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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 후보 볼턴 “北 선제공격 절대 없다”

    美국무 후보 볼턴 “北 선제공격 절대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첫 국무장관 후보인 존 볼턴(67)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 “미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선제공격땐 한국 많은 대가 치러” 볼턴 전 대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방미 중인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대북 선제공격으로 인해 한국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지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의원외교단 가운데 한 명인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전했다. 나 의원은 특히 볼턴 전 대사가 “(선제공격) 가능성은 제로(0)”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덧붙였다. 볼턴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과 함께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 그는 공화당 정권에서 국무부 차관 등을 지냈으며 특히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북한,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한 강경파로 분류된다. 따라서 그의 이날 발언은 매파 성향 외교관이라는 그동안의 평가와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볼턴 전 대사는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로 인해 북핵 문제가 미국 내 가장 우려하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며 “북한의 공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거기(대화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없다.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중 북한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로이스 위원장 “한·미 동맹 더 강화” 의원외교단은 이날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등도 만나 한·미동맹 중요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로이스 위원장은 “미국과 한국은 동등한 파트너이며, 한·미동맹은 앞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양국 간 교역이 20% 늘었다. 한국은 교역뿐 아니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그동안 한국에서 우려한 트럼프의 캠페인 과정에서 나온 대북 선제타격론 같은 공격적 발언들은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나 의원은 “미국도 북핵 문제를 크게 우려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충분히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미국에 도착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동맹 관계는 우리에게 최우선 외교안보 과제”라며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인수팀이 발족한 초기부터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19일까지 미국에서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북한 문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구글지도 데이터 반출 여부 트럼프 눈치보다 길 잃는다

    구글지도 데이터 반출 여부 트럼프 눈치보다 길 잃는다

    통상 마찰 우려에 승인說 솔솔 서두르다 협상 카드 잃을 수도 ‘데이터 주권’ 분쟁 대비하려면 우리 정부 확고한 입장 세워야 우리 정부가 18일 구글이 신청한 정밀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정부와의 충돌을 피하려면 구글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 변동에 휩쓸려 우리 정부의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국가 및 글로벌 기업들과 이어질 ‘데이터 주권’ 분쟁에 선례가 되는 만큼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세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16일 국회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방부와 외교부, 미래창조과학부, 국토해양부 등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협의체는 18일 지도 데이터 반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부처별 입장과 논의 내용 등이 베일에 싸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반출 승인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가 지도 반출 문제를 한·미 통상과 연결시켜 우리 정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트럼프 변수’가 좌우하는 듯한 흐름 속에 우리 정부의 원칙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15일 “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당선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등에 겁먹고 원칙 없이 지도 반출을 승인하려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부처 간 협의하도록 돼 있는 협의체에서 통상 이슈가 부각되는 것이 원칙의 훼손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IT 업계에서는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트럼프 정부에 ‘알아서 눈치보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등을 돌리고 있는 트럼프가 자국 IT산업을 중시한 오바마 정부처럼 구글에 힘을 실어 줄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정책 틀이 잡히기 전 지도 반출을 승인하는 것이 향후 미국과의 통상에서 중요한 협상 카드를 낭비하는 셈이 될 수도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트럼프가 지도 반출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면서 “과거 구글의 동일한 요청을 심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관된 원칙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도 반출을 둘러싼 트럼프 정부와의 마찰 가능성을 내다보면서도 앞으로 잦아질 외국과의 데이터 분쟁 등을 면밀히 고려해 우리 정부가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FTA가 국가 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에 대한 조항도 담고 있어 미국이 이를 빌미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의 어느 정권에서든 이슈화할 수 있는 사안이므로 우리 내부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데이터와 지적재산권은 국제무역에서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산업과 안보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해 입장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7 공직열전] 에너지 정책·통상협상 총괄… 경제영토 확장 앞장

