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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안보리 통한 대북 제재로 가닥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한국과 미국은 우선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중인 임성남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5일(현지시간) “북한이 끝내 미사일을 쏜다면 안보리 차원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국무부와 백악관 당국자들과 이틀째 협의를 마친 뒤 한국 특파원들에게 “외교적 노력과 대북 제재는 모순되는 게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면서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나중에 제재할 명분도 충분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 소식통은 “미국 정부는 2005년 북한에 가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제재가 7년이 지난 지금도 효력을 발휘할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서 “그때에 비해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커진 점 등이 7년 전과 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BDA식 제재를 가해 북한 자금이 은닉돼 있는 중국 은행이 제재를 받을 경우 그것은 중국 경제를 흔들고 연쇄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말한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을 쏘더라도 BDA식의 양자 제재는 일단 검토 대상에서 후순위로 밀린 듯한 분위기다. 실제 임 대표는 이번 방미 기간 중 금융제재를 다루는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군축·비확산 특별보좌관을 만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미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청을 받아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5일부터 미국을 방문 중이다. 왕 부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총애했던 인물로 북·중 최고위층 간 메신저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왕 부장의 방미는 정당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기는 하나 현 국제 정세에 비춰 볼 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베이징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주기를 맞는 17일 오전 7시부터 오전 8시 30분 사이에 미사일 발사를 예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8시 30분을 김정일의 사망 시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일본 방위성이 북한의 로켓이나 잔해가 육지에 떨어질 경우 요격하기 위해 도쿄 시내 방위성 등 수도권과 오키나와 주변 등 7곳에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PAC3)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시론] 복지와 외교안보/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시론] 복지와 외교안보/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대통령 선거가 열흘 남짓 남았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경제다. 여야의 두 후보 모두 어려운 서민의 삶을 어루만질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역설한다. 전 세계가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에 떨고 있는 가운데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의 민심을 사려면 당연히 경제문제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고 개인의 수입은 줄면서,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가계 부채가 나라 경제를 위협하는 마당에 지도자가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이 민생인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문제는 경제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제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안보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너무 소홀하다는 것이다. 두 후보 모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과의 실용적 대화를 추구하겠다는 입장은 과거에 비해 균형 잡힌 모습이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우리 앞에 놓인 외교안보 과제의 험난한 파도를 넘기에는 여전히 불안하다. 차기 정부, 아니 21세기 초 한국의 외교안보는 앞으로 세 가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첫째,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북한문제이다. 지속되는 북한의 핵 개발과 군사도발 가능성은 한반도 안보를 둘러싸고 항상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더욱 큰 도전은 불확실한 북한 체제의 미래이다.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화산과도 같다. 지난여름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심실세이던 이영호 총참모장의 갑작스러운 숙청은 막후에서 진행되는 치열한 권력투쟁을 암시한다. 최근 북한이 뜬금없이 예고한 위성 발사는 예측 불가능한 북한체제의 위험성을 또다시 드러내 주었다. 미국 외교협회의 한반도 전문가 스콧 스나이더가 말한 것처럼 북한 내부에서 군부 지도자들 간에 유혈사태라도 발생할 경우 한반도는 최악의 혼돈상태에 빠질 것이다. 둘째,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다. 화평발전의 구호 속에서도 중국의 군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사실은 19세기 말 청·일전쟁 패배의 치욕을 기억하는 중국인들의 속내를 드러낸다. 영토를 둘러싸고 러시아, 한국, 중국과의 연이은 갈등에 놀란 일본의 민심은 만성적인 경기침체 속에 시들어 가던 보수 우익의 목소리에 새로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외교 축의 대전환을 선언한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한·미동맹에 새로운 위상을 부여함과 동시에 대중국 봉쇄의 부담을 우리에게 안긴다. 어느새 한반도가 패권 경쟁의 중심에 다시 서게 된 것이다. 셋째, 당면한 외교안보 과제는 더욱 힘들어진 반면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재원 마련은 갈수록 어려운 현실이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누구나 안보와 국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복지와 국방을 선택하라면 슬그머니 국방은 뒷전으로 가는 것이 국민의 팍팍해진 인심으로,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게 정치권의 현실이다. 올해 약 100조원으로 국민총생산(GDP) 대비 10%에 채 못 미치는 우리의 복지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가장 빠른 노령화를 고려하면, 정부지출에서 복지비의 증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복지비의 3분의1밖에 안 되는 국방비가 줄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젊은 층 인구의 감소로 오는 2020년이면 현재 60만명에 달하는 국군 병력은 50여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선거기간 내내 경제대통령을 자임했던 미국의 조시 W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자신이 안보문제를 놓고 이렇게 고심하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않았다고 술회한 바 있다. 우리 차기 정부야말로 심각한 외교안보 과제의 도전을 맞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건 시급한 일은 적은 비용으로 보다 많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안보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복지도 없다.
  • “北 발사땐 ‘BDA식 금융제재’로 실질적 타격 가해야”

