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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결단에 “일본 완승” “한국 잘도 굽혔다” 고자세 [이슈픽]

    尹 결단에 “일본 완승” “한국 잘도 굽혔다” 고자세 [이슈픽]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6일 우리 정부가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피해배상 해법에 관한 윤석열 대통령의 평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 중심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 부담을 감수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정치적 위험을 회피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여론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 대신 강제징용 배상 소송의 판결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표명하는 데 그쳤다. 과거 담화와 공동선언에 담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다.● “일본의 완승” “한국이 잘도 굽혔다” 일본의 고자세 이후 일본 여당 일각에선 일본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7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한 중진 참의원(상원) 의원은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에 대해 “일본의 완승이다.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한국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자민당 내 보수파도 이번 해결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수파의 한 중진 의원은 “한국이 잘도 굽혔다. 일본의 요구는 거의 통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번 계기로 강제징용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며 고자세로 일관하는 기류도 읽힌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처럼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마이니치신문은 “해결책이 ‘불가역적’인지가 불투명해 일본 측에는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한국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합의를 나중에 국내 여론 등을 이유로 뒤집은 전례가 있어 일본으로서는 한국에서 해결책이 확실히 실행되는지 지켜보면서 관계 개선을 꾀한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일본은 반도체 수출 규제 문제에 있어서도 고자세를 취하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7일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문제를 협의하는 한일 대화의 재개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한다는 의사를 보여 정책대화를 재개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일본 경산성은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이 발표된 6일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고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하는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의 심사 체제와 수출관리의 실효성을 확실히 확인하고 싶다”며 “한국의 향후 자세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전략물자를 수입해 제3국 등 다른 곳에 보낼 우려가 없는지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 수출규제 해제 놓고도 “한국 자세 지켜보겠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무역관리 심사 체제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2019년부터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2019년 7월에 단행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일본은 한국의 무역관리 체제를 문제 삼았지만,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해석됐다. 수출 규제를 단행한 아베 전 총리도 회고록에서 “한국이 징용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복 조치였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일본은 이번에도 한일 정책대화 재개와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기막힌 우연이다. 니시무라 경산상은 “수출관리(규제) 운용 재검토는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화물의 무역과 기술의 이전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한 제도”라며 “노동자 문제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강변했다. ● 美日 전문가 “기시다 직접 사과로 결실 맺어야” 이처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징용 해법은 ▲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 등 일본 가해기업의 배상이 빠져 있고 ▲ 사과도 없다는 점에서 한국이 일본에 일방적으로 양보한 해결책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렇다면 배상 해결책이 결실을 맺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7일 서울신문 김진아 특파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는 윤석열 정부가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린 점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며 “일본 정부도 힘을 합쳐 윤석열 정부를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기미야 교수는 이어 “기시다 총리가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 갈 것’이라고 언급하는 것으로 그쳤는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담긴 담화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본인의 목소리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를 담은 담화를 계승한다’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계속 ☞ 美日 전문가 “기시다 직접 사과로 결실 맺어야”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308001008)
  • 진중권 “이제 독도도 내줄 듯…尹, 나르시시즘 빠져 위험 상태”

    진중권 “이제 독도도 내줄 듯…尹, 나르시시즘 빠져 위험 상태”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강제노역 피해 보상과 관련한 정부 해법에 대해 “이제는 독도도 내줄 것 같다”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진 교수는 7일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일본은 한일관계든 독도 문제든 놔두고 계속 카드를 들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적 저항감은 크지만, 현실적으로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에 “언젠가 문제 제기할 수 있을 때가 올 수 있으니, 급한 대로 우리 정부에서 보상을 해주고 그 다음에 우리는 구상권을 갖는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동결시키면 된다”면서 “일본은 그렇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정확하게 ‘빵셔틀’이고 일본은 일진”이라며 “사람들이 되게 순진한 게 ‘우리가 양보했으니까 도덕적 우위에 선다. 그 다음에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하지만 일본이 호응하겠냐. 안 한다. 사과도 예전에 반성문 쓴 것으로 갈음할 것이고, 일본 기업은 (변제에) 참여를 안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본의 수출규제가 풀어지기 전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힌 데에 대해 진 교수는 “순서가 뒤바뀌었다”며 “완벽한 패배를 무슨 위대한 업적이나 되는 척 자화자찬하는 게 역겹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현 정부에 대해 “‘우리가 잘못해서 먹힌 거다’ 이런 논리가 강하게 깔렸고 한미일 관계에서 뭔가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조급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며 “법치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대법원 판결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의 정신세계가 대한민국 극우 판타지에 사로잡혔다”고 비판하며 “참모들이 다 반대했는데 자기가 역사적 결단 뭐 이런 식의 실존적 결단을 내렸다고 하는 게 일종의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尹 “미래지향적 결단…한일 관계 새 시대” 앞서 정부는 2018년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지난 6일 공식 발표했다. 재원 마련은 포스코를 비롯해 16개가량의 국내 청구권자금 수혜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은 총 15명이다. 일본제철에서 일한 피해자, 히로시마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일한 피해자,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피해자 등 3개 그룹이다. 발표 직후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 강제징용 판결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면서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 중심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7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는 강제징용 배상안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가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과 미래 발전에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온 결과”라며 “한일 간의 미래 지향적 협력은 한일 양국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을 지켜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3·1절 기념사를 상기시키며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지금은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경제·과학기술·글로벌 아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함께하는 기쁨/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함께하는 기쁨/번역가

