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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국무 부장관, 사드 한반도 배치 가능성 시사

    美 국무 부장관, 사드 한반도 배치 가능성 시사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핵심 미사일방어(MD)체계인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한 기간 중 이 문제가 협의될지 주목된다. 7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취임한 블링컨 부장관은 첫 해외 순방지인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방문에 앞서 전날 밤 자신의 트위터 계정(@ABlinken)에 게재한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드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including possibly THAAD) 한반도 미사일방어는 이 지역 내 불안정의 최대 근원인 북한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한반도에서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중국이 아닌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는 데 방점이 있는 답변이지만 한반도 미사일방어망에 사드가 포함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과 관련해 미국 측에 신중한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은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는 미국 측의 결정 및 요청도, (한·미 양국이) 협의한 바도 없었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링컨 부장관이 사드 배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8~12일 방한·방중 기간에 이 문제가 거론될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틀 만에 또…北 미사일 5발 동해로 발사

    이틀 만에 또…北 미사일 5발 동해로 발사

    북한이 8일 오후 동해안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5발을 발사했다. 올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6일 동해상에서 함대함미사일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는 다음달 ‘키리졸브’ 한·미연합 군사연습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무력시위로 풀이되나, 지난해보다 미사일 발사가 2주가량 앞당겨져 군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오후 4시 20분부터 5시 10분쯤까지 원산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 동해상으로 단거리 전술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5발을 발사했다”면서 “사거리는 200㎞ 안팎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발사체의 정체에 대해 분석 중이나 궤적을 추적한 결과 낮게 비행하는 300㎜ 신형방사포보다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면 이산가족 상봉을 하겠다는 자신들의 제안이 먹히지 않자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초 한·미 군사연습을 앞두고 군사적 긴장을 한 단계 고조시키는 차원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8일은 북한이 정규군 창설 기념일로 삼고 있는 날이라 이를 기념한 일종의 행사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키리졸브 연습 사흘 전인 2월 21일 300㎜ 신형방사포(사거리 140㎞ 안팎)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고 2월 27일에는 사거리 200㎞ 안팎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는 등 2월에만 8발의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6일 동해상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신형 함대함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했고 7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을 통해 이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북한이 기존에 자체 제작해 보유한 KN 계열 미사일을 함대함용으로 개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KN01은 중국에서 개발한 실크웜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가 100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은 북한 함대함미사일에 대응해 이를 요격하거나 교란할 수 있는 ‘골키퍼’ 고속 기관포와 전자장비를 이지스함을 포함한 신형 구축함에 탑재하고 있다. 해군은 공격 수단으로 사거리 150㎞인 ‘해성’ 함대함미사일을 배치했다. 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경계하는 초계함과 고속정에는 대응 장비가 부족해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中 사드 배치 반대, 군사주권 침해 아닌가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이 그제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우리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고, 그동안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직간접으로 우리 측에 우려가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양국 안보사령탑이 얼굴을 맞댄 자리에서 “한·중 관계 훼손” 운운하며 공식적으로 사드 반대의 뜻을 표명한 점은 지금까지와 의미가 사뭇 다르다고 본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선택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는 점에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실존하는 북의 핵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우리에게 가장 효과적인 억지 수단을 강구하는 문제는 엄연히 군사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가 북한 핵미사일 방어망 구축이 아니라 중국 군사동향 감시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그들이 우려한다 해서 그것이 한국의 안보와 직결된 사안을 판가름 짓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사드 체제의 핵심인 엑스밴드 레이더 감시망이 동중국 군사시설의 상당 부분을 정탐하게 될 것이라지만 이 레이더망의 탐지 거리는 최대 2000㎞로, 서해에서 활동하는 중국 함정의 탄도탄 정도만 추적할 수 있을 뿐이라는 반론도 있는 상황이고 보면 중국이 내세우는 우려 자체도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고 본다. 물론 사드가 북핵 억지의 절대적 수단인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한·미 연합 전력이 갖고 있는 패트리엇3 미사일로는 북의 핵미사일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인정되고는 있으나 1기에 2조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부담 등을 감안할 때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도 선뜻 사드 도입을 결정하지 못한 채 주한 미군이 비용을 부담해 사드를 들여온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사드 배치 여부는 오로지 북핵 대응 전략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 결정할 일이지 중국이 간여할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중국의 노골적인 사드 반대를 두고 ‘중국이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거나 ‘한국 정부를 길들이려는 의도’라는 등의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한·중 관계 발전에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중국 정부는 섣부른 외교 행보로 제 입지만 좁히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 “6자회담 전제조건 中과 의견 접근”

