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한·미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실험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치질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당근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 동아리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433
  • “北 테러 지원국 재지정해야” 한·미 북한인권단체들 주장

    “北 테러 지원국 재지정해야” 한·미 북한인권단체들 주장

    한국과 미국의 북한 인권 단체들이 27일(현지시간) 시작된 북한자유주간에 맞춰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미 의회에 계류 중인 북한제재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북한 전문가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와 함께 펴낸 보고서 ‘테러의 무기고: 북한, 테러 지원국’ 발표회에서 “북한은 테러 단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며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탠턴 변호사는 “북한이 이란·시리아, 헤즈볼라 등의 테러 단체를 지원한 증거가 명백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충분히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 참석차 방미한 탈북자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날 별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대북 제재 법안을 완성하도록 미국 측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주최하는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와 함께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 및 탈북자 지원 운동 등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심각해지는 ‘북핵 위협’ 적극적 대응 필요하다/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심각해지는 ‘북핵 위협’ 적극적 대응 필요하다/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내년에는 두 배로 늘릴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핵 전문가들이 미국 전문가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는 것을 근거로 했다. 게다가 윌리엄 고트니 미 북부사령관이 밝혔듯이 북한은 핵무기를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의 탄두에 장착할 능력을 갖췄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한·미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핵탄두 보유 문제를 제기했다. 그래서 북한의 안보 위협을 과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핵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가면서 북한 핵탄두 문제를 언급한 것은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실재하는 위협’이며, 중국의 관점에서도 우려할 사항이라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잘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년간 개발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라는 심각한 안보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위협체감도’가 낮다는 점이다. 사실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반(反)안보 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국민들조차 북한이 설마 같은 민족에게 핵무기를 사용하겠느냐는 ‘소망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족의 핵, 인도적 핵’이라고 주장하는 세력도 있다. 더 적극적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올바른 사실관계에 의거해 북한 핵무기가 갖고 있는 안보상의 위협과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알려 주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북한의 안보위협을 국민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적지 않게 이루어져 왔지만, 내용이나 방법에서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사실관계가 불확실하거나 탈북자의 체험에 의존하는 반북(反北) 교육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명백한 사실관계에 기반을 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북핵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안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에서의 합의가 중요하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어야 한다.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대국민 설득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늘 그랬듯이 마치 안보 문제는 보수 정당이 책임져야 할 특별한 의제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진보적 정당이라 해도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 인식과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권이 북핵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때 대국민 설득에 적절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 핵협상에서 잘 표출됐듯이 북핵 문제는 단지 한반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변국의 도움도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와 중국 역시 북핵 문제의 결정적인 이해 관계국들이다. 특히 북한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이견(異見)이 없다.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 정책은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고 비확산 수준에서 미봉하려는 정치적 레토릭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장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해 중국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설득력이 없다. 북한의 핵 보유가 예상보다 많은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같은 한·미의 북핵 대응 전략에 반대하기 위해서는 북핵 해결을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북핵 위협을 막기 위한 한·미의 대응 전략을 반대하는 것은 아시아의 맹주(盟主)를 지향하는 중국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북핵 해결에 걸림돌이 많지만 정부와 국회는 북한의 핵 보유가 갖고 있는 안보위협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노력해야 한다. 즉 북핵과 관련해 ‘충분억지 능력’을 갖추기 위해 대내외적인 역량 강화에 더욱더 주력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자면 정부와 국회는 ‘국내적 정쟁(政爭)’을 넘어 북핵을 둘러싼 대외 정책을 구축하고 실천하는 것이 국민의 희망임을 명심해야 한다.
  • 5·24 조치 후 5년 만에… 정부, 대북 비료 지원 승인

    정부가 한·미 군사훈련이 종료된 시점에 즈음해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 지원을 승인했다. 2010년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5년여 만으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볼 수 있다. 통일부는 27일 대북지원사업자인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이 온실조성사업과 관련해 관계자의 육로 방북을 승인하면서 15t 규모의 대북 비료 지원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5·24 조치에 따라 인도적 대북 지원을 취약계층 대상으로만 한정하면서 쌀·옥수수 같은 식량과 이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비료 지원을 그동안 사실상 금지해 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에이스경암의 안유수 이사장과 실무자 등 7명이 28일 오전 9시 30분에 출경해 5월 2일 오후 2시 30분에 귀환할 예정”이라며 “비닐과 파이프 등 텃밭, 온실 물품을 비롯해 비료와 농자재 등 2억원 상당의 인도적 대북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을 거쳐 러시아산 유연탄을 들여오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 시점도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남측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와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 임금 지급 관련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북측 사정으로 불발됐다. 정부는 관리위와 총국이 개성공단 내 같은 건물에 있는 만큼 28일에라도 추가 협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자위대 한반도 작전 韓사전동의 명시 안해

