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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판결 다른나라 법원 영향 없을 것”

    “애플 판결 다른나라 법원 영향 없을 것”

    “미국과 한국 법원의 감성적 결정은 다른 법원 판결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전쟁’이 한·미 법원의 엇갈린 판결로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유명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42·독일)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판결을 반쪽짜리로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CNN,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유력 매체의 특허소송 자문가인 그는 “판사의 성향상 애플이 원하는 것처럼 삼성 제품 다수를 미국 내에서 판매 금지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뮐러는 애플의 손을 들어준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법원의 배심원 평결에 대해 “옳게 결정 내린 부분이 많지만 애플이 삼성 특허를 단 하나도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미국 배심원단이 복잡한 정보기술(IT) 특허 소송을 다루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을 세계가 알고 있다.”면서 “삼성이 애플 특허를 고의로 침해했다는 평결 내용이 (향후 세계 9개국에서 진행 중인 30여개 특허소송에)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법적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뮐러는 애플이 ‘갤럭시탭 10.1’ 등 삼성 모바일 기기의 미국 내 영구 판매 금지 처분 신청을 한 데 대해 “루시 고 판사가 앞선 판매 금지 가처분 결정 때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애플이 원하듯 대규모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 미 연방 특별행정 고등법원에 항소하겠지만 특허권자에게 친화적인 미 고등법원의 판례로 봤을 때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일 독도 갈등 해법 없나] 정부, 이번주 日에 ‘구상서’ 전달… 한·일 갈등 ‘분수령’

    독도 등 영토 분쟁에 대한 일본의 전방위 공세가 동북아 안보지형에서 사면초가의 부메랑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이후 형성된 한·미·일 3국 동맹 강화 및 중·북·러 3국 연합 전선 기류가 서서히 변화되면서 일본의 고립세가 확연해지는 상황이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쿠릴열도를 놓고 각각 중국·러시아와 대립함으로써 스스로 삼각 대립구도를 고착시키고 고립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 노다 총리 회견에 분개한 중국인들은 25일 반일 시위에 나서며 일제상품 불매 운동에 착수했고 러시아도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북한도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인해 파문을 일으킨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을 맹비난하며 반일 전선에 가세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지지율 10% 초반에 머무른 노다 총리가 국내 정치를 외교에 활용하면서 ‘왜그 더 도그’(wag the dog·꼬리가 강아지를 흔드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것)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결국 오는 9~10월 전후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경선이나 일본 총선까지 강경론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북아 전체로 봐서 외교 안보 지형은 다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가 냉랭해질수록 한·중이 가까워지고 북·중·러에 대치한 한·미·일 동맹을 신뢰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은 더욱 곤혹스럽게 된다.”고 지적한다.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우리와 러시아를 활용해 일본을 견제하고 북·중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을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핵심 키를 쥔 중재자로서 발돋움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일방적인 한·미·일 중심 외교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 동맹을 주축으로 하되 한·중, 한·러 관계 등을 균형적인 관점에서 함께 봐야 동북아 외교에서 중심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한 한·일 관계는 이번 주를 고비로 확전이냐 진정이냐의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는 이번 주 내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한 일본의 외교 문서를 반박하는 ‘구상서’를 외교 채널로 보낼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24일 기자회견에서 노다 총리가 추가적 대응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 관계에서 큰 고비가 지나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반박 구상서에 일본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일 관계의 궤도가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이 한국과 직접 대립하지 않고 국제 선전전에 치중할 경우 갈등 수위는 낮아지지만 한·일 통화스와프 축소 등의 경제적 카드나 독도에 대한 측량 시도 등 물리적 행동까지 감행한다면 한·일 양국 간 갈등 수위는 지금보다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에서는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한·일 외교 갈등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외교 갈등의 봉합을 원하면 10월 선거 전 노다 총리의 마지막 다자회담 무대인 APEC에서 양자 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한·미 ‘北 GPS교란 방어’ 첫 우주작전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진행 중인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에 대비한 연합 우주작전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에서 우주분야는 미군만 단독으로 진행해 왔으며 우리 공군이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 훈련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우주작전부와 우리 공군 항공우주과를 주축으로 양국 인력 30여명이 지난 20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하루 두 차례 회의를 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24일 “한·미 공군 우주협조팀이 북한의 GPS 교란과 같은 공격에 대비해 군 자산 등을 보호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인공위성을 비롯해 우리의 우주 환경을 미국 측에 알려주고 미군의 군사위성 사용 경험 등을 토대로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지 절차를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우주협조팀은 주로 군과 국가기관, 민간기업의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보내오는 모든 관련 정보를 수집 분석해 육·해·공군과 정보기관 등에 전달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 공군 요원들은 정밀유도무기의 운용에 필요한 GPS시스템을 적의 교란행위로부터 보호하는 기술을 숙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600대가 넘는 민간 항공기들이 시스템 장애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Weekend inside-변협 60년 영욕사] 공급과잉에 변호사 1인당 月 1.8건 수임… “먹고살기 빠듯”