    한국의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5일 “중국이 북한 비핵화 등 6자 회담 전제 조건에 대해 우리와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측 카운터파트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양자회담을 한 황 본부장은 이날 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의견 접근’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도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느 정도 진정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한·미·일 요구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측이 전제 조건 완화를 제시하고 중국이 이에 찬성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일은 그동안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사전 비핵화 조치’ 혹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 등이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내세웠다. 황 본부장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은 우리의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적극 지지했고 북한이 잘못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 6자 회담 테이블로 인도할 가능성에 대해 황 본부장은 “중국과 북한의 소통이 예전처럼 원활한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5월 러시아 방문과 관련해선 “여러 변수가 있어 우리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면밀히 지켜보고 있을 것이고, 북한도 대단히 복잡한 입장일 것”이라면서 “다만 러시아는 여전히 북한 비핵화 원칙을 단호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NBC 간판 앵커 “’이라크 피격’은 거짓말”실토 파문

    美 NBC 간판 앵커 “’이라크 피격’은 거짓말”실토 파문

    미국 NBC 방송의 저녁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간판급 유명 앵커인 브라이언 윌리엄스(55)가 자신이 이라크 전쟁 취재 당시 탑승한 헬기가 피격을 받아 불시착한 후 미군의 도움으로 겨우 구출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결국 거짓말이었다고 실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윌리엄스는 지난 2003년 3월 24일 이라크 전쟁 당시 자신과 방송 취재진이 탑승한 헬기가 이라크군의 로켓 유탄발사기(RPG)에 등에 맞아 지상에 불시착했으며 인근에 있던 미군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고 여러 번 주장한 바 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이전에도 논란이 일기는 했으나, 공교롭게도 완전히 거짓말이었음이 들통이 난 이유는 미국의 ‘슈퍼볼’ 게임 중계였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당시 독점 중계를 맡은 NBC가 경기 중간에 뉴욕 레인저스 풋볼팀이 전역한 미 육군 주임원사를 위해 마련한 기념행사를 현장에서 중계하면서 사회를 맡은 윌리엄스는 당시 취재진이 곤경에 빠졌던 사실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윌리엄스는 전역한 이 주임원사가 당시 윌리엄스가 취재했던 작전구역을 지휘한 인물임을 알고 다시 그 당시 일화를 언급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다시 논란을 일으키자 미국 군사 전문지인 ‘성조지’는 4일, 당시 작전에 참가했던 제159 항공연대 소속 헬기 조종사들을 집중 취재했고 그들로부터 윌리엄스가 탑승한 헬기는 피격된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승무원들은 “당시 한두 대의 헬기가 두 발의 RPG 등에 피격될 당시에는 윌리엄스가 탑승한 헬기는 현장에 없었다”며 “그가 탄 헬기는 사건이 발생한 지 3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고 10분 만에 다른 곳으로 떠났다”며 윌리엄스가 탄 헬기가 피격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거짓말 논란으로 곤경에 빠진 윌리엄스는 4일 진행한 뉴스 말미에 “자신이 탑승한 헬기는 피격당한 헬기를 뒤따르고 있었다”며 자신의 기존 주장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도덕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도대체 내가 탄 헬기를 피격 헬기로 혼동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순간적으로 미쳤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지난 2004년부터 NBC 방송의 저녁 메인 뉴스 앵커로 활약해온 윌리엄스는 각종 전쟁이나 재난 현지에 직접 가서 생중계로 뉴스를 진행하는 등 일약 유명한 간판 앵커로 발돋움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의 100대 영향력 있는 인사로 선정될 만큼 인기와 영향력을 누려왔다. 하지만 이번 거짓말 실토 파문으로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자신의 이라크 피격 거짓말을 실수라고 사과하는 윌리엄스 (미 NBC 방송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韓·中, 국방핫라인 상반기 설치 합의

    韓·中, 국방핫라인 상반기 설치 합의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장관에 해당)은 4일 우리 정부에 한·미 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는 것엔 공감하나 미국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문제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공식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창 부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안보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한·중은 양국 국방부를 연결하는 직통전화(핫라인)를 조속한 시일 내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다. 양국 국방부는 다음주부터 이를 위한 실무회의를 시작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상반기 중 핫라인이 개통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현재 국방부 간에 핫라인을 설치해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한·중 양국은 해·공군끼리는 핫라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방 수뇌부 간 핫라인을 설치하게 되면 북한 내 급변 사태 발생에 대한 대비 성격도 있다는 점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국은 한·미 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해 동북아의 평화 안정에 기여한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한 장관은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동맹관계와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상호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간다는 정부 기본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장관은 사드 배치는 현재 미국 측에서 결정하지도 않았고 미국의 요청이나 한·미 간 협의도 없다는 점,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창 부장에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6월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조찬 강연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를 본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국회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는 북한 미사일의 방어 목적을 넘어 중국이 목표”라며 반대한 바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달 27일 “사드와 관련해 한국과 공식적 협상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두 장관은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및 안정에 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장관은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양국은 지난해 437구의 중국군 유해를 우리 측이 중국에 송환한 데 이어 국내에서 추가 발굴된 6·25전쟁 당시 중국군 유해 68구도 다음달 송환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창 부장을 접견하고 “우리의 거듭된 남북 간 대화 및 교류 제의에 대해 북한이 호응해 오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대남 비난과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의 장에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北 “美와 대화 거부”… 향후 수순은