    외국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는 딸이 아내와 통화하는 내용을 엿들었다.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다. 아내가 휴대전화의 스피커 기능을 켜 놓았기 때문이다. 딸은 다소 들뜬 어조로 “엄마, 나 정말 음악을 잘하고 싶어”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얼른 귀를 쫑긋 세웠다. 이어서 딸은 “주변 애들과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내 음악 세계를 넓히고 싶어”라고 말했다. 순간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고 잠시 후 통화를 마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딸이 저런 기특한(?) 소리를 하느냐고 캐물었다. “요즘 걔가 슬럼프에 빠져 있었잖아. 혼자 방에 처박혀 아무리 집중해도 마음에 드는 곡이 안 떠올랐거든. 그래서 방식을 바꿨다고 하더라고. 가수 전공 친구한테 곡을 만들어 주고 피아노 쳐 주며 같이 녹음하기도 하고, 수업 시간에 자기가 만들 곡에 관해 프레젠테이션을 해서 합주에 참여할 친구들을 모집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뭔가 생각이 바뀐 것 같아.” 아내의 설명을 듣고 나니 지난 10년간 딸이 음악을 공부하며 걸어온 길이 떠올랐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재수를 하고, 또 오래 레슨을 받으면서 딸은 늘 혼자였다.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피아노 연습을 하고, 혼자 곡을 만들어 녹음했다. 자기 성에 안 차면 남에게 공개하기를 꺼리는 성격이라 우리 부부조차 딸이 만든 곡을 몇 번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랬던 딸이 이제 자기 방에서 나와 친구들과 음악을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음악에 문외한인 나는 그게 딸의 음악적 성장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는 게 얼마나 그 일의 기쁨을 증가시키는지는 누구보다 잘 안다. 실제로 딸은 자기가 만들 곡의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뒤 대화 한번 나눠 본 적 없는 한 남학생이 “네 곡의 콘셉트는 딱 내 취향이야. 나를 드러머로 써 줘”라고 나섰을 때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열정을 느꼈다고 한다. 얼마 전 온라인 독서 모임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처음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격주에 한 번 한 권씩 중국과 일본의 다양한 현주소를 알려 주는 책을 읽고 열띤 토론을 벌여 온 열두 명의 역전의 용사(?)들이 드디어 서로의 맨얼굴을 확인했다. 감격하여 늦은 시간까지 밀린 수다를 떠는 그들을 지켜보며 문득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제각각인 이들은 어째서 바쁜 시간을 쪼개 가며 2년간 40여권의 책을 읽고, 또 2주마다 저녁 7시에 서재에서, 카페에서, 심지어 여행지의 호텔 방에서 기꺼이 스크린 앞에 앉았을까. 이것 역시 ‘함께하는 기쁨’을 빼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인스턴트 메시지가 횡행하는 이 초연결 사회에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과거보다 더 자주 고립되곤 한다. 고도로 통제된 폐쇄회로 안에서 정교하게 가다듬은 목소리만 늘 일정한 방식으로 주고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하는 것’이,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서로의 공통된 취향이나 관심사를 매개로 만나 자신을 열고 대화하며 기쁨을 누리는 것이 이렇게나 드물고 소중한 일이 되고 말았다.
  • [열린세상] 지역균형발전, 수명 다한 정책 틀을 바꿔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열린세상] 지역균형발전, 수명 다한 정책 틀을 바꿔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고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 해보기나 했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안 되는 요인만 찾는 부정적 관점에 대한 일갈이다. 이 말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에서도 그대로 사용될 수 있다. 정책의 변화에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해보기나 했어?’라고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추 20년 동안 크게 바뀌지 않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펴왔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170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했고, 세종시와 혁신도시도 건설했다. 지난해부터는 소멸 위험 지역에 매년 1조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쏠림은 점점 더 심해지고, 지방소멸은 더 빨라지고 있다. 인구의 50.5%(2022년)와 지역총생산의 52.8%(2021년)가 수도권에 쏠려 있고, 초저출산율 0.78(2022년)의 결과로 전국 226개 기초단체 가운데 113개(2022년)가 소멸 위험에 처해 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200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토머스 셸링은 ‘미시 동기와 거시 행동’에서 거시적 사회현상은 개인의 작은 동기와 선택이 빚어낸 결과라고 했다. 수도권 쏠림과 지방소멸도 수도권을 향한 개인의 작은 동기를 지방으로 되돌리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개인의 동기를 바꾸는 쪽으로 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경제 수도’에 준하는 신산업 거점 형성 전략이다. 남부 3개 권역(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울경)에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신산업 거점을 만들어 수도권에 버금가는 일자리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신산업 거점의 내용물이다. 신산업 거점은 국가의 막대한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 들어가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대기업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부자 감세 논리에 갇혀 있는 상속세를 손질해야 한다. 대기업은 구인난을 이유로 지방 이동에 난색을 표하지만 세계 최고 세율인 상속세를 감면하면 태도를 바꿀 것이다. 지방에서 20~30년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대기업에는 상속세를 대폭 감면해 주는 결단이 절실하다. 시도 통합과 같은 특단의 대책도 필요하다. 세계화 시대에는 다국적기업이 국가 번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다국적기업의 이동 동기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소비시장을 만들고 기업 규제 권한을 지방에 넘겨야 한다. 이를 위해 시도 경계를 새로 긋는 극약 처방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시도 통합으로 자치 구역이 인구 500만명 내외로 재편되면 매력적인 소비시장과 국제공항·항만이 형성돼 다국적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이다. 또한 시도 통합으로 자치 역량이 강화되면 기업 규제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될 것이다. 이러한 규제 권한의 지방 이양은 다국적기업의 이동을 촉진할 수 있다. 지방 권역 내 도시와 농촌의 상생 전략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지방 권역 내에서도 도농 간 격차가 극심하고, 대다수 농촌이 인구소멸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4도 3촌(4일은 도시, 3일은 농촌 거주)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인구감소지역지원법에 명시된 ‘생활인구’(거주자·통근·통학·의료·관광 인구 포함)를 주택 및 조세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농촌 지역의 세컨드하우스를 다주택에서 제외하고, 부거주지에 대한 지방세 징수를 허용해야 한다. 독일은 복수 주소제를 도입하면서 부거주세(주택 임대료의 5~10%)를 인정하고 있다. 정책의 틀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득권자들은 어렵사리 형성된 균형을 깨뜨리기 싫어한다. 정부도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 그래도 약효 없는 정책을 연명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자 국민 혈세를 축내는 일이다. 오늘의 지방이 내일의 국가 모습이다. 정책의 기본 틀을 바꾸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 “日 가해 기업 2곳, 미래기금 통해 간접 참여 가능성”

