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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내년 나라살림 건전성 회복에 맞춰야

    정부는 어제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하면서 예산과 기금 등 내년의 총지출액이 올해보다 7∼8%가량 늘어난 253조∼2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올해보다 1.2∼2.2%포인트 높을 뿐 아니라 6년만의 최고치다. 정부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의 기초노령연금제 도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대책의 탓으로 돌리며 별도의 재원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가채무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재정 건전성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큰 정부를 내세워 씀씀이를 늘린 참여정부의 재정운용기조가 국가채무구조의 악화를 불러왔다고 본다. 참여정부는 지난 2005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내놓으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가 2006년 31.9%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국가채무는 2006년 33.4%로 높아진 뒤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후 4년만에 나랏빚은 283조 5000억원으로 무려 150조원이나 늘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지출예산으로 따지면 과거의 정부가 단기 균형과 건전성에 중점을 둔 ‘소극적 역할’에 머문 반면 참여정부는 ‘작은 정부’에서 ‘책임있는 정부’로 전환했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리고 빚으로 복지 지출을 늘린 것을 대단한 업적인 양 떠벌리고 있다. 정부는 당시 여당조차 외면한 ‘비전 2030’을 내년 예산부터 반영함으로써 차기정부의 재정 운용 폭을 크게 제한하고 있다.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옳지 않다. 오히려 내년도 예산이 정치논리에 휩쓸리지 않도록 중심을 확고히 잡는 일이 임기 마지막 해에 해야 할 일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가재정법에 따라 성과관리를 철저히 하고 각부처에 시달한 ‘재원배분 12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데 전념하기 바란다.
  • 외국기업협력 국내 업체 外投지역 입주 허용키로

    법인세와 임대료가 감면되는 외국인 투자지역에 국내 ‘토종기업’의 입주가 허용된다. 다만 외국인 투자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이어야 하며 이 업체들에는 세제혜택 등을 주지 않는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해 지상파 방송의 1개 프로그램에서 영어자막 서비스가 시범 실시된다. 오는 10월에는 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개성공단 투자설명회도 열린다. 정부는 지난 20일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2007년 제1차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한·미 자유뮤역협정(FTA)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코트라(KOTRA) 산하 인베스트코리아에 미국 투자자 유치 전담조직인 ‘USA 데스크’를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중점 유치해야 할 분야로 ▲기계 ▲화학 ▲전기·전자 ▲반도체 ▲방송·통신기기 ▲바이오 ▲자동차 ▲물류·유통 ▲관광 및 인프라 ▲연구개발(R&D)센터 등 10개 산업을 선정했다. 일본의 미쓰비시레이온과 호남석유화학이 3500만달러씩 투자, 정밀화학원료 등을 생산할 대산엠엠에이(충남 서산)와 미국 스탠퍼드인베스트먼트가 2000만달러를 투자한 스탠퍼드호텔코리아(서울 상암)가 들어서는 용지를 모두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했다. 한편 서울 용산국제학교의 건립 재원 350억원 가운데 부족액 200억원은 경제단체 등 민간이 170억원을 출연하고 정부가 30억원을 지원해 보충하기로 결정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조석래 전경련회장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4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며 “그러면 기업도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바람 나는 기업환경 중요” 조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규제 철폐, 노사관계 안정 등 기존 재계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게 된다.”면서 “정치가 안정되고 노사관계가 안정돼 기업이 신바람나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주면 투자는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경제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면 규제와 노동환경이 외국과 국내가 같거나 국내가 더 유리해야 한다.”며 “규제도 글로벌 수준을 맞춰야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노사관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끌고 가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노사는 운명공동체로 한 식구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안풀면 기업 해외이전 늘어날 수도” 조 회장은 수도권 규제와 관련,“국토균형발전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첨단 대기업은 인력공급 문제 등으로 지방으로 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기업들의 해외이전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순환출자금지, 재벌총수의 계열사 지배와 관련해서는 “출자나 지배구조는 주주들이 스스로 정할 문제”라며 “능력이 있는데 지분이 적다고 경영에서 배제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우리의 임금수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임금인상 속도가 빠르다.”