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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柳통일 “北 대화의지 의심스러운 상황 돼 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9일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내외신 브리핑에서 “단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이 (대북) 전단 문제가 중요한 것처럼 작년에는 얘기를 하다가 최근엔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가지고 또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에 당국 간 대화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답은 주지 않은 채 대북전단 살포 중단에 이어 최근에는 한·미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류 장관은 “원론적 차원에서 말하자면 (북한이 요구하는) 그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남북 대화를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근본적 차원에서 남북 간 불신, 군사적 긴장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이 남북 대화”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선 “지금은 북측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자꾸 길어지게 되면 여러 가지로 이것이 될 것이냐는 의구심도 들고 정부도 여러 검토를 한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 등을 재촉구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北, 한·미 훈련 트집 접고 대화 응하라

    북한이 연일 남북 대화의 조건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 개인 필명의 글을 통해 3월 초로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연습 등을 거론하며 “북침 핵전쟁 연습이 중지되지 않는 한 북남 사이는 물론 조미(북·미) 사이에 그 어떤 실제적인 대화가 전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우리 제안대로 올해에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을 그만두면 북남 사이에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조선반도의 정세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데서도 획기적인 전진이 이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은 앞서 지난 16일에도 같은 신문을 통해 거듭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남북 대화의 조건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에는 뉴욕 채널을 통해 올 한 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북측의 한·미 훈련 중단 요구는 사실 새로울 바 없는 것이긴 하다. 상반기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 등 연례화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은 침략훈련 운운하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북의 무력도발에 대비한 방어 훈련임에도 이를 트집 잡아 공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무력시위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그들의 훈련 중단 요구가 예년과 다른 점이라면 이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는 앞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김 제1비서는 지난 1일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 간 대화에 적극 나설 뜻임을 천명하면서 대북 전단 살포와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보수 진영의 반발을 무릅쓰고 탈북자 단체에 대북 전단 살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이에 이들 단체도 정부 뜻에 적극 호응하기로 하는 등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 사회가 정성을 다하고 있는 터에 북측이 군사훈련 중단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내세우고 있으니 이만저만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대화 의지를 내비친 김 제1비서의 신년사가 그저 한·미 공조의 균열과 한국 내부의 남남 갈등을 부채질하려는 대화 공세일 뿐이라는 의혹을 재삼 확인시켜 주는 듯해 못내 안타깝다. 속 보이는 대화 공세로는 진정한 남북 관계 진전을 이룰 수 없음을 북측은 깨달아야 한다. 대북전단 살포도 막았으니 좀 더 억지를 부리면 한·미 군사훈련까지 흔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명백한 오판이다. 한·미 군사훈련은 남북 간 군사대치가 종식되기 전까지 결코 중단할 수 없는 한·미 동맹의 근간이다. 자신들은 핵을 움켜쥐고 앉은 터에 상대에겐 무장해제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하라는 것은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소리나 다를 바 없다. 남북 간 교류 재개의 신호탄이라고 할 설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려면 더는 시간이 없다. 우리 정부가 제의한 고위급 회담과 이산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에 즉각 나서야 한다. 고립무원에서 벗어날 호기를 억지 요구로 허망하게 날리는 어리석은 짓을 북은 반복하지 말기 바란다.
  • 北 “韓·美훈련 중단 요구 핵실험 명분 쌓기 아니다”

    北 “韓·美훈련 중단 요구 핵실험 명분 쌓기 아니다”

    남북 당국 간 대화 개최를 놓고 양측의 힘겨루기로 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군사훈련 중지 요구가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부 역시 대화 개최 분위기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에 대화 테이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도 북한의 대화 제의를 일축한 미국 정부의 강경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6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관리가 “북한의 제안을 두고 한·미 군사훈련 강행 시 핵실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급한 추측이자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9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핵실험을 일시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미국은 이를 ‘암묵적인 위협’이라며 대화 제의를 일축했다. 오히려 ‘소니 해킹’ 사건에 따른 대북 제재를 강화했다. 북한 관리는 “이번 제안은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한다는 우선순위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지 핵실험을 위한 사전 수순이 아니다”라며 “4차 핵실험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당국 간 대화 개최를 위한 모멘텀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풍자 영화인 ‘인터뷰’의 DVD를 풍선에 담아 북한에 날려 보내려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에게 “정부는 신중한 판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20일쯤 미국 인권단체인 ‘인권재단’(HRF)과 함께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담아 날려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한 특강 자리에서 “북한은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고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며 “어지러운 역사가 있기 때문에 하루아침엔 안 되겠지만 첫 출발은 어쨌든 대화”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NYT는 사설에서 북한의 제안을 거절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신문은 “오바마가 전 세계의 핵확산을 제어하겠다고 공언했으나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데 실패했다”며 “한 번 더 북한의 의도를 탐색한다고 해서 도대체 미국이 잃을 게 뭐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NYT는 소니 해킹 사건을 명분으로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 정부와 달리 대북 민간 전문가들은 “북한의 새로운 제안을 진지하게 대응할 가치가 있는 진지한(serious) 제의로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침묵하는 北… 멀어지는 이산상봉