    “北 발사땐 ‘BDA식 금융제재’로 실질적 타격 가해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강력한 금융제재를 가해야 한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는 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에 실질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제재는 해외 자금줄을 끊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 의회의 외교 현안을 주도하는 막강한 자리로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직접 상대하며 정책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한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구 출신의 로이스 내정자는 미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이자 대북 강경론자이다. →외교위원장으로서 한반도 문제 중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먼저 한·미 관계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만큼 양국 간 무역과 투자가 늘어나 상호 번영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북한 인권도 중요하다. 특히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중국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지난해 중국 등을 떠도는 탈북 고아들의 미국 가정 입양을 촉진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과 화학무기, 핵무기 프로그램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으로 이전되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우려가 큰 만큼 이를 차단하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 →북한이 곧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는데 외교위원장으로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어떤 주문을 하고 싶나. -북한을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돈줄을 죄는 것이다. 2007년 미 재무부는 북한의 위조지폐 생산에 제동을 걸었고 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함으로써 큰 타격을 입힌 바 있다. 이와 같은 강력한 금융제재를 가하면 북한은 돈이 없어 미사일을 만들 수 없고 핵실험도 할 수 없게 된다. →북한이 중국 내 은행에 자금을 은닉해 놓았기 때문에 중국의 협조 없이는 BDA식 제재도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따르지 않으면 중국 금융기관도 신용등급 등에 타격을 입기 때문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대북제재 공조를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의 미사일 탑재 트럭이 중국 기업의 설계로 생산됐을 만큼 중국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유엔 제재 규정을 위반하는 중국 업체와 은행들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하려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식량이 군용미로 전용된다고 의심되는 한 반대하겠다. →한국 대선 후 들어설 차기 한국 정부는 오바마 2기 행정부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나.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에 비해 북한에 전향적 태도를 취한다 하더라도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와 같은 마찰은 없을 것이다. 차기 한국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더라도 당근만 주는 식은 안 된다. 햇볕정책을 펴더라도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해야 한다. →한·일 관계가 독도나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몇 년 전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표기 변경 시도를 막은 적이 있다. 한·일 간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란 또 “美 무인기 포획”…美 “실종된 적 없어” 부인

    이란군이 자국 페르시아만 영공에 들어온 미국의 스캔이글 무인기를 사로잡았다고 AP,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알리 파다비 이란 해군 사령관은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영공을 ‘침범한’ 미 스캔이글 무인기를 잡아들였다고 말했으나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나 장소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파다비 사령관은 “미 무인기가 지난 며칠 새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정찰과 자료 수집을 해 왔다.”면서 “이 무인기는 미 항공모함에서 이륙하자마자 이란 해군 방공부대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이란군이 포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실종된 자국 무인기는 없다며 이란의 주장을 부인했다. 미 해군 제5함대 측 대변인은 중동 지역에 있는 모든 미 무인기의 소재가 “완전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페르시아만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모든 활동이 “국제법상 인정된 해역과 상공으로 제한된다.”며 이란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은 지난달 공해상에서 정기 순찰 임무를 수행 중이던 자국 비무장 무인기에 이란이 발포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이란은 ‘영공 침범’을 주장했다. 이란은 지난해에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동쪽 국경에서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미 중앙정보국(CIA)의 첩보용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잉사가 개발한 스캔이글 무인기는 날개 길이가 3m인 단거리 감시 장비로 함정에서 발진해 100㎞를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에서 미 해병대의 정찰임무용으로 활용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미사일’ 긴박한 한반도] 美 “北 발사강행땐 적절한 조치 고려”

    [‘北미사일’ 긴박한 한반도] 美 “北 발사강행땐 적절한 조치 고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한·미·일 3국이 구체적인 제재 논의에 착수하는 등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응책 마련을 위한 방미 외교를 시작했다. 임 본부장은 6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면서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만나 미사일 발사시 제재 방안을 논의한다. 임 본부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한·미 공조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일 3국은 워싱턴에서 임 본부장과 데이비스 특별대표, 일본 외무성 스기야마 신스케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별도의 3자, 양자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앞서 전날 게리 세이모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우리는 북한의 발사를 매우 불행한 도발행위로 간주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적절한 조치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은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 함께 북한을 막기 위해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요격 미사일 SM3를 탑재하고 있는 이지스함 10척을 한반도 주변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일본 산케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이지스함을 한국 동해 쪽에 1척, 오키나와 주변에 2척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도 7척의 이지스함을 한반도와 일본 주변 해역에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위성은 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나 잔해가 일본 영토에 떨어질 경우 요격하기 위해 패트리엇(PAC3) 요격시스템을 도쿄 일대 수도권과 오키나와, 이시가키섬, 미야코섬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대선 첫 TV토론] 朴 “한미FTA 재협상” 文 “북핵·평화체제 동시해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4일 TV토론 한반도 외교 분야에서 북핵 억제를 통한 한반도 안정에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투자자 국가소송제(ISD)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독소 조항에 대한 박 후보의 책임론을 적극 제기했다. 박 후보는 “신뢰 외교를 통해 한·미 동맹과 한·중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북핵에 대해서는 강력한 억지와 협상으로 풀겠다.”며 “이미 제안한 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한·미 관계에 매달린 편중 외교로 한·중 및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고 전제하고 “내년 정전 협정 체결 60주년을 맞아 6자회담을 재개하고 북핵과 한반도 평화 체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박 후보가 한·미 FTA를 날치기하고 경제 주권을 팔아먹어 농민과 중소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며 “FTA 협정에서 농업 부문이라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가 남북 관계부터 대중·대일 외교를 모두 파탄에 빠트렸다.”고 공세를 편 반면 박 후보는 “문 후보의 외교 공약을 보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이 연상된다.”고 정조준했다. 박 후보는 한·미 FTA를 재협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가 박 후보에게 “ISD 조항 등 한·미 FTA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하자 박 후보는 “ISD는 표준 약관이며 우리 기업의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어 “한·미 FTA는 문제가 있으면 현 정부가 재협상을 약속했듯 다시 논의할 수 있다. 유효하다.”면서 “재협상을 반대한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답변에서 ‘약정’이라고 하자 이 후보는 이를 ‘약관’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대선 첫 TV토론] 朴 “盧정부 땐 가짜 평화”… 文 “MB정부는 안보 무능”