    日자위대 한반도 작전 韓사전동의 명시 안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확정했다. 양국은 새 지침에서 “미·일 양국이 각각 미국 또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 및 각자의 헌법 및 국내법에 따라 무력행사에 따른 행동을 취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3국이 지난 17일 ‘3자 안보토의’(DTT)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지침은 1997년 한 차례 개정된 방위협력지침을 18년 만에 재개정한 것으로,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은 미·일 방위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 같은 지리적 제약을 철폐해 자위대가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이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미국을 방문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대화에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과 관련, ‘인신매매’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면서 “이 문제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입장이 ‘고노 담화’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지만 위안부 범죄에 대해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한국·중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서도 “중국의 군사주의는 이웃 국가들이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미·일 새 방위지침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미·일 양국은 새 지침의 ‘일본 이외의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 대처 행동’ 항목(D 항목)에서 “미 일 양국이 각각 미국 또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 및 각자의 헌법 및 국내법에 따라 무력행사를 따른 행동을 취해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3국이 지난 17일 ‘3자 안보토의’(DTT)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우리 국방부 측은 미·일 새 방위협력지침에 보다 구체화된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새 지침에도 공동보도문과 같이 포괄적이고 일반화된 내용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아니라 일본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제3국이 공격을 받거나 그같은 공격이 일본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도 일본이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러나 새 지침은 일본 평화헌법과 완전히 일치하고 국제법에 충실히 따르며 역내 제3국에 대한 주권을 충분히 존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새 지침에 따른 미·일 방위협력이 역내 전체는 물론 한반도의 안보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역내 비상사태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지원하는 일본의 능력이 증강된다는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주일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한반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침은 1997년 한 차례 개정된 방위협력지침을 18년 만에 재개정한 것으로,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은 미·일 방위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 같은 지리적 제약을 철폐해 자위대가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이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 지침에서 ▲평소의 협력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응(중요영향 사태)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 사태에 대한 대처 행동 ▲집단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일본 이외의 국가를 겨냥한 무력 공격에 대한 행동 ▲일본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재해에서의 협력 등 5개 분야에 걸친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양국은 특히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를 지리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침에 적시하고, 평시부터 긴급사태에 이르기까지 ‘이음새 없는’ 형태로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를 취해나간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도서(섬) 방위’를 명기했다. 지침은 “자위대는 도서도 포함한 육상 공격을 저지하고 배제하기 위한 작전을 주체적으로 실시하고 필요가 생겼을 경우 섬 탈환 작전을 실시하며 미군은 자위대를 지원한다”고 적시했다. 양국은 이와 함께 미국을 표적으로 하는 탄도 미사일을 일본 자위대가 요격하는 내용이 지침에 명기됐다. 특히 미군과 자위대는 탄도미사일 대처 능력의 종합적인 향상을 꾀하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양국은 집단자위권 행사 시 자위대가 미군의 자산(무기)을 보호하거나 수색, 구난, 기뢰제거, 강제선박 검사,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양국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관여한 국제분쟁에서 자위대가 평화유지 활동, 인도적 지원, 재해구호, 해양 안전보장, 해적퇴치, 기뢰 제거,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차단, 대테러 활동 등의 후방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제3국과의 방위협력이나 다자안전보장 방위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새로운 협력 분야로 포함됐다. 양국은 각종사태 발생 시 미일이 대응방안을 협의하는 ‘조정기구’를 언제든지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지침은 “양국 정부는 새로운 동맹조정 메커니즘을 설치해 평상시부터 긴급사태까지 모든 단계에서 미군과 자위대의 활동과 관련한 정책과 운용 면의 조정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에 이바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 및 역할분담을 규정한 문서로서 1978년 옛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작성됐으며 1997년 한반도 유사상황을 가정해 한 차례 개정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24 해제 등 꽉 막힌 남북관계 새 싹 틔울까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자마자 5년 만에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 지원을 27일 승인하면서 5·24조치 해제 등 꽉 막힌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6년 35만t이라는 대규모 대북 지원에 비해 초라할 정도인 15t에 불과한 규모지만 2010년 4월 2.6t의 비료 지원 이후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변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5·24조치에 따라 인도적 대북 지원을 취약계층 대상으로만 한정하면서 쌀·옥수수 같은 식량과 이에 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비료 지원을 금지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는 남북관계 국면 전환에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통일준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마을 단위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비료 지원”을 언급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이 지난 시점에서 남북 관계에 좀 더 많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올 초 통일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등이 참가한 통일경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5·24조치 해제 문제 등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지난 22일 대북지원 실적이 없는 단체도 인도적 대북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대북지원사업자’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이런 정책 변화에 따라 올 들어 에이스경암(안유수 이사장)과 같은 민간단체가 대북 비료 지원을 신청해 지원이 이뤄지게 됐다. 사리원이 고향인 안 이사장은 2009년 3월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황해북도 인민위원회 등과 협력해 사리원 지역에 비닐하우스 50동 규모의 온실농장(면적 3만 3000㎡)을 조성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5·24조치도 해제될 수 있다는 신호를 강력히 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도 투명성이 담보되는 소규모 비료 지원은 승인할 방침이지만 대규모 비료 지원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대북 비료 지원은 남북 관계 상황과 같은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는 정부 방침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다음 달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과 만나게 될 경우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이 여사 측이 북측과 사전 협의를 거쳐 방북 신청을 하면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센카쿠 분쟁 때 미군 개입 명시… 中 반발할 듯