    “日 가해 기업 2곳, 미래기금 통해 간접 참여 가능성”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결책과 관련해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배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간접적’ 참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7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최대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게이단렌 회원 기업인 만큼 배상과 연관이 없는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게이단렌과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별도로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기금에는 두 가해 기업이 반대하는 ‘강제동원’의 명칭이 붙지 않아 배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세우면서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일본 측 분석이다. 한편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해결책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처럼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반면 예상보다 빠른 해결책 발표가 이뤄진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의 면담 자리에서 “10%로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겠다”며 “문제의 조기 해결이 중장기적으로 미래의 한국을 위한 것도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김기현측 “내부 총질 그만” 안철수는 “수사 지켜볼 것”

    김기현측 “내부 총질 그만” 안철수는 “수사 지켜볼 것”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1차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자 안철수·황교안 후보가 손을 잡았다. 두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과 대통령실의 선거 개입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투표 종료 4시간을 앞두고 공동 대응에 뜻을 모은 만큼 효과는 미지수다. ●安·黃 “사퇴거부 땐 강력 투쟁” 연대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안 후보는 “사퇴하지 않는다면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만약 수석과 행정관들이 총선 목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아마 몰랐을 것”이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당선된다면 결과에승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수사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해 ‘불복’ 논란도 일었다. 황 후보는 “만약 사퇴하지 않으면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력한 대여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회견에 앞서 오찬 회동을 갖고 결선 진출 때 연대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천하람 후보는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불복이나 과격한 투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두 사람과 거리를 뒀다. 천 후보는 “제가 결선에서 당대표가 돼 명확히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기승전 김기현 사퇴’로만 연결하는 모습으로 자꾸 하니까 당원들이 역정이 난다고 한다”며 안 후보와 황 후보의 잇단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후보 캠프도 “‘정당 분쇄기’라는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또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키려 한다”며 “내부 총질을 중단하라”고 했다. 8일 또는 12일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경선 기간에 불거진 각종 의혹의 여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 경선에서 불거진 의혹이 추후 정치생명을 좌우한 일도 빈번하다.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한나라당 대선 경선은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의 처벌로 이어졌고,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나온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국회 체포동의안까지 이끌었다. ●선거개입 논란 추후 악재될 수도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은 김 후보 측이 이미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수사 의뢰를 해 둔 상황이다.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민주당은 의혹을 키우겠다며 잔뜩 벼르고 있다. 대통령실 선거 개입 논란도 ‘여권 대형 악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선거 개입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도 추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를 대통령실의 중대한 불법으로 다룰 예정이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선이 끝나면 곤란한 사람이 많겠다”며 “끝까지 ‘더티플레이’하는 모습들은 보기가 참 역겹다”고 관전평을 남겼다.
  •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日언론, 강제동원 배상안에 불만 [여기는 일본]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日언론, 강제동원 배상안에 불만 [여기는 일본]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에 대한 해법으로 ‘제3자 변제안’을 최종적으로 내놓은 가운데, 일본 주요 매체들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요미우리 “한국이 강제동원 문제를 또 되풀이 하지 않도록 주시해야”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7일 사설을 통해 “조약 준수를 우선시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판단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 “한국에서는 국민들의 이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대해본다”며 긍정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일본 정부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줄곧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피해 배상이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의 이번 제3자 변제안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수용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계승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역대 내각의 견해를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총리의 발언은 사실상 윤 대통령의 해결 방안에 대한 지지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한국에서는 그동안 내정이 막히면 대일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는 정권이 많았다”면서 “한국이 강제동원 문제를 또 다시 되풀이 하지 않도록, 일본이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케이 “오히려 일본 기업이 피해자…극히 유감”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같은 날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해결법의 안이한 영합은 화근을 남긴다’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한국의 부당한 처신을 호도하는 해결책에 서로 뜻을 맞추는 것은 한일관계의 진정한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징용공 관계자(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몫이며, 애초에 일본 기업에는 배상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일제 강점기 당시) 국민 징용령이라는 법령에 따라 일본 정부는 (조선인에게) 임금을 지급했으며, 이는 2차 대전 당시 여러 나라에서 행해지는 근로 동원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또 “한일 간 배상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을 통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한 바 있다”며 “(한국이 주장하는 전범기업들은)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을 무시한 한국 사법부에 의해 누명을 쓴 피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정권이 한국에 충고를 해야 한다는 논리도 펼쳤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총리는 국제법과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한국 사법부의 잘못된 점을 설명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채 한국 측 재단이 일본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급한다고 인정한다면, 일본의 근로동원(강제동원의 일본식 표현)이 위법적이고 비인도적이었다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권이 바뀌거나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관 없는 일에 사과의 뜻을 되풀이하는 전례가 될까 두려워진다”면서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 과거의 사과나 반성의 문구를 읽는 등의 대응도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본 네티즌 “배상 판결 자체를 철회해야”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도 산케이신문과 유사한 의견들이 나왔다. 박진 외교부장관의 발표가 속보로 전해진 직후, 한 네티즌은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 재단이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일본은 이미 이 문제에 대한 경제적 지불을 했기 때문에 이는 이미 해결된 문제다. 여기에 ‘대신’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j_i*****)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밖에도 “일본기업 대신 한국 정부 재단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 대법원 판결이) 유효하며 일본이 이를 인정한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판결을 철회시켜야 한다”(レモン搾り), “기시다 정권은 국민감정을 무시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의 역사 문제에서 도의적 책임을 완수했다. 현재의 방식은 일본에 외교적 이익도 없다”(tak*****)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일본 정부가 이미 해결된 문제로 지나친 ‘양보’를 했다며 기시다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이다.  중도 진보 언론 “日기업 기부 참여, 한국 여론 누그러뜨릴 것” 일본의 중도 또는 진보 성향의 매체에서는 한일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로 다뤘다.  중도 성향의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한국 정부의 해결안은) 한일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양국이 협력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한국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해 최종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여론의 지지을 받을 수 있게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일 관계에서 결정적인 관계 악화를 피하려 한 (윤석열 정부)의 무거운 결단을 지지하고 싶다”면서 “재단 참여와 사죄 표명을 완강히 거부해 온 일본 측도 마지막에는 조금씩 양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기업이 자유의사에 따라 재단에 기부한다면, 한국 사회의 거센 반발도 누그러질 것”이라며 일본 기업의 재단 기부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 손잡은 안·황 “김기현 의혹, 끝까지 싸울 것”…MB·이재명 ‘당내 경선 트라우마’

