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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7이행·핵폐기 절차·다자 협력틀…숨가쁜 5월 시작됐다

    4·27이행·핵폐기 절차·다자 협력틀…숨가쁜 5월 시작됐다

    2007년의 남북 이행 중단은 없다 DMZ 평화지대화 등 실행 속도전 北 풍계리 핵실험장 이달 중 폐기 냉각탑 폭파처럼 생중계할지 주목 “金, 북·미회담서 비핵화 구체화”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성공적으로 ‘판문점 선언’을 도출한 후 한반도 평화 로드맵의 방향을 결정지을 ‘운명의 5월’이 시작됐다. 이달 하순 비핵화 로드맵 담판을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개로 비핵화 의지를 증명할 계획이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 국면을 지지해 줄 다자 협력구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비핵화 국면에 따라 남북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에 나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포럼 기조 발제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북 정상의 회담인 만큼 남북 관계 발전이 먼저 들어갔고, 한반도 비핵화 부분은 북·미 정상회담이 곧 있을 예정이어서 목표와 방향만 압축해 넣은 것이라고 전했다. 조 장관은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에 길잡이, 디딤돌이 되는 회담이라는 인식으로 남북 정상회담에 임했다”며 “판문점 선언에 들어간 비핵화 표현은 현 단계에서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할 수 있는 최대치의 내용이 담겼다”고 강조했다. 한·미를 비롯한 국제사회 전문가와 언론에 공개하기로 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절차도 이달 중에 실시된다.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 의지를 가졌는지 알아볼 테스트 무대다. 2008년 6월 북한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할 때와 달리 전 세계에 생방송을 허용할지가 관건이다. 당시에는 5개국 언론사 기자들이 참관했고 생중계가 예정됐지만, 북한이 동의하지 않아 녹화본으로 공개됐다. 이달 중 개최에 합의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는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조성하는 방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등 군사적 긴장 완화 방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중순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통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산림협력 연구 등 대북 제재에 어긋나지 않는 분야부터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비핵화 과정과 남북 관계 진전 모두 ‘속도’가 관건이다. 충분히 준비가 끝난 상황인 데다, 정권 1년차부터 몰아치지 않으면 동력이 분산된다는 것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남북은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추진에 합의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이뤄졌던 남북 간 합의는 정권 교체 및 북핵 문제 악화로 추가 논의가 중단됐다. 정부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7월 27일을 계기로 종전 선언을 추진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진전 과정에 발맞춰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확성기 시설 철거에 들어갔고, 이날 판문점선언이행추진위원회 개편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 준비에도 돌입했다. 오는 9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특별성명도 추진한다. 이와 관련, 조 장관은 “남북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의 선순환 구도가 정착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남북이 주변국들과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가고 공동 번영하는 과정을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판문점 선언에 평화협정 주체로 명시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문구는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는 10·4 정상선언에서도 논란이 됐다. 종전 선언의 주체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이라고 표기했는데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은 저서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이 북한 협상팀에 지시한 사항이라서 변경의 여지가 없다고 하여 수용했다”며 “북한이 사정에 따라서 중국이나 한국은 빼겠다는 전술을 구사할 여지를 갖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10·4 선언 당시 미국과 달리 중국은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아 우선 3자로도 할 수 있다는 역사적인 유례가 있는 표현”이라며 “하지만 평화체제 논의에 중국이 당연히 함께 참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종전선언은 남·북·미가, 중국은 평화협정에서 주요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이경주 기자 dlrudwn@seoul.co.kr
  • ‘문정인 딜레마’에 빠진 靑… “동북아 중재자 역할에 미군 필요”

    ‘문정인 딜레마’에 빠진 靑… “동북아 중재자 역할에 미군 필요”

    청와대가 ‘문정인 딜레마’에 빠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한반도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문제를 제기하며 외교안보 ‘멘토’로서 맹활약해 왔지만, 청와대와 사전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지난 1년간 불필요한 혼선도 일으켰다.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의 국내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문 특보의 기고문이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자 문 대통령이 2일 즉각 ‘경고’ 카드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주한미군 철수 불가피성’을 강조한 문 특보의 발언이 청와대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정부는 국외적으로 매우 곤란하다. 굳건한 한·미 동맹이 한반도 평화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이견이 표출된 것으로 보여선 안 된다. 진보 진영 쪽에서는 박수를 받을 수 있지만, 안보에 민감한 보수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특보의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 대해 ‘사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남·북·미와 중국까지 포함하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 정착을 위한 협정으로, 주한미군 문제도 이런 관련성 속에서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적 긴장과 대치 속에 중재자로 역할하는 데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특보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특파원 간담회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동맹이 깨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새 정부 들어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마찰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을 때였다. 같은 달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할 경우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 또 한반도에 배치된 미국의 전략자산 무기 역시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급기야 청와대는 “해당 발언이 앞으로 있을 여러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문 특보에 대한 첫 번째 경고였다. 문 특보는 지난해 9월 “(북한을) 핵무기 보유 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국방위 회의에서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문 특보를 비판했다가 청와대로부터 엄중 주의를 받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문 특보는 지난 2월 강연에서 “대통령이 주한미군더러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해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했다. 한편으론 문 특보의 이런 돌출 발언이 청와대가 의도한 연출이란 의구심도 계속되고 있다. 문 특보가 청와대를 대신해 외곽에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다양한 여론을 형성하도록 사실상 내버려 두고 있다는 추측이다. 이날도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특보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교수”라며 학자적 견해를 존중하겠다고 해 해당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판문점 선언 돋보기] “한반도 평화협정 로드맵, 양자→소다자→6자 협업 필요”

