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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과 동맹… 韓·美의 메인요리

    북핵과 동맹… 韓·美의 메인요리

    오는 25일 열릴 한국과 미국 간 정상회담 및 정상 간 만찬에는 대화 주제에 있어 사실상 제한이 없는 듯 보인다. “북한 핵문제, 일본과의 역사 문제, 한·중·일 3국을 포함한 동북아 이슈까지 한국과 미국에 관련된 모든 얘기가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15일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9일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회담 준비단장격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김 차장은 “사전 협의에 있어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청와대의 시각을 바로 전달할 수 있는 효율적인 채널”인 데다 “외교부 차관을 지낸 미국통 외교관으로서 워싱턴에 다양한 외교 네트워크를 가진 점도 감안됐다”는 후문이다. 우선 두 정상은 최근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위협 등으로 인해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감이 조성되는 상황이어서 북핵 위협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양자 및 다자 차원의 공조 대응 방안이 거론되면서 ‘동맹’이 논의의 핵심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미 간의 동맹뿐 아니라 한·미·일 동맹까지 포괄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역사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관계도 거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국 현안으로는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문제가 있다. 최근 정부도 이 문제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지속적 발전 문제와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 등 경제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지난해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과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을 채택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포괄적 전략동맹 발전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늦은 오후 일본을 도착해 24일 미·일 정상회담과 일왕 환영행사 등을 2박3일간 소화한 뒤 25일 이른 오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 및 만찬 행사를 갖고 26일 교육·문화행사 또는 주한미군 관련 행사에 참여한 뒤 26일 늦은 오후 말레이시아로 떠난다. 일본에서는 42시간가량, 한국에서는 1박 2일간 30시간가량 체류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기 임기 첫해였던 2009년 11월 방한한 데 이어 2010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012년 3월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 이처럼 자주 방문한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등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美 “대북정책 바뀐 것 없다” 강경입장 고수

    지난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과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진 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외교전이 뜨겁다.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회동한 데 이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1일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14일(현지시간) 뉴욕에 도착, 미국 측과 이견 좁히기에 나섰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북핵 관련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등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어 미·중 간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진전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무부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미국 측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4~15일 뉴욕, 17일 워싱턴에서 중국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양자 회동을 하고 북한과 관련된 광범위한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부무는 “우 대표의 방문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통 목표를 어떻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미·중 간 심도 있는 고위급 대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무부는 우 대표의 방미 발표 1시간쯤 후에 열린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젠 사키 대변인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한국 고위 당국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정책은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못 박았다. 사키 대변인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분명히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들이 있다”며 “공은 여전히 북한에 넘어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6자회담 재개는 어렵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그는 ‘우 대표의 방미가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6자회담 관련국들과의 계속되는 협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 대표가 워싱턴이 아닌 뉴욕으로 먼저 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뉴욕에서의 양자 회동이 잘될 경우 우 대표가 워싱턴에서 미국 측 고위급도 만나겠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고] 핵무기 없는 세상은 한반도로부터/윤병세 외교부장관

    [기고] 핵무기 없는 세상은 한반도로부터/윤병세 외교부장관

    다급한 국가안보팀장의 영상 보고가 적막을 깨뜨린다. “테러단체가 24시간 이내 핵물질을 탈취해 금융시설 밀집지역을 공격, 국제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 핵물질이 탈취되고 전 세계적으로 위기감이 급속히 확산된다. 지난달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다뤄진 ‘시나리오 기반 정책토의’ 내용 중 일부다. 53개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들은 테러단체가 핵물질을 탈취, 공포감이 확산되는 상황을 상정해 자국의 대책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토론을 갖고 국제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수많은 외교회의에 참가한 필자지만 정상외교 무대에서는 처음 대하는 방식이어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만큼 ‘핵안보’ 이슈는 선언적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실재하는 위협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핵테러는 심리적 공포의 확산과 맞물려 범세계적인 재앙으로 확대되기에 반드시 모든 나라가 공동 대응해야만 한다. 이러한 국제 핵질서가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반도다. 북핵 때문이다. 