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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팝페라 테너 임형주 美 대통령상

    팝페라 테너 임형주 美 대통령상

    팝페라 테너 임형주(29)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상을 받는다. 임형주는 2003년 한·미 이민 100주년 기념 음악대축제, 2004년 한국전쟁 발발 55주년 전야음악회 등에 참가하며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 백악관 산하 대통령 소속 문화체육의학위원회가 수여하는 오바마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 새달 韓·美 군사연습…야외 기동훈련 줄이고 시뮬레이션 위주로

    한·미 군 당국이 다음달 초 시작하는 한·미연합 군사연습(키리졸브+독수리연습)을 야외기동훈련은 줄이고 북한 핵과 미사일, 사이버 공격 등 다양한 위협에 대비한 지휘소 훈련(시뮬레이션) 위주로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며 대화 제의를 거부한 가운데 전체적인 훈련의 폭을 넓힘으로써 다음달에도 한·미 양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다음달 초 한·미연합 키리졸브 연습에 참여하는 미군이 늘어나고 야전 기동 위주인 독수리연습에 참가하는 미군 병력은 줄어들 것”이라면서 “군사연습 전체를 보면 미군 측 전체 참여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약간 늘어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키리졸브 연습에 미군 5200명을 투입했지만 올해는 이를 3000명쯤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북한의 ‘영양지원’ 알레르기/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북한이 우리 측의 민간 차원 인도적 지원 제안을 거부했다. 대한적십자사가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해 분유 25t을 지원할 의사를 전했으나 외면한 것이다. 판문점 남북 연락관 채널을 통해 지원 의사가 담긴 대북 전화통지문을 보내려 했으나 전통문 수령 자체를 거부하면서까지. 북한 당국이 우리 측이 내민 손길을 매몰차게 뿌리친 배경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총 497만 5000t(정곡 기준)이었다. 수많은 북한 주민이 아사했던 1999년대 중반 소위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좋은 작황이다. 그럼에도 북한의 최소 곡물 수요량인 총 537만t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란다. 특히 평양이 아닌 지방 주민이나 어린이 등 취약계층일수록 여전히 배를 곯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이 얼마 전 올해 인도적 대북 지원 예산으로 1억 11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국제사회에 기부를 호소한 배경이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식량 사정이 호전됐기 때문에 한적의 분유 지원을 거절한 것은 아닐 게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북한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살아 있을 때부터 우리와 미국의 식량지원은 반겼지만, 이른바 ‘영양지원’은 꺼려 하는 낌새를 보였다. 북측이 분유나 비스킷, 그리고 가루 형태의 곡물 등을 통한 영양지원보다 식량지원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전자는 장기 저장이 불가능하다는 게 해답 중의 하나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지원받은 식량을 보관하면서 군량미나 정치적 목적으로 전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반면 한·미는 진짜로 영양 부족 상태인 북한의 보통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영양지원 방식을 선호했다. 물론 영양지원에 대한 북의 거부 반응엔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우선 북한 지도부의 ‘개방 울렁증’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한으로부터 지원받는 사실 그 자체가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걸 꺼린다는 얘기다. 한 탈북자의 전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2010년 남한서 받은 그릇라면(컵라면) 일부가 신의주 수해민들에게 공급됐다”면서 “당국이 그릇(컵)을 제거하고 라면과 양념봉지(수프)를 나눠 줬지만, 주민들은 양념봉지의 글씨를 보고 남한산(産)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영양지원 알레르기’는 김정은 체제에서 더 심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더욱이 한·미가 대규모 대북 식량지원에 나설 모멘텀이라도 생기면 좋으련만,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이산가족 상봉에도, 핵 포기에도 응할 조짐이 없지 않은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북한의 보통 주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면 말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대법관 공석 사태 2년 7개월 만에 재연… 법조계 “공백 막게 추천제 대폭 손봐야”

    대법관 공석 사태 2년 7개월 만에 재연… 법조계 “공백 막게 추천제 대폭 손봐야”

    박상옥(59·사법연수원 11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가운데 17일 신영철(61·8기) 대법관이 퇴임함에 따라 대법원은 또다시 대법관 공석 사태를 맞게 됐다.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뒷전으로 밀린 데다 야당은 ‘불가 입장’을 굳힌 상태라 대법관 공석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7월 김병화 후보자 사퇴로 최장 117일간 대법관 공석 사태가 이어진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1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11일 예정됐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뒤 여전히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검찰 출신인 박 후보자가 초임 검사 시절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에 참여해 사건 축소, 은폐에 동조했다며 인사청문회를 전면 거부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반복되는 대법관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추천제도를 대폭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대법원장을 제외한 12명의 대법관이 3개의 소부를 구성해 한 해 약 3만 6000건의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은 당장 17일부터 11명이 사건을 처리하게 된다. 4명의 대법관이 참여하는 소부는 3명 이상이면 일단 운영할 수는 있다. 다만 신 대법관의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동안 나머지 11명이 신 대법관이 주심으로 처리해 온 사건을 나눠서 담당하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도 과부하 상태인 대법관의 업무량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며 “충실한 상고심 판단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기존 판례를 변경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건을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 전원의 3분의2 이상 출석 요건을 두고 있어 1명이 없어도 진행할 수는 있지만 대법원은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1명이라도 공석일 경우에는 전원합의체를 열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2012년 7월 검찰 출신인 안대희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 제청된 김병화 후보자가 각종 의혹이 제기된 끝에 자진 사퇴하는 과정에서 26일 동안 대법관 8명 체제로, 4개월간 11명 체제로 운영되기도 했다. 2011년 말에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까지 마치고도 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여당 강행 처리와 관련해 파행을 거듭하면서 이듬해 1월까지 40여일간 공백 사태가 있었다. 각종 의혹 제기와 여야 힘겨루기로 공백 사태가 빚어진 것은 최고 사법기관의 하나인 헌법재판소도 예외는 아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반복되는 공백 사태의 원인으로 추천 과정의 폐쇄성을 꼽는다. 대법관의 경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정부 의중에 맞게 구성되는 데다 이들이 대법원장에게 최종 후보군을 추천할 때까지 언론은 물론 법조단체에서도 사전 검증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관 후보 지명 과정이 너무 비민주적이고 비밀스럽게 이뤄지니까 사전에 검증이 안 되는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라면서 “박 후보자의 경우 추천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났다면 추천위의 심사 대상이 되기 전에 걸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新국토기행] 부산 중구

