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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한·미동맹 위해 일해 달라”

    朴대통령 “한·미동맹 위해 일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곧바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병문안했다. 박 대통령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리퍼트 대사와 악수하면서 “중동 순방 중 피습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 저도 2006년 비슷한 일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고 위로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그 후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나라와 한·미 동맹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도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미국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는 김기종(55)씨의 자택 겸 사무실에서 확보한 압수물 219점 중 이적성이 의심되는 북한 원자료 6점을 비롯한 서적·간행물·유인물 30점을 외부 전문 기관에서 감정한 결과 이날 13점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진핑, 한국에 ‘사드’ 포기하면 경제 인센티브 제안”

    중국이 한국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거부하는 대가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수 성향의 미국 안보전문 웹진인 ‘워싱턴 프리비컨’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국의 사드 배치 계획을 허용하지 말 것을 직접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제안이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린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뤄졌으며 중국은 그 대가로 한국에 무역과 경제 교류를 늘리는 방안을 끄집어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아울러 “사드가 한·중 사이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한국이 주권국가로서 반대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미국 관리들은 시 주석이 거론한 ‘문제’가 한국과의 경제 또는 무역관계 축소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이 매체에 “중국은 한국을 이용해 1950년대 이래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의 주춧돌인 한·미·일 공조를 약화시키는 게 전략적 목표”라며 “여기에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과거사에 대한 선전을 통해 반일감정을 조장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이어 “불행히도 한국 지도부는 베이징의 계략에 쉽게 빠져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프리비컨은 또 시 주석이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자국의 통신업체인 화웨이가 한국 통신인프라망 입찰을 따낼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기관에 접속해 스파이 행위를 한 의혹이 있어 미국 기업들을 합병하려는 계획이 수차례 제지된 적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프간에 최초로 여성 외교관으로 부임하는 유명진 사무관

    아프간에 최초로 여성 외교관으로 부임하는 유명진 사무관

    아프가니스탄은 많이 안정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탈레반의 위세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지난달 26일에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터키 대사관 차량을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터키인 1명을 포함해 모두 2명이 사망했다. 이렇게 치안이 불안한 아프간에서 처음으로 여성 외교관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국민의 안전과 시설 관리를 맡게 됐다. 주인공은 바그람 사무소 부대표로 임명된 유명진(33) 사무관. 오는 14일 현지로 떠나는 그녀는 외교부 내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메인스트림’이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외교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그녀는 평화체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미 안보협력 등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주요 업무를 담당했다. 미국 워싱턴이나 뉴욕, 스위스 제네바 등 이른바 ‘알짜배기’ 공관도 얼마든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가 선택한 곳은 남성도 근무하기 힘들다는 험지로 알려진 아프간이었다. 그녀는 “케냐, 모잠비크, 볼리비아 등의 험지 중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보람 있으면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곳이 어디인가 고민하다 아프간을 선택하게 됐다”며 “아프리카에는 여성이 많이 진출했지만 아프간에는 아무도 없어서 저로 인해 길을 뚫고 후배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녀의 임무는 현지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임무를 종료한 직업훈련원과 병원 등 지방재건팀(PRT)이 미군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무사히 철수하는 것을 돕고 시설을 관리하는 것이다. 바그람 기지 안에 설치된 이들 시설은 오는 6월 완전 철수할 예정이다. 최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극단주의자의 공격을 받아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지난해 카불을 포함해 아프간 전역에서 105건의 테러가 발생했다”며 “미군을 포함한 국제안보지원군이 철수하면 더욱 치안이 좋지 않을 것 같지만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10일 “한·미 동맹이라고 하면 대북 방어만 생각하지만 글로벌한 한·미 동맹 파트너십은 최전선에 있다”면서 “아프간 근무는 바로 한·미 동맹의 연장이고 최전방에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프간 주재 최초의 여성 외교관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는 게 부담스럽다고 밝힌 그녀는 “이미 구호단체 요원 등 40여명이 아프간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여성도 있다”면서 부끄러워했다. 유 부대표는 내년 8월까지 현지에서 근무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리퍼트, 韓·美관계 책 ‘두 개의 한국’ 읽어

