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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미얀마 경협 산단 본궤도

    LH, 미얀마 경협 산단 본궤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해외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LH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추진하는 산업단지인 ‘한·미얀마 경제협력 산단’(KMIC) 사업을 24일 착공하고 본격적으로 단지 조성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LH는 이날 미얀마 양곤 KMIC 현장에서 박복영 신남방정책특별위원장, 이상화 주미얀마대사, 우 따웅 툰 미얀마 대외투자부 장관, 우 쪼린 미얀마 건설부 차관, 우 표 민 떼인 양곤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을 가졌다. KMIC는 미얀마 수도 양곤에서 북쪽으로 10㎞ 떨어진 야웅니핀 지역에 225만㎡로 조성된다. LH가 40%, 미얀마 정부가 40%, 글로벌세아㈜가 20%를 출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LH는 인도네시아에서 400만㎡ 규모의 복합 산단을 조성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50만㎡ ‘연해주 한러 경제협력 산업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한반도 정세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우려

    한반도 정세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강화 우려

    北, 바이든 강경정책 땐 중러와 ‘제휴’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22일 군용기 총 19대를 무더기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시키며 연합훈련을 하는 등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도 미중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북아에서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 국방부는 22일 양국 공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2차 연합 공중 전략 훈련을 했다며 제3자를 겨냥한 훈련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이 이달 들어 한반도와 남중국해 상공에 수차례 정찰기를 띄우고, 동해 상공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출격시켜 일본과 연합훈련을 한 데 따라 중러가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다. 중러 외교장관은 같은 날 전화통화에서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조했다. 중러 군용기의 KADIZ 진입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은 최근의 도발적 공군 훈련에 대해 우리의 동맹인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3일 전했다. 미국은 이날 B1B 전략폭격기 2대와 KC135R 공중급유기 1대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남중국해 상공으로 출격시켰다. 중러는 최근 들어 한미·미일 연합훈련 전후로 군용기를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 진입시키며 한미일 삼국을 동시 압박해 왔다. 이에 동맹 중시를 표방한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려 한다면 중러가 삼국을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은 한국이 반중 전선에 참여하지 않는 한 한국과 대립하려 하지 않겠지만 이번 KADIZ 진입처럼 미국에 경도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중 외교차관은 23일 화상회의를 하고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등 상호 민감하게 여겨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전날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이다.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유화적으로 나온다면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며 중러와의 관계는 현상 유지 수준에서 관리하려 하겠지만,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태도를 취한다면 중러와 밀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협상할 만한 상대인지 관망하다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설지, 중러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지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 의사당 ‘노예제 옹호’ 리 장군 동상 110년 만에 철거

    美 의사당 ‘노예제 옹호’ 리 장군 동상 110년 만에 철거

    미국에서 과거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군의 사령관 로버트 리(1807~1870)의 동상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철거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의사당 건물 안에 1909년부터 110년 넘게 서 있던 리 장군의 동상이 이날 새벽 3시쯤 철거됐다고 밝혔다. 의사당에는 50개 주에서 2명씩 고른 인사의 동상이 서 있는데 리 장군은 미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함께 버지니아주를 대표하는 동상이었다. 이번 철거는 민주당 소속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가 주의회 산하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요청한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노예제 존속을 위해 싸웠던 인사가 다양성이 추구되는 현시점에는 주를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지는 사건으로 인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남부연합군을 이끈 장군들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동상 철거를 요구한 제니퍼 웩스턴 하원의원 등은 성명을 내고 “역사적이자 한참 전에 이뤄졌어야 할 순간”이라면서 “리 장군 동상은 분열과 압제, 인종주의 유산으로 미국 역사의 어두운 시대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 장군의 동상이 서 있던 자리에는 1951년 당시 16세로 흑인 학생에 대한 처우를 문제 삼으며 시위에 나섰던 바버라 존스의 동상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존스의 사건은 흑인과 백인의 분리교육을 금지한 미 연방대법원의 유명한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中, CIA 동선 꿰고있다” 치열한 미중 ‘첩보전쟁’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들 두 나라의 ‘첩보전쟁’이 ‘무역전쟁’보다 더욱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정보당국이 세계 각국에서 벌이는 스파이 활동을 중국이 은밀히 지켜보는 상황이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미국 등에서 모은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21일(현지시간) 전직 고위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2013년쯤부터 중국이 불법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의 동선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에 따르면 CIA 직원이 유럽이나 아프리카의 특정 국가의 여권 심사대를 통과하면 신기하게도 중국 정보당국의 원격 감시망이 즉시 가동됐다. 중국의 활동은 CIA의 첨단 기술로만 감지될 만큼 은밀하게 이뤄졌지만, 때로는 일부러 감시 사실을 알리려는 듯 대놓고 드러내기도 했다. ‘우리가 다 보고 있으니 이번 임무는 포기하고 돌아가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CIA는 아프리카에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에 참여하는 중국인을 정보원으로 포섭했는데, 베이징은 이를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다. 중국인 첩보원을 역이용해 CIA 내부를 추적하려는 의도다.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담당자는 “중국이 오랫동안 미국 고위층의 인사 기록과 여행·건강 정보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정보를 축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정부는 2012년 초 전·현직 공무원 2150만명과 배우자의 건강, 거주, 고용, 지문 및 재정 관련 빅데이터를 해킹당했다. 중국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윌리엄 에바니아 미 국가방첩안보센터 국장은 “중국은 합법과 불법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 세계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국가”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을 감시하기 시작한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앞서 중국은 2011년쯤 CIA가 중국 군부에 침투해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CIA는 인민해방군 장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다. 이들의 자녀가 외국 명문대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중국 최고지도부는 공산당 내 부정부패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격분했다. CIA의 중국 정보원 수십명이 체포됐고, 일부는 사망했다. 이 무렵부터 중국도 미국에 대한 반격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포린폴리시 보도에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폭스비즈니스 등은 해당 기사를 인용하며 ‘중국의 위협’에 격분했다. 하지만 미국은 2013년 전직 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NSA가 전 세계를 상대로 도청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실이 발각됐다. 첩보 활동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국가다. 국제사회에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중국의 활동만 잘못됐다고 몰아붙이는 태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외교안보연구소 “바이든, 북미 대화 나설듯”