    [新국토기행] 부산 중구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부산 중구는 20여년 전까지 부산시청을 비롯한 행정기관과 기업 및 금융기관, 상업시설이 집중된 부산의 중심이었다. 시청 이전으로 한때 침체기를 맞았으나 최근 제2롯데월드 등 위락시설이 들어서고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등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사업과 영화 촬영지로 명성을 얻으면서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특히 중구는 일제강점기 부산항을 중심으로 일제의 대륙침탈 전초기지 역할을 하며 도시화가 진행, 이별과 만남이 교차하는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다. 수많은 청년이 이곳에서 강제노역이란 이름으로 배에 몸을 실었으며, 광복 및 6·25전쟁 당시 외국에서 귀국한 동포들과 피란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뜨거운 피와 메케한 최루탄 연기가 뒤섞인 민주화 운동의 현장이기도 했다. 지금은 유통·숙박·문화·상업시설과 해양친수공간을 연계한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 볼거리 ●남포동·부평동 영화거리 ‘부산국제영화제(BIFF)광장’ 부산국제영화제가 1996년 출범과 더불어 남포동과 부평동 일대 극장가를 새로 단장하면서 탄생한 곳이 BIFF광장이다. 당시 ‘스타의 거리’와 ‘영화제의 거리’도 선포했다. 유명 영화감독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영화 포스트, 야외 상설무대가 있어 매년 BIFF 전야제가 열린다. 광복 이후 한두 군데 극장이 생기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남포동 극장가는 1960년대에 이르러 20여개의 극장이 한꺼번에 들어서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영화거리가 됐다. 이곳은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CGV남포극장 등 극장이 한곳에 밀집돼 있다.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로 넘쳐나면서 부산의 젊은 문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랜드마크 부산타워가 우뚝 솟아있는 ‘용두산공원’ 부산 한복판에 자리 잡은 용두산공원은 산의 형태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54년 대화재로 소실된 이후 새로 조성되면서 120m 높이의 부산타워가 들어섰다. 부산타워는 부산의 상징이자 중구의 랜드마크로서 전망대에 오르면 부산 시가지와 부산항이 한눈에 펼쳐진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대마도까지 보여 중구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꼭 들러야 하는 명소 중 하나다. 요즘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영화흥행에 발디딜 틈 없는 ‘국제시장’-120년 전통 ‘부평깡통야시장’ 국제시장은 광복 이후 일본과 중국 등에서 돌아온 동포들이 모여들어 노점을 차리면서 시작됐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항에서 하역된 군수품과 생활용품 등이 국제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전국에서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도매로 물건을 뗀다고 해서 ‘도떼기시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먹자골목과 젊음의 거리, 만물의 거리, 아리랑 거리, 구제 골목 등으로 구분된다. 부평깡통시장은 초창기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통조림 등 깡통 제품을 판매,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향토 음식과 다문화 음식 등 풍부한 먹을거리와 관광, 쇼핑이 어우러진 전국 최초의 야시장이 불야성을 이룬다. ●부산 민주항쟁의 산증인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은 6·25전쟁 당시 손정린(현 보문당서점 대표)씨 부부가 미군부대에서 나온 잡지와 만화 등을 판매하는 좌판을 차린 게 계기가 됐다. 휴전 직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학생과 문인들의 문화적 갈증을 없애주던 문화공간 구실을 했으며, 부산 민주항쟁의 한몫을 담당했다. 현재 국내 유일의 책방골목으로 명성을 이어가며 40여개 서점이 영업하고 있다. ●일제 침략의 상징 ‘부산근대역사관’ 일제 강점기인 1929년 건조된 역사관 건물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사용됐다. 광복 이후인 1949년부터 미국 해외 공보처 부산문화원으로 사용됐다. 이 건물은 부산시민들의 끊임없는 반환요구로 1999년 미 문화원이 철수하고 우리 정부로 반환된 뒤 그해 6월 부산시가 인수했다. 시는 일제침략의 상징이었던 이 건물을 시민들에게 아픈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3년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외세의 침략과 수탈로 형성된 부산의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개항기 부산, 일제의 수탈과정, 근대도시 부산, 동양척식주식회사, 근현대 한·미관계, 부산의 근대거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 최초의 연륙교 ‘영도다리’… 2013년 47년 만에 재개통 1934년 11월 23일 개통된 영도다리는 부산 최초의 연륙교로서 길이가 214.63m로 내륙 쪽의 31.30m를 도개교로 만들었다. 육지 쪽 다리의 일부인 도개부가 하루 7차례씩 들어 올려졌는데 이 장관을 보려고 몰려든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도다리는 1966년 9월 1일 안전을 위해 철거된 이후 그 자리에 새로운 다리가 건설돼 도개 중단 47년 만인 2013년 11월 27일 재개통됐다. 하루 한 차례 다리를 들어 올려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산비탈 위 산복도로마을에 설치된 ‘영주동 오름길 모노레일’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산비탈에 삶의 터전을 잡으면서 형성된 산복도로마을에 지난해 전국 최초로 주민복지형?모노레일이 설치돼 주민들로부터 큰?호응을?얻고?있다.?이?모노레일은?산복도로?고지대?서민의?이동수단이자?관광자원으로도?활용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 ‘자갈치 시장’ 국내 최대의 수산시장으로 숱한 이야기와 화제가 쌓인 곳이다. 6·25전쟁 후 여인네 중심의 어시장 형태로 자리를 굳히면서 ‘자갈치 아지매’라는 정겨운 이름까지 생겨났다. 부산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부산의 대명사로 불리며 억척스러운 경상도 아줌마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파닥거리는 생선의 물 튀기는 소리, 흥정하는 소리로 늘 시끌벅적한 전통시장이다. 항구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들이 중매인을 통해 생선가게로 공급되며, 생선가게와 횟집에선 싱싱한 생선을 사시사철 입맛에 따라 맛볼 수 있다. 시장 건물 밖 노점에는 생선 파는 아낙네들의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가 행인의 발길을 붙잡는다. 국내 최대 어항 특유의 번잡함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먹거리 ●100년 이상 역사 자랑하는 ‘부평시장 어묵 골목’ 수산물이 풍부했던 부산에서 만들어진 부산어묵의 역사는 100년 이상 될 만큼 두텁다. 노점상에서 판매하는 불량 음식의 대명사였던 어묵은 이제 부산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해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부평시장은 부산 어묵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부평동 사거리 새콤달콤한 유혹 ‘족발 골목’ 광복동과 부평동을 연결하는 이면도로의 중심부 부평동 사거리에는 부산 최대의 족발 골목이 자리하고 있다. 족발 집마다 입구에 무더기로 쌓아놓은 족발이 행인의 입맛을 자극한다. 족발 특유의 구수한 맛과 냄새는 식욕을 돋우고 채소와 어우러진 족발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버무려 먹는 맛은 족발의 신세계를 선사한다. ●고추장 양념 버무린 곰장어와 싱싱한 활어회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생선회다. 자갈치시장에는 수많은 횟집이 밀집, 싱싱한 활어를 직접 골라 곧바로 회를 즐길 수 있다. 또 ‘아나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곰장어요리도 자갈치시장의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자갈치시장 곰장어요리는 산 곰장어를 매콤한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연탄불에 구워먹는데 부산 앞바다의 정취가 한데 어울려 절로 술을 부른다. ●해바라기씨·호박씨·땅콩 넣어 고소한 씨앗 호떡 부평동 깡통야시장의 명물 ‘씨앗 호떡’은 밀가루 반죽에 설탕에 버무린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땅콩 등을 넣은 것으로 고소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부평동과 남포동 일대에 조성된 BIFF광장에는 씨앗 호떡을 비롯한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구수한 향에 건강은 덤 ‘죽 골목’ 부평동 깡통시장에는 죽 골목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잣죽을 비롯한 깨죽과 호박죽, 녹두죽, 콩죽, 수수죽 등 육지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식을 이용해 죽을 쑤어 팔고 있다. 물엿만큼이나 뻑뻑하게 쑤어내는 죽 맛은 구수하기 그지없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다. 특히 치아가 좋지 않은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게 더없이 안성맞춤인 영양식이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韓·쿠바 관계 정상화 행보 빨라질 듯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연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과 쿠바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쿠바에서 이달 12~22일 열리는 ‘2015년 아바나 국제도서전’에 우리나라도 참석한다”면서 “24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 우리 나라가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도서전에 참석 중인 김동기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13일 알프레도 루이스 로체 쿠바 문화대외관계국장과 면담을 한다. 한국과 쿠바의 관계가 해빙 무드를 갖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계획(WFP) 정기 집행이사회에서 올해부터 2017년까지 쿠바에 300만 달러 규모의 식량안보사업을 실시키로 했다. 쿠바와의 첫 번째 개발협력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북한의 맹방이기도 한 쿠바와의 해빙 무드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 장관의 바람대로 조만간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 정상화를 이뤘는데 1999년부터 국제사회에서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 지지를 표명한 우리나라와 못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영철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장은 “최근 쿠바 현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좋은 것을 고려한다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서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북한의 반발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는 “미국이 쿠바와 관계 개선을 합의하니 남한도 따라 한다고 북한이 비난할 수도 있겠지만 남·북 사이에는 이미 5·24대북제재, 한·미 합동 군사훈련 등의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쿠바와의 재수교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경제·외교적으로 양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긍정 요소로 꼽힌다. 쿠바는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이 6000달러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어렵다. 쿠바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기업의 쿠바 투자가 활성화되고 한국 정부의 공적 원조가 증대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새로운 판매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잊을 수 없는 전쟁의 기억…노병, 끝내 울었다