    손잡은 안·황 “김기현 의혹, 끝까지 싸울 것”…MB·이재명 ‘당내 경선 트라우마’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김기현 당대표 후보의 1차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자 안철수·황교안 후보가 손을 잡았다. 두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과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투표 종료 4시간을 앞두고 공동 대응에 뜻을 모은 만큼 효과는 미지수다.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안 후보는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 전당대회 개입에 대해 모든 증거를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안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은 몰랐을 것”이라며 “만약 수석과 행정관들이 총선 목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윤 대통령이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고도 했다.황 후보는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력한 대여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찬을 함께 하며 결선 진출 때 연대 방안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불복이나 과격한 투쟁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두 사람과 거리를 뒀다. 천 후보는 “제가 결선에서 김 후보를 꺾고 당대표가 되어 명확히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천 후보는 이날 당원들에게 마지막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결선투표에 대비한 ‘일대일 토론’ 준비에 착수했다.김 후보는 “‘기승전 김기현 사퇴’로만 연결하는 모습으로 자꾸 하니까 당원들이 역정이 난다고 한다”며 두 사람의 잇단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김 후보 캠프도 “‘정당 분쇄기’라는 안 후보와 보수정당 최악의 패배를 겪은 황 후보가 손잡고, 또다시 국민의힘을 분열시키려 한다”며 “내부총질을 중단하라”고 했다. 8일 또는 12일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경선 기간 불거진 각종 의혹의 여진도 불가피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당내 경선에서 불거진 의혹이 추후 정치생명을 좌우한 일도 빈번하다.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한나라당 대선 경선은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의 처벌로 이어졌고,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나온 ‘대장동’ 의혹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까지 이끌었다.김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은 김 후보 측이 이미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수사 의뢰를 해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잔뜩 벼르고 있다.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민주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맞대응으로 ‘당대표 김기현’의 의혹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대통령실 선거개입 논란도 ‘여권 대형 악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들의 선거개입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민주당도 추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를 대통령실의 중대한 불법으로 다룰 예정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선이 끝나면 곤란한 사람이 많겠다”며 “끝까지 ‘더티 플레이’하는 모습들은 보기가 참 역겹다”고 관전평을 남겼다.
  • 日 기업 기금 참여할까…尹대통령 “지지율 10%로 떨어져도 한일 관계 개선”

    日 기업 기금 참여할까…尹대통령 “지지율 10%로 떨어져도 한일 관계 개선”

    정부가 6일 발표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결책과 관련해 가해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배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지만 ‘간접적’ 참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7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최대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이 게이단렌 회원 기업인 만큼 배상과 연관이 없는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게이단렌과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별도로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기금에는 두 가해 기업이 반대하는 ‘강제동원’의 명칭이 붙지 않아 배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명분을 세우면서 최소한의 성의를 표시할 수 있다는 게 일본측 분석이다. 한편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해결책과 관련해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처럼 한국의 정권이 바뀌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당시 합의 때 일본 외무상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였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 관련 한국과의 협의를 보고받을 때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도록 애매한 요소를 남기지 마라. 끈질기게 협상하라”라는 지시를 반복했다고 한다. 반면 예상보다 빠른 해결책 발표가 이뤄진 데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와 면담 자리에서 “10%로 지지율이 떨어져도 한일 관계를 개선시킨다”며 “문제의 조기 해결이 중장기적으로 미래의 한국을 위한 것도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 김인제 서울시의원, 서울시립대 모집전형 학폭 평가시스템 미흡…‘더 글로리’ 방지하는 학폭 반영 모집전형 개선

    김인제 서울시의원, 서울시립대 모집전형 학폭 평가시스템 미흡…‘더 글로리’ 방지하는 학폭 반영 모집전형 개선

    서울시립대 모집전형에서 학교폭력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및 평가시스템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김인제 의원(더불어민주당·구로2)이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제316회 임시회 서울시립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립대 모집전형에 학교폭력 전력을 평가·반영할 수 있는 모집전형 개선을 요구했다. 2023년 서울시립대 모집요강에 따르면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시험 100% 반영하고 학교생활기록부는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수시모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을 제외한 논술, 학생부(교과), 학생부(교과) 실기·실적 전형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교과영역 100%로 비교과영역은 반영하지 않고 있어 학교폭력 전력이 있어도 모집에 반영되지 않고 있었다. 김 의원이 서울시립대 업무보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립대 모집정원의 66%에 달하는 인원은 학교생활기록부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수능과 교과점수만 반영되는 성적 위주 모집이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이러한 모집전형으로 인해 2023년 1,217명에 달하는 인원 중 학교폭력 등 교내외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학생이 있더라도 아무런 제한이나 감점없이 서울시립대에 입학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서울시립대 업무보고를 보면 2023년 모집정원 1,845명의 66%인 1,217명을 성적위주로 선발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등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은 34%에 불과했다. 김 의원이 서울시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립대는 지난 2012년 정부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에 평가요소로 수시 모집요강에 반영했다. 같은 자료의 최근 3년간(2021~2023학년도) 신입생 모집 시 학교폭력 처분 내용 및 학교 내외 징계내역 확인 및 조치현황‘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총 8명이 학교폭력 등으로 불합격된 것이 확인됐다. 이런 학생부종합전형은 전체 모집정원의 1/3에 불과해 학교폭력 등 징계 처분의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감점 등 조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서울시립대 업무보고에서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에게 “총장님의 서울시립대 학교운영 철학처럼 서울시립대의 방향은 국가와 인류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을 가질 수 있는 학생들을 배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런 대학이 ‘성적만’ 잘 받은 학생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일반 민간대학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세금인 서울시의 재정인 투입되는 공공대학으로 시립대가 배출하는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와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 공동체”임을 강조하며, “앞으로 학교폭력 예방할 수 있는 학칙 개정 등 대책을 보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립대학교 원용걸 총장은 “학폭 가해자를 입학과정에서 어떻게 선별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관련 대책을 김 의원에게 보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향후 서울시립대 학칙 및 모집요강을 개정해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잘못에 합당한 지원자격의 제한이나 감점 등 평가시스템을 마련해 ‘더 글로리’와 같은 끔찍한 일이 현실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시립대부터 적극적인 조치를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스즈메는 문을 닫으려 하고, 다리 하나 없는 의자와의 여행

