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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의원 야스쿠니 집단 참배] 아베 ‘분란행보’에 동북아 3각외교 올스톱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행보가 동북아시아의 역내 대화를 마비시키고 있다. 특히 북핵 도발 등 한반도 위기 고조로 안보 질서가 교란되는 상황에서 아베 정권의 우경화 움직임까지 겹치며 역내 주요 축인 한·일, 중·일 대화가 장기간 파행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1일 일본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이어 23일 국회의원 168명이 집단 참배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야스쿠니 신사는 전쟁 범죄자들이 합사된 곳이자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며 “신사 참배가 관련 국가와 국민으로 하여금 어떤 생각을 하게 하는지 (일본 고위층 인사들은)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대변인은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는 아베 총리의 전날 발언과 관련, “역사 문제는 분명하다.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으로, 그것이 혼동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은 “새 정부 출범 후 총리와 부총리, 외상, 관방장관의 야스쿠니 참배만 아니라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며 “일본이 우리 측의 성의를 정면으로 무시한 만큼 국민 정서를 거스르며 양국 관계를 복원하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중·일 3국 간 고위급 셔틀 교류는 속속 파행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방일 계획이 백지화됐고, 당장 5월로 조율됐던 한·중·일 정상회담은 중·일 간 영토 분쟁으로 사실상 무산됐다. 3국 정상회담이 무기한 지연될 수도 있다. 윤 장관은 이날 한·일경제인회의 참석차 방한한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 등 일본 기업인 8명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 관계는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특수한 역사성이 있다”면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루야 게이지 일본 국가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이 이달 말로 예정된 방한 일정을 취소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 등 일·중 우호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의 면담을 거절하면서 방중도 불발됐다. 일본의 우경화 수위도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오는 26일 일본해 단독 표기를 주장하는 해양기본계획 최종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고, 아베 총리가 예고한 대로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도 수정하는 역사인식 퇴행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을 시도하며 노골적인 군국주의 부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다음 달 한·미 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대외관계 변화를 주시하며 대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7월 일 방위성의 독도 영토화 내용이 담길 국방백서 발표, 8월 광복절,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 등 역사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일정이 첩첩이 쌓여 있어 관계 회복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일관계의 상호 배려가 사라지고, 안보·경제 교류의 분리 대응 기조마저 훼손돼 안정적인 한·일 협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반도 기류 변화] 朴대통령 美 상·하원 합동회의서 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여섯 번째로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청와대는 23일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 기간 중인 다음 달 8일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연설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연설은 1954년 이승만 대통령, 1989년 노태우 대통령, 1995년 김영삼 대통령, 1998년 김대중 대통령, 2011년 10월 이명박 대통령에 이은 여섯 번째이다. 특히 1년 6개월여 만에 같은 나라 정상이 연이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사례는 1945년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 측은 “한·미 동맹관계의 긴밀함을 반영한 것으로 미 의회가 올해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한국 및 동북아 지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박 대통령의 방미가 갖는 중요성을 감안해 미 의회 연설에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한·미 양국이 함께 해온 지난 60년을 평가하고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발전상을 소개할 계획이다.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협력에 대한 구상,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 지역 및 세계 문제 등에 대한 비전도 밝힐 예정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한·미, 안정적 핵연료 공급 협력 합의

    한국과 미국이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정부는 오는 6월부터 3개월을 주기로 현행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집중 협상에 돌입해 2016년 이내에 최종 타결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한·미 양국은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기술)뿐 아니라 플러스 알파(α)의 기술 협력을 통해 안정적 핵연료 공급 기조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2016년부터 포화 상태에 돌입하는 한국 원전 상황을 고려해 폐연료봉의 처리 기술을 양국이 공동으로 협력해 개발하고, 3개월마다 협상을 이어가며 최종 개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은 현 원자력협정 시한을 3년 연장할 것을 제안했지만 우리 정부는 2년 연장을 하되 한·미가 공동으로 사용후 핵연료봉을 재처리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은 지난 16~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6차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을 진행해 이같이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또 우라늄 농축보다는 한·미 기술 협력을 통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 폐연료봉의 저장 공간 포화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미·중·북 3각 대화에 한국 적극 대응해야

