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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정상회담
    202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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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일 공동 역사교과서, 관계정상화 계기 되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4일 제안한 동북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에 일본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일본은 당초 박 대통령의 제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 직후에는 시큰둥하더니만 15일 주무장관인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장관이 “한·중·일의 담당장관들이 대화할 수 있도록 박 대통령이 한국 내에서 지시해 주면 (일본도)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대환영”의 뜻을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한·일 간 역사 인식 문제는 물론 중·일 간 영토 분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동북아 지역에서의 갈등의 골이 깊은 시점에 공동 역사교과서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상호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치일 것이다. 과거에도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관련 망언이 터져 나오자 1996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총리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자며 한·일 역사공동연구를 합의한 바 있다. 2002년에도 한·일 정상 간 합의로 한·일역사공동위원회를 발족시켜 두 차례 공동보고서를 내는 등 일부 성과도 거뒀다. 박 대통령의 제안에 일본이 화답하고 나선 것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노골적인 국수주의로 인해 한·일관계가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정도로 냉랭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공동 교과서 발간 논의 자체가 양국 간 본격적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자세 변화에 숨은 의도는 없는지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어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라고 폄하했듯 일본 측의 퇴행적 역사 인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펼쳐놓은 장(場)에서 일본은 외려 위안부 문제 등에 “법적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는 기존 주장을 반영하려 들지 모른다. 어제 주일 대사관 자료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른 배상에 포함되지 않은 관동대학살 피해자 등이 확인됐는데도 일본은 이를 무시하려 할 개연성도 있다. 특히 공론화하면 오히려 손해인 독도 문제까지 교과서에 기술하려는 시도 등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독일·프랑스, 독일·폴란드 간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에 각각 73년, 30년이 걸렸다고 한다. 한·일 공동 교과서 발간은 더 긴 시간이 걸릴 뿐더러 일본의 과거사 반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한걸음도 나가기 어려운 지난한 작업이 될 수도 있다. 까닭에 양국 간 교과서 논의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해 두 나라 간 꺼졌던 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데 방점을 두었으면 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외교의 중심축인 4강 외교를 펼치면서 러시아까지 정상회담을 했는데 일본만 빠져 있다. 두 나라 관계가 ‘빙하기’마냥 꽁꽁 얼어붙게 계속 놔둬선 안 될 것이다.
  • [단독] 韓·中 고위급대화 공식 명칭 없는 까닭은

    [단독] 韓·中 고위급대화 공식 명칭 없는 까닭은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의 대화는 외교적으로 부여된 공식 명칭이 없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21년 만에 이뤄진 양국의 첫 고위급 대화지만 청와대와 외교부, 중국 외교부 모두 공식 발표는 ‘김장수·양제츠 대화’로 표기했다. 국내 언론들이 한·중 외교안보 전략대화 등으로 명명했지만 공식적으로는 ‘무명’(無名)인 셈이다. 이는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양국이 채택한 공동성명 및 부속서에 따른 것이다. 부속서에는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 체제를 구축한다”고만 기술했다. 양국이 다층적 대화 채널 신설에는 합의했지만 이 대화의 정례화나 위상 등 세부 방식에 대한 결정은 뒤로 미룬 셈이다. 여기에는 중국이 한국과의 고위급 대화를 ‘전략대화’로 표현하는 데 적잖은 부담감을 드러낸 것도 한몫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의 전략대화 상대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라며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해 한국과의 고위급 대화가 전략대화로 비치는 데 중국이 상당히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 측이 국가안보실장을 양국 고위급 대화의 ‘톱’으로 세운 데도 포석이 숨어 있다. 우리 측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중국판 NSC’ 간의 상시적인 외교안보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게 외교적 목표였다. 우리 측이 김 실장의 중국 측 ‘카운터 파트’로 외교담당 국무위원인 양제츠를 콕 찍어 요구한 이유다. 국가 간 대화임에도 공식 명칭 없이 김장수·양제츠 대화로 명명된 이날 회동에서 양국이 향후 대화 명칭과 정례화를 협의 대상에 올린 데는 이런 속사정이 담겨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테소로 창간 한·일 대담]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 각각 분리해 해법 찾아야”

