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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대인지뢰 생산·구매 중단 선언

    미국 정부가 지뢰금지 국제협약 가입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취득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 정부는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이 동맹인 한국을 방어하는 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뢰금지 국제협약인 ‘오타와협약’ 검토 회의에 참석한 미 대표단이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1999년 발효된 오타와협약은 모든 대인지뢰의 사용·비축·생산·이전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161개국이 가입했으며 미국과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지뢰 정책 재검토를 지시했으며 5년 만에 대인지뢰 생산·구매 금지라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 미국은 현재 300만개 이상의 대인지뢰 재고가 있으며 이는 10년 내 효용이 떨어지고 20년 후에는 완전히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미국은 1991년 걸프전 이후 2002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대인지뢰를 한 차례 사용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뢰 사망자는 매년 1만 5000명에서 2만명에 이른다. 한국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효과를 이유로 오타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현재 DMZ에는 남북한과 미국이 매설한 지뢰가 100만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 경계에 있는 대인지뢰에 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한 것은 동맹인 한국의 방어를 지원할 의무나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라며 “궁극적으로 오타와협약 요구에 맞추면서도 강고한 한반도 안보 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진핑 방한 릴레이 인터뷰] (상)량윈샹 베이징대 교수

    [시진핑 방한 릴레이 인터뷰] (상)량윈샹 베이징대 교수

    “중국의 글로벌 외교 전략이 변하면서 한국의 중요도가 커진 데다 지난 22년 동안 축적된 경제·문화 교류로 한·중 관계는 최고의 시기를 맞고 있다.” 량윈샹(梁雲祥) 중국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새달 3~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국빈 방한을 앞두고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중 관계를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한반도에 안보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과 북한 변수에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시 주석의 이번 방한은 다른 나라와 연계하지 않는 단독 방문이란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흔드는 것이 중국의 대미 외교는 물론 글로벌 외교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바란다. 또한 한국은 역사 문제를 이슈로 중국과 함께 일본을 상대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중국이 남북과 고루 친하면 두 나라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한반도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한국은 중국의 대미, 대일 외교는 물론 한반도 전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도 이례적인데. -중국은 남북 등거리 외교를 표방했으나 핵실험, 장성택 숙청 사건 등으로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잘 지내면 이득이 많지만 북한은 자꾸 ‘마판’(麻煩·귀찮고 성가심)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점점 한국에 기울고 있다. 그러나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게 결코 북한을 한국보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 남북 균형 유지는 중국의 한반도 전략 이익과 직결된 원칙으로 변할 수 없다. 이번 한국 방문에 앞서 “중국이 북한을 배신하는 일은 없다”는 점을 미리 북에 설명했을 것이다. →시 주석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원하는 대로 한국과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한국에는 핵이 없지만 중국은 한국과의 사이에서 ‘북핵 불용’이라고 적시하지 못하고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고수한다. 중국은 미국과 동맹인 한국에 언제든지 미국의 핵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을 경계한다. 특히 이 용어에는 북한의 체제 유지를 원하는 중국의 속내도 담겨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문제로 아무리 골치 아픈 일을 만들더라도 북이 붕괴해 자국의 문턱인 한반도가 미국의 세력 범위로 변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중국이 한반도 대원칙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 수호’를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시 주석은 한반도 통일을 희망한다고 말하는데. -지극히 정치도덕적인 표현으로 의미는 없다. 남북 양쪽 모두에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중국에서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 개념으로 해석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대한 지지가 나오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한 메시지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그리고 6자회담 재개 등을 내놓을 것이다.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은.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처형하면서 지하자원 헐값 매각을 문제 삼아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비우호적 태도를 보였다.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를 바꿔야 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韓, 美·中 사이 AIIB 참여 ‘딜레마’

    韓, 美·中 사이 AIIB 참여 ‘딜레마’

    다음달 3일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양국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논의가 한·미·중 3국 간 민감한 현안으로 불거지고 있다. 중국이 올 들어 한국의 AIIB 참여를 종용하는 가운데 미국이 우리 측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중 양국이 한국의 선택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AIIB 문제는 다음달 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9일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다음달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 때 AIIB 문제가 양국 의제에 포함됐다”고 밝혀 서울신문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서울신문 6월 27일자 1, 4면>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 재무장관회의 당시 중국 측은 방중한 현오석 경제부총리에게 한국의 AIIB 참여를 요청했다. 중국은 올 초 우리 정부에 AIIB 참여 의사를 처음 타진한 이후 지난달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방한 때 한·중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 우리 측의 참여를 밝혀 줄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정부는 중국의 AIIB 출범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 측에 AIIB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캐럴라인 앳킨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경제담당 부보좌관이 이달 초 방미한 우리 측 고위 관료에게 AIIB 불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 구축이 목표인 AIIB는 지난해 10월 시 주석이 아시아 순방 중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아시아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밝힌 ‘아시아 신(新)안보관’(아시아 안보는 아시아 국가들이 주도한다) 구상과 함께 미국의 아시아 영향력을 상쇄하려는 중국의 대외 기조와도 연관됐다.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AIIB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들은 아시아·중동 10여개국이 AIIB 참여와 관련해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AIIB가 박 대통령이 지난 3월 드레스덴 제안에서 북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 인프라 지원 의사를 밝힌 ‘동북아개발은행 구상’과 연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가 청와대에서 열리는 등 우리 측 득실도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안보 관계자는 “AIIB 참여 여부는 중장기적 이해 관계뿐 아니라 외교안보적 측면, 한·미 동맹 및 한·중 관계의 틀, 아울러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와도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우리의 AIIB 참여가 명확히 표명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2015년 말까지 AIIB 출범을 희망하고 있지만 최소 1~2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에도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진핑 새달 3일 국빈 방한] 美 “中, 북핵 문제 적극적 역할 필요” 日 “對日 역사 공동 투쟁 계기” 우려

