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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든 여성에겐 이야기가 있다”…당신이 몰랐던 ‘오스카 3관왕’ 프랜시스 맥도먼드 [김정화의 WWW]

    “모든 여성에겐 이야기가 있다”…당신이 몰랐던 ‘오스카 3관왕’ 프랜시스 맥도먼드 [김정화의 WWW]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감독상에 작품상, 여우주연상까지 휩쓴 영화 ‘노매드랜드’였다. 중국계 감독 클로이 자오와 함께 이를 만든 주역은 바로 프랜시스 맥도먼드. 맥도먼드는 도시의 쇠락으로 직장과 집, 남편까지 잃은 뒤 밴에 전재산을 싣고 떠돌이 생활하는 주인공 ‘펀’을 연기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97년 제69회 시상식에서 영화 ‘파고’로 처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맥도먼드는 2018년 제90회 시상식에서 영화 ‘쓰리 빌보드’로 두 번째 상을 받았고, 이번에 3번째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역대 아카데미에서 주연상을 3회 이상 받은 배우는 그와 캐서린 헵번(4회), 메릴 스트립(이하 3회), 잉그리드 버그만뿐이다. 40년 연기 인생…“사람과의 교류를 원하는 배우”1957년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맥도먼드의 출생 당시 이름은 신시아 앤 스미스였다. 그는 생후 18개월 무렵 목사 가정에 입양돼 프랜시스 맥도먼드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목사라는 특성상 자주 이사를 다녔고, 베서니 칼리지와 예일대 드라마스쿨을 거쳐 영화와 연극계로 발을 디뎠다. 코엔 형제의 작품 ‘분노의 저격자(블러드 심플)’로 처음 영화에 데뷔했고, 현 남편인 조엘 코엔의 ‘아리조나 유괴 사건’ 등에서 연기하며 이름을 알렸다. 헐리우드에서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1996년작 파고다. 임신 중인 경찰서장 마지 건더슨 역을 맡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다. 붉은 피가 솟구치는 설원의 범죄 현장에서 냉정하지만 따스한 경찰을 연기한 그는 단번에 오스카를 매료시켰다. 이후에도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고, 2018년 ‘쓰리 빌보드’에서 강간, 살해로 딸을 잃은 엄마 밀드레드 헤이스로서 처절한 아픔을 연기하며 또 다시 세계를 매료시켰다.맥도먼드의 매력은 평범함이 주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그는 주름을 없애기 위해 보톡스를 맞지 않고, 볼이나 이마를 빵빵하게 만들어주는 필러도 쓰지 않는다. 레드카펫에서도 화장하지 않은 맨얼굴을 당당히 드러낸다. 배우지만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더 예쁘고, 더 어리고, 더 화려한 사람만이 주목받기 쉬운 헐리우드에서 이같은 행보는 기행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보다 강하다. 그는 2017년 뉴욕타임스(NYT)와의 특집 인터뷰에서 “스스로 유명하다고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인위적이고 가식적인 모습을 거부한다고 밝혔다.맥도먼드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름을 물어본다. 그들을 만지고, 본다. 여기에 진짜 ‘교류’가 있다”며 “나는 사진을 찍히고 싶어 배우가 된 게 아니다. 사람과의 소통을 원해 배우가 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 켄 로치 감독과 함께 영화 ‘숨겨진 계략’을 제작한 영국 감독 레베카 오브라이언은 맥도먼드에 대해 “가장 덜 버릇없는(least spoiled) 미국 배우 중 한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맥도먼드가 얼마나 평범해질 수 있는가를 사랑한다”며 “그는 화장을 하지 않고, 그저 온전한 자신으로 연기한다”고 평했다. 오스카 주연상 3회…연극 토니·드라마 에미상까지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연기는 풍부하고 진정성 있는 극 중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가 맡은 역할은 모두 언뜻 평범하지만 결코 구태의연하지 않다. 매번 틀에 박힌 여성상을 뛰어넘는다. 파고의 마지가 그랬고, 쓰리 빌보드의 밀드레드가 그랬다. 가디언은 “출산을 앞둔 경찰관 마지,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경찰에 저항하는 엄마 밀드레드의 모습은 20년의 세월을 넘어 맥도먼드를 설명하는 결정적인 두 역할”이라며 “둘 다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 자신감 있는 괴짜”라고 했다. 두 여성 모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남성들에 비해 더 똑똑하고, 더 강하다. 이런 맥도먼드가 이번에 노매드랜드에서 완벽한 유목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NYT가 “노매드랜드는 대중의 눈에 띄지 않으려는 맥도먼드의 노력의 절정이었다”고 한 것처럼 그는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지 않았다. 영화를 촬영하며 몇 개월간 실제 유랑자처럼 생활했고, 같이 지낸 유목민 대부분은 그가 배우라는 사실도 모를 정도였다. 극 중 주인공 이름 ‘펀’(Fern)조차 그의 이름 ‘프랜’(Fran)과 비슷하다.크고 작은 디테일 역시 맥도먼드의 실제 삶에서 가져왔다. 영화에서 펀은 접시 세트를 자랑하는데, 이는 맥도먼드의 아버지가 대학 졸업 선물로 사준 것이다. 펀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사람은 맥도먼드의 가장 오랜 친구 중 한명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비평가 저스틴 창은 영화 리뷰에서 “맥도먼드는 영화에서 펀의 뒤로 사라지지 않는다. 펀에 의해 재발견되고, 펀 역시 맥도먼드에 의해 재발견된다”고 썼다. “여성들이여, 연대를” 헐리우드 성차별 소신 발언도헐리우드에 만연한 성차별을 깨뜨리기 위해 여성 배우로서의 목소리 역시 끊임없이 내고 있다. 그는 2018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성들에게 모두 연대해달라고 연설하며 업계 관계자들이 더 많은 여성 인재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상식장의 모든 여성을 일으켜 세우고, “서로 둘러보라. 우리에겐 모두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 후 두 단어를 남겼다. ‘인클루전 라이더’(Inclusion Rider). ‘포용 특약’이라고도 하는 이 개념은 남성 일색의 헐리우드 캐릭터가 실제 사회의 성별, 성 정체성, 인종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됐다. 출연 계약 때 이 인클루전 라이더를 넣어 배우, 제작진에 여성과 성소수자, 흑인 등을 일종 비율로 포함시키자는 제안이다. 헐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오랜 성폭행 등에서 보듯, 업계의 남성중심적 관점을 깨기 위해선 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연기 인생의 초반에 큰 성과를 얻고 이후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배우들도 있는 반면, 맥도먼드의 삶은 계속해서 성숙하고 발전한다. 그는 아카데미 외에도 브로드웨이 연극 ‘굿 피플’로 토니상을, HBO 드라마 ‘올리브 키터리지’로 에미상을 받았다. 영화, 연극, 드라마 등 세 분야에서 모두 상을 받은 ‘트리플 크라운 액팅’을 달성한 흔치 않은 배우다. 노매드랜드에서 그랬듯, 제작자로서의 역량도 보여주고 있다. 맥도먼드는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쓴 동명의 논픽션을 읽고 자오 감독에게 직접 연출을 제안한 장본인이다.60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맥도먼드가 연기를 이어가는 건 스타라는 화려함에만 갇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직업으로서의 배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꾸준히 노력하며 어떤 이도 갖지 못한 자신만의 색으로 세상을 칠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맥도먼드가 셰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 구절을 인용해 밝힌 소감은 이 목표 의식을 명확히 보여준다. “나는 할 말이 없다. 이 칼이 내 말을 대신할 테니까.(I have no words: my voice is in my sword) 우리는 그 칼이 우리 일이라는 걸 압니다. 나는 그 일을 좋아하죠. 그걸 알아줘서 감사합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프랜시스 맥도먼드는 누구 · Frances Louise McDormand1957 미국 일리노이주 깁슨 출생1975 펜실베이니아주 모네센 고등학교 졸업1979 웨스버지니아주 베서니 칼리지에서 예술 학사1982 예일대 드라마스쿨 예술 석사1984 영화 ‘블러드 심플’(Blood Simple)로 데뷔1987 영화 ‘아리조나 유괴사건’(Raising Arizona) 출연1988 영화 ‘미시시피 버닝’(Mississippi Burning) 출연1997 영화 ‘파고’(Fargo) 출연, 제69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2000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 출연2011 연극 ‘굿 피플’(Good People) 출연, 토니상 수상2014 TV시리즈 ‘올리브 키터리지’(Olive Kitteridge) 제작·출연, 제67회 에미상 수상2018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출연, 제90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2021 영화 ‘노매드랜드’(Nomadland) 제작·출연,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영화 ‘노매드랜드’와 클로이 자오 감독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https://bit.ly/3nEbrxD
  • 바이든 만나는 문대통령...백신 협력 약속 받아올까