면서 “이래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경제분야 성과에 대해 “카드대란, 고유가, 환율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수출 3300억달러를 달성하고, 한·미 FTA와 자원외교 등을 추진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잘 지키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치자금 제공 절대 없을것” 조 회장은 “정치자금 금지규정으로 기업들이 다시는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계가 특정 대통령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내년 정부 총지출 256조

    내년 정부 총지출 256조

    내년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최대 2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보다 7∼8%가량 증가한 것으로,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출 수요를 뒷받침할 재원 대책은 충분치 않아 국가채무 증가 등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를 열어 기획예산처가 마련한 ‘2008년도 예산안 편성지침 및 기금운용 계획안 작성지침’을 확정했다. 지침에 따르면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합친 정부의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253조∼256조원이다. 올해 237조 1000억원보다 7∼8% 늘어난 액수다. 총지출 증가율은 2005년 6.4%,2006년 6.9% 등 6%대를 유지한 뒤 올해에는 5.8%로 떨어졌다. 기획처 관계자는 “2004년부터 재정 규모의 산정 방식이 달라졌지만, 내년도 증가율은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추정된다.”면서 “내년에는 기초노령연금 도입에 따른 소요 예산 2조 4000억원 중 최대 90%는 중앙정부가 감당해야 하는 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보완 대책,2단계 균형발전 정책 등으로 재정 지출 증가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지출 증가율은 각각 5%,7% 안팎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실질경제성장률과 경상성장률을 웃돈다. 이에 따라 기획처는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순위가 낮거나 성과가 부진한 사업을 폐지 또는 10% 이상 대폭 축소하는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기준 33.4%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면서 “비과세·감면 축소, 기업은행 등 정부 보유의 은행 지분 매각, 특별회계·기금 여유재원 활용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과세·감면 축소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고, 오히려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40분) 운동은 하면 할수록 좋다는 인식으로 늘어가는 운동 인구. 그런데 기록과 승부에 대한 지나친 욕심은 건강을 망친다. 우리는 어떻게 운동을 해야 좋을까? 운동에 빠진 세 사람의 좌충우돌 운동중독 탈출기를 통해 혼자만의 운동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마왕(KBS2 오후 9시55분) 순기는 호텔로 찾아와 희수에게 형수님을 만나게 해달고 말한다. 하지만 희수는 그럴 필요 없다고 순기의 청을 거절한다. 희수에게 말을 해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기는 석진에게 제주도 카지노 운영을 자기에게 맡겨 달라고 말한다. 석진에게 자신이 나희와 석진의 사이를 알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는데…. ●클로즈업(YTN 오후 1시30분) 흔히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고 얘기를 한다. 정의구현을 위해 법대로 하자는 표현도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최근 한·미 FTA 타결로 법률시장에도 큰 지각변동이 있을 예정이다. 법의 날을 맞아 김성호 법무부장관과 함께 법의 존엄성과 필요성을 들어 본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20분) 강원도 양구군에는 13년차, 일본인 며느리가 있다. 한국인 남편 하나만 믿고 현해탄을 건너온 여자. 낯선 곳에 시집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아이 셋을 낳고 살았다. 게다가 부모와 떨어져 있는 조카 두 명까지 돌보면서 열심히 살았다. 행복도 잠시, 남편은 너무 일찍 세상과 손을 놓아버렸다. ●생방송 TV 연예(SBS 오후 8시55분) 뮤직비디오에 함께 출연하는 윤계상·박시연 커플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실제 사랑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정준호의 휠체어 마라톤 도전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임채무의 변신 이유 등을 전한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중계된 4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보도한다. ●내곁에 있어(MBC 오전 7시50분) 은호가 사기를 치고 달아난 기획사 사장을 찔렀다는 얘기에 은주는 혼절한다. 은호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간 자리에서 은호의 소식을 접한 지애. 집으로 돌아와 이같은 소식을 용기와 선희에게 전하고, 둘은 안타까워한다. 은주는 사표를 내지만 용기는 한 달만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라며 보류한다.
  • “영문 500쪽 모니터로 보라니?”