    [Weekend inside-변협 60년 영욕사] 공급과잉에 변호사 1인당 月 1.8건 수임… “먹고살기 빠듯”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건물 4층 한쪽 귀퉁이, 16㎡(5평) 남짓한 공간. 변호사 A씨의 법률사무소다. 간판도 없고 직원도 없다. 칸막이 한 개로 옆 도매상회와 분리돼 있을 뿐이다. 달동네 ‘복덕방’ 같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9년째. A씨는 한때 법조타운인 서초동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번듯한 사무소도 있었다. 민사소송을 전담하며 돈도 꽤 벌었다. 주위의 부러움도 샀다. 하지만 3여년 전부터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크고 작은 로펌에 밀리면서 수입이 뚝 떨어졌다. A씨는 직원을 줄이고 임대료와 관리비가 싼 변두리 지역을 전전했다. 판검사나 로펌 소속 연수원 동기들 사이에서 “A변호사 망했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 ‘다 끝났다.’는 생각과 수치심에 자살을 두 번 시도했다. A씨는 “두 번째로 손목을 그었다 병원에서 깨어나던 날 내 처지를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지금의 상가건물에 ‘무늬만’(?) 사무소를 열었다. A씨는 “요즘도 수임 건수가 적어 버티기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초심을 되찾았고 그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늘고 수임 건수는 줄고 지난 20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52년 8월 협회 인가 당시 변호사 수가 200여명이던 변협은 2010년 등록 변호사만 1만명을 돌파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속은 까많게 타들어 가고 있다. 로스쿨 도입, 국내외 로펌 등 대내외 상황 변화로 변호사업계에 일고 있는 지각 변동 때문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 사무실만 열면 떼돈(?)을 벌던 시절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사법연수원 수료생이나 기존 개인 변호사들은 오늘도 A씨처럼 ‘살길’을 찾아 떠돌고 있다. 변협의 ‘역대 변호사 사무소 개업자 수 현황’에 따르면 1990년 1983명이던 변호사 수는 2000년 4228명, 2008년 8877명에 이어 지난 8월 기준 1만 1702명까지 늘었다. 10여년 사이 3배 가까이 폭증했다. 더구나 올해는 사법연수원생 1000여명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 1450여명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판검사 임용 수는 제한돼 있다. 대부분 구직 전쟁에 내몰리고 그중 대다수가 실직 상태에 처하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6급 계약직 법률 전문가 1명을 채용하는 데 로스쿨 졸업자 10명, 사법연수원 수료생 1명 등 11명이나 응시했다. 지난 3월 계약직 공무원 1명 채용 때도 21명의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응시했다. 정태원 변협 대변인은 “넘쳐나는 공급량에 비해 시장 수요는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수요량은 인구수, 사회·산업적 구조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사실상 변호사 수요가 증대할 만한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임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2011년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1.8건이다. 건당 최소 500만원을 웃돌던 수임료도 최근 평균 200만~300만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이모 변호사는 “명예를 좇으려면 법원이나 검찰, 돈을 좇으려면 변호사를 하라는 말은 이미 과거가 됐다.”며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민사 사건을 건당 200만원 받고 몇 건 수임했는데 먹고살기도 힘들다. 주변에는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변호사도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지방 변호사들의 사정은 더 눈물겹다. 월 5만원의 변협 회비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정 대변인은 “지방 변호사들을 흔히 ‘영일만’ 친구라고 부른다.”면서 “영일만은 ‘지난달 0건, 이달 1건’을 의미하는데 소송 사건이 적어 한 달을 공치는 변호사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B변호사는 “수입이 없어 월 얼마를 번다고 말하기도 창피하다.”면서 “직원이랑 자장면 시켜 먹는 것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외 로펌도 개인 변호사 생존 위협 국내외 로펌도 개인 변호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로펌은 변호사 수에서도 압도적인 데다 보통 전문 분야가 나눠져 있어 해당 분야에 특화된 변호사가 소송을 전담한다. 그러나 개인 변호사는 특정 분야의 소송만 맡았다가 관련 수임이 들어오지 않으면 존립 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에 전문화가 어렵다. 법무법인 ‘더 펌’의 정철승 변호사는 “부동산, 금융, 의료 등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펌’이 많아 로펌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개인 변호사의 사정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서 영국, 미국 등 해외 굴지 로펌들도 속속 상륙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3개의 외국법 사무소 중 3개 사무소가 법무부 설립 승인 및 변협 등록을 마쳤고 10개 사무소는 법무부 설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로펌들은 ‘싹쓸이 수임’으로 유명하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영국 로펌이 진출하면서 자국 로펌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개인 변호사들의 설 자리가 더 축소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변호사의 존립 근간이 흔들리면서 변협도 대외 메시지보다는 구성원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협은 출범 이후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당시 고문 대책 공청회 개최, 1987년 6월 항쟁 때 호헌 반대 성명 발표와 거리 투쟁 등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는 양심적 목소리를 내며 인권 옹호의 최전선에 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호사 일자리 창출 등 변협 소속 변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함몰돼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영무(69) 변협 회장도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국회의원 1명당 입법보좌관 1명 채용 ▲행정부의 법제과장 등 5급 이상 직책에 변호사 채용 등 일자리 마련을 촉구했다. 변협 소속의 한 변호사는 “변협이 공적이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이익 추구에 앞장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변협의 정 대변인은 “변호사의 사명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하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이 없어지고 있는데 사회 정의를 구현하라고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변호사들도 “처음엔 다들 사회 부조리를 바꿔 보겠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 정의는 남 얘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변호사가 많이 배출돼 시장이 포화 상태”라면서 “법학 지식만 달달 외워서는 안 되고 힘들더라도 자기만의 특화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씨줄날줄] 한·미·일 삼각관계/이도운 논설위원

