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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유엔사 ‘남북군사합의 이행 지원’ 발표, 한·미의 긴밀한 공조 기대한다

    유엔군사령부가 어제 ‘지뢰제거작업 검증, 군사합의서 다음단계 지원’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유엔사는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긴밀히 공조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내용)의 하나로 그동안 판문점에서 이뤄진 지뢰제거 작업을 검증했다”면서 “군사합의서의 추가적 실질조치를 이행하기 위한 남북 간의 다음 단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에서 초기 지뢰제거 작업을 검증한 것은 앞으로의 군사합의 이행 과정의 초석을 다진 것”이라며 “유엔군사령부는 남북과 긴밀히 협의해 합의사항의 이행을 함께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의 이날 입장발표는 9·19 군사합의를 놓고 한·미 이견설과 갈등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평화수역 문제를 놓고 한·미간 안보 공조에 빈틈이 생겼다는 등의 문제제기가 있는 가운데 유엔사의 이날 발표는 그동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 듯싶다. 유엔사의 이번 발표는 일단 지뢰제거작업과 대한 검증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군사합의서 다음단계 지원’이라는 표현에는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평화수역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를 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런 이유로 합동참모본부가 어제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관련해 “한·미 간 이견은 없다”고 밝힌 점이 주목된다. 최근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브룩스 연합사령관 주관으로 실시한 내부 검토회의에서 비행금지구역에 대해 논의하고, 한미 공군 연합훈련에 차질이 없도록 훈련 공역을 조정키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미 군 간에 동부지역의 P-518 훈련 공역을 기존보다 아래로 조정해 근접항공지원(CAS) 훈련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동안 한미 공군은 군사분계선(MDL)에서 27~54㎞ 사이에 설정한 CAS 훈련구역에서 전투기 가상 공격훈련을 해왔다. CAS 훈련구역은 군사합의서상 전투기의 비행금지구역(MDL로부터 20~40㎞)과 일부 중첩됐지만, 훈련 공역을 아래로 조정해 한미연합 공군훈련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설명이다. 남북간 비무장지대(DMZ) 주변의 긴장완화조치는 정전협정 정신에 부합하기 때문에 유엔사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한·미가 논의할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평화수역 문제도 긴밀하고 충분한 설명을 통해 빈틈없는 공조를 취하길 바란다.
  • 한·미 ‘미니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안보 공백 우려 없앤다

    한·미 ‘미니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안보 공백 우려 없앤다

    MDL 적대행위 종식 ‘판문점 선언’ 이행 해병대·공군, 소규모 연합작전 계획대로 을지연습, 한국 단독 ‘태극연습’ 연계 검토 국방부 “훈련 상황 등은 비공개로 진행”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문의 부속합의서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군사합의서)를 체결함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육·해·공에서 군사분계선(MDL) 인근의 적대행위를 종식하면서 실질적 불가침 조치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각에선 안보 약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군은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을 진행하며 ‘준비된 평화’를 추구할 계획이다.국방부 관계자는 30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대규모 훈련과 2건의 한·미 연합 해병대 훈련(KMEP)은 지난 6월 한·미 국방장관의 협의에 따라 유예됐지만 이외의 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된다”고 밝혔다. 재개되는 첫 한·미 연합훈련은 해병대와 주일 미 해병대가 진행하는 KMEP 훈련이 될 전망이다.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한·미 양국이 지난 6월 UFG 훈련과 함께 8월과 9월분 KMEP 훈련을 유예했지만 대대급 이하 훈련이어서 사실상 유예 대상이 아니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회계연도가 10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번 훈련은 2019년 첫 훈련이 된다”며 “훈련은 주로 후방인 포항 인근에서 이뤄지지만 서북도서 방어훈련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사합의서에서 남북은 11월부터 동·서해의 최대 135㎞ 구역에서 해안포·함포의 포문을 닫기로 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 평화 분위기와 북·미 비핵화 협상을 감안해 훈련 재개 여부 및 상황을 공개하지 않고 ‘로키’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미 공군의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도 오는 12월 실시가 확정적이다. 통상 200대 이상의 한·미 군용기가 참가하는 대규모 훈련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전략자산인 스텔스 전투기인 F22 및 F35A 등이 동원됐다. 다만 올해는 북측이 민감해하는 전략자산 동원은 삼갈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 한·미 양국은 공군의 연합 훈련인 ‘쌍매 훈련’, 특수부대 연합 훈련 등 소규모 훈련은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역시 연말과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관건은 내년 3~4월에 열리는 대형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결과에 따라 유예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지난 8월 UFG의 유예로 함께 진행하던 정부의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하고 내년부터 한국군 단독군사훈련인 태극연습과 연계해 ‘을지태극연습’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역시 한반도 평화 구축 여부에 따라 실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미 방위비 협상, 무엇이 쟁점인가…트럼프 연합훈련 비용 또 언급