    정부가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한·미 FTA 특위 소속 국회의원과 보좌관, 입법조사관에게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방식 때문인지 관심을 보인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 협정문은 지난 20일부터 공식 공개됐지만 열람 마감시간이 임박한 오후 늦게 공개되는 바람에 23일부터 실질적인 열람이 가능했다. 그러나 정부는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열람만 허용하고 협정문이 3급 기밀문서라는 이유로 열람자에게 열람내용을 직·간접적으로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또 간단한 메모 이외에는 복사나 카메라 촬영 등을 금지시켜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협정문 공개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미 FTA 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번 ‘FTA 문건 유출’로 곤욕을 치렀다.”며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를 상대로 협정문을 공개하라던 그동안의 뜨거운 요구와 달리 사실상 공개 첫날인 이날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 등 극히 일부 의원만 열람해 빈축을 샀다. 이날 협정문을 열람한 한 보좌관은 “영문으로 500쪽에 달하는 내용을 모니터로 공개시한까지 다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전문가 도움 없이 내용을 해석하기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미 FTA 협상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한·미 FTA 협상 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한·미 FTA 협정문 초안 열람을 거부하기로 하고 24일 한덕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하기로 했다. 협정문의 일반 공개는 한·미 정부가 논의를 거쳐 5월 중순 이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한·미 FTA 협상 결과를 검토하기 위한 ‘한·미 FTA 협상 졸속체결에 반대하는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발대식을 갖고 정책자문단 명단을 발표했다. 시국회의 자문단은 정태인 성공회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우석균 보건의료연합 정책실장, 민변 송기호 변호사 등 반(反)FTA 주장을 지속적으로 펴온 인사들 위주로 구성돼 있다.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미국에서는 이달 25일이면 700여명의 자문단이 한·미 FTA 협상문에 대한 검토 의견서를 낸다.”며 “우리는 오늘에야 자문단이 구성돼 굉장히 안타깝고 매우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생각나눔 NEWS] 靑·심상정의원 FTA 양극화 불꽃 논쟁

    청와대와 민노당 심상정 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연일 공방전을 펴고 있다. 이른바 ‘심청전’(‘심상정 VS 청와대´의 전쟁)이다. 심청전의 내용을 전재한 한 인터넷 블로그에는 100만여명의 네티즌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을 정도다. 논쟁의 핵심은 ‘한·미 FTA와 양극화’다. 청와대측은 한·미 FTA가 양극화 해소의 계기라는 반면 심 의원은 오히려 양극화 심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공방이 바람직한 정책 경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청와대는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한·미 FTA는 양극화 해소의 기회’라는 글을 실었다.1980년 이후 국내 무역의존도와 양극화의 상관성을 실증분석한 산업연구원의 자료를 토대로 시장개방과 양극화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 의원은 나흘 뒤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의 문제는 양극화 외면’이라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특히 산업연구원 원자료는 금융·자본시장 개방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심 의원은 통계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18일 ‘심상정 의원의 과장된 비판에 대한 반론’으로 재반격했다. 심 의원은 “자본이동의 자유는 양극화를 만들어낸다.”고 받아쳤다. 청와대는 다음날 ‘경제는 정치적 선동의 소재가 아니다.’며 심 의원이 과장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이에 ‘잘못된 현실인식이 빗나간 대책을 낳는다.’며 청와대측에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생산적인 정책 공방이었다고 결론 지을 수 있을까. 양측은 총론적 의미에서 의견을 개진한 점에는 동의했지만 큰 틀에서는 고개를 저었다. 심 의원측은 찬반이 첨예한 현안에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찬성 의견을 폈기 때문에 논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심 의원실의 손낙구 보좌관은 “정책경쟁은 공정성과 공신력에 있다. 권위 있는 자료로,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국민이 동의하는 정책이 나오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청와대측은 심 의원이 정략적으로 침소봉대했다며 이번 논쟁이 ‘청와대와 심 의원 간의 공방’이 아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는 한·미 FTA 논쟁을 계기로 사실관계에 입각한 토론문화를 유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생산적인 논쟁 상을 제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변리사법 개정안 찬·반 논란

    변리사법 개정안을 놓고 변호사와 변리사 업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개정안은 특허침해 소송에 ‘변호사·변리사 공동대리제’를 도입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에 상정돼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지적재산권 분야의 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질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허 관련 소송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특허청 심사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심결취소 소송이다. 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해 특허법원에 제기한다. 둘째는 특허를 침해당했을 때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제기하는 민사소송이다. 심결취소 소송은 특허심판원-특허법원-대법원으로 이어지며, 변리사나 변호사가 단독 소송대리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민사 소송에서는 변호사만 소송대리가 가능하다. 