    미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한·중 관계, 나아가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등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주문하는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현지시간) “북핵 문제는 한·미의 입장과 중국 입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좁히고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데 한·미가 목표를 공유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시 주석의 방한이 “예사롭지 않은 이정표”라며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중 간 필요한 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는 또 “한·중 관계의 번영은 역내 모든 동맹국에 안정과 통합의 힘이 되고 있으며 미국의 능동적인 역내 관여 정책이 유익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미 조야에서는 한·중 간 밀착이 한·일 관계와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민감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속으로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지지통신은 “북·중 관계가 불편한 가운데 이뤄지는 이번 방한이 핵 개발에 매진하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를 강하게 압박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를 놓고 한국과 중국이 의견을 일치해 ‘공동 투쟁’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MD체계 투자 韓, 분담해야” 러셀 美국무부 차관보 압박수위 높여

    “MD체계 투자 韓, 분담해야” 러셀 美국무부 차관보 압박수위 높여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8일(현지시간) 한·미가 안보 위협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준비 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있으며, 여기엔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대한 투자 분담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한·미 간 MD 투자 분담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최근 미국이 한국을 미·일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편입시키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러셀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동아시아재단(이사장 공로명) 주최로 열린 ‘한·미 동맹의 위협요인 평가’ 세미나에서 “미국의 한반도 안보 약속은 확고하며 우리는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는 현존하고 점증하는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준비 태세와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자 협력하고 있다”며 “이것은 탄도미사일 방어에 대한 투자 분담과 정보 감시·정찰 능력 공유, 그리고 주한미군 주둔을 돕는 중요한 재원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하려는 반면 미국은 상호 운용성 강화를 앞세워 MD 편입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러셀 차관보의 MD 발언은 MD 편입 요구를 확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러셀 차관보는 또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예사롭지 않은 이정표”라며 “특히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중 간) 필요한 협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러셀 차관보의 언급은 북·중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이례적으로 열리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이끌어 내야 한다는 미국 측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과는 대조적으로 한·일 관계는 악화돼 있다”며 “한·일 사이에는 어려운 작업이 남아 있다. 이것은 어느 일방에 의해 이뤄질 수 없으며 신뢰가 무너질 때 더욱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40년 전 박정희의 ‘對美 전쟁’, 그 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40년 전 박정희의 ‘對美 전쟁’, 그 후…/진경호 논설위원

    영부인 육영수가 문세광의 흉탄에 살해되고, 스물두 살 박근혜는 여섯 달 만에 프랑스 유학을 접고 돌아와 어머니 자리를 메워야 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격동의 1974년이다. 그러나 기억 너머로 사변(事變)은 또 있었다. 박정희 정부와 미국 행정부가 핵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한 해가 바로 그해였다.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 금지를 담은 한·미 원자력 협정이 발효된 1974년 10월 박정희 정부는 프랑스와 따로 원자력 협정을 맺었다. 한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양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이었으나 대통령 박정희의 머릿속엔 1년 전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비밀리에 넘겨받은 ‘특수사업’, 즉 핵무기 개발 구상이 들어 있었다. 미국의 눈을 피해 프랑스로부터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들여와 10년 안, 1980년대 초까지 핵무기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언제 미국이 우리를 버릴지 모른다는 우려, 언제까지나 미국에 우리 안전을 맡겨둘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핵과 더불어 장거리 미사일 개발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미 국무부는 부산하게 움직였다. 주한 미국 대사 리처드 스나이더와 국무장관 키신저 간에 숱한 전문이 오갔고, 박정희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한 대대적 압박에 나섰다. 동북아에서의 군비 경쟁을 저지한다는 명분 속에 한국을 계속 자신들의 영향권에 묶어 두려는 전략 목표가 담겨 있었다. 파상적 공세가 이듬해인 1975년 말까지 펼쳐졌다. 미국과 프랑스가 설전을 벌이는 상황도 벌어졌다. 갖은 압박에도 박정희 정부가 굴하지 않자 급기야 미 행정부는 전략 핵무기 철수를 넘어 주한미군 철수, 경제지원 중단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그렇게 1년, ‘안보 독립’을 꾀했던 박정희의 꿈은 완강한 저항 끝에 결국 좌절됐다. 1976년 1월 프랑스와의 핵 재처리 계약은 파기됐고, 박정희는 약소국의 현실을 절감하며 옳았든 아니든 비핵 체제의 막을 올렸다. 40년이 흐르고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대한민국을 이끄는 2014년, 우린 다시 미국과 마주섰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전시작전권 전환, 미사일 방어(MD) 체제 편입이라는, ‘따로 또 같이’처럼 얽힌 선택 앞에 섰다. 가파른 논의가 펼쳐지고 있다. 원자력 협정 개정을 놓고 양국은 지난밤 워싱턴에서 10차 실무협상을 벌였다. 그제와 어제는 서울에서 전시작전권 전환 시기와 관련한 국방 당국 간 고위급 협의가 이뤄졌다. MD 체제 편입 논란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세 현안 모두 그의 임기 중 매듭져야 할 사안이다. 전작권 전환 연기는 오는 10월, 원자력 협정 개정은 2016년 3월이 시한이다. MD체제 편입을 뜻하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구축 문제도 내년까지는 가부를 정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주고받을 것인가. 1974년 2400달러였던 우리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액은 지난해 2만 4000달러로 늘었다. 10배 성장했다. 4년 뒤인 2018년이면 우리의 1인당 GDP가 일본과 프랑스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일주일 전 무디스가 내놓은 전망이다. 외교력도 그런가. 40년 전보다 10배 성장했는가. 4년 뒤면 일본의 외교력을 넘어설 수준에 다다랐는가. 그 답의 일단을 박 대통령은 40년 전 자신의 아버지를 무릎 꿇린 미국을 상대로 써야 한다.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홀로 떠받쳐준 외교안보팀의 승부는 이제부터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어깨가 특히 무겁다. 끌려가는 대응이 아니라 끌고 가는 전략이 요구된다. 한국을 MD체제로 끌어들여 대중(對中) 억지력을 완성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에 맞서 1979년 주한미군 철수를 중단시킨 박정희·카터 담판에서의 결기가 필요하다. MD체제를 넘어 제3의 길을 찾는 지혜 또한 갖춰야 한다.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한 핵 재처리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돌려받을 권리라는 인식과 논리로 미 강경파들을 뚫고 가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이룩한 한·미 전략동맹은 그저 정상회담 테이블용 외교 수사가 아니다. 대등한 관계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돼야 한다. 박 대통령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40년 뒤에도 부끄럽지 않을 외교사를 쓰기 바란다. jade@seoul.co.kr
  • [세계의 창] 1세대 전문가 50대가 대부분… 세대교체 때가 왔다