    3차 핵실험 이후 두 달간 이어져온 북의 도발 위협이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주변국들의 대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선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어제 미국을 방문, 한반도 위기 상황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그런가 하면 북한도 최근 중국의 대화 제의를 수용했고, 이에 따라 미국 방문을 마친 우 대표 등 중국 측 인사의 북한 방문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성사된다면 지난해 12월 북의 미사일 발사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북한이 중국을 메신저 삼아 3각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비록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의한 대화에 응하지 않는 상황이기는 하나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일련의 대화 움직임은 그나마 한반도 위기의 수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을 대하는 중국의 태도가 북의 3차 핵실험 이후 확연히 달라진 점도 대화의 성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중국은 과거와 달리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 마련에 적극 참여했을 뿐 아니라 차질 없는 제재 이행을 강조했고, 실제로 자체적인 대북 제재를 가할 정도로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한·미 양국이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 이행 의지를 밝힌 데 대해 한껏 고무돼 있다고도 한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이전 이명박 정부 때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 강하게 북한을 설득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환영할 일이다. 중국을 통한 미·북 간 간접대화 역시 한반도 위기의 ‘출구’를 넓히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거처럼 우리 정부가 소외되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야 하며, 우리 정부도 이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 정부 때처럼 남북 간 경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이 전격적으로 2·29 합의를 발표해 우리 정부가 곤경에 처한 것과 같은 일이 재현돼선 안 된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오바마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고는 하나 남북 간 대화 재개 없이 미·중·북 3각 대화만 펼쳐진다면 우리 정부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음을 유념해야 한다. 내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중국 방문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한국을 제쳐두고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요원하다는 메시지를 중국으로 하여금 북측에 전달토록 해야 하며, 중국도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 대북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 빌 게이츠 “4세대 원전 개발 협력할 것”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이자 원자력 벤처회사 테라파워 회장인 빌 게이츠를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 키워드인 창조경제를 주제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게이츠 회장은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미국에서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세세한 대목까지 고언했다. 박 대통령은 접견에서 게이츠 회장을 “창의성과 사회적 책임을 겸비하신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회장님 같은 분이 많다면 우리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의 실현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창조경제론을 경청한 게이츠 회장은 “한국은 여러가지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국가”라며 “양질의 교육과 에너지,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대기업인 삼성 같은 탁월한 기반이 있어 출발점은 아주 좋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서비스 확대, 중소기업의 혁신성과 창의성 증대 방안, 벤처 활성화, 연구개발 지원 대폭 확충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언했다. 게이츠 회장은 박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등을 예로 들며 창업여건 지원대책을 묻는 질문에 “세계에서 가장 큰 진전은 과학과 공학을 통해 이뤄지며 소프트웨어, 생물학, 공학 분야 인력이 양산될 때 그 사람들이 창업시장으로 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창조경제의 핵심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게이츠 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 재시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성공이 성공을 잉태하는 순환구조가 있다”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개발 중인 안전성 높은 차세대 원자력 사업과 관련, “4세대 원전 개발 부문에 있어서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고 싶다”며 “제가 미국 정부는 아니지만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자원이 없는 한국은 원자력 도입 후 현재 세계 5위의 생산국에다 원자력 수출국이 됐다”며 “앞으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정에서) 핵폐기물 처리문제 등이 있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민주 ‘우클릭’ 논쟁 본격화

    민주 ‘우클릭’ 논쟁 본격화

    민주통합당이 5·4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당 강령·정책 개정안에 중도노선을 강화하는 내용과 문구가 대거 포함되면서 ‘우클릭’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의 내용이 기존 강령·정책보다 완화되거나 표현이 후퇴한 것을 놓고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22일 국회에서 ‘강령·정책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당 내 의견을 수렴했다. 이상민 강령·정책 분과위원장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쓸데없는 이념적·소모적인 논쟁만 유발할 것을 고려해 중도라는 개념을 문구에 전혀 넣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청회에 앞서 배포된 강령·정책 개정안을 보면 중도노선을 강화하기 위한 문구가 대폭 추가되거나 표현이 손질됐다. 통상 분야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검토’라는 표현이 ‘FTA를 포함한 모든 통상정책에 있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며, 피해 최소화 및 지원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적극 마련한다’로 바뀌었다. 안보 분야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확고한 안보태세를 갖춘다’는 표현이 추가돼 우클릭을 뒷받침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존중한다’는 친기업적 내용이 포함되고,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라는 표현은 빠졌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존의 ‘보편적 복지’라는 표현이 ‘복지와 함께 선순환하는 성장지향’으로 대체됐다.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당내외 인사들은 예외없이 개정안에 대해 반발했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김윤태 고려대학교 교수는 “경제민주화의 실체라고 볼 수 있는 분배 가치에 대한 설명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보편적 복지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은 진보가치의 후퇴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철 의원은 “경제민주화나 보편적 복지라는 진보 가치는 강화하되 안보나 사회기강과 같은 보수 가치와 충돌할 때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도노선 강화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공보단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 당의 진보 정책을 베껴서 선거에서 이겼는데, 우리는 진보 정책을 내놓아서 졌다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선거 시기에는 중도층을 견인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지층이 필요한 정강정책은 순화시키고 부동층을 위한 정강정책을 만드는 정당이 왜 존재하나”라고 반문했다. 진성준 의원은 “당의 강령과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다소 과하게 수정된 측면이 있다”고 반발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金 국방 “전작권 전환 정상 추진중”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군 당국이 이를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한국군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미 연합전력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는 적절치 않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보 위기를 맞아 전작권 전환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이미 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대로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다만 안보상황과 준비상황에 대한 검증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전작권 전환 문제는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의 이 같은 입장에도 한반도 안보 환경과 준비 상황에 따라 전작권 전환 시점이 연기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천안함 사건 등을 계기로 2010년 6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2년 4월 17일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한 전례가 있다. 군은 내년 3월과 8월 진행될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통해 전환 여건과 준비 작업 등을 점검하고 2015년 8월 우리 군 준비상황에 대한 최종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독자적 군사대응 능력을 기르기 위해 전환 시점을 3년 7개월이나 연기했던 우리 정부가 이를 다시 연기하려 한다면 향후 한·미 협상에서 입지가 약화되는 등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개성공단 해외 바이어 계약파기 요구 잇따라