    북한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4일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미 양측이 대화 장소 문제를 놓고 어렵게 만든 기회를 놓친 직후라 향후 북·미 관계에 험로가 예상된다. 국방위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을 상대로 더는 마주 앉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미합중국 오바마 행정부에 정식으로 통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방위 성명은 지난달 25일 이후 약 10일 만에 나온 것이며 이번 발표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결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고 ‘죄악의 총본산’, ‘승냥이 본성’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과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두고 미국과 실랑이를 벌여 온 북한은 대화제의 과정의 막후 폭로에 이어 비난에 나서는 등 확전하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북한이 자신들의 대화 요구를 무시하는 미국을 상대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와 같은 ‘충격 요법’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빈센트 스튜어트 국장이 3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 우려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유엔에서 북한 편에 서 있는 중국과 러시아마저도 핵과 미사일 발사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북한이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이번 주 독일을 방문하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뮌헨안보회의가 열리는 7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하는 등 한·미 양국은 연초 고위급 외교 채널을 잇따라 가동하며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 대해 ‘거짓말투성이’라며 비아냥거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구본영 칼럼] 평양 넘어 세계를 봐야 통일이 보인다

    [구본영 칼럼] 평양 넘어 세계를 봐야 통일이 보인다

    분단 70년인 올해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주저 말고 대화에 응하라”고 제안했다. 적극적으로 도와줄 테니 북한이 회담장에서 신뢰를 보여 달란 주문이다. 하지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신년사에서 “제도 통일을 추구하지 말라”고 했다. 남한이 흡수 통일을 추구한다는 의심이다. 뒤집어 보면 대화가 무르익어 주민들이 개방에 노출되면 세습 체제가 흔들릴 것이란 불안감이다. 남이 다가서면 북이 더 움츠리는 ‘밀당’을 보며 답답하던 차에 영국의 한반도 전문가 에이던 포스터카터의 글을 읽었다. “박근혜 정부가 통일지상주의에 빠져 글로벌 외교를 방기하고 있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통일이란 목표에 ‘올인’해 북한만 쳐다보지 말고 미국과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협력을 구하란 충고다. 맞는 얘기다. 분단이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국제 역학의 산물이었다면. 프랭클린 D 루스벨트는 내치에선 성공한 미 대통령이었다. 뉴딜 정책과 2차 대전 특수에 힘입어 대공황을 극복했다. 다만 외교적 통찰력은 부족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집권하자마자 소련을 승인하는 등 다가올 동서 냉전을 예측하지 못했다. 동서 분리의 불씨가 된 테헤란회담에서 소련의 의중을 읽지 못했다. 스탈린의 제의대로 미군은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앞장섰지만 독일로의 진군을 늦추자 무임 승차한 소련이 동유럽을 삼켰다. 그의 외교적 ‘순진함’이 부른 대가는 엄청났다. 죽기 직전에야 자신의 실책을 알아차렸지만 후임자인 해리 S 트루먼에게 큰 부담을 안겼다. 미국은 서유럽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재정과 군사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서유럽 국가들에 대한 경제 원조를 위한 마셜플랜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창설이 그 부산물이다. 더 큰 실수는 태평양전쟁에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소련이 한반도의 절반을 신탁통치하려는 걸 묵인했다는 사실이다. 부동(不凍)항 확보는 제정 러시아 이래 소련의 비원이었다. 이를 눈치 못 챈 루스벨트가 삼팔선 이북을 소련의 영향권으로 헌납한 꼴이다. 부동항에 대한 집착은 이제 ‘현대판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로 이어진 것인가. 한국으로의 석탄·가스 수출에 관심 많은 러시아가 부동항인 나진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니…. 러시아와 북한이 일단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놓고 이해가 일치했다. 북한은 시베리아횡단철도의 한반도 통과보다 나진항을 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쪽을 선택한 듯하다. 문을 너무 열면 체제가 동요할 것이란 우려 탓일 게다. 박근혜 정부가 말로만 ‘스마트 외교’를 읊조리릴 게 아니라 창조적 외교를 펼쳐야 할 때다. 물론 남북 정상회담을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진부한 주장에 현혹될 까닭은 없다. 북한이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은행 설립을 위해 100억 달러와 쌀 수십만t 등을 요구했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 실린 비화가 사실이라면 더욱 그렇다. 임기 초반 “남북 관계 하나만 잘 되면 다른 건 다 깽판 쳐도 된다”고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했던가. 세습체제 유지를 위해 이에 더 절망적으로 매달렸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박 대통령이 오는 5월 러시아 전승 기념일 행사 참석이나 김정은과의 조우를 꺼릴 이유도 없다. 모스크바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북이 체제 개혁과 평화통일의 대도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시베리아 가스전이나 유라시아 철도의 한반도 통과에 대한 푸틴의 강렬한 의지를 선용할 호기임은 분명하다. 동서독 통일 때처럼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같은 주변 강국의 도움을 이끌어 내야 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독일 통일을 앞둔 1987년 6월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역사적 통찰이 담긴 연설을 했다. 그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이 장벽을 허무시오”라고 동서독 분단에 대한 소련의 결자해지를 요구했고, 3년 후 통독은 이뤄졌다. 누가 알랴. 어쩌면 푸틴에게 휴전선을 허무는 데 일역을 하라고 요구할 운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지….
  • 성 김, 김계관에 제3국 비공개 회동 제의… 北 “성 김 평양 오라” 역제의… 결국 무산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최근 북한 측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회동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김 대표에게 평양으로 직접 들어오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대화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미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 참석하기에 앞서 뉴욕 채널을 통해 김 제1부상과 제3국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장기교착 상태에 놓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탐색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제3국이 아닌 평양으로 들어와 대화를 갖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사절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한 데다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점을 우려해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3국보단 평양에서 미국 고위 관료를 만나는 것이 선전전에 더 효과적이다는 점도 북한이 평양 만남을 역제의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지금 상황이 추가적이고 적극적인 것(제안)들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라며 “이런 것들보다 북한이 무리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나 요구를 철회하고 회담에 나오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북한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5·24 조치 해제 등의 요구에 대해 “사전에 이를 받아들여 회담을 열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신동혁씨 증언 일부 번복했지만 北 인권유린 실상 변함없어”