    하나의 다자틀로 묶어서는 안 돼 유럽·유엔 추인하면 완전한 형태 북핵 폐기 과정 등 정보 공유 통해 공동 목표 다른 국가와 유지 필요 진창수 세종연구소 소장은 1일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질 다자구도 협업 방식에 대해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며 “양자, 소다자에 이어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국가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전문가인 진 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정부가 공동의 목표를 다른 국가와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2018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일 관계 정상화도 언급했는데. -일본 신문은 이번 회담에 대해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일본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것은 아베 신조 총리를 한국의 대북정책의 지지자로 만드는 길이다. 2005년 9·19 공동선언 뒤 일본이 약속했던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아 결국 방해자가 된 전철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일본을 협력자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만난 일본 국회의원은 “조금 아쉽지만 한국의 대북정책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발표한 ‘북·일 평양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핵·미사일·납치 문제는 함께 진전시켜야 한다’는 골자다. 핵문제 해결의 진전이 없는데 납치자 문제만 먼저 제기해서는 안 되고 핵 문제가 해결되면 납치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뜻이다.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핵 문제가 진전됐을 경우 납치자 문제를 걸림돌로 삼아 일본이 경제협력이나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우려다. 그렇게 되면 지난번 6자회담 실패를 되풀이하는 셈이다. 정부가 일본과 정보 공유를 하는 것을 보여 주는 게 필요하다. →주변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소외당하기 싫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미국의 룰대로 동북아 국제질서가 짜여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이전 국제정치의 기본 가설은 ‘미국은 동북아 긴장이 고조될수록 미국의 역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다’였다. 그런데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에 동북아 질서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됐다. 과거 미·일 동맹 중심으로만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본은 이제는 새로운 질서에서 따돌림당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고 미국 중심 질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중국은 북한을 끌어들여 다른 형태의 동북아 질서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발 빠른 열강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주의할 점은. -평화협정으로 가는 핵폐기 과정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양립시키면서 각 국가의 정보 공유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다자구도 협업 방법은. -다자 틀을 하나의 다자 틀로 묶어서는 안 된다. 양자, 소다자가 복합적으로 진행돼 가야 한다. 북·일, 한·중, 미·북 등 양자 회담에서 비핵화 과정에서의 각국의 이익을 조율하고 거기에 남·북·미, 남·북·중·미 등에서 긴장완화 프로세스를 갖고 평화체제를 논의해야 한다. 두 가지가 잘되고 동북아 6자회담 틀에 더해 유럽까지 포함한 유엔 국가가 평화협정을 추인하는 형태로 가면 완전하다. 일단 (북한과) 양자 간에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중국은 개혁개방에 대해 국제 제재가 풀리면 나서고, 미국은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면서 북핵 문제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는 과정이다. 거기에 한국이 평화협정을 위한 종전선언을 준비하면서 각 국가가 참여하는 6자회담 플러스 알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 냉전 체제는 해체의 과정에 있을 수 있다. 두 가지다. 하나는 핵폐기이고 하나는 남북한 냉전 체제 해체라는 두 가지 틀이 있다. 다만 정부 관계자와 국민 모두 상황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고 해도 핵 신고·폐기 과정에서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 해서 꼭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전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진창수 소장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표적 민간 공익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소장으로 2015년 6월 1일 취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문가 자문단을 맡았다. 1994년 일본 도쿄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 연구원을 거쳐 1996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됐다. 세종연구소 일본센터장, 부소장, 도쿄대 객원 연구원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현대일본학회 회장과 한·일기본조약 문서공개 민간위원 등을 맡았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 전개, 쟁점 그리고 한국의 대응’, ‘일본의 정치경제’ 외 다수가 있다. 196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 망설였던 中… 패싱 우려 日… 한반도 평화체제 ‘3각 공조’