    바이든 만나는 문대통령...백신 협력 약속 받아올까

    21일 정상회담 앞두고 다음주 외교장관회담美, 대북정책 검토 완료 “실용적 외교 모색”반도체 공급망 등 한국 측 협조 요청할 수도한미일 3국 공조로 중국 우회 압박 가능성 커“장관님, 혹여 우리 대통령이 워싱턴 가서 무슨 ‘피자 회담’을 했다고 해도 너무 그렇게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지난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뜬금 없이 피자 회담이 거론됐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오는 21일 개최될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달라고 당부하면서 꺼낸 말이다. 최근 미일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20분 간 진행된 ‘햄버거 오찬’에 빗대 이번엔 피자가 나오더라도 코로나19 때문에 그러려니 할테니 백신 확보만 잘 해달라는 취지의 말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필요하면 백신원정대라도 꾸려 전방위적인 외교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고 말하자, 정 장관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하며 “한미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백악관이 지난 30일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동시에 발표하고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미일정상회담 개최 직전, 한미정상회담도 열린다고 예고한 뒤 보름여만에 공식적으로 일정을 확인한 것이다. 이날 외교부도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 계기에 한미 외교장관 회담도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본격적인 조율에 들어간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까지 남은 기간은 20일. 바이든 정부는 출범 100일을 맞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다는 대북정책 검토 결과의 큰 틀을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 방안, 경제통상 분야 협력방안,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등 글로벌 도전과제에 대한 대응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실무적으로는 공동성명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세부적 이슈에 대한 입장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심은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선물’을 얻어내느냐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려는 문 대통령 입장에선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할 수 있다. 조기에 북미 대화가 개최되면 얼어붙은 남북 관계도 쉽게 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연한 대북정책에 더해 백신 협력과 관련한 성과도 이끌어내야 국내적으로는 ‘성공적 회담’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미일정상회담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데 당시 스가 총리는 방미 중에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를 걸어 백신 추가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반면 미측도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인 만큼 충분히 성과를 내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다방면에서 중국 견제 성격의 협력을 요구하려고 할 테지만 한국 입장도 있는 만큼 일본과는 다소 다른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문제를 거론하는 등 노골적인 중국 견제 대신, 반도체 등 공급망 재편 분야에서 한국 측 협조를 이끌어내는 식의 실리적 행보를 취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한미일 3국 협력을 재차 강조하면서 중국을 우회 압박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다음주 런던에서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뿐 아니라 한미일·한일 외교장관 회담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미측이 물밑에서 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3국 또는 한일 회담이 성사되면 정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대면하게 된다.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쿼드’(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참여 등 민감한 현안이 의제에 오를 지도 주목된다. 일단 청와대 관계자는 “쿼드 문제가 정상회담 의제로 정해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쿼드라는 틀을 언급하지 않을 뿐, 사실상 쿼드가 지향하는 여러 협력에 한미가 공조한다는 식의 의견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입장은 결이 다르다”면서 “중국 견제 등 민감한 이슈는 공동성명에 모호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대신 기후변화, 코로나19, 반도체 공급망 재편 등 글로벌 협력 부분에서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설립 기재부 예타 최종 통과… 2026년말 병원 문연다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설립 기재부 예타 최종 통과… 2026년말 병원 문연다

