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미 FTA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744
  • 정부·업계, 미 자동차 232조 공청회 참석, “미국 국가안보 위협 안돼”

    정부가 미국 자동차 232조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은 미국의 핵심 안보동맹국이자 신뢰할 수 있는 교역상대이므로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강성천 산업부 통상차관보를 비롯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현대차·LG전자 현지근로자 등 4명이 공청회에 참석해 한국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와 자동차 관련 협·단체, 주요 업계 등 44개 기관이 참석했다. 강 차관보는 이날 공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양국 자동차(승용차) 관세가 이미 철폐됐고, 개정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통해 자동차 안전기준 인정 범위 확대, 픽업트럭 관세철폐 기간연장 등 미측의 자동차 관련 관심사항이 반영됐다”며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100억 달러 이상 미국에 투자해 11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 주력차종은 중소형차 위주로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주인 미국 자동차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보는 자동차 산업과 국가안보 간 연관성이 없으며, 자동차 산업에 국가안보 예외를 적용할 경우 각국의 안보 예외조치의 남용을 유발할 수 있어 미국 국가안보 이익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또한 232조 조치는 한·미 FTA의 혜택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런 점을 고려해 조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시장 내 점유율이 미미하고 소형차 위주로 미국차와 직접적인 경합관계에 있지 않다”면서 “무역제한조치가 부과될 경우 상당 기간 대체생산이 어려워 미국 시장이 위축되고,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한국산 자동차부품은 미국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고, 한·미 FTA를 통해 양국 자동차 산업이 상호 호혜적 관계로 진전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지 기업 근로자들도 미국의 무역제한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제기했다.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직원인 존 홀(John Hall)은 “현대차가 미국지역 경제에 기여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면서 “특히 경기침체 시기에도 현대차는 인력조정 없이 미국 근로자와 함께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만약 25%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 상승과 생산·판매 감소로 앨라배마주의 일자리가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 미국 배터리팩 생산법인의 판매 직원인 조셉 보일(Joseph Boyle) 역시 “LG전자가 미국 기업에 공급되는 전기자동차용 부품(배터리팩 등) 생산공장을 미국 내 건설중이며 이를 통해 3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라면서 “미국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에 있어 글로벌 소싱이 중요하며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산 전기 자동차의 성장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아직은 232조 조사가 실제 조치의 권고로 이어질 지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차, 연료전지 등 신기술이 중요한 분야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다수의 미국 내 자동차 협·단체도 동맹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관세 부과시 자동차 부문 일자리 감소, 투자 저해, 생산·판매 감소, 수출 억제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저임금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으로 인해 미 노동자들의 임금 저하, 일자리 손실이 야기되고 있다”며 232조 조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도 미국 상무부 보고서 발표 전까지 한국 입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되도록 범정부적인 민관 합동 대응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백운규 “최저임금 인상, 소상공인에 부담… 탄력근로 대책 마련”

    백운규 “최저임금 인상, 소상공인에 부담… 탄력근로 대책 마련”

    “영업익 3%대 中企는 신규 채용 힘들어 더 많은 기업 현장 목소리 듣고 반영” 자동차 25% 관세 美에 강력 대응 시사 박용만 회장 “직접분배 정책 활용 아쉬워 고용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규제 혁파”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소상공인과 노동집약적 산업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백 장관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산업혁신을 통한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은 주로 소상공인에게 영향을 끼치며,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2020년까지 1만원) 공약 달성이 어렵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좀더 많은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영향을) 분석해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기존의 업무에 차질이 우려되는 산업에 대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놓고 영향 분석을 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연구개발(R&D)과 정유·화학업계의 개·보수 문제, 계절적 수요 문제 등에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히 영업이익률이 3%대 정도인 중견기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으로 신규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산업부 차원에서 탄력적 근로시간과 관련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용지물이 되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백 장관은 “작년 대미 무역 흑자가 총 229억 달러인데 이 중 213억 달러가 자동차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자동차 관세는 미국의 정계, 재계뿐 아니라 의회에서도 반대하기 때문에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의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백 장관은 “G2에 대한 무역 의존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신(新)남방’ 쪽으로 더 많은 교역을 하기 위해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규제개혁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백 장관은 “우버, 에어비앤비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때문에 할 수 없다”면서 산업융합촉진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개혁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준다는 출발점에는 동의하지만, (최저임금뿐 아니라) 직접적인 분배 같은 정책 수단을 활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상대적 빈곤층의 두께가 1990년대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어났고 임금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중 최하위”라면서 “소득이 낮은 쪽에 소득을 좀더 밀어주고 그 소득이 시장으로 나오게 한다는 출발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세 소상공인들 중 한계기업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소상공인 밑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규제개혁 전도사’를 자처하는 박 회장은 “고용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규제 혁파”라면서 기업을 둘러싼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대기업들의 일탈행위를 방지하는 재벌개혁은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법과 제도로는 한계가 있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규범을 지키도록 하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과의 소통을 늘리는 것에 대해 “소통과 격려보다 기업들이 일을 벌이도록 하는 규제 개선을 더 부탁드리고 싶다”면서 “20대 국회에 발의된 기업 관련 규제법안이 800건인데, 규제총량관리 같은 제도로 규제를 더이상 쏟아내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귀포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정책이란 밀어붙이기만 하다 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유연하지 못하면 부러진다. 100% 좋은 정책도 없다. 열에 한둘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좋아 보이는 정책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의 충돌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약속한 정책도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시행하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는 게 맞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밀어붙이다 돌이킬 수도 없게 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이 잘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임금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동남아로 떠나고 싶은 중소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매출 감소와 심한 경쟁으로 그러잖아도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의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없는 근로자는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당장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질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론적으로는 옳아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이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려 준 임금이 소비 진작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고 생산이 늘어나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는 게 이 이론인데, 통계는 반대로 나왔다. 고용은 최악의 상황이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도리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조급한 평가는 금물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정책을 보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궤도 수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광주 출신 경찰총수가 20년 만에 탄생한다. 역대 경찰청장 중 전남·광주 출신은 1998년 재임한 김세옥(전남 장흥) 전 청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가운데 12명을 영남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기울어진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은 정반대로 ‘고소영’이었다.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약속은 지역적 안배, 특히 호남 출신 등용을 뜻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이 다수 진출해 균형이 잡혔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에 동시에 호남 출신이 오르게 된 것도 20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참모총장도 호남 출신이 내정됐다. 다만, 잇단 호남 출신 중용이 역으로 지역 안배를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물론 이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성공적 지역 탕평 인사로 보는 평도 있다.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에 편중됐던 인사가 바로잡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26개 정부 부처 1급 공무원 127명 중에 TK가 19명밖에 안 된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론과 유사한 불만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능력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국민 공론화로 탈원전을 선택했지만 원전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해외 수출에라도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속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살펴보는 중간점검이 요구된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던 대만이 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는지, 원전을 완전히 포기했던 일본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쓴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업적으로 남았다. 우리의 원전 기술을 목청을 높이며 자랑했고 주요 산업으로 키우려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의 경찰청장 3명 가운데 2명이 TK 출신이다.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라면 때로는 지지층과 다른 길을 걷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또한 유연성 발휘와 궤도 수정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보완한다고 해서 실패가 아니다. 도리어 박수를 보낼 준비가 국민은 돼 있다. sonsj@seoul.co.kr
  • “미·중 무역분쟁은 신시장 개척 기회… 업계와 정면돌파”