    잊을 수 없는 전쟁의 기억…노병, 끝내 울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그 전쟁이 승리한 전쟁이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잊혀진 승리’인 것입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극장에서 영화 ‘국제시장’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북한동포사랑한인교회연대(KCNK) 등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6·25 참전 국가유공자회 워싱턴지회, 워싱턴 재향군인회, 미 한국전 재향군인협회 소속 한·미 참전용사 50여명을 초청해 영화를 상영한 것이다. 1950년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영원한 노병’ 스티븐 옴스테드(85) 예비역 장군은 영화 속 흥남 철수 작전과 피란민들의 생이별 장면을 보면서 애써 참고 있던 눈물을 끝내 흘리고야 말았다. 옴스테드 장군은 “당시 흥남 부두에서 아우성치던 사람들의 모습과 군함, 병력 등의 움직임을 정확히 그려 내 정말 놀랐다”며 “지금 자랑스럽고 성공한 한국이 존재하는 것은 바로 1950년대 초 북한·중공군과 싸운 군인들의 희생뿐 아니라 전쟁으로 인해 커다란 아픔을 겪었던 민간인들의 희생 위에서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흥남 철수 과정에서 선박 내 무기를 버리고 피란민들을 극적으로 탈출시킨 당시 10군단장 에드워드 아몬드(1892~1979) 소장의 외손자 토머스 퍼거슨(72) 예비역 대령도 참석했다. 퍼거슨 대령은 “외할아버지는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승인도 얻지 않고 즉석에서 배 안의 무기를 버리고 피란민들을 태우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그러나 나중에 아무런 문책을 듣지 않았고 오히려 피란민을 승선시킨 데 대해 칭찬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경주 6·25 참전 국가유공자회 워싱턴 지회장은 “이런 전쟁이 한국 땅에서 되풀이되면 안 된다. 이 영화를 통해 한·미 동맹의 특별한 의미를 재조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르스 콜리바(85) 미 한국전 재향군인협회장은 “영화는 감동 그 자체였다”며 “한국전에 참전했던 모든 미국인들이 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핵무기 2년 후면 최대 60개” “더 제재” vs “재협상” 엇박자