    경기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설립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해 이르면 2026년 말 개원할 예정이다.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은 시흥시를 넘어 수도권서북부 거점병원으로 건립되며 의료인력이나 기술면에서 서울본원을 능가하는 국내 대표적인 진료 및 연구교육 병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동아시아에서 가장 우수한 의료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시흥시는 30일 시청 늠내홀에서 서울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 조정식(시흥을) 의원과 공동브리핑을 갖고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 소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 설립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브리핑은 병원 설립계획과 더불어 시흥시와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공유하고자 진행됐다. 30여 분간 진행된 브리핑은 참석하지 못한 시민을 위해 실시간 유튜브 생중계도 함께 이뤄졌다. 이날 브리핑에서 조 의원은 병원 건립을 통해 시흥시가 남부럽지 않은 수도권 중견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으며, 이어진 임병택 시흥시장 브리핑에서는 병원과 연계한 시흥시 정책 방향 발표가 있었다. 또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앞으로 병원 건립 전략 및 세부추진 계획 등 대해 설명했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을 대신해 참석한 최해천 연구부총장이 서울대병원과 연계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청사진에 대해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세 기관과 해당 지역 국회의원이 공동브리핑을 개최함에 따라 향후 성공적인 병원 건립을 위한 신뢰 확보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오랜 기간 시흥시민의 숙원이었다”며 “그동안 시흥시를 믿고 응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K-골든코스트’ 사업의 중요 거점으로, 향후 대한민국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대표하는 핵심시설이 될 것”이라며, “조속한 병원 개원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번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로 1328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확보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시흥시와 서울대병원 간 긴밀한 공조와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내년부터 시작되는 시흥배곧서울대병원 건립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해천 서울대 연구부총장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는 교육·의료·산학 융복합 클러스터로 시작된 거대 프로젝트의 가장 중요한 퍼즐을 맞추게 됐다”며 “서울대학교는 시흥배곧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대학교 연구소, 병원 등 의료 바이오 혁신 주체들이 자생적 생태계를 구축해 한국형 의료바이오 산업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선도 기능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오세정 총장의 브리핑을 대독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병원 사업계획에 대한 KDI의 무수한 질의에 서울대병원은 최선을 다했고, 14개월간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어 이렇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흥배곧서울대병원은 ‘인간 중심의 혁신적 연구를 바탕으로 인류의 건강과 질병 관련 난제를 해결한다’는 미션 아래 또 하나의 서울대병원 분원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미래병원으로 지어질 것”이라며 “병원 개원은 2026년 말에서 2027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취중생] “생수 모자라 화장실 수돗물로” 훈련병 잡으면 코로나 잡히나요?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해 12월 전에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A씨에게 당시 신병 교육 기간인 5주 동안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지난달 26일에 물은 적이 있습니다. A씨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샤워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안 됐지만 매일 샤워를 할 수가 있었어요. 야간 점호시간 때 빼고는 화장실 이용에도 제한이 없었고요. 하루 거의 내내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지만 잘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잤어요. 그땐 면마스크를 빨아서 사용했어요.”그런데 한 달 동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만 6564명에 달했던 지난해 12월 이후로 훈련소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다음은 올해 육군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B씨가 경험한 일입니다.“잘 때도 KF94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야 했어요. 입소 후 첫 2주 동안은 얼굴 가리개(페이스 실드)도 썼죠. 정해진 시간 외에는 화장실도 갈 수 없었고, 화장실에 가더라도 한 명씩 차례로 가야 했어요.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 눈치를 보느라 화장실을 마음 편히 이용하기 어려웠죠.”B씨는 “제가 속했던 신병교육대에서는 그래도 세면이 가능했는데, 육군훈련소에서 생활한 병사 얘기를 들어보니 육군훈련소가 입소 후 2주 동안 훈련병들의 세면을 금지해 훈련병들이 힘들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육군훈련소가 세면과 화장실 이용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훈련병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최근 육군훈련소의 과도한 방역 조치로 인한 훈련병들의 기본권 침해 사례를 지난달 26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공개했습니다.“육군훈련소의 한 연대에서는 생활관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단 2분씩 허용했다고 합니다. 조교들은 심지어 화장실 앞에서 시간을 재며 2분이 지나면 ‘개XX야’, ‘씨X. 너 때문에 다음 생활관 화장실 못 쓰고 밀리잖아’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고, 아예 다음 차례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할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용변 시간 제한으로 인해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제보도 접수하였습니다.”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군인권센터는 “(훈련소 입소 후) 1~2차 PCR(유전자증폭) 검사가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공용 정수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동안 훈련병들은 열흘 간 생수를 먹는다. 그런데 훈련소는 한 사람당 하루에 500㎖ 생수 한 병만을 제공한다”면서 “이처럼 절대적인 음수량이 부족하여 화장실을 쓸 때 몰래 수돗물을 마시거나 그마저도 못해서 탈수증상으로 의무대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배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B씨는 “동일집단격리 기간(입소 후 2주) 동안 생활관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반찬 양이 부족해 추가 배식을 요청해도 조교가 ‘못 먹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해 밥을 제대로 못 먹는 일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육군 관계자는 “육군훈련소는 연간 12만여명이 입영하는 전군 최대의 신병교육기관으로서 코로나19 감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과도한 수준의 예방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입영장정 중 코로나19 확진자 27명이 확인됐으나 강화된 선제적 예방조치로 단 1명의 추가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대규모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군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지난달 28일 긴급 주요지휘관회의를 열고 “전후방 각지에서 대한민국 육군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 대한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자녀를 군에 보내주신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도 지난달 2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육군훈련소와 관련한 일로 송구스럽다”면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서 장병들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국가인권위원회도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권위는 육군훈련소를 포함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군 훈련소에서 생활하는 훈련병이 군인화 교육과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이유로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받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서 육군훈련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육군훈련소의 주인공은 훈련병입니다. 저희는 훈련병을 위해 존재합니다. 훈련병 가족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에도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맞는 말입니다. 이제 이 말을 실천에 옮길 때입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선거법 위반’ 이규민 의원 항소심서 벌금 700만원 구형