    “미·중 무역분쟁은 신시장 개척 기회… 업계와 정면돌파”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확산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오히려 기술혁신과 신시장 개척의 계기로 활용하면서 통상환경 악화를 정면 돌파해 가겠다”고 말했다.김 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 수출에 손실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계기로 더 큰 것을 얻는 긍정적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기업들에 위기일지라도 새로운 통상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과거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통상마찰로 일본의 자동차와 반도체가 주춤할 때, 우리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 시장 진출로 틈새를 파고들었고, 오늘날 두 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발전시켰다”면서 “다시 한번 세계 통상환경의 흐름을 냉정히 읽고 과감하게 도전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열릴 기회를 우리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와 미·중 무역갈등 심화가 세계 통상질서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통상 마찰에 영향받지 않는 새로운 수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스타’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견인할 새로운 혁신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자원은 중동, 핵심 기술은 일본에 의존하면서 중국과 미국 시장의 성장에 기대 온 수출 구조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신흥국으로의 과감한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주 미국의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민관 합동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다. 그는 “의사결정 관련 핵심 인사를 만나 한국에 232조 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라면서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통해 구축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 우려”… 민관 합심 대응

    “對中 중간재 수출 감소 우려”… 민관 합심 대응

    추가 관세 땐 가전·컴퓨터 등 피해 산업부 “수출구조 체질 개선 노력” 美 공청회 車업계서도 발언 추진정부가 지난 6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이후 일주일 만에 미·중 무역전쟁 관련 민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미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 기업의 대중 중간재 수출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강성천 통상차관보 주재로 ‘미·중 무역분쟁 실물경제 대응반’ 회의와 ‘미 자동차 232조 관련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잇따라 열고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산업부, 외교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코트라(KOTRA), 무역보험공사, 무역협회 등 관련 기관과 업종별 단체들이 총출동했다. 강 차관보는 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확산 가능성이 있으므로 민관이 합심해 주도면밀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중국의 제조업 굴기 견제 등 301조 무역분쟁 이면에 제기되고 있는 양국의 입장을 바탕으로 정부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 전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대응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종별 단체들은 추가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산업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중국에 진출한 우리 투자 기업들의 경우 생산제품 대부분이 중국 내수용이라 관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국산 가전, 컴퓨터, 통신기기 등이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해당 품목 생산에 필요한 우리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는 무역분쟁에 따른 대외 무역환경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수출 제품 육성, 서비스 수출 확대 등 수출구조의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어 열린 민관 합동 TF에서 미국 상무부 자동차 232조 조사와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는 19~20일 미국 상무부에서 개최 예정인 공청회에는 정부 대표로 강성천 차관보가, 업계에선 현대자동차 및 LG전자 미국 현지 근로자 등이 발언을 추진 중이다. 또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범정부적·민관합동 사절단이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다음주 미국을 방문한다. 사절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미국의 자동차 관련 요구가 이미 반영됐으며 우리 기업이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추가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강조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백운규 장관 “무역법 232조, 美 車산업에 부정적”

    백운규 장관 “무역법 232조, 美 車산업에 부정적”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의 주요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자동차 조사에 대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산업부는 백 장관이 지난달 27∼2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의원, 자동차협회,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등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만나 232조에 의거한 수입자동차의 국가안보 영향 조사에 대한 아웃리치(대외 접촉)를 하고 미국 인사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었다고 1일 밝혔다. 백 장관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을 만나 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분야에 대한 미국 우려를 선반영한 만큼 한국 정부 입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백 장관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진출한 조지아주(州)의 조니 아이잭슨 상원의원과 앨라배마주의 테리 스웰 하원의원도 만나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부품가격 상승에 따른 자동차 수요 및 생산 감소로 해당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미국 정·재계 인사들이 232조 조치 자체와 한국에 대한 적용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트럼프 “한·미 FTA 새 협상, 양국 모두 만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성공한 사례로 지목하며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마운트플레전트의 대만 폭스콘 공장 신축 기념식에서 “한국과의 (FTA) 협상은 끔찍한 협상이었기 때문에 내가 끝내 버렸고 우린 새로운 협상을 했다”면서 “양국 모두 만족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업적인 그 협상은 미국에 일자리 25만개를 줘야 했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아닌 한국에 25만개의 일자리를 줬다”면서 “좋은 협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재협상을 했고 곧 서명할 예정”이라면서 “어쨌든 우리는 한국과 새롭게 협상했고 그것은 양국 모두에 멋진 협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주요국의 보복 관세 움직임에 대해서는 “그들이 우리의 농산물을 원치 않는다면, 우리도 그들의 자동차를 안 사면 된다”며 “간단한 공식을 왜 이해 못하냐”고 했다. 그는 이어 “이것(폭스콘의 공장 착공)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더 많은 기업이 들어올 것이다. 미국이야말로 그들(기업들)이 있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20% 진행돼도 불가역적 비핵화 돌입…가능한 한 빨리할 것”

