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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독도가 북핵을 만났을 때/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북핵문제는 북한의 회담불참 선언과 미국의 회담복귀 요구가 평행선을 그은 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는 독도 영유권 문제를 계기로 외교전쟁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이 방위비분담금 축소 의사를 밝히자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의 대량해고 방침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발언은 한·미동맹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미국으로부터 불편한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래저래 한반도 주변의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일간 독도를 둘러싼 갈등은 최근 몇주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자리잡았다. 연일 수많은 시위 군중이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일본대사 추방과 독도 사수를 외치며 데모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기까지 하다. 일본총리 화형식과 함께 시위대가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에서는 독도가 우리땅임을 확인하는 확고한 결의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 독도 관련 시위현장을 보면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우리 사회의 좌우, 진보와 보수가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내면서 하나가 되어 결의를 다진다는 점이다. 대북정책을 포함하여 한·미관계와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등 거의 대부분의 외교안보 이슈에서 진보와 보수는 이른바 남남갈등이라는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도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접근법과 해법은 놀라울 정도로 상이했고 양극단을 달리곤 했다. 그런데 독도문제가 터져 나오자 우리나라의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심지어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똑같은 분노와 결의를 표출하는 것이다. 일본대사관 앞에 반핵반김 단체 회원과 한총련 및 통일연대 회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일본 규탄을 하는 모습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독도문제에 관한 한 남남갈등이 무색할 정도로 한목소리를 냈지만 여전히 북핵문제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진보진영은 미국의 대북 무시 정책과 협상의지 결여를 비판하면서 미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 요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는 반면 보수진영은 북한의 핵카드가 협상용이 아니라 핵보유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는 인식하에 북한의 강경노선이 사태를 악화시키므로 북한의 태도변화가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독도 문제에서는 보수 진보의 구분 없이 일본을 비판하는 똑같은 입장을 보이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반미와 반북이 강조되면서 서로 다른 인식과 해법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독도 문제만을 따로 떼어 이야기할 때는 소리 높여 반일을 외치던 보수진영이, 독도와 북핵문제가 섞여서 다뤄지면 일부이긴 하지만 딜레마에 빠져 내심 반일의 정도가 약해지곤 한다. 독도와 북핵 중 어느 것이 더 시급한 것이고 따라서 일본과 북한 중 어느 편이 더 적대적인가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토론자로 참석한 북핵관련 세미나에서는 독도문제보다 북핵문제가 보다 사활적인 안보 이슈라면서 독도 문제를 이유로 북핵을 해결하기 위한 한·일공조가 약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즉 보수진영의 입장에선 독도로 인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일공조가 흔들리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고민이 존재하는 것이다. 독도문제를 따로 고민하면 일본의 책임을 묻고 비판할 수 있지만 독도와 북핵문제가 같이 고민되면 일부 보수진영은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가 더 큰 나머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이 밉긴 하지만 그것이 자칫 북핵전선에서 한·일간 공조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나 독도문제를 놓고 남북공조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은 더더욱 보수진영에 용납하기 힘든 것이 된다. 북한 때리기를 위해 한·일공조가 더 필요한 마당에 독도 때문에 남북공조로 일본규탄을 한다면 이는 우리 보수진영에 매우 난처한 지경이 될 것이다. 민족보다 반공이 더 중요했고 반공을 위해서라면 친일파 등용도 용인할 수밖에 없었던 광복 후 역사가 오버랩되면서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김근식 경남대 정치학 교수
  • [열린세상] ‘균형자’ 역할 중국도 기대안해/정종욱 아주대 교수·前 주중대사

