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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달10일 워싱턴서 한미정상회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다음달 10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이 24일 전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달 9일 출국해 10일 오전(한국시간 6월10일 자정 무렵) 부시 대통령과 회담과 오찬을 가진 뒤 11일 귀국하는 1박3일의 실무방문 형식의 방문계획을 미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칠레에서 열렸던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했을 때 개별 회담 이후 7개월 만이고, 부시 대통령의 재선 이후 첫 회담이 된다. 두 정상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고,11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발전문제 등이 큰 틀에서 논의될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은 방미 기간 동안 정상회담 이외의 다른 행사일정은 거의 갖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다음달 20일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1박3일 초미니 ‘북핵’ 방미 ‘6자회담 北복귀’ 해법 촉각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다음달 10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남의 자리가 참여정부 출범 이후 세차례의 회담에 비해 가장 힘겨운 자리가 될지도 모른다. 북핵문제와 한·미 동맹발전이라는 두 가지 의제 가운데 두 정상의 대화는 북핵문제에 집약될 것 같다. 정부의 한 외교소식통은 24일 “한·미 동맹발전도 중요하지만 최대현안은 북핵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외의 다른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1박3일 정도의 빠듯한 순방계획을 세운 데서 워싱턴을 가는 노 대통령의 각오와 생각을 점칠 수 있다. 소식통은 “정상회담 외에 다른 행사는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한두 건에 그칠 것”이라면서 “짧게 다녀온다는 것은 그만큼 특정한 의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노 대통령에게 부담스러운 회담이 될 수밖에 없는 첫번째 까닭은 6자회담 중단 1년이 되는 다음달 27일을 2주일 가량 앞두고 회담이 열린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지난해 11월 칠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한국 주도형 북핵해법을 제시했지만, 여태껏 북핵 문제는 큰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미국이 유엔 안보리 회부 등의 대북 제재방안을 거론하면서 미국주도형 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일부에서 관측을 내놓고 있는 핵실험을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이전에 감행한다면 노 대통령은 ‘코너’에 몰리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악의 한·미 정상회담과 북핵 시나리오다. 하지만 여건이 반드시 비관적이지는 않다. 양국이 조기 한·미 정상회담을 거론하기 시작했던 지난 3월 이후에 비해 적지 않은 상황 변화가 있다. 조지프 디트러니 대북협상 대사가 최근 뉴욕에서 박길연 유엔대표부 북한 대사와 만나 다섯달만에 북·미 접촉창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디트러니 대사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미 양자회담의 가능성과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남북 당국간 대화도 복원돼 다음달이면 장관급 접촉과 회담이 잇따를 예정이다. 북·미 뉴욕접촉에 대한 북한의 대답은 1∼2주일쯤 지나야 나올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이라도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전격적으로 선언한다면 한·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급반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안이 없이 우의만 다지는 자리가 될 공산도 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미 여군 ‘양성평등 논의’ 첫 만남

    한·미 양국 여군 장교들이 2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내 하텔하우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미 여군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은 남성 중심의 군(軍) 세계에서 여성으로서 느끼는 점과 여군의 발전 방안 등을 토론하기 위해 주한 미8군측이 마련했다. 한국측에서는 국방부 여군발전단장인 민경자 대령 등 14명이, 미측에서는 레시나 미8군 ‘G4’ 수송부대장 등 18명이 각각 참석했다. 미측은 ‘미 여군의 역사’와 ‘비전투 요원으로서의 여군’에 대해, 우리측은 ‘위국 헌신과 여성’,‘여성으로서의 가정 및 여군 생활의 조화’ 등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또 오후에 열린 토론에서 양국 여군 장교들은 군내에서의 양성(兩性) 평등과 여군 복지 등에 대한 진솔한 의견을 교환했다.‘G4’ 수송부대장인 레시나 대령은 개회사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서로 다른 문화의 양국 여군 장교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취지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의 하나가 여군으로서 복무하는 것”이라며 “여군은 모든 여성들의 역할 모델(role model)인 만큼 막대한 책임감을 갖고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씨줄날줄] 한반도 우범지대론/이목희 논설위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반도 주변을 ‘우범지대’에 비유했다. 최근까지 주한대사를 지낸 힐 차관보는 한국을 이해하는 온건파로 분류된다. 힐 차관보 스스로 ‘한국산(made in Korea)’이라고 부르는 둘째딸 클라라는 서울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가 한반도를 비하하려고 그런 용어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힐 차관보의 뉴욕타임스 인터뷰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한국을 자극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우범지대라고 번역된 원문은 ‘high-crime neighborhood’. 전후 맥락을 살펴볼 때 ‘침략다발지역’이라고 풀이하는 게 낫겠다. 그는 또 “과거에, 아마도 지금은 아니겠지만”이란 전제를 달았다. 지난 수세기 동안 침략과 전쟁이 많았다는 부연설명을 했다.19세기말에서 20세기초에 걸친 일본과 청, 러시아의 한반도 각축전을 염두에 두고 그런 언급을 한 듯싶다. 힐 차관보의 선의(善意)를 인정하는 한편으로 논리상 모순을 지적해야겠다. 그는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물음에 우범지대론으로 답했다. 한국 정부는 멀리 위치해 있으며, 우범자가 아닌 미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뒤집어말하면 중국·러시아·일본 등 인근국은 우범자군(群)에 속하게 된다. 힐 차관보가 ‘과거 사실’을 강조한 배경은 이들 나라의 눈치를 본 때문이다. 현재가 그렇다고 하지 않으려면 어설픈 비유를 자제해야 했다. 미국은 한 세기 전 일본의 한반도 침탈에 도움을 줬다.1905년 태프트·가쓰라 밀약을 통해 미국은 필리핀, 일본은 한반도를 각각 식민지로 삼는 것을 양해했다. 앞서 1871년에는 미국 아시아함대가 강화도를 침략했다. 동북아 근세사에서 미국도 광의의 우범자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멀리 있는 강대국’이 침략의사가 약하다는 시사도 문제가 있다.2300년전 중국 전국시대에 설파된 ‘원교근공(遠交近攻)’ 외교정책이 현대까지 이어져온 것은 사실이다. 영국의 세력균형정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경이 무너지고, 물리적 거리의 의미가 없어지는 미래상황에 맞지 않는 외교정책이다. 한국 정부가 동북아균형자라는 모호한 개념을 제시해 당황스럽긴 하겠으나 이런 식의 대응은 설득력이 없다. 한·미동맹 약화를 막으려면 양국 외교당국자의 발언 하나하나에 정교함이 필요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대미협상 오류 점검? … 통일안보라인 갈등?