    지난 5일 피습을 당해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한다는 뜻을 밝히며 한반도 현대사 및 한·미 관계에 관한 ‘바이블’로 꼽히는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을 읽고 있다고 대사관 측이 8일 밝혔다. 로버트 오그번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참사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리퍼트 대사께서 밀려드는 성원에 정말 감사해하고 있다”며 “김치를 드셨더니 더욱 힘이 나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의 ‘두 개의 한국’을 정독하고 있다고 오그번 참사관이 전했다. 포병장교로 6·25전쟁에 참전해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워싱턴포스트 등의 언론계에 40여년간 몸담은 오버도퍼 교수가 광복 이후 한국 현대사를 기술한 ‘두 개의 한국’(1997년)은 외국인이 저술한 한반도 관련 책으로는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퍼트 대사가 읽는 판본은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동북아 담당관(현 스탠퍼드대 연구원)이 2001~2013년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뒷이야기를 보태 100여 페이지를 추가한 완성판이다. 리퍼트 대사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으며 이르면 10일 퇴원할 예정이다. 리퍼트 대사는 전날 점심으로 갈비탕을 먹은 데 이어 저녁과 이날 아침 식사도 한식으로 했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오늘 오전 3시쯤 손목에 통증이 있어 진통제를 한 번 투여했다. 비교적 숙면을 취했다”며 “혈압, 맥박도 정상 수준이고 염증 소견도 없다”고 설명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反테러법 제정 필요성 일깨운 美대사 피습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씨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하면서 한국사회도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 북한은 연일 김씨의 반미 행위를 옹호하고 있다. 북 조국평화통일위는 어제 “전쟁책동을 반대하는 행동이 테러라면 안중근 의거도 테러인가”라고 되물었다. 전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정의의 칼세례’로 비호한 연장선상에서 나온 망발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비이성적 테러가 언제든 재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 이를 막을 테러방지법 제정 등 제도적 대비도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김씨가 북의 사주로 미 대사를 공격했다고 예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앞두고 펼친 북한의 지속적 반미 공세가 이를 부추긴 측면은 있다. 리퍼트 대사 피습 당일 새벽 북 선동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광증에 걸린 적들의 허리를 부러뜨리고 명줄을 완전히 끊어 놓아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피해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는 물론 양국 정부와 국민의 의연한 대응으로 한·미 동맹의 대의가 훼손될 것이란 우려는 덜게 됐다. 하지만 북과의 연계 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가 극단적 과격파의 테러에서 100%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최악의 경제난과 총체적 국력의 열세로 북이 당장 전면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북 정권이 세습체제를 지키기 위해 테러와 같은 비대칭 도발을 저지를 개연성까지 배제하긴 어려울 게다. 며칠 전 북 매체는 “전쟁이 나면 원전이 많은 남한은 폐허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이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격추 등 누차 대남 테러를 감행한 전력을 떠올린다면 섬뜩하다. 북의 위협을 떠나서라도 테러 방지를 위한 촘촘한 그물망을 짜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얼마 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하기 위해 김모군이 제 발로 시리아로 떠났다. 최근 피붙이 가족을 겨냥한 총기 사건도 잇따르지 않았는가. 호미로 막을 일을 큰 희생을 치른 뒤 가래로 막으려 해서는 안 될 말이다. 지금 국회에는 3건의 테러방지법안이 길게는 몇 년째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기에 하는 얘기다. 이 법안들은 내용이 다소 다르지만 대부분 과격한 테러의 가능성이 있는 개인의 통신 정보 수집과 출입국을 규제할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이들 중 하나라도 입법이 됐더라면 김씨는 사건 전에 위험인물로 분류됐을 법하다. 그랬더라면 그가 이번에 조찬강연장에 들어가 과도로 미 대사를 난자하고 자신의 인생도 망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정보기관의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 소지를 들어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경청할 이유는 많다. 권위주의 정부뿐만 아니라 1987년 이후 역대 직선제 정부 정보기관의 전비(前非)까지 감안한다면 그렇다. 그러나 이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단계를 넘어서야 할 때다. 국가정보원의 사찰 등 권한 남용 가능성 등은 국회 정보위원회 등을 통해 적절히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게다. 국회는 인권 침해 소지를 최소화하면서 자생적 테러를 막는, 엄밀한 감시망을 구축하는 방안을 조속히 강구하기 바란다.
  • [美대사 피습 파장] 美국무부 “리퍼트 대사 평소 경호 적절”

    미국 국무부가 6일(현지시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리퍼트 대사에 대한 평소 경호는 적절했다”고 평가한 뒤 “한·미 동맹에는 변함이 없으며 앞으로도 계속 공고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나 다른 고위 관리들이 리퍼트 대사에게 전화하거나 직접 병문안을 간 것은 한·미 동맹의 강도와 깊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끔찍한 상황에도 한·미 동맹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평소 경호가 불충분했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 하프 부대변인은 “리퍼트 대사는 평소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지원받은 풀타임 경호원 1명의 경호를 받았다. 서울 주재 외교관으로서는 정상적인 수준”이라며 “피습 이후 한국 측이 경호 인력을 몇 명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인연합회 등 8개 한인단체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사건 직후 리퍼트 대사가 보여준 용기에 무한한 신뢰와 경의를 표하며 한반도 통일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사건은 오히려 혈맹으로 다져진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한 미국 부대사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소속 마크 내퍼(44) 인도과장이 내정된 것으로 8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내퍼 내정자는 지난 1월 주파라과이 대사로 떠난 레슬리 바셋 전 부대사의 후임으로 이르면 이달 중 부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피습 사건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대리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김기종이 테러면 안중근도 테러냐”