    요즈음 우리 언론에는 국가안보에 관한 험악한 말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북아 중심론에서 시작해서 탈진영 균형외교론에 이르기까지 모두 따지고 보면 국가안보의 기본구도를 바꾸겠다는 엄청난 함의를 지닌 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와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국민들이 낡은 생각에 매달려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는 안보구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몰라 그런 것이 아니다. 국민이 불안해 하는 것은 정부가 새로운 안보구도의 분명한 청사진도 없이 지금의 구도를 흔들어 대는 게 아닌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서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안보구도의 핵심은 중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국방장관도 한·중간의 안보협력을 적어도 한·일 수준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안보협의를 정례화해서 국방장관 회담은 매년 열고 실무자 회담은 1년에 두 차례 개최한다고 한다. 문제는 과연 한·중간의 군사협력의 목적과 한계가 무엇이며 한·미동맹과 한·중 군사협력은 어디까지 같이 갈 수 있을 것인지가 논의의 초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호불위적 동당풍험(互不爲敵 同當風險)’이란 말이 있다. 서로를 적으로 보지 않고 위험을 같이했다는 뜻으로, 대외관계에서 전략적 동맹국가와 경제적 협력상대를 구분할 때 흔히 사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은 중국의 동맹국가이지만 한국은 경제적 협력상대에 지나지 않는다. 북·중관계는 경제분야에서는 한·중관계에 비교가 되지도 않을 정도로 중요성이 낮지만 안보분야에서는 반대로 한·중관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중요성을 갖는다. 과거 한때 우리가 한·미동맹을 사활적 관계라고 표기한 적이 있었지만 북·중관계야말로 사활적 관계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언제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있어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고 이런 사정은 세월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오래 전부터 위험을 같이해왔다.1930년대 중국공산당 당원으로서 만주에서 항일 게릴라 운동을 벌였던 김일성은 2차대전 이후 국공내전이 벌어졌을 때 북한을 중국 해방군의 후방기지로 제공했고 한국전쟁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구해 주었다. 한·중 수교로 관계가 소원해지기 전에 김일성은 39번이나 중국을 방문했다. 한·중 수교를 하면서도 중국정부는 북한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단계적·점진적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갔고 매번 북한의 양해를 구했다. 북한의 반대가 심할 때에는 한국과의 협상속도를 늦추기도 했고 정상이 직접 나서 북한을 설득하기도 했다. 한·중 수교 이후에도 북·중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극한 정성을 쏟았다. 물론 필요하면 유엔동시가입 때처럼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언제나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을 경우에 한했다. 중국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한·중관계가 북·중관계를 대치하는 것이 아니다.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중시하거나 한국이 동북아에서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에는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국가이다. 미·일동맹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의존할 정도로 약하거나 어리석지도 않다. 한국이 미·중 협력관계에 방해가 되는 상황은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미국이 북한이나 타이완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경우 이를 견제해주는 보조적 역할이다.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의 전략적 신축성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바로 이런 중국의 입장을 시사해준다. 한·중협력의 강화는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와 상대의 능력과 전략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냉철한 외교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해 나가는 일이다. 그러지 않으면 새 친구는 물론 옛 동지마저 잃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前 주중대사
  • 한나라-한총련 맞장토론…극과 극이 통한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학생들이 ‘맞장 토론’을 벌인다. 양자의 공식적인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도저히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여겨져온 ‘극과 극’의 만남이기에 토론 내용에 관계없이 만남 그 자체만으로도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의 중도성향 의원모임인 푸른정책연구모임(푸른모임) 소속 의원들은 오는 8일 경북 경산시 소재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영남지역 한총련 소속 16개 대학 360여명의 학생들과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토론에는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와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 박진 전 국제위원장을 비롯해 초선인 나경원·최경환·정두언 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어 5월 12일 쯤에는 전남 목포 소재 목포대학교나 대불대학교에서 한총련 최강의 정예조직인 남총련(광주·전남지역대학 총학생회연합) 소속 대학생들과도 ‘맞장토론’을 벌이기로 하고 남총련측과 세부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모임 관계자는 “주제도 없고, 특정 토론자도 없는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될 것”이라며 “아무리 원수지간이라 하더라도 자주 만나 툭 터놓고 얘기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애정도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이번 토론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이젠 학생들도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한나라당의 개혁 의지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한총련 학생들과의 토론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학생들의 현실적 관심사인 청년 실업과 대학구조조정 문제를 비롯해 북핵문제와 6자회담, 한·미·일동맹, 남북 경제협력, 북한인권문제와 탈북자대책, 정치개혁,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3대 입법 등 정치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고 입법활동에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당내 외교통인 박진 의원은 “그동안 한나라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득권 세력’을 뛰어넘어 ‘재벌옹호당’‘노인당’‘차떼기당’ 등 최악의 이미지로만 인식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그간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한나라당과 대한민국의 향후 비전과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더이상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이번 토론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도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면서 “이번 토론을 통해 이땅의 젊은이들이 무슨 문제로 고민하고 있고, 무슨 일에 열정을 쏟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한나라당의 개혁 의지와 변화의 몸부림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균형자에서 신뢰구축자로/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최근 정부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이라는 새로운 안보구상을 제시하면서 많은 국민과 주변 국가들이 헷갈리고 있다. 헷갈림의 근원은 ‘균형자’라는 개념이다. 영어로는 ‘balancer’라고 표현되는 이 개념은 19세기 이전의 국제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왜냐하면 균형자라는 개념은 17,18세기부터 근대 국민국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국가간 전쟁과, 유럽에서 그 전쟁의 빈도를 줄이려는 당시 패권국가인 영국의 안보정책을 관찰하면서 나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당시 균형자는 국가간 군사적 힘의 균형이 깨질 때 전쟁이 일어난다고 보고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도록 이 국가, 저 국가를 옮겨 다니면서 군사연합을 바꾸어 힘의 균형을 맞추곤 하였다. 이러한 균형자라는 개념의 역사적 근원을 생각하면 정부가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국이 영국과 같이 군사연합을 바꾸면서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다행스럽게 정부 당국자의 해설을 들어보면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은 19세기적 안보구상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내용인즉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해칠 요인을 중국과 일본간의 패권경쟁으로 보고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여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에서 한국은 일본과 중국 모두와 동맹을 맺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미 동맹을 중심으로 균형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균형자라는 개념의 사용과 그 개념의 내용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첫째, 동북아 균형자 구상이 작동하려면 한·미 동맹에서 미국이 한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해 주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미국은 일본과 동맹관계를 맺고 있어 일본에 대하여 반드시 한·미 동맹만을 축으로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미국은 전 세계적 동맹네트워크를 아시아에서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재편하고자 하는 구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보다는 오히려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하여 아시아의 안보환경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균형자라는 개념은 아무리 그 내용이 21세기적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오해의 소지를 갖고 있다. 특히 정부 정책에 대하여 음모론적 사고를 하는데 익숙한 한국 국민들에게는 그 오해가 정부의 생각보다 훨씬 증폭될 수 있다. 즉 19세기 영국과 같이 필요하면 한국이 한·미동맹의 틀을 깨고 북한, 중국, 러시아와 같이 군사연합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음모론적 사고가 확인되지 않은 채 퍼져나갈 수 있다. 더욱이 정부 당국자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설명하면서 북방 삼각동맹과 남방 삼각동맹이라는 냉전적 개념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힘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가 돌아다닌다면 워낙 소문이 국제적으로 빨리 퍼지는 21세기에, 보수적인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이러한 음모론적 사고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셋째, 정부의 안보정책의 목표를 군사적 균형으로 잡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21세기는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이 아니며 국가간 전쟁이 국제정치의 일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근대국가간의 평화적인 공존을 위한 새로운 안보 메커니즘이 필요한 시기다. 유럽은 이러한 공존을 상호간 인정하고 확인하였기 때문에 근대국가라는 틀을 뛰어 넘은 유럽연합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동북아 안보의 메커니즘도 균형이 아니라 국가간에 서로를 인정하고, 상호간 공존의 정책을 신뢰하는 신뢰구축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이유를 근거로 하여 필자는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동북아 신뢰구축자 (confidence builder)’론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한국이 동북아에서 독자적으로 힘의 균형을 이룰 힘은 없어도 신뢰구축을 추진할 수 있는 창의력과 평화지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가 구상하는 다자안보체제도 유럽과 같이 국가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안보공동체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 [사설] 분담금 감정싸움 韓·美 모두에 손해