    [2017 공직열전] 에너지 정책·통상협상 총괄… 경제영토 확장 앞장

    전기·가스요금 등 실생활에 밀접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다양한 대외통상 협상을 통해 경제영토를 넓혀 가는 주무부처, 바로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산하의 실국(2실 2국)이다. 통상정책국, 통상협력국, 통상교섭실(FTA 전담)은 우리 기업들이 수출이나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싸우고 길을 내는 ‘넥타이맨 파이터’다.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여름 ‘전기요금 누진제’로 주목을 받았던 에너지자원실은 자원 수입과 공공요금 정책을 결정한다. 또 원자력 발전과 미래 먹거리인 에너지신산업, 해외 자원개발 등을 맡고 있다. 한·미 통상업무를 총괄하는 박건수(52·행시 34회) 통상정책국장은 상황 판단과 머리 회전이 빠르고 부지런하다. 친화력도 좋아 동료들을 챙긴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통상업무 경험이 적다 보니 늦게까지 남아 줄을 치며 공부할 정도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와 통상 분쟁 때마다 국가 소송을 관장하는 강준하(47) 통상정책심의관은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홍익대 법대 교수 출신이다. 외교통상부 사무관으로 특별 채용돼 한·미, 한·아세안 FTA 협상 등에 관여했다. 전문성이 높고 개방적이라는 평가다. 사무관급 공무원은 “직원들 경력 관리에 대한 조언도 잘해 준다”고 말했다. 공직 경험이 짧고 법률업무 특성상 정책 시야가 다소 좁다는 얘기도 있다. 강명수(50·35회) 통상협력국장은 ‘생불’(生佛), ‘FM 공무원’으로 불린다. 온화하고 꼼수를 쓰지 않는 성실함에 아무리 힘들어도 짜증내는 걸 본 적이 없다고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동료 공무원은 “해외 순방 때 주형환 장관에게 엄청 혼이 났는데도 끝까지 장관을 설득시키려고 하는 열정적인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언론과의 관계가 소원하다는 얘기도 있다.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적을 옮긴 이민철(50·외시 27회) 통상협력심의관은 솔직 담백하고 털털하다고 한다. 자원개발전략과장 당시 국정감사로 직원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국회 업무를 후배들에게 미루지 않고 나서서 해결하는 ‘보스’ 기질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함께 근무한 후배 공무원은 “장관에게 혼나는 걸 본 적이 없다”면서 “출세 욕심이 없는 솔선수범형으로, 보고서도 직원들과 같이 쓰고 협상장에서도 타고난 유머로 분위기를 잘 이끈다”고 전했다. 여한구(48·36회) FTA 정책관은 오랜 유학 생활과 국제기구 경험을 가진 ‘국제통’이다. 하버드 석사 2개에 세계은행 선임투자분석관으로 일하면서 국제 업무에 특화돼 있다. 통상 전문가로서 업무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동료 공무원은 “다소 내성적인 ‘워커홀릭’ 스타일로 업무 성적은 좋지만 새벽에 업무 지시를 내리는 등 관리자로서의 완급 조절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메가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총괄하는 유명희(50·35회) FTA 교섭관은 산업부 최초의 여성 국장이다. 활발하고 달변으로 유명하다. 빼어난 영어 실력과 협상 능력으로 서기관에서 부이사관을 거치지 않고 이례적으로 고위 공무원단으로 특진했다. 외교부에 있을 때 좋은 해외 보직만 맡아 관운이 좋다는 평과 고생을 안 했다는 평이 공존한다. 배우자가 정태옥(대구 북구갑) 새누리당 의원이다. 장영진(51·35회) 에너지자원정책관은 최장수 인사업무(4년 2개월)를 담당한 운영지원과장 출신으로 정무 감각과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으로 언론 등 대외 관계가 원만하고 협상력이 좋다. 폐지된 해외자원개발 성공불융자 예산을 부활시켰다. ‘전기요금 누진제’ 정책을 지휘하는 김용래(49·기시 26회) 에너지산업정책관은 기술고시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총무과장을 지냈다. 배려심이 깊고 균형감 있게 일 잘하는 에너지 전문가다. 한 사무관급 공무원은 “힘들어도 티 안 내고 후배들에게 의전을 안 따져 편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원전 산업을 총괄하는 정동희(55·기시 27회) 원전산업정책관은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성격으로 ‘온몸을 불살라 일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갈등 문제를 잘 정리하고 현장을 중시한다. 녹색성장위원회 파견 때는 안건마다 반대 입장을 밝혀 당시 단장인 주 장관과 냉랭한 사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주 장관도 일에 대한 그의 열정과 부지런함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주영준(49·행시 37회) 에너지신산업정책단장은 산업부 대표 ‘훈남’으로 통한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업무도 신속하게 배분하고 조정하는 데 뛰어나다. 후배 공무원들이 “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라고 입을 모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승연 회장·버지니아주지사 경협 논의

    김승연 회장·버지니아주지사 경협 논의

    김승연(오른쪽) 한화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장교동 본사에서 테리 매콜리프 미국 버지니아주 주지사를 만나 미 대선 이후 한·미 양국의 외교 및 경제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친한파’ 인사로 분류되는 매콜리프 주지사는 힐러리 클린턴 미 대선 후보의 정치적 동지로 알려져 있다. 한화 제공
  • 트럼프측 “한반도에 핵장착 전략기 배치를”