    [대선 첫 TV토론] 朴 “盧정부 땐 가짜 평화”… 文 “MB정부는 안보 무능”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4일 개최된 TV토론에서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쳤다. 박 후보는 노무현 정부를,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를 각각 공세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했다. 두 후보는 우선 권력형 비리 근절 방안을 놓고 충돌했다. 박 후보는 “권력형 비리 문제가 나오면 문 후보께서 많이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 부산저축은행 조사를 담당했던 금융감독원 국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면서 “정무특보로 있을 때 아들이 공공기관에 부당하게 취업한 것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확인됐고 최근에는 집을 사면서 다운계약서를 쓴 것도 확인됐는데 정말로 권력형 비리를 막을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박 후보조차 네거티브를 하는 걸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금감원은 이명박 정부 관할하에 있는데 압력을 행사했다면 진작 밝혀졌을 것이고 검찰 수사에서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 취업 문제도 부정, 비리가 있었다면 밝혀졌을 것인데 그런 사실이 없는 걸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대북 정책 방향에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문 후보는 “이명박 정부는 안보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안보에 구멍이 뚫리지 않았느냐. 북방한계선(NLL)이 무력화됐다.”면서 “휴전선 ‘노크 귀순’ 사건만 봐도 이명박 정부의 안보 무능을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는 두 차례 서해교전을 겪으면서도 NLL을 사수했다. 참여정부 5년간은 단 한건도 군사 충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후보는 “진짜 평화와 가짜 평화는 구분해야 한다. 퍼주기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라면서 “(참여정부 당시인) 2006년에도 북한에 그렇게 많이 퍼주기를 했는데도 첫 번째 핵실험을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 신뢰 구축 노력을 병행해 얻어지는 평화가 진짜 평화”라고 강조했다. 외교 정책 방향에서도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문 후보의 미·중 사이에서의 등거리 외교 공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떠올리게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겠다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됐고 한·미 동맹의 손상을 가져왔으며 국익에도 손상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등거리 외교가 아니고 균형 외교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굳건히 하면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심화하고 러시아·일본 등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의 경우 미국에 대한 편중 외교를 해 중국과의 관계가 최악으로 나빠졌다.”고 역공을 펼쳤다. 문 후보는 반대로 “박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 같다.”면서 “한·미 FTA 국회 비준 때 여야의 많은 의원들이 찬성해서 재협상 촉구 결의안도 통과시켰다.”면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박 후보는 “한·미 FTA 폐기는 국제적인 신뢰 문제가 있고, 더군다나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이것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았나.”라면서 “말 바꾸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한 적 있지만 재협상이 안 된다고 한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화성 생명체… 이번에도 없었다

    보름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외계인 소동’은 미항공우주국(NASA)이 또다시 양치기 소년이 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서울신문 12월 3일자 1면> 나사는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미 지구물리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화성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유기화합물의 단서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화합물 지구서 묻어갔을 수도” 나사 연구팀은 “큐리오시티가 화성의 토양에서 얻은 샘플을 화성시료분석기(SAM)로 분석한 결과 염소와 황, 물, 탄소 함유 유기화합물의 흔적이 나왔다.”면서 “그러나 유기화합물이 지구에서 묻어 간 것인지는 몇 달간 검증을 더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탄소를 포함한 유기화합물은 생명체의 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지만 생명의 존재 자체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우주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유기화합물이 발견된다. 과학계와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큐리오시티 책임자인 존 그롯징어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역사책에 남을 만한 발견을 했다.”고 언급하면서 기대를 모았던 ‘화성 생명체 발견’과는 동떨어진 발표였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ET의 손을 잡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날 것 같았는데 단순히 화합물 발견이라니 언론플레이가 지나치다.”고 나사를 비난하고 있다. 나사는 2010년에도 외계 생명체에 대한 중대 발표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정작 내용은 캘리포니아의 한 호수에서 새로운 종류의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는 것이었다. 나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 제트추진본부에서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탐사위성 보이저 1호가 태양계의 마지막 허들을 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역시 태양계의 마지막 영역일 뿐 태양계를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이저1호 태양계 마지막 영역 진입” 전문가들은 전 세계 우주과학을 주도해 온 나사가 잇따라 ‘낚시질’로 보일 만한 발표를 거듭하는 것은 예산 삭감 논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나사는 2009년 인건비가 20% 이상 삭감되고 차세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 일정이 늦춰지는 등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거대 과학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당위성을 보여 주기 힘들기 때문에 나사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단 소문을 키운 뒤 과학적 사실을 발표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는 과학자의 양심에는 걸리겠지만, 오죽하면 저런 전략을 쓸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낚시질’이 나사의 전유물은 아니다. 올해 ‘신의 입자’ 힉스 발견으로 과학계는 물론 일반인의 관심을 모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역시 불완전한 데이터가 조금씩 개선될 때마다 마치 힉스를 발견한 것처럼 기자회견을 자청해 빈축을 샀다. CERN은 이달 중순 힉스 발견 공식선언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지만, 과학계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거대강입자가속기(LHC) 운영 예산 확보를 위한 이벤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北미사일’ 긴박한 한반도] 北, 2단 로켓 장착도 완료 이번엔 ICBM개발 임박?

    [‘北미사일’ 긴박한 한반도] 北, 2단 로켓 장착도 완료 이번엔 ICBM개발 임박?

    북한이 오는 10~22일 사이 발사 예정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은하 3호’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에 1단 로켓에 이어 2단 로켓 장착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4일 “북한이 2단 로켓까지는 장착을 완료했으며 현재 3단 로켓 장착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발사대에 가림막을 설치한 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부는 한·미 정보자산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를 분석해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 로켓은 이르면 5일 장착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군은 이에 따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중심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위기관리체제로 전환했다. 군 관계자는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은 평소 수준인 3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북한군의 도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은하 3호’가 2009년 발사한 ‘은하 2호’의 성능을 뛰어넘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준에 근접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은 ‘은하 2호’의 경우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2단계 로켓 추진체가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동쪽으로 3800여㎞ 지점에 떨어진 만큼 당시 추적하지 못한 3단 로켓까지 감안하면 미국 알래스카까지의 거리인 6700㎞ 정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사하는 미사일의 2단 로켓이 4000㎞ 이상 비행한다면 3단 로켓의 탄두 크기 조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6700㎞ 이상의 미국 서부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명실상부한 ICBM급 탄도미사일 개발의 문턱에 다다른 것을 의미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월 발사 실패 이후 외국 기술자를 초빙해 동창리에서 성능 개선에 주력해 왔다. 당시 460㎞를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 서해상에 추락한 이유는 추진연료가 압력을 받아 연료관이 파괴되고 엔진의 추진력을 보강해 주는 터보 펌프에 문제가 생겨 이를 집중 보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사할 미사일의 1·2·3단이 정상적으로 분리되느냐도 관심거리다. 권용수 국방대 교수는 “1단 로켓이 정상적으로 연소되고 제대로 분리된다면 발사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위성 궤도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무기화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1단 로켓과 2단 로켓이 지정된 위치에 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대선 정책검증] (3) 외교안보