    [6·12 북미 정상회담] “20% 진행돼도 불가역적 비핵화 돌입…가능한 한 빨리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혼자서 1시간가량이나 길게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거의 모든 질문에 사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등 정상회담 성과를 적극 홍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김정은은 주민들을 굶주리게 했고 오토 웜비어를 죽게 만들었다. 그런데 편안하게 재능 있는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나. 실제로 재능 있는 사람이기 때문인가. -26세에 이런 나라를 물려받았고, 나라를 통치해 왔다. 원래 인간성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26살짜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웜비어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고 평생 기억할 것이다. 그분의 가족들도 정말 좋은 친구다. 웜비어의 죽음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체제 안전 보장을 하겠다는 것인가. 군사 역량을 감축하고 줄이겠다는 것인가. -축소할 생각은 없다. 현재 한국에 3만 2000명의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와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렇게 된다면 굉장히 많은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합의문에 CVID가 없는데 우려하지 않나.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약속한다고 돼 있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돼 있다. →북한핵 비핵화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했는데 -과학적, 기계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할 것이다. 20%만 진행되면 되돌릴 수 없게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얼마나 걸릴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알수 없다. 하지만 빨리 될 것이다. →그 과정에 미국이 포함되나. -미국이 포함된다. 여러 사람이 포함될 것이다. 신뢰 관계를 구축할 것이다. 폼페이오는 잘해 왔는데, 저희 직원들이 많이 들어가서 여러 가지 작업을 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말한다.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김정은의 의지를 확인해야 하지 않겠나. -과거에도 뭐라 했는데 아무 일이 없었다. 수십억 달러를 들이는데 그 어떤 일도 들이지 않았다. 김정은이 오히려 언급했다. 이 정도로 이룬 게 없다고 했다. 김정은이 무엇인가 이룰 것이라는 확신이 높다. 그리고 저만큼이나 이상으로 이루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포괄적인 성명에 서명했다. 굉장히 많은 것을 포괄한다. 그가 이행할 것이라 믿는다. 도착하자마자 프로세스할 것이라 생각한다.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고, 실제로 무엇인가 이루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했나. -논의했다. 앞으로도 계속 다루게 될 것이다. 미국인들이 전사자의 유해를 돌려달라고 하는 요청을 굉장히 많이 받은 바 있다. 한국전쟁은 정말로 끔찍한 전쟁이었다. 그래서 제가 그 부분을 요청했고 마지막에 그 부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유해가 중요한 이슈인데, 김정은이 어떻게 생각하나. -논의를 분명히 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짧게 논의했다. 김 위원장도 무언가 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은 똑똑하고 좋은 협상가다.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자됐지만 그럼에도 핵프로그램이 다음날 계속됐다. 그런데 시대가 달라졌다.→평화협정에 대해 말했나. 평양을 방문할 것인가. -적절한 시기에 방문할 것이다. 내가 기대하는 순간이다. 김정은도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조금 더 진전하자는 얘기를 했고 김정은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논의했나. -아베 총리가 말했다시피 비핵화 의제 외에도 납치자 문제가 아베 총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걸 잘 안다. 명문화되지는 않았지만 언급했다. →인권을 다루는 데 북한은 그동안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인권을 침해했다. -북한 상황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 문제도 다뤘다. 오늘 분명한 목적은 비핵화이기 때문에 거기에 중점을 뒀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후속 회담에서 논의할 거라고 생각한다. →비핵화 시간표와 첫 제재 완화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으로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절차가 시작되면 그것은 거의 완료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재 해제는 핵무기가 위험 요인이 아닐 때 해제하겠다. 곧이길 바란다. 현재는 제재가 가해진 상황이다. 제재는 핵 문제가 더이상 문제가 아니다라고 인식하게 될 때 해제될 것이다. →적대행위를 중지하겠다고 했는데 한·미 군사훈련에 관한 것인가. -우리가 훈련을 오래 해왔다. 워게임(전쟁연습)이라고도 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불한다. 한국도 재정 지원을 하지만 100%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군비, 교역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얘기해야 한다. FTA 재협상도 남아 있다. 관련 논의도 하지만, 폭탄이 어디서 날아오나. 괌에서 날아온다. 6시간씩 괌에서 날아오는데, 훈련을 하고 다시 오랫동안 괌으로 날아가는데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 도발적이기도 하다. 도발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을 생각해 보라. 그 옆의 국가라 생각해 보라. 이런 포괄적 협상을 한다면 워게임하는 게 꼭 적절하진 않다. 비용 효율이 중요하다. →북한이 주는 건 뭔가. -‘대통령이 너무 많은 걸 포기했다. 얻은 것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지난 24시간 동안 거의 잠도 자지 않고 계속 협상을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포기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번 합의는 미국과 북한에 모두 좋은 내용이다. 우리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며 북한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그리고 이번 회담을 위해서 억류된 미국인 3명을 풀어 줬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으로 이 회담의 성공을 측정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왜 CVID를 포함하지 않았나. -시간이 부족했다. 김정은은 이 회담에 오기 전부터 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실무협상을 통해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만약 북한 측에서 합의하지 않았다면 공동성명에 아예 서명하지 못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 말을 넣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군사적 결과(옵션 가능성)는. -답하기 까다롭다. 위협적으로 보이기 싫다. 서울(수도권)에는 2800만명의 국민이 있다. 굉장히 큰 규모다. 비무장지대(DMZ) 바로 밑이 서울이다. 10만명 이렇게 말하는데 2000만명, 3000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5000만명도 죽을 수 있다. 서울이 경계선 바로 옆이다. →김정은에게 회견 직전에 상영된 영상을 보여 주었나. -아이패드로 보여 주었다. 북측의 8명 정도의 대표단이 그 영상을 보면서 반응이 아주 좋았다. 저는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 주고 싶었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그것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미국의 관점에서 북한 핵능력의 발전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도 마찬가지 입장이었다. →아침에 김정은을 만나고 회의장에 계속 남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1초만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우리는 아주 말이 잘 맞았다. 만나서 얘기를 했고, 그냥 앉아서 계속 얘기를 했다. →다음 정상회담은 어디서 열리나.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그 전에 정상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떤 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진척됐다. 서로 관계를 잘 구축하고 호감을 갖고 그러면 좋다. 전쟁 전사자 포로 유해를 송환 발굴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비핵화 비용에 대해 논의했나. 누가 이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인가. -한국과 일본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울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돕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많은 대가를 치렀다. →2차 회담이 있다면 김정은이 워싱턴을 방문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설정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다른 회담이나 회의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들의 기대감을 너무나 올리고 싶지는 않았다. →중국이 이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나. -중국에 대한 저의 기대는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지도자를 갖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저의 친구이기도 하다. 아마 오늘 회담 결과에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김 위원장과만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인가. 한국, 중국도 서명국으로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나. -한국과 중국도 참여했으면 한다. 법적으로 의무 사항인지 여부와는 별도로 한국과 중국도 참여하기를 바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도발적 한미 훈련 부적절”… 국방부 “의도 파악해야”