    센카쿠 분쟁 때 미군 개입 명시… 中 반발할 듯

    미국과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에 맞춰 27일(현지시간) 개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남중국해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즉 중국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하는 것이 개정안의 목표로, 결국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에서 미·일 양국 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하고, 전쟁을 포함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 나라는 협력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미군과 함께 평시나 전시에 한반도뿐만 아니라 우리 군 해상 작전구역에서도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자위대가 미군을 등에 업고 한반도 공역과 해상 작전구역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새 가이드라인에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새 가이드라인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이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표현이 담기길 희망했지만 그렇지 못해 우리 측의 입장이 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이 해상에 선포하는 ‘한반도 전쟁 수역’에 일본 자위대가 진입할 가능성도 남는다. 연합사령관이 유사시 공해상에 전쟁 수역을 선포하면 다른 나라 선박의 공해 통항권은 제한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주일미군기지에서 미군 증원전력이 한국으로 투입된다. 자위대가 우리 정부의 사전 동의 절차 없이 미군 증원전력과 함께 전쟁 수역에 진입할 가능성은 남는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우리 정부에는 미국 및 일본과의 추가 논의를 통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상황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미국과 일본은 또 공동성명에서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 지배를 재확인하면서 “이를 훼손하는 어떤 일방적인 행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센카쿠열도를 염두에 두고 ‘도서(섬) 방위’를 명기했다. 이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 등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감시하기 위해 초계기를 3년 전보다 25%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은 지난해 12월 한·미·일 간에 합의된 북한 핵·미사일 정보에 관한 정보보호 약정과 관련, “삼국 협력을 확대하는 틀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추진하는 안보 관련 법 정비에 대해 “환영하며 지지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공동성명은 2017년까지 요코스카항에 미국 이지스함을 추가 배치하고, 주일 미 해병대에 F35B 및 수륙양용 USS 그린베이를, 첨단 초계기(P8) 및 무인 고공 초계기인 글로벌호크의 미사와 공군기지 배치의 전략적 중요성도 확인했다. 미국을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을 일본 자위대가 요격하는 탄도미사일 방어도 명기됐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들어갔다. 이와 관련,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의 족쇄를 지나치게 풀어 줬다는 비판도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용어 클릭] ■미·일 방위협력지침 1978년 당시 소련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협력과 역할 분담을 명시한 정부 문서를 말한다. 일명 가이드라인이라고 불리며 1997년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춰 개정됐다. 이번 개정에서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 및 일본의 세계적 역할을 강조해 미·일 동맹의 ‘21세기 매뉴얼’로 지칭된다.
  • [사설] 아베 역사 역주행에도 한·일 대화는 이어져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일본의 진주만 침공 직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 대통령이 대일 선전포고를 했던 연단에 일본 총리가 처음 서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아베 총리가 일제가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눈감는 종전 태도를 고수함으로써 한·일 과거사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 때문이다. 한·일이 과거에 발목이 잡혀 미래로 나가지 못한다면 두 나라 모두에 불행한 일이다. 혹여 아베 총리가 미·일 신밀월 기류에 편승해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면 오산임을 지적해 둔다. 국제관계에서 과거 없는 미래가 어디 있겠나. 미국 뉴욕타임스도 최근 “일본이 자국의 과거에 대한 비판을 계속 거부한다면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역할에 대한 신뢰감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한·중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경계심을 풀지 않을 것이다. 근래 미·일은 신방위협력지침을 통한 안보 공조, 그리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시도 등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한·일 갈등이 지속되면 중국의 패권국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회귀 전략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미국의 국방비를 덜어 주는 데 협조하는 대가로 과거사를 덮어 주기를 기대하는 착각을 말아야 할 이유다. 아베 총리가 방미길에 오르기 전인 지난 24일 미 의회 의원 25명이 연판장을 돌렸다. 애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마이크 혼다 의원 등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총리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같은 날 워싱턴 미 의회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런데도 아베 총리는 오불관언의 자세였다. 빈말로라도 무라야마·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조부였던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독회하면서 연설 원고를 다듬고 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는 무엇을 말하나. 기시는 침략전쟁에 대한 사죄 대신 미국의 전후 지원에 감사를 표시하고 냉전기에 미국을 도울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도 태평양전쟁이나 한국 식민지배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며 미래지향적 미·일 관계만을 역설할 공산이 큰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이 중요하다. 아베 총리가 이제라도 진솔하게 과거사를 직시해 미 의회 연설을 한·미·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호기로 삼는다면 다행일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시나리오는 과거사를 둘러싼 한·일 갈등으로 “물 샐 틈 없다”는 한·미 동맹에 주름이 생기는 일이다. 그래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원칙을 지키는 것과는 별개로 안보·경제 분야에서는 한·일 협력을 이어 가는 투 트랙 접근이 불가피하다. 지난달 한·일 원로들은 아베 총리에게 수교 50주년인 올해 양국 정상회담을 못 하면 천추의 한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는 우리 정부도 귀담아 들어야 할 고언이라고 본다.
  • [특파원 칼럼] 중·일 진전을 바라만 보는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일 진전을 바라만 보는 한국/이석우 도쿄 특파원