북핵 문제는 핵 비확산뿐 아니라 핵안전, 핵안보 모든 측면을 포함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긴박감을 갖고 함께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운운하는 북한의 공개 성명은 북핵 문제가 한반도를 넘어 국제 사회에 대한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협임을 재차 상기시켜 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개막식 특별연설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은 한반도에서 시작되어야 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이러한 노력이 인류의 삶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진전”임을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핵 문제의 해결은 보다 평화롭고 안전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국제사회의 여정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자 차원의 노력 이외에 한·중, 한·미·일 정상회담과 같은 양자 및 3자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문제는 핵심 의제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의 핵실험에 확고히 반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점을 확인했고, 미국과 일본 정상 또한 북한 비핵화를 위한 빈틈없는 공조 의지를 확인했다. 북핵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이번 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북한 비핵화 논의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사안의 성격상 북핵 문제의 해결은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세계 지도자들이 단합된 의지를 가질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핵안보정상회의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워싱턴과 서울에 이은 3차 헤이그 회의까지 아주 짧은 기간에 핵안보 레짐이 국제사회의 번영을 위한 공공재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것이다. 대한민국은 전임 의장국으로서 핵안보 레짐의 발전을 계속 주도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을 통한 핵테러 억제협약 및 개정 핵물질방호협약의 조속한 비준이 필수적이다. 한반도에서 시작해 ‘인류의 삶을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진전’을 한국이 주도해 나가는 데 당파와 이념적 스펙트럼을 넘어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 [세종로의 아침] 반갑스무니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반갑스무니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한·중·일 삼국의 역학관계에 안중근 의사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해 1월 중국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안중근 기념관은 범죄자, 테러리스트 기념관”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최고의 영화감독인 장이머우가 메가폰을 잡고 한·중 양국의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안중근 영화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한·중의 입장에서야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 조선총감을 사살한 안 의사야말로 부각시키고도 남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도 자국 입장에서 안중근은 살인자, 테러리스트다. 속이 상하는 건 의사 안중근이 정치적 이해관계의 지렛대로 등장한 측면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안중근 등장은 우경화와 과거사 왜곡의 극단으로 치닫는 아베 정권의 행보와 맞물린 형국에 불거진 변수가 아닌가. 그 틈새에 안중근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한다면 노파심일까. 중국과 한국은 얼마나 안중근의 본질을 알고 새겨온 것인지 따져보자. 중국 정부는 줄곧 소수민족의 분리독립과 연관지어 조선족 핏줄인 안 의사의 추모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사’를 넘어선 안중근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뤼순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기다리던 중 “동양평화의 시국을 이루지 못한 게 개탄스럽기만 한데, 야욕에 눈이 멀어 침략정책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이 오히려 불쌍하다”고 개탄했던 그의 동양평화론이 뭔지나 아는 것일까. 한·일 양국 정상의 대화를 앞두고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인정한 고노·무라야마 담화 승계를 공언했다. 정상회담 직후 일본 관방장관과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는 “고노 담화에 대한 검증을 계속하겠다”, “고노 담화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를 만들 수 있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정상회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환하게 웃으며 “반갑스무니다”라고 인사했던 아베의 복심이 읽히지 않는가. 아베 총리의 복심을 묻자면 중국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안중근 기념관을 세웠다는 중국은 지금도 한국 고대사를 지워 자국사에 넣으려는 동북공정에 안달이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이토 히로부미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는 안 의사를 한국 천주교가 받아들인 건 순국 100년 만인 2010년의 일이다. ‘살인을 저질렀다’ 해서 안 의사를 인정하지 않았던 협량에 비난이 적지 않았었다. 우리 일반의 인식은 천주교의 협량을 얼마나 넘어서는 것일까. “내가 죽은 뒤 뼈를 고국으로 옮겨 달라”고 유언한 안 의사의 유해는 찾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 효창공원 의사묘역 한쪽에 비석도 없는 안 의사의 허묘가 방치된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남 탓할 것 없이 우리가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안중근은 살인자,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똑바로 받아칠 게 아닌가. kimus@seoul.co.kr
  • 日‘독도 분쟁화’ 꼼수… 새달 만남 물 건너 가나

    다음 달 개최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국장급 회의 의제를 놓고 양국의 기 싸움이 격화되는 기류다. 우리 정부는 30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의제를 제한할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는 과거사와 영토 문제를 포괄하자는 입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다음 달 초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교과서 해설서 검정 결과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양국 국장급 회의를 독도 분쟁화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외교부는 지난 25일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국장급 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함께 공표했다. 양국 국장급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를 의제로 삼는 것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을 우리 측이 수용한 명분 중의 하나였다. 3국 정상회담이 끝나자 일본이 양국 간 포괄적 현안을 다루자고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게 우리 측 지적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7일 기자회견에서 영토 문제도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일·한 간 여러 현안이 있어 그런 것들을 포함해 조정하고 있다”고 밝혀 독도 의제화 의사를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 당국자도 28일 한·중·일 협력사무국 교류 프로그램 차원으로 3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의 의제를 놓고 양국 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독도가 영토 분쟁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본 측 요구는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앞서 발표대로 국장급 회의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만 다룰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中 “유해송환으로 한·중 우호적 감정 강화될 것”