    최근 동북아 각국의 신경전이 지나쳐 국민들을 가슴 졸이게 한다. 미·중, 북·미 대치를 중심으로 한·일, 중·일 갈등이 심상찮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한·미 동맹관계만큼은 상당기간 공고하게 가져가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 이럴 때일수록 한·미간 실익없는 감정표출은 자제해야 한다. 특히 방위비분담금을 둘러싼 대립을 더이상 키우면 군사동맹 균열까지 우려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한국이 내는 올해 방위비분담금은 6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협상성과를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공식발표를 앞두고 미국측의 난데없는 반격이 들어왔다. 찰스 캠벨 미8군 사령관은 지난 1일 갑자기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인 근로자 1000명을 줄이고, 전차·야포·탄약 등 사전배치물자의 규모 수정을 비롯한 추가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측의 강력한 요구로 분담금 감액에 합의를 해놓고, 뒤늦게 불만을 표시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미국이 분담금 확정에 앞서 막판뒤집기를 노렸다면 옳지 않다. 이미 합의된 내용을 언론플레이를 통해 재협상하려는 것은 대국답지 않다. 용산기지이전 및 한국군 이라크파견 비용을 우리가 지불하는 상황에서 분담금 축소가 상식이다. 주한미군이 단계적으로 감축되는데 따른 한국인 근로자 조정은 사후에 결정하면 된다. 보복하듯 미리부터 발표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전쟁발발시 중요한 탄약·장비 비축분을 줄이고 지휘·통제(C4I)장비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나온 것은 협박에 가깝다. 분담금을 줄여야 할 이유가 충분한데 미국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점은 한국 정부의 문제다. 환율 하락으로 원화베이스 분담금은 줄어도 달러베이스로는 비슷하거나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측이 반발하는 배경에 다른 요인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한국이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면 고위채널 대화로써 이해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 [불붙는 韓日외교전] 美, 3국공조 금갈까 ‘벙어리 냉가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한국과 일본간 외교적 분쟁 때문에 미국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한·일간 외교분쟁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축이라 할 수 있는 한·미·일 3국의 공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조짐이 보이자 조심스럽게 사태를 주시하는 것 같다. ●정부 공식언급 자제 미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독도 영유권과 과거사 등과 관련한 한·일 두 나라의 외교적 분쟁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가 제기되면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 등은 “할 말이 없다.”는 식으로 짧게 대답을 끊는다. 사족을 달아 봤자 한국이나 일본 어느 쪽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국무부 관계자들은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이 찾아와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계자들이 “2차 대전 종전 당시 미국이 독도의 한국 영유권을 인정한 것 아니냐.”고 다그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 관계자는 마지못해 “어쨌든 현재 한국이 점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씩 던진다고 한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에서 “한·미·일 3각 동맹은 없다.”는 말이 나온 데 대해서는 이상할 만큼 미국측의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서울에서 한·미 관계와 관련한 ‘특별한’ 발언이 나올 때면 “무슨 의미냐?”고 물어오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라는 것이다. 그같은 무반응 자체가 ‘무언의 메시지’인지는 불투명하다. ●美언론 “北核이 더 중요” 미국 언론에서도 한·일간 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70년대부터 시카고 트리뷴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의 서울 특파원을 지낸 뒤 아시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도널드 커크는 30일 워싱턴의 ‘이그재미너’에 기고한 칼럼에서 “한국은 독도보다는 북한 핵 문제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8일 “한국과 일본은 과거의 논쟁을 접고 중국과 함께 무역자유지대와 유로화와 같은 공동 통화를 창출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dawn@seoul.co.kr
  • “中·日간 분쟁시 한국이 균형자”