    정부가 남북대화에서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설 전 이산가족 상봉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산 상봉 행사 준비에 최소 4~6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수용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묵묵부답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설 전 이산 상봉 가능성 여부에 대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까지 북한이 이산 상봉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으면 사실상 설 전 이산 상봉 개최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남북 간 실무협의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논의돼야 하고 남북 합의를 거쳐 이산가족 인선위원회가 열리고 인선 기준에 따른 후보자 선정, 생사 확인, 최종 선정, 당사자 통보 등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해 설 이산 상봉 때도 북한이 정부가 제안한 남북 이산 상봉 제의를 수용한 뒤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2월까지 대략 1개월이 걸렸다. 이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제의 이후 성사까지 한 달이 걸린다는 공식이 정립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설 전 이산 상봉 성사를 거듭 촉구했지만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과 실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또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번 설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북한은 여전히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북 전단 살포 중지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내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산 상봉은 키리졸브 훈련 등의 군사훈련이 끝나는 5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이산가족 상봉 개최는 사실상 어려울 수 있다”며 “2월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고 나면 올 상반기 남북대화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부 ‘인터뷰’ 北 살포 자제 요청

    정부 당국자가 15일 김정은 풍자 영화인 ‘인터뷰’ DVD를 풍선에 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를 직접 만나 신중한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인권단체 ‘인권재단’(HRF)과 함께 일을 추진 중인 박 대표는 오는 20일쯤을 디데이로 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측 국장급 당국자가 오늘 해당 단체 측을 면담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현명하게 판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해당 단체 측이 신중하게 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동안 해당 단체 측을 전화로만 접촉해 오다가 전단 살포에 대한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구두로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장급 당국자의 면담 및 신중판단 요청은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자제 권유로 보이지만 박 대표는 정부 당국자에게 20일 전단살포 강행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 문제와 함께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고 신변 위협을 없애야 하는 두 가지를 잘 조율해야 한다”면서 “관계 기관들과 얘기하면서 (대북 단체에) 몇 차례 자제를 요청해 왔고, 앞으로 지혜롭게 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앞으로 대북 전단 사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 무게 중심이 ‘표현의 자유’ 보다는 지역 주민의 ‘신변 안전’ 쪽으로 기운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 있다. 현재 북한은 지난해 12월 29일 통일준비위원회 차원의 당국 간 대화 제의에 보름이 넘도록 답을 주지 않은 채 대북전단 살포 중지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한·미 면밀한 강온 전략으로 北 대화 이끌길

    한국과 미국이 대북정책 기조에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는 양상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데 반해 미 행정부는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계기로 금융 제재의 범위를 넓히는 등 대북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한 대화’를 강조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발언이 미묘한 반향을 낳고 있다. 듣기에 따라 미국이 남북 간 대화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비쳐지는 까닭이다.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를 한반도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삼으려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데 부심하는 우리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북 자세가 하나부터 열까지 일치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다. 당장 북핵을 놓고서도 ‘선(先) 대화를 통한 단계적 해결’을 도모하는 우리 정부와 ‘북의 핵 활동 중단을 전제로 한 대화’를 추구하는 미 행정부는 분명 결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양국이 이 미묘한 간극을 어떻게 좁히고, 이를 바탕으로 얼마나 효과적인 대북 정책을 펴나가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성 김 대표 발언 직후 미 국무부 관계자가 “남북 대화의 진전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복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 대화 지지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도 양국 공조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미국의 대북 압박을 남북 대화를 촉진하는 지렛대로 삼는 정부의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북으로 하여금 한국과의 대화 말고는 그 어떤 돌파구도 찾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남북 관계 진전의 마중물이 될 설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 등을 통해 거듭 고위급회담을 제의한 상태인 만큼 이젠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천명했으나 접촉 채널마저 닫아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이런 때일수록 중국 등을 통한 직간접 외교 채널을 폭넓게 가동, 북한 당국을 끌어낼 메시지들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나 북한 당국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대화의 물꼬를 트지 못한 채 3월부터 키리졸브 등 연례 한·미 합동훈련을 맞게 된다면 자칫 올 한 해 남북 화해의 골든타임을 허망하게 날릴 수도 있다. 조바심을 내서도 안 되겠으나 북의 선택만 기다려선 더욱 안 될 일이다.
  • 美 정부·의회 “대북 제재” 손발 척척