    청와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을 놓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이종석 차장 등을 대상으로 ‘점검’을 벌인 것으로 17일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이런 점검은 전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사실상’ 조사로 해석된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조사가 아닌 점검”이라고 설명하지만 다른 핵심관계자들은 “조사가 맞다.”고 말한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한 협상팀이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해 놓고 번복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국정상황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따라 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점검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정 장관 주재로 문재인 민정수석, 천호선 국정상황실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 차장 등에게 질문하고, 이 차장이 답변하는 청문회 형식의 점검활동이 4월 6일과 15일 두차례 열렸다. 점검 기간은 모두 한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대변인은 “점검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래서 점검결과에 따른 문책이나 조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미군을 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유연성있게 재배치한다는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 주한미군을 빼갈 수 있다는 얘기여서 노 대통령은 지난 3월 8일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청와대가 점검을 벌인 것은 이 차장이 미국과 협상과정에서는 전략적 유연성 전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뒤늦게 이를 번복했느냐는 부분이다. 청와대가 조사를 벌이던 당시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논란은 물론이고 방위분담금 감액에 대한 주한미군의 반발, 전쟁예비물자(WRSA-K) 폐기, 작전계획 5029 논란, 자이툰부대 감축설 등으로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로 해석되는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던 시점이다. 따라서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도 점검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안은 한개가 될 수도 있고 3∼4개가 될 수 있다. 모든 게 연관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점검범위는 청와대의 공식 설명과 달리 노 대통령에게 부실 보고를 했는지, 대미 협상과정의 오류가 있었는지를 포함해 정책결정 전반에 걸쳐 이뤄졌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조사가 참여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파워게임에서 빚어졌다는 관측도 있다.NSC가 이종석 차장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얘기다. 한 소식통은 “NSC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 개인에 의해 운영된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업무처리 과정에서 점검을 받았던 이 차장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박정현 구혜영기자 jhpark@seoul.co.kr
  • 北핵실험 준비설 韓·美 시각차 여전

    북한의 핵 실험설을 놓고 한·미 양국 당국자가 전혀 다른 얘기를 하면서 미묘한 시각차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북한 핵 실험설을 비중있게 제기한 미 당국자의 언급이 남북 당국간 회담이 10개월만에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나오자 우리 정부는 발언 배경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워싱턴 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이 핵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모종의 증거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당신이 갖고 있는 최고의 정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어떤 증거를 봤다.”며 “우리는 그에 대해 동맹국들과 의논했다.”고 말했다. 그 증거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美 “핵실험 준비일지 모를 증거 봤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북한 핵 실험설은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익명으로 인용한 것이었다. 미 행정부 인사가 신분을 드러내며 북한 핵 실험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특히 익명에 의한 핵 실험설이 사실상 근거 없는 것으로 정리되어가는 마당에 미 백악관 주요 인사가 불씨를 다시 지피고 나섬에 따라 미측이 별도의 단서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측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외교부 “새로운 상황 포착된 것 없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들리 보좌관의 발언은 하나의 극단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현 시점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설득력이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의 핵 실험설이 제기된 이후 한·미간에 긴밀히 정보 교류를 해오고 있으나 새로운 상황이 포착된 것은 없다.”며 “이 시점에서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방한 중인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이 다른 옵션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다른 선택’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국방부 첫 대학생 초청 간담회