    스즈메는 문을 닫으려 하고, 다리 하나 없는 의자와의 여행

    그의 작품에는 늘 올라가는 남성과 내려오는 여성이 교차한다. 여성은 하늘과 우주에 머무르며, 남성은 지구에 있기 때문이다. 아이맥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시원한 풍광에 선들이 아래로, 위로 뻗어나간다. 선이 인연을 의미함은 물론이다. 12년 전 동일본 대지진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일본인들의 가슴에 남아있음을 떠올리게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8일 우리 관객을 만난다. ‘초속 5센티미터’(2007)과 ‘별을 쫓는 아이들’(2011)과 ‘언어의 정원’(2013)으로 우리의 감성을 깨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2016)과 ‘날씨의 아이’(2019)에 이어 ‘트리플 천만 관객’을 일본에서 동원한 작품이다. ‘너의 이름은.’은 380만 2000여명을 모아 지난 5일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역대 국내 흥행 일본 애니 1위의 영예를 물려줬는데 이번 작품으로 되갚을지 주목된다. 주인공은 일본 규슈의 한적한 마을에 사는 소녀인데 거리에서 마주친 청년 소타를 찾고자 인근 폐허로 향했다가 그곳에 우두커니 서 있는 수수께끼의 문을 발견한다. 스즈메가 호기심에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마을에 지진과 함께 재난이 닥쳐온다. 보이지 않던 소타가 문을 닫기 위해 분투하고 스즈메가 가세하며 가까스로 열린 문을 닫는다. 소타는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전국을 떠돌고 있었다. 하지만 소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발이 하나 없는, 작은 의자로 변해버린다. 스즈메는 의자가 돼 버린 소타와 함께 재난의 문을 닫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 여정이 한신고베 지진과 동일본 대지진 현장으로 연결됨은 물론이다. 미국의 한 연예매체는 일본의 전통 설화를 장황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여행을 하며 스즈메는 어린 시절 재난으로 잃은 엄마를 마주하고, 깊은 상흔처럼 들러붙은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극복해낸다.신카이 감독이 그동안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세계관을 집대성한 느낌이 강렬하다. 수채화처럼 투명한 이미지가 눈길을 붙들고 섬세한 언어가 영롱하다. 의자로 변해버린 사람이 신비한 고양이 ‘다이진’을 쫓아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으러 모험에 나선다는 설정이 색다르다. 판타지 요소가 강한 작품에는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릴지 모를 재난에 맞서 싸우며 그래도 희망을 찾아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오롯하다. 선전 포스터에 등장하는 “다녀오겠습니다” 인삿말에 응축돼 있다. 아름다운 색감에 감성을 더하는 건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다. 어린 나이에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아 온 도아카는 주제곡 ‘스즈메’를 통해 관객에게 묘한 감성을 일깨운다. 슬프기도, 따뜻하기도, 그립기도 한 그의 OST는 엔딩 크레디트가 끝날 때까지 관객을 붙잡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음악은 신카이 감독과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에서 호흡을 맞춘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가 맡았다. 미국과 일본에서 영화음악 작곡가로 활동해온 진노우치 가즈마도 참여했다. 그는 ‘명탐정 피카츄’와 ‘쥬만지:넥스트 레벨’ 등에 참여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일본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이 황금곰상을 수상한 뒤 21년 만의 쾌거라고 떠들썩했지만 수상하지 못했다. 대신 199개국에 선판매됐다.1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스즈메 역의 성우 하라 나노카가 신카이 감독과 함께 7일 한국을 찾아 9일까지 머무르며 무대 인사 등에 나선다. 신카이 감독은 “애니메이션의 쾌감을 총동원해 여행의 고양감을 그리고, 이야기가 완수해야 할 공감이나 격리의 기능을 플롯 밑바탕에 내던지며 그것들이 잘 구동하길 바라면서 만들었다”면서 그런 작업이 가능한 것은 지금의 나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날씨의 아이’가 개봉했던 2019년의 여름날에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 이번 작품의 계기 됐다고 돌아봤다. 장소를 애도하는 이야기와 기묘한 모양을 한 자와 소녀가 여행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허망함과 폐쇄감이 떠오르는 곳에서 시대에 포박당한 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우리 모두를 그리고 싶었다는 얘기다. 122분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 삼일절 일장기 주민 ‘목사’였다…“대일본제국” 설교

    삼일절 일장기 주민 ‘목사’였다…“대일본제국” 설교

    3·1절에 일장기를 내걸었던 세종시 주민은 한국인 목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 한솔동 한 아파트 자기 집 발코니에 일장기를 내걸었던 한국인 A씨는 한 교회에서 목사로 재직 중이다. A씨는 지난 5일 교회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온라인 설교에서 “대일본제국 덕에 근대화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설교에서 자기가 한 일이 아닌 척 일장기 논란을 언급하더니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태극기가 걸린 집이 1%가 안 된다. 태극기가 있는 와중에 일장기가 있었으면 어우러졌을 텐데”라며 태극기를 안 건 주민들이 문제라는 주장도 내놓았다. 또 “이완용 선생과 데라우치 총독 사이에서 합병 조약이 이뤄졌다. 대일본제국의 시대가 됐다”, “일본 때문에, 일본으로 인해서 문명을 배울 수가 있었다. 근대식 교육을 받을 수가 있었다”는 발언도 했다. 다만 영상 속 교회가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 해당 교회가 정말로 유튜브 채널명에 포함된 교단 소속이 맞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A씨가 목사라는 교회는 홈페이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항의하러 온 사람들 처벌해달라” 일장기를 단 집주인 A씨는 “나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을 수사해달라”는 글을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A씨가 국민신문고 범죄 신고 부분에 처벌청원 글을 올리면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일장기를 건 게 대한민국 법에서 문제가 되느냐”며 “한국 대통령도 일본이 협력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점을 밝혔고, 그 부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온라인에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 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 아이디 특정해 싹 고소장 접수했다”고 밝혔다. 또 “애국심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도 좀 하고 협력 국가라는 점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해 위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하는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박수를 치고 간다”고 적었다. 아내도 맘카페에 글을 올려 “히노마루(일장기)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너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어 “불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 없다.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조롱했다. 세종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국민신문고 범죄 신고 부분에 청원하면서 경찰이 조사에 나서게 됐다”며 “A씨가 ‘악성 댓글’ 부분에 대해서도 고소를 하면 이 부분도 조사할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법 상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민과 시민단체는 지난 2일 일장기를 달았던 세종시 한솔동 아파트 앞에서 ‘3·1절에 일장기를 다는 매국노’ ‘일본으로 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집회를 했다. 입구 앞 계단 담벼락에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명으로 ‘대한민국 독립역사의 첫 기념일 3·1절에 일장기를 내건 쪽바리놈은 한국이 싫으면 현해탄을 건너 일본으로 가라. 너에게 마지막 경고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 [사설] ‘강제동원’ 극복, 한일 정부의 치열한 노력에 달렸다