    외교안보연구소 “바이든, 북미 대화 나설듯”

    국책硏, 2021 국제정세 전망“대화 재개, 합의는 어려울 듯”코로나19 완화 후 남북 교류美, 아시아에 전략적 우선순위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조기에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뒤 북미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22일 ‘2021 국제정세전망’ 발간을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런 내용의 북미 관계 전망을 소개했다. 연구소는 북한이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관리에 집중하면서 당분한 핵·미사일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의 대응을 관망할 것으로 봤다. 이어 미국은 내년 후반기, 단계적 비핵화 전략에 따라 1단계 비핵화 협상에 나서겠지만 상호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연내 북핵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야 개선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북한이 다음달 제8차 노동당대회를 기점으로 대내 정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장기적으로 전세계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완만해지고 바이든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의지를 보이면 남북관계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바이든 정부가 아시아에 높은 전략적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군사·외교·경제적 관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 대해 경쟁적인 정책을 추진하면서 동맹국들과 다자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배타적 민족주의, 안보 포퓰리즘, 지정학적 정치 부활 등 세계 질서의 불안 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면서 “북·중·러와 한·미·일 진영간 대치 구도가 부활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포토] ‘코로나19 예방’ 비닐 텐트 설치한 미 식당

    [포토] ‘코로나19 예방’ 비닐 텐트 설치한 미 식당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상인 가운데 1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식당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설치한 비닐 텐트 안에서 고객들이 식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일주일 새 151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러스트벨트의 딸, 봉건·마초사회에 ‘진보’를 던지다

    美 오하이오주 밀레니얼 세대인 저자대학생 때 성폭행당한 뒤 양극성 장애제철소서 3년 일하며 페미니즘 도전트럼프 지지 아버지에게 반기 들지만 일터·가족·인간에 대한 따스한 시선도 한 남자가 물었다. “클리블랜드에선 뭐가 나나요?” 한 여자가 답했다. “실패요.” 미국의 젊은 여자 둘과 남자 둘이 미팅 자리에서 벌인 대화 중 일부다. 미국의 러스트벨트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를 젊은 세대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화다. 이 대화에서 냉소적인 답변을 내놓은 여자가 ‘러스트벨트의 밤과 낮’의 저자다. 러스트벨트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제조업이 발달한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이다. 한때 호황을 구가하다 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미 대선에서 뜨거운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한 번은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에 앉힌 힐빌리(가난한 백인 노동자층)의 역설로, 또 한 번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던 트럼프에게 분명한 패배를 인식시킨 곳으로. 먼저 저자의 이력부터 살피자. 그래야 책의 흐름을 이해하기 쉽다. 저자는 오하이오주 북부 클리블랜드가 고향인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가톨릭 재단의 대학에서 공부하다 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삶의 행로가 확 바뀌었다. 저자는 사건 이후 양극성 장애라는 정신질환을 갖게 됐고, 학업은 포기한 채 마초들이 우글대는 제철소에 취직해 희망을 돈과 맞바꾼 세월을 보낸다. 책은 제철소에서 보낸 3년간의 이야기가 뼈대다. 여기에 성폭행 사건과 가족, 사랑, 학업 등의 이야기들을 씨줄날줄로 보탰다.제철소의 여성 노동자 하면 언뜻 페미니스트 여전사의 이미지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자라고 못할 건 없어’라는 식의 교훈이 담긴 책으로만 읽혀서는 안 될 듯하다. 그보다는 자신이 살아내야 한다고 믿는 바른 길을 찾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이 과정에서 봉건과 마초, 양성 평등 등 제자리를 찾아줘야 할 이념적 지평들이 따라붙는 것이다. 이처럼 책을 한 인격체의 성장 과정이 담긴 회고록이라 규정한다면, 아마도 하이라이트는 저자와 가족들의 저녁 식사 자리가 아닐까 싶다. 아버지는 트럼프의 편가르기와 이간질에 넘어간 전형적인 백인 남성이다. 원래부터 마초 성향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사업 실패 등의 늪에 빠져 있을 때 귓가에 들려온 트럼프의 부추김 탓에 더 강경한 공화당원이 됐다. 엄마 역시 상대적으로 유연한 편일 뿐, 가급적 딸이 불편한 순간을 만들지 않기만을 내심 바라는 여성이다. 이 자리에서 저자는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다. “딸이 성폭행당했는데 어떻게 트럼프 같은 자를 지지할 수 있어?” 자신의 딸이 성폭행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데도, 어떻게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여성의 성기를 만질 수 있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사람을 지지할 수 있느냐는 뜻이다. 한 가정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이다. 저자는 이제 제철소에서도 금기어로 통하는 페미니즘, 진보 등의 단어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책엔 여성을 공격하는 여성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저자는 제철소를 “미국을 건설한 세대와 그들을 계승해야 할 세대를 가르는 분계선”이라 차갑게 규정하면서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제철소의 의미와 그 안의 삶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백악관·정부 간부들 “열흘 안에 백신 접종”, 트럼프 “안될 말, 나중에”