    지난해 11월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찌푸린 얼굴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악수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최국의 수장으로서 ‘만나기는 싫지만 어쩔 수 없어서’라는 태도가 물씬 풍겼다. 아베와 만난 시 주석의 짜증 섞인 모습의 사진은 상징적이었다. 이때 두 정상의 회동은 중국이 아베 정권의 과거사 인식을 문제 삼아 정상회담을 거부한 지 3년 만이었다. 두 나라는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으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무력 충돌을 우려할 정도였다. 그 사이 중국은 이토 히로부미가 사살된 하얼빈역에 안중근기념관을 조성했다. 또 지난해 7월 방한한 시 주석은 임진왜란부터 최근세 일본 제국주의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본과 맞서 싸웠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과거사 인식 등에서 일본에 공동전선을 펼 것을 한국에 권유하고 있다는 소리도 돌았다. 지난해 11월 찡그린 시 주석과의 만남이었지만 일본 정부는 “냉각 관계는 풀리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기대에 걸맞게 중국의 당·정 실세들의 발길이 일본으로 향했고, 일본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도 가파르게 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리리궈 중국 민정부장(장관)이 일본을 찾았고, 지난 9일 부총리급인 지빙쉬안 부위원장 등 전인대 대표단의 방일로 3년 만의 의회 교류도 재개됐다. 솔솔 진행된 관계 회복 움직임 속에서 반둥회담에서의 중·일 정상회담은 예견된 일이었다. 중국을 겨냥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일본의 안보관련법 개정 등 미국과 일본 간의 군사동맹의 밀착 속에서도 중국 역시 일본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여러 수준의 대화와 교류를 반복해 관계 개선의 흐름을 확실하게 하자는 의사가 확인됐다”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정상회담 평가도 이런 맥락의 연장이다. 일본 언론들은 찡그린 5개월 전 시 주석의 모습과 엷게 미소 띤 지난 22일 회담 사진을 비교하면서 냉각된 일·중 관계가 해빙에 가속도를 내게 됐다고 평했다. 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간에는 정상회담은 물론 의미 있는 양자 각료급 대화조차 거의 없다. 그 사이 대내외적으로 자신감이 붙은 아베 총리는 국제회의 등 계기가 있을 때마다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한국과의 정상회담 메시지를 지구촌에 알렸다.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만남과 대화조차도 거부하는 한국 정부’, ‘고집불통 박근혜 대통령’이란 이미지가 확산됐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외교부 고위 관계자들은 “중·일 정상회담은 어렵다. 중국과 긴밀한 전략적 협의를 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외교적 공조를 어리바리하게 낙관했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 직후 닛케이신문 등은 “일·한 관계 개선에 파급 효과를 기대한다”는 기사들을 내보냈다. “한국에서 외교 고립을 우려한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부상하는 중국 견제를 위해 과거사 인식이야 어떻든 일본을 껴안을 수밖에 없는 미국, 대일 유화 카드를 흔들며 전략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는 중국, 이게 현실이다. 한국은 국내 정치적 계산에 파묻혀 한·일 관계를 풀지도 못하고, 동북아 역학구조의 급변에 적절한 대응도 못 하고 있다. 광복 70주년, 전후 7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등 동북아 정책을 원점에서 새로 고민해야 할 때다. jun88@seoul.co.kr
  • 개성공단 기업 18곳 임금 지급… 정부, 경위서 받아 상응 조치