    “신동혁씨 증언 일부 번복했지만 北 인권유린 실상 변함없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과 관련한 최대 사건입니다. 탈북자 신동혁씨가 일부 증언을 번복했지만 COI 보고서는 탈북자 320명을 인터뷰한 만큼 북한 인권 유린 실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북한 인권 유린의 잔혹성을 폭로하며 최고지도자 등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를 처음으로 권고한 유엔 COI 보고서가 나온 지 오는 17일로 1년이 된다. COI 보고서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인권 의제화까지 일련의 과정에는 미국 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해온 비정부단체(NGO)들의 역할이 컸다. 이 가운데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을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사무실에서 만나 유엔 활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었다. HRNK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조지 W 부시 재단, 연세대와 공동으로 17일 COI보고서 발표 1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유엔 COI 보고서가 1주년을 맞는다. 보고서의 의미와 영향은. -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실상을 담은 가장 권위 있고 자세한 보고서로 평가할 수 있다. 한·미·일·유럽에서 탈북자 80명을 개별 인터뷰하는 등 모두 320명의 증언을 청취했고, 결국 ICC 회부라는 강력한 권고안까지 담겼다. ICC 회부는 유엔총회 결의안에도 처음 포함됐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북한 인권을 처음 다루게 됐다. →COI 보고서에서 유엔총회 결의안, 유엔 안보리 의제화를 이끌어내기까지 NGO들의 역할은. -400쪽 분량의 COI 보고서에 HRNK가 20차례 언급된 것은 HRNK가 탈북자 인터뷰를 비롯, 의회 청문회 참석 등을 통해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유엔 COI가 생긴 뒤 HRNK뿐 아니라 휴먼라이츠워치(HRW), 뉴욕에 있는 JBI휴먼라이츠 등 NGO들이 유엔과 정부를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유엔의 북한 인권 압박은 얼마나 효과가 있다고 보나. -김정은 정권 들어 탈북자 단속 강화 등 인권 문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김일성·김정일 때와 달리 북한이 유엔 무대에서 반론을 펼치는 등 처음으로 공식 반응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이 정치범수용소는 없지만 노동교화소의 존재는 인정하는 등 이례적 행보를 보인 것은 절박함을 보여준 것이다. 앞으로도 안보리 논의를 통해 북한의 사형 등 인권 유린 문제를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언급했지만 북한 내 정보 유입이 북한을 바꿀 수 있을까. -나는 루마니아 출신으로서 1980년대 후반 루마니아 공산주의 멸망 과정에서 미국의소리(VOA)유럽 방송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탈북자들의 상당수도 VOA·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듣고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정보 제한과 단속 때문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외부 정보 유입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핵 문제가 막혀 인권 문제가 부각됐고 이는 북핵 협상 등 대화를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 인권 문제는 국제 기준에 따른 인류보편적 문제다. 북한은,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고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의 태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탈북자 신동혁씨가 일부 증언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신씨가 정치범수용소 출신이라는 것과, 북한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사실은 달라질 것이 없다. 신씨의 증언은 중요했지만 COI 보고서가 다룬 탈북자 320명 가운데 하나이고, 내용도 두 문단 정도만 포함됐다. 신씨의 증언 번복이 향후 북한 인권 운동이나 다른 탈북자들 증언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 →향후 활동 계획과 한·미 정부에 바라는 바는. -북한 인권 조사 2개년 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북 위성 촬영, 김정은 정권, 평양 생활 등을 다룬 책도 발간한다. 한·미 정부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흔들리지 않고 집중화된 정책 추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회 간 리퍼트 美대사 “北이 치를 대가 점점 커질 것”