    트럼프측 “한반도에 핵장착 전략기 배치를”

    “韓 독자 핵무장 있을 수 없다 ‘세컨더리 보이콧’ 이행해야” 마이클 헤이든 前 CIA국장은 “中 압박 차원서 핵 재배치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북 정책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트럼프 당선자 측 인사가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 강화를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선임고문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국회 동북아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일행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제기된 한국의 독자 핵무장론 등에 대해 “그것(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있을 수 없다”며 “이중용도의 ‘이중능력 전략기’(dual capable aircraft)를 (한반도에) 전략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핵을 장착할 수 있고 재래식 무기도 장착할 수 있는데 그런 이중능력 전략기 배치를 통해 실제로 핵을 배치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늘 긴장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퓰너 회장은 이중능력 전략기가 핵을 포함해 무엇을 탑재할지 모르게 함으로써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드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단 일원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 전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이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불법 거래한 제3국 기업에 제재를 가했지만 세컨더리 보이콧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조슈아 볼턴은 의원들과 만나 “트럼프는 한반도에 관한 구체적 정책이 없다. 동맹 이슈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지적하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모든 것을 개별 거래 관계로 보니 그 점을 참고하라”고 충고했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그는 “트럼프가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기본 노선을 바꾸기 어렵지만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리 가드너(공화)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최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비서실장과 만나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트럼프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최상위 의제 중 하나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고 의원들이 전했다. 한편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의회전문지 더힐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반도에 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CIA 국장을 지낸 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는 사려 깊은 결정”이라며 “우리는 이와 함께 한국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한 결정이나 미국 핵탑재전함(핵항모)의 중국과 한국 해역 배치 횟수, 한국의 민간 핵산업에 관한 제한 등에 대해 재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카터 美국방 “北, IS만큼이나 美 안보에 심각한 위협”

    카터 美국방 “北, IS만큼이나 美 안보에 심각한 위협”

    美 연구기관 “미군 철수 땐 전쟁” 애슈턴 카터(62)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진하는 북한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만큼이나 미국 안보에 심대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기간 한국과 일본 주둔 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국 조야는 한반도 방위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트럼프 정부의 기조가 주목된다. 미국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카터 장관이 전날 시사잡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인과 대담하면서 ‘미국이 앞으로 5년간 직면할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IS, 북한, 이란, 중국, 러시아 등”이라고 답변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카터 장관은 대담에서 “미군은 한반도에 수십년간 주둔해 있었고 북한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우리의 구호는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오늘 밤이라도 싸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군 통수권자인 트럼프에게 질서 있게 행정부의 업무를 인수인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혁신적이고 튼튼한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70여년간 다른 나라들이 번영하는 것을 도왔고 앞으로도 영향력 있는 국가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지난달 20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한반도 공약은 변함이 없고 위협에 맞서 미군의 모든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차기 행정부에서도 세계 경찰로서 미국의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아시아파운데이션은 이날 발표한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아시아의 시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안보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북한이 이를 오판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차기 미국 행정부는 동북아에서의 미군 철수가 이 지역에서 미국과 이 지역 국가들의 이익을 크게 저해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의 필진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한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펼쳤지만 북한 비핵화에 실패한 만큼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비핵화는 물론 정전체제를 영구적인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 등을 포함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軍·롯데, 사드 부지 맞교환 합의 ‘속도전’