    윤광웅 국방장관은 11일 서울과 지방의 대학생 50여명을 국방부로 초청, 참여정부의 국방정책과 안보관련 현안 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서울대와 고려대, 서울여대, 충남대 등 전국 22개 대학 남녀 대학생들은 사상 처음으로 국방부 청사에서 이뤄진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북한 핵문제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 문제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윤 장관은 “2년 전 비상기획위원장 재직시 대학생들을 초청해 안보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은 학생도 있었고, 정부 정책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간담회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생들은 먼저 한·미동맹 관계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놨다. 서울대 법학과 신수빈 학생은 중국-타이완, 중국-일본 간 분쟁시 주한미군이 한국의 동의없이 투입될 가능성은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윤 장관은 “주한미군의 기본임무이자 주임무는 대북 전쟁억제에 있으며, 러포트 연합사령관도 이를 여러차례 공개 설명했다.”며 “유사시 한반도를 방어하고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한·미간 공통된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학생들은 북한의 전쟁 도발시 한국군이 단독으로 이를 격퇴할 능력이 있는지 등 까다로운 질문도 스스럼없이 던지기도 했다. 숙명여대 정외과 강나빌레라 학생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우리 군의 대비책은 없느냐.”고 묻자, 윤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에 대응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핵우산도 강력한 억지력이다.”고 답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지하 핵폭발 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북핵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북핵 위기가 재현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최선(외교적 해결)부터 최악(전쟁)의 상황을 모두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되거나 모순된 예측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제시한 큰 흐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북핵 위기 상황도 대부분이 기존의 시나리오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아시아정책연구소(NBR)의 특별 연구과제로 발표한 ‘6개의 북핵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핵 실험을 하나의 가정으로 제시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지하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유화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생겨 동맹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봉쇄와 고립정책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은 북한이 1년 안에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브라운 부회장은 주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 시나리오를 브리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브라운은 핵 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 서로 선제공격한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개의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은 북한이 작은 핵 장비를 국제 테러단체에 비밀리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에버스타트는 가정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을 개시하기 불과 몇분 전에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미군은 핵 장비를 실은 선박과 항구를 파괴하고, 북한은 서울과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보복포격을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버스타트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감행된 미국의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일 동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미국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과 테러조직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계획할 때 ▲생물무기 공격을 기도할 때 ▲대량살상 무기가 저장된 지하거점을 공격할 때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최신 미군 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용산 미8군 기지에 수백발의 포탄을 집중 투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예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김명철(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 박사는 최근 저서에서 “미군이 선제공격을 독점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 본토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현상유지 가능성도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미국은 북한에 경제·외교·안보적 혜택이라는 대가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구히 제거하는 ‘윈·윈’ 방안을 제시했다.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비확산센터는 지난 2003년 발표한 ‘북한의 핵 의도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정권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내부의 문제 때문에 결정적인 대결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만성화된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년간 600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한반도 상공에 ‘2차 한국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말씀할 것 같다. “나의 첫번째 소원은 전쟁방지요, 두번째·세번째 소원도 완전한 전쟁방지다.” 한반도 전쟁 발발을 막는 일은 절대명제다. 비핵화가 중요하지만 수십만, 수백만명의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쟁방지를 최고가치로 확고히 올려놓으면 북한핵을 풀어가는 수순은 비교적 단순해진다. 북핵이 쟁점화된 후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까지 3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세 정권 모두 민족협력을 앞세웠다.YS는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는, 당시로선 엄청난 말을 했다.DJ는 줄곧 대북 포용노선을 견지했다. 노무현 정부는 좌파적이라는 시선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세 정권은 핵에 관해 북한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 북한은 YS정권이 출범하자마자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DJ는 취임 첫해 북한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 파문을 겪었다. 노 대통령 집권 후 상황은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던 YS때보다 심각하다. 북한은 지난 2월 핵무기 보유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 북한에게 핵은 남한 정권과의 담판거리가 아니다. 미국이 김정일체제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공포에 남한 정권이 진보든, 보수든 안중에 없다. 따라서 남측의 선택폭은 극히 좁다. 민주적 협의절차를 가진 미국을 우선 설득하는 편이 그래도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지금 북핵을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북핵은 안보리에서 해결되지 못한다.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으면 경제제재도 어렵다. 기껏해야 의장성명 정도가 나올 것이다. 수개월 이상을 그러는 동안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이 유엔틀 밖의 군사행동으로 북핵을 저지할지 선택이 남게 된다. 1994년 북핵위기때도 그랬다. 유엔 제재가 여의치 않자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제한폭격하는 도상연습까지 했다. 당시 YS정부는 남한을 따돌리는 북한이 미웠다. 그러나 전쟁은 막아야 했다.YS정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설과 미국 스스로 철회했다는 설이 혼재하지만 북폭은 실천되지 않았다. 경수로건설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북·미수교까지 하자는 제네바협정이 타결됨으로써 위기는 진정됐다. 전쟁방지라는 대전제를 깔면 패키지 딜을 통한 제2의 제네바협정이 지금도 해답이다. 미국이 1994년 협정보다 진전되고, 실천력 있는 대북제안을 내놓고 6자회담을 통해 관련국이 동참할 때 북핵은 풀린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라도 ‘대담한 대북 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북아균형자니, 뭐니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수사(修辭)보다는 통사정이 효율적일 수 있다.7000만 생명이 달렸는데, 자존심을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은 어제 회담을 갖고 북·미에 대한 양비론의 일단을 표출했다. 미국을 달래도 시원찮을 판에 또 오해를 부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미국에 ‘대담한 제안’을 요구하고, 북한판 마셜플랜을 거론했다. 경제지원, 불가침약속, 북·미수교, 북·일수교 등과 북한의 핵동결 및 폐기를 단계적으로 맞춰나가는 협상안에 반대할 국내 정치세력은 별로 없다. 정부는 대북 온건·강경을 넘나드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의 주된 외교상대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노력했는데 안 된다.”고 하지 말고, 그야말로 대미 총력외교에 나서야 한다.8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과 새달로 예정된 한·미,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다른 국정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만사휴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균형자 시도? ‘북핵’ 줄타기 곡예?