    워싱턴 특파원 시절이던 2005년 3월 17일. 아침 일찍 걸려 온 전화에 잠이 깼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의 언론담당관이었다. 평소 친절했던 그는 “어떻게 그런 기사를 쓰느냐.”고 쏘아붙였다. 독도 관련 기사에 대한 항의였다. 전날 밤 서울로 부임하는 미 외교관 2명이 워싱턴 지역 한국 교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 교민이 “독도에 대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두 외교관은 “리앙쿠르 문제는…”이라며 공식 입장을 설명했다. 그런데 공식 입장이란 것이 교민들에게는 일본을 두둔하는 것으로 들렸다. 그런 내용을 기사에 썼던 것이다. 그 기사 때문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나자 주한 미 대사관은 외교통상부 기자실에 “독도 문제와 관련, 일본을 두둔한 적이 없다.”는 해명서를 보냈다. 그러나 해명을 읽어 본 외교부 출입기자들은 “이런 해명 내용이 바로 일본을 두둔하는 것”이라고 또다시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의 와중에 미 측이 최대한 말을 삼가며 중립을 유지하려는 것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동북아에서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다. 한·미, 미·일 간에는 동맹을 맺었지만, 한·일 간에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벌였지만, 전후 일본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인식돼 왔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국력이 커지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도 점차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최고의 동맹국은 한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은 피를 흘리며 한국의 자유를 지켰고, 한국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벌인 주요 전쟁에 모두 참가한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다. 또 2000년대 중반 미 국무부 동아태국에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캐슬린 스티븐스 부차관보, 성 김 한국과장 등 ‘친한파’ 인사들이 포진했던 시절에는 일본 측이 대놓고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다. 동맹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미·일 관계의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는 중국에 대한 입장 차이다. 미국과 일본은 힘을 합쳐 중국을 견제한다는 전략적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미국·일본과의 삼각관계를 이어 가면서 중국과도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 때문에 더 심오한 전략과 더 많은 노력이 한국 외교에 요구되는 것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中봉쇄’ 한·미·일 동맹 급한데…美 ‘그만하면 좋겠다’ 심기불편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독도 및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싼 최근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거듭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은 강력하고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라면서 “양국 사이에 분쟁이 있다는 것은 분명히 우리로서는 편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그러면서 “양국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현재도 똑같다.”며 “평화적으로, 협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편하다’는 뉼런드 대변인의 언급은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며 ‘불개입’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온 데 비해 다소 강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일 양국의 외교 갈등이 장기화되고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양국 간 해결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봉쇄’를 위한 한·미·일 3자 동맹을 강화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한·일 갈등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에 더 악화되면 미국이 막후에서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삼성 - 애플 ‘운명의 날’

    삼성 - 애플 ‘운명의 날’

