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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북정책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조언/진경호 논설위원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시인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통찰은 흔히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로 치환된다. 동물의 세계가 그렇듯 개인과 사회, 나라 또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 가느냐로 존망과 성쇠가 갈린다. 멀리서 찾을 것 없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6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720달러의 최빈국으로 남북이 갈린 한반도가 살아 있는 증거다. 우리는 변화를 탔고, 그들은 거부했다. 강한 자가 됐고, 멸종위기종이 됐다. 한반도 분단사에서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기록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훗날 분단사의 한 꼭짓점으로 남을 가능성을 담은 몇 가지 흐름이 지금 한반도를 휘감고 있다.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이던 중국이 변하고 있고, 29세 김정은의 리더십은 여전히 성글다. 고립된 북의 경제는 좀처럼 기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를 응축된 변혁 에너지가 한반도의 유동성을 한껏 높이고 있다. 하기에 달렸다. 행운이 준비와 기회의 소산이듯, 이런 흐름에 앞으로 어떻게 조응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500년 전 약육강식의 격랑에 휩싸인 이탈리아 반도에서 조국 피렌체를 살리려 외교의 최일선에 섰던 마키아벨리가 지금 한반도를 들여다본다면 박 대통령에게 몇 가지를 당부할 듯싶다. 무엇보다 어설픈 승리 말고, 확실한 승리를 추구하라는 말을 할 듯하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는 감히 엄두를 못 낸다. 인간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짓밟아 뭉개야 한다”고 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언사지만, 섣부른 타협을 경계하고 확고한 원칙을 추구하라는 말이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정책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만큼 마키아벨리가 중언부언할 까닭은 없어 보인다. 귀담아들을 대목은 다음일 것이다. “공명정대는 분명 칭찬받을 일이나, 위대한 업적을 남긴 군주는 인간을 혼동시키는 데 능숙했다.” 성실과 신뢰에 더해 책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원칙을 앞세우되 능수능란한 전술로 뒤를 받쳐야 외교가 완성된다는 얘기다. 오는 27일 박 대통령이 시험대에 선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마주 앉아 자신의 외교력을 대내외에 펼쳐보이게 된다. 과거와 달라졌다지만 북한만 바라보다 살짝 돌아앉은 데 불과한 중국이다. 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두텁다지만 시 주석 홀로 외교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없는 집단지도체제의 중국이다. 몸집만큼이나 한발 한발 움직이는 게 더디다. 회담은 어렵지 않겠으나, 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은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남북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할 것이고, 시 주석은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상호 노력을 주문할 것이다. 이 두 목소리는 적어도 회담장에서만큼은 조화와 균형을 이룰 것이다. 그러나 정작 회담 이후의 한반도는 다를 듯하다. 남북대화보다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요동칠 공산이 크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박 대통령을 향해 6자회담 참여를 요구하는 중국의 목소리는 점차 커질 것이다. 경제 제재 완화를 바라는 북한이 이에 가세하면서 북한을 향한 지금의 한·미·중 3각 압박 전선이 한·중 정상회담 이후 흐트러지는 역설적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제휴란 자신을 강하게 할 때만 의미가 있다고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확대하는 회담을 넘어 우리가 한반도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회담이 돼야 한다. 단호한 북핵 불용(不容) 의지와 함께 한반도 해법에 있어서 남북 대화가 제1과제라는 목소리가 시 주석의 입에서 나오도록 해야 한다. 사자도 되고, 여우도 되라고 했다. 그게 도태 위기의 북을 상대하는 남을 위한 마키아벨리의 처방이다. 열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력을 입증해야 한다. jade@seoul.co.kr
  • 韓 “北 ‘통미봉남’ 안 통할 것”… 美 “안보리 결의안부터 지켜라”

    정부는 17일 북한이 전날 제의한 북·미 고위급 대화와 관련해 북한과의 섣부른 대화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경하고 확고한 입장을 취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을 박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한국을 배제한 북·미 대화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통미봉남 전술을 다시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이상 미국도 대화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북한의 대화 제의를 한·미·중 3각 공조 와해 시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한·미 관계가 나쁠 때야 통미봉남이 가능했지, 지금은 양국 간 관계가 돈독해 북한이 시도해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날 긴급하게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협의도 북측에 한·미 공조의 공고함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는 3각 공조를 보다 강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북·미 고위급 회담 제의에 대한 한·미 공조에 이어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의 북핵 협의도 같은 맥락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안보리 제재와 관련해 (북한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구체적인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제 블로그] 美 소고기 개방 압력 中이 막아주나