    이르면 내년 상반기 배치될 듯 국방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최종 부지로 선정한 경북 성주군의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성주 골프장) 땅을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군 소유 부지와 맞바꾸기로 롯데 측과 합의했다. 주요 절차 중 하나인 부지 협상이 일단락되면서 사드 배치 작업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계획대로 내년 중 사드 포대의 실전 배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16일 “9월부터 사드 배치 부지 취득을 위해 롯데상사 측과 협의를 진행한 결과 성주 골프장과 유휴 예정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를 교환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감정 평가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성주 골프장 전체 부지 148만㎡를 모두 매입할 계획이다. 성주 골프장의 공시지가는 450억원이지만 시세는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감정 평가 절차를 거쳐 골프장 가격만큼 남양주 부지를 롯데 측에 넘긴다. 남양주 군용지는 총 20만㎡로 공시지가만 1400억원 정도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양주 군용지에는 제2군수지원사령부 예하 15보급대와 7급양대가 주둔해 있지만 이전 계획에 따라 옮겨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 측 이사회 결정을 거쳐 부지 이전 절차가 완료되면 국방부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해당 부지를 미군 측에 공여한다. 이후 미군 측과 협상을 통해 부대 시설 공사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내년 초쯤이면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시설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체 부지는 취지에 맞도록 미군 측과 활용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4일 “8~10개월 내 사드 포대의 한국 전개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르면 내년 7월쯤 사드 포대의 운용을 개시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시설만 조성되면 미국 본토에 있는 사드 포대를 옮겨와 배치하는 건 1~2주일이면 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드 포대 배치 및 운용 개시 시점은 성주군, 김천시 주민 등을 포함해 국내 반발 여론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주요 변수인 셈이다. 당장 야당은 부지를 교환하는 대토(代土) 방식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 추후 절차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또 기지 공사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변수로 작용할 여지도 있어 사드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질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 인수위 접촉’ 오늘 실무단 방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측과 한·미 동맹 및 경제 협력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부고위실무대표단이 16일 미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조태용 국가안보실 1차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3박 4일 일정으로 미국에 파견한다고 15일 밝혔다. 대표단은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김용우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등 정부 부처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미국에서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트럼프 간 전화통화에서 거론된 한·미 동맹 및 북핵 문제 대응을 위한 긴밀한 협력 방안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 및 차기 행정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인사들을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면면을 보면 이번 방미에서는 북핵·대북 협력 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확장억제 전략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방위공약과 굳건한 한·미 동맹 관계를 재확인할 것”이라면서 “양국 경제협력 관계의 상호 호혜적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 중인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제재 결의 전망 및 북한 인권 증진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美 싱크탱크 “한·미 동맹 위협받지 않을 것”

    對中 정책 변화에 충격은 불가피… 미·중 무역 갈등 속 韓 피해 전망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한반도 경제·안보 정책이 급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기존 정책들이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널드 맨줄로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미국 신행정부 정책전망’ 세미나에서 “의회를 누가 장악했든, 백악관에 누가 앉아 있든 한·미 동맹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경우 어차피 수년에 한 번씩 해 왔던 협상”이라며 “단지 미국이 몇 퍼센트를 내고 한국이 몇 퍼센트를 내는지에 대한 협상에 달린 사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자도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수정하면 미국의 입지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과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993년부터 20년 동안(10선) 미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맨줄로 소장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소위원회 의장을 맡았고 천안함 사태 때는 ‘북한 테러 지원국 재지정 법안’을 직접 내기도 했던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신행정부가 고립주의를 지향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미국에서는 고립주의보다는 국제주의가 더욱 지배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에 내세웠던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법) 폐기, 이민 정책 등 강경한 공약들에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적 사안보다 세제 개혁, 인프라 확보, 규제 혁신 등 국내적 안건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중국 정책 변화에 따른 수출 등 교역 분야의 충격은 피할 수 없다는 점에 한·미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클라우드 바필드 미국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다른 정책과 달리 무역 정책은 오랫동안 고민해 왔고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정부는 수개월 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그 사이에 끼인 한국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대중 수출의 상당 부분이 부품(중간재)이기 때문에 두 거인 사이에서 한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이 기회에 한·중 FTA를 업그레이드하고 무역 환경이 크게 바뀌는 시대에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野 “한민구 해임안 표결”

    美는 “한·일 군사정보협정 환영”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 3당은 15일 한·일 정부가 전날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가서명한 것과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 제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의당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회동을 갖고 오는 30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관영 수석부대표는 “12월 1일 본회의에 보고한 뒤 2일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 과반인 15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무소속 6명을 포함해 야권은 171석이다. 물론 통과돼도 강제할 효력은 없다.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압박의 성격이 크다. 전날 양국 정부가 가서명한 협정 문안은 법제처 심사가 끝났으며 17일 차관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법제처 심사가 완료돼 차기 차관회의에 상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한·일 GSOMIA 가서명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게리 로스 국방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 속에서 한·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GSOMIA 체결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달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과 한 장관이 북핵 대응을 위해 한·미·일 정보공유를 강조하면서<서울신문 10월 22일자 3면 보도> 2012년 무산됐던 한·일 간 GSOMIA 협상이 재추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으니 정부와 재계는 정치·경제·안보·통상 분야에서 예상과 대비에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자의 성격이 독특한 데다 그동안 내걸었던 공약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전후해 폭락과 반등으로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는 이제 ‘트럼프 리스크’라는 새로운 위협을 안게 됐다. 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건설경기에 의존하던 국내 경제는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또 다른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가 겉으로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치를 담고 있다. 중국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협상에서의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자유무역협정의 폐기와 재협상 등이 그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네거티브섬 게임이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보호주의 조치로 인해 보복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되는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의 경기 후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계량분석이 가능한 관세 인상만을 고려한 무역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17년 2.7%, 2018년 0.3%, 2019년 ~0.1%로 하락한 후 2020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2~3%에서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의 심각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무역 배척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중요한 무역협정의 체결이나 변경은 의회의 절대적 협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수입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큰 분야에서는 국내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통상법에서 허용된 공격적인 제재 수단을 무차별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후보는 석유 등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공언하고 있고 기후변화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역시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우려하는 시대적 흐름과 어긋난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역주행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에너지 산업 개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국내 서비스시장의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한·미 FTA의 추가 협상 등도 현실 문제로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기업가로 성공한 만큼 기업의 투자를 부추기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낙관적인 희망도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미국의 낡고 오래된 도로, 교통,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 기업에는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한국은 트럼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경제학에서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항상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아무리 독단적이라 하더라도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실익을 주고받는 협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통상정책과 외교정책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한·미 동맹 관계를 굳게 다지는 가운데 외교, 안보 및 통상정책에서 가능한 한 많은 대안을 갖고 유연히 협상해 나가야 한다. 우리 수출산업은 안팎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무역장벽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가격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은 어떤 통상 압력도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美 TPP 폐기는 기회… 中 주도 RCEP 협상키 잡아야