    [테소로 창간 한·일 대담]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 각각 분리해 해법 찾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1년이 다되어가도록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한·일관계는 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 종합일간지 최초로 서울신문이 일본 현지에서 창간한 일본어판 타블로이드 신문 ‘테소로’(Tesoro)가 창간 특집으로 한·일관계를 다뤘다. 이들 기사중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과 현실 진단, 향후 비전을 제시한 박철희(50)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기미야 다다시(53) 도쿄대 한국학연구센터장의 지상대담을 싣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가 1998년 10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 15년이 지났다. 그 때를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관계의 황금기로, 지금을 최악의 시기로 꼽는 사람이 많다. -기미야 다다시(이하 기미야) 지금이 최악은 아니다.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나 1974년 문세광 사건을 둘러싸고 일·한 단교 직전까지 가는 등 더 나빴던 시기도 있었다. 다만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권이 새로 들어섰음에도 양국 관계가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조차 “저 나라는 믿을 수 없다”거나 “협력할 수 없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걱정스럽다. -박철희(이하 박) 한국은 2011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의 시각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한 이후, 일본은 지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발언을 한 이후부터 감정이 악화됐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한·일관계를 최악이라고 볼 수는 없다. 특히 1998년 공동선언 이후 상호 문호개방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한·일관계가 악화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다. 각각 한국과 일본의 입장에서 본 관계악화의 이유는. -기미야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다 일본군 위안부나 강제징용문제에 대한 대법원 판결,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 등 한국의 반일감정이 필요 이상으로 부각되면서 보통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도 나빠졌다. 일본 정부로서는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정부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박근혜 정부가 아베 정권의 모든 정책을 우경화라고 비판하기 때문에 협력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 관계 악화의 출발점은 위안부 문제다. 일본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아시아여성기금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들의 노력을 강조하고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할머니들이 만족할 만한 사과를 받지 못한 데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 1994년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을 1000번이 넘도록 집회를 하는 데도 일본이 듣는 척 마는 척하고 있으니 과연 일본이 여성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록 일부이지만 한국의 반일감정과 일본의 반한감정 때문에 양국 지도자들이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듯 보인다. -박 그 반대다. 국민감정은 고정된 물체가 아니다. 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10여년간 일본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이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우리나라 국민 역시 반일감정이 앙금처럼 남아 있지만 일본에 대해 늘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는다. 국민의 감정을 어느 방향으로 주도하는 것은 지도자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자꾸 ‘국민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못한다’는 식으로 국민들에게 짐을 넘기려고 한다. -기미야 한국에서는 한국의 반일감정은 당연한 것이고, 일본의 반한감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일관계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대등해짐에 따라 예전에는 관대한 눈으로 봤던 한국의 반일감정을 매우 민감하게 보게 됐다. 이처럼 한·일 간 힘의 관계의 변용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서 양국이 서로의 적대적 감정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다. →양국 관계는 정상이 만나서 풀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많다. 연내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박 연내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동남아국가연합(ASEAN)+3 등 다자회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지나쳤다. 양자 회담을 열기 위해서는 어떤 모멘텀(계기)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회담을 여는 것은 리스크(위험도)가 크다. 해를 넘기면 양자회담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몇 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양국 정상이 서먹서먹해진 데다 2014년에 다자회담의 장이 열리는 것은 후반기에 집중돼 있다. -기미야 나 역시 연내 개최에 대해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역사문제에 대해 고노 담화나 무라야마 담화를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답습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역사문제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면 역사문제와 다른 문제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한·일 간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쓰시마 불상 문제 같은 크고 작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어디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나. -기미야 문제를 구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를 같은 역사인식 문제로 보는데, 이것을 따로 봐야 한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수교에 따라 해결되지 못했지만 강제 징용 피해자 보상은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정부에 함께 해결안을 생각해보자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는 한·일 간에 법적으로는 이미 해결된 문제로 봐야 한다. 이것을 건드리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무효화시키게 된다. -박 현안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 분리해서 해결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부정하면 할수록 짐이 될 뿐이다. 문제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풀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2011년에 8월에 69명이었던 위안부 할머니는 현재 56명이다. 2년간 13명이 숨진 걸 감안하면 시간이 없다. 쓰시마 불상 문제는 일본이 먼저 훔쳐갔으니까 우리가 훔쳐와도 괜찮다는 식의 논리는 선진국이 할 행동이 아니다. 국격이 있는 나라로서 성숙된 모습을 보이려면 국제적 상식과 보편적 원칙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중국이나 북한 핵문제라는 변수를 갖고 있는 동북아 안에서 바람직한 양국관계의 미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를 위해 양국에 제언을 한다면. -박 일본은 한국이 일본 대신 중국에 너무 가깝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중국으로 세계적인 권력이동이 발생하면서 경계심도 증가하고 있는데 막연히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 도발하는 북한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레버리지(지렛대)가 없어서는 안 되고 북한의 비핵화 역시 중국의 협력 없이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에 중요한 국가다. 한·중·일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서로 득을 보면서 번영을 하는 체제를 만드는 게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과제다. -기미야 중·일 간의 영토분쟁이나 북핵 문제는 사실 한·일 간의 협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중국을 동북아에서 책임 있는 대국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데 공통적 이익을 갖고 있는 것도 양국이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위협을 느끼는 것이 양국이다. 이런 문제에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이 서로를 신뢰해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역사문제나 영토문제에 관해서는 서로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양제츠 中외교·안보 실무사령탑 방한