    美 정부·의회 “대북 제재” 손발 척척

    미국 의회와 정부가 오랜만에 손발이 맞는 모습을 보였다. 13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가 주최한 ‘소니 해킹’ 청문회에서 의원들과 정부 당국자들은 한목소리로 대북 제재를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에는 이견을 보여 대북 제재 법제화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불법 행위를 하는 데 따른 비용을 높이고 국제적 의무와 규범을 준수하도록 가용한 수단을 전면적으로 동원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테러·금융담당 차관보는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재무부는 사상 처음으로 북한 정부 및 노동당 관리와 관련 단체들을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며 “우리의 목적은 북한을 국제금융시스템으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이며, 재정적으로 최대한 쥐어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따라 국무부와 재무부가 손잡고 대북 제재를 강화해 나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에드 로이스(공화) 외교위원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은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우려해 왔으나 북한 정권은 이제 사이버 공격이라는 무기를 새로 하나 추가했다”면서 “사실상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아시아 및 전 세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방식과 같이 북한 정권과 거래하는 아시아 및 전 세계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법안을 조만간 재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제리 코널리(민주) 의원은 “이번 공격(소니 해킹)은 북한의 위협이 더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로 측정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성 김 대표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 의견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국무부는 이미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회의적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코널리 의원 등이 최근 발의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을 둘러싼 절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안명훈 주유엔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자는 자신들의 제안과 관련, “미국이 추가 설명을 원한다면 직접 설명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의 제안이 실행된다면 올해 한반도에서 많은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직접대화 돌파구 찾을까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상 부상 등 북한 측 협상라인과 미국의 전직 당국자·전문가들이 오는 18~19일 싱가포르에서 만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북·미 간 ‘1.5(반관반민)트랙’ 형태의 접촉이 이뤄지는 것은 지난해 5월 몽골 접촉에 이어 8개월 만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측에서는 리 부상과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 장일훈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 협상라인 당국자들이 대거 출동한다. 미 측에서는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국(DNI)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토니 남궁 전 버클리대 한국학 부소장이 참석한다. 이번 접촉은 북한이 최근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조건으로 핵실험 임시 중단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했으나 한·미가 이를 일축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갖고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9일 미 측에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는데, 전달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미 간 뉴욕채널을 통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접촉에 북한 측의 뉴욕채널을 맡고 있는 장일훈 차석대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뉴욕채널 등을 통한 북·미 간 직접 대화는 미 측 전직 당국자나 전문가들을 통할 이유가 없다는 회의적 평가도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그동안 북·미 간 1.5트랙 접촉이 수차례 있었고, 미 측 참석자들이 접촉 후 자국 정부에 브리핑을 해 왔으나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북한 측이 대화에 나서는 것은 새로운 대북 제재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지난해 몽골도 그랬고, 싱가포르도 북·미 간 중재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번 접촉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관진 靑안보실장 금명 訪中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지도부를 잇달아 면담하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언제 나갈지 등을 정확하게 조율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김 실장이 중국을 방문할 것 같다”며 “일정은 1박 2일 또는 2박 3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임명된 김 실장이 안보실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총괄하는 김 실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3년 11월 양 국무위원이 방한한 데 따른 답방 성격이다. 앞서 한·중 양국은 지난 5일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아주국장 등이 참석한 ‘제2차 외교·안보대화’에서도 김 실장의 방중 관련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2013년 6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그해 11월 서울에서 첫 회의가 열렸다. 정부 관계자는 “카운터 파트너인 양 국무위원 외에 시 주석 예방 등의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양 국무위원은 2013년 방한 시 박 대통령을 예방했다. 김 실장은 방중 기간 양 국무위원 등과의 면담을 통해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포괄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당국 간 대화 재개를 제의한 데 이어 한·미 연합훈련을 중지할 경우 핵실험을 유예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대화와 압박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최근 냉랭한 관계를 보이고 있는 북·중 관계에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것도 주목된다. 중국은 김 제1위원장의 생일이던 지난 8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북·중 간 우호를 상징하는 이른바 ‘16자 방침’을 거론하는 등 냉랭했던 북·중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밖에 중국 어선의 무차별 어획 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약정 등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韓·美 ‘北의 핵실험·훈련 중단 연계’ 일축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지할 경우 핵실험을 유예할 수 있다며 대화 공세를 이어 갔지만 한국과 미국은 이런 북한의 요구를 암묵적인 위협으로 간주하며 일축했다.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1일 논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자주 통일의 대통로를 열어 나갈 입장이라면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침략적인 외세에 추종해 동족을 반대하는 북침 전쟁연습에 계속 매달린다면 북남 관계는 지금보다 더 험악한 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9일 미국에 전달한 메시지에서 “미국이 올해 남조선과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지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을 제기했다”며 “이 경우 미국이 우려하는 핵실험을 임시 중지하는 화답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10일 보도했다. 통신은 또 “(북한은) 미국이 이 문제와 관련한 대화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미국과 언제든지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어떤 경로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보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다. 정부는 북한의 제의를 일축했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밝히기 위한 북한 내부용 제의”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진짜 속내는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기자회견 내용을 보고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역시 북한의 대화 요구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일상적인 한·미 훈련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결하는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인 위협”이라면서 “한·미 간 연례 연합군사훈련은 투명하고 방어 목적이며 약 40년간 정기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돼 왔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북한의 이런 요구가 4차 핵실험을 위한 추가 명분 쌓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대북전단, 주민 안전 영향 땐 조치”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후 1주일 만에 국방위원회 담화를 통해 흡수통일과 대북전단 살포,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 정부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제1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언급으로 급격히 고조되던 대화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고 있지만 정부는 북한의 반응이 예년에 비해 강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통일부는 8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 중지 등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자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고 북한은 실질적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조속히 나오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위원회는 지난 7일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 민족끼리의 이념에 따라 대단합을 이룩하려고 하는가 아니면 아직도 제도통일, 체제대결에 매달릴 작정인가”라며 흡수통일론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 “우리는 남조선 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각성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혀 남측의 반응을 보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가 발표된 지 1주일 만에 나온 것으로 다분히 당국 간 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전단 살포 문제 해결에 대한 전향적인 정부의 입장을 받아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전체적인 담화의 톤은 지난해에 비해 그렇게 강경하지 않다”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정부도 북한의 압박에 밀리지 않겠다는 기세다. 당장 국방부는 한·미 연합훈련이 방어적 훈련인 만큼 중단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주민 안전에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주민의 안전을 위해 취할 바가 있다면 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또 “(남북 간에) 물밑에서 비공개로 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여건이 마련되면 그런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민간단체가 김 제1위원장을 풍자한 영화 ‘인터뷰’ DVD를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워 보내겠다고 밝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예정된 12일 이후 북한이 국방위원회 담화보다 격이 높은 성명 등의 형식으로 추가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때 못 가리는 대북전단 살포 자제하길