    文대통령·리커창 취임 첫 방문 文, 北 비핵화 실행 당부할 듯 오는 9일 한·일·중 도쿄 정상회의는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하고, 그 여세를 몰아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이전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남북한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돼 온 최근의 대화 흐름에 비춰 볼 때 3국이 만나 이해의 폭을 얼마나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바로 직전의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5년 11월 서울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 6번째 회의를 끝으로 2년 반 동안 열리지 않았다. 중국이 워낙 소극적이었던 데다 한·일, 한·중, 중·일 관계 악화 및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이번 회의는 순번에 따라 일본이 의장국을 맡아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 개최 추진이 힘을 받게 된 것은 그동안 망설였던 중국이 긍정적인 자세로 돌아선 게 결정적이었다. 또한 일본도 변화하는 국제 정세의 흐름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 때문에 과거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중국과 일본은 판문점 선언을 도출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의중을 공유하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선언 후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전화 통화를 했고 일본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보내 성과를 공유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대화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 내 일정을 이유로 지연돼 왔다. 모리토모·가케 학원 문제, 자위대 이라크 파병일지 은폐 사건 등으로 궁지에 몰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번 회의를 돌파구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어 왔으나 이번 정상회담 이벤트는 자국 내 분위기 반전에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남북 정상회담에서 밝힌 비핵화 의지가 실제로 이행될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사설]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에 政·官 총력 기울여야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한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힘찬 출발을 했다. 완전한 비핵화와 종전 선언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전 세계에 약속한 남북 두 정상이다. 이 역사적인 선언의 빈틈없고 견고한 실천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있다. 국내적으로는 선언의 이행을 담보하는 후속 조치를 마련해 필요하면 법제화를 통해 뒷받침하는 일이고, 국외적으로는 북·미 정상회담 도중에 있는 5월 9일의 한·중·일 정상회담, 5월 중순의 한·미 정상회담 등에서 비핵화로 가는 국제사회의 협조 체제를 강고히 하는 일이다. 남북은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을 통해 6·15선언과 10·4선언을 내놓았다. 이 선언들이 제대로 실천되고 이행됐다면 한반도의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6·15선언은 노무현 참여정부로 계승돼 상당 부분 실천이 가능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10·4선언은 이듬해 이명박 정부가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만들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남북 간 합의가 지속될 수 있으려면 정상 간 선언만큼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치는 절차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준 동의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도 존재한다. 남북 합의를 국가 간 조약으로 봐야 하는데 헌법 제3조에 따르면 우리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점이 그 하나이고,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동의 절차를 진행하다 소중한 선언이 정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 번 오지 않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경제공동체 건설의 기회를 대승적으로 살려 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정파를 초월해 비준 동의에 힘을 모았으면 한다. 판문점 선언의 크고 작은 합의를 실천하기 위한 군사·고위급·적십자 회담도 잇달아 열린다. 군사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밝힌 적대행위 전면 중지,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의 평화수역 설정 등 굵직한 의제들이 논의될 것이다. 이 의제들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적이 있는 만큼 속도를 내 진행하면 좋을 것이다. 8월 이산가족 상봉도 서둘러야 한다. 준비에 최소한 2~3개월 걸리는 만큼 곧바로 적십자회담에 들어가되 상봉의 정례화와 규모 확대도 북측에 요구해 실현시켜야 한다. 남북의 각 부처 관계자들이 상주하게 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남북 교류의 핵심 창구일 뿐더러 나아가 서울과 평양에 설치할 대표부 설치의 전 단계가 되는 만큼 고위급회담에서 풀어나가면 될 것이다. 선언에 적시된 경협 사업인 동해 북부선과 경의선 철도 복구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걸려 있어 곧바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제재가 완화될 때 즉각 복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우리도 충분히 준비하고 남북이 실무적인 협의를 축적해야 할 것이다.
  • 中 정찰기, 올 세 번째 KADIZ 진입

    中 정찰기, 올 세 번째 KADIZ 진입

    포항~ 울릉도 해안 4시간 비행 외교부, 中 대사 불러 강력 항의중국군 정찰기 1대가 지난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해 4시간가량 포항 동남방에서 울릉도 쪽으로 해안을 따라 비행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각각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와 두눙이 중국 국방무관(소장)을 초치해 강력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지난 1월 29일과 2월 27일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이다. 2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전날 오전 10시 44분쯤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에 진입했다. 이어 낮 12시 11분쯤 포항 동남방에서 북쪽으로 기수를 틀어 해안선으로부터 56㎞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강릉 동방(해안선에서 74㎞) 상공까지 이동한 뒤 낮 12시 43분쯤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진입 경로를 따라 오후 2시 33분쯤 KADIZ를 벗어났다. 진입한 중국 군용기는 Y9 정찰기로 추정된다. 합참은 “이번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항적은 지난 2월 27일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진입 직후부터 F15K 등 여러 대의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추적, 감시했다. 또 한·중 직통망을 비롯한 전투기 경고 무선 등을 통해 “우발적인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 중단과 더이상의 위협 비행을 중지하라”고 경고하며 대응했다. 외교 및 국방 당국은 즉각적으로 중국 측에 항의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는 당일 저녁 추 대사를 초치했고 최형찬 국방부 국제정책관도 비슷한 시간 두 무관을 불러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중국 정찰기의 KADIZ 진입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공사 재개 등에 대한 항의 및 한·미 대공방어 능력 정찰 차원으로 읽힌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文 “김정은, 日과 대화 용의 있어”…아베 “北 움직임 전향적”