    한·미 방위비 협상, 무엇이 쟁점인가…트럼프 연합훈련 비용 또 언급

    “나는 솔직히 한국에 ‘이 게임(연합훈련)에 당신들이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군사 게임’(military game)이라 부르며 “그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아느냐. 우리가 그 돈을 모두 지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거론된 상황에서 불거졌다.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 비용을 한국이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괌에서 폭격기가 날아가는데 7시간이 걸린다면서 “나는 그것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고 (훈련 중단으로) 납세자의 세금을 절약한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한반도 평화분위기 조성보다 비용 절감 차원으로 접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는 “미국이 3만 2000명의 주한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데 그들(한국)은 아주 부자 나라다”라며 “당신(한국)들은 왜 우리에게 돈(방위비)을 보전해주지 않느냐고 한국에 물었는데 그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만일 가난한 나라이면서 보호가 필요하고 사람들이 죽을 위기에 처해있다면 나는 그들에게 10센트도 안받고 지켜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에게서 엄청난 무역 흑자를 가져가는 부자 나라들의 군대에 돈을 주는 것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미국과 진행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어떤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미는 내년부터 적용될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해 지난 3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한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19~2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7차 회의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는 다음달 중순 한국에서 열릴 제8차 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방위비 규모를 비롯한 핵심 사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은 한국과 미국 간의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반도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의 주둔경비 중 SMA 협정에 따라 한국이 일부 부담하는 부분이다. SMA 협정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SOFA) 제5조에 대한 특별조치를 위한 한·미 간 협정이다. SOFA 제5조는 1항에서 미측은 한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 유지에 따른 경비를 부담하도록 했고, 2항에서 한측은 미측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시설과 구역을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한국이 주한미군의 시설과 구역을 제공하면 미국은 주한미군 유지 경비를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미국의 재정 적자 누적 및 동맹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미국은 미군 해외 주둔 비용 분담을 동맹국에 요청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은 1987년부터 협정을 체결했고 한국은 1991년 이후 2~5년 단위로 SMA 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1991년 최초 1억 5000만달러 수준이었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2018년 현재 9602억원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직·간접 지원을 통해 약 3조 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2015년 기준 현황을 조사한 결과 방위비 분담금은 9320억원이었지만, 주변도로사업 등 기지주변정비비 1조 4542억원을 비롯해 무상공여토지 임대료 평가 기회비용 7105억원 등 총 3조 3869억원을 직·간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국방예산을 통한 기지이전특별협정(YRP·LPP) 지원비용 7169억원과 국방예산 외 반환공여구역 토지매입비용 1조 3442억원 등 총 2조 695억원도 한시적으로 추가 지원된 상황이다. 이처럼 천문학적 수준의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비용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전개되는 전략자산 비용 일부를 요구하는 차원을 넘어 주한미군의 상시 준비태세를 위한 연합훈련비용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측 주도 연합훈련 참가시 한국군이 자국군 비용 부담 원칙에 따라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볼 때 부당한 측면이 있다.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미 하와이에서 열린 대규모 연합훈련인 ‘환태평양(RIMPAC·림팩)훈련’에 참가했던 한국 해군은 자체 비용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7600t급 이지스구축함(DDG) 율곡이이함, 4400t급 구축함(DDHⅡ) 대조영함, 1200t급 잠수함(SSⅠ) 박위함, P3 해상초계기 1대, 해상작전헬기(Lynx) 2대, 특수전전단(UDT/SEAL) 2개 팀과 해병대 1개 소대를 포함한 장병 710여 명이 훈련에 참가했다. 한국으로부터 7000여㎞ 떨어진 곳에서 열린 훈련에 참가한 해군은 자체 준비태세 강화를 위해 연합훈련에 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 태평양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연합 공중전투훈련인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한 공군 조종사·정비사·지원요원 등 140여 명과 F15K 전투기 6대, C130H 수송기 2대도 지난 27일 미 알래스카로 출발해 다음달 27일 복귀하기까지 자체 비용으로 훈련을 진행한다. 이들은 레드팀(방어), 블루팀(공격), 화이트팀(중립·통제)으로 나뉘어 연합작전 수행과 항공차단, 방어제공, 공중비상대기 항공차단, 공중엄호 등 공중전투 기술을 익히게 된다. 2001년부터 이 훈련에 참가한 공군은 2007년까지 수송기만 참가하다 2008년 미 현지에서 인수한 F15K가 네바다의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레드플래그 넬리스’ 훈련에 참가한 후 전투기도 참가하고 있다. 매년 두 차례 한·미 연합으로 실시되는 ‘맥스선더훈련’도 여기에서 비롯된 훈련이다. 2013년에는 F15K가 8000㎞가 넘는 태평양을 횡단해 연합훈련에 참가했다. 미 공중급유기의 6~7번 공중급유를 받은 공군은 그 비용을 미군에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에는 KF16D 전투기와 C130H 수송기, 2015년엔 KF16D, 2016년엔 F15K와 C130 수송기, 지난해에는 KF16 전투기와 C130가 각각 참가할 때마다 자국군 비용 부담 원칙은 유지됐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로부터 한·미연합훈련 비용 부담 요구를 받게 된 것은 전임 정부 시절부터 대북 방위태세 강화를 목적으로 한국 정부가 연합훈련 증가를 요구해왔던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말 대규모 한·미 연합 공군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가 열릴 경우 연합훈련 비용 부담에 대한 미측의 요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음달부터 이어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비롯해 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 등 한반도 평화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방위비 협상팀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는 이유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신중한 모험”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는 25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남·북·미의 화해 분위기에 대해 “한반도 상황은 일시적 휴지기일 수 있고, 또 바람대로 데탕트(긴장완화)일 수도 있다”면서 “북한은 300일 이상 중대한 도발이 없었고, 여러 급에서 중요한 대화가 이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준 후 주한미군·한미연합사·유엔사 사령관을 겸하게 되는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지난 8~9월의 훈련 중단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신중한 모험이었다”며 “분명히 군의 준비태세에 저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훈련 재개)는 동맹국 지도자들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내년 봄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재래식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황을 명확하고 냉정하게 주시하고 외교적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은 중대한 전략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이브럼스는 “북한이 재래식 군력의 어떤 변화도 언급하지 않는 이상 이는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런 방식의 주한미군 철수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관련) 실험장 폐기와 같은 작은 조치를 봤지만 완전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향한 어떤 구체적 조치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金 “핵 없는 평화의 땅 노력” 文 “전쟁 없는 한반도 시작됐다”