    [대선 정책검증] (3) 외교안보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가치와 철학은 현 정부의 ‘원칙 있는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와 비판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용하느냐의 문제에서 시작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신뢰’에 방점을 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큰 틀로 제시했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평화’를 강조해 남북경제연합, 한반도 평화구상을 제시했다. 두 후보 모두 한·미 동맹의 공고화와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으나 현안인 북한 핵문제 해결, 남북 교류협력 방안,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 등에서는 조금씩 입장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효과를 기준으로 볼 때 문 후보가 제시한 남북경제연합 구상의 참신성을 높게 평가했다. 북핵과 남북관계, 평화체제 문제를 병행적으로 해결하고 경제분야에서 시작해 정치분야의 통합을 이루겠다는 방안이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 상황에 비춰 진일보한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남북교류의 정상화를 위해 북한이 신뢰할 만한 협력의지를 보여야 함을 전제조건으로 삼고 북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점진적이고 단계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으나 정책의 효과성 측면에서는 박 후보의 신중한 접근이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반면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볼 때는 두 후보 모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남북관계에서는 두 후보 모두 구체적 실현 방법이 부족하고 희망사항을 언급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현 가능성 북핵문제 해법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두 후보의 입장이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신뢰라는 전제조건을 내세운 박 후보의 공약에는 남북관계 개선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일 박 후보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신뢰를 어떻게 증진시키느냐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면서 “북한의 선택에 따라 우리의 대북정책이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NLL을 존중한다면 남북공동어로수역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하나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 어떻게 동시에 실현시킬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박 후보는 북한의 선(先)비핵화론에 입각해 6자회담을 거론하고 있는데 2005년 9·19 공동성명의 동시행동 원칙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가 아니라는 점에서 재개의 조건이 무엇이며 어디서 시작할지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이에 호응하기보다는 핵 억지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의 한반도 평화구상과 남북경제연합의 현실성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는 “남북경제연합을 먼저 구축하자고 하지만 어떻게 경제연합을 이룰 것인지 과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 교수는 “유럽연합(EU)과 같은 무관세, 공동화폐, 공동 경제정책 등이 필요하며 남북 간 신뢰뿐 아니라 북한 경제체제의 개혁 등 변화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다만 “한반도 평화구상에 따른 북핵문제 해결 방안이 북핵문제를 교류협력보다 후순위로 놓기 때문에 북한의 호응을 기대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문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구상과 2014년 상반기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6개국 정상 선언을 구상하고 있으나 이는 대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예종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도 남북경제연합 구상에 대해 “남북한 간 노동·자본의 자유로운 이동과 공동의 통화·재정·사회 정책이 가능하다고 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참신성 강력한 억지를 토대로 점진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박 후보의 북핵 해법에 대해 현 정부의 대북정책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후보는 6자회담을 지속하면서 양자 접촉이나 소규모 다자접촉을 통해 대화를 활성화하고 남북 간 노력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양 교수는 “압박과 제재, 한·미 동맹 강조, 억지를 통한 비핵화 해법이 기본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기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으며, 장 선임연구원은 “남북 간에 신뢰가 쌓이고 비핵화가 진전되면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에서 제시한 선비핵화론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선임연구위원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중 3자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과 별개로 참신하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의 북핵 문제와 평화체제 동시 해결론과 남북경제연합 구상은 비교적 참신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병행전략은 지난 노무현 정부 때 북핵해결이 지연되면서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을 하게 돼 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모두 진전을 이룰 수 없었다는 반성이 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 교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동시에 논의해 병렬적, 단계적으로 이행하겠다는 구상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예 교수는 “남북경제연합을 통한 통일이나 환동해·황해경제권 구상 등에서 공약의 성취 규모나 정도에서 참신성이 돋보인다.”면서도 “실현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반면 구 교수는 “박 후보의 북핵 정책이 이명박 정부의 입장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원칙을 강조한 현 정부의 입장보다 좀 더 융통성을 보인다.”면서 “문 후보의 한반도 평화구상과 비핵화 로드맵은 교류협력 확대를 통해 점진적이며 단계적인 핵불능화와 대규모 경제지원, 북·미관계 개선, 평화체제 구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책 효과 두 후보의 정책이 가져올 파급효과와 적합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박 후보의 구상은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 어렵고, 문 후보는 우리 국민의 정서와 북한에 대한 인식에 비춰 남남갈등 등 사회적 갈등 해소와 통합 방안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 교수는 박 후보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신뢰 구축이 우선된 후 경제협력을 추진한다는 측면에서 파급효과 면에서도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종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의 북핵문제 해법은 단기적으로는 해결이 어려우나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정책”이라며 “이명박 정부보다 탄력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장 선임연구원은 “박 후보의 북핵해결 구상은 자칫 북한의 핵억지력 강화 명분만 제공하고 실리는 그림 속의 떡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낼지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박 후보의 비핵화 방안은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후보의 한반도 평화구상과 남북경제연합 구상은 2007년 10·4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남북경제협력공동위 가동,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 구상 등과 비슷하다.”면서 “문제는 이를 둘러싸고 남남갈등이 심화되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은 필요하지만 재발방지와 신변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면서 “정책효과성을 고려할 때 대북정책은 북한 변수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사회적 갈등과 통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문 후보는 한반도 평화구상을 통해 비핵화를 이룬다고 했으나 북핵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구체적 방법이 모호하다.”면서 “군 병력을 줄이고 장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겠다고 한 공약은 자칫 상대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국제학과 교수, 박종철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예종영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종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韓 워치콘 2단계 상향 검토… 美 ‘코브라 볼’ 서해상 정찰