    ‘선거법 위반’ 이규민 의원 항소심서 벌금 700만원 구형

    21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규민(경기 안성) 의원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700만원을 재차 구형했다. 수원고법 형사2부(김경란 부장판사) 심리로 30일 열린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상대 후보가 낸 법률안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해당 비방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끼친 점을 인정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자동차 전용도로에 고속도로도 포함된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문제가 되리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선거 공보물을 낼 때 문제 소지가 있을 만한 일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는 만큼,정상을 참작해달라”고 최후 진술을 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선거 공보물에서 경쟁자이던 당시 미래통합당 김학용 후보에 대해 “김학용 의원은 바이크를 타는데,바이크의 고속도로 진입 허용 법안을 발의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이 의원이 상대 후보 낙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으나,법원은 지난 2월 무죄를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은 무효가 된다.선고 공판은 내달 25일 열린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2016년 출간된 이래 64쇄, 7만 3000부가 팔린 책 ‘입트페’(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 작가는 여성주의 저서와 역서를 전방위적으로 출간하는 젊은 여성주의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속 고립된 여성들과 연대하는 프로젝트로 이메일 서비스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시작했다. ‘고사리박사’는 필명 말고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웹툰 작가다. 2018년부터 신생 독립 플랫폼 딜리헙에 연재한 웹툰 ‘극락왕생’은 이듬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연재 10개월 만에 매출 2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불교 보살의 자비 아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를 다시 살게 된 귀신 박자언의 이야기에는 딱 한 명의 협시 외에 부처와 보살 모두 여성이다. 여성주의 창작자이자 친구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마포구 이 작가의 자택(이자 사무실)에서 만났다.-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민경 ‘코로나 시대의 사랑’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 썼던 이메일 서비스와 석사 논문을 섞어 새 책으로 만들려고 해요. 지난달에 냈어야 하는데 잘 안 돼 괴로운 상태고요. 올 초 석사 학위(문화인류학)를 받았는데, 프랑스로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이에요. 고사리박사 이달 말, 새달 초에 출간하는 문학동네 여성 작가 테마단편집에 실릴 원고 작업을 했고요. 5월 부처님오신날이 ‘극락왕생’의 크리스마스거든요. 의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고요. ‘극락왕생’ 영상화도 결정돼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문체부 장관상 받은 ‘극락왕생’ 2019년, 함께 아는 지인을 통해, 말하자면 ‘소개팅’처럼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작가가 지난달 만든 통번역 에이전시 ‘핫팟’은 ‘극락왕생’의 번역 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영어부터 시작해 일어, 중국어, 불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고사리박사님은 ‘극락왕생’에서 현재 시점으로 29살이 됐을 여고생들 이야기를 그렸고, 이 작가님은 꾸준히 ‘2030’ 여성 목소리를 모으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여성들 이야기를 쓰고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민경 저는 의외로 ‘형식’이요. ‘저자로서의 인류학자’(클리퍼드 기어츠 저)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작가는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고, 저자가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제가 해 왔던 작업이 일종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이냐’를 고민하는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트페’는 생각보다 형식이 되게 중요했어요. 온라인상에서 관련 발화가 많았지만 파급력이 없었어요. 매뉴얼, 회화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럽 낙태 여행’은 여행기,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은 연극 또는 드라마, ‘코로나 시대의 사랑’은 편지글로 만들었고요. 고사리박사 저는 보편적인 경험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고 해요. 만화라는 게 120%를 담아도 독자들이 80%밖에 못 느끼잖아요. 포맷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최대한 사실의 일이라고, 우리 함께 경험한 것이라고 느끼게 하려고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요. 동시에 주변 여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요. ‘극락왕생’에서는 작품에 나오는 (여자)고등학교 친구들끼리의 관계를 구현하는 일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한국인의 학창 시절이 힘들잖아요. 자유롭지도 않고, 통제된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쌓여요. 거기서 나를 견디게 해 준 게 동성 친구들이구요. 정상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에’ 이성과 결혼하기 이전까지 내가 가장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건 그 시절의 (여자) 단짝 친구란 말이죠. 우리들만으로, 여자들만으로 충분했던 그 시절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이야기에 담아 내기 위해 작품 초반에는 학창 시절의 재현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여성 서사의 계보 찾고 또 남겨야 -두 분은 공통적으로 여성 서사의 계보를 찾고, 기록하는 일에도 열심이에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왜 중요한가요. 이민경 저도 몰랐는데 ‘계보’가 계속된 제 테마네요. ‘유럽 낙태 여행’(2018)에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해 싸워 온 유럽 활동가들에 관한 인터뷰집) 횡적인 역사를 조명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이런 일이 존재했다고 얘기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은 역사에 걸쳐 익명의 존재였다”고 말하잖아요.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에 대한 역사가 없던 게 아니고 지워졌다는 것이 피지배계급의 속성이에요. 남성들은 자신이 이룬 게 없더라도 계보 안에 들어가 있음으로 얻게 되는 안정감이 있어요. 앞으로 이렇게 살게 되리라는 비전 같은 거죠. 말하자면 이성애 규범적 생애 서사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가정이 유지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여성은 황당한 거예요. ‘왜 살고 있지?’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생물학적 몸이 존속하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 삶이 유지 가능한가에 대한 불안이 항상 있어요.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줘야 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책들을 썼죠. 고사리박사 저도 계보가 있어야 낙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천은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신념은 추상적이어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들은 매일 구체적으로 힘들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도망쳐야 하는 우주적 낙관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신화니까. 이민경 여성들끼리 상호의존하던 역사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그걸 보여 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임파워링’(Empowering)을 항상 견지해 왔는데요.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화하는 게 아니고 낙관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보니까 ‘계보’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괜찮아, 원래 이런 거야” 하는 식의. 고사리박사 불교에서는 과거·현재·미래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선형적이지도 않고 유기적으로 동시 존재한다고 묘사하거든요.●돈 모르는 작가가 멋지다는 착각 버려야 창작자인 두 사람의 재능이 교차하는 지점 또 하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다. 이들은 초창기부터 판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이 작가는 출판사 봄알람을 만들어 텀블벅 펀딩을 통해 책을 다수 출간했다. 고사리박사는 ‘극락왕생’을 신생 독립 플랫폼인 딜리헙에 연재하며 회당 3300원이라는 ‘고가 마케팅’을 썼다. 지금은 웹툰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두 분 다 주체적으로 자기 작품의 판로를 만들어 왔어요. 이민경 작가를 꿈꾸는 여성들이 세상에 지분을 많이 못 갖잖아요. 여성들 사이에서 작가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태도로 글밖에 모르는, 달리 말해 돈을 모르는 사람이 멋진 작가라는 인식이 있어요. 반면 ‘잘 팔리는’ 남성 작가들은 세상의 물질적 토대와 깊이 연관돼 있고, 그걸 알고 있어요. 예를 들면 출판사에 돈을 벌어다 줬을 때 자기 지분을 요구한다거나, 임프린트를 만드는 식이죠. 여자 작가들은 자기 책이 잘 팔렸을 때 감사하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과 물질적 토대를 모르는 것은 다르죠. 고사리박사 중요한 지적이에요. 요즘은 지식재산(IP) 생산자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IP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해요. 이민경 그걸 알고 있으면 비여성적으로 보이거든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기성 출판사 눈치를 안 보겠다는 반항의 몸짓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책임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업체 만드는 일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요. 제가 불문과였는데 랭보(1854~1891)가 유명한 시인이면서 주식 부자였더라고요. 그의 예술성과 상업성, 세속성은 같이 가거든요. 말하자면 남성은 자기 부피를 가진 사람이고, 밥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술을 해요. 여성들은 거꾸로 남성 작가들이 살림 돌아가는 일에 무지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차단이 돼 있어요.●여성 중심 콘텐츠가 안전할 수 있는 환경 -‘극락왕생’의 회당 3300원이라는 구독료는 얼핏 듣기에 비싸게 느껴지는데요. 고사리박사 일단 1만원을 결제해서 세 편을 보면 100원이 남잖아요. ‘100원 아까우니까 또 보겠지’ 하고 (가격을) 정했어요. 직관적으로 3300원은 비싼 듯하지만 못 낼 돈은 아니거든요. 보통 웹툰 한 편이 60~70컷 정도 되는데 ‘극락왕생’은 페이지 기준 80~100페이지니까 분량이 길기도 하고요. 또 진입장벽은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여성 중심의 콘텐츠는 안전한 환경을 보장받을 수가 있어요. 요즘 같은 때는 댓글도 웹툰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극락왕생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개인의 생활, 그들 삶의 기록이 내밀하게 펼쳐지는 작품이고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 경험을 편안하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여성들끼리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보여 준 게 ‘극락왕생’ 세계관의 확장이에요. 이민경 저도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이후에 독자들끼리 모임을 만들고 네이버 카페를 만드는 식의 확장이 일어났는데 이게 진짜 콘텐츠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고사리박사 지금 와서 보면 ‘입트페’로 귀결되는 게 결국 여자들 스스로 발화하게 만들어야 해요. 내 작품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으로 자기 걸 떠올리게 되면 좋죠. 이게 완전히 없는 걸 지어내서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알고 있고 당신도 아마 충분히 알고 있을 그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대화는 내내 두 사람이 공유하는 모순되는 듯 확고한 가치로 귀결됐다. 서로가 “내가 맛이 가도 알려 줄 것 같은 동료”라는 믿음. “‘가부장제 타파하자’는 말만 반복하면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창작자로서의 신념, 여성주의자임이 그 자체로 브랜드파워가 되는 세상이라는 경험적 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한 작품은 만들면 안 된다”는 엄격함까지. 둘은 지난여름 강릉의 바다에서 거짓말처럼 큰 새를 봤고, ‘우리가 함께 봤다’는 믿음이 여성주의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극락왕생’ 속 자언이 말하는 ‘윙윙인간’(‘윈윈’하는 인간)이라는 실체가, 여기 있었다.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우리 목소리를 내겠다”…노년알바노조 준비위 출발

    “혼자서는 억울한 일이 있어도 얘기를 못하는데, 노동조합을 하면서 우리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어요.” 노년알바노조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진순(75)씨는 2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70대 청소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노조는 “노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고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한다”고 결성 계기를 설명했다. 임씨는 과거 연세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할 때는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학생들과 연대하면서 상아탑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을 공론화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던 임금도 점점 올랐다. 정년 70세가 되면서 연세대를 떠났지만, 그의 청소노동은 계속됐다.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의 시작이었다. 이날 발간된 구술기록집에서 임씨는 이렇게 회상했다. “이화여대의 꼭대기 빌딩에 세를 든 외국인 회사에서 3년을 일했는데, 사람들 통솔을 못한다고 해고한다고 했다. 이 일을 오래했으니까 나름의 노하우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무리하게 그만두라고 하니까 억울한 마음이 생겼죠. 거기는 노조가 없어서 내 편에서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이 없었어요. 그렇게 나와버린거죠.” 지금 임씨는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빌딩에서 일한다. 임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터졌는데 마스크가 필요한데 회사는 챙겨주지 않아요. 그래서 노조를 얘기하면 다들 이 나이에 뭘 하겠그냐고 그래. 노인네들도 내가 움직이고 일하는 동안은 우리를 지켜줄 노조가 필요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구술기록집 ‘노동으로 일군 한평생’에는 임씨를 포함한 9명의 7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의 이러한 사례가 소개됐다. 허영구 공동준비위원장은 “70대라는 이유로 법적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최저를 맞춰고 휴게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알바비를 이유로 노인기초연금이 삭감되는 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조 준비위는 노년 노동과 복지, 생활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다. 청소 노동자 외에 고령 노동자가 많은 경비 노동자들도 노조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스마트폰 사용법 등 교양 강좌를 열어 노인들의 문화 생활을 돕는 등 활동도 할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여기는 호주] 키스하는 연인 시비 건 남성 때려눕힌 남자친구 ‘정당방위’ 판결