    국회 간 리퍼트 美대사 “北이 치를 대가 점점 커질 것”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인 이병석(왼쪽) 의원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3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손을 맞잡은 채 입장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는 간담회에서 대북 문제와 관련해 “시간이 갈수록 북한이 치를 대가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며 북한의 핵 태도 변화를 지적했다.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 [열린세상] ‘사드 배치’, 의미 있는 ‘안보 공론’ 모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사드 배치’, 의미 있는 ‘안보 공론’ 모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남북한문제연구소장

    2013년 북한의 2·12 3차 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심대한 전환점에 직면했다. 북한은 중장거리 미사일 실전 배치에 이어 3차 핵실험으로 소량화 및 탄두화된 핵무기를 갖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표현대로 우리는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 사는 꼴”이 돼 버린, 즉 남북한 간의 군사적 균형이 완전히 깨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은 어떠한가. 잘 알려진 대로 한국군은 항공기 방어용 저고도 미사일인 PAC2를 실전 배치했지만, 북한의 중고도 스커드미사일과 고고도 노동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은 전무하다. 지난해 중고도 요격용인 PAC3의 구매를 결정했지만 실전 배치는 2017년 이후이며 실질적으로 북한의 고고도 미사일 공격에 대해 대응이 미흡하고 속수무책인 셈이다. 즉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충분한 억지 장치를 갖추고 있지 못한 상태다. 만약 북한이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탄두화된 핵폭탄 공격을 감행한다면 수십만이 희생되는 대참사는 불가피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국 배치에 대한 검토는 중요한 사안이다. 그런데 사드 배치에 대해 한·미 양국 간에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음에도 일부 학자와 언론 등 일각에서는 진실에 근거한 합리적인 논리가 아니라 곡해(曲解)와 선동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를 정치화시키고 있다. 우선 이들은 사드 배치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로 규정하고 반대함으로써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능력 구비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런 논리는 사드를 구실로 한·미 동맹을 근거 없이 배척하고, 민족을 무조건적으로 감싸는 과거 ‘햇볕정책’의 재판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사드는 북한의 고고도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체계로 탐지반경(통상 1000㎞ 이내)과 요격고도(150㎞), 사거리(200㎞)를 감안해 본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MD와 관련이 없다. 둘째, 일부에서 중국 정부의 입장을 주관적으로 예단하고 이를 기정사실화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와 언론에서 사드 배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천명한 적은 없다. 어떤 중국 학자는 “사드 자체는 중국의 억지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드 반대론자들은 결정되지도 않은 중국의 입장을 미리 대변하는 것이다. 이것은 ‘숭중’(崇中)의 사대주의, 아니면 친북의 패배주의가 아닐까. 셋째, 좀 과장된 면이 없진 않지만 사드 배치에 대한 천문학적 비용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사드 1포대는 약 8억 달러(8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가 부담하기에는 국방비 측면에서 큰 액수라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사드 배치와 운용에 약 2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고 하면 이를 반대할 필요가 없다. 한·미 양국의 ‘방위비분담금’ 규정은 총액제로 사드 배치 자체 비용을 우리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60여년이 넘는 한·미 동맹에서 미국이 새로운 무기 체계를 한국에 배치했을 때, 그 비용을 전적으로 우리가 떠안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 사드를 통한 ‘충분 억지력’의 확보 효과가 한·미 방위비분담금의 부분 증가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다. 현재 탄두화된 북한의 핵무기 위협으로 우리의 전쟁 억지력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됨으로써 한·미 간 대북 도발과 전쟁 억지력을 구축하는 것이 이슈가 됐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 변화에 따라 지난해 한·미 국방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시기’가 아닌 ‘조건’에 따라 재연기하고, 한미연합사의 용산 기지와 동두천의 1개 미군 여단을 잔류시키기로 했다. 또한 미 2사단 예하 국군기갑여단을 창설해 한·미 연합사단을 만들고 평시에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전시’에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대북 핵억지 능력과 관련한 사드 배치는 국내 정치적 이념의 선택이나 중국과 미국에 대한 우리의 외교적 줄타기의 대상이 아니다. 엄정한 군사전략적인 현실적 판단과 미래 대비라는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국민적 공론(公論) 과정을 거쳐 배치 여부가 결정돼야 한다.
  • [MB회고록 후폭풍] MB 측 “靑,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에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2일 전해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설명이 있었다”며 “MB 쪽 인사가 청와대 인사에게 전화로 그런 뜻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이 전화통화 대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집필을 총괄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두현 홍보수석에게 지난달 31일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외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지난달 30일 귀국했으며, 이튿날 참모진 회의를 열어 “논쟁을 일으키자는 게 본래 취지가 아니다”라면서 관련 발언 자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고록 내용에 대한 정치권 공방은 이날도 거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던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한·미 FTA 이면 합의’ 논란에 대해 “국민들께서 모르는 이면 합의는 그때도 지금도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다”고 부인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외교·남북 관계 관련 내용에 대해 “회고록을 통해 대통령직 수행 기간 동안 취득한 비밀을 공개한 것으로 위법행위”라며 “대통령기록물법에서도 대통령기록물의 공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특히 비밀의 누설은 엄격히 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美 핵잠수함 입항… 양국 연합훈련