    [세계의 창] 1세대 전문가 50대가 대부분… 세대교체 때가 왔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젊은 한반도 전문가는 아직 드물다. 한반도 전문가 1세대 대다수가 50대여서 일각에서는 향후 세대교체를 위해 차세대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3일(현지시간) 30대 중반의 한반도 전문가 2명을 만나 한반도 연구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포부를 들어봤다.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의회·무역 부장과 김두연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이 그들이다. →한반도 관련 연구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스탄가론 부장 대학 때 유럽 등의 경제·주권 통합을 공부했으며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이런 이슈가 어떻게 작용할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KEI로 옮기면서 한국의 외교정책부터 경제문제까지 더 다양하게 배우게 됐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개성공단, 한국과 중국의 관계 등에 관심이 많다. -김 연구위원 미 대학 졸업 후 아리랑TV 기자로 북한 핵실험, 6자회담, 남북회담을 취재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조지타운대 외교학대학원을 거쳐 싱크탱크에 몸담게 됐다. 군축비확산연구소에서 비확산 이슈를 다루다가 최근 카네기연구원으로 옮겨 안보·비확산, 동북아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의 한·미 관계, 북한 문제에 대한 평가는. -김 연구위원 한·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지만, 가까운 만큼 국익을 조율하는 것이 더 힘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현 정치 풍토상 북한과의 협상 재개는 어렵다. 미국이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커지고 있어 외교력과 북핵 고도화 차단 간 조율이 필요하다. -스탄가론 부장 한·미 동맹 관계가 한반도·동북아를 넘어 국제 이슈를 협의하는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긴장을 유발하는 양자 이슈들도 많기 때문에 상호 해결책을 위해 서로 솔직해야 한다.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5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싱크탱크가에서 일본·중국 연구에 비해 한국 연구가 약한데 강화를 위한 제언은. -스탄가론 부장 사실 몇 년 전 워싱턴에서 한·미 관계가 강조되고 미·일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일본 측이 관심을 다시 일본으로 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워싱턴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이며 주변국들과의 긴장 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럴 것이다. 워싱턴이 북한 이슈에만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 일본·중국은 단기 대응성 행사보다는 장기 전략을 가지고 워싱턴에 오랫동안 투자해 왔다. 한국도 지속가능한 전략과 계획을 가지고 한·미 공통 관심사와 이해 어젠다를 찾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학 확산이라는 학문적 접근뿐 아니라 싱크탱크를 통한 한국 정책 분석·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중국처럼 미국과 교류할 차세대 전문가 발굴·육성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김 연구위원 한·미 원자력협정을 연구 중인데 원자력 수출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역할 등에 집중할 것이다. 통일 또는 북한의 급변사태 전후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등도 연구 대상이다. -스탄가론 부장 한국의 동북아를 넘어선 외교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북한과의 경협 프로젝트 실현 방안과, 이탈리아 등의 통합 도전 사례를 통해 남북이 통일 후 어떻게 긴장을 완화할지 등도 중장기 연구 과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통일한국 안보 딜레마는 주한미군