    文 “김정은, 日과 대화 용의 있어”…아베 “北 움직임 전향적”

    45분간 통화서 비핵화 협력 공감 아베 “한미일 연대” 역할론 강조 文 “납북 문제 언급” 日패싱 배려 서훈 원장 보내 회담 결과 설명도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 외교’를 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 주변 4강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일본과 러시아는 ‘한반도의 봄’ 속에서 비핵화 논의에 소외될 것을 우려해 역할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형국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판문점 선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합의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공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양 정상의 통화는 오전 10시부터 45분간 진행됐다. 아베 총리는 통화에서 “북한의 움직임은 전향적”이라며 “이 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과거사 청산에 기반한 북·일 국교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전달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도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도 북한과 대화할 기회를 만들 것이고 필요하다면 문 대통령에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가 끝난 뒤 일본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폐기를 위해 한·일, 한·미·일이 연대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거론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관련) 아베 총리의 뜻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부각되기를 희망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두 정상의 통화 직후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아베 총리를 예방해 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김 위원장의 회담 스타일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서 원장에게 “역사적인 정상회담 이후 바쁜 가운데 일본을 방문해 줘 감사하다”면서 “문 대통령의 노력으로 성공리에 완료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5시부터 35분간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앞으로 한반도에서 확고한 평화를 구축하는 데 튼튼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라는 아주 복잡한 상황에서 이뤄내기 어려운 일을 해 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가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으로 이어질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러시아의 철도·가스·전력 등이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연결될 경우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 사업에 대한 공동연구를 3자가 함께 착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두 정상은 3각 협력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도움이 되고, 다자안보체제로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오는 6월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러시아에 오면 월드컵 축구 한국-멕시코전(24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만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 정상 간 통화 계획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타진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 일정으로 조금 늦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새달 장성급 군사회담 6월 민족공동행사 추진

    새달 장성급 군사회담 6월 민족공동행사 추진

    남북 정상이 27일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 정착, 남북 관계 발전 등 3대 부문에서 총 13개의 합의를 담고 있다. 남북이 비핵화뿐 아니라 군사긴장 완화, 인도적 교류, 문화·체육 공동 행사 등 많은 합의를 도출하면서 지난 1월 1일부터 이날을 위해 바쁘게 뛰어온 남북은 올해 남은 기간도 쉬지 않고 소통하게 된다.5월은 군사긴장 완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첫 행동은 5월 1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전단 살포 등 모든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것이다. 또 5월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개최한다. 비무장지대(DMZ)의 비무장화가 논의되고 남북은 곧 감시초소(GP)의 단계적 철수에 돌입할 수 있다. 6·15 공동성명 17주년 기념일에는 당국,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 개최를 남북이 추진한다. 8월 15일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다.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행사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고 화상상봉이나 편지교환 등을 통한 대규모 상봉이 가능할지가 관건이다. 국내 이산가족의 10명 중 6명 이상이 80대가 넘을 정도로 고령화가 진행돼 빠른 만남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핵화 부문에서도 5월초 한·중·일 정상회담, 5월 말이나 6월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 향후 열릴 남·북·미 정상회담 등 숨가쁜 일정이 남아 있다. 모든 일정이 무난하게 진행된다면 판문점 선언에 언급된 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올가을에 평양을 방문할 때는 이런 행사와 조치들이 일단락된 뒤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바란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 바란다/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운명의 아침이 밝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전쟁 종식을 선언한다면 한반도에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가 열릴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 1, 2차 정상회담보다 더 큰 기대가 모이는 것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ㆍ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북ㆍ미 및 북ㆍ일 수교는 이 지역 평화 구축의 길에 남은 마지막 과제들이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마련된 6자회담이 충분히 기능하지 못한 것은 두 개의 양자관계가 아직 실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탓이 크다. 북ㆍ미 사이에는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서 변화가 예상된다. 남는 것은 북ㆍ일 관계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북ㆍ일 정상회담 개최에 기대를 표명한 것은 적절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이 납치자 문제를 우선하는 데 있다. 과거에도 일본은 6자회담에서 납치자 문제를 제기하면서 북핵을 둘러싼 논의의 전선을 흩트린 적이 있다. 행위자가 많을수록 의견 수렴이 어려운 다자주의의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양자 사이에는 신뢰가 부족하고, 다자주의로는 의견 수렴이 어려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다양한 삼각형을 운영하는 데 해답이 있다. 남북과 북ㆍ미를 연결해 남ㆍ북ㆍ미 구도가 논의되는 것이 그 예다. 그런데 이 지역에는 이미 제도화된 3자 정상회담의 틀이 있다. 5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3국 정상회담에서 두 가지 역할(2Ls)을 자임해 세 가지 메시지(3Ps)를 던지고, 5가지 협력 의제(DEPTH)를 제안해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한국은 동아시아 평화 구축의 선도국가(Leading State)로서 이 지역의 평화 구축 과정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 일본의 관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동아시아 화해협력의 연계국가(Linker State)가 돼 남북 분단, 북ㆍ일 분단, 중ㆍ일 분단이 중첩된 동아시아 대분단선을 봉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3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도쿄에서 우리 정부가 평화를 연결하고(Peace Connected), 번영을 연결하고(Prosperity Connected), 사람을 연결하자(People Connected)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남북 화해에 대한 일본의 의구심을 씻을 수 있을 것이다. 남북 화해와 북ㆍ미 화해, 그리고 북ㆍ일 화해를 연결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일본의 인도태평양구상을 연결하며, 이 지역의 시민과 국민과 인민을 연결해 동아시아의 과제를 나의 과제로 인식하게 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제도화하는 기초가 마련될 것이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내년 20주년 성년을 앞두고 이제 깊이(DEPTH)를 더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정부가 다음의 5가지 협력 의제를 제시해 이에 집중한다면 3국 정상회담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산파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동아시아 안전공동체의 창출을 목표로 한 재난 대비(Disaster Preparation) 노력이다. 방사능 모니터링 한·중·일 위원회와 같은 것이 시초가 될 수 있다. 둘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공동대응으로 한층 더 경제적 통합(Economic Integration)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사람들의 소통과 교류(Personal Exchange)에 장벽을 없애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반도 종단철도를 완성해 피스보트의 육로판으로 한·중·일 청춘열차를 운행해 본다면 어떨까? 넷째, 진실과 화해(Truth and Reconciliation)를 위한 노력이다. 3·1운동과 5·4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새로운 100년을 위한 한·중·일 신역사 선언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마지막으로 한·중·일 평화인문학공동체(Humanities Community)를 만들어 보자. 한·중·일은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강렬한 평화의 염원으로 오래 지적 분투를 전개해 온 곳이다. 이를 엮어 인류의 공공지로 제공하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봄의 씨앗을 북ㆍ미 정상회담으로 움트게 할 단비가 될 수 있다.
  • ‘4·27회담 성공’ 땐 北리스크 완화→경제 성장 기대