    개성공단 해외 바이어 계약파기 요구 잇따라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한 지 22일로 20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측 근로자들이 지난 8일 전원 철수하면서부터 공장은 두 주째 가동을 멈췄고, 체류 인원도 평소의 5분의1 수준인 188명으로 감소했다. 개성공단에 남은 이들은 쌀과 밑반찬이 떨어져 비축해 놓은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 제품은 오래전 바닥났다. 게다가 일부 기업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해외 바이어로부터 계약 파기를 요구받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계약불이행에 따른 신용 하락까지 겹치면 개성공단의 미래는 점점 암울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며 “기획재정부·통일부·국세청 등 관계부처들이 피해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남북 간 합의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쌓이고 그래야 새로운 약속도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대한민국과의 신뢰뿐 아니라 전 세계와의 신뢰 문제이기도 한데, 약속이 느닷없이 파기되면 누가 와서 약속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개성공단과 관련해 좀 더 공격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기보다 신변 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차분하고 담담한 대응’ 기조로 상황을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다음 달 7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문제도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상화는 묘연하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마지막까지 개성공단을 ‘압박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반도 ‘대화모드’로?

    한반도 ‘대화모드’로?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았던 한반도 정세가 4월 말에 들어서면서 대화 모드로 선회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중국 측의 대화 제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과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도 잇달아 양자 접촉을 갖기로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또는 이 보다 고위급 인사의 방북 성사 여부는 강(强) 대 강 대결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에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새 국정목표인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노선’ 가운데 경제 건설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움직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의 협조 없이 북한 스스로 농업·경공업 분야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 같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북한을 설득·압박한다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21일 “본격적인 모내기가 시작되는 5월이면 농촌 활동을 강화해야 하는 데다 ‘1호 전투근무태세’가 지속되면서 군인들의 피로감도 극심한 상황”이라며 “긴장국면을 지속시키기에는 북한의 부담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을 직접 만나 의중을 듣기 위해선 우다웨이가 아니라 최소 왕자루이 당 대외연락부장,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급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는 한 이달 말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FE) 종료와 함께 현재의 긴장 국면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최근 스커드 미사일 탑재용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발사 차량(TEL) 2대를 동해안 지역에 추가 전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군 관계자는 “북한군에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괌을 사정권에 둔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25일 북한군 창건기념일 이전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이나 KN-02 단거리 미사일(120∼160㎞)을 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보고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20일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가 최근 북한 인터넷 사이트를 해킹한 것과 관련해 남한 정부 ‘배후설’을 제기하며 “국제 해커범죄집단까지 끌어들여 반공화국 모략대결 소동을 벌이는 괴뢰 패당의 추태”라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이달 중순 中에 대화 의사 표명”

    북한이 중국과의 대화를 수용하고 조만간 대화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 20일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중국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이달 중순 표명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또는 그 상급 인사가 향후 북한을 방문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우다웨이 대표는 방북에 앞서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가 미국을 다녀온 뒤 방북한다면 북·미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대화 흐름을 만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대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24일 중국, 26~27일 일본을 연달아 방문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다음 달 초 미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움직임이 가속화됨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다면 이달 말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대로 대화가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북·미 사이에 군축을 위한 회담은 있어도 비핵화 관련 회담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韓 농축·재처리 권리 요구에 美 난색… 이견 커 일단 ‘시간 벌기’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뇌관(개정)’은 놔둔 채 시한폭탄의 ‘타이머’만 조정하는 것으로 이견을 봉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종료된 원자력협정 개정 제6차 본협상에서 최종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하면서 내년 3월 만료되는 협정 종료 시한을 2016년까지 2년 연장하는 잠정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모두 확연하게 이견차가 큰 상황에서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이 감안된 셈이다. 미측이 시한 연장을 먼저 제시했지만 양국 모두 충분한 협상 시간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협정 시한을 연장할지에 대한 협의가 완결된 것이 아닌 만큼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기술적인 세부 조율 내용이 많아 정부내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여러 방안 중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원자력산업 태동기인 1974년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체결된 ‘일방적인 협정’을 호혜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세계 5위 원전 강국임에도 우라늄 농축 권리가 없는 불합리한 현실의 개선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16년 고리 원전, 2018년 월성 원전 등 국내 23기(중수로 4기, 경수로 19기)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 용량이 포화 상태에 돌입해, 미측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 에너지 주권 확보도 역설했다. 미국은 한국의 농축 및 재처리 권리를 인정하면 현재 원자력협정을 협상 중인 베트남,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핵 도미노’ 우려를 경계해왔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하며 국제적인 비확산 기조를 핵심 대외 정책으로 고수하는 상황에서 북핵 국면에도 나쁜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명분까지 더해져 우리로서는 최악의 협상 환경이었다. 박근혜정부의 첫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시한 연장으로 매듭짓게 되면 양국 모두 원자력산업과 비확산의 균형점을 찾는 데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수출력 강화를 위한 저농축 우라늄 권리 확보와 핵무기 개발을 우회하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의 협정 개정 등에 초점을 두는 협상 전략을 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원전 16기 추가 건설 계획에 대한 재검토와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 시설 확보, 해외 우라늄 농축시설 지분 매입 등의 현실적 대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협정 시한 연장에 따른 국내 반발도 증폭될 수 있다. 현 협정이 1974년 개정 후 주한미군 주둔지위협정(SOFA)과 함께 대표적인 불평등 협정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은 데다 그동안 5차례에 걸쳐 협정 개정을 미측에 요구했지만 미국의 반대에 번번이 무산됐다. 미국의 태도에 대해 핵 선진국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문제는 만료 시한이 연장되더라도 미국이 향후 비확산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감안해 양국 정부가 ‘폭탄돌리기’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의 대남 군사위협은 장기적 전략”