    [여기는 호주] 키스하는 연인 시비 건 남성 때려눕힌 남자친구 ‘정당방위’ 판결

    기차역 광장에 누워 키스하는 연인에게 시비를 건 남성을 때려 눕힌 연인의 남자친구에게 정당방위가 인정되어 무죄가 선고됐다. 29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지난해 시드니 타운홀역에서 발생해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이번 폭행 사건의 최종판결을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우리나라의 개천절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시작하던 지난해 1월 25일 밤 시드니 타운홀역에서 발생했다. 피트니스 센터 강사인 해리 흐로노플로스(20)와 당시 여자친구였던 제이드 코나티는 시드니 타운홀 역 광장에서 키스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닥에 누워 키스하는 이들 연인에게 예게나네쉬 에스와란(22)과 그의 친구가 다가왔다. 에스와란은 “왜 남자가 여자 위에 있냐”며 놀리기 시작했다. 이에 여자친구인 코나티가 “내 남자친구이니 저리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에스와란과 친구는 그녀에게 “나쁜x”이라고 욕을 하며 가까이 다가왔다. 코나티는 두려움을 느껴 다가오는 에스와란의 가슴을 밀쳐냈다. 그리고 여자친구가 위협을 당한다고 생각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끼어들면서 두 남성과 연인의 몸싸움이 시작되었다.언론과 법정에서는 당시 싸움이 고스란히 담긴 CCTV가 공개되었다. 연인에게 시비를 건 두 남성은 2대1로 남자친구를 공격했지만 오히려 남자친구가 2명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방어와 공격을 하는 모습이다. 여자친구는 싸움을 말기기도 하고 혹은 남자친구를 도와주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남자친구가 에스와란의 목부위를 강타했다. 그 강타로 에스와란은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었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하면서 싸움은 정리되었다. 남자친구는 경찰에 구속이 되었으며 바닥에 쓰러진 에스와란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에스와란은 바닥에 쓰러진 충격으로 두개골 부상과 뇌쪽으로 출혈이 있어 기억력을 상실했으나 추후 안정적인 상태가 되었다. 남자친구는 경찰에게 "여자친구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해당사건은 폭행이냐 정당방위냐를 놓고 한동안 논란이 있었고 결국 1년 여가 흐른 지난 27일 정당방위로 최종판결이 나왔다. 마이클 크롬튼 치안판사는 “해리 흐로노플로스의 정당방위를 인정하여 그에게 부과된 폭행죄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남자친구의 변호사인 필립 보울텐은 “이 사건은 처음부터 법정에 올 필요도 없었던 사건으로 (폭행죄를 물은) 경찰 측에 소송비용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北 “일본, 위안부 범죄 청산해야...책임 벗어날 수 없어”

    北 “일본, 위안부 범죄 청산해야...책임 벗어날 수 없어”

    북한이 유엔 인권이사회의 전시성노예제 보고서 발표 25주년을 맞아 일본 정부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 범죄를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조선 일본군 성노예 및 강제 연행 피해자 문제 대책위원회’는 전날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일본 정부는 과거의 모든 반인륜 범죄에 대한 반성과 배상을 끝까지 받아내려는 피해자들과 국제 사회의 의지를 똑똑히 알고 더 늦기 전에 국제기구들의 권고와 피해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과거의 범죄 역사를 깨끗이 청산하는데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담화는 1996년 4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된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25년이 지난 오늘까지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하여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한 일이) 있다면 피해자들이 인정도 하지 않는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 기금’이라는 것을 만들어 민간의 이름으로 일본 국가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오그랑수(속임수)를 쓰고 자국의 교과서들에서 성노예 범죄의 기록을 지워버리는 등 범죄사실 자체를 없애버리려 한 것뿐”이라고 비난했다. 담화는 “오늘 일본에서는 자국이 과거에 저지른 침략 행위와 반인륜 범죄들이 정당한 것으로, 전시에 흔히 있을 수 있는 평범한 일로 평가되고 있으며 전범자들이 ‘애국자’로 추앙되고 총창 끝에 매달려있던 피 묻은 ‘욱일기’가 공공연히 나부끼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이 두 번 다시 전쟁을 도발하는 경우 타민족의 여성들을 또다시 성노예로 끌어가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존엄을 무자비하게 유린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어떻게 나오든 일본군 성노예 범죄를 비롯하여 국제법과 인륜 도덕을 난폭하게 위반한 특대형 국가 범죄에 대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으며 그를 회피하려 하면 할수록 일본을 추궁하고 꾸짖는 세계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승무원들이 우릴 바라보며 웃는 이유, 도우미 찾기와 위험 감지?

    승무원들이 우릴 바라보며 웃는 이유, 도우미 찾기와 위험 감지?

    항공사 승무원들이 트랩을 오르는 승객들을 미소로 환대하는 이유 가운데 뜻밖의 이유도 있다고 한 승무원이 주장해 눈길을 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살며 한 항공사 승무원으로 5년 일한 뒤 현재 육아휴직 중인 캣 카말라니(30)가 폭로의 주인공. 틱톡 팔로워만 23만 7000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명, 유튜브 구독자 3만 3000명을 거느린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그녀는 이미 틱톡을 통해 호텔을 슬기롭게 이용하는 꿀팁을 소개했으며, 비행기 안의 어떤 물건들에 손을 대면 안되는지, 또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물을 마시면 안되는지(당연히, 엄청 오염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등을 소개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지난해 말 틱톡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통로를 걸어오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 “승객 여러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A.B.P.인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야후! 뉴스의 인 더 노(In The Know)가 최근 다시 전했다. A.B.P.는 ‘able-bodied people’ 또는 ‘able-bodied passengers’의 줄임말이다. 비행 도중 응급 상황이 생기면 승무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손님들을 미리 파악하는데 이들을 A.B.P.라고 암호 붙이듯 한다는 것이다. 캣은 “(그들은 아마도) 군인, 소방관, 간호사, 의사들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의료 응급상황이나 비상착륙을 시도할 때, 아니면 보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약간 어두운 이유도 숨어 있다. 혹시 비행기 안에 들여오면 안되는 것을 흘리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품을 휴대하지 않는지 살피고, 누군가 인신매매를 당해 비행기에 오른 것이 아닌가 탐색하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인신매매의 흔적을 찾도록 훈련을 받는다고 인사이더의 마크 마투섹이 이전에 보도한 일이 있다. 만약 승무원들이 미심쩍은 승객을 확인하면 기장에게 보고할 것이다. 그러면 기장은 그가 편도티켓을 소지하고 있는지 지상 운영요원에게 요청하는 등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비행기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절대 필요한 일이지만 승객들을 감시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하는, 어쩌면 섬세한 탐색의 시간이 탑승하는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셈이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몇 사람은 더 따져 물었다. 승무원들은 이런 특정 직업군을 척 보면 안다는 것이냐? 그래야 “혹시 의사 분이세요?”라고 질문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어느 정도 눈썰미나 안목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은 직장이나 인생 경험이 오래된 이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캣도 윙크 이모티콘을 달며 “오, 우리는 알아요”라고 답했다. 또다른 이용자가 같은 질문을 던지자 그녀는 “손님 중에는 ‘이봐요, 혹시 몰라 말하는데 3A 좌석의 나, 의사예요’라고 스스로 알리는 이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고마워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이 “그럼 그들이 나 같은 사람을 보고는 ‘됐네, 쓸모없군’이라고 하겠군”이라고 이죽거렸다. 이에 또다른 누리꾼은 자학에 가까운 농담을 늘어놓았다. “난 늘 승무원들이 날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고 여겼다. ‘너 같은 사람이 일등석에 앉을 리가 없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삼성가의 역대급 사회공헌, 실행이 중요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이 30일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어제 역대급 사회공헌 계획을 공개했다. 고 이건희 회장의 사재 1조원을 출연해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나선다.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린 2만 3000점에 달하는 미술품은 국가 미술관 등에 기증한다. 유족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인데 재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재산 6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당시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며 사재 출연 계획을 밝혔는데, 이 금액이 1조원가량이다. 이 돈이 사재 출연 약속 13년 만에 유족들의 뜻에 따라 사회에 환원되는 것이다. 유족들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등 감염병 극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도 총 3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회장이 평생 수집한 개인 소장 미술품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이 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 국보 14건과 보물 46건이 포함돼 있다. 김환기 화가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을 비롯해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달리, 샤갈, 피카소 등 유명 서양 현대작가의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다. 미술계는 이 회장의 기증 미술품이 시가로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회장 유족의 이번 사회공헌 발표는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일가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회장은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죽어서 입고 가는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도 생전에 사회 환원 철학이 각별했던 이 회장이 사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사회에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대급 사회공헌에 대해 사면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없지 않다. 삼성도 이번 사회공헌이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사회공헌은 발표대로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 [이정수의 연구노트] 유튜버는 처음이라서