    ‘4·27회담 성공’ 땐 北리스크 완화→경제 성장 기대

    대외 신인도 상승 긍정적 작용 금융·외환시장 안정화에 도움 소비·투자심리 개선에도 한몫 관광객 늘어 숙박업 등 활성화 남북경협 재개 땐 경공업 활력 4·27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드’가 해소되면서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악재로 여겨졌던 ‘북한 리스크’가 걷히면서 국가 신인도 향상은 물론 각종 경제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북·미회담도 성공하면 자본유출 완화 허진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아지고 경제활동, 소비심리에 좋은 영향을 준다면 모멘텀(성장 동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주요 고려 사항은 군사적 충돌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 등 북한 리스크다. 무디스와 피치는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한 시기였던 지난해 10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각각 Aa2, AA-로 유지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등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즉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한국의 신용등급이 오를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원화 강세 부추겨 수출에 악재 우려도 보통 국가 신용등급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가 확대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자본유출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출렁였던 금융·외환시장의 안정화 역시 기대되는 효과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소비 및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남북 간 긴장 관계가 누그러지면서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이 재개된다면 경공업 중심 사업들의 생산이 늘어난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기대해 볼 만하다. 이는 도소매, 음식·숙박 등 관련 서비스업 경기 활성화에 기여한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가 한·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사드 갈등으로 지난해 3월 이후 급감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부담을 주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된다. 허 부총재보는 “남북 정상회담 한 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앞으로 전개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비핵화 문을 힘차게 열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세계를 놀라게 할 결과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장시간 회담을 거쳐 타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윤곽을 잡고 한 달 뒤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가 4·27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속전속결의 북핵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한반도 모델’로 교과서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남북 특사 교환 이후 3·27 북·중을 시작으로 4·18 미·일 등 정상 외교가 눈에 띈다. 5월 한·중·일, 6월 한·러 정상회담처럼 확정된 일정 외에도 북·중,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한반도와 주변국 정상이 몇 달 사이 자주 만나는 일은 21세기 들어 없던 일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전환기에 강대국들이 그들의 이해를 담아 개입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분주하다. 열강들의 한반도 개입이 역사의 트라우마처럼 다가오지만 이 땅이 다시는 전쟁의 길에 빠지지 않고, 민족의 경제공동체를 일구는 대장정을 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4월 초 평양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중 평양 답방 소식이 흘러나왔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일본만 뒤처지는 느낌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위기감이 없는 듯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회견에서 ‘재팬 패싱’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과연 그럴까. 아베 총리는 올해 초만 해도 일본 외교가 역사상 최고점에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많이 해외를 다니며 국익을 추구하는 ‘아베 외교’를 펼쳐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일어날 한반도의 지각변동은 예측을 못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오독(誤讀)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그 선언을 김정은 정권의 ‘핵 담판’으로 읽었다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화 없는 제재와 압박’을 외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영원히 평양행 차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을까. 비핵화 열차의 종착역은 북·미 수교이다. 그 열차에 오를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달렸다. 일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대북 외교의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하도 북한에 속아서” 돌다리도 몇 차례고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신중함이 느껴진다. 일본에서는 ‘버스를 놓쳤다면 무리해서 올라타기보다 일시정차할 때 타면 된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 신중한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납치, 핵, 미사일 등의 제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실현’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비핵화가 되더라도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일 수교는 어렵다는 얘기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 고백이 일본의 북한 때리기를 초래해 국교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은 납치에 관한 모든 것을 넘겨주고, 일본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북·미의 비핵화 해결 방식으로 거론되는 ‘원샷’, ‘빅뱅’ 등의 대담한 타결이 북·일 관계에서도 필요한 까닭이다. 북한은 일본이 전후 처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불행한 과거를 청산할’(2002년 북·일 평양선언) 책임, 일본에 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요청, 충분히 이해한다. 이제 스스로 대북 외교에 나서 비핵화 한반도와 협력하는 대국 일본의 역할을 할 때다. marry04@seoul.co.kr
  • 주중대사 랴오닝성 방문 불발… 중국 측 이틀 앞두고 일정 취소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단된 선양 롯데타운 공사 재개를 위해 중국 랴오닝성 성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면담 이틀 전에 중국 측이 일정을 취소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노 대사는 24일부터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랴오닝성 선양시, 다롄시 등 북·중 접경 일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회담 후속조치 논의를 위해 지난 20일 한·중 경제공동위원회가 2년여 만에 개최되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움직임이 보이자 롯데도 중국 사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선양 롯데월드는 사드 갈등이 불거진 이후 공사가 18개월째 중단됐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中미세먼지 많은 곳에 한국 저감기술 소개한다