    “우리는 엄청난 돈 쓰고 있다 한국은 훈련 비용 일부만 부담” 주한미군 비용·FTA 불만 표출감축·철수 가능성 여지 남겨 정부 당혹…진의 파악에 촉각 靑 “남북, 한·미 협의할 문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종료 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한 데 대해 우리 정부가 진의 파악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래에는 가능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따른 과도한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연합 군사훈련 중단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매우 도발적이며 이런 환경 아래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엄청난 돈을 군사훈련에 쓰고 있다. 한국도 부담하지만 그것은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괌에서 한국까지 와서 폭격연습을 하고 가는 데 큰 비용이 드는데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북 체제안전 보장의 일환으로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 선언이 무슨 의미냐’는 백악관 출입기자의 질문에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 해 왔고, 이것을 전쟁이라고 얘기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이게 한국과의 무역협정 문제와도 연결되고 있다”고 답변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부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불만을 한꺼번에 싸잡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대해 “주한미군은 지금 논의 대상에서는 빠져있다”면서도 해당 문제는 미래에 열리는 협상을 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들(주한미군)을 돌아오게 하고 싶고,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고 해 미래 시점에서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 문제에 대해 미리 한국 정부에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훈련 중단 문제는 과거하고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으며, 과거에도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그런 것을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합훈련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남북한 간에, 한·미 간에 또 협의가 있어야 할 그런 문제”라고 답변했다. 반면 우리 국방부는 당혹스러운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현 시점에서는 정확한 의미나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 안전 보장’ 공약을 맞교환하는 공동성명에 합의한 뒤 나온 것으로 추후 이어질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폐기와 한·미 연합훈련 폐지를 맞교환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 미사일을 파괴할 것”이라며 진전된 군사적 합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을 포석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비용을 한국 측이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방위비 분담금의 취지가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제공과 관련된 것임을 들어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들의 방위비 분담에 불만을 제기했던 것처럼 미국의 안보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한·미 간 연합훈련을 모두 중단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전략무기가 투입되는 훈련만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불확실하다. 일단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이 취소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미 회담 진전 여부에 따라 매년 2~4월에 열리는 시뮬레이션 훈련인 ‘키리졸브’ 군사연습과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 훈련’이 중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독수리 훈련에는 보통 B1B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무기가 동원됐다. 이 밖에 양국의 공동성명에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북·미 양국의 군사 긴장 완화도 회담에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북측 노광철 인민무력상(대장)이 이례적으로 양 정상의 수행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美 통상압력, 中 기술굴기에 샌드위치 된 한국 산업

    우리 산업의 집토끼라고 할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거세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에서 파생된 G2(미국과 중국)의 압박은 공교롭게도 우리의 주력 수출상품에 맞춰졌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외국산 자동체에 대한 고율의 관세 검토에 들어갔다. 우리 자동차가 미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나면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승용차의 관세를 면제받으면서도 해마다 수출이 줄어드는 판에 추가로 관세를 물면 자동차 수출은 반 토막이 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2025년까지 기술 독립을 이룬다는 ‘중국 제조 2025’에 따른 ‘반도체 굴기’(屈起·몸을 일으킴)도 우리로서는 걱정스럽기만 하다. 현재 15%인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0억 위안(약 51조원)의 펀드 조성에 나섰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반도체 빅3’에 대한 가격 담합 조사에 돌입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미국의 마이크론을 타깃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손보겠다는 의도가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15년 불공정 거래를 이유로 퀄컴에 60억 위안(약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전력을 감안하면 마냥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979억 4000만 달러였다. 자동차는 완성차 416억 9000만 달러와 부품 231억 4000만 달러 등 모두 648억 3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두 업종이 지난해 수출 5737억 달러에서 차지한 비중은 28.3%였다. 아직 혁신성장은 더디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는 빈약한 게 현실이다. 여전히 반도체와 자동차는 대체가 불가능한 주력 수출상품이다. 미국과 중국처럼 보호무역주의로 갈 수 없다면,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G2의 통상 압박을 이겨 낼 방안을 찾아야 한다. 기술을 혁신하고,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혁신성장은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에도 절실하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이 이를 깨달아야 한다. 정부도 무리한 통상 압력에 당당히 맞서고 내부로는 과감히 규제 철폐에 나서야 한다. 집토끼를 육성하면서 산토끼도 잡는 지혜가 진정 필요한 시점이다.
  • 헌재 움직인 촛불… 국회 집회금지·최루물대포 ‘위헌’