개정안은 민사 소송에서도 변리사가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맡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호사의 영역에 변리사가 끼어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변호사 업계는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한다며 반대한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민사관계법에 정통하지 못하면 소송대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면서 “변리사는 소송수행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못박았다. 변리사 업계는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또 다른 걱정거리가 있다. 민사법정에 서려면 자격제 도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리사회가 연수를 시행하고 특허청이 시험을 주관하는 방식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개정안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Metro] ‘동대문 패션 수출자문단’ 운영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은 23일 ‘동대문 패션상권 수출자문단’을 구성, 다음달부터 패션·의류업체들의 미국 수출 업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SBA 관계자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최대 수혜가 예상되는 의류·패션산업의 거점인 동대문 중소 의류·패션업체들을 돕기 위해 이번에 수출자문단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OTRA, 종합무역상사 및 동대문 의류·패션 관련 무역회사 등의 무역 실무 경력자 및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돼 ▲패션업체와 해외 바이어 간 연결 ▲계약 체결 사후지원 ▲온·오프라인 해외 바이어 수주 상담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의 지원활동을 벌인다. 자문단은 우선 해외 수출 가능성이 높은 100개 업체를 선정해 ‘일대일 맞춤형 통상 지원’을 한 뒤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SBA 관계자는 “이번 자문단 발족으로 그동안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어온 3만 2000여개의 동대문 패션상권의 중소업체들의 해외판로 개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日언론들 “일본은 ‘땅따먹기 전투’서 뒤졌다”

    한·미 FTA 협정이 타결되자 일본 주요 언론들도 3일자 조간신문을 통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자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의 경제일간지 닛케이는 사설을 통해 “한·미간의 난제를 뛰어넘어 이뤄 낸 FTA체결은 일본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며 “2004년 11월 이래 중단되었던 한·일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교섭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된 동아시아 경제의 핵”이라며 “한·미간의 통상 장벽이 무너지면 쌍방간의 큰 이익이 생길 것이다.”며 경계하기도 했다.이어 “농민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한·일 양국도 노력하면 서로의 벽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한·미 FTA 합의와 중국의 위협론’이라는 기사에서 “‘반미’를 지향하는 노무현 정권이 한·미 FTA 체결로 ‘친미’가 된 느낌이며 FTA 체결 배경에는 경제 팽창과 중국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은 경제 대국인 미국과 협력해 경제력을 강화하고 있다.미국을 이용해 중국에 대항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한·미 FTA 추진 배경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경제 독자성과 규모성이 없는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처럼 될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 신문도 한·미 FTA로 인한 일본에의 영향을 분석하며 자국의 경제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일본은 FTA를 둘러싼 ‘땅따먹기 전투’에서 출발이 늦어지고 있다.”며 “한·미 FTA 타결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인 미·일 FTA 교섭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일본의 분발을 촉구했다. 또 한·미 FTA 합의에 따라 기대되는 한국 수출 산업의 향상에 주목하면서 “지난해 북미 시장의 액정 TV 점유율 조사 결과 삼성(13.5%)이 선두 소니(18.9%)를 맹추격 하고 있다.FTA 타결을 방패삼아 삼성이 저단가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자동차에 있어서도 “관세 철폐로 현대자동차가 탄력받아 마쓰다나 후지중공업의 중·소형차 수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디지털콘텐츠팀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농림부 ‘도축세 폐지’ 추진

    농림부가 도축세 폐지를 추진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체결과 미국산 쇠고기 국내 유통으로 피해를 입을 국내 축산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박홍수 농림부장관은 23일 기자 간담회에서 “소와 돼지 등을 도축할 때 내는 도축세를 폐지해 축산 농가 소득을 보전해 주는 방안을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일본·유럽 등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없는 제도이며, 축산 농가들이 줄곧 폐지를 요구해 왔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도축세 폐지로 축산농가당 연평균 300만∼400만원의 세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현재 도축세는 소 한 마리당 4만원, 돼지는 2300원 꼴로 걷힌다.2004년에만 450억원이 징수됐다. 박 장관은 또 “현재 130만원인 ‘송아지 생산안정제’의 기준 가격을 150만원 이상으로 올려 송아지 값이 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정부가 피해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200㎡(90평) 이상인 3000여곳 식당에만 적용되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도의 적용 대상을 소규모 식당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가피해와 관련,“관련 기관 분석 결과 농촌경제연구원이 관세 10년 유예 기준으로 추산했던 피해 규모 8000억원보다 적게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촌경제연구원이 30일 정부 발표를 위해 분석한 ‘한·미 FTA에 의한 주요 품목별 농업생산액 변화’자료에는 한·미 FTA로 인한 농업 피해는 연간 최대 1조 362억원으로 추산됐다.거의 모든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는 15년차를 기준으로해서다.5년차에는 4464억원,10년차에는 8958억원의 농업 생산이 감소한다. 