    중국 정부는 28일 6·25전쟁 당시 사망한 중국군 유해 437구가 중국으로 송환된 데 대해 “우리는 이번 협력이 반드시 중·한 양국 인민 사이의 우호적 감정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지원군 열사의 영혼이 고향으로 돌아온 것에 우리는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네덜란드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중국군 유해 송환과 관련해 한국 측이 도움을 준 데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경화시보,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도 “반세기 동안 타향에 묻혀 있던 영령들이 집으로 돌아온다”는 제목으로 중국군 유해 송환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중국 측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인수한 유해들을 특별기편으로 선양(瀋陽)공항으로 옮긴 뒤 오후 1시쯤 선양 시내 ‘항미원조 열사능원’ 부지 내에 새로 건립한 시설에 안치했다. 정복 차림의 중국군 장병들은 선양공항에 도착한 유해들을 20여대의 군용트럭에 나눠 싣고 경찰과 군용차량 수십대의 호송을 받으며 안치시설로 운반했다. 송환된 유해에 대해서는 유전자 검사 대조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과 중국은 올해 공동으로 북한 각지의 중국군 전사자 묘역에 대한 전면 개·보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과 북한은 2012년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개·보수했으며, 지난해 개성과 안주의 중국군 묘역에 대해서도 개·보수 방안을 마련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한·미·일 정상회담의 국제정치 역학/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의 개최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관심을 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중재에 의해 한일 정상이 만난다는 것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일 갈등은 양국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한·미동맹, 한·중관계 그리고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우선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에 관심을 두게 된 것에는 중국의 ‘공세적 부상’에 대한 우려가 포함돼 있다. 한·미동맹 및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내 안정과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의 악화를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큰 걸림돌로 인식한 것이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한·일 갈등이 미국의 외교전략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한·일관계의 악화를 이용해 한국을 중국 쪽으로 더 밀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한·일 간을 더욱더 멀어지도록 하여 한·미·일 협조체제를 차단하려는 시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예로 중국이 안중근 의사 기념관의 설립에 지금까지 반대하였건만, 한·일관계가 악화된 지금은 선뜻 수락한 것을 들 수 있다. 즉 중국은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통하여 한국과 중국이 일본 압박에 공조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자 한다. 중국의 속내는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의 고립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기회에 일본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지속하여 동북아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우위를 정립하려고 한다. 중국이 한국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근저에는 중국이 동북아에서 상황적인 우위를 구축하고 나아가서는 동북아에서 미국의 질서를 흔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조차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면서 한국 외교를 우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도 일본의 역사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이 일본을 무시하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일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연방예산 삭감 이후 아시아에서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방위전략을 생각하고 있으나 한·일관계의 악화로 인해 한·미·일 협조관계가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협조적이면서 미·일 동맹 강화에 나서는 일본에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면 일본은 극동지역에서 ‘불침항모’이며, 아시아에서 영국으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하다. 이 점에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이 절대적인 미국의 지지자라고 인식하고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일본이 지난 60여년간 소위 ‘좋은 지구촌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였다고 인정하면서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지나친 과잉반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다. 이러한 미국의 인식은 한·중관계가 우호적일수록 한국의 의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일본의 군비 확충을 지지하였을 때 한국이 중국과 함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비판적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이 그 예이다. 이의 역풍으로 한국이 친중으로 편향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미국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문제에 대해 중국이 한국과 협력적인 자세를 취하면 취할수록 미국의 일각에서는 한국의 감정적인 대응이 한·미·일의 전략협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한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일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 있지만, 미국이 누구의 편도 들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한반도 및 지역정세, 바람직한 안보구도와 같은 큰 전략적인 관점에서 한·미·일이 공감대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실천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은 중국문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전달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안보에서 한·미동맹의 역할과 기여를 적극적으로 피력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방한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한국이 노력할 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도 강화될 수 있다.