    북한의 대남·대미 군사 위협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전략이며,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면 만성적인 전쟁위기와 긴장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1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한반도 정세와 통일·안보 과제’를 주제로 경남 통영에서 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를 이같이 진단하며 한국 주도의 출구전략 모색을 주문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군사 도발 위협 배경에 대해 “한반도 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정전 체제의 불안정성을 과시하고 향후 협상 국면에서 평화체제 논의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미 공동의 군사적 대응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군사적 차원의 안보 논리만으로 이에 대응하는 것은 절반의 해법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최근 북한은행 출장소의 송금처리 업무를 중단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일시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도발적 태도가 중국의 지역안보 전략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북정책을 바꿀 정도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근본적인 대북정책의 변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출구전략으로 전문가들은 위기의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을 역으로 활용한 경제분야 한반도 프로세스 추진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문제를 계기로 대화가 성사되면 북한이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는 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협상 전략을 수립, 대화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전면전 징조·능력 없어… 국지도발 우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8일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 “현재 상태에서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겠다는 징조는 보이지 않고 그 능력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대한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늦어도 2~3주 전부터 (전면전)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그것은 한·미 연합 자산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국지도발”이라면서 “우리 병력이나 국민들이 있는 곳으로 포격을 가하거나 사이버 테러를 하는 것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해에서 태평양 쪽으로 쏘리라 짐작하지만 무수단, 스커드, 노동 미사일이 상당 부분 (발사) 준비돼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우리가 원점 타격은 할 수는 없지만 어느 방향으로 쏘고 영향은 어떤지 사전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 생업에는 지장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사견을 전제로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했고 북핵을 없애겠다는 대북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핵무장을 하게 되면 논리가 상반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남북 간 군사력에 대해서는 “해·공군은 우리가 더 우세하지만 육군은 다소 밀린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잇단 인사 논란에 대해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정 운영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드렸다”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인사위원장으로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국정원 댓글’ 수사결과 발표] 검찰, 30여명 매머드 특수팀 구성… 원세훈 고소·고발 건과 병합 수사

    국가정보원 직원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이 검찰의 몫이 됐다. 검찰은 18일 공안·특수 등 30여명의 검사·수사관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특별수사팀을 꾸려 원세훈(62) 전 국정원장의 고소·고발 건과 병합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 “국정원 관련 의혹 사건 일체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건인 만큼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지시했다. 검찰은 이날 윤석열 신임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공안·특수·첨단범죄수사·형사 등 검사 8명, 수사관 12명 등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가동했다. 검찰은 당초 ‘특임검사’를 통한 수사를 고려했지만 지난 대선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 시점(6월 19일), 검찰 비리 수사로 제한된 특임검사의 훈령 개정 시간 소요 등을 감안해 특임검사와 똑같은 기능을 부여한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핵심은 원 전 원장을 정점으로 한 국정원 직원들의 조직적인 대선(국내 정치) 개입 여부다. 경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개인 차원에서 정치에 관여했고 선거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윗선’ 규명을 하지 못한 채 ‘꼬리 자르기’ 식의 결과를 내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를 어느 선까지 규명할지도 관심사다. 검찰은 최근 정보 라인을 통해 원 전 원장의 재산 형성 의혹 등 개인 비리 첩보를 전방위로 수집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정원 직원들에게 4대강 사업, 세종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 홍보 등 국내 정치 현안에 개입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北 “한·미, 대화하려면 도발행위 중단하라”