    노무현 대통령이 30일 동북아에서 한국의 안보 균형자론을 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우리 외교는 동북아 질서를 평화와 번영의 질서로 만들어 역내 갈등과 충돌이 재연되지 않도록 균형자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균형자론을 밝힌 것은 올들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3월8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3월21일)에 이어 세번째다.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은 동북아 질서가 여전히 불안정하고 냉전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게 정부 고위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북아의 불투명한 안보 정세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에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새로 나타나고 있어 극히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고위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의 패권주의 경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두 나라 사이에 갈등과 불안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일의 갈등이 구체화되면 조정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우리가 맡겠다는 게 균형자론인 듯하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불거지면 기존의 한·미·일 동맹체제에서 보면 일본의 입장을 지지하리라는 논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한·미·일 3각 동맹은 냉전시대의 유산이고, 엄격한 의미에서 보면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존재하지만 한·일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은 중·일 갈등이나 분쟁이 생기면 소극적으로는 엄격한 중립자 입장, 적극적으로는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균형자론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훼손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정부는 애써 강조한다. 노 대통령은 외교부 업무보고에서 “(균형자 역할을 위해)한·미 동맹을 확고히 견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협력과 통합의 동북아 질서구축을 위해 외교부가 전략적인 안목과 방향성을 갖고 정책을 주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균형자론이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는 얘기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의 고위관계자는 “공고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동북아 평화번영의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구상”이라면서 “장차 한·미동맹은 상호협력을 통해 경제 및 안보공동체를 지향해 나가는 동북아 미래와 병행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균형자 역할을 뒷받침하기에는 우리의 국력수준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는 데다, 역내 국가의 인정을 받고 있느냐는 문제도 남는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日, 美에 업혀 우경화 등돌리면 자멸 할것”

    “日, 美에 업혀 우경화 등돌리면 자멸 할것”

    최근 일본의 우경화 경향을 언급하면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는 바로 미국이다. 일본의 우경화 뒤에는 한·미·일 삼각동맹이 있고, 삼각동맹의 허브는 결국 미국이기 때문이다. 평가는 엇갈린다. 진보진영은 삼각동맹을 냉전적 구도로 치부하면서 한국이 동북아 평화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는 전망을 도출한다. 반면 보수진영은 삼각동맹의 현실성에 더 점수를 주면서 지금 단계에서 이 틀을 깨서는 안된다는 데 무게추를 더 달아준다.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 민족파와 국제파간 대립도 여기서 나온다. 이런 양론 가운데서 ‘미국으로 흥한 일본, 미국으로 망하리라.’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일본 우익에 경고장을 던진 학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이채언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영국에서 좌파경제학을 공부하고 진보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사회경제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미국이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강조점은 일본 우익 역시 미국의 입맛에 딱 맞는 세력은 아니라는 데 있다. 이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일본과 밀월관계를 즐기다 태평양전쟁으로 뒤통수를 맞은 1940년대의 역사적 경험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 교수는 특히 일본이 보유한 미국 채권이 2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런 일본이 미국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못내는 것도 결국은 미국의 군사력과 패자적인 지위 때문”이라면서 “일본이 독자적 무장 행보를 내디딘다면 과연 미국이 이를 묵과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미국이 마냥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리라는 것은 일본 우익의 ‘착각’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지금 동북아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북핵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북핵의 존재를 부인할 수 있는 수단이 지금 미국에는 없다. 겉으로 북한은 벼랑끝 전술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은 계속 이리 저리 을러대면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순순히 포기할 리도 없고 중국·러시아 협조없이 미국 혼자 택할 수 있는 압박수단도 없다. 이는 그 누구보다 미국 스스로가 잘 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미국이 으르렁대는 것은 동북아에 아직도 미국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핵은 미국에 위협이라기보다 축복이다. 미국은 어차피 냉전 해체 뒤 정보조작과 날조를 통해서라도 적절한 수준의 적을 생산해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교수가 보기에 미국이 바라는 바는 바로 이 지점, 적절한 위협을 생산해내는 정도까지다. 이 선을 넘어 정말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미국이 바라지 않는 바다. 이 교수는 일본 우익이 지금 이 ‘레드라인’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국제분쟁 한가지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도 힘든데 지금 일본은 독도에, 센카쿠열도에, 사할린 문제 등을 연속적으로 건드리고 있다.”면서 “일본 우익이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다가 결정적인 순간 미국이 등을 돌리면 자멸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단 그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 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일본 우익의 행동에 대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의 단호한 대처다. 그래서 일본 우익의 행동이 결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는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원주 미군기지도 2008년부터 신도시로