    북한이 ‘북침 핵전쟁연습’이라며 비난해 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24일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국면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당장 정부는 남북 간 민간 차원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2일 대북 지원 실적이 없는 단체도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대북 지원사업자’ 자격 요건을 완화했다.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활성화해 궁극적으로 당국 간 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가 활성화하더라도 남북 당국 간 대화가 본격화될지는 의문이다. 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과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 남북 간 이견을 보여 온 현안이 즐비한 상황이어서 당국 간 대화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만 봐도 연장된 북한 근로자 임금 지급 시한이 지났지만 북측은 당국 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개성공단 입주기업 18곳이 3월분 임금을 북측에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이들 기업으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미 군사훈련의 종료가 남북 관계의 정세 안정에 단편적인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당국 차원에서의 전체적인 관계 개선이 일어날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내 덕에 한·미 훈련 하루 중단… 참작을” ‘리퍼트 습격’ 김기종 법정서 황당 주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혐의(살인미수 등)로 구속 기소된 김기종(55)씨가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아) 심리로 23일 열린 첫 재판에서 김씨는 “분단 70년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한·미 합동) 군사훈련 때문에 갑자기 중단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훈련이) 내일모레 끝나는데, (내) 자랑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보람차다고까진 할 수 없겠지만 나 때문에 하루 훈련이 중단됨으로써 많은 사람이 다치지 않았다”며 “그런 부분을 참작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경 조사를 받으면서 리퍼트 대사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밝혔던 것과 달리 이날 재판에서는 미안하다거나 후회한다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씨의 변호인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하는 훈련에 감정을 갖고 현장에서 즉흥적·충동적 분노에 의해 벌인 것으로 피고인의 표현으론 일종의 퍼포먼스이지 살해 의도는 없었다”며 핵심 공소사실인 살인미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반면 외교사절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하늘색 수의에 수염을 기르고 휠체어에 탄 채 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밝은 표정으로 재판 내내 미소를 지었으며 방청석을 둘러보면서 지인과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내달 1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사설] 절반의 성공 한·미 원자력협정, 남은 과제 많다

    한국과 미국이 그제 42년 만에 원자력협정 개정에 합의했다. 새 협정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나 산업적 관리 차원에서 우리의 애로를 크게 덜어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간 꽉 막혀 있던 원전용 연료인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의 재활용이란 두 핵심 사안의 물꼬도 텄다. 다만 전반적 농축·재처리 권한은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하기에 협상 결과는 후하게 쳐도 ‘절반의 성공’일 뿐이다. 우리의 ‘에너지 주권’을 더 확장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4년 6개월에 걸쳐 밀고 당긴 끝에 타결된 새 협정은 우리 입장에서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다. ‘핵주권’ 확보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도 있다. 미국과 합의해 미국산 우라늄에 한해 20%까지 저농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재처리도 초기 단계만 허용된 게 그렇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 한·미 동맹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차원으로 진일보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세계 차원의 핵 비확산이 최우선 순위인 미국과 원자력의 산업적 활용 증진이 주목표인 우리가 최대공약수를 찾았다는 측면에서다. 물론 핵주권 확보라는 차원에서 보면 협상 결과가 미진할 수도 있다. 발등의 불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장기 과제로 돌린 게 이에 해당한다. 한·미 공동으로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방식을 연구하고 있는 데다 해외에 위탁 재처리하는 길도 텄지만, 핵폐기물이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는 현실에 비춰 한가해 보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라늄을 20% 이상 농축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재처리 허용 범위도 넓은 일본과 단순 비교해 우리의 핵주권을 문제 삼는 건 온당하지 않다. 일본은 국제 사회의 핵 비확산 규범이 뿌리내리기 전에 재처리 권한을 확보했지만, 천문학적 비용을 쓰고도 상업용 재처리에 실패했다. 북핵 저지가 관건인 우리 처지에서 핵무기를 만들려 한다는 오해를 감수해야 할 이유도 없다. 신(新)원자력협정이 진선진미하지 않더라도 실리는 취하면서 한·미 신설 협의체를 통해 ‘핵 국익’을 신장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이번 개정으로 원전 강국의 위상을 다질 디딤돌은 확보했지 않은가. 원전 수출 시 걸림돌이 상당 부분 제거됐고,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국산화 전망도 밝아졌다. 핵연료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스탠더드를 적용받지 않았기에 핵주권 확장도 앞으로 우리가 하기 나름일 수 있다.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실질적 에너지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원자력 원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를 당부한다.
  • 농축·재처리 협의 가능성 열어둬… 반발여론 차단