    [사설] ‘강제동원’ 극복, 한일 정부의 치열한 노력에 달렸다

    정부가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관련 해법을 어제 내놨다. 알려진 대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수혜를 입은 우리 기업들의 자발적 기금을 받아 배상금을 지급하고, 한일 양국 기업들이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해 양국 장학생 육성 등에 나서는 내용이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우리 정부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2018년 10월 김대중ㆍ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간접적이나마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의 뜻을 거듭 밝힌 셈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표류해 오던 강제동원 문제는 이로써 외견상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등 전범 기업들이 배상의 주체에서 제외됐다는 점에서 어제 내놓은 해법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본다. 소송 원고 중 강제동원 생존자 3명도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시작부터 모두가 만족할 해법은 요원한 일이었다. 당장 이번 사태를 낳은 대법원 배상 판결만 해도 국가 간 협정이라는 국제법을 위반한 소지가 컸다. 국내의 국제법 전문가 대부분도 판결의 문제를 알면서도 문재인 정부 시절 소리를 내지 못했다. 문 정권은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일본의 사죄, 피고 기업의 배상만을 요구하며 근본적 해결을 도외시한 채 갈등을 키웠다. 윤석열 정부가 비판 여론의 부담을 안고서도 이 사안의 매듭을 지은 이유는 오로지 국익과 미래 두 가지일 것이라 믿는다. 정부 발표에 맞춰 한일 양국이 곧바로 수출규제 해제 등의 현안 협의를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양국의 기민한 대응이 절실하다. 그러나 안으로 피해자들의 고통과 비판 여론을 보듬는 노력도 한층 강화돼야 한다. 청구권 자금을 받고도 피해자 보상에 제대로 쓰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통감하고 이제부터라도 불행한 과거를 치유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특히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이라는 불행한 과거가 협정 문서 하나로 해결됐다는 오만한 태도를 버리고 미래청년기금 등 양국민의 화해와 교류협력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우리 정치권, 특히 야당의 자세도 중요하다. 반일정서를 정치에 이용하는 어떤 시도도 삼가야 한다. ‘죽창가’로 미래를 열 순 없다.
  • [세종로의 아침] 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임병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텔레비전을 보며 이렇게 격렬한 감정의 회오리를 경험한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아내는 “저 인간, 한 대 치고 싶다”고 내뱉었다. 기자는 차마 글로 옮길 수 없는 충동에 휩싸였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의 정명석을 응징하겠다며 20여년을 쫓아다닌 김도형 단국대 교수의 말마따나 “사람××가 아니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오리지널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의 1~3편에 그려진 정명석 얘기를 본 이들의 경악스러운 반응이 언론에 연일 소개되고 있다. 물론 불편해 도저히 못 보겠다고 손을 내젓는 이들도 있다. 4편 오대양, 5~6편 아가동산, 7~8편 만민중앙교회까지 혹세무민의 노하우를 서로 배운 듯 공유하는 모습을 보며 허탈함과 무력감, 자괴감과 짜증이 밀려왔다. 심의와 자기검열로부터 자유로운 OTT 콘텐츠를 통해 뒤틀린 우리 민낯을 보는 일은 부끄럽기만 했다. 구역질 나는 성폭력이 자행되는 침실들과 욕실들, 32구의 시신이 뒤엉킨 오대양 공장의 천장, 신도들이 난입해 울부짖는 방송사 로비와 주조종실, 교주의 생가 등에 자리한 동산이니 궁전이니 하는 곳들, 신도들이 한복이나 유니폼을 차려입고 진행하는 퍼레이드와 축제, 운동회, 수영장 야유회를 보는 일도 어질어질했다. 믿음의 등급과 비율을 매겨 신도들끼리 경쟁 붙이며 아이들 세뱃돈까지 바칠 것을 강요하는 이재록은 정명석과 어찌 그리 닮았던가. 해외 자본의 지원을 받아 MBC가 제작한 이 시리즈를 통해서야 우리가 스스로 신이라 칭한 네 사람의 범죄 실상을 낱낱이 알게 됐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왜 공영을 부르짖는 MBC PD들은 뉴스나 시사 다큐를 제작하지 않고, 이런 경로를 택했을까. 정명석의 피해자 가운데 홍콩 여성 메이플이 온갖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증언한 일은 분명 힘이 있었다. 시사 다큐 프로그램들에서 늘 그림자 속 얼굴로만 접했던 성폭력 피해 여성이 얼굴을 드러낸 채 증언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었다. 그 용기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제작진은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추동하길 원했을까 궁금했다. ‘아가동산’ 김기순에게 어린 아들이 얻어맞아 죽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법정에서 부인했던 어머니는 카메라 앞에서 두 손으로 자기 뺨을 번갈아 때려댔다. 어쩌자는 것인가 싶었다. 분노에 휩싸인 이들은 묻는다. “이런 지경이었는데 우리는 뭘 했던 거냐?” 정명석을 응징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이들은 그랬다. “어차피 검찰이나 경찰은 관심도 없고, 우리가 해야지” 하며 홍콩으로 그를 찾아가 덮친다. 오대양 수사를 지휘한 박모 검사는 나중에 특별검사까지 할 정도로 승승장구했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결론을 내려 전두환 정권의 뜻을 충실히 따랐던 것으로 나온다. 아가동산을 수사한 검찰도 속수무책이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웠다. 아가동산에서는 툭하면 구타와 폭행이 일어났고, 70대 이재록은 어린 여성들을 능욕하고 얼마의 돈을 쥐여 주곤 했다. 과거의 일도 아니다.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는 이들은 지금도 주변에 있다. 조성현 PD는 이런 부류가 100명쯤 된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하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옭아매 짓밟고 유린하며 헌금이나 사랑이란 이름으로 잇속과 욕정을 채우고 있을지 모른다. 명쾌하게 해결하지 못한 채 덮인 사건들, 진행 중인 수사들이 얽힌 자칭 ‘신’을 향한 고발에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업계 “국내 소부장 기업 위축”우려… 공급망 안정화 기대도