    |교토 김상연특파원|6일 오전 9시30분 일본 교토의 다카라가이케 프린스호텔 콘퍼런스룸.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위해 들어선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한국 기자들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묻지도 않았는데, 대뜸 이런 얘기를 꺼냈다.“중대국면 언급을 확대해석하지는 말라.6자회담이 1년이나 지연되고 있고 미사일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중대국면이라고 느끼는 분위기를 전한 것뿐이다.” 지난 4일 “북핵 문제가 중대국면을 맞고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상당수 언론에 비중있게 보도된 데 대한 일종의 해명이었다. 그는 이렇게 지나간 얘기를 굳이 끄집어내면서 “특별한 긴장 같은 것을 조성하기 위한 말이 아니었으니 그렇게 해석하지 말라. 너무 위기인 것처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반 장관으로서는 북핵과 관련, 강성 발언을 하면 곧바로 ‘위기상황’으로 해석돼 버리는 국면이 편치 않은 난관임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남북한과 미·중·일·러 등 동맹과 적대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구도는 이처럼 북·미의 가운데에 낀 주체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줄타기 곡예’로 내모는 것 같다. 이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 내용도 줄타기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양국이 북·미간 상호비방을 우려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즉각 “한·미 동맹관계가 엄연한 현실에서 우리나라가 북한과 미국의 태도를 동등한 잣대로 싸잡아 비판한 것은 간과할 수 없는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북·미 사이에서 등거리를 유지하면서 본격적으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으로까지 연결됐다. 이에 박준우 외교부 아·태국장은 “원론적으로 현 상황 걱정을 했다는 얘기일 뿐이니, 그렇게 확대해석하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중국이 회담에서 북한의 추가적 상황 악화조치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는 소식 역시 논란을 불렀다. 중국과 혈맹관계인 북한으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대북 압박에 동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것도 그래서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핵과 관련,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반 장관은 마치무라 외상이 불쑥 유엔 안보리 회부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던지는 바람에 황급히 일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carlos@seoul.co.kr
  • [데스크시각] 빛을 감추고 힘은 길러야/구본영 정치부장

    어린이날인 5일, 푸르러가는 5월의 하늘을 보며 지난 4월 중순 제주도의 짙푸른 봄 바다를 새삼 떠올린다. 성산포의 유채꽃과 눈이 시리게 맑은 물은 보름도 더 지난 지금도 눈시울에 찍혀있다.‘상생정치와 언론’이라는 주제로 열린 관훈클럽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기억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풍광보다 더 선연하게 뇌리에 남아 있는 화두가 있다.“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상생(相生)이란 가당치 않다.”는 원로 언론인들의 빗발치는 이의제기였다. 세미나 분위기야 시종 화기애애했다. 주제발표를 한 정세균, 강재섭 두 여야 원내대표는 워낙 우리 정치판에서 합리적이고 유연한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어차피 다툴 수밖에 없는 여야 관계라면 페어플레이 속에서 상쟁(相爭)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다수 참석자들의 속마음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갖가지 정쟁과 입씨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편 이후의 날선 공방이 대표적이다. 동북아 균형자론에 비판적인 이들은 “중·일 대결이나 미·중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중재역을 맡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현실성을 지적한다. 한·미·일의 남방3각과 북·중·러의 북방3각이라는 냉전구도에서 탈피하려는 취지도 한·미 동맹의 포기나, 반미로 비쳐질 경우 또 다른 화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남북통일 문제 등에서 한국 편에 설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게도 놓치고 구럭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같은 비판이 꼬리를 물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이 동북아 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공식 해명하고 나섰다. 중·미간이 아닌, 중·일 분쟁시 중재역을 하겠다는 취지였다.“동북아 균형자론은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중견국가의 위상에 맞는 ‘평화의 균형자역’을 맡겠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 역량 등 이른바 ‘소프트파워’(연성국력)를 통해 추구하겠다는 부연설명이었다. NSC의 복잡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기자는 동북아 균형자론이 결국엔 한국이 지향해야 할 큰 비전일 수 있다고 본다. 언젠가는 강대국들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판 자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그 비전이 공허한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만한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얼마전 원로인 강원룡 목사도 동북아 균형자론은 통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고언했다. 역사 속에서도 국제 관계에서 외교적 슬로건에 앞서 내실을 다지고 국력을 키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이 오늘의 미국에 비견될 초강대국격이던 시절 명·청 교체기를 맞자 조선에선 청에 대한 화친론과 주전론이 맞섰지만 어느 길도 자의로 선택할 수 없었다. 끝내 주전론을 고집했다면 사직과 백성의 공멸을 뜻하는 옥쇄외에 달리 길이 없었을 터였다. 마지못해 택한 화친론도 인조가 청태종을 향해 얼어붙은 맨땅에 머리를 찧는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절을 하고 머리를 땅에 세번 부딪기를 세번 반복)’하는, 삼전도의 치욕으로 이어진다. 중국 여성의 전통 의상 중 치파오(旗袍)가 있다. 허리 아래로 옆이 터져 허벅지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아름답지만 퍽 도발적인 옷이다.1972년 죽의 장막을 헤치고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았을 때다. 누군가 부인 패티 여사에게 치파오를 본 소감을 묻자 이렇게 응수했다.“중국 인구가 이렇게 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고. 패티 여사, 아니 미국은 당시 이미 인구 10억이 넘는 ‘공룡’ 중국의 잠재력을 예감했던 셈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대외전략, 즉 ‘도광양회’(光養晦)정책을 선택, 힘을 대외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현 시점에선 주변국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동북아의 균형자’가 아닌 ‘평화의 중재자’정도의 겸손한 수사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에 앞서 집권 3년차인 청와대가 해야 할 더 시급한 과제는 여야간, 세대간, 계층간 이해다툼을 조정하는 ‘내치의 균형자’를 자임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우리의 단합된 힘부터 길러야 평화의 중재자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병력감축· 합참강화 佛式 국방개혁 법제화