    정부가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베이징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높은 지역에 국내 우수 대기오염방지 기술을 소개한다. 환경부와 한국 환경산업기술원은 ‘2018년도 한·중 미세먼지 저감 환경기술 실증 협력사업’에 참여할 국내 후보기업 12곳을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환경부는 우리 업체들과 23~26일 중국 장쑤성·베이징·산둥성을 돌며 기술설명회를 갖는다. 이들 지역은 중국 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상위권에 속한다. 2014년 한·중 정상회담 이후로 두 나라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환경산업을 공동으로 육성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실제 산시성과 허베이성에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는 국내 기술이 적용돼 있다. 환경부는 사업 성과를 높이고자 참여 후보기업을 지난해 7곳(13개 기술)에서 12곳(20개 기술)으로 늘렸다. 지난해에는 사업 성과가 없었지만 올해는 1월에 일부 업체가 산시성에서 136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성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사업 참여 업체 가운데 블루버드환경은 다이옥신과 먼지·산성가스·중금속 등을 90% 이상 효율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졌다. ‘건식 탈황 방식’으로 설비가 부식하는 것을 막고 소석회나 활성탄 등 반응제를 재사용해 처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KC코트렐은 ‘고효율 건식 전기집진 기술’을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소 같은 대형 시설에 적용해 정전력으로 먼지를 분리해 낸다. 다른 기계식 집진기나 여과 집진기보다 미세분진을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 전력 효율도 높아 기존 설비보다 40% 정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환경부는 중국이 최근 휘발성유기화합물(VOSc)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집진·탈황 등 통합 처리기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국내 우수 환경기술 보유 기업 후보군을 넓혔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비정상적 65년 휴전 끝내고… 북·미 수교로 평화협정 시동

    비정상적 65년 휴전 끝내고… 북·미 수교로 평화협정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의제로 6·25전쟁의 종전 문제가 논의 중인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고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이 동전의 양면처럼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기 위해 북·미 수교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은 전쟁을 끝낼 수 있는지 보기 위해 북한과 회담할 계획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축복한다”면서 ‘축복한다’는 말을 네 번이나 반복했다. ‘축복’(blessing)은 국제관계 등에서는 공식적인 승인 행위로 해석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종전 선언 논의가 오히려 비핵화 논의에 대한 집중력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승인함으로써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제가 모두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종전 선언 문제는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간 이어져 온 비정상적 휴전 상황의 종식을 의미한다. 남북한은 앞서 지난달 29일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4·27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를 한반도 비핵화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포함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압축한 바 있다. 북한이 비핵화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 온 북·미 관계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종전 선언이 이뤄져야 하기에 북·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격인 남북 정상회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논의될 수밖에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을 전제로 한 것이고 평화협정은 북·미 수교로 건너가기 위한 일종의 사전 조치”라며 그동안 미국이 안 해주던 북·미 수교를 확실히 보장해 줄 테니 비핵화를 하라는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전환에 있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이 같은 프로세스가 순탄히 진행되려면 미국이 요구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일괄타결식 비핵화 로드맵에 북한이 호응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북한·중국 등 3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사국들이지만 당시 이승만 정부는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협정을 거부한 바 있어 한국은 정전협정 당사국이 아니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한 및 미국, 중국의 4자 간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남·북·미·중 4자 정상회담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외국군의 철수를 규정한 정전협정 4조에 따라 평화협정 체결 시 주한미군의 주둔 근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1992년부터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철폐되면 주한미군의 역할이 바꿜 수 있다는 주장을 했고 최근 내건 비핵화 조건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 회담 비핵화 로드맵 합의할 듯… 문제는 실행 과정”