    양제츠 中외교·안보 실무사령탑 방한

    양제츠(오른쪽)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7일 박준용(왼쪽) 외교부 동북아국장의 영접을 받으며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중국의 외교·안보 분야 실무사령탑인 양 국무위원은 18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한·중 고위급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도 예방한다. 양국 고위급 전략대화는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중국과 한국은 ‘인민행복’과 ‘국민행복’이라는 같은 꿈을 나누는 이웃 국가로 양국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塋·43) 대변인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정 핵심 과제로 ‘국민행복시대’와 ‘중국의 꿈’(中國夢·국가부강, 국민행복)을 내세운 점을 가리키며 한·중 관계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여우’(朋友·오랜 친구)라는 타이틀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호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외국인들은 돌돌핍인(??逼人·기세가 등등하다)이라는 표현도 불사할 만큼 너무 강경하다고 말하지만 내국인들은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같은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은 침략당한 역사를 가진 중국인들은 발전에 상응하는 지위와 존엄을 요구하는 반면 외부에서는 중국이 강해진 파워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어떤 의무를 이행할지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하면서도 외국인들로부터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딱 1년이 되는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제도가 생긴 지 30년이 됐는데 그 세월에 비하면 1년의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쑥스럽다. 다만 외교부 대변인은 외부 세계에 중국의 입장을 알리고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중요한 창이어서 막중한 책임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어떤 분야의 질문이 가장 많은가. -해외 언론의 중국 관련 보도는 정치 외교 경제 과학 문화 등 모든 방면을 망라한다. 외교부 기자회견이지만 중국 외교와 관련 없는 질문도 많다.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이 많은데 . -편청즉암, 겸청즉명(偏聽則暗, 兼聽則明·일부의 이야기만 들으면 우매해지고, 여러 쪽 이야기를 들으면 밝아진다)이란 말이 있다. 중국이 완벽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발전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중국의 부정적인 면만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특정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다. 심한 경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을 질타하는 데 이데올로기적인 오만과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건설적인 비판은 환영하되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 찬 악의적인 비난은 정중히 사양한다. →국제사회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 경제는 총량에서는 세계 2위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전 세계 80~90위 정도이며,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우리의 목표는 발전이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한 만큼 오로지 ‘평화 발전’ 한길만을 견지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는 중국 변혁은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하며, 그 변화는 서방 지도자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어려운 것이어서 서방은 중국을 파트너로서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 간에는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2010년 9월 중국정부청년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과 경주, 제주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통하며 경제적으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등 협력 공간이 무한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또 한국은 아름답고, 과학 기술이 뛰어나며, 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열정이 뜨거운 나라라는 인상도 받았다. 한국에 다녀온 뒤로 유자차를 마시게 됐다. →최근에 접한 한국 문화가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박근혜 일기’(상하이 이원출판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6월 중·한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는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 중이다. 개인적으로 언론의 역할을 주목한다. 기자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말이 있듯 언론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한 나라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그 나라에 대한 자국 국민의 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양국 매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터뷰가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갖는 호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19일 취임 1년 화대변인은 中 5번째 여성 대변인… 은유적 화법으로 호평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격인 신문사(司)의 부사장(직급은 우리 외교부 공무원 3급 해당)으로 중국의 제 27번째 대변인이자 5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1년이 된다. 1993년 입사 이후 유럽연합(EU) 등 유럽 지역에서만 7년을 일했다. 화이안(淮安) 고등학교와 난징(南京)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외교부 공무원인 남편과 사이에 중학생 딸을 한 명 두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며 언론인들과도 종종 친선 게임을 벌이는 등 내외신 기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정 국가의 행위를 비난할 때도 직선적인 화법의 논평을 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해 한결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 경색된 한·일관계 돌파구 주목

    이병기 주일대사가 13일 부임 인사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예방했다. 이 대사가 지난 6월 부임한 뒤 처음 갖는 자리로 경색된 한·일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사는 이날 오후 4시 20분부터 25분간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통역을 대동한 채 아베 총리와 한·일관계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주일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 대사는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조속히 한·일관계가 안정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여는 지도자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이 대사의 부임을 환영한다”면서 한·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지지통신은 이 대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발언을 했고, 아베 총리는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응했다고 보도했다. 이 대사가 위안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아베 총리에게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사의 예방은 최근 한·일 간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7일에는 서울에서 1년 8개월 만에 ‘한·중·일 고위급 회의’가 열렸고, 이날도 서울에서 열린 2013 서울안보대화에서 한·일 국방차관의 양자대담이 있었다. 이외에도 양국 정치인과 기업인의 모임인 ‘한·일협력위원회’가 15일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고, 오는 29일에는 양국 의원들의 모임인 ‘한·일 의원연맹’도 도쿄에서 총회를 개최한다. 그러나 연내 양국 간 정상회담이 열릴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과 관련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관진 “역내 국가 안보협력 통해 북핵 해결”

    김관진 “역내 국가 안보협력 통해 북핵 해결”