    병력감축· 합참강화 佛式 국방개혁 법제화

    국방부가 28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5년 업무보고’의 가장 큰 줄기는 국방 개혁이고, 국방 개혁의 키워드는 ‘법제화’로 요약된다. 대통령이나 장관의 선언적인 정책 결정만으로는 국방개혁 추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이날 국방부 국방개혁 법제화와 진급제도 개선, 대민 갈등관리 역량 강화 등이 혁신과제로 보고됐다. 먼저 국방개혁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입법(立法)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추진 중인 국방부 본부 문민화와 합동참모본부의 기능 강화 방안을 개혁법안에 담겠다는 의지다. 또 육·해·공군 균형 발전 방안, 군 구조 개선 및 병력 감축(적정 병력 규모)은 물론 현역과 군무원 비율 등까지도 명문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그동안 모든 정권이 국방개혁에 매달렸으나, 중도에 중단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참여정부는 향후 10∼15년을 내다보며, 다음 정부도 이어갈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국방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벤치마킹했다는 프랑스식 국방개혁의 요체도 국민적인 합의에 따라 법을 토대로 국방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지, 프랑스의 국방개혁 내용을 원용한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독일 등 다른 선진국도 국방개혁을 법에 기초해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프랑스의 국방개혁을 첫 언급한 노 대통령에 대한 국방부의 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도 있다. 국방부는 올 가을 장성 정기인사에 민간인을 심사위원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역 군인에 대한 진급 심사에 민간인이 나선다면 창군 이래 초유의 일이다. 윤 장관은 “현재는 장성진급 심사 때 구성되는 국방부의 인사제청심사위원회가 모두 현역이지만, 앞으로는 일반직도 들어가도록 제청위 구성에 변화를 주려 한다.”며 “미국에서는 의회까지도 나선다.”고 말했다. 진급 심사에서 떨어진 이들이 법적으로 군사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각 군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도 만들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한·미 연합 전쟁억제 태세 유지와 최전방 부대의 과학화 감시장비 보강 등을 통해 전방의 군사 대비태세를 확립하고, 한·미 군사동맹 발전을 통해 미래지향적 방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참여정부 기간 내 GDP(국내총생산)의 2.7%까지 연차적으로 확보하고, 전력증강 위주의 국방비 배분원칙도 지켜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군 과거사 진상규명에 민간인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으며, 노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고 깊은 관심을 보였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홍석현대사 “韓美 정상회담 이르면 6월에”

    홍석현대사 “韓美 정상회담 이르면 6월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6월쯤 미국을 방문,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 문제와 한·미 동맹 재조정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실무적 방문의 성격으로 특별한 의전 없이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현 주미대사는 27일(현지시간) “한·미 양국이 모두 올해 초부터 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고 인식, 심도있게 진행해온 협의에 많은 진전을 봤다.”고 발표했다. 홍 대사는 회담 장소와 날짜에 대해서는 “머지 않은 시일 내 한·미 양국에서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장소와 관련, 홍 대사는 “의미있고, 시간을 갖고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해,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이나 캠프 데이비드 별장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부시 대통령의 일정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도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잭 크라우치 백악관 NSC 부보좌관과 만나 양국간 정상회담에 관해 협의했다고 밝히고 “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며, 시기는 5월은 이르고 가을 이전”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년 가까이 중단된 채 북한은 핵개발을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열리게 돼 북핵 문제 해결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하기 시작해 양국 정상의 합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종석 차장은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도 우리와 협의한 결과”라면서 “일단 6자회담이 열리면 한국이 적극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오는 9월의 유엔 총회와 11월의 부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에도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dawn@seoul.co.kr
  • [사설] 프랑스식 국방개혁과 균형자론