    金 “핵 없는 평화의 땅 노력” 文 “전쟁 없는 한반도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19일 두 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첫 비핵화 방안에 합의하면서 4·27 판문점선언보다 진전된 ‘9월 평양공동선언’을 만들어 냈다. 두 정상은 선언문을 작성하기 위해 18일 오후 3시 45분부터 5시 45분까지 120분간 배석자가 있는 회담을, 19일 오전 10시 5분부터 11시 10분까지 65분간 추가 회담을 하는 등 185분간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다음은 두 정상의 기자회견문 주요 내용.-김 위원장 나는 뜻깊은 자리를 빌려 판문점에서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진정 어린 노력을 기울여 온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올 들어 북과 남이 함께 손잡고 걸어 온 평창으로부터 평양으로의 220여일, 이 봄, 여름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다.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됐다.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판문점에서 썼던 글이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 수십년 세월 지속하여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했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 오늘 문 대통령과 내가 함께 서명한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이 모든 소중한 합의와 약속이 그대로 담겨 있다.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강렬한 통일 의지로 불타는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 모두의 꿈이 담겨져 있다. 친애하는 여러분, 우리의 앞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는 앞길에는 생각 못했던 도전과 난관, 시련도 막아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이길수록 힘은 더욱 커지고 강해지며, 이렇게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 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그 어떤 역풍도 두렵지 않다. 세계는 오랫동안 짓눌리고 갈라져 고통과 불행을 겪어 온 우리 민족이 어떻게 자기의 힘으로 자기의 앞날을 당겨오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다. 나는 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에 서서 함께해 나갈 것이다.-문 대통령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 사항의 이행을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발사대를 유관국의 전문가 참여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또한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와 같은 추가적 조치도 취해 나가기로 했다. 겨레 모두에게 아주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머지않았다. 남과 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북측은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를 지켰다.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개성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상시로 우리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남북시대가 열렸다. 남과 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할 것이다.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의 정상화도 이루어질 것이다. 한반도 환경 협력과 전염성 질병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은 즉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복구와 서신 왕래, 화상 상봉은 우선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이다.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 개최 유치에도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3·1운동 100주년 공동 행사를 위한 구체적 준비도 시작하기로 했다. 10월이 되면 평양예술단이 서울에 온다. ‘가을이 왔다’ 공연으로 남과 북 사이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 여기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북녘 동포 여러분, 남녘의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김정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 줬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의 뜻을 같이했다. 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제 평양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기를 기대한다. 평양공동취재단·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文대통령 “北 현재의 핵 포기, 美 상응 조치… 북·미 접점 찾을 것”

    文대통령 “北 현재의 핵 포기, 美 상응 조치… 북·미 접점 찾을 것”

    “상대가 먼저 해야 한다는 요구 탓 교착” 평양회담서 구체적 비핵화 해법 나올 듯 박지원 “文, 트럼프 골 돕는 손흥민 돼라” 오늘 정상회담 준비 위한 남북 실무 협의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이제 북한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일은 미래 핵뿐 아니라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물질·핵시설·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은 핵·미사일을 더 발전시키고 고도화시키는 작업을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 미래 핵을 포기하는 조처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 핵’ 포기 조치로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핵·미사일 시험 중단 등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도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되는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으로 화답했다”면서 “북한도 유해 송환이나 9·9절(북한 정권수립기념일)에 중장거리 미사일을 동원하지 않는 등 여러 성의를 보였다”고 했다. 북·미 협상 교착 원인에 대해서는 “북한은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신은 ‘여러 조치를 진정성 있게 했는데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 것 말고는 하지 않았다. 북한이 취한 조치는 불가역적 조치인데 군사훈련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조치 아니냐. 그러니 추가적인 조치를 요구하려면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실무회담은 부진한 면이 있지만 북·미 정상은 신뢰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며 “북·미 모두가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미래와 현재 핵을 폐기하겠다는 것이고, 미국도 체제보장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상대가 먼저 해야 한다는 요구 때문에 막혀 있는 것이어서 충분히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화를 재추진시켜 상응 조치를 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문 대통령은 손흥민 선수가 돼야 한다. 북·미 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모든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 돌려 위기를 넘겼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고 골을 넣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남북 관계에서는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단계는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국제제재라는 틀 속에서 같이 갈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안타까운 면이 있지만 주어진 조건과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본격적인 남북 관계 발전은 대북제재가 풀리고 북한의 비핵화가 완성돼야 가능할 테지만 이전이라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남북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남북 군사적 긴장과 충돌 가능성을 종식하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육지에서는 휴전선과 비무장지대를 중심으로, 해상에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중심으로 군사적 충돌과 긴장을 종식하는 데 집중해서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14일 판문점에서 평양 제3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를 하기로 했다. 의전, 경호, 통신, 보도 등의 사항이 논의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곽병찬 칼럼] 종전선언 약속부터 지켜라