    북한이 연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사건의 여파로 한·미 동맹이 오히려 강화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남북관계 복원에는 심각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8일 남측이 고의로 리퍼트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씨를 북한과 연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평통은 김씨의 공격에 대해 “전쟁 책동을 반대하는 행동이 테러라면 안중근 의거도 테러라고 해야 하는가”라고 일방적인 주장을 퍼부었다. 북한은 6일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정의의 칼 세례”라며 국내 반미 여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리퍼트 대사 피습 동기가 당초 ‘키 리졸브’ 연습 등 한·미연합훈련 반대라는 점에서 이로 인한 한·미 관계의 균열이 가장 크게 우려됐었다. 하지만 양국이 사건 초기부터 동맹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선제적으로 강조하고 국내 여론도 리퍼트 대사의 의연한 태도에 높은 호응을 보여 북한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는 평가다. 특히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부대변인이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해 “지독할 만큼 냉혈적”이라며 “이는 북한 정권의 속성”이라고 지적한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회의적 시각을 반영한다. 미 국무부가 특정국에 대해 이같이 직설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올해 초까지 북·미 간에 물밑대화 움직임이 있었지만 북한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북한 붕괴론’ 발언을 계기로 신중함과 냉정함을 잃어버렸다”면서 “미국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남한에서는 종북 논란이 계속되는 등 남북관계에는 악재”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警, 對北전문가에 김씨 이적성 검증 맡겨… 국보법 위반 추적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앞에서 열린 정월대보름맞이 ‘신촌동 척사(윷놀이)대회’. 신촌동 통장협의회 관계자 이모(64)씨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구속)씨에 대해 “동네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주민 오모(62)씨는 “동네에서도 김씨를 ‘종북 인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모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신촌번영회 소속 이모(55)씨도 “김씨가 이북에 옥수수, 고추 등을 심어 주자고 설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리퍼트 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씨는 30여년을 살아온 창천동의 주민들 사이에서 ‘이상한 사람’ 혹은 ‘돈키호테’로 통했다. 김씨를 20년 가까이 지켜본 지인 문모(69·여)씨는 “김씨는 종북이나 반미주의자보다는 ‘외골수 민족주의자’로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연세로 발전 방향 토론회’ 이후 이상해졌다는 걸 느꼈다”면서 “(우리마당독도지킴이의) 후원자들이 하나둘 떠나고 외톨이가 된 뒤 분노가 가슴속에 쌓여 돌출행동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과거 김씨와 잘 알고 지냈다는 경찰 관계자는 “극단으로 치달은 좌파 민족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7년 청와대 앞 분신의 후유증이 제법 컸던 데다 2010년 주한 일본대사 공격 이후 진보진영은 물론 독도 관련 단체들도 그와 엮이는 걸 꺼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마당의 후원자도 급속히 줄어들었고, 수차례나 독도를 방문해 행사를 주최하려 했지만 호응하는 이들이 없어 번번이 무산돼 크게 낙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미국대사 피습 사건 수사본부’는 검찰 송치 이전까지 김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김두연 서울지방경찰청 보안2과장은 8일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의 주거지 등에서 서적·간행물·유인물 등 표현물 48점, 휴대전화·PC·USB 등 디지털 증거물 146점 등 총 219점을 압수했으며 이 중 북한 원자료 6점을 포함해 30점에 대해 이적성 여부 감정을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자택에서도 압수, 법원으로부터 이미 이적표현물 판단을 받은 북한 서적 ‘영화예술론’과 범민련 간행물 ‘민족의 진로’ 등 2점도 포함됐다. 영화예술론은 1973년 4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집필한 책으로 영화를 혁명의 사상적 무기로 규정하고 있다. 민족의 진로는 범민련의 부정기 간행물로 북한의 통일방안과 통일강성대국 건설 등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밖에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의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는 침략적 한·미 동맹’, 김일성의 항일투쟁과 주체사상 등이 담겨 있는 ‘동학과 주체사상의 만남’ 등도 감정 대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소지했던 문건 등의 이적표현물 여부는 북한 관련 석·박사급 전공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판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쯤 전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이자 우리민족련방제일통일추진회의 대표의장 김수남(74)씨가 김씨를 면회하기 위해 종로서를 방문,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김기종씨가)옳은 일을 했으니 면회하고 격려하려고 왔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무엇이 옳은 일인가”라는 질문에 “지구상에서 작전권 없는 나라가 어디가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 美에 대한 공격”

    [美대사 피습 파장]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 美에 대한 공격”