    삼성전자와 애플의 치열했던 한·미 양국에서의 특허소송이 24일(현지시간) 1차 결말이 난다. 스마트폰 특허를 놓고 한·미 양측에서 벌여 온 ‘세기의 소송’ 결과가 동시에 나오면 향후 세계 시장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소송 결과가 파장 커 23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24일 오전 11시 선고공판이 나온다. 다만 국내 소송은 구형 제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손해배상 금액도 크지 않아 한쪽이 져도 큰 타격은 없다. 하지만 미국 소송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애플이 삼성전자 때문에 25억 2500만 달러(약 2조 9000억원) 이상을 손해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지면 자칫 조(兆) 단위의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양사가 협상 결렬 사실을 법원에 통보함에 따라 22일부터 배심원들이 토론에 들어간 상태. 배심원 평결은 2~3일이면 나오는데, 판사가 이 평결을 뒤집는 사례는 거의 없다. ●삼성, 프랜드 조항 발목 잡힐 수도 한국과 미국 모두 소송의 핵심 쟁점은 삼성전자의 스마트 기기들이 애플 제품의 디자인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정말로 베꼈는가 하는 점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삼성전자 일부 제품이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은 것도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UI 관련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법원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본안소송은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넥서스’의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맡았던 루시 고 판사가 진행한다는 점에서 애플에 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배심원들이 법률적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점도 삼성전자에는 불리하다. 애플이 자국의 대표 기업인데다, 애플 스마트 기기에 대한 친숙도도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특허가 판결에서 인정받을지 여부도 관건이다. 실제 네덜란드 법원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무선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다만 애플의 특허 침해가 사실이더라도 삼성으로서는 ‘프랜드’ 조항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프랜드는 특허가 없는 업체가 표준특허로 우선 제품을 만든 다음 나중에 적정한 특허 기술 사용료를 낼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무선통신 특허 침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팔린 애플 제품은 물론이고 앞으로 팔릴 애플 제품에 대한 특허사용료까지 받아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프랜드 조항이 적용되면 그 액수는 삼성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최종 결론 상당한 시간 소요될 듯 양사 간 소송이 일단락되더라도 최종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소송 가액이 워낙 크고 두 회사 모두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어 한번의 소송으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법정에서 인정받지 못한 증거를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에 공개한 것도 항소심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1심 판결에서 정당한 증거를 채택받지 못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패한 쪽에서는 ‘항소심 카드’로 시간을 벌며 상대편과 좀 더 적극적인 합의 노력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한·중 수교 20년, 동북아시대 출발점 돼야

    오늘 한·중 수교 20년을 맞으면서 A3, 즉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내다봐야 할 역사적 지평이 있다. 인류 문명사에서 처음으로 맞게 될 동북아 시대다. 지난 20년간 교역액이 35배 성장한 한·중 양국의 경제협력 규모나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중국의 성장세는 조만간 북미와 유럽연합(EU)을 제치고 동북아가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비단 경제 부문만이 아니라 외교·안보 등 세계 정치질서와 기후변화 및 기아·질병 퇴치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도 이들 세 나라를 빼놓고는 답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동북아 3국의 위상은 막대해졌다. 그러나 최근 동북아에서 일고 있는 신냉전 기류는 중국과 일본이 정녕 한국과 함께 지구촌 인류를 견인해 나갈 만큼의 시대적 인식과 비전, 그에 따른 소명의식을 갖추고 있는지 곱씹어보게 만든다. 일본은 독도와 과거사에 대한 일그러진 미몽(迷夢)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스스로 국가적 자존을 갉아먹는 행태를 거듭하고 있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얼토당토 않은 서한을 총리가 보내고, 이를 우리 정부가 곧바로 반송조치한 데 대해 “외교적 결례” 운운하며 제 얼굴에 연신 침을 뱉고 있다.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위안부 관련 박물관에다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적은 말뚝을 몰래 박고 달아난 일본 극우세력의 좀스러운 행태는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의 역사왜곡을 지금껏 멈추질 않고 있다.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에 집어넣는 것도 모자라 고구려와 발해 땅의 유적까지도 만리장성의 일부라고 우기는 소아적 행태로 퇴행하고 있다.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에게 저지른 고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탈북자들의 인권도 외면하고 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한·미·일과 북한 사이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락가락하며 제 영향력 확대에만 부심하는 듯한 모습이다. 동북아 시대는 경제지표 몇 가지로 이룩되지 않는다. 상생의 경제협력 틀을 새롭게 하고 통일한국에 대비한 외교안보 협력 체제도 공고히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역사 왜곡을 끊고 공영발전의 미래를 향한 시대인식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 동북아 시대냐, 동북아 패권경쟁 시대냐는 그 여부에 달렸다.
  • DJ처조카 이영작, 박근혜캠프 합류