한우의 경우 15년차에 3147억원, 낙농 594억원, 양돈 1874억원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농경연은 추산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상) ‘우리만의 규제’ 재정비를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자] (상) ‘우리만의 규제’ 재정비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국경없는 경쟁은 더욱 불을 뿜게 됐다. 기업과 기업인들이 바뀌어야 할 것도 물론 적지 않지만 한·미 FTA 시대 개막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업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 등 규제를 손보는 문제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 등 경쟁국과 대등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기업이 오히려 ‘역(逆)차별’을 당할 수 있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박사는 23일 “미국 등 경쟁국과 대등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우리기업이 오히려 ‘역(逆)차별’을 당할 수 있다.”며 “논란이 됐던 기업 관련 각종 규제 등을 다시 짚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만의 규제’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국 기업규제 수준 175개국 중 23위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FTA 발효 시점을 2009년으로 본다면 그 전에 미국과 같은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늦어지면 제도와 정책기조를 바꾸고 싶어도 바꾸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해관계에 얽힌 미국이 규제를 풀지 못하도록 ‘시비’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인학 한경연 기업연구본부장은 “경제제도나 기업정책을 미국과 호환이 되도록 재정비해야 할 때”라면서 “실기(失機)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은 경쟁국과 비교하면 그리 좋지 않다. 올해 세계은행이 발간한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활동 전반에 대한 우리나라의 규제수준은 175개 조사국 중 23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이나 아시아 경쟁국들, 브릭스(BRICs)보다 규제가 많은 편이다. 특히 고용 및 해고, 투자자 보호, 창업 등의 분야에 대한 규제 정도가 심하다. 재계에서는 기업을 옥죄는 대표적인 규제로 ‘경제력집중규제’(출자총액제한제도 등)와 ‘수도권집중규제’를 들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제도다. 출총제는 오는 7월부터 7개 기업집단 27개사에 적용될 예정이다. 황 본부장은 “삼성, 현대차 등 가장 잘 나가는 기업만 발목을 묶어 놓았다.”며 “이게 바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이런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는 않다. 강수경 참여연대 간사는 “한·미 FTA라는 기회를 이용해서 모든 규제를 미국 방식으로 풀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 등 규제를 손보는 문제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병훈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팀 서기관은 “미국 등 외국기업도 우리 기업의 투명성을 원하고 있다.”면서 “계열사 출자한도도 순자산의 25%에서 40%로 높여 대기업의 부담을 덜어줬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수도권 규제제도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양세영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팀장은 “대도시는 경쟁국 대도시와 경쟁해야 한다.”며 “지역평준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웃한 일본은 지난 2002년 수도권 규제를 풀었다. 수도권 규제에 나섰던 영국과 프랑스도 지금은 대도시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 ●국내외 투자가 발 돌리는 현실 특히 수도권 규제는 내·외국인의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레고랜드’ 유치 무산을 보자. 지난 2002년 경기 이천시는 덴마크의 세계적 테마공원 레고랜드 유치에 수년간 매달렸으나 쓴잔을 맛봤다.6만㎡(약 1만 8000평) 이상 입지를 원천적으로 불허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본유치 2억달러, 고용창출 1500여명, 연간 관광수입 2억 5000만달러의 경제효과가 예상됐다. 독일로 간 레고랜드에는 현재 한해에 180여만명이 찾는다. 26일 충북 청주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하이닉스도 아쉬움이 크긴 마찬가지다. 지난 1월 정부의 ‘이천 증설안’ 불허(不許) 결정으로 차선책을 택했지만 “반도체 공장은 인프라와 연구소가 같이 움직여야 시너지가 난다.”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STX가 지난달 말 중국 다롄(大連)에서 조선소 기공식을 한 것은 한국에서는 땅을 제대로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조선소에서만 2만여명의 일자리가 나온다.STX는 모두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선박건조에 필요한 생산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STX는 진해공장 확장을 추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적도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경제대국 한국, 법질서 등 사회적 자본 빈약”

    지난 주 김성호(57) 법무부 장관을 경기 과천 정부청사 집무실에서 잠깐 만났다. 일정이 빡빡하다며 만남을 꺼렸지만,‘법의 날’을 앞두고 몇가지만 물어보겠다는 단서를 달고서야 가능했다.“이렇게 바빠서 어떻게 사느냐.”고 묻자 “법과 원칙이 살아 있는 ‘행복국가’의 그물을 촘촘히 짜고 있다.”며 선문답으로 답했다. 원론적인 말을 꺼냈다. 장관이 말하는 법과 원칙을 근간으로 하는 법치주의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평소 소중함을 잊기 쉬운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의 대답에는 소신에 찬 법철학이 묻어 있었다. 공기와 같이 소중함을 잊기 쉬운 법과 원칙이 잘 지켜지도록 필요한 법률적·제도적 정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게 그의 책무라는 얘기였다. ●법질서 수준 OECD 30國 중 27위 김 장관은 우리 국민들의 법질서 수준이 낮다는 말로 당위성을 설명했다.“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27위쯤 됩니다.