    美 TPP 폐기는 기회… 中 주도 RCEP 협상키 잡아야

    中 입김 센 RCEP 급부상은 부담 “낮은 개방화로 들러리 전락 우려” “조속한 타결… 우위 선점해야”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우리나라의 통상 정책도 중대기로에 섰다. 경쟁 상대인 일본과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TPP의 와해는 참여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로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해 52개국과 체결한 양자 FTA의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향후 새로운 통상질서 개편에 시의적절하게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TPP의 대척점으로 거론됐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거세지면서 교역을 빌미로 정치·군사적인 요구 사항이 많아질 수 있어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14일 “미국의 TPP 폐기는 한·미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에 일본과 중국보다 유리한 수출 환경을 조성한다”면서 “다만 앞으로 TPP 대신 RCEP, 한·중·일 FTA, 일대일로(중국의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같이 중국 중심의 세계 통상질서가 강화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를 비롯해 16개국 간 다자 FTA로 연결된 RCEP는 소비 시장만 35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48.5%)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22조 4000억 달러)은 TPP보다 낮지만 교역 규모는 9조 5000억 달러로 TPP(8조 7000억 달러)보다 높다. 이 때문에 정부는 TPP 참여에 실기한 점을 고려해 RCEP의 조속한 협상 타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불법어선 조업 등으로 한·중 간 군사적·정치적·지정학적인 불편한 관계를 감안하면 중국 주도의 RCEP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중국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수단으로 RCEP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중국이 ‘무늬만 FTA’인 매우 낮은 수준의 개방화로 RCEP를 묶어 놓아 우리나라가 가입할 경우 경제적 실익은 없고 중국의 정치·경제적 위상을 높이는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RCEP의 개방 수준을 높이고 현안을 광범위하게 다루자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세계 3위의 FTA 발효국(전 세계 GDP 비중의 77%)인 우리나라로서는 다른 나라가 메가 FTA를 체결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며 “새로운 형태의 판을 벌이기보다 선점 효과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제1회 대미통상 실무작업반 출범식을 열고 미국 차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대응 방향과 업계 영향을 논의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강력한 대북 정책 취할 것”

    “트럼프, 강력한 대북 정책 취할 것”

    北과 직접대화 가능성 매우 작아 北 핵보유국 인정하지 않을 것 14일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매우 강경한 대북 정책을 취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정책적 요소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면서도 “트럼프의 입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주최 한반도 국제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면서 “그보다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트럼프가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과 어떻게 협력할지는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면서 “대선 기간 중국과 관련한 그의 발언 가운데 상당수는 굉장히 도발적이었으며, 그런 발언들이 대중(對中) 정책에 반영된다면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매우 어렵게 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영리하다면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차기 정부와도 튼튼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한·미 대북 정책의 공동 목표로 삼아 북한의 비핵화와 변화를 넘어 한반도에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도 발표문을 통해 “전면적인 대북 압박은 불가피하다”며 “북한 체제가 협상을 거부하고 핵무장의 길로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인권 논의하는 한·미 수석대표

    北인권 논의하는 한·미 수석대표

    14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북한인권협의체 회의에서 한·미 수석대표인 김용현(오른쪽 첫 번째)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미국 로버트 킹(왼쪽 첫 번째) 북한인권특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트럼프, 한·미동맹 폄하 땐 반대 직면”