    美 핵잠수함 입항… 양국 연합훈련

    한국과 미국 해군이 잠수함사령부 창설에 맞춰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 해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지난달 30일 경남 진해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해군 관계자는 “미 해군 소속 ‘올림피아함’은 한·미 군사교류 증진과 한국 해군의 잠수함사령부 창설 축하 등을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면서 “한·미 해군의 상호운용성 향상을 위해 오는 5∼7일 한국 해군 잠수함과 연합 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해군의 초청으로 방한한 올림피아함은 1983년 진수된 로스앤젤레스급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으로 핵무기는 탑재하지 않고 있다. 대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장착돼 있어 지상 목표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올림피아호는 우리 잠수함과 함께 한반도 근해에서 적 수상함 및 잠수함 탐지 훈련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잠수함사령부는 2019년까지 214급(1800t급) 잠수함을 9척 늘려 총 18척의 잠수함을 운용하게 된다. 또 해군은 2020년대부터 도입할 3000t급 잠수함에 사거리 1000여㎞인 잠대지 순항미사일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는 평양 앞바다 등 북한의 모든 해역을 은밀히 침투해 적이 알 수 없는 장소에서 불시에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이번 올림피아함의 입항에 따라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으로 악화된 북·미 관계가 한층 더 경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말 미국 항공모함에 대응한 해·공군 연합 타격훈련을 직접 시찰해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 앉을 용의가 없다”며 미국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다음달에도 키리졸브 한·미연합 군사연습이 예정돼 있어 이달 중순까지 남북대화 재개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남조선 당국을 추동해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살벌한 전쟁 분위기로 덮어버리려는 위험천만한 전쟁 기도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린 잠수함사령부 창설식에는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주요 지휘관과 장병, 미국 태평양잠수함사령관인 필립 소이어 소장 등이 참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MB회고록 후폭풍] “진위 떠나 朴정부 대북 정책에 영향… 한·중 관계에도 악재”

    [MB회고록 후폭풍] “진위 떠나 朴정부 대북 정책에 영향… 한·중 관계에도 악재”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관련 막후 접촉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와의 대화 등 민감한 비사를 공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북한도 지난 1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을 최근 제의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폭로해 북·미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북한은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6월 남측이 정상회담을 재촉하며 돈 봉투를 건네려 했다고 물밑 접촉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전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2일 ‘소시지와 외교는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국제사회의 관례를 볼 때 남북한의 막가파식 협상 과정 폭로 행태는 비상식적이고 향후 남북대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 특히 북한의 폭로는 외교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고갈됐을 때 상대방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벼랑 끝 협상 전술’의 일환인 반면,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대북 정책의 실패를 변명하기 위한 국내 정치적 고려가 우선됐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이지만 진위를 떠나 현재 진행 중인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빨리 공개됐다”며 “남북 접촉과 원자바오 총리와의 대화 공개 등 남북 및 한·중 관계를 악화시키고 현직 대통령에게 상당히 부담을 주는 회고록”이라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박근혜 정부와 비밀 접촉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남북한이 미·중 관계의 복합적 게임 속에서 같이 눈높이를 맞춰 나가야 할 상황에서 정면충돌한 모습”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외교 문제를 지나치게 노출시킨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밝혔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이 전 대통령 측의 행위는 남북 관계가 미묘한 시점에 현 정부 대북 정책의 카드를 줄이는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돈을 요구했기 때문에 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은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회고록을 통해 현재진행형인 남북 관계 문제를 공개하는 것은 남북한 상호 감정적 요소를 자극하면서 그나마 쌓아 왔던 기본적 신뢰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양자 회담이든 다자 회담이든 외교 관계와 관련된 문서는 30년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남북한이 폭로전에 치중하면 결과를 얻기보다 상호 불신이 심화돼 공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남북 관계 개선의 기회가 남아 있는 현 시점에서 회고록 공개의 시기와 방법 모두 부적절하고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한 증오심만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는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남북 관계가 총체적으로 파탄돼 상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자체가 집권 3년차에 성과를 내고자 하는 박근혜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 측에 있어서는 북한에 평화를 구걸하지 않았다는 일관된 입장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상습적 협상 과정 폭로는 협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상황을 돌파하려는 전술로 평가된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회담 과정에 대해 공개한 것은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며 “쓸 수 있는 카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폭로의 대가가 큰 우리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 대표의 방북 초청 등과 관련해 내용을 공개한 것은 한·미 간 정책을 입안할 때 미국 책임을 부각시켜 북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향후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전 교수는 “현재는 남북 관계 못지않게 인권과 해킹 문제를 둘러싼 북·미 관계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회고록 공개가 국내 정치적으로 대북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에 얽매일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 교수도 “이 전 대통령과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별 관련이 없고 남북이 서로 대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남북 관계 기본 원칙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아베 “해외 일본인 구출에 무기 사용 검토”