    [경제 블로그] 美 소고기 개방 압력 中이 막아주나

    지난달 29일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에 대해 사실상의 ‘광우병 청정국’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호주 등과 함께 전 세계 최고 등급을 매겼습니다. 그러자 톰 빌색 미 농무부 장관은 기다렸다는 듯 “우리 소고기 수출을 늘리기 위한 강력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환영했습니다. 광우병 위험을 이유로 생후 30개월 이상의 자국산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한국 같은 나라를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일 정도가 지난 현재까지 미국의 재협상 요구는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의아해할 정도입니다. 그 이유를 다각도로 살펴본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때문이 아닐까 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미국산 소고기 소비가 급증하면서 당장은 통상압력을 넣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왕(王)서방’의 입맛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 압박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보호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17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올 1~4월 중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은 2만 5655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3% 늘었습니다. 금액으로는 76.0%(8513만 달러→1억 4982만 달러) 증가했습니다. 중국은 2003년 이후 광우병을 이유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 홍콩을 통해 우회 수입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같은 기간 13.7%(2억 484만 달러→1억 7675만 달러) 줄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OIE의 발표에 맞춰 소고기 통상 관련 규정 변경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라 한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광우병 지위 변경에도 불구하고 한·미 간 소고기 위생조건에는 변동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가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유지하며 미국의 압력에 꿋꿋이 맞설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용어 클릭] ■국제수역사무국 광우병, 구제역 등 가축의 질병과 예방에 대해 연구하고 위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국제기관.
  • 北 3代 ‘비핵화’ 차이점은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6일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조선반도 비핵지대화’ 주장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의 핵 폐기도 원한다는 김정은식(式) 논리는 핵무기를 동원한 군사훈련을 금지해 한반도 주변 지역을 ‘비핵지대화’해야 한다는 과거 주장과 여러모로 유사하다. 다만 미국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의 핵 포기도 없다는 점을 보다 분명히 했다는 게 특징이다. 김일성·김정일 2대를 걸쳐 주장해 온 북한식 비핵화 논리를 이번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가다듬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와해를 겨냥한 김일성·김정일식 비핵화 주장의 확장판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을 앞세워 비핵화를 언급했지만 이런 점에서 큰 틀의 입장 변화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궁색한 처지에 놓일 때마다 국면 타개용으로 비핵화 논리를 펴왔다. 그렇지 않을 때는 다시 핵무장을 주장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생전 “한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수차례 언급하면서도 실제로는 핵개발에 전력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를 속이기 위한 ‘기만전술’이었다고 평가한다. 2005년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김 주석의 비핵화 유훈을 언급해 놓고 이듬해 보란 듯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핵무장론은 김정은 체제에 와서 더 노골화됐다. 북한 매체들은 2011년 12월 김 위원장 사망 직후 그의 주요한 업적으로 북한의 핵보유국화를 들었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 사망 이후 김 주석의 비핵화 유훈을 먼저 언급한 것과 사뭇 다르다. 지난해 4월에는 아예 헌법을 뜯어고쳐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남북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 북측 대표로 나섰던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도 지난 4월 북한에서 열린 한 특별좌담회에서 남측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땐 북핵 고도화 시간 벌어줄 뿐”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순히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게 되면 북한이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는 데 시간만 벌어 줄 뿐”이라고 밝혔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오전 11시부터 20분간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지난 7∼8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청취하고 북한 문제와 관련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 안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고,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중국 측도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의한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설명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대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한국을 배제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평소) 한·미 간에 긴밀하게 논의를 주고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北 진정성 회의적… 핵개발 포기한 적 없어”