    [곽병찬 칼럼] 종전선언 약속부터 지켜라

    특사단의 평양 방문 이틀 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런 글을 SNS에 올렸다. “미국 동의 없이 시대사적 전환을 이루는 건 가능하지 않다. … (그러나) 내일을 바꾸는 건 우리 자신이다.” 미국만 바라보지 않겠다는 것이니 비장했다. 특사단 방북을 앞두고 친 배수진 같았다.물론 임 실장 개인의 감상이 아니라 청와대의 각오일 것이다. 종전선언 갈등에서 빚어진 작금의 교착 국면에 대해 청와대가 얼마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웅변한다. 지금까지 실패한 북·미 협상의 전철을 돌아보면 지금 상황은 ‘파국 3보 전’쯤 와 있다. 북·미 협상에서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 으레 튀어나와 판을 흔들어 파국으로 이끈 집단이 있다. 이른바 네오콘이다. 이들은 1992년 순조롭게 진행되던 북핵 협상을 흔들어 판을 깼고(1차 핵위기),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끊임없이 자극하다가 2002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해 다시 판을 깼다(2차 핵위기). 2005년 6자회담 대표들이 어렵게 9·19 공동성명을 도출하자 바로 다음날 마카오 방코델타 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해 신뢰를 깨더니(의혹은 가짜였다), 공동성명의 2차 이행 계획인 2007년 10·3 합의를 곤경에 빠트리고, 결국 2008년 검증의정서를 불쑥 내밀어 모든 판을 깼다. 6자회담 미국 쪽 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의 지적처럼 그들은 ‘정부 안의 정부’였으며, 콘돌리자 라이스의 말처럼 ‘경기 중 골대를 옮겨’ 북한으로 하여금 경기장을 뛰쳐나가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러나 네오콘이 이렇게 판을 흔들거나 깰 때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제네바 합의 이행이 사실상 중단되고, 9·19 공동성명마저 흔들리자 2006년 1차 핵실험을 했다. 네오콘이 2008년 아예 판을 걷어차 버리자 이판사판 핵실험에 나섰고,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으로서는 그것만이 살길이었다. 그래도 네오콘에게는 맹신하는 게 있었다. ‘그러다가 북한은 곧 망한다.’ 망할 집단과 무슨 협상인가. 네오콘과 거리를 두던 오바마마저 임기 8년 동안 이른바 ‘전략적 인내’로 일관한 것도 이런 믿음에서였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이 사망해도,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해도 북 체제는 흔들리지 않았다. 곧 망하리라던 김정은 체제에서는 오히려 북한의 국민총생산이 크게 늘었다.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등 이른바 ‘핵무력’도 완성했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게 됐다. 네오콘은 최고의 수훈갑이었다. 트럼프는 그런 네오콘을 주변에 겹겹이 포진시켰다. 그러고도 과거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다. 그가 자랑하는 11가지 거래의 원칙 중에는 ‘지렛대를 이용하라’는 게 있다. 트럼프는 이들을 강력한 지렛대로 이용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지렛대가 사람을 흔드는 양상이다. 지난 5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 북의 격렬한 반발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발언으로 정상회담 취소 소동을 빚게 했고, 6·12 정상회담 이후엔 종전선언 약속을 흔들어 작금의 교착 국면을 이끌어 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심지어 북·미 협상의 발판인 ‘쌍중단’(북의 핵, 미사일 실험 중단과 미국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흔들었다. 한·미 연합훈련의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스스로 내일을 바꾸기 위한’ 비상한 각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네오콘 스타일 신문사 주필은 트럼프를 ‘미국인, 백인, 돈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신경질을 낸 적이 있다. 하지만 ‘골수 장사꾼’ 트럼프는 한반도에는 평화 정착의 기회를 주기도 했다. 네오콘과 달리 종교적 맹신이 아니라 합리적 계산에 따라 거래하고, 완승이 아니라 상호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나 북한 측에 약속한 것이었다. 뒤늦게 값을 올리려고 골대를 옮기는 것은 상거래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그가 자랑하는 ‘거래의 원칙’ 1조는 “크게 생각하라”다. 이런 원칙도 있다. “입지보다는 전략을 택하라.” 목전의 이익이 아니라 개발 전략을 우선하라는 뜻일 것이다. 북한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신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이 지키지 않은 약속은 없었다”고 했다. 선언적 의미밖에 없는 종전선언을 주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신뢰를 얻는다면 이보다 더 훌륭한 거래가 어디 있겠는가.
  • 미군 유해송환 ‘반짝’…핵 신고 리스트 ‘냉랭’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5명의 대북 특사단이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미 간 촉진·중재를 위해 ‘희망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거의 3개월간 지속된 북·미 간 교착 국면을 돌아보면 의미가 남다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최근 교착 국면은 북한의 외교적 실책과 미국의 거세진 강경파 여론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북·미 정상회담 직후가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이 외려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측이 일방적으로 3주간 소통을 중단한 것은 외교적 실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미국은 한국에 북측의 동향을 알려 달라는 요청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기간에 한·미 양국은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 유예(6월 19일) 및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유예(22일)를 발표하며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려 했다. 그렇지만 지난 7월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3차 방북에서 빈손으로 돌아가면서 협상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또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7월 북한이 55구의 미군 유해를 송환하면서 북·미는 판문점에서 핵신고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8월 내내 답답한 국면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면서 북·미 간 대립이 표면화됐다. 중재자 없이 돌파구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한 정부가 대북 특사단을 파견했고 정 실장 등은 이날 김 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협상 판 깨질라… ‘한미훈련 재개’ 하루 만에 뒤집은 트럼프

    전날 매티스 “재개 가능성” 발언 봉합 동맹국 판단 흐리고 외교적 결례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카드’를 뒤집으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격에 대북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한국 등 동맹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으로부터의 성명’이라고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고 훈훈한 관계라고 믿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 한·미 연합훈련에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큰 파문을 몰고 왔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앞서 매티스 장관도 이날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또는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날 자신의 발언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미래에 새로운 의구심을 던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한·미 군사훈련 재개 카드가 자칫 북·미 협상의 ‘판’ 자체를 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둘러 봉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위터에서 중국의 대북 원조를 비판하며 “마음먹으면 한국 및 일본과 즉시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은 작전 의도를 숨기고 협상력을 키울 수 있지만, 적뿐 아니라 아군까지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백악관 참모들이나 관련 정부 담당자들은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돌출행동을 ‘위험한 내기’에 비유하며 ‘승산’이 낮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과의 협상,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거친 내기’들은 대부분 백악관 참모와 상당수 공화당 지도부의 조언을 거슬러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외교력을 동네 시장의 상점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북아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북핵 해결에 일관성도, 외교 협상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미측의 대응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트럼프 특유의 거래 기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뒤집고 뒤집히는 대북정책이 치밀하게 계산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북정책의 혼선이라기보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 파장을 계기로 대북 강온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각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또다시 군사적 카드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김 위원장을 달래는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북·미는 ‘한반도 평화의 문’ 닫아선 안 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8일(현지시간) “현재로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 나흘 뒤 나온 것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카드로서 군사훈련 재개를 들고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3·4월의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같은 대대적인 한·미 군사훈련은 대북 전면전을 가상한 것으로 북한에 몇 달간 전쟁과 유사한 대비 태세를 갖추게 할 만큼 위협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선의의 차원’에서 UFG와 한·미 해병대연합훈련을 중단하면서 비핵화 협상 분위기를 띄웠다. 하지만 매티스 장관은 “(북·미)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미래를 계산해 보겠다”고 말함으로써 훈련 재개를 대북 압박 카드로 쓸 의도를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국무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평양 방문을 연기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명확해지면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북한을 압박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미 정부의 전략으로 보인다. 그제 미국 CNN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보낸 호전적인 비밀편지 탓이라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이 위태롭고 결단 날 수 있다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북·미의 기싸움이 절정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군사훈련 재개 카드를 꺼냄으로써 ‘선 비핵화, 후 체제보장’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자칫 양측의 ‘벼랑 끝 전술’이 지나치다 보면 지난해 연말 같은 군사충돌 국면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어렵사리 연 한반도 평화의 문이 북·미의 소모적인 대결로 닫혀서는 안 된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멈출 게 아니라면 유연한 협상 자세로 임해야 한다. 최소한의 체제안전 보장 조치인 종전선언은 미국 내 여론을 눈치만 보지 말고, 줄 것은 주는 태도로 협상해야 한다. 북한도 마찬가지다. 핵·미사일 실험장의 폐기·해체는 미래의 핵·미사일의 포기라는 점에서 평가할 일이지만 핵탄두 등 현재의 핵 폐기를 위한 리스트 제공 같은 대담한 조치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야 한다. 비핵화 협상은 윈윈이 아니면 함께 쓰러질 고위험성을 안고 있다. 7500만이 사는 한반도의 명운이 달린 만큼 북·미에 성실한 교섭을 당부한다.
  • 국방·국무 이어 유엔대사까지… 美, 대북 압박 총공세