    동북아 최고의 지역안보포럼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2차 서울안보대화(SDD)가 12일 공식 개막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1개국을 비롯해 유엔 등 3개 국제기구의 차관급 국방 관료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개회사에서 “북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전통적인 안보위협과 테러, 재해·재난 등 초국가적 안보 위협이 역내 국가들의 안정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우선 에너지, 환경, 재난구조, 사이버 안보 분야에서 협력의 틀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북핵과 대량살상무기 등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북핵 문제와 비확산 문제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드러냈으나 동북아 갈등을 해결하려면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은 비확산 문제와 관련해 균형을 유지하는 입장”이라면서 “서둘러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외교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핵 비확산·군축 연구팀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학무기를 보유한 북한을 압박해 비확산 규범을 지키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불법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물질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움직임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백승주 국방차관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중·일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당장 올해 정상회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필요하다, 불필요하다를 얘기하는 것보다 성사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0개월 만에 열린 한·중·일 고위급회의 “협력 활성화”

    영유권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던 한국, 중국, 일본이 7일 차관보급 고위 관료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8차 한·중·일 고위급 회의’를 갖고 3국 간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는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류젠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외교라인 간 3국 고위급 회의 개최는 지난해와 올해 3국에 각각 새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3월 베이징에서 열린 7차 회의 이후 1년 8개월 만에 3국 정부 간 대화채널이 복원됐다는 의미가 있다. 한·중·일 3국은 공동협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08년부터 돌아가며 매년 5월 정상회담을 개최해 왔다. 그러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사전 실무회의인 차관보급 이상의 고위급 협의가 중단됐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일단 대화의 모멘텀이 끊어지지 않도록 협력 분위기를 살려나가는 한편 사이버 안보, 학술, 기업인 교류 등 신규 협력 사업을 모색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국 협력이 정상화되거나 연내 한·중·일 외교장관 및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엇보다 중·일 갈등이 변수다. 중국과 일본은 영토 문제를 놓고 여전히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서도)중·일 관계가 특별히 나아진 점을 발견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중·일 차관보 새달 회동…3국 정상회담 추진 등 논의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다음 달 상순 서울에서 차관보급 고위관리회의(SOM)를 개최하기로 했다. 29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 스기야마 신스케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등 3명은 올해 한국에서 열릴 차례인 연례 한·중·일 정상회담이 무산될 공산이 커지자 향후 추진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남을 갖는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참가국 간 양자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관련 갈등을 이유로 올해 3국 정상회담 참가에 난색을 표해 온 중국은 고위급 회담 개최에는 동의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유라시아 빅마켓·한반도 평화 초석 놓는다

    유라시아 빅마켓·한반도 평화 초석 놓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한 것은 유라시아가 경제 부흥과 한반도 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유라시아는 세계 인구의 71%,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와의 교류와 협력은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따라서 유라시아가 단일시장이 되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역외 국가들과의 무역 장벽을 낮추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이달 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강조한 ‘무역 자유화’를 가속화시키는 수단도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도 이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자유화 논의를 가속화하고, 이를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유라시아 역내외를 아우르는 무역협정과도 연계한다면 거대 단일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를 제안했다. 궁극적으로 부산~북한~중국~러시아~중앙아시아~유럽을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송유관 등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해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 및 천연가스 등을 공동 개발하는 에너지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유라시아를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북한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유라시아 국가들이 북한에 개방 압력을 가할 경우, 남북 간 긴장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박 대통령의 복안이다. 박 대통령이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한반도 평화는 유라시아는 물론 전 세계 평화를 위한 필수적 조건”이라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지지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제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역내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다음 달 중순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번 제안에 대한 지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방한하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경제 협력 프로젝트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韓·印尼 CEPA 체결 합의… 경협 새시대로