    “빨리 낫고 소주 한잔 합시다. Go together(같이 갑시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Absolutely(꼭 그럽시다).”(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김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다. 김 대표는 리퍼트 대사에게 “대사는 물론 대사 가족들의 의연함에 한국 국민 모두가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종북 좌파들이 한·미 동맹을 깨려는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더 결속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번 사건은 저 자신은 물론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또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이날 오후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했다. 문 대표가 “아프지 않으냐”라고 묻자 리퍼트 대사는 “얼굴보다 손목 쪽에 더 통증이 있지만 매일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침착하고 의연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함께 갑시다’라며 국민들을 위로해 줘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소개하자 리퍼트 대사는 “미국 속담에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면에서 전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문 대표의 대표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리퍼트 대사가 피습 당일 수술에서 깨어난 뒤 했던 첫마디가 우리말로 “마비된 건가요. 괜찮나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익숙지 않은 한국어 사용으로 안면근육 마비가 올까 봐 ‘영어로 말해도 괜찮다’고 했음에도 리퍼트 대사는 거듭 우리말로 자신의 상태를 물었다”고 전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열린세상] 철 지난 반미구호와 종북테러/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철 지난 반미구호와 종북테러/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서울 한복판에서 주한 미국대사를 테러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 김기종은 개인적으로 아무 관계없는 마크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를 10여일 전부터 준비했고, 민화협 조찬강연회 당일 이를 자행했다. 현장에서 그는 한·미 동맹을 비난했고 미국의 전쟁 준비로 이산가족이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철 지난 반미 구호를 외쳤다. 대다수 국민과 언론, 외신들은 ‘있을 수 없는 일’, ‘반인륜적 테러’, ‘한·미 동맹에 대한 테러’ 등 비판적 견해를 쏟아내면서 배후세력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북한 조평통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종북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리퍼트 대사에 대해 ‘북침 전쟁을 몰고 올 흉악한 기도’, ‘함부로 혓바닥을 놀리다가 종말을 맞이할 것’, ‘리퍼트는 긴 혀는 제 목을 감는다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는 위협적 발언을 반복해 왔고, 특히 사건 당일 새벽에는 ‘…명줄을 완전히 끊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 직후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 사건을 ‘정의의 칼 세례’, ‘남녘 민심을 반영한 응당한 징벌’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북한이 남한의 종북주의자들을 대상으로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를 지속적으로 선동해 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종북세력에 의한 기획 테러인지는 수사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수행할 극단적 종북세력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그것이 한·미 동맹과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한 언론은 ‘미 대사 습격사건, 드러난 것도 없는데 테러?’라는 제목을 뽑았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하고 수사하는 것의 적절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중국이나 야권도 외교관에 대한 테러로 정의하는데도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테러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미국 정부도 테러 대신 개인의 일탈행위나 공격, 폭력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미국이 테러라는 표현을 자제한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이 테러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치적, 이념적 입장에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은 분명 테러행위다. 미국이 테러라는 표현을 피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 우방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자국 대사가 당한 테러가 공식화되는 것이 외교정책상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지, 결코 김씨의 행위가 테러가 아니어서가 아니다. 이 사건은 통일운동을 가장한 한 종북주의자에 의한 일탈적 행위라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채택해 운영해 온 지난 수십년 동안 북한의 주장에 무조건 동조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치적 폭력이나 테러를 서슴지 않는 세력이 자라났고 그들은 통일운동, 독도지킴이 등 우리의 염원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한·미 동맹이 없어져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그들이 소수라고 해서 그 위험도 별것 아닐까? 또 이러한 행위를 할 사람들이 김씨 하나만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데도 ‘개인의 일탈행위’로 정의하고 말아야 할까? 물론 이 사건이 무분별한 공안정국으로 확대되거나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을 위해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핵무기로 무장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우리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을 머리에 이고 사는 우리로서는 아무리 작은 사건이라도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것에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사자인 리퍼트 대사의 의연함과 한·미 양국의 성숙한 태도다. 김씨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난하며 사실상 한·미 동맹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지만 오히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양국의 처리과정은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진보적 지식인들은 왜 이렇게 조용할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입만 열면 인권과 자유,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다. 마치 북한의 3대 세습이나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해 입을 닫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 [美대사 피습 파장] “양국 동맹 위축 없다” 美국무부 연이틀 성명

    미국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 “한·미 동맹은 공고하다”며 “우리는 분별 없는 폭력 행위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 하프 부대변인은 리퍼트 대사가 공격당한 전날에 이어 이날 2차 성명을 내고 “리퍼트 대사가 다시 업무에 복귀해 한국의 카운터파트로서 양국 관계 강화는 물론 지역 및 글로벌 도전 등 과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논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리퍼트 대사가 가능한 한 빨리 회복해 업무에 복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방금 마크(리퍼트 대사)로부터 ‘잘하고 있고 상태도 좋다. 곧 낫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그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국내외 공범·北 배후설 등 수사 초점… 공안정국으로 확대