    북한이 18일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동원해 한·미 양국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군사훈련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모두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적대행위가 계속되면 남북 대화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미 양국과 북한 모두 상대 측의 태도 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대화 제의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또다시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방위는 이날 정책국 성명에서 ▲도발행위 중단과 사죄 ▲핵전쟁 연습 중단 ▲남한 주변에 배치된 미국의 전쟁수단 전면 철수 등 한·미 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3대 조건을 쏟아냈다. 지난 14일 조평통 대변인 문답, 16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최후통첩장’,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밝힌 것보다 전제조건은 더 늘었고 구체화됐다. 특히 북한 최고 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정책국에서 성명을 냈다는 점에서 이전에 발표된 다른 기관의 입장보다 무게가 실린다. 국방위 정책국 성명은 “대화와 전쟁 행위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과 미국에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 행위를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차적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들을 철회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제재 결의들’이란 언급은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 안보리 결의 2094호뿐만 아니라 1·2차 핵실험 당시의 1718호, 1874호까지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오늘의 상황이 자신들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인바 상투적이고 부당한 주장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이 전제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상황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쪽으로 공을 넘기려는 일종의 ‘핑퐁게임’으로 보인다”며 “대화국면 전환에 앞서 내부적으로는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 줘 명분을 쌓고, 한국과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자신들이 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 줘 변화를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저녁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제37차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를 열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특히 핵우산 능력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으로 한국을 방어한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하고, 전작권 전환 준비가 ‘전략동맹 2015’ 추진계획에 의해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양국 의장은 미래지휘구조가 연합방위태세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빗장 풀고 즉각 대화 나서라

    개성공단의 기계가 멈춰선 지 오늘로 꼭 열흘을 맞았지만 공단 가동이 재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개성공단 방문 계획이 좌절됐다. 기업대표들은 북측 인사들에게 기업인들의 애로를 전달하고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측 직원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은 이마저 불허한 것이다. 최소한도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조치마저 팽개친 북측 행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10년 만에 멈춰선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에는 우리 측 근로자 200여명이 남아 있다. 식료품과 가스 등 필수품이 턱없이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든 공장 생산설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질수록 우리 측 근로자들이 받을 고통은 커지고 자칫 안위조차 위협받는 한계상황에 내몰릴지 모를 일이다. 북측은 우리 근로자들의 기본적 생활과 안위를 보장하는 조치를 한시바삐 취하길 바란다. 공단에 송전되는 10만㎾의 전력이 끊기는 날이면 공장은 사실상 쓸모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단 폐쇄 상태를 맞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비망록을 통해 남한 정부가 현재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공단 폐쇄에 따른 모든 책임은 잠정 중단조치를 내린 북측에 있다고 할 것이다. 공단 가동 10년의 경험으로 그 정도는 알 때가 됐다고 본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인 대결구도를 당분간 이어갈 태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남측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상태가 조성됐다면서 전 주민에게 만반의 대응태세를 촉구한 데서 도발의 빌미를 찾으려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가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에 따른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이유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도 이런 대결구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어떤 곳인가. 인력이 모자라면 한두 개 사단을 해체해서라도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담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김정일 유훈 통치가 진행되는 북한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변화가 없을 경우 대화와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은 한·미가 내민 대화의 손을 붙잡을 타이밍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다. 북측은 대결구도에서 대화 국면으로 선회할 명분과 이유를 개성공단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사설] 민주당, 강령에 담긴 배타성부터 버려야

    민주당이 다음 달 4일 전당대회에서 강령과 정강·정책을 일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 강령에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문구를 ‘FTA 등 통상정책에서 국익을 최우선한다’ 정도로 바꾸고, ‘보편적 복지’도 ‘복지국가 완성’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당의 이념 노선을 오른쪽으로 한 발짝 옮겨 진보색을 덜고 중도 색채를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총선·대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가 ‘좌파정당’ 이미지라는 그들의 판단이 적확한지, 한두 번 선거에서 졌다고 당의 정체성을 함축한 강령을 쉽사리 바꾸는 것이 온당한지, 민감한 문구 한두 개를 바꾼다고 중도정당이 되는 것인지 등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본다. ‘안철수 신당’을 경계하며 ‘중도야당’을 입도선매하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일이다. 그러나 이왕 민주당이 강령 개정을 하겠다고 나섰다면 이런 눈화장 고치기식 손질을 넘어 보다 근본적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19대 총선을 넉 달 앞둔 2011년 12월 장외의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합류하면서 마련된 지금의 강령은 첫머리에 항일독립운동과 임시정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의 자유·평등·인권·민주 정신과 국민의정부·참여정부의 성과를 계승한다고 천명했다. 이어 대북정책에 있어서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을 존중하고 계승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만든 건국 정신은 배제돼 있고, 오늘의 경제 발전을 이룩한 산업화시대 민족 중흥의 가치도 찾아볼 수 없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첫 남북 합의인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과 남북관계 개선의 기본틀이자 남북 불가침 원칙을 담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는 빠져 있다. 이승만·박정희 정부를 부정하고, 남북 간 합의에 있어서도 오직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마련한 합의만을 인정하는 협량과 배타성이 두드러진다. 약발 떨어진 한·미 FTA 재검토와 ‘보편적 복지’를 용도 폐기한다고 중도정당이 되지 않는다. 그런 땜질로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새누리당의 ‘보수’ 폐기 논쟁과 같은 국민적 관심을 끌 수도 없다. 대선 때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은 52%의 국민들이 한 발 더 다가오도록 다리를 놓는 일이 중요하다. 과거와 화해하고, 야권 통합을 넘어 국민 통합을 지향할 때 수권정당의 면모가 설 것이다.
  • 단 하루, 부산 상륙작전