    북한이 오는 10~22일 발사 예정인 장거리 미사일의 1단 로켓을 발사대에 장착해 10일 이전에 발사 준비가 끝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날씨 등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김정일 사망 1주기인 17일 전후로 예상되던 발사 시기가 10~13일쯤으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은하 3호’는 1~3단 로켓이 합체된 이후 발사대에 세워지는 우리의 나로호와 달리 발사대에서 1~3단 로켓이 차례대로 합체되기 때문에 발사대에 장착되기 시작하면 일주일 뒤에 기술적으로는 발사 준비가 끝난다. 군 관계자는 3일 “북한은 11월 중순 미사일 동체와 발사 관련 장비를 동창리 발사장으로 옮긴 이후 발사장 내 조립 건물에서 동체 조립과 점검을 진행하면서 추진제를 보급하고 통신점검 활동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미사일 동체가 발사대로 이동함에 따라 사실상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평시 수준인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북한이 사실상 예고한 첫날인 10일부터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지 않겠느냐.”면서 “그 이후부터는 기상 상태와 북한 지도부의 정치적 결단이 시기 조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하자면 17일 전후가 좋겠지만 지난 4월 이벤트적 요소를 가미하다 실패했다.”면서 “성공 확률이 더 중요하기에 기상 상태만 좋으면 일찍 발사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미 양국은 위성과 정찰기 등을 최대한 활용해 동창리 지역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특히 군은 지난 4월 미사일 발사 때 궤적 추적에 성공한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 2척을 서해로 보내 궤적을 탐지할 예정이다. 구축함에는 탐지 거리 1000㎞에 달하고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는 SPY1 레이더가 장착돼 있다. 미군도 탄도미사일 궤적 추적 기능을 갖춘 ‘코브라볼’(RC135s) 정찰기를 서해 상공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하와이에 있는 탄도미사일 탐지전용 ‘X밴드레이더’(SBX1)를 통해 궤적을 추적, 실시간으로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에 전송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 차원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국제적 제재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중국·일본·러시아 대사를 연쇄 면담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알렸고 안호영 외교부 제1차관도 이날 오후 성 김 주한미국대사와 만나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시론] 국가 지도자가 챙겨야 할 원자력 이슈는/조성경 명지대 교수

    [시론] 국가 지도자가 챙겨야 할 원자력 이슈는/조성경 명지대 교수

    에너지는 국민 삶의 기초이자 국가 경쟁력의 토대다. 이는 어떠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국민 복지와 국가 경제가 녹색 신호를 받고 나아갈 수도, 빨간 신호에 막힐 수도 있다. 에너지정책의 최종 목표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 앞에는 지구온난화 늦추기, 높은 효율과 낮은 가격으로 에너지 생산하기, 시스템과 문화를 통해 에너지 절약하기 등의 보이지 않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석탄과 석유, 셰일가스를 포함한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하거나 태양과 바람, 지열 등을 활용하기 좋은 환경, 다른 나라와 전력망을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원도, 환경도, 주변 여건도 척박하고 까다롭다.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큰 원자력발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자력발전은 안전성과 경제성, 형평성, 핵확산성 측면에서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논쟁은 사회적 갈등과 국제적 분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원자력발전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와 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소신이 다른 양측의 과장은 여기에 더욱 혼란을 보탠다. 국가 지도자라면 불확실성으로 뒤범벅된 복잡한 변수를 모두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단성 있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또 그것이 왜 바른 결정인지에 대해 국민이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한다. 현재 설계수명이 끝나 멈춰 있는 월성 1호기를 완전히 세울 것인지 아니면 계속 운전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고리 1호기의 계속 운전 연장 여부도 마찬가지다. 공란인 원전 폐로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 2014년 한·미원자력협력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 2015년까지는 사용후핵연료 문제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중간저장시설의 부지 선정도 하고 건설도 착수해야 한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경북 영덕과 강원 삼척에 짓기로 한 원전을 어떻게 할지 결단이 필요하다. 몇 기의 원전을 더 지어야 할지도 정해야 한다. 어떠한 원자로 개발에 투자할 것인지, 재활용 혹은 재처리·처분과 폐로 기술개발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지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 방사선 안전 기준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국가 지도자는 그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하더라도 무시해선 안 된다. 물론 검증된 안전장치와 시스템을 통해 운영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은 예상치 못한 변수나 전혀 별개의 정책 결과로 인해 훼손될 수 있다. 특히 조직의 부정부패나 느슨한 안전문화, 공기업의 경영효율화 정책에 따른 인원 감축 등이 안전성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다.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운영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면 안전은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안전문화 구축을 위해 타 조직과는 차별화된 경영 및 인사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또 특혜 논란을 무릅쓰고라도 인원을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건 핵폐기물 문제다. 핵폐기물은 생겨나기만 할 뿐 사라지지는 않는다. 설령 원전을 당장 멈춘다 해도 핵폐기물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한다. 어떤 해법을 내놓는다 해도 박수보다는 비난이 클 핵폐기물 문제지만 바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원자력 이슈가 다루기 지난한 것은 그 자체가 어렵고 복잡해서이기도 하지만 오해와 왜곡이 진실의 옷을 입고 있는 까닭이다. 국가 지도자는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현재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유력 대선 후보 모두가 원자력 이슈에 대해 방향성만 어렴풋이 보여줄 뿐 아무 공약도 채우지 않았다는 것은 차라리 다행일지 모른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는 달라야 한다. 정확하게 알고 단호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
  • 北, 발사대에 1단 로켓 장착