    아베 “해외 일본인 구출에 무기 사용 검토”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참수의 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일 해외에서 위험에 처한 자국민 구출을 위해 자위대가 무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한 자위대의 무기 사용에 대해 “일본의 비정부기구(NGO)는 세계의 다양한 지역에서 인도 지원 활동에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한) 각의 결정으로 인정된 ‘긴급경호’ 등으로 위험에 빠진 NGO 관계자를 구출하기 위해 무기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각의 결정 이후 일본 정부는 PKO 활동에 참가하는 자위대가 무장 단체의 습격을 받은 외국 군대를 돕는 ‘긴급경호’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위대의 무기 사용 기준을 완화하는 방침을 추진해 왔다. 즉 아베 총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위대의 무력 행사 요건과 역할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셈이다. 또 아베 총리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가 선제공격을 한 결과, 상대국으로부터 무력행사를 당한 경우에도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필요조건을 충족하느냐”는 오쓰카 고헤이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무력행사의 신3요건을 충족하는지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고 통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나라의 존립이 뒤집히고 국민의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이 근저에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생각”이라고 덧붙여 동맹국의 선제공격 때문에 일본이 공격을 당한 경우에도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교도통신은 “여당 관계자도 ‘적극적 평화주의’가 갖고 온 리스크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면서 “이와 관련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의 재개정으로 세계적 규모의 미·일 협력이 명시되는 상황에서 미국을 적대시하는 세력이 일본을 동일시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아베 정권이 IS에 적대적인 미국과 이스라엘 편에 섰다는 인상을 준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하루나 미키오 와세다대 객원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아베 총리가 이스라엘에서 중동 지원 연설을 했을 때 ‘이슬람국이 가져오는 위협을 막는 지원’이라고 연설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었다”며 총리의 발언이 IS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기고] 北 한·미 연습 중단요구 단호히 대응을/이서영 예비역 육군 소장·전 주미대사관 무관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주장한 이후 대남 선전기구와 외교관, 언론매체 등을 동원해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하면 핵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한·미 연합연습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연습이므로 핵실험 중단과 연계시키는 것은 맞지 않고,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이 연례적인 한·미 연합연습을 핵실험 가능성과 부적절하게 연계하는 것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일축하고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뜬금없이 한·미 연합연습과 핵실험을 연계시키는 저의는 무엇일까. 바로 핵실험 중단을 미끼로 한·미 연합연습을 중단시켜 한·미 동맹과 한·미 연합전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한국 내 남남갈등을 조장해 국론을 분열시킴으로써 우리의 안보태세를 약화시키려는 목적이다. 또한 핵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 인권문제, 소니 픽처스 해킹 문제 등으로 야기된 국제사회의 비난과 압박을 회피하면서 북·중 관계 개선과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이끌어 보려는 고도의 정치 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 남북 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 합의 당시 북한은 야전군급 한·미 연합 기동훈련인 팀스피릿 연습을 중단하면 자신들도 핵개발을 포기하겠다고 요구해 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그 요구를 받아들여 1992년 팀스피릿 연습을 일시 중단했고, 1994년 이후에는 완전히 중단해 버렸다. 그러나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핵 개발 재개는 물론 탄도미사일 개발까지 진행했다. 우리는 같은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6·25전쟁 이후 우리 대한민국은 한·미 연합 방위체제를 근간으로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에 대비해 왔다. 한·미가 연합으로 실시하는 키리졸브독수리(KRFE) 연습이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은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실시하는 한·미 연합 방어훈련이다. 따라서 우리 군이 동맹인 미군과 함께 훈련하면서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보장하는 가장 필요하고 기본적인 임무다. 세계 어떤 나라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정상적이고 정당하게 훈련하는 군대보고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다. 또한 적국이 훈련 중단을 요구한다고 해서 이를 협상의 대상으로 삼아 스스로 포기해 버리는 아둔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남북 대화를 구실로 북한의 한·미 연합연습 중단 요구를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한·미 연합연습을 포기하는 것은 군대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요, 스스로 기능을 상실하게 하고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같음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 또한 한·미 연합연습 중단을 요구하기에 앞서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에 약속한 비핵화를 먼저 실천하고 이러한 원칙과 대전제 아래 남북 간 신뢰를 쌓아 가는 것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핵개발이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국제적 고립을 자초해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고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 “논란 될 발언 자제” 꼬리 내린 MB