    국방부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보고했다. 프랑스처럼 징병제의 모병제 전환과 군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한다는 추측이 나오자 청와대와 국방부는 “법제화를 통해 국방개혁을 진행했던 프로세스를 본받자는 취지”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동북아균형자론처럼 성급하게 말의 성찬을 늘어놓다가 자꾸 추가설명을 하는 모양이 우려스럽다. 프랑스식 국방개혁론은 지난해 말부터 나왔다. 노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하고 국무회의석상에서 거론한 뒤 국방부가 ‘한건주의식’으로 연구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국방부 해명대로 절차를 벤치마킹하는 정도라면 굳이 프랑스식을 거론하지 않는 게 나았다. 군 주변에서는 참여정부가 군부대 통폐합을 통한 지상군 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하고, 모병제에 앞서 직업군인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냉전이 해소된 유럽에서 프랑스가 과도한 지상군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프랑스는 또 미국의 안보역할을 인정하는 위에 국방개혁을 진행중이다. 그전까지는 드골식 자주국방을 강조했었다. 이와 달리 참여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내세워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북핵 등 냉전기운이 여전하다. 때문에 한국형 국방개혁안이 필요한데, 어느 나라식을 강조하면 오해를 부른다. 특히 과감한 병력감축은 북한이라는 상대를 봐서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하며, 군축회담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성급한 슬로건보다는 내실있는 개혁안이 나와야 국민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추진력을 잃지 않는다.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을 비롯해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나라들을 두루 살펴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장점을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인식되자 중국·일본간 분쟁시 중재역할을 하려는 구상이라고 추가해명한 바 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역량 등 ‘소프트파워’를 통한 평화의 균형자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어려운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균형자론, 프랑스식 국방개혁 등 설익은 화두를 던져 진정한 자주국방과 군개혁을 도리어 늦추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 美 EIA ‘기술 리더상’ 받은 삼성전자 황창규사장

    美 EIA ‘기술 리더상’ 받은 삼성전자 황창규사장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삼성전자의 기업혼과 장영주의 예술혼이 어우러져 워싱턴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삼성전자의 황창규 반도체 총괄 사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전자산업협회(EIA)로부터 ‘기술 리더상’을 수상했다.EIA는 1952년부터 매년 전자산업 발전에 기여한 미국인을 시상해 왔으며, 올해 처음으로 선정 대상을 전세계로 확대해 황 사장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황 사장의 수상은 지난 2001년 잠시 침체됐던 세계 IT산업이 모바일과 디지털 소비자시장을 중심으로 재도약할 것을 정확히 예측, 미래형 첨단 반도체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을 이끌어온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역대 EIA 수상자로는 휼렛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모토로라의 봅 갈빈,IBM의 토머스 왓슨 등이 있다. EIA의 데이브 매커디 회장은 워싱턴 국제무역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삼성의 혁신적 제품은 미국 IT산업에 크게 기여했으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두 나라 IT 협력사에 새로운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수상 연설을 통해 “반도체의 빠른 발전이 모바일 디지털 사회로의 이전을 앞당기고 있다.”면서 “미래는 예측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상식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가 축하 특별 연주를 선보였다. 장영주가 20분 동안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집시(Tzigane)’를 화려한 테크닉으로 연주하는 동안 시상식에 참석한 150명의 미국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황 사장과 장영주는 각각 출장과 연주여행 도중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나 이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친구’ 사이가 됐다고 한다. 특히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장영주가 미국, 유럽, 일본에서 쓰는 휴대폰을 따로 들고다니는 것을 본 황 사장이 “삼성 월드폰 하나면 세계에서 다 통한다.”며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상식에는 홍석현 주미대사와 라마르 스미스(텍사스·공화), 찰스 곤살레스 (텍사스·민주) 하원의원, 마이언 커더스 전자엔지니어링 협회(JEDEC) 회장 등 미국과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은 북한 핵 문제와 한·미 동맹관계의 재조정 등으로 한국과 관련한 ‘우울한’ 뉴스만 한동안 양산돼온 워싱턴에 모처럼 밝은 소식을 전했다. dawn@seoul.co.kr
  • 文의장 “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이 기본 축”