    北, 발사대에 1단 로켓 장착

    북한이 오는 10~22일 발사할 예정인 장거리 미사일의 1단 로켓(추진체)은 전북 부안 격포항 서쪽 약 140㎞ 지점의 공해상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북한이 관련국에 통보한 항공고시보를 정부가 분석한 결과, 이같이 예상됐다. 2단 로켓은 필리핀 동쪽 약 136㎞ 지점에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떨어지는 미사일 덮개(페어링)의 낙하 예상지점은 지난 4월 발사 때와 달리 제주도 서쪽 약 88㎞ 해상이다. 북한은 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발사대에 1단 로켓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발사대에 1단 로켓을 장착했다.”면서 “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수순에 돌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인 은하3호는 1~3단 로켓으로 구성돼 있으며 크레인을 이용해 2~3단 로켓까지 전부 장착하는 데는 3일 정도가 걸린다. 전력케이블 등을 연결하고 연료 주입이 끝난 상태에서 최종 점검이 이뤄질 때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예고한 발사기간 첫날인 오는 10일 이전에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사 준비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성남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4일 미국을 방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 대책과 제재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한·미·일·유럽연합(EU)이 제재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금융제재 등과 관련해서 연구를 많이 해놓은 게 있으며, 북한이 지난번(4월 발사 때)에 제대로 못 알아들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말뜻을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제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실제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 이번에는 금융제재 등 새로운 내용이 안보리 결의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 추운 겨울에 미사일을 쏘는 건 역시 국내적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핵무기 운반 수단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 주면 미국이든 중국이든 자신들에 대한 대접이 달라질 거란 판단을 북한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지난 1일 로켓 발사 계획을 공식 발표하기 직전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의 통보는 구체적 내용이 아니라 발사 계획을 간단히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공직 파워우먼] (9) 국방부·軍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체 장교 가운데 여성은 5.7%인 3593명이다. 양승숙(62) 예비역 준장이 2001년 첫 여성장군이 된 이래 8명의 여성 장성이 나왔으며 3명이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다. 행정부처로서의 국방부 또한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이 250명으로 36%에 이른다. 1996년 첫 행정고시 출신 여성 사무관이 입성한 이래 4급 이상은 63명 가운데 10명, 5급 사무관은 219명 가운데 60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세종시 이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지방근무도 적은 편이라 여성 공무원에게는 선호 부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준장에 머무른 역대 여성 장군도 간호 등 특정 병과가 대부분이며 무엇보다 영관급 장교가 부족해 허리층이 얇다. 1997년부터 각군 사관학교가 여생도의 입학을 허용한 지 이제 15년이 지난 만큼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본격적인 ‘우먼 파워’를 기대해 봄 직하다. 올 연말 전역을 앞두고 있는 송명순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차장(준장)은 첫 전투병과 출신 여성 장군으로 여군의 대표명사로 통한다. 31년간 군생활을 해온 그는 1990년 여군병과가 해체되면서 보병으로 병과를 바꿨고 특전사 여군대장, 육군훈련소 교육연대장, 한·미 연합사령부 민군작전처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여군으로서는 많지 않은 작전통으로 꼽혀왔으며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남성 장교를 통솔한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연말 국군간호사관학교장으로 취임한 박명화 준장은 간호병과 출신 여섯 번째 장군이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는 계급이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부하와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덕장’으로 통한다. 국군 강릉·대전병원 간호부장, 육군본부 건강증진과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전문의료지식을 바탕으로 군 의료발전에 기여했다고 인정받는다. 여성 군법무관 1호 출신인 이은수 육군 법무실장(준장)은 역대 여성 장군 가운데 최연소다. 군 사법 조직의 특성상 변호사, 검사, 판사 역할을 모두 해봤다. 초임장교 시절 군사법원에서 맡은 국선 변호 업무가 보람찬 기억으로 남는다는 그는 육군법무실 고등검찰부장, 육군군사법원 군사법원장 등을 두루 거쳐 연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으로 영전을 앞두고 있다. 일반직 여성 공무원도 군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1996년 국방부 최초의 행시 출신 여성 사무관으로 화제가 됐던 유균혜 재정계획담당관은 올해 9월 최초의 여성 부이사관(3급)이 돼 일반직 여성 관료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정책홍보과장 시절 SNS를 통한 국방부 홍보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들었다. 2005년 산업자원부(지식경제부의 전신)에서 옮겨온 김신숙 행정관리담당관은 국방부 여성 공무원의 기대주로 꼽힌다. 2000년 행정고시 일반행정직 수석합격자이기도 한 그는 안보정책과 영어에 능통해 한·미 동맹 현안과 대미 협상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33년간 국방부를 지켜온 7급 공채 출신 여성 과장 3명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송애 전직지원정책과장과 백경희 군비통제과장, 그리고 유향미 자원동원과장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국방부에 여성인력이 생소하던 1979년부터 근무해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김송애 과장은 2005년 국방부의 첫 여성 과장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여야, 北 미사일 앞에서 싸울 생각 말아야