    속전속결 vs 단계적 접점 찾아야 미·일 vs 북·중·러 구도 우려도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타결의 ‘길잡이’가 될 남북 정상회담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자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주변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후 실행 과정에서 6개국의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17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은 우선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실행 과정”이라며 “특히 북한이 대(對)중·러 외교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갈릴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6월 북한을 방문해 답방 형식의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0일 4년 만에 러시아에서 북·러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고,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도 예상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으로 떠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도록 지속적 대북 압박 기조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역할을 감안할 때 2003년 6자회담의 대결 구도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재자’로 나선 한국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미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오는 6월 한·러 정상회담도 예상된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로드맵 일괄 타결 후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 이행’과 북한의 ‘단계적·동보적 이행’의 접점을 찾는 것이 숙제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기간을 정하는 것이 관건으로 미국은 1년을,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인 2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미·중·일·러 6개국의 이해 관계에 접점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체제안전, 정상국가화, 경제개발 등을 꿈꾸고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 핵폐기’(CVID)가 목표다.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 강화를 차단하기를 원하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 해결과 함께 한·미·일 안보 협력 유지를 바란다. 러시아도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역할 회복과 극동경제 활성화가 목표다. 다만 6개국 모두 비핵화 대화를 명확하게 지지하고 있다. 한국이 바라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 학자에게서 ‘6자회담은 죽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며 “형식은 과거와 같이 6자가 참여하더라도 비핵화는 남·북·미가, 평화협정은 남·북·미·중이 협상하는 등 내용과 구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비핵화 논의 준비… ‘시리아 변수’ 없을 듯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상회담 표어인 ‘평화, 새로운 시작’처럼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분단 68년 만에 북한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다. 특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될지 관심을 끈다. 남북이 비핵화 논의를 위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매체도 ‘뜻깊은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16일 “북한 외무성, 정찰총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소조가 정상회담 준비 상황 보고서를 만들면 김정은 위원장이 검토하는 식으로 회담 준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준비위원장을 맡듯 북도 비서실장격인 김창선(국무위원회 부장) 서기실장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온 겨레와 세계를 무한히 격동시키는 북남 수뇌 상봉과 회담은 원수님(김정은)의 탁월하고 세련된 정치와 조선노동당의 일관한 자주통일 노선에 의해 마련되는 뜻깊은 사변”이라고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의제에 제한 없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 다목적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 로드맵은 한·미 및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율을 거쳐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을 밑그림이다. 2500여명의 전 세계 기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공식적인 비핵화 선언, 즉 ‘4·27 공동 선언’이 도출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속전속결형 비핵화’와 북한의 ‘단계적 타결, 동보적 이행’ 간에 큰 간극을 조율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을 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되 북의 비핵화 완료 시한을 6개월, 1년, 2년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29일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날짜를 정한 뒤 한 번의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과 두 번의 통신 실무회담을 열었다. 18일 2차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에서 실무 논의를 끝내고, 곧 열릴 고위급회담에서 의제 논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발생한 시리아발(發) 중동 정세 악화와 이에 따른 미·러 간 신(新)냉전 재현 가능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부상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냉전은 이념, 철저한 편 가르기, 군사적 행동이 특징이었지만 현재는 미·러에 양다리를 걸친 국가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주의적 ‘파워 폴리틱스’(권력정치)로 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북핵 문제는 세계적 위협이기 때문에 미·중·러도 협력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재팬 패싱 없다” 강조한 文대통령

    “한·일 소통 어느 때보다 중요” 日에 비핵화·평화정착 역할 주문 고노 “납북자 문제 한국 협력 기대 어업 협상 해결 최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반도 문제에서 ‘재팬 패싱’(일본 배제)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북·일 관계 개선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6월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는 2015년 이후 중단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다음달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노 외무상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일, 한·미·일 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하길 희망하고, 이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된 이 선언에는 과거를 직시하고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접견은 40분간 이뤄졌으며,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에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 고노 외무상은 “일본인 납치자(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포함, 북·일 관계 현안 해결과 북·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년 넘게 표류한 한·일 어업협정의 조속한 타결을 요청했고, 고노 외무상은 “어업 협상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일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의 어획량을 결정하는 이 협정이 2016년 6월 협상 실패 이후 장기 표류하면서 부산지역 근해 어업은 치명타를 입었다. 고노 외무상은 문 대통령 면담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일 외무장관회담을 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만나고 현충원도 참배했다.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까지 대북 제재와 압박은 지속돼야 한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즉 북한 핵·미사일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핵 문제와 미사일 문제,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의 기본 입장을 남북 정상회담 계기에 북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 장관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있기까지 대북 제재·압박은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북한도 대화 중에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대화의 모멘텀(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비핵화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과거사 문제는 평행선을 달렸다. 고노 외무상은 오는 16일 한국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에 반대했다. 이에 강 장관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떤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부산운동본부가 추진하는 일본 총영사관 소녀상 옆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립 문제에 대해서도 고노 외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베, 가케학원도 부당지원… 커지는 ‘사학스캔들’