  • 한·일 정상회담 열릴까…아베는 기대감 언론은 회의적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단 손은 맞잡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동안 얼어붙기만 했던 한·일 관계가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선될 수 있을까. 일단 일본은 적극적이다. 아베 총리는 26일 3자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일본 기자들에게 “만나서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할 수 있었다. 앞으로 다양한 수준에서 연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일 정상회담 실현에 의욕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이날 오전 “한·일 간 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기대하고 싶다. 한국도 이 생각을 확실히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4월 중순에 열릴 양국 외교부 국장급 협의가 매끄럽게 진행되느냐 여부다. 그러나 국장급 협의가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일본 내부의 분위기다. 도쿄신문은 “이번 회담을 통해 ‘최악의 상태’인 한·일 관계를 타개할 실마리가 발견된 것은 아니며, 양국 간 초점인 한·일 정상회담 실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지지통신도 “국장급 협의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입장이라 협의가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즈미 하지메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정상회담 개최를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이즈미 교수는 이어 “만약 아베 총리가 2015년 종전 70주년을 맞아 ‘아베 담화’를 발표한다면 담화 안에 한·중이 기대하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일 관계는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고노 담화 검증 등 일본의 대응이 국제 여론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면서 “끈기 있게 외교에 임하는 총리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모닝 브리핑] 朴대통령-호주 총리 새달 8일 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8일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25일 밝혔다. 애벗 총리는 지난해 9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8일부터 이틀간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다. 애벗 총리는 앞서 일본을 방문한 뒤 방한하는 데 이어 중국을 찾아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과 애벗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0월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이어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그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 성과를 점검하고 양국 간 미래 협력 발전 방향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쏟아낸 北核 구상들… 다시 주목받는 ‘밥상론’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와 한·중·미 3국의 6자회담 노력 등 북핵 구상을 쏟아 내면서 과거 박 대통령이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던 ‘밥상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북핵 밥상론은 박 대통령이 2005년 3월 한나라당 대표 때 미국을 방문해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서양에선 음식을 먹을 때 수프, 메인요리, 후식 등이 단계적으로 나오지만 한국은 밥상에 밥, 국, 찌개, 반찬 등을 한꺼번에 다 올려놓고 먹는다”며 “북핵 문제도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계적인 접근 방법도 좋지만 한국으로서는 한 상에 해법을 모두 올려놓고 포괄적으로 타결하는 방법이 더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핵 문제를 그런 식으로 해결하면 북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며 “북핵 해결을 위해 수많은 정책과 노력이 있었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구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핵능력 고도화 차단 보장’을 전제로 한 대화 의지를 밝힌 것도 기존의 입장보다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식으로 밝힌 파일럿 프로젝트도 밥상론의 일환이라는 얘기가 있다. 파일럿 프로젝트는 북한이 핵포기 의지를 분명히 하고 행동에 나선다면 전 세계가 함께 북한의 경제를 지원한다는 구상으로, 6자회담 참여국뿐 아니라 북핵 폐기를 국제사회 전체의 비확산 시범사업으로 삼자는 게 핵심이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이 밥상론과 함께 내놓았던 ‘북한판 마셜플랜’과 닮아 있다. 박 대통령은 방미 당시 컬럼비아대 강연에서 북핵 포기 시 대규모 경제 지원을 인센티브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도 밥상론과 북한판 마셜플랜을 대북 정책으로 삼았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동북아 긴장 아베 국수주의 탓… 한·일 신뢰 日진정성에 달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정권이 보인 국수주의적 태도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고조하는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출국 이전인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이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최근 한·일 관계가 최저점까지 떨어져 있고 한·일 간 긴장도 고조됐다’는 질문에 “동북아의 긴장은 매우 골이 깊다. 한국인들의 오랜 상처를 아프게 하는 일본 고위 정치인들의 역사에 대한 국수주의 발언이 원인”이라면서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은 55명만이 생존해 있다. 