    미국과 북한이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공방의 초점은 북한과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냐, 협상을 재개하면 실익이 있을 것이냐 등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비지터센터 콘퍼런스실에서는 이 같은 논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토론회가 열렸다. 전미북한위원회(NCNK) 주최로 열린 미국의 대북 전략 토론 행사에서 미국 내 대표적 진보 대북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연구위원과 대표적 보수 대북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위원이 격돌했다. 칼린 연구위원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시작됐을 때 북한의 핵무기는 6개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최대 25개까지 늘어났다고 추정한다”며 “우려되는 것은 2016년에는 최대 48개, 새 정부가 출범하는 2017년에는 최대 6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연계시킨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1992년 팀스피릿 훈련을 중지했던 사례를 거론한 뒤 “북한의 의도를 알아보기 위해 국무부 외교관들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클링너 연구위원은 “북한은 우리가 수십 년에 걸쳐 협상을 진행하고 수많은 공동성명을 도출했을 때에도 고농축우라늄(HEU) 등 핵무기를 몰래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실험과 군사훈련을 연계하는 것은 타당성이 없기 때문에 수용할 조건이 아니다. 북한은 최근 자체 군사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대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너무 많은 조건을 내걸고 미국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을 성급하게 재개하기보다는 제재 국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대북 전문가 80여명은 “북한의 핵실험-군사훈련 연계 요구를 수용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3분의1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3분의2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수를 통해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독립유공자 후손 처우 실태

    [격동의 한·일 70년] 독립유공자 후손 처우 실태

    정부는 올해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국정과제의 하나로 ‘명예로운 보훈’을 채택했다. 하지만 정부의 보훈정책은 친일 잔재 청산과 ‘광복’보다는 한·미 동맹 강화나 6·25 참전 등 ‘분단’ 극복과 안보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보훈 대상자는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모두 242만 2727명이고 이 중 독립유공자(순국선열·애국지사) 관련 대상자는 6만 6190명이다. 생존 독립유공자(애국지사)는 88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6만 6102명은 배우자와 자식 등 돌아가신 애국지사의 유가족이다. 보훈처는 생존 독립유공자에게 훈격에 따라 매달 97만 3000원에서 490만 8000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후손이다. 특히 사망한 유공자의 유족(배우자 포함)은 대통령 표창(52만 2000원)부터 건국훈장 1~3등급(217만 4000원)까지 매달 훈격에 따라 다른 보상금을 지급받는다. 그러나 유가족 중 실제 보상금을 지급받은 인원은 지난해 연인원 기준 5786명이었다.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양승만(1990년 사망)씨의 다섯째 딸 양옥모(74) 할머니는 해방 당시 한국으로 돌아갈 시기를 놓쳐 중국에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양씨는 2011년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아버지가 받은 건국훈장 애족장(5등급)에 따른 유공자 월 보상금 120여만원은 중국에 있는 언니가 받고, 본인은 매달 기초노령연금 2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박근영 독립유공자유족회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독립운동한 선조를 따라 살다 한국으로 온 사람이 1300여명 정도 되지만 한국에 기반이 없어 여자들은 주로 식당이나 가정집 파출부, 남자는 노가다 판을 전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보상금을 지급받은 유족 5786명 중에서도 건국훈장보다 등급이 낮은 건국포장이나 대통령 표창 대상자 1883명(32.5%)은 월 보상금이 52만 2000원~91만 6000원 수준으로 생계비로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실이 보훈처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독립유공자와 후손에 대한 보훈액수 총액은 65억 873만여원으로 나타났다. 보훈처는 현실적으로 모든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보상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유족에게도 영주귀국자에 대한 국내 정착금과 유족의 의료비 혜택, 취업 가점 등으로 수혜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지난해까지 독립유공자가 1945년 8월 15일 이후 사망한 경우 손자녀에게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최초 등록 당시 자녀까지 모두 사망해 유족 가운데 보상금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경우 손자녀 중 1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그러나 정부의 올해 보훈 예산은 5조 2108억원(세출예산 4조 4674억원+기금예산 7434억원)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3조 6041억원은 보훈 심사와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 상이용사 등 포함)의 보상비용으로 투입된다. 이 밖에 의료·교육 등 보훈복지가 5971억원, 보훈선양사업 예산이 607억원이다.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사업 기금은 605억원이다. 이에 따라 보훈 예산 확보와 이명박 정부 시절 차관급 기관으로 격하된 보훈처의 위상 강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숨겨진 해외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에 대한 발굴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성호(충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보훈학회장은 “80세가 넘는 해외 6·25 참전 군인도 매년 초대하는데 중국 만주나 연해주 등 해외에 생존한 독립유공자도 적극 발굴하고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친일 행위자가 여전히 국립묘지에 독립유공자와 나란히 안장되는 현실도 풀기 어려운 과제다. 일본군으로 복무했던 반민족 행위자들이 6·25전쟁 등을 통해 국가 수호 공헌자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박 사무총장은 “월남 파병자나 6·25 참전자는 봉급을 받으면서 국가에 기여했지만 독립운동한 사람들은 자기 재산을 써 가면서 국가에 기여했다”며 “친일파의 후손은 잘살고 해외로 뿔뿔이 흩어진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리용호, 美는 왜 北만 적대시하느냐고 항변”

    “리용호, 美는 왜 北만 적대시하느냐고 항변”

    “북한은 미국이 쿠바 및 이란과 대화에 나선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 관여했던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국 국무부 대북협상특사는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 등과 만나 지난달 18~19일 싱가포르에서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부국장과 나눴던 얘기를 전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리 부상 등은 미국이 쿠바, 이란과는 대화하면서 왜 북한만 적대시하느냐고 항변했다”며 “북측은 미국이 북한하고만 대화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쿠바, 미국·이란 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밝혔다. 리 부상은 핵실험 중단 조건으로 내세운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교체를 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9·19공동성명을 지키는 것은 북한에만 손해가 아니냐”며 버락 오바마 정부와의 핵협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디트라니 전 특사는 설명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이에 “합동군사훈련은 핵협상과 연결되는 다자 협상 문제가 아니라 한·미 양자 사안으로, 별도로 풀어야 하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디트라니 전 특사는 “리 부상은 군축회담을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함구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中 이어 러시아도 한반도 사드 견제