    [美대사 피습 파장] 국내외 공범·北 배후설 등 수사 초점… 공안정국으로 확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과 관련, 검·경이 김기종(55)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 집중 검토에 들어가며 강력 사건이 공안 사건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무리하게 공안 사건으로 몰고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공범 여부, 북한 연계 여부가 확인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6일 “체포 당시 ‘한·미 합동훈련 반대’를 외치는 등 정치적 목적의 범행이라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단순 강력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가 국보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지만 최근 행적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게 검·경의 설명이다. 김씨는 2006~2007년 나무심기 명목으로 북한 개성을 여섯 차례나 집중 방문했다. 2011년 12월엔 서울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했다. 김씨는 평소 온·오프라인에서 북한의 주장과 유사한 주장을 다수 펼쳐왔다. 특히 2011년 2월부터 매달 자신이 주최해 온 ‘평화협정시민토론회’에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줄기차게 반복해 왔다. 지난해 9월 직접 연사로 나서 ‘인천아시안게임 북측 응원단 초청 논란’에 대해 “1953년의 정전협정으로 전쟁을 잠시 중단한 휴전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작성해 하루 뒤 범행 현장인 세종문화회관에 가져온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를 가로막는 전쟁훈련을 중단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시켜라’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북한 주장과 대동소이한 부분이다. 수사 당국은 최근 북한이 리퍼트 대사를 겨냥한 위협적인 발언을 늘린 점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 인터넷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리퍼트 대사가 ‘핵·경제 병진노선 포기’를 촉구한 뒤 “리퍼트는 혀가 제 목을 감는다는 말을 새겨야 할 것”, “리퍼트는 함부로 혓바닥을 놀리다가 종말을 맞이할 것” 등 협박성 글을 연속 게재했다. 김씨는 줄곧 단독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경은 수차례 방북과 여러 단체 활동 내역 등 김씨의 과거 행적과 이번 범행과의 관련성, 국내외 공범 또는 배후 세력 존재 여부 등을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이 이날 새벽부터 김씨의 자택 및 사무실과 통신 내역을 전면 압수수색한 데 이어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기도 전에 40명 규모의 대형 특별수사팀을 꾸린 것도 김씨의 국보법 위반 여부를 비롯한 범행 동기·배후 부분을 최대한 신속·명확하게 밝혀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을 디딤돌 삼아 대대적인 공안 정국 조성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검·경 관계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어 확인하겠다는 것이지 아직까지 국보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물증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행적, 활동 상황, 압수수색 결과물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북한과 연계 수사? 말도 안되는 소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해 살인미수·외국사절 폭행 등의 혐의로 6일 구속된 김기종(55)씨는 북한과의 연계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날 범행 직후 체포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첫날을 보낸 김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오후 3시 20분쯤 경찰서를 나섰다. 김씨는 북한과의 연계성에 대해 수사한다는 취재진 이야기를 듣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대답했다. 살해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누구 지시로 북한에 다녀왔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거 없습니다”고 잘라 말한 뒤 부축을 받으며 호송차에 올랐다. 김씨는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심문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미안하다”며 “한·미 관계가 악화되지 않길 바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인 황상현 변호사는 “그렇게 상처가 깊을 줄 몰랐다며 김씨가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특히 우발적인 범행으로,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황 변호사는 “분신을 해서 수전증이 있고 손가락도 틀어져 있어 그런 몸으로 살해할 능력은 안 된다”며 “과도도 2년간 집에서 써온 것이지 특별히 준비한 것은 아니고 뜻대로 안 되면 자해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황 변호사는 정신감정에 대한 뜻도 내비쳤다. 앞서 김씨가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을 나설 때 검거되는 과정에서 다친 오른발과 다리를 석고붕대로 감쌌으며 개량 한복 차림이었다. 김씨는 심문을 30분 앞둔 오후 4시쯤 경찰관 십수명에 둘러싸인 채 법원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법정으로 올라갔다. 이날 밤늦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씨는 구치소로 가지 않고 경찰에서 10일간 조사를 받는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정의화 “테러 절대 용납안돼” 美 하원 의장에 친서

    [美대사 피습 파장] 정의화 “테러 절대 용납안돼” 美 하원 의장에 친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5일(현지시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과 관련해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과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에게 친전(親展·직접 펴 보라고 전하는 편지)을 보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미국을 방문 중인 정 의장은 친전에서 “어제 만남이 끝난 뒤 리퍼트 대사가 피습을 당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면서 “이 같은 테러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 국회의 확고한 의지이고, 한·미 동맹을 해치려는 어떠한 시도도 대한민국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의회와 함께 동맹의 굳건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또 “대한민국의 국회의장으로서 우선 한국의 의원들과 시민들이 리퍼트 대사 및 그의 가족들과 함께 있음을 전한다”면서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기원한다”고 말했다. 전날 정 의장은 베이너 하원의장과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가진 양국 국회의장 회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동북아의 100년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상호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긴 공동 결의문 채택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커버스토리] 새긴다, 불멸의 기록