    “트럼프, 한·미동맹 폄하 땐 반대 직면”

    트럼프 韓 핵무장 용인 말실수 북핵 검증 가능한 감축 나서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한국 핵무장 용인 발언은 큰 말실수입니다.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한국의 핵무장 주장은 체스를 전혀 둘 줄 모르는 문외한들의 게임입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1994~97년)을 지낸 윌리엄 페리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14일 서울 서교동 창비 사옥에서 가진 회고록 ‘핵 벼랑을 걷다’ 한국판 출간 간담회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대북 포용정책의 일환인 ‘페리 프로세스’의 주역인 페리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의 북핵 정책에 대한 인식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트럼프 당선자가 만약 한·미 동맹 가치를 폄하하고 계속 의문을 제기한다면 미 외교가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핵무장론’은 미국의 핵 억지력과 핵우산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에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3만여명에 달하는 주한미군과 그 가족이 있는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정책은 매우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자에게 조언하고 싶은 건 과거의 전략과는 다른 북핵 협상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보는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은 극히 부정적이다. “한국의 핵무장은 기술 등 제조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이지만 체스로 따지면 관련국들이 최후의 수로 어떤 패를 제시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모한 게임”이라고 비유했다. 한국의 핵무장은 일본, 대만, 중국의 연쇄적인 핵무장 혹은 핵능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핵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이며, 동북아시아에서 핵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확언했다. 페리 전 국방장관은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영변 핵 시설 폭격 계획에 대해 “실제로는 국방장관이었던 내 책상 위에 (보고서로만) 존재했던 계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북한 공습 계획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클린턴 당시 대통령에게는 보고하지도 않은 최후의 계획일 뿐이었다”며 “미국의 대북 협상 수단은 대화였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대북 협상은 실패했다”며 향후 북핵 전략의 변화를 조언했다. “북한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로서는 미국도 (내가 알기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할 전략은 없다. 이제 북핵 협상 전략은 ‘검증 가능한 감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북한의 추가적인 핵폭탄 생산을 금지하며, 추가적인 성능 향상과 수출 금지 등을 목표로 북한 핵·미사일 능력을 동결해 비확산하자는 전략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일 군사정보협정 오늘 가서명···김종대 “최순실 표 국정의 완결판”

    한일 군사정보협정 오늘 가서명···김종대 “최순실 표 국정의 완결판”

    한일 양국의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졸속 추진’ 논란 속에 가서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김종대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이 “이 협정은 한일 군사정보 교류에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의 포괄 협정”이라면서 “아예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게 갖다 바치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지금의 협정 체결 강행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말하는 중단 없는 헌정 사태의 일환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지금 당장 퇴진해야 할 이유가 한층 더 명확해졌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정 체결에 대해 “아예 나라를 통째로 미국과 일본에 갖다 바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아무런 공론화 과정도 없이 협정을 몰래 추진하다가 신속하게 서명을 하는 이 졸속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비판하면서 “외교·안보까지 최순실에게 넘긴 마당에 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최순실 국정의 완결판이 아니고 무엇입니까?”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한반도 안보에 시혜를 베푼다고 인식하는 미국과 일본은 중환자실에서 연명하는 박근혜 정부로부터 마지막 채권을 회수하려고 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도덕적 권위와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정부는 대한민국을 강대국의 부속물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100년 전의 조선이 했던 것과 똑같은 작태입니다. 이 협정이 강행된다면 우리는 그 때와 같은 촛불 의병으로 국권을 수호하는 명예혁명을 추진할 것입니다. 만일 정부가 역사의 준엄함을 안다면 이제 협정 강행은 중단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룰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가서명이 끝나고 국무회의에 상정되기 이전에 야3당이 협의하여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혀두는 바입니다.” GSOMIA는 한일간 군사정보의 비밀 등급 분류, 보호 원칙, 정보 열람권자 범위, 정보 전달과 파기 방법, 분실 훼손 시 대책, 분쟁 해결 원칙 등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의원은 “이 협정은 미군의 전략적 구상대로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공조는 작전의 공조로 나아갈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한·미·일 미사일방어 통합 군사 지휘체계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갈 것입니다”라면서 이 협정이 동북아 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發 G2 환율전쟁…한국은 ‘유탄받이’ 비상