    원주 미군기지도 2008년부터 신도시로

    미군부대 이전이 본격화되면서 강원도 춘천과 원주권 도심개발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오는 2011년을 전후해 이전키로 했던 춘천 캠프페이지, 원주 캠프롱·캠프이글이 올해와 2008년으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29일 성조기 하강식을 시작으로 폐쇄 절차에 들어가 올 11월쯤 관리권이 국방부에 넘어가게 된다. 면적만 21만평에 이른다. 50년 가까이 주둔을 마치고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기지가 폐쇄되면 최소한의 관리 인력만 남게 될 전망이다. 23만평에 이르는 2곳의 원주지역 미군부대도 당초 2011년에서 2008년으로 이전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는 한·미간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회의에 이은 미2사단 재배치계획 등 연합토지관리계획(LPP) 수정협상에 따른 결과다. 집창촌과 항공기 소음, 고도제한 등으로 도심권의 낙후지역으로 꼽히던 애물단지인 미군부대 기지촌이 미래 신도시 개발지역으로 부각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춘천 캠프페이지 오늘부터 폐쇄절차 의암호수를 조망하며 춘천시내 서부지역의 노른자위 땅을 차지한 캠프페이지는 1958년 만들어진 뒤 50년 가까이 도심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동안 기지가 주둔하면서 고도제한, 항공기 소음 등으로 발생한 기형적인 도심 개발이 새로운 신도시개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춘천시가 국토연구원에 발주해 용역의뢰중인 구상에는 ▲미래산업을 주축으로 한 미래산업중심지역과 ▲공원의 비중을 높인 공원녹지중심지역 ▲공원과 공공기능을 높인 행정기능중심지역으로의 개발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 춘천시가 공동으로 마련한 ‘G5 프로젝트’에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미군부대 일대를 기존도심과 근화동, 중도를 연계하는 복합타운으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의암호변과 도심지역을 동서로 연계하면서 춘천의 기존 개발축인 봉의산과 공지천의 남북축을 교차하는 중심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일단 도시의 균형개발은 물론 수변과 단절된 도시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시내 중심부에서부터 근화동∼춘천역∼의암호∼중도를 연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부지활용가치가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2008년 이전될 예정인 원주권의 캠프롱·캠프이글 부지활용은 아직 구체적인 개발구상이 잡혀있지 않다. 이전계획이 2008년으로 잡혀있는데다 이후에도 국방부에서 부지 사용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민들은 무상으로 반환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어 정부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무상반환 등 해결과제도 산적 춘천 캠프페이지가 해체되면서 2000억원 규모의 토지매입 비용을 비롯해 환경오염, 이전후 부지활용방안, 근로자 생존권, 헬기소음 소송문제 등이 쟁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춘천시는 이와 관련,‘G5 프로젝트’ 등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부지 무상반환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원주도 미군기지를 무상으로 반환해 지역개발과 연계해 사용돼야 한다는 범시민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땅미군기지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는 미군기지 캠프롱·캠프이글을 원주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해 ‘1단체 1현수막 달기운동’과 ‘시민 서명운동’등을 펼치고 있다. 유종수 춘천시장은 “도심지도를 다시 그리는 차원에서 도시계획을 전면적으로 변경할 방침이다.”면서 “시민의견을 대폭 수렴해 지역발전 청사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이종석차장 극비 訪中 北 6자복귀 압력 요청

    이종석차장 극비 訪中 北 6자복귀 압력 요청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지난 11∼12일 이틀동안 중국을 방문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이 차장은 베이징에서 리자오싱 외교부장 등 중국 지도부 인사들을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NSC 사무처가 밝혔다. 이 차장의 중국 방문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일 안보동맹의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발언을 하기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이 차장은 외교부와 별도로 중국측 인사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방안을 논의했으나, 북한 인사를 만나거나 제3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이와 함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우리측의 입장을 중국측에 설명하고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박정현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東北亞 균형자’/김경홍 논설위원