    단 하루, 부산 상륙작전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다. 무작정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동백섬이 선연하게 보이는 해운대는 싫었다. 대신 자갈치 아지매가 손짓하는 ‘남포동’과 부산 속 작은 섬인 ‘영도’를 단 하루 만에 돌았다. 화통한 남포동 꼬불꼬불 미로엔 ‘없는 게 없다’ 부산에 몇 년을 살았다는 이유로 “눈을 감고도 ‘부산 가이드북’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종종 허풍을 떤다. 그건 부산을 아끼고 좋아하는 내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누군가 부산 여행을 도와 달라 손을 내밀기라도 하면, 나는 넓은 오지랖을 쫙 펴곤 여행 멘토를 자처했다. 부산 초보자의 단골 질문 중 하나는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멀어?”다. 멀다. 부산역에서 해운대까지 지하철을 타면 최소 45분이 걸린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해운대에선 맨얼굴의 부산을 느낄 수 없다. ‘짠’하고 ‘찐’한 부산을 만나고 싶다면, 부산역에서 신평행 1호선 지하철을 타면 된다.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5분이면 남포역과 자갈치역에 도착한다. 큰 도로를 중앙에 끼고 왼쪽이 자갈치시장, 오른쪽이 남포동이니 두 역 중 어디에 내려도 무관하다. 그곳엔 “어서 오이소” 하고 두 팔을 내젓는 부산이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정신없이 돌아가는 남포동엔 없는 게 없다. 먹을 것도 ‘천지 삐까리매우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입을 것도 ‘천지 삐까리’, 볼 것도 ‘천지 삐까리’. 남포동의 초입은 대영시네마와 메가박스 부산극장이 마주 보고 서 있는 ‘BIFF부산국제영화제’ 광장. 광장에는 현재 영화인 48명의 손이 박제돼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는 베니스영화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프랑스의 뤽 베송 감독과 배우 이자벨 위페르, 홍콩의 욘판 감독도 핸드 프린팅 대열에 합류했다. 남포동 인근의 낡은 극장에서 시작된 ‘작은 영화제’ 앞에는 이제 ‘국제’라는 호칭이 붙는다. 보물찾기 게임을 하는 심정으로 좋아하는 영화인의 손도장을 찾다 정신을 차리니 구불구불한 골목 안이었다. 얼키설키 뒤엉킨 골목은 거대한 미로 같았다. 지하철역을 등지고 남포동 BIFF광장에 서면, 앞으로 창선동 먹자골목이 펼쳐지고 왼쪽으로 부평동 족발골목, 오른쪽으로 광복동 패션거리가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노릇노릇한 씨앗호떡과 굵직한 부산 떡볶이가 차려진 노점상을 비집고 쭉 직진하면 ‘아리랑거리’다. 목욕탕에서나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의자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분주하게 비빔당면, 국수 등을 흡입하고 있다. ‘도떼기시장, 깡통시장’ 등 다양한 별명을 자랑하는 국제시장도 아리랑거리와 멀지 않다. 1945년 해방 이후 각종 군수 물자가 시장을 통해 풀렸는데, 지금도 국제시장에선 일제, 미제 등 각종 수입품이 팔리고 있다. 왁자지껄 수다스러운 남포동을 떠나 자갈치 시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되니, 찾아가기 참 쉽다. 오랜만에 찾은 자갈치 시장엔 여전히 사람 사는 냄새가 진동했다. 얼마 전 고인이 된 최민식 사진작가가 그리워졌다. ‘날 것의 사진’을 고집한 그가 왜 그토록 자갈치 시장을 사랑했는지, 시장 주변을 한 바퀴만 돌면 알 수 있다. 자갈치 시장은 펄떡이는 물고기의 마지막 몸부림처럼 언제나 역동적이다. “회 한 접시 먹으소.” 권하는 호객행위도 여기선 거추장스럽지 않고 정겹다. 자갈치 시장 뒤편에선 영도다리가 훤히 보였다. 1 자갈치시장에선 영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장 주변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길이 분주하다 2 신신한 해산물이 가득한 시장 남포동 길거리 음식 트로이카 씨앗호떡 BIFF광장엔 긴 줄이 여기저기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단 하나. 씨앗호떡을 먹기 위해서다. 기름이 흥건하게 둘린 판 위에 찹쌀 반죽을 떨어뜨리면 금세 오동통하게 부풀어 오른다. 호떡의 가운데를 가위로 쭉! 그 속으로 땅콩, 해바라기 씨 등의 견과류가 두둑하게 들어간다. 뜨끈뜨끈한 호떡을 한 입 베어 물면, 쫀득한 찹쌀이 입 안에 엉겨 붙고 견과류가 오도독 씹힌다. 위치 부산시 중구 남포동 5가 BIFF광장 일대 가격 900~1,000원 비빔당면 국수만 비벼 먹는 건 아니다. 새하얀 당면도 부산에서는 새빨간 양념 옷을 입는다. 들어가는 내용물은 거창하지 않다. 면과 양념장을 분주하게 섞은 뒤 토핑으로 올라온 김치, 시금치를 곁들여 젓가락질 하면 된다. 위치 부산시 중구 창선동 2가 아리랑거리 일대 가격 2,000원 충무김밥 속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김밥’과 함께 부추 김치, 무 김치, 오징어 무침이 반찬으로 나란히 따라 나온다. 하얀 종이가 깔린 쟁반 위로 검정, 빨강의 조화는 참 곱다. 정신없이 김밥 하나, 반찬 하나를 떠 먹는 동안, 할머니의 칼칼한 목소리가 들린다. “오징어는 남기지 말고 다 챙겨 무래이, 안 그럼 혼낸다.” 위치 부산시 중구 창선동 2가 아리랑거리 일대 가격 3,000원 영도등대는 태종대 여행의 메인요리다 ©나명선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수줍은 영도 한 맺힌 다리 너머, 외로운 섬 가수 현인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의 화자는 영도다리를 서성이는 어느 사내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흥남부두에서 누이 금순이의 손을 놓친 오라비는 영도다리 난간 위에 걸린 외로운 초승달을 보며 흐느꼈을 것이다. 어디 금순이와 금순이의 오라비만 헤어졌을까.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피란민들은 하나같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고 간절한 주문을 외웠다. 언제 만날지 모르는 잔인한 약속은 마음의 덫이었다. 희망고문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너덜너덜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영도다리를 서성거렸다. 오늘은 오려나, 내일은 오려나…. 자갈치 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피란민의 애끓는 애환이 덕지덕지 붙은 영도다리를 건넜다. 그림자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빠른 말절영도·絶影島이 살았다는 섬이 바로 영도다. 실제 신라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영도에선 말이 자랐다고 한다. 신석기 사람들에게도 영도는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 신석기 유적인 ‘동삼동 패총’은 영도의 역사를 말해 준다. 국립 해양대학교 입구에 들어선 동삼동 패총 박물관에 바로 그 ‘패총’이 잠들어 있다. 먼 길을 온 여행자가 영도까지 찾아드는 이유는 뻔하다. 신라시대 태종 무열왕이 활을 쏘곤 했다는 ‘태종대’가 영도에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던 버스가 태종대에서 멈췄다. 나는 태종대와 무려 세 번이나 만났다. 자갈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직접 싼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 태종대 축제에서 반딧불이를 봤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변한 건 하나도 없었다. ‘太宗臺태종대’라 쓰여 있는 묵직한 대형 돌덩이도 그대로였고, ‘다누비’ 열차도 여전히 손님을 태우고 씽씽 달리고 있었다. 나지막한 경사를 따라 쭉쭉 뻗은 나무가 조성돼 있고 그 사이사이로 살짝살짝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보여줄 듯 말 듯 애간장을 녹이던 바다는 남항 조망지에서 인심을 썼다. 부산의 대표 항구인 남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남항 조망지’는 야경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남항 조망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쓸 필요는 없다.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태종대 최고의 명당인 전망대와 영도등대가 나오니까. 전망대엔 두 아이를 끌어안은 모자상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로 나가면 모자상의 비밀이 풀린다. 고개를 빼꼼 내밀자 신선이 노닌다는 신선바위와 자살바위가 양쪽으로 보였다. 모자상을 세운 건 다 자살바위 때문이다. 한때 한 해 평균 30명이 자살바위 인근에서 목숨을 끊었는데, 신기하게도 모자상을 세운 뒤로는 자살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주전자를 닮았다 하여 이름 지어진 ‘주전자섬’은 스토커처럼 끈질기게 내 눈을 따라다녔다. 어느 지점에서 보든 바다 위에는 주전자섬이 떠 있었다. 전망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바다의 정중앙엔 주전자섬, 그 뒤로 대마도, 거제도가 나란히 서 있다. 물론 대마도와 거제도는 날씨가 쾌청한 날에만 볼 수 있는 귀한 손님이다. 당일치기 여행이라 마음이 급하겠지만 영도등대는 놓쳐선 안 된다. 영도등대를 봐야 태종대를 다녀갔다고 ‘인증’할 수 있다. 1906년 설립된 영도등대는 벌써 100살이 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당당했다. 태종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육지와 바다의 경계가 불투명해졌다. 어느덧 기차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영도등대 위에 자리한 태종사는 끝내 오르지 못하고, 다시 뭍으로 나가는 버스에 올라야 했다. 버스를 타고 영도다리를 지나던 순간, 신기하게도 배 멀미를 느꼈다. 1 영도등대 일대는 예술이 꽃피는 문화공간이다 2 바다가 펼쳐지는 태종대 산책로에선 봄을 만끽할 수 있다 3 여행객을 태우고 씽씽 달리는 다누비 열차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www.koreatravel.or.kr 태종대 짬뽕 태종대에 도착하면 범상치 않은 중화 요릿집이 하나 버티고 있다. 이름부터 정직한 ‘태종대 짬뽕’. 문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손님이 많은 걸 보니, ‘맛집’이 분명하다. 짬뽕을 주문하면 종업원의 질문이 되돌아온다. “태종대 짬뽕 맞지예?” ‘태종대’ 세 글자에 유독 힘을 싣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살이 오른 꽃게, 입을 살짝 벌린 홍합, 도톰한 오징어 등…. 국물을 한 입 떠 먹으면 “살아있네.”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주말에는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3시에도 손님이 줄어들지 않는다. 빨리 후루룩 먹고 일어나는 건 암묵적인 예의다. 찾기도 쉽다. 버스 정류장에서 태종대 입구 쪽으로 걸어가면 왼편으로 식당이 보인다. 주소 부산시 영도구 동삼 2동 986-9 문의 051-405-2992 대표메뉴 일반 짬뽕 4,500원, 태종대 짬뽕 6,000원, 태종대 짜장 5,500원, 하얀 짬뽕 6,000원 ▶travie info 추천 여행사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면 약 3시간. 비싼 기차 비용을 들여서 내려갔건만, 초행길이라 헤매면 곤란하다. 더구나 주말이면 부산행 티켓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도권 거주자라면 열차 티켓부터 현지 이동까지 도와주는 여행사의 힘을 빌려도 좋다. 기차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홍익여행사는 다양한 부산 여행 상품을 갖추고 있다. 상품가격도 KTX 왕복 비용과 크게 차이나지 않아 저렴한 편이다. 문의 홍익여행사 www.ktxtour.co.kr 02-717-1002 태종대 탐방 코스 태종대를 돌아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걷기, 다누비 탑승, 유람선 탑승. 이중에서 4.3km의 순환도로를 운행하는 열차 ‘다누비’를 타면 태종대 관광은 훨씬 편하다. 단, 주말이면 탑승객이 워낙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다. 주요 코스 광장 승차장→태원자갈마당→구명사→전망대→영도등대→태종사→정문 입구 하차장 탑승료 1,500원 부산역에서 태종대 가기┃1호선 9번 출구, 시내버스 88번, 101번 남포역에서 태종대 가기┃1호선 6번 출구, 시내버스 8번, 30번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北 도발 여부 따라 당근·채찍 논의…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합의도 관건