    “트럼프의 정책 중 가장 명확한 것은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루이스 알렉산더 일본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소식을 접한 후 내놓은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은 트럼프의 취임 100일 과제에 들어가 있다.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가 중국과 환율 전쟁에 나서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불안감에 원·달러 환율도 널뛰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 환율은 트럼프 당선 당일 달러당 14.5원 급등했다가 이튿날 진정(1.1원 상승)되는가 싶더니 11일 다시 14.2원 올랐다. 3거래일간 30원 가까이 뛴 셈이다.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과 맞물려 외환시장 진폭이 커지고 있지만 섣불리 시장 개입에 나설 수도 없다는 데 외환 당국의 고민이 있다. 트럼프가 “중국이 미국을 돼지저금통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환율 조작국 지정 의지를 거둬들이지 않고 있어서다. 트럼프는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게 끌고 가 미국에서 과도한 이익(연간 3000억 달러)을 챙겨 간다고 본다. “중국 제품에 최소 45% 폭탄관세를 물리겠다”는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45% 관세가 현실화되면 중국의 대미(對美) 연간 수출액은 87%(4200억 달러)나 급감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수출의 4분의1을 중국에 수출한다. 이 중 70% 이상이 중간재 형태의 수출이다. 중국에서 2차 가공 후 미국으로 재수출하는 구조라 미·중 간 환율전쟁이 붙으면 우리나라도 직접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아예 우리나라가 ‘시범 케이스’에 걸려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조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국 국채를 쥔 중국과 전면전에 돌입하기가 부담스러운 미국이 차선책으로 한국 등 만만한 아시아 신흥국을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전인 2011년 말 116억 달러에서 지난해 말 258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지만 트럼프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미국은 ▲대미 무역흑자 ▲경상수지 흑자 ▲환율 개입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무역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는 2가지 요건에 해당해 중국, 일본, 독일 등과 함께 환율 관찰대상국에 올라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외환당국 입장을 (미국이) 이해하게끔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강성 발언들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다가는 물가 폭등 등 미국에 돌아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진영에서는 ‘45% 관세’를 비롯해 한발 물러서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동맹보다 실익 챙기는 트럼프… ‘마초 4강’에 둘러싸인 대한민국

    中 견제 위해 러와 손잡을 수도 동북아 충돌 개입 여부 변수로 국방력·무역 놓고 중국과 갈등 ‘고립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동북아의 역학 관계는 재조정에 들어가는 등 불안정성이 커지게 됐다. 강한 미국을 주창한 트럼프,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지배를 강화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정을 안정시키며 국회에서 개헌선까지 확보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전성기 러시아 제국주의 향수를 자극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모두 경제와 군사를 바탕으로 한 첫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이들이 강하게 부딪힐수록 한국 외교는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의 주장을 볼 때 한국, 일본 등 동맹국과는 물론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도 재조정을 거치며 요동칠 전망이다. 그의 주장인 ‘트럼프주의’는 미국 중심의 일방주의, 보호무역, 반세계화, 국제적 개입 축소 등을 골자로 한다. 그의 대외 정책의 출발점은 힘에 기반한 현실주의다. 그는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한 미국 건설”을 외쳐 왔다. 가치, 규범, 제도, 심지어 동맹까지도 언제든지 휴지통으로 집어던질 기세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란 가치에 기반한 동맹은 위기에 처했다. 그의 두 번째 입장은 “‘세계 경찰 역할’을 이제 그만두겠다”는 것이다.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국제 평화란 명분을 위해 미국이 예산을 쓰며 국력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는 아시아인이 지키라”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의 독트린과 일부 맥을 같이한다. 이는 미국이 세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기본 축이 됐던 동맹 관계를 평가절하하면서 일방주의로 가겠다는 것으로 동맹 관계가 느슨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업가답게 이해타산을 우선시하며 모든 것은 흥정과 거래가 가능하다는 식의 그의 태도는 동북아 동맹 관계를 흔들고 불안정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일본의 재무장과 동북아 군비경쟁을 재촉할 가능성도 높다. 동맹을 축으로 했던 ‘미국에 의한 국제 평화’인 ‘팍스아메리카’의 종말도 예상된다. 아·태 및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는 그동안 안정의 핵심 수단이던 미·일 및 한·미 동맹이 어떤 형태로 재조정될지에 좌우될 전망이다. 지역 안정과 중국 견제와 관련, 일본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 센카쿠열도 등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인 일본에 대해 미국이 중·일 충돌 상황에서 어디까지 개입하고 힘이 돼 줄 것인지 등도 변수다. 동북아에서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처이며 지역 동맹국들과의 관계 설정이지만 트럼프는 힘에 기반한 양자 협상에 치우쳐 있다. 한편 그는 중국을 ‘일자리 도둑’, ‘환율 조작국’이라면서 중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미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강도 높은 무역전쟁이 예상되는 점이다. 또 그는 병력 증강 등 국방력 강화와 남중국해 해역의 미군 주둔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남중국해 패권 장악을 핵심 국가이익으로 보는 중국과의 갈등 격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에 유화정책을 취하려 하지는 않겠지만 동맹의 신뢰 상실 및 갈등 확대로 인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내적 붕괴 과정 속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활동 영역과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크다. 경제적·전략적으로 대중 견제 약화 등의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트럼프는 크림반도 합병부터 시리아·중동 문제까지 미국과 각을 세워 온 온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호의적으로 대해 왔다. 대러시아 관계 회복의 기대가 높은 상태로 러시아 중시 정책을 통한 중국 견제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美 트럼프 시대] 벌써… 트럼프 공약 줄줄이 후퇴