    국력은 오기나 울분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자신감만으로도 부족하다.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 진정한 국력이다. 국력의 공식적인 측정방법은 없다. 대체적으로 경제력과 군사력, 인구와 국민들의 잠재적 역량 등이 고려될 것이다. 한 조사연구소는 한국의 객관적 국력지수가 세계 190여개국 가운데 10위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경제규모도 세계 10위 정도되니까 한국도 명실상부한 세계 강대국의 일원이다. 최근 일본의 독도도발 이후 한국의 외교적 역할과 관련한 담론이 무성하다. 크게 두가지 흐름을 보이는 것 같다. 하나는 우리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주변국에 할 말을 하는 외교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현실을 무시한 말만 앞서는 외교로는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둘 다 옳은 얘기다.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한 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도 맞고, 현실을 고려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변화무쌍한 상황에서 무 자르듯 할 문제는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저께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국이 ‘캐스팅 보터’로서 균형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외교방향을 밝혔다. 한편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한·미동맹을 기본축으로 한·일협력과 한·중협력을 강조하는 동북아 균형자 외교론을 거론했다. 팽창 일변도의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있는 조정자 역할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직 우리가 이처럼 적절한 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주변국들도 한국의 조정자 역할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주변상황을 둘러보면.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며 일본자위대의 해외파병의 길을 텄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까지 힘을 모으고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필리핀과도 안보협력 체제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몽골과의 군사협력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으로 중국은 동북공정과 함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복원하고 합동군사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 동북아 정세는 지금 미·일의 북진정책과 중·러의 남진정책이 대립하고 있는 형국이다.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과 북한의 처지가 곤궁하다.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국제질서란 토론장에서 진리를 찾고 합의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뒷골목 주먹세계의 질서와 닮았다. 힘 센 놈이 말발도 세고 더 가지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세계 10대 국력이라고는 하지만 이들 주변국가들보다는 군사력 등 객관적 국력에서 뒤진다. 게다가 북한이라는 불확실성의 혹마저 붙이고 있다. 말처럼 주도적이거나 균형자로서의 역할이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균형자 역할을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자신감을 잃을 필요도 없다. 힘을 기를 때까지는 틈새전략도 있다. 누구와도 등을 돌려서는 안 된다. 병법 36계에는 주변에 큰 세력들에 둘러싸여 있을 때 대처하는 계략들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欲速不達), 상대보다 먼저 일을 착수하고(先手必勝), 웃음 뒤에 칼날을 숨기고(笑裏藏刀), 남의 칼로 상대를 죽이는(借刀殺人) 계략이다. 한국의 외교방향과 관련해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리고 힘을 기른다)라고 했고,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당의장은 유소작위(有所作爲·적극 참여해 원하는 대로 한다)라고 했다. 어차피 한국은 후발주자다. 어디로 가야 할 지는 자명하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日, 美 등에 업고 영유권분쟁 감행”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과 장기적 외교전을 선언한 데 대해 정부 고위당국자는 24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 스스로 사죄하지 않는 이상 외교적 정리로는 매듭을 풀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선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 고위당국자로부터 노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초강경 발언을 한 배경은. -일본이 미국과 너무 밀착돼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가려는 위협을 드러내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노 대통령은 일본의 움직임을 한·중·일의 통합질서를 깨는 위험한 발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남방 3각(한·미·일) 관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듯한 대통령의 언급은 무슨 뜻인가. -노 대통령은 유럽연합(EU)식의 통합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EU는 배타적 동맹개념이 아니라 ‘내포적 동맹’이다. 내포적 동맹은 집단안전보장을 축으로 하는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침범하면 회원국 모든 국가들이 집단 응징하는 개념의 안보공동체다. 이 틀에서 보면 일본과 미국의 동맹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은 동북아의 통합질서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미국과 일본은 중국과 북한을 협력의 파트너로 삼고 있지 않다. 특히 일본은 한·중·러와 영토분쟁을 벌이면서 미국에 안주하려고 한다. 미국은 일본을 동북아 전략구도에서 보지만 한국은 숙명적 관계에서 본다. 일본이 어려우면 우리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일본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상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7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노 대통령은 과거사를 외교쟁점화하지 않겠다고 했다. 역사는 양심의 문제라는 시각에서 비롯된 언급이다. 그러나 일본은 사과한다고 말은 했으나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다. 과거사 문제는 스스로 참되게 반성해야 진실된 정리가 가능하다. 이제 외교적 정리로는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메시지는 이런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방법상 일본과 갈등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히되 협력할 부분은 극대화하겠다는 양면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이 그동안 우리 정부의 조용한 외교에 대처해온 방식을 평가한다면. -일본은 우리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 용서를 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조용한’ 외교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독일은 스스로 ‘영원한’ 사죄를 했다. 일본은 주변국들의 눈치를 보거나, 하라고 하면 억지로 하는 등 사죄를 도구적으로 이용했다.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에도 일본이 쉽게 사과할 것같은 분위기는 아닌데. -정부 차원의 과거사·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상설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 동안 한국의 대응도 냄비 근성이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깔려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짚자는 거다. 운명공동체를 지향하는 관계에서는 협력의 공간이 넓어지면 갈등의 공간은 당연히 줄어들게 돼 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당국자 “美·日 과도한 밀착 주변국 위협요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의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해 24일 “노 대통령은 일본의 움직임을 동북아에서 한·중·일의 통합질서를 깨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당국자는 이날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일본이 미국과 너무 밀착돼 있고, 위협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과 일본의 현 동맹체제는 바람직하지 않고,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당국자는 “국력을 극대화하는 시각에서 보자면 한·미동맹은 그 자체로 목적일 수 있으나,‘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는 한·미동맹이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라고 말해, 전날 대통령의 발언이 동북아에서의 새 안보체제를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일본은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한국과도 영토분쟁을 시도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동맹체제)에 안주하려 하고 있으며, 이런 차원에서 미·일 동맹의 새로운 구도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盧대통령“외교전쟁 하겠다는게 아니라 그런상황 함께 감당하자는 것”

    노무현 대통령 초청으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및 여야 지도부 만찬은 독도 대책회의라고 할 정도로 대화의 대부분이 독도문제에 집중됐다. 독도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으며, 독도를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도 제시됐다. 노 대통령은 먼저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외교전쟁’이라고 보도된 데 대해 “외교전쟁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외교전쟁이라고 할 만한 긴박한 상황이 올 수 있으니 함께 감당해 나가자고 한 것”이라면서 “내부 결의가 그 수준까지는 가야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냉정하고 지속적으로 외국에 알리고 자료를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한·미동맹 균열을 염두에 둔 듯 “동맹관계는 매우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새 친구를 사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으며, 노 대통령은 이에 “한·미동맹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태 국회부의장은 노 대통령이 캐스팅보터로서 동북아에서의 균형자 역할을 설명하자,“통일 이후에 가능한 발언을 너무 앞서 한다.”고 지적하면서 “앞서 가셨으니까 대통령이 됐겠지만…”이라고 말해 웃음이 나왔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독도문제를 남북공조와 아시아 연대로 해결해 나가자.”면서 4월 국회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강조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아시아 국가의 신뢰와 일본의 과거반성을 강조했으며,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장은 “각자의 판단과 전망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대통령의 발언을)뒷받침하는 게 옳다.”고 정치권의 지원을 주문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美 주도 동북아질서 재편에 제동