    DJ처조카 이영작, 박근혜캠프 합류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처조카이자 ‘DJ 대통령 만들기’에도 일조했던 이영작(70) 전 한양대 석좌교수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가 앞세우는 국민 대통합의 연결고리가 될지 주목된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22일 “이 전 교수가 캠프에서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밝혔다. 경선 캠프가 지난 20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한 만큼 다음 달 말쯤 출범하는 본선 캠프에서 이 전 교수의 구체적인 역할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교수가 갖는 정치적 의미나 연륜을 고려할 때 본선 캠프에서 간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교수는 이희호 여사의 둘째 오빠인 이경호씨의 장남이다. 통계·여론조사 전문가로, 1983년 김 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인권문제연구소를 설립할 때 참여한 이후 줄곧 ‘싱크탱크’로 역할했다. 1997년 대선 때는 김 전 대통령의 슬로건인 ‘준비된 대통령’의 산파 역할을 했고, 2001년에는 집권 비사를 다룬 ‘97 대통령 선거전략보고서’도 출간했다. 이후 한·미 문화재단 이사장과 바이오기업인 라이프코드 회장 등을 지내면서 정치권과는 거리를 뒀다. 한 친박계 인사는 “한발 앞선 선거 전략으로 DJ를 ‘깨알 보좌’했던 분”이라면서 “(이 전 교수의 영입은) 선거 전문가라는 측면보다 국민 통합의 상징성에 초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 영입이 갖는 파괴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박 후보의 핵심 측근이 이 교수를 직접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에서는 이 전 교수 외에도 적잖은 야권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남 지역 또는 진보 진영 인사의 추가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韓美 새달 원자력 실무협의… ‘核연료 재처리’ 여부 논의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 분야 협력방안과 관련된 실무협의를 다음 달 미국에서 열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번 협의에는 한국 측에서 김건 외교통상부 한·미 원자력협정 태스크포스(TF) 팀장이, 미국 측에서 국무부 원자력 분야 핵심 인사들이 참여한다. 정부 소식통은 “양국의 원자력 분야 협력을 위한 실무 협의를 위해 9월 중 시애틀 등에서 회의를 할 계획을 잡고 있으나 장소와 날짜 등 세부사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에서 양측은 ▲원자력 기술개발 문제 ▲산학협력 ▲안전조치 ▲수출 원활화 등의 분야를 두루 다룰 계획이다. 현재 답보 상황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특히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한 의견 조율이 시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국제적인 핵 비확산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온적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을지연습 軍 “北도발땐 상응표적 응징”

    을지연습 軍 “北도발땐 상응표적 응징”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돌입한 군 당국이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응징 타격 범위와 수준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 수뇌부의 잇단 대북 강경 대응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오는 24일까지로 예정된 1부 연습을 통해 전시 전환 절차를 숙달하고 북한군이 수도권에 포격을 가하는 상황을 가정해 대응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1일 “한·미 연합 대비 태세와 절차를 철저히 훈련하되 적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 지휘 세력은 물론 상응 표적에 대해서도 강력히 응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제시한 ‘상응 표적’은 도발 원점이 불분명해 1대1 대응 표적이 없을 때 우리 표적과 유사한 적의 표적을 의미한다. 도발 원점이 불분명한 미사일 등의 공격에 대해서는 비슷한 수준의 중요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개념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했을 때 지금까지는 정전협정 교전규칙에 맞춰 별도의 유엔사 승인 절차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자위권 차원에서 북한 도발에 즉시 대응할 수 있다.”며 “이는 도발 원점 주변을 완전히 초토화해 추가 도발 의지를 꺾어 놓겠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밝혔다. 군의 이 같은 방침은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교전할 때는 같은 화기와 같은 수량으로 비례적으로 대응한다는 유엔사 전시 교전수칙을 넘는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는 그동안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의 교훈을 토대로 적이 공격하면 도발 원점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세력까지 응징할 것을 주문하며 대응 수위를 높여 왔다. 김 장관은 2010년 12월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는 북한 지역 내 공격 원점까지 자위권 행사 범위라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연평도 해병부대 방문 시에는 “적 사격량의 10배까지도 대응 사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한편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이날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벌이는 합동군사연습은 정전협정에 대한 가장 노골적이며 엄중한 파괴 행위”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의 모든 행동은 상상할 수 없는 무자비한 물리적 행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방을 이어 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한일 독도갈등] 할퀴려다 발톱 감추는 日의 속셈은

    [한일 독도갈등] 할퀴려다 발톱 감추는 日의 속셈은

    일본이 독도 문제와 관련, 강온(强穩)작전을 펼치고 있다.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결정했으나 한국에 대한 보복책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21일 오전 독도 관련 각료회의에서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를 결정했지만, 한국에 대한 보복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구체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독도 문제의 제소·조정 제안 외에 장·차관 등 각료급 접촉 중단, 이달 말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경제장관회의에서의 양자회담 유보 등이다. 하지만 경제보복책에 대해서는 논의만 했을 뿐 확정짓는 단계로는 나아가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촉발된 한·일 관계 근간을 해치는 수준을 피하는 것으로 동북아 역학관계를 고려한 발빼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마저 적으로 돌리면 ‘고립무원’이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한·미·일 동맹을 통해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보복책으로 맨 처음 거론했던 통화스와프 문제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내에서 영토 문제는 영토 문제로 대응해야 하며, 경제 보복으로 키우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마쓰시타 다다히로 일본 금융상은 이날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통화스와프 축소 문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마쓰시타 금융상의 이런 언급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이 강하게 거론돼 온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즈미 준 재무상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통화스와프 협정의 중단이나 규모 축소에 대해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이날 중국 산둥(山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2차 실무협의에 나가지 않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참석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美 “北, 을지연습 위협 말라”