    미국과 중국, 일본의 전문가들은 한반도 통일의 안보 딜레마로 주한미군의 주둔 여부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통일에 따른 새로운 국가 정체성 수립과 통일 비용 확보뿐 아니라 북한 내 핵무기 처리와 한국 내 미군기지 처리 문제가 동북아 안보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진찬룽(金燦榮)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9일 외교부·동아시아연구원(EAI)이 공동 주최한 ‘통일한국의 외교비전과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의 국제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한반도 통일이 특정 강대국에 의해 주도되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밝혀 주목됐다. 중국 외교 부문을 자문하고 있는 저명 학자가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자국 정부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건 이례적이다. 진 부원장은 “한반도 통일은 지역 정세 안정화와 한반도의 예측 가능성이 커지고, 경제 협력으로 중국 동북 지역의 혜택도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된다”면서도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할지, 특히 38선 이북에 미군이 배치될지에 대해 중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 한국과 중국 간의 영토 분쟁 가능성도 중국 정부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출신인 다나카 히토시 일 총합연구소 전략연구센터 이사장은 “한반도 통일은 새로운 경제적 기회와 확장된 공동시장을 창출할 것”이라며 “일본은 한국 통일의 경제적 지원을 위한 국제적인 공동 출자에 나서는 게 일본의 국익에 부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나카 이사장은 “주한미군 기지를 중국 국경지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중국 측이 양해하지 않으면 통일 한국은 중국에 근심거리가 될 것”이라며 “한·미동맹이 급격히 변할 경우에는 일본은 역내 안정을 위해 주일미군의 규모를 유지하는 추가 기지 건립의 부담을 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전문가로 나선 피터 벡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대표는 “미국은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통해 전략적 이익을 얻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 일본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드러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스 귄터 힐퍼트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 부국장은 “남북이 신념에 기반한 종교전쟁은 피해야 하며 상대를 악마로 만들려는 시도는 결코 어떤 양보도 얻어낼 수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더 큰 규모의 물리적 충돌을 야기해 당사국 간 충돌의 길에 들어서게 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동북아의 갈등과 대립이라는 ‘지정학적 저주’의 귀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美, 주한미군 주택건설 제동… 방위비 분담금 등 활용 논란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500억원이 넘는 주한미군 가족주택 건설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군사위는 특히 이 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활용하거나 용산기지 이전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주문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식통들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는 최근 통과한 2015년도 국방수권법 보고서에서 대구에 위치한 캠프 워커의 군인주택 건설사업에 배정된 5780만 달러(약 590억원)의 예산 집행을 보류시켰다. 군사위는 “주한미군 가족주택 건설사업은 현재의 예산 환경에서 가능하지 않다”며 “주한미군은 사업 수요를 재확인하고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을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 다른 대안적인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군사위는 특히 “한국 정부와 협의해 용산기지 이전계획에 쓰이는 자금을 가족주택 건설사업에 배정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군사건설에 쓰이는 방위비분담금은 우선순위를 조정해 낮은 순위의 사업은 지원하지 말고 주한미군 가족주택 건설사업과 같은 높은 순위의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가족은 현재 4600명에 이르며 추가로 2021채의 주택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미군 주도하에 일부는 건설 중이다. 군사위는 또 “앞으로 동맹국과의 양자협약에 따라 현물지원되는 군사건설사업은 의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지난해 국방수권법 조항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 의회가 가족주택 건설사업에 한국 측의 용산 재배치 계획 비용과 방위비분담금을 더 쓰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돼 한·미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기본적으로 주한미군 주택건설 사업은 미국이 모든 부담을 지는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한국 측과 특별히 협의할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미국서 北도발 대비 첫 韓·美 연합훈련

    기계화보병과 특수전사령부, 화생방부대 요원들로 구성된 육군 정예부대 요원들이 미국 현지에서는 처음으로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실전에 가까운 공세적 성격의 훈련으로 한·미동맹의 끈끈함을 과시하고 도발위협을 일삼는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육군은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트 어윈 미국 국립훈련센터(NTC)에서 기계화보병 중대 위주의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훈련에 참가하는 병력은 육군의 1개 기계화보병 중대와 특전사 1개 팀, 화생방부대 등 170여명으로 구성됐다. 육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육군과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소규모 부대의 전투기술을 숙달하고 보다 넓은 전장환경에서 체계적 훈련을 받기 위함”이라면서 “대대급 공격·방어훈련을 실시할 수 있는 우리 군 과학화전투훈련장(KCTC)을 향후 연대급 훈련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벤치마킹 차원에서도 훈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훈련이 실시되는 미국 NTC는 2400여㎢의 광활한 구역에 사막 등 각종 지형지물을 포함한 마을과 시설들을 포함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앞둔 미군들을 훈련시킨 미국 내 최고 훈련장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평야에서의 기동전이나 시가전 훈련 등을 보강할 수 있어 북한과의 전면전 상황이나 급변사태 발생 시 우리 군이 북한에 진입했을 때를 가정해 집결지 점령 등 공세적 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열린세상] 북·일 교섭의 전략적 함의/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북·일 교섭의 전략적 함의/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

    지난달 29일 동북아 정세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북한의 납치자 문제 재조사와 일본의 대북 독자제재 해제를 골자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북·일 교섭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국제적인 대북 제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아베 정권의 대북 독자 행보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관심이 높다. 현재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본격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드레스덴 제안’에 대해서도 북한이 반발하는 등 남북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북·일 관계 진전은 우리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선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미·일 3국 간 대북 제재에 다소 차질을 줄 가능성마저 있다. 게다가 한·일이 대북 문제에 대한 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면 우리의 대북 정책에 대한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베 정권이 국제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대북 교섭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대북 강경 일변도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전환을 요구하는 일본 여론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납치 유가족이 대북 대화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아베의 대북 정책에 많은 영향을 준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은 협조자이긴 하지만, 한·미는 핵과 미사일 문제에 관심이 집중돼 납치 문제는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일본 내 분위기도 한몫을 더했다. 이번 북·일 교섭은 무엇보다도 아베 총리의 정치적인 행보와 연관돼 있다. 작년 5월 이지마 내각 참여의 북한 방문에서도 그랬듯이 납치 문제의 해결은 아베 정권의 장기 집권 프로젝트와 연관돼 있다. 정치가 아베 신조는 납치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하면서 국민적인 인기와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총리까지 될 수 있었다. 이번 북·일 합의도 북한이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아베 총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 가을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아베 총리로서는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북·일 정상회담의 성사는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북·일 합의는 일본의 경기 부진과 아베노믹스에 대한 실망을 납치문제 해결로 만회하려는 아베의 정치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 앞으로 아베 총리는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타협에 더욱더 적극적일 것이다. 이전 정권과 다른 점은 대북 정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 민주당 정권 시절 노다 총리도 납치문제 해결을 정권 연장의 수단으로 보았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내부의 경쟁과 외무성의 견제로 노다 정권은 대북 정책에서 성과를 낼 수가 없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아베 총리는 민주당 정권과는 달리 대북 라인을 단일화하고 납치 문제를 정권의 최우선 순위 어젠다로 설정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북 정책에서 국제적인 공조보다는 아베 정권의 어젠다가 우선될 가능성도 있어 한·미·일 공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일본의 북·일 교섭은 아베 정권의 독자외교 실현이라는 점에서 한국과 다른 전략적인 이익을 가질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전후 체제의 탈각’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우파 정치가다. 역설적으로 그가 택한 현실적인 대안은 미·일 동맹을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는 항상 미·중 관계의 타협을 우려하면서 일본 외교의 선택지를 넓혀가고자 했다. 그 예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 러시아, 호주와의 관계를 긴밀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납치문제도 미국이 핵문제나 미사일 문제와는 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 일본이 독자 외교를 개척하려 한 것이다. 이번 북·일 교섭은 한반도에 대한 ‘두 개의 한국’(Two Korea) 정책을 실현하면서 한국에 대한 영향력을 견지하려는 전략적인 의도도 포함돼 있다. 한·일관계의 악화에 대해 북한 카드를 들고 나옴으로써 한국에 대한 견제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유사상태에서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개입 근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번 북·일 교섭의 진전은 우리에게 일본과의 관계에서 더욱더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줬다. 지금까지 북한 문제에 대한 한·일의 공통 대응이 당연시되었다면 이제는 북한 문제에 대해 한·일이 전략적인 인식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낙동강 전투 전승 기념 행사