    “北 진정성 회의적… 핵개발 포기한 적 없어”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북한의 북·미 고위급 회담 제의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 시점에서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진정성에는 회의적이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열린 한·미, 미·중 정상회담과 이달 말 열릴 한·중 정상회담 등 주변국의 공조 움직임에 압박을 느껴 회담을 제의한 것은 아닐까. -한·미·일이 제재를 포기하지 않고 압박을 지속해 온 것은 맞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중국의 대북 정책이 실제 얼마나 변했는지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중국이 변했다는 추측성 언론보도는 많지만 아직 중국이 변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온건하게 이행하고 있는 것뿐이다.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8일 미·중 정상의 대북정책 합의 사실을 강조했지만, 거기에서도 중국이 제재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얘기는 빠져 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회담 제의를 수용할까. -미국 정부도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회의적일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중요한 대화 시도가 두 번이나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2·29 북·미 합의 무산은 충격이 컸다. 따라서 미국 정부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진지함이 결여된 대화 제의는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했는데, 이것을 실제 비핵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나. -김일성은 생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말했지만 뒤로는 핵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까지 김일성 통치하에서 북한은 계속 핵무기를 개발해 왔다. 이후 김정일 정권 들어서도 북핵 6자회담에서 핵 포기를 약속해 놓고 뒤로는 핵 개발을 계속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둘러싼 6월… 비핵화 기싸움 분수령

    북한의 핵 협상 얼굴마담 격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방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외교판’이 커지고 있다. 북 비핵화 의제가 연쇄적으로 다뤄지는 양자 및 다자 접촉이 집중된 6월이 ‘비핵화 기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다음 달부터는 7·4공동성명 41주년, 김일성 주석 19주기(8일), 김정은 원수 추대(17일), 북한 전승절인 정전협정(27일) 60주년 등 북측이 체제 결속 강화 기회로 삼고 있는 정치 일정이 줄지어 있다. 김 제1부상은 19일 방중, 장예쑤이(張業逐)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전략대화를 한다고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7일 밝혔다. 북한 고위 인사의 방중 일정을 중국이 앞당겨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시점도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의 워싱턴 회동과 겹친다. 이 때문에 북한이 김 제1부상을 앞세워 남북당국회담 무산 및 미국에 대한 고위급회담 제의 배경 등을 설명하고, 북·미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외교의 ‘정점’은 27일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양국 정상의 비핵화 메시지 수위가 관건이다. 미·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 정상이 공동선언문 등을 통해 북핵 불용 등을 공식 천명하게 되면 한·미·중 3국의 안보 목표는 북핵 폐기로 일치하게 된다. 한국은 19일 워싱턴에서 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21일 베이징에서는 중국과 비핵화 의제 조율에 나선다. 이와 관련, 글린 데이비스 미 6자회담 수석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포럼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일한 외교적 해법은 미국 등 관련국들이 결속해 북한에 비핵화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데 있다”며 북핵 외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사상 첫 한·미·중 3국 외교장관 회동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미·중 3자 대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병세 외교장관, 존 케리 국무장관,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3자 회동이 성사될 경우 강력한 대북 압박 공조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북한 박의춘 외무상이 매년 ARF에 참석해 온 만큼 남북 간 급(級)이 맞는 외교장관 접촉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남북은 이번 ARF 의장 성명에 비핵화 이행을 문구로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남북 당국회담 무산 5일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중대담화 형식으로 발표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지가 담겼음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회담 의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핵 없는 세계 건설 등 양측이 원하는 여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와 장소는 지난번 남북대화 제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며 일임했다. 또한 비핵화와 관련,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 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사실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을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북한의 회담제안에 대한 미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한편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미국을 방문, 한·미 및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한 3국의 입장이 최종 조율될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쯤 중국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북핵 관련 입장 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美에 추파 앞서 남북대화 응하라