    [커버스토리] 새긴다, 불멸의 기록

    야구 선수는 기록으로 이름을 남긴다고 했다. 사상 첫 10개 구단이 나서는 2015시즌 프로야구도 숨막히는 우승 레이스와 치열한 개인 타이틀 경쟁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태세지만 ‘기록 잔치’까지 보태져 좀 더 풍성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홈런왕 박병호(29·넥센)가 기록 잔치의 선봉에 선다. ‘현역 레전드’ 이승엽(39·삼성)을 넘어 새 이정표를 세운다는 각오다. 올 시즌 뒤 미국 진출 속내까지 드러낸 터라 시선을 더한다. 박병호는 최초의 4년 연속 홈런왕을 꿈꾼다. 한국프로야구사에서 3년 연속 홈런왕은 박병호를 비롯해 이만수(1983~85년·삼성), 장종훈(1990~92년·한화), 이승엽(2001~3년·삼성) 등 단 4명뿐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52개 홈런으로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외국인 거포들이 변수지만 홈런왕 0순위다. 첫 4년 연속 타점왕도 노린다. 3년 연속 타점왕은 박병호와 이민수, 장종훈 등 3명에 불과하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 동시 달성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최고령 30홈런(32개)으로 부활한 ‘국민타자’ 이승엽은 대망의 400홈런을 벼른다. 10개만 때리면 통산 400홈런의 새 역사를 쓴다. 일본프로야구에서의 홈런을 더해 549개를 쏘아올린 그는 한·일 통산 550홈런에도 1개만을 남겼다. 550홈런은 일본에서 3명, 메이저리그에서도 14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두산의 ‘활력소’ 홍성흔(38)은 2000안타를 정조준했다. 43개를 때려내면 역대 5번째로 2000안타의 주인공이 된다. 그동안 양준혁, 장성호(38·kt), 이병규(41·LG 9번), 전준호 등 4명만이 일궜다. 게다가 기존 달성 선수와 달리 첫 우타자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kt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장성호는 LG 이병규와 역대 두 번째 2100안타를 놓고 겨룬다. 장성호는 29개, 이병규는 79개가 모자란다. 게다가 2015경기에 출전한 그가 올해 121경기에 나설 경우 양준혁의 최다 경기 출장 기록도 갈아치운다. 마운드에서도 기록 풍년이 기대된다. 이승엽과 동갑내기 한솥밥 임창용은 통산 200세이브 달성이 확실시된다. 1세이브만 올리면 오승환(일본 한신), 김용수, 구대성(호주 퍼스)에 이어 4번째로 200세이브 반열에 선다. 동시에 첫 ‘100승·200세이브’ 클럽도 개설한다. 한·미·일 통산 327세이브를 쌓은 그는 350세이브까지 점쳐진다. 안지만(32·삼성)은 첫 150홀드 사냥에 나선다. 135홀드로 역대 단독 1위여서 올 시즌 15홀드를 보탤 가능성이 높다. 삼성에서 한화로 둥지를 옮겨 튼 배영수(34)는 역대 다승 공동 5위를 벼른다. 통산 124승인 배영수는 현재 다승 8위. 2승을 추가하면 김용수, 조계현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3승을 올리면 단독 6위, 10승을 작성하면 134승으로 김원형과 공동 5위다. 장원삼(32·삼성)은 100승 고지 등극이 확실하다. 단 1승을 보태면 역대 24번째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설] 美 대사 피습 한반도에 영향 없도록 대처해야