    업계 “국내 소부장 기업 위축”우려… 공급망 안정화 기대도

    정부가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를 풀기 위한 외교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공급망 안정화’ 기대감과 ‘국내 소부장 기업 육성 위축’ 우려가 교차했다. 6일 업계는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내린 수출 규제를 ‘일본 기업만 손해 본 실패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물은 대법원 판단에 반발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필수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조건을 강화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은 소부장 공급선을 다변화했고, 정부는 국내 소부장 기업을 육성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될 때는 삼성과 SK 공장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지만 지금까지 그런 영향은 전혀 없었다”면서 “오히려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길이 좁아지면서 일본 정부를 향한 일본 재계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간 우리 기업에 타격이 거의 없긴 했지만 양국의 통상이 정상화하는 것은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규제가 풀리더라도 국내 소부장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는 일본 규제에 대응해 본격화했지만, 이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지속돼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 한일 정상 작년 ‘조기 해결’ 공감대… 최악 관계서 출구 찾아

    한일 정상 작년 ‘조기 해결’ 공감대… 최악 관계서 출구 찾아

    정부가 6일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은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 당시부터 지금까지 60년 넘게 논란이 계속된 사안이다. 한국과 일본이 1965년 체결한 청구권 협정에는 일본이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확인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청구권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사망자와 재산 손해에 약 92억원을 지급했고, 노무현 정부도 2차 보상에 나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에 약 6500억원을 지급했다. 일본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90년부터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이 개인 청구권은 살아 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사법농단’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대법원은 2018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당한 피해자들의 임금이나 보상금이 아닌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였다. 일본 피고 기업은 배상 이행을 거부했고, 피해자들이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현금화를 추진하면서 한일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1’ 방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지급)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발의한 ‘문희상안’(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 국민이 참여한 ‘기억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지급)을 마련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국면 전환은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조성됐다.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7월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켜 의견 수렴에 나섰고 실무급·차관급·장관급 등 각급에서 속도감 있는 협상을 이어 갔다. 정부는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말 ‘조기 해결’에 공감대를 표시했고,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거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 양금덕 할머니 “동냥처럼 주는 돈 안 받아”

    양금덕 할머니 “동냥처럼 주는 돈 안 받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93) 할머니는 6일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배상안에 대해 “동냥처럼 주는 돈은 받지 않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양 할머니는 광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정부 발표를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본 뒤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죄할 사람도 따로 있는데 (제3자 변제안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노인들이라고 해서 너무 얕보지 말라. 반드시 사죄를 먼저 한 다음에 다른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도 참석한 양 할머니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일본을 위해서 사는지 한국을 위해서 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런 돈은 굶어 죽어도 안 받겠다. 여러분들도 다 같이 협력해서 (우리 뜻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정부가 변제안을 공식 발표한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선 시민단체 연합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 30여명이 외교부를 향해 약 30초간 부부젤라를 불며 함성과 함께 ‘강제동원 해법을 철회하라’고 외쳤다. ‘매국협상’, ‘반인권·반헌법·반역사적 굴욕해법 철회하라’는 손팻말과 현수막을 든 참가자들은 “국민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한일 합의는 무효다”라고 소리치며 거세게 반발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대리인과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5명의 강제동원 피해자 중 생존한 고령 피해자 3명은 모두 정부안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정부안에 동의하는 피해자의 경우 정부와 재단이 협의해 채권 소멸 절차를 진행하겠지만, 동의하지 않는 피해자의 경우 기존의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해 일본 기업의 국내 추가 자산 집행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부터 해법 나오기까지...험난한 과정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부터 해법 나오기까지...험난한 과정

    정부가 6일 발표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방안은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 당시부터 지금까지 60년 넘게 논란이 계속된 사안이다. 특히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 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일본이 1965년 체결한 청구권 협정에는 일본이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내용과 함께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확인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청구권 문제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사망자와 재산 손해에 약 92억원을 지급했고, 노무현 정부도 2차 보상에 나서 사망자와 부상자 등에 약 6500억원을 지급했다.일본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1990년부터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2000년대부터 한국에서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역시 1·2심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2012년 대법원이 개인 청구권은 살아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사법농단’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한국 대법원은 2018년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가 청구권 협상 과정에서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당한 피해자들의 임금이나 보상금이 아닌 위자료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골자였다. 일본 피고 기업은 배상 이행을 거부했고, 피해자들이 피고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현금화를 추진하면서 한일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이듬해 일본은 보복조치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섰고 한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검토로 맞대응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1+1’ 방안(한일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지급)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발의한 ‘문희상안’(한일 양국 기업과 정부, 국민이 참여한 ‘기억인권재단’ 설립을 통해 지급)을 마련했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국면 전환의 분위기는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조성됐다.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가 임박한 상황에서 외교부는 지난해 7월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켜 의견 수렴에 나섰고 실무급·차관급·장관급 등 각급에서 속도감 있는 협상을 이어갔다. 정부는 ‘성의 있는 호응’을 요구했지만 일본 측은 일본 피고 기업이 배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9월 광주를 찾아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만났고 양 할머니는 일본 가해 기업의 사죄와 배상 참여를 요구했다. 한일 정상은 지난해 말 ‘조기 해결’에 공감대를 표시했고, 지난달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담 등을 거치며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 박용진 “공정위, 노조활동 개입 금지해야” 입법 추진