    국방·국무 이어 유엔대사까지… 美, 대북 압박 총공세

    헤일리 “북 안 바뀌면 제재 해제 없다” 폼페이오, 비핵화 촉구 속 대화 여지미국 국방장관에 이어 국무장관과 유엔주재 미대사가 작심한 듯 대북 압박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교착 상태인 북·미 협상 테이블에 북한을 끌어내기 위한 미국의 ‘벼랑 끝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미 국무부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기대한다고 언급했으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대사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한·미 연합훈련 재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 같은 미국의 분위기 변화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 결정 촉매제 역할을 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도발적 편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과 성명, 회의 발언 등을 통한 동시다발적인 대북 압박에 나섰다. 포문은 매티스 장관이 열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유예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현재로서는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며 훈련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북한이 가장 민감해할 수 있는 카드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 강경파’인 헤일리 대사도 이날 워싱턴DC의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제재와 비핵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했다. ‘북핵 해결사’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비핵화 의지를 보여 줄 것을 촉구하면서도 여전히 외교적 대화의 문을 열어 뒀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나의 평양 방문이 연기되긴 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6·12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준비가 된 것이 확실해지면 미국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적 노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폼페이오) 장관도 이것(비핵화)은 쉽지 않을 것이고 다소 긴 과정이 될 것이라고 출발부터 말해 왔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는 북·미 협상의 ‘공’이 다시 북한으로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김 부위원장의 도발적 편지에 대해 미 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전격적인 4차 방북 취소에 이어 강력한 압박으로 북한의 ‘선 비핵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이후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북한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측이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 않는 수준에서 대북 압박에 나섰듯, 북한도 어느 정도 유화적 제스처를 담은 행동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모두가 지금 협상의 판을 깨기에는 부담이 크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강경한 태도에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꽉 막힌 비핵화… 文, 특사·핫라인으로 촉진자 역할 강화해야 ”

    “꽉 막힌 비핵화… 文, 특사·핫라인으로 촉진자 역할 강화해야 ”

    美, 한미훈련 재개 카드로 대북 압박 北, 민족끼리 행동하자며 대미 맞공세 靑 “한미훈련 재개 상황 봐 가며 협의” 전문가 “대북·대미 특사 파견해 조율 한미·남북 정상 핫라인으로 물꼬 터야”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촉진자 및 중재자 역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굳건한 한·미 공조를 통한 대북 압박을,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대미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일견 한국이 ‘샌드위치’ 신세인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대북·대미 특사 파견, 남북 정상의 첫 핫라인 통화, 한·미 정상 간 핫라인 재개 등을 통해 한국이 촉진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때라고 제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현재로서는 한·미가 이 문제(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비핵화 진전 상황을 봐 가면서 한·미 간 협의하고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장관이 28일(현지시간) “현재로서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더는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설명이다. 한·미는 지난 6월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해병대연합훈련(KMEP)을 무기한 유예하고 북한의 비핵화 진행 상황을 봐 가면서 추가 중단 여부를 정하기로 합의했는데 여전히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된 직후에 매티스 장관이 기존 합의를 짚었다는 점에서 결국 한·미 공조에 집중해 달라는 요청이자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 카드를 대북 압박 수단으로 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북한은 판문점 선언 이행, 미국을 비롯한 외세 개입 최소화 등을 연일 주장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9일 ‘자주통일, 평화번영을 위한 역사적 선언’이라는 글에서 “민족의 화해·단합과 통일로 향한 현 정세 흐름을 계속 추동해 나가자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다그쳐야 한다”며 “북과 남은 외세가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쳐 나라의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최근 러시아 기업 등에 내린 대북 추가 제재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정부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남북 관계 진전이 선순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촉진 역할로 교착 상태를 뚫어야 하는 이유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3월 북한과 미국을 방문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얻은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서훈(국가정보원장)과 같이 한국이 특사를 파견해 중재안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단계적으로 북핵 리스트를 제공하는 등의 중재안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의 가장 큰 대북 레버리지는 미국이 등 뒤에 있고 한국의 요청을 미국이 들어준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한·미 정상 간 핫라인을 재개해 공조를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지난 6월 12일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 정상이 핫라인을 처음으로 가동해 북·미 간 협상이 안 되면 남북 관계까지 주눅드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며 남북 관계가 북·미 협상에 종속되는 것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다. 반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북한이 ‘네 탓 공방’을 하는 것을 볼 때 판 자체를 깨는 데는 서로 큰 부담을 갖고 있으며 협상 의지도 있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성급하게 개입하는 것보다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WP “日, 지난달 베트남서 美에 통보없이 北과 비밀회담”… “美 격앙”