    韓·印尼 CEPA 체결 합의… 경협 새시대로

    박근혜 대통령이 8일간의 인도네시아·브루나이 순방을 마치고 13일 오전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길에 오르기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연내 타결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CEPA가 타결되면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이 사실상 모두 개방되는 효과가 있어 그동안 일본 기업에 밀렸던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 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EPA는 양국이 지난해 7월부터 추진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물로 꼽힌다. 양국 정상은 CEPA 연내 타결 외에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투자 여건 개선 ▲인도네시아 중·장기 경제개발에 한국 측 참여 확대 ▲순다대교(170억 달러 규모) 등 주요 국책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 등의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았다. 또 ▲경제특구 개발 ▲산림휴양 ▲창조경제 등 3개 분야에서 양해각서(MOU)를 교환함으로써 양국의 협력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중 최대 경제 대국이자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잇는 신흥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은 두 번째 ‘세일즈 외교’의 하이라이트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페루, 브루나이, 싱가포르, 호주, 미얀마 정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체결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세일즈 외교’의 지평을 확대한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 발리로 출국해 7∼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9∼10일에는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다자 정상외교를 펼쳤다. 박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중국과의 대북 문제 공조를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시 주석으로부터 ‘북핵 불용’ 입장을 이끌어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는 정치·안보 분야 협력체인 ‘한·아세안 안보 대화’ 신설에 합의, 그동안 경제에만 치우쳤던 아세안과의 협력 분야를 확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존 케리 국무장관을 만나 북핵 대응에 대한 한·미 공조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베트남 국빈 방문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동남아를 찾음으로써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씨줄날줄] 통화 스와프의 진화?/문소영 논설위원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100억 달러 규모의 양자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어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외환 사정이 좋지 않은 인도네시아와의 이례적 통화스와프는 양날의 칼일 수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 상황에서 한국의 외환 안정성을 떨어뜨릴 위험성과 원화를 무역결제 통화로 직접 사용해 원화의 국제화를 도모할 수 있는 이점이 병존하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이 박근혜 대통령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12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즉 CEPA 협상을 연내에 타결하기로 합의한 직후에 나와 주목된다. 양국은 올해 수교 40주년을 맞았다. 에너지·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교역 규모는 약 300억 달러 수준. 양국 간 통화스와프 규모를 달러로 표현하니 서로 달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원화(KRW)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IDR)가 교환되는 것이다. 통화스와프 한도 안에서 무역대금을 양국의 화폐로 결제하면, 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의 3분의1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은 석유 등 원자재 수입액이 2012년 3282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62% 차지한다. 이번 합의로 인도네시아의 철, 니켈, 석유, 가스를 달러 환율 변동에 덜 영향받고 수입할 수 있다. 올여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리스크가 높아지자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 자본이 순식간에 빠져나가 루피아화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몸살을 앓았다. 내년 초로 예상되는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동남아시아 신흥국들이 어떤 타격을 입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는 한국과의 통화스와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외환위기의 안전판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통화스와프 발표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로 혹여 달러 가뭄이 닥칠까 우려했던 정부와 한국은행이 한·미, 한·중·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5년 전과 현재 한국의 위상은 확연히 다른 것 같다. 동남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갔지만, 대체 투자처로 인식된 한국 증시에는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과 통화스와프를 추진하는 동남아 국가가 더 있다고 한다. 기획재정부에서는 동남아 국가와의 통화스와프로 원화의 국제화에 시동을 걸고, 지역적 경제연대를 강화할 생각인 것 같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사설] 한·아세안 전방위 협력 장기구상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다자외교를 마쳤다. 어제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와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이어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ASEAN)+한·중·일 정상회담 등에서 박 대통령이 거둔 성과는 무엇보다 한·아세안 관계를 전방위로 넓혔다는 점일 것이다. 한·아세안 간 차관보급 전략대화를 내년부터 갖기로 함으로써 경제·문화 분야 중심이던 양자 관계를 외교와 안보 분야로까지 확대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이른바 서울프로세스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풍부한 자원과 우수한 노동력을 지닌 아세안 10개국은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로 불릴 만큼 높은 성장세가 기대되는 곳이고, 그만큼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열강들이 국익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위해 치열한 외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다른 강국들을 제치고 아세안 국가들과 개별 안보협의를 갖게 된 것은 분명 우리의 외교력을 한 단계 높일 전기가 될 것이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중·일 간 영토분쟁, 그리고 우리와 일본의 과거사·독도 논란 등으로 얽혀 있는 이른바 동북아 패러독스를 슬기롭게 헤쳐갈 또 하나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기도 하다. 미·일과 중국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쉽사리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서울프로세스를 순조롭게 가동할 외적 환경을 닦는 일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아시아 시대에 대비해 한 세대 앞을 내다보는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이 진정 자신들과 공동번영의 내일을 열어나갈 친구라는 믿음을 심고, 이에 부응하는 실질적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저런 경제협력 확대를 넘어 우리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연대감을 높여야 한다. 많은 실천과제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아시아 지역 공적개발원조(ODA)만 해도 2011년에 5억 8390만 달러를 기록하며 5년 새 3배 가까이 급신장했다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다양한 공공외교를 통해 우리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행정시스템이나 새마을운동과 같은 우리의 발전 경험을 전수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성매매 관광과 결혼이민 사기와 같은 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범죄 행위를 적극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 朴대통령, 케리 美국무·리커창 中총리 면담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및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과 만나 북핵 문제를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케리 장관과의 환담은 이날 오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장인 브루나이 반다르스리브가완의 국제컨벤션센터 양자회담장에서 진행됐다. 환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선 한·미 간 당면 현안인 북핵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한·미 동맹 60주년을 계기로 한 양국 협력 방안,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방미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의 후속 조치에 대한 점검 등도 대화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한 데 대한 논의도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4월 방한 중이던 케리 장관이 청와대를 찾아 박 대통령을 예방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박 대통령은 앞서 리커창 총리와도 환담했다. 역시 환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 총리가 중국 경제 분야 정책을 총괄하고 있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나 지난 6월 국빈 방중 때 양국이 협의한 경제협력 관련 후속조치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양국 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도 주목된다. 리 총리는 지난 7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밝힌 북핵 불용과 북핵 추가 실험 반대 입장 및 6자 회담 조기 개최 필요성 등을 재확인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사설] 北 4차 핵실험 막을 한·중 실질노력 절실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그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 핵을 용인할 수 없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시 주석의 북핵 불용 의지가 돋보여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며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추가적인 핵실험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는 게 정부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6월 베이징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에서 나온 두 정상의 공동성명에 담긴 북핵 불용 의지보다 분명하고 단호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최근 영변 5㎿급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시작한 징후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발언은 시의적으로 적절하고 유의미하다. 섣부른 핵 활동으로 북한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질서를 흔든다면 중국도 보다 강도 높은 압박을 펼쳐 나갈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북한 지도부에 보낸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뒤집어놓고 보면 그만큼 현재 북의 핵 개발 의지가 심상치 않음을 뜻한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영변 원자로에서는 지난달부터 재가동을 시사하는 흰색 증기와 온배수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뜻이다. 조만간 북이 원자로 재가동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핵과 경제발전을 함께 추구한다는 방침을 거듭 천명한 바도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북의 4차 핵실험이다. 머지 않아 북이 핵탄두 소형화를 위한 4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으로 보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예단할 수는 없겠으나 국내외 동향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관련국들의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북은 돌연 지난달부터 대남 강경자세로 돌아섰다. 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어제는 연례적인 한·미·일 해상훈련에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것을 빌미로 전군에 작전동원태세를 내리기도 했다. 집요한 대치 끝에 미국과의 핵 협상을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고 있는 이란도 북한 지도부로 하여금 핵 개발 의지를 더욱 다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북의 4차 핵실험은 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의 근간을 흔들게 될 것이다. 자칫 임기 내내 북한과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싹을 틔우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이 분수령이다. 4차 북핵 실험이 몰고올 지대한 후폭풍을 생각할 때 한·중 정상의 경고 메시지만으론 부족해 보인다. 북의 추가적인 핵 활동을 중단시킬 실질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중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핵 저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고 이를 즉각 실행에 옮기기 바란다.
  • 中 북핵문제 강경해져… 6자 재개 등 방법론은 미묘한 ‘온도차’