    백악관·정부 간부들 “열흘 안에 백신 접종”, 트럼프 “안될 말, 나중에”

     백악관과 정부 관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열흘 안에 접종할 계획을 세웠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보도 이후 이를 보류시켰다.  보건당국은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의 우선 접종대상은 의료인과 노인 같은 고위험군에 국한될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백악관 관리들은 정부의 연속성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름을 슬쩍 집어넣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접종 계획에서는 백악관 관리들을 빼는 것으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늦게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접종 프로그램의 나중 순차에 맞게 될 것”이라고 정리한 뒤 “나도 당분간 접종할 계획이 없다. 하지만 적절한 때 접종하길 바라고 있다”고 적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가장 먼저 관련 보도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에서 일하는 백악관 관리들이 곧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고 스스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접종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등 차기 대통령 인수위 관계자들에게도 백신이 제공될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포괄적인 ‘국가 연속성 정책’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인 2016년에 수립됐다. 그는 “이 정책은 우리가 대유행과 싸우고 국가 번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미국 정부가 중단 없이 필수 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백악관 참모가 백신이 제공되면 맞겠다고 밝혔지만, 일부는 감염된 적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NYT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백신 배포 및 접종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의 핵심 인사들과 3개 정부 부처 일부 관리들이 앞으로 열흘 안에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전역의 145곳에 300만 도즈(15만명 접종 분량)가 배포되는데 첫 접종 계획에 자신들을 포함시켰다는 것이었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행정부와 의회, 사법부 고위 관리들도 대유행이나 재앙적인 비상사태 시 정부의 지속적 운영을 위한 규약에 따라 접종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중의 의심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자신들이 맞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한편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 팀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연말까지 4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미국 전역에 배포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 1억명의 미국인이 면역력을 갖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75∼80%가 면역력을 가져야 한다면서 내년 5∼6월에 이 지점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슬라위는 미국이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응답을 한 미국인이 적지 않은 점을 더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ABC 뉴스에 출연해 일부 미국인의 백신 저항감은 중요한 문제이며 이 공포와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당국자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가 지난 11일 화이자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하는 과정에 백악관이 압력을 가했다는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한 국장에게 전화해 사표를 각오하라는 식으로 압박했다고 보도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한 국장, 그 망할 백신을 내놓아라”고 적기도 했다.  슬라위는 “만약 그런 전화 통화가 있었다면 쓸모없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일부의 트윗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국장은 전날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백신은 FDA의 철저한 기준을 충족했다”며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發 고용충격,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컸다

    코로나發 고용충격,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컸다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인한 고용충격이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는 덜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급증한 일시 휴직자와 실업자 복직이 상당 부분 해소될 때까지 신규 채용이 축소 혹은 연기되면서 고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상용직의 경우 비용 수준이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채용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강할 것”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한은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충격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기간보다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이 더 길었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고용 규모가 회복된 기간은 31개월, 금융위기는 16개월이 걸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용 감소 폭은 102만명(3.7%)으로 금융위기(25만명·1.1%) 때보다 컸고 고용 감소 기간은 2개월로 금융위기(6개월) 때보다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고용충격이 금융위기 때보다 단기간에 더 세게 왔다는 의미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고용이 악화되는 기간에 비해 회복이 상당히 느린 비대칭적 패턴이 금융위기와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며 “이번 고용 감소의 특징은 일시 휴직자가 많이 증가했다는 것이며 이런 사람들이 우선 복직하고 이후에 신규 채용이 살아나는 만큼 고용 회복이 상당히 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치솟는 집값과 불어나는 가계부채 때문에 ‘금융 불균형’ 상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은 데다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고 있어 가계대출이 당분간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경기와 관련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의 회복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2단계 거리두기가 연간 민간소비를 4%, 3단계 거리두기는 17% 정도 줄이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한은은 당분간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면서 발생한 미 달러 약세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평가했다. 박 부총재보는 “과거보다 품질 경쟁력이 좋아졌고 생산시설이 해외로 많이 이전한 데다 코로나19 전개 영향을 받아 (수출에 미치는) 환율의 영향이 과거만큼 크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통일연구원 “남·북·미 관계 내년 5~9월 적기”…北 당대회 1월 1일 예상