    [美 트럼프 시대] 벌써… 트럼프 공약 줄줄이 후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그동안 밝혀 온 ‘레토릭’ 공약 일부에 대한 뒤집기에 나섰다. 특히 건강보험개혁법(일명 오바마케어),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금지 등 대선 기간 주장해 온 공약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오바마케어의 일부 조항을 존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오바마케어의 폐기와 대체를 주장해 왔는데, 부분 존치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0일) 회동에서 폐기 공약의 재고를 요청했다”며 “나는 그에게 제안을 살펴보겠으며 그의 뜻을 존중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환자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보험사가 보험 적용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조항 등 오바마케어에 포함된 최소 2개 조항을 유지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 불법 이민을 막고 마약 반입을 차단하겠다는 초강경 이민정책에 대해서도 완화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멕시코 정부가 비용을 대도록 하는 데는 매우 많은 시간을 쏟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고, 역시 부위원장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장벽 건설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물러섰다. 무슬림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공약도 대선판을 뜨겁게 달궜지만 뒤순위로 밀려나는 모습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0일 워싱턴DC 연방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의회에 무슬림 입국 금지를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민 반대론자인 크리스 코박 캔자스주 총무장관이 인수위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강경 이민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와 함께 모든 중국산 제품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과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겠다는 공약 등도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 자문역 윌버 로스는 “45% 관세 발언은 와전된 것”이라며 협상 카드임을 시사했다. 워싱턴 한 소식통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폐기 분위기이지만 조건에 따라 다시 협의될 수 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다자 협정에 대한 재협상은 고려할 수 있지만 한·미 FTA 등 양자 협정은 당장 검토 대상이 아닐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트럼프시대와 한반도] FTA 재협상 땐 ‘소고기·GMO·쌀’ 테이블 올릴 듯

    연간 300억달러 대미 무역흑자 빌미로 소고기 연령 해제·쌀 관세 조정 가능성 中·멕시코 겨냥 무역 보복도 수출 영향… TPP 지연땐 FTA 선점한 韓 반사이익 “규제 예상되는 품목 별도 전략 짜둬야”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기치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등장으로 미국의 통상 정책이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G2(미국·중국) 무역전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가 그동안 중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공공연하게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연간 약 300억 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압박 대상국 명단의 첫머리에 놓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통상 공약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를 비롯한 강력한 무역협상,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미 체결한 협정의 재협상 등을 담고 있다. 재협상이 없으면 협정 탈퇴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불법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중국과 멕시코에 각각 45%, 35%를 보복성 관세 부과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른 우리 경제의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미 FTA 재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처지다. 통상 전문가들은 백인 노동자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대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재협상에서 동식물 검역과 소고기 연령제한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30개월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 과거 한·미 간 WTO 분쟁 사건들을 보면 미국이 제소한 분야는 동식물 검역조치와 유효 기간, 주세, 소고기 수입 제한 등이었다. 이상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 장벽으로 언급한 소고기 수입 규제와 일부 과일류 수입금지, 유전자변형식물(GMO) 관련 규정 등을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올해부터 적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쌀 관세율 513%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통상 공약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인 것은 TPP다. 미국의 비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TPP 출범 자체도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TPP 참여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로서는 앞서 51개국과 체결한 FTA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환율 제재와 무역보복 대상은 중국과 멕시코이지만 우리도 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뿐 아니라 중국과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미 재무부는 우리나라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폭을 감소시키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중장기적인 원화 절상이 필요하다”며 “국제통화기금(IMF) 수치를 인용해 구체적으로 원화가치가 4~12% 절하돼 있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규제 예상 품목을 별도로 관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면서 “우회 수출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중간재 수출시장의 다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미국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당선자의 극단적인 통상 공약을 반대하는 만큼 계획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통상 공약의 이행 강도가 약해지고 분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트럼프가 통상 공약을 다 실현한다면 세계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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