    中 북핵문제 강경해져… 6자 재개 등 방법론은 미묘한 ‘온도차’

    7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양자회담은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양국 간 협력 관계가 한 차원 진전했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을 통해 발표된 북핵 관련 합의문보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북한의 핵보유와 추가적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석달전 발표된 공동성명에 적시된 “양측은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표현과 사뭇 다른 뉘앙스다. 그동안 중국이 북핵 문제에 보다 강경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북한의 ‘추가적 핵실험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강한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영변의 5㎿급 원자로를 재가동했다는 관측과도 무관치 않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할 경우 북한 사태는 더욱 꼬이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 주석이 “중국은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설득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했다. 이에 시 주석은 특히 지난 수개월 동안 한반도 정세 완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전략적 안목’이라는 표현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과 관련, 중국 측의 도움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자 시 주석은 “(DMZ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남북 간의 상호 소통을 희망하며 중국 측이 할 수 있는 일을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북핵 해법에 대한 두 정상의 온도 차도 감지됐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하는 공식은 안전하고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단시일 내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 있고 성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혀 6자회담 조기 재개를 희망하는 시 주석과 방법론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두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1단계가 최근 성공적으로 종료된 것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2단계 협상의 조속한 마무리에 공감했다. 이날 회담은 45분간 박 대통령 숙소인 아요디아 리조트 발리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발리(인도네시아)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朴대통령 “北 핵포기 中협조 요청” 시진핑 주석 “北 핵보유 반대”

    朴대통령 “北 핵포기 中협조 요청” 시진핑 주석 “北 핵보유 반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북한의 핵 보유에 반대하며 추가적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시 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이 최근 중국 상무부 등 4개 부서가 대북 수출금지 품목을 발표한 것을 평가하자 “중국은 (북 핵실험 대북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의 방향으로 올바른 변화를 위한 선택을 하는 데 중국 측이 계속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뒤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가 중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 주석은 “(북핵 문제를) 무력에 의한 방법으로 풀 수 없기 때문에 대화를 위한 해법 마련을 위해 6자회담의 조기 개최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며 “(북한 핵 문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 발전과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측 간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연내에 중국 측의 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틀 일정의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위한 APEC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선도 발언을 통해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APEC의 무역 자유화 및 보호무역 조치의 철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를 비롯해 멕시코·페루 정상과 잇따라 개별 양자회담을 갖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발리(인도네시아)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朴대통령 ‘6박7일’ 세일즈 외교