    북한이 어제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미국에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중대 담화를 통해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북이 우리가 그토록 기대하던 남북 당국회담을 수석대표의 격을 핑계로 무산시켜 놓은 지 불과 5일 만에 새삼스레 미국에 대화의 손길을 내미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런 만큼 북의 제안에 어떤 자세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번 담화문은 국방위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이 실렸다고 봐야 할 것이다. 회담 의제도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핵 없는 세계 건설 문제 등을 폭넓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고까지 밝혔다. 북은 지난달 최룡해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났을 때도 한반도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북은 이번에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 강한 ‘추파’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북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가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면서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흔들림 없이 유지될 것”이라는 자가당착적인 주장을 폈다. 비핵화를 고리로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힌 뒤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핵군축 회담을 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담화문을 보면 북은 과거의 입장에서 전혀 변한 게 없다. 진정성이 담긴 대화 제의라고 보기 어렵다. 오는 18~20일 한·미·일 정부 간 북핵 협의와 27~28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대화를 제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6일 미·중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남북 대화를 제의한 것과 비슷한 맥락 아닌가. 한·미·중 간의 대북 공조체제를 흔들고 중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대화를 하고자 한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꼼수도 엿보인다. 설령 북측의 미국과의 대화가 진심이라 해도 그 또한 우리 측에 제안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북·미 대화의 징검다리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자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 ‘우리 민족끼리’라는 외침이 무색하게 진짜 논의해야 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운운하며 미국하고만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진정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면 남북 대화부터 먼저 여는 것이 순서다.
  •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전방위 대화공세로 고립 탈피… 한·미·중 북핵 공조 흔들기 전략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전방위 대화공세로 고립 탈피… 한·미·중 북핵 공조 흔들기 전략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지 5일 만에 북한이 북·미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 14일 일본과의 대화를 시작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방중에 이은 ‘전방위적 대화 공세’의 연장선에 있다. 비록 남북 당국회담은 무산됐지만, 국제사회 공조에 따른 고립국면에서 벗어나려고 북한 수뇌부가 전략을 수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북한이 제안한 고위급회담 의제 가운데 ‘군사적 긴장완화’나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등은 새로울 것이 없다. 다만 ‘핵 없는 세계건설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미국이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어 온 ‘선(先) 비핵화 조치’ ‘진지하고 의미 있는 변화’와는 분명 거리가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체코 프라하 연설에서 ‘핵 없는 세계’란 표현을 빌려 온 북한이 과거 핵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더는 거론하지 말고, 현재 핵 능력을 인정받은 채 이를 토대로 협상을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즉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미국과 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북한의 북·미대화 제의는 중국과 한국에 보내는 정치적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미국의 수용거부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중국에 대한 ‘보여주기용’일 수 있다는 의미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닌 만큼 미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까칠한 대화제의”라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한·미·중의 북핵 공조를 흔드는 동시에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언제든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북한이 대화를 제의한 상대가 미국인 만큼 우리가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미국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응을 지켜볼 뿐이지 청와대가 뭐라고 말하겠느냐”고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북·미대화에 앞서 북한의 실질적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남북대화 제안(조국평화통일위 특별담화)보다 ‘격’을 높여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 형식을 취한데다 김정은 체제에서 ‘비핵화’ 문제를 사실상 처음 언급한 데서 적극적인 대화 의지로 읽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이 의제로 내놓은 ‘핵 없는 세계 건설’과 관련, 행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1년 헌법 개정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한 이후 비핵화 표현 자체를 꺼리던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변화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날 담화에서 “비핵화는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유훈”이라며 처음으로 ‘김정일 유훈’임을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채 나온 일방적인 대화 제안일 것”이라면서도 “‘비핵화는 수령과 장군의 유훈’ 등을 언급한 것을 보면 최근 핵보유 강화 기조와 달리 대화를 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마약 유통 경유지로 떠오른 인천공항… 세관 현장 가보니