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기 때문이죠.18세기 이후 사회는 물적자본, 인적자본 시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사람 사이의 협력이나 사회적 거래를 촉진시키는 요소 즉 법질서, 신뢰, 원칙, 정직성 등과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부족합니다.10위 경제대국이면서도 법질서 수준이 낮아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국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1991년부터 2000년 사이 법질서 수준을 OECD 국가 정도로만 유지했으면 매년 1%포인트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김 장관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시대의 문턱을 넘어서는 것도 법과 원칙이 제자리를 찾아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한 법질서와 경제 사이에는 ‘사회적 자본’이란 화두가 있었다.“사회적 자본은 정치적 민주화, 경제성장 못지않게 선진국가 도약의 한 축입니다. 서로 신뢰를 못하니까 법질서가 깨지고, 결국 반칙을 한 사람이 더 잘 나가게 됩니다. 이는 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독일 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가 제창한 ‘최소인자 결정의 원칙’을 보면 식물이 성장하는 데 여러 영양분이 필요하고 골고루 다 있어야 하는데, 하나만 모자라도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이죠.” ●불법집회·시위 이젠 용납 안돼 그러면 법과 원칙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장관은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면 데어야 합니다. 법을 어긴 사람은 어긴 만큼 불이익을 받아야 합니다.”라는 표현으로 말을 이어갔다. 특히 불법 집회나 시위는 법치주의에도 맞지 않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위주의 시대, 식민지 시대, 민주화가 덜된 군사정부 시대는 법을 좀 어기더라도 대항하는 일이 ‘의로운 일’일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해방도 되고, 민주화된 지금은 그 대상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선진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누구나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고, 심지어 과거사정리위에서 과거도 정리하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남용도 이제는 용서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법적인 집단행동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범국민운동본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집단행동을 했을 때 무관용 원칙을 엄격하게 지킨 이후 불깡통이나 죽창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라고 했다.“집회나 시위를 하더라도 ‘떳떳하게 하라.’는 겁니다. 인터넷에서 가면 쓰고(익명) 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한때는 공권력을 비하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공권력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보호해줘야 합니다. 작은 잘못만 보고 공권력을 나쁜 집단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라졌으면 합니다.” ●법무부 ‘서비스기관´ 거듭나야 그러면서 그는 법무부가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는 우선 법과 원칙이 살아 있어야 하지만, 한편으로 정부는 국민이 안락하게 살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쿠폰 배급 등만으로는 안 됩니다.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줘야 합니다. 공무원 숫자나 국가 공공기관 보조인력을 늘린다고 될 일은 아닙니다.” 결국 민간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회사가 더 생겨야 하고, 기업투자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기업을 옭아매면 투자하기 싫어한다는 점을 감안, 이중대표소송제 등 상법 개정 때도 기업 입장을 많이 반영했다고 밝혔다. 장관이 친(親)기업적인 정서가 강하다는 얘기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친기업적인 정서라기보다는 잘사는 국가를 만드는 데 있어 법무부의 역할 중의 하나가 기업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을 뿐입니다.”언제 경제 공부를 많이 했느냐는 물음에 “검사 시절 기업관련 사건을 수사하면서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 등을 봐왔다.”며 웃었다. 최근 검찰에서 법원으로 넘어가고 있는 사법적 기능에 대해 물었다. 김 장관은 “사법개혁안이 국회에서 매듭지어가고 있습니다만, 개혁안이 수사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공판중심주의로 피고인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더라도 범죄가 생기면 즉시 잡아내야 하는데, 이것을 제대로 못하면 법과 원칙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조건, 즉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때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위증죄 등이 있지만 말을 전혀 안 하고, 출석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대책이 없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국은 수사기관에 협력할 의무, 진술해줄 의무 등이 촘촘히 규정돼 있다면서 구속 기준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지금까지는 추상적이고, 재량도 너무 컸습니다.10년 이하의 징역형이라고 하면 편차가 너무 크고 국민에게 불신을 줄 수 있습니다. 청탁을 하거나 전관예우 등의 여지가 있는 것이지요.”그는 법원이 양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듯, 수사기관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불구속과 구속의 기준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한 예로 ‘죄질이 나쁜 경우’라고 했을 때 죄질이 나쁜 정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손을 때렸다든지, 칼로 찌른 것이라든지 명확히 구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주병철 홍성규기자 bcjoo@seoul.co.kr
  • [경제현장 읽기] 美産 ‘재상륙’… 쇠고기시장 ‘전운’

    [경제현장 읽기] 美産 ‘재상륙’… 쇠고기시장 ‘전운’