    22일 가서명된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은 미국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이 진행하는 원자력협정 협상 중 동맹국이자 원자력강국인 한국과의 협상이라는 점에서 다른 협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미국이 장시간 공을 들였고 막판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미국은 5년 전 협상을 시작할 때 농축·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 명시를 고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본 등 사례를 거론하며 핵주권 주장이 나오자 이를 절충해 20% 이하 저농축 허용과 고위급 협의체를 통한 농축·재처리 협의 가능성이라는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핵주권론자들의 반발을 무마함과 동시에 미국 내 비확산론자들의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미국이 지난해 타결한 베트남과의 협상보다 농축·재처리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가 공동 개발 중인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의 첫 단계인 전해환원을 허용한 것은 미국이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당초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 회의적이었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한국 측의 지속적인 연구와 설득이 유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한·미 간 첨예한 줄다리기를 벌여온 농축·재처리 문제가 절충되면서 원전 수출 문제도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연료 제공 등에서 이득을 취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주목되는 것은 이번에 재개정된 협정의 유효기간이 현행 협정의 절반 수준인 20년으로 줄어들고 어느 한쪽의 이의 제기가 없으면 5년씩 자동 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최근 다른 나라들과 맺은 원자력협정의 유효기간이 30년 수준이라는 점에서, 20년으로 줄인 것은 향후 여건 변화에 따라 재협상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소식통은 “유효기간 단축도 한국 내 반발세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 의회 강경파들이 협상안을 수용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농축·재처리에 막혀 ‘샅바 싸움’… 4년간 11회 정례협상

    농축·재처리에 막혀 ‘샅바 싸움’… 4년간 11회 정례협상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22일 타결되기까지 한·미 양국은 지난 4년 6개월여간 힘겨운 ‘샅바 싸움’을 벌여 왔다. 원전 산업 발전을 위해 자율성 확대를 추구하는 한국과 비확산 정책을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의 정식 명칭은 ‘원자력의 민간 이용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으로 양국의 원자력 협력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비확산 정책 차원에서 외국과의 원자력협정에 포함돼야 할 9가지 조건을 원자력에너지법 123조에 명시해 협정 체결 시마다 이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원자력협정에서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를 도입한 이래 다른 국가들과의 개정 협상에서도 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한국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란 게 미 행정부와 의회의 입장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협상은 한국이 확보할 수 있는 자율성의 수준을 최대한 모색해 가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양국의 현행 협정 만기가 2014년 3월로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의 달라진 위상에 맞는 협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엇갈리는 입장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은 2010년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본협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정 협상을 개시했으나 농축과 재처리 문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2013년부터 협상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1차례 정례협상을 가졌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노벽 한·미원자력협정개정협상 전담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11차 본협상 이후에도 각종 소규모 협의를 통해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이어 갔다. 박 대사는 지난 2월 정기 공관장 인사에서 러시아 주재 한국대사로 발령받았지만 협상을 위해 부임도 미뤘다. 한편 이번 가서명식은 이번 주 내로 하기로 돼 있었지만 리퍼트 대사의 지방출장과 겹치면서 22일로 급하게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정도 오후 5시로 예정돼 있었으나 리퍼트 대사의 일정에 맞춰 4시 15분으로 앞당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韓 3대 협상목표 실리 챙기고… 美 핵 비확산 정책 틀도 유지