일본의 지도층 정치인들이 이들의 삶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 동북아의 긴장은 생겨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아베 총리가 일본의 과거사에 관해 사과한 전 정권의 입장을 따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고 일본 정부는 상호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이 유럽연합(EU)과의 화해 발전에 주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데는 독일의 진정성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일본도 그런 점을 참고하고 배워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통일이 얼마나 빨리 일어날 수 있는지를 독일 사례에서 봤다”며 “북한은 (동독보다) 더 폐쇄적인 체제이기 때문에 정보가 부족해 통일이 언제 이뤄질지 더욱 예측하기 힘든 만큼 한국으로서는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몸살기로 전날 네덜란드 국왕 주최 공식 만찬 행사에 불참했던 박 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오후 일정을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출국 직전 7시간짜리 끝장 토론에 이어 12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관계 자료와 서류를 검토하느라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고, 현지에 도착한 뒤에도 곧바로 한·중 정상회담 및 각종 회의 준비 등의 강행군에 과로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과의 면담이 예정됐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전에 “박 대통령이 과로로 인한 몸살 기운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건강이 우선이니 약속은 취소하고 건강에 신경 쓰시라는 말씀을 꼭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시진핑, 남북통일 공식 거론… 통일대박론에 호응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의 만남을 ‘안중근 기념관’ 얘기로 시작했다. 시 주석이 먼저 “하얼빈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건립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 양국 국민들의 감정을 강화하는 등 중요한 유대가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박 대통령이 중국 시안에 있는 광복군 주둔지에 기념 표지석 설치를 희망해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준공돼 제막할 것”이라며 “한국 국민이 많이 와서 봐 줄 것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에 “크게 감사하고 중국군 유해 400여구가 정확히 오는 28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도 뜻깊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을 둘러싼 대화는 한·중 양국이 25일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압박하는 취지로도 분석된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 실현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중국의 일관된 대한반도 기조이긴 하지만, 박 대통령과의 네 차례 회담에서 남북 통일을 공식 거론해 더욱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박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장외에서 중국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은 네덜란드 NO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북한에 대한 유엔의 인권 관련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에 실망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북한 인권 부분에 있어 더 임팩트가 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한 것이다. 헤이그(네덜란드)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朴대통령 “北 비핵화 보장 땐 대화”… 6자회담 불씨 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며 “한국·중국·미국 수석대표 등이 관련 노력을 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해 주목된다.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핵 및 6자 회담이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을 62분으로 늘리며 북핵 문제를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양국 정상은 ‘하나를 주고 하나를 양보하는’ 방식으로 상호 북핵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6자 회담 수석대표 간 북핵 해결 논의에 진전이 많지 않았다”고 전제한 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 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와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기존보다 유연한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라는 표현 대신 두 차례나 ‘보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5개월 전 시 주석과의 회담과도 결이 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가진 한·중 정상회담 당시 “6자 회담 재개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선행될 시간이 필요하다”고 시 주석에게 강조했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6자 회담 재개 조건으로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제 조치’를 일관되게 고수했고 중국은 6자 회담 조기 재개에 무게를 둬 이견이 지속됐다. 6자 회담은 2008년 12월 이후 6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고 재확인하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중·북 간 핵 문제에 대한 이견이 있지만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는 등 중국의 적극적인 ‘북핵 역할론’을 펴며 화답했다. 헤이그에서의 한·중 및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북핵 논의를 위한 한·미·중·일·러 수석대표 간 5자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북핵 조율 결과는 25일 예정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가 2012년 2·29 북·미 합의 파기 이후 북한과의 대화에 냉담한 기조를 유지해 6자 회담 재개에 있어 극적인 변화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보장’ 표현 역시 큰 틀에서 진정성 있는 비핵화 선행 조치 기조와 차이가 없는 외교적 수사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가 적극적인 북핵 대화 기조로 선회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野 핵방호법 처리로 ‘새 정치’ 가능성 보여라