    北 도발 여부 따라 당근·채찍 논의…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합의도 관건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7일(현지시간) 갖는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룰 핵심 의제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상 회담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연이은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만큼 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안보 위기 해법의 카드가 달라질 수 있다. 의제의 큰 줄기로는 대북 정책 공조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이 꼽힌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정상회담인 만큼 어느 하나의 이슈만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대북 공조와 자유무역협정(FTA), 전작권 전환에 대한 준비, 원자력협정 등 한·미 양국의 현안을 모두 다룰 것”이라면서 “특히 양국의 정상회담 직전까지 대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각 의제의 중요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방미 시점 전까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논의의 내용과 방향이 ‘당근’(보상)과 ‘채찍’(제재)으로 나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발사 위협을 강화하는 등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해 대북정책 전반에 대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다. 현행 협정은 한국의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제한하고 있어 이로 인해 사용 후 핵연료 처리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은 원자력 강국임에도 농축과 재처리가 모두 허용되지 않아 원전 수출 등에서도 불리한 입장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 “선진적·호혜적 협정 개정을 이루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리 장관도 “양국 간 신뢰 관계를 기초로 바람직한 합의를 이루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덕담과 달리 원자력협정 협상의 핵심 쟁점을 놓고 양측의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2015년 이양을 앞두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문제와 방위비분담금 협상 문제 등도 양국 정상 간 밀고 당기기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첫 방미와 관련해 안보 동맹관계뿐 아니라 경제협력의 장을 확장하는 것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정상회담 의제에 FTA가 포함되고 이번 방미 수행단에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동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윤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발효 1주년을 맞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호혜적 이행 평가와 범세계적 문제에 관한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면서 “한·미 관계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원세훈 개인비리 속속 접수… 檢 수사 속도