    통일연구원 “남·북·미 관계 내년 5~9월 적기”…北 당대회 1월 1일 예상

    내년 5월부터 9월 사이가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이 1월 초로 예정된 8차 당대회에서 내놓을 메시지와 3~4월 한미연합군사훈련 과정에서 각국의 태도가 향후 관계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일 열린 통일연구원 ‘2021년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골든타임은 5∼9월로, 남·북·미가 평화협상을 재개하고 합의를 끌어낼 적기”라며 “이 시기 도쿄 올림픽도 있어 여기서 ‘종전선언’ 또는 ‘평화선언’도 추진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1월 20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롭게 출범한 뒤 북한의 현 상황과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고 새로운 전략을 짜는 데 약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7월에 도쿄올림픽을 한·미·일 외교 교섭의 장으로 염두에 두고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유화 모드를 이끌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대남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비해 홍 실장은 “미 대통령 취임식 전까지 (평화프로세스) 구상에 기초해 미국 정부와 협의해 2021년 늦은 봄까지 미국의 대북정책 초안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무철 박사는 “북한 당대회가 있는 1월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있는 3월이 2021년 남북관계 전개 양상을 결정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이때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고, 한미 양국이 3월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시나리오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정상적인 개최와 대면 접촉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을 전환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3월 한미군사훈련을 중요한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통일연구원은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가 내년 1월 1일이나 2∼5일 사이에 개최될 것으로 예측했다. 신년사 연설의 부담을 덜고 미국을 향해 선제적 메시지를 내는 자리로 활용하기 위해 이 시기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8차 당대회 내용으로 ▲경제·사상사업·사회안전·보안·교육기관·군의 당적 지도체계 및 기구 개편 ▲인민·국가·발전·당 영도를 강조하는 새 전략노선 제시 ▲새 발전계획 제시 ▲핵 독트린 강조 ▲남북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 제의 ▲비사회주의·반부패와의 전쟁 선포 등을 예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미국 뉴욕증시 ‘중국 기업 퇴출’ 현실화

    미국 뉴욕증시 ‘중국 기업 퇴출’ 현실화

    중국 기업들의 미국 뉴욕증시 퇴출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사를 강화하는 법안이 미 하원을 곧 통과할 것으로 보여 중국 기업의 상당수가 ‘상장 폐지’의 기로에 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다음 달 2일 미 회계기준에 맞춰 감리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을 증권시장에서 퇴출하도록 하는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해외 지주회사 책임법’이라는 이름의 이 법안은 앞서 5월 상원에서 공화당 소속 존 케네디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공화당이 주도했지만, 초당적 지지를 받으며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하원에서 역시 해당 법안은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어 무난하게 표결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다음 달 2일 해당 법안의 토론을 제한하고 법안 수정을 허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표결에 붙이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후 공식 발표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우선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기업들은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회계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해야 한다. 이미 상장이 된 기업들 역시 해당 회계 감리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PCAOB가 요청하는 자료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 조치도 가능하다. 이 법안은 사실상 중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다. 법안 발의 당시 케네디 의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이 따르는 규칙을 어기도록 허용하는 현재 정책은 유해하다”며 “이는 미국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제이 클레이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 역시 “해당 법안은 중국이 PCAOB 요건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새로운 입법적 시도”라며 “현재 상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이미 20년 전부터 PCAOB가 요구하는 회계 기준에 맞춰 엄격한 감리를 받아오고 있으며, 미 투자를 위해 해외 50개국 이상에서도 해당 요건을 준수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02년 7월 발효한 ‘사베인스-옥슬리법’(상장사 회계 개혁 및 투자자 보호법)에 따른 것이다. 당시 미국 에너지 기업 엔론의 13억 달러(약 1조 43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미 금융 당국은 PCAOB를 설립해 기업 정보를 공개(공시)를 의무화하고 최소 3년에 한 번씩 감리를 받도록 하는 해당 법안을 제정했다. 반면 중국 기업의 경우 2013년 체결한 ‘미·중 회계협정’에 따라 PCAOB 감리를 면제받고 대신 중국의 금융 감독기관인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감리로 대체해왔다. 중국 기업들의 뉴욕증시 상장 문턱을 낮춰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지속적으로 부실 중국 기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PCAOB가 감리자료를 요청해도 이를 거절하거나 중국 증감위 역시 ‘중국 기업 전략 유출’을 이유로 PCAOB의 요청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이에 따라 향후 일부 중국기업들의 뉴욕증시 퇴출이나 자진 상장폐지 후 중국시장 철수 가능성도 있어 미국 투자자들의 손해 역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상장폐지 기업의 주식을 장외시장에서 거래하는 것과 달리 이번 법안에 따라 상장폐지할 경우 해당 기업의 장외 주식거래까지 금지해놨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빈 살만·네타냐후 ‘극비 회동’… 바이든에 손 내미나