    박근혜 대통령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3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과 독일 방문을 위해 어제 출국했다. 5박7일의 이번 유럽 순방에서 박 대통령은 이틀간 진행될 핵안보회의 참석 외에 한·미·일과 한·중, 한·독일로 이어지는 정상회담, 그리고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의 남북통일 관련 연설 등 굵직한 외교 활동을 벌이게 된다. 무엇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정들이다. 한데 이런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떠난 박 대통령을 민망하게 하는 것이 여야 정치권이 아직껏 매듭을 풀지 못한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이다. 박 대통령은 오늘 저녁 개막하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선도연설을 통해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국제 핵안보체제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문제는 정작 박 대통령이 대표하는 대한민국은 이를 위한 준비가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기억하는 것처럼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2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우리는 회의 개최국으로서 ‘핵테러억제협약’과 ‘핵물질방호협약’의 2014년 발효를 주창했고, 참가국 정상들은 한목소리로 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는 ‘서울 코뮈니케’를 채택한 바 있다. 서울 회의를 전후로 ‘핵테러억제협약’은 92개국이, ‘핵물질방호협약’은 70여개국이 비준을 마친 상태다. 우리도 2011년 12월에 두 협약에 대한 국회 비준을 마쳤다. 문제는 이 비준서를 제출하려면 이에 맞춰 국내법, 즉 원자력방호방재법을 개정하고 이 같은 사실을 함께 통보해야 하는데 지금 이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핵이라는 난제를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이들 두 협약의 즉각적인 발효가 시급한 처지다. 북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물론 북한 핵물질의 반출과 이에 따른 테러 및 사고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핵테러 및 핵방호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외에 올해 예정된 반핵 관련 다자간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 위해서라도 이 핵방호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대체 뭘 하다가 이제서야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대표까지 모두 나서 야당에 법안 처리를 호소하는지 딱한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이 법안을 여야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과 연계시켜 주고받자고 버티는 것은 더더욱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를 지난 2년 동안 마비시켜 온 방송법 개정안의 쟁점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 각 방송사의 편성위원회 구성 문제다. 민주당은 이 편성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은 방송사의 편성 자율권 침해, 위헌 가능성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방송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둘러싼 대립처럼 보이지만 기실 여야 모두 방송 환경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익과 직결된 현안을 다분히 정치적 사안인 방송법 개정의 볼모로 삼는 것은 민주당이 누누이 다짐했던 초당적 외교 협력과도 맞지 않고 통합신당이 내세운 새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핵안보정상회의 개막까지 한나절밖에 남지 않았다. 민주당은 핵방호법 개정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24일 한·중회담 등 정상간 양자회담만 250회… 외교 ‘빅 이벤트’

    [박대통령 네덜란드·독일 순방] 24일 한·중회담 등 정상간 양자회담만 250회… 외교 ‘빅 이벤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24~25일 열리는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는 세계 최고 안보포럼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핵무기 보유국과 원전 보유국을 포함해 세계 53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인터폴 등 4개 국제기구의 수장이 참석한다. 전 세계 인구 80%를 대표하는 안보 분야 최대 다자정상회의다. 회의 첫날인 24일에는 우선 앞서 2년 전 서울에서 열린 2차회의에서 채택된 무기급 핵물질 제거 및 최소화와 핵물질 불법 거래 차단 등 ‘서울선언’(코뮈니케)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25일에는 ▲전 세계 위험 핵물질 감축 ▲원자력 시설 방호 강화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 증진 등을 담은 ‘헤이그 코뮈니케’를 채택할 전망이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지구촌 정상들의 모임이지만 막후에서 펼쳐질 다양한 외교전과 정상회담 이벤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크림 반도 병합에 대한 막후 협상을 긴박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과 EU 지도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방안을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의식한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는 3국 정상회담이 25일 개최되고,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등 각국 정상 간 250여 차례의 양자회담이 이번 회의에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헤이그에 도착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한다. 이 자리에선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과 한·중 관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정책토론과 비공식 본회의 총회 등의 일정도 예정돼 있다. 2009년 체코 순방 시 프라하 연설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발족한 오바마 대통령은 2년 뒤인 2016년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회의 개최를 희망하고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한·미·일 내주 정상회담] 북핵 고리로 한자리… 아베 위한 포토타임 피해야

    한·미·일 3국 정상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북핵을 의제로 한 회담 개최를 21일 확정하면서 2008년 이후 6년째 지지부진한 ‘북핵 외교판’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다. 이번 3자회담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에 열리는 만큼 한·미·일 정상의 공통 관심사는 북핵에 조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지난 17일부터 방북해 북핵 외교의 군불을 지피고 있는 만큼 한·미·일 3자회담뿐 아니라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핵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북핵 문제의 부정적 시그널은 한층 커졌다는 게 중론이다.