    ‘실용정치’를 내걸고 취임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은 25일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북핵 해법 등을 설명하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는 인상이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의 6자회담 거부와 관련,“북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회담 복귀를 촉구한 뒤 “미국이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한 뒤 “정부나 정보기관 등의 정보를 포함해 내가 아는 바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징후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논란 많은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는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할 힘이 있는가라는 비판적 시각을 겨냥한듯 “역내 국가간 대립과 갈등을 화해와 협력으로 전환시키는 ‘평화의 균형자 역할’을 의미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이 기본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6자회담이 중단된 지 꼭 1년을 맞는 오는 6월27일을 앞두고 북한 핵실험 준비설까지 터져나오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원자로 가동 중단 및 폐연료봉 인출 주장에 이어 미국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할 가능성에 대비, 중국측에 이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해달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력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94년의 북핵 위기 상황을 연상케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핵실험준비설의 현실성에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고 있지만 ‘6월 위기설’과 맞물려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공조가 삐걱거리고 한국내에선 당정간에도 엇박자가 나오는 등 허둥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강경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의 전언이 확인됐고, 조너선 그리너트 7함대 사령관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미 7함대를 투입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북한 핵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일, 중·일 사이에 조성된 동북아의 긴장관계도 새로운 변수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북핵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 내 강성 목소리에 힘을 보태주는 형국이다.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위기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와 북한을 움직이는 지렛대인 중국의 잦은 발걸음은 이런 긴장감의 바로미터다. 이번 주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미국을 가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한·중·일을 잇달아 방문한다.6월에 다가갈수록 6자회담 당사국간 회동의 격은 높아지고, 횟수도 잦아질 것같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2일 평양을 방문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달 9일쯤 후진타오 주석과 모스크바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노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6월 정상회담으로 북핵 해법 문제는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측에는 안보리 회부 카드를 꺼내지 않도록 하고, 중국에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최근 독일 방문길에 “북한에 얼굴 붉힐 것은 붉히겠다.”고 한 강성 발언은 미국내 매파의 발언을 잠재우려는 전술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협의 과정에서 한·미 동맹과 공조체계는 흔들거리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원자로 중단에 이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으로 몰고갈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벼랑 끝에서 극적인 타협의 길을 모색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강석주 외교부 1부상은 6자 회담으로 뛰어들 ‘뜀판’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의 성의가 있으면 핵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퇴로를 열어놓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외교부 허둥지둥… 당·정 ‘엇박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0일 내외신 정례 브리핑 도중 멈칫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능수능란하게 일문일답을 진행하던 반 장관은 “오늘 아침 당정 협의회에서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맞는 것이냐.”는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누가 그런 입장을 밝혔느냐.”고 되물었다. 1시간 전에 이미 국회에서 발표된 통일부와 열린우리당간 당정협의 결과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즉각적으로 ‘외교부가 중요 현안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물론 외교부 당국자는 “그때 발표된 것은 협의 결과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측 참석 의원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이더라.”며 ‘외교부 왕따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다음날인 21일 라디오에 출연,“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해, 사실상 전날 당정 협의 결과에 맞춰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때문에 6자회담 주무부처는 명백히 외교부인데도, 현 정권 실세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결정하면 외교부는 그저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당·정간 엇박자는 더욱 심각하다. 지지층을 의식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정부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민감한 외교적 사안에 대해 인기몰이식 언행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당정협의 결과는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했으며, 이후 통일부측은 “안보리 회부 반대는 ‘현 상황에서’를 전제로 얘기한 것”이라며 톤을 낮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을 외교부 실무자와 충분히 논의한 뒤 천명하는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교부가 ‘대통령 말씀’을 뒤늦게 따라가느라 허겁지겁하는 인상이 짙다. 실제 김숙 북미국장은 동북아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한참 뒤에야 미국에 가서 우리 진의를 설명하느라 분주했고,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거의 한 달 뒤인 지난 18일에야 “미국 정부는 우리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전문가들이 보는 북핵해법 최근 급변하는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6자회담에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 병행 의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고 이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압력’ 외교전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남한측이 좀더 파격적인 제안을 시도하는 것이 북핵 해법의 방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음은 북핵문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북한의 입장과 북핵문제의 해법이다. ●송민순 외교부차관보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다 같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혼자 떨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회담장에 조속히 나와 얻을 수 있는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유엔 안보리 상정은 미국측이 제의했거나 우리가 검토한 적이 없다. 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6월은 3차 6자회담 1년이 되는 심리적인 시기이다. 북한이 회담을 지연시키고 전망도 보이지 않아 참가국들간에는 이런 상태가 무한정 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물컵에 물을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목적하는 양의) 물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물컵을 바꾼다. ●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 중국과 북한은 활발한 물밑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참석을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북한 군부측의 박재경 대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과 정부측 대표자에 이어 군부측 고위 인사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6자회담 참석을 위한 정치적 협상차원이라고 전망된다. 다음달 말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6자회담 참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이 성사돼 북한이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성과는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파동 당시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그때에 비해 지금은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반대하고 있고 6자회담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대북지원 강도가 세져 미국이 쉽게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곤란한 처지라는 점이다. 남북 당국의 대화채널이 막혀 있는 데다 북한에 제안할 카드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이 6자회담 관련국을 움직이기 힘든 만큼 총리급회담 등 국정 최고급 회담을 제안하는 등 돌파구가 필요하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6자회담을 거치면서 북미 사이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북한은 핵 동결에 상응해서 에너지·경제원조 형식의 보상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미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3차 6자회담 직전 미국은 완전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북한의 핵 동결시 북한에 보상해주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완화했다. 이런 입장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향후 6자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만약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 문제를 안보리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절차가 시작되면 의장성명에서부터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북핵문제가 안보리가 간다면 북한으로서는 견디기 힘들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 상정을 병행하는 차원의 전술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도 유엔 안보리 상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미 對北 시각차”

    리언 J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한·미 동맹 ‘이상설’과 관련,“한·미 동맹관계가 균열되거나 약화하지는 않았다.”며 이를 부인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그러나 “미국은 북한을 교화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지만, 한국은 북한을 포용하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말해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한·미간의 시각차가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한국국제정치학회 등 국내 정치 관련 학회 및 비정부기구 관련 교수 등 20여명을 서울 용산 주한미군사령부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황장엽씨“동북아균형자론 한미동맹 무시한 황당한 발상”