    마약 유통 경유지로 떠오른 인천공항… 세관 현장 가보니

    #사례1 최근 구속된 범(汎)현대가 3세 정모(28)씨와 인천지검이 수사 중인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모(28)씨는 미군 군사우편물로 인천공항 세관을 통과해 밀반입된 대마초를 구입해 피웠다. 이들은 지난해 미군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M(23) 상병이 국제택배로 받은 대마초를 브로커에게서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례2 지난 4월 국제마약조직이 인천에 마약공장을 차린 뒤 필로폰을 제조해 국외로 밀반출하다가 적발됐다. 이들은 공장에서 7∼10㎏ 규모의 마약을 제조했으며 인천공항을 통해 호주로 다섯 차례나 마약을 밀반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몸에 마약을 숨겨 밀반출했고 국제우편으로도 발송한 것 같다”고 했다. 인천공항이 마약 밀수업자들의 새로운 유통 경유지로 떠오르면서 올 1~5월 인천지역 필로폰 압류량(12.752㎏)이 지난해 전체 압류량(12.573㎏)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마약 밀반입의 급증은 환승지인 인천공항이 마약 통행의 주요 경유지가 된 탓”이라면서 “한국이 2000년부터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돼 공항 검색과 통관 절차가 다른 나라보다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밀수업자들이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단속을 강화해야 할 인천공항 세관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어 마약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세관 내 마약 밀반입과 반출의 새로운 루트로 여겨지는 미군 군사우편물은 고작 세관 직원 5명이 검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으로 입·출국하는 미군은 아예 세관 검사에서 제외된다. 세관 직원은 “걸러내지 못하고 경유하거나, 재벌가의 자제가 피운 대마초처럼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언제 사건이 터질지 몰라 불안하다”고 압박감을 호소했다. 14일 찾은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에는 1100m 규모의 컨베이어벨트와 12대의 엑스레이 검색대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각국에서 들어온 우편물들이 엑스레이 검색대로 쏟아졌고 모니터를 바라보던 세관 직원은 주소가 불분명하거나 발송지가 수상한 물건에 형광 스티커를 붙였다. 마약 탐지견도 투입됐다. 한편에서는 세관 직원들이 형광 스티커가 붙은 소포 포장을 칼로 뜯어냈다. 작은 약통에 담긴 알약을 살펴보던 한 직원은 마약을 탐지하는 이온스캐너에 알약을 넣고 진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세관 관계자는 “하루 평균 12만 9100건의 물량을 60여명의 세관 직원들이 24시간 들여다본다”면서 “물건을 타기팅해서 검사하고 있지만 정밀 검사는 전체 2%대에 불과해 솔직히 걸러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관 직원도 “사람은 적고 처리해야 할 물건은 많다 보니 화장실도 자주 못 간다”면서 “인력 충원은 10년째 감감무소식이어서 세관에 큰 구멍이라도 나 윗분들이 충원 필요성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황당한 생각을 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실제 인천공항 세관은 지난 11년간 업무량이 많게는 507%가량(특송물품 건수 기준) 급증했지만 충원 인력은 5명에 불과했다. 2004년에는 24시간 수출·입 통관 체계로 전환돼 2교대 야간 근무까지 더해졌다. 입국장과 수하물 검사 업무도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입·출국 검사 비율은 2001년 5%대에서 지난해는 2.6%로 떨어졌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당국대화 무산으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선 남북관계 해법을 위해 ‘중국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 변곡점이다. 지난 7~8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요 2개국(G2)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북한 문제 해법을 위해 한·미·중 3국의 3각 공조가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는 구도가 됐다. 중국과 미국의 중간에서 한국이 역할을 확대하며 대북 문제 해결에 주도권을 쥘 경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14일 박 대통령이 방한 중인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75)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과 면담을 가진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지만 사실상 한·중 정상회담 의견 조율을 위해 청와대가 초청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탕 전 국무위원은 박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 (李克强) 총리의 안부를 전한 뒤 “중국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성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탕 전 국무위원은 또 “북한의 핵 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탕 전 국무위원은 외교분야 실무사령탑인 국무위원직을 마칠 때(2008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현재 중국국제관계학회 회장으로서 막후에서 외교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6차례 만났다.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의 기류를 전달하고 박 대통령의 의중을 탐색하기에 적임자인 것이다 그는 “중국 측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은 최근 중·러, 중·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 가장 중요한 3대 정상회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최근의 남북대화 무산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인 만큼 내용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남북한 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방중 당시 감기에 걸렸을 때 탕 전위원의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감기가 잔뜩 들어서 고생할 때 위원님께서 콜라와 따뜻한 물을 섞은 특효약을 소개해 주셔서 중국에서도 먹고, 한국에도 그 소식이 널리 알려져 다른 사람들도 실험을 해보고 그랬다”면서 “위원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오래 기억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탕 전 국무위원은 “이것은 서양약과 한의약을 결합하는 특효라고 할 수 있다”고 화답해 웃음꽃이 피었다는 후문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오바마 만난 날… 시진핑에게 ‘美 해킹 증거’ 있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해킹 사실을 폭로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 국가보안국(NSA)의 개인 사찰을 폭로한 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29)이 중국·홍콩 내 해킹 날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 등 미국의 해킹 사실을 입증할 정보를 담은 문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국의 해킹을 지적하자 “우리도 피해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미국의 해킹 활동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사전에 인지하고 정상회담에 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사태는 중국이 인터넷 해킹 공격의 최대 피해국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중·미 전략대화에서 미국과 관련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스노든 송환 문제에 대한 입장을 홍콩 정부에 비공개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이 문제를 정치화하면 미·중 모두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조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AP통신은 영국 정부가 전 세계 항공사들에 스노든을 자국행 비행기에 태우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은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과 만나 이번 스캔들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EU-미국 공동 전문가 그룹을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EU비즈니스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는 NSA의 개인정보 프로그램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을 포함한 미 민간업체 수천 곳이 NSA와 CIA,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당국에 내부 정보를 주고 국가 기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30년 농업 경험, 베트남서 싹 틔울 것”