    국회의사당 100m 안에서 집회를 못 하게 막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경찰의 최루액 살수도 법률적 근거 없이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2016년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 진행된 광화문 촛불집회가 헌재의 시민들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강화하는 방향의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헌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자신에게 적용된 집시법 11조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집시법 11조는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100m 이내 장소에서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집회에 의한 국회의 헌법적 기능이 침해될 가능성이 부인되거나 또는 현저히 낮은 경우,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금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다만 국회 인근 집회를 어떤 형태로 허용할지는 입법부 판단이 필요하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만 기존 집시법 조항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했다. 이때까지 해당 조항이 개정되지 않으면 2020년 1월 1일 효력이 상실된다. 2011년 11월 국회 앞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A씨는 “국회가 여론 수렴 기관인데도 어떤 예외도 없이 100m 이내 집회를 전면 금지한 것은 과도한 기본권 침해”라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이날 헌재는 경찰이 물대포에 캡사이신 등 최루액을 섞어 집회 참가자에게 뿌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2015년 5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에 참가한 장모씨 등 2명은 경찰의 ‘살수차 운용지침’이 법적 근거 없이 생명권, 인격권, 행복추구권,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살수차에 최루액을 섞어 분사하는 행위는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본 사항은 법률이나 대통령령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헌재 결정에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광화문 촛불집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헌재는 2009년 집시법 11조와 관련한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5(합헌) 대 4(위헌 3, 각하 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촛불집회가 성숙한 시민의식 속에 평화롭게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집회·시위의 자유가 좀더 보장돼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진 게 헌재 결정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헌재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인근의 집회 금지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1월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청와대 100m 이내에서 모든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것이 헌법이 보장한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면 청와대 인근의 집회 금지도 위헌 결정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의사당 앞 100m>
  • [시론] 통상대국 한국, 통상정책이 없다/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통상대국 한국, 통상정책이 없다/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금 글로벌 한국엔 글로벌 통상정책이 없다. 기껏해야 떠난 버스에 손 흔들 듯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가 건설적 비판과 객관적 평가를 귀담아들어야 통상정책을 수립하고 조정해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객관적 외교 분석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적 목소리를 보수로 몰아 가는 경향도 있다. 그 결과 미국의 전방위적 무역 보복 정책에 대해 제대로 예측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과 정부의 대응 결과를 언론에 과대포장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악순환마저 일상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통상대국의 통상정책 결정 절차라고는 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 요구 사항을 100% 수용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고, 사상 유례없는 공산품(철강)에 대한 불법적 쿼터 제도까지 양자협정 체제로 용인해 버렸다. 그런데도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제거됐기에 성공적인 협상이었다는 것이 청와대와 정부의 일관된 자평이다. 한·미 FTA 재협상의 선례에 힘입어 최근 트럼프 정부는 철강관세 부과 때와 똑같은 국가안보 논리로 자동차에 대해 25%의 추가 관세를 도입할 것을 선언했고, 우리 자동차산업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다시 관세 면제를 위해서는 자동차 수출 쿼터를 수용하라는 압력이 몰아칠 것은 뻔하다. 자동차 다음에는 선박과 반도체에 대한 관세와 쿼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도대체 한ㆍ미 관계에 무슨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말인가. 최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 시 한국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한ㆍ미 FTA 투자자ㆍ국가간소송(ISD) 조항을 근거로 제소했다. 2012년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승인 건과 관련해 ISD에 제소했고, 지금은 한국 정부의 패소 판정이 임박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한ㆍ미 FTA ISD 조항의 문제점조차 제대로 미측에 제시하지 못했다. FTA 재협상 시 정부가 끝까지 수용하기를 거부했다던 미측의 환율시장 개입 내역 공개 요구는 두 달도 안 지나 정부가 자발적으로 수용해 버렸다. 차라리 FTA 재협상 시 이를 공식 수용했더라면 ISD 조항 개정과 주고받기 협상으로나 이끌 수 있었던 이슈를 왜 슬그머니 떼어내어 나중에 아무 대가도 없이 수용해 버렸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복적인 통상 보복에 대해 실효성 없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총체적 난국에 총체적 대응정책 기능이 상실된 상황인데도, 청와대와 통상교섭본부는 비판을 수용해 근본적 구조 개혁이나 정책 결정 인력의 쇄신을 단행하기는커녕 기존 체제를 뒷받침할 실무 인력을 대거 보강하는 작업이나 진행하고 있다. 상부 조직과 정책 결정 체제의 문제점 때문에 엉터리 같은 통상정책이 반복 시행되고 있는데, 하부 인력을 보강해 폐쇄된 정책 결정 체제를 통해 수직적으로 하달되는 정책이나 충실히 집행하는 조직원들만 양산하려 한다. 트럼프식 외교는 안보와 통상 분야를 연계해 제시함으로써 상대국으로부터 최대 이익을 취하는 전방위 게임을 시행하고 있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2000억 달러 줄이기로 약속하고 봉합된 것은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일시적 휴전에 불과하다. 이런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도 두 분야의 연관 관계를 때로는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때로는 엄격히 분리해 각 분야에서의 방어 이익을 취하는 식으로 유연성 있는 대응을 해나갈 수 있는 체계와 전략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능력과 전문성 위주의 인사는 뒷전이고 이념과 코드에 기반한 로비력이 청와대 인사 라인을 지배하고 있다. 화려한 외교공관 생활이 보장되고 낙하산 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눈총으로부터 자유로운 외교통상 부문이 정권의 창출에 기여한 캠프 인사들의 대표적 등용문이 돼 버렸는데, 어떻게 이런 전문 실리통상외교가 발휘될 수 있겠는가.
  • [특파원 칼럼]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26일 아침(현지시간) 휴대전화에서 ‘카톡’ 등 메시지 도착 알림음이 끊이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은 어떻게 되는 거야. 6월 12일 열리는 것 맞아’라는 서울 지인들의 우려 섞인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과 가까이 있으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인 듯했다. 나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누가 알겠어. 며느리도 몰라”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워싱턴에서 주워들은 ‘풍월’로, 그들의 궁금증 일부를 해결해 주곤 했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정상회담 전격 수락에서 취소, 다시 추진 등 한 편의 영화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는 협상의 기술인 ‘미치광이 전략’ 때문이다. 누구도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예상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북·미 정상회담의 일방적 취소를 논의한 지 12시간도 채 안 돼 결정했다. 국제 외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날짜와 장소를 정한 두 국가의 정상회담을, 그것도 ‘상대방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의 ‘일방적 취소 통보’는 ‘상식’과 ‘예의’라는 단어와 거리가 먼 일이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국제사회의 위기감을 극대화한 뒤 파국을 피하려는 상대방에게 ‘양보’를 얻어 내는 ‘벼랑 끝 전술’의 대가인 북한은 미국인 억류자 3명 석방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를 미국에 선물로 던졌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정도 했는데, 이제 미국이 발 빼겠어. 세게 나가자’며 최선희 북한 외무상 부상이 ‘미국이 상상하지도, 보지도 못했던 끔찍한 비극’이란 강도 높은 표현으로 ‘협상력’ 극대화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에 일격을 당하자 북한조차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판’을 깨자고 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선언 후 불과 8시간 30분 만인 25일 오전 7시 30분쯤 담화에서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격적으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시간 비밀 회담을 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등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틀 만에 정상회담 취소 선언을 ‘손바닥 뒤집 듯’ 뒤집어 버렸다. 아무런 구체적 설명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치광이 전략으로 많은 것을 얻었다. 북·미 정상회담 주도권을 장악했다. 미 보수 지지층에게 ‘북한을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심어 줬다. ‘노벨평화상’도 코앞에 다가왔다. 그렇게 된다면 오는 11월 중간선거뿐 아니라 2020년 재선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이다. 그야말로 ‘로또의 행운’이다. 하지만 분명히 잃은 것도 있다. 한국 정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정상회담을 뒤집은 것은 한·미 동맹의 신뢰에 균열을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각종 국가 협약 탈퇴에 나서면서 유럽 우방들도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눈앞의 ‘성과’라는 달콤한 열매에 취해 있지만, ‘초강대국’ 미국의 미래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이 그렇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 ‘사람이 신뢰를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는 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다. hihi@seoul.co.kr
  • 손학규 ‘타이밍의 저주’ 징크스 또…북미회담 취소에 ‘송파을 출마’ 묻혀