    노무현 대통령이 내놓은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은 단순히 독도와 교과서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일본만을 겨냥한 글도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최근 강력해지고 있는 미·일 동맹이 야기할 동북아의 새 질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24일 정부 당국자의 ‘분명한’ 설명이다. ●日 패권주의 비난은 미·일 동맹 겨냥 그 논리적 고리는 ‘패권주의’라는 표현에 있다. 노 대통령은 “또 다시 ‘패권주의’를 관철하려는 의도를…. 동북아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의 패권주의 경향은 미·일 동맹을 근간으로, 미국의 전폭적인 후원아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패권주의에 대한 비난은 큰 틀에서 미·일 동맹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이 패권주의 의도를 더 두고 볼 수 없다.’고 한 만큼 미국이 구상하고,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 질서를 그대로 수용하지만은 않을 뜻을 내비친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미·일 동맹은 배타적 동맹 개념으로 새로운 안보진용을 짜서 세계질서를 재편하려는 발상”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동북아 안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0년전 과거처럼 동북아가 ‘구도 대 구도’로 진행된다면 우리는 발언권을 얻기 어렵게 된다.”면서 “이런 질서를 최대한 막아내야 할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 對 중·북 대결구도 경계 새로운 동북아 질서에 대한 노 대통령의 구상과 언급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노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를 얘기해왔고, 이는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의 대기조였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독도와 교과서 문제는 노 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피력할 기회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노 대통령의 구상은 금명간 일부나마 그 구체적인 일단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북핵’과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우선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조만간 노 대통령이 ‘북핵 독트린’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특히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노무현 구상’의 바로미터다.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은 북한과 함께 대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중국·북한에 맞서는 미·일동맹 구도’를 상정케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한·미·일 협력구도가 새로운 국면으로 내달리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박근혜대표 “지독한 여당 만나 1년 힘들었다”

    박근혜대표 “지독한 여당 만나 1년 힘들었다”

    “힘들었다.” 23일 취임 한 돌을 맞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소회다.‘철학이 다른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한마디로 지독한 여당”이라는 표현으로 현 정권을 규정했다.“비방과 비난도 많았고, 참느라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박 대표는 미국 방문을 마치고 전날 귀국했다. 그리고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국제무대에 데뷔한 결과에 흡족한 눈치였다. 기자들의 질문이 잠시 끊기자 “미국에 제의한 내용 다 아시죠.”라며 먼저 말을 꺼낸 것만 해도 그렇다. 한국 외교의 현주소에 대한 설명이 길게 이어졌다. 먼저 “외교가 잘못돼 있다.”고 단언했다.“북한은 당사자인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점점 북핵 발언권이 없어지는 게 문제”라고 단언했다.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서는 “국내에서의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단했다.“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오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든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미국 동포들의 걱정은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미 관계를 더 이상 훼손해서는 안 되며 야당이 그 틈을 메워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이 대목이 방미 목적의 하나임을 강조했다. 자신의 제의가 미 국무부나 국방부 등에서도 ‘균형잡힌 시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를 했다. 헤리티지재단에서 한 연설문을 미 의회나 국무부, 국방부 등 요로에 배포했다는 연락도 미국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190개 공공기관 이전 논의에 불참키로 한 방침을 재확인했다.“정부가 이미 안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협의가 필요하나.”라는 반문이었다. 당 민주화에는 후한 점수를 매겼다.“인사·공천·재정 문제는 투명해지고,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집권해도 그런 정치를 펴겠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아직도 정치 실험 중”이라고 했다. 다음에 방문할 국가를 묻자 “초청을 받았는데 독일 쪽”이라고 소개했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사설] 노대통령의 對日외교전쟁 선포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일본과의 ‘외교전쟁’ 불사를 선언했다. 일본 시마네현의 망동은 물론,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까지 문제 삼았다. 일본이 현재도 패권주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적시함으로써 양국 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시사했다. 청와대브리핑에 실린 이런 내용은 노 대통령이 직접 작성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하는 만큼 무게가 실렸고, 그 파장과 후속조치도 세계적 관심을 끌 것이다. 노 대통령의 강경 언급이 나온 배경에는 일본의 지속적 우경화와 함께 무성의가 자리하고 있다. 독도,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요구를 ‘국내용’이라고 호도한 것이 일본이다. 반일감정이 끓어올랐다가 금방 식었던 과거와 달리 전담기구를 만들어 이번에는 일본측의 시정조치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지는 평가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일본과 대립에 앞장섬으로써 양국 관계가 돌아오기 힘든 다리를 건넜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악화된 국민감정에 기름을 부어 폭발할까 걱정된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지만, 충분히 감당할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심사숙고의 결과로 믿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재임시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말한 것이 나중에 IMF 경제위기, 어업협정 진통 등의 곤란을 겪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이 교묘하게 한국을 골탕먹이는 전략을 쓸 여지는 많다. 지난 17일 발표된 신 대일(對日) 독트린에서 경제·문화교류는 차질없이 한다고 밝힌 것도 정부다. 특히 안보동맹의 급격한 변화가능성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한·미·일 등 남방 3각구도와 북·중·러 등 북방 3각구도가 대치하던 냉전체제는 끝났다. 하지만 북핵 등 안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확실한 대체구도 없이 한·미·일 동맹체제를 먼저 흔드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일본이 미국을 업고 패권을 추구하는 것을 공격하다 보면 한·일협력 약화를 넘어 한·미동맹까지 흔들릴 소지가 크다. 우리가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기존동맹을 포기해도 될 정도로 힘을 가졌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또한 이번 선언의 기조에 동맹관계에 대한 근본적 변화구상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 [사설] 박근혜 대표의 ‘북한판 마셜플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미국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박 대표의 방미는 국제무대에 얼굴알리기라는 정치적 의미도 있었지만, 북한핵 문제에 대한 한국민의 생각을 미국 조야에 알리는 기대 이상의 성과도 얻었다고 보여진다. 실제 박 대표는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리사 머코스키 상원 동아태 소위원장 등 한반도 관련 핵심인사들과 만났고, 주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핵해법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박 대표의 북핵해법이 한국정부의 생각과 다를 바 없고, 초당외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박 대표와 야당의 바람직스러운 변화다. 박 대표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 미국이 ‘북한판 마셜플랜’을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이를테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보겠다는 식이 아니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대규모 경제지원, 북·미수교, 체제보장 등의 포괄적인 카드를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북한에 6자회담 복귀 명분을 주어야 한다는 데는 한국정부도 같은 생각이다. 다만 한·미동맹과 북한의 위협, 주변국들의 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대안을 먼저 내놓지 못할 뿐이다. 실제 정부는 북핵해결의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는 박 대표가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안정을 위한 외교에 정부나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과거 한·소 수교 과정의 초당외교가 대내외적으로 힘을 발휘한 경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박 대표의 대미활동은 야당의 변화와 균형감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정부도 언제든지 야당을 돕고 힘을 합쳐야 한다. 정부와 여야가 북한핵 해결에 한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
  • [日 3·16도발] “위안부·원폭피해 도의적 책임 묻겠다”