    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간)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관련, 위협 성명을 자제하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UFG 연습은 통상적인 일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위협은 특별한 게 아니지만 북한에 그런 호전적인 성명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훈련은 우리 공화국을 노린 침략전쟁 연습”이라며 “미국이 대규모 북침전쟁 연습을 벌여 놓은 것은 노골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뉼런드 대변인은 ‘최근 한·미·일의 대북 군사훈련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훈련 일정은 아주 정상적이고,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정례적인 활동”이라고 답했다.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일 분쟁에 대해서는 “도발이 아닌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2011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북한과 중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한국-일본-미국을 다른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냉전’ 시대의 도래였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방한 불필요’ 발언, 일본 민주당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으로 이어진 2012년의 화두는 ‘신냉전’ 체제의 내부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간의 공고한 안보공조체제가 요구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최근의 동북아 상황은 한국외교의 비전 부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주장하고 이해를 구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구조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구조적 비관론의 핵심은 한국 외교의 태생적 한계론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 외교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한국 외교의 기본전제는 자국 이익 추구임을 잊지 말자는 타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외교에 대한 소극적· 폐쇄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파도를 적절히 타고 넘느냐는 외교력은 정부의 능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의 구조적 비관론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자국 외교에 대한 무기력증이 퍼지기 시작하면 외교는 더이상 국익의 대외적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권 말기에 시도한 ‘충격외교’는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거나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보다 공들여 구축했던 대외협력관계만 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장담했던 김영삼 정부는 이후 일본 하시모토 정권과 어업협정 개정 샅바싸움에서 어선납포외교에 당하고 아시아 통화위기 때에는 일본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민의 정책 지지가 정권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도 방문 다음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6%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지지도는 6월 31.4%, 7월 28.2%로 떨어지다가 8월 16일 31.5%로 약간 회복했다. 하지만 58% 이상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일 간 ‘외교전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외교는 기본에 충실한 외교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외교는 내치의 수단이 아니라 바깥세상(外)과 사귀는(交) 일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사귐이 깊어지고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그간 견지해 왔던 보편주의의 언어로 설명하던 외교정책 기조를 임기 말 들어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급선회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와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했다.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력에 기초한 군사동맹에서 범세계안보에 기여하는 가치동맹으로 격상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틀에서 논의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리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글로벌 코리아’ 외교를 주창해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신일본독트린과 비슷한 주권외교로 선회했다. 결국 한국 외교의 지속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건 새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한국 외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北 “을지연습은 북침전쟁연습” 맹비난

    한·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0일부터 2주간의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북한이 연일 대남비방 수위를 높이고 있다. UFG 훈련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의 연합 방어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연례 지휘소 연습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공화국을 노린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9일에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등의 합동성명을 통해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이 감히 서툰 불질을 해댄다면 그것은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근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부대를 첫 방문한 것은 대남 도발에 대한 의지와 태도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는 선군 정치를 다시 본격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퍼즐 맞추듯…한국에서의 경험 새 작품 만들것”

    “퍼즐 맞추듯…한국에서의 경험 새 작품 만들것”

    “예술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반영하고, 어떤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과 다양한 해석을 이야기해 어떤 현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문화 교류를 위해 방한한 미국의 현대무용 안무가 트레이 매킨타이어(43)는 예술의 기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일 서울신문과 만난 그는 전날 충남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국립현대무용단의 ‘수상한 파라다이스’를 보고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 대해 건조한 역사적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흑백 논리가 아닌 다면적으로 해석해 미국인인 내게도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을 보고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방한은 미 국무부와 브루클린음악원(BAM)이 2009년부터 추진한 ‘댄스모션USA’의 하나로 이루어졌다. 댄스모션USA는 미국의 대표적 안무가를 각국에 파견해 마스터클래스와 워크숍 등을 진행하고, 현지에서 무용수를 선발해 미국 현대무용단과 공연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다. 미국 워싱턴발레단의 안무가 출신인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체를 이끌면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등 해외 무용단과 80개가 넘는 작품을 만드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초청됐다. 지난 5월 그는 처음 한국을 찾아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을 보고, 홍승엽 예술감독과 의견을 나누며 무용수 3명을 선발했다. “한국적인 인상을 반영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사흘 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는 그는 첫날 경북 경주 양동마을과 불국사·석굴암 등을 돌고, 이튿날은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탈 장인을 만나고 한지공예를 체험했다면서 자신이 경험한 한국문화를 술술 읊었다. 매킨타이어는 “한국에서 얻은 경험을 퍼즐 조각 맞추듯 꿰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면서 “특히 다른 문화권(한국)에서 온 무용수들과 하는 작업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면서 진짜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매킨타이어의 새 작품은 그의 단체가 있는 아이다호주의 주도 보이시에서 첫선을 보인 뒤 11월 뉴욕에서 열리는 ‘넥스트 웨이브 페스티벌’에서 공연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정은 목선 타고 서해 전방 시찰