    대한민국카투사연합회(회장 김종욱)는 오는 6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서 주한 미 제2보병사단과 함께 ‘낙동강 전투 전승 기념행사 및 카투사, 유엔군 전몰용사 추모제’ 행사를 개최한다. 현충일을 맞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토머스 밴들 미2사단장과 앤드루 제임스 미 2사단 주임원사 등 미 2사단 지휘부와 장병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현역 및 예비역 카투사들과 함께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와 묵념으로 전몰 카투사와 미군 참전용사, 해외 참전국 용사들을 추모한다. 미2사단은 6·25 전쟁 때 가장 먼저 한국에 도착해 낙동강 전선에 투입됐다.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미2사단에 배속된 한국군 요원인 카투사들이 많이 희생됐고, 유엔군사령부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유엔기념공원 내 상징구역에 카투사 전몰용사들을 안장했다. 공원에는 국군 카투사를 비롯해 휴전 후 한국에 주둔해 있다가 이곳에 안장되기를 희망한 유엔군(미군) 36명의 유해도 함께 안장돼 있다. 카투사연합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미 양국의 우호증진과 동맹 강화를 위해 미2사단과 협력을 지속하는 한편 사회 봉사를 위한 다양한 ‘굿 네이버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격랑의 동북아, 유연한 안보전략이 관건이다

    미국이 적 미사일을 지상 40㎞ 이상의 상층 고도에서 요격하는 고(高)고도 지역방어 체계, 이른바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미군 고위 관계자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어제 조찬 강연에서 “미 측에서 (한국 배치를) 추진하는 부분이고, 제가 또 개인적으로 (미국 군 당국에) 사드의 전개에 대한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사드가 무엇인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이다. 요격 고도가 40~150㎞인 사드는 상승-중간(비행)-하강의 단계를 거치는 탄도미사일을 하강 단계, 즉 최종 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요격 무기체계다. 우리 군은 그동안 미국 MD 체계에 편입되지 않고, 지상 40㎞ 미만의 고도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면서도 요격 수단의 다양화, 요격 고도의 중층화 필요성 등을 고민해온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중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는 점이다. 중국은 미국의 MD 확대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MD가 미사일방어 수단이긴 하지만 언제든 공격형 무기체계로 바꿔 중국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우리의 MD 체계 편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가 어떤 상황인가. 엊그제 싱가포르에서 막을 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미국·일본과 중국은 한 치도 밀리지 않고 치열하게 ‘말폭탄’을 서로에 쏘아댔다.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 열도에서 일촉즉발의 ‘전투비행’을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공언하고 있는데다 일본과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고리로 밀착하면서 북핵 억지를 위한 한·미·일 공조체제의 균열이 우려되고 있다. 한마디로 동북아 전체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복잡하고도 긴박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미국이 당장 시급하지도 않은 사드 문제로 혼란을 야기한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혹여 한국이 요구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의 대가로 사드 구매를 압박하는 것이라면 한·미 동맹에 대한 근원적인 회의감마저 들게 만드는 악수라는 사실을 미국은 분명하게 알아야만 할 것이다. 북핵 위기 등에 직면한 우리는 한·미 동맹도 굳건히 유지해야 하고, 한·중 협력도 포기할 수 없다. 유연한 안보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까지 아우를 수 있는 한·미·일 공조체제가 재정비돼 북핵 문제 해결을 동북아 정세 안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 있도록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치밀한 전략을 가다듬길 바란다.
  • [동북아 무한 국익경쟁 시대] 美, 동맹국 힘 빌리기…日, 北과 손잡고…中은 한·러 러브콜