    빈 살만·네타냐후 ‘극비 회동’… 바이든에 손 내미나

    미국 권력 교체기에 이스라엘 총리와 사우디아리비아의 실질적 지도자인 왕세자가 최근 극비리에 회동한 것은 두 적성국 사이 역사적인 분수령이자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보낸 모종의 대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깨 버린 이란 핵협상에 복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정책과 맞물려 이 지역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오후 이스라엘을 출발해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 왕세자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회동하던 사우디 북부 항구도시 네옴에서 두 시간가량 체류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빈 살만 왕세자가 대면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수장인 요시 코헨이 네타냐후 총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회동은 각국 정보 당국자들에 의해 흘러나왔지만 공식 채널로는 부인됐다. 그러나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와 유대교 이스라엘 간 첫 최고위급 회담이 비공개로 열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이스라엘 정보 당국자는 “회동에 대해 아는 것은 이너 서클 내에서도 일부”라며 “외무장관이나 국방장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우디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왕자는 “공식 참석자는 미국과 사우디 관계자뿐”이라며 그의 참석을 부인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이나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한 미 국무부 대변인도 확인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샤우 야나이 히브리대학 중동 전문가는 “네타냐후는 노련한 외교관이어서 오케이(OK) 사인을 받기 전에는 유출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그런 일(노출)이 일어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수단 등 중동국과 수교한 이스라엘이 중동국 맏형 격인 사우디와 적대 관계를 청산한다면 이슬람 시아파 국가로 양국 모두에 눈엣가시인 이란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 지도자는 국교 정상화, 이란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WSJ가 전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들의 회동이 출범 예정인 바이든 행정부에 개입 요구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이란과 협상에 들어간다면 이들 국가는 지역 문제에 더 개입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는 적대관계이면서도 오랫동안 지역 안정·평화를 미군에 의존해 왔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란과의 핵협상이 이들 국가에는 실존적 위협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위기에 빠졌을 때 미군이 도우러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사우디는 핵 억지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처럼 이란에 대항하는 확고한 핵무장 국가가 필요한 입장이다. 이들이 외교관계를 트는 것은 미국의 정치적 변덕에 따른 정책 리스크를 줄이면서 중동의 지정학 관계에서 지렛대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홍콩 인권운동가 방탄소년단에 감사표한 이유

    홍콩 인권운동가 방탄소년단에 감사표한 이유

    5년 전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홍콩 민주화 운동과 지난해부터 이어진 민주화 시위를 이끌고 있는 홍콩의 인권운동가 조슈아 웡이 한국의 방탄소년단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조슈아 웡은 지난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노란 우산을 들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사진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꼭두각시들은 방탄소년단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웡의 트위터에 네티즌들은 “홍콩 인권운동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든다는 것은 중국 시장을 포기한다는 뜻과 마찬가지인데 방탄소년단은 대단하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의견에 중국 정부가 반일운동과 반미운동을 벌여도 중국인의 아이폰 구매와 같은 소비가 끊기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반박도 있었다. 게다가 방탄소년단은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인 위버스를 통해 판매하는 생수의 이름을 ‘비워터’(be water)라고 지었는데 이 역시 홍콩 시위의 구호 가운데 하나다. 한 홍콩 네티즌은 중국 공산당이 진실은 제대로 판별하지 않고 홍콩 시위와 관련된 것은 무조건 공격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며 우연이든 아니든 방탄소년단이 노란 우산을 들고 홍콩 시위 슬로건을 생수 이름으로 한 것에 대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지지 댓글 하나당 5마오(약 90원)를 받는다고 해서 ‘우마오’라고 불리는 중국 공산당 댓글 부대를 비판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한·미 우호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중국 내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미국에 맞서 한국을 도왔다는 이른바 ‘항미원조’ 정신을 내세우며 방탄소년단이 중국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보도했던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이후 한국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논란을 낳았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中 견제와 러스트벨트 사이… 바이든, TPP 복귀 딜레마

    중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출범하자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딜레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TPP 복귀를 미루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눈 뜨고 지켜만 봐야 한다. 그렇다고 RCEP 대항마인 TPP 재가입을 서두르면 올해 대선에서 어렵게 승리한 러스트벨트(쇠락한 동부 공업지역) 표심이 또다시 떠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지낸 맷 새먼 전 공화당 의원은 워싱턴타임스재단의 ‘국제 리더십 콘퍼런스’ 세미나에서 “(미국이) TPP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면서 “미국이 TPP를 탈퇴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TPP를 연대에 대한 약속으로 여겼다. 나는 그것이 궁극적으로 무역협정 이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인 테드 요호 공화당 의원도 “중국을 포함한 15개국이 RCEP에 서명했다. TPP 탈퇴는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국제사회 리더십을 키워 가려면 TPP 재가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TPP 탈퇴를 이끈 공화당 전현직 의원들의 발언이어서 무게감이 남달랐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야심차게 TPP를 추진했다가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 일대를 공화당에 내줬다. 세계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 제조업 노동자의 소외감을 과소평가한 결과였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유 무역과 거리를 둔 채 미국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자국 기술 투자를 늘리는 ‘바이 아메리칸’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결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일취월장을 가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美 “화이자·모더나 백신 12월 말까지 승인·공급”

    美 “화이자·모더나 백신 12월 말까지 승인·공급”