    [日 3·16도발] “위안부·원폭피해 도의적 책임 묻겠다”

    “불행히도 최근 일련의 사태로 볼 때 이런 우리 정부의 노력이 혼자 힘으로 가능하겠나.” 이태식 외교통상부 차관은 1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이 ‘신 대일 독트린’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반문하면서, 독도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향을 설명했다. 과거사 문제를 외교쟁점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백지화한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외교쟁점화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우리 정부의 전향적 자세에 부응하는 일본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였다. 그러나 일본의 의지에 심각한 의구심이 든다. 미래 건설은 두 당사자가 손을 붙잡고 나아가야 한다. 이번 성명은 약속의 번복이라기보다는 일본이 사죄하지 않는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실망을 표현한 것이다. 독도 문제를 과거사 왜곡 차원에서 대응할건가. 국제사회를 향한 홍보는 연대체제 구성을 말하나. -일본이 식민지시대 때의 행동을 다시 한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문제시한 것이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게 일반적 원칙이다. 독도 문제로 한·미·일 3자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한·미·일의 동맹은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근간이다. 한·일 관계가 정립되고 올바른 인식 위에 이뤄졌을 때 한·미·일 관계도 올바르게 정립될 수 있다. 일본의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를 의미하나. -유엔 안보리의 확대를 위해서는 민주성 등 국제사회의 염원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일본이 주도적 역할을 맡기 위해서는 이웃나라와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한일협정에서 해결할 문제는. -65년 대일 청구권 협정과정에서 모든 게 해결됐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시 제기되지 않았던 종군 위안부나 사할린 교포, 원폭 피해자 문제 등은 청구권 협정 8개 항목에 미포함됐다. 우리 정부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지고 일본도 도의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경우 해결해야 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실전외교’ 박근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부터 미국 워싱턴·뉴욕·로스앤젤레스 등지를 잇달아 방문, 대미 외교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박 대표가 개인 자격이 아닌 정치인 자격으로 대미 외교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표는 지난 1974년 8월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숨진 뒤 79년 ‘10·26사태’ 때까지 5년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신하면서 청와대를 방문한 외국 지도자들을 만난 적은 있지만 단 한 차례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79년 말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그나마 ‘10·26사태’로 무산됐다. 박 대표는 이날 방미 길에 오르면서 “지금 우리 안보문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핵문제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한·미 동맹문제, 양국간 통상마찰 문제 등에 대해 미측 인사들과 진솔한 얘기를 나눌 것”이라면서 “당과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고 필요하면 미측의 이해와 협조도 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방미 기간 중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비롯해 로버트 졸릭 국무부 부장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사 머코스키 상원 동아태소위원장, 짐 리치 하원 동아태소위원장 등을 만나기로 돼 있다. 또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조찬간담회,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주최 오찬연설회, 월스트리트 금융인 간담회, 컬럼비아대학 연설, 워싱턴포스트·뉴스위크 등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 등도 예정돼 있다. 박 대표는 이밖에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뉴욕의 9·11테러현장 등을 둘러보고 현지 교민 및 기업인들이 주최하는 간담회 및 환영행사에도 참석, 격려할 계획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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