    [동북아 무한 국익경쟁 시대] 美, 동맹국 힘 빌리기…日, 北과 손잡고…中은 한·러 러브콜

    북한과 일본이 지난달 29일 납치자 문제 재조사와 대북 제재 해제에 전격 합의하면서 동북아 정세에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도 북·일 협상 타결에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북핵 문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북·일 관계 개선이 달가울 리 없다. 이어 30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에서는 한·미·일이 3국 협력을 강화하고, 미·일과 중국이 동·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는 등 동북아 지역에서 어느 때보다 합종연횡 외교가 거세지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 관계된 것이라면 동맹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적과도 손잡을 수 있다는 ‘국익 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뉴욕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연설에서 군사력 사용을 줄이고 동맹·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다자적인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새 외교정책을 밝혔다. 지난 10여년간 벌여온 전쟁에서 발을 빼면서 우크라이나·시리아 문제 등은 물론, 중국의 부상에 따른 동·남중국해 분쟁도 지역 동맹·파트너들과 함께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국방비 감축 등에 따라 지역 동맹들에게 짐을 더 지울 수밖에 없음을 보인 것”이라며 “동북아에서는 한·일과 협력을 강화해 국익을 실현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3국 간 대북 정보 공유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일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MD)체계에 한국 참여를 요구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맞서고 있는 필리핀·베트남 등과 손잡고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다. 과거사 문제와 영토 분쟁,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 등으로 동북아에서 궁지에 몰리고 있는 일본의 ‘고립 탈피 외교’도 눈에 띈다. 유엔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최근 일본인 납치 피해자 재조사에 합의하며 일본의 일부 독자 제재를 푼 것도 실리에 따른 선택이었다. ‘동북아 셔틀 외교’에서 배제된 일본이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동북아 외교에서 고립돼 있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부터 논의가 장기화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사건을 해결한다면 아베 신조 총리의 괄목할 만한 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일본은 또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를 제재하는 주요 7개국(G7)의 다른 나라와 보조를 함께하면서도 한편으로 러시아와의 밀월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양국 간 영유권 분쟁 중인 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 원유·천연가스 수입 등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얻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하원 의장의 2~4일 방문을 허용했다. 나리시킨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개입 문제와 관련, 서방으로부터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리시킨 의장이 방일 의향을 타진해오자 결국 방문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은 미·일과 긴장 관계 속에 러시아를 파트너로 택했다. 영토분쟁 최전선인 동·남중국해에서 미·일과 미국의 지원을 받는 주변국들의 ‘중국 봉쇄’를 돌파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미국과 유럽의 제재를 중국과의 협력으로 뚫겠다는 전략이어서 양국 간 ‘동맹’ 수준의 협력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하순 동중국해에서의 합동 군사훈련과, 10여년간 끌어온 천연가스 수출 협상을 매듭지은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또 4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 및 영토·과거사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달 중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량윈샹(梁雲祥)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은 과거 경제·군사 실력 부족으로 미·일이 말하는 ‘현상변경’을 억제해 왔지만 향후 자신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믿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이 주변국들과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실력을 키워간다면 동북아 충돌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동북아 무한 국익경쟁 시대] “北·日빅딜 정부 전략 제약” vs “北 개혁·개방 도움될 수도”

    동북아시아의 한·미·중·일·러·북 등 6자 관계의 치열한 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부상하는 중국을 대륙 안에 묶어 두려는 미·일과 자국의 핵심 이익 지역을 동·남중국해로 확대하려는 중국, 납치 재조사와 대북 제재 완화 ‘빅딜’로 외교적 주도권을 쥐려는 북·일, 미국에 맞선 중·러의 군사 공조 행보까지 동북아 안보 지형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의 미·중 균형 외교 역시 기회와 위기의 양면을 위태롭게 오가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MD 문제를 한·중 관계의 ‘레드라인’으로 긋고 있다. 한편으로는 북한보다 한국을 우선순위에 둔 외교술로 미·일 동맹의 파고를 상쇄하려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이달 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중 3국 간 북핵 해법이 도출될지도 관심이다. 그야말로 미·중 양강 구도 속에서 한반도의 남북과 일본, 러시아가 전략적 이익을 좇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한반도 문제를 핵심 이익으로 삼고 있는 한국 외교도 역내 구도 변화에 따라 출렁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북·일이 발표한 스톡홀름 합의의 파장을 주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일 “북한이 (현 구도에) 답답함이 느껴졌기 때문에 판을 바꾸기 위해 일본을 끌어들인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의 숨통을 터줬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일 간 막혀 있던 일이 처음 풀렸다는 점에서 합의의 의미를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동북아에서 가장 고립되고 친구가 없는 두 나라의 합의를 과대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일 합의안에 대북 인도적 지원 검토 내용이 포함된 것과 관련, “일본이 북한에 의미 있는 (규모의) 식량원조를 하면 미국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그동안 중국의 역할론을 지렛대로 한 대북 제재 공조를 북한 비핵화 압박 수단으로 구사해 왔다. 이 때문에 일본의 독자제재 완화가 한·미·중·일의 대북 정책의 단일 대오에 균열을 주는 부정적 영향이 주요하게 제기된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대중 외교를 통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봤지만 북·일이 밀착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에도 제약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미·중·일 4자가 균일하게 가해야 할 대북 압력에 김이 샐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일 합의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북·일 합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전략적 상상력의 빈곤을 드러냈다”면서도 “북한의 외교적 고립 탈출이 경제 안정화와 개혁·개방 강화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현 국면에서 남북관계를 한반도 외교의 중심적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집권 초 남북 관계가 중심이었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집권 2년 차에 국내 정치 메시지 성격이 강한 통일 대박론으로 전환되면서 남북 간 신뢰 프로세스 동력이 급격히 상실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뢰는 상호주의이며 한쪽의 입장만 관철하는 게 신뢰가 아니다”라며 “5·24 대북조치 해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남북이 합의하고도 지지부진한 고위급 접촉 카드도 추진체로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중심적 접근법을 탈피하는 외교안보라인의 유연한 사고를 주문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모두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만의 독자적 전략도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군사안보적 측면만 강조해 북 도발 등 현상에 대응하는 면만 있다”며 “외교안보상의 전략과 위기관리의 두 축이 균형을 맞춰야 하며 역내 주요국의 의도를 종합적으로 읽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껄끄러운 안보실장에… 신경질 부리는 北