    미국 정부가 95% 예방 효과를 확인한 미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하게 승인해 즉시 유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백신 개발보다 대량생산하는 데 더 큰 난관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두 회사의 백신이 몇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12월 말까지 가장 취약한 미국인 200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4000만회분의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자는 앞서 20일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축배를 들기엔 이르다. 백신 대량생산에 개발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신기술에 따른 경험 부족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신기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는데, mRNA를 사용한 백신은 지금까지 대량생산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각국의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에 나선 만큼 백신 제조 관련 용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일부 제약업체들은 백신을 배양하는 과정에서 생산이 끝날 때마다 교체해야 하는 의료용 플라스틱 가방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견제와 러스트벨트 사이‘ 바이든, TPP 재가입 딜레마

    중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출범하자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가입 딜레마’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TPP 복귀를 미루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눈 뜨고 지켜만 봐야 한다. 그렇다고 RCEP 대항마인 TPP 재가입을 서두르면 올해 대선에서 어렵게 승리한 러스트벨트(쇠락한 동부 공업지역) 표심이 또다시 떠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지낸 맷 새먼 전 공화당 의원은 워싱턴타임스재단의 ‘국제 리더십 콘퍼런스’ 세미나에서 “(미국이) TPP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실수”라면서 “미국이 TPP를 탈퇴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은 것을 얻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TPP를 연대에 대한 약속으로 여겼다. 나는 그것이 궁극적으로 무역협정 이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 간사인 테드 요호 공화당 의원도 “중국을 포함한 15개국이 RCEP에 서명했다. TPP 탈퇴는 미국이 (세계 무역 질서를 선점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국제사회 리더십을 키워 가려면 TPP 재가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TPP 탈퇴를 이끈 공화당 전현직 의원들의 발언이어서 무게감이 남달랐다.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야심차게 TPP를 추진했다가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 일대를 공화당에 내줬다. 세계화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 제조업 노동자의 소외감을 과소평가한 결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하자마자 TPP 탈퇴에 서명했다. 지금은 일본, 호주 등 11개국만 참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바뀌어 ‘반쪽짜리’로 운영 중이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자유 무역과 거리를 둔 채 미국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자국 기술 투자를 늘리는 ‘바이 아메리칸’ 공약을 내걸었다. “국내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 결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 등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의 일취월장을 가만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뉴욕타임스는 “TPP 재가입 여부는 미국에서 매우 논쟁적인 사안이 됐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뒤 TPP 복귀 여부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단기외채비율↓…외채 건전성 크게 개선됐다

    올 3분기(7~9월) 외채 건전성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2분기보다 좋아졌다. 19일 한국은행의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준비자산(대외결제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4.3%로 6월 말보다 3.3%포인트(p) 떨어졌다.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28.2%)도 2.5%포인트 낮아졌다. 단기외채 규모 자체도 1543억 달러에서 1441억 달러로 줄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상환됐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대외채권은 6월 말보다 195억 달러 많은 9724억 달러로 집계됐다. 단기 대외채권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증가(+98억 달러) 등에 힘입어 109억 달러 늘었고, 장기 대외채권도 증권사·자산운용사·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과 비금융기업의 채무상품 직접투자 확대(+45억 달러)와 함께 86억 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외채무(외채)도 5031억 달러에서 5110억 달러로 79억 달러 늘었다. 장기외채는 181억 달러 증가한 반면, 단기외채는 102억 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4614억 달러로 6월 말(4498억 달러)보다 116억 달러 불었다. 한은은 “통화스와프 자금이 상환되고 준비자금은 늘면서 단기외채 비율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외화 자금 사정이 나아졌다”며 “단기외채 비중이 줄어든 것도 기업과 은행들이 시장에서 장기 외채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도 “대외채무가 늘어난 것은 원화 채권의 상대적 안정성 등에 주목한 외국인이 국내 국·공채 등에 투자를 늘린 데다 차입시장 여건 개선에 따라 장기외화증권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단기외채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외채 건전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밀러 “한미 동맹 발전 긴밀히 협력할 것”

    밀러 “한미 동맹 발전 긴밀히 협력할 것”

    한미 국방부 장관이 18일 미국 대선 이후 첫 전화통화를 갖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방부는 “서욱 장관과 크리스토퍼 밀러 장관 대행은 양국 국방부의 굳건한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 태세 유지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밀러 대행이 지난 9일 경질된 마크 에스퍼 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후 어수선한 미측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서 장관은 통화해서 밀러 대행이 국방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한미 동맹 발전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표명했다. 밀러 대행은 한미 동맹을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유지돼온 모범 동맹으로 평가하면서 동맹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데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도 “양국 장관은 양자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소통 유지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고 한미 동맹의 상호 안보 이익에 관한 지속적 진전을 추구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동맹의 연합방위 태세를 통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밀러 대행은 최근 미측 안보라인의 잇단 경질과 사임에 따른 안보 공백 우려 속에 동맹국 국방장관과 연쇄 통화를 이어가며 미 국방부가 굳건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상견례 성격인 만큼 깊이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 장관은 다음달 예정된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담(ADMM Plus)에서 전시작권통제권 전환이나 방위비분담금 등 안보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밀러 대행이 내년 1월 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교체되는 만큼 진전된 논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약속 지키는 것”…트럼프, 아프간·이라크 미군 감축 지시(종합)