    ‘동맹’ 미·일, 이해 따라 각자도생 드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달 동맹국 미국에 알리지 않고 베트남에서 북한과 ‘비밀 회담’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독한 것으로 보였던 미·일 관계의 이면에는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각자도생하는 동상이몽이 존재했던 셈이다. 미국은 일본과 대북 협상 정보를 공유하는데도 일본 정부가 북·일 접촉을 알리지 않은 데 격앙된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일본 정보기관인 내각조사실 수장인 기타무라 시게루 내각 정보관과 김성혜 북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지난 7월 베트남에서 만났다.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주된 의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9일 “보도된 하나하나의 사안에 대해 정부가 코멘트하는 것은 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가 장관이 통상 부인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노코멘트’로 답하는 것을 감안할 때 사실상 보도 내용을 인정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일본 정부 관리는 WP에 “일본 측은 납치 문제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납북자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실리주의적 대북 접근법과 대일(對日) 무역 적자 문제 등은 양국 간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8번 회동하고 26번이나 통화를 했지만 안보·경제 문제에서 홀대받는 듯한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백악관을 방문한 아베 총리 면전에서 돌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한 사건을 언급하며 “나는 진주만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소고기·자동차 업체에 유리한 양자 무역협상도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6·12 북·미 정상회담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무시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영철 “판 깰 수도” 편지에…방북 취소·연합훈련 카드 꺼낸 美

    金 “美, 평화협정 서명 준비 안 돼” 경고 트럼프 ‘빈손’ 확신해 폼페이오 방북 취소 매티스 “북미 논의 따라 훈련 중단 결정” 전방위 北 압박 속 비핵화 협상 동력 유지 국무부 “약속한 대로 FFVD달성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하루 만에 전격적으로 취소한 가운데, 미국은 이젠 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점을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울러 일부에선 합동 군사훈련을 재개할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앞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올 8월로 예정했던 연례 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연기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매티스 장관은 “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건 아니다”면서 “협상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군사훈련을 더 이상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해 다른 정부 각료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매티스 장관의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취소한 지 나흘 만에 이뤄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편지’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보도했다. WP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칼럼에서 2명의 트럼프 정부 고위관계자 발언을 인용, 지난 24일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각 보여 줬다. 편지를 읽은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으며, 바로 백악관 외교·안보라인 5인방과 회의를 거쳐 ‘취소 트윗’을 날렸다고 로긴은 밝혔다. CNN은 북한이 이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이) 다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28일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 편지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미국은 아직도 (북한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서 이 때문에 과정이 진전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관련 미측의 제안을 거부하는 북한의 입장을 확인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또다시 ‘빈손 방북’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을 취소하면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 기대를 피력해 북·미 협상의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국무부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여전히 확신한다. 우리 목표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황성기 칼럼] 트럼프가 신경 쓰는 ‘중국 배후론’

    [황성기 칼럼] 트럼프가 신경 쓰는 ‘중국 배후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에 심사 꼬인 듯 2차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꺼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이 무성했는데 트럼프를 봐선 진짜인 모양이다. 간다면 북한 정권 창립 70주년 9·9절 행사에 참석한다니 밀월에 화룡점정(畵龍點睛)할 심산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비핵화 줄을 당겼다 늦췄다 하는 ‘배후론’을 주장한다. 하지만 북·중이 그런 사이인지는 의문이다.북한 소설가 백남룡이 2016년 펴낸 ‘야전열차’는 그 해답을 준다. 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정초부터 그해 12월 17일 사망하기까지를 다룬 다큐멘터리성 소설이다. 김 위원장이 야전열차로 북한을 누비는 현지지도를 담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장동지’로 처음 등장한다.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공포에 가까운 속내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에 대한 불만, 2011년 뉴욕과 제네바 북·미 고위급회담의 내막까지 북한의 내정·외교를 들여다볼 수 있다. 비핵화 국면과 견줘 보면 흥미롭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시사점을 던지는 대목이 있다. 흥남비료연합기업소의 비료 증산에 필요한 수소정제탑 수입을 둘러싼 일화다. 중국을 통해 정제탑을 들여오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내각총리가 김정일에게 보고하는 대목이 첫머리에 나온다. “미국 놈들이 ‘와쎄나협약’에 걸어 중국에 압력을 가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우리와 수소정제탑 관련 계약을 맺고 막대한 외화까지도 받고서도 미국의 눈치만 보면서 어쩌지 못하고 있습니다.” 와쎄나협약이란 소련이 해체되면서 대공산권 수출을 통제하던 코콤을 대신해 무기제조 등 군사 용도로 전환이 가능한 제품·기술을 막기 위해 1995년 출범한 와세나협정을 말한다. 김정일은 그해 5월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다. 베이징 인민대회당 금색대청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주최한 만찬의 일이다. 김정일은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자신에게 술을 따르는 법무위원에게 후 주석이 들으라는 듯 정제탑 수입의 지연을 따진다. 당황한 후 주석이 법무위원을 다그친다. 김정일은 “미국의 초대국 지위를 무너뜨린 중국이 별치 않은 무역 문제를 가지고 미국 눈치를 본다는 게 말이 안 되지요”라 하고, 후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약속한다. “상무부가 정제탑을 실어 보내도록 당장 대책을 취하고, 납입을 어긴 건 식량으로 보상해 드리겠다”고. 그러나 김정일이 사망해 소설이 끝날 때까지 정제탑이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 김정일이 그해 10월 흥남비료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는데, 사전 점검 나간 김정은이 기술 책임자에게 말한다. “미국이 방해를 놓은 정제탑과 초고압 화학설비들은 장군님(김정일)께서 룡성기계에게 직접 과업을 주시어 만들어 주셨다.” 후진타오의 면전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제탑 수입은 불발에 그쳤고, 북한이 자체 제작하는 것으로 소설은 그리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불신은 이때 굳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세 차례의 김정은·시진핑 정상회담으로 냉랭했던 북·중이 다시 가까워졌다. 겉모습은 그렇게 보인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중·러 주도의 제재 완화, 다시 말해 대미 압박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한다. 일각에선 북·중 접경지대에서 제재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 정부 차원에서 대북 제재를 완화했다는 증거는 없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비핵화 전열을 흩트려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극히 적다. 1970년대 마오쩌둥은 김일성에게 핵을 가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것이 일관된 중국의 대북 비핵 정책이다. 동북아에서 핵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 유일해야 한다. 입으로는 혈맹을 말하지만 실용적인 선택, 북한이 볼 때는 몇 차례 뼈아픈 배신을 때린 중국이다. 정제탑 사건 말고도 1991년 남북 유엔 동시 가입, 1992년의 한·중 수교가 있고, 2015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항일 전승기념일에 불러들였다. 중국의 ‘혈맹’과 대북 실용 노선은 동전의 앞뒤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비핵화를 지렛대로 쓴다는 발상은 난센스다. 시진핑이 비핵화를 방해하러 간다는 주장까지 나오는데 그보다 코미디 같은 소리는 없다. 시진핑이 평양에 간다면 관전 포인트는 하나다. 김정은이 중국 불신의 발톱을 숨기고 같은 실용주의자끼리 네 번이나 만나 내놓을 새로운 북·중 관계 청사진이다. marry04@seoul.co.kr
  • 속도내는 군사적 긴장완화… 더딘 한반도 비핵화