    김정은 목선 타고 서해 전방 시찰

    퍼스트레이디 공개 등 파격 행보를 이어온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별다른 경호 병력 없이 소형 비무장 목선을 타고 서해 최전방에 주둔한 군부대를 시찰했다. 1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7일 서해 최전방 장재도와 무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전하면서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일부 측근만 대동한 채 어선으로 추정되는 작은 목선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조선중앙통신도 18일 김 제1위원장의 시찰 소식을 전하며 “최고 사령관께서는 27마력의 작은 목선을 타고 풍랑을 헤치며 기별도 없이 장재도 방어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ㅁ·동·82531’이라는 번호가 적힌 이 목선에는 김 제1위원장을 포함해 11~12명의 일행이 탑승했다. 동행한 간부들은 최룡해, 김영철 외에 박정천 인민군 중장, 안지용 4군단 부사령관, 황병서·김병호 노동당 부부장 등 6명이다. 특히 장재도는 연평도와 불과 7㎞ 거리로 우리 군의 사격권 내에 있는 최전방 지역임에도 김 제1위원장은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을 대동했으며 수십 명의 군인들이 김 제1위원장을 둘러싸고 팔을 잡으며 매달리는데도 제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눈길을 끌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무도 방어대를 시찰하고 이 부대에 ‘영웅방어대’ 칭호를 수여했다. 무도 방어대는 2010년 11월 연평도를 포격했던 부대다. 이 같은 김 제1위원장의 행보는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최전방 지역을 방문하는 대담한 모습을 연출해 군의 결속과 대중적 지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고 사령관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 당국은 20일부터 시작되는 UFG 연습과 관련,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감시태세를 강화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북한을 둘러싼 이견과 탈북자 문제, 과거사와 영토·영해 관할권 갈등, 영사 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어 정치·외교 관계에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체제 구축, 소통 강화 등 장기적인 대중(對中)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3단계로 변화했다.”고 평가한 뒤 “수교 초기인 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는 우호적 상승기였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안정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급격히 하강 국면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을 앞세운 안보 이익과 경제 이익 간 불일치, 남북 관계 악화 등이 양국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중은 1992년 수교 이후 정상회담만 30여 차례, 외교장관회담은 100여 차례나 했을 정도로 고위급 교류가 늘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한·중 관계는 폭발적으로 확대된 경제 등 교류협력에 힘입어 2008년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관계가 격상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둘러싼 한·중 간 이견, 동북공정과 이어도 관할권, 탈북자 강제북송, 불법조업 문제에 이어 최근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논란 등으로 상호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교류 증가 등 구조적 차원에서 보면 한·중 관계는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상호 갈등과 분쟁이 격화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한·중 관계는 중국의 대북 편향적 태도에서 보듯 불확실성이 강화되고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역사 문제와 탈북자 문제, 영해 관할권 문제 등 잠재적 갈등 요인이 남아 있으며 이를 관리할 위기 대응 기제가 미비하기 때문에 정부는 소통 강화 등을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중 간 균형외교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중 전문가 공동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중 관계는 짧은 기간에 큰 발전을 했다는 긍정적 결과와 함께 많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와 민족주의적 이슈 등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갈등 요인들이 확산되고 있는데, 양국이 합리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기본적으로는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그동안 대중 정책을 포괄적 맥락에서 추진하지 않았기에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 정책을 대북, 대미 정책과 나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외교 정책 전반에 대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21세기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대중 관계에서 여론에만 신경 써 사안별로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성 있는 큰 틀의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chaplin7@seoul.co.kr
  •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한식은 좋지만 한국은 싫다” “中, 낮은 국민의식·짝퉁 연상”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한식은 좋지만 한국은 싫다” “中, 낮은 국민의식·짝퉁 연상”