    “약속 지키는 것”…트럼프, 아프간·이라크 미군 감축 지시(종합)

    아프간 2000명·이라크 500명 줄이기로미 국방부 “내년 1월까지 미군 감축 예정”“동맹 다치게 하는 것”…공화당은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중순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중 2500명 감축을 명령했다고 미 국방부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5월까지 완료하기로 한 아프간 주둔 미군 완전 철군 수순으로 보이지만,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발하면서 임기 말 백악관과 여당 간 불협화음이 예상된다. 크리스토퍼 밀러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날 국방부에서 취재진에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병력을 재배치하라는 대통령 명령을 이행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힌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 퇴임 전인 내년 1월 15일까지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각각 2500명 수준으로 주둔 미군을 감축할 예정이다. 현재 아프간에는 약 4500명, 이라크에는 약 30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트럼프 퇴임 전까지 아프간에서는 2000명, 이라크에서는 500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 공식 출범한다. 밀러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축 결정은 “미 행정부 전반에 걸쳐 나와 동료들과의 지속적인 논의를 포함해 지난 몇 달 동안 국가안보 각료들과의 계속된 관여를 토대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이 계획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이날 오전 해외의 동맹과 파트너들은 물론 의회 주요 지도자들과도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간 국방부 수뇌부의 조언과 모순되는 이날 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밀러 대행을 앉힌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에스퍼 장관 축출은 국방부에서 지휘부 숙청으로 이어졌고, 이들 빈 자리에는 트럼프 ‘충성파’로 채워졌다. 군 수뇌부가 오랫동안 아프간 주둔 미군을 4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것을 반대해왔기에, 그런 인사 교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졸속 감축을 명령할 수 있는 길을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분석했다.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끝 없는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월까지 병력이 모두 안전하게 귀국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이라면서 “이 정책은 새로운 게 아니라, 취임 후 원래 정책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축 뒤 남은 병력은 대사관과 다른 정부 시설 및 외교관을 보호하고 적군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감축이 “공동의 결정”이라고 했지만, 군 수뇌부 누가 이 계획을 제안했는지, 아프간에서의 감축을 보증하기 위해 탈레반이 어떤 조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아프간 무장반군인 탈레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탈레반이 알카에다에 안전한 근거지 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대테러 약속을 유지하면 내년 5월까지 아프간에서의 완전한 미군 철수를 약속하는 합의서에 지난 2월 서명했다. 이후 미국은 아프간 일부 기지를 폐쇄하고, 수천명의 병력을 철수시켰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협정 체결 이후 탈레반은 아프간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고, 미국은 평화 프로세스를 위협한다고 비난해왔다. 탈레반의 미군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감축 명령과 관련해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향후 몇 달간 이라크와 아프간에서의 철군을 포함한 미 국방 및 외교정책에서 주요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매코널은 전날에도 감축 결정은 “동맹을 다치게 하고 우리를 해치려는 이들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맥 손베리는 성명을 내고 “테러 지역에서 미군을 추가 감축하는 것은 실수로, 협상을 약화할 것”이라며 “탈레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런 감축을 정당화할 어떤 조건이 충족된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진핑 작심 비판한 마윈… 무모한 도전일까 배은망덕일까