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긴 우크라이나는 1994년 12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자국이 보유한 핵무기 폐기 대가로 공동 서명국인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로부터 영토 통합과 안전을 보장받았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방식은 국제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의 모델로 꼽혔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인해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20년 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북한이 체제 보장을 담보로 한 핵폐기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인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으로서는 핵포기의 실효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핵무기 보유를 확대하는 방식의 ‘핵억지력 강화’ 기조를 가속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러 대립도 향후 북핵 외교의 장애가 될 소지가 크다. 그럼에도 한·미·일 3자회담을 통해 북핵 판도의 가시적 자극이나 새로운 제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한국에 3자회담 참석 명분을 주기 위해 북핵을 의제로 제시한 측면이 큰 데다 북한의 비핵화 선제 조치가 없는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기존의 비핵화 대화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서방의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을 규합해 대러 전선 구축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북핵에 중점을 두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한·미·일 3자회담이 선언적인 북핵 회동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고심 끝에 성사된 3자회담이지만 북핵보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악수하는 한 장의 사진이 절실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부각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朴대통령·시진핑도 헤이그서 별도 회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별도 정상회담을 한다. 양국 정상 간 만남은 지난해 6월 박 대통령 방중 당시와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기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회동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핵안보정상회의 때 박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과 회담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따로 만나지 않는다. 한·중 정상회담은 한·미·일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3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상황에서 한·중도 우의를 강화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훙 대변인은 이날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보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봤다”고만 답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구상은 우리 외교부와 주한 중국대사관 측이 서로 논의 중에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올 상반기 중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북핵 문제가 핵안보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만큼 한·중 양국 정상 간에도 북핵 공조를 위한 논의가 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그릇된 역사 인식에 대한 양국 지도자의 언급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1년] ‘3강 외교’ 강화 동북아 협력 공감대… 한·일 갈등은 걸림돌

    [박근혜정부 출범 1년] ‘3강 외교’ 강화 동북아 협력 공감대… 한·일 갈등은 걸림돌

    박근혜 정권은 출범을 전후해 북한의 3차 핵실험, 정전협정 백지화, 한반도 전시상황 규정 등의 위기를 맞아 과거 어떤 정권 이상으로 주변 4강 외교의 강화가 시급했다. 취임 후 두 달여 만인 지난해 5월 미국 방문에 나섰으며 6월 중국을 찾았고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청와대는 이 과정을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 축적을 통한 다자협력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미국과의 ‘한·미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 중국과의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 채택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대체로 한·미 간의 동맹 공고화와 한·중, 한·러 간 관계 개선 측면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주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한·미, 한·중, 한·러 정상 중심의 양자 외교는 초기에 뿌리를 잘 내렸다”고 평했고,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대미, 대중과의 관계는 부드러운 스타트였다”고 요약했다. 러시아와의 관계도 무난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반도 4강 중 가장 먼저 한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앞서 G20 정상회의에 이어 한 해에 정상회담을 두 차례 가졌다. 그러면서도 박인휘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외교의 핵심 키워드인 ‘신뢰 외교’는 세팅을 위한 노력은 추진됐지만 내치와 외치의 불균형이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면서 “박 대통령의 지향점 혹은 목표로서의 신뢰는 제시됐지만 실천적인 신뢰는 부족했다는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나 북한이나 그 당사자의 태도 변화가 없이는 양자 관계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건 문제”라면서 “상대가 신뢰를 보이지 않는다고 방치해 놓을 수는 없다. 결국 실천적 신뢰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략적 성격이 약하고, 위기 대응 혹은 위기 관리 차원에서의 NSC 대응보다는 국가 외교안보 전체의 전략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건 교수는 “한·미, 한·중 외교 모두 메이크업(화장)은 잘됐다고 자평하지만 실속이 없었다. 박 대통령의 집권 1년차 외교는 개론적 성격의 외교였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한·미 양국이 한·미 동맹 60주년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손을 들어줬고, 중국도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면서 뒤통수를 쳤다. 