    손학규 ‘타이밍의 저주’ 징크스 또…북미회담 취소에 ‘송파을 출마’ 묻혀

    손학규의 ‘죽음의 타이밍’ 징크스가 또 재현됐다.지난 24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록 당내에서는 경선이냐 전략공천이냐 여부를 두고 갈등이 일었지만, 그만큼 출마 선언 자체는 이슈가 될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날 밤 돌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통보했다. 이날로 예정돼 전세계 이목이 집중됐던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소식도 덮어버릴 만큼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뉴스는 국내외 이슈를 모두 집어삼켰다. 그간 손학규 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거나 중요한 행보를 보일 때마다 더 큰 이슈가 터지면서 묻히고 마는 징크스가 반복되곤 했다. 이를 가리켜 세간에서는 이른바 ‘타이밍의 저주’, ‘죽음의 타이밍’, ‘만덕산(손학규 위원장이 칩거했던 초막이 있는 곳)의 저주’라고 부르기도 한다.손학규 위원장은 2014년 7월 재보선에 낙선한 뒤 전남 강진으로 내려가 만덕산에 있는 초막에 오랫동안 칩거하다가 2016년 10월 20일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이때 그는 더불어민주당 탈당까지 선언하며 개헌론에 불을 지피려고 했다. 그러나 4일 후 비선실세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개헌론을 꺼내들었으며, 그날 밤에는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의 소용돌이로 빠졌다. 더구나 탈당을 선언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국정농단 의혹 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구심점이 됐다. 탄핵 정국에서도 박 대통령이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고 거국중립내각이 꾸려질 경우 총리 후보로 손학규 위원장이 거론됐고 본인도 수락의 뜻을 내비쳤지만 박 대통령이 2선 후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이후 한동안 무소속 상태였다가 2017년 2월 17일이 국민의당에 합류했지만 하필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묻히고 말았다. 2017년 3월 7일 직접 국민의당의 첫 대선 공약을 발표했지만 이날 사드 배치 문제로 시끄러웠고, 김종인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하는 일까지 벌어져 관심을 뺏기고 말았다.2017년 9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자”는 파격적인 견해를 내놨지만 ‘이명박 정권 블랙리스트’ 사건이 터졌다. 2017년 대선 뒤 미국으로 떠났다가 12월 귀국했는데 이날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벌어졌다. 2018년 첫날 산행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우연히’ 만나 화제가 되는가 싶었는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모처럼만의 깜짝 등장이 묻히기도 했다. 지난 2일 6·13 지방선거를 위한 바른미래당의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해 오랜만에 당내 주요 직책을 맡게 됐지만, 하필 이날은 ‘박진영 구원파 신도’ 의혹 보도가 모든 이슈를 덮어버렸다. 손학규 위원장의 이러한 징크스가 길게는 11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손학규 위원장이 2006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염두에 두고 떠났던 ‘100일 민심 대장정’이 끝나는 날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이뤄졌다. 또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하던 날엔 한·미 FTA가 체결됐다. 손학규 위원장 본인도 이러한 징크스에 대해 알고 있는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늘이 저에게 좀 ‘단단히 준비해라’라며 단련을 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손학규 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파을 재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혀 전날 밝힌 출마 결심을 번복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정부, 미국 자동차 관세 검토 선제 대응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한국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조사 결과 미국의 안보를 저해한다고 결론이 나면 최고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한·미 양국이 지난 3월 자유무역협정(FTA)과 철강관세 문제를 일괄타결한 지 두 달도 안 돼 나온 이번 조치로 정부와 자동차 업계의 우려와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FTA 개정을 통해 자동차 시장을 양보한 마당에 새로운 규정을 들이대며 양보를 강요하는 것은 국가 간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232조가 FTA에 우선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는 세단 등 일반 차량은 2.5%, 픽업트럭은 25%이지만, 한ㆍ미 FTA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승용차)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그럼에도,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16년 156억 달러에서 2017년 146억 달러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관세가 추가되면 자동차 업계가 입을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다행히 미국 상무부의 조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실제 관세 부과까지는 1년 가까이 걸린다고 하니 시간이 그리 없는 것은 아니다. 철강관세 때처럼 한ㆍ미 동맹 등에 기대다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와 10%의 관세를 부과받고 나서야 자동차 시장 등을 양보하고 허겁지겁 봉합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자동차가 대미 주력 수출 상품인 만큼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조직과 인원을 충원했다고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만 맡겨 둬서도 안 된다. 통상교섭본부는 물론 기획재정부, 외교부 모두 한 팀이 돼서 미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철강 관세폭탄 때 펼쳤던 전방위 ‘아웃리치’(대외 접촉·설득) 활동도 필요하다. 철강관세와 한ㆍ미 FTA 일괄타결에 따라 미국에서 안전 기준을 통과한 미국산 자동차 반입 물량을 현재의 2배인 5만대로 확대하는 등 우리가 양보한 점도 일깨워 줘야 한다. 현대차 등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 등 현지에서 지난해 기준 62만여대의 자동차를 생산, 미국 내 고용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 정부가 내세울 수 있는 항목이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업계도 원가 절감과 함께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자동차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무역장벽을 넘어야 할 주체는 정부가 아닌 바로 기업이기 때문이다.
  • 車업계 “국내 생산차는 美수출 말라는 얘기” 시름

    통상 관세 부과 땐 수익 하락 일부 가격 반영 땐 소비자 부담 결국 판매 감소 악순환 불가피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검토’ 소식에 24일 국내 자동차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무역확장법 232적용’ 정도 등만 알려지고 구체적인 계획은 거론되지 않았지만 현실화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한국 자동차 전체 수출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해서다. 통상 관세가 부과되면 소비자가격에 이를 전부 반영할 수 없어 회사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관세 일부가 가격에 반영되면 소비자 역시 값이 오른 제품을 외면할 수 있어 ‘판매 감소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만약 관세율을 25%로 올리면 국내에서 만드는 차를 미국으로 아예 수출하지 말라는 얘기”라면서 “부품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연관 효과가 큰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단일 시장으로는 가장 큰 해외시장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출한 자동차 253만 194대 중 미국으로 수출한 물량은 33%인 84만 5319대에 달했다. 지금은 한·미 FTA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승용차)의 대미 수출에 관세가 붙지 않는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한·미 FTA로 자동차 관세 방어막이 있긴 하지만 무역확장법을 활용한다면 얼마든지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철강의 사례를 보면 미국이 조사를 개시한 뒤 행정명령 발동까지 1년 정도가 걸렸다”며 “이 1년간 우리 자동차업계는 한국산 자동차 수출 물량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설득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철강 관세보다 수출 피해 6배… 발등에 불 떨어진 정부