    시진핑 작심 비판한 마윈… 무모한 도전일까 배은망덕일까

    세계 최대 쇼핑 행사인 중국 솽스이(11월 11일·광군제)가 우리 돈 80조원 넘는 매출을 거두며 성황리에 마무리된 12일. 축제를 이끈 중국 최대 유통업체 알리바바가 자리잡은 저장성 항저우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웨이신즈푸(위챗페이)를 내밀자 종업원이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쯔푸바오(알리페이)가 아니고 웨이신인가요?” 알리페이의 본산인 항저우에서 왜 다른 결제 수단을 쓰려고 하느냐는 반문이었다. 알리페이 운영사 앤트그룹과 모회사 알리바바를 만든 마윈 전 회장은 스스로를 ‘장강의 악어’라 칭하며 미국 이베이가 장악했던 아시아 온라인 유통시장을 석권했다. 중국을 ‘현금 없는 사회’로도 탈바꿈시켰다. 그의 업적은 ‘신중국(사회주의 중국) 건립 이후 최고의 혁신’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마 전 회장을 재물신으로 섬긴다.●中최고의 혁신가, 인생 최대의 위기 맞다 하지만 ‘슈퍼스타’인 그가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상하이에서 한 발언으로 궁지에 몰렸다. 중국 금융당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됐던 앤트그룹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앤트그룹의 주력 분야가 될 소비자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내놨다. 알리바바를 겨냥한 듯 거대 플랫폼 사업자 반독점 방지안 초안까지 공개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11일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등 중국 정보통신(IT)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600억 달러(약 294조원)가량 폭락했다. 마윈과 함께 중국 부호 순위 1~2위를 다투는 마화텅 텐센트 회장도 분위기를 감지한 듯 위챗페이 운영사인 차이푸통 대표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중국 인터넷 업계가 ‘빙하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통치에 도전하는 행위’로 여겨 크게 분노했다. 중국이 마윈에게 누가 더 위에 있는지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마 전 회장이 후폭풍을 몰랐을 리 없다. 그는 왜 시 주석에게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 것일까.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2020 와이탄 금융서밋’. 경제 엘리트가 총출동한 이 행사에서 그는 기조연설자로 나와 문제가 된 발언을 20분간 쏟아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이 전문적 이야기에 입을 다물고 있어서 나라도 한 번 지적해 볼까 한다. 비전문가의 말이니까 ‘아니면 말고’다. 중국 금융에는 (선진국에서 말하는) ‘시스템 위기’가 없다. 시스템 자체가 없는데 무슨 시스템 위기냐. 시중은행은 전당포나 다름없다.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준다. (담보가 부족한) 많은 기업가들은 (대출을 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 개발도상국에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고 하면 어떻게 성장을 하느냐. 이제 막 크기 시작한 우리가 ‘바젤3’(국제결제은행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고자 내놓은 은행자본 건전화 방안) 같은 처방을 택하는 것은 아이가 아프다고 노인용 약을 쓰려는 것과 같다.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운영할 수 없듯 과거의 제도로 미래를 헤쳐나갈 수 없다.” 이 자리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과 이강 인민은행장 등도 참석했다. 시쳇말로 ‘대놓고 들이받은’ 것이다. 특히 “성공이 반드시 나에게서 올 필요는 없다” 등 시 주석의 평소 발언을 여러 군데 인용했다. 최고지도자의 권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금융 규제 조치는 당연한 것이다. 현금 유동성이 넘쳐 주택 가격 거품이 상당해서다. 초강력 부동산 억제책에도 ‘베이상광선’(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지역 아파트는 한 채당 수십억원을 호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조기 극복해 ‘나 홀로 호황’을 맞고 있다. 무역·자본수지 흑자로 매달 500억 달러 넘는 외화가 들어온다. 집값을 잡으려면 반드시 유동성을 제어해야 한다. 앤트그룹이 추진하려는 소비자 대출 사업이 주택 마련을 위한 ‘영끌 대출’로 변질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질 수 있다. 마윈에게도 ‘원죄’가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알리페이 분야(현 앤트그룹)를 알리바바에서 분리해 사실상 개인회사로 만들고자 했다. ‘결제 시스템 사업을 외국인이 소유하면 국가 주권이 위협받는다’는 논리였다. 당연히 알리바바 최대주주였던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야후가 반발했다. 이때 후진타오 주석이 마윈을 엄호해 분쟁을 조정했다. 마 전 회장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공산당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중국 최고지도부 입장에서는 그의 발언이 ‘은혜를 무시하고 국정 운영 기조까지 흔들려는’ 배은망덕한 행동으로 느껴졌을 수 있다.●후폭풍 알면서도 마윈은 왜 목소리 냈나 마 전 회장은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설화를 자초한 것일까. 중화권 매체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가지 분석이 대두된다. 우선 대형 인터넷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유독 자신과 앤트그룹에 가혹하게 적용되는 것 같아 억울함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상하이 금융서밋에서 저우자이 중국 재무부 차관은 “핀테크 산업에서 승자 독식 현상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놓고 핀테크 1위 업체 앤트그룹을 겨냥했다. 현 지도부가 마윈을 ‘지난 정권에서 특혜를 받은 기업인’으로 보고 압박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자 서운함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불만을 정제해서 표현했다면 좋았지만 자유분방한 성격이 이를 용납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알리바바 회장 시절 무술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하고 랩 가수로도 활동했다. 원하는 일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린다. 상하이 발언 역시 이런 기질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앤트그룹에 투자한 전 세계 자본가들을 위해 총대를 멨다는 추측이다. 지난 2일 공개된 인터넷 소액대출 규제 예고안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의 대출 영업은 본사가 있는 성·직할시에서만 가능하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보도했다. 다른 성에서 활동하려면 정기적으로 중앙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앤트그룹은 14억 인구를 놔둔 채 대출 자회사 본사가 있는 충칭(인구 3000만명)에서만 영업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 전역은 물론 동남아 지역에서도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고 마윈에게 베팅한 미 월가 등 투자세력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분노를 반영해 중국 정부에 대신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중국 공산당 권력투쟁의 단면이라는 관점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미 증시 상장 전인 2012년 홍콩 보위캐피탈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보위캐피탈은 장쩌민 전 주석의 손자 장즈청이 등기이사로 있던 곳이다. ‘투자를 받았다’로 쓰고 ‘주식을 상납했다’고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부터 마윈이 장 전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에 매우 비판적이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고위층 부정부패가 크게 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직을 내려놓자 ‘최고지도부가 그를 ‘장쩌민계’로 여겨 퇴진을 종용한 것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이런 현실을 두고 볼 리 없는 시 주석 반대파가 앤트그룹 규제를 앞두고 저항에 나서 이번 사태가 빚어졌다는 추정이다. 항저우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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