    우려했던 북한의 로켓 발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듯하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그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오는 10~22일에 지구관측 위성 ‘광명성3호’ 2호기를 실은 은하3호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북측은 이 담화를 통해 이 위성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을 실현하는 것이자, 평화적 우주이용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한 대외적 구실일 뿐 실상은 지난 4월 발사된 로켓과 마찬가지로 대륙간 핵탄두 탄도미사일 개발 실험이라는 게 한·미 양국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판단이다. 북한이 이번 로켓 발사에 쏟아붓는 돈은 총 8억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로켓 개발에 3억 달러, 위성 개발에 1억 5000만 달러 등이다. 중국산 옥수수를 250만t 살 수 있고, 북한 주민 1900만명의 1년치 식량을 해결할 수 있는 돈이다. 전체 주민의 3분의1인 600만명이 기아 선상에서 허덕이고, 어린이 10명 가운데 9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나라로서 꿈조차 꿀 수도 없을 불꽃놀음에 어마어마한 돈을 퍼붓겠다고 하니 대체 그들이 내세우는 김정일 유훈은 무엇이며, 김정은 체제는 시작부터 어디로 가겠다는 것인지 개탄스러울 뿐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 목적은 자명하다. 두 손에 핵과 미사일을 거머쥐고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을 압박해 향후 협상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끌어 내겠다는 것, 그리고 대선을 앞둔 남한 사회에 이념적 갈등을 최대한 부추기고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대선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로켓 발사로 얻는 것은 채찍일 뿐임을 북한 당국은 직시해야 한다. 로켓 발사가 성공해 북한 미사일의 사정권에 미국이 포함되는 순간 미국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고강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해상 봉쇄와 같은 제재로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대선 정국이다. 북의 의도에 말려 남남갈등이 빚어진다면 이는 국가적 불행이다. 여야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단호하고 초당적인 대응을 통해 북풍(北風)에 표심이 흔들리고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박찬호 “야구는 학교 시련 겪으면서 가슴으로 하는 법 배워”

    그곳에는 13개의 유니폼이 걸려 있었다. 작고 낡은 공주중학교 유니폼부터 공주고, LA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까지, 그리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의 국가대표 유니폼,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마지막으로 한화의 유니폼이 자리를 지켰다. 이 유니폼을 입고 한국과 미국, 일본을 누비며 19년간 한국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던 사나이가 이제 마운드에서 내려온다. 한국의 첫 메이저리거 박찬호(39·한화)가 3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진회색 양복에 오렌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박찬호는 회견 내내 자주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야구공을 처음 손에 쥐고 잠 못 이루던 10살 소년이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접어들었다. 그 30년 동안 얼마나 많은 환희와 좌절과 아픔이 그를 관통해 갔을지는 오직 본인만 알고 있을 터다. 박찬호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말을 하지 못했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저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고 지난 세월을 갈음했다. 박찬호는 은퇴 계기에 대해 “1년을 계획하고 한국에 왔다. 한국 선수들과 교류하고 고국 팬들에게 공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 목표를 다 이뤘다고 생각했고 이후 할 일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미련을 갖지 않고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박찬호는 은퇴 이후 미국에 건너가 야구 행정과 경영에 대해 배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처럼 한국도 산업 야구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그때를 위해 미국에 가서 야구 행정이나 경영, 구단 운영 등에 대해 공부할 생각이다. 다음 달쯤 가족과 미국에 들어가 아이들 학교를 알아보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이너리그라는 어려움을 딛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124승째를 거뒀을 때가 가장 기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한국에 돌아와 1승씩 달성한 것도 기쁘다. 마지막 선발 등판(10월 3일 대전 KIA전)때 마음속으로는 팬들에게 인사를 드렸다. 송진우 코치의 배려로 선발로 나서 6이닝 던진 것이 감동적인 마무리였다.”고 지난 1년간의 한국 생활에 대해 얘기한 박찬호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은 노력도 많이 하고 투지도 뛰어나지만 너무 순간의 결과에 집착하는 것 같다. 목표를 길게 보고 실패와 실수를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야구에 대한 분명한 철학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박찬호는 말했다. 그렇다면 박찬호 자신의 야구 철학은 무엇이었을까? “야구는 학교다. 책으로 배우지 못한 여러 가르침을 야구를 통해 배웠다. 시련을 겪으면서 야구를 머리로 하지 않고 가슴으로 하는 법을 배웠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시련과 환희를 거듭하면서 야구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오바마 대북정책 변화 조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대북정책에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을 담은 정황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관측에 대해 매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의 지난 8월 극비 방북설까지 제기되면서 한반도 주변에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외교 소식통은 29일 “백악관 인사들을 태운 미 공군기가 지난 8월 17일 괌에서 출발해 서해 항로를 거쳐 평양으로 들어갔으며 나흘간 평양에 머물다 같은 달 20일 귀환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평양을 방문한 당국자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인 대니얼 러셀과 북한담당관인 시드니 사일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방북설 사실 여부를 묻는 질의에 백악관은 이날 “말해 줄 정보가 없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9일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비난하는 성명에서 “최근 우리와 공식 및 비공식 석상에서 만난 미국 관계자들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 시 정책은 없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대목이 극비 방북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외교 소식통은 “8월 방북 목적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것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신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당근’을 제안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베이징을 방문해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도록 한·중 양국이 각각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임 본부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우 특별대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반대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朴 “중산층 70%로” 민생 공략

    朴 “중산층 70%로” 민생 공략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선거운동 사흘째인 29일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서울 서부권과 경기 김포, 인천 등지에서 무려 15차례 유세전을 펼쳤다. 이 중 서울 구로시장 등 재래시장만 6곳이 포함됐다. 낮은 자세로 민심을 경청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수도권 공략의 키워드로 ‘민생’을 내세웠다. 중산층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공약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첫 일정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내 어린이집에서 보육 실태를 살피는 것이었다. 박 후보는 경기 김포 유세에서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 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을 뿌리 뽑겠다면서 “민주통합당 정권이 붕괴시킨 중산층을 재건해 중산층 70%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교과서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선행학습을 철저히 금지해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면서 “대학등록금 부담도 반으로 덜겠으며, 초등학생은 학교에서 안전하게 밤 10시까지 보호해 맞벌이의 걱정을 덜겠다.”고 공약했다. 또 주거문제에 대해서는 “목돈 없이 전세금을 마련할 정책도 세워놓았으며, 가계부채로 고통받는 분을 위해 높은 이자를 낮은 이자로 바꿔드리겠다.”고 제시했다. 박 후보는 민생을 고리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서울 목동 거리유세에서 문 후보에 대해 “나라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정책도 표를 위해 바꾼다.”면서 “지난 정부의 비서실장으로 핵심적으로 추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도 야당이 되자 주변 사람의 말을 듣고 소신 없이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또 ‘참여정부 실정론’을 집중 거론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해 “민생을 제쳐둔 결과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가 극심해졌고, 대학등록금은 역대 최고로 높아졌다.”면서 “부동산도 폭등했는데 당시 부동산 거품이 꺼짐으로써 수도권 주민이 최대 피해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경제전망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음이 들린다. 이런 위기를 누가 극복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또 인천 일대 유세에서 “경인고속도로 무료화·지하화를 추진하겠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비지원을 위한 ‘아시안게임법’을 개정하겠다.” 등 지역 공약도 제시했다. 박 후보는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 지역을 찾는다. 문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도 유세 장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 想念/박홍환 국제부장