    中 이어 러시아도 한반도 사드 견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둘러싸고 중국에 이어 러시아도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하면서 이를 둘러싼 한·미·일과 북·중·러의 새로운 냉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갈등 구도 갈등 구도가 분명하게 드러난 계기는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가 지난 10일 한 행사장에서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역효과를 낳으며 불안정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히면서부터다. 한반도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사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난달 25일 한국에 도착해 사실상 첫 공개행사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티모닌 대사가 사드 문제를 거론한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사드에 대해 ‘MD 시스템의 한반도 출현’으로 간주하면서 “이런 상황 전개는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정세에 영향을 미치고 군비경쟁을 촉발해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역시 사드 배치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은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과정에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신중한 처리를 당부했다. 북한도 사드 배치를 한반도 정세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렇듯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자신들의 움직임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고고도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사드는 탐지거리가 1000㎞가 넘는 X밴드 레이더와 요격 고도 40∼150㎞인 미사일로 구성된다. 즉 레이더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부 지역이 미국의 직접적인 감시망에 노출된다. ●한 국방 “전략적 모호성 유지해야”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연일 사드 배치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사드 미사일 능력은 중요하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전달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반대 입장에 다른 속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11일 “중국은 이 문제를 지렛대로 한국의 대미 경도를 막고 러시아는 자신들의 고립을 탈피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직격인터뷰] “친박이든 유승민이든 대통령의 막힌 소통구조 뚫어야 산다”

    [직격인터뷰] “친박이든 유승민이든 대통령의 막힌 소통구조 뚫어야 산다”

    제주는 역시 바람이 많은 지역이었다. 9일 낮 12시 제주공항에 착륙하려던 보잉 747 여객기는 강풍 때문에 무려 25분 동안이나 상공을 맴돌다가 간신히 착륙했다. 오후 3시 도착한 제주도청 2층의 지사실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민들의 부름을 받고 60%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도의회와 현지 언론이 중심이 된 ‘괸당’(眷黨에서 나온 말로 끼리끼리를 의미하는 제주 방언) 문화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원 지사는 ‘서울시민’, ‘육지 것’이라는 비아냥 속에서도 ‘새 역사는 변방으로부터 온다’는 말을 실현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에서 온 기자들을 만난 것이 진짜 반가운 듯 정치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 갔다. →지난해 2월 출간한 저서에서 한국 정치를 ‘미친 정치’로 정의했다. 한국 정치는 왜 미쳤다고 보나. -제목이 좀 자극적이어야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을까.(웃음) 지역감정으로 대변되는 진영 대결, ‘끼리끼리’ 패거리 의식을 지적한 것이다. 한 발짝만 떨어져서 보면 다 보이는데 멀쩡한 사람도 그 안에 들어가면 휩쓸리게 되고 안 미칠 수 없다. 나도 그랬다. →‘당권을 잡으면 공천 개혁을 가장 먼저 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공천을 하고 싶은가. -공천은 결국 선거제도와 맞물린다. 지금 같은 지역·이념 대결 속에선 아무리 좋은 사람을 내세워 봐야 설 자리가 없어진다. (방법은) 여론조사가 가장 정당하다. (공천은) 결국 국민이 해결할 문제지 제3자가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순간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위험이 있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 된다. →국회의원의 대다수는 개헌을 주장하지만, 국민 일반 여론은 싸늘하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나. -개헌은 먹고사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다. 또 진정한 자기 개혁이나 기득권 내려놓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국민적 공감대가 없다. 제헌국회, 4·19, 6·29처럼 헌정 중단의 위기가 오지 않고선 (개헌은) 어렵다. 대통령이 경제활성화와 국정과제에 전념하려는데 ‘개헌하라’고 하면 무리한 요구다. 어차피 대통령 선거 때는 온 국민의 편이 나뉘는데, 그때 하는 것이 낫다. 유력 대선 주자 또는 당선된 대통령 간 합의가 되고 국민이 투표로 용인하면 개헌이 가능하다. 총선 때 국민투표를 하자는 주장은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이슈 선점 싸움에 불과하다. →대통령 직선 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 내각제는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고 국론 분열의 부작용이 많다. 국가원수의 기능을 국민 통합, 권력 분산 및 안정성의 측면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나온 타협책이다. →현 정부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대통령이 생생하고 변화무쌍한 민심, 현장의 목소리와 정보를 가감 없이 다 수렴해야 한다. 그런데 그 수렴 기능이 중간에서 막혀 있다. 예컨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도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 어렵고, 대통령이 모든 국정운영의 의사 결정을 다 하는 것 아닌가.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 등을 어떻게 지켜봤나. -실제로 비서 수준인 참모들이 권력 농단을 했다고 보진 않는다. 중요한 건 무엇인가 막혀 있고 권력 구조가 경직돼 있다는 것이다. 권력 내부에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 때 취지를 잘 수용하고 자기 혁신하는 방향으로 가면 태도점수 면에서 국민들이 용서하고 밀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엔 (대통령의) 태도 면에서 국민들이 너무나 많이 실망해서 점수를 잃었다. ‘근거가 없다’, ‘엉뚱한 공격이다’, ‘국민들이 휘둘린다’는 식으로 대통령이 직접 본인 판단을 앞세우면 아무리 옳아도 국민이 보기에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아니다. →현 정부에서 검사 출신이 중용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서 어떻게 보나. -법을 전공한 사람들은 아무래도 논리의 틀에 의한 법적 심판에 익숙하다. 법적 심판의 권위는 국가관이다. 하지만 국가의 원천은 국민의 살아 있는 소리다. (율사 출신은) 국민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국가 질서 입장에서 훈계의 대상으로 착각할 수 있는 함정이 있다. →야당이 지금까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 이유가 뭘까. -우선 통합진보당, 종북의 문제가 걸린다. 야당이 그동안 ‘민주’, ‘반독재’란 나름의 투쟁적인 틀 위에서 존립 명분을 가져왔는데 종북 문제에서 얽혀 자기 정체성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았다. 국민들이 보기에 뒤죽박죽인 셈이었다. 연장선상에서 야당이 그간 관행적 투쟁을 많이 했다. 세월호 문제가 그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찬성하다가 정권이 바뀌니 (반대로) 돌아서는 등 주장의 진정성이 타격을 받았다. 야당 내부적으로 소위 김대중 흐름과 노무현 흐름 간의 주도권 다툼 때문에 공동 행동이 가능한 단일 집단을 만들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권 경쟁에서 이인영 후보가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왔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유권자들은 세대교체 열망이 없는 것일까. -세대교체란 구호가 아니라 그 콘텐츠가 미흡했다. 단순히 젊은 사람으로 바꾸는 게 세대교체가 아니다. 문제는 새로운 정치방식과 비전이다. 80년대 운동권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지도부가 이끌던 방식으로 어떻게 21세기를 이끌겠나. 바뀐 세상을 공부해야 한다.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공으로 국민을 가르치려 하거나 ‘지금 시대의 잣대는 우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주도는 괸당 문화가 뿌리 깊다. 기득권층과 타협할 것인가, 끝까지 뿌리를 뽑을 것인가. -저는 기본적으로 개혁주의자다. 그러나 그간 의정 활동에서 개혁의 실패 사례도 많이 봐 왔다. 개혁은 집중과 선택이 필요하고, 현실 가능한 목표를 잡되 일단 설정하면 국민과 함께 밀고 나가는 뚝심이 필요하다. 목표 설정과 실제 추진 과정에서 격차가 커지면 정책의 신뢰도에 금이 간다. 당장 관료들부터 추이를 지켜보다가 자신들에게 불리할 것 같으면 (정책을) 흔드는 데 가세해 국정추진 동력을 잃게 된다. →중국 자본의 제주 투자는 기회요인이 더 큰가, 위험요인이 더 큰가. -우선 기회다. 제주의 입지적 요건을 바탕으로 제주도의 정체성, 대한민국 국익과 투자자·도민의 상호 이익을 위해 장기적으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당장 돈의 흐름이라는 단기적 이익 때문에 장기적 가치를 잃어버려선 안 된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잘하실 것 같다. 워낙 부지런하시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난 분이다. 다양한 상대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필요한 정치적 질서를 만드는 경륜과 능력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분이다. →전임 이명박 정부에서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됐다. 지금도 계파 소속감이 있나. -전혀 없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는 당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나. -김 대표는 정이 많고 뚝심도 있지만 크게 무리하기보다 조화를 추구하는 분이다.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속으로 많이 하실 거다. 어차피 집권당은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가 중심을 잘 잡으시지 않겠나. 문제는 민심을 잘 수렴해 대통령의 소통에 막힌 구조가 있다면 뚫어 줘야 하는데, 대통령과 당 양쪽에서 이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만 살자’고 하면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이 쪼개져 나간 전례처럼 된다. 유 원내대표는 소신 있게 당·청 간에 민심을 당심 형태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본인이 깃발 들고 나서서 부딪치기보다는 (소통을) 뚫어 주는 역할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한다. →최근 친박(친박근혜)계가 급격히 힘을 잃은 이유는 뭐라고 보나. -정치인(집단)은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면서 건강한 긴장 관계와 개방성을 담아내야 더 강력해진다. 측근이나 권력을 위임받은 사람이 강력해야 권력을 준 사람의 위상이 더 커진다. 그런 위임이 약하지 않았나 싶다. 진정으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의미에서 ‘충박’(忠朴), 대통령을 이롭게 하는 ‘이박’(利朴)이 필요하다. →멀리서 대통령을 후원하는 ‘원박’(遠朴) 역할을 하면 되겠다. -국정이 잘 돌아가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우러나야 도정에 바로 에너지로 전달된다. 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건 거리감이다. 그 부담은 도정으로 직결된다. 이건 계파 따질 것 없이 공동 피해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지지받아야 우리도 덩달아 지지받는데, 요즘은 긴장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 참여를 환영하나. -반 총장처럼 국제적 위상을 가진 지도자가 나온 게 굉장히 자랑스럽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한다. 그러나 정치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이 타인과 양립할 수 없이 경쟁하는 순간 혹독한 공격을 뚫고 지지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다. 그런 부분에서 경험이나 검증이 되었는지는 현재로선 물음표다.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용맹한 바다 사나이들