    [이정수의 연구노트] 유튜버는 처음이라서

    “안녕하세요. 한국 문화 알리미 이도령입니다.” 이 한마디를 떼는 게 왜 그리도 어색하고 쉽지 않던지, 다음 말을 자연스럽게 잇지 못하고 카메라 껐다 켜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머릿속에서 이미 수십 번 연습했던 문장들을 한 번 더 되뇌고 다시 심호흡 크게 한 번. 내 얼굴을 건 유튜브 채널 개설을 알리는 인사말 촬영을 그렇게 이어 갔다. 며칠 전엔 본격적인 콘텐츠 촬영을 위해 청계천으로 나갔다. 낯선 사람들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지는 것은 나름 익숙한 일이었지만, “초보 유튜버 이도령입니다”라는 첫마디가 좀처럼 입에 익지 않았다. “서울신문 기자입니다”라고 말을 건넬 때 상대방에게 전해질 약간의 신뢰감, 그 ‘빽’을 내려놓자 그만큼의 부담감이 따랐다. 두세 걸음 뒤에서 나를 따라오는 카메라 한 대는 인터뷰 요청에 있어 또 다른 부담이었다. 한 시민은 “(방송에 얼굴이) 나오면 고소할 거야”라고 대뜸 경고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말이다. 지면 기사를 위한 취재 때는 없던 걱정 하나를 항상 달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촬영을 마친 후 편집 화면 속 나를 마주하는 순간은 나에게만 충격이었을까. 전달력이 떨어지는 말투와 목소리 톤, 사투리를 쓰는 것도 아닌데 가끔씩 삐져나오는 억양, 썩 보기 좋지는 않은 말할 때의 사소한 습관들까지 앞으로 다듬어 가야 할 이 모든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방송기자에 도전해 볼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그럼에도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것은 누구나 1인 크리에이터가 되는 요즘 시대에 내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맞춰졌기 때문이다. 십수년 전만 해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 듯한 인식이 있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자신만의 채널을 열고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얼굴을 드러내고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이 특별한 도전이 아닌, 일상의 영역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누구나 채널을 열 수 있다고 해서 아무나 소기의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은 훨씬 치열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콘텐츠와 채널은 철저하게 외면받는 곳이 잔혹한 유튜브의 세계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첫 번째 목표인 구독자 1000명을 확보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문득 옆자리 꽃화분에 시선이 멈췄다. 얼마 전 ‘은기자’ 선배 채널의 10만 구독자 돌파를 축하하며 누군가가 보내온 화분이다. 그리고 물어봤다. 10만 구독자 채널을 일군 비결을. 선배는 “‘펜 기자’ 때는 예상치 못했던 어려움에 부닥칠 수도 있다. 지면 기사보다 시간과 노동력은 수십 배가 들어 지치기도 쉽다”면서 “그래서 이 도전 자체에 흥미를 잃지 않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을 즐기라”고 조언해 줬다. tintin@seoul.co.kr
  • 이재명 ‘기본소득박람회·성공포럼’ 띄우며 대세론 키우기

    이재명 ‘기본소득박람회·성공포럼’ 띄우며 대세론 키우기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책·조직 ‘투트랙’으로 대세론 확산을 모색하고 있다.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홍보하는 박람회 개최는 물론 전당대회 이후 ‘여의도 우군’ 조직인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을 띄우는 것이다. 28일 경기도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학술적 권위와 전문성을 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로 세 번째인 행사에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 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 등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 68명이 참여했다. 이 지사는 “전 세계 기본소득 이론가와 활동가들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언론들이 경기도의 기본소득 정책을 이미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이 지사의 자신감은 개회사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으로 대한민국은 기본소득을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등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불합리한 일을 추진하는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따를 만큼 수준이 낮지 않다”며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못 하게 하는 자체가 진짜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이 지사의 약점을 보완할 우군 조직도 다음달 만들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 이재명계 핵심 의원들뿐만 아니라 이해찬 전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 등도 함께 ‘성공포럼’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이 지사의 약점을 ‘여의도’라고 하지만 포럼이 만들어진 후 이 지사의 정책에 호의적인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공포럼은 ‘공정한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들로, 민주당이 비판받는 공정과 성장 측면에서 이 지사의 차별성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단순한 복지가 아닌 경제성장 정책으로 본다. 최근에는 재산에 비례해 벌금을 내는 ‘공정벌금제’ 도입에 목소리를 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국민의힘 당권 경쟁 ‘나경원 등판’ 변수 되나

    국민의힘 당권 경쟁 ‘나경원 등판’ 변수 되나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등판 여부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초기 판세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앞서는 모양새지만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내에선 나 전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는 분위기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나 전 원내대표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든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입장을) 곧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일 원내대표 경선 이후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의힘 차기 대표 후보군은 주 권한대행을 비롯해 조경태, 홍문표, 조해진, 윤영석, 김웅 의원 등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여타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 및 당내 팬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예비경선 때도 당원투표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앞섰다. 당내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2019년 패스트트랙 사태 등 어려울 때 당을 이끌며 고초를 겪었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그가 출마한다면 유력 주자인 주 권한대행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도로 영남당’ 논란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나 전 원내대표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한다면 전당대회가 확실히 흥행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나 전 원내대표가 등판할 경우 ‘초선 돌풍’을 이끄는 김웅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 전 원내대표와 주 권한대행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표를 나눠 가지면 개혁 성향의 김 의원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정선·김홍도·모네·피카소… 국보·보물만 60점 ‘세기의 기증‘