    朴대통령 ‘6박7일’ 세일즈 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6∼12일 ‘세일즈 외교’ 및 다자 정상외교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한다. 청와대는 27일 “박 대통령이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다”면서 “이어 제16차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그리고 제8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8일부터 10일까지 브루나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는 역내 국가들과의 교역 및 투자 자유화 확대를 통한 세계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아세안 핵심국인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방문해서는 교역·투자·환경·국방·자원협력 등 분야별로 이미 추진되거나 계획돼 있는 양자 간 협력 사업의 성과 제고를 위해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세일즈 외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의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다음 달 17~18일 양일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정상의 첫 국빈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아키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위산업 협력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 등 세일즈 외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첫 국빈으로 아키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반자인 아세안을 중시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11년만에 한·중 영사협정 합의

    11년간 끌어온 한·중 영사협정 문안 협상이 25일 타결돼 양국 간 협정이 곧 체결될 전망이다. 한·중 양국은 각각 자국 내에서 상대국민을 체포·구금했을 경우 나흘 내에 그 사실을 서로 통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날 “제15차 한·중 영사국장회의가 오늘 오후 서울에서 개최됐다”며 “양국은 주요 쟁점을 모두 해소하고 문안 전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중 양국은 2002년부터 협상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상대국의 자국 국민 체포와 구금 시 통보, 영사접견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큰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지난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영사협정의 조속한 체결에 합의하면서 논의 속도를 높였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김문이 만난사람] 40여년 전통 현악기 연구·제작 중요무형문화재 악기장 고흥곤