    용맹한 바다 사나이들

    10일 강화도 하일리 해안에서 열린 한·미 해병대 연합 해상침투훈련에서 장병들이 상륙용 고무보트(IBS)를 탄 채 침투하고 있다. 해병대사령부 제공
  • [프로야구] 나이 잊는다, 기록 잇는다

    [프로야구] 나이 잊는다, 기록 잇는다

    ‘노장’의 도전은 계속된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은 30대 중·후반이면 유니폼을 벗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불혹’의 나이에도 불꽃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올 시즌을 달굴 40대 선수는 모두 6명. 이 중 진갑용(삼성)이 현역 최고령(40세 8개월 24일)이고 생일이 뒤진 최영필(KIA)은 투수 최고참이다. 이 40대 안팎의 베테랑들이 올 시즌 팀을 이끌며 기록 도전에 나서 관심을 더하고 있다. 단연 시선을 끄는 선수는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 우리 나이로 불혹에 들어선 그는 사상 첫 통산 400홈런에 도전한다. 지난해 최고령 30홈런(32개)으로 부활한 이승엽은 올해 10개만 보태면 400홈런의 새 역사를 쓴다. 일본프로야구 홈런을 더해 모두 549개를 쏘아 올린 그는 한·일 통산 550홈런에도 1개만을 남겼다. 550홈런은 일본에서 단 3명, 메이저리그(MLB)에서도 14명만이 달성했다. 여기에 양준혁에 이어 두 번째로 1300타점(-97개)과 1200득점(-88개)도 벼른다. 한솥밥 동갑내기 임창용은 통산 200세이브 달성이 확실시된다. 딱 1세이브만 올리면 오승환(일본 한신), 김용수, 구대성(호주 퍼스)에 이어 역대 4번째로 200세이브 투수 반열에 오른다. 동시에 첫 ‘100승-200세이브’ 클럽도 개설한다. 한·미·일 통산 327세이브를 쌓은 그는 350세이브 등극까지 기대된다. 역시 이들과 동갑인 이호준(NC)은 300홈런을 노린다. 이승엽에 이어 현역 홈런 2위(285개)인 그가 15개를 추가하면 8번째로 300홈런 고지를 밟는다. 홈런포가 식지 않은 데다 올 시즌 경기 수도 늘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두산의 활력소 홍성흔(38)은 2000안타를 정조준했다. 올해 43개 안타를 뽑으면 역대 5번째로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된다. 그동안 양준혁, 장성호(kt), 이병규(LG 9번), 전준호 등 4명만이 일궜다. 게다가 기존 달성 선수와 달리 첫 우타자여서 더욱 주목된다. kt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장성호(38)는 LG 이병규(41·-79개)와 함께 두 번째로 통산 2100안타(-29개)를 놓고 경합한다. 또 2015경기에 출전한 그가 올해 121경기에 나설 경우 양준혁의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하지만 최근 주춤하고 있어 낙관할 수는 없다. 이병규는 2100안타와 함께 1000타점(-37개)과 1000득점(-11개) 사냥에도 나선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APEC 회원국 간 피의자 체포영장제 도입해야”