    정선·김홍도·모네·피카소… 국보·보물만 60점 ‘세기의 기증‘

    소유한 국보·보물 중 절반 ‘국민 품으로’단원 김홍도 마지막 작품 ‘추성부도’ 포함모네·피카소 작품 없던 국립현대미술관‘수련이 있는 연못’ 등 소장해 위상 높여박수근 미술관 등 지역에도 143점 기증이건희 컬렉션 6월부터 국민에게 공개황희 “李부회장 사면과는 별개의 사안”“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했던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이 유례없는 대규모 미술품 국가 기증으로 활짝 꽃을 피우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삼성의 공식 발표 이후 후속 브리핑을 열어 삼성가 유족들이 고인이 소유한 고미술품, 국내 유명 작가의 근대미술 작품과 세계적인 서양화 작품 등 2만 3000여점(1만 1023건)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개인 컬렉션으로는 기증 규모도 사상 최대일뿐더러 작품 가치와 수준에서도 국내외를 통틀어 손꼽힐 만한 ‘세기의 기증’이라는 평가다. 미술계에선 감정가 2조 5000억~3조원을 넘어 시가로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인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를 비롯한 국보 14점, 보물 46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60점과 청자·백자 등 도자류, 서화·전적류,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고미술품 2만 1693여점(9797건)을 기증받는다. 국가지정문화재는 상속세를 내지 않지만 유족은 이번에 고인이 소유한 국보 30점, 보물 82점 가운데 절반가량을 국민 품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인왕제색도’는 교과서에도 실린 조선 회화의 걸작으로, 이 회장이 생전에 겸재의 ‘금강전도’와 더불어 가장 아꼈던 작품으로 알려졌다. ‘금강전도’는 기증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1946년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기증을 포함해 지금까지 문화재 43만점을 수집했다. 이 중 기증품은 5만점으로, 이번 ‘이건희 컬렉션’ 2만여점은 전체 기증 문화재의 43%를 차지한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최상의 퀄리티를 지닌 국보급 문화재가 한꺼번에 기증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게 박물관이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국립현대미술관에는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등 한국 대표 작가의 근대 미술작품 460여점과 모네, 고갱,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을 합해 1488점(1226건)이 간다.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이 포함됐다. 또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피카소, 고갱, 르누아르의 작품도 여러 점이다. 자코메티, 로스코, 베이컨 등 서양 현대미술품들은 기증 목록에 오르지 않았다. 이날 삼성 발표에서 리움,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에 대한 미술품 출연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 유족들이 물려받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모네와 피카소 작품이 단 1점도 없었던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선 단번에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한 해 소장품 구입 예산이 50억여원에 불과한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동안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세계적 미술품들을 대량 갖게 됐다”면서 “이번 기증이 문화 선진 국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등 지역 미술관 5곳과 서울대 등에도 총 143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의재 허백련, 오지호, 김환기, 천경자 등 지역 작가 9명의 작품 21점이 간다. 대구미술관에는 이인성, 김종영 등 대구 작가의 작품 21점을 안겼다.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유화와 드로잉 등 18점을 기부받았다. 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6월부터 기관별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선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열고, 내년 10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을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상설 전시를 마련한다. 더 많은 국민이 문화유산을 향유하도록 지역 박물관과 공립미술관 순회 전시도 계획 중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 시설 건립 계획에 대해 “(이 회장 유족의 기증으로) 작품도 많아졌고, 앞으로도 이와 유사한 비슷한 기증들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어 어떤 형태가 됐든 미술관과 수장고를 새롭게 건립할 생각이 있다”면서 “‘근현대 미술관’ 형태로 할지, 기증자 컬렉션으로 할지 검토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증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별개의 사안”이라며 “고인이 생전에 밝혔던 훌륭한 정신을 실현한다는 사안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감염·희귀병 퇴치에 1조… 13년 전 약속 ‘코로나 맞춤’ 공헌 현실화

    첫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 기부감염병 연구소·치료제 개발에도 2000억 희귀질환 고통 환자·가족 지원에 3000억10년간 소아암 환아 등 1만 7000명 혜택재계 “국민 가장 원하는 기부 용처” 평가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밝힌 1조원의 사회공헌 계획은 ‘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명의의 새로운 재단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유족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이 회장 유산의 용처를 보건의료 분야로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회공헌으로 삼성은 과거 장학재단 설립 등에 이어 또 한 번의 ‘통 큰’ 사재 출연 사례를 남기게 됐다.유족들은 우선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은 한국 최초의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건립하는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또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에 사용된다. 기부금의 활용은 관련 기관이 협의하기로 하고 삼성은 금액을 출연하는 역할만 하기로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와 질병청, 국립중앙의료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위기 대응 역량을 갖추는 데 기부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관리하겠다”는 공동 입장을 밝혔다.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지원에도 3000억원이 쓰인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이,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 600억원이 각각 배정된다. 삼성 측은 향후 10년간 소아암 환아 1만 2000여명과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 7000여명이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희귀질환 임상 및 치료제 연구에 9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어린이 환자 지원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의 이날 사회공헌 계획 발표로 2008년 나왔던 이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이 10여년 만에 지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비자금 수사가 있었던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차명 재산을 모두 실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뒤 “실명 전환한 차명 재산 가운데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납부하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사회환원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며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삼성을 둘러싼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이 회장 일가가 그룹의 쇄신책과 더불어 사회환원 계획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이 밝혔던 ‘유익한 일’은 그의 사후 6개월 만이자 13년 만에 비로소 구체화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은 이 회장이 가장 바랐을 일을 헤아리고 국민들이 가장 원하는 분야로 기부 용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국민의힘 당권경쟁 ‘나경원 등판’ 변수되나

    국민의힘 당권경쟁 ‘나경원 등판’ 변수되나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등판 여부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초기 판세는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앞서는 모양새지만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당내에선 나 전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상당히 크게 보는 분위기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나 전 원내대표는 2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어떤 역할이든 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입장을) 곧 얘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0일 원내대표 경선 이후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의힘 차기 대표 후보군은 주 권한대행을 비롯해 조경태, 홍문표, 조해진, 윤영석, 김웅 의원 등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여타 후보들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 및 당내 팬덤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예비경선 때도 당원투표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앞섰다. 당내에서는 나 전 원내대표가 2019년 패스트트랙 사태 등 어려울 때 당을 이끌며 고초를 겪었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그가 출마한다면 유력 주자인 주 권한대행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퇴임 이후 ‘도로 영남당’ 논란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기반을 둔 나 전 원내대표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 전 원내대표가 출마한다면 전당대회가 확실히 흥행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나 전 원내대표가 등판할 경우 ‘초선 돌풍’을 이끄는 김웅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나 전 원내대표와 주 권한대행이 전통적 보수 지지층의 표를 나눠 가지면 개혁 성향의 김 의원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이재명 “윤석열 나름 뚜렷한 원칙 갖고 있다” 평가