    중국이 결국 ‘진짜’ 항공모함을 보유했다. 함재기 젠(殲)15가 ‘빈껍데기’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산 중고 항모 랴오닝(遼寧)함 활주로를 박차오르는 사진을 자신있게 내밀었다. ‘다 죽인다’는 섬뜩한 뜻을 가진 단어를 앞에 내세운 중국 함재기의 등장은 사뭇 오싹하다. 중국은 때맞춰 항모전단급 전투함대를 보란듯이 서태평양에 보내 훈련을 시작했다. 이례적으로 훈련 참여 함정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2차대전 종전 후 70년 가까이 태평양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에 “우리가 간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격이다. 600년 전인 15세기 초 명나라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1371~1433)는 일곱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인도양을 동서로 가르는 항해에 성공했다. 사거리 700m의 홍의포(紅衣砲)를 앞세워 믈라카 해협의 해적들을 소탕하고 아프리카 동부, 지금의 소말리아 지역까지 진출했다. ‘정화’는 남중국해~동남아~인도양을 누볐던 중국 번영의 ‘키워드’였던 셈이다.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출범과 함께 해군의 활약상을 강조하는 건 이처럼 화려했던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만은 아닐 게다. 과거의 번영을 되찾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여겨진다. 이미 1980년대부터 차근차근 ‘원양해군’을 준비해 온 중국이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턱밑에서 “남중국해에 미국의 이익이 달려 있다.”며 노골적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미 항모전단은 수시로 남중국해를 오가며 주변국들의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직후 미얀마 등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 집권 2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은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대테러전쟁 등 20여년간 중동과 아랍에 몰입해 왔지만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굴기(崛起·우뚝 섬)에 사뭇 긴장한 양상이다. 2013년의 개막이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은 ‘오바마 2기’가 출발한다. 예사롭지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양측이 서로의 담력을 따져보는 ‘탐색전’에 나설 수도 있고, 어느 한쪽이 힘을 과시하면서 ‘난타전’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미국이 돌아오면서 벌써부터 동아시아의 세력권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아세안+3(한·중·일)’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지만 힘의 균형추가 ‘아세안+3’이 아닌 미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최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펼쳐진 외교무대에서 확인됐다. 미·중 간의 충돌은 두 당사국뿐 아니라 우리로서도 유쾌하지 않다. “넌 어느 편이냐.” 하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력으로 선택하지 못하고,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중국의 굴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차츰 ‘종이 호랑이’로 쇠락하고는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 제1의 경제·군사대국으로서 ‘슈퍼파워’의 지위를 구가하고 있다. 동아시아 상황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인가. 창문 밖 서울광장 주변에서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1980년대 ‘운동권’ 노래의 볼륨이 키워져 있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하다. 현직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모습을 감춘 채 두문불출하고, 대통령 후보들은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 으르렁 거리고 있다. 동아시아의 급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한 ‘비전’은커녕, 현실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대선후보들의 ‘명품 의자’ ‘명품 핸드백’ 공방에 이르러선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한·미·중·일 새 권력이 만들게 될 ‘2013년 동아시아 체제’에서 우리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과도한 우려일까. 2013년 개막을 한달 앞둔 지금 여러 가지 상념으로 잠못들게 하는 동아시아의 상황이다. stinger@seoul.co.kr
  • [사설] 북 미사일 발사로 대화의 싹 자르지 말라

    북한이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미사일 부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이 평양 무기공장을 떠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기지 조립동으로 운반된 사실이 위성을 통해 포착됐고, 한·미 정보당국은 이 화물이 지난 4월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로켓과 일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음 달 19일 대선을 전후로 쏘아 올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북한도 지난 15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계속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라고 말해 발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1998년과 2009년, 그리고 지난 4월 등 세 차례 미사일 실험을 할 때마다 우주 개발 주권을 들먹이며 실용 목적의 위성 발사임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4월 은하3호 로켓에 실린 광명성3호 위성이라는 것이 무게가 고작 100㎏에 불과해 위성으로 볼 여지가 없는 수준이었다. 사실상 위성 발사를 가장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이었고, 국제사회도 이런 인식에 따라 추가적인 유엔 안보리 제재를 가했던 것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우리나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핵 실험, 미사일 실험을 자행했다. 대화의 주도권을 잡아 나가겠다는 책략이었으나, 그들이 얻은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제적 고통, 주민들의 굶주림뿐이었다. 한반도 주변국 모두가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해 동북아 안보 지형을 새로 짜는 현 시점은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다. 우리만 해도 당선이 유력한,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모두 남북 간 대화와 다각도의 경제협력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힌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재선 직후인 지난 19일 미얀마를 방문해 “나는 북한이 평화의 길을 선택하면 미국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을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고 언급, 북한이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런 때에 북한이 또다시 구태의연한 도발을 자행한다면 이는 북한 스스로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고, 경제 회생의 기회를 걷어차는 일이다.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무력 도발로 몸값부터 올려놓고 보자는 선대의 그릇된 대외정책을 답습하며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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