    속도내는 군사적 긴장완화… 더딘 한반도 비핵화

    北, 미래 핵 포기 입증… 종전선언 압박 美 “과거·현재 핵리스트 제출해야 보상” 교착상태 지속될 땐 정상회담 시기 지연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지난 100일간 남북 관계는 크게 변했다. 보수정권 9년간 잊고 살았던 공동번영과 평화를 꿈 꿀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은 이행 궤도에 오롯이 올라서지 못했다. 주요 합의 중 남북이 풀 수 있는 ▲남북 관계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은 속도를 내고 있지만, 북·미 관계와 연동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연내 종전선언,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가을’ 평양회담)는 진도를 못 따라가는 형국이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에 해당하는 조치들은 이미 상당 부분 실천했다. 군사분계선 선전방송은 중단됐고, 방송시설도 철거됐다. 동·서해 군 통신선 복구 등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통로가 복원됐다. 한·미 동맹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GF) 연습을 잠정 중단하고 계획됐던 연합훈련도 무기 연기했다. 지난 6월 14일에 이어 31일 열린 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 중이다. ‘남북 관계 발전’의 상징적 합의인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는 8월 개소를 목표로 시설 개·보수와 제반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 고위급회담과 각급 회담도 활발하게 열렸다. 오는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다. 7월 평양 남북통일농구에 이어 가을에는 서울에서 경기가 열리고,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은 남측에서 합동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는 더딘 걸음을 걷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핵실험장 폐기에 이은 미사일 발사장 해체, 지난 27일 미군 유해 송환까지, 북·미 정상 간 합의 이행을 서두르며 ‘종전선언’을 압박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소재지 등 핵 프로그램 리스트를 제출해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은 ‘미래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핵 관련시설 폐기 등으로 입증했다. 반면 미국은 ‘과거 및 현재 핵’도 테이블에 올려놓아야 ‘보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북·미 간 교착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종전선언이 가닥이 잡힌다면 평양 남북 정상회담도 그전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북·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정상회담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두 달도 안됐는데 대북회의론?…한·미 ‘비핵화 조급증’ 버려야

    두 달도 안됐는데 대북회의론?…한·미 ‘비핵화 조급증’ 버려야

    “국내(미국) 언론이 북한 이슈와 관련해 대통령의 실패에 굶주려 있는 것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다.”제임스 리시 미 공화당 연방상원의원이 25일(현지시간) 미국 P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내 ‘대북 회의론’을 성토하며 내놓은 이 언급은 표현이 이례적으로 직설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으로 대북 고급정보를 갖고 있는 리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비핵화 조급증’ 내지 ‘북한 불신론’을 프레임으로 6·12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끊임없이 흔드는 한국 내 강경 보수층에도 시사하는 바가 커 보인다. 리시 의원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선두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을 주장했던 초강경파다. 그런 그가 보기에도 미 주류 언론의 ‘6·12 때리기’는 지나쳤던 모양이다. 워싱턴 기득권 정치의 아웃사이더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대다수 언론과 척을 지면서 과도한 비난에 포위됐다는 평가가 나온 지 오래다. 리시 의원은 앵커가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실험장 해체가 충분한 비핵화 조치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우리는 대통령을 이 이슈에서 성공하도록 이끌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로 돌아서도록 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는 비난을 받는 대신 신용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화해무드 이후) 북한의 비난이 중지됐고 (핵·미사일) 실험이 중단됐다. 지상에서 여러 일(핵·미사일 실험장 해체)을 보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비핵화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TV에서 대통령의 실패만 성토하는 것을 보면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6·12 이후 한 달여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자 한·미 일각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북 회의론이 설파됐다. 지난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북한은 남북, 미·북 회담 이후 전혀 변한 게 없다”면서 중단한 한·미 연합훈련을 북한 압박 카드로 다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30여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북핵 문제를 불과 한 달여 만에 풀지 못했다고 원점 회귀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6·12 이후 한 달 반 만에 미사일 실험장 해체와 미군 유해 송환,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실현한 것은 작지 않은 성과라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실제 과거 북핵 폐기 로드맵을 만들기까지는 보통 1년 이상이 걸렸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를 끌어내는 데 1년 반이 걸렸고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채택하기까지 2년이 소요됐다. 1985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군축을 위해 처음 만나고 2년 뒤에야 양측은 부분적 군축을 담은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NF)을 체결했다. 후대의 평가는 당시 두 정상의 첫 만남이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꿨다는 데 이견이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조급증을 내려면 그간 북한의 체제 보장에 대해 무엇을 해 줬는가, 현재의 조급증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를 돌아봐야 한다”며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상대방을 압박하고 제재하려는 명분으로 활용하려고만 드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북 회의론에서 벗어나 북·미가 합을 맞춰 가도록 한국이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할 때”라고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집중분석] 전투부대 배치, 국회·언론 통제 구체화…위법성·직권남용 초점