    미국산 쇠고기가 재상륙,3년5개월 만에 시중에 풀리게 되면서(서울신문 4월20일자 2면 참조) 국내 쇠고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 ‘뼈 있는 쇠고기(LA갈비)’의 수입까지 예상돼 정부와 업계는 각자의 입장에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미국과 호주는 ‘LA갈비 쟁탈전’, 수입업체는 ‘물량 수주전’, 한우농가는 ‘유통 마진과의 전쟁’, 정부는 일본과 공조해 5월 국제수역기구(OIE) 총회에서 미국을 압박할 묘수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호주, ‘LA갈비 vs 시드니갈비’ 일전 태세 미국산 쇠고기 재상륙 소식에 호주측은 시장 점유율 수성을 위한 마케팅 전략 구상에 분주하다. 특히 오는 5월 OIE 총회의 광우병 등급 판정에 따른 ‘LA갈비’ 수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호주산은 미국산이 광우병 파동으로 퇴출된 틈을 타 수입 시장의 75%를 석권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20∼30%대를 맴돌았다. 호주축산공사 관계자는 “미국산 수입 재개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시장 점유율 50% 수준까지 방어할 것을 자신한다.”면서 “‘청정우’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입 갈비=LA갈비’로 각인된 이미지를 씻어내는 데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호주측은 ‘시드니 갈비’ 브랜드를 지난 2002년에 이어 다시 런칭해 인지도를 높일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상당량의 호주산 갈비가 ‘LA갈비’ 브랜드로 유통돼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호주측은 어린이·노약자·주부 등을 타깃으로 한 양고기 마케팅 강화 등 틈새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측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공백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 관계자는 “하루아침에 2003년 이전 전성기 때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3년 넘게 미국산 쇠고기를 쓰지 않은 식당 등이 워낙 많아 새롭게 런칭하는 셈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미국측은 무엇보다 ‘미국산=광우병 우려’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시식회 등 각종 홍보 활동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수입업체, 시장선점 위해 물량확보전 국내 육류 수입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눈치만 보던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대거 수입에 나설 태세”라면서 “갈비 수입 본격화에 대비, 물량 확보 차원에서 미국 업체를 방문해 눈 도장을 찍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실제 A수입업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 협상’이 한창이던 지난달 말 미국 거래업체로부터 “LA갈비가 수입될 것이 확실시되니 미리 계약을 맺어 두자.”는 제안을 받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한우협회·농가 ‘유통마진 줄이기 전쟁´ 한우 농가들 간에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한우가 품질과 가격에서 수입산과 차별화돼 있는 것은 사실. 그러나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외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한우 고기 값에 대한 소비자 부담은 급증하는 반면 한우 농가 수익은 제자리”라면서 “농가-중간상인-도축장-도매업체-소매업체-소비자로 이어지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통마진을 못 줄이면 한우 산업은 고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한우 고기 유통 마진율은 2000년 29%대에서 최근 40% 수준으로 급증했다. 산지 소값이 떨어져도 소비자 가격이 그대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서민층도 맛볼 수 있는 중저가 한우 고기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부,日과 공조 OIE 총회서 美 압박 미국이 진정으로 바라는 목표는 LA갈비의 수입 재개다. 정부, 의회, 축산업계가 똘똘 뭉쳐 한·미 FTA 비준을 빌미로 한국에 갈비 수입을 압박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과 손을 잡는다는 복안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같은 처지의 일본과 손잡고 5월 OIE 총회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둘러싸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핵심 의문사항’을 미국측에 동시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림부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수입물량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된 이후 단 한 차례도 밝히지 않은 미국측의 해명부터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FTA 문건유출 수사 국회-정부 갈등

    검찰이 지난 1월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특위에 보고된 ‘비공개 협상전략 보고서’ 유출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문건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 측은 “정부의 수사의뢰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20일 외교통상부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국회의원 보좌관 등에 대한 수사의뢰를 해와 수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한편 20일 정부의 제한적인 협정원문 공개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의원들이 열람을 거부하며 반발한 데 이어 입법부 조사가 끝난 사안에 대해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입법부와 정부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FTA 대책은 농민 자신감 회복부터/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농촌 개발 컨설팅의 일환으로 베트남 농촌 마을을 돌아보았다. 생활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가운데 컨설팅 사업을 끝낸 마을과 이제 시작하는 마을은 사람들의 태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사업을 마친 마을은 집 주변이 청결하고 사람들의 “잘살아 보겠다.”는 의욕이 넘쳐 보였다. 마을 개발을 위해서 자금, 접근 방법, 주변 여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문제의식과 이를 결집하려는 지도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추진할 때 우리 농촌에는 지도자가 많았으나,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우리의 경험을 전수하는 단계까지 온 지금은 지도자가 귀하다. 우리 농촌·농업은 구조적 특성 때문에 산업화 과정에서 생산성과 소득이 도시·공업에 비해 뒤진다. 그 결과 젊은 인력이 도시로 빠져나가 농촌은 전국 평균에 비해 10∼20년 빨리 고령화되고 있다. 농림어업 종사자의 국제결혼 비율은 지난해 3명 중 1명선을 넘었다. 많은 마을에서 지도자는 고사하고 젊은 인력조차 고갈된 것이 농촌의 현실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됐다. 