다졌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등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방한 시 ‘세 잎으로는 집을 사고 천냥으로 이웃을 산다’는 우리 속담을 인용하며 대한(對韓) 중시 자세를 보였다. 한국 외교는 최근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AIIB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미·중 사이에서 눈치만 보다가 두 나라의 신뢰를 잃고 고립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국의 AIIB 가입 결정은 중국에 영국의 가입 표명 이상으로 중대한 선물이다. 아시아의 주요 선진 경제인 한국이 참여한다는 것은 유럽 국가의 참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AIIB 출범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드 배치 문제는 점증하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외교 측면보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문제다. 필요하다면 배치하면 된다. 박근혜 외교의 남아 있는 공백은 한·일 관계다. 국내 비판도 사실 악화된 한·일 관계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명분과 실리’를 살리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왜 우리 대통령은 일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도 있다. 아베 정부 출범과 역사수정주의는 기존 한·일 관계의 틀을 크게 흔들었다. 고노·무라야마 담화, 김대중·오부치 공동 성명, 간 담화는 과거사로 민감한 한·일 관계를 지탱하는 양국 지도자의 지혜였다. 그러나 일본의 지도자가 정면으로 이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그리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업여성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명분과 실리’를 살리는 교과서적 외교가 가능했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일 관계 복원에서 결정적 변수가 될 ‘위안부 문제’ 협상은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아베 정부의 대한(對韓) 정책에 대해 일본에서는 비판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외교관은 만만치 않은 일본을 상대하는 것은 물론 국내 비판에 직면해 안팎으로 힘겨운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들이 소신껏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힘을 실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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