    북한이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김관진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향한 비난 공세에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 실장을 중용함으로써 대북정책에 큰 틀의 변화가 없을 것을 암시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되나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남조선 호전광들의 반공화국 대결 망동의 맨 앞장에는 극악한 군사 깡패인 괴뢰 국방부 장관 김관진 역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자는 최근 언론들이 청와대 안보실장 후보로 자기를 거론하자 더욱 기세가 올라 박근혜에게서 점수를 따려고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덤비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박근혜 정부가 군 출신 ‘강골’에게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긴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대북 억지력과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을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을 앞두고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과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갖는 등 통일부 대신 청와대를 협상 상대로 여겨 왔다. 김 실장은 평소 “북한이 도발하면 ‘선(先)조치 후(後)보고’로 원점은 물론 지원 세력까지 응징하라”고 언급해 북한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존재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한 것도 김 실장 발탁을 예견했던 북한이 남북 관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가 향후 남북 관계를 대화보다 압박과 강경 일변도로 끌고 갈 것이라는 신호로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일 관계가 개선되고 한·미·일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등 자칫 우리 정부가 고립될 처지에 놓여 안보 컨트롤타워의 유연성 발휘가 절실하다”면서 “군사안보뿐 아니라 외교와 통일을 큰 틀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김 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일 “국방과 외교, 대북 억지 등이 모두 범안보영역이라 국가 목표와 이익에 맞도록 균형 있게 일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안보중심주의’에 따라 남북 관계는 당분간 교착상태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이나 김 실장 기용과 향후 남북 관계 개선은 별개의 문제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정치적 명분을 만들고 있다”면서 “북한도 나름대로 합리성에 따라 정치적, 경제적 필요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인 2세들에 거는 기대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한인 2세들에 거는 기대

    캐서린 문(한국이름 문형선·50) 미국 웰슬리대 교수를 처음 만난 것은 1986년이다. 당시 스미스대 졸업을 앞두고 있던 문 교수는 서울 광화문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에서 인턴을 하고 있을 때였다. 대학 선배와 함께 모임에 나왔는데 굉장히 똑똑하고 자기 주장이 분명하며 자신감이 넘친다는 인상을 받았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일곱 살 때까지 서울의 외가에서 자라고 꾸준히 한국말을 익혀 문 교수는 한국말을 꽤 했다. 프린스턴대에서 정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3년부터 웰슬리대에서 국제정치와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전문가로 특히 한·미 동맹과 민주화, 불법 이민, 양성 평등 문제를 연구해왔다. 한국의 기지촌에서 벌어져 온 성 착취 문제를 한국·미국의 군사 동맹이라는 국제정치학적 지평에서 분석한 책 ‘동맹 속의 섹스’는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문 교수는 기회가 될 때마다 한국에 와서 사람들을 만나고 연구활동을 했다. 서울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 당시 서울에 있으면서 거리응원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체득했고, 나이 든 정부 관료와 외교관, 정치인, 학자들과 만나면서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와 관료문화를 접했다. 한국의 사회·정치적 이슈들과 여성의 역할 등에 대해 관심이 많은 문 교수가 안보와 북한 핵 문제에만 함몰돼 있는 일부 한국 외교관들에게 낯선 건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문 교수를 알고 지내온 입장에서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하면서 미국 주류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 교수만큼 한·미 양국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 듯싶다. 이런 문 교수가 최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초대 코리아 체어(한국 석좌연구직)에 임명됐다. 브루킹스연구소는 5년째 세계 싱크탱크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진보 성향의 연구소다. 1927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미국기업연구소(AEI),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미국 정부의 정책 입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대 연구소로 꼽히며 민주당의 두뇌집단 역할을 해왔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스트로브 탈보트 소장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고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이 연구소 출신 인사들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오바마 1기 한반도 정책에 직접 관여했던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NSC 아시아 선임보좌관도 이곳 출신이다. 민주당의 본류 격인 브루킹스연구소에 코리아 체어가 신설된 것은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문 교수는 앞으로 격월로 한국과 관련된 행사를 주재하고 다양한 한·미 관련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게 된다. 한·미 정책결정자, 학자들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다. 브루킹스에 앞서 2009년 코리아 체어를 신설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코리아 체어를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한인 2세로 학생 때부터 잘 아는 사이다. 캐서린 문과 빅터 차, 데이비드 강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한인 2세 그룹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다. 우리 사회로 치면 386세대에 속하는 이들 세대에 성김 주한미국대사도 포함된다. 한인 2세들이 본격적으로 한국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핵심 요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민 초기 의사와 변호사 등 특정 전문직에 집중됐던 한국계 미국인들의 진로는 공직과 관계, 금융계, IT,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재미 한인 2세들의 네트워크와 역할은 우리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이들을 우리의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우리 식의 애국심에 기대 호소해서는 곤란하다. 그보다는 이들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줘야 한다. 그것이 서로 윈윈하는 길이다.
  • [북·일 납치 재조사 합의 이후] 정부 “北, 우리 납북자 문제도 호응해야” 우회 비판

    북한과 일본의 납북자 문제 재조사와 대북제재 해제 합의가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과 국제적 고립의 돌파구를 일본에서 찾은 만큼 남북 대화를 먼저 제의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고 분석된다. 우리 해군 유도탄고속함 인근에 포격을 가한 사실이 없다며 김관진 장관을 거론하며 국방부를 또다시 비판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30일 담화는 북·일 관계의 급속한 진전과 더욱 대비된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도 지난 28일 알제리에서 열린 비동맹운동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 군사훈련과 관련,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압살책동과 핵전쟁 연습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고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은 우리 납북자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와 같은 인도적인 문제에도 즉시 호응해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우리 납북자 문제 등에 모르쇠로 일관한 북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정몽준 토론 중 “SOFA 협정이 뭐냐” 정태흥 후보 질문에 “방위비 분담이 주요 내용 아닌가?”…소파 협정이란?