체결을 앞두고 대표적인 피해 분야인 농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피해 부풀리기’와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및 2004년 한·칠레 FTA 협상 타결의 학습 결과일 것이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다. 무역자유화를 위한 모든 협정에는 이해득실이 따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분야에 대해 보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미국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농업에 ‘무역조정지원’ 제도를 한시적으로 적용했다. 문제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느 정도를’ ‘얼마나 오랫동안’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논의는 정치의 영역이며, 협상의 영향 분석 등 참고자료는 연구기관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농민은 농산물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껴 충분한 보상대책 및 산업지원을 요구하게 된다. 농업은 이동이 불가능한 자원인 토지 의존도가 높다. 농업인력은 대개 비숙련이며 고령이라 전업이 제한적이고 무역자유화가 가지는 ‘경쟁을 통한 생산성 향상’ 혜택도 누리기 어렵기 때문에 보상 요구수준이 높아진다. 한편 농업은 식량 생산이라는 고유한 기능 외에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가치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다원적 기능’을 수행한다. 산업화에 따라 농업의 상대적 비중은 축소되지만 이러한 기능까지 축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나서서 지원을 하는 것이다. 우리 농업도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짐에 따라 국산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확고하다. 대형 소매점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신선 농산물은 대부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것이다. 이에 덧붙여 고품질 농산물 수출 시장은 이웃 일본과 중국뿐 아니라 한·미 FTA를 통해 미국에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도시 직장인이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농촌에서 보내고자 하는 의향도 매우 높다. 적절한 인프라를 갖추면 농촌 활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촌에서 가장 귀한 자원이 사람이다. 수도 적지만 농촌을 이끌 지도자는 더욱 드물다. 유능한 농민들은 오늘도 변화하는 환경을 인식하고, 막연한 두려움 없이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피해의식을 떨치고 자신감을 갖도록 조력하는 것이 FTA의 중요한 대책이다. 협상을 타결한 범정부적인 추진력이 사후대책에서도 발휘되기를 바란다. 최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정몽구회장 “한·미 FTA 대비책 세울 것”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는 만큼 열심히 대책을 세워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준공식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300만∼500만원대 저가차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 정 회장은 “신흥시장에서의 경쟁은 항상 심하다.”며 “적절한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브라질 현지 대리점인 카오아(CAOA)그룹은 지난 20일 연산 5만대 규모의 현대차 반조립제품(CKD)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올해 소형트럭 2000대를 생산한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EU FTA협상 이번주 개시 선언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이 이번 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공식 개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다. 22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EU는 23일(현지시간) 한국과 FTA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내부 승인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이번 주 후반에 열릴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EU와의 FTA 협상 개시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20일 한·EU FTA 협상 개시에 대비하기 위해 각 부처 통상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연찬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1차 협상은 다음달 7∼1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 예정”이라면서 “1차 협상 때는 양허안 제시 등 세부일정과 협상 방식을 비롯한 기초적인 사항을 논의하며 상품과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도 일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단 분과는 상품, 투자·서비스, 규범, 분쟁해결 등 4개 정도로 구성될 예정이다. 우리측 협상단 규모는 50명 안팎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미 FTA협상 때의 4분의1 수준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EU는 상대국의 민감품목을 인정해주는 통상 정책을 써왔다.”면서 “우리의 아킬레스건인 농업분야 등에 대한 부담이 한·미 FTA 때에 비해 덜해 협상 추진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EU의 평균 실행관세율이 4.2%로 3%대인 미국에 비해 관세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FTA를 통한 관세철폐 등 기대 효과는 클 전망이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전남도 한우 육성에 2924억원 투자

    전남도는 한·미 FTA 타결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부터 5년간 한우산업 4개 분야에 2924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한우산업 종합대책’을 마련햇다. 22일 도에 따르면 연차적으로 예상되는 수입 소고기 관세철폐를 앞두고 한우 생산비 절감, 한우고기의 시장 차별화, 유통개선과 한우고기의 소비자 신뢰회복, 한우농가 경영안전망 강화 등 4개 분야 24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생산비 절감 방안으로는 풋보리 등 조사료 재배 면적을 확대하고 우량 송아지 생산을 위한 송아지 생산기지 4곳을 육성한다. 한우 사육 농가에 송아지 사육시설과 소 전문 수송차량 등도 확보토록 한다. 한우고기 시장 차별화를 위해 친환경 고품질 한우 사육농가를 500가구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도내 22개 한우 브랜드를 4∼5개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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