    韓 3대 협상목표 실리 챙기고… 美 핵 비확산 정책 틀도 유지

    한국과 미국이 22일 타결한 새 원자력협력협정에는 사용후핵연료의 효율적 관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원전 수출의 증진이라는 정부의 3대 협상 목표부터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을 원활히 하기 위한 요소까지 골고루 담겼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핵확산금지 원칙이라는 틀 속에서 한국의 원자력 정책 자율성 확대를 모색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공동의장 상설 고위급위원회 신설 새 협정의 대표적 원칙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닌 ‘호혜성·상호성’이다. 양국은 협정 전문에 양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의 평화적 원자력 이용에 대한 ‘불가양의 권리’를 이례적으로 확인하고, 우리가 미국 원전에 수출한 장비에 대해서는 우리도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양국 간 원자력협력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과 우리 외교부 차관이 공동 의장을 맡는 상설 고위급위원회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매년 양국 원자력 협력에 관한 정례 협의를 열게 된다. 이 밖에 미국으로부터 일일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했던 미국산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일부 형상·내용 변경 활동을 국내 시설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현재 보유한 연구시설에서 사용후핵연료의 특성 등을 확인하는 조사(照射)후 시험과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의 전반부 공정인 전해환원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연구 시설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따른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우리 정부가 장기적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으로 검토하는 파이로프로세싱에 대해서는 2020년까지 진행될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양국이 합의하면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양국이 공동 연구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과 관련해 현재 한국은 전해환원에서 앞선 기술을, 미국은 전해정련과 전해제련 등의 과정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국산 사용후핵연료를 한·미 양국이 합의한 제3국에 위탁해 재처리할 근거 또한 새 협정에 포함됐다. 원전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우라늄 농축 관련 내용은 기존 협정에는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암 진단 ‘몰리브덴 99’ 국내 생산 양국은 고위급위원회에서의 협의를 통해 20% 미만까지의 저농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미국에서 들여온 원자력 부품이나 장비를 우리 업체가 제3국에 재수출하기도 수월해졌다. 대상국이 한·미 양국 모두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했다면 미국으로부터 일일이 동의를 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재수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양국이 서로 수출입과 관련한 인허가를 신속히 발급하도록 규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한국 원전 수출이 휠씬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정 개정으로 국민 복지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 99’를 지금까지는 전량 수입해 왔지만 앞으로는 미국산 우라늄을 사용해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항공 운송료를 절감하고 비싼 진단 비용, 공급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매서운 눈빛

    매서운 눈빛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체육관에서 개최된 ‘주한미군 장병 태권도 캠프’에서 미국 군인들이 발차기 연습을 하고 있다. 이 행사는 한·미 두 나라 군대의 우호증진을 위한 한국문화 체험행사 ‘영원한 친구’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렸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42년 만에… 핵연료 저농축·재처리 길 열렸다

    42년 만에… 핵연료 저농축·재처리 길 열렸다

    그동안 미국의 사전동의 규정 등에 묶여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사용후핵연료의 저농축과 재처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측면에서 핵 주권을 일부 찾았다는 실리를 챙기면서도 미국이 우려하는 비확산의 문제도 해결했다는 평가다. 한국과 미국은 22일 박노벽 외교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협상 전담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원자력협정 가서명식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40여쪽 분량으로 구성된 이번 협정은 2010년 10월 공식협상 개시 후 약 4년 6개월 만에 타결된 것이다. 특히 1973년 발효된 기존 협정 이후 42년 만에 내용 상당수가 바뀌었다. 협정문에는 우선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차관급을 위원으로 하는 고위급위원회에서 합의를 거쳐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저농축할 수 있게 했다. 20%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규정한 저농축의 기준선이다. 또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와 관련, 양국이 공동 연구 중인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 연구를 공동 진행키로 했다. 이 때문에 핵 연료의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골드 스탠더드’는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미 양국과 원자력 협정을 체결한 제3국에 대해서는 우리 원자력 수출업계가 미국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미국산 핵물질이나 원자력 장비, 물품 등을 자유롭게 재이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몰리브덴-99)도 미국산 우라늄을 이용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이를 수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기존 41년이었던 협정 유효 기간도 20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또 협정 만료 2년 전에 어느 한쪽이 연장 거부를 통보하지 않으면 1회에 한해 5년 연장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협정은 양국의 가서명에 이어 1~2개월 후 정식서명, 미 의회 비준과 국회 보고 등을 거쳐 기존 협정의 유효기간인 내년 3월 이전에 정식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리퍼트 대사는 “새로운 협정은 한·미 간의 깊은 파트너십과 강력한 동맹에 어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남미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의 실질적 국익이 최대한 반영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외교부선 비준 필요 없다지만… 법제처 판단 거쳐야