    충격적인 주한 미국대사 피습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의 긴밀한 공조로 굳건한 한·미 동맹의 저력을 보여 주고 있어 무엇보다 다행스럽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위기의 상황에서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대범하고 의연한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우리 국민들도 간절한 마음을 담아 미 대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리퍼트 대사 역시 수술 후 “한국인들에게 이번 일을 잘 극복하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싶다”는 말을 전하면서 양국 간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가 변함 없음을 강조했다. 한·미 양국 정부 모두 이번 사건을 극단주의자의 돌출 행위로 규정하고 정치적 해석의 개입을 조기에 차단하고 있어 이 사건이 한·미 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당·정·청도 어제 이번 사건을 종북 세력의 사건으로 규정하고 배후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한편 한·미 동맹에 훼손이 없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하지만 초유의 사태인 만큼 그 후유증이 잠복기를 거쳐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양국 정부의 차분한 대응과 달리 9·11 테러 트라우마를 앓는 미국민들의 반응은 다소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대사가 끔찍한 공격을 당하고 피신하는 모습이 TV 화면을 통해 반복 전달되면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도 우려된다. 양국 정부의 노력과 희망과 달리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최근 웬디 셔면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과거사 덮고 가기’ 발언 파장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악재가 터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묘한 갈등도 여전하다. 양국 정부가 가장 신경 쓰는 대목은 한국 내 반미 여론의 확산 가능성이다. 가뜩이나 셔먼 발언에 은근히 마음이 상한 상태라 이번 사건이 반미 감정에 불을 붙이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테러범인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는 범행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 반대를 들었다. 게다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남한 민심의 반영’,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징벌’ 등 자극적 용어로 국내 극단적 반미주의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외교사절에 대한 가해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지 용납될 수 없는 사안임에도 북한이 이번 사건을 왜곡·날조하는 것은 스스로 비이성적인 정치집단임을 인정하는 꼴이다.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60년 넘게 유지해 온 한·미 동맹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하게 굳어지는 것처럼 한층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확신하지만 이번 사건이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세밀한 대처가 필요하다.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가 남남 갈등으로 번진다거나, 또 다른 반미 폭력행위로 이어진다면 양국 정부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테러범의 범행 동기와 배후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도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봐야 할 것이다.
  • [美대사 피습 파장] “개인의 극단 행동… 비 온 뒤 땅 굳듯 한·미 동맹 더 강화될 것”

    [美대사 피습 파장] “개인의 극단 행동… 비 온 뒤 땅 굳듯 한·미 동맹 더 강화될 것”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에 대해 전직 주한 미대사들과 전문가들은 충격과 우려를 표하면서도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국무부 한국과장 출신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5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퍼트 대사의 피습은 불행한 일이지만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더욱 공고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트라우브 부소장은 용의자가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 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은 자신의 공격에 대한 각종 이유를 내놓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북한이 그의 공격을 지지했으니 한·미 당국이 리퍼트 대사에 대한 치안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대사는 서울신문에 보내온 논평에서 “이같이 끔찍하고 충격적인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그러나 한·미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대사도 “이번 사건으로 불필요한 감정들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양국이 앞으로 동맹 관계를 심화하고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는 “리퍼트 대사가 불행한 사건 앞에서 용기 있는 태도를 보여 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이것이 양국 관계를 오히려 공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 미대리대사 출신인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리퍼트 대사에 대한 비겁한 공격을 강하게 비난한 것은 한국 정부가 안보와 미국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 아시아그룹 회장은 “이번 사건은 한·미 관계를 균열시키려는 남북한 내 세력의 주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야만적이고 비겁한 행동의 결과로 오히려 한·미 유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극단주의자의 소행이지 한국 국민에 의한 정치적 행동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이 같은 극단주의 앞에서 양국 동맹은 더욱 강건해질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번 사건을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논평한 것을 거론하며 “오히려 한·미 합동훈련이 정당화되고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민이 보여 준 반응을 볼 때 이번 사건은 한·미 동맹의 틈새를 노출하거나 한·미 합동훈련에 대한 불협화음을 조장하기보다,한·미 동맹에 대한 한국인의 지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서린 문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미국인들은 국가 간의 관계와 한 개인의 비정상적 행동을 분별할 줄 안다”며 “미국은 이런 점에서 차분하고 절제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부원장은 “워싱턴의 모든 사람이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결국에 가서는 한·미 동맹이 더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
  • [씨줄날줄] 석유 부국의 원전과 창조경제/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이 스마트 원전 수주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우리 기술로 중소형 원자로 2기를 열사의 땅에 짓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적 경기 불황 국면에서 박근혜 정부가 2조 2000억원 규모의 원전을 수출한다니 ‘제2의 중동붐’을 점화시켰다는 차원에서의 의미도 작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석유 부국 사우디의 행보다. 축적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역발상의 자세를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우디가 당장 뭐가 아쉬워 원전을 세우려 했겠는가. 어디든 시추공만 뚫으면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마당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사우디가 원전 건설에 팔을 걷어붙인 데는 더는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절실함이 배어 있는 셈이다. 사실 사우디 정부의 이런 위기 의식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을 지낸 자키 야마니 전 석유장관은 “석기시대가 돌이 모자라서 끝난 게 아니다”라며 탈석유시대에 대한 대비를 입에 달고 다녔지 않는가. 물론 우리는 이번에 ‘원전 강국’의 위상을 재확인하긴 했다. 지난 정부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에 이어 현 정부가 전력 생산과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기능을 겸비한 스마트 원전으로 사우디 정부의 조달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모처럼 ‘세일즈 외교’에 개가를 올렸다고 우쭐하고만 있을 때도 아니다. 엊그제 북한이 섬뜩한 대남 메시지를 보내왔다. 대남 선동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전쟁이 나면 3일 만에 속전속결할 것이고 원전이 많은 남한은 폐허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다만 이는 짐짓 불안감을 조성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부추기려는 심리전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긴 한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차치하고 여하한 상황에서라도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기술 혁신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도 천재지변이 도화선이었지만, 기술적 허점이 화를 키웠지 않는가. 더 나아가 지금이야말로 언젠가는 올지도 모를 ‘탈원전시대’에도 미리 대비할 때인 듯싶다. 적어도 ‘창조경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정부라면 말이다. 물론 현재로선 원전보다 더 경제적인 에너지원이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은 한 번 만들면 30∼60년밖에 쓸 수 없기에 폐로 문제는 이미 인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우리의 경우 월성 1호기는 한 차례 수명 연장이 결정됐지만,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풍랑이 잔잔할 때는 돛을 고쳐야 한다는 격언이 있다.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발족 등을 서둘러 원전 해체 시장도 선점하겠다는, 그야말로 창조적 발상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군사 충돌 위험 키우는 MD의 악순환