    “삼성전자와 현대차, 한식, 한류는 좋아하지만 코리아는 글쎄….” 서울신문이 중국인민대학 신문 및사회발전연구센터와 공동으로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선양(瀋陽)·우한(武漢) 등 4개 지역에 있는 베이징대·칭화(淸華)대·푸단(復旦)대 등 주요 20개 대학의 학생 136명을 상대로 한국 이미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높았으나 한국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23일부터 열흘간 서면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 학생들은 한국 제품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우 좋다’(8.8%)와 ‘좋다’(41.9%) 등 긍정적인 반응이 절반을 넘었다. ‘나쁘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싫다’(26.1%)는 답변이 ‘좋다’(16.9%)는 반응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많았다. 특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미지가 지난 2006~2007년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8.8%에 그친 반면 나빠졌다는 대답은 46.0%로 높게 나왔다. 한국에 대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는 음식(19.1%)·한류(한국 드라마·가요 등 15.4%)·과학기술(14.0%)·한국제품(12.5%) 등을 꼽아 전반적으로 한국 제품과 한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 가장 싫어하는 점으로는 응답자의 69.1%가 한국인의 ‘강한 민족주의와 국민성’을 들었다. 한국인의 ‘민족주의와 국민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쉽게 흥분한다’, ‘극단적이다’, ‘잘난 척한다’, ‘자만심이 강하다’ 등으로 묘사했다. 한국인에 대한 반감은 강릉단오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릉단오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71.3%로 높게 나타났다. 한·미·일 3개 국가 가운데 한국을 가장 좋아한다는 응답은 8.8%에 그친 반면 가장 싫어한다는 응답은 55.9%로 조사됐다. 한국어, 영어, 일어 중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로 한국어를 꼽은 학생은 2.9%에 불과했다. 한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중국을 좋아하지 않으며 중국을 연상할 때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서울신문이 건국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김상익 교수에게 의뢰해 이뤄졌으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지역 주요 5개 대학 학생 100명을 상대로 지난 7월 17일부터 열흘간 서면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40%에 이르는 학생이 중국의 이미지에 대해 ‘나쁘다’(37%) 혹은 ‘매우 나쁘다’(3%)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 대한 이미지 조사에서는 주로 후진국을 연상시키는 것들을 지목했다. 중국 하면 떠오르는 것으로 ‘더러움, 낮은 국민의식(38%), ‘불량품, 짝퉁’(20%), ‘공산당, 인권탄압국가’(7%) 등을 꼽는 학생이 많았다. 중·미·일 3개 국가 가운데 중국을 가장 좋아한다고 꼽은 학생은 6%에 불과한 반면 44%가 중국을 가장 싫어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2006~2007년 이전과 비교할 때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32%)는 응답이 나빠졌다(24%)는 응답보다 높게 나와 비록 느리지만 중국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를 추월할 것이란 응답도 56%에 달해 중국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미·중·일 3개 국가의 언어 가운데 배우고 싶은 언어는 영어(68%)가 절대적인 가운데 중국어(21%)가 일본어(11%)보다 인기가 높았다. 중국 내 ‘지한파’로 유명한 장팅옌(張庭延) 초대 한국 대사는 “20년 전 양국이 큰 열정을 갖고 자국의 기존 정책을 바꾸면서 상대국과 수교했다는 초심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고, 교류가 많아지면서 갈등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한 현상인 만큼 더 많은 소통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MB 日王발언, 日민족주의 자극… 독도문제 등 다자외교로 풀어야”

    한국인 최초로 일본 도쿄대 교수에 임용된 강상중 교수는 지난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日王) 사과 요구 발언 뒤의 일본 사회 분위기에 대해 “80년 전 군국주의 대두 때와 유사한 고립감, 불안감,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일교포 2세인 강 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인 이날 서울 중구 정동 환경재단에서 사단법인 행동하는 양심이 주최한 ‘일본정치, 동아시아 평화, 탈핵’이라는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적으로 낙관론이 갑자기 비관론으로 바뀐 적이 있다. 지금 양국 관계가 안 좋은데 시민사회가 안정적 관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 교수는 “일본에 평화 낙관론이 퍼져 있던 1919년 한국 3·1운동과 중국 5·4운동 등 동북아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일본 사회에 불안이 일었고, 간토대지진과 농민 소요까지 터져 불안이 확산됐다.”면서 “대공황 등을 거쳐 군국주의가 득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낙관하면 안 된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물론 한·일 관계가 당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국의 국력이 커졌고, 한국과 일본, 중국 3국의 민간 차원 풀뿌리 교류가 활발해졌다.”면서 “그럼에도 일본 사회에 깊은 불안이 퍼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깊은 그늘이 드리워진 상황에서 한국과의 독도 분쟁에다 중국 및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미국과의 오키나와기지 논란 등이 겹쳐 “외부의 압박을 받는다는 피해의식과 고립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파워 엘리트 그룹 중에서도 안전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정치적으로는 해마다 총리가 바뀌는 등 독일 나치정권 출범 전 바이마르공화국과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일본 국민의 불안감 증가를 토양으로 강경 민족주의자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총리가 되려고 하고 있으며 “평화헌법 개정은 물론 총리권력을 대통령과 유사하게 강화, 강력한 민족주의 정책으로 ‘강한 일본’을 지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국제사회에 ‘한·일 간에 영토문제가 있다’고 비치게 한 전략적 실수라고 본다.”면서 “일왕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자유주의자와 좌파들조차 반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나 영토 분쟁 등의 문제에 있어 양국 간 해결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한·미·일·중·러·북) 회담 등 다국 간 외교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일 통화스와프와 관련, “단지 두 나라 간 문제가 아니고 아시아 경제위기를 막아주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동남아국가연합과 한국·중국·일본 등이 역내 외환위기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통화교환협정)의 틀이 허물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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