    22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타결되면서 본협정이 국회 비준 대상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외교부는 협정이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란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란 점에서 향후 야당의 반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박노벽 한·미원자력협정개정협상 전담대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오후 4시 15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양국 정부를 대표해 협정문에 가서명했다. 이후 법제처 검토→차관회의→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효력이 발생한다. 원칙적으로 협정 또는 조약이 국내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하거나 재정 부담이 수반되지 않는 한 국회 비준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교부에서 그렇게 판단하더라도 외교부가 체결한 이번 협정에 대해 비준 등이 필요한지 법제처가 관련 검토를 진행한다. 이때 법제처가 국회 비준 대상이란 판단을 내리면 해당 협정에 대해 국회 비준동의안을 제출하게 된다. 이런 경우 국회는 본협정에 대한 비준 여부를 판단, 동의 또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헌법 60조에서 명시한 국회의 권한으로 ▲상호 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 사항에 대해 비준동의권을 가진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통상 외교부가 체결하는 일반 조약, 협정에 대한 국회의 간섭 권한이 명문화돼 있는 것이 없어 자의대로 판단해 (비준안을) 요구할 수 없다”며 “하지만 야당에서 (국내) 정치적으로 중요한 협정이라면서 국회 비준 대상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측에서는 지난 3월 한·미 방위비분담협정 때처럼 ‘추가 협상’, ‘정부 개선 계획서 제출’을 비롯해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원자력협정은 재정을 수반하지 않아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국익에 따라 대승적으로 접근할 개연성이 크다. 미국은 가서명 이후 국무부와 에너지부 장관의 검토서한→핵확산평가보고서(NPAS)→대통령 앞 메모 송부→대통령 재가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핵확산평가보고서와 함께 새 협정문을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미국 상·하원의 비준을 위해서는 ‘연속 회기 90일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비준을 위해서는 의회가 열리는 날짜를 기준으로 연속해서 90일간 의회의 반대 결의가 없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 조건을 충족하는 데 통상 반년 이상이 소요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용후핵연료 활용 ‘제한적 자율성’ 확보… ‘핵주권’ 일부 찾아

    사용후핵연료 활용 ‘제한적 자율성’ 확보… ‘핵주권’ 일부 찾아

    한·미가 22일 가서명한 개정 한·미원자력협정을 통해 사용후핵연료의 20% 미만 저농축을 허용하고 미국의 원전연료 공급지원 규정을 마련한 것은 기존 양국 간 원자력협력이 단순한 기술협상을 벗어나 기술동맹 수준까지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미국산 연료 사용이라는 단서를 달고 양국 간 합의라는 족쇄를 낀 상황에서 20% 미만 저농축을 허용키로 한 것은 독소조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용후핵연료 농축 기반 열어 그동안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협상에서 공을 들인 분야는 바로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재처리) 권한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비록 일본 수준의 포괄적 사전동의는 얻지 못했지만 연구 개발에 있어서 미국의 별도 동의 없이 자율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이는 특히 기존에 건별, 또는 5년 단위로 공동결정한다는 제약을 걷어낸 것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하는 우리의 원전 기술과 비확산 의지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바탕으로 얻어낸 성과라는 것이 외교부의 자평이다. 이를 통해 사용 후 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에 필수적인 조사 후 시험과 같은 핵심 연구활동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외교부는 전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분야의 자율권 보장은 일종의 원자력 연구의 주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차관급을 필두로 주기적인 회의를 하고 워킹그룹을 4개 생성한 것은 협상체제가 격상된 것으로 양국의 원자력 협력이 정책레벨로 격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0% 미만의 저농축을 허용한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고농축과 저농축의 기준점을 20%로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차피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도가 100%에 가까운 고농축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낮은 기준점을 잡아 연구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 핵연료 공급 길 마련 협정을 통해 미국이 원전연료 공급 지원에 대한 규정을 신설한 것도 의미 있다. 이를 통해 수습 불균형 상황 발생 시 상호 비상공급 지원 협의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농축이 가능해지면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있는 부산물도 챙겼다. 이같은 재처리를 미국산 연료에 한한다고 규정한 것은 아쉽다는 평가다. 우라늄 원광 매장량은 현재 카자흐스탄, 캐나다, 호주 순인데 재처리와 농축 등을 위해서는 이들 국가가 아닌 미국산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많은 이득을 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협정문 서문에 양국 간 원자력 협정을 확대하면서 주권의 침해가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도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 의회가 요구하고 있는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하는 ‘골드 스탠더드’는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상대방 원자력 프로그램을 존중하고 부당한 방해나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 규정도 포함된 점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원자력 업계가 수출한 장비를 장착한 미국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일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우리의 원자력 위상을 반영한 결과라는 평가다. 외교부 관계자는 “핵주권을 외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을 결과일 수 있지만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는 미국과 상호 평등하고 협력하는 협정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日집단자위권 행사 때 ‘한국 주권 존중’ 재확인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은 일본이 집단자위권 행사 등 방위안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조만간 발표될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 주목된다. 3국 국방당국은 1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부 차관보급 ‘3자 안보토의’(DTT)를 개최한 뒤 공동 언론 보도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미·일 동맹의 틀 내에서 개정될 것”이라며 “이 같은 노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며 제3국 주권의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제3국’은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주권과 국익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온 한국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양자 방위협력지침에서는 통상 제3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미·일이 공개한 방위지침 초안에는 제3국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측이 지속적으로 ‘일본이 한반도 주변 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미·일 측에 전달해 왔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제3국의 주권 존중에 대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