실질적인 국익을 담보하는 외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 외교라는 매우 추상적인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집권 2년차 외교에서는 실질적인 어젠다를 잡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일본과도 신뢰 외교보다는 신뢰를 구축하는 외교로 먼저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권의 2년차 외교에도 많은 걸림돌이 놓여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당장 한·일 간 역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맞게 되는 오는 4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도 “동전의 양면처럼 득실을 분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민감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CADIZ) 일방 선포 문제도 지난해 큰 무리 없이 정리돼 박근혜 정부의 외교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언제든 문제가 악화될 개연성도 높다. 일본과의 관계가 마냥 답보상태에 있거나 악화되는 데 대한 외교적 비용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북한 요소가 국내외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다만 올 초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개관하는 등 사안별로 선택적 보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중 관계에는 긍정적 요소가 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1년] 취임 초보다 1년 뒤 더 높아 ‘이례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취임 이후 점점 하락했던 역대 대통령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임기 1년 동안 지지율 변화를 살펴보면 대략 40% 초반대로 시작해 50% 중반대로 급상승한 뒤 안착한 모양새다. 현재 지지율 50%대 중반을 기록 중이다. 대선에서는 51.6%의 득표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의 박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1분기 평균 지지율이 42%에서 4분기 54%로 12% 포인트 상승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 1분기 60%에서 4분기 22%로 38% 포인트 급락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52%에서 34%로 18% 포인트 하락했다. 박 대통령의 1년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3월 북한의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고 장차관급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낙마 등 인사 파동까지 불어닥치면서 지지율도 41%까지 급락했다. 5월 둘째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지율은 56%까지 올랐지만 이와 동시에 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으로 51%까지 떨어졌다. 사태 수습 이후 지지율은 다시 반등했다. 6월 말 한·중 정상회담 이후 63%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바로 시련이 찾아왔다. 혼외자 의혹을 받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청와대의 ‘찍어내기’ 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이어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안에 반대하며 사임했다. 이로 인한 야당의 대선 공약 파기 공세가 잇따랐고,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문제까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한 달 사이 53%까지 추락하며 지지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후 연말에는 코레일 파업을 둘러싼 철도 민영화 논란까지 겹치면서 지지율은 48%까지 뚝 떨어졌다. 하락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집권 2년차에 대한 기대감 덕분인지, 박 대통령은 새해 들어 다시 50%대를 회복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는 발언으로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킨 것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올해 들어 53~55%대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 이유로는 ‘외교·국제관계’, ‘주관·소신 있음’, ‘대북·안보정책’, ‘열심히 한다’ 등이 꼽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中, 北에 4차 핵실험·미사일 발사 반대 전달”

    지난 17~20일 방북한 후 곧바로 한국을 방문한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 지도부에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류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장성택 처형 이후 방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지난 20일 저녁 방한한 류 부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차관보와의 회담을 통해 우리 측에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북핵 등 북한 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 류 부부장이 방북 직후 곧바로 서울을 방문한 이례적인 상황 때문에 외교가에서는 한·중 당국이 언론에 공개하기 어려운 ‘북한 메시지’를 협의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양국 회담에서 북·중 정상회담 개최 등의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우리 측에 북한 정세가 비교적 안정돼 있으며 김 제1위원장의 유일 영도체제가 확고하다는 중국 측 평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기간 동안 북한 박의춘 외무상과 6자 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부상, 김형준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등과 연쇄적으로 회동한 류 부부장은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는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북한에 전달했지만 북한은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북한에 한반도에서의 긴장 유발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고 북측은 남북 관계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북한은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국의 반대 의사 표명과 관련해 미국의 적대 정책이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는 후문이다. 한·중 양국은 이날 북핵 불용 및 비핵화에 대한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하고 올해 양국 정상 및 고위급 대화 방안도 협의했다. 류 부부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면담했다. 그는 2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난 뒤 출국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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