    [집중분석] 전투부대 배치, 국회·언론 통제 구체화…위법성·직권남용 초점

    국군기무사령부의 지난해 3월 계엄 검토 문건 작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합동참모본부의 통상적인 계엄 시행계획과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의 차이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차이점은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의 위법성과도 관련된 문제여서 기무사 의혹 특별수사단의 수사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왜 육군총장이 계엄사령관인가? 현행 계엄법은 현역 장성급 장교 중에서 국방부 장관이 추천한 사람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매년 을지훈련 때마다 전시 상황에 대비한 계엄 시행계획이 검토되지만, 훈령 상황 시 계엄사령관은 합참의장으로 상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이뤄진 ‘키리졸브’(KR) 한·미 연합훈련 당시에도 계엄 시행계획이 검토됐지만 계엄사령관은 합참의장으로 상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무사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은 계엄사령관으로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참 계엄과의 계엄 관련 문서를 참고해 문건을 작성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무사 요원들이 육군총장을 추천한 배경에 당시 육사 출신이었던 군 지휘부의 별도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가 수사대상이 될 전망이다. ●왜 서울 지역만 계엄 검토? 합참 계엄 시행계획은 전시 상황에 대비한 지역별 계엄사령관을 임명하고 민간 동요를 막고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대언론, 치안, 의무 관계 등을 규율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의 소요사태를 상정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반면 특수단은 서울이라는 지역에 한정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라는 특수한 상황에 한정돼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이 작성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당시 군 지휘부가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앞둔 시위 상황에서 별도의 계엄 시행계획을 세워야 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당시 보고라인에 있었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수단은 민간인 신분인 예비역 장성에 대해서는 서울 중앙지검 공안2부와 공조해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계엄임무수행군 편성안은 왜 첨부?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에서 가장 의문시되는 부분은 참고문서로 첨부된 계엄임무수행군 편성안에 있다. 합참의 계엄 시행계획은 원론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부대배치 계획을 담고 있지 않고, 또 전국구 상황을 대비한 것인 만큼 서울 지역에 한정한 부대배치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반면 기무사의 계엄 검토 문건은 수도권 인근의 육군 30사단과 9공수여단을 광화문 일대에 배치하는 등 구체적인 부대 배치 계획을 세웠다는 점에서 실제 실행의지를 바탕에 둔 계엄 시행계획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수단은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주 문건 작성에 관여한 실무자급 12명을 소환조사해 문건 작성 경위와 지시 경로 등을 조사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2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제는 문건 작성 관여자 중 지휘부급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 한미훈련 비용 아껴 北 모방한 136억원 열병식 여나

    트럼프, 한미훈련 비용 아껴 北 모방한 136억원 열병식 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1월 10일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 개최 비용이 1200만 달러(약 136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이후 취소된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 비용과 엇비슷한 수준이라 미국 내에서 열병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다시 불붙고 있다.CNN은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열병식에 약 1200만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지만 총비용이 추후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괌에서 비행기가 한국까지 날아오는 데 엄청난 돈이 든다”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면 엄청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8월로 예정됐던 UFG 중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이후 UFG 중단으로 1400만 달러의 비용을 절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7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미 국방예산의 0.002%에 불과한 수준으로 밝혀져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취소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를 과장했다는 빈축을 샀다.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재향군인의 날 하루 전인 11월 10일로 열병식 날짜를 잠정 결정하고 워싱턴DC에서 이를 거행할 준비에 돌입했지만 열병식에 대한 반발은 여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프랑스 방문 때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하는 열병식에 참석한 뒤 “내가 본 최고의 열병식 중 하나였다”며 극찬을 쏟아낸 뒤 미국에서도 열병식을 개최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역대 미 대통령들은 1991년 걸프전 승리 기념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 이외에는 열병식 개최를 피해왔다. 이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과거 소련이나 북한의 열병식 등을 볼 때 군국주의 혹은 독재정권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열병식 비용이 1200만 달러에 달한다는 보도를 접하자 미 전역에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의 세금을 그런 식으로 낭비하지 말고 집 없는 참전용사들의 지원이나 확대하라”는 등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제전문지 포춘이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나 프랑스 나폴레옹의 열병식을 동경한다는 점을 꼬집어 북한군 열병식 모습이나 나폴레옹 군복에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합성해 패러디한 사진을 트위터 등에 올리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文대통령 ‘新베를린 구상’ 이후 급물살 비핵화와 북·미 수교 등 포괄적 논의 中 쌍중단 등 주변국과 로드맵 공감대도“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지난해 7월 ‘신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평화체제 로드맵’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던 당시에는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롭고 명확한 청사진이었다.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뒤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평화체제가 유지, 심화돼 평화 공존 상태가 공고화·제도화된 상태)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9월 유엔총회 등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1953년 7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 통일 14개 원칙’을 제안했지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범위,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해 한국·유엔 참전국과 북한·중국·구소련(현 러시아)의 이견이 커서 결렬됐다. 남북은 199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정전 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런 평화 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2년간 실시한 ‘4자회담’(남·북·미·중)은 북한이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평화체제의 관문 격인 종전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로드맵은 11년 후 판문점 선언에서야 구체화됐다. 처음으로 북 비핵화 문제를 포함시켰고 전쟁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담았다.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청사진도 명시했다. 한마디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합판’인 셈이다. 그간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해 남북에 전한 러시아의 방안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확산을 공약하고 한·미 양국이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식이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쌍중단’(북 핵·미사일 개발 및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의 병행)을 주장해 왔다. 실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하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한·미 양국도 오는 8월 진행하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을 유예했다. 어느 정도는 주변국의 제안이 현실화됐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설명하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군비 통제가 또 다른 축”이라며 “이런 점에서 그간 한반도의 분단, 전쟁, 냉전은 동북아 지역 질서를 대립으로 나가게 하는 계기였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다자 간 안보협력이 함께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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