    車·부품, 대미 수출 30% 차지 협력사 등 연관 산업 많아 타격 FTA 개정 협상 무용론도 제기 전문가들 “다음 타깃은 반도체” 미국 정부가 23일(현지시간) 한국산 등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관세 폭탄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우리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루면서 철강 관세(25%)를 면제받아 한숨 돌렸지만 더 큰 파도를 맞았다. 자동차와 차 부품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각 146억 5100만 달러, 56억 6500만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의 21.4%, 8.3%를 차지한다. 철강과 달리 부품 협력사 등 연관 산업과 일자리가 많아 대미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출액으로 단순 비교해도 철강(32억 6000만 달러) 관세보다 6.2배의 수출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철강 관세 면제 대가로 미국에 자동차 시장을 추가로 열어준 점을 감안하면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격이다. 자동차와 반도체 등으로 미국의 통상 압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았던 상황에서 정부가 FTA 개정 협상 시 미국의 추가 수입 규제를 막을 안전장치를 전혀 마련하지 않는 등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관세를 면제 받으려면 또 다른 시장을 개방하는 등 추가 대가를 내줘야 할 가능성이 크고, 철강처럼 대미 수출 쿼터가 설정되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해 ‘FTA 개정 협상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 및 차 부품이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270일 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한다. 보고서에는 어떤 방법으로 얼마의 관세를 매길지가 담긴다. 산업부는 철강 관세 사례를 준용하면 미 상무부가 ▲모든 국가에 25% 관세 ▲특정 국가에 50% 이상 고율 관세 ▲모든 국가에 대미 수출 쿼터 설정 등 3개 시나리오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안에 시나리오 중 하나를 고르거나, 전혀 새로운 방법으로 관세 부과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철강과 달리 자동차의 경우 국가 안보와 큰 관련이 없어서 한국을 비롯한 대미 자동차 수출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충분히 예상 가능했는데도 정부가 대책 없이 앉아서 당했다고 지적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원래 철강 등 기초 소재산업은 물론 이를 사용하는 자동차나 선박, 반도체 등 응용산업까지 모두 국가 안보 산업으로 규정했었다”면서 “다음 타깃은 선박과 반도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정부가 FTA 협상에서 철강 관세만 모면하려고 접근했던 게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면서 “정부가 자동차 관세 협상에서는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관세를 받도록 노력하고, 우리 기업들은 미국 내 투자·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재보궐 출마 의사 번복한 날 북·미회담 결렬.. 또 ‘손학규 징크스’

    재보궐 출마 의사 번복한 날 북·미회담 결렬.. 또 ‘손학규 징크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24일 북·미회담 결렬이란 메가톤급 사건이 터졌다.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가 또 재연된 모습이다.전날까지 송파을 전략공천 거부 의사를 밝혀 왔던 손 위원장은 6·13지방선거 후보등록 첫 날인 이날 돌연 출마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이에 여론조사 경선에서 1위를 한 박종진 예비후보의 공천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유승민 공동대표와 손 위원장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박주선 공동대표·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대립하며 바른미래당은 이 지역 공천 논의를 25일로 미뤘다. 손 위원장이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뜻을 밝힌 이날 뉴스는 그러나 오후 11시 10분쯤 미국 측의 북·미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지며 주목받지 못하게 됐다. 손 위원장이 정치적 결단을 하는 날에는 더 큰 일이 발생한다는 이른바 ‘손학규 징크스’가 또 벌어진 셈이다. 그 간 손학규 징크스는 셀 수 없이 많이 벌어졌다. 2006년 10월 ‘100일 민심 대장정’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해 기자회견을 한 날엔 북한이 제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7년 3월 한나라당 탈당 결단을 내린 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일이었다. 2010년 11월 정권의 민간인 사찰 특검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에 나선 이튿날엔 북한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다. 2014년 정계은퇴 선언을 했다 2년 만인 2016년 10월 정계복귀를 선언했지만, 며칠 뒤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다. 지난해 대선 뒤 미국으로 떠났다 같은해 12월 귀국한 날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발생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손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당 대선 경선 도중 영화 ‘광복절 특사’를 패러디한 포스터(사진)를 선보였는데, 여기에 ‘손학규가 결단하는 날엔 무언가가 터지는 웃픈 현실’이란 자조적 문구를 삽입한 바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美 대표가 “밥맛”이라던 이 남자… 브로맨스로 바꾼 ‘협상의 달인’