    박용진 “공정위, 노조활동 개입 금지해야” 입법 추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를 열고 공정위원회가 ‘노동탄압’을 한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화물연대 노동자들에게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파해온 만큼,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공정위의 노조 개입을 방지’하는 입법 작업에 본격 착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박성준·소병철, 무소속 양정숙 의원 및 새로운사회의원경제연구모임, 정치플랫폼 포레스트 등과 공동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공정위의 노동조합 활동 개입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검토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정무위 소속 이용우 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박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서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두 번 봤다. 장애인단체와 노동조합에 대해서다”라고 운을 뗀 뒤, “사회적약자와 사회적약자 단체의 목소리를 반사회적인 것처럼 만들어서 지지율이 조금 나아질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공정거래법 소관으로 접수된 사건이 110건인데 딱 한 건이 고발됐다. 화물연대 사건”이라며 “공정위가 앞장서서 해괴한 일을 하니까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황당했겠나.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을 제출했다”고 전했다.백 의원도 “대법원에서도 화물연대의 노동자성을 인정했고 그런 상황에서 대기업을 규제하고 공정이라는 형태의 거래를 관장해야 할 공정위에서 사회적 약자인 화물연대를 고발한 건 이례적”이라면서 정무위에서 이를 막을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우 의원은 “오늘 주제 중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 ‘독립 자영업자의 노동자성을 어떻게 판별할 것이냐’인데, 임금·지휘감독은 원청에게 있어서 그 노동자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해석들을 팽개치고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기업 배상 판결은 심각한 문제”라며 화물차 운전자 등의 지위 문제를 꼬집었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변호사는 ‘공정위 조사의 법률적 문제와 공정거래법 개정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화물연대본부 파업에 대한 공정위 개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유엔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상 노동자에게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노동관계법의 적용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어지는 발제에서 유럽연합의 ‘1인 자영업자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경쟁법을 적용하지 않는 사례를 분석하고 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위장 자영업자는 경쟁법(사업자 적용 법안)에서 적용 제외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달 말 헌법과 노조법에 따른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동조합법에 따라 ‘근로자’로 인정되는 사람들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근로자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말 화물연대 노조를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로 규정하며 조사했다. 화물연대 노조가 조합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사업자’ 지위로 공정거래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반발하자, 공정위는 지난달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 살리에리로 변신한 문유강 “모차르트 왜 천재인지 알겠더라”

    살리에리로 변신한 문유강 “모차르트 왜 천재인지 알겠더라”

    “살리에리가 자신의 평범함을 너무 저주하며 살았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평범함이 각자의 특별함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면서 살리에리를 구축했던 것 같습니다.” 신의 도구가 되길 원했으나 되레 신을 저주하며 살게 된 남자. 차라리 몰랐다면 다행이었을 것을 하필이면 재능을 알아보는 재능을 가진 살리에리는 자신의 평범함이 너무나 고통스럽다. “욕망을 갖게 했으면 재능도 주셨어야죠”라고 원망하는 살리에리를 그리는 문유강(27)은 누군가를 보고 겪었던 감정을 연기에 고스란히 담아낸 듯 더 생생하다. 오는 4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아마데우스’는 천재 모차르트(1756~1791)를 향한 살리에리(1750~1825)의 질투심을 그린 작품이다. 영국의 극작가 피터 섀퍼(1926~2016)가 1979년 발표해 초연했고, 1984년에 영화로도 제작됐다. 연극은 1981년 제35회 토니상 5관왕, 영화는 1985년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관왕을 차지했다. 제목인 ‘아마데우스’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서 따온 것이지만 핵심 주인공은 살리에리다. 연극은 늙은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는 독백으로 시작한다. ‘모차르트 독살설’은 특별한 근거가 없음에도 암암리에 널리 퍼졌던 소문으로 ‘아마데우스’의 기초적인 세계관을 이룬다.경건한 신앙심으로 무장해 궁정작곡가까지 오르며 탄탄대로를 걷던 살리에리 앞에 어느날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가 나타난다. 모차르트의 경박한 행실에 고개를 젓다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작곡 실력에 살리에리의 감정은 복잡해진다. 평범한 소재로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모차르트를 보며 위대한 소재로 평범한 작품을 만드는 자신의 현실이 괴롭다. 성(聖)과 속(俗)의 경계에서 신실함과 욕망을 동시에 지닌 살리에리가 서서히 무너져가는 세밀한 감정 변화가 작품의 핵심 축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보며 부러워하고 질투하기 마련이다. 살리에리가 어찌 보면 악역인데도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유다. 문유강 역시 “실력으로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다른 사람을 보면서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순간이 분명 있었다”면서 “저도 평범하기 싫어서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겐 그 역시 모차르트일 터. 문유강은 2019년 연극 ‘어나더 컨트리’에서 26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토미저드 역에 발탁됐다. 이번에도 살리에리 역을 맡아 누군가에겐 부러운 대상이 됐다. 이지나 예술감독은 “문유강은 배우로 아주 좋은 자질과 자세 그리고 인내력을 가졌다”면서 “시련을 겪어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한단계 상승할 시기라고 생각해 고통 없인 이룰 수 없는 살리에리란 역할을 줬다”고 말했다.연극을 전공하다 보니 주변 동료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지만 5촌 당숙인 하정우(45)는 특히 “다 부러운 존재”다. 문유강은 “어릴 때부터 가까이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꿈을 가질 수 있었다”면서 “배우로서 어떻게 지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고 느끼기도 하고 직접 조언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역대 최연소로서 깊은 내공이 필요한 살리에리가 어색할 법도 하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력에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된다.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비롯해 실제 곡을 배경음악으로 쓰고 ‘마술피리’ 같은 오페라는 배우들이 라이브로 노래까지 해 이야기가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가상의 인물을 다룬 연극이 아니기에 문유강 역시 모차르트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공부하며 작품을 준비했다. 그는 “당연한 존재처럼 느껴졌는데 모차르트를 공부하며 음악을 듣다 보니 왜 천재라고 하는지 알겠더라”며 웃었다. 그가 꼽는 작품의 매력 역시 모차르트의 음악이다.문유강은 지난해 tvN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에서 이무결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극은 이번이 3년 만이다. 이제 데뷔 5년 차에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종횡무진하는 만큼 문유강은 앞날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그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살리에리를 하게 된 것처럼 좋은 이야기와 좋은 역할이 있다면 그런 역할 만나기를 항상 기다리게 되는 것 같다”면서 “나도 위로받고 나도 치유가 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전달해드리는 게 제가 연기하는 이유다. 누군가 위로 받을 수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계속 사랑하며 좋은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배우, 작품마다 계속해서 그 과정과 순간을 살아가며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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