    “30년 농업 경험, 베트남서 싹 틔울 것”

    “30년 넘게 다져온 국내외 농정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농업을 멋지게 한번 일궈보겠습니다.” 농업 통상외교의 최고 전문가로 통했던 배종하(56)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이 새롭게 베트남 하노이에 터를 잡는다. 다음 달 8일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현지 국가사무소장으로 부임한다. 1945년 설립된 FAO는 개발도상국의 농업·농촌 개발 지원을 목표로 하는 유엔 산하기구다. 배 전 총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농촌 인력이 많고 메콩강 주변 등의 농업 환경이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라면서 “국내의 투자나 인력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스스로는 인색한 평가를 내리지만 사실 우리나라 농업기술력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 전 총장은 1979년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 농업정책과장·농촌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2005~2007년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농업협상을 총괄했다. FAO 내 임원급인 ‘D등급’에 해당하는 베트남 국가사무소장은 베트남 정부와 함께 현지 농업개발·식량안보·자원개발 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열린세상] 새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넉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제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진용도 갖추어지고, 바야흐로 새롭게 출범한 정부다운 면모를 다듬어 가고 있는 듯하다. 수많은 현안과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외정책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오간다. 국내정치도 물론 쉽지 않지만 북한을 포함한 주변정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국제사회의 제재, 일본의 우경화, 중국의 부상, 한·미관계의 재조정 등 새 정부 출범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대북관계와 주변 4강 관계는 한반도 대외정책의 핵심이다. 올 초부터 심각하게 전개된 북한의 핵실험과 유엔의 제재, 그리고 개성공단 폐쇄에 이르는 일련의 긴장국면은 새 정부의 가장 큰 시련이 되고 있다. 이와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한·미 간의 안보협력과 정책공조 역시 지난번 대통령의 방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제였다. 이달 말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점차 중요해지는 한·중관계에 대한 비중 있는 논의가 기대된다. 한편 주변 국가들과의 감정적 대립을 불사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깊어만 간다. 그런데 이런 여러 현안들을 죽 펼쳐 놓으면 무언가 큰 그림이 떠올라야 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 퍼즐조각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지만 이것들을 다 맞추었을 때 전체가 하나로 뭉쳐지는 그림이 안 보인다는 얘기다. 새 정부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퍼즐조각을 찾기도 힘겨운데 큰 그림도 함께 그리라니 억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퍼즐이 맞추어지는 과정을 관람해야 하는 국민들 입장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안들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종착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이 약하다는 데 있다. 국내정치 차원에서는 다양한 공약들이 정책화되면서 창조경제,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등의 그림들이 빠르게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대외정책의 차원에서는 다양한 이슈들을 한데 모으는 국가전략, 큰 그림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말하자면 한반도 현안과 주변 4강에 관련된 이슈들이 결국에는 우리의 어떤 미래를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거대 담론이 없다는 것이다. 원칙을 중시하는 철학이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중요한 정책 가이드라인이지만, 어디까지나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실무경험이 풍부한 외교안보라인이 많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이들을 한데 묶는 통합 프레임워크가 여전히 선명하지 않다. 백범 김구는 자신이 원하는 미래의 국가가 ‘아름다운 나라’로서 ‘문화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분명하게 언급했다. 우리는 스스로 풍족하게 살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과 남의 침략을 막아낼 정도의 군사력만 가지면 족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다만 ‘문화력’만큼은 한없이 가지고 싶어 했는데, 이를 통해 우리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요소가 아니라 정신을 배양하는 일이며, 이를 위해 문화가 필수적 요소라고 보았다. 백범은 우리나라가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으로서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평화의 기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백범이 신생 대한민국의 정부를 맡을 기회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의 ‘문화국가’는 분명 미래의 나라 모습을 그려낸 큰 그림이었다. 매번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마다 국가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하나로 묶어 미래의 청사진으로 그려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국가전략은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토대로서 의미가 있지만, 정부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궁극적인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복잡다단한 현안들을 헤쳐 나가면서 장차 우리가 도달하려는 목표가 어디인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세계무대의 ‘주연 배우’로서 우뚝 서는 문화국가를 제창했던 백범, 국가적 ‘그랜드 디자인’을 그려야 하는 지금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할 선각자가 아닐까?
  • 스노든 “美, 中 국가기관·기업 등 수백곳 해킹”