    “논란 될 발언 자제” 꼬리 내린 MB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현 정권의 대북 정책 선택지를 제약할 것이라는 등 공방이 벌어진 데 대해 “논쟁을 일으키자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국 사회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세상에 알려 주는 차원에서 쓴 것”이라며 “앞으로 국가나 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결정될 때 참고 자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1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논란이 될 발언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의 수세적 태도는 과거 전·현 권력 간 갈등이 빚어질 때 ‘살아 있는 권력’이 결국 승기를 잡던 선례를 연상시켰다. 당장 2일 국회가 해외자원개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국조가 겨루는 정점에 이 전 대통령이 서 있는 상황도 ‘전직 권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8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회고록은 전·현 정권 간 대결뿐 아니라 전·전 정권 간 대결 양상을 초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인 문재인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된 이 전 대통령의 언급을 부인, 비난했다. ‘한·미 FTA 체결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월령 제한 없는 미국 소고기 수입에 대해 이면 합의를 하고도 그 책임을 차기 정권으로 떠넘겼다’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문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통화할 때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소고기 시장을 개방하고 일본·대만 등과 같은 진도로 나아가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면서 “이 전 대통령이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정직한 성찰이 담겨야 자서전,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국민적 비판을 호도하는 자화자찬식 자서전은 회고록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노 前 대통령, 美와 소고기 수입 이면 합의”

    [미리 본 MB회고록] “노 前 대통령, 美와 소고기 수입 이면 합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임기 중 국민들의 비판여론이 거셌던 광우병 사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부분을 사실상 ‘모두 노무현 탓’이라고 책임을 전가했다. 국정 초반의 걸림돌이 됐던 이 문제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잘못된 첫 단추를 무리 없는 수준에서 정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초반 국정과제 추진에 큰 걸림돌이 됐던 광우병 사태와 관련, 2008년 취임 직전 노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나 소고기 협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그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소고기 수입에 합의했음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또 당시 노 전 대통령에게 소고기 협상을 임기 내에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노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MB는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이 한·미 소고기 협상을 마무리 짓고 떠날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과 이면합의가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실제 한·미 FTA 협상 막바지에 소고기 수입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됐을 때 당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현 새누리당 의원)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월령 제한 없이 소고기를 모두 수입하겠다는 이면 합의를 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재임 초기 당시 야당은 ‘이 대통령의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 등과 관련해서는 참모진의 강한 만류를 뿌리치고 강행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와의 전화 통화가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회고록에는 발표 한 달 전인 11월까지만 해도 원전 수주는 프랑스로 결정돼 있었지만 이 전 대통령이 자존심을 접고 수차례 전화한 덕에 204억 달러의 수주를 따냈다고 적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미리 본 MB회고록] “오바마 당선 때 통미봉남 우려… G20 이후 해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우선시했던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마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통미봉남 (通美封南)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싶어했으나 중국의 반대를 의식해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9일 공개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10년간 한·미 관계는 순탄치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대화를 우선시하는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자 통미봉남 가능성을 우려하며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북 문제에 대해 한·미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미국 민주당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도 오마바 대통령보다도 경험과 나이가 많았음에도 깍듯하게 예의를 지키고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대통령이 대화를 주도하도록 배려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달라이 라마를 종교지도자로 꼭 만나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수교를 위해 1992년 대만과 단교하는 정부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면서 높은 경제 수준을 유지하는 대만의 저력도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일 관계 악화의 원인을 5년간 일본 총리가 5차례나 바뀐 것에서 찾았다. 그는 자신이 일본땅에서 어린 시절 당한 설움으로 인해 감정이 복잡했다고 털어놨다. 이 전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인 하토야마와 오자와 정권이 더 오래 집권했더라면 한·일 과거사와 영토문제는 상당 부분 진전됐을 것이며 한·일 관계도 확실하게 진일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교토에서 위안부 문제를 놓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언성을 높인 사건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이 베트남 이주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 “베트남 여성의 일은 가정사임에도 한국 대통령이 사과했다”라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한 일이었으므로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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