    군사 충돌 위험 키우는 MD의 악순환

    MD본색/정욱식 지음/서해문집/288쪽/1만 2900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는 동북아안보 전략을 위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의 핵심이다. 미국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해 한국 정부에 강한 압력을 넣고 있는 이유다. 사드가 평택, 오산 등 주한미군기지에 배치될 때 곁들여 설치되는 레이더의 탐지 거리는 1000㎞에 이른다.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까지 포괄할 수 있다. 미국의 대중국 군사개입력이 한층 높아짐은 물론이다. 가뜩이나 MD에 민감한 중국으로서는 자신의 앞마당에 미국의 항공모함이 들락거리는 것도 부족해 상시적으로 미군과 대면해야 하니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다. 중국이 한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강력한 반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은 한국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펼쳐야 하니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그럴싸한 표현 뒤에 숨어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중이다. 책은 MD를 단순한 무기체계로 보지 않는다. 국제 관계, 특히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바꿀 중대 변수로 보고 있다. 미·일동맹은 한국까지 MD체제에 편입시키려 한다→북한은 이에 맞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힘을 기울인다→북의 이런 행보는 다시 MD 배치의 주요한 근거가 된다→중러협력체제의 강화로 군사충돌의 위험이 커진다. MD체제는 이처럼 전형적인 악순환의 고리 속에 들어와 있다고 주장한다. 평화네트워크 대표이자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1972년 미국과 소련이 모스크바에서 맺은 탄도미사일방어(ABM) 조약부터 시작해 9·11 테러 이후 ABM조약을 탈퇴하고 MD체제 구축을 시도하는 미국, 그에 맞서는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대응,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사정까지 두루 다룬다. 이후 일련의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한국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직시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한·미·일정보공유 약정 체결, 전시작전권 반환 연기 등을 통해 얼마나 은밀하게 꼼수를 부리며 MD에 발을 담가 왔는지 구체적으로 밝힌다. 물론 그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부 역시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며 MD체제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려고 몸부림쳤지만, 한때 미국의 MD 참여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채 참여의사를 밝혔던 한계도 지적한다. 이와 더불어 MD의 기계적 결함 가능성,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외교문서, 미국의 해제된 비밀문서 등을 꼼꼼히 덧붙이고 있다. 책의 교훈은 간명하다. 절대안보의 추구가 절대불안을 야기한다는 것, 즉 ‘상대방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비로소 나도 안전해진다’는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대인배’ 리퍼트… 50년전 주일 美대사 피습과 닮은꼴

    과거사 문제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으로 미국 대사가 피격되는 오명도 함께 뒤집어쓰게 됐다. 먼저 경험한 쪽은 일본이다. 에드윈 라이샤워 당시 주일 미국 대사는 1964년 3월 대사관 앞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한 일본인의 공격을 받았다. 범인이 휘두른 흉기로 인해 대퇴부가 30㎝가량 찢어진 그는 출혈이 상당히 많았다. 피가 모자라 일본인의 피를 수혈받은 그는 범인을 비난하기보다 “이제 내 몸에도 일본인의 피가 흐르게 됐다”고 말해 일본인들을 감동시켰다. 다만 간염균에 오염된 피를 수혈받아 남은 생애 동안 간염과 합병증으로 고생해야 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역시 감동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2시간 30분여의 수술 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 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는 글을 남겨 의연함을 보였다. 라이샤워 대사나 리퍼트 대사 모두 위기의 순간에 의연하게 대처해 호감도를 높인 경우다. 그런 공통점과 달리 차이점도 있다. 라이샤워 대사 사건의 경우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것이었으나 리퍼트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는 극단주의자로 분류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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