    스노든 “美, 中 국가기관·기업 등 수백곳 해킹”

    미국 정부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29)이 이번에는 미 국가안보국(NSA)이 지속적으로 중국을 해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미 언론과 정부기관에 대한 중국의 잇따른 해킹 공격 의혹으로 갈등을 빚어 온 주요 2개국(G2) 간 해킹 공방이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스노든은 지난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미 정부가 2009년부터 홍콩과 중국 본토에 있는 주요 공공기관과 대학, 기업, 학생들을 표적으로 해킹을 해 왔다”고 밝혔으며 언급된 대학은 홍콩 중문대학이라고 SCMP가 13일 전했다. 스노든은 NSA의 중국 관련 해킹 작전을 담은 문서를 공개하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6만 1000건의 해킹 공격을 했으며 이 중 최소 수백건의 표적은 중국을 향했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미국이 나를 추방하기 위해 홍콩 정부에 외교적 압력을 넣고 있지만 나는 홍콩의 법을 믿는다”며 당분간 홍콩에 머물며 미 정부를 상대로 폭로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스노든에 대한 신병 처리 문제와 관련해) 유감이지만 제공할 소식이 없다”면서도 “중국은 인터넷 해킹 공격의 최대 엄중한 피해국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반복해 말했다”고 말해 중국을 해킹범으로 지목한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도 이날 사설에서 “지난 몇년간 미국은 피해자를 자처하며 중국을 해킹의 배후라고 비난해 왔지만 결국 이번 폭로로 미국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중국은 이번 일에 대해 미 정부에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 상원 세출위원회 사이버안보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12일(현지시간) 개인의 이메일과 통화 정보 수집 활동의 필요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통신감청 프로그램 덕분에 수십건의 잠재적 테러 공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알렉산더 국장은 “이 프로그램은 엄격한 지침과 철저한 감독하에 운용되기 때문에 안보와 사생활의 자유가 상충되지 않는다”며 NSA의 감시 활동에 법적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스노든의 개인사가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그가 청소년 시절 일본 대중문화에 심취한 ‘오타쿠’(한 분야에 광적인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스노든이 2002년 미 메릴랜드주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판매하는 ‘류하나프레스’의 웹사이트 편집자로 일했으며 회사 사이트 자기소개란에 ‘에도와도’(에드워드의 일본 발음)라는 애칭과 함께 “일본 사람, 총, 음식, 무술, 여자 그리고 격투게임 ‘철권’을 좋아한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남북회담 무산 이후] 남북 다시 냉각기… 이산상봉 - 美·中과 공조가 돌파구

    [남북회담 무산 이후] 남북 다시 냉각기… 이산상봉 - 美·中과 공조가 돌파구

    남북 당국회담 무산에 대한 남북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남북 관계는 당분간 냉각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1일만 해도 추가 접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사라진 상태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12일 “(회담은) 무산된 것”이라고 밝혔고 북한도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에서 추후 회담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당국 간 대화의 모멘텀을 상실한 이상 현재로서는 국면을 되돌릴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당장은 아니지만 이산가족 상봉, 미·중과의 공조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는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일단 남북 관계에 어느 정도의 냉각기는 필요하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라면서 “우리는 그동안 한·중 정상회담(27일)에 집중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조 틀을 만들고, 그 틀 속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견인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냉각기가 길어질 경우 7월부터는 북한이 미국 등과의 대화를 압박하기 위해 한반도 긴장을 다시 조성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7월 27일은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일이며 8월에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시작되고 9월 9일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65돌’ 기념 행사가 예정돼 있다. 북한은 주요 정치 일정이 있을 때마다 체제 결속을 위해 도발을 하거나 긴장 조성 행위를 해 왔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잠시의 냉각기를 갖되 이른 시일 내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접촉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문제와 연관성이 비교적 낮은 사안부터 접근해 대화의 불씨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산가족 상봉의 경우 남북 당국회담의 의제로 이견 없이 합의됐던 것인 만큼 이를 고리로 남북 관계를 풀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교류를 통해 우회로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주장한 것이라고 무조건 거부하지 말고 민간 교류로 신뢰를 쌓아 이를 통해 당국 간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 나가는 장기적 관점의 우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남북 당국회담 무산] 美·中 ‘한반도 주도권’ 강화되나