    북한 당국이 남한 내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또다시 반발하면서 모처럼 싹트고 있는 남북 간 대화 분위기에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그제 밤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5일 탈북자 단체가 중동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수십만 장의 반공화국 삐라를 북측 지역에 살포하는 망동을 저질렀다”면서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또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열린 제3차 통일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의미 있는 변화를 강조한 데 대해서도 “체제 대결에 매달리자는 것이냐”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북 전단 등에 대해 극력 반발해 온 북한 당국의 행태를 감안하면 그제 나온 국방위의 담화 또한 새로운 게 없어 보일 듯도 하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남북 대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이후의 담화라는 점, 이날 담화가 김 제1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밝힌 점, 대북 전단에 반발하면서도 일방적으로 대화의 문을 닫는 대신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선을 유지했다는 점 등은 주목할 대목이라 여겨진다. 한마디로 ‘최고 존엄’인 김 제1비서가 전향적 자세를 보였으니, 이제 남한 당국이 변화의 모습을 보일 차례이며 이를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온 것이다. 비난 수위나 표현 등을 볼 때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기류가 엿보인다. 올해를 한반도 변화의 골든타임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북측의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배가돼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김 제1비서가 대화의 뜻을 내비친 현시점에서만이라도 북한 당국을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 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북 전단 살포만 해도 북한 체제의 변화를 염원하는 충정을 담고 있을지언정 결과적으로는 남북 간 대화를 가로막고 한반도의 변화를 더욱 더디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마땅히 자제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때맞춰 어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남북한 당국에 상호 비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시의적절한 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남북 관계가 훼손되고 주민들이 안전을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한 점을 정부는 유념해야 한다. 대북 전단이라는 작은 개울 앞에서 언제까지 머뭇거릴 수는 없는 한반도다.
  • [사설] 남북대화 위한 대내외 환경 구축에 힘 쏟아야