    아베, 가케학원도 부당지원… 커지는 ‘사학스캔들’

    ‘학부 신설 총리 안건’ 문서 발견‘모리토모학원 관련 문서 조작’, ‘이라크 파병 자위대 일일보고 은폐’ 등 일본 아베 정권을 뒤흔드는 각종 파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메가톤급 의혹이 제기됐다. 아베 신조(얼굴)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에 대한 정부 차원의 특혜 제공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보도다. 아사히신문은 10일 아베 총리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논란과 관련해 수의학부가 설치된 에히메현의 문서에 ‘총리 안건’(총리가 직접 추진하는 사안)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총리 측근이나 관저 등이 수의학부 신설 문제에 개입한 적 없다”는 아베 총리의 입장을 뒤집는 것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이 문서는 2015년 4월 2일 에히메현 이마바리시 직원이 야나세 다다오 당시 총리비서관 등과 면담했을 때 현 측에서 작성한 것이다. 문서에는 야나세 전 비서관이 시청 직원 등에게 “수의학부 신설은 총리 안건으로, 내각부 후지와라 차장의 공식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지와라 차장은 당시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실 차장으로, 국가전략특구를 담당했던 인물이다.현청 관계자는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유치 협상 중 정부에 대한 요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여러 관련 부서에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배포한 문서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나세 전 비서관은 아사히 보도와 관련해 “기억하는 한 이마바리시 쪽과 만난 적이 없으며, 총리 안건이었다는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아는 바가 없다”며 관계기관들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방침을 밝혔다. 가케학원은 지난해 1월 일본 정부로부터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아 이달 이마바리시에 오카야마이과대학 수의학부를 열었다. 일본 정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낸 것은 52년 만에 처음으로, 야권은 아베 총리가 허가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입헌민주당 등 야권 6당 국회대책위원장은 회동을 갖고 야나세 전 비서관 등의 증인 환문을 요구하기로 했다. 입헌민주당 쓰지모토 기요미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총리가 주도했다는 혐의가 분명해졌으며, 이제 관저는 의혹의 집이 되어 버렸다”고 말했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에 이어 가케학원 파문까지 확인되면 아베 총리의 입지는 한층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중도 퇴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3연임은 멀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가 소식통은 “일본 경제가 괜찮은 데다 북핵 문제에 따른 미·일, 한·중·일 정상회담 등 외교적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점이어서 아베 총리의 위치가 당장 위협받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런 식으로 새로운 의혹이 줄줄이 제기되다가 어느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이 나오면 그 이후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한·중·일 정상회담 새달 9일로 최종 조율 중”

    NHK는 일본과 중국 정부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해 일본에서 열리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담의 날짜가 다음달 9일로 최종 조율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1999년 시작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는 2007년까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에 열렸다가 2008년부터 3국 별도 회담으로 진행했다. 이후 3국이 번갈아 열었다가 2015년 한국에서 열린 이후 중단됐다. 순번에 따라 의장국을 맡게 되는 일본이 지난달 초 한국과 중국에 3국 정상회담을 제의하면서 날짜 조율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날 교도통신도 중국 베이징발 기사에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리 총리가 내달 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3개국 정상회담 이후 아베 신조 총리와 양자회담도 갖는다. 리 총리가 일본에서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아키히토 일왕을 접견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개최 날짜는 현재 검토 중이며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동안 다음달 8~9일쯤 개최를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1분기 中 국내 투자 5배 급증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 28%↑ 올해 1분기(1~3월) 중국의 대한국 투자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1.5% 급증했다. 사드 보복으로 막혔던 중국과의 경제 교류가 회복된 효과가 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4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외국인 직접투자가 신고 기준으로 49억 3000만 달러 늘면서 1년 새 28.1% 증가했다. 1분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특히 중국의 대한국 투자가 신고 기준으로 541.5% 급증한 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중국발 투자는 외환송금 규제 강화와 해외투자 분야를 제한하는 ‘해외 직접투자 지도 지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많이 감소했지만,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교류가 회복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가 8억 달러로(1만 691% 증가) 가장 컸고, 반도체·전자 부품과 태양광 분야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유럽연합(EU)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114.0% 증가한 18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 반도체 소재와 자율주행차 부품 기업에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지분 투자가 이뤄졌다. 미국의 투자는 102.3% 증가한 7억 4000만 달러, 일본은 9.6% 감소한 3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교역 규모 감소 우려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 위축 등의 요인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타결 가능성 등은 호재라는 분석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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