    “APEC 회원국 간 피의자 체포영장제 도입해야”

    “현재의 국제형사사법공조 체제는 외교채널로 운영되면서 효율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현대적인 시스템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 사이에 아·태 체포영장제도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10일 오후 한국외국어대 법학관에서 열린 ‘이장희 교수 정년기념 학술대회’에서 문규석 외대 법학과 교수가 내놓은 제안이다. 문 교수는 “기존의 쌍방 가벌성의 원칙과 대륙법계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자국민 불인도 원칙은 아·태 체포영장제도의 도입과 함께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쌍방 가벌성의 원칙은 양국 국내법에 모두 위반되는 범죄는 인도 대상으로 한다는 원칙으로, 한·미범죄인인도조약 등에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2013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인턴여직원 성추행이 미국에서는 범죄에 해당되지만, 한국에서는 당시 친고죄였기 때문에 피해자의 직접 신고가 없는 한 범죄에 해당되지 않았다. 즉, 쌍방 가벌성이 없어 범죄인인도 대상이 되지 않았던 사례 중 하나다. 이날 학술대회는 39년 동안 국제법 연구에 매진한 이장희 외대 법학과 교수의 정년을 맞아 그의 후학들이 최근 한국사회를 둘러싼 국제법적 현안과 국제법적 논리 및 역사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 발표하는 성격의 자리를 가졌다. 국제법은 힘을 기반으로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태생적 특징을 갖고 있다. 강대국이 주체가 되는 법체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이 교수는 고별 강연에서 “최근 국제법의 주체 개념이 국제기구, 비국가적 실체, 개인 등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우리는 힘의 외교가 아닌 평화의 외교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논리가 국제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으로 안보외교가 절실하고 부존자원이 없는 나라로서 통상외교가 필요한 만큼 국제법률전쟁에 항상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제법적 과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국제법적 논리를 바탕으로 모르쇠하는 일본과, 소수의 양심적 일본인, 무관심한 서구, 연대의 대상인 동아시아국가들에 펼쳐온 민간 학문 외교의 집대성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의 역사학자 19명이 집단성명을 내고 일본 아베 정부의 역사왜곡에 항의하며 한국 역사학계의 입장과 함께하겠다고 밝힌 것도 중간 성과물의 하나다. 이 밖에 이날 이동원 외대 법학과 교수는 ‘카이로 선언의 지도 원리와 한국의 영유권 고찰’을 주제로 하는 발표에서 독도 문제 및 각종 영유권 관련 다툼의 국제법리적 부당성을 논증했다. 이는 한국이 짊어지고 있는 중단기적 과제 중 하나다. 1943년 11월 27일 카이로선언은 ‘일본은 폭력과 탐욕에 의해 약취한 그 밖의 모든 영토로부터 축출될 것’이라는 일반 규정과 함께 ‘위의 3대국(미국, 영국, 중국)은 조선인민의 노예상태에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조선이 해방되고 독립하게 될 것을 결의했다’는 한국의 해방에 관한 특별 규정을 핵심적으로 담고 있다. 독도의 시마네현 영토 편입 행위가 불법이며 무효임을 입증하는 논리다. 이달 말 퇴임하는 이 교수는 39년 국제법 연구의 결과를 집대성한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을 펴냈다. 한국정전체제 종결과 평화체제 구축 방향, 북방한계선(NLL), 북핵실험,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19010년 일본의 강제병탄, 일제 강제징용 피해, 독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등 한반도 안팎의 각종 국제현안을 분석하고 정리했다. 이 교수는 “이 책은 ‘한반도와 국제법’의 총론이자 서문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전문적 각론서를 제자들과 협력해 계속 펴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 70년, 한일협정 50년을 맞아 퇴임하는 노 국제법학자의 충심은 이렇듯 현재진행형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美·中 ‘한반도 사드 외교전’ 가열

    美·中 ‘한반도 사드 외교전’ 가열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9일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4일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이 방한해 사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지 5일 만에 미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찾아 이에 대해 해명하며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미·중 양국의 ‘사드 외교전’이 가열되고 있는 형국이다.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직로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는 순전히 방어적이며 전적으로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선 “결정이 안 됐기 때문에 언급은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드를 포함할지도 모르는 한반도 미사일방어(MD)는 지역 내 최대 불안정 요소인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조 차관과의 만남에서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해명하면서도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 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켰다. 중국 국방부장의 우려 발언과 지난 5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사드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우회적 반박인 셈이다. 그는 또 끈끈한 한·미 동맹을 부각시키는 모습이었다. 실제로 그는 한국에 도착한 8일 서울의 한 삼계탕집에 들러 식사를 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링컨 부장관은 “부장관으로서 내 첫 출장지와 첫 일정이 각각 동북아와 서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이 이 지역과 한·미 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올해 말 박근혜 대통령을 미국에서 맞이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처음으로 방한한 블링컨 부장관은 10일 중국으로 출국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北, 남북 화해 골든타임 이대로 날릴 텐가