    남북 간 대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조언은 박근혜 정부가 귀담아들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정부의 대북 밀사 역할을 했던 박 의원은 그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가 미국을 적극 설득해야 남북 대화와 3차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면서 당시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전 대통령이 ‘우리가 접촉한 북한의 숨소리까지 모두 미국에 알려 주라’고 지시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남북 관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일깨워 주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남북 간 지속 가능한 대화와 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서로의 의지 차원을 넘어 주변국, 특히 미 행정부에 대한 우리의 설득 노력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미 양국 정부의 공동 인식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2000년 당시와 비교할 때 남북 대화에 관한 한 지금의 대외 여건이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에 대한 미 오바마 행정부의 신뢰가 거의 바닥에 가깝다. 남북 정상회담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년사에 대해서도 “과거에도 했던 소리”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일 만큼 대북 인식이 싸늘하다. 영화제작사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을 놓고 미 정부가 추가 대북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한 데 이어 미 의회 일각에선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미국이 북한을 더욱 고립화하려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북한과의 신뢰구축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힘들다”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의 지적은 미 정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고 하겠다. 북한을 고립시키려 하는 미국과 한국 정부를 통해 미국의 고립정책을 깨려 하는 북한 사이에서 고도의 외교력과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국면인 것이다. 지금의 대화 모드를 이어가는 데 박근혜 정부에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당장 다음달 말이면 북한 당국이 극도로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키리졸브 연례 한·미 합동 군사연습이 시작된다. 마땅히 실시돼야 할 훈련이겠으나 이를 빌미로 북한이 언제 또 대화의 빗장을 걸어 잠글지, 이를 구실로 우리 정부에 어떤 압박을 가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김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 대화의 조건으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내세운 바 있다. 키리졸브 훈련 전까지 되돌리기 힘든 수준으로까지 남북 간 대화의 진전을 이뤄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 한·미 군사훈련이 남북 대화의 장애 요소가 되지 않도록 미국과의 공조 또한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내부의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인사회와 어제 국무회의를 통해 남북 대화를 통한 포괄적 현안 해결의 뜻을 내비쳤다. 5·24 제재 해제까지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해 언제든 건너야 할 강이겠으나, 자칫 남남 갈등을 불러일으킬 사안이기도 하다. 남북 대화 앞에서 국민이 갈라지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 결의에 찬 정 총리, 확대간부회의서 3대 국정목표 제시

    결의에 찬 정 총리, 확대간부회의서 3대 국정목표 제시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 성과 창출의 선봉장 역할’을 당부하면서 올해 국정운영 3대 방향을 경제번영, 사회융합, 남북평화로 제시했다. 국정운영 방향에는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았으나 세월호 참사에 밀려 국정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결국 민생경제 살리기와 남북한 교류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현안이라는 배경이 담겼다. 정 총리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장급 이상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새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면서 “총리실이 무거운 책임감 속에 성과 창출의 선봉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봉장’이라는 평소 사용하지 않던 군사용어를 구사하며 결의를 강조한 것이다. 정 총리는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을 언급함으로써 혁신성을 내비쳤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사회갈등을 해결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고, 광복 70주년으로 운을 뗀 남북문제에 대해선 ‘공동번영의 큰길을 여는 한 해’를 강조했다. 특히 정 총리는 이를 위해선 총리실 전 직원이 ‘안테나’, ‘문제 해결자’, ‘정책 조정자’, ‘현장 행정가’, ‘홍보 전사’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재임 2년 동안 늘 말과 행동을 가려 하던 그로선 이례적인 어법이다. 보고를 마친 뒤에는 자유토론을 갖고 “이슈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위해 돌발 사고와 돌출된 갈등에 신속히 대처하자”, “정부가 하는 일이 국민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홍보하자”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그러나 경제활성화와 남북교류는 공무원들의 의지보다 국내외 정세와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이날 정한 국정운영 방향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각각 신년사에서 남북 화해를 강조했지만, 여기에는 북한 핵개발 포기와 한·미 군사훈련 중지라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인사로 혼돈 정국 잡아야”… “내각에 김부겸·박영선도 불러라”

    “인사로 혼돈 정국 잡아야”… “내각에 김부겸·박영선도 불러라”