    이재명 “윤석열 나름 뚜렷한 원칙 갖고 있다” 평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뚜렷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 점 때문에 높이 평가받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개막식 후 윤 전 총장을 평가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는 게 없어서 평가를 할 수가 없다. 과거의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일을 원칙에 따라 잘하셨다 ”라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국민의) 도구이므로 앞으로 학습하고 많이 발전해서 국민이 선택하는 도구가 됐으면 좋겠고, 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 백신 도입을 놓고 이 지사와 각을 세우면서 “중대본 회의에 여러 번 결석했다”고 비판한 정세균 전 총리를 두고는 “권투 경기는 상대를 때려야 하는 것” 이라면서도 “본인이 훨씬 더 낫다고 하신 말씀 중에 일부지, 저를 비판하려고 했겠느냐”며 받아 넘겼다. 그러면서 “단체장들 입장에선 말할 기회도 없는 (중대본) 회의를 가면 행정에 장애가 생긴다”며 “경기지사의 1시간은 (도민) 1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더 효율적인 곳에 시간을 썼다고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 대선후보 경선 연기론을 두고는 “상식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 당이 하라면 따라야죠” 라면서 “제가 출마한다고 한 적 없다. 상황은 유동적이고 여전히 도지사 재선도 선택지에서 빠진 건 아니다”고 했다. 기본소득, 기본주택 등 자신의 ‘기본정책 시리즈’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불합리한 일을 추진하는 정치인을 맹목적으로 따를 만큼 수준 낮지 않다”며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면서 못 하게 하는 자체가 진짜 포퓰리즘이다.국민이 포퓰리스트에 놀아날 정도라면 공중부양하신 그분(허경영)이 옛날에 대통령 되셨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해선 “위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으로 금지하거나 전면적으로 봉쇄하는 건 옳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합리적으로 위험을 통제할 시스템을 갖춰서 청년들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비행기 승무원들은 왜 트랩 오르는 우리를 환하게 맞을까?

    비행기 승무원들은 왜 트랩 오르는 우리를 환하게 맞을까?

     비행기 트랩을 오르면 그 앞에 승무원 둘이 나란히 서서 아름다운 미소로 승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그 이유가 얼핏 궁금했던 적이 있다. 비싼 항공료 낸 승객들이 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친절한 미소를 짓는 교육을 잘 받아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항공업계 사정이 안 좋은 요즘은 정말 그럴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이 업계가 잘 나갈 때도 승무원들은 따듯하고 아름다운 미소로 우리를 반겼다.  틱톡을 애용하는 캣 카말라니란 승무원은 이전에도 자신이 특별히 묵고 싶어하는 호텔들을 소개한다든지, 비행기 안의 어떤 물건들에 손을 대면 안되는지, 또 왜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물을 마시면 안되는지(당연히, 엄청 오염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등을 폭로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녀는 최근 틱톡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통로를 걸어오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끈다고 야후! 뉴스의 인 더 노(In The Know)가 전했다. 캣은 “여러분이 기내를 걸을 때 우리는 여러분을 위아래로 훑어보아 A.B.P.인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A.B.P.는 ‘able-bodied people’ 또는 ‘able-bodied passengers’의 줄임말이다. 비행 도중 응급 상황이 생기면 승무원들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손님들을 미리 파악하는데 이들을 A.B.P.라고 암호 붙이듯 한다는 것이다. 캣은 “(그들은 아마도) 군인, 소방관, 간호사, 의사들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의료 응급상황이나 비상착륙을 시도할 때, 아니면 보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우리를 도울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약간 어두운 이유도 숨어 있다. 혹시 비행기 안에 들여오면 안되는 것을 흘리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물품을 휴대하지 않는지 살피고, 누군가 인신매매를 당해 비행기에 오른 것이 아닌가 탐색하는 것이다.  승무원들은 인신매매를 찾도록 훈련을 받는다고 인사이더의 마크 마투섹이 전에 보도한 일이 있다. 만약 승무원들이 미심쩍은 승객을 확인하면 기장에게 보고할 것이다. 그러면 기장은 그가 편도티켓을 소지하고 있는지와 같은 더 많은 정보를 달라고 지상 운영위원에게 전화한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몇 사람은 더 따져 물었다. 승무원들은 이런 특정 직업군을 척 보면 안다는 것일까? 그래야 “혹시 의사 분이세요?”라고 질문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어느 정도 눈썰미나 안목은 훈련을 통해 길러진다는 것은 직장이나 인생 경험이 오래된 이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이다. 캣도 윙크 이모티콘을 달며 “오, 우리는 알아요”라고 답했다.  또다른 이용자가 비슷한 질문을 던지자 캣은 “손님 중에는 ‘이봐요, 혹시 몰라 말하는데 3A 좌석의 나, 의사예요’라고 스스로 알리는 이도 있다. 그러면 우리는 고마움을 표시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누리꾼이 “그럼 그들이 나 같은 사람을 보고는 ‘됐네, 쓸모없군’이라고 하겠군”이라고 이죽거렸다. 이에 또다른 누리꾼은 자학에 가까운 농담을 늘어놓았다. “난 늘 승무원들이 날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다. ‘너 같은 사람이 일등석에 앉을 리가 없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보·보물 60점, 이중섭·모네 등 세계적 컬렉션 국민 품 안겼다

    국보·보물 60점, 이중섭·모네 등 세계적 컬렉션 국민 품 안겼다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했던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이 유례 없는 대규모 미술품 국가 기증으로 활짝 꽃을 피우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삼성의 공식 발표 이후 후속 브리핑을 열어 삼성가 유족들이 고인이 소유한 고미술품, 국내 유명 작가 근대미술 작품과 세계적인 서양화 작품 등 1만 1023건, 2만 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개인 컬렉션으로는 기증 규모도 사상 최대일뿐더러 작품 가치와 수준에서도 국내외를 통틀어 손꼽힐 만한 ‘세기의 기증’이라는 평가다. 미술계에선 감정가 2조 5000억~3조원을 넘어 시가로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를 비롯한 국보 14점, 보물 46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60점과 청자·백자 등 도자류, 서화·전적류,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고미술품 2만 1693여점(9797건)을 기증받는다.국가지정문화재는 상속세를 내지 않지만 유족은 이번에 고인이 소유한 국보 30점, 보물 82점 가운데 절반 가량을 국민 품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인왕제색도’는 교과서에도 실린 조선 회화의 걸작으로,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겸재의 ‘금강전도’와 더불어 가장 아꼈던 작품으로 알려졌다. ‘금강전도’는 기증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1946년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은 지금까지 문화재 41만점을 수집했다. 이중 기증품은 3만여점으로, 이번 ‘이건희 컬렉션’ 2만여점을 합하면 5만여점으로 늘어난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최상의 퀄리티를 지닌 국보급 문화재가 한꺼번에 기증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게 박물관이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국립현대미술관에는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등 한국 대표 작가의 근대 미술작품 460여점과 모네, 고갱,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을 합해 1488점(1226건)이 간다.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이 포함됐다. 또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피카소, 고갱, 르누아르의 작품들도 여러 점이다. 자코메티, 로스코, 베이컨 등 서양 현대미술품들은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삼성 발표에서 리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에 대한 미술품 출연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미뤄 유족이 물려받는 쪽으로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모네와 피카소 작품이 단 1점도 없었던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선 단번에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한해 소장품 구입 예산이 50억여원에 불과한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동안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세계적 미술품들을 대량 갖게 됐다”면서 “이번 기증이 문화 선진국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유족들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등 지역 미술관 5곳과 서울대 등에도 총 143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의재 허백련, 오지호, 김환기, 천경자 등 9명 작가의 작품 21점이 간다. 대구미술관에는 이인성, 김종영 등 대구 지역 작가의 작품 21점을 안겼다. 강원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유화와 드로잉 등 18점을 기부받았다. 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6월부터 각 기관별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선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열고, 내년 10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을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상설 전시를 마련한다. 더 많은 국민이 문화유산을 향유하도록 지역 박물관과 공립미술관 순회 전시도 계획 중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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