    남북 간 회담 대표의 ‘격(格) 논란’으로 당국회담이 틀어지면서 미국과 중국 ‘G2’(주요 2개국)의 한반도 주도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이 북한 비핵화를 공통의 안보 목표로 확인하고 대북 압박을 공조하는 양강 구도 속에서 우리의 대북 정책 주도권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국회담 무산으로 남북 관계라는 실타래는 더 꼬이는 상황이 됐다. 북한은 당분간 대남 유화공세를 접고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 관계가 급랭될수록 미·중의 한반도 영향력과 조율된 구도에서 남북이 운신할 수 있는 정치적 폭을 넓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은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한반도 주변국의 주목을 받았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12일 “우리로서는 미·중 간 갈등과 협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인 대북 정책을 펼 수 있는 공간이 더 넓어진다”며 “미·중의 신형 대국관계와 북한 비핵화 압박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될수록 G2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으로서도 미·중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력한 공조를 합의한 상황에서 남한과의 대화가 큰 실익이 없다는 회의론이 팽배해질 수 있다”며 “남북 대화의 표류가 길어질수록 북한은 미·중을 대화 카운터 파트로 보는 외교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반도에서의 대화 국면이 일시 소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우리 정부도 미·중이 합의한 대북 압박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남북대화가 깨졌고 미·중이 비핵화를 압박하며 제재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우리가 대화를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한·미·중 3각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수순을 북한에 대한 지렛대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남북대화가 완전 결렬인지 유보인지 지켜봐야 하지만 북한으로서도 대화로의 국면 전환은 어렵게 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대화 국면을 강화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 재가동을 유력한 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하지만 남북관계 악화가 올해 봄처럼 북한의 군사적 도발 위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 회담 무산이 이달 말로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한국에 남북 대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구 교수는 “북한이 대화에 나선 데는 미·중 압박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하다”며 “대화가 무산된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고 중국에는 할 만큼 했다고 면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탄도미사일 잡는 SM6 도입한다

    北탄도미사일 잡는 SM6 도입한다

    우리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 요격하는 SM6 함대공미사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종합 발전 계획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며 “SM6급 함대공미사일을 도입해 해상요격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군은 2016년쯤 SM6 미사일을 도입, 이지스구축함(7600t급)에 장착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레이시온사에서 SM2 블록4의 개량형으로 개발 중인 SM6 미사일은 사거리가 320∼400㎞로 북한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초기에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해군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SM2 미사일은 사거리가 148㎞에 불과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제약이 있다. 군이 SM6 미사일 도입과 함께 추진 중인 KAMD 구축 계획에는 패트리엇(PAC3) 미사일 구매와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및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개발도 포함됐다. 군은 또한 미국과 KAMD 프로그램 분석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 2월쯤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1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우리 군이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탄도탄 방어 전투실험(님블 타이탄)과 한·미·일 연합 탄도탄 탐지·추적 훈련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논란이 불거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MD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북한의 무수단, 동창리에서 미국 본토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면 동북방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요격하는 건 불가능하고 발사 정보 등을 공유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 CIA 스노든 여친 “작별인사 조차 하지 못해”

    전 CIA 스노든 여친 “작별인사 조차 하지 못해”

    미국 정보기관이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내용을 폭로한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29)의 여자 친구가 입을 열었다. 스노든 못지않게 화제의 중심에 선 그녀는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하고 스스로 폴댄스(봉춤)의 대가라고 밝힌 린지 밀스(28). 현재 하와이에 거주 중인 그녀는 지난 1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심경을 고백했다. 밀스는 “내 세상이 한번 열렸다가 곧 닫혔다. 난 나침반 없는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 고 적어 혼란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내 키보드가 눈물로 얼룩져 있다” 면서 “나의 연인에게 작별인사 조차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블로그는 폐쇄됐으며 언론의 관심 때문인지 밀스는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차단했다. 언론의 취재가 밀스에게 집중되는 것은 이들이 4-5년 정도로 사귄 오래된 커플로 지난해 부터는 하와이에서 함께 살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10일(현지시간) 묵고 있던 홍콩의 호텔에서 체크아웃한 것으로 알려진 스노든은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로 정치적인 망명지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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