    임기 3년 차를 맞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임박한 가운데 메시지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시선이 집중된다. 서울신문은 4일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에게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차 신년 회견에 담겨야 할 내용들에 대해 들어 봤다. 우선 국정 운영 분야에선 인사 쇄신을 통한 정국 개편론이 나왔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대선 댓글 의혹 사태부터 비선 실세 의혹까지 흐트러진 정국을 바로잡는 게 중요한데 결국은 인사”라면서 “인사개혁을 통해 대통령의 진정성과 개혁 의지를 보여 주고 국정 쇄신의 뜻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지난 2년간의 인사 실패에 대한 반성이 신년 메시지에서 언급돼야 한다”며 “그러나 대통령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는 인사도, 포퓰리즘을 무조건 따라가는 인사도 안 된다. 그동안 국민의 지적을 헤아려서 수용하는 자세의 변화가 신년사에 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거국내각 구성 의지까지 밝힐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당파를 초월해 혁신 의지가 있는 인물들, 야당에서도 김부겸 전 의원이나 박영선 의원 같은 사람들을 왜 못 부르느냐”며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이다. 매번 엉뚱한 사람이 와서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했는데 인재를 보는 시각을 넓힐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통합에 대해 김수한 전 의장은 “대부분 과거 정부가 3년 차 이후 국정 운영의 8부 능선에서 주저앉았던 역사적 교훈이 있다”며 “대통령이 여야를 떠나 자주 만나고 상호 호혜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라”고 주문했다. 3년 차 경제 운용 및 경제활성화에 대해선 새로운 경제동력에 대한 청사진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담뱃값 인상 등 실질적인 증세 조치, 복지공약 수정 등에 대해 청와대가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강봉균 전 경제부총리는 “정부가 재정개혁으로 나라 살림의 개혁 의지를 먼저 보인 뒤 증세를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전 부총리는 “재정개혁만으로 복지공약을 모두 완수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가 먼저 현재 재정으로 모든 공약 실천이 부족하다는 점을 성실히 보여 준다면 증세 논의를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폰 이후 주요 대기업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 기득권에 안주한 노조 등 경제구조 근본 문제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대통령과 장관의 입에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경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진단이 없는 부질없는 장담은 그야말로 장밋빛 약속”이라고 지적했다. 재벌 사면·가석방론 관련 언급에 대해서는 “그건 대통령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기본 원칙에 합당하게 가야지 편의에 따라서 상황을 바꾸면 안 된다. 기업의 투자 결정은 어차피 돈벌이가 된다고 판단되면 이뤄지기 때문에 사면론을 들먹일 필요가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표시했다. 김수한 전 의장도 “대기업도 대오각성한다면 관용도 베풀고 경제 발전에 참여할 길을 열어 줘야 한다. 그러나 재벌도 국민감정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채정 전 의장은 “대선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는 물 건너간 것 같은데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때가 됐다. 비정규직 문제 등도 다 포함된다”고 촉구했다. 남북 관계는 일단 우리 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대화의 장에 마주 앉되 통 큰 양보의 자세를 보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이만섭 전 의장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북 관계에서 초지일관하라”고 주문했다. 임채정 전 의장은 “구체적으로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한·미 군사훈련 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제스처가 신년사에 담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관용 전 의장도 “미국의 강경 자세가 변수이긴 하나 일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대화 의지를 보였으니 열린 자세로 차선이라도 선택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관용 전 의장은 “국내외적인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온 국민의 지혜를 모으겠다는 자세를 대통령이 몸소 보여 줘야 한다”며 “그러려면 소통과 청취를 앞세워야 한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소통하는 자세, 각계각층의 얘기를 듣고 판단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보여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통령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고 판단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뉴스 분석] 남북 대화 무드에 美는 ‘견제모드’

    ‘행정명령’의 달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새해 발동한 첫 행정명령은 다름 아닌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19일 북한을 소니픽처스 해킹의 주범으로 지목하자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뒤 나온 첫 번째 조치다. 휴가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추가 제재를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가 북·미 관계는 물론 해빙 무드를 찾아가던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백악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북 추가 제재를 밝히는 성명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이를 의회에 통보하는 서한을 함께 공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발동한 행정명령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 및 관련 단체, 관계자 등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는 북한 정찰총국 등 3개 기관과 이와 관련된 개인 10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자산과 개인은 이들과 금융 등 어떤 거래도 하지 못하게 된다. 4일까지 휴가인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가 끝나기도 전에 행정명령을 통해 부랴부랴 대북 제재를 발표한 것을 두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이 FBI 발표 직후 북한을 상대로 “비례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았던 만큼 추가 제재를 발표함으로써 북한에 보복해야 한다는 여론에 부응했다는 것이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시사했던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기대만큼 제재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현실적 고민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테러지원국 재지정보다 북한 정권 내 타깃화한 제재 대상을 확대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목을 더 조르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최근 소니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소니 내부 관계자 등 다른 주체가 저지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해킹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자 오바마 대통령이 조속한 행정명령을 통해 FBI 발표를 신뢰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북한이 해킹의 주범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려는 조치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북한에 대한 ‘비례적 대응’의 첫 번째 조치라고 밝혀 추가 대응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북한의 반발은 물론 북·미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미 의회는 6일 새 회기가 시작되면 더욱 강력한 대북 금융제재 법안과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 등을 상정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북한이 억류 중이던 미국인들을 풀어준 뒤 조심스럽게 대화 가능성을 탐색했던 미 정부는 소니 해킹 사건을 계기로 북한을 다시 ‘악의 축’으로 몰아가면서 당분간 압박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정상회담 등 고위급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한 남북 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통미봉남’ 대신 ‘통남봉미(通南封美)’를 택할 경우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탈 수 있고 한·미 관계는 오히려 껄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에 한·미 간 공조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0일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와 2월 말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갈등이 남북 대화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대화의 틀 자체를 뒤집을 수준은 아닌 만큼 정부는 미국에 남북 관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새해 남북관계 초당적 대처로 풀어야