    황장엽씨“동북아균형자론 한미동맹 무시한 황당한 발상”

    한나라당이 21일 최근 위기국면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이는 북핵 문제와 한·미 갈등설 등을 정치 쟁점화할 뜻을 분명히 해 귀추가 주목된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초청해 2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한나라 포럼’은 그 ‘예고편’인 셈이었다. 황씨는 이날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한·미 동맹을 고려하지 않은 황당한 발상”이라고 맹비난했다. 황씨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핵 소유를 비판할 게 아니라 핵을 소유한 주인, 즉 김정일의 성격을 봐야 한다.”면서 “김정일 정권을 제거해야 북한 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북한 체제 붕괴는 중국과의 동맹관계를 끊어야 가능한데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중국처럼 시장개방을 통해 개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 대표, 박희태 부의장, 이규택·이강두·김영선 최고위원, 박진·박세환 의원 등 당직자 300여명이 참석, 황씨의 강연을 경청했다. 강 원내대표는 황씨의 강연 뒤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 가동을 중단, 핵 연료봉 제거작업에 돌입하고, 미국이 안보리에 회부키로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북핵 문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차원에서 북핵 청문회라도 해서 정부의 방침이 무엇인지 추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실무진들에게 북핵 청문회 추진 검토를 지시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도 “북핵 문제는 물론이고 6자회담, 대북 제재문제 등 국가 안보에 관한 중대 현안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하는 말이 다르고, 정부 안에서도 청와대와 통일부·외교통상부의 얘기가 제각각”이라며 “이 정부의 대북 정책이 머리와 팔·다리가 제각기 따로 노는 것처럼 보여 걱정스럽기 그지없다.”고 가세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과 미국/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중장기 대외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은 동북아 안보구도와 관련국들의 동북아 전략 및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변화는 바로 한국의 안보전략을 제약하는 여건으로 환류될 것이므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먼저 중국과 북한은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관계의 이완으로 이를 반기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우호협력자로 여기다가, 과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우경화 추진과 재무장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보게 되었다. 이는 정부가 이미 예상했던 바일 것이다. 문제는, 동북아 지역 밖에 있지만 사실상 동북아의 안정자 및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온 미국의 반응에 있다. 참여정부의 기본 취지는 일본의 우경·재무장을 견제하고 중·일 대립을 적극 중재한다는 것이지만, 현재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을 권장하여 중국의 팽창을 공동 봉쇄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균형자론이 자칫 반미노선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 유지를 병행한다고 하지만 미국 측에서 보면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 억제와 중국 견제로 기능할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은 순수한 한·일 갈등에서는 중립을 취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일본을 견제하고자 중국과 연합할 경우 한·미동맹을 고려해 중립을 지키기보다는 일본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현재 한국과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갖고 있지만 통일문제에 대한 이해는 상이하며, 중국은 한국을 보호할 의지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동북아 안보를 주도해 온 미국이 우방이므로 우리가 원하는 한 계속 동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면 오산이다. 미국은 상수가 아니라 주요 독립변수이고, 미국의 외교적 수사와 실제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도 한·미동맹이 유용하므로 일정 한도에서는 관망하겠지만 한국이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 수호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할 경우, 예측 불가능한 차원의 전략적 공세를 가해올 수 있다. 미국은 우리가 1997년 IMF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미 동맹국 보호보다는 자국 이익 극대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북핵문제를 보아도 물론 북한이 정권유지 전략과 모험주의로 한민족 전체를 위험에 내몬 책임이 크지만, 미국 역시 국익을 위해 동북아 평화를 경시하여 왔다. 부시 행정부는 남북경협 활성화와 고이즈미 방북으로 동북아에 화해 질서가 무르익어 가는 상황에서 으뜸패로 북핵문제를 들고 나와 동북아에 대한 통제력을 재구축했다. 또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거부하고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여 북한의 핵보유를 자초하고도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적대정책의 포기만 선언해주면 북한을 협상의 틀 속에서 압박할 수 있고, 조건부 체제보장을 해준 뒤 약속 불이행시 당당히 제재할 수도 있는데, 우라늄 고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도 공개하지 않은 채 북한만 나무란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 대화를 통한 화해와 통합보다는 미사일 방어계획 추진의 명분을 얻기 위한 긴장 유지나 군사적 우위에 입각한 자국의 패권 유지를 우선시함을 보여준다. 더구나 부시 행정부는 그릇된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를 군사 공격하였고 그 결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우리의 머리 위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략을 구상하며 우리를 압도할 수 있는 다양하고 강력한 정책 수단을 전개해 왔다. 특히 미국은 매년 1조달러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난국 돌파를 위해 특단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은 탈피하되 미국을 무서운 국가로 간주하여 신중히 대해야 한다. 지혜와 끈기로 미국을 설득하여 한·미 우호관계를 기반으로 한 국가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균형자론이 미·중 대립이 아니라 중·일 갈등의 중재를 겨냥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동북아 어느 국가도 오해하지 않도록 명분을 보다 명확히 내세워야 한다. ‘균형자’라는 용어보다는 ‘평화 중재자’등 매력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부의 대미 설득 역량에 새로운 국가전략의 성패가 달려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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