    [스포트라이트] 美 대표가 “밥맛”이라던 이 남자… 브로맨스로 바꾼 ‘협상의 달인’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영화 ‘타짜’의 주인공 고니가 스승 평경장의 복수를 위해 아귀와 마지막 한 판을 벌이기 직전 화투판에 흐르는 극도의 긴장감을 설명하는 대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협상 분위기를 이 한마디로 대신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모두 국익 극대화를 위해 지난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진행한 개정 협상을 도박판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양국 경제를 놓고 벌어진 큰판이었던 만큼 역대 FTA 협상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공방전”이라면서 “협상 때마다 살얼음판을 걸었다”고 말했다.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행정부가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면서 대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 강도를 높여 우리 측은 협상에서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지난 3월 말 양국이 원칙적 합의안을 발표하자 한국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리가 ‘레드 라인’(금지선)으로 못박은 농산물시장 추가 개방을 저지했고, 자동차시장을 일부 내주긴 했지만 25%에 이르는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등 성과를 거둬서다. 이를 두고 정부 내에서는 협상을 지휘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특유의 ‘싸움의 기술’이 제대로 먹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0일 산업부 통상실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본부장의 협상 전략은 ▲꿇리지 않는 자신감 ▲1대1 담판 ▲본능적 판단 등으로 요약된다.# “판 깰 생각 없었다고? 난 깰 생각 있었다” 우선 김 본부장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먼저 FTA 자체를 깰 수 있다며 오히려 미국을 압박하는 배짱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미국이 농업 문제를 꺼내는 순간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라’고 우리 협상단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측에도 언제든 FTA를 깰 준비가 돼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나중에 김 본부장을 만나 “사실 나는 한·미 FTA를 깰 생각은 없었다”고 전했지만, 김 본부장은 “나는 깰 생각이 있었다”고 받아쳤다. 김 본부장은 1대1 담판을 즐긴다. 협상단을 이끌고 장시간 여러 사안을 논의하기보다 상대국 통상 수장을 만나 양국이 원하는 핵심 사안에 대해 빠르게 해법을 찾는 전략이다. 실제 김 본부장은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을 만날 때 동행한 직원들에게 “단둘이 얘기할 테니 나가 있어라”라고 말한 적이 많다고 한다. “니네 이거 알아?”라는 ‘기 죽이기’ 협상 기술도 유명하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나 협상을 시작할 때 해박한 미국 스포츠·정치 상식을 뽐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와 정치에 관심이 많아 이에 대한 얘기가 화제로 자주 등장하는데 딱딱한 분위기를 깨면서도 관련 정보를 미국인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라? 한국인이 이 정도로 미국 문화를 잘 알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면서 “김 본부장이 뭔가 처음부터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가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콘 전 위원장과도 처음 5분 동안 긴장 관계가 있었는데 스포츠를 이야기했다”면서 “동양인이 자기네처럼 영어를 하고 문화를 이해하니까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세계 정세 재미있게 풀어… 외국인사 만남 요청 김 본부장의 협상술을 싫어하는 상대방도 있다.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대표적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첫 화상회의 직후 미국 기자들에게 “저 밥맛 떨어지는 김현종 본부장 때문에 술 한잔 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나중에는 친해져서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 수준까지 갔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반면 김 본부장을 좋아하는 외국 인사들도 꽤 있다. 미 정부·의회 관계자들이 김 본부장에게 먼저 만나자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본부장이 한반도와 세계 정세 관련 역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김 본부장은 임진왜란부터 시작해 구한말 러·일 전쟁 등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해양과 대륙 세력의 다툼에 대한 역사를 꿰고 있다”면서 “김 본부장에게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 하는 미 인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 내 머릿속의 빅데이터… 기억력·순발력 甲 김 본부장은 담판에서 빠른 판단으로 상대방과 합의에 이른다. 산업부 관계자는 “협상장에서 잔뼈가 굵어서 그런지 순간순간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린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이 통상 현안 전반에 대한 데이터를 머릿속에 넣고 다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른 직원은 “직원들 보고 내용을 거의 다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다”면서 “과거와 다른 통계를 갖고 가거나 보고 내용이 달라지면 ‘저번에 한 얘기랑 다른데’라면서 지적이 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보고 전에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주요 사안을 결정하기 전에 버릇이 하나 있다. 1~2시간가량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FTA 협상 방안을 비롯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할 때는 직원들과 회의를 하다가도 잠시 나가 있으라고 말한 뒤 혼자 생각을 정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때 협상 전략 등을 짜는 것”이라면서 “회의가 재개되면 김 본부장이 직원들에게 착착 지시를 내린다”고 전했다. # ICT교역 활용 ‘한국주도 첫 메가 FTA’ 추진 한·미 FTA 개정 협상이 일단락되면서 김 본부장은 최근 신남방·신북방 정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사드 보복’ 재발 등 중국의 지리·경제적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신흥국으로 수출 시장을 넓혀야 해서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출장길에 자주 오르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국이 주도하는 최초의 메가 FTA도 추진 중이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ICT)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국가 간 교역 활동으로 전자무역과 전자상거래, 데이터 주도 사업까지 포함한 ‘디지털 통상 FTA’다.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의료와 제조업 분야에서 디지털 건강관리와 스마트 제조 등 관련 산업의 글로벌 플랫폼 선점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데이터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면서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칠레 등과 메가 FTA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환율 조작국’ 오해 벗고 韓 대외 신뢰도 높인다

    ‘환율 조작국’ 오해 벗고 韓 대외 신뢰도 높인다

    외환시장 양·질적 성장 자신감 환율 변동성 클 경우 미세 조정 투기세력 빌미 줄 위험도 낮춰 전문가 “시장 영향 크지 않아” 일각 “외환 당국 운신 폭 축소” 김동연 “경제 月 통계 판단 성급” 정부가 17일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한 배경에는 환율 조작국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벗고 대외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공개 대상과 방식도 시장에 줄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외환시장이 출렁일 때 정부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간주됐다. 시장에서는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었다. 정부가 개입 내역 공개로 선회한 데는 외환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는 셈이다. 이날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시장 규모는 1997년 12월 자유변동환율제 시행 이후 급성장했다. 1998년 11억 달러에 그쳤던 은행 간 외환거래량은 지난해 228억 5000만 달러로 20배 이상 늘었다. 대외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도 향상됐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39억 달러까지 쪼그라들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 3984억 2000만 달러로 100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는 환율 변동은 시장에 맡기고 변동성이 클 때 미세 조정에 나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원칙으로 삼았다. 다만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을 유도한다는 등의 불필요한 오해를 낳았다.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에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꾸준히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국들의 공개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2015년 미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TPP 참가 12개국은 공동 선언문에서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3개월 이내의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공개 시차를 3개월로 설정해 부담을 최소화했다. 또 매수액과 매도액을 개별적으로 공개하는 게 아니라 순거래액(매수액-매도액)만 공개함으로써 투기 세력에게 빌미를 줄 위험을 낮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과정에서 환율 문제를 협의했다는 ‘환율 주권’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윤경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환율 문제와 통상 문제는 같이 갈 수 없다”고 재확인했다. 정부는 미국의 요구 사항을 들어준 이번 조치가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인한 한·미 갈등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책임연구원은 “시장에선 외환시장 개입 공개 주기가 분기나 1개월이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는데 예상보다 상당히 완화된 수준”이라며 “1년 뒤 공개 주기가 3개월로 줄어도 공개 대상이 매수·매도 총액이 아닌 순액이라 부담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에 영향을 주겠으나 강도가 세지 않을 것”이라면서 “환율 쏠림 현상이 발생할 때는 여전히 개입이 유효한 만큼, 환율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앞으로도 계속 더 짧은 공개 주기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를 받아들이면 외환 당국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편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우리 경제가 침체국면 초기 단계에 있다’고 평가한 데 대해 “지금 경제 상황을 월별 통계로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반박했다. 정부 내에서도 경기 판단에 대한 논쟁이 격화되는 셈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