    광복과 분단 70주년인 올해 남북 당국 간 회담의 결실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박근혜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까지 신년사에서 적극적 남북 대화 의지를 비치면서다. 문제는 남북 대화가 열매 맺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 신년인사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이례적으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우리는 남북 관계가 탄탄대로를 달리려면 남남 갈등이란 걸림돌부터 치워야 한다는 견지에서 야권의 대국적 호응을 기대한다. 새해 벽두부터 남북 대화 재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 대통령이 누차 실질적 통일 준비를 다짐했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통일준비위 명의로 지난 연말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다. 더욱이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면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남북이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가는 대도에서 만나려면 숱한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당장 동맹국인 미국부터 북한의 대화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지 않은가. 미국으로선 김정은의 제안이 북핵과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로 본다는 뜻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 픽처스 해킹 사건과 관련, 엊그제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그러잖아도 북측은 한·미 합동 군사훈련 중단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물론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마당에 김정은의 한마디에 매년 2∼3월 실시되는 한·미 키리졸브 연습과 8월의 한·미 연합 프리덤가드 연습 등을 중단할 순 없는 노릇이다. 정부로선 한·미 훈련 규모나 시기를 다소 신축적으로 조정해 북측에 성의를 표시하고 이를 위해 미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할 판이다. 더군다나 정상회담이나 고위 당국자 회담 등의 전제조건을 둘러싼 남북의 입장차는 현격하다. 남북 당국이 동상이몽 격으로 회담 테이블에 앉으려 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의 70년 한을 풀어 주는 인도적 사업으로 실마리를 풀어 남북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3대 세습체제 유지가 지상 목표인 북의 속내는 다르다. 체제 동요를 일으키는 개혁·개방은 최소화하는 선에서 남측의 경제 지원을 극대화하려는 낌새다. 내심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관철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란 얘기다. 이런 판에 야권이 5·24 조치 해제나 10·4 공동선언 이행을 주문하는 등 엇박자를 내면 결과는 어떨까. 회담장에서 밀고 당길 사안을 두고 미리 변죽을 울리면 우리의 협상력만 떨어뜨리는 꼴이 아닌가. 박 대통령이 신년인사회에서 5·24 조치를 해제하라고만 요구하지 말고 야당도 도와 달라고 요청한 배경도 여기에 있을 게다. 문 위원장도 “남북 문제 푸는 데 여야가 따로 없다”며 적어도 원론적으론 화답했다니 다행스럽다. 민생 경제와 국민의 안전과 복지 문제 등에 대한 야권의 비판은 당연히 언제든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도 으레 그렇듯이 남북 문제와 안보에 관한 한 초당적 대처가 절실함을 거듭 강조한다.
  • 국방부 “한미훈련 중단 없을 것”

    국방부 “한미훈련 중단 없을 것”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남북 간 신경전은 계속됐다. 당장 국방부는 김 제1위원장이 중지를 요구한 한·미 연합훈련의 중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지지하며 대화 공세에 나섰다. 국방부는 2일 북한이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려면 훈련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험생이 시험공부를 하지 않으면 시험에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군부대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전투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및 독수리(FE)연습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다음달 말쯤 한미연합사령부 주도로 시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며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김 제1위원장의 신년사 발언을 지지하면서 대남 관계자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의 김영일은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 화해와 단합을 이룩해 나가기 위한 사업에 모든 것을 지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부 北에 대화 제의] ‘남북 대화의 門’ 먼저 열었다… 키리졸브 前 이산상봉 추진

    [정부 北에 대화 제의] ‘남북 대화의 門’ 먼저 열었다… 키리졸브 前 이산상봉 추진

    정부가 내년 1월 중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전격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의 대남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가 내년 1월 1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발표는 남북 간 우호적인 분위기 마련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또 새해에는 남북 관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풀어 나가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29일 브리핑에서 “남과 북이 직접 만나 평화통일을 만들어 가는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면서 “남북 간 상호 관심사에 대해 대화할 것을 북측에 공식적으로 제의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북한의 신년사를 보고 대화를 제의하면 더 안정적일 수 있었지만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느낌도 줄 수 있다”면서 “선제적으로 남북 관계를 이끌어 나간다는 차원에서 연말에 움직였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일 통일준비위원회 3차 회의에서 통일 준비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통준위가 내실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금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북한도 긍정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남북 간 관계 개선의 돌파구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가 이처럼 이례적이고 선제적인 대화 제의를 한 배경에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 군사훈련에 앞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 등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부 입장에서는 내년 키리졸브 군사훈련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기 전에 회담을 하고자 하는 의도”라면서 “만남이 이뤄진다면 우리 쪽에서는 이산가족 상봉과 광복 70주년 남북 공동 행사나 사회·문화·경제 교류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키리졸브 훈련 기간에도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개최됐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제의가 좀 더 포괄적인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류 장관도 이날 회담 의제에 대해 “남북 간에 서로 관심 있는 사안들은 다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혀 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과 북측에서 바라는 5·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북한도 내년이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 35주년, 6·15선언 15주년을 맞는 해이자 김정일 3년 탈상을 끝내고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연다는 측면에서 남측의 대화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도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재 통준위 사회·문화분과 위원장은 지난 24일 개성에서 만난 북한 김양건 당 대남비서가 “내년이 6·15 15주년인데 남북관계가 정말 좋아지길 바라고 있다”면서 “금강산 관광, 5·24조치, 이산가족 상봉 등의 문제에서 소로(小路)를 대통로로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서울&평양 리포트] 피의 숙청·핵실험… 국제 ‘외교고아’