    검찰이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의 개인 비리 첩보를 다방면에 걸쳐 수집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채동욱(54) 검찰총장이 취임 이후 첫 특임검사를 임명해 원 전 원장의 비리를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어 검찰 첩보 수집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국내 정치 개입 혐의 등과 관련해서도 고소·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6일 “최근 재산 형성 의혹 등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들이 검찰 정보 라인을 통해 속속 접수되고 있다”면서 “특임검사를 임명해 원 전 원장의 비리를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 정권 실세의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어서 정치 중립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특임검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총장도 지난 2일 청문회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은 수사의 중립성을 위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었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개인 비리를 파헤쳐 전 정권과의 커넥션이 드러날 경우 정치권 등에 핵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특임검사는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 때 수사 독립성 확보를 위해 처음 도입됐다. 이후 ‘벤츠 여검사’, ‘김광준 뇌물수수 사건’ 등 검사 비리 수사를 특임검사가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최성남)는 대선 개입 혐의 등으로 원 전 원장을 고소·고발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측 대리인을 지난 12일과 15일 각각 불러 고소·고발 경위를 조사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8일 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09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국정원 인트라넷에 게시됐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담은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문건에는 ▲대선 과정에서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선동 적극 대처 ▲4대강 사업, 세종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의 주력 사업 홍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일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 민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도 같은 혐의로 원 전 원장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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