    남북 대화의 시계가 뒤로 가는 듯하다. 5·24조치부터 해제하라며 우리의 대화 제의에 귀를 막은 북한은 지난 6일과 8일 동해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저들의 무력 시위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겠으나 이것 말고도 북녘에서 전개되는 이런저런 움직임들을 종합하면 당분간 남북이 대화의 실마리를 찾는 일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어 가는 형국이다. 합참에 따르면 엊그제 북이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러시아제를 본떠 만든 KN 계열의 신형 미사일로 추정된다. 특히 6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발사한 함대함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30㎞에 이르는 데다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15m의 초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우리 함정에 치명적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달에 있을 한·미 키리졸브 합동군사연습에 맞불을 놓는 의미도 있겠으나, 화해의 손짓 뒤로 끊임없이 군비 증강에 몰두하는 저들의 실상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증거물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더욱 우려스런 북의 움직임은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다. 지난해 11월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모스크바 방문이 말해 주듯 북은 소원해진 중국의 대안으로 러시아를 택하고는 다각도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일각에선 머지않아 북한과 러시아가 육·해·공 전군이 참여하는 사상 첫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군 총참모장 발레리 게라시모프는 지난달 30일 국방장관과 각군 참모총장이 참여한 고위급 군사회의에서 사상 첫 북·러 합동 군사훈련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오는 5월 9일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하고, 이를 계기로 북·러 군사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시나리오를 통해 러시아를 미국에 대한 압박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게 북의 계산일 것이다.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제 아무리 무력시위를 반복하고 러시아와 거리를 좁힌들 그것으로 지금의 고립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이다. 한·러 관계를 감안할 때 러시아와의 협력에도 한계가 있음을 북은 깨달아야 한다. 출구는 오직 한국뿐이다. 분단 70년인 올해 남북 간 안정적인 대화 틀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황차 급속한 체제 위기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을 북 지도부는 가져야 한다. 남북 대화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 러, 北·中 갈등 틈타 한반도 영향력 증대?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훈련을 하는 실제 목적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자신들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는 9일 러시아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북한 및 쿠바 등과 연합군사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을 타개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에 비해 발언권이 떨어지는 러시아가 북·중 간 갈등의 틈을 파고들면서 군사협력을 통해 한반도 내 영향력 증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으로서도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는 다음달로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대항하는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 것이 없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합동훈련이야말로 한·미 군사훈련을 상쇄하는 유일한 대응책으로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 근거로 세계적인 저유가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러시아가 시베리아 개발을 통해 출로를 찾으려는 상황에서 한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든다. 즉 과거처럼 북방 삼각(북·중·러) 군사협력으로 한·미·일과 군사적 대척점에 서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여전히 러시아가 한국의 눈치를 보며 군사훈련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등의 속도 조절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에너지 하락 등 악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라며 “러시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가스관 연결 등을 위해서도 군사적 대결 구도는 피하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학자들 日 과거사 수정 시도 비판 이어, 美 국무부 “학술의 자유 강력 지지”

    미국 정부가 최근 미 역사학자 19명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과거사 수정 시도를 비판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학술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8일 집단성명에 대한 논평 요청에 “원칙에 관한 문제로서 우리는 민주사회의 토대가 되는 학술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정부가 자국 역사교과서의 과거사 내용을 수정하려는 아베 정권의 움직임에 대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대변인실은 이어 “우리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치유와 화해를 촉진하는 쪽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의 이런 입장 표명은 아베 정권의 과거사 왜곡 시도를 비판하는 미 역사학자들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실어 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미국이 아베 정권을 향해 진정한 과거사 반성과 사과를 담은 담화를 발표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상황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 방미를 추진하는 아베 총리로선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 지시로 지난해 11월 위안부 내용을 기술한 미 맥그로힐 출판사와 저자 허버트 지글러 교수에게 내용 삭제를 요청했다가 출판사와 지글러 교수로부터 거절당했다. 지글러 교수 등 역사학자 19명은 집단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의 역사교과서 기술 억압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아베 총리의 방미와 관련해 “방문의 격은 ‘공식 방문’”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의 방미 초청을 공식 발표하면서 ‘국빈 방문’이라고 밝혀 논란을 빚자 이를 해명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국가원수가 아니라 행정부 수반이어서 국빈 방문 초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일본의 국가원수는 일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韓·美 원자력협정 개정 수주 내 마무리”

    “韓·美 원자력협정 개정 수주 내 마무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회담을 갖고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가까운 시일 내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번 새 협정에는 핵 확산 우려가 없는 일부 사용후핵연료에 한정해 우리의 자율적 연구·개발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나 재처리에 대한 포괄적 사전 동의 인정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8일 “양측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며 수주 내에 최종적인 협상을 하고 타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개정되는 한·미 원자력협정에는 앞선 합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골드 스탠더드’ 조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의 원자력법에 따라 핵원료와 기술을 제공하는 모든 나라와 원자력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와의 원자력협정에서 농축, 재처리를 모두 금지한 ‘골드 스탠더드’ 조항을 넣은 뒤 우리에게도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골드 스탠더드’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입장이 관철됨에 따라 앞으로 핵 확산 우려가 없는 연구에 대해선 제한적이나마 자율적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3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완공한 건식 재처리(파이로 프로세싱) 시험 시설인 ‘프라이드’(PRIDE)를 통해 실제 실험에 나설 수 있는 실리를 챙기고, 미국 측은 ‘재처리 전면 허용은 아니다’라는 명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건식 재처리는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염폐기물 처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전해환원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스트론튬과 세슘처럼 고열을 내는 핵종을 분리하고 전기분해를 통해 금속으로 환원시키는 단계다. 이 과정에서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민감한 핵물질이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처럼 핵연료 재처리와 관련해 포괄적 사전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이 예상된다. 1988년 개정된 미·일 원자력협정은 핵 확산 우려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본의 재처리에 대해 미국이 포괄적 사전 동의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도 일본과 같은 수준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미국의 강력한 핵 비확산 조치에 따라 이번 협정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 2010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정 협상을 해 왔지만 입장 차로 인해 당초 2014년으로 예정된 만료 시기를 2년 더 연장하기로 하고 추가 협상을 벌여 왔다. 당시 협상 연기안이 발효되는 데 11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1년여 남은 만기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조만간 협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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