    3년 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아 눈물을 쏟아냈다. 당시 조선중앙TV 영상 속 김 제1위원장은 검은 인민복을 입은 채 유리관 속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퉁퉁 부은 얼굴로 눈물을 훔쳤다.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써 의연한 척도 해봤지만 그의 비통한 표정은 좀처럼 감출 수가 없었다. 아버지를 여의었다는 슬픔과 20대 후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게 된 부담감이 뒤섞인 눈물이었다. 주변국들은 이 어린 지도자가 큰 혼란 없이 권력을 이양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하지만 김 제1위원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북한 핵심부를 장악해 나갔고 시장경제를 일부 도입하며 ‘경제대국’ 달성을 향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이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북한에 등을 돌렸다. 심지어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마저도 냉랭한 태도를 보여 북한은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 각고의 노력에도 경제가 크게 나아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 3주기를 맞아 다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은 김 제1위원장의 얼굴에는 3년 전처럼 짙은 어두움이 드러워 있었다.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 김 제1위원장의 권력 장악은 신속하고 확실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숨진 지 보름도 되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김 제1위원장을 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했다. 이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올라서면서 집권 6개월도 안 돼 당·정·군의 최고직위를 손아귀에 넣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에 철저히 유훈통치로 보냈던 아버지와는 사뭇 다른 초고속 행보였다. 김 제1위원장은 권력 승계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곧바로 구세대 실세들을 교체하며 ‘아버지 그림자 지우기’에 나섰다. 김 제1위원장은 자신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 중 리영호 총참모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 등을 퇴진·숙청의 방법으로 물러나게 했다.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김 제1위원장의 후원자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도 김정은 1인 지배체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하며 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이 일로 김경희는 최고인민회 대의원을 비롯한 모든 직책을 내놓고 정치적 ‘식물인간’으로 전락했다. 정국에 한바탕 태풍이 휩쓴 뒤 남은 자리는 ‘백두혈통’(김일성 직계)·‘빨치산 혈통’·‘김 제1위원장 측근’으로 불리는 권력 삼두마차가 나눠서 차지했다. 김 제1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김여정은 27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부터 노동당 부부장에 임명되며 권력무대의 전면에 나섰다. 북한에서 김일성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최현의 아들 최룡해 당 비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지 속에 북한의 2인자 자리를 굳히고 있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았던 황병서는 지난 4월부터 군 총정치국장에 올라 군인들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경제강국’을 향한 과감한 변화 김 제1위원장은 2년 전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고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말했다. 권력을 공고히 한 김 제1위원장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김정은 정권은 시장경제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기업과 농장의 잉여 생산물 처분 권한을 본래보다 많이 보장해 주고 노동자의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의 격차도 확대했다. 시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장마당으로 불리는 종합시장이 전국적으로 400여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에는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전국 각지에 경제특구를 설치할 법적 토대를 만들었다. 그 결과 지난해 경제개발구 13곳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6곳을 추가했다. 외국 자본에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경제특구를 짧은 기간에 무더기로 내놓으며 외자유치에 열을 올린 것이다. 또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사업을 진행해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고 해외에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를 파견해 임금을 송금케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다각적 노력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은 다소 개선됐다. 북한경제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연평균 1%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 80만대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보급도 2014년에는 24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이후 작황 상황도 양호해 쌀값 등 시장물가의 상승세도 둔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는 평양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이외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저소득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만연해 있다. 남북교역 중단·대북제재·대중무역 수익 악화 등의 외부요인들도 북한 경제를 옥죄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 제1위원장은 정권 공고화를 위해 마식령 스키장, 문수 물놀이장 건설 등 대규모 전시성 사업을 펼쳤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규모의 외자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북한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김정은 외교 최근 김정은 정권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외교적 고립이다. 북한이 2012년 12월 장거리로켓 발사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대미관계는 사실상 단절됐고 북한의 혈맹국가인 중국도 분노를 표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잔혹한 방식으로 숙청된 사건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올해 초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 주민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이후 지난 11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기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인권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 9월 북한 외교 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유엔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달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도 유럽과 몽골 순방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최룡해·김양건 등 실세 3인방을 파견했고 미국에는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등을 풀어주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또 러시아에는 최룡해가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북한의 대외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대표적 중국통이었던 장성택의 숙청과 3차 핵실험으로 감정이 상한 중국은 연간 40여 차례에 달했던 북·중 간 고위급 인사교류를 최소화했다. 북한 언론도 변심한 중국을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판하며 양국은 올해 냉랭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 미국과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과는 대북전단 살포, 개성공단 임금제도 일방 개정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우리나라와도 내년 초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개소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관계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으로서는 내년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며 어떻게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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