    정몽준 토론 중 “SOFA 협정이 뭐냐” 정태흥 후보 질문에 “방위비 분담이 주요 내용 아닌가?”…소파 협정이란?

    ’SOFA 협정’ ‘정몽준 토론’ ‘서울시장 토론회’ ‘정몽준 소파’ SOFA 협정을 놓고 서울시장 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정태흥 통합진보당 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정몽준 후보와 정태흥 후보는 26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미관계와 국가관에 대해 질문을 주고 받았다. 정몽준 후보는 정태흥 후보에게 “2003년 반미청년회 의장을 맡으셨는데 사법부에서는 단순히 반미를 넘어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추종하는 단체라고 판결했다”며 “반미 청년회가 뭐 하는 단체였나? 대한민국이 공산화되더라도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안 된다고 하시는 것 같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정태흥 후보는 “우선 허위사실을 말씀하셨다”며 “80년대 후반에 존재했던 ‘반미청년회’에서 그와 같은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2003년 제가 참가한 반미청년회와 과거의 반미청년회는 다른 단체다”고 사실 확인 여부를 지적했다. 이어 “반미청년회는 2002년 있었던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라며 “SOFA 개정을 비롯, 평등한 한미관계를 실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정태흥 후보는 당시의 자세한 배경을 설명하려 했다. 그러나 정몽준 후보가 “혹시 그 단체가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하지는 않았느냐?”고 거듭 물었고, 이에 정태흥 후보는 “정몽준 후보는 소파(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는 뭔지 아시냐”며 “소파 내용이 뭡니까”고 반문했다. 정몽준 후보는 “소파는 방위비 분담이 주요 내용 아닌가?”라고 언급한 뒤 “내가 질문한 것부터 답하라.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폐지 등을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불평했다. 정태흥 후보가 “소파 내용이 뭔지 모르시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하자 이어 “시간상 박원순 후보에게도 질의해야 하니 이걸로 질문을 마치겠다”며 황급히 질의를 마무리했다. 소파(SOFA·Status of Forces Agreement in Korea)의 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간의 상호 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다. 형사관할권 조항과 관련, 미국 측 피의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보호장치가 담겨 있어 논란이 돼 왔다. 지난 2002년 신효순·심미선 양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SOFA 협정에 의거, 당시 장갑자 탐승 군인들의 신병이 한국에 인도되지 않았으며 미국에 재판권이 넘어갔다.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서는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Special Measures Agreement’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몽준 후보는 1988년 13대부터 19대까지 연속 당선된 7선 국회의원이다. 13대와 14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원회, 14대부터 17대까지는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08년에는 국회 한미협의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정몽준 후보는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농약급식’ 등의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본을 지키자] “軍 감시할 제대로 된 안보싱크탱크 설립해야”

    “한·미 동맹으로 싸우면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이 1대1로 붙으면 남한이 진다” 지난해 11월 조보근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군 당국이 북한의 30배가 넘는 국방비를 쓰는 상황에서 북한군에 밀린다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이지만 이면에는 국방예산 삭감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우려하는 군 수뇌부의 의존적 타성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은 천안함 피격 사건이 발생한 2010년 이후 4년간 무기 구입 등 방위력 개선비를 1조 4067억원 늘렸다. 하지만 지난 3~4월의 북한 무인기 발견 사건은 우리 군이 최고 성능과 값비싼 무기에 의존하는 동안 북한은 제한된 자원으로 우리 군의 약점을 파고드는 실효성 있는 전략을 고안했다는 것을 보여줘 첨단무기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27일 “오랫동안 실전 경험이 없는 군 조직이 관료화되고 국가 이익보다 군의 이익을 앞서 고려하는 모습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군 당국이 예비역 간부들의 취업을 위해 규제완화를 검토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6일 규제완화토론회를 통해 군 복무 장병들의 병영생활 고충을 들어줄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자리에 상담경험이 없어도 군 복무경력 10년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는 현역복무 중 관련 학위와 상담경력 획득 제한 조항이 예비역의 상담관 지원을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장병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 엄격한 전문성을 갖춰야 할 병영생활전문상담관을 예비역 간부들의 취업을 위한 통로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 예비역 간부들이 전역 후 방산업체에 취업하는 것 역시 대표적인 ‘군피아’ 사례다. 장성급 이상 예비역들이 주로 방산업체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것은 전문성과 네트워크 때문으로 알려졌다. 방산업체들이 예비역 장성들을 채용하려는 이유는 선후배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무기 도입시기, 예산, 물량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이 관료주의 적폐를 청산하고 기강이 바른 조직으로 서기 위해서는 조직혁신과 군을 감시할 정치권의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군 조직에서 승진에 대한 희망이 없어질수록 정년 때까지 자리만 지키면 된다는 철밥통 의식이 확산된다”라면서 “장교들이 진급심사 1·2·3차 연도에 진급을 못 하면 이후 진급하기 어려운 현재의 관행을 개선해 전체의 20% 정도는 이후 4·5차에도 진급할 수 있도록 ‘패자부활전’을 도입해 일하고 싶은 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욱 한국국가안보포럼 연구위원은 “군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국회 국방위에 예비역 장군 출신 의원들이 많지만 군과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을 군사전문가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정치권부터 제대로된 ‘안보싱크탱크’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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