    ‘춤추는 가얏고’라는 소설이 있다. 가야금 산조의 명인과 그 딸의 예술에 대한 집념과 갈등을 그렸다. 한국의 장인 정신과 정서, 우리의 음악과 예술혼을 재발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가얏고 소리가 깊어질수록 여인의 한이 서린 삶의 소리도 깊어지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춤추는 가얏고’는 한때 TV 드라마로 방영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야금은 우리 국악 현악기 중 대표적인 악기로 꼽힌다. 오동나무는 천년 늙어도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말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자연의 소리, 영혼의 울림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으로 평생 동안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전통 현악기 연구, 제작에 몰두해 온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고흥곤(62)씨. 악기장이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뜻한다. 역사적으로는 삼국시대 때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고흥곤 국악연구원’에서 그를 만났다. 연구원 안으로 들어섰다. 그는 가야금 줄을 튕기며 잠시 소리를 듣더니 옆에 있는 제자에게 “바로 이 소리다. 됐어”라고 말했다. 벽에는 그의 손에서 만들어진 가야금과 거문고, 해금 등이 즐비했고 바닥에는 명주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눴다. “악기는 뭐니 뭐니 해도 소리가 생명입니다. 악기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가 제대로 나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국악기는 자연 그대로의 재료로 만들어 자연의 소리를 내는, 세계에서도 드문 명기입니다. 오동나무에다 누에고치에서 바로 뽑은 명주실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제일 맑지요.” 중국과 일본, 북한 등도 자연 재료를 쓰지만 최근 들어 서양 악기의 영향을 받아 현악기의 줄이 합섬이나 쇠줄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통 기법을 고수하는 우리나라 악기만큼 고운 소리를 내지는 못한다고 했다. 쇠줄은 소리는 강하게 나지만 우리의 오동나무와 명주실처럼 맑고 투명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리 전통 현악기의 중심 재료는 나무입니다. 오동나무의 진이 제대로 삭아 내려 특유의 청아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30년 이상 된 토종 오동나무를 골라 눈과 비바람을 맞혀 가며 5년 이상 삭게 해야 비로소 울림통 하나를 건질 수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비바람과 따가운 햇볕, 한설을 견디며 온전하게 제 몸을 비워낸 나무만이 제대로 소리를 내는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악기가 뛰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을 예로 들며 “긴 세월 동안 스스로를 비우고 그 안에 소리를 담아내는 오동나무처럼 장인 스스로도 자신을 비우고 온전히 몰입해야 한다”고 자신의 철학을 말한다. 이러한 비움과 정성으로 한달에 연습용 가야금5대, 연주용 1~2대 등을 만든다. 하지만 요즘 들어 오래된 토종 오동나무가 귀해지고 있어 고민이다. 그래서 고씨는 전국의 목재상에게 일당과 가격을 많이 쳐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좋은 오동나무가 있다는 정보가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기도 한다. 명주실을 이용한 줄 공정도 까다롭다. 그는 명주실을 사서 일일이 손으로 꼬고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 30분 정도 쪄서 현을 만든다. 소나무 방망이를 이용하는 것은 소나무 진이 자연스럽게 실에 배어 들어 장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명주실 또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누에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아 농가에서 실을 뽑는 용도로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전북 전주에 누에 농사를 하는 지인이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악기는 연주자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합니다. 또 남자 연주자인 경우 힘과 탄탄한 성격을 따져야 하고 여자 연주자는 낭랑한 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지요. 저는 연주회가 열릴 때마다 그 장소에 가서 객석에 앉아 직접 소리를 듣고 악기와 연주자가 궁합이 잘 맞는지, 어울림이 잘되는지 등을 보거든요. 미국이나 일본에서 연주하는 분한테도 가끔 가지요.” 그는 전주에서 태어났다. 바로 옆집에는 우리나라 악기 제조 분야에서 첫 번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고(故) 김광주 선생이 살았다. 이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옆집에 놀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악기와 접했다. 가끔 나무를 훔쳐다 썰매를 만들기도 했다. 나무에 명주실을 엮으면 악기가 된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 시간만 나면 선생을 찾아가 악기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귀찮아 할 정도로 캐물었다. 하지만 선생은 이런 개구쟁이를 나무라지 않고 귀엽게 여겼다. 그러던 1969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촌과 함께 건설 일을 배우고 있을 때 선생의 부름을 받고 서울 삼청동에 있는 ‘김광주의 공방’으로 가게 됐다. “스승님은 제가 어릴 때 노는 것을 보고 끼가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당시 스승님은 주문을 받아 가야금 3~4대를 만들면 이를 걸머진 채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갖다주곤 하셨지요. 얼마나 번거로웠겠습니까. 점차 스승님의 솜씨가 알려지면서 1969년 국립국악원의 권유로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때 스승님의 조카도 함께 이사했는데 나중에 저도 같이 일을 하게 됐지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한 그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올 때마다 공방에 가서 열심히 일을 도왔다. 제대 후에는 삼청동에서 종암동으로 옮긴 공방에서 스승과 함께 일을 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가 처음 배운 것은 오동나무 대패질이었다. 그다음에는 톱질, 끌질, 안족 만들기, 현 꼬기 등을 두루 배워 나갔다. 아울러 스승을 통해 명품은 장인의 손재주를 뛰어넘는 열정의 소산임을 깨닫게 된다. 하루는 어떻게 해야 명품 악기를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스승은 “명품은 깨끗한 정성으로 쉼 없이 공부하는 장인의 손에서 나오는 물건이다. 깨끗한 산속에서 자란 나무일수록 소리가 맑은 이치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악기장은 소리판의 귀명창처럼 음악을 듣는 귀가 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은 1971년 65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고 1984년 별세했다. 이후 고씨는 스승에게서 배운 산조가야금 제작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정악가야금 복원에도 열중해 1985년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통일신라시대 때 일본에 전해진 시라기고토(新羅琴) 기록을 참고해 풍류가야금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야금 연주자들과 만나면서 그들의 의견에 따라 국악 대중화를 위한 개량 악기도 만들어냈다. 18현, 25현 등 줄을 늘리면서 달라지는 소리까지 연구했다. 거문고 또한 맑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량해 삼중주를 위한 저·중·고음의 ‘다류금’을 만들어내 지평을 더욱 넓혔다. 가야금과 거문고 소리는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거문고는 남성적이며 선이 굵고 묵직하지만 가야금은 여성적이면서 예쁜 매력이 있다”고 답한다. “크기가 작은 가야금이 산조가야금이고 그보다 한뼘 정도 큰 것이 정악가야금이지요. 산조가야금은 주로 민속음악을 연주하고 정악가야금은 신라 이전부터 쓰였는데 후대로 올수록 연주 횟수가 줄었습니다. 그런 정악가야금을 복원했더니 요즘 연주회장에서는 소리가 멀리 나가는 정악가야금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는 1990년 전수조교(준 인간문화재)로 지정됐고 1997년 46세 때 악기장 기능보유자가 됐다. 40대에 기능보유자가 된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일로, 일찍부터 국악기 제작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었다. 지금도 원로 가야금 연주자 대부분이 그가 만든 악기를 쓸 만큼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도 공연을 앞두고 찾아와 줄을 봐 달라는 부탁을 자주 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것처럼 제자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수받는 제자들 가운데는 고씨보다 나이가 많은 70대 제자도 있다. 슬하의 아들과 딸 둘 모두 국악을 전공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고흥곤 악기장은… 1951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1969년 전주해성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김광주 선생의 문하생으로 입문했다. 이후 활동으로는 청소년 홍보영화 제작(1971년), 풍류가야금 민속박물관 영구 전시(1981년), 가야금·거문고 바티칸 궁 박물관 영구 전시(1984년), 현악기 17종 서울대박물관 전시(1987년), 가야금·거문고 독립기념관 영구 전시(198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42호 악기장 보유자 지정(1997년), 개량 거문고 ‘다류금’ 창작(2004년), ‘비파’ 전통 기법 복원(2005년), 해금 전통 복원(2006년), 거문고 제작 기록 영상물 촬영(2006년), 부천 세계무형문화재 엑스포 위촉위원(2007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전시회(2009,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특별전시회(2010년), 한·중·일 정상회담 전시회(2011년·일본), 2012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전시회, 2013 무형문화재 국회작품전, 장인 악기장을 만나다-국악기 전시 및 제작 시연 행사(2013년·국악박물관) 등이다. 주요 수상으로는 전승공예대전 국무총리상(1985년), 전승공예대전 문화부장관상(1990년),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1994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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